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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간 회담의 타개를 호소하는 한국평화 대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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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간 회담의 타개를 호소하는 한국평화 대표단

admin | 화, 2019/11/26- 21:35

편집자 주:

지난 10월 25일 – 11월 초에 ‘한반도평화국제회의’를 겸하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를 중심으로 여러 종교단체와 시민단체 인사들이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하여 미국 조야에 대북제제의 완화와 미북 간 정산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활동을 펼쳤다. 당시 이들 대표단과 함께 했던 워싱턴의 저명한 팀 서록 기자는 대표단의 활동 과정에 대해 미국의 유력한 정치 전문지인 Foreign Policy와 Nation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칼럼 기사를 제공하였다.


다시 싸울 준비가 되었는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사안을 놓고 트럼프 미 대통령과 진행하고 있는 양자 협상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데 진저리가 난 것은 북한 국민뿐만이 아니다. 한국 국민들도 더딘 협상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11월 5일, 대한민국 국회의원 71인은 남∙북∙미∙중이 공식적으로 한국 전쟁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을 발기한 국회의원들은 비무장지대(DMZ)를 가운데 두고 있는 남∙북 국민들에게 필요한 비핵화 회담을 촉구하는 과정이며 “한반도 평화를 불러오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라고 전했다.

그러한 결의는 의미 있는 시기에 이루어졌다. 한 주 전인 10월 31일, 김정은은 단거리 미사일 ‘시험 사격’을 진행하면서 워싱턴을 긴장시켰다. 김정은의 ‘경제적, 정치적 권리를 위한 정권의 핵무기 언쟁을 다루는 새 제안을 연말 기한까지 맞추라’ 며 트럼프를 압박하려는 의도였다고 한국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관행적으로 미 주요 언론들은 미사일 시험 사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다. 반면에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협상은 점차 경멸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리고 북한이 트럼프와 어려운 회담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북한은 여전히 재무장하고 있었다는 예의 소식은 외교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쳤다.

워싱턴 포스트지 강경파 필진인 조쉬 로긴(Josh Rogin)은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두 차례 더 발사했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고 시험 사격에 대한 트위터를 남겼다. 그러나 한국은 확실히 염려하는 입장이다. 한국인들은 전쟁의 위협 속에서 70년 간 지내왔고 진정한 평화를 간절하게 원한다.

미사일 시험 사격 한 주 전인 10월 말, 한국의 진보 단체는 남∙북 화해 진전 계획을 이어 나가기 위해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하여 미국의 정책이 변화함으로써 교착 상태가 타개되도록 촉구했다.

미-북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문재인 대통령이 제재를 유지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묵인하는 것에 참지 못한 대표단 22인은 한국 교회, 노동 조합, 학계, 농업을 대표하여 대서양 연안에서 닷 새 동안 미국이 하락해주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 협상 과정은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적 현안

신필영 6∙15 공동선언실천 미국위원회 대표위원장은 “미국과 북한의 답보 상태가 2020년까지 악화되면 한반도에 극단적인 군사 행동이나 심지어 전쟁을 도발할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10월 26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회담 개회사를 통해 전했다 (필자는 독립 기자로 회담에 초청받았다).

언론과 케이블 뉴스에 한국 관련 논의에서 두드러지게 등장하는 미국의 대북 회의론자들과는 달리, 한국 내 진보주의자들은 미국 정책 그 자체가 한국 평화 협정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라는 견해를 보인다.

평화 대표단장이자 중심 인물인 이창복씨는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DPRK,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대 정책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해 왔습니다” 라고 북한을 공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칭하면서 유엔에서 있었던 회담에서 주장했다. ‘적대 정책’ 이라는 단어 또한 북한이 미국에게 주장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어서 “미국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의 정신으로 돌아와서 교착된 현 상황과 북한을 억압하는 규정들을 완화해야 합니다.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들을 통해 우리는 결과적으로 안정된 평화 정권을 보장하고 비핵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전했다. 2018년 6월 12일, 그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북한과 미국 간의 오래된 적대 관계 종결을 약속했다”고 선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 정부는 한반도에 깊게 침식된 전쟁 메커니즘을 뿌리 뽑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와 함께 한 한국대표단은 지난 10월 5일 스웨덴에서 열린 미국 협상 대표단과의 마지막 실무 회담에서 북한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게 만든 것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제재를 강행한 트럼프의 강경책이었다고 주장했다. 열흘 후, 김정은은 눈 내린 백두산에서 언론에 백마를 탄 모습으로 나타났다. 백두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북한의 민족주의, 권력과 불패를 상징한다. 한겨레는 ‘김정은은 북한 국민에게 인내심과 주체성이 담긴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표제를 통해 진보 성향의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 대부분은 소셜 미디어에서 크게 놀림감이 되었던 김정은의 모습을 두고 미국이 올해 초에 정한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아마 ‘더 규모가 크고 더 질이 안 좋은’ 미사일 훈련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취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어 데일리 비스트(The Daily Beast)지의 도날드 커크(Donald Kirk)는 김정은의 백두산 등반에 대해 “미국과 한국을 겨냥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끝내 자신의 요구 조건에 굴복하도록 극적 추진력을 얻고자 벌인 협박 작전에서 영웅처럼 보이려는 계획” 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단은 김정은의 모습을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다.

10월 마지막 주, 유엔 외교관과 미 국회의원, 평화 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대표단은 트럼프가 ‘최대 압박’ 정책으로 김 위원장에게 즉시 비핵화를 시행하도록 강요하며 제재 해제를 거부했기 때문에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시험 사격을 통해 군사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참관인에 따르면 올해 미사일 24회 발사).

