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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팬데믹 구제지원금 논쟁 – 예일대 연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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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팬데믹 구제지원금 논쟁 – 예일대 연구보고서

admin | 수, 2020/08/12- 21:46

편집자 주:

팬데믹 실직수당 지원금(주당 600불)에 대해 미국 내에서 일고 있는 논쟁은 한국에서도 향후 전개될 기본소득 도입여부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갖게 한다. 공화당의 입장은 관대한 구제지원은 노동자를 게으르게 만들며 동시에 재정적 부담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예일대 연구보고서는 관대한 지원과 노동시장과는 아무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 기본소득과 재난지원에 관한 한국적 문제점은 관료들이 재정부담을 핑계로 무조건 저항하는 점이다. 이들은 속성상 기득권보호의 전위세력이다. 재난지원 또는 기본소독에 재정의 부족분에 대해, 재정 건전성이란 구실의 방어막으로 저항할 것이 아니라, 과감한 증세(보유세포함, 공유재와 자산에 대한 담대한 누진과세)를 통해서 충당하고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실업상황의 임시지원수당 주당 600불의 일차적 시한이 7월31일로 종료되었다.

미국 공화당측에서 7월말로 종료된 주당 600불의 임시지원금을 연장하면 종업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올 동기가 상실된다면서 이의 연장을 거부하는 가운데, 예일대학교의 경제팀이 지난주 공화당의 논쟁이 잘못된 것임을 비판하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핵심은 공화당의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저주받을 만큼 ‘매우 수치스러운 것’이고, 오히려 지원금은 미국전역에서 고통을 받는 많은 시민들에게 광범위하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 3월 달 연방의회가 의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코로나지원-구제-경제안전법 (CARES)는 팬데믹으로 인한 실업자들에게 기존의 국가실업수당(UI)에 더하여 매주 600불을 추가로 지급하여 저소득층만 아니라 중간소득층에게도 평시의 소득을 넘어서는 수입을 보장했다. 그러나 7월31일부로 시한이 종료되는 지원법에 대하여 민주당이 연장을 제안하자,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이를 거부하고 나섰다.

추가지원의 연장에 대해 국민들이 지지를 확인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더구나 경제학자들도 현 상황에서 이를 종료시키면 국가에 재무적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소속 연방의원들은 구제지원의 연장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이 거부하면서 내놓은 주장의 요지는 기본수당의 추가 혜택이 팬데믹 상황에 해고를 남발하고 평소의 수입보다 많아지기 때문에 경제활동이 재개되어도 종업원들이 기존의 일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일대학의 연구보고서는 공화당의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확인한다. 연구를 진행한 경제학자들은 개별가정들의 주당 수입현황과 중소기업의 근무시간확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추가지원이 일에 대한 의욕을 감퇴시키며 이를 연장한다고 팬데믹 상황이 종료된 이후 일자리로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였다.

예일대학의 보고서는 관대한 구제지원이 경제를 망칠 것이라는 공화당의 고민거리(저항) 즉 일시 실업에 대한 혜택이 지나치면 사람들이 상황종료 후에도 일자리로 되돌아 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거짓된 (조작된) 망상임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제지원법(CARES)에 의해 시행된 관대한 혜택이 고용의 경로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코로나 위기상황으로 노동수요가 붕괴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공동발표자인 예일대 경제학 교수 Joseph Altonji가 밝혔다.

개별가정의 데이터는 미국 일반노동시장의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지만, 주로 주급으로 일하는 일용직 일자리인 주점과 레스토랑 그리고 소매업 등 분야에서, 연구자들이 분석한 노동시장의 움직임은 팬데믹의 충격과 비대칭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일대 팀은 추가보고서에서 자신들의 개별가정 분석치와 연방정부의 인구조사보고서 중 노동관련 결과와 재차 비교하여 분석하였으며 결과는 매우 유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관대한 구제지원금을 수용한 그룹들이 실제로 혜택을 받지 않은 그룹들과 비슷하거나 미세하지만 오히려 (공화당 주장과는 반대로) 빠르게 일자리로 복귀하는 것을 발견했다.

시카고의 연방제도에서도 유사한 추이를 확인했다. “현재로 구제지원의 혜택을 받고 있는 그룹이 지원금이 소진된 그룹의 사람들보다 2배 이상 열심히 신규일자리를 찾고 있다.” 시카고 연방제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실직수당(UI)은 실직 전에 받았던 주급의 35% 수준으로 실직자들은 이를 6개월간 수급한다고 한다.

실직수당을 받는 그룹은 일자리 찾는데 주당 14시간 정도 소비하고 한 달에 평균 12건의 취업희망서를 작성한다. 추가의 구제지원을 받는 그룹들은 상기 수치의 두 배 정도를 구직활동에 할애한다는 뜻이다.

연방하원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HEROES법안(건강-경제회복-긴급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실직수당(UI)에 600불을 추가하는 것을 내년 1월까지 연장하는 것을 통과시켰으나, 상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공화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Mitch McConnell상원의원은 이를 확정하기 위한 투표의 상정을 거부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HEALS(건강-경제지원-부채방지-학교지원)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주당 지원금을 600불에서 200불로 낮출 것을 대체 제안하고 있으며, 지원금의 시효를 실직수당의 복잡한 심사를 거처 실직 전의 70% 수준으로 인상하는 법이 통과되어 시행될 때까지로 제시하고 있다.

상기 공화당 법안은 이미 트럼프 백악관의 동의를 거친 것이지만,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실직자들은 지원금의 도움이 절박한데 새로운 법이 시행되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 지원에 대한 논쟁이 시간을 끌며 지지부진해지자, CNBC방송의 Change-Research 프로그램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주요 주정부(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에서 유권자 대부분은 현재까지 진행된 주당 600불의 추가지원을 지속하는 것(민주당의 법안)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조나, 플로리다,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에서 유권자의 62%가 강력한 구제지원의 지속을 지지했다.

상원에서 소수당인 민주당 원내대표인 Chuck Schmer의원은 MSNBC TV와 인터뷰에서 공화당은 공공보건의 위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보조금을 삭감함으로써, 미국 공민들을 위해 일하는 일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이해에도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지원금을 1/3로 축소)이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바이며, 자신들의 뜻대로 하도록 내버려 둡시다(let them eat cake). 그들은 우익적인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정부의 돈을 마구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고집을 세우고 있습니다. 국가를 위해서 자신들의 유권자들의 이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인데도 말입니다.”

그는 덧붙여 이야기 했다 “ 수치스러운(disgrace) 일입니다. 공화당의 법안(HEALS)는 달리 말하자면 기업의 이익에 항복하자는 것이죠. 우리 민주당은 당당하게 지켜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의 필요가 현실적이고 절절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우리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기에, 연방하원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HEROES(현재의 지원금을 지속하는) 법안이 확정될 때까지 단호하게 싸워나갈 것입니다.”

 

추가 기사 – 뉴욕타임즈의 8월03일자 크루그만 교수의 칼럼을 번역없이 참조자료로 추가 합니다.

Republicans Couldn’t Care Less About the Unemployed

Their cruelty and ignorance are creating another gratuitous disaster.

A couple waiting with their children to get help filing unemployment insurance claims in Oklahoma.Credit…Joseph Rushmore for The New York Times

In case you haven’t noticed, the coronavirus is still very much with us. Around a thousand Americans are dying from Covid-19 each day, 10 times the rate in the European Union. Thanks to our failure to control the pandemic, we’re still suffering from Great Depression levels of unemployment; a brief recovery driven by premature attempts to resume business as usual appears to have petered out as states pause or reverse their opening.

Yet enhanced unemployment benefits, a crucial lifeline for tens of millions of Americans, have expired. And negotiations over how — or even whether — to restore aid appear to be stalled.

You sometimes see headlines describing this crisis as a result of “congressional dysfunction.” Such headlines reveal a severe case of bothsidesism — the almost pathological aversion of some in the media to placing blame where it belongs.

For House Democrats passed a bill specifically designed to deal with this mess two and a half months ago. The Trump administration and Senate Republicans had plenty of time to propose an alternative. Instead, they didn’t even focus on the issue until days before the benefits ended. And even now they’re refusing to offer anything that might significantly alleviate workers’ plight.

This is an astonishing failure of governance, right up there with the mishandling of the pandemic itself. But what explains it?

Well, I’m of two minds. Was it ignorant malevolence, or malevolent ignorance?

Let’s talk first about the ignorance.

The Covid recession that began in February may have been the simplest, most comprehensible business downturn in history. Much of the U.S. economy was put on hold to contain a pandemic. Job losses were concentrated in services that were either inessential or could be postponed, and were highly likely to spread the coronavirus: restaurants, air travel, dentists’ visits.

The main goal of economic policy was to make this temporary lockdown tolerable, sustaining the incomes of those unable to work.

Republicans, however, have shown no sign of understanding any of this. The policy proposals being floated by White House aides and advisers are almost surreal in their disconnect from reality. Cutting payroll taxes on workers who can’t work? Letting businesspeople deduct the full cost of three-martini lunches they can’t eat?

They don’t even seem to understand the mechanics of how unemployment checks are paid out. They proposed continuing benefits for a brief period while negotiations continue — but this literally can’t be done, because the state offices that disburse unemployment aid couldn’t handle the necessary reprogramming.

Above all, Republicans seem obsessed with the idea that unemployment benefits are making workers lazy and unwilling to accept jobs.

This would be a bizarre claim even if unemployment benefits really were reducing the incentive to seek work. After all, there are more than 30 million workers receiving benefits, but only five million job openings. No matter how harshly you treat the unemployed, they can’t take jobs that don’t exist.

It’s almost a secondary concern to note that there’s almost no evidence that unemployment benefits are, in fact, discouraging workers from taking jobs. Multiple studies find no significant incentive effect.

And unemployment benefits didn’t prevent the U.S. from adding seven million jobs, most of them for low-wage workers — that is, precisely the workers often receiving more in unemployment than from their normal jobs — during the abortive spring recovery.

By the way, a great majority of economists believe that unemployment benefits have helped sustain the economy as a whole, by supporting consumer spending.

So the attack on unemployment aid is rooted in deep ignorance. But there’s also a strong element of malice.

Republicans have a long history of suggesting that the jobless are moral failures — that they’d rather sit home watching TV than work. And the Trump years have been marked by a relentless assault on programs that help the less fortunate, from Obamacare to food stamps.

One indicator of G.O.P. disingenuousness is the sudden re-emergence of “deficit hawks” claiming that helping the unemployed will add too much to the national debt. I use the scare quotes because as far as I can tell not one of the politicians claiming that we can’t afford to help the unemployed raised any objections to Donald Trump’s $2 trillion tax cut for corporations and the wealthy.

Nor was disdain for the unlucky the only reason the G.O.P. didn’t want to help Americans in need. The recent Vanity Fair report about why we don’t have a national testing strategy fits with a lot of evidence that Republicans spent months believing that Covid-19 was a blue-state problem, not relevant to people they cared about. By the time they realized that the pandemic was exploding in the Sun Belt, it was too late to avoid disaster.

At this point, then, it’s hard to see how we avoid another gratuitous catastrophe. The fecklessness of the Trump administration and its allies means that millions of Americans will soon be in dire financial straits.

 

출처: CommonDreams on 2020-07-29.

Jessica Corbett

staff writer of CommonDreams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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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 재원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조달된다.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면서 코로나19로 집행이 부진한 사업 규모를 줄이는 방식이라 국가채무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소요 규모는 9조1000억원 수준이며 이 중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규모는 약 7조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최대한 기존 세출사업의 구조조정으로 충당하겠다”고 말했다.

(중략)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줄어든 9조1000억원 가운데 2조5000억원은 국고채 이자상환처럼 정부 지출 변화 없이 비용 재산정 등의 방식으로 삭감됐다.

기존 사업비 감액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이번 2차 추경도 이 같은 방식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 융자 사업의 경우에는 이자 차액만 보상하는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실제 비용을 지출하는 사업 규모를 줄이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부풀린 숫자를 줄이는 방법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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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0/03/3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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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캠페인은 "차별의 벽을 함께 넘는 시도"입니다.
코로나19, 어느 누구도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럴수록 차별, 편견, 배제가 아닌 함께 살아 갈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였지만 배제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배제없는 재난기본소득, 시민들이 만들자'캠페인은 시민들과 함께 차별과 배제의 벽을 넘어서는 시도입니다. 모두가 누려야 할 재난기본소득에 차별과 배제가 함께 갈 수는 없습니다. 지급에서 배제된 이들도 동료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도 배제 되지 않는 사회, 차별의 벽을 넘는 시도에 동참해주세요.

