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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이 그들의 배를 불리는 방식 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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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이 그들의 배를 불리는 방식 Ⅶ

admin | 금, 2020/02/14- 21:06

이전 글에서 우리는 미국의 주택 가격 폭등에 사모펀드가 어떻게 일조를 했는지 살펴보았다. 미국의 사모펀드는 규제 당국의 비호 아래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주택 시장에서 활개를 치고 있으며 그 와중에 서민들은 갈 곳을 잃고 길거리 노숙자로 전락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주택 시장에 뛰어든 사모펀드가 임대사업자로 변신하면서 임차인이 되어 버린 일반 서민들의 눈에서 어떻게 또다시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사모펀드의 임대업에도 당국의 규제는 어김없이 빗겨나가고 있다.

‘월가가 집주인이 되었을 때’라는 제목을 단 분석 기사의 표지 장면. 매체는 연방정부의 비호 아래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자와 임차인에게 각각 확실한 수익과 편의를 약속하며 임대시장의 핵심으로 등극했지만, 투자자들만 행복해하고 임차인들은 비참한 지경에 이르러 반쪽만의 약속이 되어 버렸다고 요약하고 있다. <출처: The Atlantic>

이를 위해 <뉴 퍼블릭>이 소개하는 어느 임대인의 이야기를 먼저 소개한다.

#장면 1

 남(南)로스앤젤레스의 4명의 자녀를 둔 한 싱글 맘은 주택을 월세로 임대했다. 그녀는 임대한 집의 담장이 무너진 것을 보고 주인에게 전화해서 고쳐 달라고 요청했다. 돌아온 답은 황당했다. 담장이 임차인의 개 때문에 망가졌으니 이틀 안에 500 달러(약 60만 원)를 내라는 통지였다. 그런 법이 어디 있냐고 하니 돌아온 답은 더 황당했다. “싫음 방 빼!” 그녀가 돈을 낼 유일한 방법은 그녀가 받는 주급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뿐이었다. 그 일이 있은 뒤 몇 개월이 지나 봉급날이 변경되었다. 그래서 원래 내던 날짜에 당장 월세를 못 낼 것 같으니 며칠만 말미를 봐달라고 요청했다. 그 때 집주인에게서 돌아온 답은 “안 돼!”와 “못 내면 당장 방 빼!” 할 수 없이 그녀는 또 다시 얼마 되지 않는 주급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제 날짜에 맞춰줘야 했다.(“Slumlord Millionaires: Wall Street’s new scheme to profit off poor people,”, The New Repulic, July 24, 2014).

 

악덕 집주인 사모펀드, 블랙스톤

그런데 그 임차인의 집주인은 인근에 살지 않는다(과거엔 보통 미국에서는 임대아파트에 관리사무소를 두거나 집주인이 근처에 살고 임차인의 불만 및 편의를 즉시 봐 주었다). 그녀의 집주인은 바로 인비테이션 홈즈(Invitation Homes). 월가의 거대 사모펀드 블랙스톤(Blackstone)의 자회사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 2008년 금융위기 후 파괴됐던 주택시장이 기지개를 조금씩 펴기 시작할 무렵인 2011년부터 월가의 블랙스톤은 임대 사업에 뛰어 들었다. 그런데 이들의 개입으로 임차인들의 사정이 좀 나아졌을까? 다시 말해 임차인들의 입장에서 과거 구멍가게 수준의 집주인(mom and pop landlords)에 비해 블랙스톤이 더 나은 집주인일까?

이 질문에 블랙스톤의 대답은 “물론 그렇다”이다. 그들이 내세운 이유는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자신들을 필두로 월가의 사모펀드가 주택 대량매집을 해서 임대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그만큼 주택 공급이 늘어났고 그 결과 임대료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연코 임차인들의 입장에선 호재라며 설레발을 쳐댄다. 그 말은 맞는 말일까? 결코 아니다. 절대로 임차인들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블랙스톤은 과거의 악덕 집주인(slumlord)도 울고 갈 정도로 더 악독하고 냉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모펀드 집주인이 도대체 어느 정도로 악질적이기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일까?

 

악덕 영세 임대업자도 울고 갈 블랙스톤

이것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먼저 <뉴리퍼블릭>의 보도를 보자.

“임대업자 블랙스톤 악덕 집주인을 능가한다. 그들은 결정적 하자가 있는 물건들을 시장에 스스럼없이 내놓아 임대를 했고 불만을 토로하는 임차인들과의 접촉을 기피했으며 주(州)법과 지자체법을 위반했다”(“Slumlord Millionaires: Wall Street’s new scheme to profit off poor people,”, The New Repulic, July 24, 2014).

그런데 현행법을 위반하며 임차인들을 괴롭히는 신종임대업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는 전혀 없다. 있는 것이라곤 오직 그들에 대한 자유방임만 있었을 뿐이다. 반면 거기엔 임차인의 보호를 위한 어떠한 제도적 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이것을 증명하는 여론조사가 있다.

경제정의 시민단체인 ‘공정경제를 위한 전략행동’(SAJE: Strategic Actions for a Just Economy)과 ‘도시동맹 권리’(RCA: The Right to the City Alliance)는 캘리포니아 주의 남(南)로스엔젤레스와 리버사이드에 거주하는 292개의 거주지에서 임차인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실제로 조사에는 51개의 가구가 응했는데 응답자의 85~95%가 흑인이었고 그들 중 대부분은 이 전에 집을 소유했던 평범한 소시민들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인비테이션 홈즈는 임차인들을 계약 당사자로 정당하게 다루지 않고 함부로 대했다. 임대회사가 25,000달러(약 3천만 원) 정도 들여 손을 보고 집을 임대했다지만 너무나 많은 하자가 발견되었다. 설문 응답자의 46%가 배관 문제를 거론했으며, 39%는 바퀴벌레를 비롯한 해충을, 그리고 20%가 에어콘 및 곰팡이 또는 물이 새는 천장 때문에 속 터져 했다.(“Blackstone unit Invitation Homes sued over rental house’s condition,” Los Angeles Tiems, MAY 5, 2014.; “Billion-dollar landlords: Rental-home giant under fire for unsavory conditions,” ABC7, Nov. 18, 2017; “Renter says mold at St. Petersburg home forced him to have sinus surgery,” ABCNews, April 15, 2019.). 로스엔젤레스의 한 임차인은 곰팡이 때문에 몸까지 아파지자 인비테이션 홈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과거와 같이 집주인을 만나 불만을 제기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집주인의 코빼기는커녕 말조차 건넬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인비테이션 홈스 사무실은 임대주택에서 35마일(약 56킬로미터) 떨어진 아주 먼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차가 없으면 사무실 직원을 만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Hedge Funds: The Ultimate Absentee Landlords (Fall Preview),” The American Prospect, Sep 29, 2015.). 불만 제기를 위해 전화를 해도 안 받는다. 그러나 월세가 밀릴 때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그들은 시도 때도 없이 집요하게 전화 걸어 임차인을 괴롭히고 문에다 메모를 남기고 전자 메일을 쏟아 붓는다. 자신들이 할 의무는 철저히 외면하면서 돈은 꼬박꼬박 챙기는 악덕업자! 과거의 집주인들은 아무리 악덕 집주인이었다 하더라도 이정도로 뻔뻔한 철면피는 아니었다. 그런데 사모펀드 임대업체가 훨씬 점잖은 임차인 친화적인 집주인이라니 지나던 개가 웃을 일이다.

