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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버님’, ‘어머님’, ‘언니’, ‘이모’ – 이상한 호칭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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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버님’, ‘어머님’, ‘언니’, ‘이모’ – 이상한 호칭의 기원

admin | 월, 2020/11/23- 22:12

[월간경실련 2020년 11,12월호 – 우리들이야기(2)]

[전문가칼럼]
‘아버님’, ‘어머님’, ‘언니’, ‘이모’ – 이상한 호칭의 기원

 

박만규 아주대 불문과 교수

“이모, 여기 젓가락 좀 갖다 줄래요?”
“여기 있어요, 언니.”

식당에서 들은 옆 테이블의 손님과 종업원 사이의 대화인데, 둘 사이의 관계는 무엇이길래 ‘이모’라고 부른 사람한테 ‘언니’라고 하는가? 물론 막장 드라마처럼 출생의 비밀이 있는 것도 아닌데.

요즘 이런 이상한(?) 호칭들이 난무한다. 예컨대, 중년의 남성이나 여성이 상점이나 병원 같은 곳에 가면 기본적으로 듣는 호칭이 ‘아버님’, ‘어머님’이다. 이런 식의 호칭에 이제는 만성이 되어 그러려니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어색해 하거나 심지어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왜 이런 호칭이 사용되기 시작했을까?

언어학적 관점에서 보면 사실 이런 현상은 낯선 것이 아니다. 우리말에는 오래전부터, 본래 친족을 가리키는 단어를 비슷한 연령대의 일반인을 가리키는 말로 확장하는 기제가 있어 왔기 때문이다.
우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러하다. 이들은 본래 조부(祖父)와 조모(祖母)를 가리키는 친족어이지만, 어린아이를 기준으로 볼 때 조부모와 비슷한 연령대에 있는 사람, 즉 노인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분명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아닌데도 말이다. 영어에서는 친족어로서의 의미, 즉 조부, 조모의 의미로는 grandfather, grandmother라고 하지만 단지 노인을 가리킬 때는 old men, old lady라는 다른 단어를 쓴다. 우리말에 ‘할아버지’가 이렇게 두 가지 뜻이 있다 보니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는데, 예전에 어떤 젊은 학생 통역이 ‘저 할아버지가 물건을 가져갔다’고 하는 말을 ‘the old man’이라고 하지 않고 ‘the grandfather’로 통역하는 것을 보았다.
다음으로 ‘아주머니’, ‘아저씨’가 있다. 이 말들도 본래는 아버지, 어머니와 같은 항렬의 친척, 예컨대 오촌 당숙을 지칭하는 친족어이지만, 요즘은 오히려 일반인을 가리키는 말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사실 요즘은 사촌들도 잘 안 보는데, 오촌을 볼 일이 있겠는가!
그 다음으로 또 ‘형’, ‘언니’, ‘누나’, ‘오빠’ 같은 단어들도 그러하다. 이들도 본래는 친족어이지만, 전혀 피가 섞이지 않은 학교 선후배나, 그저 가까이 지내는 사람을 친근감 있게 부를 때 많이 쓴다. 특히 ‘오빠’는 남자친구를 부를 때 쓰는 말로 워낙 많이 쓰여서 친오빠와 함께 있을 때는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 심지어 결혼 후에 남편이 되어도 계속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용법까지 사전에 수록한다면, ‘오빠’의 뜻풀이를,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손위 남자’라는 본래의 의미뿐 아니라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친한 남자’에서부터 ‘남자친구 또는 애인’과 ‘남편’까지도 추가해야 할 것이다. 의미의 전이가 심해도 너무 심한 편이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다. 이런 단어들을 친족이 아닌 사람들에게 쓰는 것은 이제 전 국민적인 동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십여 년 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일단의 단어들이 보여주는 이상한 의미의 확장은 사람들 사이에 아직 완전한 동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우선 식당의 종업원 같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이모’와 ‘삼촌’으로 부르는 것을 들 수 있다. 아니 도대체 처음 보는 사람을 왜 이렇게 부를까?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보면 이들이 이모와 삼촌의 연령대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친근하게 부르는 것이다. 여성 종업원의 경우에는 ‘언니’라고도 불리는데, 심지어 머리가 백발인 할아버지(‘조부’가 아니라 ‘노신사’)도 이들을 ‘언니’라고 부를 정도이다. 처음엔 이런 분들이 여종업원에게 ‘언니’라고 부를 때면 한 번 돌아다 보기도 하였다. 성전환을 한 것도 아니고, 화자가 나이 지긋한 남성임에도 ‘언니’라고 부를 정도이니 이 정도면 친족어적인 기원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급기야는 ‘아버님’, ‘어머님’이라는 단어들까지 여기에 가세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아버지’, ‘어머니’라고까지는 하지 않는 것 같은데, 과연 이렇게까지 진척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처럼 친족에게만 쓰는 호칭을 피 한 방울 안 섞인 일반인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상대방에게 그만큼 친하다는 느낌을 주고자 하는, 즉 친근감을 기반으로 관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심리적 의도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렇다, 친근감!
그런데 바로 이 친근감이 문제이다. 말하는 이에게는 ‘친근감’이지만 상대에게는 ‘부담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언제 봤다고 친한 척하느냐고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또 다른 하나의 동인은, 모르는 사람을 아이에게 설명할 때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아이가 “저 사람 누구야?”라고 할 때 설명하기도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때 어떻게 하겠는가? 그냥 이미 알고 있는 ‘삼촌’에 빗대어 그냥 삼촌 같은 사람이라고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 ‘삼촌’이라고 부르면 편할 것이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우리말에는 친족을 가리키는 말이 그 의미를 일반인으로 확장하는 시스템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것이 언제부터인가 ‘언니’, ‘오빠’를 넘어 ‘이모’, ‘삼촌’의 영역까지 침범(?)해 왔다. 그리고 급기야 ‘아버님’, ‘어머님’의 영역에까지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아버님’, ‘어머님’ 호칭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내 생각에는, 사람들이 이 두 단어를 친족용어 확장의 마지노선으로 느끼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 아마도 아버지와 어머니는 다른 친족과 비교할 때 가까워도 너무나 가까운, 그래서 결코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리라. 부모는 결코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지 않은가!
아니 어쩌면 그보다 이 같은 친근감을 담보로 하는 상업적인 마케팅이 우리의 원초적 혈연관계까지 위협한다는 불쾌감과 불안감 때문은 아닐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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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11,12월호]