- 참여기간
2020년 4월 21일(화)부터 2020년 8월 31일(월)까지
- 계좌번호
농협 143-17-005308 (예금주:경기공동모금회)
-기부금영수증
사랑의열매는 법정기부금 단체로, 개인기부자의 경우 소득 금액의 100% 한도로 공제받을 수 있으며 세액공제율 15%(1천 만원 초과분은 30%)가 적용됩니다. 기부 즉시 기부금영수증 발행이 가능하며, 국세청 연말소득공제 전산시스템과 기부내역이 연동되어 편리하게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수, 2020/05/20-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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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을 대응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소식을 비롯해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코로나19과 관련해 재난긴급지원금과 기본소득에 관한 기고를 전합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인 레베카 솔닛은 재난이 고통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재난이 “선물이 도착하는 통로”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다만 그럴 수 있기 위해서는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새로운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미증유의 사회적, 경제적 위기 속에서 모든 국민에게 주어진 긴급재난지원금과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 재난 기본소득이 당장의 어려움을 벗어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새로운 것을 상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심대하기 때문에 이미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주기화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런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차분히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에서 대다수는 이미 재난 상황 속에서 살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IMF 외환위기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글로벌 자본주의는 그 이전부터 이른바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흐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 더 불거지긴 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에 대한 경고도 이미 오래 전부터 울리고 있었다. 최근에는 로봇화와 인공지능(AI)의 발전 속에서 더욱 불확실한 미래가 현재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보면 코로나19 위기는 갑자기 우리의 삶을 바꾼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재난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우리의 사회적, 경제적 생활이 불안정하다고 했는데, 또 한 가지 특징을 들자면 쉬지 않고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주기화와 장기화는 경제 활동이 주기적으로 중단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보건뿐만 아니라 경제적 보장, 즉 소득 보장의 문제가 될 것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전국민고용보험’은 이런 변화에 맞추어 위기 시에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난점이 있다. 사회보험의 한 축인 고용보험(혹은 실업보험)은 다른 사회보험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풀타임 고용을 전제로 한다. 이를 통해 정상적인 고용 시기에는 기여금을 내고, 실업이라는 비정상 시기에는 실업급여를 받으며, 필요한 경우 재교육과 훈련 등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증가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계약직  등을 고용보험으로 포괄하는 것은 유인도 적고, 고용-실업을 나누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자영업자의 경우는 어느 정도 어려워져야 실업이라고 볼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있다.

물론 적절한 가입 유인을 제공하고, 더 관대한 방식으로 실업을 판정하는 방식을 추구할 경우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을 수 있다. 다른 하나의 문제는 고용보험은 경제활동인구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주로 여성인 가정주부가 빠지게 되고, 앞으로 점점 일자리가 줄어들 경우 고용보험에 포괄될 기회조차 못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고용은 여전히 중요할 것이며, 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대량 실업이 발생할 경우 그 사회는 붕괴 지경에 다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전국민고용보험과 함께 고용 유지 지원금 같은 제도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불충분하거나 불완전할 것이다.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기본소득은 모두의 권리이며, 모두에게 경제적 보장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리고 이런 기본소득 아이디어가 오늘날 부상한 것은 기존의 복지국가가 잘 작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까운 장래에도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기존의 복지 체제는 여러 가지 난점을 제외하고도 근본적으로 사각지대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이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개별적으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분명 여전히 낯선 아이디어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라는 긴급 사태가 이런 낯선 아이디어에 기대 보편적인 긴급재난지원금의 실시를 가능케 했다. 이는 하나의 정치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전 국민이 보편적인 경제적 보장의 권리를 열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한국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잘 견뎌내고 있는 배경에는 ‘메르스 때의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경험이 지금의 토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 연대의 정신이었을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시대는 누구나 예측하듯이 이전과는 다를 것이며, 이는 우리에게 창조성과 연대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바탕에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논쟁에서 바로미터 역할을 한 보편적 권리의 정당성이 있을 것이다.

* 해당 기고의 원문은 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글: 안효상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상임이사

수, 2020/06/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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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형 기본소득, 사회수당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기초보장연구센터장

 

코로나19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1월 시작된 이후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며 4차 유행에 접어들고 있다. 2020~2021년 사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과거의 위기상황과 다르게 전국민을 대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정부의 긴급지원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세계적으로는 1억 8천 8백만 명이 확진을 받고 4백만 명이 사망하였으며, 한국 역시 7월 들어 매일 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4차 유행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은 최근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 회의를 통해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외국에서도 한국의 위상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외형적으로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오를 만큼 위상이 높아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한국은 지난 1997년 12월 시작된 IMF 구제금융 위기를 극복하면서 빠르게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해 왔다. 대표적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ᆞ장애인연금, 장기요양보험, 근로장려세제 등과 더불어 무상보육, 무상급식, 고등학교 의무교육 확대 등이 도입되거나 확충되었다. 현 정부 들어서도 아동수당(만 7세 미만), 기초연금 급여 확대, 건강 보험 보장성 확대, 지역사회 통합돌봄 등 사회보장 확대는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여년 간의 사회보장 정책 확대가 코로나 19 위기 속에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을까. 현재 상황을 보면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방역강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과거와 유사하게 일상 생활속에서 취약계층(노인, 장애인 등), 빈곤층 및 불안정 고용층은 여전히 사회적 위험을 경험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참여계층 역시 실업, 휴업, 폐업 등으로 인해 불안정한 임금 및 소득으로 인한 생활 상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외형상 다양한 사회보장제도가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제도 간 연계, 빠져 있는 사각지대 문제 등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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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추경편성과 긴급재난금 등의 지원을 통해 부족한 부문을 지원하고자 하고 있지만, 즉시 그리고 필요한 시기에 바로 지원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0년 5~8월 사이 전국민에게 제공된 긴급재난지원금만이 일시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당시 전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막연히 듣고 인식하고 있었던 기본소득(Basic Income)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증가하였다.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부족한 사회보장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으며,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기본소득은 차기 정부의 주요한 아젠다로 부상하고 있다.

 

기본소득과 관련해서는 기본소득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과 더불어 단점으로 지적되는 급여적정성, 재원조달 등에 있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여러 연구자들 간에도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어,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본래의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잘 알 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기본소득에 대한 단점을 보완하고, 미래에 완비된 기본소득을 달성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과도기적 기본소득(김교성 외, 2017) 혹은 범주형 기본소득 (백승호ᆞ이승윤, 2019; 이지은, 2020)이 대두되고 있다. 과도기적 기본소득은 근로 연령대와 아동,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인구집단별로 급여를 지급하자는 방안이다(김교성 외, 2017, p.306~308). 범주형 기본소득 역시 특정 범주에 있는 개인에게 무조건적,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의미한다(이지은, 2020). 이는 오랜 기간 복지국가에서 운영되어온 사회수당과 동일한 의미이기도 하다.

 

사회수당(Social Allowance)에 대해서 살펴보면, 사회수당은 공공부조와 같은 잔여적 사회보장제도와 대비되는 것으로 보편적 복지제도를 의미한다(노대명 외, 2009). 노대명 외(2009) 연구 에서는 사회수당의 특징을 네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 사회수당은 자산조사(Means-Test), 근로참여 등과 같은 조건을 부여하지 않는 보편적인 소득보장제도를 의미한다. 무조건성을 강조하는 기본소득과 동일하다. 둘째, 사회수당은 인구학적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성 급여를 의미하며 이런 측면에서 데모그란트(Demogrant)로 표현 될 수 있다. 기본소득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셋째, 급여에 있어 최저소득보장제도(Guaranteed Minimum Income)로서 보완적 소득보장제도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넷째, 사회수당은 시민권에 근거하 는 소득보장제도로 일정기간 거주한 주민을 대상 으로 지급되는 급여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수당은 사회보험과 다르게 일반조세를 기반으로 한 급여라는 점에서 소득재분배 기능을 가지고 있다(노대 명 외, 2009, p.26). 이와 같은 특성을 기준으로 보면 아동에게 제공되는 아동수당,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수당 등이 대표적인 사회수당제도로 볼 수 있다. 사회수당이 무조건성을 기준으로 하는 점은 기본소득과 동일하지만, 특정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급여라는 점에서는 기본소득과 차이가 있다.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단계적 확대 방안으로 제시된 범주형 기본소득은 사회수당의 특성을 최대한 이용하고자 하는 대안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회수당의 형태로 지원되는 현금 급여로는 만 65세 이상 노인과 중증장애인 중 70%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기초연금 및 장애인 연금이 있으며, 2018년에 도입되어 2019에 만 7세 미만 아동으로 확대된 아동수당을 들 수 있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의 경우 전체 노인과 중증장애인이 아닌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 급여가 지급되고 있어 연구자에 따라서는 사회수당으로 보기보다는 공공부조로 보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형태적으로는 사회수당으로 볼 수 있다.1)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한 문제로 양극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근로빈곤층 등), 저출산 및 고령화,1인가구증가 등 가족구조 변화 등 을 들수 있다(김태완 외, 2020). 물론 이외에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등의 중장기적 위기 상황이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로 볼 수 있지만, 현재 직면한 위기는 양극화와 저출산 및 고령화에 더불어 코로나19 등이 직면한 위기로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한국의 사회보장제도가 외연적으로 확대되어 왔음에도 문제2)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현 정부에서도 사회보장 확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조정이 있었지만, 기준중위소득 30% 이상(소득분위로 약 5~7%)의 취약계층은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사회안전망이 탄탄해지고,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수당제도에 대한 변화 혹은 개혁이 필요하다. 먼저 기존에 도입된 수당제도들에 대한 보완 혹은 확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만 65세 이상 노인과 중증장애인의 70%에게만 제공되고 있는 기초연금과 장애인 연금을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 즉 만 65세 이상 노인 전체와 중증장애인 전체에게로 현금 급여가 확대되고 사회수당의 본래 모습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노인빈곤율, 노인자살률은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현 세대 노인의 경우 1998년 국민연금이 전국민 확대시 연금수급요건을 채우지 못하거나, 완전노령연금의 조건에 맞출 수 없는 대상들이었다. 따라서 기초연금이 전체로 확대되면서, 저소득 노인들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현세대 노인들에 대한 소득보장제도가 강화되어야 한다. 중증장애인 역시 장애로 인해 노동시장 참여가 쉽지 않으며, 장애 로 인한 추가비용 등 부가적 지출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들을 생활안정을 돕기 위해서도 장애인 연금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만 7세 미만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수당 역시 지급 대상에 대한 확대가 필요하다. 저출산 위기가 높아지고 아동 양육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아동수당 지급대상의 확대가 필요하다. 1차적으로는 초등학교 전학년(만 12세 미만) 아동까지 아동수당을 확대해야 한다. 더불어 다자녀 가구에 대한 급여 차등에 대한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양극화, 빈곤문제 극복을 위해 추가적 사회수당제도가 도입되었으면 한다. 청년과 만 50~64세 이하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수당이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청년층은 생애주기 특성상 처음 사회진출, 미래 사회자원 등의 중요한 위치에 있음에도 경기침체, 잠재성장률 하락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역시 직접 적으로 받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을 위한 수당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며칠 전 발표된 한국판 종합뉴딜의 후속 조치 중 하나로 청년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자산형성 지원(청년내일저축계좌+청년희망 적금+청년형 소득공제장기펀드+장병내일준비적 금)이 도입되었다(기획재정부 보도자료, 2021). 현재 제기된 자산형성지원제도는 청년들의 현재 위기에 바로 대응할 수 없으므로 청년층이 안정적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청년수당과 같이 제도가 새롭게 도입되어야 한다. 단지 아동 수당이 일부 연령을 대상으로 지원되고 있듯이 청년수당 역시 모든 청년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일정한 연령을 대상으로 우선도입 되었으면 한다. 만 50~64세 이하 중고령층를 대상으로 한 사회수당 역시 도입이 절실하다. 중고령층은 양극화 되어 있어, 안정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중고령층도 있지만, 한국의 빠른 직장 은퇴로 중고령층의 조기퇴직은 일상화되었으며, 노동시장에서 벗어난 이후 생활고를 경험하는 중고령층 역시 함께 존재하고 있다. 이들 취약한 중고령층이 다시 재기하고,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수당과 교육훈련 등이 함께 제시될 필요가 있다. 내년 20대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각 정당에서는 다음 정부에서 운영할 공약 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 중에 하나로 사회수당제 도가 포함되기를 바란다.

 

한국은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회원국 중 처음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편입되었다. 경제적으로 이제 한국은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오랜 기간 국민들의 단합된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국가는 선진국으 로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국민들의 삶의 질, 행복 감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3) 이제 국민들의 행복 수준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 질 필요가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 중 하나가 사회수당제도이다. 사회수당제도의 구비를 통해 한국 사회가 명실상부하게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선진국 지위에 부합되는 결실을 얻기를 바란다.


1) 현재 국내에서는 특정 대상을 대상으로 현금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로 근로장려세제ᆞ자녀장려세제, 양육수당, 한부모 가족수당 등이 있다. 이들 제도 역시 특정대상을 중심으로 급여가 지급되는 점에서 수당의 형태로 볼 수 있지만, 소득기준, 근로조건, 가족 등의 조건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수당과는 다르다 볼 수 있다.

2) 한국의 대표적 사회보장제도는 사회보험은 코로나19 속에서 사각 지대의 심각성을 드러나게 했다. 실업, 폐업 등의 위기 속에서 고용 보험은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으며, 국민연금은 여전히 노인빈곤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부조 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도 2021년 10월 생계급여에서도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될 예정이지만, 이는 기준중위소득 30% 이하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기준중위소득 30% 이상의 빈곤, 취약계층은 여전히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져있다.

3) 유엔(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2018~2020년 평균 국가 행복 지수는 10점 만점에 5.85점으로 149개국 중 62위, OECD 37개 국가 중에서는 35위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시사저널, 한국 행복지 수 OECD ‘최하위’ 낙제점 이유는? 2021. 5. 19. 보도 http://www. sisajournal.com, 2021. 7. 16. 인용)

 

참고문헌

기획재정부(2021). 한국판 뉴딜 2.0. 보도자료 별첨1. 

김교성ᆞ백승호ᆞ서정희ᆞ이승윤(2017). 기본소득의 이상적 모형과 이행경로, 한국사회복지학 69(3). 

