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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홈 아이들과 먹는 즐거움을 나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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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홈 아이들과 먹는 즐거움을 나눴어요

admin | 수, 2020/12/30- 00:28

한살림 먹을거리와 함께하는 식생활교육

‘지구를 위한 밥상’

 

지난 7월 한살림은 국산 재료로 차린 한 끼를 남김없이 먹고 빈 그릇을 인증하면 한살림재단에서 참여인원당 1만 원씩 기부금을 적립하는 ‘지구를 위한 완밥 챌린지’를 진행했습니다. 적립된 기부금으로 아동청소년 그룹홈에 식재료를 지원하고 식생활교육을 진행하는 ‘지구를 위한 밥상’ 사업이 이루어졌는데요. 한살림경기서남부 식생활교육위원회는 경기 화성에 있는 ‘봄볕그룹홈’으로 식생활교육을 다녀왔습니다.

그룹홈은 가정해체, 학대, 빈곤 등의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가정과 같은 주거환경에서 양육하는 소규모 공동생활시설입니다. 봄볕그룹홈에 사는 9세, 8세, 5세 아이 3명을 만나기 전 아이들에 대해 알아야 할 점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아침부터 밤늦도록 혼자 있으면서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었던 탓에 먹는 것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고 섭식장애를 갖게 된 아이가 있다는 말에 딸아이를 둔 엄마로서 조금은 어두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면했습니다.

첫 번째 수업은 ‘책으로 마음 열기’였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그림을 보며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여느 또래처럼 거리낌 없이 이야기했습니다. 두 번째는 ‘오감으로 먹기’라는 주제로 귀와 코를 막고 음식을 먹어보며 온전히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주머니 속에 든 채소와 과일을 만져보고 서로에게 퀴즈를 내며 즐거워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리실습’ 시간에는 꼬마김밥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삼촌과 작은엄마라고 부르는 그룹홈 선생님에게 챙겨주는 모습에 저 또한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아이들은 준비해 간 책과 식재료에 몸을 기울이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살림 재료로 꼬마김밥을 만든 아이들은 먼저 선생님을 챙겼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우리와 다르지 않게 살아가는 아이들인데, 나와 주변의 시선이 되레 불편하게 했던 건 아닌지 부끄러웠습니다. 나눔이란 일방적인 게 아니라 따뜻함을 교감하는 게 아닐까요? 그룹홈에 대한 올바른 인식 속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겠습니다. 언제 또 오냐며 즐거웠다고 예쁘게 말해준 아이들이 자주자주 생각날 것 같습니다.

 

글·사진 정유진 한살림경기서남부 식생활교육위원회 위원장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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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는 소비자의 생명을,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 책임집니다’ 한살림을 몇십 년 한 사람만 곱씹는 오래되고 진부한 이야기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최소한 한살림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책임지는 일이 현재 진행형입니다.

물품 가격은 생산자가 안정되게 생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정수준의 생산비를 보장하도록 정해져 있고, 생산자는 소비자의 건강과 생명에 이로운 물품만 만듭니다. 한살림물품을 주고받으며 얼굴을 마주하듯 만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있는 곳이 바로 한살림입니다.
물품을 사이에 두지 않고서도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자리는 많습니다. 소비자가 생산지에 방문해 일손을 돕기도 하고, 농사 절기마다 정월대보름잔치, 단오잔치, 가을걷이잔치 등이 이어집니다. 때로는 생산자가 소비자를 찾아 오기도 합니다. 한살림매장에 방문해 시식행사를 하기도 하고 간담회를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듣고 물품 생산에 반영합니다. 포스터 한두 장으로 ‘생산자를 만나고 있다’ 이야기하는 일반 마트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시식행사에 함께한 정재영 생산자

지난, 8월 9일 한살림부산의 4번째 매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용호매장입니다. ‘부산에서는 가장 널찍한 이 매장에서 어떻게 하면 한살림을 잘 알릴 수 있을까?’, ‘단순히 물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생명의 존귀함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답은 간단했습니다. 늘 우리 곁에 있는 생산자와 그것을 알려내는 소비자의 활동입니다.

조합원과 이야기하는 김명숙 생산자

용호매장 내에는 생산자 열한 분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늘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생산자님들도 화답해주셨습니다. 개장식에는 인근 생산자님들이 오셔서 축하의 마음을 전하며 시식행사를 열어주셨고, 이후에도 한 분씩 돌아가며 소비자를 만나고 있습니다. 생산자님들이 직접 매장에 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물품을 설명해주시니 소비자들이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한살림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더불어 살고 서로를 살리는 곳입니다. 용호매장은 앞으로도 생산자를 만나는 곳으로 쭉 함께할 것입니다.