새해의 다짐을 잊지 말아야

윤순철 사무총장

새해가 되면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을 갖는다. 신축년을 맞아 국가를 이끄는 분들의 신년 인사가 언론을 장식하였다. 신년사를 보면 한해가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할 수 있어 나름 중요한 대목을 살펴보았다.

408만 명이 시청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신년사는 지난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고 했던 것과 달리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과를 했다. 그리고 “수출과 성장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 전망하였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정치권은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사회통합과 국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비전을 세우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당동벌이(黨同伐異)를 떨치고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를 보여야 하겠습니다. 당리당략을 넘어 민생(民生)·통합(統合)·평화(平和)·안전(安全)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당부하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새해에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확대하고 바람직한 상고 제도 개선 방안 마련,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행정 구조 개편이 제도적으로 완성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새해에는 국민이 지켜온 희망의 불씨를 정부가 앞장서 살리고 키워내겠다. 우선 백신과 치료제 도입 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해 나가겠다. 국민이 함께하는 참여방역의 에너지를 모아 이번이 코로나19와 싸우는 마지막 겨울이 되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하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미 우리는 전환의 시대에 진입해 있었다. 코로나19는 전환을 더 가파르게 만들었다. 전환에는 혼란과 불안이 따른다. 새해에는 코로나19의 상처를 ‘회복’하며, 새로 ‘출발’해야겠다. 국민의 연대와 협력을 얻어가며 코로나19를 잡겠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로 민생을 살리겠다. 기업들을 도우며 경제를 새로 도약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21년 국민의 힘이 국민께 힘이 되고, 새로운 희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제구포신(除舊布新)의 자세로 변화하고 혁신하겠다. 국민과 하나 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를 정상화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였다.

