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획2] 노동시간단축 정책의 평가와 후속 과제

지역

[기획2] 노동시간단축 정책의 평가와 후속 과제

admin | 화, 2020/02/11- 01:11

노동시간단축 정책의 평가와 후속 과제1)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노동시간단축(주 52시간 상한제)의 쟁점

일주일은 7일이 아니라, 5일이라고 주장하는 행정지침이 오랜 기간 방치되어 왔다. 한국의 노동시간체제는 주 40시간제가 아니라, 주 68시간이 허용되는 체제였다. 주 52시간 상한제는 연장근로 최장 한도인 주 12시간에 휴일특근 16시간은 제외되어 왔던 비정상을 바로잡는 의미다[68(=40+12+16) → 52(40+12)]. 2004년 주 40시간 법정근로시간제 도입 이후 15년을 돌고 돌아 주 40시간제가 아닌 주 52시간제의 문턱을 넘고 있다. 여전히 논란거리는 남아 있다. 직접적으로는 탄력제 확대 문제와 임금 감소 문제이며, 넓게 보면 고용창출, 생산성 향상, 일과 생활의 조화 등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이자 도전 과제인 쟁점이 다 관련된다.

 

이 와중에 노동시간단축의 보완 필요성과 그 해결과제를 두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첫째, 52시간 최장 노동시간체제로의 이행의 속도 문제다. 노동계에선 기업 규모별 단계적 적용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시하며,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사안에 3년에 걸친 단계적 적용은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다. 반면, 업계에선 주 52시간제 이행과 특례업종 축소에 대처할 시간 여유가 부족하다고 고충을 호소한다. 둘째,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중소영세 사업자의 부담 완화와 관련해서 특별연장근로 허용으로 업계의 이해를 도모하는 한편, 탄력제 적용기간 확대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맞서 있는 형국이다.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지원책으로는 기존 고용장려금 지원제도2)와 결부된 일자리함께하기 지원제도가 있다.3) 셋째, 노동시간단축의 목표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여 장시간 노동의 폐해인 노동자 삶의 질 저하와 기업의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여, 질적이고 구조적 경쟁력을 향상하는 데 있다. 반면, 기업들은 당장의 비용 부담을 말한다.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기업 비용부담은 엄밀히 말해 시간 단축에도 생산 물량이나 서비스 업무량을 유지하면서 추가 고용을 통해 대처할 때 발생한다. 근무체제 개편이나 생산성 향상으로 대처하면 추가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근무체제 개편이나 생산성 향상으로 업무량 공백을 메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10%의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비용 부담은 3~5%의 생산성 향상으로 대체 가능하다. 추가 고용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이나, 기업에게는 부담이다. 이를 해결하는 수단을 무엇으로 보느냐가 후속대책의 핵심 과제였다.

 

주 52시간 상한제 보완 대책 평가: 사용자 애로의 해결과 사회적 의미 축소

사용자 친화적 보완대책

그런데 보완대책은 편향된 방향으로 흘러갔다. 52시간 상한제 보완대책은 크게 네 가지인데, 노동시간단축의 사회적 의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모두 사용자 애로의 해소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첫째, 탄력제 확대와 관련된 내용은 ‘경사노위 소위 통과 후, 본회의 통과 무산과 본회의 재구성 후 통과’라는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논란만 벌이다 통과되지는 않았다. 국회 논란의 핵심은 외형으로 ‘탄력제 단위 기간 6개월 대 1년’이나, 속을 들여다보면 여당과 제1야당 사이에 누가 더 기업 친화적인 인상을 심어줄 것인지 힘겨루기를 한 것이라고 본다.

 

이 와중에 올해 1월에 적용되는 50~299인 규모 사업장에 300인 이상 사업장 도입 시 실시했던 계도기간 9개월보다 더 긴 최장 1년 6개월의 계도기간(감독, 처벌의 유예이므로 사실상 시행 유예)을 부여했다. 정부와 여당은 제1야당 완화 요구보다 더 나아가서 특별연장근로 요건에 일시적 물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를 포함하는 초법적 행정조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표 2-1> 52시간 상한제 보완대책 내용과 흐름

<표 2-1> 52시간 상한제 보완대책 내용과 흐름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01/679/001/a7ee1... style="width:964px;height:342px;" />

 

