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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코로나 위기 속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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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코로나 위기 속 노동자

admin | 화, 2021/02/09- 20:20

[월간경실련 2021년 1,2월호 – 특집. 코로나19와의 불편한 공존(2)]

코로나 위기 속 노동자

노상헌 경실련 노동개혁위원장(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겨울철 코로나 재확산으로 이동과 모임이 제한되고, 주요 국가들도 국경과 다중이용시설을 봉쇄하고 있다. 2020년 1년간의 코로나 불황이 올해도 계속되면서, 경제 및 노동시장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의 취약계층인 영세자영업자, 특수고용직노동자, 관광·여행 및 서비스업 종사자 등이 치명타를 받은 상황이다. 또 내수 및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의 경기침체가 예상되며, 이러한 상황은 가장 약한 고리에 있는 노동자의 무급휴직, 임금삭감을 넘어 정리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일을 그만둔 지 1년 미만인 비자발적 실직자는 전년(137만 5천 명)보다 48.9% 급증한 219만 6천 명이다. 이는 실업 통계 기준이 바뀐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비자발적 실직자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직장의 휴업·폐업’,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임시적·계절적 일의 완료’,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 등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을 말한다.

실직 당시 고용형태는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가 각각 40.3%(88만 5천 명), 23.2%(51만 명)로 60% 이상을 차지했고, 상용근로자는 18.2%(40만 명)였다. 성별로는 여자(55.2%, 121만 2천 명)가 남자(44.8%, 98만 4천 명)보다 많았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이 27만 4천 명(12.5%)으로 가장 많았고, 농업·임업·어업(11.7%, 25만 7천 명), 건설업(10.5%, 23만 명)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실직은 인별 속성상 여성, 청년에게 가혹하게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코로나로 경제 활동을 멈춘 대면 서비스업종(보건복지, 교육, 숙박, 음식점 등)에서 여성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가사와 돌봄 노동이 여성에게 전가된 점이다. 코로나로 인한 보육시설 및 학교 휴교는 가정책임을 전담하는 여성에게 경제 활동 포기를 강요한 것이다.

청년층(15~29세)은 취업활동 중이거나 근무 경력이 짧아 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취업문이 닫히거나 해고의 위험이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5.6%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 최고치다. 결국 자영업자, 일용직 노동자, 청년과 여성들은 실직으로 내몰리거나 소득이 급감하여 코로나의 피해를 오롯이 받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경제적 고통이 노동시장 취약계층에게 집중되어 나타나는 현실과 비대면 업무방식 및 서비스의 활성화는 코로나 위기 극복 이후 노동의 양극화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취약계층에 집중된 고용충격과 사회안전망 사각지대가 위기 속 노동자를 더욱 궁박하게 한다. 코로나 위기 속 노동자에게는 고용관계, 사회보장, 개인능력의 입체적 대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우선 고용안전망의 정비이다. 코로나 위기와 코로나 이후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5명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이 일부 적용되고 있다. 5명 미만 사업장의 임금근로자는 28.5%로 우리나라 전체 임금근로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나 법정근로시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 연차유급휴가, 휴업수당, 부당해고 제한 등 근로기준법상 주요조항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주휴수당 및 퇴직금 등 법이 적용되는 부분조차 실제로는 준수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5명 미만 사업장이 가장 취약한 일자리라는 것이 코로나 위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근로자를 1명 이상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여 노동법 준수를 통한 고용안전망 확보가 필요하다.

다음은 사회안전망의 보완이다. 실직자의 생계보장을 목적으로 고용보험제도, 생계유지 곤란자에게는 공공부조제도가 사회안전망으로 준비되어 있으나 임시방편적이다. 충분한 전직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실직자가 비정규직 또는 영세자영업자로 전락하는 경우 연금보험, 건강보험 등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하게 된다. 지역가입자는 사용자와 함께 사회보험료를 분담하는 사업장가입자와 달리 소득과 재산 정도에 따라 전액 부담하게 된다. 소득감소로 인한 사회보험료의 미납은 사회보험의 혜택으로부터 배제되는 2차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사회보험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비정규직, 소규모 영세사업장의 사회보험 가입 회피 등으로 사회안전망이 필요한 집단일수록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다. 코로나 위기에서 사회안전망의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드러났다. 고용보험의 전국민 확대적용과 실업부조 실시, 연금제도에서 최저연금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정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실직의 장기화를 막기 위한 고용가능성 제고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노동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고 디지털화 및 자동화 등 미래 직업 수요의 변화에 따른 재직자 및 구직자의 교육훈련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교육 플랫폼 등 원격훈련 플랫폼 운영을 통해 300여 개의 직업훈련과정을 제공 지원하고 있다. 이를 보다 수요자 니즈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인 직업교육훈련 시스템 유지와 지원을 위한 재정지원 및 교육·학습기간 연장조치, 수습임금 지원, 대체 훈련기회 제공 등을 마련하여 실질화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코로나로 인한 고용위기 극복 방안은 ① 기본적인 노동기준의 존중과 준수, ② 양질의 고용확보, ③ 사회안전망의 확충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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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우리들이야기(2)][전문가칼럼]

여성가족부와 법무부의 이름을 바꿔보면 어떨까?

 

박만규 아주대 불문과 교수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라’

최근 특히, 야당의 대권 주자들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이에 적극 동조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여가부 폐지 관련 청원이 등장했는데, 과도한 여성인권 정책으로 인해 남녀 갈등만 심화하고 남녀평등 대신 남성 혐오가 실현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이 부처가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며 젠더 감수성에 맞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 여전히 필요한 부서라고 되받아치고 있다. 요컨대 여성을 남성과의 대결적 구도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 어느 한쪽도 차별받지 않는 공정한 사회의 실현이 여성가족부 설치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영어 표기도 ‘성평등가족부'(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로 돼 있음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여성가족부의 이러한 주장에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만일 양성의 평등한 사회 건립을 목적으로 했다면 왜 애초에 ‘양성평등부’로 명명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렇게 했다면 남성과의 대립구도 속에 여성만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부처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그러한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더욱이 왜 영어로는 ‘양성평등’으로 표기해 놓고 정작 우리말로는 ‘여성’으로 표기하는 데 그쳤는지도 납득하기가 어렵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들어 필요하다면 ‘여성부’보다는 ‘성평등부’나 ‘양성평등부’로 개선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늦었지만 뒤늦게라도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여성부’에서 점차 ‘양성평등부’, ‘젠더부’와 같은 방향으로 이행하고 있는 추세임을 볼 수 있다. 사실 과거에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사회적, 법적 권리, 교육의 기회가 현격하게 떨어져서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한 여성만을 위한 정책 시행이 불가피하였으므로 ‘여성부’라는 명칭을 채택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였다. 뉴질랜드(여성부, Ministry of women)와 독일(가사·노인·여성·청소년부)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후 여기에 ‘평등’의 개념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영국의 경우 ‘여성·평등 장관(Minister for Women and Equalities)’, 프랑스의 경우 ‘남녀평등 및 기회균등 담당 장관)’이 그 예가 된다.

최근 들어 여성부를 신설하는 나라들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여성부’ 대신에 ‘젠더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성 역할과 성 정체성이 생물학적으로보다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젠더(gender)’가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칠레의 ‘여성·젠더평등부’, 잠비아의 ‘젠더부(Ministry of Gender)’, 모리셔스의 ‘젠더평등·가족복지부(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 Welfare)’, 남수단의 ‘젠더·사회복지·종교문제부(Ministry of Gender, Social Welfare and Religious Affairs)’ 등이 그 예이다.

한편 여성가족부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으로 늘 명칭을 고쳤으면 하는 부처가 있는데, 그것은 ‘법무부’이다. 법무부(法務部)란 글자 그대로 법적 사무를 처리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하겠지만, 지구상에 ‘법무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나라는 한자문화권의 서너 나라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모든 나라들에서는 ‘법무부’라 칭하지 않고 ‘정의부’라고 칭하고 있는 것이다. 아래 예를 보면 주요 언어권 국가들에서 모두 예외 없이 ‘정의부’라 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법이란 사회의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체계이므로 이를 담당하는 행정부 내 기관의 이름을 ‘정의부’라고 명명한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Heidegger)는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했을 정도로 인간은 언어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고 사고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의 언어학자이며 인류학자인 사피어(E.Sapir)와 호어프(B.Whorf)는 우리는 언어가 노출시키고 분절시켜 놓은 세계만을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요컨대 인간의 생각은 절대적으로 언어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광주사태’로부터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이름을 고치기 위해 오랫동안 각고의 노력을 해 왔던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정의부’라는 명칭을 쓰게 되면 법의 목적인 ‘정의’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고, 만일 우리가 ‘법무부’라는 명칭은 쓰게 되면 법의 목적인 ‘정의’가 아니라 법의 수단인 법적 업무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법무부’라는 명칭은 우리에게 그 기관을 기능적 관점에서 접근하게 함으로써 법의 본질적 접근을 차단하는 역할을 은밀하게 수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동양은, 서양과 달리, 법보다 도덕을 우위에 두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제재에 의한 법적인 처리보다는 감화에 의한 도덕적 조처를 우위에 두는 태도가 발달해 왔다. 그래서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온정주의가 널리 퍼져 있다.

이로 인해 우리가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법적 제재에 나서지 못하는 경향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한다. 사실 서구, 특히 미국의 보수주의는 정의를 악에 대한 응징으로 개념화하고 이를 죄와 벌이라는 프레임 속에 밀어 넣어 매우 강력한 처벌을 정당화하고 있다.