정의당은 “2021년을 코로나 위기 극복의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위기 극복, 소득과 일자리 등 존엄이 보장되는 사회, 낙태에 죄를 묻지 않는 나라, 누군가의 정체성에 시비를 걸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정의당은 국민과 함께 걸어가겠다”고 다짐하였다.

홍남기 부총리는 “올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 경제의 빠르고 강한 경기반등과 도약을 꼭 이루겠다”하였고, 공정래위원회는 ‘공정이 뿌리 내린 활기차고 따뜻한 시장 경제’를 내걸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집값 걱정과 전월세 문제 등으로 힘겨워하는 국민의 근심을 덜어드리는 일을 비롯해 국민께 새로운 꿈과 희망을 드리도록 한 걸음 한 걸음 씩씩하게 나아갈”것이라 하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우리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대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보내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에 남북협력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만 있다면 하반기에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제 궤도에 본격 진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새롭게 시행될 형사사법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야한다. 새로운 형사사법 절차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길 바랐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을 강조하였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분들의 신년 각오가 실현된다면 정말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하지만 신축년을 맞이한 지 1개월도 안된 이 시점에 이미 허언이 한 분도 있다. 땀 흘리며 정직한 꿈을 꾸며 하루를 살아가는 시민들을 더 이상 실망 시켜선 안 된다. 신년 인사를 잊지말고, 제발 독선과 아집 그리고 배제를 버리고 대화와 타협, 선의의 경쟁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주길 간절히 바란다.

화, 2021/02/0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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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5,6월호 – 특집. 땀보다는 땅, 주식, 코인?(2)]

가상화폐는 재테크 자산의 수단일까? 통화거래의 수단일까?

가상통화의 개념, 활용, 도입, 규제 방안에 관한 소고

글 정호철 경제정책국 간사
감수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들어가며
지난 4월 14일,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7% 뛰면서 6만 달러 선을 돌파했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현재 청년층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도표 1>.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대체하는 신종 알트코인(altcoin)들이 등장하면서부터 거래소 해킹, 폐쇄, ‘먹튀’ 등 각종 사기 피해도 잇따른 가운데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보장”이냐 혹은 “거래규제”냐를 두고 뜨거운 설전이 오가고 있다. 이에 대해,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경제적 자유(신자유주의)의 관점에서 정부가 개입해 매매거래까지 전면 금지시키는 것은 부당하며, 매매차익에 대해 정당히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가가 개인의 정당한 투자자산으로서 가상자산 거래를 보장하고 관련 피해로부터 국민의 투자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실물경제의 관점에서 가상화폐는 실물가치에 기반하지 않기 때문에 올바른 투자자산이나 금융자산으로서 투자가치를 인정될 수 없으며, 개인의 정당한 투자자산으로 보더라도 통화, 증권, 채권과 같이 국가가 나서서 보호할 만한 공공의 이익, 신용가치 및 거래가치가 제한적이고, 오히려 사인 간의 투기적 거래에 의한 자산증식의 수단으로서 남용되거나 자금세탁의 수단으로서 악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억제하고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급결제의 관점에서 가상화폐는 중립적인 교환가치 지닌 혁신적인 통화수단으로서 이용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투기를 억제하고 올바르게 도입된다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고는 가상통화1)의 개념, 활용, 도입, 규제 방안에 대해 검토해보고자 한다.
 
가상통화의 개념과 성격
우선, 가상화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성격, 기능, 경제성 면에서 개념이 불분명하고 관련 기술이나 정보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경제 가치와 관련 기술의 현존성을 간과한 잘못된 오해이다. 가상화폐는 분산원장 기반의 암호화폐, 즉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본위화폐로 삼아 민간에서 발행·유통되는 디지털 상품, 서비스, 자산 ‘가치의 전자적 표시(digital representations of value)’로서 가격의 도량(度量)기준이 되는 경제적 가치척도를 반영하는 가상통화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IMF(2016)의 분류체계에 따르면, 가상통화는 교환가능성(convertible)을 갖는 실물경제의 상품, 서비스, 자산과도 교환이 가능한 통화이며,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와 달리 탈중앙집중식통화(decentralized currencies)로서 특히 사인 간 디지털 상품, 서비스, 자산을 이전시키기 위해 가상통화를 발행하거나 또는 통화거래를 승인·요청하면 다수의 제3자들에게 분산된 해시값들과 비교·대조하여 통화거래의 지분증명(proofof-stake)하거나 통화발행의 작업증명(proof-ofwork)하는 인증 절차를 거쳐 관련 거래나 통화발행 정보가 기록·저장된 공공거래장부의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해시 함수와 값을 생성하는 암호화화폐(cryptocurrency)이다<표 2, 3>.

