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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부터 문재인정부까지, 문화훈장 누가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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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부터 문재인정부까지, 문화훈장 누가 받았나

admin | 금, 2019/12/06- 12:45

지난 16년 간 문화훈장 수훈 671건, 전격 분석!

지난 글에서 미리 말씀드렸듯이 정보공개센터는 행정안전부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1974년 이후 문화훈장 수훈자들의 명단을 확보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명단은 이름/연월일/훈격/서훈 사유 등이 간략하게 공개되어 있을 뿐, 수훈자들이 어떤 업적과 공로를 세워서 훈장을 받게 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자료였습니다. 그 후 정말로 기나긴(ㅠㅠ) 검색과 정리 과정을 거쳐 2003년 3월부터 2019년 11월 현재까지,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의 문화훈장 수훈 671건에 대한 DB를 간략하게나마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기간 동안 중복하여 다른 등급의 문화훈장을 수훈한 경우가 있어, 문화훈장 수훈자 수는 총 656명입니다.

현재 문예체육관광부의 경우 문화일반, 문학, 미술, 음악, 연극/무용, 공예/디자인, 건축 등을 문화훈장 시상 분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분류 기준으로는 문화훈장 수훈자들이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정보공개센터는 자체적으로 수훈자들의 이력을 정리한 후, 공식적인 직업과 활동 내역에 기반하여 대분류/소분류를 나누었습니다.

가장 많은 문화훈장을 준 정부는 참여정부!

지난 16년 간 가장 많은 문화훈장을 서훈한 정부는 노무현 정부였습니다. 모두 221건을 서훈했는데요, 노무현 정부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문화훈장 서훈 건수는 점차 줄어들다가, 문재인 정부에 이르러 2년 반 동안 11건을 서훈하여 확 늘어났습니다. 문화훈장은 금관부터 화관까지 5등급으로 나뉘어 있는데, 가장 높은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이 서훈된 경우는 16년 간 35건에 불과했습니다.


우측 상단에서 페이지를 넘길 수 있습니다.

살아 있는 인물에게 금관 준 경우, 6건에 불과

금관문화훈장이 희소한 이유는 보통 과거 문화훈장을 받았던 수훈자들이 작고한 경우 '추서'의 형태로 등급을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금관문화훈장 서훈 사유를 살펴보면 작고한 인물들에 대해 '추서'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16년 간 고인이 아닌, 생존인물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누린 경우는 단 6건에 불과했습니다. (살아있을 때 훈장을 받은 인물의 경우 위 표에서 볼드 처리 되어있습니다.)

2004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국악인 이혜구의 경우 서울대 국악과 초대 학과장, 서울대 음대 학장, 한국국악학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한 국악계의 원로로, 70년이 넘게 국악 연구에 힘쓰고 국악 이론의 기틀을 마련한 업적으로 생전에 금관문화훈장을 받는 영예를 누렸습니다.

이우환 화백의 작품 '선으로부터' 'correspondense'

2013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화가 이우환의 경우 일본 미술계에서 모노하 운동의 기수로 이름을 떨쳤고, 한국에서도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화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생존하고 있는 국내 작가 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으로 미술품이 판매된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2016년에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연극인 임영웅 역시 65년 간 연극에 매진하면서 극단 산울림을 창단하고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출한 대표적인 원로 연극인으로 한국 연극계에 주춧돌을 놓은 인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건희, 허동수는 왜?

이렇게 누가 보아도 문화예술계에 금자탑을 쌓은 인물들도 있는가 하면, 과연 문화훈장 수훈자로 적합한지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2012년, 평창올림픽 유치 유공을 사유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삼성 이건희 회장, 같은 해 여수엑스포 유공으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입니다.

 물론 문화훈장은 후원을 통해 문화예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이유로 기업인들에게 수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를테면 2005년 타계 이후 금관문화훈장에 추서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성용 전 회장이나 지난 해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박성용 회장은 10년 동안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클래식 음악계를 후원하고 음악 영재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에 나섰던 공로가 평가되었고, 신창재 회장의 경우에도 25년 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번역/출판 지원에 나섰고, 한국의 독서문화와 떼놓을 수 없는 최대 규모의 서점인 교보문고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사유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여수해양엑스포와 관련한 공로는 문화예술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인들의 사례와는 많이 다른 경우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올림픽 유치 유공이라면 체육훈장을 받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 유치 공로로 이미 최고등급의 체육훈장인 청룡장을 받았기 때문에 '꿩 대신 닭'으로 문화훈장을 수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허동수 회장의 경우에도 국토해양부의 추천으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한 것이 이례적인 점입니다. 참고로 정보공개센터가 확인한 16년 동안의 문화훈장 서훈 671건 중에서 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다른 중앙부처의 추천으로 문화훈장을 받은 경우는 허동수 회장이 유일합니다. 이처럼 석연치않게 최고 등급의 문화예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이 주어진 것에 대해, 당시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적 성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훈장 수훈자는 미술인 - 문학인 - 문화행정 순

 그렇다면 문화훈장은 어떤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주어질까요? 정보공개센터가 분류해본 바에 따르면, 지난 16년 간 가장 많이 문화훈장을 받은 분야는 미술계였습니다. 서양화가, 한국화가, 조각가, 판화가, 서예가, 미술평론가, 미술큐레이터, 미술관 관장, 화랑 운영 등 미술계 인사들에게 모두 58번 훈장이 주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많은 분야가 문학계입니다. 소설가로는 이청준, 박완서, 최인훈, 김승옥, 조정래, 이문열, 현기영 등, 시인으로는 김영랑, 정지용, 구상, 신동엽, 천상병, 황지우, 오세영 등, 교과서에서 본 듯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문학인들이 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낮에 나온 반달' 등 동요 가사로도 익숙한 아동문학가 윤석중, 지난 해 작고한 문학평론가 황현산, 친일인명사전의 아버지 임종국 등 문학평론가, 아동문학가, 수필가, 번역가 등 다양한 문학계 인사들이 문화훈장 수훈자가 되었습니다.