혹시 ‘법무부’라는 표현이 한국인에게 법을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체계가 아니라 단지 법적인 업무라는 프레임에 넣음으로써, 온정주의적 사고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에 기여하고 있지는 않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지나친 비약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지구상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의부’와 달리 ‘법무부’는 대체로 한자문화권에 국한되어 사용되는 명칭이다. 대만은 우리와 동일한 ‘법무부(法務部)’이고, 일본은 ‘법무성(法務省)’, 중국은 ‘사법부(司法部)’이다. 다언어사회인 싱가포르의 경우도 말레이어 Kementerian Undang-Undang, 중국어 律政部, 타밀어가 모두 법무부에 해당한다. 다만 한자문화권이 아닌 나라로서는 예외적으로 인도네시아가 ‘법과 인권부(Kementerian Hukum dan Hak Asasi Manusia)’로 명명하여 이와 동일하다.

앞서 보았듯이 서양에서는 ‘법무(legal affairs)’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데, 예외적으로 카리브해의 소국 바하마와 바베이도스(Barbados) 정도에서 법무부(Office of the Attorney General and Ministry of Legal Affairs)라는 표현을 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자문화권이 아닌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서구의 영향을 받은 탓도 있겠지만 ‘정의부’를 택하고 있으며, 태국 과 필리핀(타갈로그어, Kagawaran ng Katarungan)의 경우도 ‘정의부’를 채택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 부처의 이름을 지을 때 수단보다는 그 부처가 구현하려는 목적으로 명명하는 것이 어떨까? ‘여성부’보다는 ‘양성평등부’로, ‘법무부’보다는 ‘정의부’로 바꿔보면 어떨까? 그러면 우리의 생각도 바뀌지 않을까?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목, 2021/07/29-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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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시민사회, 종교, 노동, 풀뿌리단체
///언 기자회견
 
공수처설치를 비롯한 검찰개혁 패스트랙법안 가로막는 자한당규탄!
촛불혁명정신으로 완전한 사회불평등해소. 사회대개혁완수!
 
촛불 시민혁명 이후 3년 정권이 교체되고 적폐청산이 진행되고 있지만 강고한 적폐세력들은 각 분야에서 이를 저지하거나 촛불 혁명을 되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자한당은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를 부여잡고 선거제도 개혁, 정치개혁을 거부하고 심지어 불법을 저지른 자한당 의원들에게 2020년 총선에 가산점 준다는 망언까지 하면서 적폐세력 결집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친일 세력은 민족의 자존심은 말할 것 없고 국익에 반하는 언행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고 일부 언론은 이에 부화뇌동하고 있는 현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적폐를 청산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검찰적폐를 옹호하고 부추기는 모든 적폐세력과 친일적폐, 언론적폐 청산을 위해 부산시민사회는 다시 힘을 모아 나갈 것입니다.
 
이에 부산지역 시민사회, 종교, 노동, 풀뿌리단체 시국선언을 모든 연명단체 주최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기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취재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191025()10
장소 : 부산시청 앞
 
 
 
 
수, 2019/10/3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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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사람들은 보상이 없이 20년째 꼬박꼬박 출근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과 달리 취업걱정이 없다. 모두 직업배치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실업이 없는 사회이다. 실업없는 사회야말로 우리 인류가 오랫동안 꿈꾸어온 사회가 아니던가. 매우 달콤하게 들린다. 북한에서 설사 원료나 전기가 없어 생산을 못해 공장이 가동되지 않더라도 항상 일자리는 넘쳐난다. 그러나 공장 기업소에서 배급을 주지 못하고 국정가격으로 공급하는 물품이 없어진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생활비(임금)는 그 의미를 잃었다. 넘치는 무보상 일자리 속에서 북한의 노동은 사람들에게 고통의 근원이 되었다.

북한에서 모든 공민들은 노동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일해야만 한다. 우리처럼 일감이 있고 일감에 따라 고용과 해고를 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노동은 사적인 돈벌이가 아니라 ‘공공적이며 이타적인 것’, ‘신성하고 영예로운 것‘으로 규정된다. 북한 사회주의 헌법 83조에 “노동은 공민의 신성한 의무이며 영예이다”라고 써있다. 즉 북한에서 노동은 선택이 아닌 의무이고 직업은 개인의 이익적 목적이 아니라 집단의 이익, 국가의 이익에 복종하는 충실성의 개념이고 척도가 된다. 낡은 관념은 노동의 의무를 살아있는 생명에게 강제하면서 그들을 덧씌우는 굴레가 되었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은 무슨 일을 할까? 1990년대 중반의 경제위기 이후 기업소 운영 부실화되면서 대부분의 기업소에서 배급 중지 혹은 간헐적으로 배급을 지급한다. 생활비는 거의 의미가 없다. 고등중학교나 대학을 졸업한 북한청년들은 이처럼 무보상 노동을 해야 하는 공장이나 기업소에 들어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동되지 않는 직장에 사람들이 꼬박꼬박 출근하는 기이한 현상이 지난 20여년간 지속되어 왔다. 물론 일단 출근하면 공장생산을 하지 않더라도 할 일은 넘친다. 각종 국가적 일에 동원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이나 기업소에서 생산을 하지 않더라도 각종 도로수리나 건설, 농촌지원 등에 ‘동원’되기도 하고 국가에서 내려보내는 각종 사회적 과제를 수행한다. 일이 있는 다른 곳에 파견되는 더벌이도 한다. 노동자들은 출근해서 잡담을 하면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일도 드물지 않다.

 

북한 노동사회를 이해하는 두 가지 코드,‘직업벌이

이처럼 기이한 현상이 생긴 시기는 언제부터인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이래 배급체제가 붕괴하고 국가는 공장기업소로 배급의 책임을 넘기면서 각 공장기업소별로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는 차별화되었다. 2000년대부터 북한사회에는 기존의 계획경제하에서 운영되는 국유 기업소 공장 외에 새로이 노동시장이 생겨났던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미증유의 경제위기와 비공식경제의 대두를 배경으로 국가가 아니라 개인장사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고용해서 일을 시키는 장 즉 노동시장(labour market)이 열리게 된 것이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비록 노동력의 매매가 이루어지면서 신성하고 영예로운 노동을 돈으로 팔고 사는 일이 행해졌지만, 이를 북한사람들은 아무도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대신에 북한사람들은 이러한 행위를 ‘벌이’라고 불렀다. 오늘날 북한 사람들이 경제적 위기를 넘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장에서의 ‘벌이’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북한사람들은 벌이를 직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북한에서 노동의 의미는 사적인 돈벌이가 아니라 ‘공공적이며 이타적인 것’, ‘신성하고 영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사람들에게 직업을 배치하고 동시에 이를 통해 소속 즉 정치사회학적 생명을 주었다. 사람은 직위를 통해 살아있는 유기체이자 공동체에서 자신의 위치를 얻는다. 그러니, 오늘날의 북한에는 두 개의 일이 존재한다. 계획경제와 국가에서 배정한 공적 ‘직업’, 시장경제와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벌이’이다. 이것이 오늘날 북한의 직업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키워드이다. 사람들도 공식부문- 국영기업체에서 거의 무급으로 일하다가 생계가 어려우니까 그나마 벌이를 하러(소득을 얻고자) 시장(비공식경제부문)에 나간다. 혹은 두 개를 오가면서 혹은 병행하면서 투잡을 가지고 일하기도 한다. 그러면 북한사람들은 어떻게 직업생활을 영위하는지 다섯 가지 질문과 응답을 통해 알아보자.

 

첫 번째 질문, 이직(移職) VS 조동(調動):

국가에서 배정해 준 직장을 떠나 내가 원하는 직장으로 가려면 어떻게 하나?

사실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은 우리도 일상에서 늘 겪는 일이다. 그 때 우리는 이직을 시도한다. 나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 나오는 구인정보들을 체크하여 이력서를 보낸다. 북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가에 저는 다른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배급 주는 공장으로 바꿔 주십시오! 이렇게 말을 할 수 있을까? 북한사람들 역시 당연히 보다 나은 직장으로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갈만한 직장을 알아보고 옮기려고 노력한다. 대부분 배급이나 보상이 적은 국영경제부문의 공장 기업소를 떠나서 먹을 알이 있는 국영경제부문의 일자리 혹은 소득이 있는 시장경제부문의 일자리로 옮겨가는 추세가 나타난다.

그렇지만 이들이 직장을 옮기는 방식은 남한과 다르다. 개인이 마음대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다른 곳으로 옮긴다? 그것은 당연히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직(移職)’대신 북한어로는 ’조동(調動)‘이라고 하는데, 조동의 뜻은 “행정적인 조치로 직장을 옮김”이다. 지금 다니는 직장의 책임자에게 ‘사업’을 해서 즉 돈을 주고 다른 곳으로 보내도록 일을 꾸민다. 직장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은 국가에게 있다. 그러니 이직을 원하는 나는 국가의 대리인들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동인(動因)을 제공한다. 그 동인은 돈이다. 이직과 조동. 이 미묘한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직의 주체가 개인 노동자라면, 북한에서 조동의 주체는 국가가 된다. 국가가 노동자를 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과는 같을 지라도 이동의 주체나 과정은 달라진다.

그러면 그들도 옮길 때 이력서를 쓸까? 북한도 원래 기록문화가 상당히 발전해서 미군노획문서에 의하면 자서전 이력서, 평정서 등과 같은 자료들이 많다. 그렇지만 일반 신규노동자의 입직시 별도의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를 제출하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문건은 평정서이다. 평정서는 당사자는 보지 못하는 문건인데, 기관 당국이 개개인을 평가하는 평정서가 있다. 이 평정서에 기초하여 직업이 배치된다고 하겠다. 학교에서 기록한 생활기록부와 평정서를 참조하여 직업배치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일반노동자가 아니라 직위가 높은 직업의 경우에는 조동시 이력서가 필요하다.

