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21대 국회 초선의원 인터뷰] 정의당 장혜영 의원

지역

[21대 국회 초선의원 인터뷰] 정의당 장혜영 의원

admin | 금, 2020/06/05- 02:50

[월간경실련 2020년 5,6월호 – 21대 국회 초선의원 인터뷰]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 인터뷰

 

정리 이성윤 회원미디어국 간사

 

21대 국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 무려 151명의 새로운 얼굴들이 국회로 들어섰는데요. 이들이 국회를 조금은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월간 경실련>에서는 초선의원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생각 많은 둘째 언니에서 권력지향형 둘째 언니로 돌아온 정의당 장혜영 의원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독자분들에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이번 21대 국회에서 정의당 소속으로 활동하게 된 국회의원 장혜영이라고 합니다. 아마 저를 정치인으로 아시는 분들보다는 다큐멘터리 감독이나 책을 쓰는 작가, 유튜버로 알고 계신 분들이 더 많으실 거예요. 이전에 ‘생각 많은 둘째 언니’라고 하는 여러 사회 이슈들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4년쯤 운영했었어요. 그리고 제 친동생이 발달장애가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시설에 살았는데 그 동생의 탈시설을 도와서 같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을 만들어서 많은 분들을 만나뵈었습니다. 그동안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우리 사회의 변화하고 싶은 부분들에 기여를 했다면 이번 21대 총선을 계기로 더 많은 시민들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서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입법과 정책을 해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Q. 국회의원은 많은 짐을 지는 자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존에 창작자로 활동을 해오시다가 국회의원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시민으로서의 정치, 나 한 사람으로서의 정치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자각이 있었어요. 시민으로서 해야 할 권리와 책임,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제가 살아온 삶에서 낼 수 있는 공적인 이야기들을 창작자로서 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었어요. 특히, 장애인권의 측면에서 실제로 현장에 결합하는 것들도 있었지만, 스스로 대의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지는 못했어요.

근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포용국가 이야기를 하면서 발달장애인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를 냈어요. 심지어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책을 발표할 때, 장애당사자와 가족들을 불러놓고 했었어요. 저는 그 자리에 불려갔던 사람이거든요. 동생이랑 같이 대통령 내외분 옆자리에 앉았었어요. 앉아서 그 얘기를 듣는데 의지는 있지만, 정책은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었어요. 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광화문에서 오랫동안 장애등급제 폐지 등을 요구해왔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 그 과정에서 기대하고, 약속 받았던 것들에 못 미치는 것들이었어요. 그렇게 현실권력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게 다시 거리로 나가는 것밖에 없다는 게 개인적으로 좌절스럽게 느껴지던 차에 정의당에서 연락을 주셨던 거죠.

입당을 해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화두를 주신 셈인데 그 화두를 가지고 스스로 끌어안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아마 안했을 거예요. 오히려 제가 존경하는 많은 활동가들이 있는데 그들이 정치를 한다고 하면 저는 두 손 들어서 환영을 하고, 응원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는 왜 한 번도 이 생각을 안 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치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하나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진짜로 내가 원하는 사회적 변화가 있고, 나에게 기회가 온다면 굳이 내가 아니라도 상관없지만 내가 아니어야 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한 번 공익적인 가치를 갖고 가보자고 결심을 한 거죠.
 
Q. 20대 국회는 식물국회, 동물국회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20대 국회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20대 국회는 정말 아픈 국회죠. 정의당의 관점에서 보자면 선거제도 개혁을 아주 많은 한계를 가지고 이뤄낸 국회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역시 대치, 그 자체로 정치가 실종되었고 실망스러운 국회였죠.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국회에 대한 혐오에 구체적인 근거를 제공했던 국회였죠.
 
Q. 이번에 초선의원들이 많이 당선되어서 21대 국회는 좀 다를 거라는 기대를 해보는데요. 실제로 일하게 될 의원의 입장에서 21대 국회가 어떤 모습이길 기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초선의원이 151명이잖아요. 딱 절반이 초선들인데 오늘 초선의원을 대상으로 한 첫 연찬회가 있었어요. 거기서 여러분들이 얘기하고, 공감했던 것은 이번에는 일하는 국회를 좀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그 안에서 미뤄져왔던 숙제들부터 제대로 해결을 해내야겠죠. 특히, 20대에는 발의조차 못했던 차별금지법 같은 것들이 저희에게는 해묵은 과제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제는 그냥 툭툭 얘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코로나 정국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 내지는 우리 사회를 뛰어넘어 세계 단위로 오는 충격들이나 불확실성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견뎌내는 과정에서 불평등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경험들을 하고 있잖아요. 고용불안부터 시작해서 또 다른 충격들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러한 불평등을 어떻게 최대한 빨리 해소해서 다 같이 견뎌낼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요.
 
Q. 이번 선거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지만 거대 양당이 거의 모든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정의당으로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번 국회에서 정의당이 어떤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이번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어떻게 실질적으로 적용되는지 보면서 저는 이건 제도주의의 한계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완벽하게 정의로운 제도를 도입한다면 그것이 알아서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가설이 틀리다는 걸 명확하게 확인한 것이죠. 결국은 제도가 있다하더라도 행위자가 그 제도의 취지를 잘 살릴 생각이 없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예측한 것과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질 수 있어요. 그런 관점에서 행위자라고 하는 건 다름 아닌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전략이나 계산 같은 것보다도 진짜로 사람들의 마음에서 다시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은 들어요.

굉장히 재미있다고 느꼈던 게 저는 정치 시작한 지 얼마 안됐잖아요. 그래서 평범한 시민이었던 때의 기억이 훨씬 많아요. 그런데 제가 평범한 시민이었을 때는 사실 국회의원 한 사람 만나는게 힘들잖아요. 한 사람의 시민과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과 권력을 비교하면 정말로 큰 차이가 나는데 막상 국회 들어와서 보면 300명 중에 1명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한단 말이에요. 둘 다 어떤 견해에서 옳은 이야기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저는 시민의 눈에서 6석이라는 것을 본다면 이건 결코 작은 게 아니고, 이걸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증명해내는 과정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에서 지금 제일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건 그 사람들이 특별히 불운해서가 아니라, 이 구조에서 가장 취약한 곳에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우리가 흡족하게 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기보다는 거기에 모든 감각을 맞춰놓고, 그 목소리를 국회로 잘 실어나르는 것, 그것부터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 우리 사회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국회의원이 돼서 제일 먼저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저는 계속 사회적인 안전망에 대해서 고민을 해왔던 사람이고, 그걸 다른 말로 얘기를 하자면 평등 없이는 자유도 없다고 보고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서는 끝없이 경쟁할 자유는 주어져요. 그런데 경쟁한다고 하는 것은 결국은 도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도전했다가 위험을 만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위험을 만나서 추락을 하면 바닥도 없이 추락해버리고, 정말 죽음을 맞이하게 되니까 그런 사회에서 경쟁할 자유라고 하는 건 자유라고 부를 수 없는 거죠. 그 위험을 그대로 개인이 감수해야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사회적인 안전망으로서 평등이라는 것이 존재해야 떨어져도 밑에서 받쳐주는 그물같은 게 생기고, 떨어져도 ‘나름 괜찮네, 다시 올라올 수 있네’라고 생각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게 중요한 거죠. 근데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복지국가로 나아가면서 안전망이 아주 없는 나라는 아니지만, 그 안전망을 만들 때 상정하는 인간의 상이라고 하는 게 평균의 인간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우리가 보통사람이나 정상이라고 부르는 거 있잖아요. 그런데 정상이란 건 사실 하나의 제시되는 환상이고, 아주 인위적인 개념이에요. 그래서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고, 사회적인 안전망을 만드는 게 제가 해야 하는 몫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제가 1호 법안으로 경선에 들어가면서부터 일관되게 말씀드리는 것은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를 보장하는 법안이고, 더해서 지금은 65세로 연령제한이 있는데 그것을 폐지하는 문제를 제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를 떠올려보라고 하면 제일 먼저 호명되는 건 장애당사자일 거예요. 하지만 금방 떠올릴 수 있는 만큼 또 그 사람들이 취약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이게 이중적인 부분이 있는데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은 그 사람들이 특별히 더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모두의 권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라는 가정을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 지점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소목장세미’라는 스튜디오이자 브랜드를 이끄는 유혜미 작가는 가구 장인의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전문 목공을 기반으로 가구 제작에서부터 인테리어, 전시 디자인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소목장세미 유혜미 작가

전 전시 감독, 소목장세미 유혜미 작가

‘소목장세미’라는 스튜디오이자 브랜드를 이끄는 유혜미 작가는 가구 장인의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전문 목공을 기반으로 가구 제작에서부터 인테리어, 전시 디자인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이번 전시에서 유 작가는 ‘인권’과 ‘미니 골프’ 라는 이색 조합을 고안해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인권침해 사례를 흥미롭고도 직접적인 경험으로 유쾌하게 전환시켰다.

 

소목장세미를 이끄는 유혜미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2012년도에 소목장세미라는 1인 가구 공방을 시작해서 나무로 무언가를 만드는, 소목장의 역할을 해오고 있는, 즉 작은 가구를 만드는 사람이다. 이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Write for Rights 전시 아트디렉팅을 맡았다.

 

제3회 한글실험프로젝트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2019) 전시의 일환으로 박철희 작가와 협업해 제작한 한글 마루다. 한글의 모아쓰기를 모듈화해 실제 마루로 사용할 수 있는 리빙 제품으로 만들었다. ⓒ언리얼스튜디오

 

충남 금산의 카페 인테리어(2019)를 맡아 패턴이 들어간 평상을 제작했다. 처음 시도한 마루 작업으로 패턴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맡았다. 이번 앰네스티와의 전시에서 발판 역할을 한 마루를 고안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프로젝트다. ⓒ언리얼스튜디오

 

스포츠와 가구를 조합해본 첫 번째 시도였다. 테이블, 벤치 등의 1인 가구이자 스포츠(뜀틀), 종이함 등의 수납 기능을 더한 다목적 가구(2015)다. ⓒ언리얼스튜디오

 

“인권을 유린당한 전 세계 유스”라는 무거운 주제를 갖고 콘셉트를 도출하는 과정은 어떠했나.
이번 전시는 크게 앰네스티가 매년 12월 진행하는 Write For Rights 캠페인의 일환으로 편지쓰기 행사의 대상이었던 유스의 사례를 풀어내는 것이었다. 미니 골프라는 콘셉트는 사실 맨 처음부터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비교적 최근에 미국에 놀러 갔을 때나 국내에서도 종종 놀러 가는 속초의 유명 미니 골프 시설에서의 경험이 강렬했던 것 같다. (미니 골프는) 골프 트랙마다 다른 장애물이 있고 플레이어들은 각기 다른 장애물을 넘기 위해 코스별로 요구하는 특정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 개념과 과정이 재미있었다. 유치한 미니어처 게임이라기보다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스들의 사례를 각 트랙에 대입한 뒤 관람객이 트랙에 따라 특정한 액션을 해내도록 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하나의 결과물을 성취해가는 상징적인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축해보았다.

 

그동안 크고 작은 가구와 매장 내 선반, 테이블 등 집기를 자주 선보였는데, 이전의 작업과 비교해 어떤 새로운 시도가 있었나.
전에 했던 작업과는 여러모로 달랐다. 주로 나무로 된 가구만을 만들어왔고 이렇게 전동기기 작동이 연계되는 작업을 많이 적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을 하는 동료들과 논의하며 어떤 것들이 가능하고 불가능할지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다. 소목장세미를 ‘나무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테크놀로지도 소화하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는 창작집단으로 정의해가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언리얼스튜디오

공에 반응하는 장애물이나 공을 레일로 떨어뜨려 주는 나선형 리프트 등 이번 전시 곳곳에 모터나 센서가 들어간 테크닉이 사용됐다. 그간 선보여온 가구나 인테리어와는 또 다른 차원의 시도였을 것 같다.
소목장세미가 새로 선보인 art&technology 선상의 작업이 있게 된 배경에는 안록수라는 전기공학 전문인이자 조명 디자이너의 도움이 컸다. 우연한 소개로 알게 되어 전기에 대한 그의 전문지식과 나의 제작 역량을 조합해 몇 번의 조명 작업을 같이한 적이 있다. 서로 모르는 부분을 완벽히 보완해준 것은 물론, 둘 다 상당히 꼼꼼한 성격으로 일 궁합이 너무 잘 맞았다. 이번 앰네스티 전시에 임하면서 여러 가지 더 높은 단계의 실험을 해나가고 원하던 그림을 완성해 서로 만족하고 기뻐하고 있다.

