현장에 올라가 마주한 모습은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종로구청에 가지치기를 의뢰받은 업체 직원들이 크레인에 올라 전기톱으로 나무들을 베어내고 있었고, 베어진 나무토막들은 한곳에 모아두고 다음 나무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면 다음에 따라오는 트럭에 담아가는 방식으로 작업이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현장 작업팀에게 ‘사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눈 대중으로 잘라야 할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를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눈 대중으로 즉흥적으로 가지치기할 나무를 고르던 그는 “△ 사장에 비하면 자신은 강하게 하는 편”이라고 하더군요.
그는 멀쩡해 보이는 나무를 절반 이상 잘라내기도 하고, 도로에서 먼 쪽에 있는 나무를 잘라내기도 했습니다. 아마 키 때문이었을 겁니다. 키가 큰 나무가 쓰러지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겠죠? 우리 사회가 나무를 대하는 수준에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건강하게 잘 관리된 나무는 키가 커도 비바람에 쉽사리 넘어지지 않습니다. 나무를 올바르게 관리하여 건강한 숲 생태계가 자리 잡게 해주지는 못하고, 기존에 하던 방식을 계속해 답습하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서울의 나무들이 공통적으로 처한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이제는 나무의 권리와 존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나무, 그중에서도 가로수는 우리들의 삶과 굉장히 가깝게 자리한 생활권의 그린인프라가 되었습니다. 이들과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며 인왕산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인왕산로의 보행환경은 안전하지도 쾌적하지도 않습니다. 인왕산을 찾은 시민들이 지나야 하는 ‘인왕산로’가 차량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인왕산로를 아끼는 지역주민들과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인왕산로의 현황과 문제, 개선방안을 정리한 의견서를 만들었고 종로구와 서울시, 수도방위사령부와 국방부에 제출했습니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답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국방부와 수도방위사령부에서는 답변은커녕 민원을 서울시로 이관하였고 행정적으로 도로를 소유하고 있을 뿐 실질적인 현장관리를 하지도, 인왕산로에서 수행될 작전을 알지도 못하는 서울시는 저희에게 차량 제한이 어렵다는 답변만을 보내왔습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모두문화예술원과 장동서가, 서촌주거공간연구회 등 주민단체들과 함께 안전한 인왕산로의 보행환경을 위해 차량이 적고 보행자가 많은 주말부터라도 인왕산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운영할 것을 요구하는 ‘차 없는 인왕산 길 함께 걷는 날’을 진행했습니다.
본래는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10시 – 12시까지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일시적으로 제한하여, 인왕산로를 찾은 보행자들이 자유롭게 인왕산로를 걸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는데요. 방역 등을 이유로 집회신고를 통해 제한적인 인원만 행진(?)을 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지점이지만 넓은 인왕산로 차로를 걸어보는 건 처음이었어서 그 자체로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사진상에서 알 수 있듯 인왕산 자락길이라고 불리는 보행로는 굉장히 좁은 반면에 인왕산로라고 불리는 차로는 보행로에 비해 매우 넓은 상황입니다. 참여자 중 한 분께서는 차를 타고는 많이 지나다녔었는데, 이렇게 걷기 좋은 곳인지는 몰랐다며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드는 활동을 응원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굴곡진 길이 나온 김에 말씀드리자면, 인왕산로에는 이런 경사나 굴곡이진 구간이 많습니다. 인왕산 산자락을 따라 도로가 만들어졌기 때문인데요. 도로 상황이 이러함에도 시민들이 등산로로 들어가기 위해 가로질러야 하는 건널목에서 마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가는 일부 차량과 이륜차가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인왕산로에는 ‘무무대’라고하는 유명한 야경 명소도 있고, 최근에는 군 초소가 철수하고 만들어진 초소책방이 인기를 몰고 있기에 방문객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시의 답변처럼 ‘시각을 다투는 국방 작전’을 수행하는 작전 차량이나 일부 특수한 목적을 띤 차량이 아닌 경우 주말의 특정 시간대만이라도 차량 통행을 제한하여 건강하고 안전한 인왕산로의 보행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후 위기와 감염병으로 지쳐있는 요즘 같은 때에 이렇게 좋은 길이 있다고 하면 누구든지 한번 즘은 와보고 싶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이번 ‘차 없는 인왕산 길 함께 걷는 날’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차량 통행이 제한된 인왕산로를 보행자들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럴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차 없는 인왕산로 만들기’ 서명에도 참여해 주신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2004년부터 백사실계곡을 보호하고 관찰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벌써 15년도 더 지난 일이니 자세히는 모르지만, 서울환경연합 홈페이지에서 ‘백사실계곡’이라는 검색어로 찾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게시물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4년 4월에 서울환경연합이 부암동 자락에서 도롱뇽의 집단 서식지를 발견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서울환경연합은 도심 속 도롱뇽들의 자연서식지인 백사실계곡이 오래도록 건강할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해왔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백사실계곡 생물상 조사를 진행하여 조사 보고서를 만들기도 했고 행정기관의 백사실계곡 관리 실태 개선을 요구하는 정책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의 역사에서 백사실계곡은 꽤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백사실계곡이 아니더라도 도시에서 양서류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곳들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양서류 서식지와는 달리 백사실계곡은 자연발생 서식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계곡에 별도의 방사 사업도 없이 기후 위기와 공해에 민감한 양서류의 집단 서식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 뜻깊은 일이니까요.
