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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획_뒷물시범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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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획_뒷물시범단 이야기]

admin | 수, 2019/11/27- 09:40

휴지에서 해방된 17명의 뒷물 시범단,
그 개운하고 유쾌한 이야기들

서정민/서울 마포구

무더운 여름이 한창인 지난 8월 첫날부터 한 달 동안 서울제주지부 소속 활동가 17명이 휴지를 쓰지 않고 뒷물과 뒷물수건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회원들이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뒷물하기와 뒷물수건 사용을 먼저 시범적으로 해보자는 취지에서다.
한 달이 다 되어 갈 즈음인 8월 29일에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보았다. 함께 하지 못한 분들은 SNS를 통해 체험후기를 전해왔다.

좋았던 점과 어려웠던 점은?

한혜진▷ 위생적이었고 휴지를 절약할 수 있었다. 아직은 대변은 좀 힘들다.

원경희▷ 뒷물수건을 그동안 안 썼었거든요, 시범단에 참여해서 이번에 처음 써 봤다. 소변볼 때는 괜찮았는데 대변은 아직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김미성▷ 평소에 팬티라이너를 하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뒷물수건으로 소변만 닦아내니까 깨끗하게 닦여지는 걸 느꼈고 팬티라이너가 필요없어서 간편해서 좋았다. 뒷물수건을 갖고 다녀야하는데 그게 힘들어서 팬티라이너에 넣어서 사용했는데 좋았다. 대변과 소변을 구분해서 사용하니까 좋았다. 핸드비데 없는 공중화장실에서는 어려웠다.

손승희▷ 신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사용하다말다 했고 꾸준히 사용하지 않고 휴지도 더러 사용했는데 시범단 하면서 휴지를 둘둘 풀어서 사용하다가 ‘참 시범단 활동중이지’ 하며 멈추고 휴지를 사용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외부에서도 휴지를 쓴 적이 없다. 아주 쾌적하고 끈적임이 없어서 좋았다. 건강해지는 기분이고 핸드비데를 쓰다보니 뽀송뽀송한 느낌이었다. 외부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렵긴 한데 소변 같은 경우는 뒷물수건으로 닦아내는 정도로 했다.
지인들과 얘기하다보니 외국에서는 아이들 약병 같은 것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사용한다고 하니까 굳이 휴대용 비데를 따로 사지 않아도 가능할 것 같다. 시범단이 된 이후에는 화장실, 식당, 식탁 같은데서도 휴지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윤미화▷ 시범단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면 찝찝하지 않을까 약간 우려했는데 휴지의 먼지 같은 게 내 몸에 붙지 않으니까 개운해서 좋았다. 휴지를 안 쓰게 되고 생활에서도 휴지 사용이 90%가 줄었다. 후라이팬 기름 닦을 때도 휴지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제일 좋았던 것은 깨어 있으려고 한 점이다.
어려운 점은 대변볼 때 처음에 물 조절이 잘 안되서 튀는 게 불편했는데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문제가 없었다. 외부에서 설사병이 한 번 났었는데 어쩔 수 없이 휴지를 두 세장 정도 쓰고 뒷물수건 사용한 기억이 있다. 시범단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뒷물수건 사용은 어느 정도 했으며 생활상의 변화는 어떠했는지?

한혜진▷ 뒷물수건 사용은 80% 정도 했다. 화장실에 휴지를 안 걸어놓게 되었을 때, ‘휴지는 당연히 사용해도 되는 거다’ 라고 생각했었구나..알게 되었다. 시범단이라서 일시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인들에게 권했을 때 “그렇게까지 하며 살아야 돼?” 라는 반응을 보고 내가 정토회에 와서 이런 거 한번 도전해본 게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생활하면서 내가 쓰고 있는 것들이 잠시 빌려 쓰는 거지, 당연히 마구 쓰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완전히 변화되진 않았고, 막 쓰던 버릇이 있기 때문에 비닐이나 일회용 용기 등 생활저변에까지는 확대되지 않았다.

원경희▷ 아직 100% 사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밖에 나갈 때는 잊어버려서 못 쓸 때도 있었는데 대변볼 때는 앉을 때 다리가 불편해서 못하고 있는데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김미성▷ 그 전부터 팬티라이너를 사용해왔는데 뒷물수건 하니까 이제 팬티라이너를 할 필요가 없었다. 청결하고. 100% 사용했고 갑자기 외부에서 볼일 봐야할 때 못한 경우가 있었다. 뒷물수건을 접어서 사용하고 있다.