 

테크니션을 비롯해 그래픽 디자이너부터 전시장에 흐르는 음악을 믹스해준 DJ 등 다양한 협업자와 함께한 결과로 알고 있다.
학교 타과 후배로 만난 뒤, 몇 년 전 내게 목공을 배우기 시작하며 인연을 맺은 실력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이재환, 유스의 사례를 꼼꼼히 읽은 뒤 이슈 해결을 바람을 담아 전시장에 틀 음악 믹스를 만들어준 dj yesyes 등과 협업했다. dj yesyes는 매년 사진 페스티벌 ‘스크랩’의 배경음악이 될 믹스를 만드는 뮤지션인데, 그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번 전시에 참여해 줄 것을 부탁드렸다. 그는 여섯 유스의 사례를 꼼꼼히 읽은 뒤, 이슈 해결의 바람을 담아 ‘home’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거나 집과 관련된 영화의 OST 등을 모아 는 아름다운 믹스를 완성했다.

 

전시 첫날 꽃바구니를 보내온 ‘속초 보광 미니 골프’와의 인연도 궁금하다.
이번 전시를 만드는데 크나큰 영감을 준 것은 바로 속초의 보광 미니골프장이다. 이곳은 속초 영랑호의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1963년부터 자리 잡고 있는 자그마한 야외 미니골프장으로 그 외관과 조형성부터가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미학을 담고 있다. 코스 하나하나마다 만든이의 재치와 재미가 담겨 총 18개 코스를 아무런 지루함 없이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문화유산’ 수준의 골프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연한 방문으로 미니 골프를 접하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골프에 가졌던 ‘부자들만의 스포츠라는’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이듬해 미국 여행 중 시내 미니골프장을 들렀는데 모든 트랙에 테크놀로지가 융합된 형태인 것을 보고 매우 놀란 적이 있다. 그것 또한 이번 을 만들게 해준 크나큰 영감이었다.

 

궁극적으로 ‘탄원 편지’를 쓰기를 독려하는, 확고한 목적이 있는 전시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목적에서 시작한 만큼, 다소 지루하거나 평면적인 그림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는 없었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자신을 믿는 구석이 있어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재료를 어떻게 요리해서 플레이팅해 낼 것인지에 대한 그림이 확고하게 머릿속에 있었다. 미니 골프라는 경쾌한 요소에, 최근 작업이었던 한글박물관 전시에서 선보인 마루 작업이라던가 내가 늘 즐겨 사용하는 카펫이라는 요소를 인조 잔디로 치환한 점 등 자신 있는 요소를 부분적으로 차용해 전반적으로 무게감과 안정감을 더하고자 했다.

 

관람객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
메시지를 전달한다기보다 ‘이 사례에 대해 고민해보게 만들자’는 생각이 제일 컸던 것 같다. 함께 전시 준비를 한 팀원들 간에서도 어떤 특정 사례에 대한 입장이나 사형제에 대한 생각 등등이 서로 조금씩 달랐다. 서로 이야기 나누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부분이다. 모든 사례와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답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각 사례에 대해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해보게 만드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봤다. ‘왜 입고 싶은 대로 입은 게 죄가 되어서 10년 이상 감옥에 갇혀야 하지?’ ‘어디서부터 왜 그렇게 되었을까?’와 같은 질문을 먼저 스스로에게부터 했으면 한다.

 

토, 2020/01/18- 02:28
6
0

 

태국 프라자디포크 왕립연구소와의 “정치적” 인터뷰

 

 

9.20(금) 태국 프라자디포크 왕립연구소에서 한국의 민주주의의 발전과 시민운동의 경험을 배우기 위해 경실련을 찾아왔다.

 


Q1) “왜 하필 우리랑 인터뷰를 하려는 건가요”?
A1) “현재 한국에서 경실련이 해왔던 입법청원 등이, 우리가 하고 있는 활동들과도 같거든요.”


 

프라자디포크 왕립연구소는 태국의회 산하 입법연구기관으로서 시민입법을 감당하고 있다. 그러나 태국에서는 지난날 수차례의 헌법 개정을 통해 법률의 위임과 위임입법을 조항(B.E. 2550)이 삭제됐다. “법의 종말,” 그 이후 시민들의 법치주의와 입법을 위한 정책참여 기능이 참여가 마비되면서, 태국 국민들은 정치참여는 물론 자신들의 자유권과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기본권에 대해 말조차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좌측에서부터, Warisara Ampornsiritham 연구프로젝트책임간사, Thawilwadee Bureekul 연구개발국장, Pattama Subkhampang 선임연구원, 통역사

 

그리고 연구원들은 반복되는 쿠데타 속에서 잊혀진 태국 국민들의 안타까운 정치적 현실을 고민하며, 헌법상의 권리들을 회복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Q2) “박정희 & 전두환 군부정권이 독재를 위해 했던 짓과 다르지 않네요. ‘독.제.타.도 호.헌.철.폐’―30년 전 한국의 상황이랑 정말 똑같습니다. 독재를 위해 지방자치의 싹을 잘라버리는 거죠. 태국의 경우라면, 소수민족들의 입법참여와 정치관여를 막으려는 시도겠네요.”
A2) “네, 맞습니다. 물론, 태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없습니다. 방콕시장을 제외하면 모두 왕국에서 내정하는 형태죠. 태국 내 70여개의 수많은 정당들이 있지만, 군부들이 상원을 오랫동안 독차지해 왔고 군부정권에서 내정된 관료들이 지방에서 선출된 하원들에게 눈치를 주니, 연정하지 않고선 개별 정당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거죠. 현재 발전된 한국의 정치형태와 다르기는 하지만, 오늘의 만남은 역사적 시발점이 같았기 때문에 한국의 민주주의 과정 속에서 경실련이 그동안 주창해왔던 신사회 운동과 법치주의로부터 새로운 ‘정치모델’을 개발, 증명해 보려는 시도인 샘인거죠.”


 

신사회 시민운동, 이것은 급진적 성격의 계급투쟁과 정치선전에서 벗어나 사회 내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민들의 소망과 염원을 담아 권리로 환원하여 법치주의를 실천하는 일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난 30년 동안 우리가 해왔던 일들의 방법과 전략, 조직과 구성, 그리고 도전과 좌절. 우리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절망감과 지난날들의 시행착오를 하나씩 되짚어보며, 적어도 우리사회가 지키려고 했던 최소한의 공통가치가 무엇인지 다함께 고민해봤다.

 

경실련 윤순철 사무총장

 

때로는 집단이기주의의 갈등 속에서 깜깜한 군부와 길 잃을 관료들을 대신해 이들을 중재하는 것. 때로는 정부여당과 재벌 간의 정경집착과 잘못된 만남으로 생긴 사생입법에 규탄하고 시민들 다수가 원하는 입법안을 모아 청원시키는 것. 정권의 무능과 시장의 독점을 견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때로는 정부의 국토개발과 사회의 부동산투기의 허풍 속에서 불어드는 불로소득을 막고 공정한 재분배를 위해 감시하는 것 등등 … 지난 30년 동안 우리가 실천해 왔던 일들은, 어쩌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공정한 경쟁으로부터 부를 창출하여, 땀흘려 일한 개개인들의 희망과 노력 그리고 성취를 위해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혁신으로부터 메말라가는 갈증의 땅위에 물을 뿌리는 일이 아니었을까?

 

자유민주주의의 실현이란, 결국 개인들의 자유로부터 행복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 정부와 시장의 불공정 경쟁과 부당한 처분으로부터 땀흘려 번 돈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 그리고 사회의 부로부터 얻은 국가의 공익을 개인들의 가치와 자유 실현을 위해 분배의 선순환을 실천하는 일이다.

 


Q3)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야 할까요? 한국의 성공요인이 궁금하네요.”
A3) “지방자치부터 시작해야겠네요. 지역주민들이 직접 지방 정부와 의회에 한 목소리를 내고, 왕국과 의회에 가까이 있는 방콕시민들이 지역주민들과 연대해서 정치인들에게 다양한 목소리를 전함으로써 태국 국민들이 결국 원하는게 무엇인지 군부들에게 알려줘야겠네요. 물론, 한국 같았으면 벌써 촛불을 들었겠지만, 태국의 경우라면 군부정권에 항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일거란 말이죠. 그래서, 지금 왕립연구소에서 할 일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보급을 위해 다양한 소수민족들의 목소리에 절대 경청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방콕시민들에게 알리고 의회에 전하세요. 정당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시민들의 입으로 직접 정책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참여에 익숙치 못한 지역주민들을 위한 헌법교육과 정치교육을 보급하도록 하고 이를 계기로 서로가 교류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다양한 시민들이 요구하는 공통적인 선호와 정책이 하나 둘 씩 만들어 지겠죠. 저희들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군’ 보다도 강했습니다. 현재, 태국에는 한국보다 수많은 NGO 단체들이 있습니다. 수많은 정당과 다양한 민족들이 어울리고 연대하기 시작한다면, 상원들조차 그런 연정을 쉽사리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용기를 내고, 용기가 목소리가 되어, 자유의 메아리로 돌아오게 주창하세요. 목소리조차 낼 수 없다면, 헌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들을 보호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의 성공은 지방자치에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 언젠가는 태국 국민들도 군부정권에 의해 피를 흘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더 이상의 피를 흘려야 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말이다. 지난 30년을 함께 되돌아보며 우리도 이들로부터 한 가지 배운 게 있다. “경청”의 자세. 먼 왕국의 의회에서, 정치의 1번가 여의도가 아니라 여기 대학로 주택가 구석까지 찾아온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태국대사관 차량은 그렇게 시동을 걸고 내일을 향해 출발한다.

 

경실련 남정네들: 왼쪽부터, 김헌동 본부장, 정호철 간사, 윤순철 총장, 권오인 국장, 김삼수 국장   /끝/.

 

토, 2019/09/21- 07:13
0
0

2018년도 경실련 아카데미

❝현장에서 회원과 함께 정의를 세우자❞

경실련이 초심으로 돌아가 “회원과 함께 사회개혁을 하면서 필요한 사항들을 실사구시 정신에 입각하여 정책화(회원+정책)”하는 시민운동단체로 전환하는 기반을 점검하고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전국 경실련의 회원과 임원, 상근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아카데미를 개최하였습니다.

❑ 주제 : 2018년도 제1차 경실련아카데미(교육대회)
❑ 기간 : 2018년 8월 20(월) ~ 22(수)
❑ 장소 : 효문화마을(대전 중구)
❑ 대상 : 전국 경실련 회원, 임원, 상근활동가
❑ 주관 : 경실련아카데미

– 단체사진 –

– 사회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한 강연(난민인권센터 김성인 사무국장) –

– 사회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한 강연(다산인권센터 박진 상임활동가) –

– 년차별 상근활동가 자유 토론 –

– ‘권력감시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공익재정연구소 이상석 소장) –

전국에서 모인 경실련 가족들은 열띤 토론을 통해 앞으로 경실련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시민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명사들과 함께 운동 노하우를 주고받았습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창립 할 때의 마음 그대로 늘 한결같이 시민과 함께하는 운동단체로 거듭나고자 다짐했습니다.

