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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행복여행] 종로의 매력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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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행복여행] 종로의 매력에 빠지다

admin | 목, 2020/08/13- 20:01

부슬비가 내리는 날, <2020 다함께 종로 행복여행> 수료식이 지난 8월 5일 서울 종로구청 한우리홀에서 열렸습니다. <2020 다함께 종로 행복여행>은 희망제작소가 종로구와 함께 지난 5월 20일부터 7주 간 주민이 주도하는 행복 실천 과제를 발굴해 소통하고 종로의 골목길을 다니며 캠페인을 진행하는 사업인데요.

참가자들은 행복특강을 들으며 나와 종로구의 행복을 찾고, 나아가 지역 내 행복을 발굴하는 현장학습에 참여했습니다. 지역에 행복을 전파하는 캠페인 과정을 비롯해 그간의 여정을 공유하는 수료식의 분위기를 듬뿍 담아보았습니다.


 

주민 주도로 지역에서 행복 공감대를 찾다

이날 자리는 주민들로 구성된 4개 팀이 주제별 행복과제를 발표하고, 소감을 나누는 시간으로 꾸려졌습니다.

건강, 환경, 공동체, 문화로 나눠진 팀들은 각 주제에 따라 종로구 내 탐방 코스와 방문지를 정해 현장 학습도 다니고, 이틀에 거쳐 함께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발표하는 내내 다들 한 마음이 되어 즐기고 경청하는 분위기로 행복 바이러스가 넘쳤습니다.

건강하면 행복하다! 나로부터 시작하는 좋은 습관 캠페인

먼저 ‘건강’ 팀은 캠페인 활동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생생하게 현장을 전달했습니다. “건강할 때 건강검진”, “지구가 건강해야 나도 건강해요”, “Smile Health” 등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슬로건이 들어간 부채를 만들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인사동, 을지로, 청계천 등 종로 관광명소 일대를 다니며 캠페인 하는 동안 풍물 음악으로 거리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영어 슬로건으로 외국인에게도 좋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전에 나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먼저 찾아야 다른 이들에게도 기쁜 마음으로 베풀 수 있음을 깨달으며 소통과 나눔의 행복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셨다고 합니다.


▲ 한양도성 낙산 구간을 탐방한 ‘환경’ 팀이 발표하는 모습.

종로 역사를 품은 낙산공원과 자연 환경을 둘러보다

‘환경’팀은 한양도성 낙산 구간을 탐방한 내용을 지도로 나타내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종로구 산자락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왕산계곡, 백운계곡, 쌍계동천 등을 비롯해 경치가 훌륭한 낙산공원을 감상하며 역사와 자연이 깃든 종로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한양도성 주변의 역사 깊은 명소들과 환경을 둘러보며, 앞으로 종로의 환경적 가치 보존을 더욱 생각하고 실천해야겠다 다짐하셨어요.

백사실계곡, 북촌 한옥마을 다니며 종로의 정체성 확인해

‘공동체’ 팀은 1일차에 백사실계곡을 따라 부암동으로 내려오는 코스, 2일차에는 북촌 한옥마을을 탐방하는 코스로 계동길을 거쳐 북촌문화센터를 방문하였습니다. 창덕궁 돌담길이 내려다보이는 골목길을 따라 옛 한옥 서재도 방문하며 옛 정취에 흠뻑 취하셨다고 해요.

관광객이 늘어나 주민들이 생활 피해를 겪는다는 것을 듣고, “조용하고 안전하게 우리 동네 여행하기”라는 캠페인 구호로 안전거리를 지키고, 적정인원으로 팀을 나눠 조용히 탐방하는 여행 수칙을 만드셨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각자 여행 사진과 수칙을 공유하며 캠페인 활동을 하신 걸 보니, 지역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과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서북촌과 남촌 탐방으로 종로의 역사문화 숨결 느껴

마지막으로 ‘문화’ 팀은 1일차 경복궁 코스, 2일차 회현동 코스로 나누어 종로 문화탐방을 기획하셨습니다.

1일차에는 “종로 역사문화를 통한 행복 이야기”라는 주제로 경복궁 주변과 청와대를 거쳐 주요 명소들을 탐방하였는데요. 특히 삼청동에 있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스티커 샵을 방문했을 때 K-패션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2일차에는 계동 코스를 둘러봤는데요. 서울 우리소리 박물관에서 우리 민요와 노동요를 들을 수 있어 반갑고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약 두 시간에 걸쳐 창덕궁 돌담길을 지나 국내에 서양화를 처음으로 들여오신 고희동 작가님의 가옥을 방문하신 내용을 들으니, 종로의 풍부한 문화적 감성이 곳곳에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돌아보며 감사와 기쁨을 발견해

이처럼 캠페인 이야기를 공유한 후, 참가자들의 종로여행을 통한 행복찾기 소감을 듣는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이를 지역사회 활동과 연계해 기쁨과 감사를 찾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하셨는데요.

