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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⑩/기고] 코로나19와 사회경제 정책전환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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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⑩/기고] 코로나19와 사회경제 정책전환 제언

admin | 목, 2020/06/11- 19:55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을 대응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소식을 비롯해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코로나19와 정책문제에 관한 기고를 전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잠깐 겪고 넘어가는 감기와 같은, 단순한 ‘교란’ 차원의 위기가 아니다. 자본주의 전체가 이전에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서게 되는 변곡점이며, 그렇기 때문에 ‘포스트코로나’의 세상은 이전의 ‘하던 대로(business as usual)’의 세상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우리는 어떠한 사회경제 정책의 전환을 준비해야 할까? 이 글은 국가와 조세의 역할 변화, 기본소득의 중요성, 고용 보장제의 검토 등을 제안하고자 한다.

‘불확실성’: 30년대 대공황과의 비교

많은 이들이 현재의 상태를 1930년대의 대공황과 비교하고 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불확실성uncertainty’이다. 역사적 통계적 데이터와 수리 모델을 동원하여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또한 확률적인 위험 감안의 가치까지 (‘VaR’) 계산이 가능한 위험을 우리는 보통 ‘리스크’라고 부른다.

하지만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기에 데이터도 찾을 수가 없고 또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ceteris paribus’이라는 전제가 성립할지조차 불확실하여 모델 구성도 불가능한 상태, 즉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한마디로 말해서 도저히 알 수가 없는 미래’라고 표현했던 상태를 우리는 불확실성이라고 부른다.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중요한 특징 또한 이 ‘불확실성’에 있다. 감염성은 대단히 높지만 치사율은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으며 게다가 노인과 젊은이를 차별하는 경향까지 보이는 이 괴생명체의 출현이 경제와 사회와 세계에 어떤 충격을 가져올 것인가.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에 지침이 될 데이터를 찾을 수 없다.

또 이것이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시스템 중 어떤 것을 어떻게 건드릴지를 알 수 없으므로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가정이 성립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 사람들이 지금 1930년대 대공황을 떠올리는 가장 중요한 유사점이 여기에 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30년대 대공황과의 단순한 비교는 아주 중요한 차이점을 못 보게 만들 위험이 있다. 1930년대의 대공황을 모델로 하여 정형화된 현재의 위기 대응 매뉴얼이라는 것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는 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1930년대의 대공황이 어떤 양태로 벌어졌던가를 잠깐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자산 시장에서 거품이 터진다. 이것이 신용경색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금융 시스템 전체의 마비 심지어 붕괴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투자가 위축되면서 불황이 시작되고 이것이 다시 실업과 과잉 생산설비로 이어진다.

만성적인 대량 실업으로 인해 사회가 붕괴하고, 이것이 다시 정치적 위기로 이어지면서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하는 나라들이 속출한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세계 질서도 ‘현상타파’ 세력의 대두로 인해 위기에 처하고 급기야 세계대전으로 비화된다.1)

20세기의 자본주의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거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단선적인 인과관계’의 위기 대응 모델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자산 시장에서 생겨난 불씨가 진화되지 못하고 금융 시스템, 산업, 노동시장, 사회, 정치, 국제관계 등의 장으로 확산되면서 전체 시스템을 화마에 휩싸이게 만드는 단선적인 인과율의 연쇄에 주목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대응 매뉴얼이 생겨나게 된다.

위기가 발생하면 즉시 중앙은행과 국가 재정을 동원하여 무제한의 유동성을 금융 시스템에 제공 혹은 약속할 것이며, 주요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자금을 지원하고 악성 부채를 떠안아 준다.

즉 자본주의의 위기의 진원지는 ‘거의 항상’ 자산 및 금융 시장이며, 이것이 산업과 사회와 정치로 확산되는 것이 위기의 양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 대책 또한 그 ‘중심부’인 자산시장과 금융 및 주요 기업들에 돈을 풀어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는 다르다. 불씨는 자산시장에서 시작되어 그러한 한 줄기의 인과율을 따라 차례로 퍼져나가고 있는 게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괴생명체는 2020년 3월 자산 시장, 금융 시스템, 생산 기업, 노동 시장, 사회 영역, 정치 영역을 동시에 공격하였다.

주식시장은 최근 들어 안정세 심지어 예전 수준으로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을 위시한 주요 산업국가에서 노동 시장은 처참할 정도로 무너지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적 위기와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태이다.

지금 상황은 30년대 대공황 이후로 정형화된 위기 대응 매뉴얼로 맞설 수 있는 사태가 아니다. 유동성을 넉넉히 공급한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노동 시장과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위기를 대처할 수 있는 별개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쉽게 정치적 위기 나아가 지정학적 위기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을 필두로 주요 산업국의 노동 시장은 무너지기 시작하였으며, 빈곤율과 자살률이 치솟는 등 각종 사회적 위기가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협력에 기초했던 지난 40년간의 세계 질서는 두 나라의 적대적 대립이 격화되면서 밑둥부터 흔들리고 있다.

