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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 언론기고] 난방비 걱정없는 패시브 하우스를 선택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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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 언론기고] 난방비 걱정없는 패시브 하우스를 선택하려면?

admin | 수, 2020/01/15- 18:26

 

 

난방비 걱정 없는 패시브 하우스

 

한반도의 겨울이 추운 것은 피할 수 없다. 지구가 지금과 같이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 자전하면서 공전하는 한 그렇고, 한반도가 지구상에서 지금과 같은 위도와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는 한 계속 그럴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기후가 예전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약 45억 년에 걸친 변화 끝에 대략 1만 2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로 형성된 기후이다. 그리고 지구적 규모의 변화는 계속 될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시간으로는 그 변화를 감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기후변화’, ‘기후위기’가 많이 언급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해 국제사회는 ‘1988년 UN총회 결의에 따라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을 설치하였고,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기후변화협약(UNFCCC)을 채택하는 등 범지구적 차원의 국제협약을 체결·추진’하고 있다.

사소한 것 같은 난방비 가지고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는 것은 사소한 것과 거창한 것이 별개가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인류가 비로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구평균 기온 2℃ 정도의 변화면 기후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의 각 활동분야가 2℃ 상승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배출 주범이 난방으로 인한 것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강 큰 배출의 주범은 산업시설, 즉 경제활동이고 자본인 것이다. 물론 그 경제활동과 성장을 통해 우리가 지금 이 물질적 부와 풍요를 누리고 있으니 소비자인 우리도 방조범 정도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일까? 사람들이 난방비를 줄여서라도 기후위기를 막아보고자 눈물겨운 분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시스템과 구조를 그 목적에 걸맞게 구축해 놓으면 같은 비용으로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민주적인 사회체제나 패시브 하우스가 그 하나이다. 더 이상 유리창에 뽁뽁이 비닐을 붙이지 않아도 되며, 취사열로도 실내난방이 가능하다. 이런 패시브 하우스는 쉽게 말하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집으로 1991년 독일에서 처음 시도되었다고 한다. 패시브 주택은 “일반적으로 1년에 면적 1㎡당 사용되는 난방에너지가 1.5L로 고단열·고기밀로 설계가 이루어지고 열교환장치 및 환기장치 등을 이용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철저하게 회수하는 방식의 건축물”로 정의되고 있다. 이 개념을 보면 지금 우리 한국사회가 못할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주택시장은 아파트만 공급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액티브 하우스도 있다. 액티브 하우스는 에너지 절약하는 것을 넘어 생산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패시브에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을 더한 것이다. 태양광, 태양열, 지열, 바이오 매스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여 조명, 조리 등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충당한다. 문제는 이런 추가적인 시설로 인해 비용이 추가된다. 그렇지만 한 번 설치되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외부로부터 받는 에너지도 최소화할 수 있다. 패시브와 액티브 하우스는 자재와 첨단 기술이 들어가지만, 그 방식과 문제의식을 보면 친환경 주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다 물질적 순환시스템까지 더해진다면 지속가능한 생태주택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가 세계적 환경의제로 대두된 지 한 세대가 지나가고 있음에도 이런 주택의 보급 확산이 왜 잘 되고 있지 않을까?

패시브와 액티브 하우스는 친환경적이고 건강하고 경제적인 주택이다.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 자재도 있다. 그리고 대중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도 어느 정도 확산되었고 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패시브 하우스 등의 보급은 뚜렷하지 않다. 그것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기술의 보급은 단지 경제성과 기술 자체의 경쟁력이나 탁월함 같은 몇몇 요소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이 하나의 특정 기술이 아니라 ‘체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 하나의 기술과 기술체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특정 기술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지만, 기술체제는 사회적 배경을 포함하고 있다.

순천시가 2018년에 패시브 하우스를 지을 경우 사업비 50%내에서 최대 2천만 원까지 지원하였다. 이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볼 때 친환경적인 정책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이 있다. 그것은 기술을 하나의 사회체제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난방비 문제가 아니라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 때문에 친환경주택 건축을 지원하기로 했다면 비용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법률 등을 통해 건축에 대한 에너지 효율 및 단열 기준을 강화하고, 제도적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시장형성의 최소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수요를 감당할 자본과 기술인력의 환경 인식 제고, 그리고 시장 수요를 위해 건축과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형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행정적으로 뒷받침할 행정 역량 육성과 부서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법률 제정을 위해 의회도 설득해야 하고, 그런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 이는 또 유권자인 시민의 의식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을 실현할 기술과 자본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서로 맞물려 있어 하나의 해결책이 있을 수 없다.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그럴 때 우리 사회가 재테크로 아파트를 선택하는 대신, 환경과 나의 건강, 우리 자식들의 미래를 생각해 패시브, 액티브 하우스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나의 선택과 노력이 선순환의 시작이 된다. 변화는 ‘거기서 그렇게’ 시작된다.

 

 

신동혁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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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의 모래무지 사진>

 

무심천에 가득했던 꽃들이 이제 열매로 바뀌었습니다. 열매가 가득 여름이니 이제 여름이 나무 끝에 달려 있습니다. 강한 볕은 힘찬 에너지로 생명을 더욱 강하게 키워냅니다. 열매가 다시 땅으로 돌아가 자리를 잡을 때면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갈 것입니다.

무심천은 모내기철이 지나고 나서야 제법 여름의 냇가 티를 내기 시작합니다. 물 수위도 좀 낮아지고 수질도 괜찮아져 갑니다. 어느새 잠자리들로 가득한 무심천은 곤충들의 치열한 사랑 나눔에 더욱 생명의 활기가 강해져가고 모두 장마를 대비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나볼 무심천의 물고기는 무래무지입니다. 대부분 이 물고기의 이름은 피라미만큼 친숙하게 알고 있습니다. 땅모자, 마자, 말똥모자, 모래마자, 모래마주, 모래모치, 모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물고기입니다. 여기서 마자, 모자, 매자는 모두 물에 사는 동물을 뜻합니다. 모래무지의 몸 색을 보고 지은 말똥모자 그리고 모래와 땅이 들어간 이름에서 모래무지가 물 밑에 모래에 붙어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모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하천에서 모래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첫 번째로 수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모래는 정수기의 필터와 같이 물속의 부유물을 정제하고 걸러주는 일을 합니다. 두 번째로 모래는 생명들의 서식처입니다. 모래에 사는 대표적인 동물인 자라의 삶의 터이며 모래에 깃 대어 사는 다양한 물고기들과 조개류들이 모래를 집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산란처입니다. 모래는 피라미, 갈겨니 등 물고기들이 알을 낳고 부화시키는 산란처가 되어줍니다. 하천에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던 모래는 우리는 하천 개발이나 건축용 자재로 사용하며 생태적인 역할을 무시하였습니다. 무심천에도 아름다웠던 모래사장들이 많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모래를 지키는 것이 하천 생태를 지키는 첫 번째 일이기도 합니다.

다시 모래무지로 돌아옵니다. 모래무지는 몸이 길고 원통형이며 주둥이가 길게 나와 있습니다. 입과 연결된 아가미는 크고 잘 발달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등 부분은 모래의 색과 비슷한 짙은 갈색이지만 배는 밝은 하얀색입니다. 모래무지는 여름이 오는 시기인 5,6월에 산란을 합니다. 어린 모래무지는 6개월 정도면 3~5cm, 1년이면 7cm, 2년에서 3년 사이에 12~15cm로 자랍니다. 보통 15cm 정도인데 큰 모래무지는 25cm 정도까지 자랍니다.

모래무지는 모래 작은 곤충과 갑각류들을 먹고 사는데 모래 바닥에서 모래와 같이 흡입한 후에 모래는 아가미 밖으로 뿜어내며 먹이를 섭취합니다. 그래서 모래 바닥에 모래무지들이 떼를 지어 바닥을 휘졌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모래무지가 흡입하며 모래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기에 모래무지가 서식하는 모래는 더욱 건강한 모래로 가득합니다.