손승희▷ 뒷물수건을 휴지다 생각하고 사용했다. 뒷물수건이라면 뒷물할 때만 사용하는 것 같이 느껴지고 사람들도 뒷물한다 하면 왠지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휴지 대용 수건’이다 생각해서 식탁에서도 냅킨이 너무 커서 뒷물수건 써보니까 휴지가 많이 줄어들고 너무 좋아서 사용한다.
식당에 가서도 불필요하게 휴지를 깔고 수저를 놓는 게 아니라 음식이 나오면 수저를 나중에 놓는 식으로, 아이들에게 물티슈도 사용하지 말고 손 씻고 오라고 한다. 불필요하게 휴지의 형광물질을 묻힐 필요가 없다.
거의 99.9% 사용했고 왜냐하면 마음으로는 이것까지만 하고 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웃음) 시험기간에만 공부하고 끝나면 놀거야, 이런 마음으로 했는데 해보니까 너무 좋아서 계속 해봐야지 하고 있다.
뒷물수건 만들 때 오버룩을 치는데 뒷물수건용과 휴지 대용으로 쓸 수 있도록 용도별로 색깔을 달리 해서 다른 용도로도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윤미화▷ 한 달 동안 사용하려고 깨어 있으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휴지를 뜯을 때 ‘이거 아니지’ 할 때가 있었다. 생활하다보니 친구들 만났을 때 컵 밑에 깔아놓은 휴지로 바닥을 닦는 나를 발견할 때도 있었다. 깨어있어서 하나라도 안 쓰려고 했다.
실제 내가 집에서 사용하지 않다보니 가족들도 안 쓰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위급할 때 빼고는 휴지를 쓰는데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 99% 이상 사용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윤미화▷ 현재 자연스럽게 익숙해져서 휴지를 사용하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다. 이제는 핸드비데를 홍보하고 있다. 동생이 같이 하는 걸 보고 흐뭇했다.

김미성▷ 너무 좋기 때문에 꾸준히 사용할 것이고, 아직 가족들은 “휴지 쓰면 되지 귀찮게 어떻게 써?”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갖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해결해야할 것 같다.
팬티라이너는 겉으로 보이지 않으니까 주머니식으로 개선해서 할머니들 고쟁이 방식으로 개선되면 다른 사람에게 권하기도 쉬울 것 같다.

주변 반응, 또는 주변에 끼친 영향은?

-젊은 여성분들은 휴지가 나와있고 쓰라고 있는 건데 굳이 냄새나는 것을 써야하느냐 하는 반응이다.
일차적으로 내가 써보고 확실히 인식 전환이 일어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 딸들은 면 생리대를 권했을 때 불편해서 싫다고 했는데 지금은 사용한다.

– 핸드비데 예찬론자가 되었다. 뒷물수건과 핸드비데 사용법을 알려줬더니 지인들도 사용하게 돼서 좋았다.
자랑하듯이 권했더니 휴지나 물티슈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니까 이상하게 보던 사람들이 바뀌고 있었다. 널리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뒷물수건 사용 팁은?

a. 저는 생리대커버에 뒷물수건이나 가제손수건을 여러 장 넣어서 소, 대변 시 한 장씩 꺼내서 닦으니 편해요. 그리고 사용한 수건은 빼서 작은 주머니에 담아요. 색이 다른 주머니 2개를 준비하여 한개는 여벌수건을, 다른 주머니에는 사용한 뒷물수건을 담아요.

b. 저도 색깔을 달리해서 사용한 것과 사용안한 것으로 구분해서 가지고 다니니 아주 편리했어요.

c. 저는 집에서 샤워기로 뒷물을 하고 뒷물수건을 사용하고 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고 오히려 개운합니다. 휴지 구매 안한지 2년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2년 전에 구입해둔 휴지가 아직 남아있어요

d. 집에 흡수가 잘 되는 남는 천(면)으로 뒷물수건 여러 장 만들었어요. 특히 아기 기저귀천이 좋아요.

e. 특별히 따로 만든 건 없고 좀 작은 타올 몇 개 화장실에 두고 쓰고 있어요.

f. 전 아주 가끔 삶아요. 여러 장 모아서 한꺼번에.

g. 소변만 닦는 수건과 뒷물 후 물기 닦는 수건을 분리해서 사용해요. 소변과 물이 섞이면 냄새나서요. 휴지 대신 소변만 닦은 수건엔 냄새가 별로 안나요, 마르기도 쉽고요. 뒷물수건집에 휴대해서 가지고 다니며 여러 번 닦아도 괜찮다는.
너무 자주(소변 볼때마다) 뒷물하면 유해균만 아니라 필요한 균도 없어져 오히려 질환에 걸리기도 쉽더라구요.

h. 밖에 다닐 때가 많은데, 뒷물수건집에 1장 넣고 주머니에 휴대하면 휴지 쓸 일이 줄어들더군요. 물이 안 섞이면 냄새도 그리 안 나고요.

i. 저는 집에 손수건 쓰지 않는 것이 많아 화장실에 놓아두었는데 뒷물 후 사용하고 바로 빨아 말려주니 생각보다 쉬워요. 아직 핸드 비데를 설치하지 않고 있는데 샤워기로 사용해도 좋아요. 매번 물이 튀기는 하지만요.
외출할 때는 집에 묵혀있던 생리대 사용해보고 생리대 커버 사용해서 손수건도 활용해보려구요. 현재 휴지 제로 이어가니 뿌듯합니다.

j. 저는 집에서는 휴지를 쓰지 않고 뒷물수건으로만 써요. 뒷물수건의 면 느낌이 좋아 즐기면서 애용합니다. 소변은 뒷물 안하고 뒷물수건 사용하고 바로 빨아 널어요. 외출시에는 뒷물수건집에 넣어 사용 전,후 뒷물수건집에 가지고 다닙니다.

k. 핸드비데 방향을 앞쪽으로 사용하면 물이 변기에도 튀지 않아서 괜찮아요.

l. 핸드비데 호스가 스프링모양이어서 바닥에 닿지 않아서 좋아요.

m. 다른 거는 안 써봐서 모르는데 (핸드비데가) 전기 비데 보다 좋아요

n. 외출시 뒷물수건 챙기는 걸 놓쳤어요. 다행히도 손수건이 여러 장 가방에 있어 사용했어요.

