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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소식 – 벤쿠버의 환경 교육과 재생 비누 만들기

지역

해외 소식 – 벤쿠버의 환경 교육과 재생 비누 만들기

admin | 월, 2020/02/24- 13:19

벤쿠버의 지구를 살리기 위한 작은 프로젝트

허미영/캐나다 밴쿠버


지난 9월부터 벤쿠버에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환경의 대변화를 몰고 오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자각하게 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쉬운 방법부터 모색해 보기로 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보았습니다.

우선 각자가 생각하는 지구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실천 방법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어떤 식으로 개진할 것인 지를 소통방을 통해 의견들을 모아 작은 환경 운동 안을 만들었습니다.

첫째, 우리는 법회별,각 불교대반을 대상으로 현재 지구멸망의 위기를 인식하기 위해 현재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징후들을 살펴보고 우리들 각자의 과도한 소비와 이기심이 불러 온 현상황을 바로 인식하는데서 부터 시작했습니다.

▲각 반별 교육활동

둘째, 그렇다면 이렇게 공멸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지구를 이전으로 돌릴 수 있는 작지만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변화의 초석이 될만한 것부터 시작해 보기로 하고 우리의 생활에서 빚어내는 오염도가 높은 용품을 찾아내 그 대안으로 대체용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제안된 용품이 재활용 미용비누와 빨래비누 만들기 였습니다. 범람하는 미용세제와 가정용 세척 세제는 접근이 쉬운 생활속 필수용품으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넘버 원 아이템입니다.

▲재활용 비누 만들기

저희 밴쿠버 법당에서 4번에 걸쳐 생산해 낸 비누는 질적인 우수성은 물론 화학제품으로부터 나와 지구의 건강까지 책임져 주는 훌륭한 용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완제품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가 그것이 나오면 금방 동이 나버리는 우수한 환경용품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세안 후 당김도 없습니다. 거품이 많이 생겨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할 때 개운함도 덤으로 따라 옵니다. 물론 세척이 잘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입니다. 법당 도반님의 어린 딸아이는 이 비누만 쓴다고 합니다. 다른 도반님은 폐식용유로 만든 비누로 설겆이를 한다고 합니다. 세척력이 뛰어남은 물론 빨리 헹궈지니 물도 절약된다고 합니다.

작은 비누 한쪽이 대체한 환경쓰레기의 양은 어마어마 합니다.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없고 세척이 쉬우니 물의 사용량이 줄어들고 에너지 절감은 물론 결과적으로 탄소배출량도 줄어들어 결국 지구온난화 방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아주 적극적인 환경운동이 됩니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움직이는 조그마한 행동이 결국은 지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우리가 해야 할 최선의 길이며 최고의 선 일 것 입니다. 이 조그마한 용품 하나는 인간의 편리함과 이기심이 저질러 놓은 병든 지구에 대한 미안함을 덜게 해주는’죄사함’의 필수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지구의 멸종을 눈앞에 두고 누군가 한 말입니다.

“우리는희망을 이야기 합니다.그러나 희망보다 더 필요한 건 행동입니다. 일단 행동하기 시작하면 희망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우리가 행동 할 때 그때서야 희망이 올 겁니다.” 이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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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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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바다 쓰레기 줍줍나들이. 쓰레기 문제를 온몸으로 느끼다

백진아 | 경기도 부천시


지난 봄, 부천에서 청년들이 함께, 산과 바다로 소풍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며 환경과 마음에 깨어있어보는 나들이를 기획하였습니다. 일명 ‘줍줍 나들이’. 대중분들과 함께 올해 2번에 걸쳐서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깨닫는 바가 컸습니다.

지난봄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활동과 업무가 중지되고 서로 몸과 마음이 답답할 때, 행복한 회의에서 ‘가까운 소래산을 등산하며 쓰레기도 줍고 답답한 마음도 풀 수 있는 시간을 갖자’고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청년 5명이 시작하여 두 번째는 보살님과 법우들이 함께 참여하여, 쓰레기도 줍고 각자 싸온 도시락도 먹고 간단한 레크레이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고 난 반응이 뜨거워 이번 11월엔 바다로 가게 되었습니다.