국가의 새로운 역할

이 부분에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과 기능을 갖춘 국가가 나타나게 될 개연성을 얻게 된다. 따지고 보면 불확실성이란 인류가 특히 대규모 농경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매년 항상 겪어온 기본적인 존재 조건이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발명한 최초의 장치가 바로 흉년이나 홍수 가뭄을 대비하여 다량의 곡물을 저장해 둔 신전과 거기에서 발전한 초기 국가였다.

모든 기존의 규범이 혼란에 빠지고 아무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엄습하는 순간 사람들이 사회의 안녕을 보장하고 사태를 헤쳐나가기 위해 사용하는 제도는 언제가 국가였다. 이번 사태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 금융 시장이든 노동 시장이든 그 자체의 자기조정 메커니즘으로 사회의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고 믿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유동성과 구매력의 배분에 있어서나 구직자들의 안녕을 지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능력에 있어서나 국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쇼어링’을 통한 산업 재배치와 기존 도시 계획의 변화 등과 같은 부분에서의 국가의 역할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또한 언제 다시 새로운 물결의 감염과 맞닥뜨릴지 모르는 방역의 과제 또한 전국적 차원과 지역적 차원에서의 유기적인 보건 시스템을 국민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건설할 것을 필요로 하고 있다.

2009년 세계 경제 위기 당시 영국의 중앙은행 총재였던 머빈 킹의 명언처럼 ‘지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것 뿐’이다. 한 가지 더 확실한 것이 있다면,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국가 역할의 확대가 확실하다’는 점이다.

이는 세수와 지출의 운용을 둘러싼 기존의 규범에도 분명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뉴노멀’의 출현도 가능하게 할 수가 있다. 지난 40년간 경제학에서 세금은 ‘경제의 실체’라 할 시장의 생명력을 ‘흡혈귀’에(제임스 갤브레이스) 해당하는 국가가 빨아먹는 ‘필요악’과 같은 것이므로 줄이면 줄일 수록 좋다는 사고방식이 지배해왔다.

그 이전 보조금으로 주어지던 인센티브는 그래서 이제는 세금 감면으로 대체되는 일이 벌어져왔다. 지금 대한민국의 세금제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래서 세제는 이런저런 크고 작은 각종의 세금 감면 조치로 덕지덕지 기워져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앞으로도 용납될까? ‘조세 국가’를(슘페터) ‘흡혈귀’로 보고 여기에 균형 재정의 원칙을 더하여 지출 최소화를 지향하는 ‘작은 국가’가 앞으로도 받아들여질까? 이 ‘작은 국가’라는 원칙이 무너지면 균형 재정의 원칙도 또 조세 국가는 ‘흡혈귀’라는 원칙도 연쇄적으로 흔들릴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현대화폐이론MMT: modern monetary theory’의 입장에서는 세금이란 지출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바람직한 사회적 행동을 장려하고 그렇지 못한 행동을 억누른다는 원칙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균형 재정이라는 신화를 벗어던지고 사회적 필요가 있다면 과감하게 지출을 늘리고 이를 통해 사회 전체의 생산성과 후생을 증대시켜서 중장기적으로 재정의 균형을 맞추는 관점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세입에 세출을 맞추는’ 기존의 재정 정책fiscal policy의 관점을 벗어나서 사회적 필요가 있다면 과감하게 지출하고 거기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고 ‘융통’하는 고전적인 공공 재정public finance의 관점을 회복하도록 촉구하고 있다.2)

다시 말하지만, 지금 전 세계 자본주의 문명은 지구적 거시적 규모에서나 지역적 미시적 규모에서나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서 가장 해로운 것은 어제의 세계에서나 통용되던 상식들 – 균형재정, 규제완화, 최소국가, (금융)시장의 완전성 등등 – 에 머리와 손발이 묶이는 것이다. 지금은 과감한 상상력과 대담한 행동이 필요한 순간이다.

그리고 각급 정부를 이끄는 ‘국가 지도자들statesman’은 바로 그러한 상상력과 행동의 과감성과 대담성을 보여줄 위치에 있는 이들이며 또 그러한 의무가 있는 이들이다.