전일 한살림부산 매장사업담당 실무자

월, 2018/09/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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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지닌 소명을 다했지만 왠지 버리기 아까운 물건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고추장, 잼 등이 담겨 있었던 유리병입니다. 본래 먹을 것을 담던 용기이니 안전성 면에서도 믿을 만하고, 크기도 알맞아 잘 씻기만 하면 몇 번이고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필요할 때 다시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모아둔 유리병이 주방 찬장 여기저기에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너무 쌓인 것 같으면 한 번씩 분리수거함에 내놓는데 그때마다 쓰임새가 남은 것을 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몇 년 전 어느 날 한살림 상계매장에 들렀다가 한쪽 벽에 붙은 병재사용캠페인 포스터를 보고 ‘드디어 찾았다!’는 외침이 가슴 깊이 울려 퍼졌습니다. 몇 번이고 더 쓸만한 것을 가정에서 재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살림 식구 모두가 함께 다시 쓴다고 하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포스터 아래쪽에 크기별로 차곡차곡 정리된 재사용병 상자를 보니 매장활동가님의 수고가 느껴져 웃음도 났습니다.
때가 되면 재사용병을 매장에 한보따리씩 가져간 지 4년쯤 되었습니다. 매장활동가님께 조합원의 병재사용운동 참여율을 물었더니 “매년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지난해와 올해 정리된 회수율표를 보여주십니다. 회수율표를 보니 ‘나 말고도 많은 이들이 동참하고 있구나’ 싶어 가슴이 벅찼습니다.
제가 속한 한살림서울 북부지부 환경분과에서는 해마다 매장을 방문해 환경활동에 관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재사용병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조합원 각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많은 분이 한살림을 깊게, 또한 재미나게 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 ‘오래된 재사용병 스티커를 제거하는 법’을 나누고 있으면 매장활동가님은 물론이고 지나가던 조합원님들도 본인이 갖고 있던 노하우를 술술 풀어냅니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모여 한살림이 되고 지구환경을 살립니다. 500㎖ 유리병 하나를 재사용하면 형광등을 30시간 켠 만큼의 CO₂ 발생량을 줄일 수 있고, 소나무 한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고 합니다. 저 혼자서 하면 고작 나무 한 그루이지만 더불어 함께 모으면 결국 넓은 숲이 살아나겠지요.
이렇듯 한살림매장은 조합원, 분과원, 활동가들이 환경보존과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촘촘히 연계하며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곳입니다. 또한 한살림 조합원이자 환경운동가들을 키워내는 활동의 거점이자 운동의 현장입니다. 장도 보고, 집에 쌓인 유리병도 해결하고, 동네 이웃을 만나 안부도 묻고, 더 큰 나를 만날 수 있는 한살림매장으로 놀러오세요.

성희선 한살림서울 북부지부 환경분과

금, 2018/12/0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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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개판매 시범운영 중인 한살림 신매매장

2018년 4월, 재활용 쓰레기 사태가 많은 이에게 경종을 울렸습니다. 내가 버린 재활용 쓰레기를 누군가 책임지고 치우지 않으면 자연이 얼마나 큰 부담을 지는지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고, 자신이 평소 얼마나 플라스틱과 비닐에 기대어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 사태는 한살림에도 반성과 변화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수의 조합원이 한살림물품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비닐 및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 처리와 자원순환 문제를 주제로 정책간담회와 토론회가 이어졌고 한살림다운 물품 포장과 생활실천을 한살림 구성원 모두 함께 고민했습니다.
전국 한살림에서 12월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는 낱개판매 매장도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시작되었습니다. 낱개판매는 물품을 따로 소분하거나 포장하지 않고 최소한의 박스포장 단위로 매장에 유통하고, 조합원이 필요한 만큼 담아 구매하는 것을 뜻합니다. 조합원이 직접 물품의 수량과 무게를 선택하기에 발생하는 운영상의 불편함이 있지만 비닐포장 및 일회용품의 사용을 덜 한 만큼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면에서 의미가 큽니다. 낱개판매 물품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유통 시 파손 비중이 적은 감자, 고구마, 양파, 당근으로 시범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속한 한살림대구에서도 11월 마지막 주 한 주간 전체 매장을 대상으로 낱개판매에 대한 조합원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조사 결과 많은 조합원이 찬성 스티커를 붙여주신 4개 매장에서 낱개판매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 달여 동안 예상보다 많은 조합원이 적극 동참해주셨습니다. 비닐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고 있던 조합원, 비닐쓰레기를 소각할 때 환경오염을 걱정하던 조합원 모두 ‘한살림다운’ 좋은 아이디어라며 호평입니다. 아직 낱개판매에 익숙지 않아 매대 앞을 서성이는 분도, 쑥스러워하며 이용방법을 문의하는 분도 간혹 있지만 정작 불편해하거나 싫다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때로는 본인이 물품을 직접 담아야 하는 것에 대한 어색함을 토로한 분이나 매장의 크기가 한정되어 있는데 다소 번잡스러워지는 것에 대한 의견을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판매 후 남은 물품의 상태가 좋지 않아 어떻게 처리할지를 걱정해주신 분도 있습니다. 이러한 걱정이 또 다른 대안을 만들고 그러다 보면 많은 한살림매장이 낱개판매에 동참하고, 그만큼의 비닐과 포장 쓰레기가 줄어들고, 또 그만큼 지구환경이 살아나는 선순환을 이루겠지요.
낱개판매 매장을 이용하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왕 지구환경을 생각하시는 김에 물품을 담아갈 장바구니나 포장용기를 가져오시면 어떨까요? 물론 낱개판매 매대 옆에 종이봉투가 비치되어 있지만 그것마저도 줄일 수 있다면 지구가 더 웃지 않을까요.

