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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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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admin | 금, 2020/01/31- 00:47

알바트로스야, 미안해

⊙김지은
사는 곳: 세종시
좋아하는 것: 누워서 뒹굴 거리기
잘하는 것: 자료 분류 및 문서 작성
환경실천 한지: 텀블러, 손수건, 장바구니 3종 셋트 사용 7년

알바트로스. 이 멋진 이름을 가진 새는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멀리, 높이 나는 새로 양 날개를 편 길이가 3~4m나 되며, 두 달도 안 돼 지구를 일주하고, 날개를 퍼덕이지 않고도 6일 동안 날 수 있다. 게다가 어린 알바트로스는 한번 날아오르면 성체가 되어 번식을 위해 돌아오기 전까지 땅을 밟지 않고 바다 위를 날거나 바다에서 쉬는데 대개는 3, 4년이지만 무려 10년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정말 이런 새가 있다니 지금도 마치 살아있는 전설을 대하는 느낌이 든다.

영화 ‘알바트로스’를 통해서 그저 이름만 스치듯 들었던 이 새가 얼마나 놀랍고 매력적인 새인지 알게 되었지만 동시에 이 새의 비극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그랗고 맑은 눈에 신뢰를 담고 평화롭게 다가오던 이 사랑스러운 새의 생명을 위협하고 고통을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확연히 보게 되었다.

알바트로스는 춤을 추며 짝을 찾고는 때론 60년 이상을 평생 부부로 살면서 2년마다 하나씩 알을 낳는다. 이들은 서로 교대로 알을 품으며, 새끼가 알을 까고 나올 때 껍질을 대신 깨주지는 않지만 노래를 부르며 용기를 북돋워준다. 새끼가 자라는 동안 이들은 보통 한 번에 1600킬로미터나 날며 지극정성으로 새끼를 돌본다. 그들의 조상이 수백만 년 동안 해왔듯이 바다를 믿고…. 어미새는 플라스틱을 새끼의 뱃속에 그대로 넣어주고 있다는 것을, 아니 그런 물질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


북태평양 미드웨이섬에 8년 동안 오가며 이 영화를 완성했다는 크리스 조던은 영화에서 그렇게 죽은 새를 보듬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그가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은 자기는 알지만 알바트로스는 자기가 왜 죽어가는지 모른다는 것. 또한 그는 자기가 이렇게 알바트로스를 사랑하게 될 줄도 몰랐다고 한다.

‘애도는 슬픔이나 절망과 다르다. 애도는 사랑과 같다.’

그의 나레이션을 들으며 이 영화 자체를 죽어간 알바트로스들에게, 우리 인간이 훼손시켜 놓은 모든 자연의 존재들에게 애도의 마음으로 헌정한 것이 아닐까. 비록 죽은 알바트로스의 배를 가르고 그 속에 들어있던 플라스틱을 낱낱이 꺼내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지만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보다는 미술 작품처럼 예쁘게 재배열하고 꽃으로 둥글게 장식하여 만다라 이미지와 겹치게 하였으며, 흰제비갈매기, 파란 하늘과 바다, 섬의 풍경 등이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과 잘 어우러져 한편의 아름다운 자연의 시를 감상한 것 같았다.

크리스 조던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슬픔을 외면하지 말고 충분히 슬퍼하되 절망과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자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된다. 모든 자연의 존재는 그 자체로 아름답고 고귀함을 보여주고자 했고 이들을 지켜내고자 직면할 용기를 냈던 것은 아닐까.

이것은 단지 알바트로스의 문제가 아니다. 비닐, 플라스틱, 금속 중독 등 환경오염으로 죽어가는 수많은 동물들, 미세먼지로 따뜻한 봄날의 산책이 두려워진 우리들. 모두의 뱃속은 깨끗할까?

알바트로스가 긴 날개를 활짝 펴고 창공을 가르며 하늘로 날아올라 자유롭게 날고 사랑하고 새끼를 키우며 평생을 해로하며 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의 자연스로운 삶에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 한 인간으로서 알바트로스에게 사죄하는 마음이다.

알바트로스야 미안해. 너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더 이상 이대로 살진 않을게. 지연을 훼손하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긴 행렬이 조금이라도 느려지도록 그리고 마침내 멈출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게. 부디 행복하기를.



