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제19회 환경책큰잔치 ‘올해의 환경책(일반)’ 소개

그림책을 펼치면 제일 첫 장에 남극 빙하 위에 여러 마리의 펭귄무리들이 모여 있다. 그 중에 혼자 동떨어져 있는 꼬마펭귄 한 마리가 눈에 띈다. 혼자 물고기를 먹으려는 듯 입에 물고기를 물고 무리에 등을 돌린 채 서 있는 모습이다. 그 순간 꼬마펭귄이 서있는 얼음조각이 ‘똑’하고 떨어져 나간다. 무심하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던 펭귄들의 시선이 모두 꼬마펭귄에게로 쏠린다.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달은 꼬마펭귄의 놀란 눈과 입에서 떨어뜨린 물고기가 사건의 심각성을 느끼게 한다. 얼음조각은 점점 남극대륙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혼자가 된 꼬마펭귄의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꼬마펭귄은 얼음조각을 타고 세계 이곳 저곳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얼음조각의 크기는 점점 줄어들게 된다. 꼬마펭귄은 과연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곰이 헤엄치다가 쉴 곳이 없어져 지친 북극곰이 물에 빠져 죽는다는 이야기, 먹이를 먹지 못해 뼈만 앙상하게 남은 북극곰의 사진을 보다 보면 지구생태계에 생긴 변화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쩌저적’이라는 그림책은 남극대륙으로부터 분리되는 얼음조각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구온난화의 문제를 알려주고 있다. 얼음조각 위에 홀로 서있는 꼬마 펭귄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어린이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게끔 한다. 꼬마펭귄의 표정이 풍부하고, 놀라서 꼬마펭귄을 바라보는 주변 시선들이 익살스럽게 표현되어있다. 인간들이 여러 행위를 통해 자연에 피해를 끼친 어려운 문제를 무겁게 접근하지 않고, 글 하나 없는 귀여운 그림책으로 그려냈다는 점이 신선하다.
꼬마펭귄이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하지는 않다. 그림책은 지구온난화를 멈출 수 있는 것도, 환경을 지키는 과정도 혼자의 힘보다는 여러 사람의 노력과 협동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소혜순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조직위원장

무지, 은폐, 반복의 비극은 끝나야 한다
처음엔 몰랐다. 라듐을 처음 추출해 낸 퀴리부인도, 라듐의 스스로 빛나는 성질을 이용해서 야광시계를 만들 생각을 한 창업주도, 그리고 1917년부터 미국 뉴저지의 시계공장에서 라듐 분말을 숫자판에 칠하는 일을 시작한 노동자들도 라듐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지 못했다. 라듐은 신비한 능력을 가진 물질로 칭송되었고 화장품과 강장음료의 원료로 불티나게 팔리던 때였다. 시계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은 라듐분말 페인트를 작은 글자판에 깨끗하고 빠르게 칠하기 위해 붓 끝을 혀에 넣어 뾰족하게 다듬는 ‘립 포인팅’ 기술을 너나없이 익혔다. 높은 임금까지 받게 된 소녀들은 어두운 곳에 가면 몸 전체에서 반짝이는 신비한 라듐가루 빛을 보며 행복해 했다.
그러나 퀴리부인의 동료 과학자의 가슴에 종양을 만들었던 라듐의 방사능은 소녀들의 혀와 호흡기를 타고 신체 곳곳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소녀들에게 빈번하게 일어나기 시작한 빈혈과 궤양의 이유를 의사들은 알 수 없었고, 몇 년 사이에 극심한 고통과 함께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는 소녀들의 질병과 작업장의 노동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했고 관련 연구 결과를 은폐했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기도 하는 방사능 질환의 잠복기 때문에 몸이 아파 퇴직한 다음 몇 년의 투병 끝에 죽은 노동자들이 라듐 공정과 질병 사이의 관계를 증명하기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라듐의 알파선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의학자와 법률가들이 노동자들의 싸움을 도왔지만 법률 소송은 무척이나 오래 걸렸다. 마침내 1938년, 싸움이 시작된 지 13년 만에 사측의 유죄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지만 많은 라듐 소녀들은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러나 그들의 희생은 수천 명의 생명을 구했다. 이 책을 보며 최근 직업병의 원인이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다행스럽게도 보상 합의에까지 이른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기업의 탐욕과 이윤 논리가 만드는 닮은 꼴의 희생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조원희의 <콰앙!>은 작은 책이다. 가로 세로가 어른 손 한 뼘 안에 들어간다. 그런데 큰 책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작가의 마음에 동조할 것이다. “엄마, 구급차는 언제 와요?” 하지만 어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어른들은 당황할 것이다. 그 도로변에서 나는 어떻게 했을까를 깨닫고. 생각과 행동이 다르게,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단순히 로드킬 문제로 끝나지 않고 폭넓게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생명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천착하는 큰 책이다. 그냥 생각하는 것과 진짜 그런 것 사이, 그 거리감을 예민하게 포착해낸 작가의 감성에 존경을 표한다. 그 메시지를 작은 화면에 긴장감 있게 집중시킨 점도 대단하다. 배경은 생략되고 색깔도 파랑과 빨강, 하양과 검정만 사용했다. 어른은 파랗게 아이는 빨갛게, 공간은 하얗게 다친 생명은 까맣게..
속도감과 단순함 때문에, 순간적인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이 정말 진실 같아서 마음 아픈 책이다.
<이빨 사냥꾼>에 이어 <콰앙!>까지 분명하고도 묵직한 주제를 던져오는 조원희 작가의 다음이 기다려진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챙겨 읽기를 권한다.
정경미
글마루작은도서관 관장

초록으로 그리는 정의로운 세상
환경정의가 만드는 본격 환경 팟캐스트 [침묵의 봄봄]입니다.
18회, 곰과 함께: 어느 상처입은 행성이 들려주는 열 편의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이 책의 작가들은 예술이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어떤 느낌을 전달해주는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어떤 느낌을 전달해줄지 10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함께 이야기 나눈 책들
바갈라딘
김숨, [철]
브라이언 딜, [쓰레기]
마요
존 저잔, [문명에 반대한다]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우리들]
생강
신영배,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18회 들으러 가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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