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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미국-탈레반, 18년만의 평화협정...합의인가 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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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미국-탈레반, 18년만의 평화협정...합의인가 쇼인가

admin | 금, 2020/03/06- 19:02


지난 2월29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평화협정 이행의 당사자인 아프가니스탄은 배제된 '반쪽 합의'라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불안정한 합의였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반대로 이번 평화협상에 참여하지 못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그간 직접 협상을 거부해왔다. 반면 아프간 정부는 협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아프간 정부가 이행해야 할 합의 내용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탈레반은 협정 이틀만에 아프간군에 대해 공습을 감행했다.  탈레반 포로 수천명을 이번 주내 석방하기로 한 합의 내용을 아프간정부가 거부하고 있다는 이유다. 체면이 구겨진 미국은 바로 다음날인 지난 3일  탈레반에 보복공습을 가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의 지도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전화통화를 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 지도자와 통화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오늘 탈레반 지도자와 통화했다.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우리는 더는 폭력이 없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우리는 폭력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평화협정 서명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탈레반 지도자의 통화도 이뤄졌지만, 평화협정이 제대로 준수돼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이들은 드물다. 그 배경과 전망에 대해 김재명 국제분쟁전문기자가 기고를 보내왔다.<편집자>


미국-탈레반, 18년만의 평화협정...합의인가 쇼인가

[아시아 생각] “트럼프는 아프간에게 사과하고 떠나야”

 

김재명 / 국제분쟁전문기자

 

"거리엔 많은 전쟁고아가 폐품을 주우러 다니고, 전쟁미망인들이 누더기 부르카를 쓴 채 이슬람 사원 앞에 늘어앉아 동냥하고 있다. 전쟁 부상자들과 난민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이웃 파키스탄이나 이란에서 돌아온 난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옛집이 전란으로 파괴된 상태라 또다시 천막살이 신세다. 난민촌의 풍경은 을씨년스럽다. 천막 둘레에 흙담을 둘러찬 기운이 스며드는 걸 막을 정도로 옹색해 보인다." 

 

위에 옮긴 글은 18년 전인 2002년 봄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갔을 때 썼던 기사이다. 참으로 아주 오래전의 일로 느껴진다. 그런데 그 오랜 시간을 아프간 사람들은 전쟁 속에 지내왔다니... '전쟁의 신'이 있다면, 아프가니스탄은 바로 그 전쟁의 신에게 저주받은 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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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 도하에서 미-탈레반 사이의 평화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아프간 시민들. ⓒ로이터=연합

 

 

40년 전쟁에 멍든 아프가니스탄

 

지난 4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을 읽는 코드는 파괴와 살육, 그리고 절망이다. 정확히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고 다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1980년대 10년 동안은 옛 소련군이 이곳에서 전쟁을 벌였고, 소련이 물러난 뒤인 1990년대 전반기에는 지방 군벌들끼리 수도 카불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내전을 벌였다. 그 내전의 최종 승자가 바로 '탈레반'이란 이름 아래 총을 들고 뭉친 젊은 이슬람 신학생들이었다.  

 

2001년 9·11 테러로 아프가니스탄에는 또다시 전쟁의 회오리가 불었다. 9·11 테러의 보복으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근거지를 쳐부수고, 빈 라덴을 보호하던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탈레반은 게릴라전을 펴며 미군과 친미 아프간 정부군을 괴롭혔다. 이들은 이슬람 민중들의 반미 정서를 바탕으로 국토의 70%를 장악할 정도로 세력을 넓혀갔다. 그래서 '신(新) 탈레반'이란 이름을 얻었다.

 

 

'테러와의 전쟁' 비용 6조4천억 달러 

 

미국을 가리켜 흔히 '전쟁국가'라 한다. 20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전쟁을 치른 국가이고, 21세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엔 특히 '역사상 가장 오랜 전쟁'을 펴온 아프간이 골칫거리다. 미국은 지난날 '베트남 수렁'에 이어 18년 동안 '아프간 수렁'에서 헤어 나오질 못해왔다. 미군 전쟁사망자는 늘어만 가고 전쟁 비용도 베트남 전쟁 비용을 훌쩍 넘어서 천문학적 수준이 됐다.  

 

미 브라운대학교 왓슨연구소가 꾸준히 집계해온 '전쟁 비용'(costs of war) 프로젝트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년 동안 밀어 부쳐온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에서 무려 6조4천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미 국방부의 '해외 비상 작전'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을 오바마 행정부가 바꾼 이름) 지출이 1조9,599억 달러, 미 국토안전부(DHS) 지출이 1조540억 달러이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이는 전쟁으로 2조 달러 가까운 고비용을 지출한 셈이다.

 

 

이런 천문학적인 지출은 당연히 미국 재정적자를 가중하는 주요인이다. 따라서 21세기 미국의 대통령들은 어떻게 아프간 수렁에서 빠져나올까, 이른바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짜느라 머리를 싸매야 했다. 조지 부시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오른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의 사실상 대선 공약 1호는 '아프간 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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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메이 칼릴자드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특사(왼쪽)와 탈레반 공동창설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2월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18년여에 걸친 양측 간의 무력 충돌을 끝내기로 하는 평화합의서에 서명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

 

 

'아프간 수렁'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미국

 

오바마는 취임 초기 미 군부 장성들에게 "언제 어떻게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명예롭게 철수하겠다는 출구 전략을 내놓으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결론을 내지 못해 회의는 수십 차례나 거듭됐고 오바마의 측근들과 장군들 사이에선 정책 충돌을 넘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숫자를 줄이려 애썼지만, 취임 초기인 2009년 봄 3만 명의 병력을 더 보내 10만 명으로 늘렸다. 그래도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전임자인 부시가 싸지른 똥을 치우느라 애만 썼던 오바마는 끝내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그동안 미군 사망자 수는 약 2,440명, 전쟁 비용은 약 2조 달러에 이르렀다.