탄력제는 대표적인 사용자 친화적 노동유연화제도이지만, 장시간 노동체제의 사용자에게 그리 매력적인 제도는 아니다. 사전 예측 가능한 규칙적 변경에 적용하는 제도이고 늘렸던 만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틀을 깨거나 이를 넘어선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사용자들은 더 관심을 가진다. 기간 확대 문제보다 도입 요건 완화(탄력제 합의에 포함), 적용 유예조처(계도기간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시행 예정), 특별연장근로 사유 확대(최근 정부 발표)가 바로 이런 사항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52시간 상한제의 보완대책은 탄력제의 단위기간 확대로 대표되지만, 경사노위 합의안의 가장 큰 문제는 도입요건 완화이고 이로 인한 노동시간제도의 균열이다. 이번 특별연장근로 요건 확대도 논리적 연원은 합의안의 도입 요건 완화에서 비롯된 것이다.4)

 

이로 인한 폐해는 노동시간의 양극화 확대와 노동시간 규율 체제의 붕괴의 위험성이다. 첫째, 시행 유예(계도기간)를 거쳐 안착되어 가고 있는 300인 이상과 공공부문과 1년 6개월의 간격으로 설정되었던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체 간 노동시간 간극이 더 오랫동안, 더 길게 유지된다. 50인 이상에 1년 6개월 뒤 시행 예정인 5인 이상 사업장에도 1년 6개월 이상의 유예 조처가 적용될 것이다. 기업 규모별 시간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며, 이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독으로 작용한다.

 

둘째, 기업 규모 간 격차와 함께 동일 규모 내에서도 시행하는 기업과 유예와 예외를 활용하는 기업 간 노동시간 편차가 생겨 시간 양극화는 규모 내에서도 확대된다. 업종별 편차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 중 7.2%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대부분 사업장은 준비를 마쳤거나 준비 중이다. 이는 전반적 노동시간단축 추세를 후퇴시킬 위험성이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장시간 노동을 어찌해서든 유지하는 기업이 당장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구조적 경쟁력 문제는 두고 봐야 나타날 것이고 단기 비용경쟁에 몰입하는 나쁜 영향을 준다. 시간의 양극화는 고용안정, 소득의 양극화 다음으로 노동 내 분절구조 확대에 기여하는 새로운 항목이 될 가능성이 크다.

 

<표 2-2> 52시간 상한제 보완대책의 영향

<표 2-2> 52시간 상한제 보완대책의 영향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01/679/001/582bd... style="width:960px;height:370px;" />

탄력제 확대로 인한 52시간제 효과 재평가

기업은 시간단축이 비용증가, 가격전가, 수요감소, 고용감소로 이어진다고 비판하며 시간단축에 저항하고 이를 관철해 왔다. 이때 개별 기업에서 비용 증가를 유발하는 시간단축이 이루어질 때 비용증가분은 생산량 감소로 인한 비용과 자본시설의 효율적 이용의 저하로 인한 비용과 부분적이든 전적이든 임금보전이 이루어질 때 인건비 증가의 비용으로 구성된다. 물량 유지를 관건으로 삼는 이유도 생산량 감소의 비용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며, 임금보전에 있어서 물량 연동형 임금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인건비 증가를 상쇄할 뿐 아니라 시간단축으로 인한 물량감소를 상쇄하면서 시간당 생산성 대비 인건비를 불변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 보전과 시간당 생산성 대비 인건비를 둘 다 해결하면 사용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하나도 없는 것이 된다(물론 공정개선 비용과 추가 소소한 추가비용이 발생하나 이는 설비 유지, 향상과 노동조건 유지를 위한 일상적 비용으로 간주할 수 있다).

 

프랑스 35시간제 도입 시에도 이런 문제는 치열한 논쟁점이었다. 돌파구로 찾은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피로효과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향상이다.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비용인상 분의 1/3은 이로써 분담할 수 있다. 교대제 개편에 따른 실노동시간단축에도 장기적으로, 누적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를 UPH 향상, 즉 노동강도 강화로 바로 반영하든지 순차적으로 반영하든지 간에 자본의 비용은 1/3 분담된다. 반면, 그만큼 고용창출 효과로 이어질 기반은 축소된다.

