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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광화문광장 보도블럭 한 장도 손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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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광화문광장 보도블럭 한 장도 손대지 마라!

admin | 월, 2020/11/23- 20:48

[월간경실련 2020년 11,12월호 – 시사포커스(4)]

광화문광장 보도블럭 한 장도 손대지 마라!

 

윤은주 도시개혁센터 간사

서울의 얼굴이자 국가 상징인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서울시가 졸속으로 추진하려고 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시급하게 대응에 나섰다. 경실련과 9개 시민단체들은 차기 시장 보궐선거를 5개월 앞둔 시점에 800억 규모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강행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5일 광화문광장 동쪽 차로를 넓히는 등의 사업을 위해 시공업체와 42억에 계약을 진행하고, 곧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00억을 들여 현재의 광화문광장을 조성할 때도 서울의 백년대계와 같은 사업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서울시는 백년은 커녕 겨우 10년 만에 다시 막대한 세금을 들여 광장을 재조성하려고 한다. 지난 사업에 대한 실패 원인도 책임도 없는 상태이다. 더구나 지금은 서울시장이 부재한 상황이다. 차기 시장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렇게 중대한 결정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서울시는 지난 9월 28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광화문광장을 세종문화회관 쪽의 서쪽 차도로 확장하고, 확장된 광장은 나무를 심어 공원 형태로 조성하며, 광장의 동쪽 차도는 현재의 5차로에서 7~9차로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을 이번 10월 말 착공해 2021년 하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광장 조성 계획은 故 박원순 시장이 2019년 9월 광화문광장 사업을 전면 재논의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이후 진행된 광범위한 사회적 토론의 결과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이다. 특히 광화문광장의 형태나 교통 대책, 역사 복원, 이용 방식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애초 서울시의 계획과 거의 달라지지 않은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한 故 박 시장은 공식적, 공개적으로 이 사업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서울시 행정 관료들은 사실상 재논의 선언 이전의 안으로 ‘계속 추진’을 결정했다. 故 박원순 시장은 지난 5월 23일 시장 공관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만나 “광화문광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 등의 이견이 있고,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화문광장 사업 추진은 타당하지 않은 듯해서 중단하려고 한다”며 시민단체의 의견을 구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뒤에 이렇다 할 공식적, 공개적 결정이나 발표가 없었는데도 선출된 시장이 아닌 대행 체제의 서울시 공무원들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결정하고 빠르게 집행하려고 한다. 이는 서울시장 대행 체제의 권한 행사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광화문광장 조성이 대한민국 서울의 백년대계와 같은 사업인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이에 대한 의사 결정과 집행은 내년 초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 시장에게 넘기는 것이 타당하다.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는 서쪽 편측안은 2019년 9월 고 박 시장이 광화문광장을 전면 재논의하겠다고 선언하게 만든 핵심적 문제점 가운데 하나였다. 시민단체들은 이 편측 광장의 형태가 적절치 않다고 숱하게 지적해왔다. 서쪽 편측안은 대한민국 서울의 상징 광장에 어울리지 않게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광화문광장 동쪽엔 교보문고, 한국통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시민 이용 시설이 많으며, 동쪽의 보행자가 서쪽의 2배에 이르고, 동쪽의 종로와 사직로, 남쪽의 세종대로와의 연결도 자연스럽지 못한 점 등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그동안 시민단체와의 재논의 과정에서 故 박 시장의 임기 안에 새로운 광장을 조성해야 하고, 동쪽에는 (곧 용산으로 옮길) 미국 대사관이 있어서 광장 조성이 쉽지 않다는 궁색한 이유로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양측안이나 동측안을 채택하기 어렵다고 변명해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미 박 시장이 고인이 됐기 때문에 이번 임기 안에 반드시 추진해야 할 이유는 사라졌다. 또 몇 년 뒤 미국 대사관이 용산으로 이전할 때까지만 고려한 근시안적인 광장이라면 현재 상황에서 추진하지 않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서울시는 그동안 경찰청의 교통 심의 등 절차를 밟아왔다며, 광화문광장 동쪽 차로를 넓히는 공사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공사는 결국 시민여론화를 백지화하고 시장이 없는 사이 서울시의 애초 계획대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추진하려는 서울시의 꼼수이다. 시민단체들이 필사적으로 이 공사를 막으려는 이유다.

