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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미중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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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미중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을까?

admin | 금, 2020/08/14- 21:04

나의 전작에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가 2020년에는 한층 기승을 부릴 것이다”라고 예측하였다. 불행하게도 나의 예감은 적중하였다. 현재 목격하듯이, 미중 간의 관계가 악화일로에 빠지면서 세계적인 지정학적 위기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대결국면이 향후 다음세대의 국제지정학적 지형을 결정할 것이다. 더욱이 위험한 것은 인류전체가 상황의 인지여부를 떠나 양대 강국의 전략적 대결을 자연스러운 국면으로 수용하면서 아예 체념하는 것이다.

북경과 워싱턴 당국의 전투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영역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 기술과 통상, 투자와 금융, 공급사슬과 생산거점, 미디어와 국내정치의 간섭, 코로나 상황 등. 과연 누가 이 상황을 조정할 수 있을까? 양대 당사국이 아닌 국제무대에 영향력있는 제 3자(global Players)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과연 누가 제 3자적 역할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전문가들 대부분이 거대한 두 개의 진영에 부분적으로 편입되어 있는 4개의 중심 국가들을 거론한다. 한쪽 진영에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존재한다.

이러한 사각 마름모꼴을 단순하게 보면, 현재 2:2의 스코어이다. 한 측의 골대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광범한 분야에서 협력을 유지하면서 미국이 가하는 제재와 압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다른 끝의 양상은 보다 복합하다. 유럽연합은 미국과 특별한 관계를 일차적으로 유지하지만,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과는 대립할 의사가 전혀 없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는 공개적으로 적재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미중의 대결을 중재할 입장이 못된다. 자연스레 미국-유럽연합-중국의 삼각관계를 살펴 보고자 한다.

미국과 중국의 현재적 관계는 모든 면에서 대립적이라는 것이 분명하며, 이를 다루는 연구보고서의 양은 트럭에 담을 만큼 방대하다. 따라서 나는 유럽연합과 미국 그리고 별도로 유럽연합과 중국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우선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미국 내부의 단합을 심각하게 해쳐 왔다. 유럽국가들은 트럼프가 미국의 국가이익을 새롭게 정립해가면서 동맹으로서 대서양 양안의 이해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는 전후 미국이 추구해온 전통적 외교정책과는 매우 동떨어진 내용이다.

유럽국가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은 특별히 안보분야에서 미국과 긴장이 형성되고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가 뇌사상태에 빠졌으며, 별도의 ‘진정한 유럽군’의 창설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마크롱의 요구를 트럼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메르켈 수상도 지지하면서 ‘현실적이며 진정한 유럽군’의 창설에 한술을 보태면서 지지를 표명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첨언했다 “ 유럽이 (안보를) 다른 나라에 의존했던 시절은 지났다.”

미국과 유럽이 마치 이혼을 앞둔 부부처럼 서로 으르렁대는 명백한 사실들은 수십 가지 존재한다. 한 가지 예로 G7 참여요청을 메르켈이 거부하자, 트럼프는 곧바로 독일에서 9,500명의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언하였다 (최근 12,000명 미군의 독일철수를 공식화하였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북부천연가스(Nord-Stream) 공사에도 전례없는 긴장이 조성되어 왔다. 독일연방의회의 경제에너지분야 책임자인 Klaus Ernst의원은 지난 6월 16일 기자회견에서 상기 공사에 미국이 제재를 가하면 독일은 상응하여 가능한 조처로 대응하겠다고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미국이 제재를 가하면 일대일(tit-for-tat)의 대응으로 미국의 LNG 수입에 징벌적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 유럽북부 두 개 노선의 가스공급 공사에 대해 미국 상원이 제재법안을 결의하면, 우리도 상응하는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 미국의 제재결의는 유럽의 법률체제에 대한 불법적인 개입이며 동시에 독일과 유럽의 주권에 대한 침해이다.”

나의 판단으로는 중국과 유럽연합이 우선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분야는 환경보호와 녹색발전(green development)의 영역이라고 본다. 특별히 미국이 국제적인 연대(파리기후협약)를 거부하고 탈퇴한 영역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 서로가 협력하기에 적격인 셈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팬데믹이 발생하고 확대되기 이전부터, 유럽연합은 환경보호 및 탄소제로의 촛점을 맞춘 인프라에 1.1조 달러를 투자하는 유럽-그린-딜(European-Green-Deal)을 속도감있게 추진하여 왔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유럽과 협력을 강화면서, 태양광 에너지와 수소생산 플랜트, 전기차량(EVs)와 배터리 생산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상호 간에 중요한 승수적 효과를 얻는 것이 어렵지 않다.

유럽연합 집행부 환경과 해양수산 분야의 책임자는 유럽과 중국 양측이 유사하게 환경보호라는 심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국제연대분야의 기후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인사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이상적 세상을 위하여 유럽과 중국은 탄소시장을 서로 통합하면서 세계기후문제에 대해 주도할 수 있다….. 배경에는 유럽 단독으로 (세계를 주도하기에) 충분히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협력을 해야만 한다.”

본 주제에 대한 결론으로 유럽연합과 중국 간에는 상호 상거래를 통한 거대한 이익이 존재한다. 중국에 있는 유럽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펜데믹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투자 기업들의 60%에 가까운 조직들이 계속적으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는 16,000 이상의 유럽기업들이 투자하고 있으며 투자의 누적 총액이 1,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만큼 47,000 여의 사업장이 운용되고 있다. 1+17(중국과 17개국의 유럽국가)라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서 이미 중국은 완숙한 유럽의 협력자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유럽집행부의 외교안보담당 최고책임자인 Josep Borrell 부집행위원장은 중국에 대항하는 환대서양-동맹(transatlantic-alliance)의 구상을 거부했으며, 북경당국과 체계적인 경쟁도 배제하였다. 그는 6월 14일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언급하였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국제정치의 중심축을 형성하면서, 양 진영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압력이 증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인들은 자신의 길’My-Way’을 걸어갈 것이며, 모든 도전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과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유럽의 역할을 점증될 것이다. 향후 수 개월에 진행될 미국-유럽연합-중국 간의 삼각관계가 향후 세계질서의 전반적인 지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유럽연합과 중국간의 FTA는 타결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오는 가을에 공식관계를 발표하는 대대적인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출처 : 중국국제방송 on 2020-06-21.