더 나가서, 대표단은 지속적인 제재로 인해 남과 북이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역사적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합의했던 경제 프로젝트를 진전시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중요한 경제 프로젝트 중 하나인 금강산 관광 재개 안건은 10월 말 김 위원장이 격렬하게 비난한 주제가 되었다. 한국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하자 북한은 한국의 역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대표단은 교착 상태의 원인인 미국의 제재를 비난했다. 신 원장은 “동맹국인 미국에게 간청합니다. 미국이 금강산 프로젝트를 가로막는 규제를 계속 가하고 있습니다” 라고 워싱턴 내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원(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연구자 단체에게 말했다. “이 난관을 함께 극복하고 싶습니다.” 신 위원장은 남북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북한 핵무기에 관한 한미 협정 전망이 밝지 않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미국의 비정한 제재는 절실하게 필요한 인도적인 원조도 진행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대표단은 에드워드 마키(Edward Markey) 메사추세츠 상원의원과의 회의에서 의약품이나 정수기와 같은 제재 면제 항목에 대한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10월 30일,여성평화걷기(Women Cross DMZ)단체에서 이끄는 코리아 피스 나우(Korea Peace Now!) 캠페인에서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제제가 미치는 심각한 영향이 강조되어 보고되었다. 이 보고서는 객관적인 통계치와 함께 월스트리트 저널과 일간지 등의 매체에서 널리 다루어졌다.

보고서는 “이미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나타난 것이 증거로 드러납니다”라고 밝혔다. “제재로 인한 관련 지원의 지연과 유엔의 특정 인도주의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자금 부족의 결과로 2018년에 사망자가 3,968명 넘게 (5세 이하 어린이 3193명, 임산부 72명 포함) 있었을지 모른다고 꽤 확실하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미국을 방문한 6∙15 위원회는 금강산 프로젝트가 시작된 2000년에 첫 남북 정상회담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었던 2009년 폐쇄). 위원회는 2016년과 2017대규모 촛불 집회를 조직한 많은 단체 중 주요 일원이었고, 해당 촛불 집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5월 선거를 이끌어 냈다.

그 이후, 한국의 진보 세력들은 문 대통령 지지층의 근간이 되어 왔다. 필자가 2017년 광주에서 목격했을 때, 당시 문재인 후보는 정치 및 경제 업무에서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맹세하며 대선 운동을 했다. 햇볕정책은 1990년대 후반 시작되었는데, 2000년 북한에 첫 발걸음을 한 김대중과 노무현 전임 대통령들에 의해 시행되었다. 문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이후, 대다수는 그의 평화 계획에 찬성의 의견을 보였다. 최근 몇 달 동안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여론조사 대부분에 따르면 한국 국민 60%가 문 대통령의 대북 원조를 찬성한다.

그러나 미국의 강경한 대북 입장은 한국과 심지어 문 정부까지 큰 곤경에 처하게 만들어왔다. 미국이 관장하는 한국 내 유엔군사령부(UNC, United Nations Command)가 한국 관리들이 북한 철도 시스템 조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고 한국인들이 북한측과 논의하려고 국경을 넘을 때 엄격한 통제를 지속해오는 것을 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소한 규제도 있었다. 6∙15 위원회 대표단에 따르면 지난 2월 금강산에서 소환된 한 단체는 노트북과 카메라 소지를 금지당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유엔군사령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는 옹호하면서도 사령부 정책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출했다. 10월 21일, 국회 청문회에서 문 정부 측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유엔군사령부(UNC)가 ‘부적절한 법적 근거’를 들어 DMZ 통과를 거부하고 있다며‘ 제도적인 해결책’을 수립하여 사람들이 민간 목적으로 비무장지대를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례 없는 질책을 받은 유엔군사령부는 언론 발표를 통해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대응했다).

한국 대법원이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 후일본이 무역 논쟁으로 대응한 것을 두고 문 정부가 반응하자 미국은 문 정부를 비난했고, 한국 진보주의자들은 이러한 미국 반응에 충격을받았다. 6∙15 위원회가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하고 있는 동안, 데이비드 스틸웰(David Stilwell)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서울에서 문정부에게 일본 수출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파기한 정보공유협정(GSOMIA)복귀를 요청했다.

주로 미국과 일본 무기 수출업자로부터 후원을 받는 군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에서 주관한 회담에서 한국과 미국의 입장차이는 매우 극명했다. 전략국제연구센터 선임고문이자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정부에서 한국관련 사안을 다뤘던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은 “한국 당국은 자신에게 가장 해가 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반박했다. “문 정부가 일본과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이 분쟁에서 전략적으로 승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공식적 적개심이 깊어지자, 며칠 전 문 정부의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는 기자들에게 한국의 대북 정책이 미국측으로부터 ‘친평양’이라는 비난을 초래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한국 좌파에게 대북 정책에 대해 칭찬을 받고 있던 트럼프는 한국이 주한 미군에 대한 재정지원을 5배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제임스 매티스(James Mattis) 전 미 국방부 장관의 비서관이 집필한 최신 저서에서는 트럼프가 한국이 미국을 ‘가장 많이 이용해온 나라(a major abuser)’이고 한미 동맹관계는 ‘손해 보는 거래(losing deal)’로 이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트럼프는 주한 미군 주둔을 위해 한국이 연간 60억 달러(약 7조원)을 지불한다면 괜찮은 거래” 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한국측은 이러한 진술을 접한 후 이의를 제기했다. 10월 18일, 진보성향 대학생 단체가 사다리를 타고 해리 해리스(Harry Harris) 주한 미국 대사 관저에 침입하여 미군 지원금 500% 인상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대학생 단체는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는 배너를 들고 있었다).