차량봉사도 구해 부천에서 비교적 가까운 마시안 해변으로 갔습니다. 인천의 마시안 해변은 아름다운 서해의 일몰을 보며 커피 한 잔 하는 나들이 장소로 유명합니다. 그만큼 바닷가에는 일회용 쓰레기와 각종 쓰레기들로 넘쳐났습니다. 시작 전 몸 풀기 활동으로 OX 퀴즈도 진행하고 시작 마음 나누기에 이어 바닷가에 쓰레기를 줍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에게 쓰레기를 주워서 우리가 들고 있는 쓰레기봉투에 넣으라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쓰레기 줍는 봉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에도 관심 갖게 해줄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쓰레기를 줍기 시작하고 1시간동안 진행된 쓰레기 줍기는 75L 다섯 봉지로 마쳤습니다. 냄비, 맥주 캔, 장갑, 양말, 폭, 빨대.


다음은 도반들의 마음 나누기 내용입니다.

– 청년들과 함께해서 신선하고 좋았다. 바닷가에 비닐, 노끈 종류가 많았는데 동물들이 다치는 모습이 생각나서 안타까웠는데 일부 요만큼이라도 치워서 뿌듯하고 좋았다.
– 주우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온 길을 보면 얼마 안 되는데, 봉투는 하나 가득이었다. 특히 부셔진 스티로폼이 물에 들어가면 물고기들이 먹이인 줄 알고 먹겠다 싶어 안타까웠다.
– 내가 이걸 안 주우면 바다로 흘러가 물고기가 먹겠구나. 새가 먹이인 줄 알고 먹겠구나 싶어서 놓치지 않고 주웠다.
– 쓰레기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산보다 바다가 훨씬 심각했다. 넓어서 그런지 도반들과 이야기 하기는 어려웠지만, 이렇게 같이 나왔다는 자체가 신선하고 즐거웠다.
– 깨진 소주병이 많았다. 병을 깬다고 해결되는 건 없는데, 안타까우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 회사 집을 왔다가다 하다 오랜만에 바깥바람을 쐐서 마음이 좋았다.
– 하고 보니, 환경이 바뀌어야 (직접 해보아야) 마음도 바뀌는 거 같다.
– 쓰레기를 주우면서 분별심이 많이 올라왔다. 빨대가 참 많았다. 거북이 코에 박혔던 빨대가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 시작할 때는 신났는데 줍다가 화가 났다. 폭죽이랑 술병 등 버려져있는 걸 보며 사람이 없으면 이 쓰레기도 없을까 싶었다. 그래도 하고 나니 깨끗해진 것 같아 보람된다.
많은 것을 느끼고 환경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 활동이었습니다. 나와 지구를 위한 활동!!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1년에 2차례 정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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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1/02/1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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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4인 4색의 흙퇴비화 이야기

글_노금행 | 희망 리포터(호주 시드니)
편집_장순복 | 경기도 남양주


지난 겨울 한국 날씨가 몹시 추울 때, 남반구에 사는 시드니 정토회원들은 무더위 속에 2개월간의 흙 퇴비화 실험을 했습니다. 첫 온라인 교육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들이 대화방에 올라왔습니다. 서로 다른 주거 환경에서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떠나는 4인 4색 실험 과정을 함께 하며, 그들의 마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시드니법당 흙 퇴비화 실험단 오전반 시작 모임

귀차니즘도 때론 통하는구나! (강일향 님)


저는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과 일부 시범 운영 중인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호주 지역은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와 같이 버립니다. 청정지역 호주가 한국에 비해 분리수거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직접 만든 퇴비로 작은 텃밭에서 키우는 채소들의 수확량과 크기도 늘려보고 싶어 실험단에 합류했습니다.

모둠 활동을 마치고 강일향 님 (아래 줄 가운데)

귀찮아하는 제 습관을 인정하며 귀찮아하면서도 실험을 계속해봤어요

교육 영상에서는 가루로 된 발효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소개되었는데요, 저는 호주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카시 퇴비화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밀폐된 버킷 안에서 발효촉진제가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 역시 빠른 퇴비화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잘게 잘라야 하지만, 대충하는 저의 습관이 어김없이 나왔습니다. 매번 잘게 자르는 게 너무 귀찮았습니다. 귀찮아서 안 하는 것보다는 제 습관을 인정하며 이 실험을 계속해보고 싶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면 자르지 않고 그냥 버킷에 마구 모았습니다.

수행으로 아픈 몸이 걸림이 아니듯 퇴비화도 다만 꾸준히 합니다.

