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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허용 법안 공청회 찬반 동수로 재구성하고 재벌 입김 배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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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허용 법안 공청회 찬반 동수로 재구성하고 재벌 입김 배제하라

admin | 월, 2021/03/22- 18:44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허용 법안 공청회 찬반 동수로 재구성하고 재벌 입김 배제하라

코로나19 핑계로 밀실 공청회가 되지 않도록 반드시 온라인 생중계도 해야

 

1. 어제(3/18)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는 정부가 발의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 법률안」(이하 ‘벤처기업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4월 13일 오전 10시에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현행 상법을 위배하여 벤처기업 창업주에게 매 1주마다 최대 10개까지의 복수의결권을 허용하는 이번 벤처기업법 개정안을 어물쩡 통과시키지 않고 공청회를 가지기로 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2. 그러나 이번 공청회 개최안은 중대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5인의 진술인중 복수의결권 도입에 찬성하는 진술인이 과반수인 3인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청회에 통상적으로 정부측 인사가 참여하고 이번 법안이 정부가 제출한 법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이번 공청회는 총 5+1인의 사실상 진술인중 찬성측이 3+1인이고, 반대측이 2인에 불과한 지극히 불공정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3. 구체적으로 5인의 진술인 중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와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부소장은 복수의결권 도입에 찬성 입장을 표명해 온 인사다. 예를 들어 이들은 지난 2020년 7월 1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한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주식 도입을 위한 공청회’에서 복수의결권 도입을 지지(https://bit.ly/3vQlCDg)하였다.

 

4. 진술인 중 1인인 김병연 건국대학교 교수는 재벌의 이익단체인 전경련이 발주한 용역과제에 공저자로 참여하여 2005년 12월 「적대적 M&A 방어수단관련 현행법상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 권 교수등은 경영권 안정 및 적대적 M&A 방어를 위해 의결권에 차등을 두는 종류주식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였다(보고서 제81쪽부터 제84쪽 참조). 결과적으로 이번 공청회는 5인의 진술인 중 과반수인 3인이 모두 개정안 도입을 찬성하는 인사로 구성된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이며, 이런 법안 심의 절차는 ‘절차적 공정성을 방기’한 것이다.

 

5. 특히 위 사례는 우리나라의 재벌이 복수의결권 도입에 일찍부터 얼마나 큰 관심을 보여 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복수의결권 도입에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이 그동안 복수의결권 도입이 결과적으로 재벌의 경영권 방어나 상속에 부당하게 악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해 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그 첫 단추를 논의하는 공청회부터 전경련을 앞세운 재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는 것이다. 과연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상황에서도 이번 복수의결권 도입이 재벌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전혀 없다고 강변할 수 있는가.

 

6.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이런 가능성을 우려하여 지난 3월 16일자 공동성명에서 공청회 개최시 찬반 인사를 동수로 공평하게 구성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산자위의 이번 공청회 구성은 이런 정당한 지적을 송두리째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재벌의 입김까지 불러들이고 말았다. 공청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측면에서 공청회 토론 과정은 불공정하고, 재벌의 영향력을 자초했다는 점에서 그 결과도 정의롭지 못하다.

 

7. 우리는 국회 산자위가 복수의결권 공청회 진술인을 찬반 동수로 공정하게 재구성하고 재벌의 입김을 철저하게 배제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코로나19를 핑계로 밀실 공청회가 되지 않도록 온라인으로 생중계 할 것도 강력히 요청한다. “끝”

 

2021. 3. 22.
경제개혁연대•경제민주주의21•경실련•금융정의연대•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한국노총•한국YMCA전국연맹

 

210322_공동성명_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허용 법안 공청회 찬반 동수로 재구성하고 재벌 입김 배제하라 (경실련 등)

문의: 경실련 재벌개혁운동본부 02-3673-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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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3,4월호 – 시사포커스(2)]