종로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는데 주제에 맞춰서 탐방하고 이야기 나누며 지역에 대한 애정과 행복감이 커졌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코로나19 이후 활동이 어려웠던 답답함이 해소되고, 좋은 분들과 관계를 맺으며 지역적 가치와 매력을 공유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앞으로 지역사회를 통해 신뢰 기반의 소규모 대면 서비스와 문화 활동이 활성화되어야 함을 제작소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지역 정체성을 체험하며 나의 존재와 가치를 체감한 주민

수료식 마무리 즈음, 참가자 분들이 감사의 마음을 표하셔서 뿌듯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주민들과 함께 7주간 진행된 종로여행을 통해 우리 동네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이웃과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주민 스스로 둘러본 현장과 캠페인 사진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 훈훈한 현장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나요. 앞으로도 더 많은 행복을 시민과 함께 전파하는 희망제작소의 활동을 기대해주세요.

– 글: 강예나 경영지원실 연구원
– 사진: 시민주권센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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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안산시,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과 함께 ‘기억의 조건 : 한국과 독일의 사례로 보는 기억문화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2017년 3월 23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포럼을 열었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며, 기억문화가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장의 생생한 후기를 전합니다.


2017년 3월 23일, 차가운 물 속에 천 일 넘게 잠겨있던 세월호가 떠올랐습니다. 전 국민의 시선이 긁히고 찢긴 세월호에 쏠렸던 그날, 희망제작소는 안산에서 이런 아픔을 어떻게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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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기억문화, 그 험난한 과정

미하엘 파락(Michael Parak,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 사무총장)과 팀 레너(Tim Renner, 前 베를린 시 문화부 장관)에게 독일의 기억문화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독일은 과거 나치의 만행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이에 대해 배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민족 말살이라는 범죄 행위의 가해자들이 나의 가족과 이웃으로 살고 있는 상황에서,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에 대해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세상을 떠나는 희생자가 많아지면서, 지난 일이니 덮어두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기억하자고 꾸준히 말했습니다. 결국 그들의 작은 목소리가 현재 독일의 모범적 기억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올바른 기억문화 정착을 위해 ‘기억 간 경쟁’은 피해야

혹시 우리는 지난 일을 기억할 때, 서로 비교하며 그 무게를 따지려 하지 않았나요? 어느 사건의 희생자가 더 많았는지, 어느 사건의 결과가 더 처참했는지 말입니다. 미하엘 파락 사무총장은 기억 간의 경쟁이 다른 하나를 미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치에 비해 독일 공산독재가 ‘그나마 덜 했다’는 것처럼 말이죠. 비록 그 피해의 규모가 비교적 작았다거나, 기간이 짧았다거나,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할지라도, 우리는 하나하나에 모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경쟁하지 않는 것, 이를 통해 우리는 각 사건의 진실을 올바르게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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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에 대한 기억에서 희생자에 대한 기억으로

나치정권의 범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처음 주목 받았던 사람들은 부정의에 저항한 영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행정은 폭력의 공간을 보존하는 것에 집중했었죠. 하지만 1999년 연방의회에서 ‘기억의 대상은 희생자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가족이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고, 가해자는 죄를 고백할 수 있으며, 시민은 과거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배울 수 있는 장소를 조성했습니다. 그것이 현재 베를린 시 한복판에 위치한 회색빛의 추모공원입니다. 팀 레너 전 장관이 공유한 베를린 추모공원 사례는 희생자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한국의 아픈 역사, 그것의 올바른 기억

우리도 아픈 역사가 참 많습니다. 가깝게는 국가의 무능한 대응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생긴 4·16세월호 참사부터, 일방적 정리해고와 폭력 진압에 현재까지도 고통 받는 쌍용차 노동자들, 군사독재 정권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무고한 시민의 희생이 발생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말입니다. 복잡한 정치적 역사 속에서 권위주의적 정부는 자본과 권력의 힘을 키우기 위해 힘없는 시민의 희생을 발판 삼았습니다. 하지만 그 희생은 억압받고, 때로는 조롱당하며 왜곡된 채로 잊히곤 합니다. 잊힌 기억은 비슷한 희생을 낳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연사들이 공유한 아픈 과거의 진실을 기억하고 같은 희생을 막기 위해, 우리도 올바른 기억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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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위한 우리의 역할