조금 느린 발효 과정을 거쳐 흙에 묻은 첫 음식물 쓰레기를 뒤적여 보았습니다. 흙으로 돌아갔음을 직접 보고 나니 놀라웠습니다. 지난 학기 불교대학 스태프를 하며 다시 배운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갖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재료들이 쓰레기라는 한 단어로 불렸다가 다시 흔적도 없이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라는 건 없고, 그저 상황에 따라 붙여진 이름일 뿐이었습니다. 요즘 몸은 아주 아프지만, 마음은 스스로가 놀라울 정도로 편안합니다. 수행으로 아픈 몸이 걸림이 아니듯 퇴비화도 다만 꾸준히 합니다. 귀차니즘도 역으로 이용하니 장애가 아닌 것처럼!

재미있게 화학 실험을 하다 (김지은 님)

여름만 되면 아파트 주차장 근처 쓰레기통에서 냄새가 많이 올라옵니다. 혼자 줄인다고 냄새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실험단을 통해 쓰레기를 줄여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방법을 할까 고민하다 보카시 퇴비화 방법을 택했습니다. 육류를 포함한 대부분의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 수 있고, 마당이 없는 아파트에 적합했습니다.

김지은님이 직접 만든 액상 발효제

액상 발효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보니


쌀뜨물을 이용하여 액상 발효제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니, 경제적이고 화학 실험을 하는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넉넉하게 만들어진 발효액을 희석하여 욕실 청소도 해 보았습니다. 화학약품 냄새도 안 나고 청소 효과도 좋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퇴비화로 흙 속 온도가 높아지면서 열이 나는데, 손을 대어보니 따뜻했고, 김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남편은 퇴비에서 열이 나는 것을 처음 알았느냐며 핀잔을 주었지만, 촬영한 동영상을 단톡방에 나누니 다들 신기하다며 재미있어했습니다.

깨끗함과 더러움이란

하지만 2~3주에 한 번씩 흙 퇴비함에 넣기 위해 묵힌 쓰레기를 꺼낼 때 분별심이 올라왔습니다. 냄새가 많이 났고, 혹시나 냄새로 인해 이웃이 불평을 하지 않을까 걱정되었습니다. 분별심은 얼마 전 졸업한 경전반에서 배운 반야심경 구절이 잠재워주었습니다. 퇴비함 바로 옆의 식물들은 아무 불평 없이 잘 자라는데, 사람은 순간의 냄새에 분별심 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깨끗함과 더러움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저의 습관에서 비롯된 것임을 체험했습니다.

어느 날 고개를 쏙 내민 초록 잎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멜론 싹이었습니다. 쓰레기가 흙으로 돌아가 생명으로 다시 태어남을 보았습니다. 자연에 더 다가가는 느낌이 들고, 기다림도 배웠습니다. 매일 108배 하듯 퇴비화도 꾸준히 하고, 재미난 화학 실험을 지인들과 나누며 동참을 이끌어 보겠습니다.

까마귀를 기다리며 (조은정 님)

흙이나 발효제 없이 음식물 쓰레기 혼자 흙이 되는 마술통 퇴비함


10여 년 전부터 닭을 키우고 있고, 큰 퇴비함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오고 있습니다. 닭은 씨앗 종류 같은 사료도 먹지만, 남은 쇠고기, 각종 채소 부스러기도 먹습니다. 또 퇴비함에는 과일 껍질과 씨앗까지 넣을 수 있어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양이 적습니다. 사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육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물 쓰레기를 넣은 후 낙엽, 잔디 등을 섞어 가끔 돌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잘게 잘라주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실험단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니, 다들 놀랐습니다. 그냥 흙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흙이나 발효제 없이 음식물 쓰레기 혼자 흙이 되었으니 놀랄 만도 합니다.

이렇게 흙으로 변한 쓰레기를 그냥 화단에 뿌려주면, 어느새 싹이 나오는데 주렁주렁 달리는 열매를 보고서야 이름을 알게 됩니다. 경전반 스태프 활동을 하면서 배운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쓰레기가 흙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열매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인연 따라 모양이 변할 뿐,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술 통 퇴비함 앞에서 조은정 님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


큰 퇴비함이 마술처럼 뭐든지 다 처리해주니 필요 이상 음식을 준비하여 남긴 게 아닌지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은 적게 먹고 적게 소비하는 삶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고, 탄소 발자국을 많이 남기는 육류의 소비도 줄여야 함을 느꼈습니다. 퇴비를 영양분 삼아 마당에 있는 과실수들은 늘 풍성한 열매를 맺어줍니다. 한 달 뒤 완연한 가을이 오면 감나무에 감이 먹음직스럽게 익을 겁니다. 올해는 까마귀들에게 양보하려고 그물을 씌우지 않았습니다. 새들이 곧 맛있게 감을 먹는 모습을 기다리며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겨 봅니다.