한국의 진보세력은 주한 미군 문제에 관해서는 대세를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국인 대부분이 미국과의 군사 동맹을 지지한다고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주한 미군의 향후 거취를 모호하게 생각하고, 주한 미군을 위한 지원금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과는 뚜렷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한국 여론 조사 기업인 리얼미터(Realmeter)는 60% 한국인이 주한 미군 기지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요구를 반대했다고 발표했다. 반면에 한국인 52%는 ‘심지어 미국이 병력을 감축하거나 한반도에서 군사를 철수하더라도’ 트럼프의 요구에 반대한다고 보고되었다.”

트럼프의 최근 발언 역시 한국인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코리아 타임즈 오영진 편집자는 “필자는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식 교란(Trumpian diversion)을 극복하고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논평으로 ‘왜 트럼프는 한국인들을 증오하는가’를 제목으로 일간지에 실었다.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회의에서 미 국방부 임원은 한국군은 중동 같은 지역에서는 미군의 지원 병력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비침으로써 트럼프 정부 또한 비난을 받았다. 국방부 대변인은 “전시작전통제권(Opcon) 반환 후에 미국이 위기라고 판단하는 해외 분쟁 지역에 한국군을 보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라고 발표했다.

워싱턴 모임에서 6∙15 위원회 위원들은 제재에 대한 한미 간의 의견 차이를 볼 때, 1954년 공식화된 한미동맹의 의미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성이 강조된다고 주장했다.

평화단 대표인 이창복 씨는 “종속적인 구조가 아니라 더 동등한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동맹이 변화할 때까지 남북 간 대화는 제한될 것이다.” 게다가 그는 “미국이 한국과 위계적 동맹을 유지하는 이상, (미국 정부와) 북한의 관계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계속해서 해결책은 “한국이 한미 동맹에서 주권을 가지면서 한반도에서 한국의 이해를 옹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탄핵 조사로 곤경에 처해 있고, 외교 문제에서 전혀 예측이 가능하지 않는 트럼프에게는 무리한 요구이다. 그러나 미국 민주당은 여전히 종래의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핵심 의원(낸시 펠로시(Nancy Pelosi) 하원 의장을 포함한)들은 ‘폭군’ (조 바이든(Joe Biden)의 표현 )김정은과 문 대통령의 협상안을 폄하했고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와 마찬가지로 2차 세계대전 보상 관련 논쟁에서 공공연하게 일본 편을 들어주었다.

내년 미국 대선 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트럼프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외교 정책을 시도하고 여느 때처럼 정책에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김정은과 맞서 비핵화를 성공할 수 있다고 계속해서 예측하지만,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급할 것 없다”고도 말했다.

북한 수뇌부도 합의에 대해 같은 의견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위 관료들이 미국의 입장을 맹렬하게 비판한 후에도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합의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믿는 눈치였다. 트럼프와 김위원장은 여전히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계관 고문은 “워싱턴 정계와 미 행정부 내 북한 관련 정책입안자들은 냉전 사고와 이념 편견에 사로잡혀 북한에 이유 없이 적대적이다” 라고 조선 중앙 통신(KCNA, 북한 통신사)에 논평을 기고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미국이 얼마나 현명하게 연말을 보낼지 지켜보고자 한다.”

이후 10월 31일 CNN은 트럼프가 스티븐 비건(Stephen Biegun) 대북특별대사를 국무부 2인자 자리인 부장관으로 임명했고, 이를 통해 ‘북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건은 놀랍게도 북한에 초점을 둔 인도주의 단체와 평화 단체를 도우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예를 들어 지난주, 그는 여성평화걷기 단체의 창립자인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과 코리아 피스 나우 캠페인 회원들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제네바(Geneva)에서 마주 친 안 대표는 비건과 만난 적이 있고, “그는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화요일, 한미 평화 협정 간청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신호로서, 알렉스 웡(Alex Wong) 미 국무부 북한 담당 부차관보가 한반도의 전쟁 상태는 “영속돼선 안 되고 영속될 수 없다”고 워싱턴에서 전했다.

한편, 문 정부는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에 다시 참석하길 바란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지난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0월 31일 있었던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를 염려하는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을 향한 위험을 경시했다. 그는 국회에서 “북한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능력은 한국 안보에 아주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국방비 예산 규모가 북한보다 월등히 많고 한국도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다수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부의 입장은 보수주의자들에게 신랄하게 비난을 받았다). 11월 4일, 서훈 국정원장은 국회의원들에게 미국과 북한 협상가들이 ‘늦어도 12월 초까지는’ 또 다른 양자회담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며 낙관적인 어조로 말했다.

한국군과 미국군은 협상 전에 유연성을 보여주는 뜻으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중단하기로 동의했다. 2017년 비질런트 에이스에서는 F-22, F-35를 포함한 한미 항공기 270여 대가 투입되어 북한을 향한 한미 합동 능력을 보여주었다 .대신에 그들은 2018년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결정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인 외교를 유지’하려는 양국의 노력이라고 한국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러한 군사 훈련 중지는 한국 전쟁 종전을 위한 평화 조약일 뿐 아니라 미국을 방문한 한국 대표단의 주된 요구이기도 했다. 제재와 관련하여 미연방 의회와 회의를 마친 후 대표단 중 한 위원은 ‘한 번에 하나씩’ 차분히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팀 셔록(Tim Shorrock)

워싱턴 DC에서 활동하는 기자이자 한국 관련 안건 전문가로 «고용된 첩자들: 기밀 아웃소싱의 비밀스러운 세계 (Spies for Hire: The Secret World of Intelligence Oursourcing)»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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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원씩 수령한 법사위 수석전문위원

2018년 7월 5일에 참여연대가 공개한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결의서 내역은 오늘날 국회가 가진 ‘전근대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수많은 언론들은 전직 국회의장이 얼마를 받았는지, 국회 내 상임위원장들이 얼마를 받았는지 다뤘다. 또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다른 상임위 소속 의원들과 달리 월 50만원 씩 수령했다는 사실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새로운 사실’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경우다. 어떤 언론도 국회사무처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의 특수활동비 수령액이 매달 150만 원씩이었다는 것을 주목하지 않았다. ‘다른 상임위 소속 의원보다 권한이 세다’고 평가받는 법사위 위원의 수령액보다 3배 더 많다는 팩트가 있는데도 말이다. 이는 법사위 위원과 수석전문위원, 양자 간의 위상 혹은 권력 차이의 반영이거나 최소한 그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반영일 것이다.