이 글에서 설명한 것 이외에도 ‘지역에서의 보건 커먼스commons’의 조직이나 마을 단위에서의 생산 활동 커먼스 – 도시 농업, 메이커 스페이스 등등 – 의 조직 등 여러 다른 제안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눈과 귀를 넓게 열고 활발히 의견을 나누며 힘과 용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각급 정부의 수장들이 떠맡아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 글: 홍기빈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 각주

1) <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로버트 하일브로너, 홍기빈 옮김, 미지북스 참조.
2) <균형재정은 틀렸다: 화폐의 비밀과 현대화폐이론> 랜덜 레이 저, 홍기빈 옮김, 책담 출판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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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보면 전쟁으로 인한 사망보다 질병과 전염병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다. Clausewitz의 표현에 의하면, 인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해당사회가 치루어야 할 전투를 전략적 개념을 통해 수행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전쟁을 이기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연결망을 구성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다차원 속에서 타격을 가해오는 상대(질병)의 복잡다단한 성격을 이해해야만 한다.

지난 3월11일 WHO가 COVID-19를 팬데믹으로 공식 선언하였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에 대비하지 못한 상태이었다. 그러나 수십 년 전부터 전문가들은 전염병이 수시로 발생할 것이며, 세계화와 인구 증가, 불평등과 기후위기 등으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을 여러 차례 경고하여 왔다.

특히 세계화로 이루어진 전례가 없는 연결성 즉 대도시권의 대중교통수단, 빈번하게 이루어진 항공여행, 대규모의 크루즈 관광 등이 대양과 대륙을 정기적으로 연결하면서, 많은 국제 행사들이 이루어지고 산업계의 공급사슬구조가 형성되면서 팬데믹의 조건을 악화시켜 왔다. 그 결과로 각국 정부들이 시간과 공간이라는 차원에서 제공해야 할 기본적 사회정책이 위축되었다.

COVID-19가 발발하자 각국 정부들은 지역봉쇄와 여행제한 그리고 국경차단을 통해, 연결고리를 통제하면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연결고리에 대한 전면적인 봉쇄는 해답이 아니다. 반대로 국제적인 지도자들간의 협력과 합동적인 과학적 연구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데 핵심이다. 요점은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연결고리의 시스템이 주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추구하는 것이다.

COVID-19의 사태가 우리에게 시스템에 대한 조언을 주고 있는데, 이미 주지하듯이 세계화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금융센터처럼, 연결고리의 시스템이 파괴될 경우에 입는 피해가 연결성이 주는 혜택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는 점을 팬데믹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현재 위협이 던지는 근본적 도전은 연결성과 회복력 간의 거래인데, 후자 즉 회복력이란 사회가 시스템의 충격에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능력을 의미한다.

복잡계의 이론가들은 잘 짜여진 연결고리가 시스템적인 회복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 단, 기존의 관계라는 요소가 변화된 이후에 가능하다. 이는 특히 수많은 상호연결 고리들이 사회시스템 전체를 매우 빠르게 뒤흔들고 의도하지 않았고 예측도 할 수 없는 재구성의 결과를 만들어 낼 때에 유효하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대체로 세계경제에 유익하다. 그러나 중국이 2003년 이래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로 성장한 이후 발생한 이번 COVID-19는, 지난 SARS와 견주어 볼 때, 중국과 세계를 묶는 연결고리의 기능과 승수적으로 결합하여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연결성과 회복력이 균형적으로 제자리를 잡게 하는 전략적 방침은 회복력을 극대화하는 영역에 국가적으로 시스템을 준비하고 환기시키는 것이다.

우선, 이는 전략수립의 결정과정에 큰 변화를 요구한다. 국가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어 왔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초연결화된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작고 단순한 사건이 복잡한 사슬 속에 사방으로 파장을 야기시킬 수 있는 국제적 연계의 복잡성에 유의해야 한다.

두 번째, 이러한 결정을 통하여, COVID-19와 같은 전염병의 전파성과 싸우는 국가단위의 능력을 배가시키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찾아내야 한다. 예를 들어 팬데믹과 싸우는 최전방을 지원하기 위해, 부자국가들과 국제적인 보건기구들이 지역단위로 팬데믹을 통제하는 국제적인 시스템을 공동으로 갖추어야 한다.

팬데믹은 각국의 질병센터만 고립적으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 시스템의 가장 약한 고리를 공격한다. 이러한 약한 고리가 붕괴되면 사방으로 확산되며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초기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약한 고리에는 이주민 수용캠프, 빈민촌, 공공보건이 취약한 빈곤한 나라들이 해당된다. 유엔의 통계에 따르면 22억의 인구가 물부족을 겪고 있으며 42억 인구에게 기본적인 위생시설이 부족한 실정에 있다.