퇴비함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가 흙이 되다(조은정 님)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온다 (송미심 님)


두 달이라는 기간동안 세 번의 온라인 모임과 실험단 단체 톡방을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선뜻 진행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구에서는 멜번법당이 먼저 실험단을 시작하고 이어 시드니법당에서 두 번째로 시작했습니다. 지역 특성상 이미 퇴비화를 하는 도반들이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행자였지만 처음 접하는 분야라 교육 영상에 나온 방법으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직접 키우는 돌미나리 앞에서 송미심 님

너무 애쓰지 말고 가볍게 해야 오래 할 수 있다

조심스럽게 단계별로 메뉴얼을 충실히 따르면서 가루 발효제의 작용을 관찰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잘게 잘라야 발효제의 효과가 크지만, 그 많은 제철 과일과 레몬, 수박 껍질은 감당하기 벅찰 때도 있었습니다. 이전에 법회에서 들었던 “너무 애쓰지 말고 가볍게 해야 오래 할 수 있다.”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마음을 고쳐먹으니, 예쁘고 잘게 잘라 발효제에 버무려 놓은 쓰레기가 샐러드처럼 보여 다들 톡방에서 웃을 수 있었습니다.

흙퇴비화를 통해 자연과 늘 함께 산 어머니와 정답게 얘기나눌 수 있었어요

나라마다 발효제 효능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무더위 속에 실험이 진행되었지만, 호주 발효제는 약해서 권장량보다 많이 넣어 일주일 정도 두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만들어진 퇴비 속에서 자라 난 새싹을 보니 아이처럼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일흔이 넘은 도반은 한눈에 멜론 싹이라고 일러 주고, 흙 속에서 꿈틀거리는 뭔가도 궁금해 어머니에게 물어보고 굼벵이와 처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니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도란도란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친정어머니와 정답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 늘 함께 산 어머니는 자연에 대해 잘 모르는 딸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옛날이야기로 정을 채우니 행복감이 밀려왔습니다.

익숙해졌으니 이젠 가볍게 꾸준히 해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듬성듬성했던 돌미나리가 퇴비를 먹고 풍성해지는 것도 보았습니다.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옴을 경험했습니다. 재밌고 유익한 실험을 통해 인식이 변하고 새로운 습관이 생겼습니다. 익숙해지는 시간이 지나갔으니 이젠 가볍게 꾸준히 해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혼자 했더라면 이만큼 오기 힘들었을 겁니다. 도반들과 함께하고,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시드니법당 흙 퇴비화 실험단 오후반 마무리 모임

퇴비화를 통해 개인법당 시대가 완전히 우리 곁에 정착
직접 실험에 참여하면서 가장 분별심이 많았던 저는 도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흙 퇴비화도 수행 삼아 꾸준히 하는 습관을 만든 도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함께 했던 모든 도반의 이야기를 지면 관계로 다 담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이번 실험단을 통해 개인법당 시대가 완전히 우리 곁에 정착했음이 느껴집니다. 온라인상에서도 우리는 많은 것을 함께 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3·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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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4/0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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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의 시기와 실험을 거쳐,
이제는 편하게 놀이처럼

장흥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


시작하면서 하기 싫은 마음 등 여러 마음을 보았지만, 현재의 마음은 ‘참여하길 잘했구나’ 하는 마음뿐입니다. 흙퇴비화를 해본 것이 참으로 큰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안 나오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퇴비화 과정에 필요한 물품을 받고 함께 하는 도반들의 정보도 얻고, 나름 공부도 하고 진행하며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래도 얻은 최선의 해답은, 퇴비화도 중요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안 나오게 하는 것” 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식단을 가볍게 하며 구매를 최대한 줄이고, 조금씩 덜어 먹되 꺼내 놓은 건 다 먹으려 애쓰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자연히 줄어들어 고마운 마음이 더해지기도 하고, 또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기도 하고, 한편 온 식구들에게서 관심을 끌어내어 마음이 뿌듯해지는 보람도 느끼고,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2주째 실망의 시기와 실험을 거쳐, 이제는 편하게 놀이처럼 즐겨요