Djoomart Otorbaev

소련시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러시아 사회과학원 연구원을 거쳐 키르기스 공화국의 수상을 2년간 역임하고 현재는 중국인민대학의 Chongyang 연구소 초청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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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간 중국인민공화국은 일년에 인민대표자회의(NPC)와 인민정치협상회의(CPPCC)라는 두 개의 회의를 동시에 개최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왔다. 양회로 불리는 두 개의 회의는 매년 3월에 개최되어 왔는데 올해는 COVID-19의 위기로 5월로 연기되었다.

서방사회에서는 인민대표자회의가 통과의례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공산당과 정치협상회의의 역할과 상호작용이 점차 무게를 더해 왔으며 이번 양회의 결정들은 중국 당중심 헌법기구와 강화된 다민족의 선출권력 간의 복잡한 관계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공산당이 중요한 몇 개의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그 중의 하나가 시민법(national civil law)이고, 다른 하나가 논쟁을 야기한 새로운 국가안전규정(new national security bill)으로 홍콩에서 지속되는 시위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북경당국이 홍콩 내에 안전전담 조직을 설치하는 것을 허용한다. 북경당국은 안전규정의 제정을 지난 해에 감행할 수 있었으나, 이번 인민대표자회의를 통하여 선언하면서 규정의 무게를 더하였다.

인민대표자회의 대표단은 정부의 연간 업무보고를 승인하였는데 처음으로 대만에 대한 ‘평화적’ 통일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대만과 ‘비평화적’ 통일의 가능성을 암시하였다. 또한 GDP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았고 6%의 성장을 고수하는 대신,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었다.

인민대표자회의와 정치협상회의의 양회는 당중심 헌법기구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산당이 운전석을 차지하고 지배한다.

제14차 회의 이후, 공산당의 총서기가 중국국가의 주석직과 군중앙위원회의 주석직을 겸임한다. 다음으로 정치상임위원회(당중앙 지도부)의 중요한 3인이 행정부의 수상, 인민대표자회의 주석(의장) 그리고 정치협상회의 주석(의장)을 책임진다 (현재는 Li Keqiang, Li Zhanshu and Wang Yang이 맡고 있다).

이렇게 당 중심의 헌법시스템 내에서 권력의 배분이 당 중앙의 가장 중요한 4사람이 상기의 자리를 제각각 차지하면서 이루어 진다.

이러한 시스템은 당기구의 중앙위원들로서 일반주석들의 위치가 행정부의 핵심인 수상/부수상직보다 강한 권력을 가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동시에 권력의 분산보다는 통일집중의 원칙 위에 있다.

공산당과 인민대표자회의는 일상적인 긴장과 때때로 대립하는 위치에 있다. 헌법상으로는 대표자회의가 최고의 의결기구이다. 대표자회의 지위와 기능은 이론적으로는 당보다 우위에 있으며, 당은 인민대표자회의라는 헌법적 프레임 안에서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반대로 공산당이 대표자회의를 통제하며 공산당 총서기가 대표자회의의 주석보다 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인민의 주권개념은 대표자회의에 녹아 있다. 대표자회의와 정치협상회의는 마치 차량의 방향조향장치와 같이 자신들의 의견과 국가적 의지를 입법을 통해서 전달한다. 이런 의미에서 대표자회의는 제국의 봉인이 찍힌 현대적 형식기구로 이해할 수 있으며, 최고 권위와 주권을 상징한다. 실제로 인민대표자회의는 2980명의 참석자들이 보수를 받지 않는 임시적인 입법자로서 활동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공인의 입법기구인 셈이다.

의회 민주제도에서는 흔히 입법기구가 양원으로 분리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이론적으로 권력을 분리시키는 양원제를 거부하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대표자회의와 정치협상회의는 양원제와 유사하게 입법과정의 역할을 증대하여 왔다. 헌법규정에 따라, 모든 주요 결정은 대표자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법적인 권한은 없더라도 정치협상회의의 자문을 사전에 거쳐야 한다. 국가의 법률의 제안과 통과는 반드시 대표자회의를 거쳐야만 한다.

입법 과정은 당의 해당위원회들이 제안, 조사와 연구, 기획의 초안, 상담과 여론취합 등 오랜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지고, 제안 이후에는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검토, 숙의, 조정과 승인, 법제화와 초안의 수정을 거쳐 대표자회의의 참가자들에 의한 승인을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실제 대표자회의가 개최되기 전에 진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사전적 진행을 통해 진지한 상담과 협상, 조정과 논쟁을 통해서 수많은 수정이 이루어진다. 동시에 중앙당의 해당위원회 위원들은 양회가 개최되기 전에 중국전역을 방문하여 사전조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예를 들어, 홍콩의 국가안전규정은 1명의 거부와 6명의 기권을 제외하고 2878 참가자들의 찬성을 얻었다.

대표자회의 참석자 수數의 배정은 개별 성省과 특별지역의 인구수에 비례하여 이루어지며, 특별지역의 대표자들은 직접 선출되며, 개별 성의 대표자회의 참가자는 간접적으로 선출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정치협상회의의 참석자들은 지역의 이익보다는 해당 지역의 다양한 부문을 대표해서 구성된다. 협상회의는 통상 46개 부문으로 나누어 지는데 의료 건강 교욱 미디어 종교 자연과 사회과학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농민과 노동자들은 정치협상회의의 대표권을 갖지 않는데, 대신 당의 정치적 체계 내에서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분야의 엘리트들로 구성되는 ‘클럽’에 참여한다.

정부의 주요 지도부들은 대표자회의의 승인을 통해서 선출되지만, 이런 선출의 과정은 간접적이고 사전에 지명되고 통제된다. 중앙당의 조직부서에서 후보자들을 지명하고 통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공산당원들이 대표자회의 주요 기구에 참여하면서 당의 지침을 통하여 조직기구에서 지명한 후보들을 선출하고 승인한다. 이렇게 사전통제된 선거시스템은 당우위(黨優位) 국가시스템을 운용하는 전제가 된다.