*에코붓다 소식지 2019년 11-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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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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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건강과 지구 환경을 지키는 런던법회 거리 홍보

김세경/영국 런던


[ 작년 11월 23일 겨울을 재촉하는 차가운 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토요일(오전11시-오후4시)에 유럽 최대 한인타운이 있는 런던 뉴몰든(New Malden High Street)에서 한국과 영국의 문화를 잇는 첫 번째 김장 축제(Kimjang Festival)가 있었습니다.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축제가 열리는 뉴몰든 하이스트리트 한편에 처음으로 환경 주제로 길거리 홍보를 할 수 있는 부스를 배정받았습니다. 런던법회 학생들의 솜씨로 준비한 환경상품을 소개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


십시일반 손바느질
이혜숙 님과 김세경 님이 시장 조사를 통해 생리대 만들 천을 두차례 걸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다 자라서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새 기저귀천과 가제손수건을 모아 안감 덧댐 천으로 활용했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서 레인즈 파크 공동체 분들의 정성 가득한 손바느질로 면 생리대 (팬티라이너) 만들기가 한땀한땀 진행되었습니다(11월 15 ~ 17일).

▲런던법회의 이혜숙, 김세경, 이순조 님은 레인즈 파크(Raynes Park)에 있는 한 집에서 공간을 공유 (Share House)하며 ‘일과 수행의 일치’를 목표로 함께 살기 때문에 자칭 ‘레인즈 파크 (수행) 공동체’라 부르고 있습니다. 셰어하우스(Share house)는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공간이나 시설 따위를 공동으로 사용하며 같이 사는 것으로 각자 자신의 방은 따로 쓰며 거실이나 주방 화장실은 함께 사용합니다.

또 뉴몰던 경전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재료를 받아서 가정에서 각자의 손바느질 솜씨로 면 생리대를 십시일반 만들어가지고 왔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공정 하나만 빼고 90% 완성도로 팬티라인너 50개를 거리홍보 당일까지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화룡정점, 마지막 공정인 똑딱이 단추 붙이기는 환경활동 부스에 참여한 사람들이 직접 진행할 수 있도록 했고, 자신이 완성한 상품은 무료로 선물했습니다. 특히 김혜진 런던 불교대학 학생이 만든 환경 설문조사 판넬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일으키며 환경상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친환경 가치
춥고 보슬비가 오는 날씨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현지인들이 관심을 보이며 면생리대 마무리를 위한 손바느질에 참여하기도 하고 면생리대 사용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도 했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분들은 어린시절에사용했던 면생리대가 추억의 물건이라며 몸과 환경을 위한 면 생리대 만들기와 사용에 큰 응원을 보냈습니다. 특히 엄마와 함께 환경부스에 찾아온 어린 딸에게 작은 실천이 우리의 몸을 지키고 나아가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어 힘들게 이번 환경 활동을 준비한 분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했습니다. 심지어 남성분들도 가족이나 여자 친구에게 선물하겠다고 여성 건강과 지구 환경을 지키는 면생리대에 대해
배우고 환경상품을 받아갔습니다.

영국에서는 친환경 소비가 활기를 띠고 있어 텀블러 및 장바구니 사용도 이미 영국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려는 습관을 실천하는 가운데 젋은 소비층일수록 친환경 요소를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움이 많았던 런던법회의 첫 발걸음
그동안 길거리 홍보 기회가 없었던 런던법회에서는 이번 김장 페스티벌에 환경 부스를 할당 받으면서 좋은 아이디어와 세심한 준비로 첫 길거리 홍보활동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다음 기회에는 더욱 잘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2020년에도 한국인의 맛과 정을 나누는 김장 축제에 런던법회는 지구 환경 지킴이가 되어 참신하고 다양한 환경 상품을 소개 하겠습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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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0/02/2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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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수세미가 아니야~ 삼베수세미라고!

서정민/서울시 마포구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아크릴수세미는 플라스틱 섬유로 만들어져 설거지를 할 때마다 물에 분해되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을 생성한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바다로 유입되어 바다생물이 먹게 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고 수세미를 없앤다면, 싱크대는 팥 없는 찐빵이 될 터. 아크릴수세미를 대체할 만한 것은 정말 없을까?

▲삼베 수세미 뜨느라 카메라 볼 여유도 없어요 ~

지난 12월 26일, 보시 받은 삼베실로 서울제주 지부 환경담당자들이 수세미 뜨기를 해보았다. 보통 실 한 뭉치에서 6~7개의 수세미가 만들어진다.