o. 지금까지 NO 휴지 실천중입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19년 9-10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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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4인 4색의 흙퇴비화 이야기

글_노금행 | 희망 리포터(호주 시드니)
편집_장순복 | 경기도 남양주


지난 겨울 한국 날씨가 몹시 추울 때, 남반구에 사는 시드니 정토회원들은 무더위 속에 2개월간의 흙 퇴비화 실험을 했습니다. 첫 온라인 교육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들이 대화방에 올라왔습니다. 서로 다른 주거 환경에서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떠나는 4인 4색 실험 과정을 함께 하며, 그들의 마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시드니법당 흙 퇴비화 실험단 오전반 시작 모임

귀차니즘도 때론 통하는구나! (강일향 님)


저는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과 일부 시범 운영 중인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호주 지역은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와 같이 버립니다. 청정지역 호주가 한국에 비해 분리수거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직접 만든 퇴비로 작은 텃밭에서 키우는 채소들의 수확량과 크기도 늘려보고 싶어 실험단에 합류했습니다.

모둠 활동을 마치고 강일향 님 (아래 줄 가운데)

귀찮아하는 제 습관을 인정하며 귀찮아하면서도 실험을 계속해봤어요

교육 영상에서는 가루로 된 발효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소개되었는데요, 저는 호주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카시 퇴비화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밀폐된 버킷 안에서 발효촉진제가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 역시 빠른 퇴비화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잘게 잘라야 하지만, 대충하는 저의 습관이 어김없이 나왔습니다. 매번 잘게 자르는 게 너무 귀찮았습니다. 귀찮아서 안 하는 것보다는 제 습관을 인정하며 이 실험을 계속해보고 싶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면 자르지 않고 그냥 버킷에 마구 모았습니다.

수행으로 아픈 몸이 걸림이 아니듯 퇴비화도 다만 꾸준히 합니다.

조금 느린 발효 과정을 거쳐 흙에 묻은 첫 음식물 쓰레기를 뒤적여 보았습니다. 흙으로 돌아갔음을 직접 보고 나니 놀라웠습니다. 지난 학기 불교대학 스태프를 하며 다시 배운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갖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재료들이 쓰레기라는 한 단어로 불렸다가 다시 흔적도 없이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라는 건 없고, 그저 상황에 따라 붙여진 이름일 뿐이었습니다. 요즘 몸은 아주 아프지만, 마음은 스스로가 놀라울 정도로 편안합니다. 수행으로 아픈 몸이 걸림이 아니듯 퇴비화도 다만 꾸준히 합니다. 귀차니즘도 역으로 이용하니 장애가 아닌 것처럼!

재미있게 화학 실험을 하다 (김지은 님)

여름만 되면 아파트 주차장 근처 쓰레기통에서 냄새가 많이 올라옵니다. 혼자 줄인다고 냄새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실험단을 통해 쓰레기를 줄여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방법을 할까 고민하다 보카시 퇴비화 방법을 택했습니다. 육류를 포함한 대부분의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 수 있고, 마당이 없는 아파트에 적합했습니다.

김지은님이 직접 만든 액상 발효제

액상 발효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보니


쌀뜨물을 이용하여 액상 발효제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니, 경제적이고 화학 실험을 하는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넉넉하게 만들어진 발효액을 희석하여 욕실 청소도 해 보았습니다. 화학약품 냄새도 안 나고 청소 효과도 좋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퇴비화로 흙 속 온도가 높아지면서 열이 나는데, 손을 대어보니 따뜻했고, 김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남편은 퇴비에서 열이 나는 것을 처음 알았느냐며 핀잔을 주었지만, 촬영한 동영상을 단톡방에 나누니 다들 신기하다며 재미있어했습니다.

깨끗함과 더러움이란

하지만 2~3주에 한 번씩 흙 퇴비함에 넣기 위해 묵힌 쓰레기를 꺼낼 때 분별심이 올라왔습니다. 냄새가 많이 났고, 혹시나 냄새로 인해 이웃이 불평을 하지 않을까 걱정되었습니다. 분별심은 얼마 전 졸업한 경전반에서 배운 반야심경 구절이 잠재워주었습니다. 퇴비함 바로 옆의 식물들은 아무 불평 없이 잘 자라는데, 사람은 순간의 냄새에 분별심 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깨끗함과 더러움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저의 습관에서 비롯된 것임을 체험했습니다.

어느 날 고개를 쏙 내민 초록 잎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멜론 싹이었습니다. 쓰레기가 흙으로 돌아가 생명으로 다시 태어남을 보았습니다. 자연에 더 다가가는 느낌이 들고, 기다림도 배웠습니다. 매일 108배 하듯 퇴비화도 꾸준히 하고, 재미난 화학 실험을 지인들과 나누며 동참을 이끌어 보겠습니다.

까마귀를 기다리며 (조은정 님)

흙이나 발효제 없이 음식물 쓰레기 혼자 흙이 되는 마술통 퇴비함


10여 년 전부터 닭을 키우고 있고, 큰 퇴비함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오고 있습니다. 닭은 씨앗 종류 같은 사료도 먹지만, 남은 쇠고기, 각종 채소 부스러기도 먹습니다. 또 퇴비함에는 과일 껍질과 씨앗까지 넣을 수 있어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양이 적습니다. 사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육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물 쓰레기를 넣은 후 낙엽, 잔디 등을 섞어 가끔 돌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잘게 잘라주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실험단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니, 다들 놀랐습니다. 그냥 흙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흙이나 발효제 없이 음식물 쓰레기 혼자 흙이 되었으니 놀랄 만도 합니다.