목, 2018/08/23- 15:20
19
0

[문화산책 – 영화 공작]

 

영화 <공작>에 그려진 분단시대 왜곡된 우리 정치현실

분단시대, 정보기관은 누구를 위해 봉사해왔나

 

서휘원 정치사법팀 간사 [email protected]

1. 들어가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언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시계는 여전히 1990년대에서 머물러 있는 것만 같다. 남북관계의 시계는 똑-딱-똑-딱- 느리게 흘러간다. 그런데 느리게 흐르는 것은 비단, 남북관계만이 아니다. 남북관계의 시계는 우리의 정치도 느리게 흐르도록 만들어왔다. 선거 때면 붉어져 나오는 ‘북풍’, 국정원(안기부)의 선거개입 등이 선거 논리를 바꾸었고, 선거가 아닌 시기에는 빨갱이, 이념 공세 등이 국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시계는 흐르고 있다. 늦지만, 큰, 그런 변화가 한반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지난 2018년 8월 8일 개봉한, 영화 공작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이다. 안기부에서 일했던 공작원, 박채석의 기록에서 ,분단시대 왜곡된 우리의 정치를 돌이켜보도록 하자.

 

2. 영화 <공작> 포스터

들어가기에 앞서, 영화 <공작>의 포스터를 보자. 흑색 배경의 포스터의 중간에는, 2018년 8월 8일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냉전의 1990년대, 남북을 뒤흔든 그들의 선택”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그리고 네 명의 인물이 서 있다. 좌에 있는 인물은 안기부 실장 최학성이 있다. 그는 안경을 썼고,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렸고, 한 손은 주머니에, 다른 한손은 그의 부하 직원의 어깨에 올려져있다. 그가 정보기관에서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객관적’인 업무를 자처하고 있으며, 명령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에 있는 인물은 북한 보위부 소속의 정무택이다. 그는 북한 보위부 소속의 옷을 입고 있고, 카메라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턱은 치켜들고 있다. 그가 ‘조직’에 충성하지만, 거만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포스터의 중간에 있는 인물은 북의 고위 권력층인 리명운이 있다. 그에게서 권위적인 아우라가 느껴지기보다는 다소 슬픈 기력이 느껴진다. 그리고 포스터 중간에 의자에 앉아 있는 인물이 바로 박석영이다. 그도 역시 안경을 쓰고 있고, 그에게서 표정을 읽기란 어렵다.

그리고 포스터 제일 밑에는 “공작(工作)”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이 글씨는 조각나 흐릿하게 처리되어져 있다.-분단시대, 우리나라 정보기관은 북풍과 같은 정치공작을 통해 국내 정치에 개입해왔다. 이러한 정치는 이제 한국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것일까?

 

[사진출처=영화 공작, 제작 영화사 월광/시나이픽쳐스 배급 CJ엔터테인먼트]

 

3. 영화의 줄거리

영화 <공작>은 분단의 시대 속에서 지난(至難)했던 남북관계를 보여준다. 이 영화의 타임라인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이다. 이 시기는 남북 관계가 북핵 이슈로 전쟁 직전의 긴장감으로 치 달았던 시기부터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지이다. 남북은 해빙의 무드 속에서조차도, 체제 보장을 위한 생존의 정치를 이어나갔다.

(1993년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의 특별사찰에 반발하여 1993년 3월 12일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해버린다. 미국은 북한과 핵 협상을 시작하여 1994년 10월 21일 북미 제네바 기본 합의문을 채택했다. 이 합의서에 따라 북한의 핵개발 능력 동결을 목적으로 한 핵금지 조약 잔류가 이루어져 북핵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대중 정부는 북한이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협력과 화해를 추진하는 것을 대북한 정책으로 설정했다. 199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 첫 출항이 있었고, 2000년 6월 15일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남북은 이산가족상봉과 경제 협력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또 다시 2003년 1월 1일, 북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네 차례에 걸친 북핵 6자회담이 개최되었다. 2005년 9월 19일,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한반도 비핵화, 미국의 대북 불가침 의사 확인 등을 담은 9‧19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93년,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된다. 정보사 소령 출신으로 안기부에 스카우트된 박석영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캐기 위해 북의 고위층 내부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과 대통령 외에는 가족조차도 그의 실체를 모르는 가운데 대북사업가로 위장해 베이징 주재 북 고위간부 리명운에게 접근한 흑금성. 그는 수년에 걸친 공작 끝에, 리명운과 두터운 신의를 쌓고 그를 통해서, 북한 권력층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1997년. 남의 대선 직전에 흑금성은 남과 북의 수뇌부 사이 은밀한 거래를 감지한다. 조국을 위해 굳은 신념으로 모든 것을 걸고 공작을 수행했던 그는 걷잡을 수 없는 갈등에 휩싸이는데…”

 

4. 공작에 그려진 한반도의 정치 현실

먼저, 영화 <공작>은 분단의 시대에 놓여있는 남과 북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남과 북은 이미 빛바래진 냉전의 최전선에 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과 소련을 양대 축으로 하여 시작된 동서 냉전은 1989년 베를린 장벽붕괴와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로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 들었다. 물론, 이후에도 지금까지 미국과 러시아, 중국도 첩보활동을 해왔다지만, 분단된 남과 북은 냉전의 최전선에 섰다.이는 남과 북의 “체제”를 위한, 혹은 정권유지를 위한 이념 공작에 불과했다.

다음으로, , 영화 <공작>은 분단의 시대에서 왜곡된 우리 정치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분단시대에 정보기관은 국가안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반공주의에 힘입어 세력을 유지하는 기득권과 그 정권을 위해 봉사해왔다. 아울러, 1987년 민주화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87년 민주화의 목표는 대통령 직선제의 쟁취와 이를 통한 민주 정부의 수립이었다. 이른바 선거혁명을 꿈 꿨다. 이 과정에서 선거 이외의 민주제도에는 관심을 소홀히 했다. 국가 안보의 미명 아래 권위주의 체제에 봉사해왔던 기무사, 안기부 등의 권력기관의 개혁에 대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이후 지금까지도, 정보기관(안기부, 국정원)에 의한 선거개입 의혹이 붉어져 나오고 있다. 분단체제에서 정보기관이 불가피한 것일지라도, 이러한 정보기관이 국내 정치에 관여하여 공작을 펼쳐대는 상황에 우리는 놓여 있다.

 

5. 우리가 생각해 볼 문제

먼저, 구시대의 체제의 논리를 다시 생각하자. 요즘, 87년 체제라는 말이 유행이다. 우리가 민주화 이후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진정 우리는 과거와 완전히 단절된 87년 체제를 살고 있지 않다. 1948년 국가보안법 체제의 영향력이 87년 민주화 체제를 압도해왔던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정보기관과 정치권력에 의해 용공조작으로 몰려, 1948년에 제정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 징역형을 살고 있다.

둘째, 분단시대 정치권력에 의한 정치공작을 경계하자. 흔히 한국사회에서 진보는 남북관계에서 유화적 입장을, 보수는 남북관계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고들 한다. 그랬기에 북한의 무력 도발, 북핵 위기 등이 터질 때면, 국민들의 정서는 보수에 기울었다. 국민들은 정치권력 기관의 개입을 경계하고, 감시해야 한다. 이제는 정보기관에 의한 북풍, 정치공작이 한국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민주화 이후에도 기무사의 계엄령(위수령) 검토, 정보기관의 선거개입 등이 붉어져 나와 우리를 분노케 하고, 때론 허망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더 이상 정보기관이, 군이 분단체제의 국가안보라는 미명 하에 선거에 개입하고, 계엄령을 검토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대신에, 정보기관은 나날이 복잡해지는 국제 관계에서 정보 활동에 국한된 그들만의 업무를 해야 한다. 그리하여 정말로 신념 있는 정보기관의 직원들이 온갖 회의와 자존감의 상실 속에서 조직을 떠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6. 나가며

영화 속에서 박석영은 안기부의 선거개입 사태에서 안기부가 국가의 안전 보장에 관련되는 정보, 첩보, 보안 및 범죄수사를 담당하는 수준을 벗어나 조직의 보존을 위해 북한의 무력대응과 국민의 불안을 조장하는 공작 업무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국가 안보가 아닌, 조직을 위해 봉사하는 안기부를 나오며, 다음과 같이 되 뇌였다. 그의 말이 아직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자아내고 있다.

“나는 왜 공작원이 되었을까? 무엇을 위해 싸워온 것일까?”

 

[사진출처=영화 공작, 제작 영화사 월광/시나이픽쳐스 배급 CJ엔터테인먼트]

목, 2018/09/20- 10:28
25
0

[제1차 경실련 아카데미]

“현장에서 회원과 함께 정의를 세우자”

 

노건형 지역지원팀장 [email protected]

 

 

일정이 이상하다?
지난 8월 20일(월)부터 2박 3일 동안 ‘경실련 아카데미’를 진행하였습니다. 본래는 매년 2월과 8월에는 ‘중앙위원회’를 개최하는데 올해부터 8월 중앙위원회를 대신하여 아카데미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런데, 날짜를 보니 약간 의아스러운 것이 이번 아카데미가 ‘상근활동가 중심이 아닌, 상근활동가와 임원분들을 중심으로 계획했는데 왜 평일(월,화,수)에 2박 3일로 진행하나?’하고 궁금했습니다. 알고 보니 최초에는 ‘대전KT인재개발원’을 염두에 두고 계획하다 도중에 장소가 변경됨으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평일 일정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한 또는 1박만 하고 중간에 돌아가신 중앙 및 지역의 임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지면으로나마 드리고자 합니다.

 

그러나, 장소는 좋았다.

처음, 아카데미 장소를 답사와서 들은 느낌은 주변 풍경은 좋은데 시설이 약간 낡았다는 이미지와 주변에 편의점 등이 없고 시설 내 매점이 일찍 폐점한다는 점에 약간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총평가시 의외로 장소가 상당히 좋았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경실련 가족들 중에 혹 대전에 방문하실 분들을 위하여 간단한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명칭에 대해 알려드리고 싶은 점이 있는데요. ‘뿌리공원, 효문화마을, 효월드’ 등 참으로 다양한 형태로 불리고 있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시면 야경이 좋다는 평가가 많고 눈으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수달도 살고 있다고 합니다. 최초에는 ‘뿌리공원’이라고 불렸는데, 여기서 뿌리는 나무뿌리가 아닌 족보를 의미합니다.

이후 여기에 효라는 컨텐츠를 더해 효문화마을과 족보박물관을 조성하여 전체를 아우르는 이름이 효월드입니다. 족보박물관은 한 번쯤 구경해볼만 합니다. 대전 안영 IC에서 나오면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특이한 것이 버스를 타면 효월드 입구가 아닌 효월드 내 건물 바로 앞에서 내려 줍니다. 아마도 노인분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라 그런 가 봅니다.

 

프로그램???

처음 시도를 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어수선하기도 하고 틀도 생각보다 잡히지 않았습니다. 경실련 홈페이지에서 조직도를 보시면 경실련 아카데미가 하나의 조직기구로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근활동가 및 임원, 회원교육의 중요성을 나타냄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반기에 ‘권역별 전국 상근자 간담회’를 2달에 걸쳐 진행해 왔는데, 의외로 상근활동가와 임원교육에 대한 요구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상근활동가의 경우 실무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 경실련 운동에 대한 교육을, 임원과 회원의 경우 경실련 운동과 정체성에 대한 교육을 희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여러 지역에서 임원교육을 진행하고 사무총장에게 경실련 운동에 대한 강의를 요청하는 사례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아카데미는 큰 주제를 ‘회원’으로 잡았습니다. 몇몇 지역경실련의 경우 오래전부터 회원을 기반으로 한 조직을 만드는데 힘써왔으나 중앙경실련을 비롯하여 많은 지역의 경우 회원 또는 회비로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성공 또는 실패의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목표로 삼아 계획을 했습니다.