김태완ᆞ이주미ᆞ정은희ᆞ최옥금ᆞ최유석ᆞ송치호ᆞ박은정ᆞ김보미(2020), 우리나라 소득분배 진단과 사회보장 재구조화 방안, 연구 2020-2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노대명ᆞ여유진ᆞ김태완ᆞ원일(2009). 사회수당제도 도입 타당성에 대한 연구, 연구 2009-13,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백승호ᆞ이승윤(2019). 기본소득기반 복지국가 재설계. 정의정책연구소.

이지은(2020). 기본소득과 기본소득이 아닌 것들, 복지이슈 FOCUS, 경기복지재단.

시사저널. 한국 행복지수 OECD ‘최하위’ 낙제점 이유는?. 2021. 5. 19. 보도. http://www.sisajournal.com 2021. 7. 16. 인용.

일, 2021/08/0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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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T ‘들’

은민수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공공정책대학 초빙교수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그 사람의 상황이나 욕구에 상관없이, 근로의무 등의 자격 조건도 없이, 가구가 아닌 개인에게, 국가가 정기적으로 현금을 제공하는 제도이다. 제도 자체가 단순하고 명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조건적 기본 소득과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원리상 차이가 없는 제도가 부의 소득세(NIT)이다.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무조건적 기본소득처럼 NIT의 수혜대상을 전 국민으로 설정하고, 세율과 급여감액률을 일치 시키면 무조건적 기본소득과 NIT는 그 결과에 있어서 다르지 않다. 단지 기본소득을 먼저 지급하고 연말에 과세를 하느냐, 처음부터 소득에 따라 감액된 기본소득을 지급하느냐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원리상 그렇다는 것이지 현실에서는 급여감액률과 소득세율을 완벽하게 일치시켜 통합적으로 구성하기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개인소득세는 이미 누진적 소득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득세율과 급여감액률의 설계를 포함한 누진적 조세체계와 급여조건에 따라 기본소득과 NIT는 수렴될 수도,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왜 무조건적 기본소득과 NIT는 각각 보편 주의와 선별주의를 대표하는 정책으로 보이는 것일까? 누가 급여를 받는지 즉, 국가가 모두에게 주는지 일부에게만 주는지는 빤히 알 수 있지만 누가 얼마나 세금을 내는 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급은 가시적인데 납세는 비가시적인데서 비롯된 착시현상이다. 그 결과 기본소득의 경우 납세 과정은 잊은 채 급여 과정만 보고 “왜 부자에게까지 주느냐”, “똑같이 주니 재분배효과가 없다”는 등의 비판이 반복되어 왔다. 그리고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중요한 대원칙으로 여기다 보니 보편주의 달성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똑같은 이유로 단점도 명확하다. 즉 모두에게 지급하려니 재원이 많이 소요되는 반면, 급여수준은 낮을 수밖에 없다. 많이 걷고 많이 쓰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NIT는 현실에 적합하게 급여 대상과 보장 수준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적게 걷고 적게 쓸수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추진 주체의 의도에 따라 기존 사회보장의 폐지와 축소를 위한 도구(후진적 혹은 역진적 NIT라고 할 수있다)로 이용될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물론 기존 사회보장제도들을 손대지 않은 채 누진적 소득세율과 결합하여 소득이 절실한 사람을 위한 소득재분배 수단(이를 선진적 NIT하고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쨌든 위와 같은 중도 확장적인 자의성과 탄력성 때문에 NIT가 온건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로부터 똑같이 정치적 관심과 지지를 받는지도 모르겠다. 무조건적 기본소득을 주창한 필리프 판 파레이스 와 야니크 판데르보흐트도 최근에 NIT(부의 소득 세)의 실현가능성을 높게 판단한다.

 

“공정하게 말해, 정치적인 실현가능성의 관점에서 보면 부의 소득세 제도쪽이 중요한 이점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부의소득세는 그에 상응하는 기본소득 제도와 비교해볼 때 조세와 지출의 총량이 훨씬 작을 수밖에 없다. 이는 부의 소득세 쪽이 훨씬 비용이 덜 드는 제도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며, 따라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도 쉬워진다.”(Van Parijs, P. and Vandervorght, Y. 2018).

최근에 국내에서도 NIT가 내년 대선의 핵심공약 과 연계되어 백가쟁명식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몇 가지 방안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윤희숙 국민의힘 국회의원 방안

윤희숙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020년 개최된 혁신 아젠다 포럼에서 NIT를 복지개혁의 방안으로 제안한 바 있다. 즉 기존의 현금지원체계를 완전히 재편하여 면세점 위의 가구에게는 세금을 징수하고 지원대상 가구에게는 소득을 지원하는 단일소 득지원체계를 국세청이 담당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빈곤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소득을 파악해 세금징수와 소득지원을 관리하는 일관된 소득지원/징수 체계를 갖추어 소득지원 프로그 램들을 모두 포괄적인 단일 소득보장체계 내로 흡수 통합 하자는 주장이다. 윤희숙(안)은 급여수준 이나 조건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에 추가로 기초연금, 그리고 국민 연금의 A값을 폐지할 것을 제시한다. 한편 급여는 가구를 단위로 지급하되, 수준은 중위소득의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자산과 근로 가능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원론적 수준에 머물고있어 NIT 도입을 통해서 난립되어있는 현금급여를 일소하자는 NIT 초보적 수준의 주장으 로 판단된다.

 

경제관료들 방안

경제관료 5명이 모여서 펴낸 『경제정책 어젠다 2022』에서 경제관료 출신답게 상당히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국민을 지급 대상으로 설정하고 기존 제도의 폐지를 통한 단순화와 효율성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밀튼 프리드먼의 NIT에 가장 가까우며, 전액을 지원받는 대상은 육아/가사 전담자, 학생, 노인, 장애인 등 주로 비경제활동인구 이다. 경제활동인구 중 소득이 없거나 적어서 소득세를 내지 않는 무급종사자 등 저소득층을 포함하면 약 1,910만 명이 월 50만 원을 수급, 소득금액이 1,200만 원 이하인 소득계층은 0에서 최대 50만 원을 받게 되며 그 인원은 약 730만 명으로 추산, 합계 2,600만 명으로 약 130조원 소요로 추정된다. 다만 이들 정책의 결정적 결함은 기존 복지제도들의 전폐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시행할 경우 엄청난 혼란과 분쟁을 야기할 소지가높다. 최근집필진 중 한명인 이석준 전국무조정실장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있어 윤석열 후보가 『경제정책 어젠다 2022』의 NIT를 수용 할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안심소득

이른바 ‘안심소득제(safety income system)’는 기존의 NIT 방식을 응용한 방식으로 박기성/변양규가 2017년에 “안심소득제의 효과”(노동경제논 집)에 발표된 논문에 기반하고 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주장을 받아들인 이후 몇가지 소소한 내용이 바뀌었지만 그 외에 기본골자는 유지되고 있다. 박기성/변양규 안심소득체제 하에서 지원금액은 가구의 실질적인 소득수준을 나타내는 ‘인정소득’과 안심소득 지원 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에 의해 결정되었다. 기준소득은 특정 가구가 전혀 소득이 없을 경우에도 1인당 연간 최소 500만 원을 수급하고, 소득이 있지만 기준소득 이하인 경우에는 차액의 40%를 수급하도록 설계하였다. 따라서 안심소득의 수급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소득은 가구 구성원 1인당 1,250만 원이다 (1,250만 원40%=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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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성/변양규 방안을 거의 그대로 원용한 오 시장은 ‘안심소득’ 실험을 실행하겠다고 선언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오세훈 시장의 안심소득 제안은 중위소득 100% 이하의 가구를 대상으로 중위소득에서 부족한 소득의 50%를 차등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보수진영에서도 기본소득의 ‘사촌’인 NIT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 에서 일단 환영할만 하지만 오 시장의 안심소득 방안은 몇 가지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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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결정적으로 가구단위 지급이라는 점이다. 기본소득이나 NIT의 원형은 개인별 지급을 원칙으로 한다. 위 방안처럼 중위소득 100% 미만의 가구 단위를 대상으로 선별지급할 경우 1인 가구일 수록 다인가구에 비해 급여액에서 유리하므로 가족 해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령 가구 중 1명이 혼자 6,000만 원을 벌었다면 나머지 다른 가구원들은 안심소득을 한푼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서류상 위장 이혼을 하거나 자녀들이 분리 독립을 할 경우 그들은 소득이 없기 때문에 1인당 각각 750만원씩 총 2,250만원의 안심소득을 받을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결혼을 미루거나 혼인신고를 하지않을 수 있다. 또한 가구별로 지급된 급여가 가구 구성원 모두에게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을 수도 있는 ‘부자 남편을 둔 가난한 아내’(poor wife with rich husband)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동거여부를 사실상 확인하는데 소요되는 행정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점이 기본소득이나 최근 NIT 방안들에서 가구 대신 개별단위를 선호하는 이유이다. 이렇게 해서 형식적 가구 분리, 실질적 동거 등이 유행처럼 만연되면 소요예산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가구해체 가능성 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점이 바로 국민기초생활 보장제도에서 의료급여를 제외한 생계급여, 주거급여, 자활급여를 폐지하고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까지 폐지하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기존 복지제도의 축소를 겨냥한 후진적 NIT의 전형으로서 본인의 소득인정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저소득층들의 순손실이 오히려 커질 수도 있고 기존 제도와의 비교, 조정과정에서 상당한 혼란과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셋째, 안심소득 방안대로 라면 소득이 전혀 없는 4인 가구의 경우 안심소득으로 연 3,000만 원(월 250만 원)을 받는다. 그런 데 가구합산 재산이 3억 이내이고, 가구소득이 중 위소득 50% 이하라면 올해부터는 시행되는 월 50만 원의 실업부조를(6개월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건이 충족되어 아동수당, 청년수당, 기초연금까지 받게 되면 일하지 않고도 얻는 총 수입은 3,000만 원을 훌쩍 넘게 될 것이다. 넷째, NIT는 국세인 소득세 및 기존 중앙정부의 사회보장제도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마음대로 실현할 수없는 국가 차원의 제도이다. 실험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근로/자녀장려세제를 폐지 혹은 축소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서울시에서 NIT는 실현불가능하다.

 

근로참여소득 보장제

필자인 은민수(2021)는 더디게 추진되고 있는 ‘전국민 고용보험’이나 지원이 부족한 ‘한국형’ 실업부조를 대신하여 구직자와 저소득 불안정노동층을 위한 실질적 실업부조로서 NIT를 준용한 근로참여소득 보장제를 제시한다. 근로연령층(20~64 세) 중에서 근로능력을 영구상실한 자들은 공공 부조에서 보호하고, 이들을 제외한 미취업자에서 부터 저소득근로자들까지 망라하는 근로참여소득 보장 지대를 설정하여 일정수준의 소득까지 ‘급여감액’을 통해 ‘차등지급’ 한다면 근로유인을 유 지하면서 일정한 기초소득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직자와 저소득 불안정노동층을 위한 혁신적 실업부조로서 근로참여소득 보장제를 위해서는 몇 가지 방향과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근로연령층 중에서 소득세 납세를 전제로 개인단위로 지급하 며 각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만을 고려하여 차등지급한다. 둘째, 유사한 기능을 하는 근로소득 공제, 근로소득 세액공제, 근로장려금(EITC), 자녀 장려금(CTC) 등의 조세지출과 현재의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정리하여 재원으로 활용한다. 셋째, 코로나 등으로 인하여 지금 당장 다급한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등 불안정한 지위에 있는 저소득 근로자들을 먼저 대상으로 설정하고 자격조건이 되는 소득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간다. 이러한 원칙 이 따라 예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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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2023년과 2024년에는 지급대상을 1인 중위 소득의 100%에 해당하는 2,000만 원 이하 근로 계층으로 납세신고 실적이 있는 자에 한정하여 최대 1인당 월 50만 원(연 600만 원)을 지급한다. 이때 급여액은 기준소득에서 본인 소득을 차감한 금액에 급여감액률 30%를 적용하여 결정된다. 따라서 지급 금액은 0원에서 600만원 사이가 될 것이다. 2025년과 2026년에는 지급대상을 납세 신고 실적이 있는 3,000만 원 이하 근로계층으로 역시 최대 1인당 월 50만 원(연 600만 원)을 지급한다. 한편 국세청 2020년 국세포털 자료를 기준으로 근로소득공제 폐지 이후 증세 효과를 추정하면 약 17조 8,890억 원이며, 근로소득세액 공제 폐지 이후 증세 효과는 약 7조 1,960억 원이다. 여기에 근로장려금 4조 3,920억 원과 자녀장려금 6,380억 원을 합산하고 2021년에 구직촉진수당 9,372억 원을 합산하면 약 31조 원이 마련된다.