서울시의 일정에 따르면,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2021년 하반기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렇게 성급하게 착공, 완공한다면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왔고, 2019년부터 전면 재논의해온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은 돌고 돌아 제자리걸음을 하는 초라한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되는 광화문광장은 형태나 교통, 역사성, 시민 이용 등 기존 광장의 문제점을 제대로 개선하지 못했고, 새로운 광장에 대한 시민과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 광장처럼 새 광장이 완성된 초기부터 광장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과 비판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故 박 시장의 핵심 사업이 오세훈 전 시장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어리석음으로 마무리돼서는 안 될 것이다.

대행 체제의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사업이 故 박 시장의 임기 중후반 핵심 사업이었고, 故 박 시장도 이 사업의 내용과 방향에 대해 공식적, 공개적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또 내용과 형식이 오세훈 전 시장의 광화문광장과 달리 지속가능한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 광장으로서의 상징성이나 친환경적인 교통 대책, 역사 광장과 시민 광장의 조화, 시민의 자유로운 이용 등을 갖추지 못한 광화문광장을 성급하게 조성해서는 안 된다.

이런 본질적 가치를 담지 못한 상태에서 1천억 원 규모의 광화문광장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광화문광장의 본질이 토건 세력을 위한 사업임을 입증하는 것에 불과하다. 광화문광장 사업은 시장의 임기와 성과, 서울이라는 지역성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공간, 역사, 문화를 상징하는 거대한 작업임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서울시가 졸속으로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사업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2019년 재논의 선언 뒤 이뤄진 광범위한 사회적 토론의 결과를 전면적으로 수용하는 내용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또 내년 4월 시민들이 선출할 새 서울시장이 의사 결정과 집행을 행사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시기를 늦춰야 한다. 그것이 백년 뒤에도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광화문광장을 만들 수 있는 사려 깊고 미래지향적인 태도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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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경실련 30년, 시민운동, 경제정의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지난 11월 4일, 경실련 창립 3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1989년 경실련은 시민 누구나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 가는 시민운동을 지향하며 실사구시의 자세로 현실을 분석하고 비판하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합리적 정책 대안을 제시해, 모두가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민주공동체를 만들어왔다.

경실련 발기선언문(1989.7.8.)은 ‘우리사회의 경제적 불의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도시빈민과 농촌에 잔존하고 있는 빈곤은 인간다운 삶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으며, 경제력을 독점하고 있는 소수계층은 각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투기와 불로소득은 투자 의욕을 소멸하여 경제성장의 토대가 와해되고, 부익부 빈익빈은 양극화로 사회 안정 기반을 해치며, 비윤리적 축적은 공동체 규범과 윤리를 와해시키고 있다’고 당시 우리사회를 진단하였다.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만연한 정경유착, 부동산 투기, 재벌의 경제력 집중, 탈세, 불공정 노사관계, 농촌과 중소기업 피폐, 불공정한 소득분배와 같은 경제적 부정의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보았다. 더구나 무주택 세입자들은 뛰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17가족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던 때였다. 이 같은 상황은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의 시민들에게 암울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던 절망의 시기였다.

당시 재야, 학생,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사회운동이 불법과 폭력적 수단도 마다하지 않고 반정부적 행동으로 저항하던 시기에 경실련은 운동의 주체를 ‘시민’으로, 지향을 ‘경제정의’로,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운동하겠다고 나섰다. 많은 사람이 경제정의를 위한 시민운동을 보고 “과연 될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경실련은 “이 길 외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 우리는 시민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앞으로 매진할 따름입니다”라고 답하였다. 경실련은 시대적 과제로 ‘모든 국민은 빈곤에서 탈피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비생산적인 불로소득은 소멸되어야 한다. 자기 인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경제적 기회균등을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정부는 시장경제의 결함을 시정할 의무가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왜곡시키는 금권정치와 정경유착은 철저히 척결되어야 한다. 토지는 생산과 생활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하고, 재산증식 수단으로 보유되어서는 안 된다’로 설정하였다. 경실련의 30년은 수많은 사회운동 단체들이 만들어지고, 소리 소문 없이 소멸되어가는 속에서도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버팀목 삼아 의미 있는 일들을 할 수 있었다. 무주택세입자를 위한 전월세 계약기간 자동연장 및 공공주택 확충, 토지와 주택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토지공개념과 부동산실명제 도입, 정경유착과 검은돈 근절을 위한 금융실명제, 상설 특검제, 관치금융 청산을 위한 한국은행 독립, 부동산을 통한 자산증식을 차단하기 위한 보유세와 상속 및 증여세 강화, 정부 행정 투명성을 위한 행정절차법 및 행정정보공개법 제정, 공직사회개혁을 위한 공직자윤리법 개정 및 반부패 운동, 재벌의 경제력 집중 해소와 금산분리 강화, 사회갈등의 해소를 위한 한의약분쟁 조정 등 우리 사회, 경제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경실련은 ‘경실련 30년, 다시 경제정의다’를 다짐하였다. 경실련이 처음 출발했던 그 마음과 열정이 쉼 없이 변화하는 현실에 제대로 부응하고 있는지, 조직의 가치의 실현보다는 조직을 유지하는데 더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지, 수없이 쏟아지는 현안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하고 있는지, 시민단체로서의 정체성은 올곧게 지키고 있는지, 활동에 비해 이름에 거품은 없는지 등 많은 반성과 평가가 이뤄졌다.