임대주택 시장에 뛰어든 월가의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자회사 인비테이션 홈스 로고가 선명한 조지아 주의 어느 임대주택 광고 <출처: The Atlantic>

 

터진 봇물, 엑스트라 피(extra fee): “임차인님 여기 추가비용 추가요~”

그런데 과연 이것뿐일까? 전형적인 렌트비(월세임대료)도 이들 사모펀드가 임대업을 하면서 과거보다 상당히 올랐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거기에 덧붙여 과거에 집주인이 원래 관행상 내왔던(임대료에 포함되어 있던) 수도세, 조경비(건물유지비), 주차비, 쓰레기 처리비용까지 따로 더 내야 되니 어떻게 사나. 그 모든 것이 이른바 ‘엑스트라 피’(추가비용료)란 명목으로 주인이 내야 할 몫까지 임차인에게 떠넘겨진다. 물론, 이러는 데에 아무런 규제도 없다.(“Court Declares that Landlords Can’t Circumvent Rent Limits by Charging Extra for Water,” Santa Monica Daily Press, August 30, 2018.: “Rent By Another Name,” The Texas Observer, Sept. 12, 2019).

또 이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애완동물 키우면 돈 더 내야 하고, 전기료도 평상시 보다 많이 나오면 추가에 추가를 더해 왕창 뜯어 간다. 이것에 동의해야 월세 방을 임대해 준다.(“The Fido fee: Landlords increasingly charge extra rent for pets”, The Mercury News, Oct. 22, 2014.). 심지어 임대 계약 시 애초에 있지도 않았던 비용들도 임대 기간 중간에 느닷없이 집어넣어 더 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TV가 없어 볼 수도 없는 케이블 채널 시청료를 어느 날 갑자기 강제로 부가하는 것이다. 거기에 응하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 어떤 경우 월세 내기 전날인데도 세 안내면 내쫓겠다고 메모를 남기기도 한다.

이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AI와 같다. 사람이 아니다. 혹여 관계자를 만나면 사람하고 대면하는 게 아니고 마치 차가운 기계와 대면하는 듯이 느낄 정도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임차인의 말에는 귀를 닫고 얼굴을 돌린다. 마치 자동응답기의 기계처럼. 그렇게 월가의 신종임대업자들은 철옹성과 같은 제국이 되었다. 과거의 악덕 집주인이 최악의 경우 날강도였다면, 월가의 제국들은 과거의 악덕 집주인들마저도 두 손 두 발 들고 나가떨어질 냉혈의 로봇들이다. 아무리 날강도였다고 해도 과거의 악덕 집주인들은 적어도 그들을 향해 임차인들이 말은 할 수 있었으니까. 분통이라도 터트릴 수 있었으니까. “월세 못 내, 방 못 빼” 하며 배 째라 식으로 뻗댈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법 위에 군림하는 제국들은 임대업자란 두터운 갑옷을 입고 곤경에 처한 서민들을 도끼와 칼과 창으로 난도질을 하고 있다.

 

신종 월세(임대료) 개념 탄생시킨 사모펀드

그래서 과거의 임차인들이 냈던 월세의 개념은 저리 가고 신종 월세의 개념이 탄생했다. 그것은 바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엑스트라 피’가 덧붙여진 임대료다. 쉽게 이야기하면 예를 들어 대도시의 경우 방 하나 빌리는데 과거의 렌트비 명목의 임대료가 1,700달러(약 200만 원)라면 거기에 덧붙여 이런 저런 명목으로 뜯어가는 ‘엑스트라 피’가 1,000달러(약 120만 원)에 달해 도합 2,700달러(약 320만 원)가 된다. 그래서 온라인 오프라인 할 거 없이 표면에 제시된 임대료를 보고 방을 얻는다면 추가되는 비용 때문에 시쳇말로 대략난감(?)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면서 지갑이 얇아지는 서민들은 임대주택과 임대아파트에서 조차 밀리는 형국이 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임차인들은 이렇게 토로한다.

“추가비용 부가가 얼토당토 하다고 항의하면 신종 집주인들은 이렇게 말 할 뿐이다. ‘난 신경 안 써. 그것은(추가비용)은 필수사항이야’. 그들은 우리에게 더 뜯어가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으며 그 쪽 방면에는 가히 천부적이다…아마도 이들은 할 수 있다면 임차인들이 죽을 때까지 추가비용을 내게 할 수 있다. 저들이 정말로 원한다면 임대료(과거 개념의 임대료)가 0원이 되어도 모든 것을 추가비용으로 걷어 충당할 수 있다.”(“Rent By Another Name,” The Texas Observer, Sept. 12, 2019.).

“우린 간신히 버티고 있을 뿐 더 이상 여력 없다.”(“Slumlord Millionaires: Wall Street’s new scheme to profit off poor people,” The New Repulic, July 24, 2014).

금융위기 이후 대단위 주택압류 사태를 최대한 기회로 삼아 월가의 헤지펀드(사모펀드)가 미국에서 단독주택의 소유에 있어 어떻게 절대 강자가 되었는가를 폭로하는 기획 기사의 소개 화면. 기사는 월가의 제국이 궁극적으로 임차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령 같은(집 근처에 살지 않는) 악덕 집주인이 되어버렸다고 제목을 달았다 <출처: The Prospect>

 

무소불위 사모펀드

왜 주택(임대)시장을 월가의 큰손들이 좌지우지하게 규제하지 않는가? 그리고 왜 임차인들을 보호하지 않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월가의 신종 임대업자들에게 규제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먼저 알아보자. 규제는커녕 그들에게는 있는 규제조차 사문화되었을 뿐 아니라, 나아가 과거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규제에 반하는 조항들이 신설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법과 제도는 임차인이 아닌 철저하게 임대업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예를 들면, 과거엔 월세를 제때 못 내도 집주인이 임차인을 강제로 쫓아내지도, 집에 발을 들여 놓지도 못했으나 이제 경고도 없이 바로 쫓아내고 있다.(“’Billion Dollar Landlords’ allegedly quick to threaten eviction, slow to repair,” ABC7, Nov. 17, 2017). 또한 다달이 내는 월세 외에 계약 시에 한 두 달치를 먼저 내고 나중에 돌려받는 보증금(security deposit)의 액수도 캘리포니아 주법에는 한도를 정해 놓았지만 인비테이션 홈즈 같은 회사는 이를 무시하고 제 맘대로 부가한다. 미국의 월세는 보통 1년 혹은 2년 단위로 계약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장기(혹은 정기) 계약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흔히 경제 사정이 매우 열악한 사람들)은 매달 700~800달러(약 80~90만 원)를 더 내야 월세 방을 얻는다. 이것은 주법을 위반한 것이다.

그러나 신종 임대업자들에겐 주법이나 지자체법 보다 자신들이 만든 법이 더 상위에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한 규약(주법과 지자체법을 완전히 무시한 법)에 어긋난 짓을 하거나 불평불만을 하는 임차인들에게 언제든지 소송해서 감옥에 처넣을 것”이라고 위협을 일삼는다.(“Slumlord Millionaires: Wall Street’s new scheme to profit off poor people,”, The New Repulic, July 24, 2014).

