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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경실련 30주년에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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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경실련 30주년에 부처

admin | 수, 2019/11/20- 20:04

[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경실련 30주년에 부처

조연성 경실련 재벌개혁위원/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경실련 소개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부동산 투기에 따른 불로소득이 다수의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을 박탈감과 생계 위협 속에 몰아넣었던 198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경제정의의 기치를 내걸고 시민운동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처럼 경실련은 불로소득과 경제정의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시민단체로서 정체성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30세면 이립(而立)이라는 너무나 잘 알려진 표현처럼 경실련은 지난 세월의 경험과 축적된 시민운동 역량에 기반해 뜻을 세울 때이다. 학문의 뜻을 세우라는 공자(孔子)의 말을 산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뜻’이라는 의미를 생각할 때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는 있다. ‘뜻’은 여러 층위에서 적용이 가능한 말이다. 개인도 뜻을 세울 수 있으며, 사회 안의 여러 공동체 역시 모두 뜻을 세울 수 있다. 뜻이라 함은 건강한 시대정신과 더불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모습들이 역사에서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돌아볼 때, 지금 현실에 적합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1989년 이후로 한국사회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지식할 수 있고, 이에 맞는 ‘뜻’을 세우는데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1987년 항쟁 이후 한국사회는 짐짓 민주화 열풍에 힘입어 상당한 수준의 진보를 전개한듯하였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사회는 변화했으며, 크고 작은 역동이 우리 안에 발생했다. 이후 이명박, 박근혜 시절을 지내면서도 변화는 유효했다. 최소한 어느 정권이던 사회정의와 평등을 전면에 내걸고 시작한 점에서는 그러하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 이후 한국 사회는 퇴화한 시대상과 너무 오랫동안 직면하며 살아왔다. 10년에 치지 못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지만 경제정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는 거듭된 실정 속에서 우리사회가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경실련은 항상 경제정의의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대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데 게으름이 없었다. 일관성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경실련의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고민할 때도 ‘일관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시간은 흘러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한 거대한 저항 물결이 촛불을 불러왔고 많은 시민단체가 광화문에 모였다. 경실련도 시대의 흐름에 부응해 적극적 자세로 적폐세력의 폐단에 맞서 싸웠다. 그렇게 새로운 물결이 한국사회에 들어왔고 우리 모두의 기대가 컸음을 숨길 수 없다. 과정과 결과가 정의로운 시대가 오기를 기대하며, 시민들은 새롭게 창출된 정권에 많은 응원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오늘에 오기까지 건강한 시민정신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지난 정권의 잔재로 남아 있던 재벌과 권력의 유착에 대한 판단은 아직도 흐지부지하며, 어느덧 흘러간 이야기처럼 공허한 기억만이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경제를 필두로 정치, 사업, 사회정의, 노동, 교육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의 변화란 요원한 현실이다. 경실련이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은 새로움과 낡은 것이 공존하는 기묘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많은 숙고가 필요하다.

미래비전은 시대정신과의 대화를 전제로 한다.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수많은 이념, 종교, 사회체제 중에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모두 어려운 시절을 겪었다. 어려운 시절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동인은 모두 당시의 건강한 시대정신과 대화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의 어느 시점에라도 항상 있었던 건강한 시대정신은 결국 세상을 바꾸는 방향으로 진화했으며, 이에 부응하는 것들만 사회 안에 남을 수 있었다. 결국 경실련 30주년에 생각해야 할 미래비전은 지금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이 무엇인가를 돌아보는 일에서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적폐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오늘날, 우리시대 다수가 원하며, 억눌리고 힘없는 이들, 노동하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내용이 시대정신의 요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오늘날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표현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바로 경실련 이름 안에 있기 때문이다. ‘정의(正義)’, 이것이 한국사회에 필요한 시대정신의 핵심이다. 새삼스럽다고 말할 사람도 있다. 어느 시대에는 ‘정의’가 시대정신이 아닌 적이 있었냐는 질문도 나올법하다. 그렇다, 늘 어려운 질문은 당연한 형태를 띠고 있다. 당연한 것이 그런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일수록 근원으로 돌아가서 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경실련은 늘 그러한 태도를 견지해왔다고 평가한다. 이 점에서 오늘 한국사회에 만연한 정의롭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면 자연스럽게 경실련이 나아갈 바를 생각할 수 있다.