 

둘째, 사회적 이득을 가져오나 개별 자본에 비용을 부담케 하기에 정부의 재정지원의 논리적 기반이 형성되고 이를 지원제도에 반영하면 프랑스 35시간제의 경우 자본 비용 증가분의 1/4 정도가 보충된다. 다른 정부지원을 통한 고용 창출, 유지 정책의 효과보다 높기에 근거 있는 방안이다. 궁극적으로는 노동시간단축의 고용효과가 가져오는 소비진작 효과 등 긍정적인 효과가 정부 재정지출이라는 부정적 효과보다 커야지만 지속적인 근거를 가진다. 대체로 이 문제는 긍정적인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셋째, 나머지 부분을 노동자 생활향상을 위한 대가로 보고 자본이 부담할 몫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자본 부담을 제거하기 위해 부분적 임금감축으로 노동자가 감수해야 할 몫으로 돌릴 것인가에 따라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비용분담 방안의 설계는 노동 편인가, 자본 편인가 구분된다.

 

 

이런 노동시간단축의 사회적 비용분담안을 고려하면 시간단축분으로 인한 비용증가 1/4 미만으로 부분적으로만 적용시켜야 공평한 노동시간단축 비용의 분담안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모두가 고르게 일하도록 고용창출의 전향적 계기이자 돌파구’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는 해법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 노동시간단축 쟁점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초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서 ‘일과 삶의 조화’라는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모아져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실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동안 소득빈곤과 아울러 시간빈곤에 시달렸던 사회상의 반영이다. 확장해서 보면, 여유시간은 소득과 고용이 뒷받침될 때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 안정적 소득을 주는 일자리 창출의 계기로서 노동시간단축에 가장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 52시간 근무체제 전환으로 신규 채용이 가능한 인원은 9만 1천 명이며5) 만약 이를 재정 투입만으로 창출하려면 한 해에 2조 7,300억 원이 든다(연봉 3,000만 원 짜리 일자리). 이만큼 강력한 고용창출 기제가 없다는 의미다. 노동시간단축의 사회적 비용분담 방안 설정에는 정부의 지원방안에 따른 재정부담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 어떤 고용정책 지원금보다 확실하게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정책이므로 그 비용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 다른 한편, 장시간노동과 비정규고용에 대한 범칙금을 통해 조달한다면 그 금액도 줄일 수 있다[자력조달(self-financing)이자, 지원만으로 설계된 제도의 몇배의 효과를 거둔다. 벌칙금이 지원금의 세배이면 네 배의 효과]. 사회적 비용으로 기업비용을 전가하는 기업에 대한 해법이므로 외부비경제 효과를 감안한 넓은 의미에서 시장경제적 해법이며, 자본주의하 사민주의 정부에서 사용했던 방법이다(프랑스 35시간제, 벨기에 로제타플랜, 스페인 정규직 전환 정책).

 

노동시간단축의 고용효과를 요약하면, 생산성 효과를 차감하여 1/3로 축소해서 봐야 하나 교대제 개편 등 정책변수와 기업의 가동률 유지, 향상을 위한 조직 재편 등 적절한 대응이 조화를 이룬다면 고용효과 누출은 줄고 비용 부담은 상쇄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울러 구매력 감소 없는 시간 단축을 위한 방안이 필수적인데, 잔업수당에 의존하는 구조도 바꾸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연착륙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런 방안은 일자리 창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연착륙 계기로도 활용되므로 정책연계(policy mix) 방안으로 설계했어야 한다.

 

노동시간단축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

탄력제와 불규칙한 근무스케쥴은 사용자 친화적이며, 부정적 노동시간 유연성의 가장 높은 3단계에 해당한다(Golden, L., S. Sweet & H. Chung, 2018).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 주 52시간 상한제와 최소한 조응하는 제도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부정적 결과를 정책 혼합을 통해 최소화하면서 노동시간 정상화의 긍정적 효과를 높이는 방안의 선택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 출발은 사용자 친화적 보완대책을 최소화하고 고용효과와 연착륙 방안에 주력하는 것이다.