나아가 주나 지자체조차도 신종 임대업자들이 유리하게 법을 개정한다. 예를 들어 텍사스 주의 경우, 2017년 보일러, 히터, 에어컨, 또는 건물 시스템 등의 유지보수와 관련된 일체의 비용 부가에 한도를 없애버렸다.(https://capitol.texas.gov/tlodocs/85R/billtext/html/SB00873F.HTM). 이로써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부가하는 “추가비용의 폭발이 일어났으며, 정부가 이들 신종 임대업자들에게 그렇게 할 수 있게 명시적으로 허용한 것”이라고 텍사스 주 임차인연맹(Texa Tenant’s Union) 회장 샌디 롤린스(Sandy Rollins)는 일갈했다.(“Rent By Another Name,” The Texas Observer, Sept. 12, 2019). 이로써 과거 10년 전에는 대부분 임대료에 포함되었던 것들이 이제는 추가비용이라는 명목으로 따로 임대료에 추가해서 부가되어 배 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연출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도대체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 선진국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과거 미국과는 완전히 달라진 세상이다.

 

통제불능의 추가비용이 불러온 비극

롤린스가 이름 붙인 “통제불능의 추가비용”의 결과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노숙자의 양산이다. 추가비용의 통제불능은 ‘거주부담능력’(housing affordability)의 위기를 불러오고 그것은 곧 노숙자 증가의 위험성과 직결된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임대료의 대폭 상승엔 바로 이러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집값과 임대료는 하늘을 찌를 듯 폭등하고 있는데 비해 서민들의 임금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었다. 이런 와중에 월가의 신종 임대업 제국들은 강제퇴거 조치 및 미지불 월세까지 끝까지 받아내는 탁월한 기술까지 보유하며 가혹하게 서민들의 등골을 짜내서 자신들의 배를 마구 불리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인비테이션 홈스의 데니스 던켈(Denise Dunckel) 대변인은 “미국 주택 시장 회복에 커다란 기여를 한 기관투자자들의 공로를 무시한 극도로 왜곡된 비판”이라며 “우리는 캘리포니아 및 연방 임대차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뻔뻔하게 응수했다.(“Slumlord Millionaires: Wall Street’s new scheme to profit off poor people,”, The New Repulic, July 24, 2014).

“우리는 여기서 (살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살 여력이 없다”라는 푯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샬럿(Charlotte)의 시민. 비평가들은 월가의 대형임대업자들이 대량매집으로 집값과 임대료를 폭등시켜서 서민들이 적정한 가격에 거주할 공간의 씨를 말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출처: The Charlotte Observer>

 

지역경제의 황폐화

월가의 신종임대사업이 초래한 문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월가의 대규모 임대사업은 주거안정성을 심대하게 훼손한다. 그 결과 서민들이 대거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둘째, 월가의 대규모 임대사업은 과거의 악덕 집주인이 양반이라 불릴 정도로 악질적이고 무도하다. 이들의 목적은 오직 막대한 이윤창출이며 그것을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다.(“Company bought hundreds of houses. Now, poor are getting ‘priced out,’ critics say,” Charlotte Observer, Dec. 5, 2018).

그러나 신종 임대사업은 이것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를 노정한다. 그것은 바로 임대사업으로 번 돈들이 지역사회로 편입이 안 되고 모두 월가의 부자들의 호주머니로 흘러 들어간다는 것이다. 씬시아 스트레스맨(Cynthia Strathman) SAJE 대표는 “사모펀드의 신종 임대사업의 수익은 지역사회로 안 돌아오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부의 창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Slumlord Millionaires: Wall Street’s new scheme to profit off poor people,”, The New Repulic, July 24, 2014). 한 마디로 말하면, 이들은 월가가 빨대를 꽂은 영원한 먹잇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지역 경제는 황폐화되고 그 속의 지역민의 삶은 더욱더 피폐해진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임차인을 위한) 없소?

규제의 사각지대 하에서 양산되는 것은 노숙자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긴다.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노숙자로 전락하는 것을 목도하면서도 왜 규제하지 않는가? 왜 임차인들을 보호하지 않는가? 아니 그 보다 왜 월가의 제국들이 주택을 대량매집하게 허용하는가?(“A massive buy-to-rent scheme is hitting the housing market,” Business Insider, Aug. 28, 2018). 왜 그들이 임대차보호법을 어겨도 그냥 눈감아주고, 나아가 그들의 배를 무한정 불릴 수 있게 도와주는 법 개정을 하는가? 이러한 모든 규제 철폐들은 바로 월가의 제국들이 주택시장과 임대시장에서 마음껏 활개 치게 한 자유주의 정책들의 일환이다. 결국, 임차인과 서민들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이들 제국들에 대한 규제이다. 통제이다. 그런데 이들을 위한 조치들은 취해지지 않았다. 도대체 왜일까? 이것을 뒤에서 다루기로 한다.

 

<참고자료>

“The Fido fee: Landlords increasingly charge extra rent for pets”, The Mercury News, Oct. 22, 2014.

“Rent By Another Name,” The Texas Observer, Sept. 12, 2019.

“Slumlord Millionaires: Wall Street’s new scheme to profit off poor people,”, The New Repulic, July 24, 2014.

“Court Declares that Landlords Can’t Circumvent Rent Limits by Charging Extra for Water,” Santa Monica Daily Press, August 30, 2018.

“When Wall Street Is Your Landlord,” The Atlantic, Feb. 13, 2019.

“Renter says mold at St. Petersburg home forced him to have sinus surgery,” ABCNews, April 15, 2019.

“Blackstone unit Invitation Homes sued over rental house’s condition,” Los Angeles Tiems, MAY 5, 2014.

“A massive buy-to-rent scheme is hitting the housing market,” Business Insider, Aug. 28, 2018.

“Company bought hundreds of houses. Now, poor are getting ‘priced out,’ critics say,” Charlotte Observer, Dec. 5, 2018.

“This Charlotte politician is accused of helping ‘Wall Street slumlords’,” Charlotte Observer, Dec. 5, 2018.

“Billion-dollar landlords: Rental-home giant under fire for unsavory conditions,” ABC7, Nov. 18, 2017.

“Hedge Funds: The Ultimate Absentee Landlords (Fall Preview),” The American Prospect, Sep 29, 2015.

“’Billion Dollar Landlords’ allegedly quick to threaten eviction, slow to repair,” ABC7, Nov. 17, 2017.

https://capitol.texas.gov/tlodocs/85R/billtext/html/SB00873F.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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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국은 미국과 더불어 G20 중 양극화와 부의 집중도가 가장 심각한 나라이다. 지난 십수 년간의 가계부채증가 역시 두 나라가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이에 대하여 오랫동안 공공금융과 부채문제를 깊이 연구해온 필자는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유효성을 통화재정정책과 연계하여 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래의 이야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 관한 도움말이며 팬데믹이 가져온 경제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현재 진행되는 재난긴급지원 정책이 미래의 기본소득으로 반드시 연결되어야 할 이유를 들어보자.