대표적으로, 비트코인(Bitcoin, BTC)이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암호화폐에 해당한다. 이러한 가상통화의 발행가치와 거래가치는 무작위로 선정된 제3자들의 ‘지분증명’과 ‘작업증명’에 대한 보상, 즉 사인간 지급결제 과정의 인증 절차에 무작위로 참여를 요청받은 증명인들(소위 “채굴자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지급결제 수수료로부터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 이 같은 참여자들이 중앙은행의 청산결제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국가가 독점하는 법정통화보다 가상통화가 갖는 큰 장점은 보안성 면에서 위조화폐 발행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작업증명과 지분증명의 신뢰성이 더 높은 정직한 증명인에게 더 많은 참여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경제성 면에서 더욱 정직한 증명인들 양산하여 이들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통화의 신뢰성을 더욱 증진시키고 지급결제 수수료를 보다 낮춰 거래와 유통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안정성 면에서 국제거래간 달러화와의 변동환율(즉, 브레튼 우즈 체제 내 변질된 현행 국제통화제도: 미국 국채와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본위제도)을 본위로 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채권금리, 기준금리, 환율변동 등으로부터 민간경제의 독립성과 평등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타국의 도덕적 해이에 의한 금융위기가 경제위기로 시스템 전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비트코인이 탄생했던 것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가상통화를 사용하는 참여자들이 많아질수록 보안·신뢰·경제·안정·독립·평성성이 더욱 증진될 수 있다.
 
가상통화의 활용례
또한 가상화폐에 반대하는 가상자산은 공신력을 갖는 시장을 통해 통화, 증권, 채권과 같은 청산결제와 지급지시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인들 간의 교환을 매개로 지급결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가가 보호할만한 공공의 이익이나 신용가치가 낮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신용가치와 관련 기술의 현존성을 간과한 잘못된 오해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일부 금융기관 및 대형기업들을 중심으로 가상통화를 활용한 여·수신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일례로, 신용카드 시장만 하더라도 비자, 마스터 등의 글로벌 주요 카드사를 중심으로 자사의 지급결제망에 암호화폐를 차용하거나 직접 결제도 가능한 신용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등 가상통화 활성화로 인하여 예상되는 여신금융시장과 전자지급결제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글로벌 상거래시장에서 민간기업의 실물자산이나 각국의 법정통화와 연동시켜 가격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통화안정증권이나 자산유동화증권 형태의 신종 암호화폐인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도 개발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가 차원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를 개발·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 역시 내년 1월까지 디지털화폐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마쳤고 파일럿 테스트 중이다.
 
가상자산 자금세탁 방지 및 투기 억제의 필요성
물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같은 중앙집중식통화와 달리 교환형가상자산의 경우 별도의 청산결제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그림자금융(ShadowBanking System: 제도권 금융망 밖에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신용중개시스템)처럼 자금세탁의 우려가 있다. 또한 이는 가상통화와 달리 통화발행량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투기 억제에도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사인 간의 투기적 거래에 의한 자산증식의 수단으로서 남용되거나 자금세탁의 수단으로서 악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블록체인을 대체하는 신종 알트코인들의 경우 일부는 블록체인 기술이 없는 “탈집중식 교환형가상자산”으로서 디지털 전환의 기술이나 거래 네트워크와 관련된 시장 정보가 부족해 암호화폐 투자를 빙자한 다단계 사기에 거래소까지 동원되고 있어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알트코인 등 신종 가상자산들은 현행법상 금융투자자산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보호를 받기 어렵다. 기술적으로 지급결제가 보장되는 암호화폐와 달리, 교환형가상자산은 (1)발행인의 부재, (2)발행인 신용과의 무관련성, (3)상환의무의 부재 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전자금융거래법, 자본시장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에서 말하는 그런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국회입법조사처, 2021). 따라서 가상자산의 디지털 전환의 기술적 특성을 반영하여 해외처럼 정의를 새롭게 규정하고, 기능 및 용도에 따라 이용자의 권리와 의무를 보다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도표 4, 5>.