뻥쟁이, 앞잡이,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복수의결권

– 복수의결권 도입을 둘러싼 팩트체크! –

정호철 재벌개혁운동본부 간사

지난 설 연휴 간 뜨거운 이슈 중에 하나가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이었다. 그러면서 국내 보수언론지에 도배된 이야기들 중 하나가 바로 ‘복수의결권(차등의결권)’이다. 쿠팡이 한국증시가 아닌 뉴욕증시를 택한 건 “한국에 복수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구글처럼 창업주의 혁신을 보호하기 위해선 복수의결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정부여당의 말을 빌려 관련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벤처기업이 유니콘(즉, 창업한지 10년 이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정부가 복수의결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권칠승 현 중기부 장관도 나섰다. 박영선 전 장관도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다수야당 추경호 의원 역시 “코로나19로 약해진 기업의 경영권 방어에도 도움이 된다”며 환영했다. 정부와 국회는 올해 3월 중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도입을 목표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들의 말은 사실일까?

도대체 복수의결권이 뭐길래… 온 나라가 시끄럽나?
복수의결권은, ‘주주의결권 신탁계약’에 따라 일부 주주들이 자기 의결권을 특정 주주에게 맡기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주식투자자들이 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자기 표를 창업주의 효율적인 경영권 행사(의사결정)를 위해 몰아주자는 얘기다. 현재 정부여당이 도입하려는 비상장 벤처 복수의결권은 창업주에게 1주당 최대 10표까지 몰아주자는 것이다.

복수의결권은 <도표 1>처럼 의결권 신탁하려는 주식투자자의 지분율에 따라 결정된다. 뭐 어떻게든 창업주가 돈만 잘 벌어 준다면야, 투자자와 주주들의 ‘동의’만 있으면 이론적으론 100표도 가능하다. 특히, 창업주의 가업을 잇기 위해 가족, 친지들끼리 허물없이 저런 식으로 경영권을 몰아주거나 자녀들에게 조건 없이 경영권을 저렇게 싸게 물려줄 심산이라면 몇 표든 가능하다. 그러나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벤처투자시장에서 투자금 회수에 대한 위험부담이 큰 만큼 투자유치도 어렵고 복수의결권을 저런 식으로 내주기도 쉽지 않은 법이다. 차라리 대기업 상장주식이면 또 모를까? 정부여당에서 저렇게 억지로 밀어붙인다고 해서, 그 의심 많은 투자자들이 순순히 자기 주식을 듣도 보도 못한 비상장 벤처기업을 믿고 투자해 창업주에게 경영권을 몰아줄 만큼 그런 순진한 호구들이 아니다. 한편, 소수주주나 반대주주들 입장에서도 복수의결권이 도입되면 그만큼 자기 의결권 행사에 불리하기 때문에 특정 주주만 경영권을 독점하도록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래서 쿠팡처럼, 창업주가 복수의결권을 택한다는 것은 애초 말의 앞뒤부터가 맞지 않는 헛소리인 셈이다. 복수의결권의 도입과 창업주의 표수는 투자자와 주주들이 결정한다.

따라서, 복수의결권은 단순히 투표권만 몰아줘서 되는 게 아니라, 주주 간 자본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각자의 주권과 출자지분에 따른 이익에 따라 현금흐름까지도 ‘상호 호혜적으로, 합리적으로 차등’시키는 제도이다. 이에 따라 복수의결권이 성립되려면, 먼저 주주총회에서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주주의결권 차등계약 조건들부터 우선협상이 진행된다. 주주의결권 신탁에 따라 투자자들이 자기 투표권을 넘겨주고 무표결권을 행사하는 조건으로 그만큼 상환우선권, 우선주 배당금, 콜옵션 프리미엄 등을 가져가고, 그 결과에 따라 다른 보통주주들의 의결권을 차별하게 되는 대신 그만큼 프리미엄 콜옵션, 우선매수청구권, 소수주주의 반대매수청구권 등이 법에 의해 강력히 보호된다 (즉, 복수의결권에 대항하여 편면적 구속력을 갖게 된다). 반면, 창업주만 일신전속적인 복수의결권을 수탁하는 대가로 비약적인 경영권을 독점하는 대신 주식회사로부터 복수의결권 신주발행, 신주인수권, 교환사채, 전환사채, 스톡옵션 등의 주권 행사로 인한 자기 출자지분율 대비 실질적인 증자 없이 지배권 확대만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의 소유권이나 재산권 행사와는 분리돼 기업의 현금흐름에 엄격한 통제와 제약을 받는다(예를 들면, 1주 n표 복수의결권 수탁 외의 방법으로 자기 주식을 취득했을 때 반드시 +n표를 초과할 수 없다). 또한, 친족, 임원,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들에게 복수의결권 주식 양도, 상속, 증여는 물론, 연기금 등 정부기관으로부터 황금주(1주∞표)를 투자신탁 받아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과 제도상 금지되고, 주주들과의 투표권 거래나 백지신탁을 강요하는 것 역시 당연 불법이다. 이에 따라 창업주가 사망하면 복수의결권은 반듯이 1주1표로 자동 전환되며, 정부/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에 따라 창업주의 복수의결권 행사가 자율·견제되도록 운용되고 있다.