전에 국회 상임위원장을 역임했던 한 의원은 필자에게 “‘뭐든 희망하시는 일을 말씀하시면, 힘써드리겠다’라는 수석전문위원의 말에 ‘이 사람들이 완전 자기들이 주인이고 우리(국회의원)는 그저 왔다 갔다 하는 객(客)으로 아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전문직 분야에 있는 한 지인은 자기들 협회에서 국회의원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힘을 가지고 있는 전문위원에게 로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회 전문위원 스스로 강조한 전문위원은 정책 결정의 실질적인 주체다

국회 전문위원이 갖는 이렇게 센 힘의 원천은 그들의 ‘검토보고’ 권한에 있다.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면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발의된 법안을 심사하게 되는데, 국회법 상 전문위원의 검토를 반드시 거치게 돼 있다. 국회법 58조에 1항에 따르면 “위원회는 안건을 심사할 때 먼저 그 취지의 설명과 전문위원의 검토보고를 듣고 대체토론[안건 전체에 대한 문제점과 당부(當否)에 관한 일반적 토론을 말하며 제안자와의 질의·답변을 포함한다]과 축조심사 및 찬반토론을 거쳐 표결한다”라고 명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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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회에서 일하는 입법관료 스스로 검토보고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알고 있다. 2010년 12월 상임위 입법조사관 1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조사대상의 90.8%가 법안 검토보고서가 중요한 참고자료로서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과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2

특히 한 국회 수석전문위원이 재직 당시에 쓴 논문은 아예 국회 전문위원의 역할이 지원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 주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제출된 총 44개 조항으로 이뤄진 한 법률안에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전문위원이 19개의 검토 조항을 보고하였고 결국 법안은 11개 조항을 수정하였다. 그런데 이 11개 수정안 모두 전문위원이 적성한 검토보고에서 주장한 그대로 수정되었다는 사실을 기술하면서 “전문위원은 소속 위원회 입법 활동의 단순한 지원 차원을 넘어 정책 결정의 실질적인 주체로서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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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토록 영향력이 큰 검토보고는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최근 국회에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은 법안이 있다면 단연 ‘최저임금법 일부법률개정안’이 손꼽힌다. 이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법안 처리를 반대해왔다.

그런데 ‘최저임금법 일부법률개정안’에 대한 국회 전문위원의 검토보고 내용을 살펴보면 단지 임금의 개념에 대해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최저임금법이 개정된 뒤 생긴 사회적 갈등과 논란을 봤을 때, 진정한 의미의 ‘검토보고’라면 마땅히 이 법안이 사회적으로 마칠 파장까지 충분히 검토했어야 할 일이다.

한국 사회에는 단순히 입법관료의 검토보고에 의해 처리되어서는 안 되는 법률과 쟁점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토론하고 논의하기 위하여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회의원이 선출되는 것이다. 또한 이들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그 정당 소속의 정책위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법안 처리의 길목에 국회 입법관료는 일종의 게이트키핑(gatekeeping)의 역할을 한다. 국회사무처는 전문위원 임용자격에 관한 규칙에서 전문위원의 자격기준(국회에서 10년 이상 재직하고 2급 이상의 공무원이 돼 2년이 경과한 자로서 입법심사와 조사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자 등)을 정해놨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은 선출되지 않은, 그리고 전문가집단에서 선발되지 않은 ‘행정사무’의 역할을 갖고 있는 공무원일 뿐이다.

특히 전문위원의 업무상 전문성에는 의문부호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물론 전문성이란 ‘개인이 조직에 들어오기 전 그가 사회화 과정을 겪으면서 취득하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의미하는 통상적인 의미로서의 ‘개인적 전문성’ 외에도 ‘조직에 들어와 업무를 수행하게 됨으로써 그 업무를 통하여 획득하게 되는 전문적 지식’을 뜻하는 ‘업무상 전문성’의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국회 전문위원의 경우, ‘개인적 전문성’의 측면만이 아니라 ‘업무상 전문성’의 측면에서도 순환 보직 근무의 관행으로 인해 깊은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실제 지금은 퇴직한 한 수석 전문위원은 불과 몇 년 사이에 각기 다른 세 곳 상임위원회의 수석전문위원을 맡았다.