 

오바마와 마찬가지로 트럼프도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리곤 지난 18개월 동안의 씨름 끝에 마침내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 평화 합의가 2월 29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이뤄졌다. 미국의 협상대표 잘메이 칼리자드, 탈레반 협상대표 압둘 가니 바라다르, 두 사람이 서명한 평화 합의서는 "탈레반은 무력 행위를 그치고, 아프간 파병 미군은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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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란으로 파괴된 카불 궁전. 아프간의 시급한 과제는 오랜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가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다. ⓒ김재명

 

 


미국과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의 합의

 

이른바 '도하 합의'라 일컬어지는 평화 합의서는 지난 18개월 동안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빛을 보게 됐다. 이 합의의 서명 당사자는 미국과 탈레반. 합의서에는 '탈레반'이 그동안 자신을 불러온 대로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을 함께 썼다. 탈레반을 하나의 국가로 대우한 셈이다. 지금은 세력이 크게 약해진 이슬람국가(IS)와 마찬가지로, 탈레반의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은 지금껏 미국은 물론이고 국제연합(UN)에서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총 3부로 이뤄진 합의서의 내용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아프간 영토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에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다. 둘째, 모든 외국 군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14개월 안에 철수하기로 한다. 셋째, '아프간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는 2020년 3월 10일부터 아프간 정부와 내부 협상을 벌인다. 넷째, 이 내부 협상에서는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휴전과 함께 향후 아프간의 정치 로드맵(political roadmap)에 대한 합의를 끌어낸다.  

 

앞의 두 전제조건(적대행위 중지, 외국군 철수)에 따라, 아프간 친미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휴전 협상과 정치 협상을 통해 새로운 아프간 정부의 틀을 짜게 되는 셈이다. 이 협상안에는 외국 병력뿐만 아니라 지금 아프간에 머무는 외국 국적의 민간계약자들(보안회사 직원 포함), 훈련 교관, 고문관, 그리고 기타 민간인들까지도 14개월 안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기로 돼 있다.  

 

 

합의서 제3부, 미국의 아프간 불개입 명시 

 

합의서 제1부는 미국이 취해야 할 좀 더 구체적인 조치를 담고 있다. △미군 병력을 135일(4개월 보름) 안에 8천 6백 명으로 줄이고, 5개 군사기지에서 철수하고, △그 뒤 9개월 보름 안에 나머지 군사기지에서 병력을 완전히 철수한다. △미국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사이의 협상이 시작되는 시점인) 2020년 3월 10일까지 5천 명의 탈레반 포로와 1천 명의 비(非) 탈레반 포로(알 카에다 요원 등)를 석방하고, 그 뒤 3개월 안에 나머지 모든 포로를 석방한다. △풀려난 포로들은 미국에 대한 적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아프간 정부-탈레반 사이의 평화협상이 벌어지면 2020년 8월 27일까지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철회한다. △미국은 아프간의 영토적 통합과 정치적 독립을 위협하거나 무력 사용을 삼가고, 아프간 국내문제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는다. 

 

합의서 제2부는 탈레반이 취해야 할 조치를 담고 있다. △탈레반은 알 카에다를 포함한 어떤 조직원도 아프간 영토 안에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탈레반은 아프간 내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군사훈련이나 충원, 모금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 △탈레반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자들에게 비자, 여권, 여행 허가를 비롯한 서류를 발급하지 않는다. 

 

끝으로, 합의서 제3부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다 이 평화 합의안을 보내 효력과 이행을 보증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내부 협상에 따라 세워질 차기 아프간 정부에 대해 미국은 경제 지원을 할 것이며 아프간 국내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과연 평화가 올까, 회의적인 시각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아프간 국민들은 거리에 나와 춤을 추며 기뻐했다. 미국과의 전쟁 18년, 멀리 소련과의 전쟁을 치른 1980년부터 꼽아보면 40년 세월을 전쟁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니 그럴 만하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군은 약 1만 2천 명. 아프간에 평화를 가져오고 미군 철수를 가져올 이 합의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먼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사이의 평화협상이 제대로 이뤄질 것이냐다. 탈레반은 카불의 친미 정부를 가리켜 '워싱턴의 꼭두각시 정부'라고 비난해왔다. 미국은 탈레반과의 협상에서 아프간 정부를 철저히 제쳤다. 평화협상 테이블에서 아프간 전쟁의 주요 행위자 가운데 하나인 아프간 정부를 부르지 않은 '반쪽 합의'이다.

 

아프간 정부는 평화 합의서에 미국이 탈레반을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으로 표기한 것도 불만이다. 카불 정권의 지도자인 아시라프 가니 대통령이 "평화합의서에 담긴 탈레반 포로 석방을 거부하겠다"고 반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프간 정부가 빠진 평화안은 그래서 '미완의 평화'라는 지적을 받는다. 

 

미군 철수 뒤 아프간 치안이 더욱더 어지러워져 평화가 찾아오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아프간 정부군의 힘이 탈레반을 누를 만큼 강하지 못한 탓이다. 지난 1973년 1월의 파리평화협정으로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한 2년 뒤 수도 사이공(호찌민)이 함락당한 역사적 사례처럼, 수도 카불이 머지않아 탈레반에게 점령당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또 하나 아프간 평화를 위협하는 잠재적인 세력은 미국의 군수 산업체와 여기에 딸린 어둠의 집단들이다. 전쟁이 나야 호황을 누리는, 그래서 '피를 먹고 산다'는 말까지 듣는 것이 군수업체들이다. 이들에게 자금 지원을 받는 정치권과 언론계, 학계, 미 군부 안의 매파를 아우르는 이른바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 세력은 평화보다는 전쟁 쪽이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 치적'을 내세울 트럼프가 막상 대선에서 승리하면, 합의서를 뒤집고 아프간 개입과 탈레반 공세를 늘릴 것이란 우려스러운 추측마저 나온다.