예를 들면, 스위스나 영국처럼 (1)교환을 목적으로 하는 지급결제형, (2)투자에 대한 권리·의무를 화체화한 유가증권형, (3)디지털 서비스 접근 수단인 유틸리티형 등으로 구분하여 규제할 수 있다(FCA, 2019;FINMA, 2018). 미국의 뉴욕주는 가상자산 관련 범죄 예방 및 거리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1)가상자산은 법정화폐가 아니며 정부에 의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 (2)가상자산은 예금자 보호대상이 아니며 높은 가격 변동 등으로 단기간에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3)가상자산 취급업자의 전산시스템 불안이 소비자의 이용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를 참고하여 가상통화의 발행 규모나 위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무분별한 가상자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가상자산 이용자들에게 가상자산과 관련된 충분한 정보부터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나가며
새로운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맹신, 공포, 탐욕을 일삼고 있는 시장을 맹신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러므로 현재 상장거래되거나 상장준비한다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가상자산들 중 과연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암호화폐가 맞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첫째, 가상화폐의 개념을 가상자산으로 볼 것인지, 가상통화로 볼 것인지 기술적, 경제적, 법률적 지위부터 그 가치와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가상자산의 경우 취급업자나 사설 거래소로 하여금 투자위험과 조건들을 충분히 설명·공시하게 하고, 투기 억제나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거래소 해킹 등에 따른 피해자 권리구제방안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가상통화의 경우 무분별한 투기 억제나 규제보다는 오픈뱅킹 방식을 통해 제3의 외부청산기관(예: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결제소)과 관련 절차를 마련토록 하여 암호화폐의 혁신을 민간에서 충분히 활용토록 인프라를 지원하고, 한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처럼 한국은행이 직접 제공하는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를 통해 금융의 공익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편견은 버리고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가상통화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한다.
 
■ 참고문헌
국회입법조사처. (2021). 가상자산 관련 투기 억제 및 범죄 피해자 보호 방안. 이슈와 논점 제1832호.
국회입법조사처. (2020). 디지털 금융혁신관련 법령분석과 향후 입법·정책과제. 정책연구 용역: 100.
박선아. (2021). 가상자산의 입법 현황과 규제 방향. 세미나 자료.
커넥팅랩. (2019). 블록체인 트렌드 2020. 비즈니스북스. <도표1-1>
한국은행. (2021).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법적 이슈 및 법령제·개정 방향. 외부연구용역보고서.
CoinMarketCap.com.
FCA. (2019). Guidance on Cyptoassets Feedback and Financial Guidance to CP 19/3. Policy Statement:
PS19/33.
FINMA. (2018). Guidelines for enquiries regarding the regulatory framework for initial coin offerings
(ICOs).
IMF. (2016). Virtual Currencies and Beyond: Initial Considerations. Staff Discussion Notes’ Volume
2016, Issue 003 (SDN/16/03): 7-10.

금, 2021/05/2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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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1,2월호 시사포커스(3)]

돈 주고 상 받는 관행 이제는 뿌리 뽑자!!

조성훈 정책실 간사

지난 11월 경실련은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언론사와 공공기관이 주는 상을 받기 위해 돈을 준 실태를 밝혔다. 그동안 관행이라는 미명아래 막대한 세금이 낭비 됐으며,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장은 이를 치적 쌓는데 활용했다. 돈 주고 상 받는 내용이 종종 보도 되곤 했지만 전수 조사 내용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상을 받기 위해 준 돈은 총 1,145건, 93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는 언론사에 41.8억, 민간단체에 7.6억을 지출했으며, 공공기관은 언론사에 22.3억, 민간단체에 21.4억을 지출했다. 그러나 다수의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불성실하게 정보공개를 한 탓에 건수와 금액은 최소치며, 실제 금액은 수백억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지자체별로 평균 4천만 원을 상을 받기 위해 지출했다. 전북 고창군이 3억3천만 원으로 최다 예산을 지출했으며, 경북 김천시가 2억9천만 원,충북 단양군이 2억5천만 원을 지출했다. 이어 경북 울진군, 경기 이천시, 경북 청송군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광역 지자체보다는 기초 지자체에서 관련 지출이 많았으며, 대도시보다는 지방의 시·군에서 지출이 많았다.