이렇게 흙으로 변한 쓰레기를 그냥 화단에 뿌려주면, 어느새 싹이 나오는데 주렁주렁 달리는 열매를 보고서야 이름을 알게 됩니다. 경전반 스태프 활동을 하면서 배운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쓰레기가 흙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열매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인연 따라 모양이 변할 뿐,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술 통 퇴비함 앞에서 조은정 님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


큰 퇴비함이 마술처럼 뭐든지 다 처리해주니 필요 이상 음식을 준비하여 남긴 게 아닌지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은 적게 먹고 적게 소비하는 삶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고, 탄소 발자국을 많이 남기는 육류의 소비도 줄여야 함을 느꼈습니다. 퇴비를 영양분 삼아 마당에 있는 과실수들은 늘 풍성한 열매를 맺어줍니다. 한 달 뒤 완연한 가을이 오면 감나무에 감이 먹음직스럽게 익을 겁니다. 올해는 까마귀들에게 양보하려고 그물을 씌우지 않았습니다. 새들이 곧 맛있게 감을 먹는 모습을 기다리며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겨 봅니다.

퇴비함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가 흙이 되다(조은정 님)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온다 (송미심 님)


두 달이라는 기간동안 세 번의 온라인 모임과 실험단 단체 톡방을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선뜻 진행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구에서는 멜번법당이 먼저 실험단을 시작하고 이어 시드니법당에서 두 번째로 시작했습니다. 지역 특성상 이미 퇴비화를 하는 도반들이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행자였지만 처음 접하는 분야라 교육 영상에 나온 방법으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직접 키우는 돌미나리 앞에서 송미심 님

너무 애쓰지 말고 가볍게 해야 오래 할 수 있다

조심스럽게 단계별로 메뉴얼을 충실히 따르면서 가루 발효제의 작용을 관찰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잘게 잘라야 발효제의 효과가 크지만, 그 많은 제철 과일과 레몬, 수박 껍질은 감당하기 벅찰 때도 있었습니다. 이전에 법회에서 들었던 “너무 애쓰지 말고 가볍게 해야 오래 할 수 있다.”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마음을 고쳐먹으니, 예쁘고 잘게 잘라 발효제에 버무려 놓은 쓰레기가 샐러드처럼 보여 다들 톡방에서 웃을 수 있었습니다.

흙퇴비화를 통해 자연과 늘 함께 산 어머니와 정답게 얘기나눌 수 있었어요

나라마다 발효제 효능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무더위 속에 실험이 진행되었지만, 호주 발효제는 약해서 권장량보다 많이 넣어 일주일 정도 두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만들어진 퇴비 속에서 자라 난 새싹을 보니 아이처럼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일흔이 넘은 도반은 한눈에 멜론 싹이라고 일러 주고, 흙 속에서 꿈틀거리는 뭔가도 궁금해 어머니에게 물어보고 굼벵이와 처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니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도란도란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친정어머니와 정답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 늘 함께 산 어머니는 자연에 대해 잘 모르는 딸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옛날이야기로 정을 채우니 행복감이 밀려왔습니다.

익숙해졌으니 이젠 가볍게 꾸준히 해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듬성듬성했던 돌미나리가 퇴비를 먹고 풍성해지는 것도 보았습니다.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옴을 경험했습니다. 재밌고 유익한 실험을 통해 인식이 변하고 새로운 습관이 생겼습니다. 익숙해지는 시간이 지나갔으니 이젠 가볍게 꾸준히 해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혼자 했더라면 이만큼 오기 힘들었을 겁니다. 도반들과 함께하고,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시드니법당 흙 퇴비화 실험단 오후반 마무리 모임

퇴비화를 통해 개인법당 시대가 완전히 우리 곁에 정착
직접 실험에 참여하면서 가장 분별심이 많았던 저는 도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흙 퇴비화도 수행 삼아 꾸준히 하는 습관을 만든 도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함께 했던 모든 도반의 이야기를 지면 관계로 다 담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이번 실험단을 통해 개인법당 시대가 완전히 우리 곁에 정착했음이 느껴집니다. 온라인상에서도 우리는 많은 것을 함께 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3·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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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4/0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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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쿠버의 지구를 살리기 위한 작은 프로젝트

허미영/캐나다 밴쿠버


지난 9월부터 벤쿠버에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환경의 대변화를 몰고 오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자각하게 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쉬운 방법부터 모색해 보기로 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보았습니다.

우선 각자가 생각하는 지구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실천 방법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어떤 식으로 개진할 것인 지를 소통방을 통해 의견들을 모아 작은 환경 운동 안을 만들었습니다.

첫째, 우리는 법회별,각 불교대반을 대상으로 현재 지구멸망의 위기를 인식하기 위해 현재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징후들을 살펴보고 우리들 각자의 과도한 소비와 이기심이 불러 온 현상황을 바로 인식하는데서 부터 시작했습니다.

▲각 반별 교육활동

둘째, 그렇다면 이렇게 공멸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지구를 이전으로 돌릴 수 있는 작지만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변화의 초석이 될만한 것부터 시작해 보기로 하고 우리의 생활에서 빚어내는 오염도가 높은 용품을 찾아내 그 대안으로 대체용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제안된 용품이 재활용 미용비누와 빨래비누 만들기 였습니다. 범람하는 미용세제와 가정용 세척 세제는 접근이 쉬운 생활속 필수용품으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넘버 원 아이템입니다.

