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기의 섬이야기] 인도네시아의 다대기 양념문화, 삼발(Sambal)

홍선기(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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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발의 재료 (마두라섬, 2019.1.4., 필자촬영)[/caption]
우리나라 음식 중 대게는 완성된 음식이라기보다는 손님 취향에 맞춰서 맛을 추가하는 음식이 많이 있다. 칼국수나 국밥류, 탕 종류, 찌개 종류를 보면 ‘다대기’라고 해서 추가 양념이 곁들여 나온다. 국립국어원 자료에 의하면 이 다대기라는 용어는 ‘두드리다’라는 일본어 ‘타다키(叩き)’에 기인한다고 하며,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함경도 고유어로서 냉면에 넣는 다진 고춧가루 양념을 ‘다대기’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도 다대기를 다데기(タデギ)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그 레시피는 거의 우리나라의 고춧가루 양념과 동일하다. 일종의 문화적 역수입인 셈이다. 다대기 만들기는 김치 만드는 것만큼이나 지역 다양성이 강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고춧가루, 마늘, 생강, 간장과 소금은 동일하게 들어간다. 젓갈이나 액젓만 추가하면 거의 김장김치 속을 만드는 기본 재료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돌절구에 고추, 마늘, 생강을 넣고 잘 다져서 만든 양념, 아직도 우리 시대에 남아 있는 음식 문화의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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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벡(cobek). 돌로 만든 인도네시아 막자사발에 삼발을 만드는 과정 (티모르섬, 2020.1.16., 필자촬영)[/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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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삼발 (발리, 2008.11.2., 필자 촬영)[/caption]
인도네시아에 가면 가정집, 식당마다 만들어내는 다대기, 즉 삼발(Sambal) 맛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슬람교가 많은 인도네시아는 금지되어 있는 돼지고기 요리를 제외하고는(서티모르의 기독교 신자들은 돼지고기도 먹음) 모든 음식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바다와 갯벌도 있고, 소금을 생산하기 때문에 다양한 생선의 젓갈류, 삭힘, 건정(말린 생선)의 식재료도 있고, 구이, 찌개, 탕 종류 같은 음식도 많다.
음식을 조리하거나 완성된 음식을 제공할 때는 삼발이 함께 나온다. 물론 손님이 요구하면 삼발의 매운 정도나 추가 재료를 조절할 수 있다. 삼발의 재료는 기본적으로 몇 가지 종류의 고추에 말린 새우나 생선, 마늘, 생강, 샬롯(shallot)이라는 양파, 쪽파, 야자나무 설탕을 코벡(cobek)이라는 막자사발에 넣고 빻거나 으깨고, 다진다. 그리고 끝으로 라임을 짜서 새콤한 맛을 추가한다. 그냥 삼발의 맛을 보면, 맵고, 새콤하고, 달콤하고, 짭짤하다. 삼발은 지리적으로 종류와 재료가 다양하다. 예를 들면, 자바섬의 삼발과 술라웨시, 롬복, 티모르 등 동부지역 섬 지역의 삼발의 내용이 다르다. 아마도 그 차이는 기본적인 고추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붉은색, 푸른색, 크고, 작고, 맵고, 달고....
다양한 고추의 종류는 16세기 포르투갈과 스페인 항해사들이 아메리카 대륙에서부터 옮기고 전파한 ‘콜럼버스의 교환(Columbian exchange)’의 결과였다. 귀중한 향신료들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신대륙 고추는 향신료 로드의 중간 지점에 있었던 인도네시아 전역에 분포하여 섬 지역의 환경 특성에 맞춰서 재배, 개량되었다.
발리섬 옆에 있는 롬복(lombok)이라는 섬 이름도 원래는‘고추’라는 뜻이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인도네시아에서 고추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 진정한 삼발의 맛은 재래시장이나 섬 지방의 가정집을 방문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삼발도 마트에서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롬복에서 생산한 삼발이 제일 맛이 있고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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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발 양념을 한 가오리(수라바야, 2020.1.12., 필자촬영)[/caption]
인도네시아는 시원하다는 우기에도 30도를 넘는 더위, 그리고 습도와 싸워야 한다. 건기에는 40도에 가까운 따가운 햇볕에 체력이 고갈될 정도이다. 따라서, 계절별로 체력을 유지하면서도 위생적으로도 도움이 될 음식들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고추는 비타민이 매우 풍부하고, 마늘은 강장제, 생강이나 라임은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음식의 부패를 예방한다. 삼발은 생선위에 바르면서 굽기도 하고, 우리나라 매운탕처럼 탕을 끓일 때 첨가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생선 스프는 시큼한 맛을 낸다. 삼발은 인도네시아의 가장 일상적인 음식인 생선구이(ikan bakar), 닭튀김(ayam goreng), 볶음밥(nasi goreng), 다양한 스프(soto), 그리고 흰밥에 곁들여서 먹는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212가지의 삼발이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이 자바섬에서 시작하였다고 하고, 기타 섬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삼발은 이제 인도네시아를 넘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남중국에 이르는 동남아시아 음식 세계에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섬 조사를 지속해 온 필자도 귀국길엔 늘 삼발을 챙긴다.

