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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 비공개를 어떻게 책임진단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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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 비공개를 어떻게 책임진단 말인가요

admin | 목, 2020/02/06- 03:12

자기가 책임진다며 공소장 비공개를 지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한겨레)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청와대 수석과 울산시장, 울산경찰청장 등 전현직 주요 공직자들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된 사건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데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이 사건에 대한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해 논란입니다. 특히 법무부 내부에서는 전례가 없어 공개해야 한다는 보고서도 추 장관에게 제출되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내가 책임지겠다며" 국회에 공소장을 비공개하는 것을 직접 지시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더욱 큽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추 장관은 2월 5일 공소장의 국회 제출되고 그로 인해 전문이 공개를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추 장관의 발언은 법무장관인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권을 명시하는 국회법과 시민들의 알 권리를 담고 있는 정보공개법 마저 '잘못된 관행'으로 싸잡아 버리고 있는 것 같아 눈 앞이 아찔합니다. 

해당 공소장은 검찰이 수사를 통해 전현직 공직자들의 선거개입과 하명수사 등 혐의 사실을 적시하고 이를 재판에 넘기기 위해 작성한 문서로, 공소장은 기능상 재판을 시작하기 위한 기소권자의 법원제출서식이기도 하지만 알 권리를 가진 시민과 국회의 입장에서 공소장은 검찰의 기소 행위에 대한 설명책임을 담지하는 공공정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고 제출된 공소장들 중, 전 국민적인 관심도가 높은 사건의 경우 언론을 통해 선별적으로 공소장이 공개되어 왔던 것은 참여정부가 소위 '묻지마 기소'인 검찰의 기소기밀주의를 견제하기 위해서 도입되었던 사법개혁의 성과이자 유산이었습니다. 또 이 제도가 현재까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도 이견이 없었이 유지되었던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주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암묵적인 이해와 합의. 즉 사회적 상식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공소장 공개를 통해 검찰의 기소 타당성 여부가 국회와 시민들에게 비판이 제기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중 가장 최근의 사례가 바로 지난해 말 공개된 A4용지 2장짜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공소장일 것입니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이 사건부터 공소장을 비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시민들의 불신과 혼란만 더 가중시킬 뿐입니다. 이미 비공개 결정을 한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정권에 불리한 내용이 담겨 있어서 비공개 하는 것 아니냐’ ‘공소장 공개가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까봐 비공개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비공개의 실익이 있느냐도 따져봐야 합니다. 이미 일부 언론사에서 해당 공소장을 입수해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있고, 사건관련자의 성명 역시 이미 공개되어있는 내용입니다. 

결국 법무부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은 청와대의 주요 인사가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주의의 근간과 관련한 중차대한 사건이자 공직자의 권력형 범죄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어떠한 정치적인 고려 없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금지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더라도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에는 제출해야 하는 사안으로 법무부의 비공개는 해당 법 위반의 소지도 있습니다. 추 장관의 말마따나 국회에 제출하면 언론에 노출된다는 관행 때문에 공개 할 수 없다면 그 관행을 개선해야 할 것이지, 관행을 개인적으로 평가해 그를 근거로 비공개하는 것은 독단이자 아집입니다. 부디 공소장 비공개 사건이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의 첫 부작용 사례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시. 추 장관은 공소장 비공개를 지시하며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의 무리한 비공개로 인한 결과는 사건과 관련한 의혹의 가중과, 알권리 침해입니다. 알권리 침해를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건지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알권리 침해를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은 공개 뿐입니다. 추 장관은 여론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지금이라도 국회에 공소장을 다시 제출하고 향후에도 장관의 독단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하는 일은 없어야 겠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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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2일, 정보공개법이 개정되었습니다. (링크)

정보공개 담당자의 성실 의무를 규정하고, 정보공개위원회의 위상과 권한을 확대하는 등 많은 내용이 새롭게 바뀌었는데요, 이렇게 새로운 내용들이 많이 추가된 것은 2014년 이후 7년 만의 일입니다. 다양한 변화가 있는 만큼 부칙으로 각 조문들의 시행일을 다르게 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개정일인 2020년 12월 22일부터 당장 시행된 내용도 있지만, 개정 후 6개월, 개정 후 1년으로 시행일을 정해놓은 조문들도 있습니다. 

 

정보공개법 개정에 따라,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개정될 예정입니다.

 

오늘은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2021년 6월 23일 부터 새롭게 시행될 내용들에 주목하여, 정보공개제도의 ‘디테일’이 어떻게 바뀔지, 시민의 입장에서 알아둘 만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소개하려 합니다.