 

장시간 노동이 사회적 폐해만 큰 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구조혁신을 지체시키는 등 경제적 대가도 크다. 개별 기업의 단기 비용 절감을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하는 결과다. 장시간노동체제와 이에 의존한 단순 비용절감형 전략으로는 미래가 없는 사회로 더 치닫게 된다. 노동시간단축은 실업과 불안정고용을 성장의 내재적 조건으로 삼는 경제운용방식에 대한 대안이자, 경제구조의 질적 전환을 촉진하는 정책이며 무엇보다 성장과실의 공정 배분을 여가의 영역으로 확대하여 관철하는 해법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지금 시점에서 논의되는 휴일연장근로 제한이란 수준의 노동시간단축은 ‘비정상의 정상화’에 지나지 않지만, ‘비정상이 구조화, 관행화’된 사회에서는 그 정상화마저도 지난한 과제임을 씁쓸하게 확인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분명 사회적 재앙과도 같다. 하지만 다른 한편 장시간 노동체제는 날로 심각해지는 청년실업이나 불안정고용을 해결할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질 좋은 일자리 전환은 사회적 합의와 사회적 비용분담 구조만 갖춘다면 실현할 수 있다. 장시간 노동이란 재앙과도 같은 현실을 일자리창출과 일자리나누기의 호기로 삼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 미래의 노동시간체제의 설계도는 다양한 유형의 노동시간단축 모형을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의 전망(그린뉴딜경제, 사회연대형 안정화체제)과 결합하는 데서 그려질 것이다.

 

 


 

1) 이 글은 필자가 2019년 12월 민주노총 정책연구보고서로 작성한 “한국의 노동시간체제의 진단과 35시간제의 전망”의 내용을 축약, 수정한 내용임.

2) 일자리함께하기 지원 등 고용창출장려금, 정규직 전환 지원 등 고용안정 장려금, 고용유지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청년고용장려금, 장년/고령자 고용장려금, 직장어린이집 지원과 일자리함께하기 설비투자비 융자 고용환경개선 장려금 등 6가지 분류에 21가지 사업이 망라되어 있다(고용노동부, 2019, 고용장려금 지원제도 안내자료). 이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는 일자리안정자금도 있다. 이런 지원책의 공통점은 임금인상, 고용 창출과 안정을 위한 정책에 대한 기업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유인책(pull 방식)이다.

3) 노동시간단축과 연계되는 기업 고용장려금 제도는 일자리함께하기 지원사업으로 고용창출 장려금, 임금감소액 보전 지원, 설비투자비 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동시간단축으로 인한 노동자의 임금감소를 보전하는 임금감소액 보전 지원제도도 보전하는 기업에게 지원하는 우회 지원제도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4) 경사노위 근로시간제도개편소위 합의안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사용자 쪽으로 기울어진 논의 지형에서 노동시간 제도에 심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도입요건 완화라는 사용자 쪽 핵심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는 (경사노위) 소위에서 합의는 성사될 수 없었다고 본다. 그래서 과반수를 대표하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벗어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된 합의문이 도출되었다. 2주 전 통보라는 허술한 안전판과 함께 한 주 내 일별 노동시간 조정이 가능하며, 모호한 단서가 붙었지만 주별 근로시간을 협의로 변경할 수 있는 도입요건 완화라는 장치가 새로 들어왔다. 주 단위로 일별 노동시간을 변경할 수 있게 되었고, 모호하고 광범위한 예외 조항을 두어 합의가 아니라 협의를 통해 주별 근로시간도 변경할 수 있게 되었다. 도입요건 완화의 두 가지 형태가 도입된 것인데, 예측 가능한 규칙적 변경이라는 탄력제의 기본원리로 보건대, 위임된 논의 범위를 넘어서는 사항이며 탄력제의 근간을 바꾸는 노동시간 유연화의 새로운 유형이자 사용자 재량권 확대의 결정판이다.”(김성희, 2019, 「탄력제 합의안 평가」, 월간 『노동법률』, 2019년 4월호)

5) 2017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기준으로 52시간 초과자의 노동시간을 합산해 한 사람의 노동시간인 40시간으로 나누어 계산한 값(한국노동연구원, 2017)을 수정한 내용으로 노동시간단축에 수반되는 생산성 향상 효과를 차감해야 하는데 필자가 1/3을 차감해 계산한 값임. 시간단축의 단순한 모델인 기업수준에서는 생산비용에 영향이 없고. 기업의 이윤가능성이나 경쟁지위도 변화시키지 않고, 노동강도도 불변이라는 가정하에서만 고용 증가가 발생한다. 신규 채용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이 일자리나누기 효과(work sharing effect)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이를 차감하게 된다. 작업속도의 가속화와 비생산적 노동관행의 제거의 결과이다. 이는 기업비용의 증가를 줄이는 결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시간단축에 의한 시간당 노동생산성 이득을 거시모델을 통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시간단축 분의 25%에서 50% 정도를 차지한다(Cette, 1999). 대체로 1/3로 본다. 이럴 경우 단순 계산한 고용효과의 1/3은 생산성 향상으로 유출된다.

