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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LH 사태로 본 농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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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LH 사태로 본 농지 문제

admin | 금, 2021/04/02- 18:26

[월간경실련 2021년 3,4월호 – 시사포커스(1)]

LH 사태로 본 농지 문제

오세형 경제정책국 팀장

지난 3월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공개와 관련 언론보도가 있었다.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LH 임직원과 그 가족들이 사들인 토지는 총 10필지(2만 3,028㎡, 약 7,000평)로, 매입비용이 약 100억 원에 달했고 이 중 58억 원 넘게 지역 농협 등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토지의 98.6%가 농지였다고 한다. 이러한 투기는 정책 입안·실행 관련자의 내부정보 이용, 이해충돌 등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투기의 대상이 결국 ‘농지’였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는 작년부터 농지 정의 실현을 핵심과제로 삼아 행정부 고위공직자와 입법부 국회의원의 농지 소유 등을 조사하여 발표하고 농지법 개정 토론회 등을 개최하면서 꾸준히 농지 문제를 제기하여왔다. 그것은 농지에 관한 경자유전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음을 밝히고자 했던 것이고, 이번 LH 사태 역시 농업인이 아닌 자의 농지 소유가 매우 광범위하고 쉽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다.

헌법 제121조 제1항은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농지법 제6조 제1항은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고 하고 규정하고 있다. 비농민의 농지 소유가 금지되어야 함에도 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많은 예외조항으로 농지 소유가 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농민에게 농업인에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지를 소유하기 위해선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하고 해당 증명을 발급 받기 위해서는 농업경영계획서 등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농민의 농지 소유가 가능했던 것은 그러한 최소한의 절차마저 제 기능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향후 영농계획서 등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계속적인 현장조사를 통해 비농민의 농지 소유와 이용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농업회사법인의 농지 매입과 매도로 얻는 시세차익 등의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허술한 법률과 제도를 악용하여 농업회사법인이 사실상 농지투기회사가 된 것이다. 정부는 목적 외 사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실제 운영이 거의 없는 농업법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기초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해산 등을 실시해야 한다. 국회는 완화되어 있는 농업회사법인 설립요건도 강화하여 본래 취지의 농업경영과 농산물의 출하·유통·가공·수출 및 농어촌 관광휴양사업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비농업인의 출자비율이나 조합원 요건에 비농업인을 최소화하여, 농업경영체 육성 취지에 맞게 법률과 제도를 고쳐야 한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이번 땅 투기 문제의 또 다른 핵심은 허술한 농지취득 및 농지관리이다. 정부는 LH 투기 사건 관련 합동조사를 하면서 다른 공공사업에서의 농지 관련 매매 부분도 조사하여 투기 의혹을 밝혀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하여, 상시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농지통합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농지관리기구’를 설치하여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직자 부동산투기 신고센터를 개소했다. 많은 제보로 투기 문제가 제대로 밝혀져 더 투명하고 깨끗한 공직사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더 늦기 전에 농업계의 해묵은 숙제인 농지 소유와 이용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찾도록 정부와 국회가 의지를 갖고 강력하게 해결해 나가길 바라본다. 끝으로 한 문장을 더한다면, “농지는 농민에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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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ㆍ주민소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허훈 대진대 행정학과 교수

 

직접민주주의 제도의 후발선진국?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49년 지방자치법을 만들어 놓고도, 정작 지방선거는 1952년 봄 전쟁 통에 치러졌다. 그것도 당시 이승만대통령이 야당의 도전을 막기 위해 지방의회를 이용하려는 의도에서였다. 5.16군사쿠데타 후에는 지방자치는 법은 있어도 죽은 제도였다. 유신정권과 전두환 군사정권은 지방자치를 행정능률과 권력독점에 방해되는 것으로 인식했다. 그래서 통일 후에 하자, 재정자립도 보아가면서 하자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헌법 부칙조항에 넣었다.

지방자치가 다시 실시되기 위해서는 숱한 민주열사들의 피와 땀이 필요했다. 1987년 민주화 투쟁의 결과 겨우 지방자치가 소생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도 중앙권력은 지방선거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방자치 전문가들이 헌법소원을 내고서야 겨우 1991년에 지방의회선거를 할 수 있었다. 참으로 중앙권력자들이 지방자치 및 분권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역사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제도는 도입 따로 실행 따로인 경우가 많은데, 지방자치역시 그랬다.

지방자치에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그렇다. 1995년 자치단체장 선거를 통해 소생한 지방자치는 그러나 점차 지방선출직들의 정책독선과 일탈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주민들의 지방자치 참여를 확대하고, 또 대의민주주의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주민투표(2004년), 주민소환(2006년), 주민소송(2007년)이 차례로 도입되었다. Smith & Tolbert(2004)가 직접민주주의의 3각 편대라고 칭한 것들을 모두 도입한 것이다. 주민투표의 예를 들면, 우리는 주민투표법 7조 1항에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으로서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본의 경우는 어떤 특정 자치단체에 적용되는 법률을 제정할 때만 주민투표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주민투표제도가 훨씬 앞선 것이다. 제도만으로 보면 실로 지방자치 제도의 후발선진국이라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이다.

 

주민투표.주민소환 등의 운용 실상은?

하지만 이들 직접민주주의 제도의 사용실적은 극히 저조했다. 그동안 주민투표나 주민소환 등이 운용된 모습을 따라가 보자.

주민투표는 2004년에 법제환 된지 13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8건 만이 실시되었다. 한해 0.6건 정도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투표는 했지만 투표자수가 1/3이 안되어 미개표 한 것이 1건(서울시 무상급식지원범위에 대한 주민투표), 주민투표 청구단계서 실패한 것이 2건이다. 실제 주민투표 결과가 나온 것은 5건에 불과하다(행정안전부, 2017년 7월 31일 통계).

주민소환은 실시 10년여에 투표가 실시된 것은 8건에 불과하고, 미투표로 종결된 것은 78건에 달한다. 투표가 실시된 것 중에서도 소환에 성공한 것은 하남시 의원 2인이 화장장 건립추진과 관련하여 소환된 것이 전부이다.

한편 주민소송은 11년 실시 역사 중에서 33건이 시도되었는데. 이중 31건이 종결되었고, 7월 현재 2건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종결된 주민소송건수 중 원고인 주민이 승소한 것은 2건에 불과하다(일부승소 2건).

이를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보자. 우리의 경우는 주민소환의 청구대상자가 장과 의원에 국한된다. 일본은 주민소환이라 하지 않고, 해직청구라 한다. 장과 의원에 대해 해직청구를 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주민투표를 한다. 다만 일본은 장과 의원이외에도 부단체장, 선거관리위원, 감사위원 및 공안위원, 행정구의 청장 등에 대해서도 해직청구가 가능하다. 후자의 경우는 지방의회에서 2/3출석 3/4동의로 직을 잃는다. 요컨대 주민들이 장과 의원만이 아니라 공직 전반에 걸쳐 직접 징벌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청구대상자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것이 한국 주민소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국회의원의 소환제도가 없는 것도 한국정치의 큰 문제이다).

일본의 경우 해직청구가 성립된 것을 살펴보면(2006-2014), 2013년에 의원 1건. 2014년에 장 1건이 성립. 2012년에 장 4건이 성립. 2007년에 장 2건 성립, 2006년에 장 1건 성립 등 비교적 여러 사례가 있다(일본, 총무성 자료 각 연도. 해직의 청구건수 및 결과). 이 중 2007년에 성립한 도찌기 현의 이와후나정(후에 도찌기시에 통합)의 경우는 장이 통합에 대한 주민투표가 찬성임에도 불구하고 합병협의회를 폐지시킨데 대하여 해직청구가 이루어져서 받아들여졌다. 같은 해 찌바현 쪼시시의 시장의 경우는 시립종합병원의 폐지를 강행한 것에 대하여 시민들이 공약위반을 들어 해직청구 투표를 요청하고 해직을 시킨 것이다(아래 표 참조).