북한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도 아니고, 시장경제도 아닌 공식/비공식 부문이 혼합된 나타나는 양상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도 공식부문-국영기업체에서 일하기도 하고, 비공식경제부문이라는 선택지가 한 군데 늘어났다. 사람들은 배급도 없고 그렇다고 소득도 없는 공식부문-국영기업체를 떠나 소득이 있는 비공식부문 일자리를 향해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득도 없는 공식부문-국영기업체에 있는 일자리를 떠난다는 것도 쉽지 않다. 이때 등장하는 것은 돈이다. 돈을 가지고 사업을 해서 책임자에게 돈을 주고 자리를 옮기는 일이 많다. 노동자 자신이 이직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에 권한 있는 윗 사람에게 돈을 써서 옮겨야 한다. 딱한 사람들은 그럴 돈도 없는 사람이다.

어제 필자는 최근에 국경연선지역에서 탈북한 한 여성노동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탈북전 19세의 나이였던 그녀는 배급도 없고 새벽 4시부터 11시까지 장시간 고된 노동을 해야 하는 일자리를 그만 두고 다른 자리로 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의 집안은 돈이 없어서 옮길 수가 없었고 결국 탈북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계획경제와 시장경제의 혼종화

 

두 번째 질문. 북한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선호하나?

남한이 열광하는 의사, 변호사를 그들도 선호할까?

특정 직업을 가리켜 북한 선호직업이다. 개인의 취향도 있기에 이렇게 말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아래와 같이 거칠게 정리해볼 수 있다. 북한은 권력으로 움직이는 사회이기에 법간부, 경찰간부, 당간부 등 권력있는 직업을 가장 선호하며, 그 다음으로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선호한다. 아직 북한사회에서 돈은 독립변수로 작동되지 않는다. 권력의 빛을 받아야 힘을 발휘하는 달과 같은 존재이다. 장사는 추세, 외환 등에 민감하지 않으면 한 순간에 망하기도 하는 불안정한 직업이다. 특히 권력의 지원 없이는 할 수 없다. 북한은 시장화 과정에서 많은 장삿꾼들이 망하거나 비법행위로 처벌되거나 심지어 처형되는 일을 겪었으며 주민들은 이를 목도해왔다. 그래서 최근에 올수록 국가기관에서 직업을 가지고 일하면서 안정적이고 ‘먹을 알’이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도 도드라진다. 위험성이 있는 불안정한 벌이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북한사람들은 피곤하고 위험성이 높은 외화벌이보다 안정적이고 권력 있는 직업을 가장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보안원, 보위부야말로 가장 선망하는 직업이다. 시장경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주민들 경제활동 자체가 비법과 일탈로 이루어지다 보니 북한의 경찰인 보안원은 일상에서 큰 권력을 갖게 된다. 세관원 또한 최고의 직업인데 일반인들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직업이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의사와 변호사는 어떤가? 남한처럼 선호하나?

결론부터 말해자면 의사도 변호사도 남한처럼 잘 나가는 직업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 의사 역시 우리나라만큼 돈 잘 버는 직업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일반인에 비해 돈도 잘 버는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2016년 현재 한국에 들어온 의사출신 탈북민들의 수는 100명 가량 되는데, 그 중 총 24여명만이 한국에서 의사자격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아직 북한에서 변호사를 했다는 탈북민은 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북한 변호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우리사회의 변호사와는 개념이 다른 직업인 듯 하다.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사회에서는 용의자인 개인이 변호사를 선임해서 조력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소속되고, 경제적 범죄에 국한되어 다소 조력을 주는 정도라고 한다. 즉 북한에는 국선변호사만 있으며 정치적인 문제에는 조력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탈북과 같은 국가적 범죄인 경우, 재판을 받을 때 변호사의 조력을 받았다는 탈북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북한에도 변호사가 있기는 하지만 개인이 돈을 내고 선임해서 조력을 받는 경우는 특권층에 한한다. 북한의 일반인(평백성)에게는 변호사는 상징적 존재에 불과하다.

 

세 번째 질문. 북한에 스펙은 있는가?

북한의 학부모도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고 노력할까?

우리에게 스펙쌓기란 힘있는 자격증, 해외연수, 대회에서 상타기, 양질의 기관이나 회사에서 인턴 등을 가리키는데, 북한에서 이같은 스펙쌓기가 아직 그렇게 성행하지는 않는 듯하다. 북한의 기본 스펙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대학졸업, 둘째는 군대 가기, 셋째는 당원이다. 물론 당원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스펙이다.

물론 이같은 스펙쌓기에 대한 열망은 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북한의 흙수저들은 감히 꿈을 꾸지 않으며, 출신지역이 도시냐 농촌이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일반 노동자, 농민층들 특히 대를 이어 농장에서 일해야 하는 농장원들은 대부분 체념하고 위로 올라가려고 하거나 상승을 위한 꿈을 아예 꾸지 않는다. 그러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 금수저들은 늘 진로를 깊이 고민한다. 여기에 시장경제가 형성되는 틈새에서 장사를 해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추가되면서 북한사회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과외도 하고, 돈도 쓰고 자녀들에게 정성을 쏟고 있다. 그들의 자녀를 일류 고등중학교에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사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은 더 이상 한 덩어리가 아니다. 북한의 계층들이 점점 분화하면서 계층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네 번째 질문. 자유로이 장사하는 북한 여성들, 그들의 지위는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가?

여성은 결혼을 하면 부양이라고 해서 표면적으로는 세대주인 남자의 부양을 받는 게 된다. 우리에게 전업주부와 같은 개념이다. 실질적으로는 여성이 시장경제 부문에서 장사일을 해서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고, 온 가족의 부양을 하는 여성들이 거꾸로 ‘부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는 사실이야말로 북한의 역설이다. 이는 지난 20여년 동안 억척스럽게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고 돈을 벌어오면서 자신들의 힘을 만들어왔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정은 미약한 현실을 보여준다.

남자들은 일단 국가가 주는 일자리에서 벗어나면 강한 처벌을 받는다. 3개월 이상 무단으로 직장에 출근하지 않으면 노동단련대에 보내기 때문에 보통은 직장에 매월 돈을 내고 8.3노동자가 되어 자기 마음대로 노동시장에 나가서 노동력을 파는 일용노동자가 되든 아니면 자영업을 하든 아니면 자기 사업을 벌이든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람은 벌이는 하는 것이지 ‘직업’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소속된 공장 기업소에서 국가가 준 직위를 지켜야 하고 최소한 적(소속)을 유지해야 한다.

 

다섯 번째 질문, 지난 20여년간 북한 직업세계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8.3노동자들, 공장 문을 열고 시장으로 나가 변신을 거듭하다.

최근 북한이 시장화이후 겪는 가장 큰 직업세계의 변화를 꼽으라면 나는 역시 8.3노동자의 등장과 진화와 노동이동을 들고 싶다.

첫 번째 변화는 8.3노동자의 등장이다. 8.3노동자가 등장한 90년대 말부터 2019년 현재까지 8.3노동자들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회주의 로동법에 의하면 노동자는 공장 기업소에 출근 의무가 있고 안 나가면 단련대가 잡으러 간다. 그 중에서도 시세에 빠른 일군의 노동자들은 공장 기업소에 출근을 하지 않으려고 공장 기업소에 돈을 내고 시장에 나가게 되었다. 이들은 공장에 나가지 않는 대신에 노동시장에 나가서 짐도 나르고, 장사고 해서 돈을 번다.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거나, 자영업을 해서 살아간다. 이들이 내는 돈은 공장 기업소에서 소중한 운영자금이 된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8.3노동자들을 애초에 채용하는 공장이나 기업소가 생기게 되었다. 대체로 8.3노동자는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의 15% 내외이다.

두 번째 변화는 점점 노동자들의 이동이 잦아지고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 국영기업체에 배치되었던 청년들은 배급도 없고 그렇다고 소득도 없는 공식부문-국영기업체를 떠나 소득이 있는 비공식시장경제 일자리, 공식 시장경제 일자리, 비공식 국영경제를 향해 이동을 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돈이 있어야 이동도 가능하다.

 

남북한 청년들의 일자리상황, 그 억울함과 고단함, 희망 없음에 대하여

오늘날 남북한 청년 모두 심각한 일자리 문제에 직면해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남과 북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지 못하였다. 북한사회에서 청년들은 노동의 보수가 없는 사회에서 일하며 사니 억울해하고 남한 청년들은 두 개의 양극화된 노동시장, 사회적 이동이 되지 않는 공정이 무너진 사회에서 사니 억울해한다. 남북한 청년 모두 고단하고 억울하고 불안하다. 끝없이 무기를 사들일게 아니라 우리의 일자리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남북이 함께 상생하는 평화로운 공간을 열어가야 한다.

북한의 경우 일부 기업은 그나마 생산을 해서 일부라도 배급을 주지만 배급조차 나오지 않은 열악한 공장기업소가 더 많다. 북한남성들은 노동보수가 없는 국영경제 공장기업소 일자리에 나가서 국가를 위해 거의 무상노동을 하고, 부인이 장마당에 나가서 생계유지를 하는 것이 기본구조이다. 이런 구조하에서 주민들은 아주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직업배치를 받아서 기업소나 공장을 간다고 쳐도 배급은 거의 안 나오거나 잘 나오는 기업소도 반달치는 주기 힘들어하고 생활비(한국의 임금)는 담배 한갑 가격정도밖에 안 되니 아무도 월급(생활비는)을 신경쓰지 않게되면서, 일반 북한 청년들이 공장이나 기업소에 가길 원치 않을 수 밖에 없다.

한편, 남한에서 우리는 두 개로 나누어진 노동시장, 괜찮은 일자리와 주변부 일자리로 양극화된 직업세계에서 일하고 있다. 괜찮은 일자리를 이미 기성세대의 일부가 점하고 있고, 신규 인력인 청년층들은 대부분 제 2차 노동시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노동 강도도 너무 강하고 최저 임금을 받고 휴가도 제대로 쓸 수 없고 장시간 노동을 하고, 두 개의 노동시장은 분절되어 있어 이동이 불가능하다. 청년들은 희망이 없으니 소확행을 찾아가게 된다. 먹방에 열중한다.