CNBC.com의 지난 4월 6일자 보도에 의하면, 스페인이 유럽에서 장기적인 기본소득제도 UBI를 도입하는 것을 준비하는 최초의 국가가 될 것 같다. 스페인의 경제담당 장관은 전(全)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기본임금을 국가단위에서 지불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UBI 계획을 조속한 시일 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런던대학의 연구 교수로 재직중인 Guy Standing은 CNBC와 인터뷰에서 UBI의 도입이 없이는 세계경제의 회복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조만간 이루어질 UBI에 어떤 방식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하여 아직 충분히 연구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어디에서 정부가 재정을 마련할 것인가’ 라는 질문은 국민들에게 경제적 안전망을 제공하는데 실제적인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미국 내 자국기업들과 월가를 위해 중앙은행이 5조 달러를 발행하듯이 정부는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면 된다. 한 평론가가 언급하였듯이 지난 4월 9일 CARES법(구제지원 관련법안)에 근거하여 1.77조 달러가 월가에 지원되었는데, 이를 130백만 미국 내 가구에 배분하면 가구당 13,600 불이 돌아가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헬리콥터-모니(비정상적 지원금)은 오직 월가와 기업가들만을 위해 뿌려졌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경제회복을 위해 발행하는 헬리콥터-모니는 실제로 다양한 용처로 사용될 수 있다: 인프라 건설, 각종 간접시설을 위한 개발은행에 대한 지원, 주정부 산하 대학의 등록금, 의료지원, 사회적 안전망과 UBI 등.

정부가 강제로 실시하는 방역봉쇄에 따른 현재의 위기상황은 1930년대의 대공황이래 시민들의 가계 사정을 가장 취약하게 방치하고 있고 있기 때문에, UBI는 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 직접적이고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그룹은 UBI가 인플레를 야기하고 달러의 지위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비판한다. 금본위제를 지지하는 Mike Maloney는 4월 16일자 팝캐스트에서 다음과 같이 불평을 토로했다. “콤퓨터에 추가적인 수치를 더하는 것(화폐발행)으로 우리가 부유해지지 않는다. 모두를 위한다는 구실로 비정상적인 방식을 통해 지속적으로 돈을 찍어내는 것은 당신의 주머니와 지갑에 들어있는 달러의 가치를 갉아먹는 것이고……”

이 문제점에 대해 줄곧 연구를 해온 나는 상기의 언급을 일종의 도전으로 받아들이면서, 중앙은행이 지원하는 UBI방식이 달러의 가치를 갉아먹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자 한다.

 

부채에 의존하는 제도에 있어서는 소비자의 경제는 만성적으로 돈이 부족하다

우선, 현대금융(MMT)의 기본원칙을 들어다 보자. 우리는 고정적이며 안정적인 통화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매일 은행에서 발행하고 소비되는 화폐통화라는 신용에 기초하고 있다. 은행이 대출을 일으키면 돈은 예금계좌로 들어가고, 대출금이 회수되면 사라진다. 한 시점에서 회수되는 금액보다 대출금이 적게 되면, 통화공급은 위축되고 이를 ‘부채디플레’라고 부른다. 디플레가 발생하면 불황과 불경기를 야기한다.

위에 언급한 헬리콥터-모니는 이러한 현상(syndrome)을 치유하기 위해 발행된 것이다. 밀턴 프리드만은 ‘디플레는 간단히 치유될 수 있으며 헬리콥터로 사람들에게 비를 내리는 듯이 돈을 뿌리면 된다’고 언급했다.

현재 화폐공급은 돈이 존재하는 방식에 문제가 생기면서 만성적인 디플레 상태에 빠져 있다. 은행들은 계좌를 만들면서 이루어진 대출금을 단순히 회수하는 것에 관심이 없으며, 이에 따라 최초의 대출금액보다 더욱 많은 액수가 항상적으로 누적되어 간다. 따라서 대출금액은 화폐공급량보다 빠르게 증가하게 되는데, 아래의 차트에서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https://workableeconomics.com/the-debt-based-economy/>

대출 부담이 채무자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커지면, 이들은 새로운 대출을 일으키지 않고 기존의 채무를 갚게 되면, 통화량이 줄어 들면서 디플레가 발생한다.

채무 바이러스(Debt virus)의 비판자들은 채무부담과 이를 갚을 수 있는 자금력 사이에 발생하는 격차를 통화의 속도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의하면, 약정 기한에 따라 채무자가 대출을 상환되면 대부자(은행)들은 총체적으로 이를 다시 경제영역으로 되돌려 빌려주면서, 해당자금은 다음 기한의 재무대차표를 담당할 채무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이 가지는 결함은 대출로 창출된 자금은 상환이 이루어지면 소멸되는 것이지, 다시 경제영역으로 되돌아가 순환되지 않는다는 간단한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창출된 부채는 갚는 순간에 제로가 되면서 돈(통화)은 사라진다. 또한 ‘통화의 속도’가 지니는 문제점은 대부자들이 획득한 이윤을 단순히 소비자 경제로 투입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실제 우리는 두 개의 경제영역에 살고 있다 – 하나는 실물경제로 재화와 서비스가 생산되고 거래되는 소비/생산의 실물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금융의 영역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서도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다. 금융의 영역은 본질적으로 실물경제에 기생하면서 시스템 내부에 대부분의 자금을 총괄하고 있다. 문건으로 공식화 되어있지 않은 ‘연방제도의 역할’은 중앙은행의 통화량을 일상적으로 조작하여 금융시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신가와 투자자들이 산업의 노동자와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것보다 금융의 영역에 투자하면 더욱 빠르고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은행가들과 투자자들 그리고 자산가들은 그들의 돈을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거나, 세금을 회피하는 조세천국을 찾아 외국으로 숨기거나, 또는 현금으로 보관한다. 2018년 현재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1.7조 달러에 이르고, 100불자리 지폐의 70%은 외국으로 빠져나가 있다.

 

기본소득제도는 생각보다 용이하다

반면에 생산/소비영역의 실물경제는 투자와 수요의 부족에 상시적으로 시달린다. 루즈벨트 재단에서 발간한 2017년 보고서의 제목은 ‘경제회복이란 무엇인가? 연방제도의 지속적인 통화확장의 정책에 관하여’이다.

이의 내용을 보면 GDP는 예측한 수준을 밑돌면서 하향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당시의 실질 GDP는 십년 전에 이루어진 연방의회 예산처(CBO)의 예측보다 10%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이를 회복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빈혈병적인 성장세는 부족한 수요에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임금은 정체되어 있었고, 생산자들이 생산을 논하기 이전에 이를 소비할 수요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래 전 역사인 메소포타미아 시절에는 부채와 이를 갚을 자금 사이의 격차는 주기적으로 시행된 탕감, 즉 누적된 채무기록을 말끔히 지우면서 극복되었다. 그러나 현대의 채권자(은행)는 당시의 왕도 아니고 교회도 아니다. 단지 이들은 민간은행인으로 부채를 탕감시켜줄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더구나 이들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는 것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므로, 파산에 처할 위험을 스스로 저지를 이유가 없다.

반면에 부채를 갚을 자금의 격차를 메우는 방안의 하나는 바로 UBI같이 부채의 의무가 없는 자금을 정기적으로 공급해 주는 것이다.

 

통화량을 안정시키기 위해 얼마만큼 돈을 풀어야 할까?

팬데믹에 따른 강제적 방역봉쇄는 위기의 부채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지만, 사실 경제상황은 이전부터 전례가 없는 과다한 부채의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소비자들의 부채와 상환능력간의 격차를 해소할 해법으로 UBI가 검토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부채에 의한 디플레가 인플레로 전환되기 전에, 헬리콥터-모니의 정책에 여유를 제공해줄 기업들의 부채, 국가와 공공기관들의 부채의 격차 역시 만만치 않다.

