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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생리대 안전성 논란, 식약청 보도자료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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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생리대 안전성 논란, 식약청 보도자료 파헤치기

admin | 수, 2021/01/20- 02:59


2017년 9월 5일, 여성환경연대 및 30개 단체가 주최한

생리대 모든 유해성분 규명 및 역학조사 촉구 기자회견(사진: 여성환경연대).



여성 1명이 평생 최소 1만4000개 이상을 쓴다는 생리대. 그러나 정작 시민들은 우리 몸에 닿는 이런 제품들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있는지 제대로 알고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2017년 3월 21일 여성환경연대의 의뢰를 받고 생리대 유해물질을 조사한 김만구 강원대 교수팀은 “시판 생리대 대부분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결과를 발표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8월 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깨끗한 나라 '릴리안' 사용자 부작용 제보 등이 잇달았고, 식약처에서는 릴리안을 비롯한 시판 생리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합니다. 8월 25일 최근 3년간 생산되거나 수입된 모든 생리대 56개사 896품목(제조 671, 수입 225)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8월 29일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가칭 이하 검증위원회)’를 구성하여 생리대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진행사항 및 조사결과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합니다. 식약처에서는 김만구 교수 및 여성환경연대의 조사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문제를 삼으며, 식약처에서는 조사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공개했습니다. 

작년 10월 언론을 통해 “국내 유통 생리대 중 97%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습니다([연합뉴스] 전체 유통 생리대 97%서 발암류 물질 검출…안전성 우려). 이번 보도의 출처는 이번 국정감사 기간 중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의 문제제기였습니다. 이용호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수조사한 ‘일회용생리대 건강영향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조사 대상 666개 품목 중 국제보건기구와 국제암센터가 분류한 발암류 물질이 불검출된 제품은 19개로, 전체의 2.8%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용호 의원실이 제기한 문제는 2017년 당시 식약처가 발표한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에 바탕을 둔 것이었습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 9월 식약처에서 발표한 국내 유통 중인 생리대 666개 제품의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 실험 자료와 2018년, 2019년 각각 진행한 프탈레이트, 다이옥신 및 퓨란 검출 실험 자료를 참고했다고 합니다([여성환경연대] 일회용 생리대 발암물질 논란, 팩트체크!). 팩트체크 전문매체를 표방하고 있는 매체 '뉴스톱'은 이용호 의원실의 문제제기가 이미 2017년에 발표된 자료를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검출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검출량인데, 기준치를 넘기지 않았음에도 '발암물질'이라는 이유만으로 공포 조성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보도한 언론들이 공포 마케팅에 편승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식약처에서 발표한 자료는 어떤 것이고, 이용호 의원실과 식약처는 같은 자료를 보고 어떻게 다른 주장을 내어놓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문제가 진행된 뒤 현재까지 새롭게 발표된 자료나 조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생리대 안전성 문제의 주무부처인 식품의약안전처 및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공개한 자료와 입장은 홈페이지의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되어 있습니다(식품의약안전평가원 > 정보마당 > 보도・해명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 알림 > 언론홍보자료 > 보도자료). 


식품의약안전처・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보도자료(‘생리대' 키워드

 

안전성 논란 생리대 수거.검사 등 품질검사 실시 2017.08.23

안전성 논란 생리대 수거·검사 등 품질검사 실시

식약처, 금일 오전 생리대 제조업체 전격 현장 조사 착수 2017.08.24

유통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우선 조사 2017.08.25

설명자료(서울신문이 『생리대 릴리안, 안전성·유해성 검사 면제받았다』보도관련) 2017.08.28

휘발성유기화합물 조사대상 선정 위한 자문회의 개최 2017.08.28

식약처,'생리대 안전 검증 위원회'구성키로 2017.08.29

식약처,‘생리대 안전 검증 위원회’구성키로

식약처, 여성환경연대.강원대 김만구 교수 시험결과 공개 2017.08.30

설명자료(JTBC『'생리대 전수 조사' 나선 식약처 검사항목 부실 우려』내용 관련) 2017.09.01

여성환경연대.강원대 김만구 교수 시험결과 제품명 공개 2017.09.04

생리대, 팬티라이너 인체위해성 우려 없는 수준 2017.09.28

해명자료(경향신문 '간 독성수치로 평가한 뒤 “생리대 안전하다” 발표한 식약처' 기사 관련) 2017.09.28

해명자료(뉴스1『식약처 위해물질 '불검출' 생리대는 모두 수입産』내용 관련) 2017.10.10

류영진 식약처장, 생리대 제조업체 현장 방문 2017.10.23

해명자료(연합뉴스 『'생리대 시험' 김만구 교수 “식약처 결과는 대국민 사기”』 관련 2017.10.28

해명자료(경향신문『'생리대 발표' 때 특정제품 발암기준 초과사실 공개안했다』 기사 관련) 2017.11.08

2018년 식.의약품 안전정책 이렇게 달라집니다 2017.12.27

생리대 팬티라이너 74종 VOCs 인체 위해 우려 없어 2017.12.28

(보도참고자료) 식약처,「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개정.공포 2018.03.30

식약처, 여성 건강권 실현을 위한 맞춤형 정책 추진 2018.04.27

(해명자료) KBS뉴스가 '18.5.16(수) 보도한『“안전하다더니”...식약처 생리대 조사 논란』관련 2018.05.17

(해명자료) KBS『'경구투여'로 생리대 독성 판단? ... “피부가 더 취약”』및『생리대 성분 표시, 유해성 판단 어려워』보도 내용관련 2018.05.18

(해명자료) KBS 뉴스9가 '18.5.18(금) 보도한『생리대 화학물질, 섞이면 독성 증폭』관련 2018.05.19

(해명자료) KBS가 '18.5.25.(금) 보도한『[취재 후] 생리대 독성 보도했더니 제보자 색출 나선 식약처』 2018.05.25

2018년 하반기 식품.의약품 안전정책 이렇게 달라집니다. 2018.06.28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화 내년부터 본격 실시 2018.12.13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화 내년부터 본격 실시