▲재활용 비누 만들기

저희 밴쿠버 법당에서 4번에 걸쳐 생산해 낸 비누는 질적인 우수성은 물론 화학제품으로부터 나와 지구의 건강까지 책임져 주는 훌륭한 용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완제품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가 그것이 나오면 금방 동이 나버리는 우수한 환경용품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세안 후 당김도 없습니다. 거품이 많이 생겨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할 때 개운함도 덤으로 따라 옵니다. 물론 세척이 잘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입니다. 법당 도반님의 어린 딸아이는 이 비누만 쓴다고 합니다. 다른 도반님은 폐식용유로 만든 비누로 설겆이를 한다고 합니다. 세척력이 뛰어남은 물론 빨리 헹궈지니 물도 절약된다고 합니다.

작은 비누 한쪽이 대체한 환경쓰레기의 양은 어마어마 합니다.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없고 세척이 쉬우니 물의 사용량이 줄어들고 에너지 절감은 물론 결과적으로 탄소배출량도 줄어들어 결국 지구온난화 방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아주 적극적인 환경운동이 됩니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움직이는 조그마한 행동이 결국은 지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우리가 해야 할 최선의 길이며 최고의 선 일 것 입니다. 이 조그마한 용품 하나는 인간의 편리함과 이기심이 저질러 놓은 병든 지구에 대한 미안함을 덜게 해주는’죄사함’의 필수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지구의 멸종을 눈앞에 두고 누군가 한 말입니다.

“우리는희망을 이야기 합니다.그러나 희망보다 더 필요한 건 행동입니다. 일단 행동하기 시작하면 희망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우리가 행동 할 때 그때서야 희망이 올 겁니다.” 이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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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0/02/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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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의 시기와 실험을 거쳐,
이제는 편하게 놀이처럼

장흥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


시작하면서 하기 싫은 마음 등 여러 마음을 보았지만, 현재의 마음은 ‘참여하길 잘했구나’ 하는 마음뿐입니다. 흙퇴비화를 해본 것이 참으로 큰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안 나오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퇴비화 과정에 필요한 물품을 받고 함께 하는 도반들의 정보도 얻고, 나름 공부도 하고 진행하며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래도 얻은 최선의 해답은, 퇴비화도 중요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안 나오게 하는 것” 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식단을 가볍게 하며 구매를 최대한 줄이고, 조금씩 덜어 먹되 꺼내 놓은 건 다 먹으려 애쓰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자연히 줄어들어 고마운 마음이 더해지기도 하고, 또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기도 하고, 한편 온 식구들에게서 관심을 끌어내어 마음이 뿌듯해지는 보람도 느끼고,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2주째 실망의 시기와 실험을 거쳐, 이제는 편하게 놀이처럼 즐겨요


퇴비화 물품을 준비하며 처음 내었던 마음을 잘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바램은 여지 없이 2주도 못가서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첫 시도 때는 그런대로 되는 것 같아 자랑도 했는데, 2차 시도 때는 생각대로 효소랑 배합이 잘 안되었는지, 잘게 썰지 않아서 그런지 뭉텅이에 습기도 차며 냄새도 나고 퇴비화 되어가는 모습이 확인이 안 되어 실망이 컸습니다. 그래서 다시 의견을 모은 결과, 3차시도 때는 플라스틱 화분에서 보다 공간이 넓은 스티로폴 통과 지렁이 퇴비함에 옮기고 여유있게 구분해서 묻어주기 시작했고, 이틀에 두 시간 정도 뚜껑을 열어 환기도 시켜주고 관심을 기울였더니, 나름 만족하는 결과를 끌어냈습니다. 이런 순서대로 몇 번 해보다 보니 이젠 부담이 줄어들어 편하게 바라보며 즐기고 있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즐기면서 놀이처럼 하라는 말씀이 생각나 잠깐의 행복을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어려운 과제(바나나껍질, 매실열매, 달걀껍질 등) 고민하다 개발한 방법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몇 가지가 있어 고민하고 실험해보다가 다음과 같이 방법들을 찾았습니다. 퇴비화시키지 않아도 될 큰 음식물쓰레기들, 또는 조금 가공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들… 귤껍질, 양파껍질, 바나나껍질 등에 대한 처리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매실청 담고 나온 매실 열매는 다시 후식으로 맛보고 딱딱한 씨앗은 바짝 말려 일반 쓰레기로(전에는 그냥 땅에 묻었음), 김장하기 위해 육수 낸 찌꺼기는 갈아서 부침개로 먹고, 먹고 난 바나나 껍질은 잘게 썰어 잘게 부순 달걀껍질과 섞어 큰 화분에, 남는 달걀 껍질은 살짝 구워서 갈아 직접 화분 위에 뿌려준 후 흙과 살짝 섞어주고, 그리고 뿌리 있는 채소(양파. 무. 상추 등)들은 페트병으로 뿌리를 내려 구경도 하며 나온 줄기 등은 음식물 재료로 이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베란다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기도 하고, 그저 흥미가 있고 재미있는 베란다와 주방이 되도록 함께 노력 중이지요.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제로