그렇다면 일본의 해직 청구요건이 더 까다로울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경우 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은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소환 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이상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 한편 일본의 청구요건은 유권자의 3 분의 1(유권자수가 40 만 명 초과 80 만 명 이하의 경우에는, 그 40 만을 넘는 수에 6 분의 1 을 곱한 수와 40 만에 3 분의 1 을 곱한 수를 합산한 수) 이상의 서명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시정촌장)의 해직을 요구할 수 있다. 50만 명의 유권자가 있다면, 한국은 7.5만의 서명이 있어야 청구가 가능한데, 일본은 14.9만 명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 주민소환만 놓고 보면 청구요건이라는 제도상의 문제는 일본이 더 크다. 일본의 해직청구요건은 더 까다롭지만, 장과 의원 등에 대하여 주민소환이 성립되는 경우가 한국보다 월등히 많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관련 법령의
개선과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의식 필요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주민투표나 주민소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두 가지로 들 수 있었다. 하나는 한국의 직접참정제도가 너무 경직되게 운영되는 것과 둘째는 한국의 유권자들의 주민투표나 주민소환에 대한 참여의식이 개선되어야 함을 들고 싶다.

먼저 경직된 운영의 측면을 살펴보면, 주민소환이든 주민투표이든 청구서명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민등록번호를 적도록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허훈ㆍ정재화, 2017). 우리의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하는 것은 재산상이나 신분상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직결된다. 주민투표안건이나 주민소환에 동의하여 서명하려하다가도 되돌아올 막연한 두려움에 서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얼버무리는 식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주민의 직접참정권을 행사하는 데까지 엄격하게 주민등록번호를 적지 않았다고 하여 유효서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이다. 청구자요건수는 일본보다 적은 수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서명을 받기 어려워 청구요건을 채우기가 극히 어렵다. 그러므로 서명부에 주민등록번호를 쓰는 대신 출생연도를 쓰는 것으로 법령을 개정할 필요가 크다.

둘째, 서명청구운동방법에도 문제가 발생하였다. 주민소환운동의 방법을 정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9조는 서명부를 사용하여 구두로 요청하는 외에는 다른 방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청구대상자의 서명반대 활동에는 사실상 어떤 규제도 없다. 청구원인이 되는 사항에 대하여 공무원이 이를 설명하거나, 그 자신이 관련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어떤 일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반면 소환운동그룹은 어떤 홍보물도 만들 수 없다. 주민투표의 경우에도 야간집회나 호별방문을 규제하는 등 너무나 엄격히 투표관리를 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제도장벽으로 나타나게 되어 서명부를 미제출하게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따라서 관련법 조항을 수정하여 서명청구운동의 제한을 완화하여야 한다.

셋째, 서명요청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현재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청구인대표자와 그가 위임한 서명요청권자 즉 수임인이다. 그런데 이들 수임인에 대하여 지나치게 까다롭게 자격을 부여한다. 즉,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18조 3항은 공직선거법 60조 1항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 대한 규정을 그대로 인용하여 서명을 받는 수임인 자격을 부여한다. 이는 선거의 공공성 또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공공활동을 하거나 국민 될 자격이 없는 자를 배제하는 것이다. 주민소환에는 통, 리, 반장 및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이 수임인 자격이 없기에 이들이 포함되었는지를 알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모든 수임인을 시청에 확인함으로써 비밀투표에 관한 원칙을 벗어나고 있다. 법률 혹은 시행령에 수임인 자격여부 확인에 관해 비밀보장의 원칙을 정하여야 함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여기에 더하여 한국의 유권자들의 정치참여의식이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임을 일본의 사례를 비추어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우리의 주민소환사례에서 보듯이 주민소환서명운동을 하다가 서명부 미제출이나 스스로 각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점은 거꾸로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물론 ‘질러 놓고 보자’식의 소환청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꼭 소환되어야 할 선출직까지 시민들이 투표성사의 어려움을 이유로 중도 포기하는 것이다. 서명부를 받기가 어렵더라도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직접적이고도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주민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지역의 현안에 대해 고민하여 적극적으로 주민투표를 성립시키고, 선출직들의 일탈을 막기 위하여 주민소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최종보루로서 시민들이 하여야 할 역할인 것이다.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의식인 셈이다.

참고문헌
Smith, D. A., & Tolbert, C. J. (2004). Educated by initiative: The effects of direct democracy on citizens and political organizations in the American States. Ann Arbor: The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허훈ㆍ정재화(2017). 시민정치도구로서의 주민소환운동 경험과 평가. 한국지방자치학회보. 28권3호: 77-104.

화, 2018/01/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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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가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되찾을 때 지방자치도 발전한다

이훈전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30년의 공백기 이후 부활한 지방선거, 그 후 27년

1961년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전국의 지방의회가 해산시키고, 지방자치단체장 관선제를 실시했다. 30년의 지방자치 공백기를 지나 1991년 3월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실시됐고, 1995년 6월 지방의회 의원선거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됐다. 이후 27년이 지났다.

올해 6월 13일에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부산시민은 6.13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시장, 교육감, 구청장과 군수, 부산시의회 의원, 기초의회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부산의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27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1995년 자유한국당 문정수, 1998년과 2002년 한나라당 안상영, 2004년(보궐), 2006년, 2010년 한나라당 허남식, 2014년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당선돼 줄곧 같은 당에서 부산시장이 나왔다.

역대 부산시의회 의원선거의 경우 1998년 기장군에서 자유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구에서 1995년에는 자유한국당, 1998년, 2002년, 2006년, 2010년에는 한나라당, 2014년에는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고, 비례대표 5석 중에서 3석도 같은 당에서 당선이 됐다. 제7대 부산시의회 의원 구성을 기준으로 47명의 시의원 중에 시장과 다른 정당의 의원은 개원 당시 2명뿐이었으며, 이는 부산시의회가 출범한 이후 변한 적이 없었다.

부산시의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부산시의회의 구성이 시장과 같은 정당 소속의 시의원들로 구성됐으니,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심지어 대부분의 구청장도 같은 정당 소속이 당선됐다. 지난 27년간의 부산의 지방자치는 한마디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말았다. 경쟁이 없는 정치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인해 부산에서는 지방권력형 비리가 싹틀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고, 그 결과 ‘엘시티’와 같은 대형 비리가 터지고 말았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부산시만큼 부산의 각 지역 주민들의 대표들로 구성된 부산시의회가 중요하다. 시의회가 부산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예산을 편성하고, 부산시의 행정 집행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활동을 펼치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없는 시의회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시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의정에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회에 대한 관심과 시민단체의 의정활동평가가 중요하다.

 

부산경실련의 부산시의회 의정활동 평가 결과와 의미

부산경실련은 지난 2004년 부산시의원 의정활동 평가를 실시한 이후, 2017년 말 제7대 부산시의회 3년차 의정활동 평가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진행해 왔다. 2013년에는 상설 조직인 ‘부산시의회 의정평가단’을 구성해 부산시의회 상임위원회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부산경실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단위 의원들에 대한 의정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우수의원에 대해 시상도 하고 있다.

부산경실련의 이번 제7대 부산시의회 3년차 의정평가 결과를 보면, 부산시의회 3년차 본회의 발언의 정성평가 평균 점수는 15점 만점에 9.9점, 상임위원회 발언의 정성평가 평균은 10.1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제7대 부산시의회 1년차 평가결과 본회의 9.9점, 상임위원회 10.5점에 비해 본회의는 동일하고, 상임위원회는 0.4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례발의의 정성평가 결과는 제7대 부산시의회 3년차에는 지난 평가에 비해 조례 발의 건수가 2.3배 증가하는 등 의원들의 적극적인 조례발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급한 조례가 많지 않았다. 타 지역 사례 베끼기와 법률 개정에 의한 개정조례안을 통해 건수 늘리기가 여전했으며, 실현 가능성 여부를 생각하지 않는 조례와 단순한 관련 규정을 정의하고 위원회 하나 만드는 식의 조례가 다수다.

부산경실련의 제7대 부산시의회 의원 3년차 의정활동 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100점 만점에 평균 69.3점이다.

부산경실련이 진행한 부산시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평가 결과 총 점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는 평가를 진행하는 동안 의원들의 발언 및 조례안의 내용에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며 평가를 진행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 판단된다.

2018년에는 제7대 부산시의회가 마무리되고, 6.13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의회가 구성될 것이다. 2004년 이후 일곱 차례에 걸쳐 부산경실련이 평가를 진행하는 동안 부산시의회 의원들의 출석률, 발언빈도, 조례발의수 등이 많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경실련은 앞으로도 의원들의 발언 및 조례안의 내용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계속할 예정이다. 부산경실련은 상설운영하고 있는 ‘부산시의회 의정평가단’을 통해 부산시의회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다. 또한 성숙된 방청문화와 의정평가단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을 지속해 의회 방청 및 모니터링을 통해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등에 대해서는 1년 단위로 수시 평가하고, 제8대 부산시의회 1년차가 마무리되는 2019년에 부산시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종합평가를 할 예정이다.