 

관료들은 전문성 있다’, 왜곡된 신화

흔히 공무원들은 대단한 전문성을 지니는 존재로 이해된다. 적지 않은 언론매체들이 그러한 시각으로 기사를 쓰고 있으며, 심지어 진보 쪽에 있는 정당들의 관계자도 예를 들어, “(정치인들이) 전문성으로 무장한 공무원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 등의 논리를 계승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혹시 부분적으로나 특수한 상황에서 타당할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잘못된 ‘선입견’이다. 무엇보다 공무원들은 ‘전문성’을 기준으로 선발된 것이 아니라 단지 공무원시험을 통해 선발되었을 뿐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대부분의 경우 2년을 단위로 여러 부서를 옮겨 다니며 순환 근무하게 된다. 결국 전문성을 축적할 기회가 근본적으로 차단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관료들은 전문성이 있다”는 시각은 우선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최소한 정보 접근성이 압도적으로 용이한) 공무원들의 객관 조건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 또 절차나 수속 등의 행정업무 분야에서 공무원들이 전문성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면 그러한 시각이 그런대로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밖의 관련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분석력 등 순수한 의미의 ‘전문성’ 측면에서 관료집단은 근본적으로 결여되어 있거나 혹은 대단히 미흡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이 높은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는 ‘잘못된’ 선입견과 시각은 우리 사회의 강고한 관료주의를 유지시켜주는 주요한 이데올로기로 작동되고 있다.

 

국민을 너무 힘들게 하는 국회

국회는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라는 꿈도 야무진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과연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국회의원들은 입만 열면 스스로의 특권을 줄이겠다고 매일 같이 다짐하지만, 그러나 실천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지칠 줄 모르는 정쟁과 내로남불, 외화내빈의 말잔치만 난무한다.

‘국민을 힘들게 하는 국회’라는 말이 훨씬 정확하고 설득력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본업을 수행하지 않고 방기하는 조직은 왜곡되고 부패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의 본업인 입법을 스스로 올곧이 수행하게 될 때, 국회는 시민의 진정한 대표로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발전하는 출발선에 다시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국회 전문위원 제도의 개혁이 절실하다.

 

1】 장봉아, “국회상임위원회 공무원의 입법과정상 영향력 분석: 법안 심사 회의록과 검토보고서의 일치 여부에 대한 사례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석사논문, 2004.

【2】 배용근, “국회 상임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의 영향요인과 발전방안”, 「의정논총」제6권 제1호, 2011

【3】 김춘엽, “논변 모형을 통해 본 법률 제정 과정에서의 전문위원 검토보고의 영향력에 관한 연구”, 「한국인사행정학보」제5권 제2호, 2006.

화, 2020/07/1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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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이 진행했던 ‘냉전-1.0’은 45년 간의 거대한 이념적 경제적 기술적 전쟁이 이었고, 세계를 핵전쟁의 위험(Armageddon)으로 몰아가며 지구상의 모든 국가뿐만 아니라 달나라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중간의 ‘냉전-2.0’은 기존의 냉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의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위험성과 영향력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인구의 규모 면에 있어서도 기술적 야심이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상대보다 훨씬 힘든 적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싸움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소련은 지구를 양분하여 분리된 형태로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하였지만,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서로 엉켜 의존하고 있다. 2018년 현재 중국은 미국이 최대 무역대상국이었으며,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사가 비디오 네트워크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TikTok은 비게임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앱(app) 프로그램이고, 2019년 현재 미국의 대학에 369,548 명의 중국학생이 등록한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따님이 2014년에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경쟁은 기존과는 달리 전혀 새롭고 결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과거의 ‘냉전-1.0’이 재래식 군사력과 핵위협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면, 현재의 ‘냉전-2.0’은 민간사회를 통한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혁신경쟁이라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인터넷은 단순히 통신수단이 아니라 통제의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 규모에서 사물인터넷(IOT)를 운용하면 수십 억의 장치를 연결하면서 지정학적 전략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바로 이 분야에서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적용하는 여부가 일종의 시금석이 된다. 흔히 미국과 중국의 대결적 상황은 성격이 전혀 다르며 어울리지 않는 두 국가의 지도자들 즉 트럼프와 시주석의 개인적 정치성향 때문이며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 내 중국분야 최고의 권위자중 한 사람인 Orville Schell은 보다 분석적이고 위협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에 의하면, 공화와 민주 양당이 8번을 교대로 집권해온 지난 50년 간 지속되었던,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용정책은 이제 끝장이 났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냉전이라는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른 것(종결)이 아니라 겨우 중턱 어디쯤에 머물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미국의 포용정책은 아래의 두 가지 전제에 기반하고 있었으나 모두 실패하였다고 결론짓는다. 한가지는 중국이 번영을 지속하고 개방화를 진행하면 점차로 민주적 사회로 전화할 것이라고 워싱턴은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터넷의 도입이 자유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중국이 인터넷을 차단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마치 ‘벽에다 껌을 부치는 격’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판연히 다르다. 중국은 공산당이 내부의 통제력을 전혀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였으며, 국제적 인터넷에 대한 중국내의 방어벽(firewall)을 강화시키는 한편, 다른 국가들의 사이버 공간에 혼란을 야기시킬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지난 주에만 중국과 연계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되는 23,750개의 내용물을 트워터에서 추려냈다.

“우리는 총격전을 벌릴 필요는 없지만 이에 필적하는 위험한 경쟁의 전쟁에 빠져 있다”고 미국의 전역장성은 경고를 보낸다. 위싱턴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 책임자인 Robert Atkinson은 중국이 이미 일부의 선도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였고 동시에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중국은 기술분야에서 강력하게 그리고 손쉽게 미국을 압도할 것이다”. 그는 미국이 긴급하고 강력하게 자국의 산업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자유시장과 사적재산권 그리고 기업가의 정신이면 성공을 보장한다’는 기존의 흔해빠진 신념은 비역사(비현실)적이며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Actkinson은, 냉전이 절정이었던 1963년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나머지 전세계의 정부 및 민간 분야의 모든 투자액보다 많은 예산을 R&D 분야에 투입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현재는 1955년에 이루어진 GDP 비중보다도 적은 예산이 미국의 R&D에 할당되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중국의 지도부들이 미국의 정치지도자들보다 과거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한 미국의 역사를 더 잘 숙지하고 있으며, 기술적 혁신이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출처 : 파이낸스 타임즈 on 2020-06-16.