나는 무엇보다도 경실련의 지난 30년 활동이 우리사회에 생소했던 시민운동을 개척하고, 경제와 정의를 모은 경제정의를 사회운동의 중요한 지향으로 이끌었음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다음 30년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시장지배력 남용, 정경유착, 만연한 불로소득, 상실된 기회균등, 불공정한 경쟁질서, 비정규직의 차별, 사유재산권의 과잉보호, 갈등적 노사관계, 조세정의 결손 등을 극복하고, 사람 중심의 경제, 국가기관의 권한과 책임의 균형, 시민을 위한 경제 운용, 차별의 철폐와 불평등 완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수, 2019/11/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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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서울시 시민참여예산학교 교육 신청자 및 수료자를 대상으로 특성을 분석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했다.

◯ 교육 신청자 및 수료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성, 연령, 소속 또는 직업, 사회적 약자 및 다양한 계층의 비율, 활동 경험 등이 서울시의 인구 특성 분포와 차이가 있었다.

◯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실질적인 참여의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은 지역, 환경, 개인적 특성, 경제적 상황, 참여가능 시간 등에 따른 참여의 통로를 다양화해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진입장벽을 낮추고, 참여했을 때 이익에 동의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실질적 참여를 위한 방안은 참여기회 보장을 위한 다양한 수당 정책, 직장 및 학교로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 통역을 제공하는 외국인 및 다문화가정 교육, 온라인과 오프라인 병행 교육, 강의시수별 교차수강 허용, 다양한 계층을 위한 별도의 홍보 및 교육 기획, 생활인구 분석을 통한 운영 방식 개선 등이다.

– 글: 손정혁 시민주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목, 2019/12/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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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 – 특집. 오늘도 무사히(4)]

산업재해는 왜 은폐되고 있을까?

– 은폐된 산업재해 문제와 해결책 –

오희택 경실련 시민안전위원회 위원장

 