 

시민단체의 의정감시활동도 중요하지만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선이 더 중요

이런 지속적인 부산시의회 의정활동 평가가 더 나은 부산시의회를 만들고, 더 나은 부산시의회 활동이 결국 부산시민들에게 더 나은 정책과 예산 편성과 집행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부산’을 만들 것이라고 확신하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부산시의회 구성이 어떤 한 정당에 의해서만 구성되면 경쟁 없는 정 활동을 초래하고,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약화된 시의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근본적으로는 광역의회 의원 선거의 경우 현행 소선거구제 대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회 구성이 될 수 있도록 비례대표의 수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이러한 선거제도의 변화 없이 오로지 시민단체의 의정활동 평가와 감시만으로는 한계가 있음도 잘 알고 있다. 부산경실련의 부산시의회 평가에서 시장과 다른 정당 소속의 시의원들이 거의 대부분 우수의원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 2018/01/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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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실질적 재정분권 방향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 경실련 지방자치위원회 위원장

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을 국정방향으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정과제를 발표하였는데 특히 재정분권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부처 간 합의가 어려워지자 ‘범정부 재정분권 TF’까지 구성해 빠른 시일 내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하여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재정분권은 매 정부마다 채택하였으나, 결코 성공적하지 못하였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이며, 새 정부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등에 대해 파악해 보고자 한다.

 

Ⅰ.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과제

재정분권(fiscal decentralization)의 개념은 워낙 다의적(多義的)이어서 쉽게 정의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중앙이 가지고 있던 과세권과 지출권한을 지방정부에게 이전하거나 넘겨 지방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것으로 이해된다(손희준, 2013; 임성일, 2003 등). 이런 관점에서 문재인 정부 역시 ‘지방재정의 자립기반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국정과제 75)’을 위해 현재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 장기적으로 6대 4 수준까지 개선한다고 하였으며, 지방재정의 자주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지방교부세율 상향과 국고보조사업 정비 등 이전재원 조정 및 지방재정의 건전성 강화와 고향사랑 기부제도 도입 및 주민참여 예산 확대 등을 제시하였다.

문제는 이 중에서 가장 핵심인 국세와 지방세를 조정하는 세원배분을 여하히 달성하느냐이다.

실제로 중앙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한데, 재정분권 방향으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 6대 4로 책정하는 것은 지나치고, 중앙과 지방 간 사무와 기능배분을 고려하여 비율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매우 타당해 보이지만 과거 경험 상 결코 수용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국가사무와 지방사무를 비율로 구분하는 것은 실익이 거의 없다. 하나의 사무라 하더라도 매일매일 해야 하는 사무가 있는 반면, 재난이나 위기 때 한 번 하는 사무가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사무 재배분은 이미 과거 정부 때마다 논의했으나 참여정부는 국세와 지방세 조정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했고, 이명박 정부는 아예 지방세 비중의 장기비전이라며, 2012년 말 30%, 2020년 40% 등을 제시하였고, 박근혜 정부 역시 지방소비세 인상을 통해 지방세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국정목표를 밝혔으나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합의되지 않았다. 결국 결코 합의하지 못할 기준으로 재정분권을 미루기 위한 꼼수다.
결국 현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래도 함께 고민할 문제는 과연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조정이 가능하냐로 현재의 세원 및 재원배분 실태를 이해하면 될 것 같다.

2017년 현재 국세와 지방세는 76대 24이고, 재정사용액규모는 중앙이 40, 지방이 45, 지방교육이 15로, 중앙은 내국세의 19.24%(지방교부세)와 20.27%(지방교육재정교부금)를 지방으로 넘겨주어, 내국세의 40% 가량을 지방으로 주고 있어 세금만 걷고 있지, 지출은 오히려 4대 6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세금수입 8대 2의 비율이 지출수준 4대 6으로 변한다면, 그 사이에 있는 40%의 부분이 중앙이 거두어 지방으로 넘기되 보조금, 교부금의 형태로 주면서 다양한 조건을 달거나 또는 시쳇말로 ‘갑질’을 한다는 것이다.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지방비부담액의 비율이 2013년 6대 4까지 증가하였다가 최근 다소 감소하였으나, 매칭비 부담은 지방재정 취약성의 큰 요인이다. 따라서 재정분권의 핵심내용은 이 40%의 재원배분을 어떻게 지방의 자율과 책임을 확대하면서 추진할 것이냐가 되어야 한다.

 

Ⅱ. 실질적인 재정분권의 방향 및 원칙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에 대해서 지방은 많은 기대를 하면서 지켜보고 있다. 왜냐하면 과거 정부에서의 재정분권이 단순히 지방교부세 제도개편 및 재정관리 제도 개선을 통해 추진되다 보니 실패(?)를 학습했기 때문에, 지방과 주민(국민)은 이미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재정분권은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고, 또한 그런 면에서 성공가능성이 엿보인다.

우선 정책목표를 지방재정의 자립을 지향하는 점으로, 세원배분과 동시에 지방교부세의 상향을 명시하여, 지방으로의 순증(純增)을 전제로 지방재정의 자립기반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보여 진다. 즉, 단순한 재원규모 증대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재정자립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이는 지금까지의 지방재정의 실태인 재정자립도 변화를 통해서 알 수 있다.

2014년 재정자립도를 계산하는 방식이 변경되었으나, 과거와 동일하게 산출해도 1991년 67%, 1995년 63.5%이던 것이 2017년 53.7%로 2009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재정자립도 평균이 재정규모가 크고 재정력이 좋은 광역단체에 의해 과장된 면이 있다는 것으로, 단체별로 보면 군(郡)은 평균 20%대에서 10%대로 내려앉았고, 자치구 역시 54%이던 것이 26%로 30% 정도 감소하여 기초의 자립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재정분권의 방향과 원칙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첫째, 재정분권은 국세의 지방 이양 등 자주재원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보통교부세와 같이 지출의 자율성만을 보장하는 일반재원의 확대를 통한 재정분권은 책임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와 연성예산 제약이라는 문제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이미 많은 국가에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상대적으로 재정력이 약한 기초단체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해 세원(tax base)이 존재하지 않는 기초에 어떻게 더 많은 세원을 이양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세원이양이 어려우면 단계적으로 재원이양과 지방간 균형화를 통해서 기초에 더 많은 재원을 이전하여 기초의 자립기반을 확보하고 이에 걸 맞는 재정책임과 의무가 부과하는 수순을 밟으면 된다. 왜냐하면 현행 국세와 지방세의 결정은 결코 지방이 아니라 국가가 했기 때문에, 징수가 용이한 간접세인 소비세와 부가가치세 등을 국세로 하고, 부동산거래세는 시도세로 정하는 반면, 재산세 등 보유과세를 시군세로 책정하였다.

셋째, 현 정부의 재정분권은 지방에 상당할 정도의 순증 효과가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재원중립이나 추가적인 사무이양 없는 세원이양은 불가라는 주장은 현재의 중앙-지방 간 사무배분과 재원배분이 매우 적절하고 타당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지난 기간 지방재정의 총 세입이 9배 증가한 반면, 보조금은 24배 증가하였고 이에 따른 지방의 매칭부담도 크게 증가하였다. 결국 지방은 그동안 자치를 한 것이 아니라 중앙부처의 엄청난 보조 사업을 중앙대신 하였다는 것을 입증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방의 숨은 잠재력과 자율 및 자립을 보장해 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 실제 지방의 살림살이가 나아져야 한다. 또한 과거 분권교부세 도입에 따른 지방재정 부담 증가와 같은 문제점은 사전에 인지해야 한다.