John Thornhill

FT 혁신분야 편집책임자

금, 2020/07/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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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작에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가 2020년에는 한층 기승을 부릴 것이다”라고 예측하였다. 불행하게도 나의 예감은 적중하였다. 현재 목격하듯이, 미중 간의 관계가 악화일로에 빠지면서 세계적인 지정학적 위기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대결국면이 향후 다음세대의 국제지정학적 지형을 결정할 것이다. 더욱이 위험한 것은 인류전체가 상황의 인지여부를 떠나 양대 강국의 전략적 대결을 자연스러운 국면으로 수용하면서 아예 체념하는 것이다.

북경과 워싱턴 당국의 전투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영역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 기술과 통상, 투자와 금융, 공급사슬과 생산거점, 미디어와 국내정치의 간섭, 코로나 상황 등. 과연 누가 이 상황을 조정할 수 있을까? 양대 당사국이 아닌 국제무대에 영향력있는 제 3자(global Players)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과연 누가 제 3자적 역할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전문가들 대부분이 거대한 두 개의 진영에 부분적으로 편입되어 있는 4개의 중심 국가들을 거론한다. 한쪽 진영에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존재한다.

이러한 사각 마름모꼴을 단순하게 보면, 현재 2:2의 스코어이다. 한 측의 골대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광범한 분야에서 협력을 유지하면서 미국이 가하는 제재와 압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다른 끝의 양상은 보다 복합하다. 유럽연합은 미국과 특별한 관계를 일차적으로 유지하지만,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과는 대립할 의사가 전혀 없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는 공개적으로 적재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미중의 대결을 중재할 입장이 못된다. 자연스레 미국-유럽연합-중국의 삼각관계를 살펴 보고자 한다.

미국과 중국의 현재적 관계는 모든 면에서 대립적이라는 것이 분명하며, 이를 다루는 연구보고서의 양은 트럭에 담을 만큼 방대하다. 따라서 나는 유럽연합과 미국 그리고 별도로 유럽연합과 중국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우선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미국 내부의 단합을 심각하게 해쳐 왔다. 유럽국가들은 트럼프가 미국의 국가이익을 새롭게 정립해가면서 동맹으로서 대서양 양안의 이해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는 전후 미국이 추구해온 전통적 외교정책과는 매우 동떨어진 내용이다.

유럽국가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은 특별히 안보분야에서 미국과 긴장이 형성되고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가 뇌사상태에 빠졌으며, 별도의 ‘진정한 유럽군’의 창설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마크롱의 요구를 트럼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메르켈 수상도 지지하면서 ‘현실적이며 진정한 유럽군’의 창설에 한술을 보태면서 지지를 표명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첨언했다 “ 유럽이 (안보를) 다른 나라에 의존했던 시절은 지났다.”

미국과 유럽이 마치 이혼을 앞둔 부부처럼 서로 으르렁대는 명백한 사실들은 수십 가지 존재한다. 한 가지 예로 G7 참여요청을 메르켈이 거부하자, 트럼프는 곧바로 독일에서 9,500명의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언하였다 (최근 12,000명 미군의 독일철수를 공식화하였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북부천연가스(Nord-Stream) 공사에도 전례없는 긴장이 조성되어 왔다. 독일연방의회의 경제에너지분야 책임자인 Klaus Ernst의원은 지난 6월 16일 기자회견에서 상기 공사에 미국이 제재를 가하면 독일은 상응하여 가능한 조처로 대응하겠다고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미국이 제재를 가하면 일대일(tit-for-tat)의 대응으로 미국의 LNG 수입에 징벌적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 유럽북부 두 개 노선의 가스공급 공사에 대해 미국 상원이 제재법안을 결의하면, 우리도 상응하는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 미국의 제재결의는 유럽의 법률체제에 대한 불법적인 개입이며 동시에 독일과 유럽의 주권에 대한 침해이다.”

나의 판단으로는 중국과 유럽연합이 우선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분야는 환경보호와 녹색발전(green development)의 영역이라고 본다. 특별히 미국이 국제적인 연대(파리기후협약)를 거부하고 탈퇴한 영역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 서로가 협력하기에 적격인 셈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팬데믹이 발생하고 확대되기 이전부터, 유럽연합은 환경보호 및 탄소제로의 촛점을 맞춘 인프라에 1.1조 달러를 투자하는 유럽-그린-딜(European-Green-Deal)을 속도감있게 추진하여 왔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유럽과 협력을 강화면서, 태양광 에너지와 수소생산 플랜트, 전기차량(EVs)와 배터리 생산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상호 간에 중요한 승수적 효과를 얻는 것이 어렵지 않다.

유럽연합 집행부 환경과 해양수산 분야의 책임자는 유럽과 중국 양측이 유사하게 환경보호라는 심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국제연대분야의 기후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인사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이상적 세상을 위하여 유럽과 중국은 탄소시장을 서로 통합하면서 세계기후문제에 대해 주도할 수 있다….. 배경에는 유럽 단독으로 (세계를 주도하기에) 충분히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협력을 해야만 한다.”