남과 북 모두 노동의 개혁이 필요하다. 이같은 노동의 개혁없이는 남과 북 청년들의 희망도 없다.

토, 2019/11/1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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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제대개혁, 민생살리기 대담회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와 재벌총수의 전횡‧비리 견제 위한 지배구조 개혁 절실

급격한 인구사회구조 변화 속, 노동중심 지속가능한 일자리 필요

민생살리기의 시작은 경제민주화, 유통재벌 골목상권 진출규제와 종속거래구조 개선이 핵심

주최 :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

일시 : 2020년 1월 15일 (수) 오전 10시 - 오후 5시

장소 : 전태일기념관 4층 태일이네

 

 

경제적인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오늘(1/15) 경제민주화, 양극화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이하 99%상생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2020 경제대개혁 민생살리기 대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대담회는 재벌개혁, 양극화해소(노동존중),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이렇게 3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3개의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현 경제 현황을 진단하고 평가하여 문제점을 해결할 주요 개혁과제를 모으고자 마련된 것입니다. 아울러 모아진 개혁과제를 다가오는 21대 총선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전달하여 국회가 본연의 책무를 다하도록 함으로써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할 것입니다.

 

 

1부 : 재벌개혁 

 

재벌개혁 분야에 대한 발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민변 부회장)는 재벌개혁의 필요성부터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헌법 제119조 제2항의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설명하면서 재벌개혁을 역설했습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으로 인한 독과점문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 폐해를 확인하면서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꼭 개혁해야한다고 하였습니다. 금융부실이 경제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만큼 금산분리의 원칙도 더 이상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위해서 간접지배 계열사 부당지원행위도 규율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른 적극적 의결권행사도 필요함을 역설했다. 강력한 입법과 함께 지자체 공정위 등 전방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채이배 국회의원은 경제민주화를 통한 재벌개혁 기반 마련을 위한 시행령 등 개정방향을 설명하였습니다. 이사회의 독립성강화, 주주권 강화,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보공개 확대, 회계감사투명강화, 일감몰아주기 부분으로 나누어 꼭 입법에 의한 개혁이 아니더라도, 시행령 등의 개정을 통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항들을 지적하였습니다. 

 

홍명수 명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대규모기업집단의 구조, 지배구조의 개선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언급하였습니다. 현행 독점규제법상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한 규제는 재벌의 해체가 아닌 지나친 확장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공정위의 지주회사 권장정책과 경제력집중 억제 수단의 완화가 문제를 더 키워 관련 규제의 체계 정합성 문제가 발생했음을 말했습니다. 중소기업 정책과의 조화도 중요함을 지적했습니다. 공정위의 일부 기업집단과의 소통을 통한 개선노력은 의미가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음으로 기존 법집행의 강화와 규제역량 집중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권오인 경실련 재벌개혁본부 국장은 기업수, 매출액 영업이익 등에서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심화되고 더욱 공고하게 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재벌의 토지자산의 증가 규모 추이를 설명하면서 제대로 된 투자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경제구조는 취약해지고 대중소기업간 격차는 심화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출자규제를 정상화하고 금산분리와 금융그룹통합 감독 등을 통해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막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배주주 사익편취방지를 위한 소수주주동의제 도입과 일반원칙으로서의 징벌배상과 디스커버리제 도입의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2부 : 양극화해소(노동분야)

 

양극화해소 분야에 대한 발제를 맡은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인구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고 있고, 가장 적게 태어나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 했습니다. 일과 산업의 디지털화로 인하여 빠른 업종전환과 산업간 융합으로 산업생태계가 급변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자동화가 확산돼 노동시장 내 고용불안을 가중하는 한편 디지털 플랫폼 산업의 출현은 전통적 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감세와 규제완화 노동유연화 등으로 인해 누적된 국민들의 부채는 심각함을 지적했습니다. 노동존중사회를 위한 노동중심으로의 전환과 함께 녹색경제로의 진행과 분권화 파편화된 노사관계의 다층화를 통한 실질적 사회적 대화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사회연대적 노사관계 구축을 바탕으로 노동중심 임금소득주도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노상헌 경실련 노동위원장(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양극화해소를 위해 풀타임 노동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근로빈곤층 대책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가난이 대물림 되는 절망의 빈곤이기에 심각함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장내 근로자수와 별개로 전면적인 근로기준법 적용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근로시간 제한 연장, 야간 휴일근로 가산임금, 부당해고 제한 등의 중요 조항의 배제되어 있는 근로자가 임금근로자의 1/3에 달하고 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또한 고용보험의 확대적용과 실업부조 실시, 연금제도에서의 최저연금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생산적인 일자리의 보급과 유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3부 :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홍춘호 한상총련 정책본부장은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분야의 발제를 맡았다. 재벌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과 종속적거래구조로 인하여 경제민주화운동은 이제 산업영역전반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심화되는 유통대기업의 독과점 양상과 골목상권 진출로 도소매업, 음식점업, 서비스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재벌대기업의 계속되는 불공정거래행위(판매강제, 부당반품, 부당단가인하, 기술탈취 등)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유통분야 독과점 규제 및 보호정책을 위하여, 대기업 유통업태에 대한 체계적 관리, 골목상권 진출 규제, 대규모점포 의무휴업 확대, 사업조정제도 및 적합업종제도의 실효성 제고등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토론에 나선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민생살리기의 중요성을 여야가 따로없이 이야기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성과는 요원한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정부도 여러 가지 민생살리기 정책을 제시하지만, 한계가 있음을 언급하면서 중앙집권적인 접근을 넘어서 지방정부의 역할과 과제가 확대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수도권공정경제협의체 출범과 같은 예를 통해서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구체적인 협력을 통한 민생살리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호준 한국편의점네트워크 사무총장은 가맹업 분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여전히 불평등과 불공정이 만연한 상황에서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점주)이 분쟁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가맹점 사업자단체의 협상권, 차액가맹금 공개 및 총매출대비 수익구조 분석 및 공개,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공정한 표준가맹계약서 채택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 대담회 자료집 [https://drive.google.com/open?id=1n5A01mhylVVbHMqR5EOI4AtNtbJObceW"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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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0/01/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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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조차 비준하지 않는 가칭 ‘노동존중’ 정부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 원장

  

ILO 핵심협약이란?

ILO 핵심협약은 회원국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 의무이자 국제노동기준이다.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 아동노동금지, 차별금지 등 4개 분야의 8개 협약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은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제87호, 제98호), 강제노동금지(제29호, 제105호)에 관한 4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OECD 회원국 중에서 결사의 자유에 관한 제87호, 제98호 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과 ‘미국’ 밖에 없다. ILO 187개 회원국 중에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에 관한 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그림 1-1>과 같이 단 7곳에 불과하다. 그 주인공은 한국, 중국, 브루네이, 마셜제도, 팔라우, 투발루, 퉁가다.

 

<그림 1-1> ILO 187개 회원국 중에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에 관한 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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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은 결코 거창한 내용이 아니다

ILO 핵심협약의 내용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노동자에게 선물을 주거나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과 활동, ▲노조설립과 활동에 대한 국가의 간섭 배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 배제 등 우리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노동 3권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ILO 핵심협약은 전 세계 문명국가가 대부분 비준했고, 언뜻 보더라도 노동자가 자기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해서 활동할 수 있다는 당연한 원칙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못할까 궁금증이 들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사용자는 마음대로 기업을 설립하고 활동할 수 있다(기업설립과 활동의 자유). 하지만 노동자는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활동할 수 없다(노조설립과 활동의 자유 부정). 25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노동자, 6만 명의 조합원 중에 불과 9명, 비율로 0.015%의 해고자가 가입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 통보를 받아 법 밖으로 밀려난 전교조가 그 대표적인 예다. 경영계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한사코 반대하는 것은 헌법상 노동3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가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반헌법적 발상이다. 문제는 노동존중을 표방한 현 정부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표 1-1> 결사의 자유와 관련한 ILO 핵심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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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 비준은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의 문제

한국은 1996년 0ECD 가입 당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2020년 현재까지 24년에 걸쳐 줄기차게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 ILO가 수차례에 걸쳐, 거의 해마다 연례행사로 한국 정부에게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조속히 ILO 핵심협약을 비준할 것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정부는 쉬쉬하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국가’, ‘돈만 아는 노동후진국’으로 낙인찍혀 위상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그림 1-2> EU(유럽연합)가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국회 비준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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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다.

한-EU FTA를 체결하면서 우리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EU(유럽연합)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하면서 한-EU FTA에 따른 전문가 패널을 소집했다. EU는 또 한국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 해고자와 실업자뿐만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한 자영업자 등을 결사의 자유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EU FTA에 따라 구성된 전문가 패널은 2019년 12월 말 활동에 착수했고, 3개월의 활동 기간이 끝날 때 보고서를 채택하게 된다. 보고서에 한국이 한-EU FTA를 위반했다는 결론이 담길 경우 한국은 FTA 역사상 최초로 노동 관련 규정을 위반한 ‘노동 후진국’으로 다시 한번 낙인찍힐 우려가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으로 대한민국의 국격, 신뢰와 직결된 문제다.

