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월평공원의 봄, 답사 후기

지역

월평공원의 봄, 답사 후기

admin | 월, 2020/03/16- 23:34

봄비 소식으로 답사를 어쩔 수없이 미루게 된 것을 자연이 사과라도 하는 듯 마치 초여름 날씨를 만끽할 수 있던 날씨였다. 대전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야 만날 수 있는 수통골이나 계룡산보다 훨씬 자연을 더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월평공원. 2009년 경 도솔터널 공사가 착수될 때 대전환경운동연합을 포함한 여러 환경단체와 환경운동가가 월평공원과 도솔산의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며 반대운동을 펼쳤던 무대인 그 월평공원이다. 터널공사가 완료되면서 수리부엉이는 다시 월평공원에서 볼 수 없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굽이 쳐야할 갑천의 물길이 조금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도안동과 원신흥동 일대에 조성될 호수공원 공사 현장으로 도안동 쪽 갑천 인근은 바리게이트로 혼잡하다. 7월부터 시행될 도시공원 일몰제의 대상으로 민간특례사업 취소 및 부결 등 대립 양상이 고조돼있기도 하다. 하지만 만년교부터 가수원교에 이르는 3Km 구간은 아직 도심 속의 하천으로 버티고 있다.

그런 월평공원의 봄은 어떤 모습일까? 민혜영 활동가님과 함께 월평공원엔 한 달에 적어도 두 번 이상 방문하신다는 이경호 처장님을 따라나섰다. 그리고 처장님과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는 멋진 파트너, 카메라도 함께.

 

월평공원은 도심 속에서 하천, 습지 생태계를 자세히 관찰이 가능한 대전에게 특별하고 중요한 장소이다. 도솔산과 갑천 사이의 길을 따라 계속해서 전진하다보면 곳곳에 봄을 맞을 준비가 된 버드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다. 도로 확장, 정비등 공사로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흙 길 가운데에 서있는 왕버드나무는 물가까지 뿌리를 길게 뻗었을 만큼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열대, 열대 지방에는 맹그로브(mangrove)나무가 서식한다면 대신 우리나라엔 버드나무가 있다. 하천변의 버드나무 군락은 미세먼지와 탄소저감에 무척 효과적이다. 홍수와 가뭄, 정화와 정수의 기능 또한 뛰어나서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태 때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맹그로브 숲이 있는 지역처럼 버드나무도 우리나라에서 그 역할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포장된 산책로를 뒤로 하고 더 깊이 공원 안 쪽으로 들어서면 대전환경운동연합과 시민 분들이 참여해 조성한 생태놀이터를 만날 수 있다. 이미 도롱뇽과 개구리의 알들은 구불구불 모여서 부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갓 부화한 올챙이들은 알들과 함께 생태놀이터를 만끽하는 중이였다. 뒤를 돌아보면 아파트, 빌딩, 대형마트와 11차선 도로가 보이는데 지금 내 앞에는 손톱만큼 작은 생명들이 춤을 추고 있다. 올챙이를 본 기억이 까마득했다. 내가 대전환경운동연합 소속이라는 것이 새삼 감사해지고 또 나는 얼마나 자연을 멀리 해왔는가 부끄러워졌다. 신기하고 놀란 표정을 조금 감추기 위해 바위에서 흘러나오는 샘물 떠서 한 모금 마셨다.

 


 

추운 겨울을 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나무에 걸어놓은 새 모이통과 둥지들을 열어보며 모니터링 또한 잊지 않았다. 역시 시민 분들과 직접 함께 만들었던 모이통엔 모이의 쭉정이들만 남았다. 합판으로 만든 둥지 안에는 이끼와 폭신한 나뭇잎이 채워져 있었다. 새들에게는 수요가 줄지 않는 꽤나 인기 있는 매물이라고 한다. 야생 조류들에게는 마치 <구해줘! 홈즈> 프로그램의 최종 선택된, 접근성이 뛰어난 식당가가 조성되어있고 가성비가 우수하고도 외관이 멋진 집 같은 것이다. 상반기에는 새들의 채식이 어렵지 않으니 곧 모이통을 수거한다고 하셨기에 이번 년도 하반기의 새 모이주기 활동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동서대로, 도솔 터널 개발을 반대했던 현장인 끊어진 골짜기, 금정골에서 우리가 서있던 이 자리가 희귀식물인 땅귀개, 이삭귀개가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발견된 서식지였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또 부근 곳곳에 자리한 참나무 군락은 숲이 자리를 잡는 과정인 천이 과정 중 가장 마지막 단계에 조성되므로 이 숲이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겉껍질이 코르크로 쓰인다는 굴참나무가 옆에서 살랑 살랑 얼마 없는 잎사귀를 흔들면서 맞장구쳤다.

그렇게 참나무 숲을 지나고 중간에 보이는 징검돌을 건너 갑천을 건널 수 있다. 징검돌다리에 서서 갑천의 물살과 주변을 둘러보면 얼핏 곡류 하천의 자연적인 모습인 자연제방, 작은 우각호, 물길이 흘렀던 구하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대도시의 가운데에서 이렇게 보존된 하천, 습지는 만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호수공원 개발부지, 바리게이트를 왼편에 두고 갑천을 오른편에 두면서 출발점을 향해 되돌아간다.

 

산책로 중간 중간 아마 야생 조류 관찰과 전망 감상을 위한 시설물인 듯 하나 무성하게 자란 갈대와 공사로 야생 생물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기에 설치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데크도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다 못해 당황스럽다. 월평공원에 서식한다는 야생 동식물의 설명 팻말을 읽고 뒤돌면 인공 호수공원과 건물 개발 부지가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바리게이트를 마주보고 자라고 있던 종보존등급 3급, 주요감시대상종인 쥐방울 넝쿨이 부디 더 서식지를 확장시켜갔으면 한다. 그리하여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긴꼬리명주나비가 쥐방울 넝쿨 주위에 나울거리는 장면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를 소망한다.