그러다 보니 사실 주방에서 나가는 음식물 쓰레기는 설거지 후에 나오는 찌꺼기 정도가 거의 전부이고, 배출량은 제로입니다. 요즘 집에 오는 손님도 없다 보니 크게 음식 차릴 일이 없는 것도 한 몫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런 행위 하나하나는 함께하는 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답니다. 함께 찾아보고 공부하며 정성을 다함에 물러섬이 없는, 함께 하는 이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안내자와 도반들의 아이디어도 크게 도움이 되었고, 흥미있고, 재미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수행과제로 삼아 가족이 함께 해 나간다면 우리들의 바램인 지구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에게 흙퇴비화를 적극 추천 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3·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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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4/0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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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이 자부심으로, 음식물 흙퇴비화

장보민 | 경상남도 경주시


관리되지 못한 음식과 식재료들에 매번 좌절하고, 개선되지 않는 상황 되풀이

안녕하세요. 저는 경주에 살고 있는 장보민입니다. 이번에 경주법당에서 자발적으로 진행한 흙퇴비화 모임에 참여하고 있어, 흙퇴비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4명이고 큰 애는 서울에 있고, 3명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외식보다는 집밥을 선호하고,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경우가 많아서 저의 고민은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거였어요. 포살(정토회 회원들이 함께 지키기로 한 계율에 비춰 자신을 돌아보고, 드러내어 참회하는 장)을 하면 항상 ‘음식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에 걸려서 참회를 하지만, 관리되지 못한 음식과 식재료들에 매번 좌절하고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더럽다는 생각으로 흙퇴비화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음식물쓰레기 흙퇴비화 1,2기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선뜻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더럽다는 생각이 드니까 집안에 두면서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아 큰 맘 먹고 참여했는데 대박!! 저에게 딱 맞는 감사한 흙퇴비화 작업이였습니다.
2월 8일 교육을 받고 14명이 시작했습니다. 정토회에서 진행한 흙퇴비화 1,2기를 진행했던 경주법당 환경꼭지 강순자님이 ‘음식물 쓰레기 흙퇴비화’를 알리고 싶으신 열정으로, 이번에는 전체 정토회에서 진행하지 않는 기간임에도 경주법당에서 자발적으로 흙퇴비화 활동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 큰 맘 먹고 참여했는데!! 나에게 딱 맞는 흙퇴비화!!

함께 하시는 분들은 거의 각자의 텃밭을 가꾸며 친환경 농법으로 자급자족하는 분들이고, 경주의 분위기는 환경열정 가득입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분들이고, 로컬 푸드에 깨어있고 환경이 곧 삶이신 분들이 많아서 항상 좋은 영향을 받고 감사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흙퇴비화 소통방은 여러가지 경험담과 고민들이 활발하게 올라오고 중간 모임도 여러번 가졌습니다.
교육 받은대로 시작해 보았습니다. 공동구매로 분갈이 흙과 발효제 구매해서 준비!

♣음식물쓰레기 흙퇴비화 과정 – 일지♣


2월 8일(월)
교육 받고 음식 생쓰레기 잘게 썰어 놓기
흙퇴비화할 밀폐통 준비(2개) / 음식물 쓰레기 플라스틱 통에 담기
– 천혜향 껍질, 오이 (84g) / 삶은 고구마, 빵(44g)

2월 9일(화)
발효제 섞은 음식물 쓰레기 (이하 음쓰) 흙으로~
두가지로 나눠서 실험 : 익힌 것(흰통) / 생 것(검은 통)

2월 10일(수)
흙퇴비화 일지 만듬
분갈이 흙에 음쓰 넣음 / 2차로 넣을 음쓰와 발효제 섞음
– 천혜향 껍질(30g) / 싱크대 모인 음쓰(48g)


며칠 안 됐는데 어떤 음식 쓰레기가 나오는가 살펴보게 되니, 전체 일상에 깨어 있게 됩니다. 적게 먹고 적게 쓰게 됩니다. 발효시키는 양은 적지만 음식쓰레기 양이 확 줄었어요.

2월 11일(목)
음쓰 정리. 양을 늘려서 해봄
3차로 넣을 음쓰와 발효제 섞기
– 천혜향 껍질, 오이껍질, 당근껍질 등(400g)
– 싱크대 모인 음쓰, 싹난 생감자(300g)

2월 13일(토)
묻어 놓은 음쓰의 상태 확인 : 익힌 것은 형태가 없어지고 작은 망울들이 있음
생것은 익힌 것보다 망울져있는 덩어리가 크고 천혜향 껍질 형태 남아있음
3차 음식물 쓰레기 투하~ / 환기함


1차, 2차 음식물 쓰레기가 사라졌다. 너무나 신기하다. 냄새도 없고 발효의 강한 힘이 느껴진다. 음식물 쓰레기에 깨어있기 하니 냉장고 음식에도 깨어있게 된다. 꾸준히 해보고 싶다.

2월 14일(일)
4차 투하 음쓰 준비+발효제 섞기
– 생음쓰(200g) / 익힌 음쓰(300g)

1.2차 적은 양의 음쓰가 하루만에 형체가 없어지는 것을 보고 3차에 양을 늘려서 투하한 것 관찰해봄. 하루만에 작은 덩어리들은 없어지고 큰 덩어리는 남아 있음. 생음쓰보다 익힌 음쓰가 빨리 발효되는 듯. 두 통에 모두 습기가 있는 것은, 발효되면서 습기가 나오는 거라 여겨짐. 덩어리를 흙삽으로 풀어주고 섞어줌

2월 15일(월)
흙퇴비화로 나의 죄가 사해지는 듯한 가벼운 마음. 음식물 쓰레기가 내 친구가 되고 자부심이 되어
1시간 환기하고 덩어리들 풀어주며 관찰. 덩어리가 크면 많이 남아있음. 나머지는 많이 분해되어 거의 없어짐. 와인냄새 같은 휘발성 발효냄새가 남.


