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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실험 리포트 ④] 혐오표현,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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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실험 리포트 ④] 혐오표현,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지 않나요?

admin | 금, 2020/07/31- 17:39

지금까지 혐오표현이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혐오표현에 대한 질문들을 살펴보았어요. 마지막으로 아주 중요한 질문이 남아있어요. 혐오표현과 표현의 자유는 과연 어떤 관계에 있는 걸까요?

 
 

지금까지 혐오표현이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혐오표현에 대한 질문들을 살펴보았어요. 마지막으로 아주 중요한 질문이 남아있어요. 혐오표현과 표현의 자유는 과연 어떤 관계에 있는 걸까요?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지 않나요?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뿐만 아니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포함한 모든 인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혐오표현으로 억눌리는 소수자의 권리를 생각해보세요.

혐오표현은 특정 집단의 구성원들이 열등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며, 소수자 집단이 주로 타깃이 됩니다. 이러한 표현은 소수자들의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고, 이들이 당연한 권리를 자유롭게 추구하지 못하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일자리 빼앗는 한국인은 쫓아내야 해!

 

외국에 사는 한국인이 직장에서 이러한 대화를 엿듣게 된다면 어떨까요? 다른 외국인 직원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겠지만, 당사자는 혐한 시위와 폭력 범죄 등을 떠올리며 위협이나 모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 소수자인 환경에서 당사자는 이러한 표현에 직접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휴게실, 회의실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주저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혐오표현은 소수자의 동등한 사회 참여를 막아, 모든 사람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적 토론에 참여하지 못하게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지만, 그 말이 누군가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 침묵을 강요하는 것, 그리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면서 나의 권리를 보장받으려 하는 것이라면, 그건 우리가 옹호하고자 하는 인권의 가치와 원칙이 아닐 거에요.

 

“표현의 자유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지만 그 범위가 무한정일 수는 없어요. 혐오표현이 난무하면 소수자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거든요. [중략] 강자들이 내뱉는 혐오표현 일부를 제한해야 소수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거든요.”
출처: 경향신문 (2018/01/12, 박송이 기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나을까요?
아닙니다. 차별과 혐오는 직접적인 행위로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을 보이지 않는 존재, 없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으로 발현되기도 합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인 무시, 배제를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 관한 대화를 억지로 피하지 않는 것처럼, 소수자에 관한 대화는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피해야 하는 건 소수자가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만들어내는 인식과 표현이니까요.

소수자의 관점에서 표현이나 행동을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누군가가 “몰라서” 혹은 “무섭다”는 이유로 우리의 시선을 피하고 이름조차 불러주지 않는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소수자들이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되는 사회적 조건과 맥락에 따라 같은 표현도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혐오표현을 발견하기가 더 쉬워질 거예요.

 

그렇다면, 표현의 자유는?

 

 
국제앰네스티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포함한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모든 인권을 위해 활동합니다. 그 어떤 권리도 다른 권리보다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 혐오를 부추겨 차별, 적의, 폭력을 선동하는 ‘혐오표현’에는 명백히 반대하지만, 이를 제외한 모든 표현은 처벌 또는 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제한은 매우 세심하게 다뤄져야 합니다. 민주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는 극단적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으나 이때에도 국제인권규범에 규정된 합법성, 정당성, 필요성, 비례성의 원칙을 지켜야 해요.

국제앰네스티는 차별에 맞서는 방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차별과 혐오에 맞서 소외되고 배제된 소수자 집단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사회적으로 포용하기 위해서는 인식 개선이나 교육 등 더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접근법이 필요하죠.

 
차별과 혐오에 대한 대중의 문제의식을 높이고, 이에 맞서고자 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강화하여 대항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함께 연대한다면,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어요

 
여러 명이 함께 혐오표현에 대응할 때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혐오와 차별에 대항하는 집단, 캠페인,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하고 연대해보세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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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차별금지법제정연대 8월부터 두 달간 진행한 <대한민국 국회 민심전달 캠페인> 마무리 하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한 목소리
– 평등을 염원하는 5천 6백여 시민들의 지지, 차별금지법안 대표 발의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게 전달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탄원 5669건을 전달하는 국제앰네스티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왼쪽부터 정의당 장혜영 의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 대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탄원 5669건을 전달하는 국제앰네스티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왼쪽부터 정의당 장혜영 의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 대표)

28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앰네스티’)와 차별금지제정연대(이하 ‘차제연’)는 국회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수 천 시민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고, 조속한 입법 논의를 촉구했다.

앰네스티와 차제연의 공동 캠페인으로 기획된 <대한민국 국회 민심전달 캠페인>(이하 ‘민심전달 캠페인’)은 지난 8월부터 시작 9월 말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되었으며, 5,669명의 시민들이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참해 달라는 이메일 보내기에 동참하였다.

이날 캠페인을 진행한 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윤지현 사무처장은 “21대 국회에 차별금지법안이 제출되자 반대 목소리에 움츠러든 국회에, 차별에 반대하고, 평등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엄연히 존재함을 알리기 위한 편지쓰기 캠페인을 기획 했다”며 “ 캠페인을 통해 확인된 평등을 지지하는 수 천 시민의 목소리, 그리고 2009년부터 한국에 차별금지법을 권고해온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국회가 차별금지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제연 이종걸 공동대표는 “지금 민심이 원하는 것은 민주주의 후퇴가 아닌 평등 실현을 통한 민주주의의 전진”이라며 법제정을 위한 시민운동의 의의를 설명했다.