활동가들에게도 백사실계곡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계곡물을 따라 생긴 작은 웅덩이나 바위 밑, 돌 틈 같은 곳들을 위주로 살펴보다 보면 개구리나 도롱뇽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백사실계곡에서 살고 있는 양서류 대부분은 야행성이기에 성체를 보는 건 어렵습니다. 양서류 입장에선 인간과 마주쳐서 좋을 일이 딱히 없겠죠. 그러니 굳이 일부러 찾지는 않습니다.
계곡을 올라가 별서터에 도착했습니다. 별서는 조선시대의 별장과 같은 겁니다. 조선시대의 양반들이 속세나 정치와 같이 복잡한 것들로부터 벗어나 자연 속에서 쉬기 위해서 지었던 집이라고 하는데요. 오성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백사 이항복 선생의 별서가 있었던 터라는 설이 있지만 고증이 확실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냥 소문이라는 거죠.
다시 계곡의 본류를 훑으며 올라갑니다. 여기서부터 사방시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사방시설은 흙이나 모래, 자갈 등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 재해를 막거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입니다. 장마철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하면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이런 시설을 설치하곤 합니다.
주거지역과 붙어 있는 데다 탐방객도 많을 테니 안전을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백사실계곡에서 살아가는 도롱뇽이나 개구리들은 사방시설을 올라갈 수 없습니다. 특히나 사방시설이 무당개구리의 집중 산란처인 별서터 연못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에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올챙이를 뒤로하고 올라가다 보니 뭔가 부자연스러운 게 눈에 띕니다. 사방시설이 왠지 울퉁불퉁하죠? 이곳은 작년 이맘때쯤 비가 내릴 때 무너져 내렸던 곳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무리 튼튼한 재료로 사방시설을 짓는다 한들 강한 물살을 계속해서 맞다 보면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무너져 내렸다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사방시설 공사를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치수적인 관점을 완전히 배제하고 생각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공사를 진행하면서 백사실계곡이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는 것을 잊어버려서는 안됩니다. 시멘트 같은 강성 자재를 사용해서 공사하는 것만으로도 수생태계가 오염됩니다. 더군다나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하죠. 이에 대안처럼 나오게 된 것이 위의 토낭입니다. 흙주머니를 쌓아서 벽을 만드는 거죠. 다만 토낭으로 벽을 쌓을 때 스파이크 같은 것으로 제대로 고정하지 않으면 물살에 밀려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진처럼 말이죠.
이렇게 백사실계곡의 전 구간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올라오면서 특별히 눈에 띄는 걸 보지는 못했지만 15년 전에는 이곳에서 도롱뇽 난괴 수만 개가 발견됐었다고 합니다.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고, 공원화되면서 생태자원이 소모되기 시작했고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생태계보호지역의 지속 가능한 관리를 위해서 어쩌면 관리주체부터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의무적으로 보호 지역을 관리하는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역의 생태자원을 아끼는 주민들이 보호 지역들을 되찾아 왔을 때 지역에서 그린 뉴딜도 시작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겠다며, 보행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하겠다며, 보행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보행친화 요소인 가로수를 베어내는 행정의 태도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가로수길 가로수들은 과연 안녕할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신사동을 찾았던 2021년 3월 2일 이후, 매월 1회씩 신사동 가로수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전정된 가로수는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들이 말하는 걷기 좋은 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5월 20일(목), 한 달 만에 신사동 가로수길 모니터링에 나섰습니다. 신사역 8번 출구에서 200m쯤 걸어갔을까, 가로수길로 들어가는 길목 앞에 서서 잎사귀에 가려진 은행나무의 절단면을 바라봅니다. 벌써 3번째 방문이니만큼 시각적인 충격은 덜해졌지만 여전히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얼마 전까지 보도용 블록으로 포장돼있던 길 위로 ‘임시포장’이라는 글씨와 함께 아스팔트가 깔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임시포장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에도 확인했었지만, 이번 달에 확인하니 더 많은 구간이 아스팔트로 포장돼있었습니다. 올해 11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보행환경 개선 공사의 일환입니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가로수의 행렬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가로수는 도시에 대표적인 그린 인프라 중 하나입니다. 시민들의 정서함양과 보행 편의 개선, 생물 다양성 증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로수가 양옆으로 심어져 산책 등에 좋은 환경이 갖춰진 길을 우리는 가로수길이라고 부릅니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우리나라의 가로수길 중 가장 유명하고, 어쩌면 상징적이기도 한 길입니다. 이런 신사동 가로수길 은행나무의 상태를 통해 우리나라 가로수들의 관리 실태가 어떠한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인왕산로는 인왕산을 찾은 이들이 반드시 지나야만 하는 도로입니다. 인왕산을 등산하기 위해서는 인왕산로 곳곳에 놓인 건널목을 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보행자들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인왕산로는 차량 중심으로 운영되며 비판받아왔습니다. 자동차가 일으키는 배기가스와 먼지는 인왕산로를 지나는 보행자들의 건강을 해쳐왔으며. 횡단보도 앞에서도 속도를 줄이거나 서지 않는 차량과 이륜차(모터바이크)로 인해 안전사고의 위험도 다분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시에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 것을 제안하기 위해 6월 1일(화) 오전 11시,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 장동서가 등의 서촌 지역 주민단체와 차 없는 인왕산로 만들기 활동에 참여해온 시민들과 함께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인왕산로 차량 제한 시민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서울환경연합과 서촌의 3개 주민단체들은 지난 3월 27일(토)부터 4월 24일(토)까지 5차례 걸쳐 인왕산로에서 주말 차량 통행 제한을 제안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1273명의 시민이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보행자 중심 도로로 전환하자는 데 동의하였습니다.