 

 

미국이 져야 할 아프간 전쟁 책임  

 

끝으로 짚어볼 문제. 다름 아닌 아프가니스탄이 그동안 겪어온 고난에 대한 미국의 책임이다. 미국이 아프간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것은 21세기 들어서 9.11테러를 당한 뒤뿐만이 아니다. 지난 1980년대에 10년 동안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른바 대리전쟁(proxy war)을 벌였다. 냉전 체제 아래서 소련을 상대로 한 대리전쟁이다. 미국이 대리전쟁의 도구로 사용한 인물 가운데 하나가 오사마 빈 라덴이다.  

 

아프간 현지 취재 때 만났던 전 카불대학교 교수 아지즈 아마드 파니시리(지정학 전공)의 말을 옮겨보자.  

 

"아프가니스탄의 지정학적 특징이 오늘의 비극을 불렀다. 아프간은 오래전부터 옛 소련에게 인도양으로 통하는 회랑이라는 점 때문에 이를 막으려는 미국, 그리고 파키스탄과 이란 사이에서 각축전의 대상이 돼왔다. 아프간을 지배하려는 주변 열강들의 야심이 아프가니스탄을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희생시켰다" 

 

 

오사마 빈 라덴, 미 대리전쟁의 도구  

 

파니시리 교수의 분석대로, 아프가니스탄을 전쟁의 화염 속으로 몰아넣은 것은 외부 요인이 매우 크다. 아프간은 미국과 소련을 양축으로 한 지난 냉전체제의 희생자라 볼 수 있다. 아프간에서 미국은 옛 소련을 약화하기 위한 대리전쟁을 폈다. 마치 1960년대 베트남에서 옛 소련이 북베트남에 무기를 대줘 미국을 괴롭히는 대리전쟁을 펼친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은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을 통해 무자헤딘들에게 무기와 달러를 공급, 소련 점령군에 맞서도록 부추겼다. 그때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인물 가운데 하나가 오사마 빈 라덴이었다. 옛 소련 참전 군인들은 10년에 걸친 전쟁 끝에 6만 5천 명의 사상자만 내고 1989년 퇴각했다. 

 

뒤이어 소련이 작은 공화국들로 분해됨으로써 동서 냉전이 끝났다. 아프간의 전략적 가치가 없어지자, 그곳은 미국으로부터 버려진 땅이 됐다. 그 힘의 공백 속에서 각 무장 세력들끼리 다시 내전을 벌였고, 빈 라덴은 내전의 승자인 탈레반 정권의 비호 아래 9·11 테러 공격을 기획했다. 9·11 테러의 총연출자 오사마 빈 라덴이 1996년 이래 아프간 땅에 근거지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무관심에서 비롯됐다.

 

아프간 현지 취재 때 만났던 그곳 지식인들은 "9·11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미국은 여전히 팔짱만 낀 채 아프가니스탄 내전을 구경하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을 곱지 않은 눈길로 바라봤다. 카불대학교 아지즈 라흐만드 교수(역사학)는 "1989년 소련군이 물러나자, 미국도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고 전후 복구를 위한 재정 지원조차 외면했다. 그 결과는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아프가니스탄 내부 군벌들의 무자비한 각축전이었다. 그 승자가 바로 탈레반이었다. 미국은 이런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나름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4만 명 민간 희생자, "미국은 사과하고 떠나야 한다" 

 

9.11 테러 뒤 미국이 벌인 아프간 전쟁으로 미군 2,400명이 죽었다고 하지만 아프간 민간인 희생자는 4만 명에 이른다. 9.11 테러 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외교적으로 압박해 오사마 빈 라덴을 국제법적으로 처벌했다면 일으키지 않아도 될 전쟁에서 지금도 살아있을 생목숨들이었다. 그뿐 아니다. 아프간 국토는 미군의 거듭된 폭격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따라서 미국은 희생자와 그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게 아프간을 떠나야 한다.

 

미국이 져야 할 책임이란 곧 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국가재건을 위한 지원이다. 지난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진 해묵은 빚을 이제 국가 재건이란 측면에서 물질적으로 갚아야 마땅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극히 당연한 요구를 트럼프가 진지하게 받아들이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는 아프간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럴 요량으로 '2.29 도하 평화 합의'에서 아프간 국가 재건을 위한 물적 지원을 문서로 선뜻 약속했다. 하지만 그저 원칙적인 약속일뿐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미국의 출구전략만 있을 뿐 아프간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모든 것을 돈으로 따져 계산하는 트럼프의 평소 인물됨으로 미뤄 보면, 나중에 어떤 구실을 대서라도 그 문서를 휴지처럼 구겨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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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드 트럼프는 지난 1월부터 버티며 수 주간을 부인하더니, 결국은 3월 중순에 COVID-19가 심각한 전염병임을 인정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에 들어갔다.

심각한 현실의 인정을 지연시킨 배경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시를 추락시키는 위협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뒤따랐고, 이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왔다.

상황에 대한 부인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늦게나마 인정한 일은 그나마 다행이다. 미국행정부는 당분간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여러 대책들을 강구하면서 동시에 봉쇄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제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와 공화당 측근들은 상황에 대처하는 일반적 전략을 포기했다. 물론 이들은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자신들이 취하고 있는 조처에 대해 다양한 거짓말로 포장하여 설명한다. 그러나 핵심은 다음과 같다 ‘다우 지수의 유지를 위해 수만의 미국인들이 죽어야 한다.

트럼프가 포기한 전략이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나는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시행해서 성과를 보인 전략과 같은 것이라고 답변하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봉쇄조치를 취하여 확진자의 증가추세를 멈추고, 점차로 낮은 수준으로 낮추어 가는 작업이다. 그런 후에 확진자들을 가려내어 이들이 전염병을 확산시키지 못하도록 격리시킨 후, 광범한 테스트 역량을 갖추면서 점차로 격리조치를 완화해가는 일이다.

연장이 거듭되고 있는 경제의 봉쇄조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수입과 비즈니스 활동에 타격을 주는 일이며, 실제로 3월초부터 일자리를 잃어 수입이 끊긴 성인 가구수가 절반에 달한다. 따라서 봉쇄조치로 인한 타격을 견디어낼 만큼 실업보험과 중소기업중심의 도움을 제공하는 재난지원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연구조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재난지원은 매우 효과적이다.