류금희 한살림대구 활동가

화, 2019/01/08-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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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매장이 생길 때까지 모임을 이어갈 거예요!

한살림청주 음성진천마을모임

 

음성, 진천 지역은 한살림청주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곳입니다. 한살림매장이 청주 시내 쪽에 있어 이 지역 조합원들은 차 를 타고 30~40분 정도 가야 매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매장만 공급되는 물품은 접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한살림 소식을 제 때 알 수 없어 무척 아쉬웠습니다. 음성진천마을모임 모임지기 이춘배 조합원은 이런 아쉬움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면 좋 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살림청주 사무국의 도움을 받아 음성, 진천 지역 조합원에게 ‘우리도 한번 모여 봅시다’하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작년 8월, 그렇게 시작한 첫번째 음성진천마을모임에 무려 15명의 조합원이 모였습니다.

 

“다들 비슷한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 한살림매장이 없어 아쉬웠고, 한살림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모이면 혹시라도 매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조합원 집을 돌며 마을모임을 진행했습니다. 그러 다 사무국에서 조합원의 자발적인 모임을 지원하기 위해 모임 방을 마련해 주었고, 작년 12월 개소식 이후 현재는 모임방에서 다양한 모임과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마을모임을 하는 것 외에도 독서소모임이 생겨 먹거리, 인권, 환경 등 다양한 주제로 책을 읽고 있습니다. “마을모임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작년 10월에 사과 생산지를 방문했을 때예요. 매장에서 사과를 볼 때는 ‘유기농이 구나, 무농약이구나’ 하고 말았는데 생산자가 전해주는 사과 농사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고마움이 절로 생겼어요.”

일손이 없어 떨어진 사과가 그대로 방치된 걸 보고 사과 포장도 도왔습니다. 작년 한 해 유난히 덥고 추웠던 날씨 때문에 사과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거기에 출하도 하지 못하는 낙과가 마음 쓰였기 때문입니다. 먹어보니 상처가 조금 있을 뿐 맛은 너무 좋았습니다. 덕분에 청주지역 매장에서 한시적으로 사과낙과를 공급했다고 합니다.

 

“마을모임에서 이렇게 생산지를 방문하니, 물품에 대한 애정 과 한살림에 대한 이해가 더욱더 깊어졌어요. 조합원들이 생 산지를 방문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월에는 청주 가공품위원회와 물품을 심의하고 시식하는 일을 함께하면서 한살림물품 취급 과정을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물품을 만들어달라고 요청만 했는데, 가공품위원회와 같이 시식하고 의견을 들으면서 한살림물품이 생각보다 많은 과정과 고민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알고 나니 물품 하나하나가 소중하더라고요.”

이춘배 모임지기는 한살림을 깊게 알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생겨난 마을모임인 만큼,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한살림을 알아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뜻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하 는 게 삶의 활력이 된다고들 하세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이렇게 모임을 이어가고 조합원이 많아지면 우리 동네에도 한살림 매장이 생기겠죠?”

이슬비 편집부

목, 2019/01/3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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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산정 한상준 식초 생산자


한상준 생산자는 2005년 어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귀촌해 자연발효식초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전통방식에 따른 자연발효식초 생산법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지금의 오곡명초를 만들었습니다.