[설명자료] 생리대 조사 관련 환경부, 식약처 반대결론에 대한 설명 2018.12.21

[보도참고자료] 생리대 착향제 중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 의무화 2019.06.10

식약처, 유기농.천연 생리대 온라인 광고 점검결과 발표 2019.10.04

생리대 등 품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 2019.12.26

생리대 등 품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

수입 생리대 '나트라케어', 허위 품목신고 적발 2020.05.07

여성건강 식품 및 생리대 등 의약외품 온라인 허위.과대광고 620건 적발 2020.11.19

2020년 생리대 품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 2020.12.30



검색결과를 연도별로 나누어보면 2017년 15건, 2018년 9건, 2019년 3건, 2020년 3건으로 여성환경연대의 문제제기가 있던 2017년에 가장 많은 발표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료의 내용을 나누어 보면, 조사착수 및 자문・검증 위원회 구성・허위신고 적발 등 조치사항에 대한 발표가 4건 ,조사결과에 대한 발표가 6건, 정책방향에 대한 설명이 6건, 언론보도 및 타 정부기관에 대한 반박자료가 11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식약처가 발표한 제품 조사결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홈페이지에서 검색되는 자료는 2017년 9월 28일12월 28일 두차례 전수조사 한 결과와 2019년2020년 두차례 품질 모니터링이 있습니다. 또한 제목에는 조사 결과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는 않지만, 2018년 12월 13일 발표한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화 내년부터 본격 실시’에도 조사결과 자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2017년 9월 28일 1차 전수조사 보도자료 중 “붙임_8~111.hwp”은 검체시료의 조제, 기체크로마토그래프 조작조건, VOCs 위해평가 방법, 생리대 함유물질 관리방안 마련 연구, 생리대 안전검증위원회 명단 등 중요 정보들을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2017년 8월 23일 '안전성 논란 생리대 수거·검사 등 품질검사 실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식약처는 논란이 터지기 이전에도 시중에 유통 중인 생리대에 대해 정기적인 품질점검을 실시하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015년과 2016년 '깨끗한 나라'를 포함한 252품목을 검사하였으며, 논란이 터진 2017년에도 원래부터 53품목을 선정하여 검사할 계획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보도자료는 2015년 및 2016년, 그리고 그 이전에 조사결과와 검사방법, 위해성 판단기준을 정확히 공시하지 않았습니다. 여성환경연대는 “여성들이 일회용생리대를 써온 지 50년이 되어가지만 단 한 번의 공적인 안전성 검증도 없었”으며, “2017년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 이후” 비로서 “유해물질 검출 실험, 전성분 표시제 시행, 일회용생리대 건강영향 조사” 등이 시작되었다며 정부를 비판했습니다([여성환경연대] 일회용 생리대 발암물질 논란, 팩트체크!). 


(위) 2017년 9월 28일 식약처 1차 전수조사 보도자료 중 붙임 11



처음으로 자료가 조회되는 2017년, 자체적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이전 식약처는 정보공개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잠재움과 동시에 여성환경연대 및 김만구 교수 측의 문제제기를 일축하기 위해, 여성환경연대 및 김만구 교수의 시험결과(8월 30일)와 제품명(9월 4일)을 공개합니다. 이후 이어진 2017년 1차 조사(9월28일)는 총 84종의 VOCs 중 생식독성, 발암성 등 인체 위해성이 높은 10종의 VOCs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2차 조사에서는 나머지 74종에 대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2018년 조사자료는 국내 생리대 제조업체 5개사(깨끗한나라, 엘지유니참, 웰크론헬스케어, 유한킴벌리, 한국피앤지)로부터 보고받은 자체조사결과(“작년보다 검출량이 줄었으며 문제 없음")와 더불어 식약처가 126개 제품에 대해 자체 조사한 프탈레이트류 및 비스페놀A 검사결과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2019년 조사에는 마찬가지로 126개 제품에 대해 VOCs 60종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였고, 추가적으로 다이옥신류와 퓨란류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였습니다. 2020년 조사에서는 2019년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PCB를 포함하여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다른 한편, 2017년 안전논란 이후 ‘유기농’이나 ‘무해함'을 강조한 광고가 늘어나자 식약처는 2019년부터 온라인 광고실태를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는데,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 발표된 자료가 있습니다.


생리대 안전성의 주무관청은 식약처이지만, 정부가 진행한 조사는 그 밖에도 일부 존재합니다. 환경영향 평가를 담당하는 환경부에서도 향후 연구설계를 위한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18년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검출되어 논란이 되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도 해당 제품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생리대 관련 조사결과 목록

 

식약처, 여성환경연대.강원대 김만구 교수 시험결과 공개 2017.08.30

여성환경연대.강원대 김만구 교수 시험결과 제품명 공개 2017.09.04

(2017년 1차 전수조사) 생리대, 팬티라이너 인체위해성 우려 없는 수준 2017.09.28

(2017년 2차 전수조사) 생리대 팬티라이너 74종 VOCs 인체 위해 우려 없어 2017.12.28

[환경부] 일회용 생리대의 건강영향 예비조사 2018.08.30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안위, 생활방사선 안전센터를 발족하여 조사 확대 실시 2018.11.02

(2018년 일부품목 추가조사)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화 내년부터 본격 실시 2018.12.13

(온라인 광고 점검) 식약처, 유기농.천연 생리대 온라인 광고 점검결과 발표 2019.10.04

(2019년 일부품목 모니터링) 생리대 등 품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 2019.12.26

(2020년 일부품목 모니터링) 2020년 생리대 품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 2020.12.30

(온라인 광고 점검) 여성건강 식품 및 생리대 등 의약외품 온라인 허위.과대광고 620건 적발 2020.11.19



아래 표는 정보공개센터에서 현재까지 발표된 자료의 내용을 표로 정리한 것입니다.