우선, 실업보험을 취급하는 사무소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신청자들로 넘쳐났다. 그렇지만 이러한 소동은 곧바로 해결되면서 실직한 미국시민들은 당분간 통상임금의 상당부분에 해당하는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금지불에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중소기업들에게 제공된 대출방식의 지원금들도 초기에는 혼란을 겪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지원금을 수령하여 실제로 임금을 지급하는데 사용하였다.

요약하면, COVID-19로 급조된 사회안전망은 허점투성이지만 나름대로 많은 미국인들에게 최악의 상황에서 도움을 제공한 셈이다.

그러나 이만한 수준의 사회안전망조차도 연방의회와 백악관이 이를 지속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수개월내에 멈추게 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이 지원금으로 전용되는 것은 향후 8주 동안 유효할 뿐이어서, 많은 기업들은 해당기간 안에 노동자들을 해고시키기 시작할 것이며, 연장되어 시행되고 있는 실업보험 역시 7월 31일이면 종료된다.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워싱턴(중앙정부)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면, 담당지역 내의 학교교사들과 소방대원 그리고 경찰 공무원 등 수많은 공직자들이 실직을 당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공화당은 실업보험 기간의 연장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대신에 경제활동을 조속히 재개하는 일에 온갖 희망을 걸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의료 전문가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제2차 감염이 도래하고 수많은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왜 무리를 하면서 급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하려 하는가? 많은 공화당 의원들은 국가부채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사회안전망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경제를 모르는 무식한 자들이 하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한마디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정적자가 급증한 것은 세금인하를 시행한 탓일 뿐이다.

미국의 일반 노동자들이 일자리로 돌아오도록 경제활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다른 핑계는 이러한 요구가 풀뿌리 대중들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은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경제봉쇄 조치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제활동을 준비도 없이 쉽게 재개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의료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려는 것은 위로(트럼프)부터 오는 요구이다. 트럼프와 측근들은 자신들에 대한 지지는 대중들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에 대한 지도력에서 오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와 측근들은 왜 사망자가 늘어나는 데도 불구하고 경제를 재개하려고 하는 것일까? 답변은 자명하다, 이들은 상황을 팬데믹 초기상황 이전으로 둘리려 하는 것이다. 애초부터 트럼프와 우측 인사들은 주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팬데믹의 경고를 무시했다.  이들은 경제봉쇄를 조속히 해지하면 주식가격이 다시 오른다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라는 인물은 세상이 자신의 시계에 맞추어 잘 돌아간다고 주장하는 황당함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더구나 그의 재선은 주식의 시세가 보장해 준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따라서 트럼프와 공화당 측근들은 미국시민이 얼마나 죽을지 상관없이 가능한 신속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하고자 희망한다. 이들의 가식적인 입장은 나의 방식대로 말하자면 ‘미국시민들은 다우 지수를 위해서 죽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출처: NYT 20202-05-21.

Paul Krugman

뉴욕주립대 석좌교수 겸 NYT 칼럼리스트

월, 2020/05/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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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서방 간의 신냉전(Cold-War II)라는 개념은 오해의 소지를 갖고 있으며 서둘러 자기충족적 예언이라는 잘못된 길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의 중국은 과거의 소련과는 전혀 다른 실체이며, 현재의 국제사회는 상대의 진영을 배제하는 대결적 충격을 감당할 수 없다.

베를린 – 6월 중순에 있었던 G7 정상회담은 오랫동안 분명하게 느꼈던 점을 확인하는 절차의 과정이었습니다. 현재의 미국은 중국에 대하여 20세기 후반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과 유사한 냉전을 새로이 시작하려고 합니다.

서방은 중국을 단순히 경쟁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구문명의 대안(파괴자)으로 간주하고자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서방과 중국의 갈등은 상호배타적인 “체제와 시스템”에 관한 것 같습니다.  가치충돌과 글로벌권력과 리더십에 대한 관점이 점점 멀어지고 서로 충돌하면서 군사적 대결 또는 적어도 새로운 군비경쟁의 가능성이 뚜렷해 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냉전방식의 비교는 잘못된 것입니다. 미국과 소련 간의 체계적인 경쟁은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파국적인 “열전”을 불러왔고, 상호대결이라는 전선을 형성하였습니다.

제2차 대전의 결과 독일과 일본이 항복한 이후, 미국과 소련은 공히 주요한 승리자이었지만 전쟁이전에 이미 이데올로기적으로는 서로에게 적국이었습니다. 당시 히틀러의 독일과 일본제국이 군사적 정복을 통해 세계지배를 추구하지 않았다면 미국과 소련은 결코 동맹국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소련 공산주의와 서방 민주자본주의의 대결이 재개되었고, 1945년과 1948년 사이 중부 및 동유럽에서 진행된 소비에트화의 잔인함으로 상호간의 적대감이 강화되었습니다.

동시에 핵무기의 시대가 열리면서 공멸없이는 세계장악을 향한 미래의 전쟁이 불가능해지면서 패권이라는 권력정치를 근본적으로 흔들었습니다. 상호보장파괴(MAD, Massive Assured Destruction)라는 핵재앙이 모든 인류를 위협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강대국들의 대결은 “차갑게” 유지되었습니다. 40년이 지난 이후, 소련과 바르샤바 조약이 붕괴되지 않았다면 차가운 분쟁은 무기한으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서양과 중국의 상황은 소비에트 시절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중국공산당은 정치적 독점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를 “사회주의”라고 부르지만 아무도 이의 명칭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중국은 사유재산의 관점에서 서양과 자신의 차이를 정의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핵심은 공산당의 규칙과 위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손쉽게 수행하고자 합니다. 1970년대 후반 Deng Xiaoping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시장과 중앙계획, 그리고 국가 및 민간소유를 모두 함께 수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수립했습니다.  오로지 중국공산당 CPC만이 “시장과 레닌주의자” 모델의 최상위에 있습니다.