 

대한민국에는 노조할 권리가 없다

노조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ㆍ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한다. 법원과 정부는 노조법 제2조 제1호를 이유로 자영자, 특수고용노동자, 해고자 및 실업자의 결사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 보험설계사, 대리운전기사, 건설기계 운전사, 화물트럭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 신고가 번번이 반려되거나 지체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최근 실태조사(2015. 11. 20.)에 의하면, 특수고용노동자는 약 230만 명에 달하고, 이는 전체 취업자 2,500만 명의 9.2%에 달한다. 고용형태의 다양화로 방송ㆍ애니메이션 작가, 간병인, 택배기사, 퀵서비스, 대리운전기사, 텔레마케터 등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노조법 제2조 제1호의 협소한 근로자 정의로 말미암아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사용자가 노조결성을 방해하더라도, 노조 가입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여 해고하더라도 속수무책이다.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조법 보호대상에서 배제되고, 기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 ILO는 한국 정부에 대하여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도록 지속적ㆍ명시적으로 권고한 바 있다.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사람인지 결정하는 기준은 고용관계의 존재 여부를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영노동자나 자유직업 종사자들의 경우에도 단결권을 향유해야 한다’는 ILO의 권고는 우리 상식과 배치된다. 노동조합은 제조업의 정규직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여겨졌고, 정부와 사용자, 그리고 언론이 이를 마치 당연한 것처럼 선전하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해고자든, 특수고용노동자든, 자유직업 종사자든 가리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보편화된 상식이자 최소한의 원칙이다.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였고, 노동존중을 표방한 현 정부마저 그 우물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표 1-2> ILO 권고

<표 1-2> ILO 권고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01/679/001/6388d... style="width:959px;height:194px;" />

 

또다른 예로 전교조를 들 수 있다. 60,000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전교조는 9명, 비율로 0.015%의 해고자가 가입했다는 이유로 2013. 10. 24. 정부의 팩스 한 장에 의해 ‘노조 아님’을 통보받았고, 지금까지 7년이 넘도록 일체의 권리가 박탈되어 있다. ILO 제320차 이사회는 2014. 3. 26.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금지하는 조항은 결사의 자유 원칙에 위배되고, 1999년 이래로 합법적인 지위를 가지고 활동한 전교조의 법외노조화에 대해 깊은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법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할 것’을 촉구했다. 2017. 6. 17.에는 노조법, 교원노조법, 공무원노조법상 해고자의 노조가입을 금지하는 조항을 폐지할 것을 ‘단호하게’ 요청하고, 이에 관한 ‘진척사항을 구체적으로 보고’할 것을 요청한 바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팩스 한 장으로 법외노조임을 통보했듯이, 팩스 한 장으로 얼마든지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고 법적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존중을 표방한 현 정부는 ILO의 거듭된 요청에도, 한-EU FTA를 체결하여 결사의 자유를 존중, 증진 및 실현시키기로 약속하였음에도 지금 이 순간까지 그 팩스 한 장을 보내지 않고 있다. ‘노동존중’이라 쓰고, ‘노동무시’로 읽은 현 정부의 태도가 단적으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커녕 오히려 노동개악에 혈안이다

정부는 허송세월을 하다가 2019. 7. 31.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노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그러나 정부 입법안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침해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에 장애가 되는 노동개악 요소만 가득하다.

 

첫째, ILO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하면서 지속적ㆍ명시적으로 개선을 권고한 핵심사항들은 모두 누락되었다.

▲ 노조법 제2조 제1호 근로자 정의(자영자ㆍ특수고용노동자의 결사의 자유), ▲ 제2조 제2호 사용자 정의(하청, 간접고용노동자의 결사의 자유), ▲ 제12조(노조 설립 시 행정당국의 광범위한 재량권), ▲ 파업과 민ㆍ형사책임 문제 등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효과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개선사항들은 모두, 통째로, 100% 누락되었다.

 

둘째, 그나마 정부입법안에 있는 내용도 ILO 원칙과 국제노동기준에 훨씬 못미친다

▲ 노조 임원 자격은 규약으로 정하되, 기업별노조의 임원은 재직자로 한정하였다. 현재도 공무원노조ㆍ교원노조를 제외한 산별노조는 실업자ㆍ해고자도 조합원이 될 수 있고, 따라서 산별노조 임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기업별노조의 임원 자격인데 정부 입법안은 여전히 실업자ㆍ해고자는 기업별 노조의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했다. 현재와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도 마치 노조임원 자격을 확대하여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 것처럼 노동자와 ILO, 그리고 유럽연합을 기망한 것이다. ▲ 전임자 급여도 마찬가지다. ILO는 지속적으로 전임자 급여 지급은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이지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고 하였음에도, 정부입법안은 여전히 법으로 정한 근로시간면제제도를 유지하고 그 한도를 초과한 단체협약 또는 사용자 동의를 무효로 하고 있다. ▲ 공무원의 단결권 역시 직급 제한은 삭제되었지만 직무 제한은 여전히 종전과 동일한 형태로 남아 있고, 공무원과 교원의 결사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단체교섭과 쟁의권 보장에 관한 사항은 누락되었다.

 

셋째, ILO 핵심협약 비준과 상관없는, 오히려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노동법 개악요소만 가득하다

▲ 첫째, 노조법 제5조 개정안은 사업 또는 사업 장에 종사하는 조합원(종사자 조합원)과 종사자가 아닌 조합원(비종사자 조합원)을 구분하여 조합활동을 차별한다. 비종사자 조합원이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려면 노사 합의 또는 사업장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여기서 ‘종사자가 아닌 조합원’에는 실업자ㆍ해고자뿐만 아니라, 산업별ㆍ지역별ㆍ연합단체 등 초기업 노조의 임원ㆍ조합원도 포함된다. 따라서 개정안은 사용자가 산별노조 임원과 조합원의 조합활동을 제한하는 도구로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가 임의로 사업장 규칙을 만들어 이를 근거로 산별노조 임원과 조합원, 연대단체의 출입을 막더라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경우 필연적으로 산별노조 활동은 위축되고 결사의 자유는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다. ▲ 둘째, 노조법 제42조 제2항 개정안은 직장점거를 전면적ㆍ포괄적으로 금지한다. 사용자의 점유를 배제하고 조업을 방해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이를 ‘전부 또는 일부’라도 점거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한다. 여기서 ‘전부 또는 일부’의 의미는 100% 금지하겠다는 것으로서 주요업무 시설을 부분적ㆍ병존적으로 평화롭게 일부 점거하여 피케팅을 하는 것도 금지될 우려가 있다. ▲ 셋째, 노조법 제32조 개정안은 단체협약 유효기간의 상한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3년이 지나야 단체교섭,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하고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이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와 결합할 경우, 소수노조는 교섭대표노조가 결정된 날로부터 최소 4년 이상 교섭요구를 할 수 없고 이는 실질적으로 단체교섭권의 박탈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노동개악 요소, 산별노조ㆍ비종사자 조합활동 차별, 직장점거 금지 및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은 ① ILO 핵심협약 비준과 전혀 상관없고, ② 협약비준을 빌미로 기존의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킨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ILO 헌장, 협약 위반이다.

 

<표 1-3> ILO 헌장과 협약

<표 1-3> ILO 헌장과 협약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01/679/001/26213... style="width:962px;height:190px;" />

 

결론

말과 행동은 일치해야 한다. 노동존중을 표방했다면 그 첫걸음은 ILO 핵심협약 비준이어야 했다. 1996년 OECD 가입 후 24년간 약속했던, OECD 회원국 중 ‘한국’과 ‘미국’만 비준하지 않은, ILO 181개 회원국 중 한국, 중국, 브루네이, 마셜제도, 팔라우, 투발루, 퉁가 등 단 7개국만 비준하지 않은 ILO 핵심협약을 비준했어야 한다.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보장했어야 한다. 250만 명의 특수고용노동자, 200만 명의 간접고용ㆍ하청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서 사회양극화, 불평등을 해소했어야 한다. 노동자들이 자기 마음대로 노동조합도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동존중을 하겠다는 것은 차가운 얼음, 그 자체로 모순이다. 그러나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빌미로 노동개악 시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차라리,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라’. 2019년 현 정부의 노동개악 시도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나왔던 그 절규가 귓가를 맴돈다.

 

화, 2020/02/1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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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것은 무엇보다도 납득할 수 없었던 한국 근현대사의 비상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고 이제는 그야말로 민주공화국에 걸맞은 기본권 논의가 시작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대는 분명 생존권을 보장하는 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철폐 그리고 노동권을 적대시 했던 관행들과 결별하고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려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들에 녹아 있었다. 그러나 현 정부의 공약이행 수준은 매우 미흡하다. 우리는 아직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복지동향은 지난 호에 이어 현 정부에 실망할 수밖에 없는 개혁 정책의 실종을 다루고자 하며, 본 호는 ‘노동존중 사회’의 현 주소를 점검하였다.

 

분명 시작은 기대에 부응하였다. 역대 어느 정부도 보여주지 못한 친노동 정책은 최저임금

1만 원, 주 52시간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공일자리 확충과 사회서비스원 출범, 불법파견 금지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혁 상징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고 판단한 것인지, 그 이후에 나타난 실질적 노동정책은 노동권을 엄격히 통제하려는 방향으로 선회되었다.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같은 개혁 무력화가 뒤따른 한편, ILO 핵심협약 비준, 단체협약 적용 확대, 포괄임금제 규제, 청년일자리 보장 등 주요 공약은 이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노동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결사의 자유를 차별화하는 등 노동계와 곳곳에서 대치하고 있다.