퇴비화 물품을 준비하며 처음 내었던 마음을 잘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바램은 여지 없이 2주도 못가서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첫 시도 때는 그런대로 되는 것 같아 자랑도 했는데, 2차 시도 때는 생각대로 효소랑 배합이 잘 안되었는지, 잘게 썰지 않아서 그런지 뭉텅이에 습기도 차며 냄새도 나고 퇴비화 되어가는 모습이 확인이 안 되어 실망이 컸습니다. 그래서 다시 의견을 모은 결과, 3차시도 때는 플라스틱 화분에서 보다 공간이 넓은 스티로폴 통과 지렁이 퇴비함에 옮기고 여유있게 구분해서 묻어주기 시작했고, 이틀에 두 시간 정도 뚜껑을 열어 환기도 시켜주고 관심을 기울였더니, 나름 만족하는 결과를 끌어냈습니다. 이런 순서대로 몇 번 해보다 보니 이젠 부담이 줄어들어 편하게 바라보며 즐기고 있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즐기면서 놀이처럼 하라는 말씀이 생각나 잠깐의 행복을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어려운 과제(바나나껍질, 매실열매, 달걀껍질 등) 고민하다 개발한 방법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몇 가지가 있어 고민하고 실험해보다가 다음과 같이 방법들을 찾았습니다. 퇴비화시키지 않아도 될 큰 음식물쓰레기들, 또는 조금 가공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들… 귤껍질, 양파껍질, 바나나껍질 등에 대한 처리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매실청 담고 나온 매실 열매는 다시 후식으로 맛보고 딱딱한 씨앗은 바짝 말려 일반 쓰레기로(전에는 그냥 땅에 묻었음), 김장하기 위해 육수 낸 찌꺼기는 갈아서 부침개로 먹고, 먹고 난 바나나 껍질은 잘게 썰어 잘게 부순 달걀껍질과 섞어 큰 화분에, 남는 달걀 껍질은 살짝 구워서 갈아 직접 화분 위에 뿌려준 후 흙과 살짝 섞어주고, 그리고 뿌리 있는 채소(양파. 무. 상추 등)들은 페트병으로 뿌리를 내려 구경도 하며 나온 줄기 등은 음식물 재료로 이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베란다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기도 하고, 그저 흥미가 있고 재미있는 베란다와 주방이 되도록 함께 노력 중이지요.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제로


그러다 보니 사실 주방에서 나가는 음식물 쓰레기는 설거지 후에 나오는 찌꺼기 정도가 거의 전부이고, 배출량은 제로입니다. 요즘 집에 오는 손님도 없다 보니 크게 음식 차릴 일이 없는 것도 한 몫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런 행위 하나하나는 함께하는 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답니다. 함께 찾아보고 공부하며 정성을 다함에 물러섬이 없는, 함께 하는 이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안내자와 도반들의 아이디어도 크게 도움이 되었고, 흥미있고, 재미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수행과제로 삼아 가족이 함께 해 나간다면 우리들의 바램인 지구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에게 흙퇴비화를 적극 추천 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3·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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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4/0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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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뒤적이고, 꾸준히 하며 기다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너무 재미있어요.

차보경 | 경기도 부천시


퇴비화가 시작되었어요. 작년에 냉큼 신청했다가, 냄새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바로 취소했었는데, 그 후 법당 퇴비함에 가끔 코를 디밀어 보니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더라고요. 다음에는 꼭 참가하겠다고 마음먹은 참이었죠. 여는 모임에서 우리가 10%만 퇴비화해도 지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지만, 기왕 시작할 바에는 단단히 하고 싶었어요.

흰공팡이는 흙과 섞어주니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빨리 해보고 싶은 급한 마음에 첫 주의 여는 모임을 하기도 전에 내 멋대로 생쓰레기와 싱크대에 걸러진 음식물을 함께 통째로 발효제와 섞어버렸어요. 따뜻한 레인지 근처에 두었다가 5일 후 흙에 묻고 섞어줬지요. 일주일 후에 열어보니 가관이더라고요. 우선 표면에 흰곰팡이가 군데군데 피어있었어요. 당황했지만 보지 못한 것으로 하고 바로 흙과 섞어버렸는데 내내 아무 상관이 없더라고요. 하하. 근데 곳곳에 덩어리가 뭉쳐 있어 부삽으로 뒤집어보니 긴 대파 껍질과 자몽과 귤껍질이 생생히 살아 이리저리 구르더군요.