비록 현재까지는 공산당에 의하여 대표자회의가 사전에 조직되어 진행되고 있지만, 이들 대표자회의와 공산당 간의 관계가 향후 어떻게 진화하여 중국사회가 다원화하고 국제적으로 상호관계를 형성해 갈지는 지켜보아야 할 사항이다. 지금부터 대표자회의의 참가자들이 국가의 장래와 통일에 관하여 더욱 국수적으로 변모할지 아니면 개방적으로 변해갈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출처: East Asia Forum in ANU on 2020-05-30.

Baogang He

호주의 멜버른에 있는 Deakin 대학교수, 국제관계학 전공.

목, 2020/06/11-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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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다른백년은 지난 3개월간 연재한 ‘코로나 이후 세계는?’을 마감하고 이번 주를 시작으로 3-4개월간 ‘미중 간의 갈등전개와 향후전망’ 라는 주제로 새로운 특별칼럼을 연재한다.

1990년 이래 단극적으로 세계질서를 주도해 왔던 미국의 G1위상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향후 당분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G0의 혼란기로 접어들고 있다. 대체로 미국의 패권유지와 중국의 대국굴기가 갈등의 중심축을 이루면서, 유럽연합과 러시아 그리고 인도 등이 조정역할을 넘어 나름대로 지역과 현안에 대한 대안적 거점을 형성할지 여부가 향후 Gn의 세계질서의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른벡년은 상기 주제에 대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시각과 분석을 아래과 같은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각각 2-3주 간격으로 교체하며, 매주 2건의 칼럼을 번역 소개하고자 한다.

1.     미중 갈등의 격화의 배경과 전개

2.     미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3.     중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4.     미중 간의 주도권 쟁탈과 전쟁 가능성

5.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과 중국의 반격

6.     향후 세계질서에 대한 전망

미중 갈등의 배경과 전개에 대한 첫 번째 소개의 글은 미국의 진보적 Think-Tank인 Brookings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중국국제방송CGTN 간에 이루어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


중국과 미국은 전면적인 대결상황으로 향해가고 있는가? 정치와 안보상황이 더욱 악화일로에 있는 것일까? 경제적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인터뷰를 가졌으며, 그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현재 3가지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관계를 수십 년을 취재해온 사람으로서 본 프로그램 책임자인 필자는 양국의 관계가 지난 과거의 세월 중에 현재처럼 당황스러운 순간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은 결국 세계적 재앙인 팬데믹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어쩔 수없이 서로 협력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대선이 있는 올해를 겪으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인지, 전문가의 견해를 듣기 전에 우선 몇 가지 사실들을 확인해 본다.

정치적 대립을 보도하는 뉴스가 난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측면에는 여전히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통상무역을 예를 들어보면, 트럼프의 중국무역에 대한 전쟁선포와 북경의 보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2018년 한해 양국 무역이 6340억 불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액수를 보였다. 물론 관세인상이 적용되는 시차가 발생하면서 추후에 무역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피크에 이른 액수와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2019년에도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앞서 중국에게서 가장 많이 수입을 하였으며, 비록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의 교역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양국 간의 투자에 있어서는 정부(正負)의 양 측면을 보인다. 조사기관에 의하면, 2019년 중국의 미국에 투자액이 50억불 규모로 이는 지난 십 수년간 제일 저조한 수준인데 주로 북경당국의 대외투자규제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미국의 정기적인 조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미국의 대중 투자액은 오히려 140억불로 늘어났는데, 이는 중국의 내수시장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기대가 여전히 크고 자동차와 금융분야에 대한 외국인 소유규제가 완화된 것을 기회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공급사슬(supply-chain)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팬데믹을 핑계로 미국당국은 미국적 기업들에게 국가안보차원에서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적 기업들은 이전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암참(AmCham, 미국해외기업협회)회장인 Greg Gilligan은 CGTN과 인터뷰에서, 자체조사에 의하면 1.0% 이하 기업들만 중국에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압도적인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거래를 하고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정치적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경제적 회복이 어려워 지면서 잔류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에도 COVID-19를 둘러싸고 정치적 비난과 책임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양국 간에 처음으로 현지에 체류 중인 기자들을 서로 추방하였으며, 북경당국은 워싱턴의 몇 가지 법안들이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국과 대만 간의 외교를 지원하는 ‘대만법 Taiwan Act’과 미국의 고위직 정부인사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 Taiwan Travel Act’ 그리고 홍콩과 신장에 관한 입법행위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더하여, 최근들어 대만해협에 미해군 함정들이 한달 간격으로 출몰하고 있는데, 오바마 시절에는 일년에 한번 정도로 훈련을 실시했다.

미중 국민들이 양국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하는지 중요하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민의 66%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잇는데 이는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반면에 여론조사 결과를 나이별로 재분류하면, 젊은 미국인들에게는 중국에 대한 호감이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온다.

중국인들 사이에도 반미정서가 높아지고 있지만, 2018년에서 2019년 간에 미국으로 넘어간 중국학생수가 늘어났으며, 이는 비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나타난 결과이다. 높은 교육수준으로 인해 미국으로 유학온 외국인 학생의 비중에서 중국이 가장 높다.

상기에 언급한 것처럼 주제들이 다양하고 때로는 충돌하는 격동적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라는 커다란 질문에 대해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를 맡고 있는 Dr. Cheng LI의 견해를 들어본다.

사회자 Wang Guan: 당신은 지난 수십 년간 미중 관계를 다루어 왔습니다.  현재의 상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Cheng Li 박사: 우선 3가지의 악순환 고리 또는 영역이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3 가지의 악순환 고리가 서로 반응하여 긴장을 고조시키고, 각자의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3가지 악순환은 모두 “D”로 시작되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첫 째는 미국을 황폐화시키는(Devastating)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양당간의 극심한(Dire) 정쟁입니다. 마지막은 미중 관계가 위험스러운(Dangerous)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수교관계를 맺은 지난 1979년 이래, 40년의 기간에서 전례가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사회자: 미중 관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으로 나누어 예측해 주시길 바랍니다.