평등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을 넘겨받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평등은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이제 21대 국회가 오늘 전달받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21대 국회가 평등의 가치를 높이는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정의당 장혜영 의원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정의당 장혜영 의원

앰네스티와 차제연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에는 검토중인 평등법 발의를 서두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제출된 차별금지법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국회 내 입법 논의의 진전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평등 앞에 여야가 있을수 없음을 강조하며, 당을 초월하여 법안 발의에 동참하고, 본회의 의결 시 찬성표를 던져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끝.

 

[첨부1] 공동기자회견문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위하여 국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대한민국 국회 민심 전달 캠페인을 마치며-

2020년 6월 29일, 7년의 침묵을 깨고 국회에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었다. 1주일 전인 9월 21일 월요일, 차별금지법이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식으로 상정되었다. 법안이 발의된 지 석달 만이다.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평등법 발의 의지를 천명했으나 아직까지 실제 발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직 부족하다.

평등을 외쳐온 시민들은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이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8월3일부터 약 두 달간 전국 지역구 국회 의원에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참을 호소하는 이메일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5300여명의 시민들은 성별과 성별정체성, 성적지향, 연령, 장애와 병력, 출신지역과 출신국가, 가족구성의 형태, 종교, 학력, 고용형태 등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한 세상에 살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국회로 보냈다.

21대 국회는 이제 시작이지만, 정치권 앞에 놓인 일정을 보건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제출된 차별금지법을 면밀히 검토하라.
하나. 더불어민주당은 검토중인 평등법 발의를 서둘러라.
평등 앞에 여야는 있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열린민주당, 국민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모두 평등 사회를 향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법안에 이름을 올려라. 또한 본회의에 상정될 법안에 기꺼이 찬성표를 던져라.

평등을 향한 열망은 우리 사회의 화두이자 전 세계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14년의 지난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2020년, 한 계절만큼의 시간이 우리에게 남았다.

21대 국회는 평등의 역사를 새로 쓸 열쇠를 쥐고 있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향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서둘러라.

2020년 9월28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그리고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 일동

 

[첨부2]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 발언

안녕하세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윤지현 입니다.

국제앰네스티는 LGBTI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한국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이들을 차별로부터 보호할것을 정부에 촉구해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침묵 속의 복무: 한국 군대 내 LGBTI>라는 보고서를 발간하며 따돌림과 괴롭힘, 차별과 폭력에 노출되는 환경속에서 복무하는 LGBTI 군인들의 인권 침해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LGBTI에 대한 군대 내 제도화된 차별과 폭력은 사회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이태원 집단감염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일부 언론이 방역과 관련없는 개인의 성적지향을 연관시킨 내용의 보도로 혐오를 부추겼던 일이 대표적입니다.

반갑게도 7년만인 올해 6월 국회에 차별금지법안이 제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또 다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둘러싼 차별적 언어의 목소리가 제정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 일부의 반대 목소리에 국회는 또다시 움츠려 들었습니다.

이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진정으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기를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역시 국회에 전달하고자,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함께 8월부터 반대 목소리에 움츠러든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응원하고, ‘차별에 반대하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가시화하는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약 2개월간의 활동을 통해, 총 5669명의 시민들이 전국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보탤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시민들은 누구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배웠는지, 어디서 태어났는지, 나이가 얼마인지, 어떤 계약조건으로 일하는지, 누구를 믿는지 등을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단순하고 명료한 목소리를 국회에 전해주셨습니다.

수 만에 달하는 제정 반대 청원 숫자에 비하면 오늘 시민들의 목소리는 명백히 작아보일 것입니다. 그동안 가시화되지 않았던 평등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드러낸 것 자체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차별금지법은 이러한 목소리를 내도 두렵지 않고, 평등이 당연한 사회라는 인식을 공고히 하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될것입니다.

이제는 평등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움츠러들었던 국회가 화답할 시기입니다.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지지하는 21대 국회의원들의 행보는 평등과 인권을 향한 역사적 발걸음입니다. 평등에 후퇴는 없습니다. 지금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일본에서도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근거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출되었고, 2018년부터 논의중에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한 아시아 첫 국가로 선두에 설 것이며, 유사 법을 제정하려는 다른 국가에도 긍정적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2009년부터 이 법을 도입하라고 촉구해온 UN과 국제사회, 그리고 프라이드 물결을 만들고 있는 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한국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1대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제정 하십시오.

국제앰네스티도 한국에서 이 법이 제정 될 때까지 국내외적 힘을 보태겠습니다.

 

[첨부3]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대표 발언

지난 8월 29일 평등버스가 도착해 마무리 기자회견 이후로 거의 한달만에 다시 이자리에 섰습니다. 그 사이 차별금지법은 국회 법사위에 상정되었습니다. 그렇지만 6월 말에 발표된 평등법 시안은 발의를 위한 논의 중에 있습니다.

차별금지법 발의 후 2개월 동안 전국 각지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하는 기자회견, 간담회, 토론회, 1인 시위 등이 이어졌고, 26개 도시, 2000Km 에 달하는 거리를 달린 평등버스가 무사히 마무리 되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300명의 의원들에게 2차례에 걸쳐 시민사회단체, 학계, 종교계, 대학사회, 지역사회 단위의 차별금지법을 제정을 촉구하는 입장이 담긴 성명등을 자료집으로 엮어 보냈습니다.