넷째, 균형과 분권이 결코 상충적인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결정해서 추진해야 한다. 즉 우선 재정분권을 통해 지방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다름이 경쟁의 과실로 지나치게 나타날 경우에만 균형을 위한 재정조정제도를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순차적으로 분권에 따른 지나친 재정력 격차는 중앙이 아닌 지방에 의한 재정조정제도를 통한 균등화를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재정분권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는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의 확대는 모두 서울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에 재정력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와 차이 발생이 재정분권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아니라, 새롭게 지방간 협치와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추진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중앙집권적 재정조정과 재정관리 방식이 결코 국민과 주민을 더 행복하게 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이미 재작년 광화문의 촛불시위가 이를 입증하고 있으며, 더군다나 미래사회는 중앙집권적이며 일방적인 시스템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단순히 지방소멸로 머물지 않을 국가소멸 등 산적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하고 유연한 지방의 대응이 요구된다는 사실이 선진국에서의 교훈이다. 따라서 중앙은 국가가 해야 할 국방과 외교, 사법 등에 집중하고, 지방은 다양한 주민의 삶과 복지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앞으로는 지방의 주도적인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과거의 유산인 중앙주도형, 거점 개발방식을 고수하려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재정분권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더욱 더 많은 근거의 제시 요구와 논리적인 문제점 및 지방 간 재정력 격차 확대 등을 이유로 추후 논의하자거나 모든 문제를 일거에 종합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결국 실제로는 지방에 대한 세원이양 및 지방재정의 자립기반을 확충하기보다는 기존의 중앙중심 또는 국가주도적인 재원관리 방식을 유지하고 지방에 결코 재원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억지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지방이 지방답게, 중앙이 중앙답게 제자리를 잡게 해 줄 수 있는 재정분권의 방안과 추진을 차제에 기대해 본다.

수, 2018/01/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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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실질적 재정분권 방향

김현삼 경기도의원

 

산업재해 예방 조례를 만들지 못한다고?

작년 12월 경기도의회에 ‘경기도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안전보건 지원 조례안“이 동료 의원에 의해 발의되었다. 그러나 논쟁 끝에 보류되었다. 이유는 ”현행 법 체계상 노동 및 산업안전 관련 행정사무는 전적으로 중앙정부 소관이어서 관련 조례 제정은 상위 법률과 충돌할 수 있기에 어렵다“는 집행부 쪽의 일관된 주장 때문이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노동자의 22.5%가 몰려 있고 이 중 제조업이 27%로 제조업 노동의 비중이 높아 많은 작업장이 산업재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의하면 2015년 기준 경기도의 전체 산업재해 피해자는 신고 자료만으로도 2만명을 넘어서고 323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물론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과 ‘화학물질관리법’ 등에 근거해 노동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산재사고 빈도수와 사망건수는 OECD 국가 중 1~2위를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중앙정부 중심의 산재 및 노동안전 관련 행정은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이에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주민의 산업재해 예방 및 노동안전보건에 대해 나서보겠다는데, 그것도 규제나 지도·감독이 아니라 ‘지원’중심의 행정을 펼쳐보겠다는데 안된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안산의 반월국가산업단지의 경우만 해도 한 달에 평균 4~5명이 산재로 죽어가고 수 없이 많은 노동자가 산재로 불구가 되어가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현행 법령상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게 우리나라의 현 지방자치 수준이다.

 

돈 아껴서 주민복지 하겠다는데 왜 못하게 해?

성남시 등을 비롯한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역에 특성에 맟는 복지 시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최대의 난제는 중앙정부다. 이른바 새로운 복지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재원을 아끼고 아껴 주민을 위한 복지 사업을 한다는데 왜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가? 표퓰리즘이 우려된다고? 한때 화제를 모았던 어셈블리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진상필이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의 말을 빌려 ‘왜 부자를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합니까? 패자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게, 그게 어떤 투자보다 더 가치 있는 투자라고 저는 믿습니다’라고 일갈한 바 있다. 중앙정부가 접근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 복지 행정을 펼치겠다는데 중앙정부가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왜 훼방을 놓는가?

주민이 행복해지는 자치행정을 방해하지 말라.

 

30년 동안 그대로인 헌법

현재의 헌법은 지난 1987년 제정되어 30여 년이 지났다. 국민의식은 향상되었고 IT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이용 등을 통한 국민 개개인의 삶의 모습도 엄청 변했다. 또한 AI, 블록체인 등의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반면 심화된 양극화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신생아 출생률의 저하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해결 과제다. 이처럼 변화된 환경에 걸 맞는 국가운영원리가 도입되어야 한다. 또한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강요하는 현행 헌법체계를 뜯어 고쳐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규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내 삶을 바꾸는 지방분권’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다.

얼마 전 유행했던 영화 ‘1987’의 궁극적 모티브는 헌법 개정이었다.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게 해 달라는 민주주의를 향한 요구였다. 그때 외쳤던 구호가 ‘호헌철폐 독재타도’였다.

오늘의 구호는 내 삶을 바꾸는 ‘호헌철폐 지방분권 개헌’이다.

수, 2018/01/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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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이란?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 경실련 정책위원장

 

연방제에 대한 애증

우리나라 사람은 연방제에 대한 애증이 있다. 연방제 하면 미국, 독일 등과 같이 독립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연방제를 먼저 떠올리지 못한다. 오히려 북한의 고려연방제와 같은 이념적 굴레에서 머뭇거리고 만다. 2012년 대선당시 문재인후보는 ‘준연방제’의 자치분권을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하려다 그만 둔 적도 있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상대 후보가 고려연방제를 운운하며 빨간 덧칠로 악용할 수 있을 있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달랐다. 문재인후보는 지방분권을 연방제 수준에 비유하며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호소했다.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고, 당선 후에도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7:3에서 6:4까지 추진하겠다는 자치분권의 추진 의지도 분명하다.

 

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인가?

현 정부는 이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논하기 이전에 왜 지방분권인지, 분명한 문제인식에서 출발하면 좋겠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성장과 복지의 악순환, 고용 없는 저성장으로 인한 청년실업과 장기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시대적 난제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한편 우리의 국가 시스템은 낡고 병들어 있다. 중앙정치인들은 형님예산, 쪽지예산, 카톡예산으로 나눠 먹기식 예산 배분에 혈안이다. 중앙부처는 수천 개의 보조금과 위임사무로 지방정부를 길들이고 있다. 대기업은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순환출자 등으로 내 배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중앙언론들은 건전한 비판능력을 상실해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근거 없는 얘기라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벌써 가물가물 국민들의 뇌리에서 떠나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다름 아닌 증거로 여실히 남아있다. 이들 모든 집단들이 지방분권에 인색하거나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세력들이다. 反분권적 4각 연대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무엇일까? 먼저,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주권’을 부르짖듯이, 지역적 차원에서도 ‘주민주권’을 회복해야 한다. 이게 연방제 수준 지방분권의 첫 단추다. 주민주권은 ‘실리’ 이전에 ‘당위’다. 주민주권의 ‘당위’가 ‘실리’를 선물한다는 경험적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둘째, 일하는 방법을 고쳐야 한다. 중앙정치, 중앙정부가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 문재인정부가 새로운 화두로 ‘사회혁신’을 말하는 것은 사회 활력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 중앙정치 위주로 국가의 일을 도모하는 것은 한계에 이르렀다. 지방정부, 지역정치 그리고 민간의 활력을 통해 국가의 일을 도모해야 한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재배분하고, 중앙정부가 담당했던 기능을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일(기능)을 배분하면서 ‘일’만 이양하면 안 된다. 일과 함께 돈(재정)과 힘(권한)도 지방정부에 이양해야 한다. 또한 사무단위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활성화기능’, ‘노인복지기능’, ‘초중고 교육기능’ 등과 같이 대규모 기능별 일괄이양을 해야 한다.

