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미얀마 시민들에게 연대 영상 편지를 보내주세요

지역

미얀마 시민들에게 연대 영상 편지를 보내주세요

admin | 금, 2021/05/07- 01:00

전파를 보내는 위성 방송국 일러스트

2월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는 현지의 인터넷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위성과 라디오를 통해 각종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에게는 세계가 함께하고 있다는 연대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담아 미얀마에 연대 영상 편지를 보내주세요. 국제앰네스티가 현지 위성 방송사 버마 민주화의 소리(@DemocVoiceBurma)와 협업하여 영상 편지를 미얀마에 방송해드립니다.

캠페인은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인 5월 3일을 시작으로 2주간 진행됩니다. 지금 함께해주세요. 우리는 미얀마를 침묵 속에 내버려두지 않을 것입니다.

참여 방법

  • 미얀마 시민에게 보내는 응원과 연대의 영상편지를 [[email protected]]로 보내주세요.
  • #MyanmarNeverSilenced 해시태그를 포함해 연대 메시지를 트윗해주세요.

예) 영상 편지, 플랜카드를 담은 응원의 메시지 등

 

참여 기간

5월 3일 ~ 5월 17일

캠페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과 참여 예시는 아래 영상을 확인하세요.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

캠페인 참여 예시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대학생인 소니아 응(Sonia Ng)은 자신의 실명을 걸고 홍콩 경찰의 성추행 혐의를 고발한 유일한 시위자다. 다른 시위자들도 익명을 조건으로, 홍콩 경찰이 체포 또는 구금 도중 부적절하게 더듬는 행위를 하거나 알몸 수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응은 기자회견을 통해, 시위 현장에서 체포되어 구금되어 있던 중 한 경찰관이 자신의 가슴을 쳤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후 사람들로 가득 찬 대학교 강당에서 “나뿐만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다른 시위자들도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신분을 드러냈다.

이제, 응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마스크를 벗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소니아 응이 운동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홍콩을 싫어했다. 이곳 사람들과 공통점이 별로 없는 것 같았고, 민주화운동이 진전 없이 지지부진하자 우리가 약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을 겪고 나니, 이제는 나도 홍콩 시민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됐다.

경찰이 저지른 성폭력 피해 경험을 밝히고 난 후,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게 힘을 주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카드를 보내주고, 곰인형을 선물하고, 수프나 케이크를 만들어주었다. 사람들의 애정 덕분에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있었다.

다른 방법으로 나를 지지해준 사람들도 있었다. 8월 31일 산욱링(Sun Uk Ling)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담당 경찰은 내게 옷을 벗어야 하는 2단계 몸수색을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경찰에게 항의했던 사회복지사 한 분의 친절함은 앞으로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분 덕분에 수색 방법이 조정되었고, 나는 옷을 벗지 않을 수 있었다. 이날의 사건 덕분에 알게 되었다.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주변에 있는 약자들, 그리고 체포당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확실히 알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는 이런 사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반발에 부딪혔다. 사람들은 나에게 “문란하다”고 말하거나, 내가 돈을 받고 성관계를 했다며 나를 비방하려 했다. 내게 “하룻밤에 얼마를 받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했고 우리 가족들의 배경과 나의 정신 건강에 대해 떠들어댔다. 사람들은 내가 제기한 문제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을 없애버리려고 했다.

경찰의 성폭력 문제를 폭로한 후, 처음 며칠 동안은 도망칠까 생각했다. 하지만 정면으로 마주하기로 했다. 평생 도망치기만 한다면 이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나보다 훨씬 더 심한 피해를 겪은 사람들도 알고 있다. 나는 경찰에게 물리적인 폭행을 당하지도 않았고, 실명하거나 이가 뽑히지도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부상당한 것에 비하면 내가 겪은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사람들이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경찰에 성추행을 당할 위험이 있으니 여성 시위대는 최전선에 나서지 말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결정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지만, 나는 여성들에게 앞에 나서지 말라고 충고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위에는 사람이 필요하다.

홍콩은 우리 모두가 사는 곳이다. 성별에 상관없이 용감하게 나서야 한다.

 

나는 이곳을 사랑한다. 이곳 사람들은 더더욱 사랑한다.
여전히 변화는 가능하다고 믿는다.

소니아 응

 

홍콩의 여성단체들은 여성인권옹호를 위해 매우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레인릴리(Rainlily)라는 단체는 여성들에게 ‘성폭력에 대해 폭로하는 것은 주저할 필요가 없으며, 그 폭로를 욕보이려는 말들에는 관심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훌륭히 일을 해내고 있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이번 운동 이후, 우리 사회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홍콩에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에 맞서고 있다.

홍콩 사람들은 돈 밖에 모른다고 할 때, ‘저 많은 기부자들을 보라’고 말할 수 있다. 홍콩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다고 할 때, ‘낯선 사람의 죽음에 눈물짓는 사람들을 보라’고 말할 수 있다. 홍콩 사람들은 힘 있는 사람에게 굽실거린다고 할 때, ‘하나가 되어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보라’고 말할 수 있다.

홍콩이 중국 공산당에 맞서는 것이 계란에 바위를 치는 겪이라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는 우리의 고향이고, 우리는 끝까지 투쟁해야만 한다. 이 운동 이후, 나는 진심으로 홍콩이 나의 집이라고 느끼게 됐다. 나는 이곳을 사랑한다. 이곳 사람들은 더더욱 사랑한다. 여전히 변화는 가능하다고 믿는다. 아직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고, 우리 가슴에 이 불꽃이 살아있는 한, 아직 기회는 있다.

 

 

온라인액션
홍콩: 경찰의 폭력을 즉각 조사하라

6,626
명 참여중
탄원편지 보내기
목, 2019/12/12- 01:30
3
0

보안군을 질타하고 있는 이란 여성 시위자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향해 불법 무력을 가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지난 1월 11일, 이란 당국이 ‘실수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이후  이란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국제앰네스티는 자체적으로 입수한 사진과 동영상, 피해자 및 목격자의 증언을 통해 정부가 평화적인 시위대에 불법 무력을 가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증거들에 의하면 1월 11일과 12일, 이란 보안군이 사냥에 주로 사용되는 공기총을 이용해 평화적인 시위대에 뾰족한 총알을 발사했고, 이로 인해 시위대는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운 부상을 입었다. 또한 보안군은 고무탄, 최루탄, 후추 스프레이 등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곤봉으로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둘렀으며 이들을 임의 체포했다.

국제앰네스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조사자문국장인 필립 루터(Philip Luther)는 “여객기 격추로 사망한 176명의 승객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고 이란 당국의 은폐에 분노를 표하는 사람들의 평화적 운동과 시위를 잔인하게 진압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라고 밝히며 “최근 시위에서 있었던 불법적인 무력 사용은 이란 보안군이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방법의 일부다.”고 전했다.

 

최근 시위에서 있었던 불법적인 무력 사용은 이란 보안군이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방법의 일부다.

필립 루터, 국제 앰네스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조사자문국장

 

불법 무력 사용

국제앰네스티는 입수한 증언과 사진들을 통해 이란 보안군이 뾰족한 총알과 고무탄을 사용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보안군이 사용한 뾰족한 총알은 수술을 해야만 제거할 수 있고 심각한 부상을 입힌다. 이런 총알은 작은 동물을 사냥할 때 사용되는 것이며 치안 유지 상황에서도 사용하기에 적절한 총알이 아니다.

또한, 국제앰네스티 디지털 검증 전문가팀은 보안군이 평화적인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긴 수십 개의 영상을 확인하기도 했다.

거리에 배치된 보안군에는 이란 경찰, 바시즈(Basij) 민병대와 사복 요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국제앰네스티가 확인한 영상 중 하나는 테헤란에서 두 여성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근처에서 찍힌 다른 영상에서는 한 여성이 피를 잔뜩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상에서는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그녀가 총에 맞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들이 어떤 총기로 부상을 입은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머리에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한 남자를 볼 수 있었다. 국제앰네스티가 입수한 두 엑스레이 사진에 의하면 각 시위자들의 무릎 관절과 발목에 박힌 총알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또한, 국제앰네스티는 엽총을 든 보안군의 모습을 포착했지만 어떤 종류의 화기인지는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상을 입은 시위자들이 자신들이 입은 상처의 사진을 메시지로 보내주기도 했다. 이들은 몸에서 총알을 제거해야 하지만 체포를 당하는 것이 두려워 병원을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1월 12일 비행기 추락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촛불집회를 다녀왔다고 말한 파스(Fars) 지역 시라즈(Shiraz) 출신 남성에 따르면, 보안군이 군중의 수보다 많았으며 “사람들을 겁주기 위해 무섭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한다.

그는 “경비대는 사람들을 힐난하며 곤봉으로 온 몸을 때렸다. (중략)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를 구타했다.”라고 말하며 경비대가 군중들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덧붙였다. 남성 역시 부상을 입었지만 체포가 두려워 병원 치료는 받지 않았다.

또 다른 목격자였던 테헤란 출신의 마사(Mahsa)는 시위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경비대가 지하철역 입구에 최루탄을 발사했던 상황을 묘사해주었다.

“곳곳이 최루탄 가스로 뒤덮였다. 나는 내가 총에 맞았다는 것도 깨닫지 못할 만큼 정신적으로 힘들고 불안한 상태였다. 특수 부대는 사람들을 향해 뾰족한 총알을 발사하고 있었다. 내 코트는 곳곳에 구멍이 나 있었고 온 몸에 멍이 들었다. 거리에는 무장한 사복 요원들이 허공에 총을 쏘며 사람들을 위협했다. 요원 중 한 명이 시위를 촬영하는 나를 뒤쫓았고 그 때 총알을 맞았다. 정말 고통스러웠다.”

 

현재 이란의 상황은
죽음보다 더 고통스럽다.

마사, 시위 현장 증언자

 

마사는 당국이 의사들을 위협했고, 그 때문에 3곳의 병원이 자신을 거절했고, 심지어는 동물병원마저도 치료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1월 14일, 그는 테헤란의 한 병원 의사로부터 병원 정보부(Herasat)에서 그녀가 시위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체포당할 것이니 즉시 퇴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현재 이란의 상황은 죽음보다 더 고통스럽다. 그들은 천천히 우리를 죽이고 있다. 죽을 때까지 고문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전했다.

최루탄 가스는 모든 사람들에게 치명적이며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상을 초래하고 최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루탄은 평화적인 시위대의 해산 목적이 아닌 특정 폭력에 대응해서만 사용되어야 한다. 또한, 제한된 공간에서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고문 및 부당대우를 금지하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다.