모래무지 등의 짙은 갈색은 모래의 색과 비슷해서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백로, 왜가리 등의 천적을 피할 수 있는 보호색 역할을 합니다. 또한 입과 아가미 밑 배 부분은 딱딱한 작은 피질돌기로 되어 있는데 모래를 팔 때 몸에 상처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한 갑옷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오랜 시간 동안 생태적으로 적응하며 변화한 모래무지의 모습이 참 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옛 문헌에도 모래무지가 등장합니다. 1800년대 서유구 선생의 『난호어목지』와 『전어지』에는 ‘이른 봄에 얼음이 녹으면 물살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간다. 그 속도는 느리고 움직임도 둔하지만 사람을 보면 재빨리 도망쳐서 모래 속에 숨는 까닭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래무지라 부른다.’ 같은 시기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아언각비』에는 ‘모래무지 뱃속에 곤충이 가득 있었다.’라고 남겨져 있습니다. 200년 전 모래무지에 대한 이름과 생태에 대한 기록이 현재와 똑같아서 시대를 넘어 생생한 느낌입니다.

모래무지는 모래를 통해 살아갑니다. 모래 없이는 모래무지가 살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사람들도 자연을 통해서 삶을 이어왔고 또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거꾸로 자연 없이는 사람은 살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동안 무심천과 미호천의 아름다웠던 모래가 사라지고 미호종개 등의 다양한 생명들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무심천의 모래 한 알 한 알, 자갈 한 개도 모두 생명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최소한의 생태적인 규칙은 지켜야 사람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월, 2016/08/0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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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부터 무척 덥습니다. 한 여름의 온도와 같은 일상에 몸이 점점 지쳐갑니다. 더 덥게 느껴지는 것은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봄 가뭄이 여름으로까지 이어지는 길고 긴 초여름 가뭄입니다. 예전에도 겨울에서 봄까지 건조해짐으로 발생하는 봄 가뭄이었다면 이번의 가뭄은 기후의 변화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봄이 짧아지면서 초여름이 가뭄은 수분의 증발되는 양이 많아 더 심화시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뭄의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전적으로 비에 의존하는 식물들입니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땅에서 수분을 흡수하며 그 수분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식물에게 수분의 공급이 없다는 것은 사람에겐 물을 주지 않는 것과 똑같은 고통입니다.

또한 식물도 자신이 살아가기 위한 체온을 유지하는데 한낮에 뿌리에서 수분을 흡수해서 잎으로 증발하며 체온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가뭄으로 인해 물이 없기에 자신의 몸에 있는 수분을 사용하게 됩니다. 식물의 잎 부분을 시작으로 줄기에 있는 수분을 천천히 사용하다 말라가게 됩니다. 잎이 말라 수분의 함량이 없어지면 이 잎은 다시 소생할 수 없습니다. 그로 인해 식물은 다시 잎을 내는 동안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체계가 무너지고 맙니다. 그래서 대부분 긴 가뭄을 보내고 비를 맞이하더라도 고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뭄이 깊어지면서 지역의 계곡물이 다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산에는 계곡 주변에도 풀들이 잎이 마르고 정상 부분의 키 작은 산철쭉들은 잎이 바짝 말라비틀어져버렸습니다. 간간이 버티는 큰키나무들도 잎을 바닥으로 축 늘어뜨리고 매일 비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가뭄으로 인해 풀들이 말라버리니 초여름의 꽃들은 꽃을 대부분 제도로 피우지 못 했습니다. 그나마 간신히 피운 꽃들에는 꽃을 찾는 곤충들이 부쩍부쩍 모여 경쟁하기 바쁩니다. 그 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이것은 생존에 대한 전쟁 같아 보입니다. 가뭄은 이렇게 생명들에게 큰 시련을 주게 됩니다.

계곡의 물이 마르자 이제 냇가로 들어오는 물줄기들이 말라가기 시작합니다. 곳곳의 작은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무릎에도 오지 않는 작은 물웅덩이에는 남은 물고기들이 숨을 이어갑니다. 가뭄에 힘센 가물치가 저수지의 땅을 파고 들어가 집을 만들어 다른 물고기를 살린다는 이야기는 저수지의 가물치 시체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수지가 가물어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를 할 경우 다른 습지에서 유입되는 물고기들이 있어야 다시 복원될 수 있지만 현재의 저수지들은 하류에서 유입될 수 없기에 다시 자연적 복귀가 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물들이 합쳐지는 강도 가뭄의 고통에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적은 양의 물의 유입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 만들어놓은 댐과 보로 인해 물이 고이게 됩니다. 고인 물은 영양화가 진행되는데 바로 물이 썩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녹조 역시 녹조류들의 대량 번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현상을 보면 다시 물이 흐르면 금세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 밑의 토양을 오염시키는 장기적인 문제로 발전하게 됩니다. 토양의 오염은 물 밑 땅속에 살아가는 분해자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스스로 자정할 수 없는 썩은 강을 만들게 됩니다.
가뭄에 대한 대비로 전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이라는 대규모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사업은 인간이 갖고 있는 토목의 힘으로 강을 생태적으로 만들겠다는 우주적인 허황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한반도에 가뭄이 없을 것이라는 포부는 살릴 수 없는 썩은 강만을 덩그러니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번 정부에선 다시 5대강 사업을 이야기를 합니다. 그 논리에는 바로 가뭄과 홍수를 조절한다는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누구라도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물길을 만들어 물을 가두어 조절하는 것으로는 가뭄과 홍수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자연이 갖고 있는 가뭄과 홍수에 대한 조절 능력을 무시해선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자연에는 이미 답이 있습니다. 물을 조절하는 토양과 숲 그리고 습지 아울러 그 환경과 이어온 생명들의 역할을 존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2015년 06월 25일 (목) 21:12:11 지면보기 18면

금, 2015/07/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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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꽃이 피는 미역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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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름다운 참조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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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이 된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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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과 잘린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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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무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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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가 맺힌 딱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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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가 맺힌 정금나무>

 

 

 

 

 

다행입니다.

무덥고 가물었던 시간을 보내고 단비가 내려서 이제 여름을 폭 안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잎 하나하나마다 생명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삶의 노력이 이제야 주먹을 펴듯 다시 활짝 열었습니다. 지금은 태풍의 거센 비바람을 피하는 잠자리의 움직임이 더 고귀하게 느껴지는 여름날입니다.

매년 충청북도에서 지원해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백두대간 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영동군 일대부터 시작해서 덕유산국립공원까지 충북 남부의 마

룻금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하나의 능선으로 이어진 것을 말하며 우리나라의 뼈대이며 정신적인 근간을 상징합니다. 그럼 백두대간에는 어떤 생명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을까요.

우리가 평소에 동네의 공원, 뒷산에도 볼 수 있는 나무들을 시작으로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나무들까지 100종이 넘는 나무들이 마룻금을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나무들은 자신의 생태적 지위와 서식지를 뚜렷하게 지키며 생명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1200미터가 넘은 능선을 따라서 신갈나무와 소나무의 군락지가 서로 나누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갈나무는 도토리가 달리는 참나무의 한 종류로 산 능선에 제법 힘을 쓰는 나무입니다. 소나무는 참나무와의 자리싸움으로 간간이 자신들의 큰 왕국을 지켜나가고 그 사이로 키가 작은 싸리나무와 철쭉들이 숲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습니다.

영동의 황악산을 시작으로 충북의 경계인 우두령과 삼도봉을 지나자 정금나무들의 군락을 만났습니다. 이름이 생소한 정금나무는 한국산 블루베리라고 하면 쉽게 이해가 갈 수 있습니다. 실제 이번 탐사 일정이 정금나무의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라서 시큼하고 상큼한 정금나무의 열매를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금나무는 진달래나무과의 산앵두나무속에 속해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블루베리 역시 진달래나무과로 북아메리카의 원산인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숲 바닥에 자리를 잡고 빨간 열매를 맺는 산앵두나무, 금강산 위쪽 고산에서 키가 30센티 정도 자라는 월귤나무, 들쭉술로 유명한 들쭉나무 모두 진달래나무과의 식물들입니다.