셋째, 돈 쓰는 방법을 고쳐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방법에서 교훈할 수 있다. 성인이 된 자녀에게 용돈의 사용처를 일일이 정해 주고, 심지어 자녀가 긴요하게 쓰기 위해 저축한 용돈까지 뺏어, 부모가 시킨 일을 하도록 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녀는 성년이 됐음에도 스스로 자신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취업, 학업, 그리고 연애 사업에 용돈을 사용하지 못하고 부모의 ‘시킴’에 따를 수밖에 없다. 용돈의 비효율적인 집행이다. 용돈의 효과 또한 절감된다. 자녀는 무능력자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런 모습이다. 수천 개의 보조금사업으로 중앙정부는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 나눠 주듯이 지방정부에 배분하고 있다. 합리적인 배분보다는 ‘힘’에 의한 나눠먹기식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힘깨나 쓰는 어떤 지역에 1.3Km의 둘레 길을 조성하도록 약 100억을 쓴 보조사업도 있다고 한다. 국가재정이 좀 먹는 일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체제를 고쳐야 한다. 쉬운 과제는 아니다. 여러 차례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이 난항을 겪었던 것을 보면 쉽게 달려들 것도 아니다. 먼저, 과거 이명박정부가 시도했던 ‘5+2 광역경제권’의 규모로 ‘광역정부조합’을 운영한다. 다음 단계에서 미국의 주와 같은 ‘지역연합정부’를 구축해 연방정부 수준의 지방분권을 완성하면 된다.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은 쉽게 접근하면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앞에서 제기한 ‘일’과 ‘돈’의 운영을 분권적으로 개혁해 지역주민들이 지방분권의 ‘실리’라는 열매의 맛을 보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특별·광역시와 도를 통합한 ‘지역연합정부’의 구성은 가능하리라고 본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와 철학으로

문제는 문재인정부의 분권의지가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에서 보여준 미온적인 지방분권정책으로는 언감생심이다. 자치분권을 통해 국가경제가 살고, 모든 지역이 골고루 잘 살 수 있는가 하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른다. 가보지 않는 길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의 길은 희망과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자치분권의 길을 통해 공교육이 살고, 지역복지를 튼실하게 하며, 지역경제와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의 길을 가야 한다. 새로운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에 기대를 걸어본다.

화, 2018/02/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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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의원 등 끊이지 않는 국회의원 및 공직자 등의 농지투기 근절을 위해

모든 농지에 대한 전수조사 즉각 실시하라!

지난 주(25일)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본인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였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지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농지투기 의혹 조사 발표에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조사도 발표도 이루어진 바, 윤희숙 의원의 농지투기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있는 윤 의원 부친 명의의 농지는 주변 지역이 개발되어 가격이 매입 당시보다 최대 2배가량 오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직접 농사를 짓기 위해 농지를 구입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농업경영 계획서를 제출하고 농지 3,300평(1만871㎡)을 산 아버지가 농사를 지은 적이 없고, 주소지만 대리 경작한 주민의 집으로 몇 달간 옮겨놓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형적인 농지투기 방식이다.

더욱이 윤희숙 의원 아버지가 매입한 세종시의 농지는 산업단지들 가까이에 있다. 일각에서는 윤 의원이 일했던 한국개발원(KDI)이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조사 기관인 점을 들어 내부 정보를 이용한 농지투기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고 있다.

LH사태 이후 한국 사회에 만연한 땅 투기는 결과적으로 불평등을 가져오고 땅 투기의 90% 이상이 농지임이 드러난 바 있다.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사문화되고 농지법에서 농민이 아닌 누구나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해 놓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바꾸기 위해 정부는 농지법 개정안을 지난 8월 국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하지만 8월에 개정된 농지법은 이전 농지투기 등 불법 농지 소유에 대해서는 묵인하고 새롭게 이후 상황에 대한 관리만 강화하자는 것으로 농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

농지는 국민에게 식량을 공급해줄 수 있는 공공재이다. 그리고 OECD 평균이 102%에 달하고 있는데 한국의 식량자급율은 20%에 불과하다. 앞으로 농지가 농민의 것이 아니어서, 농지가 영농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에게 공급할 식량을 생산할 토대인 농지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기후위기로 생산량이 급감하고 수입농산물 가격이 폭등하여, 밥상 물가도 폭등하는 현실을 현재도 경험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농지는 국민 모두에게 식량 공급이라는 이익을 제공하는 공공재이다. 더 이상 농지가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 위해 농지투기부터 근절해야 한다.

농지투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농지 전체 필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먼저 진행되어야 한다. 기존 투기 농지를 그냥 두고 관리만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농지관리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 과연 투기를 목적으로 농지를 구입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수익을 포기하고 정부의 농지관리에 협조하겠는가? 더 이상 농지투기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확립하고, 농지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근간으로서, 농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즉각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윤희숙 의원 부친의 농지투기 의혹의 진상을 밝히고 특히 한국개발원 등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아닌가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

2021년 8월 31일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

성명

화, 2021/08/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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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중앙-지방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이상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선임전문위원

지난 2013년 무상보육 전면확대 실시, 2014년 기초연금 도입에 따른 지방의 추가 재원 부담논란, 2015년 담배값 인상과 이에 따른 증세 논란, 2016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청년수당 갈등 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갈등은 지방자치 2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아동수당의 신설, 기초연금의 증액 등 대선 공약을 이행할 경우 자치단체 재원부담으로 인해 중앙-지방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중앙-지방 갈등의 주요원인은 지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 및 공약에 있어서 당사자인 지방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사전에 예방할 국가-지방간 정책협의 제도가 필요하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2011년 ‘국가와 지방간 협의의 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중앙-지방간 총괄적 협력체계를 구축하였다. 일본은 이를 통해 지방자치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정책 기획·입안 및 실시에 대하여 관계 장관 및 지방6단체(도도부현지사협의회, 도도부현의회의장협의회, 시장협의회, 시의회의장협의회, 정촌장협의회, 정촌의회의장협의회)의 대표자가 사전협의를 함으로써 국가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앙-지방의 관계를 ‘대등협력’ 관계로 구체화하고 협력적 자치분권의 추진을 위하여 국가와 지방이 공동테이블에 앉아 협의하는 시스템을 현재 일본 사례에 준하여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제2국무회의 구성을 공약화하여 설치하기로 하였다. 제2국무회의는 대통령과 17개 시․도지사로 구성된 중앙-지방 협력시스템으로 각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고르게 반영할 수 있고 지역별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안의 경우에 이를 조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광역단체장의 정치적 위상이나 영향력 등 현실적인 측면들을 고려할 때 중앙과 대등성을 갖고 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정책 협의에 대해 시․도지사만 독점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타당하다 할 수 없다. 광역 시․도와 함께 별도의 선거로 민주적 정당성이 부여된 기초자치단체인 시․군․자치구는 지방행정의 고유한 사무를 처리하는 독자적인 지방자치의 주체이다. 따라서 광역 시․도가 기초자치단체들을 당연히 대표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광역자치단체장 전원이 협력회의를 구성한다는 이유에서 기초자치단체의 참여가능성이 차단된다면 광역단체와 시․군․자치구의 의견이 중앙정부와 정책수립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자치규범(조례) 제정 등 주민의사의 결정을 수행하는 지방의회는 현행 헌법(제118조 제1항)에서 필수적으로 규정된‘지방자치 제도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지방의회의 대표자가 중앙과의 협력을 위한 조직구성에서 배제된다면 그 자체가 지방자치제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중앙과 지방의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당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앞에서 소개한 일본의 “국가와 지방간 협의의 장”에 참여하는 구성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도 지방자치법 제165조의 규정에 따라 지방4대협의체(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가 구성되어 있다. 즉, 중앙과 지방의 협력시스템 구축이라는 취지에 맞게 그리고 올바르게 기능하기 위해 시․도지사만을 포함시키는 협력체계보다는 광역과 기초, 집행부와 의회를 모두 포괄하는 협력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주체들간의 숙의가 반영되는 자치분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며, 보다 나은 형태의 중앙-지방의 협의을 도출하여 명확히 자치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3.26일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의 ‘국가자치분권회의’가 설치된다면, 그 구성원에 지방4대협의체의 참여가 적극 고려돼야 할 것이다.

수, 2018/03/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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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도시안전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부터 경제개발 정책을 추진해 ‘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성장우선주의 정책과정에서 안전비용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그 결과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 경기 화성 씨랜드·인천 호프집 화재사고 등과 같은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지불됐다. 안전의식과 안전에 대한 가치관 미성숙에서 비롯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제천시 화재와 같은 대형사고들이 계속되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며, 정부차원에서도 체계적인 안전정책과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민의 삶이자 터전이 되는 도시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은 바로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다. 현대인의 90%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공간의 안전은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요소에 대한 종합적 시각에서 시민들의 활동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의 패러다임은 과거 ‘경제발전과 규모의 성장’에서 최근에는 ‘자연적, 인위적 사고나 범죄로부터 안전에 기반 한 사회의 지속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안전’은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도시의 성장도 견인할 수 있는 도시발전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의 안전개념은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과 복구에서 방범·방재 등 사회적 재난에 대한 사전적 예방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과 같이 평상시 전 사회구성원의 활동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시민들이 생활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안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지방분권이 가속화되면서 안전분야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해야 할 생활밀착형 안전에 대해 시민사회의 관심표방과 정책적 제언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자치경찰제도가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생활밀착형 안전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다. 태풍·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는 중앙정부, 생활형 범죄·화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정책이 입안돼야 효과적이다.