 


 

참고문헌

김성희, 2019a, 「한국의 노동시간체제의 평가와 35시간제의 전망」, 민주노총 정책연구보고서 .

_____, 2019b, 「탄력제 합의안 평가」, 월간 『노동법률』, 2019년 4월호.

_____, 2017, 「노동시간단축 이후 노동시장 변화와 대응과제」, 국회 토론회 발표문. 2017. 7.

_____, 2003, 「노동시간단축, 미래를 위한 선택」, 김균ㆍ이병천 편저, 『한국경제, 재생의 길은 있는가』, 당대.

_____, 1999, 『노동시간단축의 쟁점과 과제』,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_____, 1998, 「노동시간단축방안의 정책효과와 적용방안」, 월간 『노동사회』 7ㆍ8월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노동연구원, 2017, “근로시간단축의 효과 추정”, KLI 자료실.

Cette, G.(1999), “Employment, unemployment and reducing working time:the French approach”, to be presented at the Conference on Reductions in Standard Hours:Employment Effects, Università degli Studi di Roma Tre, Rome, 24-25 May 1999.

Golden, L, Chung, H and Sweet, S. (2018) Positive and Negative Application of Flexible Working Time Arrangements: Comparing the United States and the EU Countries. In: Farndale E, Brewster C. and Mayrhofer W.(eds.), The Handbook of Comparative Human Resource Management. Northhampton, MA: Edward Elgar, 237-256.

Mutari, E. and D. Figart, 2000, Working Time: International Trends, Theory and Policy Perspectives, Routledge.

OECD(1998), “Working Hours:Latest Trend and Policy Initiatives”, Employment Outlook.

Skidelsky(2019), How to achieve shorter working hours, Progressive Economy.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편집인의글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e... rel="nofollow">복지동향 제256호 |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획주제: ‘노동존중 사회’, 어디로 가려는가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e... rel="nofollow">[기획1] ILO 핵심협약조차 비준하지 않는 가칭 ‘노동존중’ 정부│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 원장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e... rel="nofollow">[기획2] 노동시간단축 정책의 평가와 후속 과제│김성희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e... rel="nofollow">[기획3] 플랫폼노동 증가, 보호를 필요로 하는 노동에 대한 정부정책 검토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동향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e... rel="nofollow">[동향1] ‘청와대 인근 집회로 인한 장애인의 학습권ㆍ생활권 침해 문제 | 양만석 전 국립서울맹학교 교사

 

복지톡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e... rel="nofollow">[복지톡] 사회책임투자 활성화, 국민연금이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 | 이종오 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화, 2020/02/11- 01:19
0
0

자산불평등의 심화의 문제와 해소대책

 

김남근 변호사ㆍ참여연대 정책위원

 

들어가며: 자산불평등의 심화와 그에 따른 문제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 사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 원에서 약 3억이 올라서 9억 원이 되었다. 9억 원은 고가주택의 기준이 되어 이를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각종 세금이 누진되고 대출규모도 제한을 받게 된다. 이제는 서울지역 아파트의 절반은 고가주택이란 얘기인데, 절반 정도가 무주택인 서울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계층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표 1-1> 순자산 분위별 자산 포트폴리오

m-TsbdAQ-GnrraOZTKFCxpEUimeciXO1_yd1mKAPhttps://lh4.googleusercontent.com/m-TsbdAQ-GnrraOZTKFCxpEUimeciXO1_yd1mK... style="margin-left:0px;margin-top:0px;" width="602" />

 

서구 유럽의 자산가들은 부동산 실물자산과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의 보유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한국의 자산 상위 1%, 5%의 자산가는 부동산 자산비율이 거의 90%로 압도적이고, 그 중에서도 거주주택 외 부동산이 55%, 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다주택자들의 실거주 목적 외에 투자(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과다보유하고 있고, 이는 중산층이 선호하는 아파트의 가격상승이 다른 주식이나 채권 등의 금융자산을 크게 앞질러 투자재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주택이 삶(Living)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를 위한 구매(Buying)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제는 투기목적의 다주택자만이 아니라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있던 30대 중산층마저 연소득 대비 부채비율 DTI가 거의 100%가 될 정도로 3-4억 원의 큰 빚을 내어 주로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신규아파트 사기에 나서고 있다. 착실히 돈을 모으고 원리금 상환 수준을 DTI 40% 수준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은, 큰 빚내서 집을 사서, 큰 돈 번 옆의 동료의 사례 앞에 무기력해지고 있다.   