오징어 풍년. 기후변화에 의하여 어촌의 풍경은 달라지고 있다.(2011년 10월 27일, 울릉도, 홍선기 촬영)[/caption]
전봇대 보리숭어 말리기. 이 자체가 섬 생태문화이고, 관광 인프라 아닐까 (2006년 4월 14일, 신안군 증도, 홍선기 촬영)[/caption]
낙지냉연포탕. 섬 생태계서비스의 문화기능으로 음식의 중요성. 섬 음식의 기본은 청정한 식자재의 신속한 공급에서 시작된다. (2016년 5월 11일, 신안군 장산면, 홍선기 촬영)[/caption]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그리스 산토리니 섬 와인. 섬 자체가 매우 건조하기 때문에 생장 속도는 느리고, 당도가 높은 품종의 포도를 수 세기 동안 유지하고 있다. (2009년 5월 28일, 산토리니, 홍선기 촬영)[/caption]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의 해조류 채취와 활용에 대한 조사. 해조류 6차 산업으로 발전하는 과정. (2017년 1월 13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홍선기 촬영)[/caption]


발리에서 루왁커피 농장의 사향고양이의 모습. (발리, 2018.1.13., 홍선기 촬영)[/caption]
바뉴왕기의 커피 농장. 많은 주민들이 협력으로 조성하고 관리하고 있음. 주민들 의견으로는 유기농이라고 함. 대부분 수출용 커피는 농약을 사용하고 있으나 팜투어를 위한 농장은 특별히 유기농으로 생산한다고 함 (2019.1.9. 홍선기 촬영)[/caption]
커피농장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품종의 커피. 팜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시음을 권하고 있음 (2019.1.9. 홍선기 촬영)[/caption]
커피농장을 이용한 바뉴왕기 팜투어 장소 (2019.1.9. 홍선기 촬영)[/caption]
인도네시아 정부커피연구소에 근무했던 Mr. Sugi씨와 부인 Magda씨(좌). 벽에 걸려 있는 십자가가 매우 인상 깊음 (2019.1.10. 홍선기 촬영)[/caption]




















인도네시아의 티모르섬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 사진. 인도네시아는 대소 1만 3,677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caption]
재래시장에서 핀낭 재료를 팔고 있는 주민들 (2020-01-13, 서티모르 쿠팡, 홍선기 촬영)[/caption]
핀낭의 재료인 아레카 너트 말린 것과 열매, 베틀후추 열매, 야자수 잎(왼쪽 상부), 석회(상부 힌색) (2020-01-15, 서티모르 Kefamenau, 홍선기 촬영)[/caption]
핀낭 열매인 빈낭나무(Areca catechu). 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종의 종려나무이다. (2020-01-16, 서티모르 Kefamenau, 홍선기 촬영)[/caption]
























망그로브숲은 해일과 해풍을 막고 갯벌생물을 보전하는 역할을 한다(베트남 하이퐁, 2012.12.20. 필자촬영)[/caption]
바다와 뭍의 경계, 갯벌 (무안군, 2014.8.24. 필자촬영)[/caption]
1980년대 중국 주산군도 일원의 소금생산 활동 (중국 주산박물관, 2017.11.25. 필자촬영)[/caption]
자염(煮鹽)방식의 소금생산 도구 (중국 주산박물관, 2017.11.25. 필자촬영)[/caption]
▲故 문승식님[/caption]
태평양의 섬들[/caption]
코로나바이러스로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caption]
그리스 산토리니섬의 해변 (2009.5.25. 홍선기 촬영)[/caption]
스페인 미노르카섬의 해변 (2010.8.24. 홍선기 촬영)[/caption]
COVID-19 이전의 베네치아 (2019.6.20. 홍선기 촬영)[/caption]
ⓒ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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