2007년 말 17대 국회 때 첫 논의된 차별금지법은 13년 동안, 5번째 국회를 지나고 있지만, 이 법안은 세간에 찬반 논쟁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 한 언론에 보도에 의하면 현재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 의원 18명 중에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입장을 요청하는 답변에 3명만이 답을 했고, 9명은 답변을 하지 않겠다, 6명은 답변 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차별금지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의원들은 없다고 봅니다. 법안이 소관위에 상정된지 얼마 안되어서이기도 할 것이고. 그 사이 법사위 의원들에게 차별금지법에 반대를 촉구하는 항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해당 의원들에게는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래서 차별금지법은 반대 쪽의 입장이 너무 강고하다고 보기 때문에 골치아프고, 답하지 않고, 우선 지금은 피하고 보자고 하는 의원들이 분명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10여년 동안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기 위해 보편적 인권의 가치, 차별 금지의 원칙, 평등의 원칙을 훼손하기 위해 반대 입장을 냈던 세력 들이 바로 일부 극우 개신교 세력 등입니다. 그들은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문제삼고 있는 듯해 보이지만, 우리가 원하고 합의하고 있는 헌법의 정신을 바로세우는 차별금지법 자체에 대한 무조건 반대하는 세력들입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파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존중하고, 받아들여야할 민심이 아닌 단호하게 반대의 입장을 내세워야 합니다.

그들의 주장이 의견인양 이야기된 이후 우리사회는 더우 극심한 차별적 구조가 세워지고 혐오의 목소리가 난무 했습니다.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난민, 세월호 유가족, 여성에 대한 혐오는 우리 사회의 차별을 조장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로서 작동할 차별금지법 제정의 목소리를 원하는 민심들이 모인 것이 지난 ‘민심전달 캠페인’을 통한 시민들의 목소리 였습니다. 지금 국회의원들은 어떤 목소리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줄이고, 차별을 해소하고 평등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의견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합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혐오 세력들 주장에 휘둘리지 않고, 모두를 위한 평등으로 가는 길이 열리도록 차별금지법 제정에 합류해야합니다.

앞으로도 전국 각지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모여 이제 국회로 모일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며 혐오를 선동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들은 우리 사회 공론장에서 서지 못하도록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연대의 힘이 차별금지법 제정과 함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실천적 노력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이러한 흐름을 통해 보더라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침묵하고 회피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논의를 후퇴시켜 민주주의 후퇴로 이어진다는 것을 실감할 것입니다. 지금 민심이 원하는 것은 민주주의 후퇴가 아닌 평등 실현을 통한 민주주의 전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300명의 국회의원들에게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지금 바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함께하여 평등에 합류하십시오. 우리의 역사는 반드시 기억할 것입니다. 평등으로 가는 길에 의원들이 지금 당장 합류해야합니다.

화, 2020/09/29-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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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유스 코어 멤버들

앰네스티 유스 코어 멤버들

코어 멤버를 소개합니다!

코어 멤버는 유스 모임 활동을 운영하고 기획합니다. 코어 멤버 워크숍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6회의 운영회의(a.k.a유코)를 진행했습니다.

 

  • 지나 안녕하세요, 지나입니다! 저는 유스 모임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주로 학교 안에서 인권 활동을 했는데, 앰네스티 유스 모임에서 다양한 유스를 만나서 정말 즐거워요. 올해는 유스 모임 세팅에 중점을 두어 국내 활동을 위주로 진행했는데 앞으로 해외 지부 유스들과도 다양한 캠페인,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하고 싶네요!

 
 
 

  • 안녕하세요, 코어멤버 건입니다. 유스 모임에서 오프닝과 10월 준비모임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아,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유스분들과 나누고 싶어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매시간 정말 멋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고, 앞으로의 모임에서 많은 분과 멋진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아직 만나지 못한 유스 분들 꼭 뵙길 바랍니다!

 
 
 

  • 리나 안녕하세요, 코어멤버 리나입니다! 유스모임에서 SNS 공지 및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앰네스티에서 작년부터 활동하다가 또래분들과 인권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유스모임이라는 좋은 기회를 알게 된 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열정 있게 이야기를 나눌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올해는 개인 사정으로 하반기에 참여가 어렵게 됐지만 내년엔 많은 시간을 함께 알차게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 우현 저는 우현입니다! 저는 유스 모임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들어 있는 주머니를 관리합니다! 저는 앰네스티에서 주관하는 청원서 운동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유스모임이란 것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정말 여러 종류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평소에 인권에 관심이 있으셨던 분, 인권에 관해 공부해보고 싶으신 분들이시라면 언제나 환영입니다!

 
 
 

  • 수현 안녕하세요. 저는 유스모임에서 리셉션을 맡고 있는 수현입니다. 리셉션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체온 체크와 문진표 작성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아마 오시면 저희를 가장 먼저 만나지 않을까요! ‘혐오가 없는 세상’을 생각하며 참여하게 되었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부터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저는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접합니다. 제가 그분들을 차별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유스모임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함께해요!

 
 
 

  • 현경 안녕하세요, 현경입니다. 저는 앰네스티의 인권 활동에 관심을 있다가 유스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기왕 하는 거, 같은 관심사를 가진 분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부하며 활동을 꾸려나가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코어 멤버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작팀에 속해서 홍보물들도 만들어보고 모임 프로그램도 기획해보며 많이 배우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즐겁고 보람찬 유스 모임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 효민 안녕하세요. 저는 효민입니다! 저도 제작팀에서 콘텐츠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원래 앰네스티 활동을 하면서 또래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는데 유스 모임 소식을 듣고 바로 참여했습니다. 인권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함께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동료들의 필요성을 느끼기 마련이죠! 지금도 어딘가에서 외롭게 싸우고 있을 유스분들의 참여를 격하게 환영합니다!