 

현장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이란 내 시위자

 

임의 체포 (Arbitrary arrests)

시위가 발생한 여러 도시에서 대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체포되었다는 제보도 있었다. (시위가 발생했던 도시들은 다음과 같다)
 

·쿠제스탄(Khuzestan) 지역의 아바즈(Ahvaz)
·에스파한(Esfahan) 지역
·잔잔(Zanjan) 지역
·마잔다란(Mazandaran)지역의 아몰(Amol)과 바볼(Babol)
·호르모즈간(Hormozgan) 지역의 반다르 아바스(Bandar abbas)
·케르만샤(Kermanshah) 지역
·쿠르디스탄(Kurdistan) 지역의 사나다즈(Sanandaj)
·라자비 코라산(Razavi Khorasan) 지역의 마샤드(Mashhad)
·파스(Fars)지역의 시라즈(Shiraz)
·동 아제르바이잔(East Azerbaijan) 지역의 타브리즈(Tabriz)
·테헤란(Tehran)

 

국제앰네스티는 아몰과 테헤란 등 최소 2개의 도시에서 정부가 일부 구금자들의 생사여부와 소재를 가족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는 국제법 상 강제 실종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이다.

또한, 사복 경찰들에게 임의 체포되어 몇 시간 동안 경찰서에 구금된 여성 1명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의혹도 있었다. 정보 제공자에 따르면 여성은 구금되어 있는 동안 조사실로 끌려가 자신을 심문한 경찰관에게 구강 성관계를 강요당했고 경찰관은 강제 성교를 시도하며 여성을 강간했다.

필립 루터는 “이란의 경비대는 이란 국민들의 평화적인 표현의 권리와 집회의 권리에 대해 또 한번 비난 받을 공격을 감행했고, 불법적이고 잔인한 방법을 사용했다” 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당국은 탄압을 신속히 끝내야 하며 경비대를 최대한으로 통제하고 시위대의 평화적인 표현의 권리와 집회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구금자들은 고문과 부당대우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며 임의 구금된 자들은 모두 풀려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경
이란 정부는 1월 8일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에 대해, 실수로 해당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시인했다. 당국은 당초 여객기가 기계적 결함으로 추락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3일 간의 부정 끝에 격추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1월 11일 시위가 시작되었다. 시위는 반체제 구호와 함께, 헌법적 국민투표와 이슬람 공화국 체제 종식을 포함한 국가 정치 체제의 변혁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번 시위는 2019년 11월15일-18일 사이 이란 경비대가 살상 무기를 사용해 300명 이상의 시위자들을 사망하게 하고 수천 명을 체포한 유혈 진압에 이어 일어났다. 국제앰네스티는 유엔 인권이사회 회원국들이 특별 회의를 열고 시위자들을 향한 이란 정부의 불법 살인, 끔찍한 체포, 강제 실종과 구금자 고문 등에 대한 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해왔다.
금, 2020/02/07- 01:48
2
0

청와대 인근 집회로 인한 장애인의 학습권ㆍ생활권 침해 문제

 

양만석 전 국립서울맹학교 교사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권리는 참여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의사 표현의 실천이 헌법에 의하여 보장되고 있다. 이는 집회 결사 및 단체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현대 자유민주 국가의 가치 실현이다. 이 정당성은 부인될 수 없는 권리다. 그런데 이러한 권리의 실천적 표현은 소극적으로 그 의사에 반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편을 주게 되는데 이것이 소극적 반작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관계없이 이러한 시위가 불특정 다수인 시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일이 생기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경험해 왔다. 과거 집회, 시위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아 사회 안정을 위해한다는 명분하에 공권력이 집회, 시위대와 충돌하였던 80년대에는 시위가 폭력화되고 이에 맞선 공권력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하는 바람에 전 서울 시민이 고통의 시달린 악몽과 같은 순간들도 있었다. 21세기 이후에는 이러한 암울한 흔적이 사라졌고 시민들이 체감하는 집회, 시위의 부작용으로는 교통 체증, 일부 영업 방해 때문에 생기는 생활 불평등인 것으로 시민들에게는 체감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집회, 시위 때문에 교육권과, 생활권이 박탈당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 자체를 누리지 못하게 된 지역과 이 지역의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이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 그 실상을 소개하려 한다.

 

지역적 특성

서울시 종로구 신교동 지역 주변은 서울맹학교, 서울농학교, 종로장애인복지관 등의 장애인교육기관이 있고, 주변에는 시각장애인 집단생활시설인 라파엘의 집, 시각장애인 학습지원시설인 설리번학습지원센터 등의 장애인 시설이 밀집되어 있으며, 그 인근에는 배화학교, 청운초등학교,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 경기상업고등학교 등 교육기관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90년 전인 1931년부터 시각, 청각, 언어장애인들의 교육기관이 설립 운영되고 있었다. 자하문에서 효자동으로 흘러내리는 개천이 장애인들의 통행과 안전에 위험요소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다리를 놓고 동네 이름을 신교동이라 하였다. 또 고관대작이나 헌병들이 가마나 말을 타고 오다가도 시각장애인 학교 앞에서는 말에서 내리라는 하마비가 있어 장애인들의 신변안전을 도모해 왔다.

 

그 덕분에 이 지역에서는 시각장애인이 공부하고 통행하고 생활하는 데 불편이 적었다. 중인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호응하여 요새 부자촌에서 자주 일어나는 님비 현상이 없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안정된 지역이 되었다. 장애인의 인식개선과 함께 장애인 부모들도 이 지역을 자녀의 재활과 교육의 메카인 것처럼 친근감이 성숙되어 이 지역으로 이주하여 자녀를 성공적으로 케어하는 데 전력을 다해왔다.

 

불편함이 절망으로

신교동의 서쪽 동네의 북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청와대(옛 이름: 경무대)의 특성상 이 주변에서 일어난 사태들은 시각장애인이 목격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사건들이 되었다. 1960년 419의거 때에는 맹학교 학생들이 소풍을 다녀오다 귀굣길이 막혀 현 세종문화회관 뒤에서 2시간을 머무른 끝에 도보로 귀가한 일이 있었고 1968년 121무장공비 침투 때에는 늦은 저녁 총포소리에 놀라 기숙사 창문들을 담요로 막는 야단법석을 벌인 일도 있었다.

 

1979년 1212사태 때에는 보통 때와 다른 항공기 굉음 때문에 놀란 가슴을 추스르기도 했고 80년대 최루탄 고통이 사라진 이후에는 수시로 겪는 시위의 불편한 정도쯤은 민주시민이 같이 참여해야 하는 일 정도로 불편을 흔쾌히 동참해 왔다. 2018년 급변하는 사회분위기 속, 각기 각층 단체와 이익집단의 욕구가 폭증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시각장애인 교육기관인 서울맹학교에서는 증폭되는 시위로 인한 소음과 시각장애인의 안전보행에 가해질 불안이 염려되어 경찰당국에 사회적 취약자인 시각장애인의 교육과 환경권 보호를 위한 조치를 경찰당국에 진정으로 요청한 바 있다. 2019년 청와대 인근의 각종 시위는 늘어났고 법원에서 종전에 불허했던 청와대 인근 100미터까지의 집회, 시위를 허용하게 되어 그 열도는 더욱 심해졌다.

 

2020년 9월 그간 참아도 늘어나기만 하고 진정되지 않은 시위의 고성 특히 확성기의 소음은 일반주민이 느끼기에도 심장을 덜컹거리는 놀람증을 유발하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니 사물을 전혀 보지 못하고 오로지 청각에 의존하여 생활해야 하는 맹학교 학생들과 그 주변 장애인들은 학습은 말할 것도 없고 일상생활에도 집중할 수 없는 소음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사태가 얼마나 참으면 언제쯤 해결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었고 청와대 주변의 수시로 설치되는 시위본부 천막과 주변에 모여드는 인파와 시설물은 시각장애인의 일상적인 통행조차 보장할 수 없게 만들었다.

 

△ 대한애국당 소란스러운 집회 저지를 위한 몸싸움을 가로막은 의경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01/679/001/3ee18... style="width:567px;height:425px;" />

△ 대한애국당 소란스러운 집회 저지를 위한 몸싸움을 가로막은 의경

 

해결을 위한 호소의 움직임

참다못한 학생들은 선배와 부모들께 이사나 전학을 통해 평생에 한 번밖에 없는 교육과 훈련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하게 이르렀다. 맹학교 졸업생 선배들이 안타까운 마음에서 사회단체와 일부 언론기관에 이 문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안이 일반에게 알려진 후 학생들이 주변을 돌아다니면 “보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얌전하게 집에 있을 것이지 돌아다니기는 왜 싸돌아다녀”라는 종류의 핀잔과 야단을 맞기 일쑤였다. 이는 종전 동네 주민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광경이므로 학생들은 외출을 겁내야 했다. 이를 알게 된 학부모들은 행동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집회의 주최단체들인 한기총, 민주노총, 애국당 등등 관련 단체들에게 장애인의 삶을 위하여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줄 것을 구두 또는 서면으로 요구하였다.

 

△ 시위대의 신교동 진입을 막으려는 학부모들의 저항. “시각장애 가족은 분노한다.”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01/679/001/5faac... style="width:567px;height:425px;" />

△ 시위대의 신교동 진입을 막으려는 학부모들의 저항. “시각장애 가족은 분노한다.”

 

그런데 이를 받아들인 일부 단체에서는 긍정적인 검토를 한다고 하였지만 맹학교 교문 앞에 삼삼오오 몰려와 “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는 애국활동을 방해하느냐 너희들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 등의 폭언과 욕설로 위협을 하였다. 학부모들은 경찰에 학생들의 신변보호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고 경찰에서는 맹학교에 경비 경찰을 상주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학부형과 시위 단체들 사이의 협의 과정에서 시위활동가들은 학부형과 졸업생들의 데모 자제 요청이 모 집단이 사주에 의하여 행하는 행동이라고 비난하다가 사회적 취약계층인 장애인의 학습권과 생활권 보장 요구라는 명분에 밀려 확성기 줄이기, 통행로 방해물 철거 등에 합의하여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도 하였다.

 

그런데 2020년 1월 초 집회신고를 거부당한 한기총이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집회 불허 이의신청을 담당판사가 집회자유를 근거로 받아들이면서 사태가 또 악화되었다. 시각장애아를 둔 학부모 시각장애인 졸업생 및 옆에서 안타깝게 이 사태를 지켜보던 일부 주민들이 청와대 앞과 신교동 및 경복궁역 근처에서 시위대의 소음에 맞선 저항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시각장애인과 학부모들은 경미하지만 부상을 입기도 하였고 억울함 때문에 몸져눕는 사람이 생기기도 하였다. 1월 하순 학부모 대표는 청와대 춘추관으로 진입하여 급박한 문제 해결을 대통령이 직접 해결해 달라고 호소하다가 경찰관에 의하여 들려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학부모들의 소망

청와대 인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 사태가 언제 어떤 방향으로 얼마를 기다리면 해결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것이 이 사태의 심각성이다. 시각장애인 학생들과 가족들이 염원하는 것은 청각과 촉각에 의지하여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도를 넘는 소음과 짐작할 수 없는 보행 장애물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되찾는 것이다. 현 집시법에서는 일정 시간 지속되고 있는 일정 수준(65데시벨)의 고음과 야간 집회를 규제하고 있지만 24시간 소리에 의존하여 살아야 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수시로 들리는 단속적인 고음은 생활의 안정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앗아감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익혀야 하는 기회를 놓쳐 평생 고생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이 더 절망스러운 것이다.