 

노동이 다시 홀대받고 있다. 본 호 기획글에서 신인수 원장은 결사의 자유를 포함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는 현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상식과 달리 한국의 노동자는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활동할 수 없는 나라다. 그 권리조차 비준하지 않고 있는 극소수의 나라 중 하나다.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대표적인 집단은 25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인데, 고용관계상 근로자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불합리한 노동법 조항마저 현 정부는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김종진 부소장은 플랫폼 노동자의 폭증에도 불구하고 관련 노동권 보장 정책이나 제도 개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회보호와 공정한 대우, 차별받지 않을 권리, 노동자 발언 및 대표 권리 확보 등이 시급한 정책과제로 도출되어야 하지만, 오래전부터 시작된 특수고용노동 논의만 학계와 연구기관에서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김성희 소장은 사회적 의미는 축소되고 사용자 애로사항 해결로 귀결되고 있는 주 52시간 상한제를 비판하고 있다. 주 52시간 상한제는 연장근로 최장 한도인 주 12시간에 휴일특근 16시간은 제외되어 왔던 비정상을 바로 잡는 의미였다. 그러나 연착륙을 위해 제시된 보완대책은 탄력근로제 확대, 사업장 적용 시 계도기간 부여, 특별연장근로 요건 확대 등 사용자 친화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갔다. 결국 주 52시간 상한제가 장시간 노동 해소를 통해 확보하고자 했던 미래의 노동 전망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과감한 개혁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고 이에 수정도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실망은 단지 더딘 추진과정이나 부실한 보완대책에 있지 않다. 기대가 배신되는 순간, 개혁 정부에 대한 지지는 더욱 멀어질 것이다.

화, 2020/02/1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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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id="attachment_207629" align="aligncenter" width="800"] 공익법센터어필,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관례자들이 한국 어선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불법어업 고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공익법센터어필[/caption]

공익법센터 어필,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 등 시민단체는 8일 걸스카우트회관에서 이주어선원 인권침해와 불법어업 실태 고발하는 기자간담회 자료를 배포하고,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주립대는 2018년 상위 25개 수산국의 참치 연승선의 조업형태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적선이 항해 거리, 항해 시간, 조업시간에서 1위를 나타냈고 항구와의 최대 거리는 2위로 열악한 조업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단체들은 불법어업과 인권유린이 함께 발생하고 있어 정부에 국제 어선원 노동협약(ILO 188) 비준과 입항하는 한국 국적 선박에 대해 노동 검색을 포함한 항만국 검사를 의무화할 것으로 요구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7630" align="aligncenter" width="800"]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UCSB) 연구팀이 조사한 원양어선 조업시간, 항해시간, 항해거리 연구 결과 ⓒnvironmental Market Solutions Lab (emLab)[/caption]

하루 노동 18시간, 욕먹고 아파도 일해야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오세용 소장은 ”이주어선원들은 평균 18시간씩 조업하고 30시간씩 수면 없이 일하는 때도 있다“고 이주어선원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언급했다. 그는 ”이주어선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폭행과 폭언에 시달려 한국어를 배운 적이 없음에도 욕은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7631" align="aligncenter" width="800"] 열악한 이주어선원 노동자의 숙소 ⓒ경주이주노동자센터[/caption]

오 소장이 공개한 사진 자료에 따르면 이주어선원들은 주거환경은 컨테이너이거나 낡은 가옥에 11명 이상이 함께 사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207632" align="aligncenter" width="800"] 좁은 숙소에 11명이 살아가는 이주어선원 노동자들, 선주가 제공하는 식사는 쌀과 달걀 뿐이다. ⓒ경주이주노동자센터[/caption]

선주가 식사로 쌀과 달걀만 제공하고 있어서 이주어선원들은 밥과 달걀 반찬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공익법센터 어필과 환경정의재단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주어선원들은 장시간노동과 차별적이고 한국인 어선원 월급의 1/10 수준의 낮은 임금, 폭행 및 폭언 등 착취와 학대를 당하면서도 배를 떠나지 못하는 구조에 빠져있다. 미국 정부 역시 2012년부터 <인신매매보고서>를 통해 한국 어선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신매매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아슬아슬한 EEZ 침범 불법어업, 멸종위기종 포획

공익법센터 어필과 환경정의재단이 조사한 인터뷰에 따르면 원양어선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침범하는 불법어업 역시 계획적이고 상습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어업은 주로 야간에 이루어지며 해안경비대의 감시를 피하려고 선박의 조명을 끈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선원들은 선수와 선미에 대기하고 선박은 EEZ 경계선에서 배가 표박하는 동안 EEZ 안으로 투망했다가 밖에서 그물을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조업한다. 이주어선원 인터뷰에 따르면 일부 어선에선 해양포유류나 상어, 가오리를 잡을 목적으로 창을 준비해 직접 포획했다는 증언도 담겨있다.

[caption id="attachment_207633" align="aligncenter" width="800"] 원양어선에서 포획된 범고래붙이 ⓒ공익법센터어필[/caption]

이용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롱싱 사건처럼 불법어업과 인신매매는 떨어지지 않고 대부분 함께 발생한다”며, “인터뷰한 선원들이 원양에서 해양포유류를 잡으면 이빨이나 생식기를 도려내고 사체는 바다에 버렸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용을 낮추고 항만국에 불법어업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바다에 오래 머무르면서 조업하다보니 어선원들의 인권이 더욱 심각하게 침해를 당한다”고 꼬집었다.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국내 선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근절하기 위해 단체들은 ▶이주어선원에 대한 최저 임금 차별 철폐, ▶어선원에 대한 휴게 및 휴일 보장, ▶여권 압수 관행 근절, ▶정부가 개입해 이주어선원 송출비용 책임 제거, ▶권리 구제를 위한 핫라인 구축 등의 개선사항을 제안했다. 또,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선박 해상 체류 기간 6개월로 제한, ▶선박 복귀시 노동 검색을 포함한 항만국 검색 의무화, ▶선박위치추적장치 송수신 주기를 30분으로 단축, ▶전자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수, 2020/06/10-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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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가 사조산업에 촉구하는 <지속적이고 윤리적인 수산을 위한 10가지 약속>

 

[caption id="attachment_207703" align="aligncenter" width="800"] 사조산업 본사 앞에 펼쳐진 미흑점상어 ⓒ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4월 환경운동연합은 사조산업 본사 앞에서 사조산업 소속 오룡 721호의 미흑점상어 무단 포획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공익법센터어필,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EJF) 등 시민단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사조산업의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IUU)에 대한 공개 제안문을 발송했습니다.

시민사회는 사조산업이 지속적이고 윤리적인 방식의 조업 채택을 약속하도록 촉구하는 제안문을 아래와 같이 발송했습니다. 사조산업은 4월 29일 시민단체와 1차 회의를 거쳐 원양산업협회와 논의해 보겠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 아래 -

○ 촉구사항
Ⅰ. 2020년까지 시행
1. 원양산업계의 투명성 강화 조치를 지지하는 성명 발표
2. 선박에 원격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하는 전자 모니터링(Electronic Monitoring) 시범사업에 대해 지지 성명
3. 한국의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 ILO) 어선원 노동협약(Work in Fishing Convention, C188) 비준 지지 성명 발표
4. 매년 시민단체와 ‘10가지 약속’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개선

Ⅱ. 2021년까지 시행
1. 최소 50% 이상 참치 연승 선박에 원격 센서와 카메라를 포함하는 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장착
2. 상어류와 가오리류를 포함하는 혼획 데이터를 수집하여 신뢰할 만한 파트너(학계)와 분석하고, 혼획 저감을 위한 권고 사항 수립 및 선원 교육
3. ILO C188의 기준에 부합하는 윤리적 이주어선원 고용 정책 발표

Ⅲ. 2022년까지 시행
1. 모든 선박에 전자 모니터링 체계 장착
2. 선원에게 24시간 및 1주일 단위로 각각 10시간, 77시간 이상의 휴식시간 보장
3. 해상 전재를 50% 이하로 줄이는 계획 발표


6월 15일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원양산업협회와 지속적이고 윤리적인 조업 채택을 위한 첫 회의를 진행합니다.

지속적이고 윤리적인 조업을 위해 사조산업과 원양산업협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월, 2020/06/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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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7개 특급호텔, 비윤리적인 불법어업 조장하는 샥스핀 요리 여전히 판매 중

 

14일 환경운동연합은 16번째 상어의 날(Shark Awareness Day)을 맞이해서 서울 소재 25개 특급호텔 중 현재까지도 상어지느러미 요리를 판매하는 7개 호텔에 샥스핀 판매 현황 및 공개 질의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롯데호텔 서울, 롯데월드 롯데호텔, 신라호텔, 워커힐호텔(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웨스턴조선호텔, 르메르디앙호텔, 코리아나호텔 등 7개 호텔에서 여전히 상어지느러미 요리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어지느러미에 담긴 불법어업
세계적으로 보고된 상어의 종류만 해도 500종에 이른다. 해양학자 보리스웜이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0종의 상어 중 매년 1억 마리의 상어가 불법적으로 포획돼 사망한다. 샥스핀 조업은 해상에서 상어를 포획하고, 배 위에서 상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지느러미만 채취하고 몸통은 바다에 버리는 방식이다. 버려진 상어는 헤엄치지도 못하고, 숨을 쉴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사망한다. 불법적으로 상어의 지느러미만 노리는 선박은 배 안에 상어잡이용 장대를 갖춰 놓고 바늘을 물은 상어가 줄을 끊지 못하게 낚싯줄 대신 쇠줄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어구를 변형한다.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는 상어 보존조치 사항으로 상어지느러미가 전체 포획량의 5%를 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다. 만약 의도치 않게 멸종위기종 상어를 포획했을 때는 선박 국적국을 통해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에 보고하게 돼 있다.

해양수산부의 조치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환경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항만국 검색을 담당하는 수산물품질관리원이 2018년 이후 항만국조치협정(PSMA)의 검색 대상을 주로 외국 선박으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국적 어선의 상어 불법채취를 확인할 수 없다. 김은희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지난해 9월 발생한 우리 국적 선박이 멸종위기종인 미흑점상어를 불법 포획한 사실 역시 선박 내 내부고발이 아니면 밝혀지기 어려운 것이 현 실태”라고 지적했다.