미하엘 파락 사무총장은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의견은 모두 기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원하는 결과의 근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종합해 올바른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기억문화는 다양한 목소리를 나누는 민주주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발제에 이어 많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독일에서 지난 역사를 다시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십 년이 지난 이후에 등장할 수 있었던 계기나 도심 한복판에 추모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있었던 시민의 반응 등을 묻고 답하며, 기억문화에서 ‘시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많은 의견을 어떻게 종합하여 합의점을 찾아낼 것인지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었는데요. 기억문화에서 행정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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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점차 흐려집니다. 사라지고 왜곡되기 전에 우리는 기록해야 합니다. 독일 연사들은 기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참여’와 ‘토론’이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한쪽의 의견이 묵살당하지 않아야 기억을 올바르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함께 답을 찾아 가는 것, 그것이 사회갈등을 줄이고 더 나은 미래로 다가갈 수 있는 정도(正道)가 될 것입니다.

– 글 : 이다현 | 지역정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최정상 사진작가

☞ 2017 한독도시교류포럼 기억의 조건 독일 연사 발제 전문 보기
– 미하엘 파락(Michael Parak,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 사무총장) – 기억문화에서 시민의 역할 (전문 보기)
– 팀 레너(Tim Renner, 前 베를린 시 문화부 장관) – 기억문화에서 도시의 역할 (전문 보기)

☞ ‘2017 한독도시교류포럼 – 기억의 조건’ 자료집 구매를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화, 2017/03/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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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의무화되었습니다. 이후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주민이 더욱 쉽게 제도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매해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상반기에도 여러 지역에서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진행했는데요. 함께한 지역의 이야기를 공유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주민의 사업제안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인 대구 중구와 충청북도(글 보기), 기존의 청년정책과 주민참여예산을 연계해 운영하려는 완주의 사례(글 보기)를 소개했는데요. 마지막으로 새롭게 분과를 변경해 제도 성숙을 꾀하는 시흥의 사례를 전합니다.


시흥시는 2012년 조례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하여 주민들의 참여를 지속해서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사례로 꼽히고 있는데요. 교육과정 운영 방법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시흥은 주민의 역량 강화 단계에 따라 크게 세 부분(주민참여예산학교, 시민강사 양성교육, 지역회의 역량강화 워크숍)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와는 2012년부터 인연을 맺고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시흥시 주민참여예산 발전 방향 연구’에서 희망제작소가 제안한 내용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기반 형성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참여 계기는 다양하지만 목표는 하나!

시흥의 주민참여예산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분과를 기능별(기획홍보, 정책예산, 지역 예산 등)로 운용했기 때문입니다. 제도 운영 5년이 지나자, 제안 사업 개수와 사업 내용에 관한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정책예산분과를 3개의 주제별 분과로 나누기로 했습니다(교육문화, 도시환경, 주민복지). 또한 연임까지 마친 초대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로운 주민이 함께 참여하게 됐습니다.

우선 신규 위원이 지금까지 진행된 시흥의 주민참여예산을 이해하고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참여예산학교’가 진행됐습니다.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여 계기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청년 제안 사업이 의회에서 삭감되는 것을 보고 참여 의지가 생겼다는 청년, 지역회의에서 편성하는 사업 예산이 더 잘 쓰였으면 하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는 농민, 시민이 이끄는 정책과 정치인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해 참여한 주민자치위원, 내 아이의 고향인 시흥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참여한 어머니, 홍보 현수막을 보고 동네에서 보람찬 일을 해보고자 참여한 여든 넘은 시니어 분까지, 세대와 지위를 망라한 다양한 이야기가 주민참여예산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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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흥(興)에 겨운 시흥을 위해