Cheng Li: 단기적으로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선기간에는 의례적으로 긴장과 비난의 수위가 높아집니다. 미국 내 여론도 중국을 비난하면서, 중국에 대한 호감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 경제에 미치는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은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비록 도날드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다 해도, 첨단기술에 대한 긴장, 국제지정학적 지형의 변화, 중국의 공격적인 국제외교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시각과 우려 등이 지속될 것입니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공화당은 반중정책을 지속해 밀고 나갈 것이고 관행의 동력을 바꾸는 것이 어려워 않습니다. 이것이 단기적인 전망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의 사고체계mindset는 달라집니다. 당장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정의하던지, 이는 당연히 우리의 평생을 통해 일어난 거대한 역사적 사건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인도주의적 위기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견해가 변해갈 것입니다. 비로소 양국 모두 진정한 상대(敵)은 중국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라 공동의 적은 바로 바이러스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레 국제적인 공공선public good의 주제가 기후위기, 국제 간에 이동하는 이주민 문제가 던지는 도전, 마약거래와 사이버 안전, 에너지 보존과 비핵화,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공공보건에 대한 협력으로 집중될 것입니다. 이런 주제들이 서로 간에 협력을 증진하도록 긍정적인 압력을 가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입니다.

사회자: 현재 미중 간의 안보상황은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가장 위험한 요소가 무엇인지요?

Cheng Li: 가장 위험한 요소는 명백하게 대만입니다. 왜냐하면 최근 미연방의회에서 결의한 ‘대만입법 2019’는 대만을 별개의 국가로 인지하는 수준에 접근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수용할 수 있는 방어선bottom-line에 대한 도전입니다.

다른 한편, 미국인들 관점에서는 남중국해와 때때로 동중국해에서 실시하는 중국의 군사훈련 그리고 사이버 안전등에 대해 매우 비판적입니다. 모두가 매우 위험한 분쟁적인 주제이죠, 다만 이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전쟁의 확률은 단지 5% -10% 수준입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끝났다. 추가로 첨언하면, Dr.Cheng Li를 포함한 70명의 저명한 학자들이 미중 양국의 지도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COVID-19 퇴치를 위한 *정치기금을 조성하도록’ 촉구하였다. 이 서신을 통해 이들은 ‘지도력을 형성하려면 수 년이 소요되어야 하지만, 지도력의 붕괴는 단지 순식간에 벌어진다’고 경고했다.

*코로나백신 개발기금에 중국을 포함하여 G20 주요 국가들이 참여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출처: CGTN 2020-05-24일자 보도내용..

Wang Guan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편성책임자

목, 2020/06/1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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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수석전략가 출신인 스티브 배넌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을 분쇄시키자며 ‘전쟁-위원회’를 함께 구성하였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때마침, 지난 6월말부터 미국의 고위공직자들이 중국공산당에 대하여 직설적인 공격발언을 이어왔다. 안보보좌관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FBI 국장인 크리스토퍼 워레이, 법무장관 윌리엄 바 그리고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까지 가세하여 공산당을 전복시키라는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최악의 4인방” 발언이 연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양자관계를 단절하고자 구체적인 공세를 개시하면서, 휴스턴에 있는 중국 영사관을 폐쇄시켰고, 보건부 장관인 알렉스 아자르가 대만을 공적으로 방문하였으며, 중국의 온라인 매체인 Tiktok과 Wechat의 미국 내 운용을 중지시켰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미국에 대한 일대일 대응전략(tit for tat)과 보복전략인 이랑전사(wolf-warrior)방식 대신에, 중국의 실제반응은 놀랍게도 타협적이고 차분하였다.

지난 8월5일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외교부장인 왕이는 ‘신냉전’이라는 개념을 단호히 거부하였으며, 어떤 수준이든 언제 어디서라도 대화를 통해 양국 간의 긴장을 완화시키자는 제안을 역으로 제시하였다.

이틀 뒤에는 중국공산당 최고위직으로 외교관계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양제츠 상무위원은 기고를 통하여 “역사를 회상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미중의 우호적 관계를 확고히 지키고 안정시키자”는 내용을 전달하였다. 양 상무위원은 닉슨 행정부에서 시작된 미국의 중국 포용정책이라는 전례의 신화를 치세우면서 모든 방면에서 양국의 호혜적 협력을 촉구하였다.

문제는 중국의 우의적 외교정책이 너무나 늦게 내용도 없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누구도 이러한 제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북경당국의 대화제안은 ‘소귀에 경읽기’ 식으로 워싱턴은 어떠한 대화도 중국측의 외교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 외교정책은 너무나 단순하게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한다면 중국이 미국과 관계를 복원하기 위하여 다음의 3가지 사항을 전달하고자 의도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첫 째는, 중국은 미국과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은 과거의 소련이 아님을 분명히 했으며 패권국가인 미국을 대체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밝혔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희망을 담은 생각으로 양국이 함께 호흡을 맞추어 춤을 추어야 한다. 중국은 과거 미국과 소련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갔던 냉전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고 미국에게 조언하고 있다.

왕이 부장과 양제츠 상무위원은 닉슨 대통령이 1972년 중국을 방문하였던 과거의 호시절을 다시 조명하면서, 양국의 이념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협력하며 공존한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는 미국의 ‘4인방’이 던진 펀치를 태극권 방식으로 가볍게 피해가려는 대응이다.

두 번째의 메시지는 미국 독자적으로 냉전을 치를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5-eyes 국가들 즉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과 캐나다 등에게 중국은 미국과 새로운 냉전을 시작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알린 것이다. 놀라울 정도로 타협적인 언어를 구사하면서, 미국이 반-중국 동맹을 형성하려는 의도를 무마하려고 한다. 중국의 냉전거부 노력은 왕이 부장이 유럽의 주요 국가들의 순방에 나선 것으로도 확인된다.

미국의 동맹을 자처하는 국가들은 ‘4인방’이 제시한대로 냉전의 시대로 진입할 것인지, 반대로 ‘4 인방’의 제안이 망상에 불과한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단기간의 대결을 통해서 장기판 방식의 승부(장군!)를 거는 반면에, 중국의 지도자는 바둑 방식의 셈법에 따라 향후 자신들의 위상에 유리한 경로를 찾아가고 있다. 이를 통하여 단기간의 이익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당장의 커다란 위험을 회피하는 개임을 추구한다.

마지막 세 번째의 메시지는 미중 간의 잠재적인 대결이 가져다 주는 위험에 대하여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최근 미국대선을 앞둔 시기에 아시아-태평양에서 물리적 충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략적인 오판 혹은 군사적인 실수로 인하여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또는 대만해협 등에서 열전 또는 핵대결이라는 잠재적 위협이 존재한다.