초봄의 월평공원의 모습은 이러했다. 사람들은 개발과 공사 문제로 하루가 멀다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중에도 월평공원은 봄을 맞이하고 있었고 생물들은 각기 제 할 일을 하느라 여념이 없는 듯 했다. 여전히 딱새는 눈 깜짝할 새 날아가고 대백로는 물길 한켠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오리들도 쌍쌍이 모여서 목욕을 재계했다. 앞서 말했듯이 양서류들과 식물들도 엊그제 내린 봄비, 매년 일찍 찾아오고 있는 따뜻해진 날씨에 어쨌든지 온 힘을 다해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매해 월평공원을 포함한 갑천 일대에서 시민들과 함께 생태 탐사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껏 받아온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앞으로도 지속되어서, 아니 더욱 증폭되어서 부디 더 이상 대전의 자연이 훼손되지 않는 미래를 바라본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매월 셋째주 수요일이면 광주지역의 도시계획 현안을 함께 학습하고 토론하는 도시계획시민포럼.

7월에는 7월 21일(수) 저녁 7시, 푸른마을공동체센터 3층에서

‘광주도시계획 조례, 개정운동을 제안하다’를 주제로 이경희 광주환경연합 사무처장과 윤희철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총장의 발제로 포럼이 진행되었습니다.

광주경실련과 참여자치21, 광주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환경연합,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활동가 및 회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시민이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월, 2021/07/26- 20:30
0
0

<오름의 벗이 되어주세요 !>

제주환경운동연합 2021 회원확대 캠페인의 열여덟번째 신입회원님은 김현주 님입니다. 고맙습니다! 김현주 회원님은 표선면에 ‘여문영아리’의 벗이 되셨습니다. 람사르습지로 유명한 물영아리 바로 맞은편에 있는 오름입니다. 물영아리와 달리 분화구가 없고 물이 없다하여 ‘여문영아리’라고 부릅니다. 신령같은 여인이 머리를 풀고 앉아있는 형세라 하여 ‘영아악’이라고도 불립니다. ‘아리’란 ‘산’을 뜻합니다. 즉, ‘영아리’란 신령스런 산이란 뜻이지요. 오름정상에 올라서면 동부지역의 대표적인 벵듸 ‘녹산장’의 광활한 초원지대와 오름군락 그리고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을 볼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바로 가기 링크 : https://bit.ly/3g3dTuh

* 제주지부를 꼭 눌러주세요

월, 2021/07/26- 18:22
0
0

<오름의 벗이 되어주세요 !>

제주환경운동연합 2021 회원확대 캠페인의 열아홉번째 신입회원님은 고병련 님입니다. 고맙습니다! 고병련 회원님은 구좌읍에 있는 아끈다랑쉬의 벗이 되셨습니다. 오름의 여왕이라는 다랑쉬오름 바로 옆에 나란히 있는 오름입니다. 다랑쉬오름보다 작지만 모양이 비슷합니다. 분화구도 다랑쉬보다는 훨씬 작지만 원형 경기장같은 아담한 분화구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둘째가는,버금가다는 뜻의 ‘아끈’을 붙여 아끈다랑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김인호 민속학자의 해석에 따르면 ‘다랑쉬’는 고구려어로서 ‘달수리’가 변화된 것이라고 합니다. ‘달’은 높다,고귀하다는 뜻으로서 다랑쉬는 ‘높은산 봉우리’라는 뜻을 가졌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랑쉬’는 해발은 198m이지만 비고(산 자체 높이)는 58m에 불과하고 분화구 깊이도 10여m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오름 위에 올라서면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오름입니다.

회원가입 바로 가기 링크 : https://bit.ly/3g3dTuh

* 제주지부를 꼭 눌러주세요

월, 2021/07/26- 18:29
0
0

7월 28일 수요일 오전 10시 지원2동 주민센터에서 내지천 살리기 실무회의가 있었습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광역시 동구, 한국수자원공사, 마을 및 주민대표들이 모여 지금까지의 추진사항과 이후의 추진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 내지천 생태교육 프로그램 개발, 주민참여형 하천살리기 우수지역 선진지 견학, 내지천 생태조사, 생태교실 운영, 수질 정화식물식재 및 관목 식재 등의 내용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목, 2021/07/29- 01:01
0
0

광주환경연합과 광주관광재단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광주예술여행-“예쓰투어

7월 23일(금)  첫번째 참여자의 출발을 시작으로 매일 매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주공원에서 비대면으로 플로깅 물품을 수령하고  광주천, 양림동과 사직공원을 거쳐 광주공원으로 돌아오며 쓰레기도 줍고, 투어 해설도 듣고, 공예체험도 하고, 미술관도 돌아봅니다.

사직공원 전망대에서는 광주 도심을 전망하고 사직공원의 숲길에서 사색의 시간도 갖습니다.

 

도심에서 예술 여행도 즐기고, 쓰레기도 줍는 “예쓰투어” 는 누구나 참여가능합니다.  투어해설과 공예체험, 이벤트 참여를 위해서는 신청은 필수 입니다.

 

예쓰투어 신청은  https://bit.ly/3zcLXw4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7월 23일_ 예쓰투어의 첫 참여자. 첫번째 참여자가 되기 위해, 첫날 첫 시간으로 신청하셨다고 합니다.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참여한 예쓰투어 참여자들…

 

공예체험

쓰레기 줍기- 광주천 플로깅

사직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광주 도심의 풍경

 

 

월, 2021/08/02- 22:59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