올해는 사업제안서를 작성하기 위한 워크숍 방법에 변화를 주었는데요. 주민이 살고 싶은 시흥에 관한 공동 의제를 선정하고, 그에 따른 미래 모습을 각자 그려보았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것을 사업으로 구체화해보기로 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업이 많이 제안되었는데요.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동 의제로 ‘시민이 흥이 나는 삶’을 정한 조에서는 ‘시흥의 오작교’라는 결혼장려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시흥의 공공기관을 이용한 마을결혼식과 같은 컨셉인데요. 지역사회의 재능기부 및 협찬을 바탕으로 저렴하고 올바른 결혼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제안자들이 결혼을 앞둔 청년들이라 사업제안서를 작성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7개 동이 하나의 모토로 함께 만들고 키우는 공간’을 공동의제로 둔 팀은 ‘달려라 키친-공유주방 만들기’를 제안했습니다. 이 사업은 건강한 먹거리 교육을 통해 건강한 시흥시민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바른 먹거리 지역강사를 양성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강사를 지역에 파견해 교육을 진행합니다. 동네 공유주방을 활용해 공동체를 만드는 체계적인 내용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식기구 공유가 주가 되는 기존의 공유주방과 달리, 바른 먹거리 시민강사를 공동체 형성의 핵심 주체로 세우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이외에도 시민과 행정, 지역과 시민, 시민과 시민이 누구나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초록 우체통’, 어르신이 청년과 아동을, 청년이 어르신과 아동을, 아동이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는 어르신·청년·아동 상호 멘토링 프로그램, 따복버스를 활용한 주말 시흥 8경 투어버스 등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사업이 제안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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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주민참여예산학교 선생님

새로 시작하는 분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바탕으로, 더 많은 주민을 만나기 위한 ‘시민강사 양성교육’이 이어졌습니다. 동별로 찾아가 ‘찾아가는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진행하는 시민강사를 양성하는 교육으로 올해로 4년째 진행 중입니다. 주민참여예산을 쉽게 소개하는 방법,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워크숍 운영법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운영과정을 직접 설계했던 작년에 이어, 올해 교육에서는 시민강사들이 교안 내용 하나하나를 직접 논의하며 구성해보았습니다.

시민강사들이 만든 교안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이 흥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관한 고민이 묻어있다는 것입니다. ‘찾아가는 주민참여예산학교’가 17개 동 지역회의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관심 있는 주민과 추천받아 온 주민이 섞이게 됩니다. ‘예산’이라는 단어는 자칫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어 집중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따뜻한 인사로 교육을 시작하고, 참여예산에 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 빙고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한 붓으로 꽃 그리기’, ‘이 그림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완두콩 대마왕’ 등의 워크숍 기법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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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공동체 사업’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 공동체를 강화하는 시흥의 사례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준비한 사례로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참여예산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후 주민이 직접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찾아보는 워크숍이 구성됐습니다. 대략 교육을 구성한 시민강사들은, 교육과정과 시간을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함께 논의하고 수정했습니다. 올해 처음 참여한 한 시민강사는, 교육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주민과 함께 읽을 시를 직접 써보기도 했습니다.

나무를 심는 우리

우리 마을에 희망의 나무를 심습니다.
하얗게, 빨갛게 핀 꽃은 나비에게 희망을,
튼실한 열매는 새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그런 희망의 나무를 심습니다.

우리 마을에 행복의 나무를 심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맛있는 음식을 나눠 드시는,
그런 행복한 나무를 심습니다.

우리가 심은 나무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나무는 마을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나무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심은 나무에 씨앗이 맺혔습니다.

우리는
우리 마을에 나무를 심는 사람입니다.


행정과 주민, 소통으로 서로를 이해하다

시흥 주민참여예산학교의 마지막은 ‘지역회의 역량강화 워크숍’이었습니다. 지역회의는 시흥시 주민참여예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주민 참여가 맨 처음 직접 이뤄지는 회의체이기 때문에, 운영에 있어 주민과 행정의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동 지역회의 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주민과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행정이 함께 하는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그동안의 지역회의를 각자의 입장에서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지역회의를 운영하며 느낀 문제점이나 애로사항, 장애 요인을 색종이에 적고 테이블별로 논의하여 다섯 가지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한 공무원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업무 과부하를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주민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활동이 많은데, 주로 저녁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주민들 역시, 지역을 고민하고 소통하며 참여하는 지역민의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이는 참여 주민 위주로만 사업이 발굴되는 위험요소와 다양한 시각이 반영되지 못하는 어려움과도 연결되었습니다. 행정에 관한 애로사항도 나왔습니다. 주민의 활동리듬을 고려하지 않고 행정의 편의에 맞춘 회의와 행정절차는 참여를 막는 요소가 된다는 것입니다.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을 들어본 후에는 그간의 지역회의를 돌아보며 일반적으로 개선돼야 할 주제를 묶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조별로 하나씩 선택해 해결방법을 찾아보는 워크숍이 이어졌습니다. 주민과 공무원이 함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보면서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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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도 좋은 사례가 많아요