소비자들(가계)의 사정을 들여다 보면, 2019년 현재 가계의 80%는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빌려야만 한다. 2019년 4월에 작성된 Lance Roberts의 차트를 참조해 보자.

2008년 이후 금융위기가 진행되면서 개인들은 소독과 부채를 합쳐도 생계유지 비용을 채울 수 없었다. 2019년 4월이 되자, 학자금과 자동차 구입용 대출은 이미 상환불능의 상태에 있거나 불능상황이 진행 중에 있었다. 마치 파도처럼 순서에 따른 개인파산, 은행파산, 그리고 부채디플레가 예측되어 있었다.

두번 째로 소개한 차트에 따르면, 개인당 소득과 생계비의 연간 격차는 15,000 불이 넘었고, 대출융자를 받아도 메울 수 없는 연간의 부족액이 3,200불을 넘어 섰다.

만약에 국가가 배당금으로 각 개인의 계좌로 매달 1,200불 즉 연간 14,200불을 입금시켜준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위에서 보듯이 필요한 생계비와 가처분 소득간의 격차인 15,000불을 거의 메울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수취인들의 80%가 입금된 돈으로 생계유지를 위해 차용한 소비용 부채(신용카드, 학자금, 병원비 등)를 갚는데 사용하면, 풀린 돈은 부채를 상환하면서 사라진다.

이러한 부채의 상환(전부는 아니더라도)은 의무적일 수도 있고 자연적일 수 있다. 나머지 수취인 20%는 부채를 만들 필요가 없는 그룹으로 채무상환을 위한 국가배당금의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들은 부채상환 대신 저축을 하거나 비소비적 영역에 투자를 할 것이다.

소비재와 서비스 분야에 사용된 돈은, 물가를 인상시키지 않으면서 수요를 촉발하여 생산을 유도하고, GDP의 잠재적 예측치와 현실수치의 격차인 10%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고, 소비자 물가에는 변동이 없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현재의 경제적 봉쇄는 공급의 부족을 가져오고 부족한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인상을 가져오게 될 것이지만, 이는 헬리콥터-모니에 따른 수요/창출(pull)에서 오는 결과가 아니다. 반대로 공장의 조업중단과 공급의 혼란에서 야기된 거래비용의 증가에서 발생하는 비용/중가(push)의 인플레이다.

 

국제적인 선례

중앙은행의 통화공급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과거 바이마르 시절의 독일과 짐바브웨, 베네수엘라 등에서 나타난 악명높은 초-인플레의 역사를 언급하지만 이러한 사례들은 경제를 진작하려고 정부가 통화를 팽창시켜 나타난 현상이 아니었다. 이 문제를 광범위하게 연구한 Michael Hudson 교수에 따르면, “역사에 나타난 모든 초-인플레 현상은 환율의 붕괴에 따라 외채가 과다해지면서 발생했으며, 국내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의 과정에서 형성된 외국환율의 문제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가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돈을 풀어낸 사례로 중국과 일본 같은 나라를 들 수 있다. 지난 20여 년간 중국은 M2 통화량을 11조 중국우안에서 1800%를 증가시킨 194조 우안으로 늘려 왔지만, 같은 기간에 소비자 물가는 연간 2-3%선에 머물렀다. 풀려난 돈은 물가의 인상을 자극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GDP가 같은 속도로 성장하면서 이에 따른 통화의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맞추어가며 조절해 온 것이다. 별도로 고려할 사항은 중국인들의 저축성향으로 이들은 소득이 중가하는 만큼, 재화와 서비스에 사용하던 소득의 비중이 비례적으로 내려간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소위 ‘아베노믹스’라는 대규모 경제진작 정책을 통하여 일본은행이 정부의 채권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풀었다. 일본은행은 재무제표상으로 정부발행 채권을 구매하면서 정부부채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의 화폐를 추가 발행하여 경제부문에 돈을 공급하였다. 만약 미국의 연방제도가 같은 방식을 채택하였다면, 현재의 미재무부 채권액수인 3.6조 달러의 3배에 해당하는 12조달러를 보유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이 인플레의 목표인 2.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오히려 유례가 없는 화폐를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가 아니라 디플레를 걱정하게 생겼다.

 

UBI와 보모국가에 대한 두려움

걱정이 많은 비판가들은 UBI를 도입하는 것이 혹 전체주의로 가는 것이 아닌지, 아니면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사회, 혹은 과잉보호의 보모국가 또는 의무적인 디지털 ID국가로 가는 통로가 될 것을 경고한다. 그러나 이중 어느 것도 UBI와 동반할 필요는 없다.

제대로 작동하면 시민 개인들이 국가에 의존해야 할 일은 없다. 마치 투자자들이 주식에 따른 배당을 받듯이, 자신의 수입에 UBI가 추가되는 것이다. 이미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검증되었듯이 사람들이 게을러 지지 않는다. 반대로 UBI가 도입되기 전보다 더욱 적극적이며 생산적으로 변한다. 또한 현금사용을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UBI가 아니어도 현재 통화량의 90%는 이미 디지털로 이루어진다. UBI의 지급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방식 그대로 따르면 된다.

UBI는, 곤경에 빠진 시민들에게 활력적인 안전망을 제공해주는 동시에, 통화 정책에 있어서도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주는, 재정정책의 양 측면의 목표를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다. 수요/공급의 실물경제영역에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촉진하기 위해서, 그리고 불경기에서 오는 디플레를 방지하기 위해서, 헬리콥터-모니의 자금살포가 주기적으로 필요하다.

 

출처 : from writor’s own The Web of Debt Blog.

Ellen Brown

변호사 출신으로 공공금융제도의 의장이자 ‘Web of Debt’, ‘The Public Bank Solution’, ‘Democratizing Money in the Digital Age’ 등 13권의 책을 펴낸 저자

월, 2020/05/0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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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간 중국인민공화국은 일년에 인민대표자회의(NPC)와 인민정치협상회의(CPPCC)라는 두 개의 회의를 동시에 개최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왔다. 양회로 불리는 두 개의 회의는 매년 3월에 개최되어 왔는데 올해는 COVID-19의 위기로 5월로 연기되었다.

서방사회에서는 인민대표자회의가 통과의례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공산당과 정치협상회의의 역할과 상호작용이 점차 무게를 더해 왔으며 이번 양회의 결정들은 중국 당중심 헌법기구와 강화된 다민족의 선출권력 간의 복잡한 관계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공산당이 중요한 몇 개의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그 중의 하나가 시민법(national civil law)이고, 다른 하나가 논쟁을 야기한 새로운 국가안전규정(new national security bill)으로 홍콩에서 지속되는 시위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북경당국이 홍콩 내에 안전전담 조직을 설치하는 것을 허용한다. 북경당국은 안전규정의 제정을 지난 해에 감행할 수 있었으나, 이번 인민대표자회의를 통하여 선언하면서 규정의 무게를 더하였다.

인민대표자회의 대표단은 정부의 연간 업무보고를 승인하였는데 처음으로 대만에 대한 ‘평화적’ 통일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대만과 ‘비평화적’ 통일의 가능성을 암시하였다. 또한 GDP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았고 6%의 성장을 고수하는 대신,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었다.

인민대표자회의와 정치협상회의의 양회는 당중심 헌법기구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산당이 운전석을 차지하고 지배한다.