 조사주체

여성환경연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환경부

원자력안전위원회

사업체협의체

5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업체협의체

8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용역

김만구

-

-

카톨릭대

-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

-

-

-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

-

 발표날짜

17.03.21

17.09.28

17.12.28

18.08.30

18.11.02

18.12.13

19.12.26

20.12.30

 조사대상*

1

4

6

7

6

**

6

7

6

피해호소여성

****

1

5

8

2

2

7

1

2

6

3

3

0

***

***

1

2

6

6

2

3

8

5

***

****

1

2

6

VOCs

17종

10종

74종***

60종

***

**

60종

60종

60종

60종

60종

방사능

2종

농약류

14종

PAHs

3종

아크릴산

1종

프탈레이트류

15종

BPA

1종

다이옥신류

7종

7종

퓨란류

10종

10종

PCBs

12종

*숫자는 품목의 수를 의미함.

**지난 14년 이후 국내 유통(제조·수입)· 해외직구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총 666품목(61개사)과 기저귀 10품목(5개사)

***1차조사(‘17.9.28)에 포함되지 않았던 VOCs 74종.

****연구기법으로는 의사문진, 임상검사, 설문조사, FGI, 텍스트마이닝이 쓰임.

*****2017년 식약처가 시험한 VOCs 84종 중 식약처 조사에서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은 브로모벤젠 등 24종을 제외하고 60종

******전 품목 및 추가 29개 품목에 대해 색소, 산·알칼리, 포름알데히드 순도시험 품질 점검 실시.

*******전 품목 색소, 형광증백제, 포름알데히드 순도시험 등 품질 점검 실시.

그렇다면 검사 결과 이후 식약처가 취한 조치로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위 조사결과 및 정책해설 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식약처가 취한 조치는 크게 ‘정례협의체 구성’과 ‘전성분표시제’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생리대에 사용된 모든 원료를 용기 또는 포장에 표시하는 ‘전성분 표시제'는 치약, 구중청량제, 살충제 등에 적용하던 것을 생리대, 마스크 등 지면류에도 확대한 것입니다. 식약처는 이를 여성 건강권 실현을 위한 정책으로서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식약처가 발표한 관련 보도자료 중 정책홍보적 성격이 있는 자료 6건 중 5건은 전성분표시제를 치적으로서 내세우는 내용이었습니다. 나머지 1건은 정례협의체 구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정례협의체>

○ 국내 생리대 제조업체 5개사와 함께 정례협의체를 구성(‘17.12.13.)하고, 제조공정 개선 방안 등을 논의 ○ 자체적으로 접착제나 포장재 변경, VOCs 자연휘발 시간 부여, 환기시설 보강 등의 저감화 개선 방안 시행. ○ VOCs 저감화 요령 가이드라인을 제정(‘18.12.4)하여 내년부터 모든 생리대 업계가 저감화 정책에 참여하도록 유도(‘생리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저감화 요령 가이드라인’-‘18.12.12.) ○ 정기적인 생리대 유해물질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결과공개 ○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에 대해서는 원인규명과 공정개선 등을 정례협의체와 지속해서 논의.



<전성분 표시제>

○ 생리대에 사용된 모든 원료를 용기 또는 포장에 표시하는 전성분 표시제 시행.(‘18.10.25.), 생리대 허가·신고시 모든 구성원료의 제조원을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18.11.28.). ○ 착향제 중 아밀신남알, 시트랄, 리날룰, 시트로넬롤, 리모넨 등 알레르기를 유발 26개 성분 표시 의무화 및 부직포 등의 세부조성 표시기준 마련(’18.12.13.) 및 관련 규정 개정(‘19.06.10) 등  원료의 세부 성분 표시를 점진적으로 확대  ○ 생리대 사용에 따른 부작용 발생 시 신고방법과 연락처(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등을 표시하여 소비자 알권리 강화를 위한 정보제공을 확대.


한편, 1차조사결과(‘17.09.28) 발표 당시 식약처는 “생리대 안전검증위원회를 통해 생리대 부작용 사례 등을 논의하고, 환경부·질병관리본부 등과 협력하여 역학 조사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식약처, 여성 건강권 실현을 위한 맞춤형 정책 추진(‘18.04.27)에서도 “생리대 피해 호소 사례에 대해 범정부 역학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재차 확인했다. (해명자료) KBS 뉴스9가 '18.5.18(금) 보도한 『생리대 화학물질, 섞이면 독성 증폭』관련(‘18.05.19)에서는 성분분석에 그치지 않는 “심층적인 역학조사”를 “원점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이미 역학조사가 진행 중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건강영향' 혹은 ‘역학조사'를 키워드로 검색할 경우 찾아볼 수 있는 자료는 환경부가 실시한 예비조사가 전부입니다. 환경부가 실시한 일회용 생리대의 건강영향 예비조사 자료는 온나라정책연구 PRISM에서 열람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가톨릭대학교 용역팀이 2018년 8월 30일에 제출한 것입니다. 환경부의 조사는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생리통, 생리양의 변화, 생리혈색 변화, 덩어리혈 증가 등 생리 관련 증상과 외음부 통증, 가려움증, 뾰루지 등 외음부 증상”이 “일회용 생리대 사용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증상”으로 평가된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동 보고서는 “예비조사 참여자 수는 결론을 도출하기에는 수가 적”으며, “피해호소자가 예비조사의 주가 되어 선택 편향의 가능성이 우려”되고, 정보의 근거가 자기기입식 설문지라는 점에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해당 조사는 어디까지나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예비적인 연구에 불과하고, 추가적인 독성학 및 역학적인 평가가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해당 조사를 언급하고 있는 식약처의 보도자료 [설명자료] 생리대 조사 관련 환경부, 식약처 반대결론에 대한 설명은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는 환경부의 조사결과를 “건강에는 무해하다"는 식약처의 결론에 반대하는 것으로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해당 보도자료에서는 부처 간 협조를 통한 역학 조사 같은 것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환경부가 제기한 ‘추가조사의 필요성' 역시 식약처 차원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영향 평가를 주로 실시하는 환경부와 제품에 대한 성분조사를 주로 실시하는 식약처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식품의약안전처 정책홍보성 보도자료 목록