COVID-19 위기는, 우리가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이며 포용적인 사회를 구축하기 위하여,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체제적 불평등을 드러냈습니다. 2021년 6월 23일에 열리는 가상 이벤트인 “Back to Health : Making Up for Lost Time- 잃어버린 사간의 보상”에 함께 하시길 요청합니다. 이 행사에서 주요 전문가들이 현재 떠도는 전염병의 잘못된 주장을 반박하고 모든 커뮤니티와 사회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솔루션을 모색합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는 개념이 바로 중국성공의 배경입니다. 중국은 2030년경이면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미국을 추월할 것입니다. 이는 소련이 70년 역사상 어느 시점에서도 성취할 기회가 없었던 업적입니다. 중국의 ‘부자-사회주의’ 방식은 과거의 소비에트보다 서방과 경쟁을 대비하여 매우 잘 갖추어진 시스템입니다.

문제는 경제보다는 파워에 관한 것입니다. 21세기의 패권은 누구에게 갈까요? 미국은 과연 서방과 동맹을 통하여 중국의 부상 및 서양의 상대적 하락이라는 역사적 궤적을 실제로 바꿀 수 있습니까?  저는 이러한 패권적 접근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세계경제로의 통합되어도 민주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서방의 인식이 한때 유행하였지만 이제는 시효가 지난 착오입니다. 서구는 자신의 탐욕으로 잘못된 환상을 너무 오랫동안 지니고 있었습니다.

저는 21세기의 상황을 전망하면서, 국제사회가 과거의 특징인 강대국의 패권정치로의 복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전염병의 경험은 우리로 하여금 더 길고 더 넓은 시야를 갖도록 요구합니다. COVID-19는 다가오는 기후위기의 전주곡일 뿐이며, 누가 패권을 지닌 초강대국인지 상관없이 모든 강대국들이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를 위해 함께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역사적 도전입니다.

사상 처음으로 펜데믹은 “인간”을 형이상학적 용어에서 벗어나 행동을 위한 실천적 개념으로 바꾸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위험한 새로운 변종의 위협으로부터 모든 인류를 구제하려면 80억 이상의 백신접종이 필요합니다. 지구온난화와 이에 따른 지구생태계의 과잉부담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한다면, 상기에 언급한 것과 같은 신속한 글로벌행동의 실천여부가 21세기를 주도하는 사안이 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누가 최고의 파워를 지닌 국가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과거처럼 전통적인 패권의 정치가 아니라 상황이 요구하는 리더십과 능력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힘을 행사하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과거의 냉전처럼 상호보장파괴MAD을 서두르는 견제의 방식이어서는 안됩니다.

 

출처 : Project Syndicate on 2021-06-21.

JOSCHKA FISCHER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의 외무장관이자 부총리를 지낸 그는 독일녹색당 창설이래 20년간 주요한 지도자이었다

월, 2021/06/2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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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릿광대는 사라지고) 합리적인 인사들이 백악관에 들어섰다. 미합중국 신임 대통령인 바이든은 취임연설에서 분열된 미합중국을 치유하는 것이 우선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취임 즉시 그는 시급한 여러 문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는 것이었다.

트럼프의 4년 재임기간 동안 ‘미국우선주의’로 인하여 형성된 장애물을 해체하고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복원하려는 어려운 여정을 시작되었다. 미국은 지난 4 년 동안 글로벌 리더십을 상실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불확실성과 불안정의 근원이었다. ‘미국우선주의’를 외치는 동안, 국내적으로는 COVID-19 대유행을 관리하지 못해 불평등과 분열이 더욱 확대되고 있었다.

과연 심각한 내부분열의 문제에 집중하면서도, 바이든의 새로운 행정부가 국제적인 지도력을 되찾을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사항이며, 특히 국제적 무대에서 다루어야 할 가장 큰 도전은 중국관계이다. 미국 건국이래 중국과 같은 강력한 적수와 맞서본 적이 없는데, 중국은 평가 방식에 따라 미국보다 강한 경제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지구촌 경제전반에 깊이 결합되어 있다.

트럼프 시절의 중국전략은 매우 일방적인 것으로, 중국을 전략적 적국으로 규정하고 양당의 지원을 받아 강력한 조치로 경제관계의 단절을 시도하였다.

신임 국무장관 지명자인 안토니 블링컨은 상원의 청문회에서 중국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였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트럼프와 차별성은 전략적인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관계설정에 달려 있다.

자연스레 중국과 아시아 정책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판단을 조금씩 공개하고 있다. 바이든이 아시아의 차르- Asia Tsar로 지명한 Kurt Campbell은 오바마 시절 ‘아시아로 회귀-Asia Pivot(추후에 아시아로의 균형으로 수정)’를 설계한 인물이며, 주요 내용은 중국의 강압적 행위를 억지하고 아시아 질서에 균형과 합법성을 회복한다는 것이었다. 우선적으로 동맹국들을 괴롭혔던 트럼프 방식과 결별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럼에도 Campbell의 전략에는 두 가지의 틈새(간극)에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갖고 있다.

1) 어떤 수준에서 미국이 중국을 직접 상대하고 개입할 것인가?  2) 미국의 동맹들과 파트너 국가들과 연합관계가 과연 미합중국과 중국 사이에서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

미합중국의 중국 포용(개입) 수준이 전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는 현란한 그러나 분열적이며 일방적인 외교정책으로 중국과 제1단계( Phase-one) 무역합의를 유도하였는데 이는 다자간 무역의 규칙과 관례를 무시한 것이었다. 상기의 합의는 세계무역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는데, 예건데 미국기업들에게 중국접근의 특혜를 부여하면서 타국의 경쟁업체들을 일방적 제제로 따돌리고, 중국에게 호주 등에서 수입하던 상품을 미국에게서 구매하도록 전환시키는 것 등이었다.