 

회원을 주제로 한 다양한 토론들

첫째 날은 상근자들을 연차별로 나눠 주제 없이 자유로운 토론시간을 가졌습니다. 별도로 첫 째 날부터 참여하신 임원분들이 계셔서 그 분들도 별도의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최초 계획은 임원분들의 경우 둘째 날부터 참석을 유도키로 의도하였지만 사실 지역에서 상근자와 임원분들이 따로 행동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에 둘째 날의 임원토론의 내용과 첫째 날의 임원토론의 내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프로그램의 조정, 상근활동가와 임원분들의 최초부터 별도의 프로그램 진행 또는 날짜 선정 고려 등 내년에 진행할 때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접근을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론 내용들을 돌아보면 상대적으로 회원기반이 탄탄한 지역을 겉으로 보기에는 회원조직(모임)도 있고 회원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해당 지역경실련의 상근활동가 역시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가 무엇을 결론 내는 자리는 아니였지만 대체로 회원프로그램의 필요성은 공감은 하나, 회원조직을 만드는데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는 점과 무엇보다 회원조직 또는 프로그램을 경실련 활동과의 연계에 있어서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상근활동가와 임원분들의 토론시 이구동성으로 회원확대를 위해서는 회원프로그램이나 회원조직보다는 경실련 활동의 매스컴 노출이 상당히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생활밀착형 또는 지역현안에 대한 적극적 활동이 중요하다는 말씀들이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에서 처음으로 토크쇼 형태로 진행한 ‘리얼 토크쇼’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많은 경험을 쌓은 상근활동가들이 나와서 얘기하다 보니 막힘없이 진행이 되었고, 상근활동가로서의 고민에 대한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향후에도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외부강사가 아닌 현장에서 경실련 운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나누는 자리는 계속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좋았던 점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이번 아카데미에 대한 평가를 했습니다. 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장소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았고, 상근자들이 나와 북콘서트처럼 진행한 ‘리얼 토크쇼’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예전에는 지역별로 흩어지지 않게 숙소를 배정했는데,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상근자들을 모두 섞어서 방을 배정했습니다. 이에 대한 활동가들의 반응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의 교육도 좋았지만 숙소에서 술 한잔하면서 선, 후배 활동가의 경험과 사례들을 공유한 것이 상당히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방배정이 어떻게 나눠졌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최초에는 예전과 같이 지역별 안배를 했습니다만, 총장께서 임원분들은 몰라도 상근자들은 전부 나누라는 지령을 하달하셨습니다. 이에 고민하기 싫어하는 기획팀 최윤석간사께서 그냥 가나다순으로 배치, 그에 따른 결과가 이번 방배정의 흑막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더듬어 보세요. 함께 하신 그분들의 성씨가 나와 같거나 비슷한 성씨일 것입니다. 왜냐, 뿌리공원이니까요…..

 

나빴던 점

단점으로 많은 분들이 부실한 식사를 지적하셨습니다. 뿌리공원이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이기에 식대가 높지 않은 식사가 제공된다는 점과 인근에 식당이 많지 않았던 점이 주요했습니다. 향후 진행시는 이 분야에 조금 더 신경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너무 빡빡한 일정과 중간에 붕뜬 상근활동가들의 시간배분이 지적됐습니다.

시간배분의 경우 상근활동가와 임원의 분리 교육 등 전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빡빡한 일정의 경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카데미를 핑계로 1년에 전체상근자들이 모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습니다. 더욱이 중앙위원회의 경우 지역활동가들은 임원분들을 챙기느라 여유가 없으며, 가끔씩 하는 전국실국처장회의 또는 지역경실련협의회 운영위원회의 경우 사무국처장들 대상이므로 전체 상근자들의 모임은 아닙니다. 1년에 공식적으로 딱 한 번 있는 아카데미가 교육 외에도 친교라고 하는 또 하나의 주제를 심어서 진행했으면 합니다. 향후에는 말이죠.

 

그리고,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나?

물론, 아카데미는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닙니다. 교육을 받는 자리이며, 오히려 함께 고민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많은 지역경실련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 이후 의정모니터링에 관심을 가지는 지역이 많습니다. 이에 중앙경실련 지역팀에서는 희망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내년 2월 중앙위원회에서는 전국 공통사업에 대한 논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에 전국 공통사업이 단순히 중앙에서 제안하고 통과되는 사업이 아닌 전국 경실련이 작더라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운동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좋은 의견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목, 2018/09/20- 10:28
22
0

[혜화동 이야기 – 배우 강신일 인터뷰]

 

“경제적 지원보다 기초 예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이 중요합니다.”

 

윤은주 회원팀 간사 [email protected]

 

경실련 사무실이 있는 대학로는 연극의 메카, 문화예술의 거리로 많이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일까? 이전부터 연극배우나 극단 관계자를 인터뷰해서 궁금증을 풀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번 호에 싣게 되었습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의병활동을 다룬 드라마에서 고종황제의 강직한 충신으로 출연중이신 배우 강신일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9월 11일 동숭교회 카페에서 강신일 선생님을 만나 대학로 이야기,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 함께 나누었습니다.

 

▲ 지난 9월 11일 동숭교회 카페에츠에서 인터뷰 중인 배우 강신일

 

Q. 선생님도 대학로 연우무대라는 극단에서 연기를 처음 시작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로는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중심지라고 불리는 곳인데, 대학로는 연극인, 배우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곳 인가요?

A: 대학로가 처음에 이런 거리가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 했었어요. 서울대학교가 관악으로 옮겨가면서 이쪽에 처음 예총회관이 생기고 문예회관 대소극장이 생기면서 처음 문화의 뿌리를 내리게 됐죠. 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로에 그렇게 극장이 많지 않았어요. 문예회관 대소극장, 샘터파랑새극장, 바탕골소극장 정도가 있었고 신촌 쪽에도 조금 있고 적은 수였지만 분산돼 있었는데 80년대 후반에 연우무대가 혜화동로터리에 터를 잡으면서 몇 년 상간으로 소극장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죠. 누가 의도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극장이 늘어나다 보니 대학로가 문화의 거리가 됐고, 연극의 중심지같이 됐죠. 아주 자연스럽게요.

극장과 극단이 모여 있는 곳으로서 신인배우들이나 신생극단들이 이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하다보니 연극인들한테는 연극작업의 가장 기반이 되는 그런 지역이라고 볼 수 있죠.

 

Q. 대학로에 있는 소극장들이 치솟는 임대료와 경영난 등으로 문을 닫는 곳이 많아진다는 기사들을 보았습니다. 실제로 극단들이 많이 어려워진 건가요? 다양한 공연생태계인 대학로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A: 어려운 것은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물가가 계속 상승하는 것과 비례해서 연극인들이라고 해서 어떤 혜택을 받거나 그런 대접을 받지는 않았죠. 그때나 지금이나 연극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극장 갯수와 극단들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극 환경이 더 나아졌다고는 할 수 없고, 지금이 뭐 특별히 어렵다고 얘기하기도 그렇네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굉장히 어려운 조건 속에서 했었으니까.

저도 어떤 해법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자본주의 사회지만 기초 예술, 기초 스포츠 분야에 대해 국민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나 정책들은 필요한 거 같아요. 스포츠 같은 경우는 달리기, 트랙 종목 등이 있을 테고, 기초 예술로는 연극과 무용처럼 사실 관객들이 시간을 들이고 돈을 들여서 찾아가는 수고를 해야 하는 그런 공연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국민들이 의식의 변화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내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단순히 돈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인식의 변화가 진정한 문화의 토대가 된다고 봅니다.

 

Q. 박근혜 정부 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공개돼 파장이 컸는데요,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예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A: 그건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군사정권 시절에는 그런 일이 있었지요. 77년 연우무대가 창단되면서 당시에 극단이 많지는 않았지만 다들 번역극들을 많이 하고 있을 때, 연우무대는 우리 것을 우리 식으로 연극을 만들어서 관객들과 만나자는 취지로 계속 창작극만 해왔어요. 그러다보니까 체제비판이나 사회비판 같은 내용들의 연극들이 자주 등장했어요. 그 시절까지만 해도 공연윤리위원회라는 게 있어서 사전에 검열을 받아야 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중앙정부나 정보과 형사들이 연우무대를 늘 주시하고 있었죠.

제가 연우에 들어갔을 때에도 항상 그랬었어요. 근데 전 재미있었어요. 그 시절에 남들은 잘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작품을 통해 했고, 어쨌든 연극을 통해 투쟁을 하겠다는 거는 좋은 연극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거든요. 그 안에 담겨진 내용들이 때로는 어떤 사람들한테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연극, 예술로서 완성도를 높이려 애쓰는 작업들을 해왔었죠.

그 시절에도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는 제약이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불편한 시선을 받아가면서 군사정권이 끝나고 민주정권이 들어섰지 않습니까. 어쨌든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는 군인 출신들은 아니잖아요. 민주사회에서 군사정권에서나 할 법한 행동들을 했으니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당시 대학로의 많은 연극인들이 끝없는 투쟁을 이어갔고, 그것을 비판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릴레이로 작품을 올리기도 하는 걸 보며 아직 정신은 살아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고맙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했습니다.

 

▲ 배우 강신일은 77년부터 동숭교회에 다녔는데 그 때 조그만 촌극을 시작으로 연극을 경험했고 자연스럽게 연극의 길을 걷게 됐다.

 

Q. 의병활동을 다룬 드라마에서 고종황제의 최측근으로 의롭고 강직한 충신 역할을 맡아 열연중이신데, 이정문 대감은 어떤 사람이고, 연기할 때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시나요?

A: 사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그 역할이 무슨 일을 하고 앞으로 전개되면서 어디까지 역할을 하는지 잘 몰랐어요. 워낙 촬영 시작할 때부터 논란도 많았고 관심도 많이 받았던 작품이라 젊은 배우들 중심일거라고만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었죠.

그냥 그분이 독립운동을 하는 대감, 그것만으로 비춰지진 않았으면 했어요. 꼭 좋은 사람은 아니다. 그것이 드라마에서 잘 보여 지기는 어렵겠지만 마음은 그랬어요. 이 사람도 한 나라의 대신으로 결국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자기 살길을 찾아간 그 길이 나중에는 독립운동과 연결이 됐을 뿐, 애초부터 나는 정의의 편이야 그렇게는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정문 대감은 친러파라기보다는 그때 외세에 흔들리고 있는 대한제국에서 그나마 대한제국이 덜 상처받고 버틸 수 있는 것은 러시아쪽이 아니겠느냐 판단한 거지, 친일파처럼 러시아를 끌어들이고 그런 건 아닙니다. 일종의 대한제국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를 이용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Q. 지금 출연중이신 드라마는 곧 종영할 텐데 준비중인 차기작이 있으신지, 앞으로의 계획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A: 후속으로 들어가는 작품은 있는데 회차가 많진 않아 바쁘진 않아요. 금년 말 내년 초에는 연극을 하려고 해요. 당장 다다음주부터는 연습을 하게 될 거 같습니다. 연극하면서 다른 드라마나 영화 작업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독립영화 하는 젊은 친구들이 작품을 제안한 게 있는데, 독립영화는 기회가 되면 늘 하고 싶은 장르라 연극과 병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다 하고 싶어요.

연말에 하는 건 국립극단에서 제작하는 ‘락앤롤’이라는 연극이고, 내년 1-2월에는 자유소극장에서 극단 신시가 레파토리 형식으로 계속 해왔던 ‘레드’라는 작품에 출연합니다.

 

▲ 올해 말에는 ‘락앤롤’, 내년 1-2월에는 ‘레드’ 작품에 출연할 예정이다.

 

Q. 경실련에 대해서는 알고 계셨나요? 문화예술인으로 시민단체 경실련에게 또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A: 경실련은 알고 있었어요.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생각은 있고 마음에 뜻은 있으나 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고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인데 이렇게 경실련이라는 단체가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옮기고 하시니 멋지고 고맙지요.