여러 활동을 하다가, 틈나면 음식물 쓰레기를 뒤적거리며, 쉬는 시간을 가집니다. 음식물 쓰레기로 휴식을 갖는다니….불구부정.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없다는 불법의 이치를 여기서 느끼네요. 모두 마음 먹기 나름이였어요. 음식물 쓰레기가 내 친구가 되었습니다 ㅎㅎㅎ
나름대로 실험을 다르게 해보고 있어요. 같은 양을 하루 발효한 것/이틀 발효한 것//발효제를 두배로 넣은 것(6차 투하 예정) 등으로 나눠서 해 보려고 합니다.
자발적인 건 재미있다는 거겠죠.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그리고 많이 버려졌던 음식물 쓰레기에 항상 죄책감처럼 부담감이 있었는데, 흙퇴비화하면서 나의 죄가 사해지는 듯한 가벼운 마음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나는 죽으면 쓰레기만 남기는 인생은 아닐지 되돌아보며… 최소한의 쓰레기를 남기자. 그리고 좋은 흙퇴비로 변한 쓰레기라면… 음식물 쓰레기는 저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존재가 되어갑니다.


2월 16일(화)
5차 음쓰 투하(이틀 묵혀놓은 것)
– 생음쓰 200g / 익힌 음쓰 300g
관찰 – 생음쓰통과 익힌 음쓰통의 흙색깔 다름.
– 콩나물대가리, 마늘, 파 겉껍질, 한라봉 겉껍질 등 남아있음.
– 깊은 통이 발효가 잘되는 듯함.
– 자주 뒤적여주고 환기해주면 빨리 발효됨
– 집안에서보다 베란다로 보낸 후 발효 느려짐


내 욕심과 부채의식으로 많은 음식을 하고 있었구나
적게 사고 적게 먹고 흙퇴비화로 배출량 제로로~


이렇게 오늘(3월 20일)까지 매일 일지를 쓰며 음식물 쓰레기를 관리하고 뒤적이고 흙퇴비화하면서 19차 음식물 쓰레기까지 넣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틀에 한번은 음식물 쓰레기를 밖에 버려야 했는데, 이제는 거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일반쓰레기로 분류되는 계란껍질, 양파껍질, 동물 뼈 등은 넣지 않고 미련 없이 버렸구요. 안되는 걸 하려고 하지 않고 지금 제가 못하는 음식물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살펴보니 너무 많은 양의 음식과 반찬 종류가 많았습니다. 생각보다 적은 양을 먹고 한번 한 음식은 여러 번 안먹는 가족인데, 제 욕심에 많은 음식을 하고 있었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정토회 체제가 바뀐 후 저녁에 방에서 못나올 때가 많으니, 부채감정으로 많은 음식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간식도 필요 이상으로 사다 놓고 식재료도 많이 사놓고…이런 내 모습을 알게 되니, 일단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다 소진하면 최소한의 장을 보고 식단을 짭니다. 냉동실에 있는 재료도 잘 살펴서 먹을 수 있는 걸 해 먹고 단순하게 먹습니다. 좀 적게 사고 좀 적게 먹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임을 흙퇴비화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냉장고 파먹기 할 때보다 흙퇴비화할 때 냉장고에 더 깨어서 관리하게 되는 게 놀랍고 신기합니다.

하루에 20분!! 죄책감을 자부심으로 바꾸는데 드는 충분한 시간

하루에 20분!! 흙퇴비화에 드는 제 시간입니다. 음쓰준비 10분+ 뒤적뒤적 10분!! 죄책감을 자부심으로 바꾸는 충분한 시간!! 흙퇴비화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3·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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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4/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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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뒤적이고, 꾸준히 하며 기다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너무 재미있어요.

차보경 | 경기도 부천시


퇴비화가 시작되었어요. 작년에 냉큼 신청했다가, 냄새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바로 취소했었는데, 그 후 법당 퇴비함에 가끔 코를 디밀어 보니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더라고요. 다음에는 꼭 참가하겠다고 마음먹은 참이었죠. 여는 모임에서 우리가 10%만 퇴비화해도 지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지만, 기왕 시작할 바에는 단단히 하고 싶었어요.

흰공팡이는 흙과 섞어주니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빨리 해보고 싶은 급한 마음에 첫 주의 여는 모임을 하기도 전에 내 멋대로 생쓰레기와 싱크대에 걸러진 음식물을 함께 통째로 발효제와 섞어버렸어요. 따뜻한 레인지 근처에 두었다가 5일 후 흙에 묻고 섞어줬지요. 일주일 후에 열어보니 가관이더라고요. 우선 표면에 흰곰팡이가 군데군데 피어있었어요. 당황했지만 보지 못한 것으로 하고 바로 흙과 섞어버렸는데 내내 아무 상관이 없더라고요. 하하. 근데 곳곳에 덩어리가 뭉쳐 있어 부삽으로 뒤집어보니 긴 대파 껍질과 자몽과 귤껍질이 생생히 살아 이리저리 구르더군요.