시흥의 17개 동 지역회의는 매해 각각의 운영계획을 세웁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도 똑같은 지역회의는 없습니다. 서로 다른 특징과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지요. 하지만 그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이 없어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워크숍 마지막 활동에서는, 각 동의 장점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동에 무엇을 적용할 수 있을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은 장곡동의 ‘학습 동아리 운영’이었습니다.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역사 관련 사업이 선정되었는데 많은 주민이 이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흥의 역사를 학습하는 동아리를 만들고 주민참여예산위원 중 역사 강사로 활동하고 계신 분을 초청해 학습여행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방법에 대한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전단지 한 장보다 물티슈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것을 함께 나눠주면 효과가 좋더라’, ‘주민참여예산을 알리는 어깨띠를 두르고 오전과 오후로 나눠 아파트를 돌아보는 것도 효과적이었다’, ‘마을에서 행복콘서트를 하면서 사이사이 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해 쿠키를 나누고 부채도 만들며 홍보했다. 올해에도 콘서트 열기 전날 빵을 구워 홍보하려 한다’ 등 주민의 경험에서 묻어난 살아있는 노하우가 공유되었습니다. 다른 지역의 선진사례도 좋지만, 우리 지역의 좋은 사례를 먼저 학습하고 나누는 시간이 더 많은 자극과 새로운 에너지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듯 시흥의 주민들은 각 동과 시 위원회에서 주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러 지자체에서 시흥을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력 덕분이겠지요.

마을에 행복의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모인 시흥시에 주민참여예산이 오래도록 든든한 희망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 글 : 오지은 | 지역혁신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역혁신센터

화, 2017/08/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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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어원은 ‘돈 내이소’?

모금은 기부라는 행위가 선행돼야 이뤄지는 것이라 먼저 기부(Donation)의 어원을 알아보았다. 다음과 같은 말이 회자하고 있었다.

구한말 한국에 외국의 많은 선교사가 들어왔다. 그들은 전국을 다니며 기독교를 전파하였는데, 선교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전국 각지에 예배당을 만들려는 곳이 늘어났다. 예배당을 지으려면 건축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시절 가난한 우리나라 신도들이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던 중 대구지역 신도들이 의논 끝에 선교사들을 찾아가 건축헌금을 도와달라며 “돈 내이소! 돈 내이소!”하였다. 선교사들이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다가 조금 지나서야 알아듣고 본국에 건축비를 요청하여 돈을 마련했다. 덕분에 예배당을 다 지을 수 있었는데, 이때 태평양을 건너간 돈 내이소가 도네이션의 어원이 되었다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영국 등지에서 상식처럼 알려져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chadoyeon

2016년 7월 무렵,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모금전문가학교에 관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나는 그전에는 직업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모금이라는 것을 해 본 일이 없다. 모금은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면서 손을 벌려야 하는 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여기저기 살펴보니 모금은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는 데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었다. 기부금은 복지사업을 하는 데에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었다.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또 복지 관련 분야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느낀 것이 있다면, 복지에는 예산이 많이 필요하지만 국가의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었다. 모금전문가학교를 알게 된 김에 모금 공부를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복지기관이 복지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모금을 해주는 일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모금은 착한 일을 하기 위해 착한 돈을 모으는 일

개강 첫날부터 요즘 시쳇말로 ‘빡센’ 수업이 진행됐다. 마치 고교시절 대학입시 대비 수업이 연상될 정도였다. 모금사례 강의를 듣고 모금기획과 요청기술에 관해 공부하며 현장학습을 거쳐 실제 모금실습에 이르자 ‘모금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조금이나마 모금에 대해 눈이 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모금은 착한 일을 하기 위해 착한 돈을 모으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모금을 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이 펀드레이저(fundraiser, 모금가)에게 긍정적 반응을 보이거나 기꺼이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모금실습을 하며 깨달았다. 실습 당시 나는 현직 시절 함께 지내던 동료 혹은 지역의 아는 사람을 만나서 기부를 권유했는데, 마치 보험에 가입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같아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모금요청 상대와 주로 식사를 했는데, 어떤 때는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고 예상했던 것만큼 모금이 잘 안 되곤 했다. 이럴 때는 ‘차라리 식대를 기부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만났던 대다수의 사람은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적게는 한 두 군데 많게는 대여섯 군데씩 이미 기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처음 말을 꺼낸 거지만, 그들은 벌써 여러 차례 기부 권유를 받아왔던 것이다. 더군다나 TV, 인터넷 등 온갖 미디어에서 기부를 끌어내기 위한 홍보(광고)를 쏟아내고 있어, 기부 제약요인 중 하나인 기부 피로감에 젖어있는 사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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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은 세상을 ‘바람직하게’ 바꾼다