우선, 한국사회는 경제 불평등에 따른 부의 대물림과 구조적 계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사회면에 나오는 여러 지표는 부모의 부와 학벌이 자식 세대로 이어지는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 이야기와 더불어 ‘헬조선’이라는 청년들의 아우성은 불평등의 세습구조에 대한 항변이다. 경제 불평등의 출발은 불공정한 경제 관행과 대기업, 특히 재벌 중심의 개발주의가 아직 득세하고 있는 사회현실과 맞물려 있다. 과거 정부에서 추진했던 신자유주의 정책은 결과적으로 가난의 원인을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려는 잠재의식을 한국사회에 가득 심어 주었다. ‘스펙’이라는 낯익은 표현은 가난을 물려받아야할 청년을 공격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데 쓰인 전가의 보도(傳家의 寶刀)였다.

경실련은 이런 점에서 청년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책과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미래란 결국 오늘의 청년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억눌리고 구조적 장벽에 가로막혀 답답한 일상을 반복해야 하는 청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들이 한국사회 경제 불평등을 해소할 실질적 동력이기에 그렇다. 부의 대물림에 따른 상대적 빈곤과 더불어 실질적 빈곤 속에 처한 이들의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 보기에 이미 너무 많은 기성세대가 신적폐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기득권은 늘 지키려는 자와 부수려는 자의 갈등이 불러온 기재였다. 그렇다면 누구 편에서 기득권을 조정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정의에 중립이란 없다. 경실련의 미래는 억압받고 눌린 처지에 있으며, 가난의 대물림에 처한 청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함께 하려는 자세를 갖추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도덕이 만든 것 중 괴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 법(法)의 정의를 세우는 일 역시 오늘날 시대정신의 요체 중 하나다. 오늘날 ‘만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말을 신뢰하는 한국인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자조 섞인 질문을 해보아야 하는 현실이 곧 우리사회의 비극을 상징한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고 넘치는 정보의 풍요 속에 더 이상 감출 것도 감추기도 어려운 이 시대에, 여전히 법의 정의란 요원한 일이다. 이런 비극은 말하고 있다. ‘나를 바로잡지 못하면 결국 제도가 만든 구속 안에서 우리 모두가 살아야 함을, 불평등을 인정하는 비루한 삶을 살아야 함을’ 말이다. 사법정의와 검찰개혁이 화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은 이제 어느 개인의 문제에도 법의 정의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민사회가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의 정의를 세우는 일이란 결국 사회전반의 약자들과 대화하려는 태도를 유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법의 공평성이 기계적 접근에 있다고 보기 어렵기에 그러하다. 이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면 나아간다는 의미를 지닌 진보(進步) 세력이 그들만의 과거에 천착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약자가 보기에 사법부의 정의란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수단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실련이 이번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이런 점에서 시대정신과 대화하려는 태도를 잘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정의란 진보와 보수의 가치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 이분법적 접근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을 살고 있는 약자가 누구인지, 억눌린 자가 누구인지, 차별받는 자가 누구인지를 묻고 답할 때 정의를 직시할 수 있다. 경실련의 미래도 이러한 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

경제와 법의 정의를 세우는 일이 아직도 우리사회의 숙제로 남아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지만 이를 피할 수는 없다. 정의를 세우는 일에는 우회로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30년 경실련이 걸어온 길에 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실련이 30년간 말해왔던 정의에 중립이란 없었다. 정의 앞에 중립은 비겁한 수식어이며, 부당한 행위에 면죄부를 줄 때 사용하는 관용어에 불과하다. 경실련에는 이런 관용어에 사로잡혀 사회적 책무를 등한시 한 역사가 없다. 이 점에서 경실련의 미래는 과거에 보여준 전통을 계승하고 오늘날의 시대정신과 대화하려는 태도를 유지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더불어 오늘날 시대정신은 결국 경제와 법의 정의에 있음 또한 기억해야 한다.