이날 사회와 활동 경과보고를 맡은 최영 활동가는 서명운동에 동참한 “1273명을 대표해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라며 기자회견의 서두를 열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3월 22일에도 서울시에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보안·긴급 상황 등의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주말 차량 통제가 어렵다 답변해왔습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이 지난 5월 13일, 국방부 시설기획과에 인왕산로의 주말 차량 통행 제한에 관한 건을 제안한 결과, “특정 경비지구의 경계 작전을 위하여 군 차량 통행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된다면 국방부도 이 제안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데 서울시의 결정만이 주요하게 남게 된 상황인 겁니다..
이날 지역주민으로서 마이크를 잡은 장민수 서촌주거공간연구회 공동대표는 인왕산로에 자리했던 대부분의 경비부대들이 철수한 상황이고, 청와대 앞을 지나는 것에도 큰 제한을 받지 않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잣대로 인왕산로의 이용이 제한되고 폭 1.5m의 도로에 많은 사람들이 옹색하게 다니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왕산로의 조속한 보행자 중심 도로화를 요구했습니다.
실제로 방문객이 급증하는 주말이면, 인왕산로의 좁은 보행로에는 사람이 넘쳐나고 넓은 차도에는 차량이 많지 않아 쌩쌩 달리는 불합리한 상황이 연출되어 왔습니다. 기후위기와 더불어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지친 시민들이 쉼을 찾아 자연공원에 왔음에도 좁은 도로의 벽으로 인해 불합리에 노출되어 온 것입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신민재 장동서가 공동대표도 인왕산로의 조속한 차량 통행 제한을 요구했습니다. 신 대표는 아이들과 함께 인왕산로를 산책하다 보면 차도 바로 옆에서 애사슴벌레나 하늘소, 도롱뇽, 가재 같은 다양한 야생생물을 발견하곤 한다며, 미래세대가 도심 속에서 생태적으로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임에도 서울시에서 일부 사람들의 편의만을 위해 인왕산로를 현재와 같이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신 대표의 발언과 같이 인왕산 자락 곳곳에는 도롱뇽이나 개구리, 가재와 같이 도심에서 보기 드문 다양한 야생생물들이 서식하는 서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군사 목적을 갖고 인왕산의 수계와 생태계를 단절하며 들어선 인왕산로로 인해 인왕산 생태계의 연결성은 단절된 상태입니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는 개구리와 같은 소생물들이 천천히 이동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단절된 인왕산의 생태계를 오가는 생물들에게 로드킬의 위험또한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서울시청 1층 열린 민원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앞으로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제안”을 접수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다가오는 6월 15일(화)까지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기후위기 시대,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서 수송부문 배출량이 19.2%에 달한다는 것을 상기할 때 차량 중심 도로를 보행자 중심 도로로 전환해 나가는 것은 앞으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또 필요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 도로가 존재만으로도 그린인프라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문제가 되고, 지역의 자연 생태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왔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앞서 신림선 경전철 공사 현장에서 보았듯이, 호흡기 센터가 들어서면 일대의 나무들이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옛날부터 자리 잡고 살아온 나무들은 이번에도 작업 편의와 경제성을 이유로 베어지고 옮겨지겠죠.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이제는 멈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무가 가지는 존엄성과 나무의 주거권에 대한 고민 등이 어이없고 이상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권리의 탄생은 언제나 다소 비상식적인 일이어왔습니다. 도시의 미래를 위해 어느 때보다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제 나무와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 나무의 권리에 고민이 필요합니다. 사라져가는 보라매공원의 나무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도, 이런 형태의 권리 보장 아닐까요?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만, 오늘 오후 비가 잠잠해진 틈을 타 인왕산로에 다녀왔습니다. ‘차 없는 인왕산로’로 제안한 구간을 활동가들과 둘러보고, 갑작스러운 비로 일정이 미뤄진 백사실계곡 모니터링을 위해서 말이죠. 인왕산 호랑이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인왕산이 멋스러웠습니다.