 

누구든지 표현할 수 있는 자유의사라 하더라도 특정 계층 특히 시각장애인 같은 사회 취약계층의 재활 교육 수단을 가로막는 상황은 피해서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 공평한 사회정의의 실현 과정이 될 것이라 하겠다. 아무쪼록 이러한 소망들이 여론의 형성 속에서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화, 2020/02/11- 01:10
2
0

인근 주민에게 피해만 주는 집회에도 ‘민주적 관용’이 필요할까?

이장희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영국의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세계 국가들의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를 발표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아시아 1위(세계 23위)의 민주국가로 기록되었다. 우리나라가 반만 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 문화를 자랑하지만, 대학에서 헌법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연구하는 필자로서는 우리가 ‘아시아 최고의 민주국가’라는 사실만큼 자랑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놀라운 성과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1917년에 조소앙 선생이 기초하였던 ‘대동단결선언’이나 1919년에 제정되었던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선조들은 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긴 암울한 상황에서도 과거와 같은 왕정으로의 복귀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 보장에 기초하는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는 꿈을 꾸었다. 특히 1919년의 3·1운동이야 말로 우리 민족이 새로운 민주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자주독립을 향한 의지의 표출이었으며, 그 결과 바로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민주주의 헌정질서인 ‘대한민국임시헌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탄생하였다. 그래서 3·1혁명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민주혁명’인 것이다.

1945년 광복 이후에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역사는 끈질긴 민주화의 역사였다. 이승만 독재를 물리친 1960년의 4·19민주혁명을 비롯하여, 박정희 독재에 저항한 1979년 부마민주항쟁, 신군부의 등장에 항거한 1980년 5·18광주민주항쟁, 오랜 군부독재에 종지부를 찍은 1987년 6·10민주항쟁, 그리고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에 항거하여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낸 2016년 12월의 촛불혁명까지, 반민주적 세력에 저항하여 나라다운 나라, 제대로 된 민주국가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국민적 의지와 참여, 크고 작은 희생이 마침내 대한민국을 ‘아시아 최고의 민주국가’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민주화의 국민적 의지와 열망을 담아 표출한 주요한 형태가 바로 ‘집회’였다는 점에 유념해 본다면, 지난 민주화의 역사는 곧 ‘집회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집회는 민주화의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성숙한 민주화된 사회에서도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한다. 특히 ‘집회의 자유’는 한 나라가 얼마나 민주화되었는지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도대체 ‘집회의 자유’가 없이는 제대로 된 민주화된 사회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연 어느 독재국가에서 집회가 평화롭고 자유롭게 보장된다는 얘기를 들어봤는가?

집회가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비중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민주주의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고 그 자유로운 표현의 가능성을 보장하는 정치질서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 가지의 생각만 강요되고 그와 다른 생각이나 의견, 사상, 신념이 존중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결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 진정으로 민주주의에 가까워지려면 일단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생각의 다양함과 갈등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그 속에서 공통의 의사를 수렴해 나가는 과정이란 점에서 다른 정치체제와 달리, 다소간에 좀 소란스럽고 혼란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다. 아마도 과거 군부독재 시절의 ‘총화단결’이란 구호에 익숙했던 사람들 중에는 이러한 혼란스러워 보이는 민주주의에 다소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을 품는 경우도 있으리라 본다.

물론 생각이나 의견을 표출하는 방법에 꼭 집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시대여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에 글을 올리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주 쉬워졌다. 물론 아직도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보통신망을 통제하는 국가도 적지 않지만 우리는 그런 나라를 민주국가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집회는 나름의 고유한 특징을 가진 표현방법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선호되고 있으며, 특히나 정보통신수단의 활용 덕분에 집회의 개최나 참여가 더 편리해진 환경도 생겨나고 있다. 예컨대 SNS로 함께 의견을 나누던 사람들은 좀 더 효과적인 항의 방법을 모색하면서 집회를 계획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그렇게 모인 참가자들끼리 서로 확신을 공유하거나 서로에게 의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무엇보다 집회는 사회 내 힘없는 ‘소수자’에게 특히 중요한 의사표현 수단이 된다. 주류 언론에 접근이 어려운 사회 내 소수자들로서는 거리에서의 집회를 통해 단합된 힘을 과시하면서 효과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회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집단적으로 항의(抗議)하는 방식이란 점에서, 그 밖의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람들이 통행하는 거리에서 교통 소통에 불편을 야기한다는 점이 그러하다. 또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항의하다보면 흥분이 고조되기도 하여 자칫 폭력 등의 불법적 행동이 발생할 우려도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한편으론 최고법인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 보장하면서도, 동시에 집회가 안전하고 질서 있게 개최될 수 있도록 법적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 그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법률이 바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집회 장소의 인근 주민들과 충돌이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특정 장소에서 집회가 반복적 또는 계속적으로 개최될 뿐만 아니라, 확성기 등을 이용하여 과도한 소음을 발생시켜 인근 주민들의 평온한 주거생활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청와대 인근 주민들이 연일 계속되는 집회와 확성기 소음으로 인해 주거생활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고, 심지어 그 인근 서울맹학교 장애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심각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집회가 사람들이 전혀 살지 않는 무인도나 산속에서 개최되는 경우가 아닌 한, 어떤 집회든 인근 주민의 삶에 다소 간의 피해나 불편을 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다시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집회란 것이 언제나 일정 정도의 소음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그런 집회의 자유가 법적으로 보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인근 주민에게 주거 생활의 불편함을 다소 감수해 달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집회 소음을 유발하거나 특정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집회를 개최하여 그 인근의 주민들에게 과도한 불편이나 피해를 계속적으로 유발하는 상황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두 번째 상황일 것이다. 이 경우 과연 어떤 장소에서 또 어느 정도로 소음이 발생해야 인근 주민에게 과도한 소음 피해가 생겼다고 할 수 있는지를 따져볼 필요도 있다. 하지만 그런 세세한 기준을 잠시 접어두면, 원론적으로 볼 때 타인에게 과도한 피해를 야기한다는 것은 ‘자유’의 정당한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누구의 자유도 타인의 자유를 부정하면서까지 보장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도한 소음 피해로 인해 그 인근의 주민들이 전혀 주거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더 이상 그러한 집회의 ‘자유’는 법적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 

물론 우리는 지난 2016년에 국정농단사태를 경험하면서 거국적인 대규모 촛불집회를 경험하였고 그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까지 합세하여 촛불을 들었던 일을 기억한다. 그렇다면, 흔히 말해서 “그 때는 옳고 지금은 틀리다”고 말할 수 있는가, 속칭 ‘내로담불’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겠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바로 ‘비례성’이라는 법원칙이다. 말하자면 그 목적이 공적으로 중요한 사안일 경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으로부터 야기되는 피해가 좀 크더라도 그 수단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그 목적이 공적으로 중요성을 가지지 못한다면 그 수단으로 인해 야기되는 피해 역시 그에 상응하여 작아져야 할 것이다. 지난 날 민주화의 과정에서 수많은 집회가 공권력과 충돌하면서 거리가 폐쇄되고 가게가 문을 닫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지만, 그 집회로 인해 발생하는 생활의 불편쯤은 다들 감수해주었고 심지어 그런 집회를 응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청와대 인근의 주민의 평온한 주거생활의 방해, 특히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까지 있는 경우에도, 우리는 그런 집회가 얼마나 중요한 공익적 목적을 위한 것인지를 먼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그 집회가 정말로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는 중요한 공익적 목적을 가졌다면 아마도 지난 2016년의 촛불집회 때처럼, 그 인근 주민들이라도 집회에 공감하고 함께 동참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지금의 그 집회는 인근 주민들에게조차 공감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그 집회 참가자들 자신에게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집회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그렇다고 피해를 끼치거나 공감할 수 없는 집회라고 하여 함부로 강제 해산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어떤 집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과 상관없이, ‘집회의 자유’라는 가치 자체가 축소되거나 경시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민주주의 하에서 또 소수자들에게 ‘집회’는 소중한 의사표현의 수단이기 때문이며, 또 그렇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 역시 이 사회의 구성원이며 어떤 면에서는 또 하나의 ‘소수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지 못하고 또 남에게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불순한 집회이더라도 우리가 함부로 그 자유를 부정하거나 해산하려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집회라도 근본적으로는 민주국가가 건강하게 유지·발전할 수 있는 근본적 기초이기 때문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거꾸로 우리 자신이 그런 집회에 참가하는 당사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회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 인권을 함부로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헌법질서의 ‘근본적 가치’라고 부르는 것이다.

집회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이 자유롭게 표출되고 또 그를 통해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유지·발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사회구성원들의 건강한 민주시민의 정신, 특히 민주적 관용과 공감의 자세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우리 사회에 그런 민주적 관용과 공감의 노력이 사라진다면 결국 어떠한 집회도 불가능하고 민주주의도 시들해지고 말 것이다. 비록 지금은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의 집회가 지금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개최되면서 나에게 극심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법적으로 위법하다고 평가되어 당국의 처분을 받는지 여부를 떠나서, 적어도 민주시민을 자처하는 나로서는 더 큰 대의(大義)라 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더 튼실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나와 생각이 다른 집회를 존중하고 용인하는 자세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소의 뿔이 비뚤어졌다고 하여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고 말았던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교훈을 알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집회 개최자나 참여자들은 인근 주민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오직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여기고 관철하려는 사람들이 거꾸로 남에게는 관심과 이해, 민주적 관용까지 바라는 것이야 말로 독선적이고 자기 모순적 태도가 아닐까.

 

월, 2020/03/09- 23:20
2
0

5월 25일, 한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영상에는 미니애폴리스의 경찰관이 한 흑인 남성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는 수갑을 차고 있었고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경찰관은 강경 진압을 멈추지 않았다. 경찰관은 7분간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의 목을 짓눌렀고 결국 그는 사망했다.

George Floyde 일러스트

George Floyde 일러스트

 

I can’t breathe: 반복되는 죽음

5월 25일, 한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영상에는 미니애폴리스의 경찰관이 한 흑인 남성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는 수갑을 차고 있었고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경찰관은 강경 진압을 멈추지 않았다. 경찰관은 7분간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의 목을 짓눌렀고 결국 그는 사망했다.