식약처는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인체에 유해한 영향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또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검사결과를 공개하고 있고, 또 업계의 자율규제나 저감조치 등도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생리대 안전성에 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것일까요? 이는 직접적으로는 1) 조사방식 2) 기준치 3) 역학적 인과관계에 관해 누가 봐도 납득할만한 답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식약처가 제시한 위해성 평가방식입니다. 뭔가 복잡해보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동물실험 또는 인체역학연구에서 확인된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수준에 자료의 한계에 따른 불확실성 계수를 반영하여 산출”하였다는 독성참고치(RfD)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1차 전수조사 보도자료('17.09.28) 붙임 9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을 때 주요 유해화학물질이 질 점막(그리고 일부 경피흡수)을 통해 얼마만한 양이 흡수돼 인체에서 대사되는지”(생리대 위해성 평가, '사면초가' 식약처를 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경구노출과 일반 피부 노출, 질 점막의 차이가 어떤지도 모르고, 대규모 역학조사를 벌이기 위한 패널 자료 역시 부재합니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만한 규모의 이상군(다시말해 피해호소인)과 대조군이 같은 시간, 같은 연령대에 존재해야 합니다. 엄밀한 의미의 이상군과 대조군이 얻어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렇게 자료가 구축되어도 생리혈 자체의 유해성을 분리한 유해물질만의 영향을 파악하는 것을 더욱 어려운 문제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것은 원래 밝혀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며, 화학물질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을 풀 것을 주문합니다. 반대로 어떤 이들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잠재적 위험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현재의' 과학적 지식에 비추어볼 때 ‘위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부정하지 못할 뿐이며, 더 합리적인 판단을 위한 근거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요. 과학계에는 단지 그것이 풀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과제들이 많이 있지 않던가요. 그렇다면 왜 우주의 비밀은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서 많은 예산이 투여되지만, 생리대에 포함된 독성성분의 위해성을 밝혀내는 일은 그렇게 취급받지 못할까요? 


여성 당사자와 당국, 그리고 제조업체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기 때문에 해결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환경부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듯이, 수많은 여성들은 자신의 피해경험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를 일축하며,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의미하는 일명 ‘케모포비아(Chemophobia)' 현상으로 단정 지어 버리고는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물질들도 잘 생각해보면, 독성이 전혀 없는 물질을 찾는게 더 쉬울 지경이라는 것이죠. 이들은 커피도, 설탕도, 소금도, 심지어 물도 과다복용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독성기준치는 어떻게 과학적으로 정할 수 있고, 또 어떻게 사회적 신뢰에 기반한 권위를 획득할 수 있을까요? 해당 물질의 화학적 특징을 이론적으로 점치거나, 동물실험 등으로 그 수준을 정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복합요인의 작용, 노출방식의 차이 등을 고려하면 이런 방법에도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는 늘상 외국의 선례를 찾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생리대 안전성 및 독성기준에 관한 논쟁은 외국에서도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식약처의 소통방식은 문제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언론보도에 대한 반박자료 등을 따라가면, 무엇이 쟁점이 되어왔고, 이에 대한 식약처의 입장은 어떠한 것이었는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식품의약안전처 언론 반박 보도자료 목록

[서울신문] [단독]생리대 릴리안, 안전성 유해성 검사 면제받았다 2017.08.27

설명자료(서울신문이 『생리대 릴리안, 안전성·유해성 검사 면제받았다』보도관련) 2017.08.28

'생리대 전수 조사' 나선 식약처…검사항목 부실 우려 - JTBC 뉴스 2017.08.31

설명자료(JTBC『'생리대 전수 조사' 나선 식약처 검사항목 부실 우려』내용 관련) 2017.09.01

[단독]'간 독성수치'로 평가한 뒤 "생리대 안전하다 ... - 경향신문 2017.09.28

해명자료(경향신문 '간 독성수치로 평가한 뒤 “생리대 안전하다” 발표한 식약처' 기사 관련) 2017.09.28

식약처 위해물질 '불검출' 생리대는 모두 수입품 - 뉴스1 2017.10.10

해명자료(뉴스1『식약처 위해물질 '불검출' 생리대는 모두 수입産』내용 관련) 2017.10.10

'생리대 시험' 김만구 교수 "식약처 결과는 대국민 사기" | 연합뉴스 2017.10.28

해명자료(연합뉴스 『'생리대 시험' 김만구 교수 “식약처 결과는 대국민 사기”』 관련 2017.10.28

식약처가 '안전' 확신했던 생리대 물질 "발암 기준치 초과" - 경향신문  2017.11.07

해명자료(경향신문『'생리대 발표' 때 특정제품 발암기준 초과사실 공개안했다』 기사 관련) 2017.11.08

[단독] “안전하다더니”…식약처 생리대 조사 논란 - KBS NEWS 2018.05.16

(해명자료) KBS뉴스가 '18.5.16(수) 보도한『“안전하다더니”...식약처 생리대 조사 논란』관련 2018.05.17

'경구 투여'로 생리대 독성 판단?…“피부가 더 취약” - KBS NEWS

(해명자료) KBS『'경구투여'로 생리대 독성 판단? ... “피부가 더 취약”』및『생리대 성분 표시, 유해성 판단 어려워』보도 내용관련 2018.05.18