결국 경실련의 미래란 거창한 청사진에 있지 않다. 하루를 살아가는 시민의 삶처럼 너무나 당연한 우리의 일상에 응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불합리성에 익숙해진 사회를 바꾸는 초석으로 경실련의 역할이 필요하다. 30년간 그렇게 걸어온 바처럼 미래에도 당연한 가치를 외면하고 억누르려는 세력과 싸워야 하며, 이겨야 한다. 청년과 사회적 약자, 이 둘이 하나일수도 있고 때로는 다른 계층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가려는 자세는 잊지 말아야 한다. 정의란 이들처럼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기에 그렇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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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특권 내리고, 시민 권리 올리고,

공정사회 만들기 위한 법안 제‧개정 촉구 기자회견

일시 장소 : 9월 24일(화)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

– 주최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 참석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박상인 정책위원장, 권오인 재벌개혁본부 국장, 오세형 팀장 / 참여연대 김경율 집행위원장, 김주호 민생팀장 / 한상총련 방기홍 상임회장, 이동주 사무총장, 배재홍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본부장 / 한국노총 문현군 부위원장, 권재석 대협본부장, 조선아 국장, 윤지혜 부장 (총 12명)

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24일(화)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벌특권은 내리고, 시민 권리는 올리고,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한 10대 입법과제’를 발표하고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을 제개정할 것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2.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기회의 불평등, 부의 대물림 구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성장, 양극화 해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여전히 규제를 완화하고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로 회귀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 이에 오늘 기자회견에 함께한 노동조합, 중소상인, 시민사회단체들은 재벌의 특권은 내리고 시민의 권리는 올려 보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되어야 할 10가지 입법 과제와 99%의 사회적 연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10대 입법과제 목록은 재벌의 특권을 내리기 위한 △상법 △공정거래법 △보험업법 △유통산업발전법, 시민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노동회의소법 △주택임대차보호법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법, 공정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하도급법 △가맹점법 △대리점법입니다.

4. 자세한 내용은 첨부자료 확인 부탁드립니다. 끝.

공동기자회견_재벌특권내리고 시민권리올리고 법 제개정촉구 자료

수, 2019/09/2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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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9,10월호 30주년 특집]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경실련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미영, 정원철 前 경실련 활동가

지난 30년, 경실련과 함께했던 수많은 활동가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경실련을 떠나 새로운 길을 찾아간 그들에게 경실련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경실련에서 청춘을 보냈고, 열정을 쏟았던 활동가들을 만나 지난날의 경실련과 앞으로의 경실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미영: 1999년 경실련에 들어와 정치입법팀의 간사로 일했습니다. 주로 정치, 사법, 지방자치 쪽을 맡아 활동했었다. 월간 경실련과 온라인을 담당하는 커뮤니케이션팀에서도 잠깐 일하기도 했고요, 2012년 정치입법팀 국장을 끝으로 경실련을 떠났습니다.

정원철: 반갑습니다. 국회 정성호 의원실 정원철 보좌관입니다. 1998년 정책실 간사로 들어와서 경제사회 분야의 모든 분과위원회를 담당했었고, 기획실 회원팀장, 사무처 부장, 통일협회 사무국장 대행, 정치입법팀장, 시민권익팀장(구 부추본) 등 대부분의 사업 부문을 경험했습니다. 당시 경실련 내부가 여러 내홍을 겪던 시기라 업무 공백을 메워야 했고, 저도 사무총장이 포부라 다양한 업무를 맡고 싶은 생각이 컸습니다.

Q. 경실련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그 당시, 경실련의 모습은 어땠나요?

김미영: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선거나 정당 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 시민들과 함께 하는 정치개혁에 관심을 갖게 되며 자연스럽게 경실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는 경실련의 내부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는 시기라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쏟아내며 열정적으로 활동하던 상근자들이 떠오릅니다.

정원철: 저는 좀 독특한 게 일찍부터 사회변혁에 관심을 가지고 고2 때인 1987년 ‘서고련’을 결성하고 노동운동, 학생운동 판을 기웃거렸습니다. 1992년 동구권 사회주의가 몰락한 뒤, 걸출한 운동권 선배들이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 대학 도서관으로 들어오는 걸 보며 좌절했습니다.

그래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사회개혁 운동으로 진로를 잡았는데, 가장 먼저 올라온 경실련 채용공고를 보고 문을 두드렸습니다. 가을의 토요일 오후, 그때 면접관이 하승창 정책실장님이셨는데, ‘사회주의 물이 덜 빠졌다’면서 면접이 아니라 한판 논쟁을 벌이고 퇴근해야겠다고 하여 같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단테의 [신곡]을 읽어봤냐고 물으셔서 다소 건방지게 “남들이 뭐라 하던 네 갈 길을 가라는 말씀이시죠?”라고 말하고 각자 반대 방향으로 헤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히 떨어진 줄 알고 참여연대나 가야지 하고 시름에 빠졌있는데 삐삐가 오더군요. 월요일부터 출근하라고.