2018년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재선 이상 당선자 79명 중 62%에 이르는 49명이 선거 공보물에 언론사와 민간단체가 시상한 상을 받았다고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시기 민간포상을 포함한 상훈 내역은 공약과 더불어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에 치적을 쌓기에 더욱 골몰했다.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수의 공공기관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4천9백만 원 가량을 지출했다. 건강보험 재정 고갈로 보험료 인상을 밝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4억1천만 원을 지출했으며, 부채만 수조원에 달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3억5천만 원, 연금 재정 고갈로 수령액을 낮출 예정인 국민연금공단이 2억8천만 원을 지출했다. 모두가 기관의 경영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기관의 경영 성과를 포장하는데 적극 나섰다.

특히 주요 공공기관들의 수상 내용을 살펴보면 제대로 된 심사를 거쳐 수여된 상인지 의심케 하는 부분이 많이 발견됐다. 2018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의 사망으로 안전불감증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던 한국서부발전은 3년 연속으로 ‘글로벌스탠다드경영대상 안전경영대상’을 받았다. 이 상을 받으며, 한국서부발전은 3차례에 걸쳐 총 6천만 원을 홍보비 명목으로 지출했다. 또한 현역 국회의원까지 개입된 채용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강원랜드는 2017년부터 3년 연속으로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대상’을 수상했다. 수상 이유로 주최 단체인 한국HRD협회는 “강원랜드는 직원 교육에 대한 경영진의 높은 관심으로 인적자원개발 시스템을 다양화하여 전 직원의 교육 참여율을 높이는 등 공공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교육 훈련을 질적 경영성과에 직접 연결시킨 것으로 평가되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채용 당시부터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상황에서 인적자원개발 시스템 강화라는 말은 허무맹랑한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잘못된 실태를 바로잡기 위해 경실련은 지난 2달 간 다양한 운동을 펼쳤다. 실태 고발 기자회견을 진행했으며,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 박은정 위원장을 만나 해당 문제의 실태를 설명하고 근절을 위한 대책 수립을 요청했다. 또한 감사원에는 돈 주고 상 받는 실태 전반과 불성실하게 정보공개를 한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대해 감사를 요청하는 감사청구를 진행했다. 이어서 각 정부 부처에는 정부 부처가 돈 주고 상 받는 시상식에 후원 참여를 중단 할 것을 질의하며, 산하 공공기관과 지자체에 대한 관리·감독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개인 수상을 위해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예산을 집행한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장 14명에 대한 검찰 고발을 진행했다. 이들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장들은 개인 수상을 위해 수천만 원을 지출했으며, 이는 배임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에 검찰에 고발했다. 돈 주고 상 받는 실태도 대단히 큰 문제이지만 개인이 상을 받고 치적을 쌓는데 기관의 예산을 개인돈 쓰듯이 하는 행태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실제 예로 경북 칠곡군의 백선기 군수는 지방선거 홍보물에서 상복이 터졌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 상의 수상내역을 선거 공보물에 실었다. 이 상을 받기 위해 백 군수는 1천6백5십만 원을 지출했다.

제대로 된 평가에 근거해 상을 주고 상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다. 수상 기관의 공적을 치하하고 우수한 경영방식을 다른 기관에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로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에서도 매년 ‘좋은기업상’, ‘좋은사회적기업상’을 수여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된 시상식 대부분이 어떠한 근거에 의해 평가가 되었으며, 해당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어떤 이유로 상을 받게 되는지 제대로 나와 있지 않다. 그만큼 자의적이고, 객관적이지 못하며, 상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단순히 돈만 주면 받는 상은 퇴출시켜야하며,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이러한 시상식에 응모를 하거나 예산을 집행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주민의 혈세가 개인의 치적 쌓기에 낭비되는 악순환은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

화, 2020/02/0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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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1,2월호 – 시사포커스(3)]

무엇이 서울아파트, 전세가를 끌어올렸나?