한해 평균 10만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당하고 있고, 2천 명이 넘는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 사무직 노동자보다는 육체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보다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5년간 산재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은폐되거나 보고되지 않은 산재 건수가 4,600여 건에 이른다. 사업장에 부과된 과태료만 160억 원 정도다. 2017년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어 산재 은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었지만, 관행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드러난 수치일 뿐, 실제 현장에서 산재 은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의 학술지 ‘산업노동연구’의 발표에 따르면 2011∼2017년 사업체 패널조사 자료에 나타난 산재사고 은폐율은 66.6%에 이르고, 이는 실제 산재로 인정되는 사례보다 2배 정도 규모의 은폐된 산재가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산업재해 은폐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의 유일한 생계 수단은 노동이다. 노동을 통해 대가를 지급받고 생계를 유지해 나아간다. 하지만 자신들의 이윤추구 논리에 노동자들에게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시스템에서 힘없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둘째, 법을 준수했을 때보다 법을 위반했을 때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처벌, 작업환경개선 문제, 보험료 상승, PQ(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 감점 등 비용 부담을 우려해 산재처리보다는 공상처리를 하려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산재 은폐 문제가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재해의 유형을 보면 정규직 노동자보다는 비정규직 노동자 발생 비율이 훨씬 높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위험의 외주화”가 진행되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율이 2배 가까이 된다. 비정규직 비율이 1% 증가하면 전체 노동자 1인당 산재 발생 비율이 0.7% 늘어난다는 통계 자료도 있다. 이는 ‘위험의 외주화’와 관련된 실증적 근거 자료이다.
기업은 위험한 업무에 대해서 설비를 안전하게 갖추고 전문인력을 투입하여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보다는 업무 자체를 외주화하고 있다. 이를 수주한 영세업체들은 설비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는커녕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채용하여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기에 급급하다.
노조 가입자가 1% 증가하면 해당 사업체의 산재 발생 가능성은 0.7% 낮아지며, 발생한 산재의 은폐율은 4.1% 감소한다는 연구 분석 결과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단체협상 등을 통해 근로조건 개선 등을 협의해 작업장 안전조치나 노동강도 등 산재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수 있지만, 조직화되어 있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나마 최근에 산재 사고와 관련한 내용들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극소수의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산재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론화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 중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1.9%이다. 전체 사망자 882명 중 639명, 72.4%가 50대 이상의 노동자다. 건설업은 전체 산업 중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이 가장 높고 고령화가 심각한 산업이다. 산업재해 통계와 학계의 통설이 대부분 일치한다.
건설업의 산업재해와 관련한 대책은 백약이 무효이다. 온갖 대책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한마디로 헛다리를 짚고 있다. 건설업은 다단계 불법하도급이 만연해 있다. 하도급 구조가 많아질수록 밑으로 내려가면 공사비가 삭감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최종 시공단계로 내려가면 일명 오야지가 일꾼들을 채용하고 평당, 톤당 단가를 설정하고 시공이 이루어진다.
그러니 애당초 ‘안전, 부실시공 근절’이라는 단어가 성립할 수 없는 현장이 되어 버린다. 공사비는 삭감될 대로 삭감된 상태에서 현장은 무조건 ‘빨리빨리’라는 조건만 남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2020년 산재 사망사고 중 추락사고가 328명(37.2%)이다. 대부분이 건설현장 사고임을 알 수 있다. 추락사고는 안전고리만 걸어도 방지할 수 있다. 그런데 추락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건설현장 내에 안전고리를 걸 수 있는 시설이 없거나 안전고리를 걸면 작업반경이 줄어들기 때문에 작업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가로 공사를 수주한 오야지 입장에서 안전고리 시설을 만들고 작업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저가수주를 만회하려면 장시간 노동, 무리한 공기단축이 기본이다.
건설업은 대표적인 수주산업이다. 수주산업이다 보니 경제 상황에 따라 고용과 실업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인력시장 구조 또한 철저하게 인맥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고용과 실업이 반복되다 보니 오야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건설업의 산업재해 문제를 해결하려면 불법하도급 구조를 개선해 나가야만 한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에 불법하도급 문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불법하도급은 불법이다. 불법은 처벌하면 된다. 하지만 불법하도급으로 처벌받았다는 뉴스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건설산업기본법에 직접시공 조항이 일부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이 현장에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극한의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고, 건설업의 경우 불법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인해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이 멈추지 않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의2(건설공사의 직접 시공)
① 건설사업자는 1건 공사의 금액이 100억 원 이하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미만인 건설공사를 도급받은 경우에는 그 건설공사의 도급금액 산출내역서에 기재된 총 노무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따른 노무비 이상에 해당하는 공사를 직접 시공하여야 한다.

담장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더 이상 남의 회사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닌 우리 회사 직원이 되어야 한다. 외주화가 아닌 직접 가동,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아닌 직접 시공 구조로 나가야만 근본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재해 은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수, 2021/07/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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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7,8월호 – 시사포커스(3)]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불법 수수료 책임 문제를 덮지 마라!