[앵커&리포트] 생리대 속 유해 화학물질, 섞이면 독성 '증폭' - KBS NEWS

(해명자료) KBS 뉴스9가 '18.5.18(금) 보도한『생리대 화학물질, 섞이면 독성 증폭』관련 2018.05.19

[취재후] 생리대 독성 보도했더니 제보자 색출 나선 식약처 - KBS NEWS

(해명자료) KBS가 '18.5.25.(금) 보도한『[취재 후] 생리대 독성 보도했더니 제보자 색출 나선 식약처』 2018.05.25

[환경부] 일회용 생리대의 건강영향 예비조사

[설명자료] 생리대 조사 관련 환경부, 식약처 반대결론에 대한 설명 2018.12.21

'라돈 생리대' 방사선량 '기준치 3.8배' 재확인…업체 측 반박 - JTBC 2018.10.17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안위, 여성용 생활제품 등 현재 조사 중  2018.10.17

원안위, 생활방사선 안전센터를 발족하여 조사 확대 실시 2018.11.02

[정정 및 반론보도문] "오늘습관 생리대 라돈 검출, 방사선량 기준치 3.8배" 기사 관련 - JTBC 2020.11.20

전체 유통 생리대 97%서 발암류 물질 검출…안전성 우려 | 연합뉴스  2020.10.02

'발암물질 생리대' 자료 재탕한 의원, 검증없이 보도한 언론 - 뉴스톱  2020.10.07

복잡해보이지만 결국 핵심적인 쟁점은 식약처가 발표한 수치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것이고, 또한 그것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치를 어떤 근거로 설정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식약처는 김만구 교수의 연구결과가 ‘동료평가(peer-review)’를 거치지 않아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식약처가 사용한 방법(동결건조 후 가열처리)이 시험대에 오를 때, “해외논문에도 나와있는" 공신력 있는 방법임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논문인지는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적은 량(0.1g)의 시료채취가 논란이 될 때,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생리대 VOCs 시험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식약처 공식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타당성과 객관성을 인정받았다”라는 말만을 반복합니다. 이는 논리적으로 비판자들의 근거인 시료의 비균질성(특정 부분에 본드와 같은 화학성분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해명이 될 수 없습니다. 독성기준치의 근거가 문제가 될 때, 식약처는 “개별 VOC에 대해 미국 환경보호청(EPA), 미국 독성물질 및 질병등록청(ATSDR), WHO 화학물질안전국제프로그램(IPCS) 등의 독성연구자료를 토대로 외부전문가 평가를 통해 설정"했다는 말만을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식약처가 자체 조사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외부전문가라는 말만을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그 외부전문가들이 개별 성분에 대한 기준을 어떤 근거로 마련했는지-어떤 자료를 어떤 원칙에 따라 어떻게 가공하거나 수합했는지-를 공개해야 합니다. ‘공식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가 어떤 면밀한 검토를 했는지를 공개하여 그 내용의 타당성을 입증하면 됩니다. 용역을 준 외부기관은 어디인지, 해당 연구팀이 0.1g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한 근거는 무엇이었는지 보여주면 될 일입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이 아닌, 이미 진행된 사항에 대한 필수적인 정보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화학물질이 가져다 준 생활의 편의와 더불어 나타난 측정하기도 어려운 위험은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과제로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제는 더이상 기관의 권위를 내세우거나 해외사례를 뒤적이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갈등적인 과정 속에서 함께 답을 찾아가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소비자·노동 단체와 전문가, 연구자 등이 모두 안전 규제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화학물질의 정보공개와 알 권리는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참조 : [시민건강연구소] 위험한 생리대, 다음은?). 

2016년 보건·환경·의학계 전문가 500명이 참여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요구하는 국민선언(사진출처 : CBS노컷뉴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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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화국 코리아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1인은 요즘 서울에서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는데요, 집의 위치나 연식, 시설의 청결도, 채광 등등 집을 알아볼 때 고려해야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공동주거 형태가 보편화된 요즘 정말 무서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층간소음입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심지어 살인사건까지 발생할 정도로, 층간소음은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장기적으로 주택건설규제를 강화하고 건축자제에 대한 연구개발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장 주민 간 발생하는 문제해결을 위한 개입과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층간소음과 관련한 민원 창구가 마련되었습니다. 환경부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국토교통부는 우리가함께 행복지원센터를 통해 각각 상담과 방문측정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상담의 90%이상(1587건 중 1297)은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통해 접수되고 있습니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의 자료실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층간소음 민원처리의 월별/연도별 운영결과 보고서를 볼 수 있는데요, 정보공개센터에서는 이 자료들과 함께 좀 더 상세한 데이터를 통해 층간소음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각 구/동별(서울시), 피해 시간대별, 준공연도별 층간소음 민원통계를 정보공개청구 했습니다. 동별 자료는 관리하지 않았고, 나머지 정보는 받을 수 있었습니다.

 

통계를 통해 층간소음의 현황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접수 건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요, 전화상담 건수는 2012년에 비해 2018년에 3배 넘게 증가했고, 이 중 전화 상담에 그치지 않고 직접 현장에 방문해서 소음측정을 해줄 것을 요청하는 건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전까지 개인적으로 알아서 해결해야 했던 문제였지만, 정부의 개입으로 층간소음과 관련한 민원제도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민원 건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방문과 측정을 요구하는 민원의 접수건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거주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절반 이상의 민원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장측정이 접수되어도 아파트 주민대표회의에서의 중재를 거치는 등 중간단계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측정까지 한 건수는 매우 적은데요, 층간소음을 실제로 측정했을 때 결과는 대부분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습니다. 소음 측정을 하는 시간이나 공간에 따라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실제 불편을 느끼는 정도와 기준치가 얼마나 상응하는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청구를 통해 2016.07.03.~2019.06.30.까지 3년 동안, 층간소음 민원이 언제 지어진 집에 집중되어 있는지 준공년도 통계도 받아보았는데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층간소음에 대한 규제는 2014년부터 대폭 강화되어 슬라브(바닥) 두께 210mm이상, 소음측정 기준치 이하를 동시에 만족해야 주택건설이 가능하도록 바뀌었습니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최근에 지은 아파트가 층간소음이 더 덜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은 2016~2018년에 준공된 아파트에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왜 나왔냐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가설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1) 강화된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