 
 
 

  • 안녕하세요. 림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다들 앰네스티 코리아 유스의 인스타 계정 팔로우하셨나요? 저는 그곳에 올라오는 멋진 홍보물들을 제작하는 제작팀에 소속되어 있어요. 숙명 앰네스티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유스모임을 알게 되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유스들이 항상 열정과 아이디어가 넘쳐 항상 감탄하곤 해요. 직접 활동을 기획해보고 싶으신 유스들이 더 많이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

 
 
 

  • 경서 안녕하세요, 코어멤버 경서입니다! 유스 모임에서 오프닝 자기소개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꾸준히 앰네스티 활동에 참여하면서 또래 유스분들과도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 ‘앰네스티 유스 모임’이라는 좋은 기회를 발견해서 후다닥 신청했습니다. 올해 하반기는 개인 사정으로 얼굴을 자주 비추지는 못하지만, 마음속으로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내년에 더욱 본격적으로 만나요!

 
 
 

유스 모임에서 앞으로 어떤 활동이 진행되나요?

10월 정기 모임은 성소수자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성소수자 관련 개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인 “퀴어 단어 퍼즐” 활동을 시작으로 SOGI법정책연구회 연구보고서 「한국 LGBTI 인권현황 2019」를 참고한 “성소수자 인권 현주소”에 대한 발제, 서울퀴어문화축제 온라인 부스 체험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포스트잇에 소감을 적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1월 정기 모임 주제는 “인종차별”입니다. 정기 모임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음 “웰컴투유스” 유스 모임 소식지도 기대해주세요!

앰네스티 유스 모임
앰네스티 유스 모임, 더 많이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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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0/10/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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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만지고 있는 하니 실바

식물을 만지고 있는 하니 실바

 

저는 콜롬비아에서 ‘캄페시나(캄페시노)’라고 불리는 소규모 농부, 하니 실바(Jani Silva)입니다. 올해 57세로, 푸투마요 남부 지역의 페를라 아마조니카 농업 보호 구역(Perla Amazónica Farming Reserve Area)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제가 확신하는 것을 따랐고, 저의 신념을 지켜왔습니다. 아마존과 이곳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최근 저는 우리의 영역과 환경을, 우리의 생활 방식을 지킨다는 이유로 살해 협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있는 무장단체들은 우리의 작물과 토지, 지역사회를 통제하려 합니다.

또한 석유 채굴 역시 우리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마존 생태계를 보호하는, 조심히 다뤄져야 할 생물학적 통로가 파괴되었고, 저희 캄페시노, 캄페시나의 생활 방식도 급격히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온갖 장애물과 난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이 투쟁이 올바르며 꼭 필요한 일이라고요. 우리 모두는 생명이고, 물 같은 존재들입니다. 아마존을 보호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 세대의 삶을 보호하는 것과 같습니다. 인류는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콜롬비아의 아마존 풍경

콜롬비아의 아마존 풍경

 
저희 캄페시노는 곧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우리가 가진 전부입니다. 이곳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곳이자 아이들을 기르는 곳이며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다시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곳입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생명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고, 캄페시노의 문화와 역사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이 지역의 숲과 습지에서 생산되는 산소로 숨을 쉬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막대한 책임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이 위협을 받는다면, 지역사회만 위험해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물과 나무, 생물종들도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우리 나라에 대해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과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져 지구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는 같은 땅과 자원, 환경을 공유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모두가 토지 활동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것들이 모든 생명에게 매우 중요한 것들임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대로 파괴되거나 오염되게 둘 수는 없습니다. 이 문제를 위해 세계적인 연대가 필요합니다. 모든 생명을 함께 보호해야 합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탐욕과 무관심입니다. 모든 것을 없애버리거나 우리 지역을 팜유, 쌀 농장으로만 가득 채울 생각만 해서는 안 됩니다. 이곳의 토양은 각양각색이라, 단일 재배로만 뒤덮여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양한 작물을 기르고 자연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싶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의 상황을 개선할 방법에 대해 단 하루라도 고민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밤 늦게까지 모든 사람들을 위해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이 무엇일지, 우리를 공격하는 기업에 맞설 방법이 무엇일지를 고민합니다. 정부는 우리를 잊어버린 채 우리의 영역을 착취하는 기업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받은 피해는 돈이나 일자리로 고칠 수 없으며, 오직 자연을 존중하는 방법으로만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하니 실바

아마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하니 실바

 

저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 변화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콜롬비아에서는 돈을 가진 사람, 힘을 가진 사람이 항상 이긴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석유 기업이 이곳에서 활동하는 것을 3년 동안 연기시키기도 했죠. 그러나 우리 지역사회는 더 이상 깨끗한 식수를 얻지 못합니다. 이제는 비가 내려서 빗물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강과 하천은 석유 기업에서 버린 폐기물로 오염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물로 목욕을 하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만지기만 해도 피부에 물집이 생깁니다. 더 이상 식수를 얻을 곳이 없어졌고, 목마름에 시달리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저를 향한 살해 위협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저를 암살해서 침묵시키려는 새로운 계획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제 의지를 짓밟고, 저를 불안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나 가장 힘든 것은 이런 위협이 아닙니다. 정말 힘든 것은 제가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저는 캄페시나로서 제 땅을 사랑하고, 제가 기르는 닭과 저희 집을 사랑합니다. 맨발로 다니는 것도 좋아합니다. 시골 풍경과 강의 모습도 좋아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가족들과 함께 일출을 보는 것이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를 향한 위협 때문에 이런 것들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위협 때문에 제 농장에서 더 이상 살지 못하게 되었고, 머물고 있는 집에서 최대한 나오지 않으려 합니다.

끊임없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사는 것은 삶이 아닙니다. 억압 속에서 사는 것은 삶이 아닙니다.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 줄 사람이 필요하며, 옹호자들을 지켜줄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그 사이 저는 계속해서 우리 지역과 내 가족, 예쁜 손주 일곱 명의 미래와 그들의 삶을 지킬 것입니다.