샥스핀 수프에 담긴 인권유린과 노동착취
지난 5월 보도를 통해 알려진 중국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수장 사건은 불법어업과 인권유린이 결합한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선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노동착취도 국민을 경악하게 했지만, 건강 이상이 심각한 환자가 불법 샥스핀 조업 선박에 탑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근 국가에 선원을 내려 치료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선원은 무려 네 명이나 사망했고 그중 세 명의 선원은 태평양 바닷속으로 수장됐다.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세 명의 목숨값은 고작 45kg의 상어지느러미 16박스였다.
상어지느러미는 통상 크기와 상태에 따라 킬로그램당 200달러에서 570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우리 돈으로 킬로그램당 약 24만 원에서 68만 원에 판매되는 것이다. 중국 어선이 보유한 상어지느러미의 보존 상태가 하품이라고 가정했을 때 1억 7천만 원 수준이다. 건조 과정을 거쳐 상어지느러미를 상품(上品)으로 만들어 유통했을 경우 약 5억 원에 달하는 가액이다. 이용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호텔에서 고급 식자재로 홍보되는 상어지느러미 요리 안에는 사람의 목숨 값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년 상어 1억 마리가 사라져 해양 생태계에 상어가 사라진다면
바다의 먹이사슬 중 최상위포식자인 상어는 매 1초마다 3.17마리씩 사라지고 있다. 상어는 성장 기간이 길고 다른 어종처럼 많은 양의 알을 낳아 번식하지도 않기 때문에 멸종에 매우 취약하다. 바다의 먹이사슬에 따라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먹고, 작은 물고기가 더 작은 물고기를 먹는다. 가장 작은 물고기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섭취하고 동물성 플랑크톤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섭취한다. 이중 가장 상위 포식자인 상어가 사라지면 다음 차순위 포식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이 여파로 많은 종이 상대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해안에선 해달 개체 수가 많아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포획하자, 수달이 줄어들면서 바다는 전복으로 가득 차게 됐고 해초류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해양 생태계 파괴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최상위포식자의 부재는 해양 생태계에 상상을 초월하는 나비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 분명하다. 샥스핀에 담긴 불법, 인권, 생태와 비윤리적 포획을 고민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윤리적 소비와 이미지를 강조하는 특급호텔의 메뉴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메뉴라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2016년부터 매년 호텔 상어지느러미 요리 판매 금지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이후 국민의 지지와 관심이 일자 12개 호텔에서 판매하던 상어지느러미 요리는 2020년 7개소로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유명한 특급호텔엔 아직도 비윤리적 상어지느러미 요리가 판매되고 있다.

수, 2020/07/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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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노동은 1983년 미국의 사회학자 러셀 혹쉴드가 주장한 개념으로, ‘소비자가 친절함과 보살핌을 느낄 수 있도록 노동자의 외모와 표정을 관리하고, 자신의 실제 감정을 억압하거나 실제 감정과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등 자신의 감정을 관리해야하는 노동’으로 정의하였다.

◯ 감정노동 작업에서 드러난 공통적인 특성이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사람과 얼굴을 마주보거나 일대일로 통화해야하며, 두 번째는 다른 사람의 좋은 감정상태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감정표현을 한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교육이나 감시를 통해서 고용주가 노동자를 통제한다는 것이다.

◯ 자본과 사용자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선보이기 위해서 노동자를 앞세우고, 노동자는 자본과 사용자를 대신하여 상품에 좋은 이미지를 생산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자본과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손님이 친근하게 서비스에 다가갈 수 있는 감정을 만들도록 요구하고 감정을 통제하여 노동자의 감정자체를 상품화했다고 볼 수 있다.

◯ 2014년 안전보건공단은 대면업무 방식을 기준으로 감정노동 직업군을 직접대면, 간접대면, 돌봄서비스, 공공서비스 및 민원처리로 분류하였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확장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 및 코로나19로 인하여 전통적인 노동구조가 파괴되고 있으므로 감정노동을 겪는 직군과 형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추측된다.

◯ 한국의 감정노동자는 통계의 분류한계가 존재하여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산업별 분류에서 추정을 해보면 2019년 현재 최소 673만 4천 명부터 최대 1,261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 전체 임금노동자의 32.8~61.3%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 감정노동자의 권리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는 노동자의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없다. 감정노동이 지속되면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정신적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피로감으로 직결되어 신체적 건강문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업무효율성에도 영향을 주어 생산성이 저하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 감정노동으로 인한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학계와 노동계는 지속하여 문제를 제기하였으며, 이를 통해 시민 네트워크가 만들어져 감정노동과 감정노동자의 현실을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이에 먼저 대응한 곳은 지방정부였으며, 2016년 서울특별시에서는 「서울특별시 감정노동 종사자의 권리보호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고 이후 51개 지방정부로 확대되었다. 또한 2018년 10월부터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됨에 따라서 감정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법체계가 구성되었다.

◯ 하지만 각 지방정부에서 제정된 감정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조례는 몇가지 문제점이 내재되어 있었다. 첫 번째, 쉽게 적용이 가능한 공공부문의 노동자로 대상이 한정되어 있고, 두 번째, 조례 내용이 발전이 없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로 천편일률적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조례의 조항 중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의무조항보다 노력조항이 많아 실효성이 없는 조례가 될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감정노동자 권리보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공무원과 집행부서 그리고 예산이 부족하고 이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민간영역과 함께 하려고 하는 의지가 부족하거나 지역 내 사업을 할 수 있는 단체를 발굴하지 못한다.

◯ 감정노동자 권리보호조례가 ‘죽은 조례’가 아니라 감정노동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상위법령이 노동자의 적용범위를 모든 노동자로 정의하고 있으므로, 조례 또한 이를 기준으로 민간부문까지 확장하여 모든 감정노동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장 및 사업주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의무를 부여하여야 한다. 셋째, 각 지역마다 산업구조 등이 판이하게 다르므로 그 형태에 따라서 감정노동조례를 구성해야한다. 마지막으로 감정노동 관련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자원을 발굴하고 사업을 진행하여야 한다.

– 글: 김세진 기획팀 연구원·[email protected]

수, 2020/10/2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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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 시민사회 비전 포럼」, 기업의 ESG 열풍 다뤄

자료집 링크 : https://bit.ly/38Y2edk

환경운동연합이 주최주관하는 연속 토론회 「기후위기 대응 시민사회 비전 포럼」이 9월 10일(금) 세 번째 회차를 진행했다.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경제 질서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기후위기 시대의 ESG경영과 산업의 전환, 노동을 다뤘으며 총 3인의 발제와 5인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자인 지현영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국내외 ESG동향과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이는 이미 2010년 ISO 26000 지침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들어갔던 요소들로, 최근에는 비재무적 정보로서 사업 영역에서 부각되고 있다. 지 변호사는 이러한 동향에는 환영을 표했으나,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견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시와 평가에 관련해서도 유럽영국 등의 해외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도입 일정이 더딘 점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 변호사는 그린워싱의 방지 대안으로 투명한 정보공개를 우선 강조했으며, 더 나아가 이를 투자자·소비자가 쉽게 판단 가능해야 하며, 규제 제도 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집단소송이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적극적 수단들도 도입해야 함을 촉구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기후금융을 위한 제안과 지속가능한 금융의 흐름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적인 ESG의 흐름은 탈탄소와 그린사회로 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이 국장은 ESG에 대한 관심 추이가 19년부터 급증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160조 달러로 투자규모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보고서도 제시했다. 넷제로(net-zero)와 탈석탄 이니셔티브가 확대되는 추세에서, 지속가능한 금융의 활성화와 연결되는 해외 사례들도 소개했다.이 국장은 이러한 생태계 구축과 정보공개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2030년에야 모든 상장사가 의무공시를 하게 되는 현행 국내 로드맵이 너무 느리다고 비판했다. 또한 사업보고서를 통한 의무화 방안이 18대 국회부터 추진되어 왔지만 아직도 통과되지 못한 상태이며,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반영을 촉구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김민정 성공회대학교 교수는 ESG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ESG가 사회적 화두가 된 이유가 기후위기의 심각성 뿐만 아니라, 2008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이윤율 하락의 문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았다. 김 교수는 결국 ESG는 다국적 금융사들의 이윤 확보를 위한 하나의 수단 정도로 활용될 것이며, ‘기후위기 구원투수’로서의 역할과 우리 사회에 계속되어 온 불평등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는 큰 기대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과 소비자가 강조되는 데 비해 노동자의 역할은 경시되고 있다며, 정의로운 산업 전환을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기후위기 단일 쟁점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현재 노동자들이 피부에 와닿는 문제들과 연결시켜,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세계적인 ESG열풍을 볼 때 과거 CSR의 반복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우리의 공시 의무가 너무 늦어지고 있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준비 중인 평가지표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관이 주축이 되어 획일적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산업별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고, 완결성 있는 지표로 운용 가능할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과거와 같이 이것이 곧 과도한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민간 차원의 감시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투명하고 적극적인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세계적인 열풍 속에 공시체계와 정보 부족으로 제도 정착이 늦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며, 산업 전환에 대비한 재정 지출 등 디테일한 정부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토론을 마무리했다.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언했다. 말 그대로 너무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환경오염 유발로 악명이 높고, 특히 포항주민들의 암 사망률과 산업재해 사망률에 책임이 큰 포스코가 민간평가에서는 좋은 등급을 받는 상황을 보며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는 평가지표의 허울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ESG 지표에서 G(지배구조)를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E(환경)와 S(사회)도 충족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세 요소는 수레바퀴처럼 맞물려 있어 어느 하나만 중요하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과 정부의 주도보다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감시가 중요하며, 시민사회 차원의 ESG 평가지표 수립을 제안했다.