나만의 실험! 발효제 한 봉지를 몽땅 흙에 쏟아붓고 섞어주다!
알러뷰 미생물! 품어주는 흙도 땡큐!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작전 개시! 발효제 한 봉지를 몽땅 흙에 쏟아 붓고 흙과 골고루 섞어줬죠. 아무래도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애들(미생물)이 많아야 잘 먹어치우겠지? 그리고 마음먹었죠. 지금부터 다 부숴버릴 거야! 귤이나 사과 등 과일이나 채소는 즉시 손으로 뜯거나 칼질로 작게 해서 발효제와 골고루 섞어놓았다가 묻었어요. 주민센터에서 무료 배급하는 EM도 함께 사용했고요. 일주일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장갑을 끼고 덩어리를 전부 부숴 보니 대부분의 음식물 쓰레기는 모두 흙으로 돌아갔고, 조그만 알갱이들만 남아 있더라고요. 알러뷰 미생물! 품어주는 흙도 땡큐! 알갱이들은 따로 모아 발효균과 섞어 다시 묻었어요.

발효는 역시 온도구나!
한 번은 약간 냄새가 나는 듯하여 남편 눈치를 보느라 베란다에 내놓았던 것을 뒤적여보니 어머나? 그대로네요. 너무 추워서 애들이 먹지도 않나 봐요? 당장 들여왔지요. 실내 것은 형체도 없더구먼. 아! 발효는 역시 온도구나! 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죠. 목포 법당서 올린 사진을 해보니 판자로 구역을 나눠 시작하셨기에 따라쟁이가 되어 보니 구역이 헷갈리지 않아 좋기는 한데 좁아서 잘 섞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칸막이는 철거하고 종이에 표시했지요.

잘게 만들면 초스피드
음식물 쓰레기는 미생물과 접촉을 많이 할수록 미생물이 냠냠 잘 먹기 때문에, 잘게 자를수록 잘 되더라고요. 갈아서 넣어주면 초스피드! 그런데 이 방법은 전기를 사용하는 거라, 환경운동에 적당한가? 고민이네요. 하지만, 이 시도로 잘게 할수록 속도가 무척 빨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흙 속의 미생물은 섬유소를 분해하지 못해요
파 뿌리, 귤 꼭지, 생선 뼈 등은 원래 구성성분이 흙 속의 미생물이 먹는 유기물 성분은 엄청나게 적고 거의 분해하지 못하는 섬유소로 되어 있어 그냥 일반 쓰레기로 버렸어요.

촉촉한 덩어리는 미생물들이 이산화탄소와 물을 내보낸 반가운 증거!!
군데군데 촉촉한 덩어리들을 보면 반갑더라고요. 미생물들이 열심히 냠냠해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내보낸 증거라서요. 우리가 음식물을 먹고 오줌을 배출하는 것처럼 말이죠. 근데 겨울이라 귤껍질이 많이 나와 대기하는 통이 싸이는 것을 보니, 나라에서 어차피 퇴비화를 한다는데 내가 하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가 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퇴비화 시작부터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1장도 사용하지 않은 내가 자랑스러워서 오기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집착도 생겼죠.

부피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 퇴비화가 덜 진행되었다는 것!
공기 샤워를 시켜주면 흙과 미생물이 참 좋아해요

음식물 쓰레기를 묻은 후 늘어난 흙이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을 보니 퇴비화 속도가 좀 느리구나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미생물은 동식물을 이루는 유기물, 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먹고 똥을 싸는데, 그 똥 성분이 바로 흙 성분이거든요. 이렇게 똥 성분, 즉 흙 성분이 되면, 부피가 줄어들게 되지요. 미생물이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면 대부분을 살아가는 에너지로 쓰고 찌꺼기 중 어떤 것은 흙이 되고, 어떤 것은 공기 중으로 내보내거든요. 부피가 잘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음식물 쓰레기가 퇴비화 되지 않고, 아직 그대로 있다는 것이죠. 곰곰이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공기였어요. 발효제의 미생물 중 혐기성은 산소가 닿지 않는 곳에서 냠냠 잘 먹는데 호기성 미생물은 산소가 꼭 있어야 냠냠을 잘하거든요. 이걸 깜빡한 거죠. 이때부터 하루 한 번은 기본이고 어떤 날은 두 번도 뒤집어주고 있어요. 가끔 장갑을 끼고 비벼서 샤워도 시키고요. 여름이 오면 뚜껑도 잘 닫아야겠어요. 까딱하면 곤충 사육장이 되어버릴 테니까요. 남편이 나에게 화초도 그렇게 정성껏 키우지 않더니 퇴비 흙 장사를 할 거냐며 웃네요. 이제는 과일, 채소 다듬을 때는 되도록 얇게 깎고 반찬도 싹싹 먹어치우는 품목으로 하게 되었죠. 음식물 쓰레기 배출 원천 봉쇄를 위하여 아자!

매일 뒤적이고, 꾸준히 하며 기다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퇴비화도 수행과 같네요. 너무 재미있어요

퇴비화를 시작한 지 이제 거의 두 달이 다 되어 가네요. 이제는 알게 되었죠. 퇴비화도 수행과 같다는 것을요. 매일 뒤적이고, 꾸준히 하며 기다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다만 할 뿐이죠. 시간이 흐르면 자기도 모르게 향상되어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가 흙이 되어 있죠. 아! 너무 재미있어요. 수행도 퇴비화도.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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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1/02/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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