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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채택 최종견해 이행을 위한 당사국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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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채택 최종견해 이행을 위한 당사국의 책무

admin | 수, 2019/12/04- 23:08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채택 최종견해 이행을 위한 당사국의 책무

- 2019 아동권리포럼을 중심으로 -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변호사

 

2019년 11월 18일, 대한민국의 아동권리협약 이행 제5-6차 심의에 따른 최종견해 이행방안을 모색하는 2019 아동권리포럼이 개최되었다. 국제아동인권센터는 보건복지부의 2019년 아동인권증진사업의 한 내용으로, 위 포럼을 주관하였다. 본 원고는 포럼 준비과정과 당일의 현장을 소회하며, 협약 이행을 위한 당사국의 책무를 확인하고자 한다.

 

최종견해(Concluding Observations)의 의의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이하 ‘아동권리위원회’ 또는 ‘위원회’)의 제5-6차 최종견해는 2019년 9월 27일 채택되었다.1) 2017년 12월 제5-6차 국가보고서가 제출된 이후, 2018년 11월 대안보고서2)와 아동보고서 제출, 2019년 2월 사전심의와 쟁점목록 채택, 2019년 8월 쟁점목록에 대한 정부 답변서와 시민단체 추가의견서 제출, 그리고 9월 18-19일 양일에 걸쳐 아동권리위원회와 당사국 대표단이 ‘건설적인 대화(constructive dialogue)’를 진행한 본심의 결과 도출된 문서이다.

 

특히 제5-6차 심의는 시민사회의 역할에 주목할 수 있다. 국가보고서(State party’s Report) 이후 제출된 대안보고서(Alternative Report)는 아동보고서(Children’s Report) 및 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NHRI’s Report)를 포함하여 총 16개에 이르렀으며, 10여개 단체가 사전심의에 참석하여 대한민국의 다양한 아동인권 현안을 위원들에게 전달하였다. 심의과정에 함께한 단체도 아동복지단체의 범주를 넘어 여성, 환경, 장애, 노동, 이주민 인권 등 다양한 단체로 확대되어, 세상의 모든 인권현안이 아동의 인권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경험적 과정을 거쳤다. 본심의 현장까지 12개 단체가 참여하여 조직적인 로비활동을 이어나갔다. 제5-6차 최종견해는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와 성장이 만들어낸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이번 최종견해는 종전과 비교하여3) 유례없이 다양한 이슈를 다루고 있으며, 각각의 권고도 굉장히 구체적으로 언급되었다. 노키즈존,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구제,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 미세먼지와 유해물질 노출, 베이비박스와 익명출산제, 선거연령과 정당 가입 연령, 스마트폰을 포함한 아동의 사생활 및 개인정보 보호, 스쿨미투와 의제강간 연령, 온라인 그루밍, 부의 육아휴직제도, 수용자 자녀 등은 제5-6차 심의과정에서 새롭게 제시된 아동인권 사안이다. 이주아동, 소년사법, 장애아동과 성착취 피해아동 등 소수자 아동과 관련한 문제는 세부적인 법·제도 개선요청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최종견해는 당사국의 협약 이행을 위한 지침으로 기능한다. 협약이 포괄하는 아동인권 실태는 각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으며, 계속하여 변화하는 사회모습에 따라 아동인권의 내용도 새롭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위원회의 최종견해는 해당 국가의 사회문화환경을 바탕으로 아동인권을 존중·보호·실현하기 위한 당사국의 단계적 책무를 안내하는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즉, 아동권리협약 이행을 위한 일차적 의무이행자는 ‘당사국’으로서, 협약을 비준한 대한민국은 아동권리협약이 지향하는 가치에 기초하여 최종견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민단체는 당사국을 조력하여 협약 이행을 촉진하는 동반자이자 감시자로 존재한다.