 

근로참여소득 보장제는 역진적인 근로소득공제와 근로소득 세액공제 폐지를 통한 소득세 증가분으로 시장임금의 부족을 보충하는 사회적 임금을 제공함으로써 일자리의 지속과 소득보장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하나의 제도적 틀 내에서 통합적으로 해결하려는 제도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 소개된 안심소득과 다른 점은 개인단위의 NIT라 는 점이며, 경제관료들의 NIT와 다른 점은 전국민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개인단위 지급이기 때문에 가구단위 지급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우회할 수 있고, 전국민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정책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게다가 기왕 실시하고 있는 실업부조를 대체하고 유사 기능을 하는 제도의 정리를 통해 확보된 예산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때문에 추가재원이 대폭 줄어든다. 그러나 이 방안의 결점은 소득분기점 이상의 소득자들로부터 저항과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의 근로소득 공제와 세액공제를 즉각 폐지하는 대신 1/2수준으로 하향조정하거나, 이들이 수급자격을 획득할 때까지 근로소득 공제와 세액 공제를 유지하고 대신 다른 재원을 사용하는 방법 등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결론

NIT는 일정 소득수준 이하일 때에만 급여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근로를 유인하기 위해 소득이 늘어날수록 급여액의 감소폭이 줄어드는 감액 구조로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따라서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런 조건없이 균등한 소득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의 ‘이념형’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수준의 소득에 자격을 부여하느냐, 급여감소율을 어느 정도로 설정 하느냐 등의 제도설계에 따라 기본소득의 이념형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전통적인 자산조사 프로그램과 달리 NIT 제도는 저소득층과 빈자들만을 위한 제도라고 할 수없다. 왜냐하면 무조건적 기본소득에 비해 ‘부자 배제적’인 특성은 있지만, 공공부조처럼 ‘빈자 선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적, 재정적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이점이 많다. 먼저 이 제도는 재정이 덜 소요되며, 근로 인센티브를 강화시킬 수 있고, 급여대상의 제한과 차등급여로 인하여 진보뿐 아니라 보수주의, 자유주의 진영으로부터도 지지를 견인해낼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기본소득/NIT 논쟁이 이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기본소득이든 NIT이든 국가적 차원의 사례가 전혀 없기 때문에 어느 것이 우월한지 확인할 수있는 방법은 없다. 두 가지 모두 시행에 수반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부분적 실행이 안전할수 있을 것이다. 가령 기본소득의 경우 중대원칙인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되, 매우 낮은 수준(연 50~100만 원)에서 시작하거나, NIT의 경우 전국민 대상 보다는 저소득 근로자 등 특정집단을 대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 현실에 적합한 기본소득형 소득보장 방 안을 찾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와 정교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서울시의 NIT 실험의 기획은 정치적, 정책적, 재정적으로 의미가 깊고 한국사회의 기본소득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제도적 허점을 내장하고 있고 앞으로 실험 추진과정에서 여러 가지가 하향조정될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서울시가 보수진영 내부의 비판을 감수하며 NIT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는 자체가 놀라운 것이 사실이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감안한다면 당분간 기본소득과 NIT, 그리고 다양한 보편적 사회수당들 간 선의의 정책 경합과 논쟁은 계속될 것 같다. 어떤 제도가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지 알 수 없지만 한국이 보편적 복지국 가의 길을 가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김낙회 외(2021). 『경제정책 어젠다 2022』. 21세기북스. 박기성ᆞ변양규(2017). “안심소득제의 효과”. 노동경제논집 40(3): 57-77.

윤희숙(2020). 『혁신아젠다포럼 발표집』. 미래통합당 경제혁신위원회 주최 혁신아젠다포럼 (2020. 8. 20).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은민수(2021). “포스트코로나 불완전 근로층을 위한 근로참여소득 보장제”. 한국사회복지정책 학회 발표문(2021. 6. 11.) 

은민수(2020). “기본소득과 유사 정책들 비교”. 경기연구원 (편). 『모두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기본소득』. 다할미디어. 

판 파레이스 & 반더보흐트(2018). 『21세기 기본소득』. 흐름 출판.

은민수. “안심소득은 안심할만한가”(한겨레, 2021. 5. 31) 오건호. “서울시 소득보장의 새로운 지향, 안심소득”(복지이슈. 2021. 6. 1)

문진영. “안심소득이 안심되지 않는 이유”(경향신문. 2021.6. 3)

이우진. “안심소득과 기본소득, 오해와 진실”(경향신문. 2021. 6. 2)

일, 2021/08/0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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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자산, 정말로 그게 최선입니까

김공회 경상국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기본자산제의 매력

‘성년이 된 모든 시민에게 일정액의 자산을 지급하자!’ 매력적인 주장이다. 일단, 느낌이 확 온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중에도 부동산 가격만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요즘, 상대적 박탈감과 취업난에 허덕이는 우리 청년들에게는 특히 더 소구력이 높을 것도 같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사업을 벌일까? 여행을 갈까? ‘간’이 작은 이들은 그 돈을 금융기관에 넣어두고 곶감처럼 조금씩 빼 먹으며 훗날을 도모할지도 모르겠다.

 

국가가 모든 시민에게 ‘기본자산’을 지급하자는 주장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일정 연령, 이를테면 만 20세에 도달한 모든 청년을 대상으로 하니, 기본자산제는 순차적으로 모든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정의당이 ‘청년 기초자산제’를 제1공약으로 내놓을 때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 불평등 연구로 유명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보편적 자본지원’이 라는 제안을 내놓았고, 올해의 4ᆞ7 보궐선거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기본자산제를 본격적으로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청년출발자산’, 변성완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부산형 청년기초자산제’가 그것이다. 기본자산제는 내년 3월 대통령선거에서도 주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미 김두관 의원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각각 ‘국민 기본자산제’와 ‘기초자산제’를 내놓고 서로 ‘원조’ 경쟁을 펼치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기본자산제, 과연 무엇이고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기본자 산은 우리에게 조금 더 익숙한 기본소득과 어떻게 다른가? 기본자산이 오늘날 자산불평등을 해소 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기본자산의 이상 - 기본자산 제안이 제기하는 문제들

왜 기본자산인가? 기본자산제가 제기하고, 또 해결하고자 하는 고유의 문제는 무엇인가? 이 질문 은 크게 두 측면에서 살필 수 있다.

 

무엇보다 기본자산은 그것의 수혜자에게 삶의 가능성 영역을 넓혀주리라 기대된다. 이런 성격 때문 에 기본자산의 직접 수혜자는 보통 청년으로 상정된다. 상당액의 목돈을 받고 그 처분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수 있으려면 나이가 너무 적어선 안되고, 동시에 그런 결정이 해당 개인의 삶에서 가급적 큰의미를 갖게 하려면 나이가 너무 많아도 안 된다. 기본자산은 본격적인 사회생활에 돌입하는 청년에게 지급되는게 제격일 것이다.

 

청년기의 실패 때문에 평생을 낙오자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실패’라고 불릴만한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채 청춘을 흘려보내는 이들도 많다. 누군가에게 이것은 자발적 선택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돈이 없어 그런 선택을 강요받는 경우도 많다. 그런 청년에게 기본자산을 준다면 어떨까? 이를테면 만 스무살이 되는 모든 청년에게 5천만원을 준다면? 이제 그는 거액의 등록금이 드는 대학에 갈 수도 있고, 장기간 해외여행을 떠날 수도 있으며, 직접 사업체를 꾸릴 수도 있다. 미국의 법학자 브루스 애커먼은 기본자산제의 대표적인 현대적 주창자 가운데 한 명이다. 1990년대 말 그는 만 21세 청년에게 8만 달러의 ‘사회적 지분 급여’를 주자고 제안했는데, 그 배경엔 미국의 살인적인 대학등록금이 있었다.

 

옹호자들은 기본자산제가 자산불평등 완화에도 특효약이라고 주장한다. 소득불평등이 문제라곤 하지만, 소득보다 훨씬 더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있는 게 자산이다. 더욱이, 자산불평등은 소득불 평등을 낳는 주요한 원인이다. 그러니 후자에 대한 문제제기는 ‘결과’를 시정하자는 것이지만 전자 에 대한 문제제기는 ‘원인’을 제거하는 의미가 있다. 끝으로, 자산은 세대를 거듭해 이전되기도 한 다는 점에서 자산불평등은 단순한 소득재분배보다 심원한 차원의 조치로써만 시정이 가능하다. 아마도 이상의 이유로 많은 이들에게 자산불평등을 문제 삼는 기본자산제가 소득불평등을 시정을 꾀하는 다른 제안들-특히 기본소득제-에 비해 ‘화끈하게’ 다가가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자산불평등이 소득불평등의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이고 그러한 자산불평등은 상당 정도 자산 세습의 결과라는 점에서, 기본자산제는 거의 언제나 상속에 대한 문제제기를 동반한다. 실제로 김두관 의원과 정세균 전 총리 모두 상속ᆞ증여세 를 목적세로 전환해 기본자산 재원으로 삼겠다고 밝히고 있다. 피케티 또한 보편적 자본지원을 위해 자산보유세와 상속세를 강화하자고 제안한다.

 

기본자산의 현실 - 꼭 기본자산이어야 하는가?

기본자산 제안의 의의를 이상과 같이 청년의 삶의 가능성 확장 및 불평등 완화에서 찾는다면, 그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앞의 절에서 구별한 기본자산의 두 가지 의의를 조금 더 전개해보자.

 

아참, 논의가 더 진행되기 전에 밝혀둘게 있다. 지금 ‘자산’이라고 하는 것은 실은 그냥 ‘목돈’이다. 경제학적으로 자산과 소득의 구별은 지극히 형식적인데, 개인에게 들어오는 모든 현금의 흐름은 소득이고 그러한 소득이 곧장 지출되지 않고 축장되거나 금융기관에 예치되면 자산이 된다. 따라서 엄밀히는 ‘기본자산’도 그냥 ‘소득’이다. 어쨌든 통상 적인 소득보다는 액수가 큰 돈이 기본자산이겠다.

 

기본자산이 청년의 가능성을 넓혀준다고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산, 곧 목돈이 갖는 독특한 기능 때문이다. 등록금이 비싼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예기치 않은 질병에 걸렸을 때, 우리는 목돈을 필요로한다. 집을 살 때, 아니, 월세방 이라도 얻으려면 거액의 보증금이 필요하다. 외국으로 배낭 여행을 가기 위해 돈을 모아본 이들도 많으리라. 사업을 하려고 해도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다.

 

과거엔 목돈을 직접 손에 쥐지 않으면 위와 같은 일들은 아예 할 수 없었다. 1976년에 도입된 ‘근로 자재산형성저축’ (일명 ‘재형저축’) 제도가 엄청난 호응 속에서 성공할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다. 지금은 다르다. 목돈을 사전에 마련해두지 않아도 위 일들을 할 수있다. 대체로 금융제도와 복지제도의 발달 덕택이다. 요즘엔 대학 졸업 뒤에 학자금대출 원리금을 갚느라 고생한다는 말은 있어도 단 돈 몇만원이 모자라 등록금을 내지 못해 휴학했다는 얘기는 거의 들을수 없게 되었다. 돈이 없어도 사업아이템이 확실하고 계획서만 잘 쓰면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상당액의 초기자금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자동차나 기타 고가의 내구재도 판 매기업이나 금융기관의 할부금융제도 덕분에 당장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손에 넣을 수 있다. 목돈이 점차 불필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자산보다는 소득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것은 자산보다는 소득, 안정적이고 정기적인 소득의 흐름이다. 정부나 지자체, 각종 공적ᆞ시민적 기구들로부터의 무상 지원은 논외로 하더라도, 금융제도의 발달 덕택에 거의 모든 일시적 목돈 지출은 장기간에 걸친 원리금 상환 프로그램으로 변환될 수 있다. 국가장학제도와 같이 정부가 이를 도모하기도 한다. 자, 생각해보자. 누구나 인생의 어떤 국면에서 크게 한 번은‘도박’을 할 수 있다. 꼭 젊은시절에 하란 법도 없다. 그러니 기본자산이 필요하다면, 그 시기가 반드시 청년기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그러한 도박을 포함해, 한 사람이 평생 쓰게되는 지출액의 평균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그 액수가 계산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지출액을 저평균적인 개인의 일생에 걸쳐 그의 소득흐름을 고려해 아주 안정적으로 펼쳐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이젠 소득만이 중요할 뿐이다. 인생의 도박을 언제 감행하든 거기에 드는 거액의 비용은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지불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기본자산은 언제나 정기적인 정액의 소득 흐름으로 변환이 가능하다. 예컨대, 기본자산으로 받은 1억원을 다양하게 지출하는 대신 금융기관에 맡겨두고 앞으로 60년(=720개월) 동안 매월 정액의 현금을 받는 계약을 금융기관과 체결할수 있겠다. 이때 월 수령액에는 1억원에 붙은 이자도 포함될 것이므로, 월 수령액은 1억 원을 720으로 나눈 값(약 13만 9천 원)보다는 클 것이다. 이자율을 연 3%로 가정하면, 월 수령액은 30만 원이 된다. 거꾸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60년 동안 매월 30만원의 정기적인 소득 흐름은 연3%의 이자율 아래서 1억원의 현재 가치를 갖는다. 이 상의 추론은 기본자산제와 기본소득제는 이론적으로 동일하게 설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1)

 

물론 현실은 이론과 다르다. 무엇보다 기본소득과 기본자산을 소비자 입장에서 만족스럽게 변환해줄 금융기관은 없을 것이다. 이를테면 위 예에서, 1억원을 수탁한 금융기관은 3% 대신 2%로 적용이자율을 낮추고자 할 것이다. 이 경우 월수령액은 24만원에도 못미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금융제도가 발달함에 따라 양자의 상호전환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이다. 제도 및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술적 여건이 발달함에 따라 전환 과정에서 기관과 개인 간의 시차도 좁혀지고 있다. 과거엔 그런 전환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그 때문에 개인이 스스로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들이 많았던 것이다.

 

자산불평등은 어찌할 것인가?