여차여차 인왕산로 약 2.4km 구간을 살펴보고 북악스카이웨이를 통해 백사실계곡에 가기 위해 차도로 내려갑니다. 북악스카이웨이는 자하문 – 북악산 – 정릉 – 신흥사북측 – 아리랑고개 – 미아리고개를 연결하는 총 길이 약 8km의 왕복 2차선 도로입니다. 1968년 9월 28일 개통된 이 도로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는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사건이 있는데요. 이 사건 이후 수도권과 청와대 경비 강화 등을 위해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된 도로입니다.
현재 서울환경연합이 ‘차 없는 도로’를 제안한 인왕산로는 이 북악스카이웨이의 연장 도로와 같은 개념으로 개통된 것입니다.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된 1968년 9월로부터 약 5개월 뒤인 1969년 2월에 착공하여 10월에 준공되었죠. 그렇기에 지금까지 시민들이 인왕산로를 이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왔는데요. 2018년 ‘열린 청와대’ 방침에 따라 인왕산 전 구간이 완전히 개방되며 많은 제약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차량 위주로 운영되는 불편 외에는요.
백사실계곡의 상류입니다. 인근에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구역이 있다 보니 사방공사가 되어있습니다. 백사실계곡에는 핵심 보호구역과 준 보호구역으로 구역이 나눠져있는데요. 최상류와 이곳, 그리고 현통사 자락은 준 보호구역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농경활동이 벌어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고, 생태경관보전지역 답지 않은 상황이 종종 목격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백사실계곡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인간 위주의 생태계보호지역 운영이 지역 생태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숲의 구성원들이 죽어서도 숲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도심 부나 공원보다는 생태계를 조금은 배려해 주는 듯한 지점인데요. 물가에 이상할 정도로 가지가 많이 떨어져 있어 위를 보니 나무에 버섯이 듬성듬성 피어있었습니다.
비도 왔겠다. 밖에서 계곡을 유심히 관찰하며 이동했습니다. 상류에서 뭔가를 발견하지는 못했는데요. 백사실계곡에서는 산개구리나 계곡산개구리, 도롱뇽, 무당개구리 같은 양서류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 알려드리자면 계곡가에서 살아가는 양서류들은 흐르는 물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폐가 작거나 없습니다. 폐에 공기가 차면 부력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죠.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니 종로구가 지난해 심은 조경수들이 눈에 띕니다. 단풍나무, 조팝나무 등등입니다. 봄에는 조팝나무 꽃이 예쁘게 피고, 가을에는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겠죠. 무슨 노림수인지 눈에 아주 잘 보입니다. 백사실계곡의 생태계에 이들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르겠는 조합이지만, 생태계보호지역을 바라보는 행정의 눈높이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주 잘 알 수 있습니다.
현통사 자락까지 내려오고 나니 위와 같은 안내가 붙어있는 걸 봤습니다. 종종 경작하는 모습이 보이더니 사유지였군요. 생태계보호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도시의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너무도 중요한 일입니다만, 무지막지하게 비싼 서울의 땅값과, 사유지 보상 문제 등이 맞물려서 몇 가지 어려움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서울의 특성에 알맞은 생태계보호지역 제도를 만들어 가거나, 자연 생태계를 위한 비용 투자에 아끼지 말거나, 어느 쪽이든 시급합니다.
그렇게 현통사를 뒤로 모니터링을 마쳤습니다. 양서류의 집중 산란철도 어느 정도 지났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기에 연못에 물도 없는 상황이긴 했습니다만, 갈수록 백사실계곡에서 양서류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보기 힘든 양서류의 자연서식지 백사실계곡을 보호하기 위해, 생태계보호지역에 걸맞은 관리가 무엇인지 이제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6월 8일, 서남권의 대표적 그린 인프라 보라매공원에 다녀왔었습니다. 공원 안에서 진행되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오랜 시간 공원을 터전으로 살아온 나무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사라져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죠.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오늘, 또다시 보라매공원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만약 보라매공원에서 진행 중인 신림선 경전철과 차량기지 건립 공사, 그리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목적으로 추진 중인 「보라매병원 안심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의 건을 잘 모르고 계신 분이라면 상단 링크를 통해 지난 이야기를 슬쩍 훑어보시고 아래 글을 마저 읽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보라매공원은 공군사관학교가 떠난 자리를 보수하여 1986년 5월 5일 개원한 근린공원입니다. 동작구와 관악구, 영등포구와 맞닿아 있는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인 그린 인프라기도 한데, 전체 면적이 무려 415,141제곱 미터에 달합니다.