여의도 증권가의 양심적인 제보자들과 함께 추적한
지난 10년 치의 불법 유관기관 제비용 투자자 전가 실태

 

정호철 경제정책국 간사

 
이번 시사포커스에서는 7월 2일에 있었던 ‘[기자회견] 14개 중대형 증권사별 불법 유관기관 제비용 투자자 전가 실태 조사결과 분석발표 및 관계기관 조사 촉구’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여의 추적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1. 제보자와의 만남

지난해 6월경 여의도 증권사를 다닌다는 한 제보자가 경실련에 찾아왔다. “주식 수수료에는 주식이 아닌 펀드나 파생상품의 비용도 포함돼있는 거 아시나요?” “네?!” 주식상품에 주식이 아닌 다른 금융상품의 수수료가 섞여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았다.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어보니, 증권사들이 10여 년 이상 주식 매매거래 정상 수수료에 섞여서는 안 될 각종 수수료 비용들을 마구잡이로 섞어서 불법 제비용(마진)을 붙여 투자자들로부터 차별적인 수수료를 받아 상당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제보였다. 증권사들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금융투자협회비’나 ‘주식 외 기타 금융상품에서 발생되는 각종 수수료’ 등 각종 간접비용들을 “유관기관 제비용”이라는 명목으로 산정하여 수수료 비용을 과도하게 부풀려 투자자들에게 부당하게 전가해 왔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2. 문제 제기

제보자는 우리에게 한 박스 분량의 증권사별 주식 투자 광고, 계좌거래약관에 첨부되는 투자설명서, 수수료율 공시자료 등을 보여줬다. <표1>처럼 증권사들이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유관기관 제비용을 제외’시켜 소정의 ‘유관기관 수수료’를 받아가는데, 그 과정에서 ‘유관기관 제비용’ 명목으로 얼마를 더 떼어 가는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유관기관 수수료란 관련 법규에 따라 증권회사가 한국거래소에 납부해야 하는 (A)거래수수료와 (B)청산결제수수료와 외에도 한국예탁결제원이 정한 (C)증권회사수수료 이 3가지 정률수수료율의 합계(A+B+C)만을 지칭하는데, 여기서 또 증권사들이 말하는 “유관기관제비용”이란 해당 수수료율에 대한 어떤 간접비용(률)이나 추가 마진율을 산정하여 투자자들로부터 최종 회수하게 되는 실제 비용을 말한다.

즉, 제보자의 문제제기는 <표2>처럼 유관기관들이 증권사들에게 징수하는 매매거래 수수료율은 0.0036396%(100만원 당 36원)로서 현행 법규에서 정하고 있지만, 정작 증권사들이 지난 10년이상 “무료”라고 하면서도 도대체 투자자들에게 얼마의 유관기관제비용 0.00?????%를 더 징수할 것인지, 자본시장법 등 금융관계법령에 따라 투자광고, 약관, 홈페이지 등 사전에 표시·설명·공시했어야 하는데, <표 1>처럼 누락하거나 기망했다는 것이었다. 투자자들은 실제 수수료 비용조차 모르고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상품에 가입해 별도의 추가 비용을 내왔던 셈이다. 결국 ‘무료’가 무료가 아닌 것이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이처럼 증권사의 누락이나 거짓의 표시·설명·공시에 의한 부당한 투자광고나 권유에 따른 추가 수수료를 받는 등 불건전한 영업행위로부터 증권사나 제3자가 부당이득을 얻는 부정거래 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관련 법규에서는 오히려 증권사가 자기 비용으로 유관기관 수수료를 직접 부담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무료’든 유료든 상관없이 투자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제비용을 전가하는 것은 위법성 논란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수수료가 “무료”라고 하면서 무차별적으로 제비용을 더 얹어 받는 가격정책을 “자율”이라고 정당화하고 있었기에 저런 불법적인 관행들이 가능했다. 이에 우리는 증권사들의 불법 관행들을 금융감독원에 제보했다.

3. 금감원의 비호

올해 3월경 금융감독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표를 했다. ▲ 실제 비용이 ‘0원’이 아닌데 ‘무료’라고 광고상에 표시하는 것은 잘못됐다 ▲ 주식매매 거래와 무관한 비용을 제비용 산정기준에 포함시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 광고·약관·홈페이지 등에 유관기관 제비용률을 표시·설명·공시해야 한다 등.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위법성 논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대형 증권사들의 지난 10여 년 이상의 총체적인 불법 책임에 대해서는 끝끝내 인정치 않으려고 했다. 이에 성명도 내고 금융감독원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해 봤지만, 단순히 “유관기관 제비용을 전가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유관기관들 역시 시치미만 뗐다. 물론, 금융감독원이나 유관기관들의 말처럼 “기업의 가격정책은 자율”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자율’에도 한계가 있는 법. 증권사들이 자본시장법 등을 어기기면서까지 차별적인 수수료나 받아서는 안 될 추가 수수료를 받는 불법 관행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4. 실태조사