=> 층간소음과 관련해 제도가 강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층간소음 측정을 도면설계 단계에서 한다거나, 관리감독이 허술해 바닥 두께 기준도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고 있는 등의 문제가 기사를 통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2) 신축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층간소음 문제를 더 심각하고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 오래된 아파트에 거주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층간소음이 어느 정도 있을 것 이라고 이미 예상하고 참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치르고 신축아파트에 입주한 사람들은 규제가 강화된 이후에 지어졌는데도 왜 층간소음이 계속 발생하는지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주택 건설 이후 건설사에서 하자보수를 해주어야 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요, 벽이나 골격 등 내부구조 상 하자의 경우 5년까지 보수 책임이 있습니다. 실제로 건설사의 부실공사로 인한 층간소음 피해를 입은 입주자들이 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을 받은 사례들이 여러 건 있기 때문에, 신축 아파트 주민의 경우 더 층간소음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층간소음의 원인을 살펴보면, 아이들이 뛰거나 걸어 다니는 소리가 전체의 70%로 가장 많았고, 이외에 망치질이나 가구 끄는 소리 등 벽을 통해 울리는 충격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충격음으로 인한 층간소음 피해가 많은 것은 한국의 공동주택 건축 방식이 대부분 벽식 구조이기 때문인데요, 기둥 없이 벽이 천장을 그대로 지탱하기 때문에 바닥의 진동이 매우 크게 다른 집의 벽으로 전달됩니다. 이런 벽식구조는 대규모 주택단지를 싼 값에 빠르게 짓는 데 최적화된 건축 방식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보편화 되었고, 현재에도 아파트 건설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파트를 지을 경우 벽을 허물거나 설비를 교체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집을 고쳐서 살기도 매우 힘들어지는데요, 지을 때부터 오래 살 수 있는 집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빨리 지어서 분양하고 재건축을 기다리는 방식으로 아파트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파트 수요 자체가 재산형성 목적인 경우가 많고 정책적으로도 한국은 20년만 되어도 재건축이 허용되기 때문에 튼튼하고 오래가는 아파트는 요원한 현실입니다.


피해 시간대의 경우, 자정부터 새벽1시 사이에 층간소음이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잠에 들려는 시간에 소음이 크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시간대에 발생할 수 있는 소음에 주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서울시 각 구별로도 전체 민원건수를 받아볼 수 있었는데요, 주택이 밀집해있는 강서구와 송파/강남구, 노원구에서 민원건수도 많았습니다. 관악구의 경우 주거세대가 많은 것에 비해 층간소음 신고 건수는 적었는데요, 이는 관악구에 자녀가 있는 4인가구 형태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층간소음의 문제는 기본적으로는 주거형태와 건축물 자체의 요인이 크지만, 이웃 안에서 얼마나 서로를 배려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 문제가 증폭 되기도하고, 원만하게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거주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자체적으로 층간소음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는데요, 일례로 광명시는 층간소음 갈등해소 지원센터’를 설치해 이웃 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자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층간소음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모범사례로 선정 된 바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와 같은 분쟁해결의 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주택의 하자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시설물 보강이라든지, 기타 소음 저감에 도움이 되는 조치가 가능하도록 좀 더 적극적으로 돕는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러면 현실에서 직면한 층간소음 문제를 조금은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수, 2019/10/09-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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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검찰개혁’에 있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편파적 수사와 기소 등 권력을 제멋대로 휘둘렀기 때문입니다. 검찰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얼마나 땅에 떨어졌고, 검찰개혁에 대한 요구가 얼마나 높은지는 매주 검찰개혁을 요구하기 위해 모이는 시민들의 행동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도 각자 검찰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있기도 합니다.

 

정보공개센터는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검찰청이 검찰개혁과 관련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원문정보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검찰개혁은 현재 사회적으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내용인 만큼 검찰이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대충격

검찰개혁은 고사하고, 2019년 1월 1일부터 2019년 9월 30일까지 9개월 간 대검찰청이 공개한 원문공개는 단 1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대검찰청의 올해 유일한 원문공개 문서 ;;;;;;;;

혹시라도 대검찰청만이 아닌 다른 중앙부처들도 원문공개를 잘 하지 않는 건가 싶어서 49개 중앙행정부처의 원문정보공개 건수를 확인해봤지만 대검찰청만큼 공개를 안하는 곳은 어디도 없었습니다. 

또 혹시라도 유독 올해만 원문공개가 낮은건지 확인하기 위해 행안부가 발간하는 <2018 정보공개연차보고서>를 살펴봤지만 중앙행정부처 평균 공개율이 45.4%인 것에 비해 대검찰청 공개율은 0.8%로 역시 대검찰청은 작년에도 중앙부처 중 원문공개율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2018년 

(출처 : 정보공개연차보고서)

2019.01~2019.09.30

(출처 : 정보공개포털)

기관명

계(건)

공개(건)

비공개(건)

공개율(%)

즉시원문열람(건)