서울시에서는 공원의 면적을 기준으로 관리주체를 나누는데, 공원 면적이 10만 제곱미터 이상이면 시에서 관리를 하고, 10만 제곱미터 미만의 공원은 자치구에서 관리를 하는 식입니다(물론 몇 가지 예외적인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보라매공원의 경우 면적이 무려 40만 제곱미터에 달하니 당연히 시에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하게는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담당하고 있죠.
공원의 규모를 가르는 표준적(?) 기준의 4배에 달하는 넓은 면적과 평지형 공원이기에 가지는 좋은 접근성, 동작구, 관악구, 영등포구 등 세 개 자치구와 인접해있고 시민들의 생활권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까지.. 지난 6월 8일 처음으로 보라매공원을 방문하고 나니 왜 보라매공원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이야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보라매공원의 상태는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2017년 3월부터 공원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림선 경전철’ 선로 공사와 차량기지 건립의 건으로 보라매공원의 나무들이 몸살을 앓고 있었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목적으로 추진 중인 「보라매병원 안심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의 건으로 또다시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피해를 입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죠.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팬데믹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만큼 ‘호흡기 전문센터’의 건립은 앞으로의 도시에서 꼭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팬데믹과 재난은 우리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무너뜨렸기에 발생한 재앙입니다. 적어도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명목으로 만드는 호흡기 센터의 건립 과정 중에 또다시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 함이 당연합니다.
출처: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
그리고 얼마 전, 서울환경연합은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을 통해 호흡기 전문센터가 들어서는 면적은 6,000 제곱미터이며, 이로 인해 보라매공원 일부 해제에 따른 대체공원으로 민간 기부받은 중랑구 신내동 산 2-45번지 일대를 공원으로 신규 결정하고자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출처: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
불과 6,000제곱 미터의 공원 부지, 그것도 동작구 시설관리공단이 사용하는 건물로 인해 공원으로 활용되던 공간도 아닌 곳을 해제하고 무려 22만 제곱미터가 넘는 대체공원을 조성한다고 하니 좋은 일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체공원 조성의 건,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일단 1차적으로 생각했을 때, 서울 서남권의 공원을 해제하는 것에 따라 대체공원을 조성한다면서 거의 정반대에 위치한 동북권 끝자락에 대체공원을 조성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단순히 민간 기부를 받은 땅이 있기에 대체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걸까요? 아니면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으로 환경에 가는 영향을 결과적으로 최소화하겠다는 걸까요?
출처: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을 보면 환경성 검토 결과 “코로나 등 감염병 대응을 목적으로 보라매병원 인근 공원(구민회관 등기 입지) 해제하여 종합의료시설 확충코자 도시계획시설 및 용도지역을 변경하고, 기부받은 중랑구 신내동 일대 부지를 대체공원으로 조성, 공원 신규 결정하는 사항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됨”이라 되어있는데요. 청취안을 자세히 보다 보니 대체공원 부지 일대가 검암산, 구릉산 등 이미 공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과연 이 부지의 실태는 어떠할지, 그리고 대체 어떤 상황인 건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불과 하루 전의 일입니다. 지난 7월 8일, 서울환경연합은 보라매병원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에 따른 대체공원 조성의 건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대체공원 부지로 고시된 중랑구 신내동 산 2-45 일대를 조사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끝자락 봉화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10분 달렸을까, 신내역로 3길에 내리니 문제의 대체공원 부지 일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대체공원 부지가 있는 방향으로 인공으로 쌓아올려진 암반들이 있고 나무가 무성합니다. 동작구에 위치한 공원의 대체공원을 중랑구에 조성한다는 이야기에 마음속에 삐딱한 물음이 차있었던 것 때문일까요? 아직 부지 근처일 뿐임에도 별로 접근성이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내동 산 2-45를 찾아 올라가는 길, 새숲초등학교 방향으로 쭉 올라가는데 주변으로 저층 주거시설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주거시설들 사이로 멀리 보이는 산이 서울시 의견청취안에 나와있던 ‘동측부지’ 일부입니다. 지도와 마찬가지로 산지(녹지)임에다 주변에는 주거시설들이 있습니다. 즉 이미 공원이나 다름없게 기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입니다. 아니면 혹시 ‘도시숲’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녹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걸까요?
세종포천고속도로를 가운데로 서측부지와 나눠져 있는 동측부지는 공원으로 조성되진 않은 것으로 보였는데요. 접근성 등을 고려했을 때 공원으로서의 실효성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접근성도 떨어질 것 같은데,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얻는 장점보다 그냥 산림으로 보존함으로써 얻는 장기적인 이익이 훨씬 커다랄 것 같습니다.