 

2020 Write for Rights
하니 실바와 연대해함께 아마존을 지켜주세요.
하니 실바가 보호 받을 수 있도록
콜롬비아 정부에 편지를 보내주세요.

하니를 위해 편지쓰기

수, 2020/12/23-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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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시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홍콩 거리에서부터 볼리비아 라파스, 포르토프랭스, 키토, 바르셀로나, 베이루트, 산티아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자신의 시위할 권리를 행사하고 권력자들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 시위는 공통적으로 정부에 의해 가혹한 진압을 당했으며, 이 진압 행위는 대부분 중대한 인권침해에 해당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금까지 볼리비아, 레바논, 칠레, 스페인, 이라크, 기니, 홍콩, 영국, 에콰도르, 카메룬, 이집트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 나타난 인권침해와 폭력의 징후에 대해 기록했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홍콩을 제외하면, 다른 국가의 경우 정부는 집단 체포 등의 전략을 통해 시위를 빠르게 진압했다. 지난 9월, 이집트에서는 2,300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구금되었다. 이들이 재판에 넘겨진다면 시위 관련으로는 이집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형사 재판이 된다.

국제앰네스티는 평화적인 시위가 범죄가 아닌 실제로 사람들이 누려야 할 권리라는 점을 항상 분명하게 명시한다. 이러한 시위에 각국 정부가 선택한 대응 방식은 대체로 매우 과도하고, 불필요했으며 따라서 불법이었다.

사람들이 시위 참여하는 것은 인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시위는 허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게 된 이유이다. 그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의 대부분이 인권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패에 항의하여 거리에 나온 과테말라 시민들

 

부패

칠레, 이집트, 레바논에서는 정부 부패에 대한 의혹이 대규모 시위를 촉발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9월 말에는 이집트 전역에서 수천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들었다. 이곳은 2011년 당시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전 대통령을 실각시켰던 시위로 유명한 장소다. 이 시위를 촉발시킨 것은 이집트군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다수의 바이럴 동영상이었다.

또한 레바논에서는 현 정부의 퇴진, 더 광범위하게는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 사람들이 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정치계의 부패 의혹과 기본적인 사회적, 경제적 권리조차 제공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공적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모든 장관 및 관련 공무원을 처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부패로 인한 공적 자금 남용은 형사적으로 범죄일 뿐만 아니라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주로 필수 서비스에 사용되어야 할 자금을 다른 곳에 쓰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인권법에 따라 정부는 모든 사람의 존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레바논 시위에서 국기를 들고 있는 아이

 

생계

부패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생계의 문제를 낳는다. 칠레에서는 수도 산티아고 데 칠레의 대중교통 요금을 대폭 인상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학생들의 주도로 시위가 시작됐다.

그 이후로 시위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 시위에서는 칠레 국민들의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권리에 부담을 주는 정책 대부분을 다루게 되었다. 칠레는 수입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국가로 꼽히고 있는 만큼, 불평등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는 더욱 컸다.

사람들의 생계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집트와 에콰도르 등 다수의 정부는 엄격한 긴축 정책까지 부과했고 이에 따라 생계비 상승의 우려는 더욱 커져만 갔다.

에콰도르에서는 정부가 연료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긴축 정책은 논란을 낳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졌다. 이로 인해 정부는 잘못을 시인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긴축 정책이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 보고서는 2021년이면 전 세계 국가 중 3분의 2 이상이 저성장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 예측했는데,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약 60억 명에 이른다. 이 수치는 대체 고용 전망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긴축 조치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수백만 명이 포함된 것이다.

파리에서 기후위기 시위에 참여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과 시위대

 

기후정의

지난 한 해 동안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라는 급박하고 부당한 문제에 주목하는 시위가 부쩍 증가해 왔다. 환경 파괴 고발을 이끌고 있는 선주민 활동가도 있었고, 한 시민 불복종 주도 단체는 영국의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산불에 대한 정부 대응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지도자들의 대응 방식에 우려를 표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순간은 지난 9월, 185개국에서 기후변화 동맹 파업 주간에 76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이다. 이 시위는 스웨덴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가 함께하는 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 주최했다. 그레타 툰베리는 불과 1년 전 국회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던 인물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에 앰네스티 최고의 영예인 양심대사상을 수여했다. 그레타 툰베리는 수상 소감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상은 ‘미래를 위한 금요일’라는 운동을 함께 만들어 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청소년들을 위한 것입니다. 두려움을 모르고 미래를 위해 투쟁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 미래는 누구나 당연하게 맞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레타 툰베리

홍콩에서 우산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홍콩 시민들

 

정치적 자유

바르셀로나와 그 외 카탈로니아 지역에서는 카탈로니아 정치 지도자 및 활동가 12명에게 스페인 대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면서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벌어졌다.

인도에서는 잠무와 카슈미르의 특별 자치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인도 헌법 370조를 폐지하고 별도의 연방 직할령 2개로 분리한다는 인도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이 모든 수정 및 변경 조치는 철저한 통신 통제, 이동 제한, 해당 지역 지도자와 활동가의 대규모 구금 가운데 나온 것이다.

홍콩은 올해 정치적 자유와 관련해 장기간 대규모 시위가 진행된 가장 대표적 지역이다. 이 시위는 2019년 4월 홍콩 정부가 중국 본토로의 강제 송환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기록적인 숫자의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결국 홍콩 정부는 법안 도입 계획을 철회했지만, 시위는 계속해서 진화하여 더욱 넓은 범위의 변화를 요구하게 되었다. 시민들의 요구사항에는 경찰 대응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홍콩의 직접 선거를 허용하도록 하는 정치 개혁 등이 포함되어 있다.