 

이에 최종견해를 알리고, 그 이행방안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은 필수적이다. 대중은 물론 최종견해와 관련한 담당부처가 해당 권고내용을 알고, 권고의 문언적 내용을 넘어 그 함의를 해석하고 실천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분명 지난 30년간 점진적으로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성인과 동등한 아동의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제한적이다. 부모와 교사의 체벌은 훈육을 이유로 정당화되고, 스마트폰 감시앱 의무설치 정책과 학교의 휴대폰 일괄수거 조치 등 아동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는 보호를 명목으로 손쉽게 침해된다. 잔혹한 소년범죄가 보도될 때마다 소년법 폐지여론이 드높고, 학교 밖·가정 밖 아동에 대한 시각은 문제아에 대한 낙인이다. 아동이 나의 삶과 관련된 일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특별하거나 특이한 경우로 인식된다. 나의 근원을 알아야 할 자연스러운 권리는 아동과 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의 행복을 이유로 후차적이거나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치부된다. 즉, 여전한 현실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은 계획과 전략이며,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명확한 체계이다. 따라서 아동권리협약 이행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최종견해 이행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을 주최한다는 결정은 매우 의미있었다.

 

포럼 준비과정의 어려움

하지만 포럼을 준비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 첫 번째 어려움은 시간이다. 포럼 기획이 확정된 시점은 10월 중순이었는데, 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을 맞이하는 11월 20일 전후로 포럼을 개최하고자 하니 약 5주간의 기간만 남아있었다. 준비 일정을 고려하여 시기를 미루는 방안도 논의하였으나, 최종견해 이행에 대한 논의로 아동권리주간을 시작하는 포문을 연다는 의미에서 11월 18일 월요일로 확정하여 추진하게 되었다. 일정은 긴급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① 최종견해 번역자료 확정, ② 최종견해와 관련한 소관부처 확인, ③ 포럼에서 논의될 주제와 내용 구성, ④ 발표자 섭외와 원고 취합 등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러나 촉박한 일정보다 어려웠던 것은 포럼을 구성하는 과정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차기 정기보고서 제출시까지 최종견해에 기초하여 협약 이행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은 권고의 적극적인 해석과 이행계획 수립이 주요하게 요청된다. 문제는 정부부처의 이행 모니터링 체계가 부재한 현실에서 관계부처의 협력을 구하고, 해당 부서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 자체가 용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민간과 국가기관이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구성 대신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형태를 제안하였다. 그에 따라 ‘시민사회의 제언’과 ‘정부의 이행의견 표명’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도출하고자 했던 당초의 계획은 ‘최종견해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둥글한 형태로 변경되었다. 개괄적인 발제 이후, 시민사회와 부처가 각자의 의견을 발표하는 소위 ‘라운드테이블’ 형태였다면 이해가 갈까.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관계부처가 최종견해를 인식하는 명확한 계기를 마련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포럼을 준비하였음을 밝힌다.

 

포럼에서 논의될 이슈를 선정하는 것도 긴 논의가 필요했다. 협약은 인간의 모든 권리를 포괄하며, 더욱이 급변하는 사회가 여실히 반영된 제5-6차 최종견해는 굉장히 많은 쟁점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어 아동인권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확산되기를 바랐으나, 포럼 준비일정을 고려할 때 논의하고자 하는 모든 주제와 관련된 부처를 섭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했다. 부처 간 이견이 있는 사항은 참석협조가 더욱 어려울 수 있으며,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진전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사안에서는 그다지 새롭지 않은 의견만 반복될 수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우려도 있었다. 발언자가 너무 많으면 포럼 전반이 늘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포럼의 큰 틀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모든 아동을 위한 포용국가’ 2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었고, ‘교육’과 ‘포용’의 범위에 가능한 포괄적인 논의를 담아보고자 노력하였다.

 

무엇보다 라운드테이블의 형태에 맞지 않는 발표 준비과정이 마음 한 켠을 불편하게 했다. 보다 유연한 분위기 속에 다양한 부처의 참여를 확보하고, 그들의 참석이 최종견해 이행을 위한 각 부처의 출발선이 되기를 바랐다면, 부처 역시 최소한의 준비는 필요했다. 시민사회의 제언과 방향성에 ‘응답’하는 역할이 아닌, 협약 이행을 위한 의무이행자로서 그들 나름의 입장과 성과, 노력과 어려움을 밝히는 대등한 주체로서 포럼에 참석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하지만 보건복지부를 통해 발제 원고는 물론 시민사회의 발표원고를 관계부처에 사전에 회람하며 참석 회신을 기다려야 했고, 그 결정 또한 포럼 직전에야 결정되었다. 관계부처의 부담을 줄여 참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는지 의문이며, 아동권리증진 및 아동권리 관련 국제협약에 관한 사항을 소관하는 보건복지부의 역할과 권한은 무엇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4) 또한 발제와 시민사회의 원고도 촉박한 일정 속에 준비되어야 했던 만큼, 해당 원고를 부처에 전달하는 과정도 상당히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부처 외) 모든 발표자료가 취합된 11월 13일 오전이 지나서야 참석을 요청하고자 하는 부처에 원고들이 전달되었으며, 포럼에 참석한 부처 중 사전에 원고를 준비하여 발표한 곳은 없었다.