중국 최고위직 외교관들은 중국이 가지는 인내의 한계선은 공산당의 규칙준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보사부장관인 아지르가 대만을 공식 방문하면서, 중국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하거나,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타격하는 미사일 시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편집자 주, 최근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유교적 전통에 의하면, 도덕적 기준(명분)을 상실하면 전쟁에서 패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팬데믹이 창궐하는 가운데, 국제적인 긴밀한 협력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중국은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자중지란에 빠져있다.

과연 중국이 상기 메시지들로써 미국의 공세를 저지할 수 있을까? 중국이 자신들이 의도하고자 하는 부드러운(점잖은) 방식으로 상황을 대응할 수 있을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미중 관계의 향후 진행에 매우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은 자칫 우발적 사고를 통해서 전쟁사태에 돌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 동아시아포럼EAF in ANU on 2020-09-01.

Kai He

호주 Griffith University의 국제정치학 교수이며, 당 대학의 아시아 센터 및 공공정책 연구소의 책임자이다

금, 2020/09/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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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미국중심의 단극체제가 종말을 고하는 과정에서, 이웃 국가들간의 지역체제구축, 주요 강국들을 중심으로 하는 다극적 국제질서의 부상 그리고 유엔을 축으로 하는 다자적 국제규범의 합의 등이 미래의 국제지정학적 흐름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당분간 다른백년은 주기적이고 중점적으로 상기와 관련된 주제들의 해외시각을 소개하고자 한다.


2020년의 11월은 인류역사에서 극적인 대조를 보여준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이 자신의 운명을 두고 내분을 거듭하는 가운데, 나머지 세계는 다자주의의 새로운 계기를 형성하면서 팬데믹과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왔다.

트럼프가 파괴적인 분열을 거듭하는 와중에도, 아시아와 세계는 다자주의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지속가능 발전과 기후위기 해법 그리고 코로나-10팬데믹의 출구를 찾으려는 시도를 함께 공유해 가고 있다.

현재까지 서구의 언론매체들은 바이든 시대의 도래와 미대통령 선거의 합법성을 부정하는 트럼프의 캠페인에 대한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치 세계를 인질로 삼아 국제질서에서 세력과 기술 그리고 외교에 대한 미국중심주의를 지속하고자 하는 정치게임을 중계하는 듯 하다.

그러나 서구의 언론과 분석가들은 세계도처에서 다자주의가 부활하는 장면을 놓치고 있다. 특히 상황의 흐름은 11월에 아시아와 유럽에서 있었던 3개의 이벤트로 분명해 졌다.

지난 11월 5-7일간 한국에서 열렸던 평화와 번영을 향한 ‘제주포럼’, 연이어 11-13일간에 있었던 ‘파리평화회의’, 그리고 11월 15일 베트남 하노이당국이 주도하여 영상회의로 진행된 ‘RCEP (동아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서명식’은 국제정치 관계와 질서에 커다란 변화를 보여주는 예고편이었다.

아시아 지역이라는 관점에서, RCEP은 2020년의 최대 이벤트이자 성과이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그리고 호주와 뉴질랜드가 동참하여 서명한 RCEP은 국제경제와 국제정치의 향후 전개 과정에 거대한 암시적 역할을 하고 있다. 비록 인도가 마지막 단계에서 불참을 결정하고 CPTPP와 비교하여 일부 미진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이의 공식적인 서명은 국제질서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RCEP은 아시아 역내의 경제통합을 가속화시킬 것이며, 동맹국가들과 중국에 대한 탈동조화 (decoupling)을 추진해온 트럼프 전략을 억제한다. 아세안과 한국 일본 호주 등은 현재 중국의 팽창기세를 염려하며 통상의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과 무역관계를 안정시키지 못하면 번영의 지속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아시아 지역 내에서 산업의 공급사슬관계가 더욱 학대되는 가운데, 중국이 여전히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 베트남과 아세안이 중국을 대신하는 생산의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중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모순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RCEP은 아래와 같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암시를 제공한다.

첫째, 미중의 갈등 그리고 팬데믹이 한창 진행중인 와중에서도, 세계는 동아시아 지역이 미국 및 유럽과는 차원을 달리하면서 코로나-19의 상황을 성공적으로 관리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정치체제를 달리하면서도 과학과 전문가에 대한 존경과 정부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하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과 공동체의 규범을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 있다.

둘째, 세계경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지역단위에서 질서에 기반한 다자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는 점에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 연구기관들은 2030년까지 중산층의 대폭적인 증가가 주로 중국과 아시아에서 인상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한다.

셋째, RCEP은 한중일 자유무역의 기초를 닦아 주었다. 이들 3국의 거대한 경제규모와 이해관계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국제지정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RCEP은 중국과 양자관계에 있어서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에 대한 일본의 실용적이며 균형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본 주도로 CPTPP가 체결되고 일본-유럽간의 파트너협정이 이루이진 이후 진행된 RCEP의 서명식은, 비록 일본이 선호했던 인도가 불참했지만, 아베가 추구해온 무역-아젠다의 완성이라는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RCEP은 중국과 일본 간의 경제관계를 체계적으로 기구화했다는 중요성을 지닌다. 세계무역기구의 규정과는 별도로, 전자거래(e-commerce), 정부구매관행, 지적재산권 등에 대하여 새로운 협정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는 동시에 중국과, 심각한 그러나 단기로 끝날,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호주에게 RCEP에 서명해야 할 동기를 부여했다.

한국에서 열렸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연례회의에서는 두 가지 사항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다. 첫째는 코로나백신의 공동개발(COVAX)와 지속가능발전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파리협약 등 핵심적 현안들에 대하여 지역의 다자주의원칙에 기반한 대규모의 지원을 확인했으며, 두 번째는 정치적 이견, 특히 한중일 간의 갈등을 뛰어넘어, 역내의 협력을 약속했다.

파리평화협정의 가장 주요한 성과는 코로나-19대응신속기구(ACT-A, COVID-19 Tools Accelerator Mechanism)의 창설을 지원하기 위한 고위직 패널과 필요한 공동재정의 형성에 합의한 점이다.  전세계에서 모두 450개의 기구들이 참여하여 코로나-19에서 탈출하는 녹색청정회복(green-recovery)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체결하였으며, 북경에 본부를 둔 미래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가 실행위원회의 일부가 되었다.