제14차 회의 이후, 공산당의 총서기가 중국국가의 주석직과 군중앙위원회의 주석직을 겸임한다. 다음으로 정치상임위원회(당중앙 지도부)의 중요한 3인이 행정부의 수상, 인민대표자회의 주석(의장) 그리고 정치협상회의 주석(의장)을 책임진다 (현재는 Li Keqiang, Li Zhanshu and Wang Yang이 맡고 있다).

이렇게 당 중심의 헌법시스템 내에서 권력의 배분이 당 중앙의 가장 중요한 4사람이 상기의 자리를 제각각 차지하면서 이루어 진다.

이러한 시스템은 당기구의 중앙위원들로서 일반주석들의 위치가 행정부의 핵심인 수상/부수상직보다 강한 권력을 가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동시에 권력의 분산보다는 통일집중의 원칙 위에 있다.

공산당과 인민대표자회의는 일상적인 긴장과 때때로 대립하는 위치에 있다. 헌법상으로는 대표자회의가 최고의 의결기구이다. 대표자회의 지위와 기능은 이론적으로는 당보다 우위에 있으며, 당은 인민대표자회의라는 헌법적 프레임 안에서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반대로 공산당이 대표자회의를 통제하며 공산당 총서기가 대표자회의의 주석보다 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인민의 주권개념은 대표자회의에 녹아 있다. 대표자회의와 정치협상회의는 마치 차량의 방향조향장치와 같이 자신들의 의견과 국가적 의지를 입법을 통해서 전달한다. 이런 의미에서 대표자회의는 제국의 봉인이 찍힌 현대적 형식기구로 이해할 수 있으며, 최고 권위와 주권을 상징한다. 실제로 인민대표자회의는 2980명의 참석자들이 보수를 받지 않는 임시적인 입법자로서 활동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공인의 입법기구인 셈이다.

의회 민주제도에서는 흔히 입법기구가 양원으로 분리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이론적으로 권력을 분리시키는 양원제를 거부하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대표자회의와 정치협상회의는 양원제와 유사하게 입법과정의 역할을 증대하여 왔다. 헌법규정에 따라, 모든 주요 결정은 대표자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법적인 권한은 없더라도 정치협상회의의 자문을 사전에 거쳐야 한다. 국가의 법률의 제안과 통과는 반드시 대표자회의를 거쳐야만 한다.

입법 과정은 당의 해당위원회들이 제안, 조사와 연구, 기획의 초안, 상담과 여론취합 등 오랜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지고, 제안 이후에는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검토, 숙의, 조정과 승인, 법제화와 초안의 수정을 거쳐 대표자회의의 참가자들에 의한 승인을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실제 대표자회의가 개최되기 전에 진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사전적 진행을 통해 진지한 상담과 협상, 조정과 논쟁을 통해서 수많은 수정이 이루어진다. 동시에 중앙당의 해당위원회 위원들은 양회가 개최되기 전에 중국전역을 방문하여 사전조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예를 들어, 홍콩의 국가안전규정은 1명의 거부와 6명의 기권을 제외하고 2878 참가자들의 찬성을 얻었다.

대표자회의 참석자 수數의 배정은 개별 성省과 특별지역의 인구수에 비례하여 이루어지며, 특별지역의 대표자들은 직접 선출되며, 개별 성의 대표자회의 참가자는 간접적으로 선출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정치협상회의의 참석자들은 지역의 이익보다는 해당 지역의 다양한 부문을 대표해서 구성된다. 협상회의는 통상 46개 부문으로 나누어 지는데 의료 건강 교욱 미디어 종교 자연과 사회과학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농민과 노동자들은 정치협상회의의 대표권을 갖지 않는데, 대신 당의 정치적 체계 내에서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분야의 엘리트들로 구성되는 ‘클럽’에 참여한다.

정부의 주요 지도부들은 대표자회의의 승인을 통해서 선출되지만, 이런 선출의 과정은 간접적이고 사전에 지명되고 통제된다. 중앙당의 조직부서에서 후보자들을 지명하고 통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공산당원들이 대표자회의 주요 기구에 참여하면서 당의 지침을 통하여 조직기구에서 지명한 후보들을 선출하고 승인한다. 이렇게 사전통제된 선거시스템은 당우위(黨優位) 국가시스템을 운용하는 전제가 된다.

비록 현재까지는 공산당에 의하여 대표자회의가 사전에 조직되어 진행되고 있지만, 이들 대표자회의와 공산당 간의 관계가 향후 어떻게 진화하여 중국사회가 다원화하고 국제적으로 상호관계를 형성해 갈지는 지켜보아야 할 사항이다. 지금부터 대표자회의의 참가자들이 국가의 장래와 통일에 관하여 더욱 국수적으로 변모할지 아니면 개방적으로 변해갈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출처: East Asia Forum in ANU on 2020-05-30.

Baogang He

호주의 멜버른에 있는 Deakin 대학교수, 국제관계학 전공.

목, 2020/06/11-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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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다른백년은 지난 3개월간 연재한 ‘코로나 이후 세계는?’을 마감하고 이번 주를 시작으로 3-4개월간 ‘미중 간의 갈등전개와 향후전망’ 라는 주제로 새로운 특별칼럼을 연재한다.

1990년 이래 단극적으로 세계질서를 주도해 왔던 미국의 G1위상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향후 당분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G0의 혼란기로 접어들고 있다. 대체로 미국의 패권유지와 중국의 대국굴기가 갈등의 중심축을 이루면서, 유럽연합과 러시아 그리고 인도 등이 조정역할을 넘어 나름대로 지역과 현안에 대한 대안적 거점을 형성할지 여부가 향후 Gn의 세계질서의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른벡년은 상기 주제에 대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시각과 분석을 아래과 같은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각각 2-3주 간격으로 교체하며, 매주 2건의 칼럼을 번역 소개하고자 한다.

1.     미중 갈등의 격화의 배경과 전개

2.     미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3.     중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4.     미중 간의 주도권 쟁탈과 전쟁 가능성

5.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과 중국의 반격

6.     향후 세계질서에 대한 전망

미중 갈등의 배경과 전개에 대한 첫 번째 소개의 글은 미국의 진보적 Think-Tank인 Brookings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중국국제방송CGTN 간에 이루어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


중국과 미국은 전면적인 대결상황으로 향해가고 있는가? 정치와 안보상황이 더욱 악화일로에 있는 것일까? 경제적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인터뷰를 가졌으며, 그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현재 3가지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관계를 수십 년을 취재해온 사람으로서 본 프로그램 책임자인 필자는 양국의 관계가 지난 과거의 세월 중에 현재처럼 당황스러운 순간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은 결국 세계적 재앙인 팬데믹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어쩔 수없이 서로 협력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대선이 있는 올해를 겪으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인지, 전문가의 견해를 듣기 전에 우선 몇 가지 사실들을 확인해 본다.