이제 미합중국은 중국과 더불어 국제적인 현안인 기후위기와 세계경제질서의 규칙 등에 함께 참여하여 지구촌에 타격을 가하지 않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는 중국과 미합중국이 다자적 방식으로 현안들을 해결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Campbell은 중국의 강압에 맞서고 중국의 (나쁜) 행위를 억지하려는 민주주의 동맹과 이에 대한주변국가들의 능동적 동참을 제안하고자 한다. 물론 그의 제안에 능동적으로 동참하는 파트너들도 있을 것이지만, 이러한 참여가 중국과 관계를 어렵게 하거나 무역과 투자 등 분야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한다면 이에 흔쾌히 참여하는 국가들은 극소수에 그칠 것이다.

극소수의 동참국가들은 트럼프 시절 국무장관인 폼페이오가 공개적으로 추구한 미국과 중국 간의 강압적 선택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대부분 국가들에게 경제이해와 정치적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가 되었으며, 팬데믹 회복과정에서 중국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고, 특별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지역포괄경제파트너협정인 RCEP체결 이후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바이든의 측근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균형정책이 이미 도전을 받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는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에 유럽연합이 중국과 투자협정을 타결한 것에 대하여 불쾌하게 생각한다.

백악관 안보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은 트워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그 동안 함께 우려를 표했던 중국의 일상적 (나쁜) 관행에 대하여 동맹인 유럽연합과 조속한 협의를 희망한다.”

아시아의 짜르인 Campbell은 ‘포린폴리시’의 기고를 통해 좀더 솔직하게 언급하면서 동맹인 유럽은 멀리 떨어진 중국의 강압적 고자세에 대하여 중국의 주변국가들만큼 예민하지 않는 까닭에 인도-태평양 접근전략에서 이탈하였으며,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연말 마지막 순간에 유럽과 상호적인 투자 협정을 성공적으로 타결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는 중국-유럽의 투자협정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서양 연안의 통일된 접근전략에 복잡한 장애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에 대하여 Shiro Armstrong 와 Evgeniia Shannon 등 전문가 집단은 유럽연합과 중국 간의 포괄적투자협정 CAI는 매우 긍정적인 성과인 동시에, 유럽 자신이 단지 중국과 미국 사이에 있는 들러리가 아니라 독자적인 전략을 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상기 협정의 타결이 순진하면서도 절망적인 유럽인들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인 승리라는 견해에 더하여 유럽의 지도자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중국이 약속을 실행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없는 중에도 너무나 많은 것을 중국에게 양보했다고 미국측 전문가들은 혹평을 가했다.

중국은 RCEP과 CAI를 통하여 과거의 관행에 반하여 보다 많은 규제와 시장의 요구를 받을 것이며, 협약을 불이행하는 중국의 일방적 행위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점은 미국 역시 환영할 만 일이다.

투자협정이 발효되면, 유럽연합은 중국의 개혁과 협상의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것이며, 효과는 단순히 유럽투자자들의 이해를 넘어선 영역으로 확산될 것이다. 유럽은 중국인들의 유럽투자에 대하여 안보문제를 검토하겠지만, 중국인들은 투자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받을 것이다.

또한 중국 시진핑 주석은 환태평양-파트너 협정인 CPTPP의 가입에 관심을 표하고 있는데, 중국이 이에 가입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유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동반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으로 중국개혁과 개방이 이루어지면 중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모두에게 매우 유익한 것이다.

바이든 시대의 미국은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면서, 중국에 개입하는 일이 주변 동맹들의 이해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을 찾아야 하며 또한 주변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중국과 합리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허용하는 전략을 추구해 가야 한다.

만약 (트럼프 시대처럼) ‘미국우선주의’를 앞세운다면, 이는 ‘외톨이 미국‘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출처 : EastAsiaForum on 2021-01-25.

EAF 편집위원회

호주국립대학교(SNU)의 아시아 태평양 전문연구소 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에 구성되어 있다.

월, 2021/02/1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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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민주적이고 세속적인 아프가니스탄을 건설하려는 노력이 실패하면서, 이는 시리아의 붕괴보다 서구의 자유세계에 훨씬 더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탈레반의 절대권력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지하디즘과 연계는 조만간 다양한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이익을 위협할 것입니다.

뉴델리 —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성급하고 허술한 군사적 퇴장에 따른 테러리스트들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은 미국의 오랜endless전쟁에 비참한 종말을 가져 왔습니다. 이것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팍스-아메리카나의 종말을 공식화하고 근대역사에서 서구의 우위라는 장막을 찢어 내리는 중대한 분수령의 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미국 정치집단은 자국민을 경멸하는 강압 국가들에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개입해 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제는 탈레반의 승리를 아프가니스탄 정권의 난치병적인 부패 탓으로 돌리고 있는 미국의 자기기만적인 대중 미디어매체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제적 우위가 이미 중국에 의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던 시점에, 아프칸에서 일어난 전략적이며 인도주의적 실패로 인하여, 미국은 자신에게 가해진 국제적 신뢰와 위상의 타격에서 결코 헤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미국 동맹국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이들이 위험에 처하여 도움이 가장 필요할 때 (전략적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미국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한 자각입니다.

아프칸의 재앙은 미국이 파트너인 아프간 정부를 철저히 묵살하고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테러리스트인 탈레반과 협상을 진행한 이후에 전개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탈레반과 파우스트적 협상을 진행했고, 이들이 공개적으로 합의를 위반했음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협상에 따라 군사적 철수를 서둘러 진행하였습니다.

아프간 방위군의 극적인 붕괴와 정부의 무기력함은 미국의 배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아프가니스탄 주둔미군을 이미 최소 수준인 2,500명으로 줄였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는 작은 규모라도 군사적 발자국(주둔)을 유지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연례적 전투시즌이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철수를 명령하여 아프간 방위군의 받침대를 제거함으로써, 탈레반의 신속한 카불 점령을 도왔습니다.