 

<그림 1-1> 자산가격의 변동 추이(2000년을 100으로 하여)

 NoS47dBBX761aoWUfsKnME3McJbmYLR-2fjp-JEyhttps://lh5.googleusercontent.com/NoS47dBBX761aoWUfsKnME3McJbmYLR-2fjp-J... style="margin-left:0px;margin-top:0px;" width="602" />

 

가계의 자산이 이렇게 주택을 구입하는데 묶여 있으니, 중산층 가계마저 정상적인 소비가 어려워지고, 경제 전체적으로는 내수경제가 위축되어 저성장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최근의 2%대의 저성장 고착화의 배경에는 경제성장률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소비의 위축이 주된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리인상이나 주택가격의 하락이 다가오면 빚을 내서 집을 산 중산층 가계의 위기도 올 수 있다. 주택가격 상승이 경제 전체와 가계 여러 위기징후를 가져오고 있고,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 신혼부부 등의 거주불안으로 인한 비혼과 저출산의 문제는 국가의 존망을 위태롭게 한다. 국민의 경제정의의 감정을 크게 훼손하여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데,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우리 지역만은 집값 상승이 되어야 한다고 부추키고 있다. 정말 망국적인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자산불평등을 가져온 부동산버블의 주요원인인 과잉 유동성의 메카니즘을 살펴보고 “개발-보유-처분” 단계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여 자산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과 아울러 시장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의 공급방안을 검토해 본다.  

 

부동산버블을 초래하여 자산 불평등을 확대하는 과잉대출의 규제 

서울지역은 연소득 대비 부채상환비율인 DTI(Debt to Income)이 40%로 대출규제를 한다고 하니, 부부합산 연평균 8,800만 원인 경우에도 10년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을 2억 원 이상 받을 수 없다. 도시가구 근로자 평균소득의 2배를 버는 이러한 고소득 30대 중산층 부부들도 적정한 대출규모의 2배에 이르는 3-4억 원의 빚을 내서 당장 아파트를 사려고 뛰어드니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6% 수준일 때는 1억 원의 대출도 큰 부담이 되었는데,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쳐 이러한 자금이 부동산 매입용으로 투자되어 부동산 버블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부동산경기 부양정책이었던 소위 “빚내서 집 사라”정책의 결과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크게 증가하였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말부터 2018년말 기간 동안 25.4%p 증가한 97.7%에 달하고 있다. 이는 43개국 중 스위스(128.7%), 호주, 덴마크, 네덜란드, 캐나다, 노르웨이에 이어 7번째로 높다. 2015년 1,423.1조 원에 달하던 가계부채는 2019년 3분기 1,842.3조 원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후인 2017년부터는 8·2 대책 등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2016년 1,566.9조원, 2017년 1,688.1조원, 2018년 1,791.6조원 등으로 점차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나, 줄어든 증가폭도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을 이용하여 대출을 받아 주택구매자금을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여 여전히 대출을 통한 주택구매자금 동원이 부동산가격 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에 기인하여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2018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11.6%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7%대로 증가세가 진정되다가, 2019년 12월 11%를 기록하며 다시 급증하였다. 개인사업자대출은 2019년 4월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5년 15.2%, 2016년 12.1%, 2017년 15.5%, 2018년 12.5%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계속 상회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2018년 1분기부터 매달 전년 동기 대비 40%대의 증가세를 보여,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지적된 바 있다. 2019년 들어서 가파른 증가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개인사업자대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여타 대출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1-2> 가계부채, 개인사업자대출,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

MJsakiWfSlorfozL_zPR2G4OzEnSAopYH653UaShhttps://lh4.googleusercontent.com/MJsakiWfSlorfozL_zPR2G4OzEnSAopYH653Ua... style="margin-left:0px;margin-top:0px;" width="602" />

 