나만의 실험! 발효제 한 봉지를 몽땅 흙에 쏟아붓고 섞어주다!
알러뷰 미생물! 품어주는 흙도 땡큐!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작전 개시! 발효제 한 봉지를 몽땅 흙에 쏟아 붓고 흙과 골고루 섞어줬죠. 아무래도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애들(미생물)이 많아야 잘 먹어치우겠지? 그리고 마음먹었죠. 지금부터 다 부숴버릴 거야! 귤이나 사과 등 과일이나 채소는 즉시 손으로 뜯거나 칼질로 작게 해서 발효제와 골고루 섞어놓았다가 묻었어요. 주민센터에서 무료 배급하는 EM도 함께 사용했고요. 일주일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장갑을 끼고 덩어리를 전부 부숴 보니 대부분의 음식물 쓰레기는 모두 흙으로 돌아갔고, 조그만 알갱이들만 남아 있더라고요. 알러뷰 미생물! 품어주는 흙도 땡큐! 알갱이들은 따로 모아 발효균과 섞어 다시 묻었어요.

발효는 역시 온도구나!
한 번은 약간 냄새가 나는 듯하여 남편 눈치를 보느라 베란다에 내놓았던 것을 뒤적여보니 어머나? 그대로네요. 너무 추워서 애들이 먹지도 않나 봐요? 당장 들여왔지요. 실내 것은 형체도 없더구먼. 아! 발효는 역시 온도구나! 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죠. 목포 법당서 올린 사진을 해보니 판자로 구역을 나눠 시작하셨기에 따라쟁이가 되어 보니 구역이 헷갈리지 않아 좋기는 한데 좁아서 잘 섞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칸막이는 철거하고 종이에 표시했지요.

잘게 만들면 초스피드
음식물 쓰레기는 미생물과 접촉을 많이 할수록 미생물이 냠냠 잘 먹기 때문에, 잘게 자를수록 잘 되더라고요. 갈아서 넣어주면 초스피드! 그런데 이 방법은 전기를 사용하는 거라, 환경운동에 적당한가? 고민이네요. 하지만, 이 시도로 잘게 할수록 속도가 무척 빨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흙 속의 미생물은 섬유소를 분해하지 못해요
파 뿌리, 귤 꼭지, 생선 뼈 등은 원래 구성성분이 흙 속의 미생물이 먹는 유기물 성분은 엄청나게 적고 거의 분해하지 못하는 섬유소로 되어 있어 그냥 일반 쓰레기로 버렸어요.

촉촉한 덩어리는 미생물들이 이산화탄소와 물을 내보낸 반가운 증거!!
군데군데 촉촉한 덩어리들을 보면 반갑더라고요. 미생물들이 열심히 냠냠해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내보낸 증거라서요. 우리가 음식물을 먹고 오줌을 배출하는 것처럼 말이죠. 근데 겨울이라 귤껍질이 많이 나와 대기하는 통이 싸이는 것을 보니, 나라에서 어차피 퇴비화를 한다는데 내가 하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가 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퇴비화 시작부터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1장도 사용하지 않은 내가 자랑스러워서 오기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집착도 생겼죠.

부피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 퇴비화가 덜 진행되었다는 것!
공기 샤워를 시켜주면 흙과 미생물이 참 좋아해요

음식물 쓰레기를 묻은 후 늘어난 흙이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을 보니 퇴비화 속도가 좀 느리구나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미생물은 동식물을 이루는 유기물, 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먹고 똥을 싸는데, 그 똥 성분이 바로 흙 성분이거든요. 이렇게 똥 성분, 즉 흙 성분이 되면, 부피가 줄어들게 되지요. 미생물이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면 대부분을 살아가는 에너지로 쓰고 찌꺼기 중 어떤 것은 흙이 되고, 어떤 것은 공기 중으로 내보내거든요. 부피가 잘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음식물 쓰레기가 퇴비화 되지 않고, 아직 그대로 있다는 것이죠. 곰곰이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공기였어요. 발효제의 미생물 중 혐기성은 산소가 닿지 않는 곳에서 냠냠 잘 먹는데 호기성 미생물은 산소가 꼭 있어야 냠냠을 잘하거든요. 이걸 깜빡한 거죠. 이때부터 하루 한 번은 기본이고 어떤 날은 두 번도 뒤집어주고 있어요. 가끔 장갑을 끼고 비벼서 샤워도 시키고요. 여름이 오면 뚜껑도 잘 닫아야겠어요. 까딱하면 곤충 사육장이 되어버릴 테니까요. 남편이 나에게 화초도 그렇게 정성껏 키우지 않더니 퇴비 흙 장사를 할 거냐며 웃네요. 이제는 과일, 채소 다듬을 때는 되도록 얇게 깎고 반찬도 싹싹 먹어치우는 품목으로 하게 되었죠. 음식물 쓰레기 배출 원천 봉쇄를 위하여 아자!