감히 제가 무슨 말씀을… 그냥 산다는 게 참 힘들다는 걸 자꾸 느껴요. 사람이 어떻게 변해갈지 그건 진짜 아무도 장담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것이 참 두렵고 변화하는 건 좋은데 변질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된다고 제 스스로에 대해 충고합니다. 내가 처음 연극을 시작했을 때 어떤 의도와 어떤 정신을 가졌었던가 요즘 들어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처음 시작했을 때 그 모습에서 얼만 큼 멀어졌나 아니면 가까이 있나 아직도 그렇게 연극을 하고 싶은 건가. 내 삶도 인생도 그렇게 변질되지 않고 유지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걸 조금 더 확대하면 시민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고, 정치하시는 분들도 어떤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하셨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매체에서 뵐 때도 진중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니 더 좋았습니다. 안면인식장애 비슷하게 낯가림 하신다며 시종일관 겸손하게 인터뷰에 임해주신 모습도 고마웠습니다. 연극무대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고, 연륜이 묻어나는 그의 연기가 그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 곁에서 계속 멋진 문화예술인으로 남아주시길 응원합니다.

목, 2018/09/20- 10:27
17
0

[회원 인터뷰 –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

 

“사회적으로 받은 상처는

사회적으로 바로 잡혔을 때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윤은주 회원팀 간사 [email protected]

 

2년 반 일하고, 12년 2개월을 싸운 KTX 해고승무원들의 눈물의 복직 기사 많이들 보셨지요? 지난 7월 21일 철도노조와 코레일이 해고 승무원 18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난하고 긴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이들이 있어 그래도 이렇게나마 해결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 싸움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이 경실련 회원이라는 사실이 번쩍 떠올라 축하도 드리고,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 등도 회원들과 나누면 좋겠다 싶어 회원인터뷰를 요청 드렸는데 흔쾌히 만나주셨습니다.

“아직도 서울역 가서 농성해야 할 것 같고, 아직도 안 끝난 것 같아요”

인터뷰를 위해 철도노조 사무실이 있는 용산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승하 회원의 첫 마디였습니다. 그만큼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뜻일 텐데, 김승하 회원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지난 9월 4일 용산역 인근에서 만난 김승하 회원

 

Q. 먼저 다시 한 번 정말 축하드립니다. 오랜 기간 애 많이 쓰셨어요. 복직합의 소식 이후 한 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A: 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대전 본사 가서 면접 볼 예정이고요, 적성검사 시험도 봐야 되고, 서류 떼는 등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대전, 부산 돌아다니면서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러 많이 다녔고 다니고 있어요. 지난 8월 22일에는 ‘KTX 해고승무원 직접고용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문화재를 했었어요. 감사드려야 되는 분들 초대해서 다 일일이 찾아가지 못하니까 다 같이 만나서 감사인사도 드리고 이번에 복직대상 되는 사람들 거의 120명 정도 모였었어요, 그동안 못 본지 못 본지 몇 년 된 사람들 얼굴 보고, 저희가 한꺼번에 복직하는 게 아니라 33명 먼저 복직하고 내년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티오가 나는 대로 순서대로 복직을 하게 되거든요. 아마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얼굴보고 마음을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겠다 싶어 행사를 마련했어요. 사실 좀 정신없이 얼레벌레 지나다보니까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이번 달은 조금 놀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Q. 첫 출근은 언제부터 하시나요?

A: 아직 배치가 안 돼서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어요. 아마 10월이나 11월 돼야 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입사전형 준비 하고 있어요. 신체검사도 받아야 되고, 다음 주 월요일에는 대전 본사 가서 면접 볼 것 같아요. 적성검사 시험도 봐야 되고, 서류 떼는 것 준비하고 있어요.

 

Q. 이제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은 사임하시는 건가요?

A: 아 이제 KTX 열차승무지부가 아예 없어지는 거예요. 이제 저희가 각 역으로 발령을 따로 받게 돼요. 우선 이번에 합의한 것 중 승무 업무는 논의가 진행 중이거든요. 그 논의가 완료되면 전환배치 하겠다는 걸 약속했지만 지금 당장은 저희 대부분 역무직으로 가게 될 거 같아요. 그래서 열차승무지부는 완전히 사라지고 각 역에 속하게 되면 역 지부의 조합원이 되는 거죠.

 

Q. 이번 채용은 특별채용인가요? 정규직으로 복귀하시는 거죠? 이번에 복직이 결정된 180명 전원 복직하시는 건가요?

A: 경력직 채용으로 특별채용이긴 한데, 거의 신입사원 채용하는 것처럼 다시 모든 전형을 그대로 보는 거죠. 전체 정리해고 된 인원은 290명이었고, 소송에 참여하신 분이 180명이었어요. 처음에는 끝까지 투쟁한 33명만 복직해준다고 했었는데 협상 끝에 소송에 참여한 180명 모두 복직하게 됐죠.

정규직으로 복직하는 거 맞구요. 근데 거의 신입이라 사실 고민스러워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실제 복직을 안 하는 분들도 3명 정도 되고요. 가끔씩 저희 기사보고 댓글다시는 것 보면 그냥 그 시간에 다른데 가서 취업을 했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사실은 취업을 했거든요. 다른 직장을 다니면서 퇴근 이후에 활동을 한다든지 휴가를 내고 활동을 한다든지, 집회에 나선다던지 이런 식으로 활동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다른 직장을 다닌 지 벌써 10년이 되어가는 거죠. 이미 과장급이 된 친구들은 이번에 복직하면 월급이 지금보다 반 토막 나는 경우도 있어요. 초봉, 신입으로 들어가는 거니까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자리 잡은 친구들은 많은 걸 포기하고 복직하는 경우도 꽤 있어요. 이 일을 위해 싸웠기 때문에 지금 직장 조건이 더 좋아도 그만두고 복직하겠다는 거죠.

 

 

Q. 이번 KTX 사태의 근본 문제가 무엇이고,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A: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은 저는 사실 IMF를 잘 모르고 지나갔지만, 그 IMF 때 파견법이 생겼잖아요. KTX 승무원이 처음으로 계약직 자회사로 파견되어있는 그런 형태로 고용을 할 수 있었던 게 우선은 IMF때 법제가 바뀌면서 그런 근거가 마련 된 거죠. 그러면서 신자유주의를 외치게 되고 글로벌한 세계화 이런 것들에 경쟁하지 않아야하는 것 까지도 무한경쟁 체제로 도입을 하면서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기업 경영을 잘하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인식되면서 철도도 자회사에 사람을 주게 되면 이것이 인건비가 아니라 사업비로 지출되면서 철도공사 경영평가도 높게 받고 이런 것들이 다 복합적으로 작용을 했다고 봐요. 그러면서도 여성들만 뽑혔던 건 기본적으로 철도공사의 마인드 자체가 스튜어디스, 예쁠 때 잠깐 쓰고 버리는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체 승무원들을 여성으로, 팀장이랑 남자 승무원들은 놔두면서 여성 승무원들만 비정규직에다가 자회사 이런 고용 구조로 서슴없이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었던 거죠. 이런 배경 하에서 여성 차별 문제까지. 그리고 모든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경영평가를 잘 받게 되면 연말에 성과급이 올라가거든요. 그리고 철도공사 안에서 자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막 생겼는데 고위직이 퇴직을 하면 그 사람들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수단으로써 자회사들이 생기는 거거든요.

 

Q. 양승태 대법원장의 재판거래 제일 큰 피해자중 하나이신데, 사법농단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희 문제도 사실은 양승태 사법부의 그 문건이 발견되지 않았으면 아마 해결 안됐을 거예요. 아마 그게 핵심적으로 작용을 했다고 생각을 해요. 정치적으로 풀린 문제이죠.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는데 다른 사법농단의 피해자분들이 굉장히 많으시잖아요. 쌍용차도 그중에 하나고. 전교조도 그렇고. 그런 분들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회의 체계가 있어요. 그쪽에서 계획이 닿는 대로 활동도 하고 또 지금 국회 안에서 특별법이라든지 이런 게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박주민 의원이 발의하시고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뭔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계속 참여할 생각이에요.

쌍용차 문제는 제발 좀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그 더운 날, 지난여름 너무 더웠잖아요. 바닥에 누우면 익을 정도로 뜨거운데 그걸 또 하신다 하셔서 되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근데 만약에 저 같아도 만약에 저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더라면 나 같아도 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분들 심정이 이해가 가요. 아무리 덥다고 해도 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더 이상 그런 것들 안 봤으면 좋겠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활동을, 역할을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사법농단 관련된 부분이에요. 이건 분명히 양승태 사법부에 대한 책임, 철저한 수사, 수사에 대한 처벌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구제까지 다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것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활동을 할 생각이에요. 돌아가신 한 분을 위해서도 저희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승무업무 전환 배치 및 직접고용 등 과제가 남아있다고 하셨어요. 조금 더 설명해주신다면?

A: 저희가 싸웠던 목적이 승무업무를 직접고용 시켜야 된다는 것이 목적이었고 다들 그렇게 되기를 바랐는데 아직 갈 길이 많은 거죠. 뭔가 이번이 해결될 수 있는 그나마 기회라고 생각을 해서 합의를 하긴 했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이 한편으로는 무겁고 개운하지 못하고 그런 건 분명히 있어요. 영화 헝거게임 보셨어요?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가 있어서 가난한 동네에서 사람들을 뽑아서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을 시키면서 1등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부자 동네에서 살게 해주는 건데 주인공이 이런 구조에 저항하고 이런 체제가 잘못됐다 하면서 다 같이 싸워나가는 이야기에요. 제가 그런 느낌이 들어요. 헝거게임에서 을끼리 싸우게 만든 구조를 바꾼 사람이 아니라 그냥 그중에서 1등을 한 사람이구나. 그래서 부자동네에서 1등을 한 사람은 너네들도 열심히 하면 이렇게 살 수 있어. 너네들 서로 죽고 죽여서 살아남은 사람은 이렇게 떵떵거리고 살 수 있어. 야 얘네들 해결하는 거 봤잖아. 마치 우리 문제가 그 사람들이 시혜를 베풀어서 풀린 그런 케이스로 홍보가 되는 건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어 씁쓸했어요.

 

 

Q. 경실련 회원 인터뷰로 요청 드린 건데, 경실련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셨나요?

A: 저희가 기자회견 하면 시민단체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경실련도 그렇구요. 그러면서 인연이 돼서 가입을 하게 됐어요. 아직 제가 많은 걸 알지 못하는데 경실련 소식지는 잘 보고 있어요. 덕분에 지식이 쌓이는 느낌이랄까. 뭔가 뉴스를 잘 챙겨보고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그래도 경제 관련해서 경제라고 하면 숫자, 머리 아프고 굳이 뭐 찾아봐야 되나 하면서 좀 멀리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사실은 당하는 거잖아요, 이런 생각은 그래도 머릿속에 가지고 있어야 되겠다 하는 것들을 짚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철도노조 한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무런 계획도 하지 말고 그냥 현재에만 충실하고 그냥 쉬라고. 근데 그 말이 제일 위로가 되고 너무 좋았어요. 다른 분들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열심히 앞으로도 노동계에서 활동을 해야 되고… 막 그러시는데 이제 뭐 사실 저도 지부장이라는 타이틀이 없어지고 KTX 열차승무지부가 없어지면서 다른 지부 조합원으로 돌아가게 되잖아요. 그게 제일 기뻐요. 이제 지부장 끝! 우리가 남은 미션도 분명히 있지만 이건 장기적인 미션인거고요. 우선 지금 당장은 좀 끝났으니 쉬어. 그런다고 사실 쉬어지는 게 아니에요. 아직도 마음이 풀어지지 못한 그런 게 있어서 저희도 심리상담 같은 걸 할 계획이 있어요. 뭔가 하나하나 아직도 쌍용자동차 이런 것 때문에도 마음이 불편한 것들이 있어서 조금 조금씩 놓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저희들이 다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나는 옳다고 생각해서 뛰어들었지만 정말 십몇 년 동안 왜 너네 그러고 있니. 그거 안 되는 거야. 계란으로 바위치기야. 이런 식으로 너네들이 그걸 붙잡고 있는 게 바보 같은 거야.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가 어쨌든 풀렸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받았던 비난들, 상처들이 하루아침에 됐으니까 풀리는 게 아니거든요. 이런 것들이 치유되는 시간이 분명히 필요하고 그러려면 사회적으로 받은 상처는 사회적으로 바로 잡혔을 때 이게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나중에 출근을 하고 너희들이 싸워서 뭔가 됐어 라는 식으로 위로도 사람들한테 많이 받고 그래야 좀 나아지지 않을까, 아직은 조금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며 지내려고 합니다.