팬데믹은 경제사정과는 상관없이 진행되지만, 동시에 이에 대한 대응은 해당 국가가 회복력을 유지할 시스템을 갖추어야 가능하다. G20 국가 지도자들은 이번 전염병과 싸우는데 가능한 모든 국제적 금융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보호무역으로 국제간 협력을 방해하고 있으며, 이번에 발생한 시스템적 충격에 대응하는 다자간 무역기능을 신속히 복원시키기 위해 필요에 따라 경쟁력의 회복을 지원하는 환율의 재조정이 필요하다.

COVID-19의 전략적 정책으로 국가마다 사정에 따른 회복력을 승인해야 한다. 식량과 의료 그리고 기타 전략적 물품의 공급을 다양화하여, 공급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충격을 이겨낼 확실한 공급의 인프라가 요구된다.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진료에서 종합 병원에 이르기까지 의료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며, 질병에 대한 전문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호주의 경우, 자체적으로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식량 공급체계에 혼란이 발생하면 필요한 대륙에 즉시 식량수송이 가능할 만큼 비축량을 운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국가들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가운데 공공보건의 위협을 관리할 수 있는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도록 정치제도와 사회적 공헌을 개선해 나아가야 한다.

이번 팬데믹은 상황에 대응하는 각국의 역량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고 있다. 동시에 연결성과 회복력 간의 보다 견고한 균형을 찾도록 세계화를 재조정해야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방향으로 전략적인 방침을 바꾸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현재 겪고 있는 경제불황은 국가와 세계단위의 활동을 어쩔 수 없이 위축시키고 있지만, 이후 회복될 경제활동은 반드시 팬데믹 이전의 수준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지난 여름 호주가 격은 기후의 재난(산불)은 이미 현재 지구의 탄소화가 지닌 위험이 어떤 것이지 잘 보여주었다. 연결성과 관련하여 재난으로부터 회복력을 갖추기 위하여 우리 삶의 방식과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이 지속가능한 것인지, 우리는 이제 분별하고 성찰을 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 동아시아 포럼, 2020-05-10.

Evelyn Goh

호주 국립대학교내 전략과 안보분야 연구소 주임교수

Jochen Prantl

호주 국립대학교내 아시아-태평양 국제관계분야 담당교수

금, 2020/05/2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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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코로나-19에 비상하게 대응하라!

코로나-19 113번 확진자의 자녀 2명이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등교개학 후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신고와 대전외고에서는 통학차량 운전자가 확진되면서 현재 등교가 중지된 상태이다. 대전은 약 2주만에 6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인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학교를 매개로한 대규모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114번과 115번 확진자의 동선에 있는 학원을 전수 조사하는 한편 2주간 휴원하기로 결정했다. 대신고와 외고역시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다. 등교했던 천동초등학교 학생은 전수조사를 받을 예정이며 전원 자가 격리되었다. 학생들 모두 음성판정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대할 뿐이다. 

이번 확진은 대전의 코로나-19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지난 21일 대전지역 주요기관장 긴급회의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의 학교등교중단 요구에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학교 확진자로 인해 학교를 매개로한 확산이 확인된다면, 21일 등교중단 거부가 잘못된 결정인 되었음을 입증하게 된다.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기관 차원의 대응도 문제다. 대전시는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감영병관리과 신설과 역학조사관 증원 등의 추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 교육청은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다. 확인 결과 대전시 교육청에는 코로나-19 대응 전담팀 자체가 없었다. 체육예술건강과 주무관이 교육부의 지침만을 토대로 답변하는 것이 전부였다. 교육부 지침만을 신주단지 모시듯 읊고 있을 뿐 자체 대응계획이나 능동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21일 관계기관장 회의 이후 등교중단 요구에 대한 설동호 교육감의 거부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대전시 코로나-19 게시물에는 등교중단 등의 대책이 없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대전시 교육청은 지금이라도 실효적이고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확진자가 발생한 2개교 인근의 초.중고에 등교중지 명령을 내리고, 2주 이상의 원격 학습을 운영해야 한다. 인근 5개 학원이 아닌 인근 지역 학원에 대한 휴원권고나 명령 등의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학교별로 등교중단 등의 결정권한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확진자 인근 학교 역시 중단조치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하거나, 지침으로 중단범위를 규정해야 한다. 자체적으로 학부모들의 의사를 통해 임의 중단조치도 훨씬 확대 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대전시는 코로나-19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하여 사회적거리두기의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에 따라 전 학교가 등교를 중지나 온라인 학습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를 통한 N차 감염이 현실화 되지 않도록 실효적인 대책들이 논의 될 때다. 학교가 방역의 최전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20. 6. 30.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화, 2020/06/3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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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거의 반 년 동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모두 궁금해 합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한살림이 중요한 가치로 생각해온 것들이 정말 필요한 이야기였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과거부터 이어온 한살림 가치를 지키면서 새로운 시대와 사회의 필요에 맞게 쇄신하는 한살림의 ‘뉴노멀’을 조합원과 함께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깨달은 것은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게 연결된 느슨한 관계라도 도미노처럼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일찍이 한살림은 모든 생명이 전체의 일부인 동시에 부분의 합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웃과 협동함으로써 공동체성을 회복해 나가자고 〈한살림선언〉을 통해 제안했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개인의 책임을 다하는 공동 행동이 중요하듯, 유기적으로 연결된 우리가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서로 포용하고 연대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서로의 울타리가 되는 공동체 가치의 지속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 언택트 쇼핑 등 비대면 방식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안전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만남과 교류를 자제하고 각자 집에서 ‘집콕놀이’나 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아무리 혼자 재미있게 놀아도 인간은 사람과의 연결을 원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기에 다른 이들을 불가피한 연결로 피해를 주는 존재로 보는 대신 호혜적인 연결을 통해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공동체성을 간직해야 합니다.