 

온라인액션
홍콩: 경찰의 폭력을 즉각 조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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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9/11/2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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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 제23조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 중 하나로 노동권을 명시하고 있다. 노동은 인간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을 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적절한 수준의 노동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 과연 북한 사람들은 세계인권선언에 규정된 노동권을 어느 정도 누리고 있을까?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볼 때, 북한에서는 세계인권선언 제23조에 언급된 내용 중 어느 것도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실 – 불합리와 모순의 공존

 

북한 백두산 부근 관광시설 공사 현장

북한 백두산 부근 관광시설 공사 현장

북한 사람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4년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 COICommission of Inquiry, 조사위원회보고서를 비롯한 국내외 수많은 북한인권 연구 자료는 북한 내 노동과 관련한 수많은 인권 문제를 언급해왔다. 2018년 북한의 현대판 노예제Modern Slavery에 관해 조사한 한 연구기관 보고서는 “북한 내에는 국가에 의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강제노동이 만연해 있으며 주민 10명 중 1명이 사실상 노예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결론 내렸다. 이처럼, 북한 내 노동 환경은 열악한 수준을 넘어 노예 생활과 비견될 정도로 비참하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중론이다.

다양한 형태의 인권 침해가 수없이 혼재된 북한이기에 노동권 문제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참혹성의 측면에서 다른 인권 문제보다 상대적으로 덜할 수밖에 없어 ‘보통의’ 인권 문제 중 하나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북한 내 자유권 문제가 워낙 심각한 수준이다 보니 국제사회의 이목도 상당 부분 그쪽으로 쏠려 있어 노동권과 같은 사회권은 상대적으로 적게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북한도 법률상으로는 주민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법이 노동권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와 관련한 법령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노동자의 복리후생과 관련하여, 북한의 사회주의헌법 제25조는“세금이 없어진 우리 나라에서 늘어나는 사회의 물질적부는 전적으로 근로자들의 복리증진에 돌려진다. 국가는 모든 근로자들에게 먹고 입고 쓰고 살수 있는 온갖 조건을 마련하여준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제30조는 “근로자들의 하루로동시간은 8시간이다.”라고 근로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사회주의로동법’ 제5조는 “사회주의하에서 모든 근로자들은 로동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어지는 세부 내용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실업이 ‘영원히’ 없어졌으며 근로자들은 ‘희망과 재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며 국가로부터 안정된 일자리와 로동조건을 보장’받는다. 이어, 제12조는 “국가는 근로자들이 로동과정에서 소모한 힘을 회복할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며 전반적 무상치료제와 선진적인 로동보호제도를 통하여 근로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한다.”고 규정하며 건강권과 관련한 개념을 노동자의 권리에 포함해 놓았다. 또한, 제38조는 “국가기관, 기업소, 사회협동단체는 국가가 제정한 생활비등급제와 생활비지불원칙에 립각하여 로동자, 사무원, 협동조합원들에게 생활비를 정확히 지불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놓음으로써 정해진 기준에 따른 임금지급을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로동보호법’ 내 다수의 조항에서 노동자들이 가지는 다양한 권리를 규정하며 국가 및 관련 기관은 이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법률상으로 북한 사람들은 누구든지 적절한 수준의 노동권을 마땅히 누릴 수 있어야 함이 틀림없다.

 

기형적 노동 환경과 삶

 

공사 현장으로 향하는 북한 노동자

공사 현장으로 향하는 북한 노동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비교적 최근 한국에 정착한 탈북인 수십 명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북한 내 노동 환경 실태에 관한 증언을 상당량 수집할 수 있었다. 탈북인이 꼽은 열악한 북한의 노동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북한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다. 북한 사람은 중등교육초급·고급중학교을 마치면 대학으로 진학하거나 군에 입대하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국가에 의해 직장에 배치된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취업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는 없다. 국가에 의해 개인의 진로가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만연한 뇌물 문화로 인해 일정 수준의 뇌물을 간부에게 바치거나 인맥을 이용하면 제한적으로 자신이 희망하는 직장에 배치 받을 수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만을 놓고 직업 선택의 자유가 존재한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음으로, 무임금 노동을 들 수 있다. 북한의 노동자는 국가가 배치한 직장에서 일하지만, 자신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군·당·행정기관의 간부나 평양에 거주하는 일부 선택받은 자들을 제외하고는 직장에 다녀도 임금을 받지 못하기에 스스로 먹고살 방법을 찾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심지어 학생들조차 수업을 제치고 노동에 동원되기도 한다.

한국지부는 최근 실시한 탈북인과의 면담을 통해 북한 내부에 일상화된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직업 선택의 제한과 무임금 노동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을 수집할 수 있었다. 탈북인 A 씨, B 씨, C 씨, D 씨 모두 2019년 이후 탈북해 한국에 정착했다. 탈북인 A 씨는 20대로 김정은이 집권할 무렵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국가에서 배치한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최근 북한 노동자가 마주하는 현실을 아래와 같이 말했다.

학교 졸업하고 oo회사에 배치되었다. 거기서 한 3년 일했다. 월급이든 배급이든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 일하면서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북한은 그런 게 없다. 공짜로 일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일했다.

– 탈북인 A 씨

50대 탈북인 B 씨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정권을 모두 거치며 사회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B 씨 역시 직장을 배치받고 일을 했으나 김정일이 집권하고 나서부터는 노동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처음에는 oo공장에 다녔다. 여기서 한 5~6년 일했다. 김일성이 죽고 나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기 전에는 로임을 받았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못 받았다. 그 전에는 배급도 나오고 로임도 나왔는데 김정일, 김정은 때는 직장을 다녀도 돈을 안 줬다.