초산정에 들어서자 기분 좋은 식초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다. ‘식초’라고 하면 ‘신맛’이 전부라 생각했는데, 이 신맛이 요리에, 그리고 삶에 풍미를 더한다. 한상준 생산자가 한살림에 식초를 공급한 지 10여년. 처음에는 ‘오곡미초’라는 이름으로 공급했던 식초가 지금은 ‘오곡명초’로 이름을 바꾸었고, 2019년에는 감귤농축식초를 새롭게 공급하며 조합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간이 빚어낸 자연발효 식초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술조차 살 수 없어 보리로 직접 술을 빚었다고 한다. 이 술이 여름이 되면 저절로 발효되어 식초가 되었고, 집집마다 술이 발효된 고유의 식초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주세령(주세에 관하여 과세 요건, 신고, 납부, 주류의 제조 면허 따위를 정한 명령)’으로 술 빚는 것을 금지하면서, 자연발효식초 문화도 저절로 끊겼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공장이 가동되며 식초도 대량생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식초 역시 경제 논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자연적으로 식초가 되려면 발효과정을 거쳐 술이 되고, 또 발효가 되어야 하는데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합성식초와 주정식초가 탄생했다. 합성식초는  빙초산을 물에 희석한 것으로 보통 대량으로 음식을 만드는 외식산업에서 많이 쓰인다. 주정 식초는 주정에 초산균을 인위적으로 넣고 2~3일내 빠르게 발효시킨 뒤, 과일이나 곡물향을 넣는다. 정상적이라면 그렇게 빨리 발효될 수 없다. 기계로 찍어내듯 재빨리 만들어내니 가격도 저렴하다.

“저희가 생산하는 오곡명초는 말 그대로 다섯 가지 곡물을 이용한 곡물식초예요. 고두밥을 짓고 누룩과 물을 섞은 뒤, 15일을 발효시켜 술을 만들죠. 이걸 옹기에 넣고 따뜻한 곳에서한 달 정도 발효시키면 초산균이 생기면서 식초가 돼요. 더 부드러운 맛을 위해 땅 속에 묻은 항아리에서 1년을 숙성시킵니다. 공장에서 만든 식초와는 생산 방식 자체가 달라요. 당연히 식초에 함유된 미생물도 다르죠.”

따뜻한 곳에서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자연발효식초에는 아미노산, 구연산, 호박산 등 다양한 미생물이 있는 반면, 주정식초에는 신맛을 내는 아세트산만 있을 뿐이다. 입에서는 같은 신맛을 내지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작용은 전혀 다를 것이다. 한상준 생산자는 자연발효식초를 ‘사람을 위한 식초’라 불렀다. 기술과 합성첨가물로 ‘순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자연의 시간’대로 만들어지는 식초에는 그만큼 사람에 이로운 것이 많다는 뜻이다.

곡물식초 전통식품 인증, 그리고 식초 학교

한상준 생산자는 한국전통식초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처음 자연발효식초를 생산할 때는 전통식품 중에서 곡물식초의 인증기준이 없었다. 분명우리 전통 방식으로 만든 곡물식초임에도 인증해줄 기관도 기준도 없었던 것. 그는 직접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가 곡물식초 규격과 인증 기준 필요를 설명하고,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규격을 만들었다. 그리고 국내 최초 곡물식초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았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상준 식초 학교’를 만들어 7년째 식초에 관심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전통식초 강의를 열고 있다.

“자연발효식초 시장이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먹고 있는 일반 식초가 원래 식초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야 했죠. 전통 방식으로 식초를 만드는 사람이 늘어나면, 저절로 자연발효식초의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7년째 강의를 진행했고, 수강생만 천 명이넘어요.”

 

우리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원료로

한상준 생산자는 식초가 단순한 양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산성화된 음식을 많이 먹는 현대인들에게 알라킬성 식초만큼 좋은 게 없다고 한다. 최근 공급을 시작한 감귤농축식초도 샐러드 소스로 많이 쓰이지만, 우유에 희석해 먹으면 식사대용이나 간식으로 무척 좋다고 한다. 오곡명초도 식후 물에 반 숟가락 정도 섞어 마시면 소화가 더 잘된다고.

“신맛을 싫어하는 분들이 있는데, 자연발효식초는 다양한 미생물이 있어 몸과 음식에 좋은 역할을 해요. 이건 사람이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자연이 저절로 만들어주는 것에 사람은 심부름꾼 역할 정도 한다고 하면 맞겠네요.”

한상준 생산자가 생산하는 오곡명초와 감귤농축식초 모두 우리땅에서 자란 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만든다. 특히 감귤농축식초는 한살림 감귤농축액을 물에 희석해 발효시킨다. 우리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자연에게 온전히 맡기니 새로운 맛으로 탄생한다. 기다림에서 비롯된 새콤한 맛, 그래서 식초는 몇 방울로도 자신의 향을 드러낼 수 있는 모양이다.

집에 돌아오니 양념통 사이에 놓인 오곡명초가 새롭게 보인다. 자연의 시간대로 오래 발효한 식초가 새해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자연의 이치대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초산정 식초, 이렇게 이용하세요!

한상준 생산자가 이야기하는 식초 사용법(클릭) 

월, 2019/12/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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