요즈음 복지의 흐름이 상당 부분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한정된 예산으로는 현장 구석구석까지 복지의 손길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비영리민간단체와 기부금의 중요성은 점점 더 증대하고 있다. 따라서 모금에 관한 인식전환, 모금활동의 체계화, 기부자 개발, 기부자 관리, 모금·기부 관련 법령과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기부가 활성화되도록 모금종사자를 비롯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언론, 기업 등 각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모금활동에 임하는 펀드레이저의 의식과 사명감, 적극적이고 끈기 있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금은 세상을 바꾼다고 한다. 그것도 무척 바람직하게…

나 역시 좋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라 그런지 ‘기부의 명분을 구체화하라,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라, 기부가 이루어질 때까지 요청하라’는 등의 모금계 격언을 가슴 깊이 새기는 중이다. 모금 관련 분야에서 또 한 번 일을 해보고 싶어졌는데, 수료 후 해가 바뀌어서 그런지 배운 것들이 벌써 가물가물하다. 챙겨둔 교재를 보면서 복습이라도 해야겠다.

글 : 차도연 | 모금전문가학교 15기 수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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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3/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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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목민관클럽 제20차 정기포럼이 ‘지방·자치분권,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연다!’는 주제로, 2017년 5월 25~26일 이틀간 전북 정읍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포럼은, 지난 20여 년의 지방자치 한계점을 짚어보고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현장의 생생한 후기를 공유합니다.


역사의 증인, 말목장터 감나무

“1894년 1월, 고부 농민봉기로부터 시작되어 전국을 휩쓸었던 ‘갑오동학농민혁명’은 수십만의 희생자를 낸 채 좌절되었지만, 한국의 근현대사를 결정지은 역사적 사건이다. 봉건적 사회질서를 타파하고 외세의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를 높이 세운 우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중항쟁이었다.”
–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포럼에 앞서 참가자들은 근현대사의 운명을 가른 갑오동학농민혁명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정읍은 동학농민혁명군을 이끌던 전봉준 장군이 성장한 곳이자, 고부 관아 조병갑의 횡포에 맞서 동학농민혁명군이 집결하여 첫 승리를 거둔 곳이다. 동학농민군은 고부관아를 점령하고 나아가 전주성을 점령한 뒤 정부로부터 폐정개혁의 시행을 약속받는 전주화약을 맺는다. 그러나 정부가 폐정개혁을 미루자 농민군은 직접 각 고을에 집강소를 설치하는데, 집강소는 민중의 억울한 일을 해소하는 형태에서 각 지방의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기능으로 강화된다. 당시, 전남지역은 53개 모든 고을에 집강소가 설치되었는데, 집강소를 운영하면서 농민군의 자치의식도 높아졌다. 오늘날 지방자치의 싹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들어서니, 커다란 감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123년 전 농민군이 집결하고 전봉준 장군이 봉기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던 곳에 서 있던 나무라 한다. 역사의 증인인 셈이다. 2003년 태풍 ‘매미’에 쓰러져 비록 고사목이 되었지만, 꼿꼿한 모습을 바라보니 당시 농민군의 드높았던 외침과 얼마 전 광화문을 휩쓸었던 1,700만 촛불시민의 함성이 겹쳐진다. ‘잊혀진 역사는 반복 된다’고 했던가.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둘러보면서, 실패한 혁명을 완수하고 지난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는 일은 오늘 우리가 준비한 ‘지방·자치분권’을 제대로 이루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새 정부에 지방분권과 자치분권을 촉구한다

87년 민주항쟁 이후 부활한 지방자치, 20여 년이 흘렀지만 단체장과 의원을 주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 것을 제외하면 관선시대나 민선시대나 행정 시스템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대 2로 고정되어 있고, 지방정부의 입법, 행정, 인사, 조직권 등이 중앙정부의 강력한 통제 속에 머물고 있어 근본적인 구조와 기능개편이 필요하다.
이에, 목민관클럽 20차 정기포럼에서는 촛불시민혁명으로 새롭게 출범한 새 정부에게 더욱 근본적인 지방분권, 자치분권을 촉구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였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겸 자치분권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았던 김두관 의원을 초청하여 새 정부의 지방분권, 자치분권공약과 계획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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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발제] 지방분권·자치분권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자 / 김두관 국회의원