서측부지에 해당하는 걸로 추정하는 청남공원 북측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는데, 웬만한 생태계보호지역보다 환경이 우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그 흔한 야자 매트가 하나도 보이질 않습니다. 서울의 공원에서 흙을 밟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닌데,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은 이런 환경을 다른 도시공원과 같이 편의 중심적으로 바꾸겠다는 말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놀랍게도 이 공원에서 두꺼비를 마주쳤습니다. 이 두꺼비는 엉금엉금 어딘가로 기어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워낙 오랜만에 본 두꺼비인지라 정말 반가웠습니다. 양서 파충류가 살고 있다는 것은 일대가 공해로부터 어느 정도 안전하다는 뜻입니다. 현재 청남공원의 환경이 매우 좋다는 뜻이죠.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도, 우면산 두꺼비 야생생물보호구역에서도 못 만났었는데, 정말이지 우연찮고 기쁜 만남이었습니다.
공원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빽빽한 숲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사진으로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저 안을 한참 동안 헤매고 다닌 입장에서는 원시림을 거니는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서울의 도시공원을 아마존 같은 원시림에 비교하는 건 비약이 좀 심하지만.. 그 정도로 인상 깊은 공간이었습니다.
조사를 통해 보라매병원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과 공원 해제에 따른 대체공원 부지는 사실 이미 공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거나, 공원으로 조성하기에 입지적으로 또 실효적으로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대체공원이 호흡기 센터 건립으로 희생될 보라매공원 일대의 나무들을 구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앞으로의 미래에서 호흡기 센터 건립은 분명 필요한 일이나, 그 과정에서 자연을, 나무를 희생시키는 일이 또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아낌없이 베푸는 나무들이 온전히 그 가치와 권리, 존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가겠습니다.
도시민의 이용과 관심이 관리자의 실적이라도 되는 건지 백사실계곡의 실질적인 현장관리를 진행하는 구청에서는 이곳을 공원에 가깝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역 생태계와 어떤 연결성이 있는지 알 수조차 없는 조경수로 도배를 한다던가, 야자 매트로 탐방로를 깔아버린다던가 하는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보통 [종로구 신영동 -> 백사실계곡 하부 현통사 -> 별서터 -> 능금마을] 순으로 이동하며 모니터링을 진행하는데요. 이렇게 날이 더운데 평소엔 여기까지 물먹으러 오던 벌들이 어딜 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아마 너무 이른 시간에 찾았기 때문인 것 같네요.
양서류들은 무사할까요? 기후가 점점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흔치 않은 양서류의 자연발생 서식지입니다. 따로 방사 사업 같은 것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서울시 보호종인 도롱뇽이나 무당개구리 등이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던 케이스에요. 2000년대 중반에는 도롱뇽 난괴 수만 개가 발견됐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음..
뭔지 느낌이 오시나요? 아마도 개 발자국인 것 같은데요. 물기가 남아있는 걸 봐서는 물가에 발 좀 담갔나 봅니다. 아무래도 백사실계곡이 신영동과 부암동 등 주거지역과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보니 산책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분들도 많죠. 지금이야 모르겠지만 양서류 산란철에는 반려동물과 물가에 가깝게 다가가는 것도 조심해야 하긴 합니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막혀있는 본류를 돌아 탐방로로 계곡을 올라갔는데요. 오른 편에 각목으로 받쳐진 나무들이 보이시나요? 놀랍게도 하나도 빠짐없이 단풍나무인데요. 대체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 고유의 생태계와 단풍나무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지난번에 계곡에서 만난 구청의 어떤 분은 예산들여서 단풍나무를 쫘~악 심었다고 자랑하듯 말씀하시던데.. 이런 부분들에서 구청이 백사실계곡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속 가능한 보전과 관광이라는 두 단어에는 꽤나 거리감이 있죠. 물론 지속 가능한 관광이나 생태관광과 같은 개념들도 존재하지만, 백사실계곡을 종로구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구청의 마음, 예쁜 산책로를 상상하며 엄청나게 많은 단풍나무를 식재한 것을 그런데 빗댈 수는 없죠. 현존하는 지역 생태계의 고유성을 뒤흔드는 일은 엄밀히 말하면 훼손이니까요.
상류를 향해 위로 올라갑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단풍나무가 있네요. 대체 얼마나 심은 걸까요. 지금 생각해 보니 다음에는 얼마나 심었는지 직접 세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계절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면 이 나무들이 백사실계곡에서 어떻게 역할하는지도 유심히 관찰해봐야 할 것 같고요.
네, 어김없이 단풍나무입니다. 사실 숲은, 그리고 산림은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백사실계곡의 산림을 그대로 잘 보전하기만 했어도 숲은 알아서 진화했을 겁니다. 자신만의 고유성을 가지고 다양성을 꾸려나갔겠죠. 도시만큼 보전 지역 같은 그린 인프라가 필요한 곳도 없지만, 도시의 보전 지역을 관리하는 방식은 제고돼야 합니다.