 

숨을 쉴 수 없어요
I can’t breathe

 

조지 플로이드는 사망 전 ‘I can’t breathe’를 여러 번 외쳤다. 숨을 쉴 수 없다는 외침, 우리는 이 외침을 이전에도 들은 적이 있다. 6년 전, 흑인 에릭 가너Eric Garner는 뉴욕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에릭 가너 역시 죽어가는 가운데 ‘I can’t breathe’를 여러 번 외쳤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던 뉴욕 경찰들은 진압을 멈추지 않았다. 6년이 지났지만 죽어가는 이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했다. 변한 것은 없었다.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

 

흑인을 향한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

에릭 가너 뿐만 아니다.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 아카이 걸리Akai Gurley, 타미르 라이스Tamir Rice, 브레오나 테일러Breonna Taylor, 아흐머드 알베리Ahmaud Arbery까지, 너무나도 많은 흑인들이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미국 경찰은 그간 많은 인권 침해를 일으켜왔다. 그 중 상당 수가 소수 인종, 소수 민족, 특히 흑인과 연관된 것이었다. 미국 내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백인우월주의가 이와 같은 살인을 부추기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미국지부의 크리스티나 로스Kristina Roth는 이번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존재다. 그런데 흑인의 경찰관들이 이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 경찰이 이처럼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고 경찰 정책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일 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시위 현장을 막고 있는 경찰들

시위 현장을 막고 있는 경찰들

 

집회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찰

미국 시민들은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보며 공포와 실의에 빠졌다. 그리고 끊이지 않는 인종 차별 사건에 분노했다. 그 결과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구호를 외치며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대한 정부의 대답을 요구했다.

시위 속 구호는 시위자들의 응축된 경험을 반영한다.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된 경험, 감정, 욕구가 하나의 문장으로 터져 나올 때 그것이 시위의 구호가 된다. 조지 플로이드 연대 시위에서는 “’Hands up’, ‘Don’t Shoot!’” 이라는 구호가 울려퍼진다. 시위의 중심이 되는 흑인 사회가 어떠한 경험 속에서 살아왔고 생존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구호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중무장한 경찰, 주 방위군 투입이었다. 실제로 CNN의 보도에 따르면 6월 2일(현지 시각 기준) 최소 23개 주에 주 방위군이 투입되었고 투입된 방위군의 숫자 역시 17,000명에 이른다. 평화적으로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는 시위대를 향해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무력이 행사된 것도 확인되었다.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군용 무기 등이 사용되고 있다.

 

시위에서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는 흑인 시위자

시위에서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는 흑인 시위자

 

국제앰네스티 미국지부의 총기 폭력 중단 캠페인 매니저 어니스트 컨버슨Ernest Coverson은 “현 (미국) 정부의 유일한 대응은 평화적인 혁명의 현장에 군대를 보내는 것뿐이었다. 흑인에게는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한 적법한 시도는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만이 있었다.”고 말하며 현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 미국지부 조사국장인 레이첼 워드Rachel Ward 역시 “경찰에게는 평화적 시위의 권리를 존중하고 장려할 국제인권규범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 미국 경찰은 긴장 상황을 악화시키고 시위대의 생명을 위협하며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정당한 시위의 권리를 보장하고 보호하는 법 집행을 촉구했다.

레이첼 워드의 말처럼 평화적 집회 시위의 자유는 국제인권규범에서 보장하고 있는 권리이다. 시위대를 향해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은 정확히 조사되어야 하며 법을 어긴 경찰관이 있다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또한 이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흑인과 유색 인종에 대한 뿌리 깊은 인종 차별, 경찰의 불법 살인, 그에 대한 정의 실현의 부재에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미국 정부가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온전히 실현되어 관련 책임자들이 제대로 된 책임을 지게 할 것을 촉구한다.

더 이상 무고한 이들의 죽음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온라인액션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실현하라

940
명 참여중
탄원편지 보내기

 

아래는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 속 경찰의 대응을 비판한 레이첼 워드의 성명 전문이다.

 

성명서 전문

경찰에게는 평화적 시위의 권리를 존중하고 장려할 국제인권규범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 미국 경찰은 긴장 상황을 악화시키고 시위대의 생명을 위협하며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각 도시마다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무력 행사로 볼 수 있는 행동들이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무력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정당한 시위의 권리를 보장하고 보호하는 법 집행을 할 것을 촉구한다.

평화적인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육중한 진압 장비와 군용 무기 및 장비를 동원하는 것은 평화적인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는 시위대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전략이 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시에 적합한 수준의 무장은 경찰관들에게 ‘대립과 갈등을 피할 수 없다’는 사고방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경찰은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 경찰은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군대 수준의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 시위 주최자들과 소통하며 긴장을 완화해야 하고, 폭력을 예방하거나 최대한 빨리 진정시켜야 한다.

모든 종류의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무력은 즉시 멈춰야 한다. 시위대를 대상으로 이러한 무력을 행사한 사례는 모두 조사해야 하며, 법을 어긴 경찰관이 있다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더불어, 미국 연방정부와 각 도시, 주 정부는 이러한 시위가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게 의미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또한 흑인 등 유색인종에 대한 경찰의 불법 살인이 더 이상 계속되지 못하도록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문제의 경찰관들은 반드시 기소되어야 하며, 미국의 모든 주 정부는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제한하고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에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의회에서는 연방 기준을 마련하고 개혁을 장려하기 위해 평화 법안PEACE ACT 역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인종차별과 백인우월주의가 이러한 살인을 부추기고 있으며 경찰의 시위 대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방정부는 경찰의 살인, 시위할 권리 (보장), 차별 폐지 등 이번 위기의 모든 면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국가위원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발언과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모든 수준에서 국제법에 보장된 권리인 시위권을 보장해야 한다.

금, 2020/06/05- 01:56
4
0

지금 태국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물대포, 시위대를 향한 기소, 집회 금지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해 시위를 해산하고 시민들을 침묵시키려 했지만, 이들은 억압에 굴하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 태국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물대포, 시위대를 향한 기소, 집회 금지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해 시위를 해산하고 시민들을 침묵시키려 했지만, 이들은 억압에 굴하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태국 시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태국 시위의 시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2019년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태국 국회 정당 중 하나인 퓨처포워드당Future Forward Party, 이하 FFP은 2014년 군부 쿠테타 이후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젊은 층에게 높은 지지를 얻은 당이었다. FFP는 국회의 1/3에 해당하는 의석을 얻었지만, 태국 정부는 법정 싸움, 기타 수단을 동원해 의원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며 맹 공격에 나섰다. 결국 FFP는 지난 2월 해산되었다.

이를 계기로 2월부터 시작된 시위는 태국 전역에서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며 점점 그 규모가 확대되었고, 10월 13일부터는 매일 대규모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태국 시위는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태국 유스Youth와 학생들이다. 이들은 영화 헝거 게임Hunger Game 속 세 손가락 경례를 차용해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는 크게 3가지 요구 사항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1. 현 국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총선을 실시할 것
  2. 왕실 개혁, 현재의 군헌법 개정 등 정치 개혁을 실시할 것
  3. 평화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괴롭힘을 중단할 것
  1. 현 국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총선을 실시할 것
  2. 왕실 개혁, 현재의 군헌법 개정 등 정치 개혁을 실시할 것
  3. 평화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괴롭힘을 중단할 것
거리에 나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거리에 나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어떠한가?

시위가 확대되면서 정부의 시위대 탄압도 점점 강경해졌다. 정부는 10월 15일 “중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도 방콕에서 5인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는 한편, “공포를 조성”하고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거나 공중 도덕을 훼손한다고 판단되는 뉴스, 온라인 메시지의 공개를 금지했다.

실제로 정부는 방콕에서 시위대가 모이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대중 교통을 폐쇄하고 주요 교차로를 차단했다. 보이스 TVVoice TV, 프라차타이Prachatai, 리포터스The Reporters, 스탠다드The Standard 등 미디어 그룹은 정부의 긴급 명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폐쇄 명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정부는 시위대가 이용한다는 이유로 메시지 앱 텔레그램Telegram을 차단하고 학생단체인 자유청년운동Free Youth Movement의 SNS 채널을 검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10월 16일에는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시위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해 해산하기도 했다. 이 물대포에는 화학 자극물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태국 정부의 무력 사용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체포된 활동가들에 대해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자들

체포된 활동가들에 대해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자들

어떤 이들이 구금되거나 체포되었나?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10월 13일 이후, 총 90명이 구금되었다. 이중 84명이 기소되었고 6명은 불기소 석방되었다. 기소된 이들 중에는 16세, 17세 청소년 2명도 포함되어 있다. 학생 시위 대표 8명은 여전히 구금되어 있다.
이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 파누사야 “룽” 시티지라왓타나쿨(Panusaya “Rung” Sithijirawattanakul)
  • 파리트 “펭귄” 치와락(Parit “Penguin” Chiwarak)
  • 변호사 아논 남파(Arnon Nampa)
  • 前 양심수 파티왓 “뱅크” 사라이야엠(Patiwat “Bank” Saraiyaem)
  • 에카차이 홍캉완(Ekachai Hongkangwan)
  • 솜욧 프룩사카셈숙(Somyot Pruksakasemsuk)
  • 활동가 파누퐁 “마이크” 차드녹(Panupong “Mike” Chadnok)
  • 아동복지 활동가 수라낫 “탄” 파엔프라세르트(Suranat “Tan” Paenprasert)

이들은 무엇 때문에 기소되었나?

“중대” 비상사태 관련 위반의 경우 “폭동 선동”(형법 116조)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조항은 넓은 의미로 규정되어 있어 정부가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데 주로 사용하는 조항이다. 이에 따라 유죄가 선고되면 최대 7년 형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외에 SNS 활동을 이유로 기소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기소에 쓰인 법은 컴퓨터범죄법으로, 모호한 조항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여러 차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올해 초 관련된 표현의 자유 제한 사례를 보고서로 기록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3명은 형법 110조, “왕비의 자유를 해치려 한 것”에 따라 기소되었다. 이 3명은 왕비의 자동차 행렬이 지나가는 앞에서 평화적인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 대규모 시위 가운데 이 3명만 기소된 이유, 이들의 행위가 어떤 점에서 위험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 이 조항으로 유죄가 선고되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10월 16일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쓰는 태국 정부

10월 16일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쓰는 태국 정부

현재 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10월 22일, 정부는 중대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그러나 태국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제한다는 명목으로 2020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긴급 명령은 계속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여전히 비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태국의 총리 프라윳 찬 오차Prayut Chan-O-Cha는 연설을 통해 시위대가 “더 좋은 사회와 더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순수한 열망을 지닌 평화적이고 선량한 시민”이라고 표현했지만, 소수의 시위대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시위대를 향해 연대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

시위대를 향해 연대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국제앰네스티 조사자문정책 선임국장 라잣 호슬라Rajat Khosla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정부는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을 유지하는 대신, 모호한 표현으로 정의된 가혹한 법률로 평화적인 시위를 계속 범죄화하고 있다. 시위 주도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자의적으로 기소하는 것은 시위 전체에 공포심을 주는 전략일 뿐이다. 이는 자의적이고, 부당하며, 정치적인 조치다.”