지방문화원장, 훈장 받는 지름길?


의외로 문화행정 분야의 수훈자들이 바로 뒤를 잇고 있는데, 이들 대다수는 지역 문화예술재단 이사장과 지방문화원장들입니다. 특히 지방문화원장 중에서 문화훈장을 수훈한 사람은 무려 46명에 달합니다. 참고로 영화, 드라마, 연극을 통틀어 배우들에게 문화훈장이 수여된 경우가 35건, 대중음악 가수에게 문화훈장이 수여된 경우가 32번, 전통공예가와 시인에게 문화훈장이 수여된 경우가 각각 23번, 22번이라는 점을 참고했을 때, 지방문화원장이야말로 가장 많은 문화훈장 수훈자를 배출한 직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모두 46명의 지방문화원 / 문화원연합회 관계자들이 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지방문화원은 지역문화 진흥과 균형 있는 문화발전을 위해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운영되는 문체부 소속 비영리특수법인입니다. 법에 따라 시군구별로 1개까지 설립할 수 있게 되어있고, 보통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지만 기본적으로는 민간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는 민간기관입니다. 지방문화원의 연합회인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231개 지방문화원이 있으며, 향토사 발굴과 연구,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지원, 문화예술 교육, 지역 문화행사 주관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문화원은 민간을 중심으로 지역의 향토문화컨텐츠를 발굴, 연구, 계승한다는 점에서 문화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문화정책 흐름의 중요한 주체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훈장이라고 하면 예술적 성취가 높거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들에게만 주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꾸준히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과 접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지방문화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지방문화원 원장들이 문화훈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건 문화예술의 발전 역시 지역문화의 기반 위에서 성장할 수 있음을 정부가 인식하고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다만, 다른 한편으로 일부 지방문화원에서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문화원 원장이라는 자리가 문화예술과 거리가 먼 지역 유지들의 '감투'처럼 활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보조금 유용이나 비리의 온상, 지방단체장이 측근을 꽂아넣는 자리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만 하더라도 광주 광산문화원, 경기 안양문화원, 경기 안성문화원, 전북 완주문화원, 충북 청주문화원 등 여러 지방문화원에서 보조금 유용, 낙하산 인사, 직원갑질 의혹 등 다양한 문제들이 터진 바 있습니다. 문화훈장과 같은 명예로운 격려도 좋지만, 지방문화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지원과 대책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문화훈장, 외국인도 받는다

문화훈장 수훈자 분류를 살펴보면, 의외의 경우들도 적지않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문화훈장을 받은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경우, 대부분 한글날을 기념하여 해외에 한국어와 한글, 한국 문화와 역사를 알린 공로로 문화훈장을 서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제국기에 활동한 호머 헐버트 박사의 경우 이미 독립운동을 적극 지원한 공로로 1950년 외국인 최초로 건국공로훈장 태극장을 추서한 바 있는데, 2014년에는 한글 로마자 표기법을 고안하고 한글과 한국어를 연구한 공로로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습니다. 조선인 혁명가 김산을 취재한 [아리랑]으로 유명한 미국인 작가 님 웨일즈 역시 2005년 보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습니다.

일종의 외교적 고려에 따라 문화훈장을 수여하는 경우도 있는데, 2008년에는 러시아연방 사하공화국 부통령 미하일로바 예브게니야 이사예브나가 사하 한국어학교 수립을 근거로 보관문화훈장을, 2014년에는 터키 이스탄불시 시장인 카디르 톱바쉬가 이스탄불 in 경주 2014 행사와 관련한 유공으로 보관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지난 해에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이자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인 응웬 탄 퐁이 역시 보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외국 영화인들이 한국의 문화훈장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2014년 5월, 프랑스의 칸 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한국 영화인의 밤' 행사에서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은관문화훈장이 주어졌습니다. 이듬 해, 디터 코슬릭 베를린 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도 역시 은관문화훈장이 수여되었습니다. 모두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과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한 공로로 수여된 문화훈장입니다. 실제로 티에리 프레모와 디터 코슬릭이 각기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2007년, 2004년 이래 전도연, 박찬욱, 이창동, 봉준호, 김기덕, 임권택, 김민희 등 여러 한국 영화와 배우들이 칸 영화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종교인, 군인, 경찰은 왜?

특이하게도 경찰이나 군인이 문화훈장을 받은 경우도 확인할 수 있는데, 모두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 문화재를 지켜낸 공로를 인정한 경우입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5월, 지리산에서 전투경찰대를 이끌던 차일혁은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해 화엄사, 쌍계사 등 인근 사찰을 소각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감봉 처분을 받았지만, 2008년에 지리산의 사찰과 문화재를 지킨 공로를 인정 받아 보관문화훈장에 추서되었습니다.