한살림 조합원은 오래전부터 가까운 이웃과 모여 마을모임, 소모임 등을 함께해 왔고, 생산자 역시 마을 단위로 협력하며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의 의미를 이어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한살림 모임도 점차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방식은 변화하고 있지만, 함께 한살림하는 즐거움을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다음 세대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공동체의 가치는 여전히 지켜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염병이 일상화될거라는 우울한 전망도 있기에, 앞으로의 관계와 만남은 사람 사이의 온기는 간직하되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지구별에 사는 생명으로서 생태적 가치 실천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지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깨끗해졌습니다. 세계여행을 자제하면서 항공기 운항이 줄어들고 각국이 봉쇄 정책을 펼치자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17% 줄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개선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살림은 인간과 자연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일찍이 생태적 관점의 유기농사를 시작하고, 병재사용운동·공급상자 재사용 등 자원순환운동을 펼쳐 왔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유한한 지구 자원을 더욱 귀하게 여기고,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적극 행동하는 등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의 일부로서 우리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먹을거리 수출입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식량’의 중요성이 부각됐습니다. 주변에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듯 보이지만, 베트남과 인도, 러시아 등 주요 곡물 수출국들은 이미 수출을 제한하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 먹을거리 사재기와 농업 노동력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식량자급을 위한 식물공장과 생산성이 높은 GMO 개발을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농업의 본질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코로나19는 먹을거리의 안정적 공급과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였습니다. 성장과 효율 만을 중시한 생산주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농업의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실현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식료품 등의 수급 불안을 겪으면서, 장바구니 영역을 넘어 자국 내 식량자원을 확보하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산 먹을거리 생산의 중요성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하면 밀, 옥수수, 콩 등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합니다. 낮은 식량자급률은 글로벌 식량공급망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은 물론 수급 불가로 이어져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한살림이 말해온 농업살림의 가치를 되새겨야

 

생계태를 살리는 유기·환경농업 추구

‘유럽그린딜’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생태지향적 농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한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스마트팜 중심의 농정 이야기에 그치고 있어 아쉬운 실정입니다. 한살림은 환경을 보전하는 전통적인 농업의 가치와 역할을 추구하고, 나아가 각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는 농사 방식을 지향합니다.


관행농사에서는 제초제를 뿌리면 간단히 끝나지만, 한살림 농부들은 직접 풀을 뽑거나 우렁이, 오리, 쌀겨 등 자연의 힘을 빌려 유기농사를 짓는다.

 

식량작물에 대한 자급 기반 확보

식량작물만큼은 다른 나라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 이는 한살림이 유기농업을 지향함에도 국산 잡곡을 취급하는 이유입니다. 또 물품 생산과 조합원 활동을 통해 우리밀과 우리보리, 토박이씨앗을 살리는 운동을 펼쳐 우리 농업의 자생력을 높이며 종 다양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1984년 정부의 수매 중단 뒤, 한살림은 1987년 앉은뱅이밀을 어렵사리 구해 재배한 것을 시작으로 멸종 직전까지 갔던 우리밀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농 중심의 지역순환농업 지향

한살림은 대규모의 단작농업 형태가 아니라, 중·소농을 중심으로 한 다품종 소량생산의 지역순환 먹거리 체계를 지향합니다. 소농이 생산한 농산물은 대부분 자국 유통되므로 수출입 중단 시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 될 수 있고, 주로 가족 노동력을 이용하기에 외국인 노동력 부족 사태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며, 종 다양성을 유지하기도 좋습니다.


중·소농 중심의 한살림 생산자들은 마을별로 공동체를 구성해 다양한 작물을 자급자족하듯 농사짓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올해 1분기 동안 건강기능식품 상위 5개 업체의 매출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약 20% 증가했다고 합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면역 증진을 위한 건강식품이나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먹는 것뿐만이 아닙니다. 감염병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 애도와 상실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위해 보건복지부에서는 ‘감염병 스트레스 정신건강 대처법’을 배포하고,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는 ‘생활 속 거리두기와 함께하는 마음건강지침’을 안내했습니다.