이에 제보자는 우리가 증권사별 불법 유관기관 제비용 부당이득을 직접 추적하여 투자자들에게 부당하게 징수했던 불법 수수료가 환수될 수 있도록 감사원과 관계기관에 신고하자고 제안했다. 우리는 19년 6월부터 20년 7월까지 약 1년 동안 여의도 증권가의 양심적인 실무자들과 함께 증권사들의 투자 광고 69건과 관련 약관, 그리고 누락된 제비용률과 수수료 공시자료 10년 치를 추적했다. 그리고 14개 중·대형 증권사들의 표시광고법, 약관법, 자본시장법 등 관계 법령 위반 사실 총 584건을 적발해냈다.

조사 결과, 지난 10년 동안 시장 전체 부당이득만 최소 2조 원, 해당 증권사별 유관기관 제비용률은 0.0036396%~0.0066346%로 제비용 산정기준도 제각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의 검사 전/후 ‘협회비’를 뺐다고 공시했던 대신 하이, 유진, 케이프 투자증권의 경우 제비용률에 전혀 변화가 없었고, KB증권의 경우에는 한때 제비용률이 오히려 더 오르기까지 했었다. 명백한 허위공시이다. 또한 NH투자증권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무시하고 여전히 “무료”라는 거짓 광고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한화투자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있기 전까지는 장기간 유관기관 제비용을 표시·설명·공시하지 않고 누락공시를 해오다가, 검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늑장 공시를 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중·대형 증권사들의 총체적인 불법 사실들이 탄로났지만, 금융감독원은 여전히 이 사실들을 감추려고만 했다. 우리는 7월 2일 지난 1년여 간의 실태조사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그동안 수집했던 자료들을 모두 감사원에 넘겼다.

5. 감사원의 감사

이제 배턴은 감사원으로 넘어갔다. 감사원은 지난 7월 1일부터 총체적인 불법 수수료 부과체계 문제를 덮으려고 했던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는 금융감독원이 그럴 줄 알고 작년 11월 무렵 감사원에 사전 제보했었다. 감사원 또한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의 불법 책임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지 쭉 지켜보고 있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뿐만 아니라 감사원 역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감사원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0년경에도 유관기관들이 수수료 이득을 보고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수수료 비용을 전가하는 유관기관 수수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미 대대적으로 한 번 손봤던 바 있다. 이에 따라 유관기관들이 수수료를 세 차례 할인하거나 총 6개월 면제하기도 했고, 부과방식도 대대적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정작 지금까지 투자자들을 속여온 증권사들은 유관기관 수수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거기에 제비용을 얹어 추가 수수료를 지난 10여 년간 받아왔다. 그런데도 증권사와 금융감독원은 이를 ‘자율’이라고만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자본시장에서는 여태까지 무엇이 불공정이고 어느 정도가 가격 차별에 해당하는지 불법을 판단하는 기준조차 없었다. 금융당국 또한 ‘자율규제’와 ‘리더십’이 없었다. 증권사들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규제하고 수수료 차별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금융감독원이 오히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있었던 것이다. 최소한 기본적인 수수료 가격 기준부터 바로잡아야 그 판단 기준을 확립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의 법적 기준부터 잘 지켜나갈 것을 당부한다.

금, 2020/07/3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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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1,2월호 – 우리들이야기(1)]

[전문가칼럼]올해는 먹지 말아야 할 음식들

 

박만규 아주대 불문과 교수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경실련 회원 여러분들과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올해는 모두 건강하고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를 바란다.

새해 들어 나이를 한 살 먹음과 함께 떡국은 모두 드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각자의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결코 섭취하면 안 되는 나쁜 음식의 목록을 알려드리고자 하니, 부디 이 같은 음식들을 최대한 피함으로써 많은 성취와 성장을 이루시기를 바란다. 단, 여기서 말하는 음식은 육체 건강이 아니라 정신 건강에 나쁜 음식들임을 먼저 밝힌다. 즉 실존하는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신 세계에 존재하는 가상의 음식들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새해에는 ‘골탕’을 먹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 ‘골탕’이라는 것은 이름을 보면 분명히 탕(湯) 종류인 것 같은데, 그 누구도 먹어보았다는 사람이 없는 정체불명의 매우 이상한 음식이다. 물론 파는 곳도 없다. 올해는 골탕을 먹지 말자.