덕유산국립공원에 들어서면서 고산에서 서식하는 마가목의 군락지를 만났습니다. 마가목은 말 마(馬), 어금니 아(牙), 나무 목(木)으로 말의 어금니처럼 힘차게 꽃이 솟아오른다와 어린 새싹이 말의 이빨처럼 나온다 하는 어원 있습니다. 마가목은 약재로 유명한데 특히 가을에 익는 붉은 열매는 술로 인기가 많습니다. 체리 향과 비슷한 술 향에 단맛이 있어 애주가라면 마가목 술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실제 해외에선 새가 마가목 종류의 열매를 먹고 술에 취해 벽이나 바위에 부딪혀서 죽는 사례가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다만 약재로 유명하기 때문에 나무의 가지를 잘라 가는 경우가 많아서 마가목 군락지에 잘린 나무들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1천500m의 마룻금에는 어떤 나무가 가장 위세를 펼칠까요? 바로 길게 누어서 자라는 덩굴나무인 미역줄나무입니다. 미역줄나무는 잎이 미역을 닮았다고 붙여졌다고 하는데 실제 미역과 닮은 것보다 여기저기 자라는 여뀌라는 풀과 잎이 닮아있습니다. 미역은 물에 사는 여뀌 닮은 풀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니 아마도 흡사해 보입니다. 미역줄나무의 어린잎을 나물로 먹는데 그 나물이 미역과 맛이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높은 능선에 대규로 자라는 미역줄나무는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잡았습니다. 능선에는 나무들이 잘 서식할 수 없고 키가 작은 나무들로 이뤄져 있으니 덩굴나무로 살아가기 좋은 조건입니다. 또한 등산로의 발달로 인해 미역줄나무의 서식지는 앞으로도 더 넓어져 갈 예정입니다.

이름도 생소한 나무들이지만 우리가 자리를 잡고 살아오기 전부터 또는 살아오는 동안 이 땅에 살아온 생명들입니다. 우리와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오지 않아서 낯선 생명들인 것이지 오랜 시간 동안 숲의 생태를 지켜온 소중한 구성원입니다. 우리가 사는 걸음걸음마다 생명과 함께 하는 길입니다.

목, 2015/07/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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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파랗습니다. 올해의 가을이 이제 시작했나 봅니다. 우린 절기가 바뀌는 이 시기를 환절기라고 말하며, 생명들도 가장 큰 변화가 생기는 시간입니다. 여름의 강한 열정과 에너지를 받은 생명들은 이 에너지를 잘 모여 결실을 맺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가을은 어머니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이겠죠.

 

숲에는 이제 큰 변화를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열매를 맺은 식물들은 이제 봄부터 키워온 자신의 자식들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한 번에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식물들을 한 해 동안 바라보면 모두 다 다릅니다. 봄에 꽃을 피워 일찍 열매를 보내기도 하고, 초여름에 꽃을 피워 열매를 맺힌 후 여름 내 매달고 천천히 키워내는 식물들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봄에 꽃을 화려하게 피었던 식물들은 여름에 열매를 보냅니다. 벚나무, 앵두나무, 살구나무 등 입에 침이 고이는 열매들이 대부분입니다. 그에 비해 시기가 조금 늦게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 배나무, 산딸나무 등은 가을이 들어오는 시기에 열매가 다 익어갑니다. 비슷한 시기에도 수수하게 꽃을 피우는 참나무, 호두나무, 감나무 들은 가을이 깊어져야 열매가 완연하게 익어갑니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시기를 달리하는 것은 꽃을 수분해주는 매개체들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열매가 익고 나면 이제 멀리 보내야 합니다. 열매에 들어있는 씨앗을 멀리 보내는 것은 식물들의 오래된 고민입니다. 고민을 쉽게 해결해 자식들을 본인 품에서 끌어안고 군락으로 이루는 식물도 있지만 대부분 멀리 자신의 자식들 보내야 합니다.

가을바람이 높게 불어오기 시작하면 날개가 달린 씨앗을 날리기 시작합니다. 단풍나무, 느릅나무, 피나무, 박주가리, 민들레 등 바람에 실어 보내는 식물들입니다. 바람을 따라 몇백 미터를 날아가기도 하고 가까이 떨어져 있으면 바람을 따라 뒹굴어 정착지까지 보내게 됩니다. 대부분의 이런 열매들은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형태에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또한 열매 개수 역시 많은 편입니다. 그것은 씨앗이 정확하게 자리잡기 위한 확률이 적기 때문입니다. 바람에 날리는 이런 식물을 낭만파 라고 이름을 지어주곤 합니다. 이런 확률을 높이기 위해 확실한 방법을 사용하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동물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사과, 배, 대추, 감 등 열매를 먹는 동물을 통해 멀리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감이나 대추는 새들이 열매를 먹으면서 씨앗을 같이 먹게 하는 방법입니다. 씨앗을 함께 먹은 동물들은 이동하여 배설을 하게 되는데 다른 영양분과 함께 씨앗이 배설되어 발아가 이루어지는 똑똑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열매로 동물을 유혹할 수 있도록 당분이나 영양분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열매의 개수는 적은 편입니다. 보통 이런 식물을 희생파라고 합니다.

이와 다르게 동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다른 도토리, 밤, 호두 열매가 있습니다. 이는 특정한 동물들에 맞춰서 열매를 이동시킵니다. 바로 다람쥐, 청서, 어치 등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딱딱한 껍질과 녹말이 가득한 열매여서 보관이 편리하며 장기간 저장이 가능합니다. 먹이를 저장해 겨울을 나는 동물들에게 가장 인기인 이 열매들은 동물들의 건망증을 활용합니다. 먹이를 들고 동물들이 여러 곳의 저장창고에 넣어놓은 후 잊어버리면 봄에 발아하는 완벽한 방법입니다. 이런 식물을 지능파라고 합니다. 이외에 계곡 근처에 물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열매가 익으면 언젠가는 멀리 보내야 합니다. 이것은 생명의 이별이라고 합니다. 특히 풀들은 겨울이 되면 땅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몸은 모두 죽게 됩니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생명을 퍼트리고자 더 애쓰는 것입니다. 가을과 이별은 참 어울립니다. 완연하게 생명의 목적을 이룬 이별이라 풍성한 이별일 것입니다. 떠나는 생명도 떠나보내는 생명도 모두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을바람이 차가워져가면서 더 생명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2015년 09월 13일 (일) 20:26:39 지면보기 14면

수, 2015/09/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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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는 참 신기합니다. 폭염으로 쟁쟁했으나 입추를 지나고 나니 밤에는 산책 다니기 좋은 날로 바뀌었습니다. 숲에는 여름 꽃들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꽃을 피운 누리장나무에 꽃들은 하늘하늘 시들어 툭툭 바닥에 떨어지고 무심천에는 오묘한 향을 풍기는 박주가리 꽃으로 가득합니다. 지금 눈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꽃은 아마도 무궁화 꽃입니다.

매번 글을 쓰면서 빠지지 않은 단어가 ‘숲’입니다. 숲은 수풀이라는 우리말입니다. 수는 나무를 뜻하고 풀은 바닥에 자르는 초본들을 말합니다. 쉽게 나무와 풀들이 모여 있는 것을 숲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나무와 풀이 모여 있다는 것은 다른 생명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말합니다. 새부터 작은 곤충까지, 사람까지도 모두 숲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그래서 숲은 첫 번째로 생명을 뜻합니다.

생명이 함께하며 여러 가지의 관계들이 생기게 됩니다. 나무의 잎을 먹고 자라는 애벌레들이 나무의 꽃을 수정해주고, 작은 곤충들은 새들의 먹이가 되어 새 생명을 키워내고 새는 나무의 씨앗을 멀리 퍼트리는 역할을 합니다. 동물의 생명이 끝나면 땅 속에 사는 곤충과 균류는 생명들을 흙으로 돌려보내는 실타래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법칙을 갖고 유지되어 갑니다. 그래서 숲은 두 번째로 관계를 말합니다.

숲에는 한 명의 생명이 독점할 수 없습니다. 또한 다른 생명을 군림하며 지배할 수 없습니다. 분명 한 쪽의 생명이 사라지면 그 관계의 순환에 따라 자신도 해를 입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생명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온 몇 억년 동안 셀 수 없는 많은 시행을 통해 스스로 그렇게 규율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생명은 다른 생명을 지배할 수 없으며 한 생명이 사라졌을 때 남은 생명들도 사라질 수 있다는 인식으로 겉보기는 약육강식이며 삭막한 것 같지만 깊게 보면 다른 생명들을 배려하고 존중하기에 이루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숲은 세 번째로 존중을 말합니다.

가장 큰 숲은 산에 있습니다. 그 산중에서 크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된 산을 우린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놓고 있습니다. 보존가치가 있는 산을 우린 보존과 공존이라는 존중으로 법으로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도 숲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으로 숲의 관계를 깨지 않으려 노력하는 최소한의 배려였지만 이제 이것도 개발이라는 것에 무너져갑니다.