역시 한국전쟁 당시 공군 대령으로 전투기 조종사였던 김영환은 전쟁 중 빨치산 토벌을 위해 해인사에 대한 폭격 지시가 내려오자, 이를 거부하여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김영환 역시 2010년 금관문화훈장에 추서되었습니다.

그밖에도 종교인들이 문화훈장을 받은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스님으로 불교문화재와 관련한 전문가이거나 선화, 서예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경우입니다. 2012년 입적한 지관스님의 경우 금석문 전문가로 많은 연구 성과를 냈고, 불교사전을 편찬한 공로로 은관문화훈장과 금관문화훈장을 받았고, 조계종의 최초의 서양인 포교사이자 탱화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던 브라이언 베리 역시 화관문화훈장 수훈자입니다.

 



금관에서 소외된 대중예술


16년 동안 수여된 훈장의 등급을 직군별로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관문화훈장 수훈자가 가장 많이 나온 분야는 문학(9명)이고, 국악(4명)과 연극(4명), 기업인(3명)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흔히 대중문화예술로 분류되는 영화, 대중음악, 방송, 드라마, 만화/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모두 114명에 달하는 문화훈장 수훈자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계의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에 서훈된 사람은 60~70년대에 활약했던 영화감독 고 신상옥, 유현목 감독 단 두 명에 불과합니다. (이번 글에서 다루는 대상에 들어가지 않지만, 2002년 임권택 감독 역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습니다.) 대중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한국영화와 대중음악, 드라마 등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문화훈장을 받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금관문화훈장 수훈자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3년, 조용필이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후 왜 '금관'이 아닌지 되묻는 글들이 쏟아졌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은지, 한국 대중음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가수 조용필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언론에도 여러 번 실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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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하자

대중예술인에게도 금관 문화훈장을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는 50년 지기 친구인 조용필과 안성기가 나란히 은관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출처 - 인터뷰365)

송강호, 이번에는 훈장 받을까
비단 대중음악 뿐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많은 국민들에게 친숙한 배우들 역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전례가 없어 '홀대론'이 나오기도 합니다. 배우 김동원금관문화훈장에 추서된 바 있으나, 이 역시 주로 연극인으로서의 업적과 공로를 인정 받은 것이지 대중예술인으로서 받은 것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한 배우에게는 문화훈장을 서훈하는 그간의 관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김민희에게는 문화훈장이 수여되지 않아 "사생활로 인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과거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 '피에타'의 경우, 감독 김기덕은 은관문화훈장, 주연배우 조민수와 이정진은 옥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경우 문화훈장 수여 검토가 끝났다는 기사가 이미 몇 달 전부터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상황입니다.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이지만 아직 훈장을 서훈 받은 바 없는 송강호가 영화배우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노려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지난 9월 타계한 시사만화의 전설 김성환 화백



고바우 영감에게 금관훈장을!

 만화계 역시 아쉽긴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가 고우영은 2005년 작고한 후에야 은관문화훈장에 추서되었습니다. 만화가 중 유일하게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경우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만화가 '꺼벙이' 길창덕, '머털도사' 이두호, '로봇찌빠' 신문수 모두 보관문화훈장에 그쳤습니다. 올 해 9월 세상을 떠난 시사만화가 '고바우 영감' 김성환 화백은 생전인 2002년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는데, 최근 고인에 대한 문화훈장 추서를 검토 중이라는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한국 현대사와 함께한 전설적인 시사만화가에게 걸맞는 영예가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여성 수훈자를 찾기 힘든 문화훈장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지난 16년 간 문화훈장 수훈 내역의 성비입니다. 전체 671명 중 남성에게 서훈한 건 수는 550건인 것에 비해, 여성은 121건으로 여성이 문화훈장을 수훈한 경우는 18%에 불과합니다. 중복 수여를 고려해 수훈자 수(총 656명)로 따지자면 남성은 538명, 여성은 118명입니다. 왜 이렇게 성비의 차이가 큰지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성이 문화훈장을 수훈한 건수를 기준으로 직군을 정렬해 보았습니다. 여성 수훈자가 남성보다 많은 직군은 대표적인 '여초'로 꼽히는 무용계가 유일합니다. 전통무용의 경우 수훈자 성비가 비등하며, 발레와 현대무용에서는 여성 수훈자가 한층 많습니다. 국악인의 경우에는 수훈자 성비가 비슷하고, 문화행정, 인쇄/출판, 문학, 미술, 연극, 문화재/박물관 등 전 영역에 걸쳐서 여성 수훈자의 수가 남성에 비해 한참 적은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건축가나 기업인들의 경우, 문화훈장 수훈자 수가 두자리를 넘어가지만 여성 수훈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6 공연예술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연극계의 경우 성비가 5:5에 가깝지만, 국악계 - 클래식음악계 - 무용계로 갈수록 6:4에서 7:3에 이르기까지 여성 단원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합니다. 그만큼 공연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의 수가 남성에 비해 많다는 이야기일텐데요, 비단 공연예술 분야 뿐 아니라 미술계, 출판계 등 여성의 비율이 훨씬 높은 분야들에서도 정작 문화훈장이라는 영예를 누리는 여성의 수는 남성보다 매우 적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여성 문화예술인의 공로 제대로 평가해야


 금관문화훈장에 한해 따져봤을 때, 1974년 이래 35년 간 모두 94명의 금관문화훈장 수훈자가 있었지만, 이중 여성은 단 7명에 불과합니다. 1990년 시인 모윤숙, 1995년 국악인 김소희, 2008년 소설가 박경리, 2010년 수필가 전숙희, 2011년 소설가 박완서, 2016년 연극인 백성희, 2018년 디자이너 이영희가 금관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지난 35년 동안 '최고 영예'로 기념할 만한 여성 문화예술인이 이들 뿐이었을까요?