 

복직 소식을 듣고 마냥 좋은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김승하 회원을 직접 만나 뵙고 나니 좋은 일이라 다행이기도 하지만 한편 무거운 마음과 여러 고민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일단 잘 쉬고, 회복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회원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 사회 희망의 씨앗이 되는 사건을 만들고 계시니 큰 힘이 됩니다.

목, 2018/09/20- 10:27
16
0

[30주년을 바라보다 – 이근식 前공동대표 인터뷰] 

 

“정부는 정책이 과연 실현 가능한가
그리고 부작용은 없는가를 사전에 잘 따져 보아야 해요.”

 

윤은주 회원팀 간사 [email protected]

 

이번 호 30주년 기념 특집인터뷰는 이근식 전 공동대표입니다. 이근식 대표는 경실련 초대 정책위원장이셨고, 공동대표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셨습니다. 경제학자로 사회운동가로 쌓아 오신 연륜과 깊이만큼 우리 사회를 걱정하며 해주신 말씀들이 참 소중합니다. 경기도 양평에서 지내시며 가끔 서울에 다니러 오시는데 경실련 인터뷰를 위해 귀한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Q. 전반적으로 한국경제의 현실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하고,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글쎄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게 실업과 가난, 노후 불안, 양극화, 주택가격 상승 이런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경제문제도 사실은 국민들의 욕망이나 의식이 연결돼서 나타나는 거에요.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다 서울 강남 살고 싶어 하고, 일류대학에 자녀 넣고 싶어 해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돼요. 그런 생각이 있는 한 입시지옥은 안 없어지고 서울 아파트 값은 안 내려가요. 나는 경실련에서 정책위원장 하면서 알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든 게 교육이구나. 이게 노동문제보다 더 힘들구나. 자기 자녀들 SKY 대학 보내려고 어거지 주장을 막 하거든요. 하나마나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사람들 생각이 조금 건전해져야 해요.

독일은 가봤더니 학벌에 대한 집착이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진짜 없어요. 일류대학 가겠다는 욕구가 없더라고요. 대부분 부모들이 자식들이 공부를 썩 잘하면 대학교 보내고, 그렇지 않으면 직업전문학교 보내고 그래요. 직업전문대학 나왔다고 살아가는데 차이가 없어요. 봉급도 직업에 상관없이 다들 비슷하고 학력이나 직업에 따른 차별이 없어요. 사람들이 차별을 안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해요. 학벌 따지고 집안 따지고 그런 것에서 벗어나야 돼요.

 

Q.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이전 정부와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죠. 박근혜 정부나 이명박 정부 때는 잘사는 사람 편을 들었거든요. 기업 편들고. 반대로 이 정부는 못 사는 사람, 어려운 사람 편을 들려고 해요. 그것은 아주 좋은 생각이고, 소득주도 성장의 방향은 옳아요. 소득을 올리면 수요가 증가하여 경제가 살아나는 거는 지금 이 정부가 처음 말한 거 아니에요. 그 유명한 케인즈가 1935년에 출판한 『일반이론』에서 한 얘기에요. 노동자들 임금이 올라가면 경제가 살아난다. 그건 당연한 거에요. 노동자들 임금이 올라가면 노동자들이 돈을 많이 쓰게 되니까 시장이 활성화되잖아요. 그럼 그걸 어떻게 현명하게 실시할거냐? 이게 중요한 건데 글쎄 이 부분은 정부가 의욕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니라 문제인 거 같아요. 정부는 정책이 과연 실현 가능한가 그리고 부작용은 없는가를 사전에 잘 따져 보아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급작스런 최저임금 인상을 잘못되었지요. 저소득층에 대한 공공지원을 늘려야지 임금을 억지로 올리는 것은 실현 가능하지도 않고 부작용은 큰 정책이지요.

정치인들은 말장난을 많이 해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그 내용을 보면 새로운 게 하나도 없어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건 공공복지 늘리겠다는 얘기고, 혁신성장이라는 것은 새로운 산업에 지원을 많이 하겠다는 거거든요. 그게 뭐가 새로운 거 에요. 하나도 안 새로운 거 에요. 어느 정부든 해야 될 일이에요. 정책 평가를 하려면 정책의 구체적 내용을 다 알아야 되는데, 내가 요즘 그런 걸 잘 알지 못하니 이렇게 벙벙한 소리밖에 못 하네요. 부동산 같은 경우는 보유세를 높이는 게 좋은 방향이에요. 보유세를 높이면 그만큼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줄거든요. 그대신 양도소득세는 좀 낮춰주는 거죠.

 

 

Q. 어떻게 경제학 공부를 하게 되셨고, 경실련 활동은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나요?

A: 경제학 배우면 당시 몹시도 가난하였던 우리나라를 잘 살게 만들 방법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어요. 요즘은 별로 인기가 없지만 내가 대학교 갈 때는 다들 나 같은 착각에 빠져서 경제학과가 제일 인기 좋았어요. 경실련 활동은 서경석 목사와 의기투합해서 시작했었어요. 그 친구가 사무총장 맡고, 내가 정책위원장 맡고, 변형윤 선생님 공동대표로 모시고 시작했는데 아주 잘 되더라고요. 경실련 출신으로 출세한 사람들 많지요.

 

Q. 경실련 활동하시며 제일 보람을 느끼셨을 때는 언제셨나요?

A: 경실련이 주장하던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 됐을 때 제일 보람을 느꼈지요. 부동산실거래가격제도를 도입할 때도 그랬구요. 다운사이징이 옛날에는 다 합법이었어요. 요즘 국회에서 인사청문회하면 다운사이징 많이 걸리잖아요. 옛날엔 그게 합법이니까 세금 적게 내려고 모두가 실거래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였지요. 그런데 부동산실거래가격제도가 실시되어서 등기할 때 제출한 계약서의 매매금액을 기준으로 나중에 부동산 팔 때 부과하는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도록 하니 모두 실거래가격을 쓰게 되었지요, 산 가격을 적게 쓰면 거래 차액이 커저서 나중에 양도소득세가 그만큼 커지니 모두가 이젠 실거래가격을 쓰게 되었지요. 옛날에는 신고한 거래 가격이 아니라 세무서가 임의로 책정한 매매 가격을 이용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지요. 전세계약기간을 2년으로 연장토록 한 것도 경실련의 자랑스러운 공로입니다. 전세계약기간이 옛날에는 6개월이었어요. 그래서 나도 6개월마다 이사 다녔어요. 2년으로 늘리자는 경실련 주장을 정부가 받아들였거든요. 시행 처음에는 집 주인이 2년동안 못 올린다고 2년동안 올라갈 예상 금액을 미리 받으려 하는 바람에 전세금액이 많이 올랐지요. 그래서 경실련이 욕을 바가지로 먹었었지만 지금 와서는 다들 잘했다 그러죠. 만일 지금도 옛날처럼 6개월 마다 세입자들이 쫓겨나서 이사가야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시민단체가 사회의 목탁 역할도 하면서

국민들의 윤리의식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가길 바래요.”

 

Q. 경실련 상근자, 임원, 회원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우리는 경실련을 노래방이라고 했어요. 자기 돈 내고 자기가 노래 부른다고. 회원들은 그런 정신으로 와야 해요. 지돈 내고 지가 노래 부르고 싶은 사람들이 오는 거에요. 지가 좋아서 지가 떠들고 싶어서 오는 거죠. 그러나 이것은 회원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이고 상근자들에게는 정상 생활할 수 있는 생활급을 주어야지요. 저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경실련 같은 시민단체가 우리나라 시민의식을 끌어주는 일들을 계속하면 좋겠어요. 사회의 목탁 역할도 하면서 국민들의 윤리의식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가길 바래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윤리의식이 많이 부족해요. 역사가 그래요. 조선 후기부터 양심적인 사람은 감옥에 가거나 죽고, 일제 강점기 때는 친일파들이 자손대대 잘 살고 독립운동가들은 자손 대대로 가난하고, 해방이후에도 권력과 돈에 아부하는 사람들이 출세해서 잘 살고 올바른 생각과 뜻을 가진 사람들은 핍박을 받고 어려움을 겪어 왔지요. 그러다 보니 양심 버리고 기회주의적으로 살아야 잘 살고, 양심적으로 살면 본인만 아니라 자식들 고생만 시킨다고 많이들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Q.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A: 하루 놀고 이틀 쉬고 그러고 지내요. 이제는 체력도 옛날과 비교가 안 돼 등산도 잘 못해요. 최근에 책을 하나 냈어요. 『애덤스미스 국부론』입니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시장은 독과점 기업이 없는 공정한 경쟁시장이에요. 제일 중요한 게 그거에요. 독과점 시장이 아니라 경쟁시장에 맡기라는 거였고, 독과점은 규제하라고 그랬어요. 요즘 시장은 다 독과점 재벌들이 장악하고 있으니, 경제를 시장에 맡기라고 하는 것은 경제를 재벌에 맡기라고 하는 말과 같지요. 애덤 스미스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가 많아요. 스미스는 아주 양식 있는 사람이에요. 지주들은 생각이 없고, 기업가들은 자기들 이익만 생각하니 이들의 말은 새겨서 들어야 하고, 노동자들이 잘 사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그랬어요. 과거에 썼던 것을 고쳐서 다시 쓴 건데 옛날보다 내 생각을 많이 넣어서 솔직하게 그리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썼어요. 200페이지밖에 안돼서 한 나절이면 읽을 수 있으니 읽어보세요.

 

목, 2018/09/20- 10:26
12
0

지난 10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됐습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정부를 감시하며 국정 전반을 돌아보는 제도입니다.
국회가 가장 바쁜 시기기도 하지만, 국회만큼 경실련도 바쁩니다.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국회가 정책국감을 잘 진행하는지 감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실련도 국감 시작과 함께 14개 상임위원회를 대상으로 국감 모니터링 중입니다.

 

▪ 경제정책팀 오 간사님 자리를 몰래 찍었습니다.  쌓여있는 자료와 인간답게 살고싶다 문구가 시선을 강탈하네요. ㅎㅎ

 

 

▪ 정치사법팀 서 간사님

“저보고 우수의원을 뽑으라면 저는 법사위 채이배, 박지원, 이춘석 의원과 행안위 소병의 의원을 뽑고 싶네요. 채이배, 박지원 의원은 사법농단과 재벌총수 봐주기 등에 날카로운 지적을 했고, 이춘석 의원은 법조비리 감사, 소병훈 의원은 선관위 대상 국감에서 유일하게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 및 공직선거법 등 경실련 국감과제를 다뤘습니다.”

역시 주무부서 간사님답게 똑 부러지십니다! ㅎ

 

▪ 부동산팀 장 간사님

“국토교통위원회 어떤 의원은 고속도로 기름값이 경유, 휘발류는 낮고 LPG는 높다는 보도자료를 냈어요. 엄청 진지하게… 어쩌라는 건지… 멍미…”

제일 황당한 자료나 질문을 뽑아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답변을 주셨는데, 찾아 보니 박완수 의원이더군요.

 

 

“열심히 국감 모니터하는 상근자들을 위해

문자 한통으로 응원해주세요!”

#2540-1989

(1통에 3,000원)

목, 2018/10/18- 17:24
12
0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

경실련이 꿈꾸는 사회를 향해 달려온지 29년이 되었습니다.

시민과 함께 걸어가는 경실련의 창립 29주년 기념식에 회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수, 2018/10/24- 10:37
36
0

[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좋은사회적기업 : 노리소리 강원두레]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문화예술 예산이 여전히 1% 내외로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인색합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정책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한다고 봅니다.