많은 안전관련 시민단체 또는 민간기관들이 안전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제는 생활방재, 생활범죄라는 범위로 한정해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안전의 현황파악과 문제점 발굴, 해결방안 제시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국제화와 고령화 사회의 진입 등에 따다 도시안전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시발전 속에서 발굴되는 생활방재, 생활범죄, 유니버설디자인 상의 안전 문제점을 시민의 입장에서 계획하고 디자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도시안전디자인’이라 규정할 수 있다. 이에 대전경실련은 도시안전을 위한 활동을 보다 체계화하기 위해 도시안전디자인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센터의 역할은 첫째, 도시안전디자인에 대한 시민의식 제고, 둘째, 도시안전 시민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 셋째, 효과적인 도시안전디자인에 대한 정책발굴을 위한 민관산학 연계의 네트워크 구성 등이다. 특히 대전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도시안전에 대한 도시안전산업 육성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도 형성하고자 한다.

‘도시안전디자인’은 수요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 및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이 가능하다. 특히 대전지역은 국가 신성장동력의 핵심 연구거점으로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요소기술, 부품, 소재 관련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이 집적되어 있다. 안전에 이러한 기술들이 도입되거나 접목되면 새로운 가치와 비즈니즈 모델 구상이 가능하다.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대전의 IT를 비롯한 전략산업과 방재·방범·유니버설디자인산업을 연계·융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을 통해 지역의 전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도시안전 문제는 다양한 분야의 복합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각 분야가 공동 노력해 ‘도시안전’이라는 하나의 공통목표 안에서 세부 분야의 역할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서로 협력해 안전한 도시를 위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계획과 전략이 디자인돼야 한다. 또한 ‘안전’을 차세대 도시전략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도시의 성장도 견인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적인 관심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안전은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안전의식)와 사회적 시스템 확충(안전디자인)이 마련돼야 선진 안전문화가 실현될 수 있다. 즉, 안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국민의 권리라고 할 수 있고, 이를 위한 시민단체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화, 2018/04/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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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이슈가 지방선거 판도를 바꾼다

정윤수 연세대 경제학과 / 경실련 아름다운 청년 선거단

이번 지방선거는 누가 보더라도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된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야당의 이합집산, 남북-북미 정상회담, 개헌 등 절대적으로 여당에 유리한 이슈만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여당의 거의 유일한 약점인 안보와 관련해서도 잇따라 열릴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공격받을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전체적인 정당 지지도는 당분간 민주당의 초강세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경험했듯이 정당에 대한 지지가 인물에 대한 지지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기에 단언할 순 없다.

야당은 현 정권의 핵심인 김경수 의원이 연관된 드루킹 사건에 대해 특검 요구를 강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권의 정당성, 도덕성을 일거에 무너뜨리라고 기대했던 드루킹 이슈는 박근혜정부의 댓글조작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동기, 사실관계와 TV조선 기자의 무리한 취재시도(드루킹사무실 칩입후 절도), 야당의 무리한 정쟁화시도 등으로 인해서 파괴력이 약해진 모양새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지역 공약, 인물이 중시되는 지방선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보다 더 중대한 영향을 끼칠 항목으로 청년 이슈가 있다. 그동안 정치인들은 청년세대에 무관심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해 투표를 안 하고 있으며, 투표를 하더라도 대체적으로 진보적인 성격을 보이기 때문에 진보·보수 세력 모두 청년 세대에 대한 관심이 낮았다. 하지만 금년 들어 청년 세대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있었다. 바로 가상화폐와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이다. 이 논란으로 여야 정치인 모두 깜짝 놀랐다고들 한다. 사실 지금 청년층들은 그 누구보다 사회에 불만이 많은 세대가 청년들이다. 대입, 취업, 결혼, 육아 등 쉬운 것 하나 없기 때문이다. 그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사회의 구조적 문제탓을 하지 않고 본인 탓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고만 있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헬조선이라는 말을 외치며 사회 변혁을 꿈꾸는 세대가 되었다. 때문에 청년 문제에 여야 모두 진정성을 갖고 대할 때만이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이슈는 청년 일자리 문제이다. 현 정부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노량진 학원가만 번창하는 기형적 구조가 되었다. 제일 빛나야 할 청춘에 가장 어두운 곳에서 신음하고 있는 모습을 방치할 순 없는 노릇이다.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이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더불어 대학가의 주거권, 등록금, 입시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원룸과 대학 기숙사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등록금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조정한다면 실제로 혜택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또한 로스쿨, 약대, 대학 학부 입학, 입사에 있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를 제시하고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정치권이 답을 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년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위 모든 이슈를 종합하면 결국 이번 선거는 공정함, 투명함이 청년들의 표심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정치권이 당리당략이 아닌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화, 2018/05/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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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미래는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가

곽세인 단국대 경제학과 / 경실련 아름다운 청년 선거단

청년(靑年)은 신체적ㆍ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청년들에게 삼포세대, 흙수저, 이생망과 같은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의 청년들은 취업난으로 구직난을 겪고 있으며, 등록금 부담으로 휴학을 하며 등록금을 마련하거나,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며 노동 착취에 내몰리고 있다. 청년들이 꿈을 꾸거나 자기 개발에 힘을 쏟기 보다는 생존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물론 청년들이 시간을 쏟고 있는 모든 행동들이 다 무용하다고 할 수는 없다. 모든 노력들은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고, 미래를 위한 좋은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노력들은 과연 청년들에게만 지워야만 하는 짐일까? 대답은 ‘아니오’다. 청년들 본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 방법은 ‘청년 정책’으로부터 찾을 수 있다.

과거의 청년 정책이라고 하면 일자리 정책만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2018년에 들어오면서 일자리 정책만이 아니라 주거 및 복지, 노동 권리 증진, 부채 문제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청년 정책으로 다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청년일자리 정책은 직업 훈련을 지원했지만, 지금은 기업에 청년 구직 촉진 수당이나 추가 고용 장려금을 지원한다. 더불어 대학생 학비 부담 완화를 위해 학자금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향후 5년까지 대학 입학금을 단계적 폐지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나 많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 문제로는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처가 부족하다. 단적인 예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청년 일자리 추경’이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함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자 추경에 나섰다. 하지만 국회는 추경의 통과는커녕 논의조차 거부하고 있다. 청년들의 생존의 문제가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설령 청년 일자리 추경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국회는 청년 일자리 문제의 시급성을 인지하고, 추경을 포함한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정부의 정책이 근시안적이라는 점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수천만원의 목돈을 만들어 주겠다는 정책을 자세히 보면 단기적 처방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청년들이 더욱 안정적 일자리에만 눈을 돌리게 만드며, 공무원에만 눈을 돌리게 만든다. 공무원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되면 결국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정부도 공무원 증원 등의 땜질식 대책이 아닌 일자리 문제에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질 좋은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대기업에 집중된 경제 구조 해소, 지역·직종별 임금 격차 해소, 노동 여건 개선 등 구조적 해결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문제는 청년 세대 하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를 책임질 핵심으로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자 공동의 문제이다. 정부는 청년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인지하고, 올바른 정책으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

수, 2018/05/0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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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예비후보자 40%가 전과 경력자라고?

김소엽 경북대 응용생물학과 / 경실련 아름다운 청년 선거단

오는 6월 13일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2월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진행되었다. 현재 선거 관련 법률에 따르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는 형 종료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입후보가 가능하다.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후보자들은 후보자 등록 완료 후 후보자 인적사항과 병역사항신고서, 세금 납부·체납 상황, 전과기록에 관한 증명서류 등을 공개하는 것 외에 후보 출마에는 전과기록에 대한 별다른 제재가 없는 상황이다.