 물론 문화훈장은 그 특성 상 문화예술 분야에서 장기간 활동하면서 많은 업적을 남긴 문화예술인에게 주어질 수 밖에 없고, 지금보다도 더욱 가부장적 사회구조가 강했던 과거에는 여성 문화예술인들의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여성 문화예술인들의 공로에 대한 평가가 과연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더욱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할 것입니다.




1. 정보공개센터가 정리한 2003~2019 문화훈장 수훈자 DB 확인하기 (구글스프레드시트)


2.행정안전부에서 공개한 1974년 이후의 문화훈장 수훈자 명단 정보공개 자료 살펴보기 (구글스프레드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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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어느덧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당에도 투표해야 하는 것 알고 계시죠?

정보공개센터가 비례대표후보들이 출마한 정당들의 정책공약들을 모아봤습니다. 위성정당들이 난립해 지지하는 정책공약을 제시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정책선거'라는 말이 무색해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투표 전에 각각의 정당들이 어떤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겠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전에 꼼꼼히 살펴보세요!

*열린민주당, 깨어있는시민연대당, 새누리당은 비례후보들이 출마했지만 정책공약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아 누락되었습니다.

21대국회의원선거정책공약정리종합.xlsx

목, 2020/04/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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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3월, '스쿨 미투'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학교 내에서의 성폭력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부에서는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내놓고 스쿨미투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등 학교 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스쿨미투 집회 참석자의 피켓 [출처 - 서울신문]

정보공개센터는 2013년부터 여러번 교사 성비위 징계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교사들의 성비위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거나, 교육부가 '동성애'를 성비위 징계 사유로 적시하여 인권침해의 여지가 있다는 등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스쿨 미투 운동 이후 성비위에 대한 징계 처분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교육부에 2017년 ~ 2018년 동안 이뤄진 교사 성비위 징계 내역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했습니다.

교육부에서 공개한 2017~2018년 초중등교원 성비위 징계 현황 문서

초중등교원 성비위 징계 현황(5763047)).hwp

정보공개센터는 과거 두 차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서 확보한 자료와 이번 청구로 받은 자료를 정리하여 2015년부터 2018년 기간 동안 교사의 성비위 징계 내역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보았습니다. 2018년 정보공개센터가 문제제기한 '동성애' 사유의 징계 건수는 삭제한 통계이며, 2015~2016년의 자료는 성비위에 대한 유형별 분류가 되어 있지 않아, 교육부가 밝힌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정리하였음을 밝힙니다. 

2015년 교사의 성비위에 대한 징계 처분 건수가 총 85건이었던 것에 비하여, 2016년은 134건, 2017년은 170건까지 징계 처분 건수가 확 늘어났습니다. '스쿨 미투'가 제기된 2018년에도 총 168건에 달하는 성비위 징계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성비위에 대한 징계가 2016년, 2017년 연달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2015년 이후 '페미니즘 리부트'라 부를 만큼 여성주의적 실천이 확산되었고, 그에 따라 성범죄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교육)공무원 징계령에 따르는 교원/공무원에 대한 징계 종류

 [출처 - 한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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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보공개센터가 문제 제기 해왔던 것은 성추행, 성폭력 등이 중대한 범죄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수위의 징계가 이루어져왔다는 점이었습니다. 성비위에 대해 어떤 징계 처분이 있었는지 내역을 살펴보면, 징계 건수가 늘어난 만큼 정직, 강등, 해임, 파면 등 중징계 건수 역시 크게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위 유형별로 징계 수위는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성비위 유형을 성매매, 성풍속 비위,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의 다섯 가지 종류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징계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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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증가한 징계 대상 성비위는 성희롱과 성추행입니다. 2015년에는 25건에 불과했던 성희롱 징계는 2016년부터 각각 41건, 40건, 60건까지 늘어났습니다. 성추행 징계 역시 49건에서 65건, 92건, 82건까지 크게 증가했습니다.

성풍속 비위에 대한 처벌이 점차 강력해지고 있는 것도 중요한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성풍속 비위는 카메라촬영, 공연음란, 음란물배포 등을 묶어서 이야기하는데, 주로 '카메라 촬영'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성풍속 비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흔히 몰카, 도촬 등으로 부르며 가벼운 처분을 내리던 과거와 달리, 이러한 행위가 중대한 디지털 성범죄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됨에 따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9월 2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는 '몰카'로 불리던 촬영 범죄에 대한 표현을 '불법촬영'으로 공식 변경했습니다.