자산(=돈)이 그 고유의 기능을 잃고 있다. 대체로 1990년대 이후 우리 경제의 발달 추이로부터 이를 알아채지 못하기란 쉽지 않다. 근로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재형저축 제도가 1995년에 폐지된 것도 그런 흐름의 일부라고 이해할 수있다. 이젠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리 허리띠를 졸라맬 필요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자산은 중요하지 않은가? 어쨌든 자산불평등은 심각하고, 또 그것은 소득불평등을 낳는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자산불평등 완화를 위해 기본자산제의 필요성도 인정될 수 있지 않을까?

 

이 대목에서 자산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게 유용할 것 같다. 보통 자산은 토지나 건물, 원재료ᆞ제품, 현금이나 각종 금융상품 등 다채로운 형태를 취한다. 꼭 소유를 해야하는 것도 아니어서, ‘삼천리 금수강산’은 우리 한국인의 소중한 자산이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쓰시던 만년필’과 같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의미를 갖는 자산도 있다. 이렇게 자산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고, 또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자산불평등’이라는 맥락에서 자산이란 그저 화폐적 가치로써만 고려된다. 바로 그것이 문제다. 화폐를 포함한 금융자산은 상관이 없다. 문제는 비금융 자산이다. 저 만년필이나 토지를 어떻게 화폐로 변환할 것인가? 결국 의미 있는 것은, 해당 자산이 발생시킬 수 있는 일시적 또는 장기적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격)일 터이다. 이에 따르면 만년필이나 시골 야산 등은 거의 가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자산불평등에서 아버지의 유품이나 가치가 낮은 시골 야산은 전혀 문제가 아니다. 자산의 물적 양이 아니라 자산이 발생시 키는 소득의 크기가 중요하다. 시골 야산 1만평보단 서울 강남의 1평이 중요하다. 결국 여기서도 또다시 문제는 ‘소득’이다. 자산이 소득을 낳고, 그러한 소득이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따라서 자산불평등 완화란, 자산에서 유래하는 소득을 줄이는것, 그 편중성을 낮추는 것에 다름아니다. 이는 무엇보다 그러한 소득에 높은 세율을 누진적으로 적용함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 이것이 피케티의 방식이다.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줄이는게 핵심이라고 했다. 자산소득에 높은 세율을 적용해 자산의 소득발생 능력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자산불평등의 문제는 상당 정도 해소된다. 이러한 세제가 영구적 이라면 그것은 자산의 수익률, 즉 그것이 낳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낮춤으로써 자산의 가치(=가격)를 즉각적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요컨대 자산소득에 높은 세율을 적용하기만 해도 자산가치 하락을 통해 소유권의 변동이 전혀 없이도 자산불평등이 완화되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피케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개인이나 법인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에 의거해 별도의 보유세제까지 제안하고 있다. 이쯤 되면, 개인이든 법인이든 자산을 소유하고자 할 경제적 유인 (incentive) 자체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상의 논의는 기본자산제를 보는 색다른 시점을 제공한다. 기본자산이 (자산)불평등 완화에 기여 하는 것을, 개인에게 지급될 저 기본자산액의 기능 이라고 여기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본자산을 시민들에게 나누어주기 이전에, 즉 위의 자산소득이나 자산소유에 대한 세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자산불평등은 결정적으로 누그러지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현재의 상속ᆞ증여세제 강화 또는 자산소득ᆞ자산소유에 대한 세제의 신설ᆞ강화를 통해 걷힌 재원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남는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기본자산제가 내포하는 문제들

물론 그 돈을 기본자산이 됐든 기본소득이 됐든, 아니면 그 어떤 형태로든 개개인에게 나눠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일까?

 

논의를 자산 영역에만 한정하자. 저 돈을 이를테면 만 25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 1억원씩 나눠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긴 어렵다. 우리 청년은 저 돈을 어떻게 써야할까? 여행? 그게 그렇게까지 중요한 일인가? 창업? 그걸 모두가 해야하나? 신규창업 기업의 평균 존속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아나? 주거? 그 돈으로 집을 어떻게 사나? 전월세 보증금 정도라면 지금도 저리대출이 되는데? 아, 청년인데 꿈도 안꾸냐고? 대체 왜? 그건 고정관념이다. 청년이든 노년이든 그냥 잠만 잘 자도 된다.

 

둘째, 사람들이 기본자산제에 대해 거의 공통적으로 걱정하는게 하나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그걸 들고 도박장에 가거나 주식시장이나 코인에 투자(?)하면 어쩌겠냐는 거다. 그런데 그것이 이상한 가?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자산(=목돈=여윳돈)의 궁극적이고도 거의 유일한 의미 아니겠는가? 다시 강조하건대, 과거 자산이 가졌던 고유한 의의들은 이제 거의 사라졌고, 자산의 거의 유일한 의미는 투자를 통한 소득창출이라는 것으로 수렴되고 있다. 그러니 우리의 청년이 기본자산 1억원을 가지고 주식이나 코인을 하는 것에는 조금도 이상할 게 없으며, 그것을 금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다. 그리고 평균적ᆞ장기적으로 시장의 평균수익률 이상을 거두는 것이 개인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 저 기본자산은 증권사나 은행에 맡겨두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이렇게, 오늘날 자산 보유를 통해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소득이라면, 국가는 그들에게 그냥 적정한 소득을 보장해 주면 되지 않을까? 왜 굳이 자산을 준다는 것인가?

 

셋째, 기본자산은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더라도 그 정도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어차피 나눠줘 봐야 이런저런 경로를 거쳐─주요하게는 금융시장 을 거쳐─기본자산으로 풀린 돈은 결국 시장에서 힘이 센 이들에게 흡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산불평등 해소는 자산의 보유 및 그로부터 유 래하는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함으로써 주로 이루어질 수있다. 피케티 등의 연구가 보여준대로 자산소득이 불평등에 기여하는 것은 소득 최상위층, 아무리 넓게 잡아도 인구의 5% 안쪽에서의 일이다. 이 범위를 벗어나 있는 사람들의 소득은 대부분 노동소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을 모두 ‘고만고만한’ 자산소득자로 만들어주는게 자산불평등 완화인가? 우리 정치권에서는 이 점을 보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것은, 기본자산제는 국가균형 발전에 역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위기 와중에도 수도권 집중은 극에 달하고 있고, 그것이 우리 경제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목돈을 손에 쥔 지방의 청년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개인차를 고려하더라도, 청년 인구의 수도권으로의 유출이 가속화되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맺음말 - ‘기본’이 되는 사회를 향하여

이상의 논의에 따르면, 기본자산제는 단순히 최선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정책이다. 그런데도 그것이 이토록 정치권 안팎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그 직관성과 단순성이 큰 매력 포인트일 것이나, 급속한 경제와 사회의 발전과 변화의 결과 개인에게 자산의 의의가 이미 크게 축소되었는데도 여전히 과거의 관념에 많은 이들이 사로잡혀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한다. 오늘의 경제 현실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

           

다른 한편, 기본자산제의 인기는, ‘기본’ 시리즈의 유행이라는 최근 우리나라 정책 영역의 트렌드의 일부이기도 하다. 직접적으로 이는 우리 사회가 ‘기본’이 안되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리라. 아무리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삼성이 업계를 호령해도, 우리 경제 전체가 선진적이라고 하긴 어렵다. 아니, 삼성조차도 반도체는 잘 만들지만 자사의 노동자를 대하는 방식에선 여전히 후진적인 면모도 보이고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최근 ‘K-방역’의 성공이 보여주듯 어떤 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많은 영역에서 발전의 여지가 크다. 사회정책은 그런 부분 가운데 하나다.

 

결국 오늘의 글로벌 경제환경,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의 위상에 맞는 ‘기본’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첫 번째 과제가 아닐까? 사람들이 ‘기본’ 시리즈에 호응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에서일 것이다. 이에 비해 기본소득이나 기본자산은 이름에 ‘기본’이 들어갔지만, ‘기본 갖추기’의 한 방편일 뿐이다.2) 지금 우리에게 맞는 ‘기본’은 무엇일까? 다.


1) 계산에는 금융감독원에서 제공하는 ‘현재가치 계산기’를 이용했다. 다음 사이트에서 변수들을 바꿔가며 미래 기본소득의 현재가치를 계 산해볼 수 있다. http://fine.fss.or.kr/main/fin_tip/cal/cal03_03.jsp.

2) 기본소득 및 기본자산의 성격에 대한 보다 본격적인 논의는 김공회 (2020), 「긴급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의 마중물인가? 기본소득(론)의 과거, 현재, 미래」, 『마르크스주의 연구』 제17권 제3호, 106-131쪽 참조.

일, 2021/08/0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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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기본서비스는 기본소득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김보영 영남대학교 교수

 

보건의료, 교육, 돌봄, 교통, 통신, 주거 등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모두에게 보장하자는 보편적 기본서비스(Universal Basic Service, UBS)는 아직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처럼 익숙한 주제는 아니다. 모두에게 개인을 단위로 무조건적이고 주기적으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의 아이디어는 이제 주요 대선후보 공약으로 등장할 정도로 논의가 확산되었지만 기본서비스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와 함께 가끔 언급되는 정도일 뿐이다.

 

기본서비스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UCL)의 세계번영연구소 (Institute for Global Prosperity, IGP)에서 “미래를 위한 사회적 번영: 보편적 기본서비스 제안” (Portes, Reed, and Percy, 2017)이라는 제목으로 2017년 보고서를 펴내면서 공개적으로 제기되었다고 할 수 있다. IGP는 이어 2019년 기본소득에 대한 두번째 보고서 “보편적 기본서비스: 이론과 실제–문헌연구”(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를 발표했고, 우리나라는 ‘복지국가의 정치경제학’ (고프, 1990)으로 잘 알려진 이안 고프(Gough, 2021, 2019)와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의 안나 쿠트(Coote, 2021) 등이 이끄는 논의가 소개되고 있는 수준이다.

 

어떤 맥락에서 기본서비스는 기본소득과 한 쌍을 이루는 대안으로 논의되기도 한다. 기본소득의 경우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마저 모두 기본소득 으로 대체하자는 완전한 자유주의적 주장도 존재 하지만, 소득보장의 대안으로 주장하는 측에서는 기본소득이 사회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할 뿐 아니라, 오히려 사회서비스의 동반확대를 주장하고 있다(서정희, 2017). 보편적 기본서비스를 주장하면서도 이 역시 기본소득과 마찬가지로 빈곤과 불평등을 감소시키면서 모두를 위한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방안이라고 주장한다(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보편적 기본 서비스와 보편적 기본소득 모두 화폐적 가치는 적지만 인간사회의 번영과 지속가능성의 기초가 되는 작은 활동들의 사회적 가치를 보장하려는, 복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안이라는 것이다(Portes, Reed, and Percy, 2017).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기본서비스가 더 나은 대안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고프는 상품화된 서비 스와 기본소득의 결합보다는 보편적인 기본서비스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하면서 작 은 규모라도 상당한 조세를 동원해야 하는 기본 소득은 개인의 소득에만 집중해 공공의 집합적인 공급과 소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Gough, 2019). 반면 기본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재정적 수요를 통해 인간의 공통적인 욕구에 직접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이고 윤리적 이며 경제적으로도 우수하고, 연대성과 지속가능 성이 더욱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본서비스는 기본소득의 대안으로서 논의가될수있을것인가?아니면기본소득이올바 른방향을위한보완적논의에더욱적합할까?여 기에서는 그동안에 제기된 기본서비스의 개념과 논 의를 살펴보면서 그 가능성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보편적 기본서비스란 무엇인가?

보편적 기본서비스는 글자 그대로 세 가지 핵심적 인 개념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보편적’이고 ‘기본’ 적인 ‘서비스’로 구분해 본다면 먼저 ‘서비스’는 공익을 위해 집합적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을 의미한 다. 이는 현금 뿐 아니라 물질적인 현물(good)과 도 구분되는 것으로,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가 분리 되지 않고 동시에 일어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기본’이라는 것은 필수적이고 충분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러한 집합적인 활동이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그리고 보편적이라는 것은 지불능력이 아니라 욕구에 의한 서비스의 수급자격을 가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지불능력이 아니라 욕구에 의해 수급자격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기본서비스가 기본소득 과 다른 점 중 하나이다. 욕구에 대한 판단은 서비스마다 다를 수 있다. 전문적 판정, 거주지역,  연령, 개인의 신청 등 다양한 방식과 이의 조합도 가능하다. 그리고 지불능력에 의해 거부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반드시 모든 서비스가 모두에게 무료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Coote, 2021). 어떤 서비스는 사용 시점에서 무료여야 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고, 누구에게나 무료로 제공하는 것보다 수급조건을 선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낮은 수준의 요금을 부여하고, 소득에 따라 감면 이나 면제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쟁점이 될 수 있는 사항은 어디까지가 보편적으로 보장이 되어야 할 ‘기본’서비스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것은 한편으로 의료, 교육, 주거와 같 은 기본서비스의 영역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고, 충족되어야 할 ‘충분성’이 어느 정도까지를 말하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선 고프 (Gough, 2019)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경우 객관적 종류의 심각한 위해로 이어질 수 있는 욕구의 보편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불안이나 불행 같은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어떠한 종류의 사회적 생활에 효과적인 참여의 보편 조건이 되는 기능적인 ‘기본 욕구(basic need)’와 이를 위해 필요한 ‘중간 욕구(intermediate needs)’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간 욕구들은 식수, 영양, 거처, 교육, 보건의료, 아동기의 안전, 핵심적이고 기초적인 관 계, 신체적이고 물리적인 안전 등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와 같은 국제적 규범으로도 표현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욕구는 일정 수준의 충족이 있다. 참여와 건강, 자율성을 위한 공급의 필요성은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감소하고 안정되는 지점이 있다. 기본 욕구가 충족되는 수준의 칼로리, 주거 공간, 아동기 안전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욕구들은 서로 대체 불가하다. 가령 영양결핍이 더 많은 교육으로 충족될 수없는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충족으로 인한 위해를 막기 위해서는 한두가지 욕구를 별도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욕구의 패키지가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서비스 논의에서는 각각의 서비스 영역에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각각의 목적을 위해서 특정한 설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 지만 삶의 보장 측면에서는 각각의 서비스가 서로 를 지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체는 부분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한다(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그래서 서비스 영역 전체에 있어 일정한 수준으로 안전과 기회, 사회참여를 보장할 수있는 민주주의의 질과 정치적 약속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래서 공유된 욕구에 대한 집합적 책임의 원칙 아래 인간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보편적인 욕구의 묶음이 충족되어야 함을 주장한다(Coote, 2021).