– 탈북인 B 씨

한국에 정착한 지 1년이 갓 넘은 탈북인 C 씨 또한 자신이 배치받은 직장에서 경험하고 목격한 직장 생활을 바탕으로 북한의 무임금 노동 실태에 대해 증언했다.

북한과 한국은 매우 다르다. 북한에는 월급이 없다. 직장 다니는 사람은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 돈을 직장에 바쳐야 한다. 어느 직장이든 돈을 안 내라고 하는 곳이 없다. 북한에서는 직장에 명단이 올라가 있지 않거나 출근을 하지 않는 자는 벌을 준다.

– 탈북인 C 씨

탈북인 D 씨는 2020년 이후 한국에 입국했다. D 씨는 북한의 노동 환경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일 년 내내 직장을 나가도 쌀 한 톨도 안 준다. 배급은 1995년도 이후 없어진 지 오래고 월급도 없다. 배급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봤자 당기관, 법기관 등 힘 있는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일반 공장·기업소 다니는 노동자들 같은 경우는 1년 동안 꼬박꼬박 직장 출근해도 쌀 한 톨도 못 탄다.

– 탈북인 D 씨

앞서 탈북인 B 씨의 증언에서도 언급된 것과 같이 북한이 애초부터 노동자에게 임금이나 배급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1990년대로 접어들며 소련의 붕괴와 지도자 김일성의 사망, 그리고 ‘고난의 행군’으로 잘 알려진 대기근이 발생하는 등 나라 안팎으로 큰 위기가 연이어 닥쳤다. 사회 전 영역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으나 국가는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사실상 국가 운영이 마비된 것이다. 탈북인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1970년대 까지는 배급도 주고 로임도 나오고 상점에도 사탕이 넘쳐날 정도였다고 들었다. 그런데 김일성 죽고 나서 고난의 행군으로 들어가면서 어려워졌다. 내가 그 시기에는 학교 다닐 나이였지만, 학교도 못 다녔다. 쌀도 없고 농사지을 것도 없고, 나라에서 주는 것도 없다 보니 쑥떡 같은 거 먹고 살았다. 잣나무 껍질을 벗긴 후 삶아서 우려낸 다음 다른 것과 섞어서 떡 만들어 먹고는 했다. 그 시기부터 북한 사람들이 타격받았다. 일하기 싫어하거나 게으른 사람들은 그때 다 굶어 죽었다고 보면 된다.

– 탈북인 A 씨

탈북인 B 씨는 본래 노동자였지만 배급을 더 이상 받지 못해 배고픔이라도 해결할 수 있을까 싶어 어쩔 수 없이 농장원으로 자원했던 경험에 대해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농장에서 일반 직장 가기는 어렵다. 하지만 직장에서 농장 가는 것은 수월하다. 농장원은 대를 이어 일해야 한다. 농장원으로 일하는 것은 직장 다니는 것 보다 훨씬 힘들다. 그렇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때는 농장에서 일하면 일단 먹을 수는 있으니까 직장을 포기하고 농장원으로 일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배급을 해 주지 않아서 사람들 다 굶어 죽곤 했다. 그래서 이 시기를 ‘미공급’이라고도 한다.

– 탈북인 B 씨

이제는 나라에서 배치해 준 직장에서 일해도 제대로 된 보상은 주어지지 않는다. 물자 부족으로 공장과 회사가 돌아가지 않아도, 특별히 할 일이 없어도 일은 나가야 한다. 나가서 할 일 없이 앉아서 시간을 때워도, 다른 노동 현장에 동원되어 나가도 출근은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의 의욕 저하를 불러온다. 출근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편법도 생겨났다. 몇몇 노동자들은 직장에 돈을 상납하고 회사에 이름만 걸어 놓는다. 출근하지 않는 기간에는 장사나 소토지 경작 등 다른 경제활동을 하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이들을 ‘8·3노동자’라고 부른다. 북한의 기형적인 노동 환경이 낳은 결과물이다. 탈북인 C 씨는 다니던 직장에 돈을 바치고 직장을 나가는 것으로 위장한 후 그 기간 다른 일을 하며 돈을 벌러 다니는 행위를 의미하는 ‘8·3벌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그래서 최근 북한에서는 일반 사람들이 제일 이상적인 직업으로 생각하는 게 ‘벌이조’8·3노동자 등 8·3벌이를 하는 자를 통칭이다. 당조선로동당 간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건 소수의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 되기 힘들다. 벌이조는 직장에 이름을 걸어 놓으면 직장에서 1년 동안 아예 상관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북한에서는 60세 이하의 남자들이나 결혼하기 전 청년들이 직장에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 노동단련대로 보내 벌을 준다. 그러나 직장에 이름을 걸어 놓으면 나라에서 찾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직장 지배인과 협의해서 중국 돈으로 700원을 내고 내 이름을 oo공장에 올리면 직장에는 이름이 올라가 있지만 1년 동안 출근을 안 하고 놀아도 되는 거다. 그 기간에는 놀거나 자기가 원하는 돈벌이를 하면 된다. 그래서 벌이조라고 하는 것이다.

– 탈북인 C 씨

나라에서 배치해 주는 직장에서 일해도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기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상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무임금 강제노동이다. 탈북인 A 씨는 자신이 북한에서 경험한 노동자의 삶을 아래와 같이 묘사했다.