본 주제에 대한 결론으로 유럽연합과 중국 간에는 상호 상거래를 통한 거대한 이익이 존재한다. 중국에 있는 유럽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펜데믹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투자 기업들의 60%에 가까운 조직들이 계속적으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는 16,000 이상의 유럽기업들이 투자하고 있으며 투자의 누적 총액이 1,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만큼 47,000 여의 사업장이 운용되고 있다. 1+17(중국과 17개국의 유럽국가)라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서 이미 중국은 완숙한 유럽의 협력자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유럽집행부의 외교안보담당 최고책임자인 Josep Borrell 부집행위원장은 중국에 대항하는 환대서양-동맹(transatlantic-alliance)의 구상을 거부했으며, 북경당국과 체계적인 경쟁도 배제하였다. 그는 6월 14일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언급하였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국제정치의 중심축을 형성하면서, 양 진영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압력이 증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인들은 자신의 길’My-Way’을 걸어갈 것이며, 모든 도전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과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유럽의 역할을 점증될 것이다. 향후 수 개월에 진행될 미국-유럽연합-중국 간의 삼각관계가 향후 세계질서의 전반적인 지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유럽연합과 중국간의 FTA는 타결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오는 가을에 공식관계를 발표하는 대대적인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출처 : 중국국제방송 on 2020-06-21.

Djoomart Otorbaev

소련시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러시아 사회과학원 연구원을 거쳐 키르기스 공화국의 수상을 2년간 역임하고 현재는 중국인민대학의 Chongyang 연구소 초청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금, 2020/08/1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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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가 금융시장을 더욱 개방하고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완화한다면, 중국이 새롭게 도입하는 가상화폐e-RMB가 국제간 결제수단으로 기능하며 위안화의 저축통화로서 지위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기축통화라는 미국달러의 지위를 약화시키지는 못한다.

ITHACA – 수년 전부터 중국위안화가 국제적인 비중을 높여왔다. 실물경제의 국제결제과정에서 위안화는 5번째로 중요한 통화가 되었으며, 2016년에는 IMF가 특별인출권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통화 바스켓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후에 위안화의 비중은 정체를 보여왔으며 실물교역의 국제결제수단으로서 비중이 여전히 2% 미만에 머물고 있으며 국제통화교환기금에서의 비중 역시 2%선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금년 상반기에 중국은 중앙은행발행 디지털화폐를 출범시켰는데, 주요 경제권에서는 처음있는 일이다 소위 디지털화폐/전자결제(DCEP)를 4개 도시에서 시험적으로 적용하였고 연이어 북경과 천진 홍콩과 마카오 등에 도입할 것이라고 최근 중국중앙당국은 밝혔다. 그러나 DCEP 방식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역할을 증대시킬 만한 변화의 호재(game-changer)가 되지는 못한다.

중국이 소비시장의 결제수단에서 다른 선진국 경제권에 비하여 전자방식이라는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e-RMB가 중국통화의 국제금융시장에서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 역시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냉정하다. DCEP방식이 중국 내에서 보편적인 결제수단이 될 것이지만 이것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중국을 넘어 국제간 결제수단이 될 것이라는 것은 과다한 망상이다. 오히려 중국이 2015년에 도입한 국제은행간 결제시스템이 해외거래에서 위안화의 사용을 확대하는데 훨씬 주요한 디딤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상기의 결제시스템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결제시스템SWIFT을 우회할 수 있어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에게 매력을 제공한다. 이런 배경에서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의 에너지 생산국가들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  또한 위안화의 사용이 점차로 확산되면서 중국과 통상 및 금융적으로 깊이 연계되어 있는 경제적 소국들이 중국과 거래에서 위안화로 결제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서 DCEP방식이 결국에는 국제결제의 전자방식으로 도입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외국투자자들에게는 기존의 위안화와 새로운 DCEP방식 사이에 선택할 기금(기준)화폐로서 별다른 차이를 주지 못한다. 무엇보다 중국정부가, 자본입출의 흐름을 통제하고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환율을 관리하는 상황에서는, 결제방식의 차이가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다 주지 못한다.

위안화를 지지하는 측은 중국정부가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본계정을 완전히 개방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인민은행도 환율개입을 줄이면서 시장의 힘에 맡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자본흐름의 변화가 위안화에 부담을 주게 되면, 중국정부는 다시 통제와 규제의 과거 모드로 되돌아가고 환율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해외의 중앙은행 등 외국 투자자들은 중국당국이 자본흐름을 자유화하고 환율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견해에 대하여 매우 회의적이다.

어떤 경우에도 외국 투자자는 물론이고 국내투자자들조차 국제금융시장의 혼란 시기에 위안화가 안전자산의 기능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안전자산의 기능은 신뢰와 믿음을 요구하는데, 이는 어떤 상황에도 규칙을 고수하고 정치시스템에 있어 균형과 견제가 작동해야만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중국에도 규칙에 의한 법치가 작동하며, 자본시장이 요동칠 때에 정책입안자들의 개입을 저지하는데는 일당 지배의 정부체제와 자체수정기능이 더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체제의 배치는 미국 등에서 적용되는 균형과 견제, 즉 집행부과 입법권 그리고 사법권력이 실행의 권한을 제한하는 일반화된 제도를 대치할 만큼 신뢰할 수도 없으며 지속가능 하지도 않다.

현재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확립된 제도들을 약화시키고, 법치를 흔들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을 훼손시키려는 온갖 행위를 벌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 분야는 건재하다.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과 흔들림없이 유연한 흐름을 보이는 자본시장의 작동, 여전히 건실하게 작동하는 제도적 프레임 등은 아직까지도 세계를 주도하는 기축통화로서 미국달러를 대체할 다른 경제수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위안화가 최근 결제수단과 투자대상으로 보여준 국제적 비중과 지위는 달러의 희생이 아니라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퇴조에서 비롯되었다. IMF가 SDR바스켓에 위안화 비중의 가중치로 10.9%를 부여한 것은 유로화, 파운드 그리고 일본엔화의 조정에 따른 것이지 미국달러의 양보가 아니었다.