▲모아놓으니 작품이 된 수세미들

수세미의 모양도 다양하다. 원형, 타원형, 나뭇잎모양 등 개성 넘치는 삼베수세미에서는, 기성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손맛도 느껴진다. 처음 시도하는 일인지라 인터넷 영상을 보고 배우기도 하고, 나뭇잎모양을 뜨려다 타원을 만들어버리는 헤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환경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일까, 투박한 솜씨도 ‘작품’으로 보인다. 삼베수세미를 접한 사람들은 판매한다면 꼭 구매하고 싶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건강은 물론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아크릴수세미와는 이제 그만 절교하고, 삼베수세미라는 좋은 주방 친구를 사귀어보는 건 어떨까?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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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0/02/2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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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환경 워크샵

주선희 / 부산 해운대


깊어가는 가을, 올 한해도 깨끗한 세상 만들기에 동행하는 해운대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 쓰레기제로 운동의 관점을 재정립하고 그간 놓친 부분들을 점검하기 위해 환경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 일자 : 2019. 11. 21 (목) 오후 2~5시
◇ 참석 : 23명 (해운대 14명, 대연 4명, 정관 2명, 기장 2명, 반여 1명)


1. “플라스틱없이 살아보기” 영상보기

‘조물주는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인간이 플라스틱을 사용한지 130년. 본격적인 사용은 60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경제성과 편리함을 추구하다보니 단 1초도 플라스틱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 폐기된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곧 먹이사슬에 의하여 우리 몸에 축적되고 있습니다. 동물들의 사체 속에 플라스틱이 가득 채워진 것을 보는 것은 이제는 아주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된다고 마음 편히 살아왔지만, 사실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복합 재질의 테이크아웃 커피잔은 재활용 품목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플라스틱 줄이기 위한 실천과 재활용을 위한 제대로 된 분리배출이 필요함을 알려준 영상이었습니다.

2. 지역별 현황 발표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각 지역의 쓰레기성상 조사 분석 결과 (19년1~10월)와 환경실천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옥상퇴비화가 잘 되는 기장 법당, 지렁이 상자와 퇴비함을 함께하는 해운대법당, 그리고 지렁이 상자 관리가 힘든 건물 환경의 대연법당의 사례 발표를 통해 각기 다른 환경에서의 활동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재활용 종이 발생량을 줄이고자 스테인리스 떡 통을 비치하여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3. 과제 및 실천방안 모색

발표를 마치고 2 모둠으로 나누어,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공양간 주재료 선별에 호박 사용을 줄이자는 제안에 ‘대중들에게 최소한의 재료로 맛난 음식을 드리고 싶다’, ‘최대한 음식물 부산물을 줄이고자 공양간에서 노력중인데 너무하다’는 반응과 ‘부산물이 너무 많고 소박한 한 끼를 위해 꼭 호박이 필요한가’ 등의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습니다.

4. 과제발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방안)

이렇게 열띤 토론을 통해 모인 방안을 소개해 드립니다.

– 법당별 보시물 공유하기
– 계획성 있는 장보기
– 법당 행사 시 1인1찬 가져오기
– 잔반 활용 (전.볶음밥.고명등)
– 음식 재료 최대한 활용하기
– 공양 인원에 맞게 음식준비
– 지렁이 및 퇴비화 병행하여 외부배출 감소
-지렁이 빠른 흡수를 위해 음식물을 최대한 잘게 썰어주거나 익혀준다.

대중과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마음을 재확인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워크샵 이후,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거의 없어 지렁이 먹이를 오히려 집에서 챙겨와야 할 상황이 되었다고 하네요. 참여와 실천을 모두 잘 하시는 우리 지역 모든 활동가님들 감사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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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0/02/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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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잎 접시에 담긴 나눔과 비움

글_이영숙 / 싱가포르

사계절 모두 싱그러운 초록빛을 한껏 발산하는 싱가포르. 이곳 식물들은 적도 햇살과 시원한 빗줄기로 무럭무럭 자라 정원 도시를 만들어가요 .이 자연을 아끼는 마음으로 10월에 처음으로 나비 장터를 법당 가까운 콘도에서 열어봤어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궁금하시죠? 구경하러 오세요.


바나나 잎 접시

먼저, 우리 음식 솜씨를 교민들, 현지인들과 나누어봤어요. 김치, 콩자반, 우엉과 연근조림, 맛 간장, 떡볶이, 김밥, 샌드위치, 식혜와 비트 차를 준비했어요. ‘이 많은 메뉴를 어떻게 다 하지?’ 덜컥 겁부터 났는데요. 맛있는 반찬을 챙겨 가시는 교민들을 보면서 풍성하게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맛이 좋고 마음 푸근한 회원님들의 요리 재능기부가 고귀한 재료가 되었습니다.