그것은 동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떠올리게 하는 산지관광특구법이라는 제도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법은 산지에 대한 개발을 지자체의 신청으로 관계 부처와 민간전문가들이 심사 후 특구로 지정되면 현재에 있는 자연공원법, 백두대간보호법, 수로법, 산지관리법 등 환경에 관련된 법을 모두 무시하고 진행할 수 있는 무서운 법입니다.

지금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두고 생명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과 돈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과의 다툼이 있습니다. 당연히 돈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의 힘이 더욱 큰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도 설악산 숲을 지키기 위해 무더위에도 오체투지로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이제 케이블카의 시대가 열립니다. 벌써 영주시에서 소백산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을 발표하였고, 보은군도 속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용역을 맡겼다고 합니다. 밑으로는 지리산에 속해있는 여러 군에서 서로 케이블카를 설치하고자 지역 간의 다툼이 생겨났습니다. 어느 경제학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합니다. 보존해야 할 것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한다는 것은 제일 치졸한 것입니다. 현재의 숲의 앞으로도 후손에게 남겨줘야 할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생태를 파괴하고 복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우린 모두 알고 있습니다.

2015년 08월 23일 (일) 20:22:04 지면보기 15면

수, 2015/09/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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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 빈 손짓에 슬퍼지면 /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이렇게 가슴을 저리게 다가오는 노랫말들이 거리에 툭툭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게 되는 가을의 날입니다. 거리에 나무들을 바라보며 노래가 들리면 나무의 심정을 듣는 듯합니다.

청주의 대표적인 가로수의 플라타너스는 수피가 벗겨지는 모습이 버짐이 피는 것 같다 해서 그리고 서양에서 들어왔다고 양버즘나무라 부릅니다. 발에 툭툭 밟히는 양버즘나무의 낙엽들을 바라보면 봄의 초록색, 여름의 녹색, 가을의 노란색, 겨울의 갈색으로 사계절의 색을 한 잎에 다 잡아 두었습니다. 한 잎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한 해가 지나갑니다. 양버즘나무를 밟다 보면 쿰쿰한 향이 돕니다. 식물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 향은 다른 식물들과의 삶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곤충 및 다양한 생명들과의 방어 및 교감을 위해 사용합니다.

무심천 가을의 안개는 알싸하고 겁겁한 향이 납니다. 안개가 지나는 들녘으로 가면 낮은 향들이 코를 자극합니다. 들깨를 베고 말리고 터는 향입니다. 이 향기가 나면 몸이 반응을 하는데 깻잎에는 들어있는 페릴케톤(perill keton)의 향입니다. 이 향은 천연 방부제로 깻잎의 파이톨 성분과 함께 항암효과를 주는데 모두 정유성분이나 알코올의 성분으로 식물의 몸에 녹아있는 것입니다. 향기가 나는 물질이라 방향물질이라 부르며 넓게 생각하면 우리에게 친근한 허브도 피톤치드도 같은 내용입니다.

가을비가 소리 없이 날리고 깻대를 태우는 향이 돌면 걸음을 자꾸 멈추게 됩니다. 식물들마다 태우면 각각 다른 향들이 나는데 그 역시 식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정유성분들이 불에 타면서 발산하기 때문입니다. 잘 마른 나무를 태우면 향이 적은 이유도 이런 성분들이 말라가며 다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무와 다르게 향나무는 이런 정유성분들이 줄기 가운데 남겨 놓는데 나무의 겉보다 줄기 가운데 향이 더 강하게 발산합니다.

단풍이 들고나면 솜사탕 향이 생각납니다. 바로 계수나무 때문입니다. 계수나무는 중국 남부 지역의 나무로 우리나라에는 공원이나 수목원에 심어 가꾸는 나무입니다. 다른 나무와 달리 꽃이 아닌 잎에서 달콤한 향이 나는데 단풍이 짙게 드는 바로 이 시기에 그 향이 더 그윽해집니다. 계수나무 잎에는 잎 속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엿당(maltose)의 성분이 있는데 가을이면 이 성분이 더 강해져 공기 중의 휘발되는 양도 많아집니다. 캐러멜 혹은 솜사탕 향이라고 하는데 원래는 잎이 나는 봄부터 여름에도 향이 나긴 합니다. 계수나무는 동요에 나오는 계수나무와는 상관없이 처음 나무를 들여왔을 때 이름을 붙여서 계수나무가 되었습니다. 실제 그리스 신화와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달의 계수나무는 없는 나무입니다. 다만 중국의 전설에 항아가 불사의 약을 갖고 달로 가는데 계피나무를 뜻하기도 합니다. 껍질인 계피가 중국에서는 신선의 약재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껍질을 다지기 위해 방아를 찧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어쩌면 가을은 황홀하고 아름답지만 슬픔이 쌓여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온몸의 감각으로 가을을 느끼는 것은 생명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 느낌들이 쌓여가 우린 생명의 지혜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혜가 늘수록 슬픔도 느나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슬픔 역시 늘리는 것이리라’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가을이 더 슬프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지극히 당연한 생명의 감정이겠죠.

화, 2015/11/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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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공 밑 소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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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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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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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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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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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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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갈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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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

 

 

 

 

포근한 첫눈이 함박눈이었습니다. 아직은 기온이 높아서인지 눈은 사라졌지만 겨울의 날씨는 예상하지 못하게 자꾸 변해갑니다. 겨울의 매서운 추위가 올 때 우린 따듯한 것을 떠올립니다. 속으론 뜨겁고 얼큰한 국물을, 밖으론 탄성과 함께 몸이 쭉 펴지는 온천입니다.

문장대 온천 개발 발표는 한 해를 뜨겁게 만들어 준 큰 사건이었습니다. 30년 동안 개발과 보호에 대한 길고 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조사를 위해서 다시 속리산 묘봉이 내려다보이는 신월천을 다녀왔습니다. 현재 온천수가 흘러나오는 온천공과 예전부터 물길이 이어지는 신월천 대부분의 물고기를 채집했습니다.

물고기는 동물 중에 척추가 있는 변온동물로 분류합니다. 변온동물의 대표적인 동물은 바로 개구리가 속해있는 양서류와 뱀 종류인 파충류입니다. 아이를 배에 품고 낳는 동물들인 포유류는 정온동물입니다. 어릴 적 생물 시간에 배우기도 하는데 체온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만 살 수 있는 것이 정온동물이며 주위 환경 온도에 자신의 체온을 변화하는 동물이 변온동물입니다.

하지만 변온동물들도 자신들이 삶에 맞는 온도를 찾아가며 그에 맞춰 살아갑니다. 정온동물이나 변온동물은 온도에 적응하는 방법이 다를 뿐입니다. 그것은 각 동물의 삶의 특징으로 보여줍니다.

정온동물은 대부분은 보온과 동시에 체온을 낮출 수 있는 신체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체온만 보존할 수 있다면 어디든 서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온도를 올리고 내리고 하는 동안 많은 양의 먹이(에너지)가 필요로 합니다. 사계절 내내 섭취를 하지 못하면 정온동물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변온동물은 환경에 맞춰 체온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보온이나 체온을 낮출 신체적 구조가 아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막이나 껍질로 된 신체구조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변온동물은 정온동물에 비해 먹이의 양이 적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크게는 정온동물의 10% 정도로 섭취를 해도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체온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주위 환경에 맞춰서 자신을 살아가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개구리나 뱀이 겨울잠을 자는 것도 자신의 온도를 유지할 수 없기에 생체적인 방법을 변경한 것입니다. 이른 봄이나 가을에 뱀이 도로가에 나와서 있는 것도 또한 햇볕을 받는 바위 위에 앉아서 일광욕을 하는 것도 자신의 체온을 다시 올려서 소화나 다른 기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변온동물이라고 해서 모든 온도에 자신을 맞춰서 적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견딜 수 있는 환경적인 기준이 있는 것입니다. 물고기 역시 수온이 낮아지면서 그나마 수온이 높은 깊은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동면과 같은 상태로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몇 억년 동안 동물들은 자신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유전적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그래서 변온동물은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구조로 변이 해왔습니다. 쉽게 열대도 변온동물이지만 우리 하천에는 동사하는 것도 자신에게 내려온 환경에 대한 적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물고기는 참 신기한 동물이었습니다. 물속에 숨을 쉬고 살아간다는 것도 그 형태도 그 색도 어릴 때 매번 보던 다른 동물들과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물고기는 물을 떠나서 살 수 없습니다. 발이나 날개가 없으며 자신의 맞는 환경을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협소하기만 합니다. 신월천에 온천수는 물고기들에게는 환경의 큰 변화입니다. 자신에 맞지 않는 환경을 피해 이리저리 움직이지만 어차피 물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천의 변화는 물에 사는 동물들에겐 죽음을 뜻합니다.