“태국 정부는 최근 상황을 단계적으로 축소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에서 더욱 나아가야 한다. 비상시 법률과 대규모 체포, 법적 괴롭힘을 남용한 역사를 끝내야 한다”

“정부는 이제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한 기소를 모두 취하해야 한다. 여기에는 2019년 선거 이후 평화적으로 개혁을 요구하거나 정치적인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받았던 모든 사람들에 대한 유죄 선고를 파기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

태국 정부는 평화적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괴롭히고 침묵시키기 위해 모호하고 억압적인 법을 사용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The International Covenant for Civil and Political Rights에 따라 표현의 자유, 평화적 집회의 자유 등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에 따라 시위에 참여한 19세 이하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 두 조약은 모두 태국에 구속력이 있는 조약이다.

화, 2020/11/03- 23:08
1
0
사망한 라만 반다렌카의 추모식

사망한 라만 반다렌카의 추모식

예술가이자 평화적인 벨라루스 시위자 라만 반다렌카(Raman Bandarenka)가 사망했다. 그는 복면을 쓴 남성들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한 후 경찰에 연행되어 구금되었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후 사망했다. 이에 대해 마리 스트러더스(Mair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벨라루스 정부는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폭력과 구금으로 공격하며 공포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정부는 라만 반다렌카 사망 사건에 대해 즉시, 신속하면서도 철저하게, 공정하면서도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가해자들을 공정한 재판에 회부하여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벨라루스 정부는 라만 반다레카의 폭행이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에 의해 벌어진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그를 폭행한 게 경찰이었다는 건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른 수백 명의 평화적인 시위대 또한 단지 목소리를 높였다는 이유만으로 공격당하곤 했다. 경찰은 라만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대신 그를 체포해 구금했다. 구금되어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그는 다음 날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를 폭행한 게 경찰이었다는 건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마리 스트러더스(Mair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

 
이제는 공포의 시대를 끝내고,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의 정체를 모두 공개해야 할 때다. 그러지 않으면 알렉산더
루카센코(Alexander Lukashenko)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진압 경찰은 자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고문과 살해를 저지르는 등 끔찍한 진압 전략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용할 것이다.”

복면과 사복을 입은 경찰이 시민을 체포하여 연행하고 있다.

복면과 사복을 입은 경찰이 시민을 체포하여 연행하고 있다.

 

배경 정보

라만 반다렌카(31)는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 거주하는 예술가였으며, 11월 12일 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라만이 사는 동네에 시위 깃발과 리본을 제거하기 위해 복면을 쓴 신원 미상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라만과 말싸움을 벌인 후 그를 구타했고, 경찰은 라만을 밴에 태워 연행해갔다.

몇 시간이 지난 후, 라만 반다렌카는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머리 부상을 입었고, 폐는 허탈된 상태였다. 의사들이 치료를 시도했으나 그는 결국 숨을 거두었다. 민스크 경찰 대변인 볼라 차마다나바(Volha Chamadanava)는 이 사건을 “다툼”이라고 표현하며,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이 질서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벨라루스의 평화적인 시위를 외국에서 사주한 “전쟁”과 “갈등”이라고 지속적으로 지칭하고 있다.

TUT.by

복면과 사복을 입은 경찰이 시민을 체포하여 연행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벨라루스 정부는 사복 차림의 복면 남성 무리를 동원하여 평화적인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공격했다. 이들은 경찰관일 것으로 널리 추측되고 있으며, 그렇게 확인된 경우도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신원을 밝혔거나 기소된 사람은 없다.

2020년 8월 9일에 시작한 벨라루스의 시위는 10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 25,000명 이상이 구금되었고 이중 347명은 학생이었다. 320명 이상의 언론인도 구금되었다. 750명 이상의 사람들이 고문 및 기타 부당 대우를 당했고 4명의 평화적 시위자가 사망했다. 그러나 시위와 관련하여 어떠한 독립적인 수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월, 2020/11/23- 21:20
2
0

2020년은 모두에게 힘겨운 한 해였다. 암울한 뉴스와 곳곳에서 들려오는 혐오, 차별의 목소리가 우리들의 어깨를 짓눌렀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뚫고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들도 있었다. 편지쓰기부터 탄원 참여, 각종 연대 활동까지, 모두의 마음이 한곳에 모여 변화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지나버린 2020년을 돌아보며, 작년 한 해 우리가 축하할 인권 승리를 소개한다.

 

수업을 듣고 있는 로힝야 어린이들

수업을 듣고 있는 로힝야 어린이들

 

JANUARY1월

  • 1월, 방글라데시 정부는 로힝야 난민 어린이에게도 학교 교육 및 기술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미얀마에서의 인종 청소 정책으로 로힝야인들이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오고 2년 6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었다. 그간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은 난민 캠프의 로힝야 어린이 약 50만 명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캠페인 활동을 벌여 왔다. 이번 결정은 그 활동으로 이룩한 큰 성과였다.
  • 카자흐스탄의 지적 장애인 바딤 네스테로프Vadim Nesterov는 2011년 18세가 되던 해 법적 행위 능력을 상실했다. 자신의 삶에 대해 결정을 내리거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그는 취직을 하거나 결혼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바딤의 사례를 집중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카자흐스탄 정신분석의학 연합이 전략적으로 개입한 끝에, 결국 바딤은 1월 법적 권리를 회복했다. 카자흐스탄의 장애인 인권에 큰 기여를 한 변화였다.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의 모습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의 모습

 

FEBRUARY2월

  •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있는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과 연관이 있는 100개 이상의 기업 목록을 공개했다. 이 목록에는 에어비앤비Airbnb,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익스피디아Expedia, 부킹닷컴Booking.com 등 잘 알려져 있는 업체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이들은 불법 정착촌의 유지와 확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의 여성 인권 캠페인 피켓

스페인의 여성 인권 캠페인 피켓

 

MARCH3월

  • 국제형사재판소는 아프가니스탄의 분쟁을 일으킨 모든 당사자를 국제법상 범죄 혐의로 조사하겠다고 결정했다. 지난 2019년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던 사전 심리 판결을 항소법원이 번복한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당시 판결을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 스페인에서는 국제인권기준에 따라,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발표됐다. 이 법안은 그 외에도 성폭력 예방 및 대응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앰네스티는 Let’s Talk About Yes 캠페인 등을 통해,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규정하자는 캠페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우간다에서는 ‘공공질서 관리법’이라는 법을 근거로 경찰이 공공 집회나 시위를 금지할 수 있는 과도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우간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공공질서 관리법의 일부 항목을 무효화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 반대파와 인권옹호자들에게 한 줄기 희망과도 같은 결정이 되었다.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는 왕 쿠안장 변호사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는 왕 쿠안장 변호사

 

APRIL4월

  • 중국의 인권변호사 왕 쿠안장Wang Quanzhang이 감옥에서 4년 6개월을 보낸 끝에 마침내 가족들 품으로 돌아갔다. 그는 부패와 인권침해를 폭로하는 활동을 했다가 표적이 되어 수감됐었다. 앰네스티는 그가 처음 구금됐을 때부터 그의 석방을 위해 캠페인을 벌였다.
  • 사상 최초로, 미국 아프리카 사령부AFRICOM가 소말리아에서의 미군 공습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다룬 보고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 보고서는 앰네스티가 AFRICOM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 활동을 벌이고, 보고서 <소말리아에 숨겨져 있던 미국의 전쟁The Hidden US War in Somalia>을 발표한 이후 나온 것이다. AFRICOM은 지금까지 소말리아의 민간인 사망자 13명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으며, 소말리아에서의 미군 활동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과 그 가족들이 직접 민간인 사상자 발생 의혹을 신고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신고 포털을 개설했다.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범죄 시점 당시 18세 미만이었던 피고에 대해 더 이상 사형을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형은 최대 10년의 징역형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그러나, 오용되는 경우가 빈번한 테러방지법으로 유죄가 선고된 청소년들에게는 여전히 사형이 집행될 수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모든 경우에 대한 사형 폐지를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고 백남기 사망 사건 관련 캠페인의 일환으로 Die-In 퍼포먼스를 벌인 국제앰네스티 지지자들

고 백남기 사망 사건 관련 캠페인의 일환으로 Die-In 퍼포먼스를 벌인 국제앰네스티 지지자들

  • 4월 23일, 헌법재판소는 故 백남기 농민을 향한 경찰의 직사 살수 행위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경찰의 직사 살수가 故 백남기 농민의 생명권과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2015년, 故 백남기 농민은 물대포의 직사살수에 맞아 중상을 입고 사했다. 이후 국제앰네스티는 이에 대한 <긴급 행동>을 나서기로 결정하고 당시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을 대상으로 탄원 캠페인을 진행해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법집행공문원에 대한 기소, 효과적인 독립 수사 등을 촉구했다.

 

MAY5월

 

사형수 마가이를 위해 사람들이 쓴 편지

사형수 마가이를 위해 사람들이 쓴 편지

 

JULY7월

  • 앰네스티가 Write for Rights 사례자로 선정됐던 남수단 청소년 마가이 마티옵 은공Magai Matiop Ngong에 대한 사형 선고가 7월 29일 파기되고, 마가이는 사형수 신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마가이와 연대하기 위해 작성된 전 세계 765,000건의 탄원이 큰 기여를 했다. 이 탄원 중에는 한국에서 작성된 3만여 건의 탄원도 포함되어 있다.
  • 앰네스티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대 정육 회사인 JBS의 공급망에서 불법 산림 벌채와 토지 점유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표했다. 이후 브라질 로도니아 주의 연방 검찰청에서 앰네스티의 조사 결과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 10월, JBS는 2025년까지 불법 삼림 파괴로 문제가 된 “간접 공급자” 농장을 비롯해 자사의 공급망 전체를 모니터링하겠다고 약속했다.