상류에 다다르니 백사실계곡이 도롱뇽 서식처임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서있네요. 본래 도롱뇽 난괴가 정말 많이 발견됐었다고 하죠. 지금은 수십 개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생태계를 꾸준히 훼손시킨 것은 무엇일까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소모적인 방식의 보전 지역 이용으로 생태계가 고갈된 것 아닐까요?
인왕산로(인왕스카이웨이)는 1968년 1월 21일 사태 이후로 청와대 일대의 경비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북악스카이웨이(1968.9.28. 개통)의 2차 확장도로입니다. 1969년에 착공하여 8개월 만에 개통되었죠. 당시 돈으로 무려 1억 2천3백만 원이 소요되었고, 도로를 놓기 위해 뚫어낸 암반만 10만 7천 세제곱미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인왕산 생태계의 연결성을 파괴한 것이죠.
인왕산로는 서울시 소유의 ‘시도’입니다. 그러나 이는 행정적인 분류일 뿐이죠. 청와대 경호 강화와 수도 방위라는 군사적 목적을 띄고 만들어진 도로에 서울시가 실질적으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을 겁니다. 실질적으로 도로의 사용/운영/관리 등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건 수도방위사령부 그러니까 국방부였죠.
그런데 2017년부터 인왕산로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열린 청와대 방침에 따라 인왕산의 전 구간이 개방되었고 그에 따라 인왕산로에 있던 군초소와 시설들도 철수한 것입니다. 군사시설이 아닌 시민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죠.
등산객들 사이로 인왕산로를 통과하는 자동차
그러나 인왕산로는 여전히 차량 중심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차량 통행을 위해 만들어진 도로가 떡하니 남아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인왕산을 등산하기 위해 찾은 등산객들, 산책을 위해 인왕산을 찾은 지역주민들이 인왕산로를 꾸준히 지나다 보니 좁은 보행로에는 많은 사람이, 넓은 차도에는 적은 차량이 다니는 불합리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 장동서가와 같은 서촌 지역 주민단체들과 함께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기 위한 활동들을 진행했습니다.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제한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을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방부 등 인왕산로와 관련이 있는 기관들에 제안하였죠.
그러나 청와대 경호처는 “현재 경호처는 경호 목적상 인왕산로를 관할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며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국방부와 수도방위사령부는 인왕산로는 ‘시도’라며 서울시로 답변을 이관했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구간의 보행로에는 산책, 등산하는 분들이 다니지만, 군부대가 인접하고 있어 작전 차량, 비상차량 통행 등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보안 · 긴급상황 등의 발생 가능성이 있기에 해당 지역은 차량 통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신 인왕산로를 이용하는 보행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해당 구청과 협의하여 안전사고 예방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서울시의 이야기에 따르면 인왕산로에 차량 통행을 제한할 수 없는 이유는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긴급상황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청와대, 국방부, 수도방위사령부는 책임을 회피하며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1일, 서울환경연합과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와 장동서가는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차 없는 인왕산로를 제안한다’ 기자회견을 열고 인왕산로 차량 통행 제한에 시민 서명을 전달하며 다시 한번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제안하였습니다. 물론 기존에 제안했던 내용을 그대로 다시 제안하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일시 제한하고 보행자 중심 도로를 조성하자는 서울환경연합의 기본적인 취지에 동감한다는 국방부의 응답을 추가하여 서울시에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적으로라도 실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방부는 ●군 차량을 위해 별도의 차도 유지, ●차량 통제시설 설치 시 일시적 제거 권한 보장, ●군 차량 통행 보장내용 조례 반영 등을 조건으로 인왕산로의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에 동의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지난 6월 1일 기자회견 후기를 보셨다면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차 없는 인왕산로에 대한 논의는 어디까지 왔을까요?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도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인왕산로 차 없는 거리 추진을 위해 관계 기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고, 8월 ~ 11월에는 주말 중으로 시범 운행을 해보는 ‘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죠.
그러나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다시 한번 제안한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실질적인 변화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청와대는 차 없는 거리 추진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나 자료가 확보한 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국방부는 군 차량 통행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단기간의 제한적인 시범운행에도 동의할 수 없다며 조례 재정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종로구는 인왕산로의 실제 교통량 정보 조사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하는데, 서울시는 폭염으로 무더운 여름철에 교통량 조사를 진행하면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보기 어려우니 가을철에 진행하면 어떨지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서울시 2050 온실가스 감축 전략’ 중 서울시의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량(2018년 기준)에 따르면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수송 분야가 차지하는 양은 무려 9.056천 톤 co2eq로 전체의 19.2%에 달합니다.