첫 출근길, 앞에서 주머니 속 동전을 만지작거리며 걸어가는 사람이 있었는데 유종성 총장이셨습니다. 총장실에 들어갔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겁주는 말을 한 보따리 하시더니 사무국 조례에 들어가서는 반갑게 소개해주시더군요. 사무실은 마치 신문사처럼 책상 몇 개 모아놓고 위 천정에 부서 푯말이 흔들흔들 매달려있었고, 신입의 임무는 1층의 생수통을 5층까지 계단으로 눈치껏 나르는 것과, 정책실 막내로서 신문철과 천리안 기사 갈무리를 솔선하고, 기획실과 친분을 쌓아 A4용지를 확보하며, 성명서를 팩스로 동시·동보하는 일 등이 기본이었습니다.

Q.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하나만 말씀해주세요.

김미영: 2000년 총선 정보공개운동이 기억에 남습니다. 총선에 출마할 정치인들에 대한 정보공개 운동이었는데 낙천낙선운동으로 일반 시민들의 기억에는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며칠 밤을 새워가면서 보도자료를 만들고 하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에는 논란도 많고 비판도 많이 받았는데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가장 열심히 일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정원철: 워낙 격동기라 무궁무진해서 하나만 꼽기가 어렵네요. 일단 평간사협의회의 출범입니다. 잇따른 내홍으로 붕괴된 상근역량의 재생과 사무국 의사결정구조의 민주성 제고가 목표였던 것 같습니다. 사업 단위별로 흩어져 배치된 평간사들의 소통에 도움이 됐고, 전체 경실련운동에 대한 이해와 참여도, 통합력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그래서인지 간부들도 활동 초기에는 많이 배려해주었고, 환경련과 참여연대 등도 평간협을 만들겠다며 우리 사례를 묻곤 했습니다. 다음은 사무총장 경선이 생각납니다. 발런티어 그룹과 상근자 그룹이 각각 지지하는 사무총장 후보를 놓고 최초로 경선을 치렀는데, 지역 경실련과 함께 간접적, 비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을 지원했습니다. 끝나고 조직정치가 이런 거구나 하는 체험, 권력의 맛과 두려움을 교훈으로 얻었습니다.

Q. 현재 자리에서 경실련의 활동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미영: 예전보다 뉴스에서 경실련 이름을 자주 듣지는 못하지만 SNS 등을 통해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경실련 30년 역사의 가장 대표 활동으로 자리매김 해온 만큼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민들의 관심 분야인 교육, 복지,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실련의 목소리를 예전보다 잘 들을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정원철: 지금의 경실련을 보면 예전 반짝했던 전동 타자기와 씨티폰이 생각납니다.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조직인데,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조직 같다는 느낌입니다. 민주화 이행기와 주기적 정권교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지나는 동안 ‘레드 퀸’ 신세가 되었습니다. 주인 의식이 없어서 주인 없는 단체 신세인지 그 반대인지 그렇게 보입니다. 너무 매정한가요? 회비도 꼬박꼬박 내고 있고, OB로서 기대와 애정이 크기 때문이라고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의 경실련운동이 조직 유지를 위한 타성에 젖은 활동인지, 시민 삶에 도움을 주는 이로운 활동인지를 잣대로 살펴봤으면 합니다. 거창한 공익은 못 되어도 최소한 회원들 이익 대변에 성실히 귀 기울이고, 민원 해결로 성과를 축적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회원은 경실련운동의 아이템 촉수이자 홍보 첨병이며,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사회여론 그 자체입니다). 덧붙이자면, 머릿속 선진국의 정책과 사업 아이템을 찾아 주장을 내릴 게 아니라, 생활현장에서 부지런히 찾아 밀어 올려야 시민들이 경실련운동의 ‘효능감’을 느낄 것입니다. 새롭고 다르게, 모두 상근운동가의 몫입니다.