 

웃고 있는 구스타보 카티카

웃고 있는 구스타보 카티카 Gustavo Gatica

 

AUGUST8월

  • 칠레의 평화적 시위를 불법 무력으로 진압했던 경찰 간부 ‘G-3’가 체포 후 기소되었다. 그는 시위에 참여했던 구스타보 가티카Gustavo Gatica의 시력을 잃게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국제앰네스티는 그 증거를 보고서로 발표하기도 했다.
  • 러시아 양심수인 젠나디 슈파코프스키Gennadiy Shpakovsky는 종교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소되었으나, 국제앰네스티의 캠페인 활동 덕분에 감형을 받고 감옥에서 풀려났다.
  • 카타르가 이주노동자를 노동 착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주노동자가 이직을 하려면 고용주에게 허가를 받아야 하는 요건을 폐지하고 비차별적인 최저임금을 새롭게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 예정지로, 앰네스티는 이곳의 이주노동자 권리 개선을 위해 수년 동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런 변화를 환영하는 한편, 이 개선안이 신속하게 전면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IS에서 구출된 예지디 생존자들

IS에서 구출된 예지디 생존자들

 

SEPTEMBER9월

  • 소말리아 검찰청장은 기자를 대상으로 한 사건을 담당하는 새로운 부서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소말리아에 기자들이 부당하게 기소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보고서 <우리는 끊임없는 공포 속에 산다We Live In Perpetual Fear>를 발표해 소말리아의 표현의 자유 침해를 기록한 바 있다. 앰네스티는 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당국에 직접 옹호 활동을 벌였다. 현지 언론단체의 압박 역시 이 변화에 크게 기여했다.
  • 앰네스티가 7월 무장 단체 ISIS에 포로로 잡혀 있던 예지디 어린이 생존자의 처우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쿠르드 지역 정부가 어린이에게도 모든 배상이 지급될 수 있어야 한다는 국제앰네스티의 주요 권고사항 중 하나를 실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

 

OCTOBER10월

 

동의 없는 성관계가 강간임을 외치며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덴마크 시민들

동의 없는 성관계가 강간임을 외치며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덴마크 시민들

 

NOVMENBER11월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이 통과되고 기뻐하는 아르헨티나 여성들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이 통과되고 기뻐하는 아르헨티나 여성들

 

DECEMBER12월

  •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사형집행 모라토리움Moratorium on the use of the death penalty 결의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확정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한국이 완전한 사형폐지라는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겠다는 국제적 선언이자 약속이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내 사형제도 법적 폐지를 위해 오랫동안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 12월 30일, 아르헨티나 상원에서 찬성 38명, 반대 29명, 기권 1명으로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이 통과됐다. 이제 아르헨티나에서는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 중지 의료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제앰네스티를 포함해 아르헨티나의 여성 인권을 위해 싸워온 수많은 단체, 활동가, 여성들이 이룩한 승리였다.

2020년, 전 세계 국제앰네스티의 지지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연대하고, 행동한 여러분이 함께 만들어낸 것입니다.
모든 지지자 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후원
인권 활동을 지지해주세요!
당신의 후원은 더 많은 인권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후원하기

수, 2021/01/13- 00:32
10
0

경찰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벨라루스 시민들

경찰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벨라루스 시민들

 
벨라루스 내무부 최고위 관계자가 평화적 시위대를 상대로 불법 무력을 사용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라고 경찰에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의 음성 녹음본이 공개되었다.

벨라루스에서는 2020년 8월부터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어 왔다. 대부분의 시위는 평화적이었지만 벨라루스 경찰은 과도한 폭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했고, 이로 인해 다수의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벨라루스의 퇴직 경찰관들이 집회 탄압에 대응해 결성한 단체 BYPOL은 최근 벨라루스의 현 내무부 차관 미칼라이 카르펜카우 Mikalai Karpenkau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녹음본을 공개했다. 이 녹음본은 2020년 10월 무렵 그가 부하 직원들에게 한 발언을 녹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그는 내무부의 조직범죄 및 부패 대응 부서의 책임자였다.

이 녹음본에는 경찰의 인권 침해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발언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중에는 2020년 8월 10일 벨라루스 진압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으로 사망한 알약산드르 타라이코스키 Alyaksandr Taraykouski 사건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음본에 등장한 발화자는 부하 직원들에게 시위대의 고환과 배, 얼굴을 향해 고무탄을 발사하라고 지시하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위대를 대상으로 전용 수용소 마련을 제안했다고 한다. 또한 발화자는 이들이 사망하면 불필요한 국민이 제거되는 것일 뿐이라고 암시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히 국제법상 범죄 행위를 지시한 것이다. 또한 녹음본에서는 ‘국가 수장’의 직접적인 지시를 언급하고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데니스 크리보셰프 Denis Krivosheev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부국장은 “이 녹음본이 사실이라면, 벨라루스 정부가 계획적인 인권침해를 통해 평화적 시위대를 진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출 증거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이다. 이에 대해 (벨라루스 정부는) 즉시, 공정하게 효과적으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하며 “정부는 인권법 침해 사례를 조사하고 합리적인 의심이 가는 용의자를 공정 재판 절차에 따라 기소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이를 분명하게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는 벨라루스 시민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는 벨라루스 시민들

 

배경 정보
 

2020년 8월 9일, 26년간 장기 집권 중이던 대통령 알렉산더 루카센코 Alexander Lukashenko가 자신이 선거에서 압승했다고 주장하자,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판단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평화적이었지만 벨라루스 정부는 광범위한 체포, 폭력으로 대응했다. 경찰들은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 섬광 수류탄, 최루가스, 물대포 등을 사용했다.

2020년 11월 기준, 최소 25,000명 이상이 시위 과정에서 구금되었고 이 중 347명은 학생이었다. 320명 이상의 언론인도 구금되었다. 750명 이상의 사람들이 고문 및 기타 부당 대우를 당했고 4명의 평화적 시위자가 사망했다. 1,000명 이상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이유로 비사법적으로 기소됐다.

국제앰네스티는 벨라루스 정부에 경찰의 과도한 불법 무력을 중단하고 그간 벌어진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즉각 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화, 2021/01/26- 18:00
3
0

지난 2주에 걸쳐, 러시아 전역에서는 주말마다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Alexey Navalny가 정부에 의해 구금된 이후 다수의 시민들이 그의 석방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평화적 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며 집회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난 1월 27일에는 나발니와 관련된 정치인들과 활동가들을 대거 체포하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 하고 있다.

비행기에서 취재진에 둘러쌓여 있는 나발니

비행기에서 취재진에 둘러쌓여 있는 나발니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알렉세이 나발니는 유명 반정부 활동가이자 야권 지도자다. 그는 반부패재단Anti Corruption Foundation의 창립자로, 러시아 고위 공직자 및 정치인들의 부패를 다수 조사해 폭로해온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 1월 19일, 나발니의 반부패재단 팀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흑해 해안에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궁전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나발니의 이런 활동으로 인해 그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탄압받고 표현의 자유 및 언론의 자유를 침해 받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20일, 나발니는 비행기를 타고 톰스크(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8월 22일 나발니는 가족들의 요청으로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됐다. 9월 2일, 독일 정부는 나발니가 노비촉 신경 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노비촉은 소련이 냉전 당시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다. 이로 인해 러시아 수뇌부가 이번 범죄 또는 그 수습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혹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의 독살 미수 사건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지만, 지금까지 나발니가 화학 무기에 노출되었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건강을 회복한 그는 베를린에서 출발해 모스크바로 돌아왔지만, 셰레메트예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러시아 경찰에 의해 구금됐다. “집행 유예 의무 위반”이 체포 및 구금의 이유였다.

무력을 행사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러시아 경찰

무력을 행사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러시아 경찰

러시아 전역에서 일어난 시위와 폭력적 시위 진압

1월 17일 나발니의 체포 및 구금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2주에 걸쳐 주말마다 다수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런 시위대를 대규모로 체포 및 구금했다. 1월 31일 시위에서만 최소 4,000명 이상의 평화 시위자가 구금됐고 1월 셋째 주 시위 중 구금된 사람들까지 합치면 무려 8,000명 이상이 구금된 상황이다.

국제앰네스티 감시단은 모스크바에서 이루어진 잔인한 경찰 진압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다. 경찰은 사람들을 계단 밑으로 밀치고 시위대를 곤봉으로 폭행하며, 평화적인 시위대를 상대로 거칠고 비이성적으로 행동했다. “뭐 하는 거냐”는 질문을 하는 한 남성의 머리를 경찰이 곤봉으로 때리기도 했다.

건물 내부로 진입한 러시아 진압 경찰

건물 내부로 진입한 러시아 진압 경찰

활동가, 반정부파 정치인에 대한 탄압

집회가 벌어지기에 앞서 1월 21일 경찰은 알렉세이 나발니의 언론 담당 비서인 키라 야르미쉬Kira Yarmysh, 반부패 재단 직원인 게오르기 알부로프Georgy Alburov와 류보프 소볼Lyubov Sobol, 재단 변호사인 블라들렌 로스Vladlen Los를 비롯해 러시아 전역에서 재단과 관련된 수많은 인사들을 구금했다. 벨라루스 시민권자인 블라들렌 로스는 1월 25일까지 러시아를 떠나라는 추방 명령을 받았다.

또한 1월 27일에는 반정부 활동가, 언론인, 비평가들의 집을 진압 경찰이 수색하기도 했다. 나발니의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Yulia Navalnaya와 나발니의 동생 올레그Oleg Navalny가 거주하는 아파트와 반부패재단 사무실, 독립 미디어 단체 Mediazona 편집장 세르게이 스미르노브Sergei Smirnov 양친의 집, 의사연합동맹Alliance of Doctors Union의 수장 아나스타시아 바실리예바Anastasia Vasiyeva의 집 등 다수의 집에 대한 수색이 이루어졌다.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형법 236조(위생 및 감염병 수칙 위반)을 근거로 이러한 수색을 진행하였다. 수색 대상 중 다수는 1월 23일 시위의 주최자 및 참여자들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자유와 변화를 외치는 시위대를 억압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가 러시아 시민들의 인권과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다. (정부를 향한) 비판을 침묵시키려 하는 이런 필사적인 시도는 당장 멈추어야 한다

나탈리아 즈뱌지나Natalia Zviagina 국제앰네스티 러시아 사무소 국장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임의 구금과 그의 조사 결과로 시민들의 불만이 쇄도하자 정부는 이를 잠재우기 위해 과도한 무력을 행사하고 있다. 평화적인 시위대를 향해 과도한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정부는 이들이 정당하게 행사한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고 하는 일련의 행위를 즉각 중단한고 평화적으로 정치적 행동을 할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나발니의 반부패재단 직원들을 비롯해, 거짓 혐의로 “예방 차원의” 체포 대상이 된 시민사회 활동가와 모든 평화적 시위대를 즉시 조건 없이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화, 2021/02/02- 19:00
3
0
평화 시위를 하는 아프간 여성들과 그 앞에서 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탈레반 전사

평화 시위를 하는 아프간 여성들과 그 앞에서 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탈레반 전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 9월 7~8일 양일간 카불, 바다흐샨, 헤라트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평화적이었으나 탈레반 전사들은 총격을 가해 시위에 참여한 시위자들을 해산시키고 일부 여성 시위대에게는 전선으로 채찍질을 가하는 등의 불법 무력을 사용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카불 시위 현장에서 탈레반 전사들이 공중으로 총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독립적으로 확인 및 검증했다.