2014년에 진행된 제6회 지방선거에서 출마자 8,994 중 39.8%인 3579명이 전과기록이 있었다. 지난 달 시민단체 경실련이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서 이번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도 지난 선거 못지않은 높은 전과경력이 나타났다. 예비 후보자로 등록된 총 6,581명 중 약 40%인 2,663명이 전과기록을 가지며 평균 1.6건의 전과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이 28.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집시법·국가보안법, 폭행·상해·추행, 도로교통법 등이 다음을 이뤘다. 사실 대다수 국민이 음주운전으로 인한 벌금 전과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도덕적·능력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지도자를 뽑는 선거라는 점에서 준법정신이 미흡한 후보자들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전과기록이 있다고 무작정 그 사람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전과경력자의 피선거권을 무조건 박탈하는 것 또한 역차별로 볼 소지가 있다. 또한 전과 기록이 있는 후보자들 중 민주화에 투신하는 과정에서 남은 전과기록의 경우 무조건 잘못이라고 비난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후보자들의 전과 경력은 시민들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철저한 검증자세와 판단이다. 하지만 이런 유권자들의 막대한 책임에 비해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선거와 정치에 대한 교육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 막 성인이 된 20대 청년들은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 갈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정치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은 낮은 투표율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2014년에 진행된 제6회 지방선거에서 20대 유권자들의 절반 이상에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투표권이 없는 학생 때부터 투표는 나의 삶을 위한 필수적인 정치과정이라는 인식을 보편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선거 후보를 바라보는 올바른 판단기준을 가지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제대로 된 후보자가 선택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금, 2018/05/0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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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투표율이 낮은 이유

김효정 단국대 행정학과 / 경실련 아름다운 청년 선거단

일반적으로 청년은 만 19~34 세의 국민을 말한다. 청년들의 투표율은 선거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아 ‘정치적 방관자’라고도 불린다. 실제 통계를 보면,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18대 대통령의 논란으로 모든 국민이 분노했기 때문에 연령별 투표율이 대부분 비슷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을 보면 20대와 30대는 50%가 채 되지 않았고 40대는 53%, 50대는 65%, 60대는 70%로 연령과 투표율이 비례해 나타났다. 청년의 투표율이 낮은 원인은 무엇일까? 청년은 다른 연령에 비해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청년의 투표율이 낮은 원인은 선거의 공약이나 정책으로 이익을 받는 수혜자 입장에서 고려해봐야 한다. 청년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정책의 수혜를 가장 적게 받는다. 주로 선거 공약은 가구 단위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약 중 영·유아를 위한 보건정책을 실시한다는 내용이나 고등학생 무상급식 등이 포함되어있다면 투표권을 가진 부모 입장에서 자녀를 위해서라도 투표할 의지가 생긴다. 마찬가지로, 독거노인 보건 시스템이나 한부모가정 등의 정책은 1인 가구나 소수 가족 단위를 위해 형성된 것이므로 이런 정책 대상자의 투표 의지를 제고한다. 하지만, 청년들의 투표율을 제고할 만한 정책이나 공약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혹은 그러한 정책이나 공약이 있을지라도 대체적으로 모든 청년을 수혜자로 삼는 것이 아니라 청년 중 일부분만을 대상으로 한다.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은 창업에 자신 있고 뚜렷한 목표를 가지는 청년만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또한 청년 일자리 정책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 필요한 스펙 쌓기, 어학, 학점 등이 갖추어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취업하기 위해 혹은 더 좋은 지위를 갖기 위해 준비해야 할 스펙들은 청년들의 시간을 가져가고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청년은 다른 연령대보다 더 시간을 쪼개면서 학업에 전진해야 하며, 자신의 목표를 위해 바쁜 날들을 보내야 한다. 이런 와중에 나와 상관없는 공약들을 내세운 후보자들에게 하나의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시간을 앗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청년은 40대, 50대, 60대에 비해 누군가를 양육하거나 부양하는 역할이 적다. 따라서 다른 연령대는 자신을 위한 정책뿐만 아니라 자신이 양육하거나 부양하는 자의 정책까지도 고려하게 되지만 청년들은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된 정책만을 강구한다. 현재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 더 모든 청년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누구나 제한 없이 누릴 수 있는 정책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청년의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

화, 2018/05/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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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빈곤의 덫에 빠진 청년들

손보미 인천대 건축학과 / 경실련 아름다운 청년 선거단

‘흙수저 게임’이라는 보드게임이 있다. 이 보드게임은 ‘금수저 물고 태어나는 플레이어’와 ‘흙수저 물고 태어난 플레이어’를 가정하고 시작한다. 금수저가 기본으로 가진 아이템은 집 세 채와 유동자산 칩이다. 두 채는 임대 수입을 얻는 수단이다. 흙수저는 초기에 유동자산 칩만 가지고 시작한다. 게임하면서 자기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각 플레이어는 매달 칩으로 월세를 내고, 월세를 받고, 대학에 갈지 말지, 취업을 할지 말지 선택해야 한다. 일종의 ‘인생 게임’이다. 이 게임은 얼핏 보면 금수저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흙수저의 ‘좌절’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 턴마다 흙수저와 금수저가 자신들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그에 따라 이 모든 선택의 질서를 바꾸는 데 있다. 이것이 이게임의 핵심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바꿀 수 있다. 게임의 법칙 자체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다. -미스핏츠, 《청년, 난민되다》, 코난북스, 311쪽

청년들은 사상 최고를 기록한다는 취업난에 이어 심각한 주거난에 노출되어 고통 받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라 상징되는 청년주거빈곤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2010년 이후 8년이 흘렀음에도 주거문제의 확실한 해결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청년들의 주거권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사업은 지금도 끊임없이 제지 당한다. 지난 달 4일 서울 영등포구의 모 아파트에는 내부 게시판에 걸린 청년주택을 ‘빈민 아파트’라고 표현하며 반대하는 안내문이, 성북구의 한 아파트 앞에는 행복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국토교통부 ‘2016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 72.5%는 월세 형태에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청년 1인가구 중 42.4%가 주거빈곤가구로, 전체 1인가구 평균 27.1%에 비해 훨씬 높다. 정부가 정한 최저주거기준(1인 가구 14㎡)에서 미달된 최소한의 환경 속에서 정책으로 마련된 청년을 위한 공간은 지역주민의 이해관계 속에서 다시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주거빈곤은 청년을 열악한 환경의 악순환 속에 몰아넣었다. 청년들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의 원룸도 구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대출의 이자를 감당하며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에 시달리거나 하루 2~3시간이 넘는 통학을 감수해야 한다. 낮은 보증금의 집은 협소하고 낡고, 소음에 취약하며 보수비용이 발생한다. 주거비를 스스로 감당하기 위해 수업시간보다 긴 시간을 노동에 할애한다. 그렇게 얻은 방도 치솟는 주거비에 맞춰 6개월, 1년단위로 떠돌아야 한다. 주거는 이렇게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없는 덫이 된다.

정부에서는 주거 안정화를 위해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릴 계획이라 발표하였다. 하지만, 지역주민갈등을 넘어 힘겹게 준공한 청년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해 까다롭고도 높은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주택청약과 목돈의 보증금,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학자금 대출도 버거운 상황에서 몇 천만 원의 목돈 마련은 부담스럽다.

꿈을 꾸며 살아야 할 청년들의 시간을 사회가 지켜줘야 한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님비갈등 속에서 양측의 배려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현명한 정책이 요구된다. 자라나는 새싹이라 불리 우며 자라온 우리, 청년이라는 어린 나무가 깊은 뿌리를 내리고 크게 자랄 수 있게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정책을 바란다.

목, 2018/05/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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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지역이야기 (2018년 9-10월호) / 인천경실련

 

민선 7기 지방의회 및 시민사회의 역할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 [email protected]

 

여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민선7기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혹독했다. 경실련이 선거 다음날인 지난 6월 14일 마련한 평가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이번 선거에 대해 하나같이 “대선이 치러진지 1년이 조금 지난 허니문 기간”에 “남북관계 등 굵직한 의제에 압도당할 수밖에”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진 “풀뿌리가 실종된 지방선거”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여당 공약은 “문재인”과 “적폐청산”이 전부였다고 혹평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는 공약 및 인물 검증으로 인한 후유증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후보가 치른 선거가 아니었다는 거다.