대검찰청

11,985

95

11,890

0.8

1

국무총리비서실

49

14

35

28.6

2

국무조정실

237

84

153

35.4

54

개인정보보호위원회

235

90

145

38.3

54

공정거래위원회

542

120

422

22.1

64

감사원

936

141

795

15.1

85

방송통신위원회

374

209

165

55.9

93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

201

96

105

47.8

100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831

482

349

58

101

국민권익위원회

731

233

498

31.9

116

여성가족부

514

321

193

62.5

130

산업통상자원부

405

96

309

23.7

132

국세청

106

66

40

62.3

140

원자력안전위원회

180

81

99

45

167

통일부

574

184

390

32.1

187

새만금개발청

432

266

166

61.6

187

기획재정부

1,204

447

757

37.1

209

금융위원회

1,329

516

813

38.8

253

관세청

1,057

435

622

41.2

353

국방부

5,200

841

4,359

16.2

362

인사혁신처

1,388

825

563

59.4

378

해양수산부

6,458

2,715

3,743

42

388

특허청

1,316

804

512

61.1

426

중소벤처기업부

1,022

635

387

62.1

462

외교부

5,202

1,110

4,092

21.3

499

병무청

5,758

1,029

4,729

17.9

563

소방청

867

786

81

90.7

566

해양경찰청

814

291

523

35.7

596

식품의약품안전처

4,779

1,070

3,709

22.4

660

농림축산식품부

3,269

1,725

1,544

52.8

947

고용노동부

2,522

1,647

875

65.3

978

과학기술정보통신부

4,874

2,738

2,136

56.2

1195

기상청

2,510

1,752

758

69.8

1221

교육부

5,099

2,308

2,791

45.3

1255

국토교통부

6,852

3,547

3,305

51.8

1524

환경부

5,232

2,892

2,340

55.3

1615

통계청

4,035

2,385

1,650

59.1

1714

농촌진흥청

3,563

2,781

782

78.1

1714

법제처

3,951

2,554

1,397

64.6

1972

국가보훈처

9,691

5,335

4,356

55.1

2069

문화재청

4,266

2,736

1,530

64.1

2090

방위사업청

9,030

2,287

6,743

25.3

2105

경찰청

8,948

3,824

5,124

42.7

2268

행정안전부

9,648

4,979

4,669

51.6

2564

조달청

8,675

5,865

2,810

67.6

2873

산림청

7,810

5,679

2,131

72.7

3289

문화체육관광부

9,707

6,001

3,706

61.8

4514

법무부

39,878

13,681

26,197

34.3

6178

보건복지부

18,385

12,313

6,072

67

7758

소계

222,671

101,111

121,560

45.4

원문정보공개란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기관의 결재문서를 시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제도인데요. 2013년 정부 3.0 추진의 일환으로 시행된 제도입니다. 이러한 원문정보공개를 통해 모든 시민들이 공공기관의 결재문서를 직접 확인하여 정책 추진과정과 결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원문정보공개만 두고 보더라도 검찰개혁의 핵심이자 당사자인 대검찰청은 본인들이 하는 일을 시민들에게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수사와 기소 업무 때문에 공개할만 한 것이 없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검찰 역시 행정의 업무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사회적 현안과 관련해 시민들에게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입니다. 

사진 출처 : 트위터 @twin010937

현재 검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누구에게도 감시 받지 않으려는 폐쇄적인 태도입니다. 이를 개혁하기 위해 감시와 견제를 위한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투명한 공개’가 실현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앞으로 검찰개혁과 관련되어 대검찰청, 법무부 등에서 어떤 정보들을 공개하는지 확인하여 시민들과 공유하는 작업을 진행하겠습니다. 

금, 2019/10/11-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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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법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열린지 석달이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무려 3231건의 법안이 발의 되었으니, 하루에도 40~50건씩 새로운 안이 쏟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수십 개씩 새로운 법안이 발의되다보니,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누가 어떤 법안을 발의하는지 살펴보기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특정 의제와 관련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들도 관련 주제의 어떤 법안이 발의되었는지 모두 꼼꼼히 살펴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정보공개센터의 경우, 정보공개와 관련하여 특정 정보의 공개/비공개 여부를 언급한 조항들이 개별 법안으로 다 흩어져 있기 때문에,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제1호 사유에 따른 비공개 정보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경우를 전부 체크하기 어려워 고생하고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렇게 고통 받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가뭄의 단비처럼 나타난 웹사이트, '캣벨'을 소개하려 합니다.  

'캣벨'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법안 알리미'를 표방하고 있는 곳입니다. 말그대로 시민들이 국회의 여러 법안들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입니다. 아니, 국회에서 운영하는 의안정보시스템이 있는데 그것과는 무슨 차이가 있느냐구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의안정보시스템의 경우 법안에 대한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법안의 전체 내용은 HWP와 PDF 문서를 직접 다운로드 받아야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캣벨'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의안정보시스템이 제공하는 문서 파일을 기계 가독형식으로 풀어내, 웹사이트에서 키워드 검색 등으로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해진 서비스가 바로 '법안 꾸러미 알리미'입니다. 법안의 전문을 웹에서 검색 가능하도록 처리했기 때문에, 특정한 키워드가 들어가 있는 법안들을 모두 검색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캣벨의 이용자들은 특정한 키워드를 미리 설정해놓고,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이 새로 발의되면 매일 아침 캣벨의 E-mail을 통해서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어떤 법안이 발의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노동'을 키워드로 한 노동 관련 법안 꾸러미, '장애'나 '인권'을 키워드로 설정한 장애, 인권 관련 법안 꾸러미 등을 내가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만든 꾸러미를 구독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자신의 활동 분야나 관심 분야에 따라 꾸러미를 구독하여, 국회에서 어떤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장애, 인권' 관련 꾸러미를 확인해보면, 장애, 아동, 여성, 난민, 다문화, 인권, 복지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들을 위와 같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 활동가가 만든 '알 권리 법안 관련 꾸러미'를 살펴볼까요? 캣벨의 또다른 장점은 단순히 의안정보시스템의 정보들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것을 넘어서, 뉴스 기사나 유튜브 영상 등을 함께 연계하여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개, 비공개, 기록물, 비밀, 알권리'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 뿐만 아니라 관련한 국회 토론회나 신문기사, 뉴스 영상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법안에 대해 더욱 종합적인 의견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알 권리 관련 법안 꾸러미'를 구독하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매일 아침 새롭게 발의된 알 권리 관련 법안들을 E-mail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개별 법안들을 클릭하면, 법안과 관련한 더욱 상세한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의원이 대표발의했는지,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의원들은 누구이며, 당적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현재 입법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AI가 추천한 관련 뉴스와 더불어 예전에 발의되었던 유사한 법안들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 법안 내용을 키워드 분석한 클라우드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의안정보시스템에서는 파일을 직접 다운로드 받아 확인해야 하는 신구조문대비표 역시 사이트에서 바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각 조항 별로 개정안 제출 이력들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법안을 둘러싼 개정 시도 이력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시점에서 과거의 법안들과 쉽게 내용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캣벨의 중요한 장점입니다.