매일 뒤적이고, 꾸준히 하며 기다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퇴비화도 수행과 같네요. 너무 재미있어요

퇴비화를 시작한 지 이제 거의 두 달이 다 되어 가네요. 이제는 알게 되었죠. 퇴비화도 수행과 같다는 것을요. 매일 뒤적이고, 꾸준히 하며 기다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다만 할 뿐이죠. 시간이 흐르면 자기도 모르게 향상되어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가 흙이 되어 있죠. 아! 너무 재미있어요. 수행도 퇴비화도.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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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1/02/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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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전국적으로 ‘가정 음식물 쓰레기 흙퇴비화 실험단’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한 쓰레기는 발효를 통해 흙으로 퇴비화함으로써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제로화(최소화)하는 실험을 함께 해보는 환경실천 체험단입니다. 2020년에 총 1214명이 116개 모둠으로 편성되어 진행, 1기는 마쳤고, 2기는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번에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제로에 성공한 이야기들 세 편을 싣습니다.


퇴비화에 대한 나의 선입견은, 직접 해보니 완전히 바뀌었어요.

장순민 | 충청북도 제천시


법당의 사활담당님으로부터 음식물 쓰레기 발효제 퇴비화 실험단에 참여해보라는 권유를 듣고는, 지렁이 퇴비화 때의 기억으로 조금 망설여졌다. 2년 전 지렁이 퇴비화 때는 어렵게 느껴져서 금방 포기했었다.
사활담당님으로부터 이번 발효제 퇴비화는 기존에 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가르쳐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존에 퇴비화에 성공한 분들이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고 머뭇거리고

퇴비흙과 발효제를 받아서 집에 가져다놓고 며칠을 그냥 지났다. 선뜻 실천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음식쓰레기가 흙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적어도 2개월은 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식쓰레기가 흙이 되지 않고 중간에 실패하여 그냥 갖다 버리게 된다면 번거롭고 또, 이 과정에서 냄새에 예민한 남편한테도 한소리 들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망설이고 있었다.


냄새 안날 것같은 귤껍질부터, 생쓰레기만 조심스레 시작

실험단의 단체톡에 다른 도반들이 퇴비화 실험을 시작했다는 사진과 함께 이야기가 올라오니 ‘나도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 하다가 또 며칠을 보내던 중 귤껍질이 한 그릇 정도 나왔다. 귤껍질이라면 냄새는 별로 안날 것 같았다. 그래~시작해보자~
겨울이라서 보온이 되는 스티로폼 박스가 좋을 것 같았다. 재활용분리수거 해놓은 곳에 갔더니 스티로폼 박스가 많이 정리되어 있었다. 그중 튼튼한 것을 가지고 와서 깨끗하게 씻고 말려서 그 위에 흙을 2센티 정도 깔았다. 다른 도반들은 저울에 음식쓰레기를 몇 그램, 발효제 몇 그램 측정하여 기록하고 사진도 찍어 올렸다. 하지만 나는 저울이 없으니 대충 눈으로 어림하여 귤껍질과 배추잎 몇장을 잘게 썰어 준비해놓은 스티로폼 박스에 넣었다. 그리고 발효제도 어림하여 대충 뿌려놓고 그 위에 다시 흙으로 덮어 놓았다. 기록하는 것도 귀찮아 그냥 며칠 있다가 열어 보았다. 습기가 차서 하루 정도 환기시켰다. 냄새는 귤냄새가 났다.
며칠만에 또 귤껍질이 생겼다. 이번에는 귤껍질을 잘게 썰어서 그냥 묻지 않고, 기존에 실천하고 있는 도반의 동영상을 본대로 작은 플라스틱 통에 담아 발효제를 뿌려 놓았다. 이틀 정도가 지나니 색이 변하고, 만져보니 물컹한 느낌으로 발효가 되는 듯이 보였다. 이렇게 1차 발효를 하면 퇴비화가 더 빨리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작은 통에서 1차 발효가 된 상태로 스티로폼 박스에 덮개 흙을 걷어내고 그 위에 넣고 덮개 흙으로 덮어놓았다.