좀 더 현실로 다가서면 ‘여대야소(與大野小)’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지방의회를 만난다. 지방정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기대하기 힘들 정도라는 거다.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로 알려진 인천만 보더라도 8대 의회를, 더불어민주당이 33개 전 의석을 석권한 가운데 야당에 양보한 건 비례대표뿐이었다.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에 각각 한 석이다. 2006년 5대 의회를, 한나라당이 30개 전 의석을 석권하고 열린우리당이 비례대표 한 석의 고배를 마셨을 때와 똑같다. 당시 지방정부와 의회는 한통속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을 무리하게 벌이다 결국 인천시민에게 재정위기를 안겨줬다. 현 시정부와 의회가 반면교사 할 대목이다.

 

# 민주화운동 출신 의원이 셀프 조례 발의

민선7기 시정부는 물론 8대 시의회도 적폐를 청산하고 당선된 장본인이란 자부심이 대단하다. 하지만 그들에게 벌써부터 적폐의 싹이 보이니 걱정이다. 자신을 시민단체 출신 몫의 비례대표로 천거하는데 기반 역할을 한 소속단체가 영구적으로 위탁사업을 수행하게끔 지원하는 조례 개정안을 발의한 거다. 그는 한때 여성 노동운동의 상징이었고, 민주화운동 선배들이 모여 있는 ‘인천민주화계승사업회’와 이 회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인천민주화운동센터’에서 중책을 맡아온 인물이다. 민선5기 때 정치성향이 같은 시장 아래서 혈세로 운영하는 센터를 만들 더니, 이젠 영구운영 체제를 구축하려는지 스스로 조례를 발의한 거다.

민주화운동 물을 먹었다는 의원이 이 정도인데, 다른 의원은 어찌 평가해야 할까? 결국 정당 구분 없이 특정 정당으로의 쏠림은 문제라는 거다. 그동안 경실련이 주장해온 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이 절실한 이유다. 현행 비례대표 비율이 10% 정도에 불과해 앞선 사례와 같은 정치상황이 벌어지면 대책이 없는 거다. 인물 검증을 가로막는 낙하산 공천의 폐해를 해소하려면 소수정당 및 지역정당이 활성화돼야 한다. 정당법에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광역시·도에 각각 소재하는 시·도당으로 구성한다(3조)` ‘정당은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한다(17조)` ‘시·도당은 1천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18조)`고 돼있어 진입장벽이 높다. 거대 정당의 지방정치 독식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거다.

 

# 시민사회의 정치개혁·지방분권 운동 절실

어디 이뿐이겠는가. 많은 정치개혁 과제가 제안됐지만 누가 고양이(공천권자)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느냐다. 결국 경실련 등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 당장 지역의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해 대통령이 약속한 ‘지방분권형 개헌’을 촉구해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20% 이상 떨어진 지지율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거다. 전략상 개헌과 지방분권 논의를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 정부와 여당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의지만 있다면 권한의 이양은 현 체계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기에 그렇다. 다만 지역경실련 모두 자기 지역의 지방분권 과제를 발굴하고 요구해야 한다는 거다.

지방분권의 토양이 구축되면 동량지재(棟梁之材)가 자라나고 지역공동체에서 일꾼으로 쓸 수밖에 없다. 검증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역정당이 활성화된 일본과 독일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그럼 당장은 어찌할 건가. 시민사회가 의회를 대신해 지방정부를, 시민을 대신해 의회를 견제·감시해야 한다. 더불어 중앙정치권을 상대로 정치개혁과 지방분권을 요구할 때다. 마치 촛불민심의 대변자인양 ‘적폐청산’을 외치면서 만들어진 지금의 지방정부와 의회가 국민과 시민에게 실망을 안기면 그 후폭풍은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거다. 경실련 가족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목, 2018/09/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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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시시포커스 3 (2018년 9-10월호) / 김진현 보건의료위원회 위원장

 

상비약 편의점 판매 확대 절실

 

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확대는 수년전부터 시민소비자단체가 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최근에 다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2017년 안전상비약 심의위원회가 약사회의 자해소동으로 멈춘 이후, 지난 8월 8일 다시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 상비약 확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이 전개되었고 최종 결정은 표결로 이루어졌는데 지사제, 제산제, 화상연고 등 3개 효능군을 편의점에서 판매하기로 결정되었고 항히스타민제는 부결되었다. 그런데, 회의종료 후에 당초 표결에 불참했던 약계 위원이 추가로 투표하여 화상연고를 다시 부결시켰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표결 결과가 공개된 후 위원장이 회의종료를 선언하였는데 추가투표라는 황당한 수단을 동원하여 일사부재의 원칙을 뒤집은 복지부에 대해 경실련은 공식투표 결과(지사제, 제산제, 화상연고)대로 상비약을 지정하고 하루 속히 7차 회의를 개최하여 이 논쟁을 끝낼 것을 복지부에 촉구하였다.

 

 

가정 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확대에 대한 논의는 수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약사회는 국민 불편함이 없다거나 또는 국민건강을 핑계 삼아 약의 안전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식의 논리만 반복하고 있고, 복지부는 국민보다는 이익집단의 눈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가 치료의 확대와 의료비 절감을 위해 필요하다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정책은 단순히 안전성과 편의성, 접근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보건경제학적, 문화적 측면에서 함께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상비약 편의점 판매는 야간과 공휴일에 약 구입에 대한 접근성과 불편함을 해소하고,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가계의료비 부담 증가와 건강보험재정 압박 등 사회적 변화에 부응하여 자가 치료의 여건을 확대하고 국민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이다. 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는 극히 일부의 오남용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진료비 절감, 시간 절약 등 소비자 선택권과 경제적 편익을 상당히 증진하므로 사소한 위험을 감수하고 막대한 편익을 선택하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약의 안전성은 편의점 판매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상비약을 약국에서만 독점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나라는 없다. 약의 부작용을 부각시켜 반대논리가 제기되고 있으나 안전하지 않은 약이라면 허가를 취소하거나 의사 처방약으로 넘기면 된다. 동일한 약을 약국에서 판매하면 안전하고, 편의점에서 판매하면 위험하다는 약사회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어차피 약국에서도 소비자가 달라는 대로 집어주지 않는가. 사회적 상식 수준에서 수용 가능한 위험을 벗어나지 않는 한 소비자의 판단과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약의 안전성은 일반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한 외국사례와 보편적 기준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고 우리나라만의 안전기준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가벼운 증상 치료를 위해서는 일반약을 편의점에서 판매해도 된다는 것이 이미 선진국의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된 것이며 각국의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편의점 판매용 약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일 뿐, 특정 약품의 부작용이나 이익집단 때문에 왜곡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약국 이익을 위해 소비자가 불편과 고통을 받아야 하나

휴일과 야간에 약국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사실에 대한 대응수단으로 약사회는 수년전 심야응급약국(지금은 자율 심야약국)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는 상비약의 편의점 판매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회피하고 약국 독점을 고수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였다. 심야약국은 병원응급실보다 숫자가 적고 그나마 어디에 있는지 지역주민이 그 위치를 알기가 매우 어렵다.

경실련은 수년전 심야응급약국을 찾기 위해 약사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심야약국을 검색한 후 밤 12시 전후하여 해당 약국을 찾아가보았다. 그 약국을 찾아가는데 꼬박 1시간 이상 걸렸다. 약국 간판이 건물 외벽이나 입구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곳이 빌딩 고층에 위치한 지역 약사회의 사무실이었고,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 쯤 되면 응급약국이 아니라 비밀약국이다. 집 앞의 편의점을 놔두고, 약국의 이익을 위해 심야에 온 국민이 불편과 고통, 시간을 낭비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있는가?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상비약을 약사 없이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합법적 판매행위이다. 2008년 복지부는 소화제와 정장제 등 70여 품목에 대한 의약 외 품 전환을 준비하였으나 이익집단의 반대로 포기한 바 있다. 결국 핵심은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가에 대한 복지부의 실천의지이다. 수년전 복지부 장관이 약사회 모임에 참석하여 공개적으로 상비약 편의점 판매를 반대하는 등 편파적인 행동을 보여 주무장관으로서 자질을 의심케 한 사건이 있었다. 최근 상비약 심의위원회에서 보여준 복지부의 몰상식한 처신도 과거 정부의 사고방식이 아직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복지부는 이번 심의위원회에서 가결된 화상연고의 편의점 판매를 인정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 의약품 정책의 근간은 소비자의 선택권과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하며, 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확대를 통해 국민의 복리를 증진하고, 휴일과 야간의 상비약 접근성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목, 2018/09/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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