국제적 현안에 대한 강력한 상호협력에 대하여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인도의 모디 수상이 강력한 약속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아시아의 존재가 두드러졌으며, 베트남, 타이 그리고 뉴질랜드의 지도자들도 수준높은 연설을 진행하였다.

미합중국이 지난 4년간 국제적 기구들과 협약에서 퇴각을 하는 동안에, 아시아와 세계는 다자주의라는 원칙에서 연대를 강화하면서 통상증진과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국제적 협력, 기후대응과 지속가능발전 등 현안을 논의하여 왔다. 이를 위한 국제적 기구와 전략들이 준비되고 있으며, 아시아는 코로나-19가 진행중인 과정에도 지역의 통합을 위한 공시적인 합의를 강화하여 왔다.

바라건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에 다시 결합하여, 과거의 트럼프식 못난 정치와 중국을 적대시해온 연방상원의 혐오감을 불식시키기를 희망해 본다.

출처 : EastAsia Forum in Sydney on 2020-11-16.

Yves Tiberghien

BSU(브리티시-콜럼비아 대학)의 정치학 교수이자 비젼20회의 공동대표이다. 곧 출간예정인 ‘코로나-19의 아시아 국제정치학’의 저자이기도 하다

 

<참조자료>

동아시아 역내 경제권에 대한 새로운 기회 – RCEP & CPTPP

지난 6월말에 세계경제와 인구규모의 30%를 차지하는 동아시아 국가군들이 모여, 오는 11월에 정식으로 출범하는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에 공식적인 서명을 하여 이를 승인하였다. 이는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자유무역 협정이며, 2018년에 이미 체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를 완결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불행하게도 미국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 CPTPP를 탈퇴하면서, 매우 중요한 무역협정에서 배제되었고, RCEP 협상초기의 주요 국가였던 인도가 서명 직전에 탈퇴를 결정하였다. 이들 국가의 탈퇴는 동아시아 지역이 중심인 세계최대의 경제권에 대한 주도권을 중국에게 양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과연 중국이 1)중국의 이해를 우선하는 당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정책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2)국제적 상호존중과 규칙에 기반한 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인지, 초미의 과심이 되고 있다.

상기 질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향후 수년간 국제적인 정치와 경제의 지형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전문적인 예측조사에 따르면, 미중 간의 무역전쟁은 연간 3,010억불의 수익손실과 1조 억불 상당의 무역위축을 가져올 것이며, 트럼프-이전 시대와 대비하여 2030년경에는 환태평양 지역의 무역규모를 3/4 정도까지 축소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상기 두 개의 무역협상들이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는 전제하에, 해당 지역에 1,210억불의 수익이 증가하고 2,090억불의 무역규모가 증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증대효과는 역내의 무역과 생산을 촉진하면서, 당사자 국가들을 제외하고, 미중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감소분을 충분히 보상할 것이다 이들 협상합의는 관계국가들 간에 거래비용을 줄이고 기술개발과 제조 및 농업과 자원협력을 증진시킬 것이다. 또한 역내의 주요한 무역국가들인 중국과 일본과 한국의 경제관계를 더욱 심화시켜 나갈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BRI) 또한 관계증진을 강화시킬 것이다. BRI는 역내의 이웃 경제권을 연결하는 물류와 에너지 통신 및 사회간접시설 등에 1.4조 억불의 투자를 제안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 국무장관인 폼페이오는 미중 패권싸움 지역인 걸프 지역을 중심으로 1,113억불의 투자를 제사하고 있을 뿐이다. 과거의 미국은 시장을 접근하는 과정에서 선의적 지원을 원칙으로 삼아 왔는데, 현재는 장사꾼의 논리로 후퇴하고 있다.

RCEP와 CPTPP의 협정은 동아시아 전역을 중국 경제권에 편입시킬 것이고, 중국에게 기울어진 이익을 제공할 것이다. 중국은 RECEP을 통하여 1,000억불 규모의 이익을 얻고 일본은 460억불, 그리고 뒤이어 한국이 230억불의 수혜를 갖게 될 것으로 추산한다. 동남아시아 역시 190억불 규모의 혜택을 즐기게 되는데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RCEP체결 이전에 이미 ASEAN 국가들 간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양대 협정에서 탈퇴하면서 미국은 1,310억불, 인도는 600억불의 예상수혜를 각자 상실하는 셈이다.

핵심적인 질문은 ‘과연 중국이 맡은 새로운 경제적 역할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있다. 중국의 일부 지도자들은 필수적인 통상관계를 넘어서는 불필요한 내용들을 거래국가들에게 요구하고자 한다.  이들은 무역상대국들에게 중국을 지지하도록 강요하는 정책을 추구하는데, 애를 들어 코로나-19애 대한 중국조사를 지지하는 호주에 대한 보복조치(?)로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유학생들에게 떠나가도록 경고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중국 주요 지도부는 중국의 강압조치가 국제적인 심각한 거부에 직면하고 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중국의 역내정치에 대한 국제적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는데, 우려의 대상은 홍콩 사태와 남중국해의 분쟁 그리고 외교에 있어 협상보다는 배제를 우선하는 이랑전사(wolf-warrior) 정책들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전략을 추구하고 중국을 배제하는 외교언사를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로 경제적으로 굴기하는 중국의 역내 및 국제적 영향력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누구든 중국을 ‘증대하는 위협(폼페이오의 발언)’으로 간주하는 국가가 나올 수는 없다.

중국은 최근 수년 간 협력증진에 주력하면서 지역 내의 주요 이웃국가들과 대화와 협상을 가속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설립이 십 년을 넘긴 한중일의 삼국협력회의가 2018년에 다시 재개되었고, 당시에 2020년 4월에 시진핑 주석이 양국을 국가방문(state-visit)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협의하였으나, 이후 코로나-19의 위험과 홍콩의 국가안전법에 대한 항의로 인해, 무산의 위험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과 협력을 하는 것이 역내의 많은 지도자들에게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불리한 정치 지형 속에, 중국이 주도하는 새롭고 포용적인 지역협력의 모델은 경제적 이익을 동반하면서 유의미한 정치적 지지를 불러올 것이다. 상호적이며 가치있는 국제적 협력관계의 형성이 중국과 세계 모두에게 현재처럼 긴급한 과제가 되었던 적은 일찍이 없다.