먼저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마다 의무적으로 적어야 했던 주민등록번호가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주민등록번호 대신, 생년월일을 작성만으로 정보공개 청구가 가능합니다. 그동안 정보공개센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보공개 청구 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정보공개 청구권은 모든 국민에게 열려 있는데, 구태여 주민등록번호 작성을 통해 청구인을 특정하여 확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청구인이 특정된다는 것은, 시민의 정보공개 청구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몇 해 전 정보공개센터에서 상담한 사례 중에서는 정보공개 청구 사실이 동네에 알려져 곤란한 처지에 놓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군청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더니, 담당 공무원이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청구인을 특정하고, 이장에게 그 사실을 알려 동네에 소문이 났다는 것입니다. 폐쇄적인 지역 사회에서는 누군가 어떤 내용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이미 2015년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정보공개청구 시 주민번호를 확인해 처리할 이유가 없다’고 의결한 바 있습니다. (링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 개정이 미뤄져 오면서 주민등록번호 요구가 계속되어 오다가, 이제야 불필요하게 신상정보를 수집하던 절차가 사라진 것입니다.

정보공개 청구 과정에서 굳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할 이유가 없다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판단!

다만, 청구한 정보가 청구인 본인의 개인정보와 관련되어 본인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주민등록번호 제출이 필요하다는 점도 기억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청구인 권리 강화된 정보공개법 개정

공공기관에서 비공개 통지를 받을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근거가 바로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제5호입니다. 보통 5호 중에서도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임을 근거로 비공개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의사결정 과정’이 종료 될 때 청구인에게 이제는 비공개 근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통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다수 공공기관은 이러한 종료 통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법 개정에서는 5호 비공개 통지 시 아예 내부검토 종료 예정일을 함께 안내하도록 하여 청구인이 미리 종료 예정일을 확인하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이 경우, 공공기관이 제대로 종료 통지를 하지 않더라도, 청구인이 종료 예정일이 지나면 재차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어  편의성이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비공개 통지를 할 경우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 각 호 중 어느 규정을 근거로 비공개 통지를 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라는 내용도 새로 생겼습니다. 정보공개법에 따른 비공개 통지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호를 근거로 제시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이러한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법 규정에 따른 비공개 통지가 아니라, 단순히 ‘개인사생활 침해 우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조문  근거 제시 없이 비공개 사유만 간략하게 통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정보공개법 제21조 1항의 제3자 비공개 요청을 비공개 근거로 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정보공개제도의 원칙에 따르면 이러한 비공개 통지는 모두 절차 위반인데, 이번 개정을 통해서 이러한 원칙을 법조문에 확실하게 규정하여 그동안 관행적으로 계속되어왔던 잘못된 통지들을 바로 잡게 되었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정보공개제도 운영을 위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한 것 역시 중요한 변화입니다. 사실 공무원들의 입장에서 정보공개 업무는 본래 담당 업무에 딸린 부가적인 일에 가깝기 때문에, 매뉴얼에 따라 정확히 업무처리를 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 예고된 시행령에 따라 각 기관이 연 1회의 정기 교육을 실시한다면, 더욱 매끄럽게 정보공개제도가 운영되기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143건의 이의신청 중 은평구청이 정보공개심의회를 통해 심의한 건은 18건에 불과했습니다-_-^

 

특히 은평 주민들이 남달리 체크해야 할 중요한 변화도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정보공개센터와 은평구정개혁시민모임은 은평구청의 정보공개심의회 개최 내역을 분석하여 정보공개 이의신청의 대다수가 심의회 개최 없이 임의처리 되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이후 주민감사로 이어져, 은평구청이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링크) 은평구에서 시작된 문제 제기는 지난 해 서울시 전체 자치구로 이어져, 18개 자치구가 정보공개심의회를 자의적으로 미개최했다는 이유로 경고 및 주의 처분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번 정보공개법 개정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기존에는 이의신청에 대해 심의회를 미개최하더라도 청구인이 이를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무조건 미개최 사유를 청구인에게 통지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심의회 개최 여부와, 미개최 시 사유를 알 수 있게 되어 청구인의 권리가 한층 엄격하게 보호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심의회 미개최로 논란을 빚었던 은평구청이 과연 개정법에 따른 절차를 제대로 지킬지, 은평 주민들은 더욱 더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6월 23일자로 바뀌는 내용들을 살펴봤는데요, 그 외에도 12월 23일부터 시행하게 될 내용들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정보공개심의회의 구성 변화를 챙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까지 정보공개심의회는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중 ½’를 외부 전문가로 위촉해왔습니다.

따라서 만약 기관 임직원이 위원장을 맡는 상황이라면, 외부 위원의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해 기관의 형편으로부터 독립적인 심의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법 개정에 따라 12월 23일부터 ‘위원 중 ⅔’를 외부 전문가로 위촉하게 되었습니다. 외부 위원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확 늘어난 것인데요, 이런 변화로 인해 앞으로는 좀 더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정보공개심의회를 기대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역시 최근 공무원 위원들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은평구 정보공개심의회(링크)와도 직결된 변화인 만큼, 은평 주민들이 꼭꼭 체크해야 할 ‘디테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은평시민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목, 2021/06/03-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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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중행동 소속 진보단체들이 지난 5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이재용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농단 범죄자,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을 위반한 이재용 사면 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뇌물공여 및 횡령 등의 범죄로 서울구치소에서 복역중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광복절 가석방 예비심사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이재용에 대한 광복절 가석방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은 2017년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하게 한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공범이며,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박근혜 측에 86억 원의 뇌물을 공여한 바 있다. 때문에 이재용의 사면이나 가석방은 국정농단과 촛불시위를 둘러싼 상징으로 읽힐 수밖에 없고, 정치적인 영향력이 매우 큰 결정이다.