세계적인 감염병은 우리 일상의 모습은 물론 마음 건강까지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감염병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생활 속에서 몸과 마음을 스스로 돌보고 나아가 내 주변의 이웃도 돌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먹을거리로 몸 돌보기

단순히 영양 성분이 많고 효능이 좋다고 해서 좋은 먹을거리는 아닙니다. 한살림은 우리 또한 자연에 발딛고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이기에, 때와 철에 맞게 자연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자란 먹을거리가 우리 몸에도 이로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살림은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최대한 배제한 농산물을 우선하며, 작물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호르몬제(성장조정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는 2001년 정부가 친환경농산물 인증 제도를 실시하기 훨씬 전인 1986년부터 땅을 살리는 농사를 시작해 1998년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한살림 농업·물품 정책과 취급 기준을 정하며 30년 넘게 지켜온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신념과 실천입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마음살림

감정 노동,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불안, 트라우마까지 더해졌습니다. 한살림은 몸과 마음이 따로 떨어질 수 없기에 좋은 먹을거리로 몸을 챙기는 것만큼 마음을 돌아보는 일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살림연수원은 10년 전부터 나와 이웃과 세상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으며 ‘자기살림의 기술’을 조합원과 나눠왔습니다. 마음은 우리의 숨겨진 몸이므로, 생활 속에서 마음을 잘 돌보는 것에서 몸의 돌봄이 시작됩니다. 내 마음을 잘 돌아보는 것은 결국 이웃과 세상과 더불어 사는 방법입니다.

 

한살림연수원 몸마음돌봄 과정 소개

● 몸마음살림연습 : 몸과 마음을 돌보는 방법을 익혀 일상에서 자기돌봄을 생활화할 수 있는 과정

● 몸마음정화식 : 피로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몸의 기운을 바르게 하고, 정화음식을 통해 새로운 기운을 얻는 시간

● 자연과 하나되기 :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생태적 감수성을 회복하고 삶의 활력을 찾는 시간

● 살림행공 : 간단한 동작으로 스스로를 다스리고 몸과 마음의 관계를 이해하는 과정

● 마음닦기 : 호흡과 명상으로 자기를 돌아보고 내면의 고요함과 평화를 얻는 과정

 

※ 한살림연수원 몸마음돌봄 과정은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조합원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한살림연수원 홈페이지(edu.hansalim.or.kr)에서 확인하세요.


[살림의 눈]

 

코로나 이후,
한살림의 미래를 생각한다

 

 

문명적 전환을 강제당하는 지금의 세계

코로나19로 이미 많은 것이 변했고 더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전쟁 및 테러 대응을 안보의 기조로 삼았지만 이제는 식량, 건강, 환경, 공동체, 경제, 정치 안보를 중심으로 세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고, 국가의 역할은 점차 강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는 인간의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든 생명들이 인간과 접촉해서 발생했다. 이에 사람들은 지구상의 뭇생명과 공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중국에 의존했던 생산량이 인근 국가로 이동하는 반세계화와 지역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공급망을 바꾸어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돌리는 ‘리쇼어링’으로 경제흐름이 바뀔 것이 예상된다. 물질적 성장을 위해 비대해진 도시가 위기 상황에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깨닫게 된 만큼 귀농과 귀촌 등 탈도시 현상들이 가속화되고 생태적 생활양식 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개별 국가뿐 아니라 전 지구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새로운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강제당하고 있다. 가히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시 중요해진 한살림 정신

코로나19를 통해 전 지구적으로 강제되는 이러한 전환의 깨달음이 한살림에게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눈 맑은 한살림 선배들은 35년 전부터 이 상황을 예견하며 전환을 주장해왔다. 코로나19 사태로 한살림 정신과 한살림운동의 가치는 명확하게 증명되었고, 한살림의 사회적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코로나19로 우리가 새삼 깨달은 사실은, 세계는 이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고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수퍼확진자가 수많은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을 보며 한 사람이 주변과 전 세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인간의 번영은 단순히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과 그 안의 뭇생명들과 함께 이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같은 ‘자연에 대한 생태적 각성’은 이미 30년 전 〈한살림선언〉을 통해 강조해온 바이다.