중국정부가 금융시장을 더욱 개방하고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완화한다면, 중국이 새롭게 도입하는 가상화폐e-RMB가 국제간 결제수단으로 기능하며 저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기축통화라는 미국달러의 지위를 약화시키지는 못한다.

 

출처: Syndicate Project on 2020-08-25.

Eswar Prasad

코넬 대학교의 실용경제학 및 경영학 교수이며, 브루킹스 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을 겸임하고 있으며 최근 “Gaining Currency: The Rise of the Renmini. 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목, 2020/09/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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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수석전략가 출신인 스티브 배넌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을 분쇄시키자며 ‘전쟁-위원회’를 함께 구성하였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때마침, 지난 6월말부터 미국의 고위공직자들이 중국공산당에 대하여 직설적인 공격발언을 이어왔다. 안보보좌관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FBI 국장인 크리스토퍼 워레이, 법무장관 윌리엄 바 그리고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까지 가세하여 공산당을 전복시키라는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최악의 4인방” 발언이 연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양자관계를 단절하고자 구체적인 공세를 개시하면서, 휴스턴에 있는 중국 영사관을 폐쇄시켰고, 보건부 장관인 알렉스 아자르가 대만을 공적으로 방문하였으며, 중국의 온라인 매체인 Tiktok과 Wechat의 미국 내 운용을 중지시켰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미국에 대한 일대일 대응전략(tit for tat)과 보복전략인 이랑전사(wolf-warrior)방식 대신에, 중국의 실제반응은 놀랍게도 타협적이고 차분하였다.

지난 8월5일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외교부장인 왕이는 ‘신냉전’이라는 개념을 단호히 거부하였으며, 어떤 수준이든 언제 어디서라도 대화를 통해 양국 간의 긴장을 완화시키자는 제안을 역으로 제시하였다.

이틀 뒤에는 중국공산당 최고위직으로 외교관계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양제츠 상무위원은 기고를 통하여 “역사를 회상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미중의 우호적 관계를 확고히 지키고 안정시키자”는 내용을 전달하였다. 양 상무위원은 닉슨 행정부에서 시작된 미국의 중국 포용정책이라는 전례의 신화를 치세우면서 모든 방면에서 양국의 호혜적 협력을 촉구하였다.

문제는 중국의 우의적 외교정책이 너무나 늦게 내용도 없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누구도 이러한 제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북경당국의 대화제안은 ‘소귀에 경읽기’ 식으로 워싱턴은 어떠한 대화도 중국측의 외교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 외교정책은 너무나 단순하게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한다면 중국이 미국과 관계를 복원하기 위하여 다음의 3가지 사항을 전달하고자 의도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첫 째는, 중국은 미국과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은 과거의 소련이 아님을 분명히 했으며 패권국가인 미국을 대체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밝혔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희망을 담은 생각으로 양국이 함께 호흡을 맞추어 춤을 추어야 한다. 중국은 과거 미국과 소련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갔던 냉전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고 미국에게 조언하고 있다.

왕이 부장과 양제츠 상무위원은 닉슨 대통령이 1972년 중국을 방문하였던 과거의 호시절을 다시 조명하면서, 양국의 이념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협력하며 공존한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는 미국의 ‘4인방’이 던진 펀치를 태극권 방식으로 가볍게 피해가려는 대응이다.

두 번째의 메시지는 미국 독자적으로 냉전을 치를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5-eyes 국가들 즉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과 캐나다 등에게 중국은 미국과 새로운 냉전을 시작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알린 것이다. 놀라울 정도로 타협적인 언어를 구사하면서, 미국이 반-중국 동맹을 형성하려는 의도를 무마하려고 한다. 중국의 냉전거부 노력은 왕이 부장이 유럽의 주요 국가들의 순방에 나선 것으로도 확인된다.

미국의 동맹을 자처하는 국가들은 ‘4인방’이 제시한대로 냉전의 시대로 진입할 것인지, 반대로 ‘4 인방’의 제안이 망상에 불과한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단기간의 대결을 통해서 장기판 방식의 승부(장군!)를 거는 반면에, 중국의 지도자는 바둑 방식의 셈법에 따라 향후 자신들의 위상에 유리한 경로를 찾아가고 있다. 이를 통하여 단기간의 이익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당장의 커다란 위험을 회피하는 개임을 추구한다.

마지막 세 번째의 메시지는 미중 간의 잠재적인 대결이 가져다 주는 위험에 대하여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최근 미국대선을 앞둔 시기에 아시아-태평양에서 물리적 충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략적인 오판 혹은 군사적인 실수로 인하여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또는 대만해협 등에서 열전 또는 핵대결이라는 잠재적 위협이 존재한다.

중국 최고위직 외교관들은 중국이 가지는 인내의 한계선은 공산당의 규칙준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보사부장관인 아지르가 대만을 공식 방문하면서, 중국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하거나,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타격하는 미사일 시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편집자 주, 최근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유교적 전통에 의하면, 도덕적 기준(명분)을 상실하면 전쟁에서 패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팬데믹이 창궐하는 가운데, 국제적인 긴밀한 협력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중국은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자중지란에 빠져있다.

과연 중국이 상기 메시지들로써 미국의 공세를 저지할 수 있을까? 중국이 자신들이 의도하고자 하는 부드러운(점잖은) 방식으로 상황을 대응할 수 있을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미중 관계의 향후 진행에 매우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은 자칫 우발적 사고를 통해서 전쟁사태에 돌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 동아시아포럼EAF in ANU on 2020-09-01.

Kai He

호주 Griffith University의 국제정치학 교수이며, 당 대학의 아시아 센터 및 공공정책 연구소의 책임자이다

금, 2020/09/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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