조례를 개정하는 것은 분명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교통량 조사도 객관적인 데이터 마련을 위해 당연히 필요하죠.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객관적인 지표, 자료도 당연히 필요하고요. 그러나 서울시에서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하면 인왕산로와 같은 여건이 갖춰진 도로의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인왕산로에서는 차량 통행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을 위한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머지않아 올해중으로 시범운행이 진행될 수도 있죠. 그러나 단순히 이 길이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되는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교통문화와 그린인프라 이용방식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과 전환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되찾기 위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지난 9월 18일 점심시간에 청계천 광통교에 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연합의 초록슈퍼맨이 출동했습니다! 점심시간에 식사하러 나온 직장인,학생,시민들을 대상으로 9월21일에 시작하는 ‘기후위기비상행동’을 알리는 캠페인이 진행되었습니다. 초록 망토를 두른 자전거 탄 슈퍼맨과 피켓을 든 인력거! 청계천 일대를 달리며 시민들에게 9.21 행사를 알리고 독려하였습니다.
기후위기, 비상사태라고 하지만 우리 지구가 왜 기후위기인지 잘 모르시나요? 921 기후위기비상행동에서 알기 쉽게 과학적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과학적 배경은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목차 > 1. 인류 문명은 좋은 기후조건에서 탄생되었다. 2. 인류 문명은 왜 위기에 빠지게 되었나? 3. 기후 위기는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가? 4. 지구 기온 2도 상승, 왜 파국인가? 5. 기후 위기 대응,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답이다. 6. 기온 상승 1.5도, 어떻게 이 한계선을 지킬 수 있을까? 7. 왜 전 세계의 어린 세대들이 기후 위기 대응을 외칠까? 8. 1.5도 상승 막을 수 있나? 앞으로 1.5년이 관건이다. 9. 시민이 촉구하고,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9월 21일!기후위기 비상행동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깃발을 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의 생존권, 노동권, 삶을 살아갈 권리 그리고 지구를 지켜야하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환경 분야로만 이야기 되었던 기후변화가 작년 여름, 폭염을 겪고 난 후 바로, 우리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후변화에 무관심한 정부에게 기후정책을 촉구하는 깃발을 들었습니다. 정책결정권자가 해야 하는 일이삶을 편의롭게 하는 정책이 아니라 지금의 기후변화 상황을 인식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2018년 8월, 스웨덴 환경운동가인 그레타툰베리 (Greta Thumberg,16세) 청소년이 스웨덴 의회 앞에서 청소년 기후행동을 시작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무관심한 정치인을 대상으로 국제적 청소년 기후행동입니다. 2019년 3월 기준으로 140만명 이상 참여 중입니다 (추정)=
ⓒ뉴시스 기사캡처
한국에서도 3월 15일에 기후 위한 학교파업으로 전국 300여명의 청소년이 모여 청와대까지 행진하였습니다. 또, 5월 24일에 기후변화 교육개혁을 위한 교육청 기자회견을 진행하여 교육감과 직접 미팅을 갖고, 9월 27일에는국제 청소년 기후행동 집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여졌습니다.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zero 정책을 요구하는 ‘멸종저항’으로 모인 시민들이 대중교통 혼란을 유발하고 대중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정부에게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액션을 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해 보도하지 않는, 언론에 책임을 지지 않는 언론사를 대상으로 규탄퍼포먼스도 진행했습니다. BBC건물을 점심시간에 봉쇄하고 ‘기후변화 보도 성실성 요구’를 외쳤습니다. 자연사 박물관 점거, 지구 생물 다양성 상실 퍼포먼스 등을 진행하며 온 몸으로 멸종 저항했습니다.
9월 23일에 뉴욕에서 ‘유엔기후변화정상회담’이 예정되어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레스가 파리 기후협정 이행을 위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을 제로로 만들 각국 계획을 요청했고, 이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이번 유엔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7/23 시민사회집담회
이에 7월 23일, 기후변화에 대해 논의하고 시민사회가 모여 집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8월에 순차적으로 의견을 모아 9월 21일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회를 계획했습니다.
9월 23일 진행될 ‘유엔기후변화정상회담’에 7월에는 환경부장관만 참석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시민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중집회를 준비한다는 보도로 8월에 국무총리가 참석한다하다가 9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다고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에 무책임한 국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3위 기후악당 국가라는 부끄러운 별명을 가진 한국입니다. IPCC에서 향후 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이지 못하면 심각한 수준의 기후위기를 겪게 될 것임을 경고했습니다. 이에 이미 영국,프랑스,캐나다를 비롯한 18개국과 900여개 지방정부가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기후행동 정상회의’를 앞두고 9월 20일부터 전 세계 수백만명이 기후파업을 하기 위해 거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9월 21일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시민들과 함께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목소리를 함께 내는 집회입니다. 어린이,청소년,성인,노인 노동자,종교인,정당,운동가,조합원,단체 등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외치는 모든 이들이 한 곳에 모입니다.
9월 21일 서울 혜화역을 비롯해 전국에서 동시다발 집회가 일어납니다!
일시 : 2019년 9월 21일 13:00 프로그램 : 사전부스 및 집회 13:00~ 본 집회 15:00~ 행진 16:30~ 마무리 집회 17:00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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