탈레반은 언론인을 향해서도 이런 불법 무력을 자행했다. 아리아나Ariana, 톨로Tolo, 에틸라트로즈 Etilaat-e-Roz 등 아프간 언론 매체의 언론인들과 카메라맨은 시위 현장을 취재하려다 탈레반 전사들에게 폭행 및 구금을 당했고, 그 후 장비를 압수당하거나 촬영분을 삭제당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재 아프간 각 도시에서 우리가 보고 듣고 있는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

사미라 하미디Samira Hamidi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캠페이너

이에 대해 사미라 하미디Samira Hamidi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캠페이너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탈레반은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재 아프간 각 도시에서 우리가 보고 듣고 있는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

아프간 국민들은 납득할 만한 이유로 자신의 미래를 두려워하며 거리로 나왔음에도 위협과 괴롭힘, 폭력에 마주해야 했다. 특히 이런 폭력은 여성들을 직접 겨냥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위 현장을 취재하려 시도했던 언론인 여러 명도 구금되고 폭행을 당했으며 장비를 압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탈레반은 단계적으로 긴장을 줄이고,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집회를 열고 시위할 수 있는 기본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언론인들 역시 폭력을 당할 우려 없이 시위 현장을 보도하는 것이 허가되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탈레반과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모든 영향력을 발휘하여 이러한 기본권을 보호하라고 요구해야 할 것이다.”

화, 2021/09/14- 18:00
4
0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로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작년 한 해 한국사회의 소외된 인권 문제를 발굴해내고 이를 보도하여 인권 가치와 의미를 확산시키는데 기여한 제23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심사위원장 이강현) 수상작을 발표했다.

올해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상 수상작은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서울신문 ▲KBS ▲국민일보 ▲KBS 등이다.

특별상은 노동자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활동으로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한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성소수자를 위한 축복 기도로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과 위로를 선사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안전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저항하고 있는 ▲이동환 목사에게 돌아갔다.

이강현 심사위원장은 “예년에 비해 차별/취약계층, 여성인권 성평등, 노동인권을 다룬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었고, 권력 기관으로 인한 인권 침해 사례나 고발 기사는 눈에 띄게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인권 이슈를 보도한 작품이 눈에 띄었으며, 새로운 노동 환경 아래 플랫폼 노동의 이슈를 다룬 작품도 주목할 만했다.”라고 심사평을 통해 말했다. 심사평 전문은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시상식은 3월 26일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코로나19 방역기준을 지키며 최소 인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심사위원단   (심사위원장 이후 성명 가나다순)

이강현(KBS 드라마센터 제작위원), 김수아(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 김윤경(뉴스1 국제전문위원/부국장), 류지열(KBS PD), 심석태(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윤지현(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정혁준(월간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 최민영(경향신문 경제부 부장)

제23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심사평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다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해 온 앰네스티의 정신에 맞게,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997년부터 인권보호에 기여한 언론인과 매체를 선정하여 그 공적을 기리고 언론의 책무를 강조하는 언론상을 수여해 왔다.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은 올해로 23회를 맞았으며, 인권과 표현의 자유 보장, 양심수 석방, 사형제 폐지, 군부대와 비정규직 및 이주노동자의 인권 상황 개선은 물론 여성과 성소수자,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상황 개선과 난민을 위한 국제적인 여론 환기 등을 위해 노력해온 언론인을 기념해 왔다. 2021년부터는 3월 28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창립기념일 기간에 시상식 일정을 옮겨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 아래 사회적, 물리적 거리두기를 경험 중인 초유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언론은 비정규직,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기본권 침해를 고발하고 이들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제한된 취재 여건 속에서도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자 노력한 많은 언론인들이 응모하여 올해는 총 69건의 작품이 출품하였다. (TV와 라디오 등의 방송 매체 28건, 온라인 매체 21건, 신문을 포함한 인쇄 매체 20건)

예년에 비해 차별/취약계층, 여성인권 성평등, 노동인권을 다룬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었고, 권력 기관으로 인한 인권 침해 사례나 고발 기사는 눈에 띄게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인권 이슈를 보도한 작품이 눈에 띄었으며, 새로운 노동 환경 아래 플랫폼 노동의 이슈를 다룬 작품도 주목할 만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을 살펴보면 초유의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심야 노동을 비롯한 살인적인 과로에 시달리는 택배 노동자, 요양병원에서 갇혀 있다시피 한 노인 및 정신질환자, 여성 및 성소수자 등의 인권 침해 상황을 고발하며,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 묻혀 소외된 인권 이슈를 환기하고 문제 제기를 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이외에도 비정규직과 외국인 노동자 인권, 스포츠 성폭력, 차별과 혐오 문제 등을 고발한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올해는 산업 재해와 과로사로 희생되는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하는 기사들이 예년에 비해 많이 출품되었고, 취약 계층에 대한 기사들 또한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새로운 취약계층으로 드러난 사회적 약자가 증가했고, 이들의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 사회적 환기가 필요함을 다시금 알려준다.

전반적으로 단순한 사건보도나 문제 고발에 그치지 않고 심층보도, 연속기획 등을 통해 사회적 공론의 장을 만들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언론인들의 적극적인 취재 방식들이 눈길을 끌었으며, 한 매체 안에서도 여러 편의 좋은 작품들이 출품되어 본상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모든 출품작을 놓고 예심, 본심 그리고 최종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심사가 진행되었으며, 방송과 신문, 학계를 아우른 총 8명의 언론상 심사위원단은 본심과 최종심을 진행했다. 본선에 올라온 27편의 작품을 놓고 ‘시의성과 참신성, 완성도 그리고 사회적 반향’이라는 언론상 심사기준을 고려하고, 심사위원들의 치열한 토론을 거쳐 총 6편의 수상작이 결정되었다. 아울러 두 분의 특별상 수상자를 선정하였음을 밝힌다.

수상작 (제목 가나다순)

· 경향신문
· 오마이뉴스
· 서울신문
· KBS
· 국민일보
· KBS
·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이사장, 이동환 목사

▲경향신문 우리 사회의 오랜 숙원 중 하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인권위 제안, 평등법)의 제정이다. 차별금지법이 물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마법의 지팡이는 아니지만, 이 법은 우리 사회가 무엇을 차별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어떤 것이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출발점이 된다. 경향신문 보도는 차별/권력 원그래프를 통해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교차차별의 문제를 고민하게 했고, 자신의 소수자성을 숨겨야만 사회에서 낙인찍히지 않기 때문에 ‘커버링’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정상규범에 벗어나는 사람들에게 가하는 폭력들을 드러내주었다. 14년간 국회에서 공전하기만 했던 논의가 이제는 마무리되어,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나만의 상처를 모두의 과제로 풀어갈” 수 있는 2021년이 되기를 바란다.

▲오마이뉴스 사귀던 상대의 폭력으로 열흘에 한 명이 죽음을 당한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기사는 2년 간의 판결문을 전수조사해 교제 폭력에 둔감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발하고, ‘데이트’라는 낭만적 단어 속에 숨어 있는 폭력의 참혹한 실상을 조명했다. 특히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해법을 모색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신문 깜깜한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열악한 노동 환경과 장시간 노동 탓에 새벽을 보지 못한 채 쓰러져 갔다. ‘당신이 잠든 사이, 달빛 노동 리포트’는 이런 야간노동자들의 죽음과 산업재해 통계, 사회적 비용을 어둠에서 끄집어내 우리 사회에 보여준다.

▲KBS 노동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한해 2천 명이 넘고 자본이 축적, 집중될수록 플랫폼 노동행태로 대표되는 저질의 일자리가 급증하는 현실을 6개월 동안 문제제기에 그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대안까지 제시하면서 집중보도한 작품이다. 건강한 노동권은 인권의 기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도 크게 기여한 KBS기자들의 활약에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주었다. 계속해서 노동인권에 대한 언론의 매서운 감시를 기대한다.

▲국민일보 평생을 격리 수용된 상태에서 잊힌 채 장기 수용된 정신질환자들의 인권 침해를 환자 37명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고발하고, 빅데이터 마이닝 방법을 통해 정신병동에 장기 입원한 환자의 실태를 최초로 파악한 보도다. 격리 수용 위주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공존을 위한 대안을 다룬 것을 높게 평가했다.

▲KBS > 코로나 19로 고립된 요양병원에서 노인들이 항정신병 약물로 통제당하는 인권 사각지대의 현실을 연속보도로 고발했다. 코로나 19 아래 잘 드러나지 않았던 요양병원의 인권 침해 실태를 심층적으로 보도하였으며 노인 인권을 위해 사회적 인식을 환기한 점, 보건복지부의 항정신병제 처방 감독 개선을 끌어낸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심사위원회는 특별상 수상자로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이동환 목사를 선정했다.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이사장 일은 삶과 같이 가야 한다. 일은 안전해야 하고 인간다워야 한다. 일하다 먼저 간 아들과 같은 사례가 더는 없어야 한다고 온몸으로 외치고 계신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이사장. 재단을 만들어 연대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제도 확보를 위해 단식투쟁도 불사하는 전사가 되었다. 김미숙 이사장이 더 이상 싸워야 하지 않는 날이 오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특별상을 드린다.

▲이동환 목사 성소수자 차별에 맞서 퀴어문화 축제에 참여한 이들에게 축복기도를 하였고, 이로 인해 교단의 징계를 받게 된 어려움 속에서 ‘차별’이 아닌 ‘화해와 사랑’이라는 종교적 덕목을 직접 실천한 공로를 기억하고자 특별상을 드린다.

끝으로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심사위원단은 성별 정체성을 밝혔다는 이유로 강제 전역을 당했지만,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맞서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었던 故변희수 하사의 용기를 기억하고자 한다. 혐오와 차별에 맞서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맞서 싸우다 세상을 떠난 고인을 특별 언급을 통해 애도하고자 한다.

아쉽게도 수상작에 오르지 못했지만 출품작 모두 한국사회의 인권침해 현장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한 수작으로 평가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인권 향상을 위해 좋은 콘텐츠를 제작해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2021. 3. 23
심사위원장 이강현


국제앰네스티는 1961년 설립된 국제 비정부기구 (NGO, Non-Governmental Organization)로 전 세계 160개국 이상 1,000만 명의 회원과 지지자들이 함께하는 세계 최대의 인권단체이다. 국적·인종·종교 등의 그 어떤 차이도 초월해 활동하며,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경제적 이익으로부터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국제사회에서 합의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조사 활동을 진행하고 표현의 자유, 사형제도 폐지, 고문 반대, 여성과 성소수자 권리 보호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와 협의자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1977년 노벨평화상과 1978년 유엔인권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972년에 설립되어 국내외 인권 상황을 알리고 국제 연대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수, 2021/03/24- 03:05
7
0
강제송환은 국제법 농르풀망 원칙을 위반
국제앰네스티, 전세계 연대 메시지를 미얀마에 송출하는 캠페인 진행

지난 5월 9일 태국 당국이 미얀마 언론인 3명과 활동가 2명을 체포한 것에 대해,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이 강제송환 되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이며 이는 국제법상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인 농르풀망 원칙(non-refoulement)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가 확인한바, 지난 5월 9일 태국 치앙마이에서 ‘버마 민주화의 소리(Democratic Voice of Burma, DVB)’ 기자 3명과 활동가 2명이 태국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강제송환 될 위기에 놓였다.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는 여러 언론매체의 면허를 취소했으며 현재 수십 명의 기자들이 자의적으로 구금 및 기소되거나 체포될 위험에 놓여 있다. DVB는 미얀마 군부가 TV 면허를 취소한 3월 8일까지 미얀마의 쿠데타 반대 시위를 취재하고 있었다.