 

과연 대한민국의 정부는 협약 이행의 첫 번째 의무이행자로 당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포럼을 준비하며 머릿속에 맴돌던 물음이다. 상호대등한 부처관계에서 협약 이행과 관련한 업무를 이리도 추진하기 어렵다면, 과연 국제인권조약의 담당부서는 행정부 특정 부서의 업무로 분장되는 것이 적절한 것일까. ‘협약 이행 모니터링 체계 마련’을 위한 험난한 발걸음을 예고하는 듯한 경험이었다.

 

포럼의 아쉬움과 성과

많은 어려움과 내면적 갈등을 거치며 포럼은 개최되었고, 현장에 참석한 부처의 발언과 답변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예컨대,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의 제언에도 불구하고 ‘인권조례가 지역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도돌이표 강조를 하였다. 아동인권 실현을 위한 범국가 단위의 역할을 외면한 것은 아닐지, 협약 이행을 위한 입법적 조치의 의미를 되묻게 하였다. 보건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는 서두에‘정부를 합리적인 존재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진의가 어떠하든 인권보장을 위한 국가의 기능적 신뢰를 바탕으로 그 이상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민주사회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법률에 근거한 행정부의 법 집행은 견제와 감시를 통해 균형을 유지하지만, 그것이 곧 ‘불신’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통합교육이 실천되지 않는 국내 교육제도의 한계를 짚지 않은 채, ‘특수학교로 가지 못한 학부모의 항의’를 단편적으로 언급한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의 발표도 협약에 대한 제한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또한 ‘여성가족부는 모든 청소년 정책의 총괄부처인데, 상황별로 부처를 달리 보는 의견이 안타깝다’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온라인 기반 아동 성착취 근절을 위한 법적 도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포럼 발표를 통해 아이돌봄 서비스도 아동인권 관련 여성가족부 업무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는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의 발언은 진정 모든 아동을 포괄하는 정책 수립을 위한 인권기반 접근을 모색하고 실천하고 있는지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협약 이행 역사상 최초로 최종견해 이행방안을 모색하고자 한 이번 포럼은 분명히 의미 있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발표자 포함 120여 명이 참여하며 협약과 최종견해에 대한 인식제고에 기여하였으며, 보건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장의 아동권리협약 이행 경과보고를 통해 부처의 심의 준비과정이 대외적으로 공유될 수 있었다. 국가보고서와 쟁점목록 답변서를 집필한 김영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협약 이행을 위한 대한민국의 과제를 명확하게 짚으며, 협약 이행을 위한 당사국의 구체적인 역할도 공론의 장에 올려졌다. 심의 전 과정에 참여한 아동보고서 집필진의 발표는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상기시켰고, 포럼에서 논의된 세부주제를 넘어 ‘교육제도’와 ‘포용국가’ 전반을 포괄하는 다양한 질문도 현장에서 제시되었다. 포럼에 참석한 관계부처 담당자가 최종견해에 따른 책무를 인지하였다는 것도 소정의 수확이다. 하루 일정으로 다루기에 불가능할 만큼 광범위한 주제들을 다룬 결과 종일 시간에 쫓기는 일정이었지만, 협약 이행 방향을 모색하는 총론을 시작했다는 점에 그 의의를 찾아본다. 비록 관계부처와 의견 조율이 확정된 최종견해 발간자료는 완성되지 못했지만, 보건복지부 발행 최종견해 일차자료집도 만들어졌다. 추후 활용도 측면에서, 정부발행의 국문자료 발간은 대표적인 성과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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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동권리포럼에서 발표 중인 김희진 변호사 <사진 = 국제아동인권센터>

 

부디 이 포럼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를, 시민사회는 물론 부처가 스스로의 책무를 인지하는 계기가 되기를, 이후 협약 이행을 위한 일련의 단계적 과제를 도출하는 촉진제가 되었기를, 그로써 아동인권을 보장·증진하는 대한민국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19 아동권리포럼은 다음 스텝을 위한 첫 발자국일 뿐이다. 