 

기본서비스의 영역과 방향

기본서비스를 최초로 제기한 IGP의 보고서에서는 기본서비스의 영역으로 보건의료, 교육, 민주주의와 사법서비스, 더불어 주거(shelter), 음식, 교통, 정보를 기본서비스 영역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영역은 안전과 기회,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시민들에게 무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영역을 꼽은 것이다. 이미 영국의 경우 국가건강서비스 (National Health Service)를 통해 무상의료를 실현하고 있고, 무상 공공교육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발달된 민주주의 국가가 그렇듯 민주주의와 사법체계는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주거, 음식, 교통, 정보를 새롭게 제안했던 셈이다 (Portes, Reed, and Percy, 2017). 2019년 IGP 보고서에서는 공유된 욕구와 집합적 책임을 원칙으로 하되 물질적 서비스보다는 모든 시민들에게 보장되어야 할 활동에 더 초점을 맞추어 아동돌봄 과 노인, 장애인 등 성인돌봄을 포함시켰다 (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구체적인 정책 제안으로 들어가면 각 영역마다 그 내용과 수준은 다르다(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Portes, Reed, and Percy, 2017). 음식의 경우 무상급식과 식사배달(meals on wheels) 서비스의 확대를, 주거의 경우 임대료와 지방세 부과가 없는 사회주택(social housing) 공급 확대를 제안했다. 교통의 경우 기존의 노인에게만 적용하던 버스 무임승차 혜택을 모두에게 확대하여 모든 주민들에게 직장과 교육, 의료와 사회참여에 대한 접근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서 사람들은 보다 많이 걷게 되어 더 건강해질 뿐만이 아니라 자동차 사용을 줄여 지속가능한 환경에도 기여하고 노인들에게는 고립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의 경우에는 전화, 인터넷, TV 수신료 등을 포함하여 디지털 포용을 지향하고 역시 직업 기회와 다른 서비스에 대한 접근, 사회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아동기의 교육과 안전, 유급 노동에 대한 접근은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에 해당하고 아동돌봄은 이를 위한 기본서비스 영역으로 포함되었다(Coote, 2021). 아동돌봄을 통해 부모는 일하러 나갈 수 있고, 양질의 아동돌봄은 향후 건강을 향상시키고, 위험한 환경에 빠질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성인들은 노쇠나 장애로 인하여 돌봄을 필요로 할 수 있고 이는 건강과 자율성, 사회참여를 위해서 필수적이기 때문에 역시 기본서비스의 영역으로 포함된다(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현재 영국에서는 지방정부에서 욕구에 따른 돌봄을 제공하지만 자산을 기준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등 제한이 있고 재정 감축으로 인해서 돌봄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보편적으로 접근가능하고 양질의 돌봄을 위해 더 많은 공적 투자와 인력에 대한 교육ᆞ훈련, 적정한 급여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보편적 서비스는 사실 전후 복지국가의 가치로 다시 돌아갈 것을 주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Coote, 2021). 그때 구축되었던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의 경험을 확장하여 그동안 민영화와 작은 국가, 소비자주의와 자유시장 경제가 공공서비스에 적용되고 욕구와 문제를 개개인들에게 해결하 도록 하여 주거든, 돌봄이든, 교통이든 이윤의 영역으로 전락해왔던 것을 다시 복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편적 기본서비스를 통하여 필수적인 영역에서 만큼은 소비주의적 자본주의를 벗어나서 사회적 시민권을 회복하고 핵심적인 인간 욕구에 대한 집합적인 책임을 복권하고자 하는 것 이다(Gough, 2019).

 

하지만 그것이 국가중심의 상명하복 모델로 돌아가자는 것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보편적인 욕구 를 집합적으로 대응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개인의 바람과 선호를 배재할 수있는 위험도 있고, 공 무원이나 전문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본서비스는 시민참여와 탈중앙화된 실천을 지향한다(Gough, 2019). 기본적으로 기본서비스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에 의해서 운영되지만 권한은 일선으로 분권화되어야 하고, 공익적 의무를 가진 다양한 조직에 의해서 전달될 수 있지만 주민과 서비스 이용자는 서비스 계획과 전달과정에 유의미하게 참여할 수 있고, 전문가와 다른 서비스 종사자와 함께 동반자적 관계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Coote, 2021).

 

기본서비스의 특징과 효과 – 기본소득에 비교우위?

기본서비스는 형평성(equity), 효율성(efficiency), 연대성(solidar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4가지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Coote, 2021; 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Gough, 2019). 기본서비스는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게 더 큰 가치를 갖는다는 점에서 형평성을, 시장 실패와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을, 공유된 이해와 목적에 집합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연대성을, 공적으로 서비스를 보다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조직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서비스의 특징과 효과는 기본소득 과 대비되어 제시되고 있다.

 

형평성에 있어서 기본서비스는 가장 기본적으로 사회임금(social wage)을 제공해 소득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삶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무상 또는 일부 비용부담만으로 제공해 개인 소득에서 소진될 수 있는 부분을 보충해주는 효과를 갖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소득보전 효과 는 상당한 재분배 효과 또한 만들어내고 있다. <그림 1-1>에서 OECD 국가들의 현물급여(서비스)가 가처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소득 5분 위의 최하위 1분위에서는 76%에 달하는 반면, 최상위 5분위에서는 2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본서비스는 현금이전을 직접적인 재분배 없이도 보편적인 서비스만을 통해서 상당한 재분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Coot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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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점은 기본소득의 경우 무조건적이고 보편적으로 현금급여를 지급함으로 인해서 그 자체로 는 재분배 효과가 제한적인 면과 대조시키고 있다 (Portes, Reed, and Percy, 2017). 따라서 기본 소득은 그 자체로 재분배 효과를 가진다기보다는 강력한 누진적 조세제도와 결합될 때만 재분배 효과가 나타날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Gough, 2019). 또한 부가적으로 기본소득은 무조건성을 통해서 현금급여와 근로조건의 연결성을 제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반대로 장애(disability)나 근로무능력(incapacity) 조건의 현금급여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지적 하기도 한다. 기본소득이 직접적으로 이러한 급여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무조건성의 원칙은 근로조건으로 제약받는 급여를 없애기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근로능력 제한을 조건으로 제공되던 급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효율성의 측면에서는 기본서비스가 공적으로 제공됨으로써 민영화 등으로 시장에 의존했던 방식 보다 거래비용을 낮추고, 경쟁으로 인한 중복투자가 방지되는 등 더욱 효율적으로 제공될 수있다고 보고 있다(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또한 통신과 같은 분야에서는 네트워크 비용 때문에 공적으로 제공될 경우 규모의 경제효과 역시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Gough, 2019). 게다가 작은 규모의 기본소득도 무조건적 인 보편성으로 인해 총재정소요가 상당한 규모가 되는 것에 비하여 기본서비스를 위한 비용은 매우 적은 비용으로 상당한 수준으로 생계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기존 서비스 체계가 어느 정도 발달되어 있는가에 따라 추가 재정소요의 차이가 있겠지만 전형적인 OECD 국가를 기준으로 GDP 대비 4~5% 정도의 지출이면 가능하다고 추정하고 있다(Coote, 2020). 재정적으로 감당 가능한 기본소득은 부적합하고, 적합한 수준의 기본소득은 감당할 수 없다고 비판받기도 하는 기본소득에 비하면 지극히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또한 기본서비스는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위험과 문제에 대해서 자원의 공유와 공동의 행동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집합적 정책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연대성 역시 높일수 있다고 주장한다(Coote, Kasliwal, and Percy, 2019). 연대성이 상호간 지원을 촉진시키는 상호간의 공감과 책임감 이라고 한다면 공동의 목적을 위한 집합적 행동을 수반하는 기본서비스는 이러한 연대성을 서로 알지 못하는 사회 구성원들에게까지 확장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기본서비스는 공적으로 제공해 소비를 부추기는 시장방식보다 훨씬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본서비스는 일정한 수준의 충족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없는 욕망의 충족을 지향하는 시장적 방식과 다르게 자원이 제한 된다는 것이다. 또한 집합적 행동을 통해 자원 과 위험을 공유하면서 민주적 방식으로 공급이 통 제되기 때문에 시장적 방식보다도 더욱 환경친화적 방식으로 지구적 한계 안에서 서비스가 이루어 질 수있게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Coote, 2021). 고프는 더 나아가 기본서비스가 전체적인 경제를 성장 중심에서 지구적 한계 안에서의 인간 복리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Gough, 2019).

 

기본서비스는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기본서비스는 살펴본 주장과 같이 기본 소득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이 질문보다 먼저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은 기본 서비스라는 담론이 기본소득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올수 있는가에 대해서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기본소득이 이를 지지하던 지지하지 않던 간에 주요한 사회적인 담론으로 성장할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든 개인에게 무조건적이고 정기적인 현금급여라는 방법면에서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근로조건의 문제나 사각지대 문제와 같은 그동안 소득보장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것 같은 설득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서비스의 경우 이의 주창자들도 인정하듯이 각 서비스 영역마다 그 성격과 맥락이 너무 다르다. 쉽게 이야기해서 똑같이 모든 국민을 위한 무상서비스를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음식, 교통, 주거, 통신, 의료, 교육, 돌봄 등 각 영역마다 일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괄적인 무상서비스를 주장하기보 다는 지불능력으로 배제되지 않을 정도의 부담도 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선다. 하지만 욕구 기준으로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데 그 욕구에 대한 판단도 일괄적이지 못하다. 음식, 주거, 통신과 같이 누구나 다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간주할 수있는 것도 있고, 의료나 돌봄처럼 별도의 욕구실사가 필요한 영역도 있다.

 

그러다 보니 기본서비스론자들인 인간의 보편적인 기본 욕구를 위한 기본서비스가 포괄적으로 보장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어떤 모습일지는 간단치 않다. 이 논의가 영국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이 그래도 정착되어있는 편이어서 잘 언급되지 않지만 가령 우리나라의 경우 그 하나하나가 이상적 수준의 과제다. 무상의료는 물론이고, 고교까지 거의 무상교육이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 아무도 상당한 수준의 사적교육부담이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반면 교통과 통신은 영국은 무료서비스가 더 의미가 있겠지만 이미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중교통 요금체계와 인터넷 연결이 잘 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그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본서비스는 기본서비스론자들이 설명하고 있는 의미나 강점과는 달리 기본소득처럼 한 번에 와닿는 지점이 아직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아직 섣부를 수밖에 없는 것은 아직 기본서비스에 대한 논의는 시작단계이기 때문이다. 따져보면 기본서비스에서 주장하는 공공주도 의 공급이나 보편적 접근권의 경우 이미 우리나라 에서도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이나 무상의료 운동과 같이 부분적으로는 논의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직 기본소득처럼 ‘기본서비스’라는 하나의 아젠다 아래 총괄적인 대안으로 인식될 수 있는 논리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구나 우리나라나 그동안 상당 부분의 ‘기본’서비스를 감당해왔던 가족의 의미가 바뀌고 있고, 여성에게 전가되었던 부당한 부담이 사회적으로 공유되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으며, 의 료기술 발달과 고령화에 따라 이와 관련된 사회적 욕구는 지속적이고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기본서비스가 가지는 사회적 대안으로서 의미는 간과하기 어렵다. 다만 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나 이것이 사회서비스라는 전반적인 영역을 아우르면서도 간단명료하게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그러한 논의로 성장 될 수 있도록 축적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서정희(2017). 기본소득과 사회서비스의 관계설정에 관한 연 구. 비판사회정책(57), 7-45

이안 고프(Ian Gough). 1990. 『복지국가의 정치경제학』 김 연명 역. 한울아카데미. (1979.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Welfare State. Macmillan)

Coote, A., P. Kasliwal, and A. Percy. 2019. Universal Basic Services: Theory and practice - A literature review. London: Institute for Global Prosperity.

Coote, A. 2021. Universal basic services and sustainable consumption. Sustainability Science, Practice and Policy 17(1), 32-46.

Gough I. 2021. Move the debate from Universal Basic Income to Universal Basic Services. UNESCO Inclusive Policy Lab. 2021년 7월 1일 인출. https:// en.unesco.org/inclusivepolicylab/analytics/move- debate-universal-basic-income-universal-basic- services

Gough, I. (2019) Universal Basic Services: a theoretical and moral framework. Political Quarterly, 90 (3). 534–542.