 

윤은주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

잘못된 정책으로 전세대란을 불러일으킨 정부가 지난 11월 19일 전세난을 해결하겠다며 전세임대, 매입임대를 11.4만호 늘리겠다는 전세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포장만 임대인 가짜 임대를 늘리겠다는 것에 불과해 지금의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년간 공공임대, 공공주택으로 볼 수 있는 가구수는 연간 1.8만 호 늘었다. 정말 서민에게 필요한 공공주택은 연간 2만호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가짜임대로 11.4만 호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공공전세 역시 현재 재고량은 3.3만 호이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2,638호(사업승인 기준) 공급한 수준이다. 이제 와서 단기간에 11.4만호 를 늘리겠다는 것은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 심지어 재벌 계열사 등이 보유한 손님 끊긴 호텔과 법인보유 상가 사무실을 가격검증 절차 없이 고가에 매입해 공공의 자금을 재벌 등에게 퍼주겠다는 계획까지 포함돼 있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실련이 1993년 이후 서울 주요 아파트단지의 아파트값과 전세가를 조사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한 시기에 전세가도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별로 분석한 결과, 아파트값은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전세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1993년 강남 아파트값은 30평 기준 2.2억(평당 739만)원이었다. 1999년까지도 3억 원 미만이었다. 하지만 2020년 현재는 21억(평당 6,991만)원까지 상승했다. 30년 동안 18.8억 폭등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많이 올랐는데, 두 정부에서만 13.9억 원 상승했다.

전세가는 1993년 8천만(평당 279만)원에서 2020년 7.3억(평당 2,436만)원으로 30년간 6.5억 상승했다. 정권별로는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만 3.4억원 상승해 두 정부에서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이 상승하면 결국 전세가도 뒤따라 동반상승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강남, 비강남 모두 전세가가 가장 많이 올랐던 박근혜 정부의 임기말 전세가는 참여정부 임기 초 집값을 뛰어넘었다. 만일 참여정부 이후 집값이 안정됐더라면 이후 전세가의 가파른 상승도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전세가는 집값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책변화에 따른 아파트값, 전세가 변화도 살펴봤다. 분석 결과,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됐을 때 아파트값, 전세가 모두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는 1970년대 선분양제와 함께 도입되어 2000년까지 30년 동안 집값을 안정시켰다. 아파트값도 1993년 이후 1999년까지 강남은 3억 미만, 비강남은 2.1억이었다. 전세가는 강남, 비강남 모두 0.8억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0년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상승하여 노무현 정부 말 2007년 아파트값은 강남 12.3억, 비강남 5.8억으로 폭등했다. 2008년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며 아파트값이 하락했지만 2014년 폐지되며 2020년 강남 21억, 비강남 9.4억으로 다시 치솟고 있다. 전세가 변동도 아파트값 변화와 같았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2000년 이후 2007년까지가 상승률이 강남 115%, 비강남 92%로 가장 높았고, 상승액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2014년 이후부터 2020년까지가 평당 강남 2.5억, 비강남 1.4억으로 가장 높았다.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전세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결국 집값이고, 집값은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전세가 상승은 아파트값 상승을 따라가고, 아파트값 상승은 분양가상한제라는 정부 정책의 영향을 따라가는 것이다. 따라서 전세난 해결을 위해서도 집값 거품부터 제거해야 한다. 지금처럼 아파트값 상승을 막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전세가 상승은 피할 수 없다. 경실련은 정부와 국회가 즉각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작년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키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지난 7월 31일부터 시행중이다. 하지만 임대차 3법 중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전월세신고제는 시스템 준비를 이유로 1년 유예시켜 시장의 혼란만 부추겼다. 임대차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투명한 임대차 거래 관행을 확립하지 않고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정부가 정말 전세난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올해 6월까지 기다리지 말고, 2개월 이내 전월세신고제를 당장 시행해 임대차 계약 실태부터 파악하고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임대차 3법에는 세입자들의 가장 큰 피해인 보증금 피해를 막을 대책이 포함되지 않았다. 대법원 경매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 2019년 8월까지 세입자가 사는 집이 경매에 넘겨진 경우가 2만 7,930건에 달했고 이중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는 40.7%에 달했다. 깡통전세 세입자 10명 중 4명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 갭투자 등으로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늘어나며 임차인의 재산적·정신적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 빨리 세입자에게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보증금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임대차 계약기간 종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지체하는 경우에 임차인의 주거권과 실질적인 임차보증금반환청구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임대인에게 임대보증금반환보장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보증수수료도 임대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임대보증금 의무보증제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 무주택 세입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의 빠른 대책을 촉구한다.