왜냐하면, 복수의결권 제도는 이처럼 상호 호혜성, 합리성, 차등성, 자율성 등의 시장원리에 기초하지 않았던 군부정권과 국영기업, 그리고 재벌들에 의해 전통적으로 “세습의결권”으로서 전용돼왔기 때문이다. 오늘날 복수의결권을 도입했던 EU,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군수, 석유, 통신, 언론 등 민영화된 국영기업들에게만 예외적으로 황금주까지도 함께 허용함으로써 민간자본에 대해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재벌, 마피아, 창업주는 공산당, 관피아, 군부정권과 유착되어 복수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부작용은 남미와 영미권 등지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34년 복수의결권을 도입했던 멕시코의 경우 카르데나스 군부정권 시절 재벌경제체제하 1960년 1인당 GDP는 한국의 3배였지만, 50년이 지난 2010년 한국의 1/3수준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1900년대 초에 복수의결권을 도입했던 미국에서 2001-2015년 사이 복수의결권을 갖고 있었던 전체 24,724개의 주식회사들 중 7%만이 비-가족기업이었고, 나머지 93%가 가족집단 지배기업(재벌기업)들이 차지했는데 그 중 4%를 제외한 89% 대부분이 가업 상속 목적으로 복수의결권을 세습의결권으로 전용했다 (Anderson, Ottolenghi & Reeb, 2017). 그 결과는 처참했다. <도표 2>

<도표 2>처럼, 복수의결권을 도입한 재벌기업들은 모두 예외 없이 기업가치의 하락을 겪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계 기관투자자인 S&P 다우존스와 영국계 기관투자자인 FTSE는 자사의 지수평가 대상에서 복수의결권 기업들을 일괄 배제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벤처육성을 핑계 삼아 이미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와 같은 관제펀드에 전 국민이 주식투자 할 수 있도록 세습의 지름길을 깔아줬고, 곧 여당의 이번 복수의결권 도입을 통해 향후 총수 일가의 재벌 4세 창업주들에게 주식투자토록 길을 열어 ‘합법적’으로 경영권을 세습케 하려는 게 그들의 숙원사업이다. 이는, 단지 투표통 바꿔치기만 안 했을 뿐, 마치 군사 쿠데타라도 일으켜서 체육관에서 복수 투표제를 실시해 합법적으로 경영권을 이양시켜주려고 밀어붙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경영권 방어든, 안정이든, 벤처 창업주에게 어쨌든 도움을 줄 수 있지 않나?
비상장 벤처기업에 복수의결권을 도입하면, 창업주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더 이상 돈을 쓰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지출할 여유자금이 생기기 때문에, 혁신 벤처기업의 육성에 도움이 된다는 중소벤처계의 말을 빌려 정부여당이 선전하고 있다. 또 다수야당은, 이 복수의결권을 창업주가 갖고 있으면 외국자본의 적대적 M&A에 대항해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주고, 비상시 창업주가 주주들에게 발행했던 주식을 시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거나 저가로 신주를 발행·인수하는 방법으로 복수의결권을 취득해 경영권을 방어해 내는 포이즌 필(Poison Pill: 독약) 조항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재계의 말을 빌려 맞장구를 치고 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야당의 말은 순 거짓이다. 포이즌 필 목적의 복수의결권은 독점금지(Antitrust)와 경쟁(Competition)법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에, 전세계 어디에서도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서 허용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럼 정부여당의 말마따나, 복수의결권이 비상장 벤처 창업주의 경영안정과 기업육성에는 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일단, 투자모집부터 성공하고 주주총회의 동의를 받아낼 수 있다면, 그럴 ‘자격요건’을 갖출 순 있다. 벤처캐피탈투자신탁사(예를 들어, 창업투자회사, 신기술금융투자회사)가 벤처 창업주의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하기 위한 뮤추얼펀드(즉, 수익증권 투자 목적으로 설립된 복수의결권 신탁 법인)를 조성해 외부로부터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창업주가 주주총회의 동의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프리미엄 수익증권(무표결주식)을 상호 만족할 만큼 발행해 줄 수만 있다면 경영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유망한 상장대기업 계열사 비상장 벤처도 아니고, 신생 비상장 중소벤처 스타트업 창업주가 앞으로 기술개발에 도전해보겠다고 복수의결권을 요구하면서 향후 1주 10표까지 제 맘대로 경영권을 휘둘러댈 수 있으면, 과연 투자자들이 그런 기업에 출자를 할까? 과연 주주들도 그런 특권에 동의할 수 있을까? 뭐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주주총회의 동의도 받아내고 출자금도 받아내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치자. 그럼 그 이후에 창업주가 ‘경영성과’를 내지 못하면, 과연 기관투자자와 소수주주들이 그런 창업주를 가만 놔둘까?