김선철 멸종반란한국 활동가는 통념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린스완(Green Swan; 기후위기로 촉발되는 금융위기)의 의미부터 되짚었다. 그린스완이 결국 기후위기 대응보다는 이윤의 위협을 느끼는 자본기업들의 대처를 중시하는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이를 마치 새로운 경제질서의 본질마냥 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린뉴딜을 비롯한 정부의 정책들이 기업들이 힘드니 도움을 주자는 차원으로 전락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ESG와 기후금융이 불필요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러한 방식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기후위기 대응에는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민주적 참여가 필요하며, 기업의 자발성에 기대기보다 국가의 공적 규제를 통한 적극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금의 상황이 지속되면 불평등이 더 커지고, 다수의 노동자와 빈민들은 생존자체를 위협받게 될것이라며, 결국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한데 정부의 입장은 너무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린뉴딜같은 대안들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천문학적인 예산에도, 국제경쟁력 강화와 성장주의, 그리고 대기업 지원을 빼면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사회를 바꿀 뉴딜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다. 그는 탄소중립도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불평등해소와 행복한 일자리 건강한 삶의 지속이라 생각한다며 이를 위한 대전환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이사는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 운영의 경험을 살려 ESG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들을 공유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진단이 필요한데 기업 자체적으로만은 대응이 어려운 면이 있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검증 체계가 없는 현실을 언급했다. 또한 기업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합의 도출이 쉽지 않고, 실제로 납품을 해야 하는 영세 중소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동력이 부족한 데 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 업계에서도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보다 많은 논의가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다음 「시민사회포럼」 네 번째 회차는 9월 13일(월) 오후 2시, 환경운동연합 유튜브에서 생중계된다. ‘기후위기 시대, 생명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생명다양성과 생태계 보전을 위한 제안, 동물권인권·여성의 관점에서도 기후위기를 다룰 예정이다.

자료집 링크 : https://bit.ly/38Y2edk

 

토, 2021/09/11-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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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 발족식

– 2019년 12월 10일(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306호

– 재벌대기업과 1% 부유층의 특권, 경제력 집중 해소 –

– 갑질‧불공정 관행, 대기업 전속거래구조 등 개선 –

1.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경제력 집중 현상은 교육 양극화, 일자리 양극화, 소득 양극화를 거치면서 기회의 불평등, 부의 대물림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위험의 외주화와 노동‧인간 소외로 이어져 우리와 우리 이웃의 일상을 파괴해 나가고 있습니다.

2. 이에 한국노총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12월 10일(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306호에서 ‘99% 상생연대’ 발족식을 개최하고, 우리 사회의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 나갈 계획입니다.

3. ‘99% 상생연대’는 보다 많은 노동자와 중소상인‧자영업자, 시민들이 경제민주화와 양극화를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소통과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4. 특히 ‘99% 상생연대’는 ▲재벌대기업과 1% 부유층의 특권, 경제력 집중을 해소할 수 있는 법제도와 정책대안 관철 ▲99%의 노동자, 중소상인‧자영업자, 시민들의 소득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한 공동의 노력과 시민 캠페인 전개 ▲갑질‧불공정 관행과 대기업 전속거래구조 등의 개선을 위한 실천적인 협업과 연대 모색 등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5. 우리 사회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 발족식에에 기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취재 및 보도 부탁드립니다.

화, 2019/12/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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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한국경제와 노동시장을 여지없이 강타하였다. 노동자들은 일자리 기회를 잃어버리면서 크게 타격을 받았는데, 특별히 제조업과 서비스 관련분야에서 한국의 요소시장들이 심각하게 파열음을 내고 있다. 해당 부문에서 대규모의 실직이 발생하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과 경력에 맞는 새로운 직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3월 한달 동안에 여러 사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16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시적으로 휴직 또는 실직 상태에 빠졌다. 4월에도 추가로 47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83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실직상태 또는 임시직 상태에 빠지면서 실업률이 4.9%에 이르렀다. 한편에서는 수백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원하지 않는 자리로 이동하거나 임금이 깎이지 않으면 동결되는 처지에 몰렸다.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들과 경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의 정규직 종업원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어 하고 있으며, 임시직 일자리도 예년에 비하여 반으로 줄어든 상황이 되었다. 청년실업율이 9.3%로 높아졌고, 일자리를 구했다 하더라도 이의 17.3%가 불안정한 임시직(precarious jobs)이다.

적정한(좋은-decent) 일자리에 접근하기에는 구조적인 장애가 조성되어 있어, 여성과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재취업하는 일은 일종의 도전에 해당한다. 일단 열악한 조건으로 취업하면 잠재적인 노동능력이 약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장기간 어려운 상황을 견디어 내야만 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전체를 관통하며 경제적 지위가 양분되어 간다.

이러한 조건의 한국사회에 팬데믹이 겹치면서, 구조적인 결함과 취약점이 드러나고 상위(primary) 부문과 하위(secondary) 부문의 이중구조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상위 부문은 소위 재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거대기업 집단과 이들과 거래관계를 형성하는 제조업 등 산업 분야의 계열사들로 구성된다. 이들 집단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데, 풍부한 자금 여력과 중층적 소유구조 그리고 오랫동안 형성되어온 정부와 특수한 관계에서 보호받고 있다. 이들이 어려움에 빠지면 정부는 곧바로 예외적인 구제정책을 펼친다.

하위 부문은 중소규모(SMEs)의 기업들과 소위 자영업의 상인들로 차고 넘친다. 이들은 주로 소매업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시장과 재벌에 종속된 하청분야에 머물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제품의 품질에 의존하기보다는 생존조건 수준의 격심한 경쟁에 빠져 있기 때문에, 시장변동에 따른 혁신 또는 새로운 분야로 전업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을 따라가기도 버겁다. 이들은 시장의 사정에 매달려 그저 생존하고(at mercy) 있는 것이다.

상위 부문에 일하는 노동자는 불황이라는 폭풍우가 몰아쳐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은 채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는 반면에, 하위부문의 노동자 상당수는 수개월내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여러 가지 중층적 요인으로 유지되는데, 예건데 비합리적이며 일관성도 없이 강제되는 각종 규제들과 턱없이 부족한 사회안전망, 정규직의 철밥통 보호기준과 재벌과 하청업체 간의 종속구조 등이 받쳐주고 있다. 이러한 기준들은 유교적(가부장적) 문화와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노동의 생산성을 감추고 있는 구조적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또한 정부는 기업들을 압박(위임)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를 수용하고 조직에 통합하려는 일체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고용을 보호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이 결여되어 있어서, 하위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불안정한 상황은 영구적으로 지속된다.

팬데믹 위기가 심화되면서, 경제를 정상화하고 경기를 회복시키는 한편에 정부는 상기의 차별을 완화시키는 심대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재정지출을 통해서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이번 불황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구조적인 문제를 제거해야만 한다. 한국정부는 심려깊은 조치를 통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광범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물론 한국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대규모의 공공보건의 안전과 경제촉진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한국은행은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였고, GDP 14%에 해당하는 2,700조원규모의 경제촉진 팩키지로 담아냈다. 이에는 이미 대부분의 가구에 지급되는 40만-100만원 상당의 기본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프로그램은 너무나 포괄적이었고 누진(보충)성이 충분하지 못하며 소모적이었다. 대규모의 지원금은 중산계층에게 현존하는 소비수요를 단순히 대체하면서, 빈민계층의 필요를 충당하고 지원하는 일에는 실패하였다.

또한 시행된 지원금은 중소기업이 도산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취약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실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오랫동안 시행을 보류해온 개혁, 즉 기업과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투명성 그리고 건강한 경쟁관계를 도입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은 전통적인 시장영역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를 서로 잡으려 다투는 반면에, 새롭게 형성되는 산업에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 구조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 (편집자 주: 스웨덴의 렌-마이드너 전략과 적극적 노동정책을 참조할 것)

유사기본소득의 이전은 빈약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반쪽자리 시도일 뿐이다. 더욱 효과적인 정책은 혁신을 유발하고 잠재적인(충분히 발현되지 못한) 기업과 노동력에 신선한 투자를 유도하여 새로운 성장을 발화시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뉴딜정책이 추구하는 내용에는 정부와 관련단체가 중소기업들이 공급사슬의 병목구조를 극복하고 이들을 옥죄는 자금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며 노동자들에게 재교육을 제공하여 업무(기술)역량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이 담겨야 한다.

한국정부는 구조적 개혁을 통하여 노동시장의 통합과 형평성(integrtig & equalizing)을 제고하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출처: East Asia forum in ANU, Sydney on 2020-08-06.

Vladimir Hlasny

현재 이화여자대학의 경제학과 조교수. 미시간 대학에서 노동경제와 사회복지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유엔경제사회이사회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수, 2020/08/1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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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취지를 희석하지 말고 즉각 제정에 나서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017년 현대중공업 아르곤 가스 질식 사망사고, 2018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압사사고, 2020년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건설현장 화재사고 등에서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관련 사업주, 경영책임자, 법인 및 공무원 등의 처벌과 손해배상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 내용에 있어서 당연히 필요하고 진즉 입법되었어야할 법안인데, 그간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지금에야 논의되고 있는 것이 매우 유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존중사회를 실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앞장서 해당 법안의 제정에 힘써야했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한 행보이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양대노총이 함께 해당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으나, 당내에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당론으로 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취지를 희석시키는 방향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적 성격의 법안을 가지고 고의 중과실로 인한 재해의 책임을 묻는 법안의 필요성을 헛갈리게 하려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을 여당이 나서서 자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제(16일) 이낙연 대표가 최고위원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을 이번(정기국회)에 처리한다는 우리의 원칙을 지키며 소관 상임위원회의 심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고는 하나 그 진의를 의심할 수 밖 없는 상황이다.

174석의 더불어민주당은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외면한다면 여당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포기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제1야당 국민의힘에서조차 ‘초당적협력’을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21대 국회 역시 즉각 해당 법안 제정에 나서야 한다. 전태일 열사 50주기가 지난 금요일이었다. 그가 꿈꾸던 노동가치가 실현되는 노동존중 사회를 열어갈 핵심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하라.

 

11월 1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성명

화, 2020/11/1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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