다만, 교사의 성매매에 대해서는 아직 다른 유형의 성비위들에 비해 그 징계 수위가 높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일보에서 '오피스텔 성매매'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성매매 알선이 "형량은 턱없이 낮고 추징은 미미하며, 그만큼 수익은 높기 때문"에 계속 성매매가 끊이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기사 링크

성매매 알선에 대한 처벌 뿐 아니라, 성매수 행위에 대한 처벌 역시 중하지 않기 때문에 성매매의 '수익이 높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기도 할텐데요, 교사를 포함한 공직 사회에서부터 더욱 강한 징계 처분을 통해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공직 사회에서 유독 '성매매'에 대한 징계가 가벼운 것은 비단 교육계만의 문제는 아닐텐데요, 정보공개센터는 조만간 검찰과 경찰 공무원들의 성비위 관련 징계 현황을 살펴보면서 이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최근 들어 사립학교 교원들에 대한 성비위 징계 처분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특기할만한 점입니다. 교직원들이 서로 인맥으로 얽혀있는 사립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이 그동안 공론화되지 못하고 억눌려 오다가, 스쿨미투 운동을 기점으로 사립학교에서의 성폭력 피해를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참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사 링크)

끝으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해까지 교육부는 정보공개센터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건별'로 성비위 징계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올 해, 동일한 내용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개인 사생활의 비밀'을 사유로 건별 징계 내역이 아니라, 전체 성비위 징계에 대한 통계표 형식의 자료를 공개하였습니다.  비위 사실이 명시되고, 건별로 지역과 직급 등이 공개되면 개인이 특정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동일한 비위 유형, 징계처분이라도 최소한 어떤 내용의 범죄였는지, 징계 처분 기간은 몇 개월인지 공개하지 않는다면 그 징계 수위가 적절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뿐 아니라 건별 내역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서, 국공립/사립 학교를 구분하여 징계 처분 수위가 적절한지 살펴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보공개센터는 동일한 유형의 성비위에 대해서 국공립학교 보다 사립학교가 가벼운 징계를 내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교육부의 소극적인 정보공개로 인해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확인해 볼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지난 해 12월 사립학교법 제54조 3항이 개정되면서 사립학교 교원에 대해서도 국공립학교와 동일한 잣대로 징계하도록 관할 교육청이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올 해부터는 사립학교들의 '솜방망이 처벌'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기사 링크)

몇 달 전,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스쿨미투 가해 교사들에게 적절한 징계가 내려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교육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교육청이 주요 정보를 비공개한 일이 있었습니다. (기사 링크) 교육부가 건별로 성비위 징계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의 일이라 보입니다. 그러나 청소년-시민들은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들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할 권리가 있습니다. 교육 당국은 "가해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는 청소년-시민들의 물음에 대해 '무조건 비공개', '소극적 공개'로 일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목, 2019/10/03-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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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에서는 대검찰청이 지난 3개월동안 자발적으로 공개한 공문이 단 1건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하게 폐쇄적인 방식으로 운영되어왔음을 비판하며, 투명성이 담보된 검찰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사실 정보공개센터로 걸려오는 상담 전화 중에서도 검찰의 비공개 관행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묻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보공개센터로 들어온 검찰 대상 상담 중에서는 사건 피해자가 수사기록을 정보공개 청구하였는데도 비공개 통지를 하고, 소송을 위해 몇 달 뒤 다시 해당 기록을 청구하자 '중복 민원'이라는 이유로 종결처리를 하여 결국 제대로 법적 절차를 밟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권리구제를 위해서 해당 서류가 꼭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검찰의 비공개 관행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정보공개센터에서는 2018년 정보공개연차보고서를 통해 검찰이 시민들의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어떻게 응답하고 있었는지 그 현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업무상 작성한 문서를 미리 공개하는 것은 아직까지 기관의 자발적인 의지의 영역이지만,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적합하게 처리하는 것은 당연히 지켜야할 법적 의무이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 연차보고서는 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운영현황을 취합한 것으로 행정안전부에서 매년 가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대검찰청의 운영 현황을 함께 확인해보겠습니다. 


대검찰청은 지난 한 해  6000건 이상의 정보공개 청구를 받았고, 이는 중앙부처 중 3위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많은 시민들이 검찰의 정보공개를 필요로 하고 있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검찰청에 청구되는 정보는 주로 검찰이 수사한 사건 및 재판과 관련된 기록인데요, 정보공개 여부를 살펴보면, 비공개 비율이 14.22%로, 중앙행정기관의 평균인 8.98%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각 부처가 다루는 정보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부처별로 비공개율은 크게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테면 민간인의 납세정보의 경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개인 정보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세청의 비공개율은 타 기관에 비해 높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핀란드나 노르웨이에서처럼 개인의 납세 정보를 공개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호호)   

그럼 대검찰청의 경우는 어떨까요? 검찰이 공개를 거부하는 정보들은 정말 비공개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을까요?  

지난해 정보 비공개로 인해 청구인과 대검찰청이 다투었던 불복사건의 현황을 통해 볼때, 그 대답은 NO, 였습니다! 