요즘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우리나 물고기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의 환경이 나쁘게 변해가도 떠날 수 없는 이런 처지를 말입니다.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어미의 어미가 살 아왔던 그리고 나의 아이들이 자라는 이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금, 2015/12/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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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핀 야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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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나무의 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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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분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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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물푸레 나무

 

 

 

 

5월의 숲은 향기의 시기입니다. 비가 온 후 쾌쾌한 낙엽의 부패 냄새, 달콤한 나무 꽃들의 향기, 바람을 타고 넘어오는 상쾌한 냄새까지 숲은 더욱 생명의 향이 가득해져갑니다. 이제 잎들은 제자리를 잡았고 여름내 땡볕을 받아 가며 생명을 키워야 하기에 무럭무럭 자신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여린 잎을 먹고살던 작은 애벌레들도 자신의 몸을 허공에 매달고 마지막 남은 나무의 여린 잎을 찾아 모험을 합니다.

거리엔 이팝나무의 꽃들로 하얗게 변했습니다. 이제 비가 한 차례 내렸고 갈래로 벌어진 다섯 장의 꽃잎들은 바닥에 하얀 눈밭을 만들어 놓습니다.

숲의 가장자리엔 코만 스쳐도 황홀하게 만드는 아까시나무의 꽃들이 달콤한 과일처럼 주렁주렁 달려있고, 넝쿨로 가시를 뽐내던 찔레도 ‘엄마, 엄마’ 생각나는 꽃을 피웠습니다. 숲 속에는 고춧잎을 닮아 붙여진 고추나무의 작고 동그란 꽃들이 차례대로 피어나고 층층이 가지를 내어 올라가는 층층나무에는 흰 꽃이 가득합니다. 꽃보다 파리똥 열매가 더 기다려지는 보리수나무의 꽃이 매달리고 일을 마친 때죽나무의 흰 꽃들은 계곡물을 따라 떠내려갑니다.

5월의 아름다운 꽃들은 주로 흰색을 띱니다. 또한 그 향기도 달콤하고 은은하게 멀리멀리 퍼집니다. 왜 흰 꽃들을 비슷하게 피워낼까요? 식물의 꽃들은 바로 종족을 번식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매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많은 에너지를 들여 수분에 성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유전을 남기는 것이라 하겠지만 생명을 이어가는 명확한 숙명이기에 생명에겐 신념이자 종교입니다.

풍매화를 제외 한 대부분 꽃들은 매개체를 이용한 타가수분을 하는 것이기에 꽃의 크기, 꽃의 수, 꽃의 색, 꽃의 모양 등은 자신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오래된 결정체입니다. 그중 꽃의 색은 흰색, 노란색, 초록색, 분홍색,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을 갖고 있습니다. 시기별로 이른 봄에는 노란색 꽃들이, 늦은 봄에는 흰색 꽃들이, 한 여름에는 빨간 꽃과 노란 꽃들이, 가을에는 파란색과 보라색을 떠올립니다.

꽃을 이어주는 매개동물은 대부분의 꽃을 선호하지만 그중에 더욱 선호하는 색이 있습니다. 벌은 노란색이나 파란색 꽃을, 나방이나 박쥐는 흰 꽃을, 새는 빨간 꽃을 더 많이 찾아간다고 합니다. 이런 각각의 생명들이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을 우린 쉽게 생태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흰 꽃을 피우는 것은 다양한 이야기로 해석하곤 합니다.

첫 번째는 흰 꽃이 다른 색 꽃에 비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꽃들의 색은 색소가 결정하는데 대표적인 안토사이아닌과 카로티노이드입니다.

안토사이아닌은 주황색, 빨간색으로 카로티노이드는 노란색을 띄게 합니다. 흰 색의 꽃들은 플라본이나 플로보놀만 있으면 순백의 꽃을 피울 수 있기에 색소에 들이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초록과 흰색입니다. 잎이 자리를 잡고 초록으로 가득한 시기에는 다양한 색보다 흰색의 꽃이 더 잘 띄기 때문입니다. 매개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곤충들은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여서 초록색과 빨간색들을 잘 구분하지 못 합니다. 이럴 때는 색보다 빛을 반사하는 것이 곤충에게 더 잘 띌 수 있습니다. 어두움과 밝음인 명암이 초록 숲에선 더 잘 보일 것이고 그래서 대부분의 흰 꽃을 피우는 나무들은 흰 꽃을 뭉쳐서 큰 덩어리로 보이게 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흰 꽃의 형태와 향기입니다. 색소에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를 더 강한 향으로 발산하는데 대부분의 흰 꽃들이 다른 꽃들에 비해 향기 달콤하고 더 강합니다. 또한 흰 꽃의 크기는 벌이나 딱정벌레들이 여러 방향에서 앉기 좋은 형태와 적당한 크기를 갖고 있습니다. 큰 꽃은 대부분 큰 곤충이 올 수 있는 형태로 작은 들꽃은 곤충이 앉아도 꽃대가 상하지 않을 정도의 꽃 크기로 피워냅니다. 그 외에도 다른 꽃들과 시기를 다르게 하기 위한 이유도 있으니 더 많은 관찰을 통해 많은 이유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위에 꽃 들은 자연히 피워내지만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이야기가 있듯이 생명과 생명들 사이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층층이 쌓여있을 것입니다. 지금 그 이야기를 찾아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목, 2015/05/2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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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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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아름다운 벚나무들의 꽃 잔치가 끝나고 산에는 산벚나무 분홍빛과 참나무 초록 잎으로 봄날의 색채가 완성되어 갑니다.

무심천에 나무를 떠올린다면 대부분 벚나무부터 먼저 생각이 들게 됩니다. 길을 따라서 수 백 그루의 벚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벚나무들도 열 살의 어린 나무부터 오십 살이 넘은 어른 나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무심천 벚나무들을 자세히 보면 가지가 아래로 자라는 수양벚나무 혹은 실벚나무가 중간중간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산에서 자라는 산벚나무도 간혹 만날 수 있습니다.

벚나무와 산벚나무의 차이는 가장 쉽게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면 벚나무, 꽃보다 잎이 먼저 피면 산벚나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모든 벚나무들의 신비로운 공통점은 각 각의 벚나무들이 꽃을 시기에 맞춰서 일제히 피워낸다는 것입니다. 서로 차이가 나봐야 한 이틀 정도 차를 갖고 있을 뿐 사람처럼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고 피우는지 신기한 일입니다.

벚나무가 꽃을 이렇게 피는 이유에는 많은 꽃으로 매개체인 곤충을 불러오는 진화를 결과물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수많은꽃을 동시에 나무 가득 피우면 다른 꽃에 가던 곤충들도 꽃 잔치에 모두 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생태적인 상도덕이 있는지 아쉽지만 꽃 잔치는 2주를 넘지 못합니다.

무심천에는 벚나무를 제외한 어떤 나무들이 살고 있을까요. 무심천을 걷다보면 작은 나무에 흰 꽃이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싸리꽃 피었다고 말하곤 하시는데 싸리와 닮은 이 나무는 조팝나무입니다. 발음이 힘든 이름이지만 원래 이름은 조밥나무에 비하면 발음이 쉬워진 편입니다. 곡식인 조로 지은 밥과 닮았다고 붙여진 조팝나무는 작은 흰 꽃에 노란 수술들의 모습이 조밥과 닮아 있습니다. 예전에 먹고사는 것이 힘들어서 흰 꽃들만 보아도 밥 생각이 났다고 하던데 아마도 그래서 밥에 관련된 나무들이 있습니다.

현재 청주 도심의 가로수인 이팝나무입니다. 이제 흰 꽃을 늘어지게 필 이팝나무는 쌀밥을 뜻하는 이밥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밤나무도 밥 대신 먹는다고 해서 밥나무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장미와 같이 덩굴로 자라는 나무가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면 황매화입니다. 이 황매화는 꽃잎이 다섯 장이지만 더 많은 꽃잎으로 풍성하게 피워 있다면 죽단화입니다.