음식들을 일반인들에게 전달할 때 환경을 배려한 아이디어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천연재료인 바나나잎을 재래시장에서 사서 함께 재미나게 닦았어요. 사각형으로 자른 바나나 잎위에 김밥과 떡볶이를 담아내니 훌륭한 접시가 됩니다. 인도 남부와 동남아시아에 흔한 바나나잎은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제가 많이 함유되어있어서 몸에도 유익합니다. 올해 3월부터 베트남과 태국 수퍼 체인에서도 플라스틱 대신 이 잎으로 야채를 포장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식혜는 구매자가 들고 온 텀블러에 판매했고 일회용 컵은 사용하지 않았어요. 판매한 김치 및 다른 음식은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서 들고 오신 장바구니에 넣어드렸어요. 최양희 회원님이 직접 집에서 말린 비트 차는 회원들이 한 달 동안 모은 유리병들을 재활용했어요. 광고를 보고 많은 분이 장바구니를 들고 오셨어요. 하지만 못 가져오신 분들에게는 천 가방을 권해드렸습니다.

한쪽 코너에는 이수현 회원님이 한국에서 가져오신 재료로 아이들과 알록달록한 목걸이를 만들어봤어요. 어린이들이 부모님, 친구와 함께 구슬을 하나하나 꿰면서 바나나 잎에 담긴 김밥을 먹어봅니다. 플라스틱 접시보다 더 안전하고 색감도 좋습니다. 여기와서 물건의 소중함과 쓰레기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네요.

환경 물품 정보를 알릴 자리도 마련했어요. 면 생리대와 뒷물 수건은 한국 교민, 싱가포르 사람들에게 낯선 품목이지만 사용하면 지구에 특히,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알려드렸어요. 이날 접어서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세련된 장바구니는 인기가 많았어요.

2018년 7월 31일 현지 신문, 스트레이트 타임스에 의하면, 17억 7천만 개의 플라스틱이 매년 싱가포르에서 소비되고 있습니다. 이 조사는 큰 슈퍼마켓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니 재래시장과 작은 가게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치가 엄청납니다. 싱가포르 가정에서의 재활용은 21%일 뿐이랍니다. 하지만 저희 회원들은 플라스틱 사용과 음식 쓰레기를 줄이는 환경 시민임을 자부합니다. 환경특강 이후 회원들이 장바구니, 텀블러, 수저집을 들고 다니는 게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쓰레기는 더 줄이고 환경에 깨어있는 시간은 늘려 가려 합니다.


나누고 비우면서 알게 된 것들

회원들과 지인들의 물건들을 깨끗이 정리해서 내어놓았어요. 9월부터 법당 한쪽에 옷걸이를 만들어 놓고 아직은 더 입을 수 있는 옷과 가방들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책, 장난감도 제법 모였어요. 매일 30도 넘는 더운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면서 비울 물건들을 들고 오셨어요. 내게 필요 없는 옷들, 신발, 기타가 다른 집에 가서 잘 쓰이기를 기대해봤어요.

장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한 분이 드레스를 입고 미니 런웨이를 하셔서 한바탕 웃었네요. 반짝이는 파티 원피스를 찾아 입은 아이의 함박웃음도 기억이 나고요. 싱가포르에는 옆 나라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에서 일하러 온 가사도우미들이 많이 살아요. 그분들이 이 물건들을 자기 고향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더 많이 비울수록 필요한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는 걸 또 배웠습니다. 입고 나갈 옷이 없다고 궁시렁거렸지만 옷장에 모시고 사는 옷들이 많다는 것도 알았어요. 많은 걸 가졌으면서도 항상 부족하다고 투덜대는 우리의 마음도 보게 되었고요. 이렇게 비우고 보니 집도 법당도 한결 더 뽀송뽀송한 느낌입니다.


생각과 마음과 행동을 모아서

‘손이 무섭다!’고 한 회원님이 하신 말씀이 실감이 났어요. 많은 음식을 어떻게 다 준비할까 걱정이 되었거든요. 하지만 모두가 시간을 쪼개 씻고, 자르고 조리하니까 맛있는 음식들이 정갈하게 나왔어요. 싱가포르 정토법당에는 음식 맛을 빛내시는 보석 같은 회원님들이 많이 있어요. 나비 장터 이후에도 맛있는 김치와 반찬을 계속 물어보는 지인들이 있어서 무척 행복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 나비 장터를 하면서 또 하나의 기쁨이 있었다면 준비하는 과정이었을 겁니다. 모두 바쁘신 회원님들이 같이 모여 봉사를 했습니다. 오랜 외국 생활에서 우리 명절을 잊고 지내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렇게 도란도란 함께 손을 모으니 잔치 준비하는 기분이었어요. 싱가포르 전에는 어디에서 사셨는지, 그 나라에서는 어떻게 환경에 신경을 썼는지 등 김치를 버무리고 우엉을 자르면서 아이디어를 모아보았습니다.