Q. 올해로 경실련이 창립 30주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경실련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김미영: 경실련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와 전문가들이 계셔서 든든한 마음입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운동과 소통으로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경실련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원철: 축하합니다. 경실련 한 세대의 딱 중간에 있던 상근자로서 감회가 남다르다 보니 말도 길어졌습니다. 사무국 역량 강화가 핵심입니다. 경실련 초기 10년이 성장기, 다음 10년이 정체기, 최근 10년이 침체기였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부흥기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경실련이 맏형답게 새로운 시민운동의 전범과 표준을 만드는 퍼스트 무버가 되고, 10년 후 ‘초격차’를 이루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Q. ‘나에게 경실련은 OOO이다.’

김미영: 나에게 경실련은 ‘청춘’이다. 인생에서 가장 빛이 난다고 하는 20~30대를 경실련에서 보냈으니, 경실련을 생각하면 마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정원철: 나에게 경실련은 ‘군대’다. 운동권 선배들이 무슨 군 도망이 혁명가의 기본인양 읊어댔지만, 막상 제게는 유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책상물림에서 벗어나 팔도의 다양한 배경과 직업의 인간 군상들과 접하며 넓게 세상을 알게 되었고, 휴식 같은 사색과 위계조직의 원리를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또한, 경실련 생활은 제게 새로운 세계와 사람들과 실전 같은 훈련 경험을 강렬하고 짜릿하게 안겨 준 곳입니다.

지금의 경실련 활동가들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준 인터뷰였습니다. 경실련이 시민의 곁에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야겠습니다.

월, 2019/09/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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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9,10월호 지역이야기]

경실련 활동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지난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에 있는 경실련 활동가들이 모여서 를 진행했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활동가들과 함께 경실련 활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경실련에서 일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보시죠!

Q. 우선,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미진 : 충북청주경실련에서 일한 지 2년 된 김미진입니다.
박향미 : 저는 광주경실련 박향미 간사고요. 일한 지 9개월 되었습니다.
김세윤 : 부산경실련에서 일하고 있고요. 8개월 차 김세윤 간사입니다.

Q. 요즘 지역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신가요?

박향미 : 8월에는 내부 일에만 집중했고요. 9월부터는 분양가상한제에 대해서 활동을 할 것 같아요. 최근에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가 많이 올라서 광주 내에서는 고분양가라는 여론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앞으로 포함될 수 있는 여지가 좀 있어서 이 문제에 대응해보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김미진 : 청주는 오히려 미분양이 조금 문제인 지역이에요. 그래서 민간개발 쪽을 집중해서 보고 있어요. 청주시가 민간에게 무분별하게 허가를 내주고 있는데, 그 지역에서 문화재가 집중돼서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도 아파트를 세우고, 공장을 세우고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고, 막아야 할 부분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유튜브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있어요. 몇 개 만들어보긴 했는데 아직은 스스로를 교육하는 단계로 올려봤고, 앞으로 콘텐츠화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그렇게 하라고 하셨어요. 아무래도 시민단체가 미디어에 약한 부분이 있으니까 영상을 배워서 해보려고 해요.

김세윤 : 10월에 후원의 밤이 있어서요. 회원 사업으로 그쪽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최근에는 시의회 의정평가 결과를 발표했어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준비한 기간만 4, 5개월 정도 됩니다. 제가 전체 담당은 아니지만 맡은 부분만 해도 상임위 전체 회기의 속기록을 일일이 다 보고 했어요. 의정감시단도 꾸렸는데 저희 회원과 집행위원 위주로 25명 정도에요. 한 상임위당 3, 4명 정도를 배치했지요. 그리고 조례, 5분 발언, 시정 질의까지 다 살펴봤어요. 조금 재미있게 하려고 출입기자들과 부산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했어요.

Q. 처음에 경실련에서 일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김미진 : 세월호 때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이과를 나와서 정치, 역사를 하나도 몰랐거든요. 그때부터 역사 공부를 시작한 거에요. 그러면서 정치 쪽으로도 공부를 해보다가 아카데미에서 처장님을 만났어요. 그때 저는 취직준비는 안 하고 있었거든요. 그냥 공부하고 다니면서 인문학 공부, 글쓰기 공부 같은걸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활동가로 가는 길이었어요. 전 경실련이 뭔지도 몰랐거든요. 근데 처장님이 자리가 났는데 해보지 않겠느냐고 권해주셔서 공부를 시작한 케이스에요.