가계의 상환능력의 개선이 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인데,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수준 및 증가속도는 OECD 회원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2018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0년 147.5%에서 36.7%p 증가한 2018년 184.2%로 수치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면 2018년 기준 OECD 19개 국가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평균은 130.6%로 우리나라와 차이가 크다. 우리 정부는 가계부채의 정책목표를 증가율의 폭을 낮추는데 두는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 선진국들은 금융위기의 교훈을 통해 가계부채의 규모를 축소하려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정책목표로 두고 적극적인 금융감독 행정을 해 오고 있다. 예를 들면, 2007년 143%를 넘었던 미국의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현재 108.7%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 2013년 사이 대대적인 디레버리징이 이뤄졌는데 이와 같이 9분기 연속으로 이뤄진 대대적인 디레버리징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의 경우도 2005년 110.7%에서 2018년 95.3%까지 소폭 감소했고, 일본의 경우, 2005년 110.4%에서 2017년 107.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규모를 축소하는 디레버리징의 기본원리는 채무자의 상환능력(소득능력)에 따라 대출금의 규모를 규제하는 것이다. 채무자의 소득능력(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갚지 못하면 담보주택을 처분하여 원리금을 회수하겠다는 대출은 “약탈적 대출(Pedatory Loan)"에 해당한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8개 주에서 ‘Home Ownership and Equity Protecting Act(주택소유자 재산권보호법, HOEPA)’를 제정하여 소득능력을 검토하지 않고 담보주택의 가격만 보고 대출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채무자 ‘연소득 대비 총부채상환 비율(Debt to Service Ratio, DSR)’을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기본원칙으로 추진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 대책의 주요내용으로 발표되는 금융대책은 주로 ‘주택가격 대비 부채규모 비율(Loan to Value, LTV)’에 의존하고 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이 해당 대출 원리금만이 아니라 다른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총부채의 원리금 상환금액을 연소득 대비 일정비율로 제한하는 것이다. 우리처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지역에 따라 대출규모를 들쭉날쭉 복잡하게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소득능력에 따라 대출규모를 정하는 기본원리에 충실하면 지금과 같은 과잉유동성을 제어하여 부동산버블을 막는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DSR을 금융의 기본원리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미국의 HOEPA법과 같은 ‘주택담보의 과잉대출 규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통한 자산불평등의 축소