비공개에 대한 불복절차는 이의신청, 행정심판, 그리고 행정소송이 있습니다. 이의신청은 각 기관에서 외부위원들과 함께 다시 공개여부를 판단하는 것이고, 행정심판은 공공기관의 처분에 대해 약식재판을 하는 것, 그리고 행정소송은 우리가 아는 그 소송으로 법원의 판결을 구하는 것인데요, 대검찰청의 비공개 통지를 하였을때 각 불복절차별로 어떤 판단이 내려졌는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만약 불복을 제기해서 인용(기관 판단이 부당하다고 인정받는 것)되는 건들이 많다면, 처음부터 공개했어도 될 내용들을 과도하게 비공개하고 있다고 해석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직까지 공공기관에서는 공개하면 귀찮은 일들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부담에 일단 비공개 통지를 내리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고,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을 제기하면 그제서야 공개해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합니다. 때문에 정보공개센터에서는 모니터링에 있어 불복절차의 현황을 항상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중앙부처의 불복절차 현황 중 대검찰청의 경우를 살펴보면, 취하나 각하를 제외하고 이의신청을 실제 심사한 167건 중 인용이나 부분인용된 건수는 42건, 비율은 25%입니다. 눈에 띄게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 (이 와중에 103건 인용된 경찰청이 눈에띄네요. 시간 끌지 말고 공개 좀 해주세여) 좀 더 복잡한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 행정심판의 경우, 건수 자체가 크게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대검찰청의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건수가 121건으로 매우 많습니다. 중앙부처 중 가장 많은 행정심판 건수입니다. 행정심판을 제기했을 때는 14건이 공개로 전환되었고, 비율로는 13%에 해당하는데요, 중앙부처 전체 평균인 6%에 비해 2.5배 정도 높은 수치입니다. 비슷한 건수의 심판이 제기된 법무부와 비교했을 때에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함께 고려했을 때, 이 정도의 수치만으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행정소송의 경우,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행정소송은 변호사 수임료 등 소송비용도 많이 들고요, 청구인이 패소할 경우 패소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위험이 따릅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기관은 소송 건수가 많지 않고, 한 두건에 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대검찰청은 무려 54건의 정보공개 소송을 받았고 이중 무려 21건이 인용됩니다. 계류중인 24건을 제외하고 70%는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은 것인데요, 판결을 통해 공개가 확대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어떤 기관보다 법을 잘 알고, 시민들을 위해 법을 적용해야 할 기관이 이렇게 소송을 많이 당하고 패소를 당했다는 것은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작년 한 해동안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시민들이 청구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아낸 건수는 총 31건입니다. 그 중 68%에 해당하는 21개의 판례가 대검찰청에서 나왔습니다. 정보에는 그것을 꼭 알아야한하는, 유효시한이 있습니다. 대검찰청이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공개했어야 할 정보를 소송에 이르기 전까지 일단 비공개하고 보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면 시민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감시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고요.

우리가 지금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이유는 검찰의 부패와 권력남용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검찰이라는 집단이 이렇게 시민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 것은 그 동안 수사와 기소의 권한을 독점하고 아무에게도 감시받지 않는 절대권력으로 자리 했었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몇가지 개혁안이 나오고 있고, 개혁은 어떤 방식으로든 실행될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어떤 제도와 기구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시민의 감시와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그 권력은 또 다시 쉽게 부패하기 마련입니다. 시민들이 검찰의 업무에 대한 기록, 사회적 사건의 수사 및 재판 기록들을 최대한 볼 수 있도록 보장하고 검찰권력을 시민들에게 개방시키는 일이 개혁의 기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제)중앙행정기관_불복처리현황(2018).xlsx

2018년도 정보공개 연차보고서.pdf


수, 2019/10/2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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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페미'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성평등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국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모인 단체입니다. 정치권의 성폭력 사건이 잇달아 밝혀진 지난 여름, 국회페미는 '일터로서 성평등한 국회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여성 보좌진 3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국회 보좌진 사이에서 "이래서 여비서는 뽑으면 안된다"는 문제 발언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국회 전반에 성차별적이고 불투명한 인사시스템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링크 : 국회페미 보도자료)

 

국회페미의 '일터로서 성평등한 국회만들기 캠페인'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입법기관인 국회의 중요성은 더 이야기해봐야 입이 아플 것입니다. 따라서 국회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확대하는 것 만큼이나,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전반에 관여하는 국회 보좌진들이 얼마나 성인지적 태도를 갖추고 있느냐도 '성평등 국회'를 이루기 위한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페미'의 조사 내용에 따르면 국회 보좌진들이 오히려 한국 사회 일반의 기본적인 성인지적 태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보입니다. 과연 국회 보좌진들에게 성평등을 위한 기초적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모든 공공기관은 4대 폭력 예방교육(성희롱 예방교육, 성매매 예방교육, 성폭력 예방교육,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공공기관 예방교육통합관리 사이트를 통해 공공기관의 교육 이수 현황 등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99%의 공공기관이 4대 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전체 공공기관 직원의 90% 가량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이라면 어디나 실시해야 하고, 공공기관 직원이라면 누구나 들어야 하는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인 교육인셈입니다.

 

전체 공공기관의 성희롱 방지조치 및 교육 실시 참여율 현황

 

국회 직원들 역시 당연히 이러한 예방교육을 이수해야할 대상입니다. 예방교육통합관리 사이트에서는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등 국회 소속 기관 직원들의 예방교육 이수율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국회 의원실 소속 보좌진들의 예방교육 이수율은 사이트에 나와있지 않았습니다.