“문재인 대통령께서 시도지사를 포함하는 제2국무회의 신설을 약속하셨다. 저는 이게 주목할 만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드리면, 제가 행자부 장관으로 주민투표제를 도입할 당시 고건 총리나 차관, 기조실장은 반대했다. 하지만 당시 노무현 대통령께서 추진 의지를 보이면서 한 달 후 결국 주민투표제를 도입할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경선 당시 지방분권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지방분권강화를 위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정책협약에 서명하셨다. 최근 발표한 대통령 비서실 개편안에도 정무수석 아래 자치분권 비서관을 두는 것으로 되어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과 사무, 재정을 지방으로 과감하게 이양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와 함께 국회의 역할,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여기 계신 지방자치단체장들께서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국회의원들에게 지방분권, 자치분권의 필요성을 적극 역설하고 요구해 주셔야 한다.”

[기본발제1] 지방정부의 과세자주권을 보장하라 /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문석진 청장은 지방분권과 자치분권의 핵심은 재정분권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재정분권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줄 것을 주문하였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1992년 지방정부 재정자립도가 69.6%였는데, 2015년은 45.1%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시군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재정자립도는 계속 떨어진다. 재정 상황으로는 지방자치가 후퇴하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대 2 구조지만, 중앙과 지방의 재정지출액은 4대 6구조이다. 그만큼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재정을 통제한다는 의미이며, 세입과 세출의 불균형은 재정자주권을 훼손하고 지방자치의 실효성을 약화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지방소비세 증액, 부동산분 양도소득세의 지방세 이양, 법인세의 공동세화 등으로 국세와 지방세 구조를 최소 6대 4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두 번째, 지방교부세 비율도 현행 내국세의 19.24%에서 22%로 확대하여 지방의 자주재원을 적정수준으로 확보해야 한다. 세 번째, 최근 지방재정 부담을 가중하고 있는 복지사업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특히, 지방정부의 재정여건과 관계없이 제공돼야 하는 국민 최소수준 복지사업인 생계급여, 의료급여, 기초연금, 영유아 무상보육 등 4대 기초복지사업은 전액 국비지원사업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기본발제2] “전략적으로 ‘자치권 근본주의’시각을 갖자” /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이어 민형배 청장은 개별적인 개선사항보다 근본적인 시각의 변화, ‘전략적으로 자치권 근본주의 시각을 갖자’라는 제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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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에 앞서, 중앙을 전제로 하는 지방이라는 용어를 폐기해야 한다. 또한 단체자치가 아닌 주민자치 확대에 궁극적 목표를 두어야 한다. 자치권 근본주의 시각에서 중앙정부와 국회, 지역정부가 함께하는 지방자치가 필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정부 단위를 재조정해야 한다. 현재 기초와 광역으로 이중화되어 있는 ‘지방자치’의 제도권역을 일원화하여, ‘지역정부’로 가능하게 만들고, 그 지역정부 아래 동네 단위의 주민자치를 두어야 한다.”

[기본발제3] 지방분권 개헌, 시민참여가 절실 / 김윤식 시흥시장

“지방분권형 개헌방안은 오랫동안 학계, 시민사회에서 논의되었고, 그 내용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담겨 있다. 현재, 대한민국 법률이 6,595개라고 하는데, 이 가운데 지방자치와 관련된 조항이 3,200여 개라고 한다. 개별 법률을 통해 자치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3,200여 개의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불가능하다. 결국, 현행 우리 헌법이 담고 있는 중앙집권적 권력 구조를 바꿔야 한다.
지방분권형 개헌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국민의 거부감이다. 시대정신이 요구하면 헌법을 그것에 맞게 바꿔야 한다. 하지만 기득권을 가진 정치권이 심어놓은 헌법 개정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국민에게 퍼져 있다. 국회에서 개헌특위가 6월까지 활동할 계획인데, 중앙권력 중심의 현재 구조로는 지방분권 논리가 들어갈 틈이 없다. 목민관클럽 등 지방자치 세력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새 정부의 국민참여 개헌논의기구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행 헌법과 법률에는 국민발의권이 없는데, 진정한 자치를 위해서는 국민발안, 발의권이 먼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지정토론] 지방분권은 전쟁이다 / 김성호 국회 개헌특위 지방분권분과 간사