미국은 전황인식을 위한 무인항공기를 포함한 근접항공 지원에서부터 미국무기 공급시스템의 작동유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쟁의 수행능력에 대해 아프간의 방위군이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미국과 나토에만 의존하도록 훈련시키고 관련의 시스템과 장비를 갖추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방위군의 독자전투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환의 계획도 없는 바이든의 허술한 군대철수는 도미노 효과를 일으켰고, 8,500명의 NATO군과 약 18,000명의 미군 용병들도 철수하여 아프간 정부방위군을 곤경에 빠뜨렸습니다.

전 CIA국장 David Petraeus가 언급했듯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 전투작전이 종료된 2015년 1월 1일 이후로, 아프가니스탄 방위군은 올 여름 미국이 갑자기 그들을 버리고 떠나면서 치명적인 상황으로 몰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용감하게 조국을 위해 싸우고 죽었습니다. 이러한 평가는 방위군의 사망자 수에 의해 다시 확인됩니다. 미군의 전투역할이 6년 반 전에 끝난 이후로, 아프칸 정부군은 수만 명의 군인을 잃은 반면, 미국인은 99명의 사망자만을 냈습니다.

미국이 동맹국을 배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근래역사에 처음 있는 일도 아닙니다. 2019년 가을, 미국은 북부시리아의 쿠르드 동맹을 갑자기 포기하여 이들을 터키의 공세에 처하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아프칸에서 비를 뿌렸고 회오리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미국이 자초한 패배와 굴욕은 군사적 리더십이 아닌 정치적 리더십의 실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바이든은 현장의 상황을 무시하고, 지난 4월 현지의 군사령관이란 존재를 묵살하고 모든 미군에게 귀국을 명령했습니다. 결국 아프칸에서 20년간의 미국전쟁은 적군(탈레반)이 의기양양하게 권력을 장악하면서 종말을 고하였습니다.

58,220명의 미국인(대부분 징집병)이 베트남에서 사망한 반면, 2,448명의 미군(모두 지원병)은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동안 사망했습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패배한 지정학적 의미는 베트남에서 미국이 패배한 것보다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광범합니다.

파키스탄에서 기반을 닦은 탈레반은 국제적 수준의 사명을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지만, 폭력적인 이슬람주의에 대한 군국주의적 신앙은 수니파가 아닌 이슬람교도에 대한 적대감을 근대화에 대한 허무주의적 분노로 몰아가는 국제지하디스트 운동과 중요한 연결고리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탈레반의 권력탈환은 지하디스트의 운동에 참여하는 여러 폭력단체들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들을 격려 하면서 국제적인 규모의 테러리즘 부활을 돕게 될 것 입니다.

탈레반의 토후국인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IS)의 잔당, 파키스탄 테러리스트들이 모두 아프칸에 은신처를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유엔안전보장 이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긴밀한 동맹을 유지하면서, 파키스탄 정보기관의 전선으로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하카니 Haqqani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민주적이고 세속적인 아프가니스탄을 건설하려는 노력이 실패한 것은 시리아의 붕괴보다 서구의 자유세계에 훨씬 커다란 위협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실패는 유럽으로 엄청난 난민유입을 촉발하고 ISIS가 칼리프 국가를 선언하고 이라크로 침투해가는 것을 허용할 것입니다. 아프칸에서의 탈레반 절대권력은 조만간 다양한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이익을 위협할 것입니다.

대조적으로, 중국은 탈레반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패배시킨 데에 반사적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실패한 미국의 아프칸 철수는 미국의 위력이 돌이킬 수 없이 쇠퇴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동시에, 대만에 대한 대응을 포함하여 중국의 강압과 팽창주의를 위한 국제적 공간을 열어 줍니다.

기회를 엿보는 중국은 광물이 풍부한 아프가니스탄에 전략적으로 진출하고 파키스탄, 이란 및 중앙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공간의 개방을 활용할 것이 확실합니다. 중국은 오랜 관계를 유지해온 탈레반을 승인하기 위해 이미 민병대(반군)가 아프칸을 통치하는 데 필요한 두 가지, 즉 외교적 승인 더불어 필요한 기반시설 및 경제지원 을 제공할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극도로 보수적이며 중세적인 지하드를 찬양하는 토후국의 재건은 미국의 실패에 대한 기념비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카불 소재 미국 대사관에서 미국인들을 수송하는 Chinook과 Black Hawk 헬리콥터의 이미지는 1975년 사이공의 긴급했던 철수상황을 연상하게 하며 미국의 신뢰상실과 세계지배라는 Pax-Americana의 종말에 대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출처 : Project Syndicate on 2021-08-17.

BRAHMA CHELLANEY

뉴델리에 소재한 정책연구 센터의 전략연구 교수이자 베를린의 로버트 보쉬 아카데미 펠로우이며 ‘Asian Juggernaut Water: Asia’s New Battleground ‘의 저자이다

수, 2021/09/0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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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통령 당선자인 조 바이든이 집무를 시작하면서 직면할 수많은 도전 중에,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의 행패로 다자적 국제기구들을 무력화시키고, 국제협약을 파기시켰으며, 오랜 기간의 동맹들을 협박하였던 사건들을 되돌리는 사안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바이든은 탈선한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복귀시키겠다고 진즉 약속하였다. 아마도 트럼프의 많은 패착들은 손쉽게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지만, 여전히 정상화시키기에는 어려운 사안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그 중에는 씻을 수 업는 오점들도 존재한다.

집권기간 동안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미합중국을 고립시켜온 트럼프는 마지막 집무일까지 국제외교를 엉망으로 훼손시켜온 정책을 끝까지 밀어 붙치면서, 내년 1월20일 바이든이 업무를 개시하면서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세계를 불안하게 만들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바이든은 선거승리의 연설을 통해 다자주의적 외교와 인권에 대하여 너무나 지당한 내용을 언급하였다. 지난 11월 4일은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한 날이지만, 바이든은 취임 즉시 협약에 복귀할 것을 약속했다.