 


1) 제5-6차 최종견해는 9월 27일 채택된 이후, 10월 3일 미편집본이 공개되었고(출처: OHCHR 웹사이트 - Human Rights Bodies - Committee on the Rights of the Child – Media – Press release - UN Child Rights Committee publishes findings on Australia, Bosnia and Herzegovina, Georgia, Mozambique, Panama, Portugal, and the Republic of Korea, https://www.ohchr.org/EN/NewsEvents/Pages/DisplayNews.aspx?NewsID=25095&...), 이후 문장 및 세부표현 등을 정리한 최종 편집본이 10월 24일 공표되었다(출처: OHCHR 웹사이트 - Human Rights Bodies - Committee on the Rights of the Child - Country-specific information = Republic of Korea, https://tbinternet.ohchr.org/_layouts/15/TreatyBodyExternal/Countries.as...). 본문의 최종견해는 10월 24일 최종공표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2) 당사국 이외 NGO, 시민사회단체, 국가인권기구 또는 아동 당사자가 제출하는 보고서를 지칭하는 정식명칭은 없다. 다만, 이러한 보고서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당사국의 협약 이행 상황을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에, 대안보고서(Alternative Report), 보완보고서(Supplementary Report, Complementary Report) 등의 용어로 다양하게 불린다. 본문에서는 대안보고서라는 용어로 사용하였다.

3) 대한민국은 아동권리협약 이행보고에 따라 1996년 2월 제일차, 2003년 3월 제2차, 2012년 2월 제3-4차 최종견해를 전달받았으며(일자는 문서에 기록된 최종 편집본 공표날짜를 기준으로 하였다). 제5-6차 최종견해는 4번째 심의 결과 채택되었다.

 

4) 「보건복지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16조 제3항 제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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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투자 활성화, 국민연금이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

 

이종오 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기록 및 인터뷰 김경희,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이미 전 세계 투자시장은 투자 자산을 선택하고 운용할 때 ESG(Environment: 환경, Society: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성과를 고려하고 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거나,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고 건강하지 못한 노동환경을 제공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위험이 되기 때문에, 경영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기매김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자산규모가 3위로 큰 국민연금기금의 사회책임투자 현황은 어떤지 이종오 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회책임투자포럼 연혁, 활동에 대해 설명한다면?

“사회책임투자포럼 SIF(Social Investment Forum)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아프리카에도 조직되어 있는 단체다.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유럽사회책임투자포럼(Eurosif)도 있다. 서로 연대하고 협력한다. 한국에서 사회책임투자는 국민연금이 2006년 9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사회책임투자 방식으로 위탁운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그 무렵인 2007년 초에 탄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한 키를 쥐고 있다.

 

그래서 2012년부터는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를 위한 입법제안, 정책제안, 캠페인 활동 등을 펼쳐왔다. 이전까지는 국민연금에 우호적으로 방안을 제시하고 요청하는 방식을 택했으나 법과 제도가 없이는 큰 진전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입법제안 활동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2015년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사안에 대한 정보를 정보공시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포함시킨 것이 가장 대표적인 성과다. 이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이 ESG를 고려한 투자에 적극 나서도록,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이 따져물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사회책임투자라는 개념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빙산의 일각이란 말이 있다. 대개 수면 위로 드러나는 빙산은 10%밖에 되지 않지만, 수면 아래 가라앉은 빙산은 90%다. 기업의 가치는 재무자산과 비재무적 자산으로 구성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할 때 기업의 10%에 해당하는 빙산의 드러난 부분, 즉 재무자산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대한항공의 예를 들면 오너 일가의 갑질, 위법 행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며 주가가 하락하는 등 파장이 일어난 것을 모두가 기억한다.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재무적 가치 외에도 비재무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비재무적 가치는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로 구성되며, 이 가치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준과도 같다. 사회책임투자는 바로 투자대상의 ESG를 고려하고 평가하여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재무적 가치만을 보는 투자를 천동설 투자, 비재무적 가치까지 고려하여 투자하는 것을 지동설 투자로 비유하기도 한다.”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사례를 소개한다면?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터졌을 때 ‘국민연금이 가습기살균제 가해 기업에 투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사를 해보니 실제로 옥시에만 약 86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경영진 면담은 물론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레터조차 보내지 않았다.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명백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가습기살균제의 가해기업에 대해 가장 낮은 수준의 기업관여 활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칼럼을 쓰고, 바로 다음날 환경운동연합 등 다른 단체와의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다. 이를 계기로 국회에서도 국회의원들이 이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또한 그 전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시 재벌승계를 도와주는 의결권 행사 사건 등으로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의 사회적 책임성이 부각되어 있던 상태였다. 이 두 사건은 국민들이 사회책임투자를 알게 하고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사회책임투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이미 전 세계 투자는 사회책임투자라는 큰 물줄기를 형성해 가고 있었는데, 그동안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에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점수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설명해달라