 

국회도서관, 국회사무처 등 국회 소속 각종 기관의 교육 이수율을 살펴볼 수 있으나, 국회의원과 의원실 소속 직원들의 이수 현황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국회사무처나 국회도서관 직원들은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데, 국회 보좌진들은 교육 대상이 아니기 때문일까요? 호기심이 생겨 정보를 찾아보다가 국회의원실에 배포된 '2021 국회 교육과정 안내'라는 팸플릿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팸플릿의 안내를 통해 국회 의원실 보좌 직원들 역시 나라배움터나 의정연수원 홈페이지를 통해 법정의무교육으로 이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회 의원실에 배포된 2021 국회교육과정 안내 팸플릿에서는 법정의무교육으로 4대 폭력 예방교육을 비롯한 각종 교육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과연 4대 폭력 예방교육을 제대로 이수하고 있을까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센터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국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청구 내용>

 

1) 예방교육통합관리 사이트에서 국회사무처 예방교육 이수율 실적이 국회 의원실 보좌직원들도 포함한 결과인지에 대한 여부

2) 만약 국회사무처 이수율 실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2017~2019년 동안 국회 의원실 보좌직원들의 4대 폭력 예방교육 이수율. 예방교육통합관리 사이트에서 공개하는 평가항목에 따라 공개해주시길 바랍니다. (종사자 참여율, 기관장 참여 여부, 고위직 참여율, 비정규직 참여율, 신규자 참여율 등)

 

 

 

 

국회 정보공개 통지서

 

 

 통지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국회 의원 보좌직원들의 예방교육 이수율은 2017년에는 3.76%, 2018년 2.29%, 2019년 1.33%로, 100명 중 한 두명 정도만 교육을 수강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국회 보좌진의 수가 2700명에 달한다는 것을 고려해 보았을 때, 많아도 100여명, 적을 때는 30여명만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2019년 기준 전체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교육 참여율 평균은 89~90%입니다.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각종 공직유관단체 및 학교에서는 90%에 가까운 참여율을 보이는데, 입법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국회 보좌진들의 교육 이수율은 1%에서 3% 수준에 불과한 것입니다. 전체 공공기관 중에서도 최하위가 아닐까 추정됩니다. '법정의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못한 셈입니다.

 

 국회 보좌진들의 교육 이수율을 예방교육통합관리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없고, 국회에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나서야 볼 수 있었다는 점 역시 문제입니다. 보좌진 뿐 아니라 국회의원 개개인이 법정의무교육에 제대로 참여하고 있는지, 시민들 모두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통지서를 받아들고 나서야, 정치권에서 왜 유독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해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각종 '막말'을 일삼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국회의원의 메시지를 관리해야 할 보좌직원들부터,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보이콧'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성인지적 태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무진들이 가장 기본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젠더 정책과 관련한 입법이 늦어질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대 폭력 예방교육은 '의무교육'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의무교육 참여율부터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국회사무처의 철저한 관리 감독과, 실질적인 사용자인 국회의원과 의원 보좌관들의 책임감 있는 태도를 요구합니다.

수, 2021/04/1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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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지방의회가 다시 출범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30여년 간 중단되었던 지방의회는 1991년 3월 26일 전국 기초의원 선거를 기점으로 부활했고, 이후 일곱 번의 동시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지방의회는 시민들에게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기초의회의 경우, 광역의회와 통폐합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2019년 1월 예천군의회에서 벌어진 '가이드 폭행' 사건 때에도, 2020년 7월 김제시의회에서 벌어진 '불륜' 파문이 있을 때에도 기초의회는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잇달았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잊을만 하면 터지는 기초의회를 둘러싼 사건사고들을 살펴보고자, 2년 전에 이어 다시 한번 기초의원들의 징계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이번 기초의회가 출범한 2018년 7월 1일부터 2020년 11월 30일까지, 2년 5개월 간 전국 226개

 

˙전국 기초의원 징계 의결 내역 (2018.07.01 ~ 2020.11.30)

 

청구 결과, 모두 75건의 징계 의결이 있었습니다. 지난 기초의회(2014~2018)에서 4년 간 총 58건의 징계 의결이 있었다는 점을 참고했을 때, 아직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한 이번 기초의회에서 더 많은 징계가 이뤄진 것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번 징계를 받은 경우도 있고, 징계를 받은 이후 소송을 통해 징계 처분이 취소된 경우도 있었으나, 일단 기초의회에서 징계 의결이 된 경우들은 모두 포함하여 어떤 사건사고가 있었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전국 기초의회 중 징계 의결 1위의 불명예를 기록한 곳은 대전 중구의회였습니다. 무려 13건의 징계가 있었는데요, 특히 원 구성 보이콧, 정치자금법 위반, 동료의원들을 상대로 두 차례 성추행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결국 제명된 박찬근 전 의원은 홀로 네 번이나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대전 중구의회는 의장단 선거를 둘러싼 잡음으로 원 구성을 제대로 하지 못해, 보이콧에 참여한 의원 여섯 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은 기록도 세웠는데요, 이러한 파행으로 시민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구 중구의회 박찬근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기자회견

 