〈한살림선언〉에서 한살림은 다른 생명과 조화를 고려하지 않는 인간중심주의에 반대하며 ‘생명에 대한 우주적 각성’을 강조해왔다. 이들 우주생명을 공경하고 모시고 살리는 문명으로의 전환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이미 이야기 해온 것이다. 동시에 물질적 성장과 경제적 풍요를 통해서는 인류의 위기와 더불어 국가와 계급 간의 갈등만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과정과 관계를 소중히 하며 협동과 자립, 자급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 대한 공동체적 각성’도 강조해왔다. 그밖에 물질적 풍요를 통한 행복이 아니라 정신적 풍요와 영성적 깨달음과 수양을 통해 인간의 초월적 가치 구현을 강조하며 ‘자기실현을 위한 생활수양활동’을 역설해왔다.

 

한살림의 과제, 문명을 거스르는 실천으로

한살림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상황에서 사업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대한 전환을 상상하면서 더 깊고 길게 한살림운동의 근본으로 집중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성장이 아니라 성숙의 사회로, 직선이 아니라 순환의 사회로 가야 한다. 탈성장·제로성장 사회에서 행복과 발전을 도모하고, 각자도생이 아닌 협력적 공동체 사회로, 도시집중이 아닌 탈도시 귀농운동이나 농업이 근본이 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물질적 욕망의 확대가 아니라 정신적인 행복으로 욕구를 이동시키고, 소비의 경제에 머물지 말고 공유경제로 나아가며, 지역공동체와 마을만들기 등의 공동체 운동을 펼쳐야 한다. 세계화를 맹신하지 말고 지역적 자립의 사회로 나아가며, 석유의존적 문명에서 재생가능한 에너지문명으로 가는 모든 활동들을 조합원 중심으로 다양하게 모색해 가면 좋겠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한살림이 있어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활동을 집중적으로 제안하고 싶다. 먼저, 농민기본소득운동을 해보면 좋겠다. 코로나19로 러시아나 베트남 등이 곡물수출을 금지한 것에서도 확인했듯, 앞으로도 감염병으로 인해 식량위기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농업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며 자립·자급하는 일에 국가의 사활이 달린 것이다. 자립을 위한 생산기반 마련의 측면에서 농민기본소득운동은 꼭 필요하다. 이번에 전 국민이 경험한 재난기본소득으로 사회적 동의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교육이나 서명·청원 운동 등을 통해 농민기본소득을 정착시키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

두 번째, 그 연장선상에서 귀농운동을 펼쳐야 한다. 도시의 높은 인구밀도는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도시를 벗어나는 탈도시운동, 우리 식량작급 기반을 늘리는 귀농귀촌운동을 전개하는 일은 앞으로 전 세계적인 흐름이 될 것이다. 부농의 헛꿈을 꾸게 만드는 관변 귀농교육이 아니라 교육과 계몽을 통해 지역의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방향을 한살림이 제시하면 어떨까. 지역에서 건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한살림 선배 생산자들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 이들의 지원과 협력을 받으며 귀농귀촌운동과 농촌공동체운동을 전개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조합원 개개인과 한살림 매장에서 지산지소운동, 로컬푸드운동을 펼치고 한살림이 지역순환사회를 주도하는 일을 해보면 좋겠다.

세 번째는 공유경제운동이다. 이제껏 살아온 것처럼 자본과 물질에 의지하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사람과 관계에 의존하며 협력과 협동해가는 것밖에 없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마을 내에서 나누고 교환하고 공유하는 선물경제, 호혜경제의 작은 지역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매장이라는 공간 자원과 조합원이라는 인적 자원을 충분히 확보한 한살림이 소비주의를 뒤집는 이러한 실천에 적극 나서보자.

마지막은 마음살림운동이다. 한살림은 지난 6~7년간 마음살림위원회를 통해 운동과 수련,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이러한 격변의 시대를 위해 한살림이 앞서 준비해온 것이다. 한살림의 근본인 생명운동을 마음운동과 결합하여 새로운 행복운동으로 강화하는 데 나서야 한다. 지역에서 마음공부모임을 만들어 명상과 수련을 전개하고 이 모임이 공유운동과 마을공동체운동을 전개하는 단위 역할을 해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대안사회운동, 전환운동을 위해서는 한살림이 목표와 방향을 정해 전국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조합원의 자발적인 실천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혜로운 조합원 개개인이 전환을 위한 대안적 실험과 창조적인 모험을 펼치고, 개별 실천을 통해 검증된 결과가 한살림 전체로 확장되는 방식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환을 위한 메시지이며, 다가올 기후변화를 위해 대비하라는 경고임을 환기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이제는 ‘변화를 예측하기’보다 ‘변화를 만들어가는 일’이 중요하다. 한살림은 지금의 상황을 이미 경고해왔고, 준비해온 예언적 목소리였다. 이제 한살림이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유정길 | 불교환경연대 녹색불교연구소장, 전 한살림 마음살림위원

글을 쓴 유정길은 1990년 정토회 에코붓다에서 공동대표를 역임했습니다. 불교환경연대에서 불교운동과 환경운동을, 아프간에서 국제개발협력활동을, 평화재단에서 남북문제를, 귀농운동본부와 국민농업포럼에서 농민운동을 전개해왔습니다. 한살림선언에 깊이 공감하며 고양시에서 지역공동체를 위한 협동조합운동을 펼치고, 한살림모심과살림연구소와 한살림연수원 마음살림위원회에서 오랫동안 함께해온 조합원입니다.