정치적 대립을 보도하는 뉴스가 난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측면에는 여전히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통상무역을 예를 들어보면, 트럼프의 중국무역에 대한 전쟁선포와 북경의 보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2018년 한해 양국 무역이 6340억 불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액수를 보였다. 물론 관세인상이 적용되는 시차가 발생하면서 추후에 무역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피크에 이른 액수와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2019년에도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앞서 중국에게서 가장 많이 수입을 하였으며, 비록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의 교역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양국 간의 투자에 있어서는 정부(正負)의 양 측면을 보인다. 조사기관에 의하면, 2019년 중국의 미국에 투자액이 50억불 규모로 이는 지난 십 수년간 제일 저조한 수준인데 주로 북경당국의 대외투자규제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미국의 정기적인 조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미국의 대중 투자액은 오히려 140억불로 늘어났는데, 이는 중국의 내수시장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기대가 여전히 크고 자동차와 금융분야에 대한 외국인 소유규제가 완화된 것을 기회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공급사슬(supply-chain)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팬데믹을 핑계로 미국당국은 미국적 기업들에게 국가안보차원에서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적 기업들은 이전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암참(AmCham, 미국해외기업협회)회장인 Greg Gilligan은 CGTN과 인터뷰에서, 자체조사에 의하면 1.0% 이하 기업들만 중국에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압도적인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거래를 하고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정치적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경제적 회복이 어려워 지면서 잔류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에도 COVID-19를 둘러싸고 정치적 비난과 책임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양국 간에 처음으로 현지에 체류 중인 기자들을 서로 추방하였으며, 북경당국은 워싱턴의 몇 가지 법안들이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국과 대만 간의 외교를 지원하는 ‘대만법 Taiwan Act’과 미국의 고위직 정부인사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 Taiwan Travel Act’ 그리고 홍콩과 신장에 관한 입법행위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더하여, 최근들어 대만해협에 미해군 함정들이 한달 간격으로 출몰하고 있는데, 오바마 시절에는 일년에 한번 정도로 훈련을 실시했다.

미중 국민들이 양국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하는지 중요하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민의 66%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잇는데 이는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반면에 여론조사 결과를 나이별로 재분류하면, 젊은 미국인들에게는 중국에 대한 호감이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온다.

중국인들 사이에도 반미정서가 높아지고 있지만, 2018년에서 2019년 간에 미국으로 넘어간 중국학생수가 늘어났으며, 이는 비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나타난 결과이다. 높은 교육수준으로 인해 미국으로 유학온 외국인 학생의 비중에서 중국이 가장 높다.

상기에 언급한 것처럼 주제들이 다양하고 때로는 충돌하는 격동적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라는 커다란 질문에 대해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를 맡고 있는 Dr. Cheng LI의 견해를 들어본다.

사회자 Wang Guan: 당신은 지난 수십 년간 미중 관계를 다루어 왔습니다.  현재의 상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Cheng Li 박사: 우선 3가지의 악순환 고리 또는 영역이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3 가지의 악순환 고리가 서로 반응하여 긴장을 고조시키고, 각자의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3가지 악순환은 모두 “D”로 시작되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첫 째는 미국을 황폐화시키는(Devastating)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양당간의 극심한(Dire) 정쟁입니다. 마지막은 미중 관계가 위험스러운(Dangerous)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수교관계를 맺은 지난 1979년 이래, 40년의 기간에서 전례가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사회자: 미중 관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으로 나누어 예측해 주시길 바랍니다.

Cheng Li: 단기적으로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선기간에는 의례적으로 긴장과 비난의 수위가 높아집니다. 미국 내 여론도 중국을 비난하면서, 중국에 대한 호감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 경제에 미치는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은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비록 도날드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다 해도, 첨단기술에 대한 긴장, 국제지정학적 지형의 변화, 중국의 공격적인 국제외교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시각과 우려 등이 지속될 것입니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공화당은 반중정책을 지속해 밀고 나갈 것이고 관행의 동력을 바꾸는 것이 어려워 않습니다. 이것이 단기적인 전망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의 사고체계mindset는 달라집니다. 당장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정의하던지, 이는 당연히 우리의 평생을 통해 일어난 거대한 역사적 사건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인도주의적 위기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견해가 변해갈 것입니다. 비로소 양국 모두 진정한 상대(敵)은 중국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라 공동의 적은 바로 바이러스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레 국제적인 공공선public good의 주제가 기후위기, 국제 간에 이동하는 이주민 문제가 던지는 도전, 마약거래와 사이버 안전, 에너지 보존과 비핵화,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공공보건에 대한 협력으로 집중될 것입니다. 이런 주제들이 서로 간에 협력을 증진하도록 긍정적인 압력을 가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입니다.

사회자: 현재 미중 간의 안보상황은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가장 위험한 요소가 무엇인지요?

Cheng Li: 가장 위험한 요소는 명백하게 대만입니다. 왜냐하면 최근 미연방의회에서 결의한 ‘대만입법 2019’는 대만을 별개의 국가로 인지하는 수준에 접근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수용할 수 있는 방어선bottom-line에 대한 도전입니다.

다른 한편, 미국인들 관점에서는 남중국해와 때때로 동중국해에서 실시하는 중국의 군사훈련 그리고 사이버 안전등에 대해 매우 비판적입니다. 모두가 매우 위험한 분쟁적인 주제이죠, 다만 이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전쟁의 확률은 단지 5% -10% 수준입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끝났다. 추가로 첨언하면, Dr.Cheng Li를 포함한 70명의 저명한 학자들이 미중 양국의 지도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COVID-19 퇴치를 위한 *정치기금을 조성하도록’ 촉구하였다. 이 서신을 통해 이들은 ‘지도력을 형성하려면 수 년이 소요되어야 하지만, 지도력의 붕괴는 단지 순식간에 벌어진다’고 경고했다.

*코로나백신 개발기금에 중국을 포함하여 G20 주요 국가들이 참여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출처: CGTN 2020-05-24일자 보도내용..

Wang Guan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편성책임자

목, 2020/06/1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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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이 진행했던 ‘냉전-1.0’은 45년 간의 거대한 이념적 경제적 기술적 전쟁이 이었고, 세계를 핵전쟁의 위험(Armageddon)으로 몰아가며 지구상의 모든 국가뿐만 아니라 달나라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중간의 ‘냉전-2.0’은 기존의 냉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의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위험성과 영향력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인구의 규모 면에 있어서도 기술적 야심이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상대보다 훨씬 힘든 적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싸움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소련은 지구를 양분하여 분리된 형태로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하였지만,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서로 엉켜 의존하고 있다. 2018년 현재 중국은 미국이 최대 무역대상국이었으며,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사가 비디오 네트워크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TikTok은 비게임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앱(app) 프로그램이고, 2019년 현재 미국의 대학에 369,548 명의 중국학생이 등록한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따님이 2014년에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경쟁은 기존과는 달리 전혀 새롭고 결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과거의 ‘냉전-1.0’이 재래식 군사력과 핵위협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면, 현재의 ‘냉전-2.0’은 민간사회를 통한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혁신경쟁이라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인터넷은 단순히 통신수단이 아니라 통제의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 규모에서 사물인터넷(IOT)를 운용하면 수십 억의 장치를 연결하면서 지정학적 전략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바로 이 분야에서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적용하는 여부가 일종의 시금석이 된다. 흔히 미국과 중국의 대결적 상황은 성격이 전혀 다르며 어울리지 않는 두 국가의 지도자들 즉 트럼프와 시주석의 개인적 정치성향 때문이며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 내 중국분야 최고의 권위자중 한 사람인 Orville Schell은 보다 분석적이고 위협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에 의하면, 공화와 민주 양당이 8번을 교대로 집권해온 지난 50년 간 지속되었던,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용정책은 이제 끝장이 났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냉전이라는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른 것(종결)이 아니라 겨우 중턱 어디쯤에 머물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미국의 포용정책은 아래의 두 가지 전제에 기반하고 있었으나 모두 실패하였다고 결론짓는다. 한가지는 중국이 번영을 지속하고 개방화를 진행하면 점차로 민주적 사회로 전화할 것이라고 워싱턴은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터넷의 도입이 자유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중국이 인터넷을 차단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마치 ‘벽에다 껌을 부치는 격’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판연히 다르다. 중국은 공산당이 내부의 통제력을 전혀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였으며, 국제적 인터넷에 대한 중국내의 방어벽(firewall)을 강화시키는 한편, 다른 국가들의 사이버 공간에 혼란을 야기시킬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지난 주에만 중국과 연계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되는 23,750개의 내용물을 트워터에서 추려냈다.