법안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내역에 대한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 사무실이 속한 마포 갑 국회의원 노웅래 의원을 검색해보니, 대표발의 건수나 공동발의 건수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 뿐만 아니라 주로 어떤 분야의 법안을 주로 발의했는지, 그리고 공동발의로 의견을 같이한 국회의원들은 누가 있는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국회의원들의 관심사나 어떤 의원실들이 함께 작업을 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겠죠?

정보공개센터의 경우 캣벨컴퍼니의 지원으로 홈페이지에 '알 권리 관련 법안 꾸러미'를 위젯으로 삽입해여 늘 새로운 '공개/비공개' 법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캣벨컴퍼니 감사합니다!매일 쏟아지는 법안들을 모두 살펴보지 못해 힘들다면, 캣벨을 통해 효율적이고 슬기로운 의정감시에 나서는 것이 어떨까요?

금, 2020/08/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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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토지주택개발공사(LH)의 직원들이 신도시 정보를 미리 입수해 시흥과 광명에 대규모 투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할 공직자들이 업무상으로 얻은 정보를 유용해 사익을 취한 것은 공직자 윤리에 어긋나는 비리일 뿐만 아니라 공공에 대한 사회 전체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때문에 본 사안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처벌, 제도적인 해결방안에 대해 언론과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와중에 시흥광명 신도시개발을 관할하고 있는 LH 인천본부에서, 전 직원들에게 기자들의 정보공개요청을 할 경우 '개인정보'를 이유로 들어 비공개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 밝혀졌습니다. (관련기사: LH “언론취재 응하지 말라” 직원 입단속, 동아일보, 2021.3.9)

 

블라인드 어플리케이션에 공유된 LH 인천본부 경영진의 메일 내용 캡쳐 

 

LH 인천본부에서 비공개할 것을 지시한 구체적인 내용은 특정 공직자의 근무 여부, 직급, 소속, 본부 내 관련 인원인데요, 과연 이러한 정보를 개인정보로 볼 수 있는지 정보공개센터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국토부가 관리하는 공기업입니다. 모든 공사/공단은 정보공개법 제2조에서 정의하고 있는 공공기관에 해당하기 때문에 LH의 정보공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보공개법에서는 공공기관에서 생산, 접수, 관리하고 있는 모든 정보는 '공개'가 원칙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9조 1항에서 정의한 8가지 경우에 한하여 공공정보라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비공개할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정보인데요, 정보공개법 제9조 1항 6호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 ① 공공기관이 보유ㆍ관리하는 정보는 공개 대상이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6. 해당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ㆍ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다만, 다음 각 목에 열거한 개인에 관한 정보는 제외한다.

가.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열람할 수 있는 정보

나. 공공기관이 공표를 목적으로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아니하는 정보

다.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

라.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ㆍ직위

마. 공개하는 것이 공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법령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의 일부를 위탁 또는 위촉한 개인의 성명ㆍ직업

 

법령을 살펴봤을 때 개인정보로 비공개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은, '개인에 관한 정보' 이면서 공개되었을 때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 즉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우려가 현저한 정보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공직에서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과 직위, 그리고 공공의 직무를 위탁한 민간인의 성명과 직업은 비공개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규정입니다. 공무를 수행한 공직자의 정보는 개인에 관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비공개의 실익보다 공공의 설명 책임과 공개 시의 공익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개인정보로 비공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LH라는 공공기관의 업무에 있어 특정 정책이나 실무를 누가 했는지 밝히는 것은 개인정보에 해당할 수 없습니다. 공사의 직원 역시 정보공개법상 공무를 수행한 공무원에 해당하고, 따라서 당시 보상이나 개발업무를 맡은 공사 직원들의 이름이나, 직급, 소속을 개인정보로 비공개하라는 LH 경영진의 지시는 명백한 위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행정기관과 공사/공단의 문서 수발신 내역은 '정보공개포털'의 정보목록에서 검색해 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정보목록을 몇 가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2018년 12월 신도시 계획 발표당시 개발 관련 업무의 담당자들이 누구인지, 각 부서에서 어떤 내용의 업무결재가 있었는지 대략적인 개요를 알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포털(www.open.go.kr)>정보목록

 

문서 클릭 시 확인할 수 있는 개요정보

 

게다가 본부 내 직제와 현원을 공개하는 것은 세금으로 운영되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공공기관이 기본적으로 공개해야할 정보들입니다. 이미 모든 공공기관의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각 기관이 어떤 부서로 이루어져 있는지, 부서별로 개별 공무원들이 맡은 일은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21년 3월 현재 LH 스마트도시계획처 직원 명단과 담당업무 

 

 

지자체와 국토부가 수행하는 내부 조사까지도 시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 투명성과 공개의 원칙마저 무시하고 어떻게든 논란만 잠재우려는 LH 경영진의 태도는 오히려 의심을 더 키울 뿐입니다. LH는 책임있는 태도로, 언론의 요구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더불어 이번 LH 사건에서도 드러났듯 공직자들의 이해충돌 사안이나 비위에 대한 언론과 시민들의 감시를 위해서는 현재 공무원의 업무 뿐 아니라 과거의 업무 내역도 오히려 쉽게 볼 수 있도록 사전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공직 경력 안에서 공무원들이 어떤 업무들을 맡아왔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공무상 얻은 정보와 권력으로 비위를 저지르는 행위를 제재할 수 있고, 오랜 기간이 지나더라도 발견하고 처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목, 2021/03/11-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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