죽단화는 황매화의 꽃을 개량한 것으로 서로 같은 나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황매화는 동네의 담장에도 많이 심어져 있어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황매화의 잎과 꽃에는 이 나무만의 특이한 향이 있습니다. 어릴 적 아이들과 동네에서 놀다가 갑자기 내린 봄비에 처마 밑으로 숨어 들어가서 맡았던 특이한 황매화 꽃 향이 아직도 기억이 나곤 합니다.

무심천의 봄꽃나무라고 했을 때 빠지지 않는 나무인 개나리가 있습니다. 벚나무의 꽃들이 만발하여 분홍색으로 물들을 때 노란색의 개나리가 빠진다면 무엇인가 서운할 듯 같습니다. 개나리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 식물입니다. 그래서 학명에도 koreana라는 종명으로 명명되어 있습니다.

외국에선 꽃의 모양으로 이름이 붙인 골든벨로 불리는 개나리는 우리나라에선 여름에 피는 나리꽃과 닮았는데 나리보다 못하다 해서 개나리라고 불렸다고 하고 혹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리꽃이라고 해서 개나리라고 했다고 전해집니다. 개나리는 보통 씨앗을 만들지 않고 뿌리나 가지로 번식을 하는데 개나리가 열매를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나리꽃의 특이한 형태 때문입니다. 암술과 수술의 위치가 꽃마다 깊숙이 들어가 있거나 앞으로 나와 있는 타입으로 나누어져서 서로 수정이 되어야 합니다. 아마도 한 나무를 가지고 여러 나무로 나누다 보니 다양하게 섞여야 할 개나리꽃들이 한 타입의 꽃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심천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생명들이 살아갑니다. 생명들을 이해하고 가까워진다는 것은 삶에 더 많은 길들음이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봄날이 가기 전에 많은 인연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목, 2015/04/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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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앉은부채

<앉은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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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바람꽃>

 

 

 

생명의 보금자리

 

매섭던 꽃샘추위가 얼마 안 남은 겨울새들과 함께 떠나가면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3월에 들어오면서 온도가 초여름 날씨에 가깝게 오르곤 합니다. 이제 봄비가 스치고 갔으니 숲에는 생명들이 들썩들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봄이 오면 일찍 시작하는 풀꽃들이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와 눈을 뚫고 나와 꽃을 피우는 앉은부채와 너도바람꽃입니다. 앉은부채는 앉은부처라는 이름과 함께 불리곤 합니다. 아마도 앉은부처라는 이름에서 앉은부채로 변한 것 같지만 모두 이 풀의 형태를 보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산양의 뿔처럼 생긴 잎이 눈을 뚫고 나와 뾰족 솟아오르고 좀 더 지나면 이 잎이 점점 벌어져서 동그란 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동그란 꽃이 불상의 머리와 참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망토를 쓴 부처와 닮았다고 해서 앉은부처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부채라는 이름은 꽃이 지고 여름이 오면 넓고 큰 잎만 보입니다. 다른 풀들에 비해 잎이 얼마나 큰지 부채만 합니다. 그래서 부채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을 것입니다.

앉은부채는 습하고 나무 그늘이 잘 조성되어 있는 곳을 좋아합니다. 멀리 이동을 못하기에 대부분 그곳에 대부분 군락을 지으며 살아갑니다. 청주에서 미원으로 가는 낭성 중간에 이 앉은부채의 군락지들이 몇 곳 있습니다. 숲에서 자주 볼 수 없는 풀이기에 서식지에 대한 표지판도 설치해 두었습니다.

올 봄에 이 서식지 중 한 곳을 다녀왔는데 작년에 주변의 낙엽송을 벌목했나 봅니다. 솟아야 할 꽃들이 어디에도 없고 그 큰 군락지에 한 두 송이만 남고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무가 없어지면서 그늘이 사라지고 벌판을 좋아하는 미국자리공이 그 자리를 다 차지해 버렸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모두 사라지는 것이 바로 풀들의 처참한 운명이기도 합니다.

앉은부채 외에도 봄에 일찍 꽃을 피우는 너도바람꽃이 있습니다. 무주의 구천동 계곡, 월악산의 일부 지대, 소백산의 일부 계곡 등에 피우는 아주 작은 바람꽃입니다. 덕유산에 너도바람꽃이 피었다는 기사가 실릴 정도로 이른 봄에 사랑을 받은 꽃이기도 합니다.

너도바람꽃은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작은 잎을 틔우고 밥알 같은 작은 꽃봉오리를 세웁니다. 그리고 숲 바닥에 오십 원 동전만 한 꽃을 대규모로 피우기 시작합니다. 꽃은 보통 삼일에서 일주일 정도 피우고 곤충에 의해 수분이 되면 사라집니다. 꽃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눈 속에 핀 너도바람꽃 사진을 무척 좋아하고 자랑하곤 합니다. 이름에 너도-,나도-라는 이름이 붙는데 이 이름에는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도-’는 비슷한 식물들이 너도 우리와 같은 식물이다.라는 것으로 주위에서 인정한 것이고, ‘나도-’는 본인 스스로가 너희들과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너도-’, ‘나도-’라는 것은 그 본래 식물과 많이 닮은 식물들에게 붙여진 이름입니다. 비슷한 것이 바람꽃들은 미나리아재비과 인데 여기서 아재비 역시 미나리와 닮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너도바람꽃은 속리산국립공원 몇 곳의 계곡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시기가 일찍 시작해서 나무를 간벌하는 시기와 겹치곤 하는데 안타깝게도 일부 서식지는 간벌 도중 파헤쳐 지거나 밟혀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나마 손이 닿지 않은 곳에 군락지에는 올봄에도 활짝 꽃들을 피웠습니다.

벌목과 간벌도 숲의 장기적인 것을 생각하면 일부는 필요한 활동입니다. 특히 간벌은 숲의 나무들을 잘 자랄 수 있도록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숲의 보호 차원에 실행되곤 합니다. 다만 몇몇의 중요한 나무들만 보존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생명들은 처참히 서식지를 빼앗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양성산의 노루귀 군락지, 감태나무 군락지, 매화노루발 군락지 역시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서식지의 범위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린 모든 생명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 생명들이 함께 살아갈 때 다른 생명들 역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생명의 대한 존중과 배려는 바로 서식지 보호가 기본이 되는 첫 바탕이기에 서식지에 대한 보호 안내를 통해 지켜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화, 2015/04/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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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은 제법 눈이 흔합니다. 그래도 그 흔적이 오래가지 않아 눈이 내렸나 하면 다시 건조해지는 맑은 날들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파란 하늘의 맑은 날에는 시야가 훨씬 길어집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도 귓가에 잘 들립니다. 멀리 새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새는 보통 조류라고 부르며 날개가 있어 날아다니는 동물을 흔하게 뜻합니다. 새는 사람의 삶과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내려왔으며 생태적으론 생명의 순환 단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는 동물입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환경운동의 시작을 알린 것도 바로 새들과 살충제의 사건이었으니 더 애틋한 관계입니다.

새는 크게 사는 곳에 따라 물에서 사는 물새와 산이나 들에서 사는 산새로 나눠봅니다. 그다음으로 계속 한 지역에만 사는 텃새, 여름에 보이는 여름철새, 겨울에 보이는 겨울철새,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나그네새 정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분류학적으로 과, 속, 종으로 나눠집니다.

새들을 사는 곳으로 먼저 나누는 것은 사는 곳에 따라서 새들의 신체적인 특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새들의 각자 자신의 서식지와 먹이를 따라 특성에 맞게 변화되어 왔습니다. 부리 경우 맹금류는 날카롭고 뾰족하고 뜯기 좋은 형태로, 오리류는 주걱처럼 풀들을 뜯기 좋은 형태로, 참새나 콩새들은 쪼아서 먹기 좋은 형태로 모양이 각자 다릅니다. 발가락 역시 나무에 잘 매달리게 생긴 발과 수영하기 좋은 오리발, 사냥을 하기 위한 날카로운 발 등으로 변화되어 왔습니다.