“ESG는 각 영역별로 다양한 지표들이 있다. 예를 들어, E(환경)에서는 기후변화라는 중분류 지표가 있다면, 이에 대한 세부지표는 온실가스배출량, 에너지사용량, 감축목표 등이 있다. S(사회)도 노동, 안전, 불공정관행 등이 있고, G(지배구조)에도 주주권리, 이사회 구성(예: 다양성 등), 배당 등이 있다. ESG 점수는 평가회사 나름대로 ESG 각 영역과 각 영역에 설정한 중분류 지표, 그리고 이 중분류에 따른 다양한 세부지표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해 그 성과를 파악해 점수와 등급을 산정한다. 사회책임투자에는 다양한 실행전략이 있다. 어떤 실행전략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윤리 또는 규범에 의한 배제(negative screening)가 있다. 종교기관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주류, 도박 관련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것, 교육 관련 연금이 반교육적인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최근에 주류 금융기관 등에서는 선택적 배제(positive screening)와 재무적 가치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통합(integration)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국민연금도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 최근 국민연금이 도입한 스튜어드십코드도 사회책임투자와 연결시킬 수 있는 것 아닌가?

투자자들은 통상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기업의 주식을 팔아버리는 것으로 그 가치를 대신했다. 이것이 이른바 ‘월스트리트 룰’이었는데, 그러한 투자 행위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부도덕한 경영진의 행위를 바로잡지 못하고, 결국 금융위기를 낳았다. 이에 대한 반성을 통해 스튜어드십코드가 탄생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주주로서의 오너십을 가지고 경영에 적극 참여해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나쁜 관행을 개선해 기업이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도록 하고 투자자는 그 과정에서 장기적 관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예로 들면, 주주가 가습기살균제 기업의 주식을 팔지 않고 해당 이슈에 대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 개선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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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어디로 가고 있나' 국회토론회에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왼). <사진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을 투자하는 방식에 있어서 공공성과 수익률을 함께 추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실이지 않나?

“자본투자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다양한데, 양극단에는 재무적 수익 창출만을 추구하는 전통적(Traditional) 방식과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만을 추구하는 사회공헌(Philanthropy) 방식이 존재한다. 그 양극단의 방식을 극복하기 위한 중간지대의 투자방식으로 돈을 벌면서도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 사회에 공헌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SRI’, 즉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혹은 지속가능책임투자(Sustainable and Responsible Investment)는 이러한 고민의 산물이다.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는 명목상으로는 그 중간지대에 해당하는 투자 방식을 택했으나, 실제 목적은 수익률만을 극대화하는 방식에만 매몰되어 있다. 국민연금은 전국민이 조성한 기금이기 때문에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동시에, 노후보장을 위해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표도 지켜야 한다. 공적연금은 그 사이의 균형을 잘 찾아야 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에 대해 평가한다면?

“조금씩 발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도가 굉장히 더디다. 현재 국민연금은 사회책임투자를 하는 이유로 위험관리(Risk Management)를 꼽는다. 사회적 영향은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투자방식의 부가적인 산물일 뿐이다. 이른바 책임투자 방식이다.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 방식으로 투자하는 규모는 2018년말 기준으로 약 27조 원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사회적책임투자 방식을 늦게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년 사이에 괄목할만한 규모로 확대된 것과 대비된다. 국민연금이 세계 3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큰 손’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동향에 참 둔감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에 선도적으로 나서면 국내 금융회사들의 투자방식도 바뀐다. 사회책임투자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의 사회적책임투자 방식은 2018년 말 이전까지 주식으로만 위탁운용해왔는데, 최근에서야 직접운용 방식까지 도입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가 이번에 제정한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가이드라인에 대해 평가한다면?