복수의결권으로 투자받은 출자금으로 사업하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1주 10표의 큰 권리 뒤에는 그만큼 ‘책임’도 뒤따르기 때문이다. 미국 내 1주당 최대 10표의 복수의결권을 도입했던 비상장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을 살펴보면, 창업주가 주주의결권 차등계약에 따라 주주와 투자자들이 매년 요구하는 수익률 이상으로 주주가치를 올리지 못하면, 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수탁받았던 복수의결권이 철회돼 경영권까지 위협받는 게 보통이다. 이때 창업주가 어떻게든 경영권을 유지하려면, 창업주의 경영성과는 현상 유지 수준을 넘어 꾸준한 주가상승을 통해 시장에서 언제든지 투자회수(Exit by M&A)가 가능한 수준, 즉 인수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이나 기술특례상장이 목전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복수의결권 도입은 기술특례상장을 앞두거나 우회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신생 기업들일수록 더욱 어렵다. 하물며, 복수의결권 때문에 경영성과가 낮아 다른 주식들의 주주가치도 덩달아 저평가됐을 땐, 저평가된 주식들을 창업주가 손해를 보고 매입해 자사주소각을 해서라도 주주 계약에 따라 수익률을 높여야 할 책임이 발생한다. 즉, 주식가치를 상승시키지 못하는 창업주가 제아무리 회사의 주인이고 복수의결권을 갖고 있더라도, 오히려 복수의결권 때문에 회사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 정부에서 복수의결권 때문에 성공했다던 그 벤처기업, 구글(?)도 지난 2019년에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귀하면서 복수의결권을 갖고 있는 공동창업주들이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나야만 했다. 또한 페이스북(?) 역시 2019년까지 창업주였던 저커버그가 복수의결권으로 경영성과를 내지 못하자 복수의결권을 박탈시켰고 회사에서도 내쫓았다.

복수의결권 도입 시, 불공정한 현금흐름을 바로잡기 위해 OECD 등 많은 선진국에서는 법률과 상장규칙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창업주의 복수의결권을 박탈시키는 다양한 ‘견제장치’들도 함께 정관에 규정토록 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1)해소규칙, (2)추종(追從)조항, (3)일몰조항 등이 바로 그것이다. <도표3>

이처럼, 주주와 투자자들이 맡긴 복수의결권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이걸 함부로 휘둘러대다간 오히려 창업주에게 독약이 될 수 있다. 아니 그럼, 남의 돈으로 기업 해먹는 게 그렇게 쉬울 줄 알았나? 명심하라, 혁신과 기술만 있으면 투자는 얼마든지 뒤따라 온다.

금, 2021/04/0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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