이에 1055개 시민사회단체들은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 대상임에도 아직까지 삼성전자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재용의 행태를 비판하는 한편, 재벌의 중대한 경제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세우겠다던 문재인 정부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사면 및 가석방에 반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면과 가석방은 어떤 절차를 통해 결정될까?

 

[사면] 5년 후에 공개되는 회의록, 그나마도 부실

형을 면제해주는 사면의 경우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법무부가 사면 대상자 리스트를 만들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의 적정성을 심사하여 의결을 거친다. 이후 법무부장관이 사면자 명단을 대통령에게 올려 사면을 최종 결정한다. 9명으로 구성된 사면심사위원회에는 공무원이 아닌 위원을 4명 이상 위촉하여, 사면권이 남용되지 않도록 심사해야 한다. (사면법)

수감자를 일정 조건 하에 임시로 석방시키는 가석방의 경우 법무부의 소관이다. 구치소 혹은 교도소의 장이 가석방 대상 명단을 법무부에 보고한 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대상자들에 대해 적격심사를 거친다. 위원회에서 가석방 적격 결정을 내리면, 법무부장관이 가석방을 허가한다. 가석방 위원회의 경우 5~9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은 판사, 검사, 변호사, 법무부 소속 공무원, 교정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 법무부장관이 위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사면이나 가석방에 있어 대상자들의 적격성을 심사하는 각 심사위원회의 의결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위원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이 위원회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가는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논의를 했는지는 대통령이나 법무부장관이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지 감시하고, 법치 체계의 정의와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사면 및 가석방 심사위원 명단의 경우 2021년 현재 위촉 즉시 법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이는 이전까지 사면 심사위원 명단을 비공개하던 법무부에 맞서 시민단체가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한 결과로, 2010년 대법원이 '밀실심사를 방지하고 투명한 절차가 이뤄지도록 사면심사위원의 명단과 약력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고 사면법이 개정되면서 가능해졌다.

 

▲ 2021년 7월 현재 가석방심사위원회 명단 ⓒ 법무부

 

그러나 회의록의 경우 사면심사와 가석방 심사가 모두 끝나고 5년 후에 공개하도록 각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어, 심사가 어떠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꼬박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 정보공개센터는 특히 재벌을 대상으로 한 주요 시점의 사면심사위원회 회의록을 꾸준히 공개 청구하여 위원들의 발언내용을 살펴보는 한편, 사면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또 위원들의 판단에 편향적인 부분은 없는지 감시해왔다. 하지만 가장 최근 공개된 2015년 사면심사위원회의 경우 법무부가 속기록을 아예 남기지 않고 요약 형식으로만 기록을 남기는 등 기록 자체를 부실히 남기는 꼼수를 통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어 우려와 공분을 산 바 있다.

[가석방] '회의록 공개'하라는 법 안 지키는 법무부

한편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가석방 심사'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형을 면제해주는 사면심사에 비해서 관심도가 적었기 때문에 청구를 통해 널리 공개되고 공유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가석방위원회 운영지침 제16조 제3항을 살펴보면, 사실 가석방심사 회의록은 "해당 가석방 결정을 행한 후 5년이 경과한 때부터 정보통신망을 활용한 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하여 공개"해야만 한다. 즉 시민들이 노력을 들여 청구하지 않더라도 법무부가 가석방 심사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미리 공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가석방심사위원회와 관련한 자료가 올라오는 법무부 홈페이지 행정자료실 게시판에 들어가면, 개별 가석방심의서 내용과 위원 명단은 지침에 따라 바로바로 공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회의록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지침에는 분명 회의록을 사전 공개하도록 되어 있는데, 법무부 홈페이지 어디를 찾아봐도 가석방 심사위원회 회의록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가석방심사위원회의 회의록 공개 규정은 2011년에 처음 생겼기 때문에 적어도 2016년부터는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회의록이 공개되었어야 한다. 지난 5년 동안 법무부는 운영지침을 어겨왔던 셈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있었던 '가석방 심사'가 시민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그동안 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는지 모든 국민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법무부는 하루 빨리 규정에 따라 지난 회의록들을 모두 공개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사회적으로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시민들에게 더 많이 공개되어야 하고, 여론 형성 및 정치적 의사표현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시민들의 국정 참여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서 정책 효용성의 측면에서도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사면과 가석방이 이미 결정되었음에도 5년 동안이나 회의록을 비공개하는 사면법과 형집행법의 조항은 그야말로 '구시대의 악법'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이뤄진 사면이 아니라면, 권력의 편의에 따라 활용된 가석방이 아니라면, 왜 굳이 '5년' 동안 비공개 해야 하는지를 아무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이 두 가지 '알 권리' 침해 조항이 반드시 폐지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글은 오마이뉴스 <그 정보가 알고싶다>시리즈 연재에도 실렸습니다. 

 

목, 2021/07/2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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