트럼프는 WHO의 탈퇴를 선언하였지만 효력이1년 7월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바이든은 이를 중단시킬 수 있다. 새로운 대통령은 오바마 시절에 약속한 쿠바정책을 회복시킬 수 있으며, 나토에 대한 미합중국의 실행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며, 트럼프에 의해 임명된 당파적이며 무책임한 외교 관료들을 교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사안들만 신임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너무나 무모하게 일을 벌려서 원상회복이 어려운 많은 정책들도 대기하고 있다.

이란을 예로 들어보자. 바이든은 테헤란 당국이 성실하게 의무를 준수하는 조건에서 2015년 핵협상(JCPOA)에 복귀할 의향을 분명히 하였지만, 이 지점이 트럼프 행정부가 방해하려고 정확하게 기획한 내용이다. 이들은 소위 제재-장벽(sanction-wall)을 강고하게 설정하여 설령 미국이 핵협상에 복귀를 하더라도 이란과 무역을 손쉅게 재개하지 못하도록 테러와 관련된 제제를 첨가함으로써, 민주당 정부가 이를 제거하는데 정치적 부담을 갖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에 더하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신뢰를 부식시키면서, 향후 새로운 정부가 이란과 협상에 들어가는 경우 미국의 국내정치에서 소란이 발생하도록 추진하였다.

트럼프는 중국문제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는 미국의 농부와 소비자 그리고 납세자들에 도움은 커녕 해롭기만 한 일방적 고율의 관세를 중국에게 공식적으로 부여함으로써, 바이든이 관세를 절하하면 마치 중국에게 굴복하는 것처럼 포장하여 놓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탈레반과 협상에서 아프칸에서 미군의 완전철수 시한을 연장하면서 조건을 수정하거나 조건을 강화하며 테러방지를 위해 소수병력을 잔류시키려면, 이미 트럼프에 의해 충분히 관대한 조건을 제시받아 유리한 위치를 점한 아프칸 반군집단을 협상을 통해 만족시켜야 하며, 더구나 미군의 잔류 자체를 설득시키는 것이 난제가 되고 말았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가 위의 예를 들은 장애물들을 극복하는 방안들이 존재한다. 이란당국이 핵협상의 의무사항을 준수하는데 동의한다면 바이든은 협상에 복귀할 명분이 생기며,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제제조치를 새로운 정부가 협상테이블에 돌아가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적용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해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추후 이란에 의해 테러 혹은 지역의 개입이 발생하면 사안별로 다시 제제를 추가하면 된다.

바이든은 중국의 무역관세 역시 비슷한 논리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적용하는 현재의 일방적인 고율의 관세를 대신하여 동맹국들과 연대하여 중국과 무역에 있어 포괄적이며 일반적인 관세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동맹들과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북경당국에게 유의미한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다.

이스라엘 문제에 대하여, 바이든은 취임 즉시 트럼프의 계획은 무효라고 선언하고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통한 지원이라는 원칙을 회복하면서, 국제적으로 승인된 ‘두 개의 현존하는 국가’라는 해결책을 재확인하며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동등한 권리를 부정하는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할 수 있다.

상기의 조치를 취한다 하더라도, 바이든은 여전히 선임자가 저지른 폐해를 복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황당한 무용담으로 미국이라는 국가는 타국에 대하여 일방적이며 약속을 무시하고 자신들을 협박한다는 이미지를 깊게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국은 미국에 대해 담대해졌으며, 유럽은 궁지에 몰렸으며, 미국의 동맹국들과 적국들 모두에게 미국의 약속실행 여부에 의구심을 심어주고 미국의 위협을 하찮게 만들었다.

동시에 오바마-트럼프-바이든의 정권 교체를 통하여 미국의 정책이 좌충우돌의 요요현상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타국들이 미국 대통령의 위상은 쉽게 흔들리며 믿을 수 없게 되었다는 팩트에 직면하게 되었다. 미국의 동맹국가 대부분은 트럼프의 실책을 바이든이 급진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이러한 전환이 향후에 쉽게 변할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트럼프는 내년 1월20일까지 집무실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의 업무인계 거부, 그리고 갑작스런 국방장관의 경질(조만간 더욱 고위직의 경질도 예상된다), 중동에 새로운 무기판매 강행 그리고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제제조치의 홍수 등, 일련의 조치들이 그가 백악관에 남아 있는 마지막 날까지 진행되면서, 바이든이 이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더욱 어렵게 만들 것 이다.

트럼프는 레임덕에 빠진 총사령관으로 아프간에서 미군을 완전 철수시킬 수 있으며, 독일내의 미군을 더욱 감축시키고, 새로운 무기판매를 독려하며, 중국공산당원 모두의 여행금지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그는 웨스트-뱅크의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선언할 수도 있고,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면서 미국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킬 수 있다.

더욱 심각하게 손상을 끼칠 수 있는 일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이란이 핵무장하는 것을 묵인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이를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이란 핵시설을 일방적이고 공개적으로 공습하거나, 혹은 이스라엘에게 그렇게 하도록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외교적 재앙의 가능성이, 그가 백악관에 앉아 있는 한,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반면에 트럼프가 벌린 행각 모두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잘못 대응하였지만 그가 북한지도자와 회합한 점이나, 텔레반과 협상여부는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앞의 두 사례는 미국 외교정책에서 금기시된 사항을 깨트린 경우이다.

그가 이란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위험을 증가시켰지만, 해외의 군대주둔과 개입에 대한 그의 혐오감은 사실 건강한 판단이었다. 트럼프의 외교정책들은 대부분 폐기되어야 하지만, 몇 가지는 평가할 만 하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남긴 실책을 회복할 기회를 가지고 있고, 아마도 모든 폐해를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실책의 회복을 위해 망설일 시간이 없을 만큼 시급한 입장에 처해 있다.

 

출처 : 뉴욕타임즈(NYT) on 2020-11-11.

Robert Malley & Philip H. Gordon

Robert Malley는 the 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설립자이자 운영책임자이며, Philip H. Gordon는 국제관계협의회의 수석연구자이자 “Losing the Long Game: The False Promise of Regime Change in the Middle East.”의 저자이다

수, 2020/11/2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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