그러니까 우리 같은 건 거기서 농사를 따로 짓고 살아야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 받아서 농사짓고 그랬다. 보통 직장 반장보고 며칠간 시간 좀 달라는 식으로 부탁한다. 반장도 우리 다 농사지어 먹고 사는 거 아니까 서로 교대제로, 오늘은 내가, 내일은 다른 사람이 소토지 일을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직장에서 배급을 못 주다 보니 그렇게라도 해줘야 한다. 무슨, 안 그래도 공짜로 일하는데… 나라에서 일하라니까 그러지, 일 안 하면 단련대 쳐 넣으니까, 시끄러워지니까 일을 형식상으로라도 하는 것이다.

– 탈북인 A 씨

 

벗어날 수 없는 노동 착취의 굴레

 

2020년 여름 함경남·북도에서 수해복구전을 벌인 북한 수도당원사단

2020년 여름 함경남·북도에서 수해복구전을 벌인 북한 수도당원사단

비단 일반적인 직장에서만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북한 당국은 자발적 지원이라는 형태를 빙자해 다양한 형태의 비자발적 노동 조직을 구성해 노동 착취를 자행해왔다. 그 중 ‘돌격대’는 외부에도 잘 알려진 노력동원 조직으로서 국가적 건설사업에 동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대식 편재의 노동 조직을 말한다. 돌격대는 ‘반군사’라고 불리기도 하는 정규 돌격대와 비정규 돌격대로 나뉜다.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노동 조직이 국가의 필요에 따라 강제적으로 조직, 동원된다. 탈북인 D 씨는 돌격대 차출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편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만약 ‘삼지연 건설현장 돌격대’ 인원이 석 달에 한 번씩 교대한다고 하면 나라에서 각 기업소마다 몇 명씩 차출할 인원을 할당한다. 내가 기업소에서 일하는데 내 순번이 되면 돌격대에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한다. 그런데 내가 돈이 좀 있거나 잘 산다고 하면 나 대신 다른 사람을 돈으로 사서 돌격대로 넣는다. 그 사람은 석 달 동안 나 대신 돌격대에 가서 시키는 일을 한다.

– 탈북인 D 씨

최근의 노동력 동원의 예로는 2020년 여름 함경남·북도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평양에서 조직된 ‘수도당원사단’을 들 수 있다. 북한의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평양의 당원에게 물난리를 복구하기 위한 인력이 절실하다는 내용이 담긴 공개서한을 공개한 이후 수해 복구 지원에 동참하겠다고 자원한 인력만도 무려 7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그간 북한 당국의 행적을 고려할 때 이번 동원이 순수하게 자원 인력으로만 채워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문제는 국가에 의해 추진되는 강제적 성격의 노력동원에서 노동권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상 지역으로 파견된 노동자는 몇 주에서 몇 개월에 이르는 기간 일해도 실질적으로 주어지는 임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파견 기간 소요되는 식량이나 비용을 노동자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일하다가 부상을 당해도 이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외에도 동원 기간 발생하는 인권침해는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국가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현대판 노예제’나 다름없는 것이다. 탈북인 D 씨는 돌격대에 동원된 사람들의 모습과 관련해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다른 지역으로 돌격대를 나간다고 하면 자기 집에서 쌀을 매고 가야 돌격대에서 일하면서 먹고 살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파견되어 일하러 가는데 자기 식량도 챙겨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보통 석 달씩 간다. 그래서 돌격대에서 도망치는 사람도 있지만 잡아다가 때리고 다시 보내고 그런다. 최근에는 김정은이 삼지연을 자기 아버지인 김정일의 고향군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평양, 사리원 이런 곳을 포함해서 전국 각지에서 돌격대가 다 와서 일한다. 돌격대는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 아이 엄마 할 것 없이 다 포함된다.

– 탈북인 D 씨

 

개인보다 국가를 위한 노동

 

수해 복구 나선 북한 주민들

수해 복구 나선 북한 주민들

국가가 앞장서서 국민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다. 헌법과 노동법 등 성문화된 법령으로서 노동권 보장에 관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명목상 존재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은 그 사회를 경험한 수많은 탈북인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현실 속 노동자의 권리는 국가에 의해 무시되기 일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이 지난 수십 년간 강조해 온 ‘사회주의노동생활’의 핵심은 결국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하는 집단주의 노동’과 같은 사회·집단·국가 우선의 전체주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개인의 인권은 주요한 고려대상이 아니다.

다양한 시기에 정착한 탈북인의 증언을 비교하며 알 수 있는 점은, 노동자에 대한 처우나 인권 수준은 시간이 흐르면서 나아지기는커녕 정체되거나 오히려 전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면담에 참여한 탈북인은 북한의 노동권에 대해 서로가 거의 일치하는 증언을 했다. 이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에서의 노동권은 법률로써 규정된 바와 달리 현실에서는 철저히 무시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하거나 적극적으로 실현할 의지가 없다.”

외부에 알려진 북한의 노동 환경을 놓고 볼 때 여느 국가와 달리 겉으로 보이는 고용률이 높다고, 또는 실업률이 낮다고 해서 결코 그것이 북한 내 노동환경의 건전성이나 주민들의 질 높은 삶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질 노동 시간, 보상 수준, 직업 선택의 자유, 강제 노동 여부, 휴식권과 같은 내용을 더욱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노동 환경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인권 보장의 의무를 진 의무 부담자로서의 북한 당국이 가지고 있는 노동권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자발적인 인식 및 태도 변화를 당장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폐쇄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북한을 대상으로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상 많지 않다. 국제사회가 취할 수 방안 중 현실적인 것으로는 적극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북한 당국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개선 권고를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이다.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 인권침해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다뤄질 수 있었던 것처럼, 북한 내 노동자의 권리 역시 국제사회에서 더 깊이 있게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

수, 2021/02/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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