수, 2020/07/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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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인권 활동가로서, 또 한 아이의 엄마로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다가온 감염병 위기에 모든 공공기관이 멈췄습니다. 학교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당장 일을 중단 할 수 없기에 함께 사는 어린이는 온라인 개학과 동시에 주변 친구, 지인, 다산 사무실을 돌며 하루하루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5월부터는 전일 등교가 아닌, 1주일에 한번만 학교를 가는 시스템으로 등교개학이 시작되었습니다. 1반을 4개로 나눠, 해당 요일에만 1주일에 한 번씩 학교에 갑니다. 어린이는 한 반에 몇 명이 있는지, 전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긴 방학이 끝나고 어린이가 처음으로 등교하는 날, 학교 앞까지 따라갔습니다. 마스크를 쓴 선생님과 어린이들을 보며 온전한 얼굴의 표정이 아닌, 눈빛으로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의중을 알아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에 마음이 울컥 했습니다.

 

첫 등교, 어린이의 급식은 빵고 우유였습니다. 너무 화가 나 학교와 교육청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한 끼가 하루의 영양분일 수도 있을 텐데 왜 이렇게 지급되느냐 물었습니다. 긴 통화를 했지만 결국 돌아가는 답변은 짧은 한마디, ‘감염병이라는 이유였습니다. 몇일 후, 뉴스 기사를 통해 한 소년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학교가 멈추고, 양육자의 부재와 돌봄 공백 속에서 13살짜리 소년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는 언론기사였습니다. 돌봄 공백을 메꿔주고, 영양가 있는 하루의 끼니를 챙겨줄 수 있는 학교의 부재는 각기 다른 무게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맞벌이 양육자에게는 돌봄의 대란으로, 어린이들에게는 친구들과 함께 배움을 누릴 수 있는 관계의 단절로,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틸 영양분의 박탈 등.. 익숙한 공간이 멈춰서자, 그 공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관계들이 무엇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감염병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새로운 삶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그런 시대에 당도해있습니다.

 

감염병이라는 이유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물리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었고, 공공기관과 사회적으로 관계 맺기 가능했던 시설이 문을 닫았습니다. 감염병 차단을 이유로 일부 폐쇄병동과 요양시설 등은 코호트 격리를 당했습니다. 감염병 예방을 이유로 집회시위도 금지되었습니다. 감염병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되면서 개인정보 노출되는 일도 있었고, 자가격리 앱, 안심밴드, 구상권 청구 등 징벌적 조치들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위기의 상황이기에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기고, 인권의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감염병이라는 이유는 모든 원칙과 그 동안 쌓아온 인권의 기본가치를 무력화시켰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긴급한 시기 만들어진 강력한 조치들이, 일상적으로 자리잡거나 언제든 다시 우리 삶으로 소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감염병이라는 이유는 이중잣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기업의 페스티벌과 백화점 등은 방역 조치 하에서 영업이 가능하고, 노동자들의 집회는 감염을 이유로 차단되었습니다. 공공시설이 문을 닫았지만, 그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다른 시설은 운영 중입니다. 이중적인 잣대는 대부분 힘없는 이들에게 돌아옵니다. 위기에 처한 노동자는 말할 공간이 없고, 공공시설을 이용하던 이들은 일상과 관계가 단절되어버렸습니다. 정말 감염병의 위기에서 모두를 위한다면 공공기관부터 방역을 철저히 하며, 이용이 가능하게 해야하지 않을까요? 공공기관의 자기 역할 회피가 결국 방역에 문제를 만들고, 오히려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만 돌아오는 것은 아닐지요.

 

우리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오늘 나의 공간이, 나의 관계가 또 다른 감염의 경로가 될 수 있는 그런 시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야 하기에, 또 다른 대안을 만들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해가고 있습니다. ‘감염병이라는 이유로한 멈춤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모순을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이 불평등과 모순을 응급처치식으로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성찰과 사회적 논의를 통해 변화의 시작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인권은 모두의 일상과 생존, 존엄을 위한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다산의 인권운동이 감염병이라는 이유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감염병의 위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야 하기에, 오늘도 우리는 인권운동을 합니다.

월, 2020/07/1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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