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김해시지회 해당 작품 친일파라 부적절 판단
빠르면 이달 중 철거 작업 예정
이형탁 기자
경남 김해시에서 잇따라 발견된 친일파 모윤숙 시인과 박시춘 작곡가의 작품 비석이 모두 철거된다.
김해시는 관리주체인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김해시지회가 해당 비석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현충시설에 친일파 작품이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달,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김해시지회는 이를 수용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김해시지회는 해당 비석이 현충시설에 있는 만큼 국가보훈처 경남동부보훈지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빠르면 이달 중으로 철거·교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대로 철거되면 18년 만에 친일 잔재가 이곳에서 사라지게 된다.
김해시민체육공원에는 모윤숙 시인의 시비와 박시춘 작곡가의 노래비가 서 있다. 이들 작품 비석은 지난 2003년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김해시지회에서 김해호국무공수훈자전공비를 해당 공원에 건립하면서 함께 세워졌다.
경남 김해시민체육공원에 설치된 호국무공수훈자전공비 뒤편에 해당 친일 작품 비석이 있다. 이형탁 기자
모윤숙 시인과 박시춘 작곡가는 지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낸 4천여 명의 친일파가 담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이들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 포함돼있다.
경남 밀양 출신 박시춘 노래비에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작곡한 ‘전우야 잘 자라’가 새겨져 있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박시춘 작곡가는 일제강점기 일본의 침략 전쟁을 찬양하는 군국가요를 13곡 정도 작곡한 것으로 확인된 명실상부한 친일파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 모윤석 시비에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쓴 것으로 알려진 반공 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가 새겨져 있다. 그녀는 1940년대 일제 침략 전쟁을 찬양하는 시 ‘지원병에게’, ‘어린 날개-히로오카(廣岡) 소년항공병에게’ 등의 여러 작품을 써낸 친일파다.
김해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김해시지회가 친일 작품이 현충시설에 있는 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철거하기로 결정했다”며 “국가보훈처는 예산 지원을 하고 시는 철거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거 111주기’ 기념사업회 지역지부 추진
26일 오후 광주시립미술관 일원서 진행
온라인 역사교육 체험프로그램 중계도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1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언택트 방식의 특별한 역사 교육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방 탈출’ 게임 형태의 역사 추리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안 의사의 삶과 정신을 재미있게 배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광주전남지부는 광주실천교육교사모임과 함께 오는 26일 오후 3시부터 광주 북구 중외공원 내 광주시립미술관 일원에서 ‘안중근 의사 하얼빈의거 111주년 기념 역사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안중근 의사 서거 111주년을 기념해 지역 학생들에게 유익한 역사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사단법인 한말호남의병기념사업회, 전교조 광주지부, 진정한광복을생각하는시민의모임 등도 손을 보탠다.
프로그램은 ‘코레아 우라, 광주 중외공원에서 안중근의사를 찾아야 한다고?’라는 주제의 현장 체험과 ‘차이자거우 기차역, 의문의 사나이를 도우라! 불가능한 미션을 가능케하라!’라는 주제의 온라인 수업 등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난이도가 다른 테마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의 ‘방탈출’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참여 대상은 초등 3·4학년부터 성인까지이며 교사나 부모가 함께 참여가능하다.
광주실천교육교사모임이 공익적으로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행사 이후에도 온라인에서 언제든 참여가능하다.
모집인원은 2~4인 15팀 내외로 성인 인솔자가 포함되어야 하며 참여 접수는 24일 자정까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광주전남지부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안 의사의 서거를 기리고 그의 삶과 역사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온라인 방탈출 게임을 연계한 언택트 방식의 이번 행사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중외공원에는 1995년 건립된 안중근 의사 동상과 ‘대한의사안공중근숭모비’가 세워져 있다. 해당 숭모비 건립은 1961년 광주·전남 지역민이 주최가 된 전국 인사들이 추진했으며 무등산이 있는 의향 광주에 설립하자는 의견에 따라 전국에서 처음 이곳에 세워졌다. 숭모비는 관리 소홀로 한동안 분실됐다 지난해 되찾기도 했다.
광주에 남은 일제 잔재에 대해 그 죄상과 내역을 담은 단죄비 설치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이 올해도 이어진다. 이를 계기로 단죄비만 설치할 것이 아니라 외관이 보존된 주요 거점에 대해서는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13일 광주 광산구 송정공원 금선사 입구에서 광주 친일잔재 청산 단죄문 설치 및 제막식을 갖는다.
광주 시장과 시의회의장, 시교육감을 비롯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 유가족과 광복회 회원들이 행사에 참여한다.
일제 시대 광산군 송정면의 송정 신사 모습
지난해 광주공원 윤웅렬·이근호 선정비 등 3곳에 단죄비가 설치된 데 이어 올해는 7개의 단죄비가 추가된다.
우리나라에 남은 유일한 목조 신사 건물인 송정공원과 원효사 내 친일인사 송화식 부도탑·부도비(본보 2017년 3월 1일 1면 보도), 화정동 학생운동기념관 주변 지하동굴 , 남구 사동 양파정 현판, 서구 세하동 습향각 서판, 동구 선교동 서정주 시비 등이다.
특히 행사가 치러지는 송정공원 내 금선사는 일제 시대 세워진 신사(神社)를 해방 이후 사찰로 바꾼 시설물이다.
일제는 3년 내에 전남 도내 243개 부읍면 전체에 신사를 신설하고자 하는 등 전국에 854개의 신사를 세웠으며 이 과정에서 송정 신사는 1922년 광산군 송정읍에 세워졌던 신명 신사를 1940년 오오츠카 료헤이 등 53명의 청원을 통해 승격됐다.
더군다나 송정공원 내에 세워진 나무아미타불탑이 사실 광주공원 신사에 세워진 것과 같은 충혼탑이었으며 여기에 일본에 대한 충성을 강요했던 ‘황국신민서사’가 새겨졌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 송정신사에는 신사 건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계(參階), 신목(神木), 참도(參道), 봉등(奉燈)이 조성돼 있다.
해방 이후 사찰로 조성되면서 일부 모습이 바뀌긴 했으나 학계에서도 “송정 신사의 사각형 서까래 등 건물 모습은 일제시대 영향을 받아 건립된 형태”라며 말하고 있다.
이처럼 조선인을 신사에 강제로 참배하게 한 ‘내선일체’가 이뤄졌던 현장인 송정 신사를 역사의 교육 현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목소리는 수년 전부터 제기됐었다.
그러나 금선사는 현재 광주 한 불교계 학원 재단이 소유하고 있고 산림은 산림청 소유 국유지인 데다 군데 군데 사유지도 혼재돼 있어 좀처럼 논의되기 어려웠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신사는 일제가 조선인을 일본인으로 만들고자 정신을 개조하고자 한 장소”라며 “전국에 보기 드물게 원형이 보존된 신사를 활용해 일제가 어떻게 우리를 침탈했는지, 역사의 비극이 또다시 재발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새기는 역사의 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일제 잔재를 조사해 공식 보고서까지 작성하고 단죄비를 세워 앞장서고 있다”며 “연구와 조사 이후에는 일반 대중들이 이를 잘 알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덧붙였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