 

윤은주 회원홍보팀 간사 [email protected]

 

▲ 지난 12월 13일 경실련 강당에서 개최한 좋은사회적기업상을 시상식 (왼쪽이 엄기종 대표)

 

경실련은 어려운 경제・사회적 여건 속에서 사회적 목적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회적기업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국내 상장기업들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좋은기업을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습니다. 경실련 좋은기업상은 올해 27회를 맞이했고, 좋은사회적기업상은 4회를 맞이했습니다.

모두 5개의 기업이 수상을 했고, 모두 자세히 소개하고 싶지만 그 중에 특별히 공익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문화예술 전문 사회적기업인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엄기종 대표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노리소리 강원두레’ 이름의 뜻이 무엇인가요?

A. 노리소리강원두레는 강원도를 기반으로 문화예술 사업을 통해 오늘날 새로운 생활예술 문화공동체를 구현하고자 고성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설립되었습니다.

‘노리소리강원두레’ 이름은 조선시대 농촌지역에서 행해지던 전통 민속놀이인 두레놀이와 두레소리를 합성한 후 재구성하여 만든 것입니다.

 

Q. ‘노리소리 강원두레’ 소개와 현재하고 있는 활동과 주요활동 등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A. 노리소리강원두레는 강원도 고성지역의 청장년 예술가 및 예술 강사들의 일자리 창출과 문화예술 교육 및 공연 등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하여 설립된 사회적 기업입니다. 현재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생활예술 동아리 운영, 고성농악 및 고성아리랑 등 전통 민속예술의 발굴 및 전승 활동, 지역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 및 공연 프로그램 공모사업, 지역 내 문화제 및 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 대행 사업 등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성농악보존회, 고성아리랑보존회, 고성역사문화연구소, 농가주부모임 밴드 등을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상주단체로 설립함으로서 지역 문화예술 활동의 산파 역할 뿐만 다문화합창단, 장애인합창단 및 고성진로체험지원센터 위탁 운영 등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매개 역할을 감당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시설 및 기관 단체와 MOU 체결을 통하여 무상으로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나눔 사업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 자율 경영공시를 통해 그간의 성과와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견고히 다져나가고 있습니다.

 

Q. 대표님 소개도 간단히 부탁드리고, 어떻게 이런 사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특별히 사회적 기업을 하신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저는 국내에서 대학원까지 마치고 미국에서 박사과정 유학생활을 하던 중 실패하고 돌아와 방황하다 경기도 일산 및 강원도 원주에서 교육 사업을 하면서 귀향을 결심하고 2012년 고향인 강원도 고성지역으로 돌아와 문화예술 분야 전문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늘 고향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귀향하면서 고성지역에 꼭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찾던 중 2012년 당시 사회적 기업이라는 좋은 정책적 지원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역에서 본인이 잘 할 수 있고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문화예술 사업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돌이켜보건대 사회적 기업이라는 정부의 지원제도가 없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빠른 시간 내에 사업적으로 자리 잡을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Q. 지역사회공헌 사회서비스 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셨는데 문화, 예술을 매개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연대할 때의 장점과 또는 한계나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일반적으로 문화예술은 공공재로서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운영하기가 어려운 사업 분야입니다. 현재 정부의 문화예술 예산은 2013년 이후로 2%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OECD 국가들의 문화예술 예산이 3%인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이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문화예술 예산이 여전히 1% 내외로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인색한 것을 보면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정책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한다고 봅니다.

 

▲ 해맞이 달맞이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 길놀이 공연

 

▲ 해맞이 달맞이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 축제 공연

 

Q.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계시는지와 강원지역에도 경실련 지부들이 있는데,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려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요?

A. 2019년 올해에는 고성군이 노리소리강원두레가 그동안 발굴하여 전승해가고 있는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를 강원민속예술경연대회 종목으로 선정하여 출전하기로 하였습니다.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는 조선시대 고성지역에서 세시풍속으로 연희되던 귀한 민속자료로 향후 지역의 대표 문화예술 축제로 키워가고자 합니다.

강원도 고성지역의 경우 아직 경실련 지부가 없어서 상호 교류 소통할 기회는 없지만 인근 지역의 경실련 지부들과 교류하기를 희망합니다. 경실련 행사에 노리소리강원두레가 운영업체로 참여하거나 노리소리강원두레 주관 행사에 인근 경실련 지부가 지부 차원에서 홍보하고 참여해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주민들의 경우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운영하는 고성역사문화연구소, 고성농악보존회, 고성아리랑보존회, 농가주부모임 밴드 등 생활예술 동아리에 회원으로 참여하여 지역 문화예술의 생산자로 함께 한다면 큰 힘이 되리라 봅니다.

 

Q. 경실련 좋은 사회적기업상을 수상하신 소감과 앞으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나 우리사회가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사회적 기업을 하고 계시거나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A.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다시 한 번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의 공익적 가치, 윤리적 가치, 경제적 가치 구현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 및 문화 소외계층에 대한 재능기부 등 사회서비스 제공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사회적 기업을 통해 취약계층의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자 준비하거나 하고 계신 사회적경제인들의 행운과 건투를 빕니다.

 

Q. 끝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이나 목표를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주세요.

A. 올해 2019년도부터는 그 동안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신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사업을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하고, 지역의 현안에 대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혁신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며, 지역의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국도 7호선 고성여행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서 지역을 홍보하고 마케팅 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자 합니다.

 

▲50여평 규모의 공연장과 미술전시관, 사무실 등을 갖추고 지역 예술인들의 연습공간으로 개방하거나 예술인들의 작품을 발굴해 전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강원고성신문)

 

월, 2019/01/28- 21:08
61
0

[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지역이야기]

“이상한 나라”에서 살지 않을 용균이에게

김종현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

[email protected]

 

▲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 청년노동자의 시민분향소 (사진제공: 유재홍 시민)

 

용균아!

그 곳은 따뜻하겠지? 그리고 햇빛 들지 않고, 탄가루가 날리는 그런 곳도 아니겠지?

이곳은 남부지방이지만 한겨울로 치닫고 있어 많이 춥구나. 그리고 연일 미세먼지 발령주의보가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나는 몇 해 전 건설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3개월가량 병원 신세를 진 전력이 있는 올해 50살이 된, 너보다 2배쯤 더 세상을 산 그러니까 삼촌뻘라고 할까?

산업재해 기간 중에 산재보험으로 치료를 받고, 치료기간 중에는 휴업급여도 나오고, 산재사고 이후에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여러 종류의 안내문과 때때로 근로복지공단 마크가 크게 찍힌 수건이며, 탁상용 달력이며, 여행용 세면도구 세트도 선물로 받으면서,,,,, 그리고 1년에 한번씩 산업안전교육도 받고, 현장에서 안전화, 안전모도 지급받으면서,,,,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이 많이 좋아졌구나”라고 막연한 생각.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도 멍청하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구나.

그러다가 너의 안타까운 소식을 뉴스로 접하면서 처음에는 뉴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착각했었다. 나의 유년기 시절.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김용근”으로 불렀기에.

 

중학교 사회시간에 ‘이타이이타이병’에 대해서는 배웠지만, 그리고 성인이 된 후 학원 강사를 하면서 초등학생들에게 ‘이타이이타이병’이 카드뮴이라는 중금속이 몸에 축적되어 생기는 병이고 일본어 ‘이타이이타이’를 번역하면 ‘(너무 너무) 아프다, 아프다’라는 뜻이라고 친절하게 가르쳤지만, 1988년 같은 중금속인 수은 중독으로 사망한 우리나라 노동자 문송면에 대하여는 알지 못했구나. 일본은 우리보다 몇십 년 전에 중금속 중독(오염)에 대하여 사회적 경각심을 가지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음에도, 우리나라는 이보다 한참 지나서야 중금속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인정할 정도였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구나.

노동자 문상면의 ‘죽임’(죽음이 아닌 국가적 살인에 가까운)이 시발점이 되어 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1988년 7월 우리는 또 한 번 ‘이황화탄소’라는 어렵디어려운 기체를 접하게 되고, 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을 죽이던 독가스의 원료로 사용될 만큼 맹독성을 가진 기체를 매일 접하며 인견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원진레이온 노동자 수십 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슬프구나.

 

정부와 기업들은 안전화, 안전모 하나 던져주고는 자신들의 산업안전 의무를 다했다고 우쭐대고, ‘협력업체’라는 미명 아래 ‘하청업체’ 노동자로 근무케 하면서 유해시설 점검시 “2인1조 근무”, “사고 발생시 동행자가 조속하게 신고”, “산소 측정기 휴무하고 선(先) 산소 측정 후(後) 유해시설 진입, 그렇지 못할 시 진입금지(작업 중지권)”등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산업안전교육을 실시하며 “위험의 외주화”를 합법화하고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는 현실.

더욱이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인 작업 중지권을 ‘작업 중지 명령 땐 대기업들 수천억 손실 우려’라는 제목의 보수 언론의 보도 행태를 보면서,,, 분노가 치미는구나.

 

전태일 열사에 이어, 문송면, 원진레이온 노동자 그리고 수십 년간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개정, 재개정에 이른 산업안전보건법. 이번에 김용균 노동자로 인해 또 한 번 산업안전보건법이 일보 전진하게 되었다네.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인륜(人倫)과 도덕(道德)위에 경제논리가 군림하던 현상이 조금씩이라도 걷혀지고 있다는 현실이 반갑고, 한편으로 너무 더디어 안타깝기만 하구나.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아들들을 지키기 위해 기업, 국회, 정부와 싸우겠다는 용균이의 어머니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햇빛과 같은 자식을 허무하게 잃고 산산이 부서진 용균이의 아버지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우리 용균이보다 험악한 곳에서 일하는 아들, 딸들이 제대로 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살아있는 남아있는 우리들이 더욱 노력할게.

그래서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노동자의 인명을 경시한다. 기업은 노동자의 안전보건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국제기구의 발표나 저명한 학자의 논문이 나오록 않도록,,, “죽지 않고 건강하게 일하고 싶고, 다치지 않고 가족이 있는 집으로 퇴근하고 싶다”는 노동자 아니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기자 :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산재 피해자 : “아니오”

기자 : “이황화탄소가 어떤 물질인지 아십니까? 그 물질에 대해 위험교육을 받은 적이 있나요”

산재 피해자 : “아니오. 일 년에 한 번 불조심 교육을 받긴 했지만, 입사 20년 동안 한 번도 위험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라는 인터뷰가(원진레이온 사건을 조사하던 한겨레신문 의학전문기자의 피해자와의 인터뷰) 역사의 화석이 되어 현재와 미래에는 발생하지 않을 인터뷰가 되기를 바라며, 햇빛 따뜻한 그곳에서 영면하기를 바라네.

 

초미세먼지가 하늘을 가득 메운 2019년 1월 어느날..

월, 2019/01/28- 17:41
11
0

[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이슈리포트3] – 심상정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
 

“거대양당의 의원정수 확대 반대는

지독한 국회불신 이용한 기득권 유지 꼼수!”

 

윤은주  회원홍보팀 간사 / 서휘원 정치사법팀 간사

 

 

지난 10월 24일 닻을 올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심상정 의원은 “진보정당 출신으로 처음 맡은 국회직이 정개특위 위원장이라는 점이 마치 숙명처럼 느껴진다“는 소회를 밝혔었습니다. 그 뒤로 정말 어디를 가도 기승전!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도입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국회 정개특위의 현재 상황과 계획을 들어보고, 국회개혁과 개헌 등의 주제를 가지고 심상정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이 국회의원 선출 방식에 문제가 많다고는 생각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잘 모르거나 도입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립니다. 꼭 도입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현행 소선거구제는 승자독식 성격이 강합니다. 거대양당만 살아남고, 당선된 1등을 찍지 않은 표가 모두 사표가 됩니다. 한번 선거를 하면 50%가 넘는 표가 모두 반영되지 못하고 사라지죠. 모든 시민의 1인1표의 가치를 모두 반영할 수 있도록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표적인 개선방안입니다.