“지난해 11월 3일 사회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공청회에 참석해서 국민연금을 상당히 비판했다. 빨리 시작할 수 있는 정책임에도 그 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조정해 놓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시기를 정권 말기로 잡아놓은 것은 사회책임투자에 의지가 없다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2013년까지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규모를 11조 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유야무야됐던 것에 대한 학습효과다.

 

또한 사회책임투자를 가장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해외투자 방식인데, 이를 늦추었다는 점도 지나치게 단계적이고 소극적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탈석탄을 선언하고, 무기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등 사회책임투자를 가장 잘하는 이유는 기금 전체를 해외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국내투자에 있어서는 정치적, 경제적 영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배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예를 들어 당장 한국전력이 기후변화의 흐름에 반하는 석탄발전소 건설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시총 규모를 고려하면 투자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투자의 비중을 제한하는 정도만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투자는 이러한 점에도 더욱 자유롭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해외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

“국민연금은 앞으로 해외투자 비중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국내 시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자산이 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연금을 흔히 ‘연못 속의 고래’라고 비유한다. 위험관리가 더욱 크게 요구되는 개발도상국 투자에 있어서는 사회책임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기업의 비재무 관련 정보가 불투명한 경향이 있고, 그 외에 위험요소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APG(네덜란드 공적연기금 운용사)의 경우,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따라 그 목표에 자신들의 자산운용이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러한 국제적이고 인류적인 관점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장기적으로 기금운용을 통해 공동체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지속가능한 개발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이 전혀 없다. 투자철학의 빈곤이다.”

 

해외에서는 국민연금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문제의식도 상당하다. 국민연금이 유럽 대도시의 대규모 부동산을 사들이며 원주민들이 ‘젠트리피케이션’ 피해를 입는 것을 보고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중요한 부분을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전혀 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이것도 지속가능개발목표에 대한 관점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투자활동이 이해관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당연히 고려해야 하며, 모두가 이익을 볼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사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해치게 되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더욱 증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인식도 옳지 않다. 국내에서 부동산에 대체투자를 할 때에도 당연히 주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LH와 협업해 공공주택을 공급하기도 하고 사회기반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 그런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민연금의 과제는 무엇일까?

“세계는 엄청난 속도로 급변하고 있다. EU는 2018년 이미 지속가능금융 액션플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G20의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의에서 금융안정위원회(FSB)에 의뢰해 만든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는 기후변화가 제2의 금융위기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하지 않거나 못함으로써 발생했다. 기후위기는 자산가치를 변동시킨다.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으면, 버블로 인해 제2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TCFD는 금융기업과 비금융기업들로 하여금 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 등 기후변화 관련 정보들을 재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태풍이다. 그런데 2019년 10월 기준으로 한국에서 TCFD를 지지하는 기관은 5개에 불과하다. 해외의 주요연기금은 TCFD에 지지선언을 하고 CDP(구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를 통해 정보공개를 하는데, 국민연금을 포함한 우리나라 공적연금은 이에 대한 관심이 아직 없다.”

 

마지막으로 국민연금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기 위한 제언을 남긴다면?

“지난해 국민연금 사회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었다. 국민연금을 지난 십수 년간 ‘스토킹’해온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한 걸음을 떼었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 국민연금이 잘한 것도 있다. 작년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중점관리 영역으로 환경, 사회를 선정하겠다고 한 점이다. 앞으로 국민연금은 이를 근거로 환경 영역에서는 당연히 기후위기 이슈를 반영해야 하며, 사회 영역에서는 산재사고가 다발하는 기업들을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한국에서 제2회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그 회의가 개최되기 전에 탈석탄을 선언해야 한다. 또한 국민연금이 TCFD를 지지하고, 기업들의 기후위기 관련 정보공개를 요청하고, 중점관리 영역으로 반드시 기후위기 이슈를 집어넣어야 한다. 그리고 ‘포용금융’을 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성장 전략은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배제적’ 방식이었다. 전세계는 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포용적 성장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앞으로는 주주만의 이해가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를 포괄할 수 있는 투자 패러다임을 적극 주도해야 한다.”

 

화, 2020/02/1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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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e... rel="nofollow">복지동향 제256호 |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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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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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0/02/1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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