Portes, J. P., H. Reed, and A. Percy, 2017, Social prosperity for the future: A proposal for Universal Basic Services, Institute for Global Prosperity

일, 2021/08/0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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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이주하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복지동향 편집위원

 

코로나 시대에 막 오른 대선 레이스에서 ‘기본’이라는 단어로 채색된 다양한 정책들이 백가쟁명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먼저 이재명 지사의 ‘기본시리즈’로 명명되고 있는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 중 맏형은 당연히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기폭제로 재조명을 받은 기본소득이다. 동시에 기본소득의 쌍둥이 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의 소득세(Negative Incentive Tax: NIT)’가 정치 진영과 학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변주로 제기되고 있으며, 기본소득류의 대안과 결을 달리 하면서 ‘기본자산’과 ‘기본 서비스’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그간 복지동향이 긴급재난지원금 이슈를 포함해 기본소득 찬반논쟁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다루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번 호에서는 보편적 기본서비스, NIT‘들’, 기본/기초자산제, 그리고 사회수당(범주형 기본소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기획 글은 보건의료, 교육, 돌봄, 교통, 통신, 주거 등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모두에게 보장하자는 보편적 기본서비스(Universal Basic Service: UBS)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영국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UBS의 지지자들은 작은 규모라도 상당한 재원을 필요로 하는 기본소득에 비해 기본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재정적 수요를 통해 인간의 공통적인 욕구에 직접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효과성, 연대성 및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록 하나의 패러다임 아래 총괄적인 대안으로 인식될 수 있는 논리가 부족한 지점이 있으 나, 그동안 상당 부분의 ‘기본’서비스를 감당해왔던 가족의 의미가 바뀌고 있고, 핵심적인 인 간 욕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UBS가 가지는 대안으로서 의미는 간과 하기 어려운 것이다.

 

두 번째 글은 최근 들어 안심소득 또는 공정소득이라는 변형으로 더욱 시선을 끌고 있는 NIT‘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실 NIT는 설계방식, 즉 소득세율과 급여감액률을 포함한 누진적 조세체계와 급여조건에 따라 기본소득과 수렴될 수도,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또한 NIT는 현실에 적합하게 급여 대상과 보장 수준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장점과 추진 주체의 의도에 따라 기존 복지의 폐지를 위한 도구로 이용될 수 있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P경제정책 어젠다 2022의 NIT와 오세훈 시장의 안심소득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이 글은 ‘근로참여소득 보장제’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근로연령층(20~64세) 중 근로무능력자는 공공부조에서 보호하고, 이를 제외한 미취업자와 저소득불안정 노동자에게는 일정수준의 소득까지 ‘급여감액’을 통해 ‘차등지급’한다면 근로유인을 유지하면서 일정한 기초소득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글의 주제인 기본자산은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이 ‘청년기초자산제’를 제1공약으로 내놓을 때만 해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가, 토마 피케티가 신작 P자본과 이데올로기4에서 ‘기본재산’을 강조하고, 올해 보궐선거에서는 여당이 기본자산제를 본격적으로 주창하면서 다시금 부각되었다. 주지하듯이 오늘날 소득불평등이 문제라곤 하지만, 소득보다 훨씬 더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있는 게 자산이며, 옹호자들은 기본자산제가 자산불평등 완화에도 특효약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핵심은 해당 자산이 발생시킬 수 있는 일시적 또는 정기적 현금 흐름의 현재가치(=가격)이며, 자산불평등 완화는 바로 높은 (누진)세율을 통해 자산에서 유래하는 소득을 줄이고 편중성을 낮추는 것이다. 이는 결국 기본자산제를 보는 색다른 시점을 제공하는데, 개인에게 지급되는 기본자산액을 통해 (자산)불평등 완화에 기여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상속ㆍ증여세제 또는 자산소득ㆍ자산소유에 대한 세제의 신설ㆍ강화를 통해 걷힌 재원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지점이다.

 

마지막 글은 ‘과도기적 기본소득’ 혹은 ‘범주형 기본소득’이라고도 볼 수 있는 사회수당을 고찰하였다. ‘부분 기본소득’ 유형인 범주형 기본소득은 특정범주에 있는 개인에게 무조건적,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하는데, 이는 사실 오랜 기간 복지국가에서 운영되어 온 사회수당과 동일한 의미이기도 하다. 인구학적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성 급여를 통해 최저소득보장(Guaranteed Minimum Income)을 목표로 하는 사회수당은 시민권에 근거하는 보편적인 소득보장제도이다. 한국사회가 직면한 핵심 문제인 양극화, 저출산 및 고령화, 1인가구 빈곤 증가 등을 극복하기 위해 시급한 대안은 바로 기존에 도입된 수당제도들의 확대라 할 수 있다. 즉 만 65세 이상 노인과 중증장애인의 70%에게만 제공되고 있는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을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아동수당은 초등학교 전 학년(만 12세 미만)까지 확대하고, 아울러 다자녀 가구에 대한 급여 차등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 다. 또한 청년과 만 50~64세 이하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수당도 제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선 시계가 다가올수록 당분간 ‘기본’ 관련 제도들 간의 경합은 계속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러한 논쟁이 우리 사회가 ‘기본’을 갖추는데 도움이 되길, 그리고 시민들의 ‘기본’ 생활보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길 바래본다.

일, 2021/08/0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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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13685... rel="nofollow">[편집인의글] 복지동향 제274호 | 이주하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복지동향 편집위원

 

기획주제 : 우리사회가 보장할 '기본'시리즈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13673... rel="nofollow">[기획1] 보편적 기본서비스는 기본소득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김보영 영남대학교 교수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13667... rel="nofollow">[기획2] 기본자산, 정말로 그게 최선입니까│김공회 경상국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13660... rel="nofollow">[기획3] ‘NIT’들│은민수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공공정책대학 초빙교수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13653... rel="nofollow">[기획4] 범주형 기본소득, 사회수당│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기초보장연구센터장

 

동향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13646... rel="nofollow">[동향1] 최저주거기준 문제점과 개선 과제 - 청년주거운동 경험을 중심으로│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13641... rel="nofollow">[동향2] 혁신을 가장한 불공정, 쿠팡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한다│김은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

 

복지톡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13630... rel="nofollow">[복지톡] 한국은 복지국가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김진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복지칼럼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13612... rel="nofollow">[복지칼럼] 탈원화를 막고 있는 몇 가지 장치들│김도희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

일, 2021/08/0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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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대책은 토건특혜 남발로 집값거품 떠받치겠다는 신호

– 대통령은 투기 조장하는 국토부 장관 교체하라
– 상한제 전면시행 즉시 입법, 수도권 신도시 전면 중단 선언하라
– 민주당은 20대 국회 종료 전에 종부세율 인상 개정안 통과시켜라

국토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2023년 이후에도 수도권 내 연간 25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수익성이 없는 재개발 사업에 공기업을 투입해 특혜를 제공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 방안으로 ▲분양가상한제 제외 ▲기부채납 비율 완화 ▲용적률 특혜 제공 ▲조합원 지원확대 등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한 채당 평균 3억, 강남권은 7억이 상승했고, 출범 이후 30개월 동안 전국 땅값은 2천조 상승했다. 이번 대책은 이미 생긴 거품을 인위적으로 지탱하겠다는 신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시장은 투기형 거래 위축으로 인한 집값하락 등 정상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특정 세력에게 규제 완화로 포장한 특혜를 무분별하게 제공하면서까지 도심재개발을 활성화시켜 공급을 늘려가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에도 집값 폭등을 빌미로 투기꾼이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온갖 세금을 감면해주고, 대출을 2배(80%까지)로 늘려주는 특혜 정책으로 ‘투기의 꽃길’을 열어주었다. 여전히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무력화, 특혜성 공급확대 등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으로 부동산 부자·재벌건설사·투기세력에게 정부의 부동산거품 지탱 의지를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정부는 공공재개발로 포장한 토건특혜 대책을 백지에서 재검토하라

2020년 4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한 채당 9억 1,000만원으로 2017년 5월에 비해 3억원이나 올랐다(국민은행 부동산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만 500조원 올랐고, 전국 땅값으로 확대하면 2천조원 이상 올랐다. 하지만 정부는 엉터리 통계를 근거로 집값 상승을 국지적 현상으로 국한하며 국민을 속여왔다. 이번 대책에서도 현재 주택시장에 대한 현황파악과 진단조차 없다. 특정세력에 집중된 특혜만 남발할 뿐이다. 2000년 이후 공기업(LH, SH)의 공공성은 상실됐다. 정부는 이미 공공성을 상실한 공기업을 내세워 말로만 공공재개발을 외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확보 등 세입자 대책은 매우 미흡하다.

공기업은 ▲신도시 독점개발권 ▲강제수용권 ▲토지 용도변경권 등 막강한 권력을 토건세력과 재벌 투기꾼을 위해 20년째 사용해왔다.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등의 개발사업에서 토지수용권을 민간에게 넘겨줬다. 20년이 흐른 현재는 어떤가. 대부분의 세입자와 원주민은 내쫓긴 채 투기세력만 배불리고 있다. 수익이 없는 사업에까지 LH·SH공사 등 공기업을 참여시키고, 이미 투기세력이 확보한 물건에 대해 조합원 분담금 보장, 중도금 및 이주비 지원, 분양가상한제 제외 등 특혜를 제공하여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거품을 지탱시키고 투기를 부추기려는 꼼수 정책일 뿐이다.

서울시가 2015년 이후 추진 중인 청년주택도 공공임대 확대를 내세워 ▲종상향 특혜 ▲용적률 완화 특혜 ▲기금지원과 세제 특혜를 제공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공공임대는 10~20%에 불과하고, 주변 집값만 올려놨다. 민간업자는 수백억 수천억의 특혜를 챙겼다. 정부는 이점을 명심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바가지 분양 허용 ▲투기꾼을 임대사업자로 포장한 세제 특혜 및 대출 특혜 남발 ▲수도권 3기 신도시 지정 ▲50조원 공공사업의 예비타당성 면제 등 토건족과 재벌에 대한 특혜 남발 정책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의 집값 하락도 공급확대 때문이 아니었다. 분양가상한제 의무화를 통해 민간아파트 바가지 분양을 근절했고, 강남 서초에 900만원대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여 주변 집값을 하락시켰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수차례 부동산대책에도 떨어지지 않았던 집값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정책은 거품부양책이 아닌 근본적인 거품 제거 대책이다. ▲민간아파트 바가지 분양 근절을 위한 분양가상한제 의무화 ▲재벌법인의 불로소득 환수를 위한 공시지가 2배 인상 ▲토지임대건물분양 공급확대를 위한 3기 신도시 전면재검토 등이 시행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종부세 인상 개정안 통과시켜 집값안정 의지 보여야 한다

서민주거안정은 뒷전인 채 부동산부자·재벌·투기꾼만을 위한 대책을 남발하는 국토부 장관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 국토부 장관은 여전히 서민주거안정은 뒷전인 채 무분별한 토건 특혜로 일관한 공급 확대책으로 국민 뜻을 거역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한 부동산투기 근절 의지와도 맞지 않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017년 취임 당시 투기적 거래근절이 집값 안정책이라고 강조했지만, 1년 지나 2018년에는 수도권 30만호 공급확대가 해법이라고 복했다. 이제는 기존 도심재개발규제까지 풀어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한다. 이는 줄기차게 도심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확대를 주장해온 보수 야당, 보수 상업지 등 토건세력 주장과 다를 것이 없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도 크다. 20대 국회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가 부동산안정 대책으로 제시했던 종부세율 인상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개정안 통과도 확실치 않다. 4.15 총선 기간 당시 이낙연 후보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공공연히 종부세 인하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이 정말 서민주거안정 의지가 있다면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종부세율 인상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 20대 국회를 끝낸다면 기득권 대변 정당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미친 집값으로 고통받는 서민은 코로나19 사태로 더 어려워졌다. 대통령과 여당은 투기를 조장하기 위한 공급확대 정책이 아닌 서민들의 주거불안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근본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보도자료_5.6부동산대책에 대한 경실련 논평

문의: 부동산건설개혁본부(02-3673-2146)

목, 2020/05/0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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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11,12월호]

민주당의 길을 묻다

윤순철 사무총장

범여권의 180석 국회의원 그룹이 좌표 없이 우왕좌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내 처리를 당부했던 공정경제 3법이나 이낙연 대표가 강조했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했던 정책들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다른 결과를 초래하여도 수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3년이 지났음에도 이전 정부를 탓하거나 야당의 발목잡기로 정책 실패의 원인을 찾고 있다. 지지율은 반성과 혁신이 없어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야당의 반사이익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7년이 되도록 풀리지 않고 있다.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와 수사청 설치 및 독립적인 자치경찰제로 경찰권한의 분산을 기대했지만 정부의 경찰개혁 방안은 개혁이라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검찰개혁의 상징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첫 발을 딛기도 전에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현장에서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관련 사업주, 경영책임자, 법인 및 공무원 등의 처벌과 손해배상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것임에도 노동존중사회를 실현하겠다는 현 정부와 민주당은 의지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50% 감축 공약은 잊혀진지 오래다.