무심천에는 이런 다양한 특징을 갖은 새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무성하던 풀들이 쓰러지고 물새들이 많아서 더 관찰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먼저 물에 둥둥 살아가는 오리류 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많은 개체수와 텃새 역할까지 하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부부끼리 꼭 붙어 다니는 청둥오리, 몸집이 작지만 문양이 선명한 쇠오리, 부리가 넓은 넓적부리, 갈색의 시골스러운 알락오리, 머리가 붉은색에 노란 이마를 갖고 있는 홍머리오리, 목에 흰 줄이 맵시 있게 보이는 고방오리, 머리털을 바짝 세우고 부리 끝이 매서워 보이는 비오리 등이 있습니다.

물가 근처에서는 긴 다리를 뽐내며 물고기 사냥을 하는 백로들이 살아갑니다. 회색 잿빛의 옷을 입고 왝왝 울어대는 왜가리, 흰 깃털을 휘날리며 긴 다리로 사뿐사뿐 걸으며 물고기를 낚고 있는 중대백로, 작은 키에 노란 장화를 신은 쇠백로 등 무심천에서 자주 보는 가장 큰 새들입니다.

물에서 나와 작은 덤불에도 새들이 살아갑니다.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뱁새인 붉은머리오목눈이, 앙증맞은 모습에 울음소리가 아름다운 박새, 꼬리를 딱딱 터는 딱새, 야생 비둘기인 멧비둘기, 나는 것보다 뛰는 모습이 어울리는 꿩들이 있습니다.

또 무심천 벌판에는 맹금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늘에 붙박이처럼 멈춰 서있는 황조롱이, 큰 날개를 펼치며 비행을 하는 말똥가리 등 포식자들도 무심천에 살아갑니다.

무심천에서 이제 볼 수 없는 새들도 있습니다. 전까지 있었지만 개발을 통해서 오지 않는 보통 백조라 불리는 천연기념물인 고니들입니다. 며칠 전에 무심천 상류인 장평교를 산책하던 중 흰색의 큰 새를 만났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기에 가까이 가서 사진을 담아보니 큰고니 새끼였습니다. 놀랍기도 했지만 고니는 보통 무리를 지어서 다니기 때문에 혼자 있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습니다. 살펴보니 부리에 붉은 그물들이 잔뜩 감겨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먹이를 먹다 그물을 삼켰나 봅니다. 안타까운 것이 이런 상황에 구조를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생태에 관해서 몇 년을 몸을 담아왔지만 저도 구조에 관한 전문가가 아니니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무심천에는 지금도 평화롭게 새들이 살아갑니다. 이런 새들과 사람이 건강한 관계를 맺어줄 공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른 지역에선 새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관찰하고 체험할 공간이 있는데 청주시에는 아직 없습니다. 그리고 야생동물들이 부상이나 위기에 처했을 경우 조치를 취할 방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앞으로 이런 생명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들이 취하길 바람입니다.

중부매일  2015년 1월 25(일) [열린세상]

금, 2015/02/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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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 수컷의 혼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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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기 수컷의 혼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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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자루의 혼인색>

 

무심천은 여름 절정에 다가왔습니다. 계절의 흐름으로도 생물의 삶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물들은 봄에는 생명의 싹틈과 잉태의 계절입니다. 여름은 생명의 몸과 열매를 키우는 계절입니다. 가을은 생명의 완성이 이루어지며 성숙의 계절입니다. 마지막 겨울은 생명을 보내는 이별의 시기입니다. 사람의 일생과 비슷한 시간 흐름입니다. 봄은 바로 태어난 아기부터 싱그러운 청소년기를, 초여름은 건강하고 풋풋한 청춘의 시기를, 한 여름은 열정적으로 꿈과 생명을 키우는 장년기를, 가을은 성숙하고 달콤한 중년기를, 겨울은 여유롭고 삶에 대한 지혜로운 노년기를 뜻합니다. 이렇게 사람도 자연의 법칙과 별 반 다르지 않습니다.

계속 무심천의 물고기 이야기가 이어져 오다 물고기들의 특별한 특성을 이야기하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물고기 외에도 동물들은 대부분 암컷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편입니다. 그 와 다르게 수컷은 무척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현재 사람과 대조적인 것이지만 먼 과거에는 여성들보다 남성들이 훨씬 화려하고 아름답게 치장했다고 하니 본성은 같은가 봅니다.

동물 수컷들이 화려한 이유는 성 선택에 있습니다. 성 성택은 동물들 짝짓기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오랜 시간동안 진화하면서 더 발전해왔습니다. 성 선택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발전했는데 짝짓기시기에 동물 무리에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끼리의 치열한 경쟁으로 발생한 것과 암컷들의 까다로운 심사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인해 발전했습니다. 이것은 수컷들의 진화에 영향을 끼쳤는데 몸집이 커지고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사육장에서 봤던 화려한 공작을 떠 올리면 됩니다. 암컷은 수수한 회색빛의 갈색이 도는 반면 수컷은 꼬리에 길고 화려한 깃털을 갖고 있습니다. 번식기가 되면 꼬리에 있는 깃털을 부채처럼 활짝 피는데 동그란 눈동자 같은 문양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엉덩이를 살짝 흔들면서 깃을 화려하게 털어줍니다. 실제 생존에서는 정말 쓸모없는 것입니다. 천적에게 화려한 깃털로 먼저 눈에 띄기 쉽고, 도망갈 때 긴 깃털 때문에 뛰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장애물에 걸리고 잡아먹히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왜 화려한 깃으로 진화가 되었을까요?

암컷은 수컷의 화려한 깃털을 보고 건강함을 체크 합니다. 요즘 사람들도 건강검진을 결혼 전 필수품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일단 깃털은 새의 건강한 상태를 말해줍니다. 기름분비가 잘되고 관리가 잘된 깃털은 화려하고 건강합니다. 전반적으로 기생충이나 다른 병이 없는 건강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암컷은 수컷을 보고 자신의 자손을 키우기를 확신합니다. 그 외에도 울음소리, 먹이를 잡아오는 행위 등 다양한 평가가 남아 있지만 첫 번째는 외형에 달려 있습니다.

물고기로 돌아와서 우리가 흔히 냇가에서 볼 수 있는 피라미도 이와 같은 형태를 보입니다. 암컷은 은백색에 수수한 편이라면 수컷은 짝짓기를 시작하는 5월부터 확실하게 색이 변하는데 파란 빛에 붉은 빛이 돌고 화려해 집니다. 보통 이 시기에 피라미의 수컷을 가래, 불거지라고 부르곤 합니다. 몸도 변화를 시작하는데 머리 부분에는 피질돌기라는 딱딱한 돌기형의 갑옷이 생기며 꼬리지느러미 밑에 있는 뒷지느러미가 무척 길어지며 딱딱해 집니다. 그 이유는 암컷이 알을 낳을 때 모래나 잔자갈이 있는 땅을 파기 위해서입니다.

대표적으로 색이 변하는 물고기는 납자루아과, 피라미아과와 중고기 종류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붉고 화려한 색을 내는 방법은 몸에 색소를 이용하는 것인데 실제 적황색을 띄는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색소는 동물의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박테리아나 식물 등 먹이원에서 색소를 축적 시킬 수 있습니다. 축적된 색소를 짝짓기시기에 발색하여 성 선택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많은 생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삶과 생명을 이어져 살아갑니다. 또한 동물들은 이성들의 삶에 대해 언제나 진심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요즘 등장한 여성혐오, 남성혐오라는 말은 생태에선 단어조차 없는 이야기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생명이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성에 대한 존중이 먼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름이 존중받을 때 우린 모든 생명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월, 2016/08/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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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종개 사진>

 

큰 비가 끝나고 무심천은 강렬한 햇살로 이제 여름의 냄새가 가득합니다. 언제 땅에서 올라왔는지 매미들은 자리를 잡고 사랑의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물가에는 버드나무가 큰 비를 이기고 휜 허리를 다시 펴 올립니다.