“우리는 총격전을 벌릴 필요는 없지만 이에 필적하는 위험한 경쟁의 전쟁에 빠져 있다”고 미국의 전역장성은 경고를 보낸다. 위싱턴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 책임자인 Robert Atkinson은 중국이 이미 일부의 선도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였고 동시에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중국은 기술분야에서 강력하게 그리고 손쉽게 미국을 압도할 것이다”. 그는 미국이 긴급하고 강력하게 자국의 산업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자유시장과 사적재산권 그리고 기업가의 정신이면 성공을 보장한다’는 기존의 흔해빠진 신념은 비역사(비현실)적이며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Actkinson은, 냉전이 절정이었던 1963년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나머지 전세계의 정부 및 민간 분야의 모든 투자액보다 많은 예산을 R&D 분야에 투입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현재는 1955년에 이루어진 GDP 비중보다도 적은 예산이 미국의 R&D에 할당되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중국의 지도부들이 미국의 정치지도자들보다 과거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한 미국의 역사를 더 잘 숙지하고 있으며, 기술적 혁신이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출처 : 파이낸스 타임즈 on 2020-06-16.

John Thornhill

FT 혁신분야 편집책임자

금, 2020/07/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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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핵합의 JCPOA의 서명이 이루어진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미국이 제재를 다시 강화하고 이에 대응하여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면서, 합의의 실행여부가 위험에 처해 졌다. 이제 수십 년간의 모든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기 전에 관련된 모든 당사국들은 낭떠러지에서 발길을 되돌려야만 한다.

브뤼셀(EU본부) – 5년 전인 7월 중순에 비엔나에서 E3/EU+3 (프랑스 독일 영국 + 중국 러시아 미국과 더불어 EU외교안보 책임대표)가 ‘이란핵합의-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에 이란과 함께 서명을 하였다. 이제 5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냉정하고 정확히 인지하여야 한다: 이런 합의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란은 이미 핵무장을 하였을 것이며, 중동핵전쟁이라는 국제적 불안의 화약고를 앉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 ‘이란핵합의’는 여러 측면에서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으나, 이를 해결하는 것이 두 가지 이유에서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 매우 긴급한 상황이다.

첫째 이유는 합의가 국제사회와 이란이 12년 이상 노력을 들여가며 쌍방 간의 이견을 해소하여 만들어낸 내용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번 합의가 무산된다면, 이를 대체할 다른 대안과 효과적인 조치가 있을 수 없다.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2003년에 제시된 합의의 밑그림에 프랑스 독일 영국의 외부장관들과 더불어 EU 외교안보 책임자였던 Javier Solana가 결합하면서 협상테이블이 비로소 마련되었고, 책임자들이 여러 번 바뀌면서도 외교적 해법이라는 문을 항상 열어놓고 진행되어 왔다. 진행되는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마침내 JCPOA라는 형식으로 타결되었다.

이런 협상의 타결은 외교적인 노력의 일관성 없이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동시에 진행과정에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그리고 당사자인 이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었다. 따라서 타결된 내용 역시 탄탄한 구속력을 담고 있었다. 100페이지가 넘는 본문의 내용과 부속서류를 통해서 합의의 대가를 매우 상세하게 기술하였고, 이란은 핵과 관련된 경제 및 금융의 제재에서 벗어나는 반대급부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준수해야만 하였다.

‘이란핵합의’는 이를 온전히 보장하기 위한 유엔안보리의 결의2213호를 통하여 국제법으로서 인정되었다. 더구나 유럽연합의 외교적 성과로서 ‘규칙에 근거한 국제적 질서’가 다자간의 합의를 통하여 유효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매우 중요한 사례가 되었다. 이를 이끌어낸 과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고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는 유일한 기회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이란핵합의’는 단순히 ‘보여주기’식의 성공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약속과 더불어 이행의 효과를 확실하게 담고 있었다 전례없는 엄격한 실사를 통하여 국제원자력기구는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5차례에 걸친 조사보고서를 통하여 이란이 협상의 모든 의무사항을 이행하고 있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합의의 내용에 따라 관련 제재가 중단되었고 이란은 국제적 고립을 면하면서 열린 세계와 정상적인 경제와 통상관계를 회복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2018년 5월 소위 ‘최대의 압박’전략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이란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다시 강화하였다.

미국의 재개한 제재가 이란의 경제와 국민들 생활에 심각하게 부정적 영향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당국은 이후에도 14개월 동안 합의내용을 준수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라늄농축을 다시 시작하면서 핵개발의 노하우를 축적하려 한다. ‘이란핵합의’가 무효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지난 과거의 우려(중동의 핵전쟁)가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프랑스 독일 그리고 영국은 이란의 재개된 농축활동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합의의 준수를 촉구하여 왔다. 이란은 이에 대하여 제재의 해지를 통해 예상했던 경제적 혜택이 이루어 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 항의와 우려를 표시하였다.

‘이란핵합의’의 현직 중재자로서 필자는 미국을 제한 모든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5년 전에 이룬 성과의 내용을 견지하고 합의가 유효하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이란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철저한 감시하에 있으며, 이의 평화적인 성격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체계 덕분에 농축화를 재개한 현재의 환경에서도 현재까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진행 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있다. 만약 합의가 무산되어 이러한 감시를 계속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수십 년 전의 위기상항으로 되돌아 가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란핵합의’가 핵확산금지라는 국제적 구도에 매우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으며, 따라서 관련된 모든 국가들이 ‘이란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한 가능한 역할을 진행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자 한다.

이란의 경우, 핵규정 의무를 온전히 준수하도록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며, 동시에 합의에서 제시된 경제적 혜택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존재한다. 미국의 불법적인 제재에 대항하여, 이미 기업활동을 보호하는 조치를 이미 취하였지만 유럽국가들은 이란이 기대하는 합법적인 무역거래를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높여가야 한다.

유럽은 관계당사국 모두가 참여하는 가운데 이란과 벌어진 틈을 다시 좁히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필자는 ‘이란핵합의’가 준수되고 온전히 이행된다면, 이는 중동의 지역안보와 더불어 이해가 달린 관련국가들을 위하여 단단한 디딤돌 역할을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

유럽국가 모두는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황은 무르익고 있으며 우리는 합의를 단단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물론 ‘이란핵합의’를 지키는 첫걸음은 관련당사 국가들 모두가 전적으로 합의된 의무를 완벽하게 이행하는 것이다.

 

출처 : Syndicate Project 2020 on 2020-07-14.

Josep Borrell

유럽집행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외교안보 최고 책임자

화, 2020/08/0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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