국제앰네스티 밍 유 하(Ming Yu Hah) 캠페인 지역 부국장은 “태국 정부는 이들을 절대 미얀마로 강제송환해서는 안 된다. 강제로 송환되면 이들은 자의적 체포, 구금, 고문 그리고 부당대우를 당하고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에 놓일 것이다. 또한, 강제송환 시 태국은 농르풀망 원칙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게 된다. 미얀마에서는 구금자를 대상으로 고문과 부당대우가 이루어진다는 보도가 오래전부터 있었고 이는 쿠데타 이후 더욱 극심해졌다”며, “DVB는 수년 간 미얀마 군부 정권에 책임을 요구하며 거침없이 목소리 내온 언론이다. 이 기자들이 미얀마로 돌아간다면 더욱 중대한 위험에 놓일 것이기에, 국제법에 따라 태국 정부는 안전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법상 금지된 모든 강제송환을 예외 없이 반대한다. 강제송환 금지 원칙인 농르풀망 원칙은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할 실질적인 위험이 있는 다른 국가 또는 관할권으로의 송환을 금지하는 국제법 원칙이다. 이는 국제 관습법에 포함되어 있어 조약의 비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국가에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

이와 더불어, 국제앰네스티는 DVB와 협력하여 전 세계 시민의 연대 메시지를 미얀마 시민에게 송출하는 캠페인(#MyanmarNeverSilenced)을 진행 중이다. 미얀마 군부의 엄격한 인터넷 통제 아래, 미얀마 시민들은 DVB와 같은 위성방송과 라디오에 의존해 정보를 얻고 있다.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기억하며 기획된 해당 캠페인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 5월 1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MyanmarNeverSilenced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제앰네스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목, 2021/05/13- 19:00
2
0
식민지 시대 제정된 형법으로 표현의 자유 억압
국제앰네스티, “미얀마에서 저널리즘은 사실상 범죄화 됐다”
DVB 민 니오 기자

DVB 민 니오 기자

지난 5월 12일 미얀마 법원이 미얀마의 군 쿠데타 반대 시위를 취재한 ‘버마 민주화의 소리(DVB, Democratic Voice of Burma)’ 소속 기자 민 니오(Min Nyo)에게 유죄와 함께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니오 기자는 미얀마 형법 505조 a항에 의거하여 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식민지 시대에 제정된 형법으로 군인과 경찰 등이 반란을 일으키거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진, 또는 그걸 가능성 있는 성명이나 기사, 소문 등의 제작 및 유포하는 행위를 범죄화한다. 해당 조항을 근거로 미얀마 군부는 언론과 활동가를 억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범해왔다.

이에, 국제앰네스티 에머린 길(Emerlynne Gil)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 사무소 부국장은 “민 니오 기자에게 선고된 유죄 판결과 3년의 징역형은 목숨과 자유를 걸고 군부의 학대를 밝히려는 미얀마 언론인들이 처한 참담한 상황을 방증한다. 군사 쿠데타 이후 수많은 기자들은 자의적 구금, 협박, 체포 그리고 총격까지 당했고 미얀마에서 저널리즘은 사실상 범죄화 됐다”며, “민 니오 기자를 포함해 군사 쿠데타에 대한 평화적 반대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옥 및 구금된 모든 기자, 활동가, 인권옹호자의 판결을 기각하고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니오 기자는 올해 3월 3일 미얀마 바고 지역의 프롬(Pyay)라는 도시에서 체포됐으며, 소속 언론사인 DVB에 따르면 니오 기자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 구타를 당해 부상을 입었다. 지난 2월 1일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는 DVB를 포함한 여러 언론매체의 면허를 취소했으며 현재 수십 명의 기자들이 자의적으로 구금 및 기소되거나 체포될 위험에 놓여있다.

한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한국 정부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발표한 미얀마에 대한 포괄적 무기 금수 조치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 채택을 지지하고 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에 미얀마 군부의 살인과 불법 억류 행위를 규탄할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탄원 서명을 시작한다. 탄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월, 2021/05/17- 17:30
5
0

“수지가 우리를, 제노사이드를 부정하다니”…로힝야엔 아직 먼 정의

난민캠프서 본 ICJ재판 

 

전은경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활동가

 

http://img.khan.co.kr/news/2019/12/17/l_2019121801002083100172751.jpg" style="width:700px;height:466px;" />

미얀마 소수 무슬림 로힝야족 난민이 지난 11일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캠프에서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이 군부의 로힝야 학살 여부를 확인하는 국제법정에 출석해 변론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지켜보고 있다. 콕스바자르 | AF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남동부 난민촌 , 미얀마 탈출 100만명 거주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 난민캠프. 비닐천막과 나무로 엮은 숙소들이 지평선에 닿을 만큼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미얀마에서 탈출한 약 100만명의 로힝야들이 거주하는 세계 최대 난민촌이다. 

 

지난 10일 나는 이 캠프에 있었다. 캠프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재판 소식에 기대가 가득한 분위기였다. 때마침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동안 차단했던 인터넷도 5일간 개방해주었다.

 

재판 지켜본 로힝야 사람들, 수지의 ‘학살 부인’에 절망

 

로힝야들은 드디어 자신들의 문제가 ICJ에서 다뤄진다니 희망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재판이 전 세계로 중계되던 그날, 기도하는 마음으로 금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재판 둘째날인 11일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의 발언에 절망으로 바뀌었다. 

 

수지 자문역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자원 부국에서 다분히 일어나는 내부 무장갈등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읽었다. 그는 미얀마군이 국제인도법을 무시하고 부적절한 힘을 사용했거나 전투요원과 민간인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수지 자문역은 그러면서도 인종학살 의도는 없었다며 학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국제사회가 너무 성급한 판단을 하고 있다며, 미얀마의 군 사법제도에 따라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진상규명 활동을 존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수지 자문역의 발언을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로힝야들은 노벨 평화상까지 받은 수지 자문역이 학살 혐의를 그렇게 태연하게 부인하는 것을 보고 깊은 절망감을 느끼는 듯했다.

 

캠프서 만난 생존자들 모두 집단학살·성폭행 등 증언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웅산 수지가 우리를, 제노사이드를 부정하는 것을 보니 정말 슬픕니다. 수지는 노벨 평화상을 받은 사람이에요.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할 사람이 우리를 부정했어요. 우리는 수많은 증거들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 마을에서만 42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어요. 미얀마 정부도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수지는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네요. 어떻게 진실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캠프에서 만난 론 동 마을 아불(58)의 증언이다.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군인들이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아이들을 불구덩이에 던졌어요. 그런데 수지는 거짓말을 하고 있네요. 우리 마을에서만 500명 이상이 죽었습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습니다. 그날 이후 모든 것을 잃었으니까요.” 뚤라똘리 마을의 라시드(62)는 자신이 겪은 참상을 이야기하며 “나는 어디에서든 증언할 수 있어요. 내 눈으로 본 것을”이라고 했다.

 

마을별 로힝야 집단학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사단법인 아디의 보고서에 따르면 뚤라똘리 마을은 최악의 군사작전이 벌어진 곳이다. 마을행정관은 군인들이 들이닥치면 ‘데저트’라고 불리는 백사장으로 모이라고 했지만 결국 그곳에는 총알이 쏟아졌다. 사람들은 강에 뛰어들었지만 대부분은 그 강을 건널 수 없었다. 물가에는 시신이 떠다녔고, 칼에 찔리고 총에 맞은 아이들의 시신이 건져졌다. 군인들은 여성들을 민가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캠프에서 만난 이들 가운데는 아무런 증거도 없이 체포되어 감옥에서 3~4년을 복역한 후 풀려난 로힝야들도 있었다. 이들은 로힝야 반군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아니냐는 추궁을 받으며 구금시설에서 심각하게 구타를 당해 치아가 뽑혀 있었고, 몸 이곳저곳에 상처가 가득했다.

 

이곳 캠프에 오기 전 내가 본 로힝야들은 모두 슬픈 눈을 가지고 있었다. 남편과 아들을 미얀마군의 총과 칼에 잃고 시신마저 불태워져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이도,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라며 묻던 이도. 

 

그러나 내가 캠프에서 직접 마주한 로힝야 사람들의 눈에 슬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눈빛도 보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우리는 정의를 원합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코를 찌를 듯 악취가 가득한 공기, 파리 떼가 들끓는 집안,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깜박이는 불빛 아래에서 자신들이 고향에서 겪은 일들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이들의 눈은 그 무엇보다 반짝였다.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증거와 증언들이 존재한다. 이곳 캠프에 있는 이들은 모두 제노사이드의 피해 생존자이고 목격자들이다. 테러리스트 토벌을 명분으로 진행된 미얀마 군인들의 군사작전으로 민간인들이 살던 로힝야 마을 약 400곳에서 집단학살과 방화, 성폭행, 약탈이 진행되었다. 내가 캠프에서 만난 5개 마을의 피해 생존자 96명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잔혹한 학살의 패턴이었다.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이었던 수지 자문역은 이미 “로힝야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한 바 있다. 그는 로힝야에 대한 혐오와 편견, 테러리즘이란 프레임이 만든 공포에 편승해 이들에게 벌어진 잔혹한 학살, 반인도적 범죄의 진실을 외면해왔다. 그리고 수지 자문역이 이번 ICJ 최후진술의 3379단어 중 ARSA를 언급할 때를 제외하고는 ‘로힝야’라는 단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건강해 보이지 않는 그들을 보며 세월이 흘러 사라질지도 모르는 증거들과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내가 만난 로힝야 사람들은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로힝야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과 탄압,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제노사이드에 대해 더 많이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로힝야’ 언급조차 꺼린 수지. 난민, 지원보다 정의에 절박

 

누가 이들을 비참한 상황으로 내몰았는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 고맙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겠다며 눈물을 훔치던 한 어르신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들은 국제사회의 단순한 지원이 아닌 정의를 원하고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12172127005&... target="_blank" rel="nofollow">경향신문에서 보기 >>

수, 2019/12/18- 17:59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