정당의 득표율에 의석수를 맞추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국민을 닮은 ‘민심 그대로’ 국회가 실현되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겁니다. 승자독식 구조에서 이익을 보았던 거대양당의 독주는 끝나고, 우리 사회의 소외되었던 다양한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Q. 현재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소극적입니다. 두 당을 설득할 방안이 있으십니까? 더불어민주당이 원래 공약으로 제시했다가 이렇게 소극적인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A. “현재 승자독식형 선거제도로 기득권을 누린 거대양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행 선거제도는 민심을 상당 부분 왜곡해 왔고, 이런 왜곡이 민심과 동떨어진 국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더 이상 이대로 갈 수는 없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60%에 이릅니다. 국회 개혁에 대한 열망과 지지도 압도적인 상황입니다.

정개특위는 18명 중 14명이 민주당과 한국당 소속 의원입니다. 각 당 소속 의원들이 각 당내의 당론이나 당 지도부 의견, 의원들의 중론과 무관하게 정개특위에 임할 수는 없습니다. 당 논의와 정개특위 논의를 병행해 나가야 합니다.”

 

Q. 의원정수 확대와 관련해서 국민들이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의원정수 확대는 반대하고 있는데 의원정수 확대가 필요한가요?

A. “지독한 정치 불신 속에서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는 국민적 저항감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거대양당이 국민의 반대를 이유로 선거제도 개혁과 의원 정수를 증대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민 불신을 방패막이 삼아 스스로 기득권을 유지하는 꼼수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에 국회가 잘한 것도 없고 매일 소모적인 대결 정치로 일관해서 국민들의 불신이 이렇게 커진 점에 있어서 가장 큰 책임 당사자가 거대양당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이렇게 국회를 개혁하고 이렇게 기득권 내려놓겠다’ 이런 진솔한 개혁방안을 가지고 국민들 앞에 무릎 꿇으면 왜 국민들이 동의를 안 하겠습니까.

저는 현재처럼 300명 범위 내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수를 줄일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원들을 만나 보면 ‘그게 가능하냐’고 반문합니다. 그래서 국민께 정직하게 말씀드려야 합니다. 국민이 의원 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건 국회가 일도 똑바로 안 하면서 사람 수만 늘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과감한 국회 개혁 방안을 제시하면서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Q.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어떤 가요? 특권 내려놓기가 가능할까요?

A. “국민이 이겨야 국민을 위한 국회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국민이 국회의원을 통제하는 힘을 발휘해주시면 별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지금 국회의원들의 특권 중에 가장 큰 특권이 국회의원이 300명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국회의원 개개인이 희소가치가 있으면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만 국회의원이 됩니다. 수가 적으니 로비하기도 쉽습니다. 반대로 특권을 확 낮추고 진입장벽을 낮추면 행정부를 견제하고 민의를 대변할 국회의 힘도 강화됩니다. 머슴의 수가 늘어야 희소가치가 떨어지고 진짜 일할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하려고 할 겁니다.

그동안 국회의 특권 내려놓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출판기념회도 없어졌고, 국회의원 친인척 보좌진 채용도 금지되었습니다. 특히 국회의원 한번 하면 평생 연금 나오는 헌정회 연금도 2008년에 벌써 폐지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수십 년간 문제가 터질 때마다 개선한다고 약속해도 그대로였던 특수활동비가 전면 폐지되기도 했고요.

나까지 개혁은 성공하고, 나 빼고 개혁은 실패한다는 말이 있죠. 셀프개혁은 어느 기관이나 어렵습니다. 국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점을 국회의원들도 다들 알고는 있습니다. 특권을 내려놓기 싫은 일부가 국민의 뜻을 방패막이 삼아 현상유지하고자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촛불 이후 우리 국민의 강력한 정치개혁 의지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겁니다.”

 

Q. 경실련은 국회의원 세비 동결, 국회의원 세비 결정방식 개선(독립 기구에서 결정) 입장인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경실련에서 제시한 방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어느 기관이나 ‘셀프개혁’은 어렵습니다. 국회 개혁에는 국민이 힘을 모아 밀어붙여주셔야 국회도 무거운 엉덩이를 뗄 수 있습니다. 저와 정의당도 세비 동결과 세비 결정방식 개선의 필요성을 누누이 말해왔죠. 선거제도 개혁은 강력한 국회 개혁과 함께 가야 합니다. 투명한 국회, 일 잘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문희상 의장과 유인태 사무총장이 적극적으로 작업 중에 있는 걸로 압니다.

우선 국회의원 세비를 국회의원이 정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된 국회의원수당산정위원회가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을 정하고 국회는 이를 그대로 입법화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돌아가신 노회찬 의원님도 특활비 폐지법안을 내면서 시민참여국회예산자문위를 신설하자는 제안을 한 적도 있습니다.

징계제도도 개선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셀프징계 못하게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새로운 윤리심사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외유성 해외 출장을 막을 제도적 대안도 필요합니다. 국회의원의 공무 국외 활동에 대한 심사와 평가를 국회의원이 하는 셀프심사가 아니라 시민사회에게 맡기는 개혁이 필요합니다.

모두 영국, 미국 등 의회민주주의 선진국들에서 이미 도입하고 있는 제도들입니다. 국회에 대한 더 많은 시민의 참여와 감시를 보장하는 것이 국회개혁의 핵심일 것입니다. 곧 정의당은 이와 같은 내용의 국회개혁법안을 발의할 계획입니다.”

 

Q. 지난 12월 여야 5당 합의에서 선거제도 개편과 함께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추후에 개헌 논의는 어떻게 진행할 생각이신가요? 가장 쟁점은 무엇인가요?

A. “정치는 명분이라고도 하고, 또 한쪽에서는 정치는 현실이라고도 하지만 저는 둘 다 정치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대표성과 비례성 확대라는 대의명분에 뜻을 같이 하면서도 동시에 각 정당의 현실과 이해관계를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에 정치개혁특위 산하에 자문위원회를 두고 시민사회, 학계, 여성계, 청년계, 언론계 등 사회 전반에서 전문가를 모시고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자문위에서 지난 9일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국회의원 정수 확대, 투표 참여 연령 18세 하향 등과 같은 논의의 결과물인 의견서를 전달하시면서 개헌에 대해서도 제안을 주셨습니다. 선거제도 개혁 이후,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도 이어져야 한다고 제안하셨습니다.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다만 개헌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지금의 선거제도 개혁 논의도 중요하기에 지금은 선거제도 개혁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87년 직선제 이후에 30년 만에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니까요.”

 

Q. 원포인트 개헌(권력구조 문제)은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보이는데 혹시 헌법 개정 절차를 쉽게 연성화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헌법개정 절차의 연성화는 제가 이번 20대 국회 전반기에 헌법개정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주로 논의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제도 이전에 국민의 개헌 의지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국민의 주권을 헌법이 보장하도록 한다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번 정개특위는 골든타임을 넘어 라스트타임에 도달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Q. 경실련에서 지난 8일 정개특위 의원들에게 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의견서를 전달했는데, 잘 받아보셨는지요?

A. “네, 잘 받아보았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한 대표성과 비례성 확대에 대해 함께 목소리를 모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개특위 안팎에서 시민사회와 오피니언 그룹이 선거제도 개혁에 함께 해주시는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경실련에서 제시한 의견들 모두 정개특위에서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제 결실을 맺어야할 때입니다.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Q.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을 맡으셨는데 제일 힘드신 점은 무엇인지요?

A. “아무래도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목표를 향한 구심력보다 벗어나려는 원심력이 더 큰 점이 힘듭니다.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속도가 좀처럼 붙지 않고 있습니다. 300명 국회의원의 이해관계도 다 다르고 당마다 셈이 다르니 중지를 모으기가 참 어렵네요. 야3당이 주도적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말하고는 있지만 결국 현행 제도 하에서 정치권을 지배하는 것은 거대양당이니까요. 하루하루 날짜가 가는 것이 야속하고, 24시간이 모자라도록 애를 쓰고 있지만…

그래도 국회에서 더 노력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87년 직선제 이후에 30년 만에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선거제도 개혁의 중요한 전환점이니까요. 또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도 예년과는 다릅니다.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에 대한 생각은 다를지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열띤 토론과 지지의 목소리를 확인할 때마다 힘을 냅니다.”

 

Q. 끝으로 경실련이 올해 30주년입니다. 경실련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황금돼지해에 다들 돈을 말하고 풍요를 기원하지만, 경제정의와 경제민주화가 실현되는 바탕 위에 지속가능한 경제발전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경실련에서 올해도 많은 노력 해주시고, 또 그만큼 값진 성과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정개특위와 정의당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2018년 12월 15일, 5개 원내정당 대표들이 정치개혁을 위한 합의를 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달여 기간 동안 논의는 공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심 의원의 말처럼 라스트타임에 도달했습니다. 정당들이 더 이상 선거제도 개혁을 당리당략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공분과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 정치를 쇄신하는 계기로 삼길 바랍니다. 

월, 2019/01/28- 15:47
10
0

[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30살 회원 신년인사]
 

경실련이 올해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경실련과 나이가 같은 서른 살 회원들의 신년인사를 보내드립니다.

 

▲ 박희연 회원님

경실련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경실련 회원 박희연이라고 합니다.

작년말에 회사를 옮기고 일이 바빠 해가 바뀐 것도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2019년이 저도, 경실련도 30살이 된 해라서 새해 소망 원고를 부탁한다는 간사님 연락을 받고 올 기해년이 저에게 더 특별하고 의미있는 해가 되었네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한지 갓 1년 넘은 새댁으로, 행복한 신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저희’ 신혼 집은 없거든요.
공시지가 조작 등 부동산 시장 관련 여러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해주시는 경실련 덕분에 내 집 마련의 꿈이 헛된 희망이 아닌 현실적인 소망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농단, 최저임금 문제 등 우리 사회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있지만 경실련을 포함한 많은 시민과 시민단체가 관심을 가지고 뜻을 모은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경실련이 지난 30년 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더 나은 한국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실 거라 믿으며 경실련 회원으로 경실련의 활동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 회원님들과 경실련 관계자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뜻하는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는 따뜻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 정의호 회원님

안녕하세요. 올해 30세가 된 경실련 회원 정의호라고 합니다. 경실련과는 대학시절 인턴활동을 하며 좋은 영향을 받아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직장에서 임대주택 공급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30대에 접어들었지만 마음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아직 저는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인데, 서른이라고 하니 뭔가 어른이 되어야 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저는 새해를 맞아 거창한 계획보다는 매순간을 소중히 보내고 싶습니다. 직장에서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여가시간에도 독서, 운동을 하거나 여행으로 견문을 넓힌다면 연말에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이나 친구, 지인분들과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갈등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가진 자와 못가진자가 싸우고, 좌파와 우파가 싸우고, 어린 사람과 나이든 사람이 싸우고, 남성과 여성이 싸우는 등 사람들은 매일 편을 갈라 싸우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왜 이렇게 싸워야 하나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올해 경실련은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데도 앞장서주셨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다양한 사람과 집단 간에 서로를 이해하고 손을 맞잡을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올해부터는 마주하는 모든 분들에게 먼저 미소 짓고 인사를 건네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실련 회원 및 활동가 여러분 모두 정이 넘치는 한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정지훈 회원님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올해 30살이고 대학원에서 윤리를 전공하는 정지훈이라고 합니다.

학부 때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 현안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성평등, 질병 등의 사회 이슈를 다루는 여러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였습니다. 현재는 대학원에서 인문학이 사회 변혁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모색하며, 경실련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9년이 되었고 어느덧 기해년 새해도 열흘이나 지났지만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각 분야는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는 공평한 기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안정된 사회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는 새해 소망이 있습니다. 나아가 모두가 함께 더불어 잘 사는 대동세상(大同世上)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올해 8월 사실상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20대 때는 “무엇을 하며 먹고 살 것인가?” 또는 “어떻게 살아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가득 찬, 말 그대로 <기나긴 탐색과 방황>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30살이 된 만큼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며, 한 우물만 팔 수 있는 진중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새해 소망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물론 경실련과 같은 시민단체 활동가로서의 삶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경실련의 활동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기여한 만큼 배분받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화, 2019/01/29- 17:03
2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