김세윤 : 저는 공대 출신인데 과가 너무 안 맞아서 하고 싶은 공부를 찾다가 정치외교학과에 들어갔어요. 그제야 공부가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다가 수업시간에 시민 사회투어를 하는데 참여연대를 갔었어요. 그러고 나서 방학에 참여연대로 근로장학생이 되어 시민단체 생활을 했어요. 작년에는 선거운동을 하자는 사람이 있어서 하다가 그만두고, 돈을 벌자는 생각으로 다른 취업을 준비했어요. 근데 제가 좀 아쉬웠던 거 같아요. 시민사회단체에서 일을 안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경실련에서 일하게 됐어요.

박향미 : 저는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3년 정도 근무하다가 쉬려고 했어요. 전에 다니던 직장은 시민단체와 전혀 관련이 없는 곳이었어요. 근데 광주경실련의 회원인 지인이 간사 자리가 비었는데 지원해보라고 권유해주셔서 지원하게 됐어요. 사실 경실련은 이름만 들어봤지 정확히 무슨 단체인지 몰랐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덜컥 일하게 되었죠. 그래서 일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이 길이 내 길이 맞나’라고 고민하며 다녔어요.

Q. 경실련에서 활동하면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미진 : 컴퓨터가 늘 아쉬운 것 같아요. 저희한테는 컴퓨터가 무기잖아요. 그게 좀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후원행사를 마치면 꼭 사달라고 한 주에 한 번씩 얘기하고 있어요.

박향미 : 저희는 인원이 2명밖에 없어서 인원이 많은 지역이 부러워요. 같이 일하는 처장님이 하고 싶어하시는 일들은 많은데 활동가가 둘 뿐이니까 뭔가 하기에 힘든 점이 많아요.

김세윤 : 좋은 점은 소소하게 회원분들을 만났을 때 좋은 것 같아요. 간간히 하는 회의들이나 토론회, 기자회견 때 회원분들이 오시면 힘이 나더라고요. 이분들이 저희 활동을 알아준다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같이 서로 돕는 모습이 좋은 것 같아요.

김미진 : 저는 활동가로서 제일 좋은 점은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활동가들은 생각해야 되잖아요. 생각을 토로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앞서는 감성이나 감각을 가져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되게 좋은 것 같아요. 활동가라는 직업이 이 사회에 몇 안 되는 나 자신을 잃지 않는 직업인 것 같아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박향미 : 처음부터 만족스러웠나요?

김미진 : 처음에는 함께할 동료가 없어 힘들었어요. 동료가 같이 일하는 상근활동가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이 있어야 하죠. 제가 늘 혼자서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윗세대들은 그걸 같이 해줄 사람이 있지만, 저는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너무 커요. 그래서 그게 가장 위기였어요. 특히, 경실련 운동은 힘들고, 어려운 분야인 것 같아요. 다행히도 어려운 일을 즐기는 편이어서 지금은 만족하고 있죠.

박향미 : 저는 지금도 좀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 같아요.

김세윤 : 저는 그게 개인적인 고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진짜 좋은 직업이면 만족하겠죠. 저는 공대에 있을 때, 개인의 만족도 만족이지만 성적이 너무 안 나오는 거예요.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오면 만족도를 떠나서 다닐 수 있었을 텐데 안 되더라고요. 사실 저도 퇴근하면 다른 분야의 자격증 공부를 하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이나 활동가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Q. 지역에서 활동할 때,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향미 : 젊은 층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광주시에서 하는 ‘청년 일 경험 프로그램’으로 인턴이 한 명 왔는데 그 친구도 경실련을 처음 들었대요.

김미진 : 어른들은 지역 뉴스를 보시잖아요. 그래서 ‘어제 뉴스에서 봤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반면 젊은 친구들은 절대 안 보거든요. 젊은 층을 위한 유튜브 방송을 고민하고 있어요.

김세윤 : 지역에서 당사자들이 체감하는 것들이나 대규모의 시민이 있는 곳에서 하는 활동이 시민들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경실련이 직접하고 있는 활동 반응을 확실히 캐치하기가 어려워요. 오히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의견을 내면, 집값이 내려갈 거라는 사람들에게 바로 전화가 와요. 간혹 잘한다고 해주시는 분들께도 전화가 오는데 그러면 힘이 나고, 너무 감사하죠.