많은 분이 잠을 설쳐가며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봉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런 거 하면 뭐 하나?’ 하는 마음에서 ‘저렇게 하니까 되는구나!’로 가슴 깊이 감동을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정성스레 준비하고 요리한 음식들은 건강한 맛으로 이웃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나비장터를 진행하면서 환경을 더 생각하게 되고 우리의 소비습관을 바라보게 되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19년 11-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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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0/01/30-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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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은 힘이 세다

– 손의 기억을 관찰하며

추경미 / 강북구 수유동

지난 8월 2일부터 16일까지 방학을 이용하여 환경학교 특강을 듣게 되었다.

가을불대 수업 중에도 환경수업이 있었고, 그때도 환경실천을 했었다. 손수건을 쓰면서 휴지사용을 줄이고, 물을 받아 설거지를 하고, 쌀뜨물을 설거지에 사용하기도 하고, 과일을 껍질째 먹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나 습관은 힘이 셌다. 시간이 흐르자 전에 하던 습관대로 휴지를 마음껏 사용하고 흐르는 물로 설거지하는 속 시원함과 편리함에 젖어들었다.

환경학교에서 본 영상은 인간이 환경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결과로 지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눈으로 직접 보게 해주었다. 하나라도 실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불대 수업에서 실천하다가 멈춘 것들을 다시 한 번 실천해보았다.

일단 휴지를 쓰지 말자고 다짐했다. 손수건을 여러 장 준비하고 일상에서 휴지를 사용하던 순간에 손수건을 사용했다. 엄청난 코를 풀게 하는 비염이 심해지지 않아 다행이었다. 뒷물수건 사용에도 도전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2주간 휴지 안 쓰기에 성공했다. 휴지를 사용하지 않고 펫트병의 물과 뒷물수건으로 큰일을 처리한 날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큰 산을 넘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실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물을 받아 사용하기’는 물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 설거지와 샤워할 때 도전에 보았다. 물을 받아 설거지를 하니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마음이 차분해지는 장점이 있었다. 물을 틀어놓고 할 때는 물을 적게 사용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늘 조급함이 있었다. 그릇이 많을 때는 물을 시원하게 틀어놓고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천천히 하다보면 다 하게 된다.

환경학교 강북
앞줄 맨 왼쪽이 추경미님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하기’도 도전해보았다. 과일껍질이나 야채 꽁다리를 잘게 썰어 채반에 말리기를 시도해보았다. 잘 마르는 것도 있고, 잘 마르지 않아 곰팡이가 슬거나 개미 등이 꼬이기도 했다. 마른 것들은 모아 두고 있는데 더 잘게 썰어 마당 텃밭에 거름으로 줄 생각이다. 수박을 좋아해 올여름 한통을 먹었다. 수박껍질을 버릴 때는 죄책감이 느껴졌다. 특강 후에 수박을 먹을 기회가 왔다. 아버지 기일에 제사를 마치고 언니가 가져온 커다란 수박을 나눠주었다. 집에 가져온 수박을 먹기 좋게 잘라 담고 수박껍질의 흰 부분을 얇게 썰었다. 많이 익히고 들기름과 요리수로 심폐소생을 해서 담아내니 먹을 만 했다. 딸아이가 조금 먹어보더니 먹을 만 하다고 했지만, 젓가락이 몇 번 가지 않았다. 결국은 내가 다 먹었지만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특강을 들으며 환경실천을 해보고 여러 회원들과 나누었다. 혼자라면 길게 하기 힘들었을 실천들을 같이 해보니 즐겁고 뿌듯했다. 함께 하는 회원들이 있어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성공했던 실천들은 꾸준히, 아직 안 되는 것들은 회원들과 정보를 나누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연구해 나가면서 말이다.

환경실천을 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이 실천이 수행이라는 것이다. 손수건을 쓰면서 끊임없이 휴지 쪽으로 손을 뻗는 손의 기억을 관찰하며 많이 놀랐다. 습관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구나. 마음의 습관도 이러하리라 생각하니 몸과 마음을 함께 수행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설거지를 하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도 경험했다. 쓰레기 배출을 줄이려니 전체를 보며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 같다.

*에코붓다 소식지 2019년 9-10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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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10/30-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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