ASEAN 중심주의가 수 년간의 협상을 어렵게 하였지만 RCEP과 CPTPP가 중국에게 적시에 긍정적으로 접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합의를 통하여 중국과 ASEAN국가들 간에 호의적인 실행과 협력을 추구하면서 정치적으로 오랫동안 다툼의 주제이었던 남중국해의 분쟁을 행동지침(Code of Conduct) 협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최근 Li Keqiang 중국수상이 CPTPP에도 적극적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추가적인 기회가 다가온다. 국제적인 규범을 수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중국이 CPTPP의 회원국이 되면, 자연스레 해당 회원국가들과 더불어 시장을 확대하면서 미래지향적 무역과 세계의 발전에 선구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CPTPP에 가입하면 세계경제 전체에 4,850억불의 수혜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하여 미가입국인 인도네시아 한국 필리핀 대만 그리고 태국 등이 함께하면 수혜의 규모는 1조 억불을 상회할 것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손실액의 3배에 해당한다.

CPTPP에 가입한다는 것은 중국이 선진적인 국제규범을 수용한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기업들과 산업정책을 국가전략으로 지원하는 기존의 방식을 전환(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Li 수상이 의심할 여지없이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협상의 여지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부의 경제에 대한 지원역할이 크게 중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조차 바이-아메리칸 정책이 부활하고 있으며, 무역과 투자에 대한 정부의 통제, 기술분야의 공공투자, 세계적 주도기업에 대한 정부지분과 역할증대 등이 제시되고 있다.

 

출처 : East Asia Forum in ANU, Sydney on 2020-0812.

Peter A Petri & Michael G Plummer

Peter A Petri는 Brandeis 대학의 경영학 교수이자, 브루킹스 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이며, Michael G Plummer는 Johns Hopkins 대학의 교수이자 East-West Center의 연구책임자이다

월, 2020/12/0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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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블링켄(국무장관 지명자)와 측근들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한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한반도의 핵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평화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Antony Blinken, 바이든에 의해 국무장관으로 지명되었으며, 오바마 시절에 논쟁 대상이 되었던 ‘북한 정책-전략적 인내’를 추진했던 인물이다.

지난 11월 말 조 바이든 당선자는 자신의 측근이자 조언자인 ‘안토니 블링켄Blinken’과 ‘아브릴 하이네스Haines’를 미국의 외교정책의 수장 및 정보기관의 책임자로 지명하였다. 이들 양인兩人은 새 대통령이 공언한 “미국의 동맹국들과 관계를 복원하는 동시에, 현안에 주저하지 말고 세계를 이끌어 간다”의 지침에 기반하여 정책적 구상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블링켄과 하이네스가 예의 다자적 방식으로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문제가 돌출하고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지역이 존재한다 : 바로 한반도이다.

블링켄과 하이네스는 오바마 정권 시절, 한국의 보수적인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면서 한반도를 1910-1945년 동안 식민지로 지배했던 일본을 포함하는 한미일 삼국의 실제적(de facto)군사동맹을 형성하려는 전략을 추진하여 왔다.

실제로, 오바마 시절의 국가안보팀은 북한을 불법적인 깡패국가로 간주하면서 협상의 파트너로 간주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왔다. “당시 우리 대부분은 북한의 핵추진 전략에 대한 가장 실효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은 북한을 붕괴시켜서 한국으로 흡수 합병시키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오바마 정부의 한반도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제프리 바이더가 2012에 출간한 회고록에 적고 있다.

상기의 입장이 여전히 바이든의 지명자들의 핵심견해로 남아 있다. “북한에 대하여 최신의 상황을 합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강경파들이 당선자 주위를 감싸고 있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미국의 대선이 끝난 직후 나에게 우려를 전달하였다.

오바마 정권 시절에 이미 블링켄은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한 경력이 있고, 하이네스 역시 국가안보실의 고위직 법률자문역에서 CIA부국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 이들 양인은 당시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정책을 입안하면서 군사적 압박과 사이버 공격 그리고 경제적 제재를 결합시킨 방식을 제안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때 하이네스는 CIA와 북한 정보기관 간의 비밀요원으로 평양을 방문했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적이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오바마 정권시절의 대북전략에는 두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첫 째는 블링켄과 하이네스가 당시 극우적인 정권으로 평가되는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와 긴밀한 협의 하에서 전략을 수립하였는데, 두 사람의 전직 대통령들은 불명예스럽게 부패라는 죄목으로 모두 교도소에 수감 중에 있으며, 1997-2008년 간 노태우와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추진되어온 ‘햇볕정책’이라는 포용방식을 거부해 왔다.

이들은 이명박과 예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오바마에게 강경정책을 취하도록 종용하였으며 이런 방향으로 추진해온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이런 식의 정책전환은 2013년 서울의 전쟁기념관에서 행한 오바마의 연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당시 그는 호전적인 내용을 담아내면서 수백 만의 인명을 앗아간 전쟁을 실제적인 승리였다고 흘러간 수구파의 주장을 부활시켰다.

오바마의 과거회귀형 접근은 역효과를 일으켰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집권하고 있던 시절에 남북 간에 위험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였고, 한국전쟁의 정전이래 남북한의 관계가 최악의 수준으로 후퇴하게 되었다.

박근혜씨가 탄핵되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문의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나는 광주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는 전직 대통령들의 햇볕정책을 되살려 내겠다고 약속하였으며 이명박과 박근혜 그리고 이들 뒤에 있던 미국의 협력자들이 취한 대결적 자세를 거부한다고 발언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

둘째로,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 정부와 협력관계를 형성하면서 블링켄과 하이네스는 한미일 삼국의 실제적 군사적 동맹을 추진하는 실무책임자들이었다. 당시는 오바마와 외교 분야의 핵심측근들은 중동에서 발을 빼고 아시아로 회귀하던 시절이었으며, 바로 블링켄 자신이 이러한 전환전략의 핵심인물이었다.