최근 정부와 여당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일관된 지향성과 원칙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메기 효과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으나 당초의 목표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을 뒷받침할 발판으로 언급하면서 급 추진된 대기업 일반지주회사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허용은 뉴딜과는 관련성이 낮고 오히려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며 재벌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심화와 편법적 세습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질주하고 있다. 경영권 희석 우려 없는 투자유치로 제2벤처 붐을 기대하며 추진하는 비상장 벤처기업 차등의결권주식 발행을 허용은 창업주의 혁신을 보호하기보다 경영권 참호(황제경영체제)를 구축하여 혁신과 쇄신을 저해하고 도덕적 해이와 사익편취의 수단으로도 전락할 수 있음에도 강행되고 있다. 오히려 이 법안은 입법 취지와 달리 재벌대기업들의 세습의결권으로 악용될 우려가 높다.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의 제개정은 공정경제의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건강한 경제를 위해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정부의 입법 방향이 발표되자마자 여당은 ‘3%룰’(대주주 의결권 3% 제한)의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는 재벌대기업 편중의 경제구조를 혁신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에는 실효성이 낮은 공정경제 3법을 개혁정책으로 포장하여 홍보하면서 슬그머니 재벌의 세습을 합법적으로 허용하는 CVC와 차등의결권을 패키지로 처리할 것이란 의혹을 가져왔는데 이마저도 후퇴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는 더욱 참담하다. 언론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17개 중 15개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 이유 1위로 ‘부동산 정책’이었다고 한다. 현 정부에서 23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가격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정책 간 불균형의 틈에서 전월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들에게 실수요 외 주택의 처분을 강행하고 있지만 지난 1년간 집을 두 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가 약 9만2000명이나 증가하였다. 이낙연 대표는 급기야 호텔방을 전월세로 내놓는다고 한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을 다 했으나 아파트값 상승과 전세대란은 통제 불능 상태로 가고 있다. 백약이 무효이다. 국토부 장관은 집값 상승률 14%를 고집하고 있지만.

이것만이 아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품격 없는 갈등, 꺼지지 않는 사모펀드 관련 정치인 관련 의혹, 선거를 앞두고 검증 없이 던져지는 신공항 건설, 고위공직자 도덕성검증 청문회 비공개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민주당의 입법 성과는 거의 없고 국민들의 기대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철학과 원칙이나 우선순위, 경중완급 없이 급조되어 추진되는 정책들 간의 부조화는 더 큰 늪으로 가고 있다. 그럼에도 반성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강령에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공정한 사회, 누구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한 사회, 모든 사람의 권리가 존중되고 함께 잘사는 포용사회, 양극화가 해소되고 삶이 풍요로운 번영된 나라…”를 다짐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길을 가고 있는가?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체성인 개혁성을 잃었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소금이 아니듯이 개혁성을 잃으면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당에게 던지는 ‘진보는 진짜보수’라는 농담이 빈말이 아닐 것이다. 민주당은 초심으로 돌아가 그동안 추진되었거나 추진되는 정책들을 모두 펼쳐놓고 복기하고 전면 재조정해야한다.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민주당 자신에게 달려있다.

월, 2020/11/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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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도대체 왜 이러나?

– 입으로는 DJ(김대중)정신, 머리는 MB식 토건 마인드
– 국회는 토건사업 예타 무력화시도 즉각 중단하라
– 국가계약법 대형공사 기준 300억원으로 예타를 강화하라

국회가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무력화를 밀실에서 추진 중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국가재정법을 개정해 예타를 거처야 하는 총사업비 기준을 현행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려 하고 있다. 여야가 따로 없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체 건수 중 99.5% 이상에 해당되는 1000억원 미만 국책사업이 예타 없이 정부‧관료‧정치인‧지자체들의 입맛에 따라 사업착수가 가능해진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2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토건사업을 예타면제한 이력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국회마저 예타 무력화에 동조하고 있다.

모처럼 정쟁없이 한 몸으로 움직이니 국민들은 기뻐해야 하나?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된 예타 무력화 법안은 10여 건이다. 이중 절반은 예타평가 항목 중 지역균형발전 점수 비중을 상향하자거나, 공공보건의료사업은 예타 면제 대상으로 하자는 안이다. 나머지는 예타대상 총사업비 기준을 현행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 하자는 안이다. 상향 이유는 예타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9년에 비해 국가재정규모나 물가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경협, 노웅래, 홍성국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민의힘에서는 김상훈, 김태흠 의원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웅래, 김태흠 의원은 한 술 더 떠 국회 의결이 아닌 소관 상임위원회 의결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여‧야가 한몸이 돼 예타무력화 법안을 내놨으니, 개정안 처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예타무력화엔 여야가 정쟁없이 경쟁하는 모양새가 꼴사납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달 11일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대상사업의 기준금액을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했고, 이번 정국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유력하다.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하는 문재인정부의 기획재정부 역시 동조하고 있다. 회의에 배석한 김용범 기재부 1차관 역시 예타 기준금액을 상향하는 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이후 예타 면제 사업은 크게 증가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따르면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은 △2016년 17건 △2017년 12건 △2018년 30건 △2019년 47건으로 매해 증가했다. 전체 사업 대비 면제사업비율은 2016년 39.5%, 2017년 37.5%, 2018년 53.6%, 2019년 50% 등이다. 올해의 경우 7월까지 예타 면제 사업은 16건으로 면제율 45.7%를 보였다.

DJ정신 계승한다던 민주당의 이중작태 규탄한다

예타제도는 국제외환위기 IMF사태 이후 국가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무분별한 토건사업을 방지할 목적으로 1999년 DJ(김대중) 정부가 도입했다. 알다시피 현 문재인정부는 DJ정부를 계승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하지만 침이 마르도록 언급한 DJ정신은 온데간데 없고, “적폐”라고 일갈했던 원조토건 MB정부보다 더 나갔다. 국책사업은 수조원이 투입되어 한번 시작하면 잘못된 사업이라도 되돌리기가 불가능함을 모를리 없는 데도 말이다.

그토록 여당을 비난하던 야당 또한 가관이다. MB정부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예타 무력화를 시도했던 국민의힘 역시 기회는 이때다 싶어 숟가락을 얹고 있다. 예타는 정부 스스로 평가하듯 불요불급한 대형사업 추진에 앞선 선제적 평가제도다. 만약 예타제도가 없었다면 전국에서 무분별한 토건사업이 남발됐을 것이고 이로 인한 국가 예산낭비가 심각했을 것이다.

국가계약법령의 대형공사 기준 300억원으로 예타기준을 강화하라

국민들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500억원 이상 사업으로 예타를 통과한 사업조차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는 마당에, 예타기준을 상향해 있으나마나한 예타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500억원 사업 또한 엄청난 규모임을 되새겨야 한다.

현행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9조(정의)는 “대형공사”를 ‘총공사비 300억원 이상인 신규복합공사’로 정의하고 있다. 국회는 국민의 혈세를 축내어 토건재벌만 배불리려는 작당 모의를 즉각 중단해야 하고, 오히려 국가계약법령상의 대형공사 기준인 300억원으로 예타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

보도자료_국회는 예타기준 완화 논의 즉각 중단하라!

문의: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02-3673-2146)

목, 2020/11/2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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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용 기득권 양당 입법담합 강력 규탄한다!

–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아무런 기준도 원칙도 없는 망국 법안
– 민주당, “사전준비는 철저히,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DJ정부 약속 짓밟아
– 5천만 혈세의 정치공항 묻지마투자는 명백한 불법 매표행위
– 무분별한 묻지마식 토건사업은 재정파탄·국가부도 앞당겨

2월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 진선미)는 전체회의를 통해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대안)』을 의결했다. 이 특별법은 아무런 기준도 원칙도 없는 망국법안에 불과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토위를 통과된 법안은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묻지마식 토건사업에 대한 헌정사상 유례없는 기득권 양당 입법담합 결과라 참담하다.

‘사전준비 및 체계적 사업추진’을 무력화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금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고를 위한 ‘정치공항’이자 ‘매표 공항’일 뿐이다. DJ정신을 계승한다는 민주당과 현 정부는, 1999년 DJ정부의 “사전준비는 철저히,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짓밟고 말았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기득권 양당의 입법담합 결과다

2020년 11월 17일,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김해신공항 추진계획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가만히 있던 국회는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발생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민의힘 박영수 의원, 민주당 한정애 의원(환경노동부장관) 등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잇달아 발의했고, 국토교통위원회는 위원회 대안법안으로 최종 통과시켰다. 이렇게 졸속 통과된 법은 어떤 사전 결정과 검토도 없이 진행됐다. 심지어 공항 부지 조자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참고로 일명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서는 2015년 1월경 착수한 사전타당성 조사 시행(ADPi) 결과에 따라 2016년 6월 신공항 입지로 “김해신공항”을 발표하였고, 이에 따라 주관부처인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부지확정 후 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100년 공항은 못 만들지언정,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

국토위의 2월 19일 대안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신공항 건설은 공항 개발사업의 절차를 규정한 「공항시설법」에 따라 추진되나, 이 경우 입지선정 등의 사전절차이행으로 준공까지 소요시간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음. 이에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관한 절차,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신공항 건립추진단의 신설 등을 규정함으로써 신공항건설사업이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추진되도록 하려는 것임”이라고 하였다. 국토위 스스로도 가덕도 신공항이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가 불가능할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신공항 특별법은 기득권 양당의 입법담합 특별법으로 국가대계사업인 공항건설을 졸속으로 추진하겠다고 실토한 것이나 다름없다.

공항건설을 특별법으로 만든 나라가 있나? 책임은 누가 지나?

국토위의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안(대안) 내용은 더 가관이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른 법률에 우선 적용(제4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제7조) ▲31개 항목에 대한 인·허가등의 의제(제11조) ▲예정지역 경계 10km내 주변지역개발사업 지정(제12조) ▲사업시행자에 대하여 각종 부담금 등 감면(제15조) ▲민간자본 유치 및 민간개발자에 대한 지원(제16조 및 제17조) 등이다. 현 정부와 여당이 적폐라고 비난했던 MB의 “4대강 살리기사업”보다 더 나갔다.

묻지마식 토건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쪼들린 재정을 더욱 더 파탄낼 것이고, 졸속 정치공항은 기존 지방공항의 적자사태에 보듯이 지속적인 예산투입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국가부도 사태를 불러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국회의 묻지마식 개발공약과 입법담합에 대하여 시민들이 응징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우리 후손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남겨질 것이다.

2021년 02월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도자료_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관련 입장

문의: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02-3673-2146)

화, 2021/02/2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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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表’ 매표 공항 특별법 강력 반대한다!

– 코로라19 팬데믹 상황으로 파탄 난 서민경제 복구가 먼저다
– 비전문가 정치집단의 묻지마식 망국입법, 시민들이 ‘표’로 응징해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 진선미)가 2월 19일 제출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대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은 이미 2월 23일 성명(선거용 기득권 양당 입법담합 강력 규탄한다)을 통해 아무런 기준도 원칙도 없는 망국법안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거대 양당의 입법담합으로 인하여 시민단체의 대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겠으나, 그럼에도 26일 본회의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다면, 시민단체로서 모든 방안을 통해 강력히 문제제기 할 것임을 밝힌다.

비전문가 정치인에 의한 특정지역 신공항 특별법은 망국입법이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조차 반대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국회에 15쪽 분량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검토 보고서’를 제출했다.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이 안전성·시공성·운영성·환경성·경제성·접근성·항공수요 등 7개 부문에서 모두 중대한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안전성’에 있어서는 진해비행장 공역중첩, 김해공항 관제업무복잡 등으로 항공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크며, ‘환경성’에서의 환경파괴 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망국법안이 아닐 수 없다.

혈세투입이 기정사실화된 사업비는 더욱 가관이다. 국토부가 추정한 가덕신공항 총 비용은 28.6조원(활주로 2본)에 이르나(부산시案 7.6조원), 그간의 국책사업 비용실상으로 볼 때 사업기간 지연을 차치하더라도 소용비용은 40조원은 훌쩍 넘을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토건·적폐라고 비난했던 MB정부 4대강 살리기사업의 23조원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이런 엄청난 사업을 비전문가 집단인 국회에서 전문가적 판단을 무시하고 강해하는 것은, 후대에 죄를 짓는 행위다. 오죽하면 개발세력 전위대로 비판받는 국토부마저도 “공항은 가능한 여러 대안 검토를 거쳐 입지를 결정한 후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일반적… ‥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 성실 의무 위반 우려도 있다”이라고 했겠는가.

향후 ○○공항, △△철도, ◇◇도로 특별법 제정 요구를 무슨 근거로 막을 셈인가?
망국병이 극에 달했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입으로는 ‘민생’과 ‘경제’를 말하면서, 실제로는 ‘개발공약’이 난무했다. 이제부터는 5천만이 낸 혈세를 특정지역에 쏟아붇는 ○○공항, △△철도, ◇◇도로 특별법을 막지 못할지도 모른다. 1년가량 이어져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나라경제를 파탄낼 수 있는 묻지마식 개발사업이 ‘입법’을 포장으로 강행되고 있으니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공항건설은 백년대계로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절차도 기준도 명분도 없이, 오직 표구걸만 있다. 비전문가 선출직 정치집단에 의한 묻지마식 ‘매표 공항’ ‘정치공항’은 기존 지방공항의 적자사태에 보듯이 지속적 혈세만 낭비시키는 일명 “하얀코끼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후손에게 욕먹지 않으려면 시민들이 ‘표(票)’로서 응징해야 한다
비전문가 선출직들의 묻지마식 토건사업 강행은 ‘표’를 갖고 있는 시민들의 잘못이 크다. 묻지마식 토건사업은 나라 재정을 더욱 파탄낼 것이고, 그 피해는 우리 후손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넘겨질 것이다. 시민들이 표(票)로서 응징해야 후대들에게 조금이나마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이에 경실련은 망국적 ‘매표 공항’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무산되어야함을 거듭 밝히며, 동남권 신공항 계획에 대해서는 전문가에 의하여 절차와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논의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보도자료_가덕특별법 반대

문의: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02-3673-2146)

금, 2021/02/2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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