김미진 : 언제나 외로워요. 경실련은 원칙을 가지고 원칙을 굳건히 밀고 나간 몇 안 되는 시민단체이기도 해요. 그래서 그 원칙에 따라 순수한 운동성을 밀고 나가는 것이 자부심이에요, 시민의 반응을 바라기는 쉽지 않아요. 외롭지만 해나가는 거죠.

박향미 : 실제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따라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운동해 나가면 좀 낫지 않을까요.

Q. 앞으로 경실련에서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김세윤 : 경실련이 시민들의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 이유는 단편적이고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어렵게 얘기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활동가들은 물론 전문가가 되어야겠지만, 시민 분들 눈높이에 맞춰 쉽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요. 활동가들이 토론회나 방송에서도 전문가의 관점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말을 하는데, 그게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과 조금 다른 느낌이에요. 그래서 저는 쉽게 이야기하고, 편하게 이야기하면 어디 가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렇게 활동을 한다면 시민들도 반응하고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김미진 : 저는 지역 토호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어려운 부분이 그 사람들은 점점 합법적으로 살아가고, 저는 법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거에요. 근데 분명 그 안에서 카르텔이 공고해지고, 그건 국가적으로도 지역으로도 이어지고 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전문적이지 않으면 답이 안 나와서 그쪽으로 알았으면 좋겠어요. 정부 쪽으로는 정보공개청구도 가능하고 공개되어있어서 시민들도 접근할 수 있는 루트가 많아졌거든요. 근데 우리는 찾기 어려운 부분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간 날 때마다 지역의 유지로서 본분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나 기업이 있으면 적어놔요. 앞으로 그런 것들을 조금 관심 있게 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박향미 : 저는 9월에 ‘세금도둑 잡아라’라는 단체에서 예산 교육을 받을 계획이에요. 그래서 활동가가 2명뿐이지만, 전문성을 키워서 예산감시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고, 각자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다르지만, 청년활동가로서 그들의 생각과 고민은 비슷해 보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들은 계속해서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할 것입니다. 하지만 더는 이 활동과 고민이 외롭고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을 활동가들에게 힘찬 응원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월, 2019/09/3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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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기간인 오늘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인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원가 관련 정보공개 소송 5건에서 모두 패소했음을 밝히고, 아파트 분양원가 정보공개 확대를 촉구하였습니다.





정동영 의원실이 공개한 한국토지주택공사 분양원가 정보공개 소송 현황. [출처 - 뉴시스]


올 해 초 공공택지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62개로 확대되었지만, 여전히 분양원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개된 정보만으로 부족하다는 비판인데요, 특히 오늘 발표된 내용은 법리적으로 공개해야 할 정보들임에도 불구하고, 입주민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로 일관하여 '시간 끌기'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행태를 비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원가와 관련하여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온 경실련은 특히 분양원가 공개제도의 미비함을 비판해왔는데요, 지난 5월에는 기존에 공개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원가 분석을 했더니 '간접공사비'를 부풀리는 방향으로 엉터리 분양원가 공개가 이루어졌음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송파구청과 송파구 분양가심사위원회가 부풀린 원가 내역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구요. (경실련의 분석은 여기를 클릭!)



지난 5월, 분양원가 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 정동영 의원과 경실련.




현재 주택법 제59조에서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제57조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분양가심사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자체에서 운영되는 여러 위원회들의 정보가 제대로 사전공개 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있습니다.

경실련이 문제 제기한 송파구 분양가심사위원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송파구청 홈페이지의 '정보공개' 메뉴에는 회의록 공개 게시판이 있지만, 분양가심사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한 내용은 2014년 이후 갱신되지 않고 있습니다.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언제 회의를 열었고, 누가 회의에 참석했고, 회의 결과는 무엇이며 논의 내용은 무엇인지 회의록도 공개하는 것이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들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해당 게시판 자체가 2017년 7월 이후 전혀 새 글이 올라오고 있지 않은 문제도 있습니다. 송파구청은 2년 째 회의록 공개를 안하고 있다는 점!)