갈등했던 마음이 도반과의 화상회의로 편안해져

이런 식으로 생쓰레기로만 실천해 보았다. 그런데 생쓰레기를 퇴비화 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고 일거리가 생긴 것 같은 마음으로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쯤 퇴비화 실험단 도반과의 화상회의가 잡혀 있었다. 화상회의를 해보니 함께 하는 도반들도 나와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먼저 해본 도반들의 응원과 위로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스티로폼 박스 중간쯤 채워질 무렵 바닥 부분에 처음 넣은 귤껍질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아주 아래쪽까지 파보니 처음 넣은 귤껍질은 2주도 되지 않았는데, 이미 거의 퇴비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빨리 퇴비화가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되니 조금 자신감이 생겼고, 퇴비화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퇴비용 주걱으로 밭을 갈듯이 아주 뒤집어서 환기를 시켰다. 퇴비 통이 햇빛 잘 드는 베란다에 있으니 베란다 문도 활짝 열고 환기를 시켰다.


싱크대 음식쓰레기 퇴비화에 도전해서 성공하고 나니 신이 났다

이때쯤 싱크대 음식쓰레기도 해도 된다는 동영상을 보고 싱크대 거름망의 음식쓰레기도 해도 되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그래, 역겨운 싱크대 음식쓰레기가 퇴비화가 되면 성공이다.’ 바로 싱크대 거름망 음식쓰레기의 물기를 빼고 작은 통에 발효제를 뿌려서 넣어놓았다. 3일 정도 지나서 열어보니 발효제와 섞여진 싱크대 음식쓰레기는 발효가 진행되면서 특유의 역겨운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것을 스티로폼 퇴비화통에 묻었다. 2일에 한번씩 환기를 시키면서 일주일 지나서 살짝 걷어 보았다. 음식쓰레기는 퇴비화 흙과 발효되어 검은 덩어리로 변했고 손으로 뭉구리면 뭉개졌다. 역겨운 냄새가 아닌 흙과 섞인 박하냄새 같기도 하고 어릴 때 퇴비장에서 나던 풀냄새가 났다. 성공했다!!
싱크대 음식쓰레기 퇴비화에 성공하고 나니 신이 났다. 신나게 할 수 있게 되니 싱크대 음식쓰레기를 만질 때면 저절로 인상 써지던 혐오감도 사라지고 손으로 편안하게 만질 수 있게 되었다.


생선이나 육류에도 도전!!

생선이나 육류도 도전해 보았다. 잘게 썰고 적정온도와 습기, 발효제만 있으면 어떤 음식물이든 퇴비화가 되었다.

① 음식물을 잘게 만든다. (싱크대 음식쓰레기는 대부분 작으니 그냥 한다.)
② 습기를 적당하게 만든다.
③ 투명한 작은 통에 발효제와 섞어서 넣어둔다. (밖으로 보이면 상태확인이 용이하다.)
④ 어림하여 20~25도정도의 적정온도에서 며칠동안 1차 발효한다.
⑤ 준비된 퇴비화통에 옮겨 묻는다. (기존 도반의 동영상을 참고함)
⑥ 환기를 자주한다. (싱크대 음식물 쓰레기는 물기가 많다.)
⑦ 퇴비화통이 가득차 있다면 밭갈듯이 뒤집어서 한번 환기를 해준다. (축소된 밭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퇴비화 실험단을 시작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때 성과다.
이제는 이 작업이 빨래를 돌리듯 익숙하여, 어림할 것도 없이 싱크대 음식쓰레기 나오는 것을 기준으로 자연스럽게 기존에 1차 발효 퇴비화통에 있는 것은 스티로폼 퇴비화통에 묻고, 그 통에 방금 나온 음식 쓰레기를 넣어서 발효시킨다.


기존의 내 선입견과는 전혀 다른 결과 – 음식물 쓰레기 제로로 뿌듯한 마음

실제로 퇴비화 과정을 실천해본 결과는 미리 이런 저런 생각으로 안 될 것 이라는 기존의 내 선입견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실험을 해보고 성공하고 나니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내 인식이 180도 변하였다. 음식물쓰레기 봉투는 시작하고 일주일쯤 하나만 사용하고 이후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음식물쓰레기 제로에 성공하고 퇴비화에 성공한 중요한 이유 중의 또 하나는 우리 집은 음식 먹는 양이 적다는 것이다. 음식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면 지금 정도의 퇴비화통으로 감당이 안 될 것이다.
이제 우리집(3인 가족)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는 모두 흙이 되어서 밖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실천으로 음식쓰레기를 흙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한 마음과 자랑스러움이 생긴다. 소중한 실천을 할 수 있게 함께 인연된 도반들에게 감사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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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1/02/1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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