당시 연방상원 외교위장직을 맡고 있던 바이든의 측근으로 활약했던 프랑크 자누치에 따르면, 블링켄은 한국과 일본의 책임자들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면서 북한에 대항하는 삼국협력체제를 추진하는 일을 돕고 있었다. 현재 워싱턴에 있는 맨스필드 센터의 이사장 직을 맡고 있는 자누치는 일본-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당시 블링켄은 삼국관계를 형성하는데 장애가 되는 서울과 동경 간의 견해 차이를 좁히고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노력은 당시에는 성공적이었지만 효과는 단기에 그쳤다. 2015년에 오바마와 블링켄이 직접 개입하여 박근혜와 일본의 아베 수상 간에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있었던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합의문에 서명을 유도함으로써 오랫동안 논쟁이 되어온 현안을 잠정적으로 종결시켰다.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워싱턴-포스트는 양국의 합의서명을 통하여 서울과 동경 간의 동맹이 더욱 공고해지면서 굴기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북한의 도발을 견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가끔 망각하는 사실이 있는데, 오바마 시절에는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의 김씨 정권을 전복하는 것이 합동군사작전의 목표이자 당시 미국정책의 핵심이었다는 점이다.

블링켄은 상기의 (위안부)합의를 미국에게 커다란 성과라고 여기었다. “동맹이자 친구인 두 나라가 원하느냐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략적 성과입니다”라고 그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국 내에서는 위안부 합의에 대한 비난이 광범하게 전개되었는데, 희생된 당사자들이 용기를 내어 당시 일본이 저지른 죄상을 고발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상기의 합의 과정에서 이들과 상의조차 하지 않았다. 곧이어 대통령에 취임한 문재인은 이러한 합의에 대하여 “희생당사자와 시민들의 의견이 배제된 정치적 합의”라고 거부하면서 아베에게 재협상을 요구하였다, 결국 삼국의 군사동맹이라는 오바마(블링켄에 의해 추진된)의 희망은 실패로 돌아갔고, 일본과 한국 간의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더하여,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의 핵심사항이자 불길한 내용인 ‘북한의 정권 교체’라는 목표가 서울당국에 의해서 거부당했다.

우리는 가끔 망각하는 사실이 있는데, 오바마 시절에는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의 김씨 정권을 전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합동군사 계획이 당시 미국정책의 핵심이었다는 점이다. 하이네스는 2017년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미국의 대북전략 회의 기조연설에서 이를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 그녀는 북한이 핵무장 국가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강고한 제제를 진행하여야 하며 미국의 압력에는 김씨 정권의 붕괴를 대비한 광범한 위기관리 계획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계획안에 대하여 하이네스는 다음과 같이 재강조하였다 “단순히 한국정부뿐만 아니라, 미국의 파트너로서 중국과 일본도 (북한의)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예상하여야 하며, 잘못된 판단으로 의도하지 않은 도발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비상계획을 준비하여야 한다.”

여기서 비상계획이라는 것은 당연히 군사적 개입을 말하며, 한미연합사령부가 중심적 역할을 맡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에 미군과 한국군의 장성들은 “OPLAN-5015” 작전계획에 서명하였는데, 이는 북한의 도발이 있을 시, 주요 군사시설을 타격할 뿐만 아니라 북한 지도부을 제거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1970년에 작성된 “OPLAN-5027”를 수정한 것이다 (최근 발간된 저서 ‘분노Rage’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였던 밥 우드워드는 펜타곤이 “OPLAN-5027”를 재검토하면서 북한 정권의 전복을 연구하였다고 밝히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80개의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검토하였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브루킹스 회의에서 언급한 하이네스의 제안은 한미 양국의 계획을 훨씬 넘어선 것이다. 미국 정보기관의 핵심인사가 한국을 식민지로 지배하였던 일본으로 하여금 한반도에서 군사적 역할을 하도록 고려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다.

어찌되었던 간에 오바마 시절 작성된 비상계획은 어설프기도 하며 동시에 매우 위험한 것이었다. 2016년에 실시한 한미군사합동 훈련에는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지도자의 제거작전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에 대하여 북한은 격렬한 적대감을 표시하였다.

상기의 진행과정은 김정은에게 리비아 방식의 국가전복이 북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야기하면서, 2017년 전쟁의 억지력으로써 핵무장을 완성하도록 그의 결심을 굳히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이에 더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김정은과 역사적인 만남을 통하여 북한 정권의 전복이라는 미국의 전략을 분명한 어조로 거절하였으며, 미국에 의한 북한의 일방적 폭격에 대해서도 경고를 보냈다.

이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앞으로 진행될 인사청문회에서 블링켄과 하이네스가 지신들의 견해를 바꾸었는지 여부를 예의주시하여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되기 이전에 블링켄은 오바마 시절에 수립한 일본중심 다자주의로 회귀를 암시한 바 있다. “우리는 동맹인 일본과 한국과 협력하여 중국에 압력을 가하여 북한이 협상테이블에 나오도록 경제적 압박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CBS 뉴스에서 전직 CIA 부국장인 마이크 모렐에게 말한 적이 있다. “오바마-바이든 말기에 열정적으로 추진하였듯이 북한의 경제적 수입과 이의 접근을 다양한 방식으로 차단해야만 한다”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이는 매우 강경하면서도 일본을 포함하는 다자적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점이 바로 문대통령과 한국의 진보인사들이 정말로 회피하고 싶은 사항이다. 미국인들은 한국과 미래지향적인 관계개선을 희망하고 북한과는 핵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길 간절히 바라지만, 이를 위해서는 블랑켄과 하이네스가 과거의 지신들이 벌린 실수를 인정해야만 한다.

한국은 독자적인 주권국가로서 여러 차례 폭력적 사건들을 겪은 나라이기에, 이제 전쟁이 지난 7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미국의 지지와 존경 그리고 평화를 얻을 자격이 충분한 동맹이다.

 

출처 : CommonDream.Org on 2020-12-06.

Tim Shorrock

워싱턴에 거주하는 탐사전문 언론인으로 어린시절 일본과 한국에서 자랐다. 그는 “고용된 스파이- 외주정보 활동의 비밀세계Spies for Hire: The Secret World of Outsourced Intelligence” (2008)”의 저자이며 지난 38년간 미합중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수많은 저술을 남기고 있다

월, 2020/12/1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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