이번에 만날 볼 무심천의 물고기는 참종개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물고기인지 떠오지 않을 수 있지만 미꾸리처럼 생긴 물고기 종류입니다. 참종개는 여러 가지 방언으로 불렸는데 기름장어, 기름쟁이, 기름챙이, 지름쟁이, 지름종이, 챙그램챙이, 챙그랑챙이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습니다. 기름이라는 단어가 많이 붙여졌는데 다른 종개에도 기름, 지름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전해집니다. 그것은 참종개의 모습이 기름처럼 미끄럽고 미꾸리처럼 짙은 갈색이 아닌 뿌연 기름과 같은 색을 몸에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릴 적 어른들과 함께 물고기를 잡은 적이 있다면 이 방언을 보고 어떤 물고기인지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먼저 참종개를 이해하기 전에 미꾸리처럼 생긴 물고기는 크게 종개과 미꾸리과 두 개의 과로 나누어집니다. 종개과에는 종개, 대륙종개, 쌀미꾸리가 3종이 있는데 종개과이지만 이름에 미꾸리가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또한 미꾸리과에도 종개라는 이름이 계속 등장하니 혼동될 수 있습니다. 두 과를 분류하는 것은 학문적인 분류가 있기에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육안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눈 밑에 가시가 있는지에 따라 분류를 합니다. 미꾸리과 물고기는 대부분 눈 밑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데 이것을 안하극이라고 하며 미꾸리와 미꾸라지를 뺀 나머지 미꾸리과 물고기에 다 있습니다. 거꾸로 종개과의 물고기에는 이 안하극이 없습니다. 다시 미꾸리과로 돌아와 미꾸리과는 작은 분류인 미꾸리속, 참종개속, 기름종개속, 수수미꾸라지속, 좀수수치속, 새코미꾸리속으로 총 6속으로 다시 나누어집니다. 미꾸리속에는 미꾸리, 미꾸라지가 있으며 참종개속에는 참종개, 부안종개, 미호종개, 왕종개, 남방종개, 동방종개가 있습니다.

참종개는 1975년 김익수 박사가 우리나라 신종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민물고기 연구사 중에 처음으로 신종 기록되었으며, 나아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다양한 신종을 기록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참종개속에 속한 6종의 종개는 모두 한국 고유종이며 대부분 신종으로 기록된 물고기로 현재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된 물고기가 많은 편입니다.

이런 참종개는 전라북도와 남도의 경계가 되는 노령산맥 이북의 서해로 흐르는 하천에 서식하는 특산종입니다. 무심천에도 서식을 하는데 도심의 무심천이 아닌 가덕에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몸은 대부분 연한 노란색이며 몸 옆 부분에는 고드름 모양 무늬가 10~18개가 있습니다. 종개류들 몸에는 다양한 문양이 있는데 이 문양을 보고 다른 종으로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참종개는 보통 5~7월에 산란을 하며 다른 미꾸리과 물고기와 같이 수컷이 암컷의 몸통을 휘감아 조여 알을 산란합니다. 보통 산란철에 이런 모습을 보면 미꾸리들이 춤을 추는 것 같은 황홀한 모습이 연출됩니다.

참종개는 모래와 자갈이 있는 깨끗한 수질에서 서식하는데 모래를 걸러 부착조류와 수서곤충을 잡아먹고 살기 때문입니다. 다른 종개인 미호종개 역시 모래가 있는 깨끗한 환경에 서식하기 때문에 환경이 바뀐 미호천에는 살지 못하고 멸종 위기종에 처해 있습니다. 부안종개 역시 서식환경의 변화 때문에 개체 수가 줄고 멸종 위기종에 있습니다.

이렇게 참종개속의 물고기는 환경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서식지의 다양한 구조에 따라 자신들이 삶을 환경에 붙여 살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심천의 참종개 역시 도심의 무심천이 아닌 가덕의 상류에 서식하는 것도 아직 수질이나 환경이 남아 있기에 가능할 것입니다. 요즘 무심천의 상류에도 하천의 개발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예측하면서 이루어지는 환경 개발은 짧은 판단으로 다양한 생명의 숨을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생명의 존재는 몇 줄의 법령이나 조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무심천에 기대어 살아가는 풀, 나무, 새, 곤충, 물고기 등 다양한 생명이 몇 명의 사람들의 판단으로 삶의 심판에 놓일 수는 없습니다.

월, 2016/08/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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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 중고기 사진>

어느새 볕이 강합니다. 세찬 봄바람이 불고 나서 무심천은 초록빛으로 변해 있습니다. 풀들이 자리에서 몸을 세웠고 억새들도 허리까지 자라났습니다. 무심천의 곳곳의 빈 공간을 풀들이 채우고 나면 이제 곤충들과 같이 생생히 움직이는 동물들의 삶으로 가득 찹니다. 무심천의 물고기 조사도 계절을 따라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이름도 아름다운 꽃다리 밑에 도착해 있습니다. 물도 봄비로 인해 수량에 많아져서 본래의 색으로 돌아오고, 검고 냄새나던 퇴적층들도 점차 줄어들어 갑니다.

오늘 함께 인연을 맺을 첫 번째 무심천 물고기는 바로 중고기입니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것은 무심천을 대표할 수 있는 민물고기가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중고기는 어떤 물고기일까요? 사진이 실지 못해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글로 요리조리 중고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중고기는 우리나라 하천에 대부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외에 다른 나라에서 서식하지 않는 우리나라 고유종입니다. 생김새가 피라미와 닮아 있어서 어릴 때는 그냥 피라미 닮은 물고기로 알고 잡았던 기억이 나곤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역마다 방언으로 중고기를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대부분 형태를 보고 이름을 붙이는데 꽃고기, 꼬계미는 중고기의 색이 아름다워 꽃이라는 단어를 붙여 불렀습니다. 쇠피리, 줄피리는 모습이 피라미와 닮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근데 왜 현재는 중고기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요?

중고기에 대한 이야기는 옛 기록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세종실록』 지리지에 의하면 함경도 경원도호부의 토산조에 승어(僧魚)라는 것이 실려 있는데, 이것이 중고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정약용과 함께 18, 19세기 실학 계열의 농업개혁론을 대표하는 학자인 서유구선생의『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승어(僧魚)에 대한 글이 있습니다. 한글로 ‘곡이’라고 쓰고 이를 설명하기를, “비늘이 없고 지느러미가 있다. 입이 뾰족하고 배가 부르다. 빛깔은 미흑색이다. 큰 놈이 불과 3, 4치[寸]이며 여러 곳에 있다. 산골짜기의 흐르는 시냇물과 물이 괸 곳에 살기를 좋아한다. 기름기가 없다. 통속적으로 승어(僧魚)라고 부르는데, 그 맛이 담백하여 채식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합니다.

승어(僧魚)는 바로 스님 물고기를 말합니다. 그래서 스님을 뜻하는 중과 물고기를 뜻하는 고기가 합쳐져서 현재의 중고기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중고기류는 크게 중고기, 참중고기로 나눠집니다. 두 종 모두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며, 전국의 하천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심천에는 현재 중고기만 채집되어 기록되어 있지만, 참중고기 서식도 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하고 있습니다. 두 중고기 구분은 꼬리지느러미의 위, 아래 짙은 갈색 줄무늬가 있으면 중고기, 없으면 참중고기로 쉽게 구분합니다.

중고기의 삶도 흥미롭습니다. 중고기는 4~6월 사이에 산란을 하는데 수컷은 녹색과 주황색이 섞인 화려한 색으로 변합니다. 지느러미들 역시 광택이 나는 호박색으로 변해 아름다운 보석을 박아놓은 것과 닮아있습니다. 암컷은 이 시기에 산란을 하는데 수초나 자갈이 아닌 조개의 몸속에 알을 낳습니다. 대표적으로 재첩에 산란을 하며 대칭이, 펄조개 등 민물조개의 몸속에 산란관을 넣어 알을 낳아 키웁니다.

조개에 알을 낳는 다른 물고기도 역시 많은데 납자루, 납지리 등의 납자루아과들 역시 민물조개에 알을 낳습니다. 하지만 재첩에 산란하는 것은 중고기류로 보고 있습니다. 조개에 산란하면 조개 몸속에서 알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조개가 없다면 알을 낳을 수 없다는 단점이 함께 공존합니다.

무심천은 대표적인 도심하천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그 물속에는 중고기들이 지금도 화려한 색을 띄며 민물조개를 찾아 산란을 하며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만큼 무심천에는 다양한 민물조개가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하천생태 역시 많이 안정되어진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무심천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줄까요? 무심천을 지나실 때 마다 생명의 소리가 울리고 있겠죠. 흐르는 무심천을 바라만 보아도 생생해지는 그런 삶의 에너지를 함께 하시겠습니까?

월, 2016/08/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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