화, 2021/02/0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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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9,10월호 우리들이야기1]

양심

정지웅 변호사 /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

유년 시절 유난히 실험 유사의 놀이를 좋아했다. 야생초들을 뜯어서 물과 함께 병에 넣어 놓고 햇빛에 며칠 동안 노출시켜 두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기도 했고, 개구리를 잡아서 해부하거나 주사를 놓은 적도 있다. 유년기의 나는 개구리, 작은 물고기, 곤충 등 그 생명을 뺏는 일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중학교 들어서면서 법정 스님의 글을 읽고 점점 불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나의 의식 형성 과정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많은 역할을 하였다. 어느 순간부터 생명을 죽이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나의 생명의 가치가 지렁이나 물고기의 생명 가치보다 뛰어나다는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군 시절 계룡산 아래 위치한 부대에는 유난히 지렁이가 많았다. 습기가 많은 밤에 아스팔트 위로 기어 나온 지렁이들은 낮에 햇볕이 비치면 괴로워하고 말라 죽어갔다. 지나가다 눈에 띈 지렁이 중 아직 살아 있는 지렁이는 주워서 습한 음지에 놓아 주곤 했다. 이등병 시절 어느 날의 일이다. 그날은 비가 왔다. 지렁이들이 유난히 많이 콘크리트 위로 올라와 있었다. 사병은 우산을 쓸 수 없기에 비를 맞으면서 지렁이를 한 마리씩 집어서 화단에 올려주고 있었다. 그런 행동을 지나가면서 지켜보던 타 부대 병장들이 저거 완전히 미친놈 아니냐고 비웃으며 지나갔다. 그들이 보기에 나의 행동은 미친놈의 행위 그 자체였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것은 나의 양심의 행동이었다. 국가가 부과하는 의무와 충돌하지 않았기에 어떠한 제재를 받지 않았을 뿐, 누가 나에게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였으면 나는 괴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제주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방파제에서 낚시를 했다. 눈먼 고기가 잡혔다. 낚싯바늘에서 괴롭게 파닥거리고 있는 물고기를 손으로 쥐어 보았다. 생명의 박동이 느껴졌다. 나는 감히 그 물고기의 생명을 빼앗을 자격이 없었다. 미안해하며 다시 바다로 던져주었다. 그때 만약 누군가가 나의 그런 행동을 제지했다면. 만일 국가가 물고기를 쥐고 있는 나의 그 손을 꽉 쥐라고 명령한다면 나는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적당히 사회와 타협하며 사는 나는 양심의 존재에 대해서 일부러 외면하고 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눈앞의 현실에 허우적거리며 무감각하게 사는 것이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다는 생활의 지혜(?)를 터득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작은 추억들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과의 공감을 어느 정도 가지게 해주었다.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아예 부정해 버리는 것이 쉬운 해결방안이겠지만, 공동체 내에 있는 소수의 사람이 너무 아파한다면 안 될 것 같다. 공동체의 이익 증진을 위해서는 소수의 희생자가 따를 수밖에 없지만, 그 사람들의 아픔을 구제해야 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역할이 아닐까?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 복무 방안을 마련해놓지 않은 병역법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고, 이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년 11월 병역법에서 정한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지서에 응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해당한다고 판결했다(2016년도 10912). 대법원의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 이후 병역법 위반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게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결정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빛나게 하는 아름다운 판결이었다. 나는 오늘도 길을 걷다가 햇빛 아래 고통받으며 말라죽어가는 3마리의 지렁이를 촉촉한 나무 밑으로 옮겨주었다.

월, 2019/09/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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