“지방분권, 자치분권을 당연히 지향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실지 모른다. 하지만 재정과 권한을 나눠야 하는 중앙부처와 국회의원의 생각은 다르다. 제가 국회 개헌특위 지방분권 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데, 자료집에 첨부된 내용을 제시하니 국회의원 다수가 반대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앙부처도 마찬가지이다. 장관이나 총리가 버티면, 대통령이 아무리 하고 싶어도 추진하기 어렵다. 대통령 재가를 얻어도 부처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실현하기 힘들다. 절실함이 필요하다. 국회의원들이 ‘지방분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낙선하겠구나’라는 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지난 촛불 민심과 같은 일이 각 지역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지방분권 개헌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참가자는, 지방분권과 자치분권이 다양성을 확보하고 국가 경쟁력을 키우며 민주주의 발전에 필요한 방향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다만,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중앙관료와 국회라는 벽을 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분권이 국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와 믿음이 필요하다. 123년 전 세상을 개혁하고자 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절실함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작은 변화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였다. 목민관클럽이 더욱 열심히 달려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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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송정복 | 목민관클럽팀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정읍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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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6/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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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협동조합 씨앗(C.Art)는 희망제작소가 2016년에 진행한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완주지역 사업파트너입니다. 씨앗은, 1단계 상상학교, 2단계 재능탐색워크숍, 3단계 내일찾기프로젝트 등 사업진행의 전 과정에서 완주의 청소년들이 지역에서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씨앗 소속의 한 활동가분께서 사업 진행 소감을 적어 보내주셨습니다. 그 내용을 공유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를 보면 2013년 이후 지역으로 이주를 꿈꾸거나 실행하는 20~30대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도시의 갑갑함을 버리고 지역으로 향한 청춘들. 효율성과 성과를 중시하는 일 중독 사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 직접 자신의 삶을 만들겠다는 ‘문화적 삶’을 꿈꾸는 청년들의 농촌 이주 현상을 단순히 ‘귀농, 귀촌’이라는 이전의 용어로 국한하기는 어려워졌다. 일본에서 등장한 ‘반농반x1)처럼 ‘농사를 조금 지으며 생태적 삶을 실천하고, 나머지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의 귀농이 전업농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 지금의 청년세대는 농사뿐 아니라 대안적인 삶(다른 삶)과 문화적 귀농, 귀촌 등으로 확장된 관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탈자본화된 상상, 농촌에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이는 삶의 방식으로 농(農)을 받아들이는 한편, 자신의 재능을 농촌에서 활용하고 재미있는 일을 만들려는 다양한 시도로 연결되고 있다. 직업 대부분이 도시화·산업화 단계에서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 도시는 청년들에게 더는 충분한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산업화 시절, 농촌의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다. 그러나 그 도시의 젊은이들은 비정규직이나 취업준비생 또는 백수로 살아가고 있다. 경쟁적이고 소비적인 도시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농촌으로 관심을 돌리는 청년들이 등장했다. 청년들의 ‘탈자본화된 상상’을 농촌에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청년과 지역사회가 농(農)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소통하고 관계 맺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에 관한 방안을 모색하는 실험이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고 있다.

원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방식의 ‘일’을 상상하고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완주에서는 귀촌한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문화예술협동조합 ‘씨앗[C.Art]’이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지역’과 ‘청(소)년’과 ‘일’을 연결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또한 사회적경제, 문화기획, 교육기획, 디자인, 음악, 영상, 요리, 목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과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커뮤니티비즈니스를 실현하는 중이다. 덕분에 희망제작소와 함께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청소년들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 8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의 시도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청소년 창직활동의 모델을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이르지만, 이 기간에 청소년, 교사, 학부모 등에게 울림을 주고 확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청소년 교육과 활동이 확장성을 가질 수 있도록 공교육 내의 진입이 이뤄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진로탐색에서 청소년 당사자와 더불어 학부모와 교사, 지역 내 활동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갔다는 것이다. 더불어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기존 세대가 만들어 놓은 사회에 갇히지 않도록,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방식의 ‘일’을 상상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었다.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미래에 그들이 활동할 일터인 지역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또 미래의 동료로서 무엇을 준비하느냐이다. 아이들에게 준 희망과 용기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2013년,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며 지역으로 왔다. 하지만 지역은 아직도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신화에 머물러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이 공고한 신화를 무너뜨리거나 획기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을 기반으로 사고하고, 지역에 남는 일(또는 돌아오는)이 더는 모자람 혹은 실패로 인식되지 않게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앞서 언급한 신화에 조금씩 균열은 낼 수 있지 않을까?

글 : 키키|문화활동가

1) 반농반X의 삶 : 농업을 통해 꼭 필요한 것만 채우는 작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삶의 방식

수, 2017/02/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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