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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병의 제주의 새 이야기(물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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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병의 제주의 새 이야기(물닭)

admin | 금, 2019/12/13- 22:42

겨울마다 오는 ‘물에 사는 닭’, 물닭

– 김완병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조류학 박사)

 

2007년 11월 중순 제주동중학교 아이들과 함께 하도리 철새도래지를 찾았었다. 여러 오리떼들 속에서 온몸이 까만 녀석이 귀엽게 잠수한다.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특이한 행동에 신기해한다. 논병아리도 가마우지도 비오리도 아니다. ‘물닭’이다. 닭처럼 생겼는데, 물가에서 잠수하며 지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물닭은 분류학상 뜸부기과에 속하는 조류로, 제주에서는 겨울에 볼 수 있다. 다른 물새에 비해 생김새가 특이하다. 온몸이 까맣지만 흰색의 부리와 이마판(Frontal Shield)이 뚜렷하다. 그리고 발가락 구조가 오리나 아비처럼 물갈퀴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각 발가락 양쪽으로 피부가 튀어왔다. 이를 ‘판족’이라한다.

판족(板足, Lobate)이란 물갈퀴처럼 발가락 전체가 연결되어 있지 않고 각각의 발가락에 독립된 막을 가진 발을 말하며, 논병아리도 가지고 있다. 헤엄칠 때 판족이 배를 젓는 노와 같은 역할을 하며, 물에서 발을 뒤로 움직일 때는 물같퀴가 벌어져 힘을 받게 되며, 앞으로 움직일 때는 닫힌다. 갯벌에서 걸을 때도 잘 빠지지 않는다.

물 위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는 행동을 볼 수 있다. 오리류 무리 속에서 물닭들이 여러 그룹별로 모여 있으며, 헤엄치면서 머리를 앞뒤로 끄덕인다. 마치 멧비둘기나 닭이 걸으면서 머리를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다. 잠수에도 능하다. 잠수하기 전에 몸 전체를 움직여 잠수한다. 비오리와 같은 잠수성 오리는 헤엄치다가 곧바로 물 밑으로 들어가지만, 물닭은 조금 튀어 오르며 고꾸라지듯이 잠수한다.

아직까지 제주에서는 번식이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낙동강 유역의 지류에서 수백쌍이 번식한다. 번식지는 물풀이 많은 곳에서 갈대나 물풀의 잎을 쌓아 올라 만들며, 쇠물닭보다는 크게 튼다. 알은 6~10개 정도 낳으며 엷은 황회색 바탕에 어두운 반점들이 나 있다. 알 품기와 새끼 키우기는 암수가 함께 담당하며, 알을 낳는 시기는 5~7월이며, 알을 품는 기간은 21~23일이다. 먹이는 식물의 어린 잎, 수서곤충류, 작은 물고기, 연체동물(복족류) 등이다.

세계적으로 유라시아 대륙에 분포하며, 시베리아, 극동 러시아, 사할린 등에서 번식하는 집단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중국 남부, 일본, 대만,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겨울을 지낸다. 제주에서는 하도리 및 성산포 철새도래지, 용수리 저수지에서 수십 마리에서 수백 마리를 관찰할 수 있다. 과거 희귀했던 쇠물닭이 제주도에서 번식한 것처럼, 물닭도 갈대밭이 무성하고 먹이 조건이 좋은 습지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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