골탕을 먹는 것과 비슷한 의미로 ‘물을 먹는다’는 말도 있는데, 열심히 일하다가 혹은 사람을 믿고 일을 하다가 막판에 ‘물’을 먹는 일이 있으면 안 되겠다. 다만, 좀 다른 이야기이기는 한데, 기회가 되어 ‘외국물’을 먹는 것은 괜찮다. 다른 사람에게서 ‘엿’을 먹는 일도 없어야겠다. 물론 남에게 엿을 먹이는 일도 하면 안 되겠지만. 또한, 시험을 칠 때는 절대 ‘미역국’을 먹으면 안 된다. 다만 생일날에만은 괜찮다. 다음으로 나이를 먹으면 특히 더욱 자주 먹게 되는 고기가 있는데, ‘까마귀 고기’이다. 이것은 파는 데도 없는데 어디서 구하는지 희한하게 자꾸들 먹는다. 너무 자주 먹으면 치매에 아주 안 좋으니 피해야 한다.

다음으로 조심해야 할 음식이 ‘김칫국’이다. 물론 이 김칫국은 마시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나, 김칫국‘부터’ 마시면 안 된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식사를 시작할 때 숟가락으로 김칫국을 떠먹는 경우가 있는데 식사 때야 괜찮지마는 간절히 소망하는 중요한 일을 할 때는 결코 김칫국부터 먹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또 ‘눈칫밥’도 먹게 되는 일이 없어야겠다. 설령 다른 집에 얹혀 지내는 신세가 되더라도, 또 남의 덕을 좀 보는 처지가 된다 하더라도, 기를 펴지 못하고 살면 안 된다. 당당함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계절 음식 가운데 피해야 할 것이 ‘더위’이다. 여름에 더위를 먹으면 안 되기에 얼마 안 있으면 도래할 정월 대보름에 부럼을 많이 섭취하기를 바란다. 참 희한한 것이 우리말에 ‘더위를 먹는다’는 표현은 있는데, ‘추위를 먹는다’는 표현은 없다. 아마 더위가 심할 때는 일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질 수 있지만 추울 때는 아예 바깥 활동을 안 하거나 적어도 정신을 잃을 정도로 일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음식이라 언급해야 할 가치는 크게 없으나 그래도 만일 먹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 폐해는 매우 크니 어쩔 수 없이 언급을 할 수밖에 없는 음식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콩밥’이다. 결코 콩밥을 먹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되니 우리 모두 법을 잘 준수하도록 하자. 더구나 이 콩밥은 한 번 먹게 되면 나중에 꼭 ‘두부’도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는 점을 숙지하자.

한편 음식이 아니라 음식을 먹는 방식에 관한 것인데, 올해는 음식을 나온 차려진 그대로 먹는 것이 좋겠다. 만일 정 입맛이 없다면 비벼 먹는 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결코 ‘말아먹지는’ 않는 것이 좋겠다. 혹시라도 집안의 재산이나 회사를 말아먹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에 그러하다.

한국어에 왜 이렇게 먹는 것과 관련한 관용표현들이 많을까? 이는, 기본적으로 먹는 것과 같은 원초적인 경험을 통해서 추상적인 관념들을 표현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언어에서건 이처럼 먹는 행위에 빗대어 다양한 추상적 경험들을 나타내는 관용표현들이 많이 있다. 다만 왜 굳이 미역국이며 까마귀 고기인지와 같은 특정 음식들과 관련한 기원은 별도로 설명해야 할 부분인데, ‘분필가루’ 먹고 사는 필자에게는 숙제이다.

아무튼 지난 한 해동안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삶을 살아온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이 올해는 결코 상기한 음식들을 섭취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여 각자가 목표한 것을 이루는, 성취가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사족

2018년에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점대로 내려온 뒤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우리 경제의 활력도 떨어지고 심지어 망국론까지 나오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되었으니, 올해는 대한민국 땅에 그 무엇보다 결혼식이 많이 올려지기를 기원한다. 그러기 위해 전 국민이 주말마다 예식장에 가서 ‘국수’를 먹게 되기를 간곡히 희망해 본다.

화, 2021/02/0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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