각각의 징계가 왜 이뤄졌는지도 정리해보았습니다. 정보공개 청구 시, 징계를 받은 근거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기초의회는 간략한 근거 규정으로 답변했을 뿐, 정확히 어떤 비위 내용이 있었는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75건의 징계 내역에 대해 하나하나 검색을 통해 사건의 대략적인 내용이 담긴 언론 기사들을 찾아냈습니다.  각기 다른 75건의 징계 사유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정리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사건 사고는 욕설과 막말, 폭행 사건으로 인한 징계였습니다. 시민을 상대로 욕설을 해 징계를 받은 경우도 있고, 동료 의원끼리 막말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넷 생중계되는 회의에서 서로 욕설을 퍼부어 화제가 된 구미시의회 사례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기초의원의 지위를 남용하여 지방자치단체가 가족이나 지인의 사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도록 하는 등, 이권 개입과 관련한 징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유독 이권 개입으로 인한 징계 사례가 많은 곳은 광주 북구의회였는데요, 자신이 운영하던 인쇄광고 업체를 배우자 명의로 등록하고, 열한 건의 구청 수의계약을 따낸 구의원이 30일 출석정지를 당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외에도 광주 북구의회에서는 겸직 신고를 허위로 하고 구청에 꽃을 납품한다거나, 선배가 운영하는 기업을 공공연히 구청 내외부에 홍보한 의원들이 드러나 줄줄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또 특기할만한 점은 지방의원의 겸직 금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징계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방의원들은 이해 충돌 문제로 인해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관의 임직원을 겸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초의원들이 어린이집 원장을 겸하면서 기초의원직을 수행하여 많은 논란을 낳았습니다. 

 

대구 서구의회 민부기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구경북기자협회 성명서

 

기초의원들의 SNS 활동이 징계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대구 서구의회 민부기 전 의원입니다. 민부기 전 의원은 SNS에 자신이 공무원을 심하게 질책하는 영상을 생중계하여 논란을 빚은 것에 이어, 구청 출입기자들의 개인정보가 드러난 명단을 SNS에 올려 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더해 여성 기자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글을 또다시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갖가지 사건 사고들에 이어, 민간업자에게 자신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1200만원짜리 환기창을 기부채납 하도록 했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 위반까지 겹쳐 결국 지난 해 12월 의회에서 제명 의결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징계 수위는 어땠을까요? 가장 많이 이루어진 징계는 '30일 출석정지'였습니다. 현재 지방자치법에서 정하고 있는 지방의원의 징계 종류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그리고 제명입니다. 다른 징계들은 의원 절반의 찬성으로 징계가 의결되지만, 제명의 경우 의원 2/3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 점에 비추었을 때 제명까지 가기엔 너무 과하다거나, 의회 내의 세력 분포로 인해 제명하기 어려운 경우 30일 출석정지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초의원들의 징계 수위는 비슷한 비위라 하더라도 각 기초의회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겸직 금지 의무 위반' 사례만 살펴보더라도,  사과, 경고, 10일 출석정지, 30일 출석정지, 제명까지 천차만별의 징계가 내려졌습니다. 기초의원에 대한 징계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난 셈입니다.

 

이처럼 징계의 종류만 정해두고, 적용 기준에 대해서는 개별 의회의 판단에 맡기는 지금과 같은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고무줄 같은 징계 기준이 문제가 되어 법정 다툼까지 가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소송에서 부담하게 되는 변호사 비용 역시 모두 세금에서 나가는 것인 만큼, 기초의회의 징계 관련 조항들을 제대로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당별 징계 현황도 살펴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46건, 국민의힘(미래통합당, 자유한국당 등 포함)이 19건,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생당 민주평화당이 각 1건, 무소속이 6건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중징계인 제명이 의결된 14건의 내역을 살펴보았을 때,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4명, 무소속 2명으로 역시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많았습니다.

 

전체 기초의원 2926명 중 1639명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선되었던 것을 고려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심각한 비위가 드러난 경우가 눈에 띕니다. 특히 초선 의원들의 사건사고가 두드러졌는데, 앞서 이야기한 대전 중구의회 박찬근 전 의원, 대구 서구의회 민부기 전 의원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이고, 사문서 위조와 성추행으로 제명된 서울 관악구의회 서홍석, 이경환 전 의원 역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속 의원이었습니다. 초선 의원들의 사고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정당이 공천 당시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닌지 의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서울 관악구의회 서홍석, 이경환 의원 제명을 요구하는 관악공동행동 1인시위

 

특히 문제적인 것은 의회에서 징계가 의결 되기 전에 의원이 스스로 탈당 해버 리거나, 당에서 선제적으로 제명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당이 후보자를 공천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자신들이 당선시킨 기초의원의 부끄러운 기록도, 정당의 책임으로 기록에 남겨야 합니다. 그것이 정당이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는 자세입니다.

 

기초의회에서 계속 되는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후보자를 공천하는 정당의 책임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것은 물론, 당선된 후에도 정당의 선출직 공직자들이 비위 행위를 벌이지 않도록 교육하고, 통제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특히 SNS를 통한 기초의원들의 구설수가 새로운 문제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기초의원으로서, 그리고 대중을 상대하는 정치인으로서 어떤 의무가 있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주지 시키는 것 역시 정당의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자치분권이 이뤄지기 위해선, 다른 무엇보다도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목, 2021/02/1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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