부동산 가격이 개발사업이나 부동산버블 등으로 정상지가 상승률을 초과하여 상승하는 것을 불로소득이라고 하고, 개발단계에서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조금 긍정적인 ‘개발이익 내지 초과이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방식은 크게 토지나 그 위에 건축된 주택의 일부를 공익적 목적으로 기부체납을 받는 등의 대물적 방식과 개발부담금이나 세금으로 환수하는 조세적 방식이 있다. 재건축 개발사업에서 공급된 주택의 일정비율을 공공임대 주택으로 환수하거나 토지의 일부를 공원용지나 도로 등으로 기부체납 받는 것이 전자의 방식이다. 조세적 방식으로는 개발단계에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장치가 개발(재건축)부담금이고, 보유단계에서 종합부동산세, 처분단계에서 양도소득세가 이러한 환수장치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노태우 정부에서 재벌 대기업 등이 유휴토지를 생산적인 곳에 사용하지 않고 지가상승을 기대하며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서 유휴토지에 대해 3년마다 조사하여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하는 지가상승분을 환수하는 장치로 토지초과이득세라는 제도가 있었으나, 김대중 정부에서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부동산경기 부양의 목적에서 폐지하였다. 종합부동산세는 토지초과이득세와 같은 소득세가 아니라 재산세의 일종이어서 ‘불로소득’의 규모를 산정하여 그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장치로서는 한계가 있으나, 다주택자 보유 부동산이나 고가 부동산에 대해서는 누진적 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일정한 불로소득 환수의 기능을 하고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지대와 매각차익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지대와 매각차익의 규모를 산정하여 보유세의 세율 등을 크게 인상하면, 개발단계나 처분단계에서의 개발이익이나 처분이익의 환수 없이도 부동산 불로소득을 거의 대부분 환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개발단계에서의 개발이익 환수는 아직 실현도 되지 않는 미실현 이익을 환수하여 개발사업의 촉진을 방해하고 위헌이라는 논란으로 제대로 개발이익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고, 처분단계에서 양도소득세 강화는 처분을 주저하게 하여 거래동결 효과가 발생하여 부동산경기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있으니, 경제학적으로 논란이 없는 보유단계에서의 불로소득 환수에 집중하자는 취지의 주장이다. 하지만 아직 보유단계에서의 조세로 부동산 불로소득을 대부분 환수하는 그런 조세제도가 실현된 국가의 사례도 없고, 보유세는 소득세가 아닌 재산세라는 한계가 있어 이러한 주장이 실현되기는 어렵다. ‘개발-보유-처분’ 단계에서 나누어 충실하게 불로소득을 환수하여 지나친 불로소득에 대한 기대로 부동산투기가 일어나는 것을 막고, 환수한 개발이익이나 보유세수, 처분이익 등을 국토 균형발전이나 취약계층과 대도시 청년․신혼부분 계층에게 공공임대주택 등을 공급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개발이익이 철저히 환수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개발단계에서의 개발이익환수는 개발사업의 촉진을 방해하여 재건축 등의 개발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을 줄여 오히려 주택가격을 상승시킨다는 논란이 크고, 양도소득세는 거래동결 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경기상황에 따라 감면이 반복되다 보니 오히려 정상적으로 양도소득세를 제대로 다 내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 되었을 정도이다. 경제성장이나 경기부양을 정치공약으로 내걸고 등장하는 정권마다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장치를 크게 훼손하여, 불로소득의 환수가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으로 만들어 놓아서, 불로소득을 철저하게 환수하겠다는 정권도 그 실현의지를 의심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불로소득 환수의 기본전제가 되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현실의 시가를 반영하는 현실화율이 지나치게 낮고, 주택의 유형이나 지역마다 현실화 비율이 달라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뉴욕시의 경우 우리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과표기준이 시세의 90% 수준이고, 뉴저지는 2.52% 수준이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과잉 유동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 집값 상승을 초래하고 있는데, 뉴욕시 등 대도시 지방정부의 강한 보유세 정책이 고가주택의 매물을 내놓게 하는 등 집값상승의 일정한 제어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은 시세대로 가격평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부동산가격이 많이 오른 시기에 이를 대부분 반영하면 조세저항이 심해질 것이라는 정치적 판단 등이 개입하여 제대로 된 평가작업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2019년의 경우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인상하자, 강남구, 서초구, 마포구 등 고급 단독주택이 많은 구청장들이 이에 반발하여 개별공시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부동산가격의 평가는 법대로 정확하게 하고, 이를 전부 일시에 현실화시키는 것이 어렵다면 시세의 90%와 같이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로드맵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현실화 시키는 투명한 국토행정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공시지가(공시가격)를 신뢰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현실화 하고, 서구유럽의 대도시 지역의 사례처럼 보유세(종합부동산세)로 환수되는 평균비율을 부동산 시세의 1%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세율을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면, 보유단계에서의 보유세(종합부동산세)가 다주택자들이 투기적 목적으로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려는 욕구를 단절하고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수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맺음말: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계층에 대한 공공주택 공급정책도 필요 

한편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자산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내 집 마련을 인생의 목표로 설정하기 어려운 계층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와 같은 저소득계층, 기초수급대상자 등의 취약계층만이 아니라 대도시지역의 청년, 신혼부부 계층까지 내 집 마련은 점점 요원한 얘기다 되고 있다. 이들이 민간임대차 시장에서 주거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장기임대차와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는 임대차 안정화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제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지역에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비율은 높이고,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여 중산층의 소득능력에 비춰 적정가격의 분양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 부동산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주거불안정에 놓여 있는 계층에 대해서는 과중한 빚을 내서 집을 사도록 내몰리지 않도록 적극적인 공공주택 공급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1)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참여정부 시기에는 3.25~5%이나, 박근혜 정 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 절반인 2%대에 머물고 있다. 

2) 자금순환표상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잔액(국가 간 가계부 채 수준 비교 시 활용) 

3) 정확하게는 공공임대아파트의 토지지분은 기부체납을 받고 전유부 분은 표준건축비로 매수하는 방식이다. 

4)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토지초과이득세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폐지되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당시 결정문은 “과세 대상인 자 본이득의 범위를 실현된 소득에 국한할 것인가 혹은 미실현이득을 포함할 것인가의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 미실현이득에 대한 과세가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5) 주로 헨리조지 학파들이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러 한 취지를 담아 전국민에게 그 혜택을 돌리는 기본소득과 연계한 국 토보유세의 강화를 주창하고 있다. 

 

6) 지금도 종합부동산세 수입은 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교부세로 사용되 고 있고, 이러한 세금 등으로 충당되는 주택도시기금이 공공임대주 택 공급의 주된 재원이 되고 있다.

 

월, 2020/03/09- 23:21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