심지어 2014년에 마지막으로 공개했던 2013년 제4차 분양가심사위원회 회의 결과 문서를 보더라도, 간단하게 회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긴 하지만 분양가 심의 결과가 어떤 이유로 나오게 되었는지, 심사에 참여한 위원들은 어떤 전문성을 가진 위원들인지 살펴보기 어렵습니다.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지적 사항이 향후 실제로 반영되었는지 확인하기도 어려웠구요. 지금은 그나마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송파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2013년 제4차 분양가심사위원회 회의 결과




엉터리 분양가 산정이 부동산 거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분양원가 공개제도를 개선하고, 시민들의 정보공개 청구 이전에 선제적으로 관련한 제도 운영 상황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엉터리 분양원가 산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부동산 분양원가 산정에 대한 투명하고 적극적인 정보공개야말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간단한 대책 중 하나 아닐까요?


토, 2019/10/0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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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9년 11월 4일 (월) 오후 6시 30분

장소 :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행사문의: 02-766-5626 / 후원문의 : 02-766-5627~8

목, 2019/10/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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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 걸어온 30년의 시간 어딘가에 여러분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으신가요?
지금 경실련이 여러분과 함께 했던 지나간 시간들을 찾고 있습니다.

경실련과 여러분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사연, 출처와 함께 써서 보내주세요.

사진을 보내주신 분들께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보내실 곳 : [email protected]
*기간 : 10월 21일(월) ~ 11월 1일(금)

*문의: 회원미디어국 02-766-5628

화, 2019/10/22-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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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경실련 30년

 

동숭동 칼럼

경실련 30년, 시민운동, 경제정의 / 윤순철

 

경실련 창립 30주년을 축하합니다!

경실련 30주년에 부처 / 조연성

 

회원에게 묻다

① 경실련 창립 30주년 회원 설문조사 결과 분석 / 이서인

② 회원들이 뽑은 경실련 최고의 성과는? / 이서인, 장영주, 정석완

③ 활동가들이 바라본 경실련의 현재와 미래 / 장영주

 

우리사회의 미래를 만나다

①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② 피스모모

③ 빠띠

④ 민달팽이유니온

 

시민들이 생각하는 경제정의는 무엇일까요?

 

경실련 30주년 기념행사를 소개합니다

① 창립 30주년 기념식 ‘경실련 30년, 다시 경제정의다’

② 창립 30주년 기념 토론회 ‘경제정의와 재벌개혁’ / 정석완

③ 경실련 아카이브를 소개합니다 / 정택수

 

지역이야기

경실련이 서른이 된 경실련에게

 

우리들이야기

[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 우리사회의 30년을 생각해 볼 책 / 조진석

 

참여하는 당신이 주인

소소한 것도 통하는 광장 – 시민편집위원 후기

경실련 일일보고

신입회원 및 회원명단

수, 2019/11/2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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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내년 총선 정치개혁, 부동산 주거안정, 재벌개혁에 힘써야

경실련 창립 30주년 회원 설문조사 결과 분석

글 이서인 시민편집위원

2019년 경실련 창립 30주년을 맞아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이번 조사는 경실련의 30년간 활동 평가와 더불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의제에 대한 의견 등을 듣기 위해 진행하였습니다.

설문 개요
조사 시기: 2019.10.8. ~ 2019.10.15
조사 방법: 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한 온라인 조사
설문 응답: 경실련 회원 142명

금융실명제 도입 운동, 부동산 개혁 운동이 가장 큰 성과!

경실련 창립(1989)이래 현재까지 경실련이 가장 잘한 활동(복수응답 3개)을 묻는 질문에, ‘금융실명제’가 17.5%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부동산 실명제’(11.8%)와 ‘아파트값 거품 빼기’(10.8%)가 꼽혔고, ‘주택전세임대차보호법’(8.2%)과 ‘부패방지’(7.2%)이 뒤를 이었습니다.

경제·소비자·부동산 분야에서 잘하고 있지만, 정치/사법, 사회복지 관련해서는 분발해야

경실련이 제일 잘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질문에서는 경제가 33.8%로 제일 높게 나타났고, 소비자(28.2%), 부동산(21.1%)가 2, 3순위로 조사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정치·사법(9.9%), 사회복지(4.9%) 분야에서 적게 활동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앞으로 정치개혁, 부동산, 재벌개혁에 집중해야

경실련이 앞으로 집중해야 할 운동에 대한 질문에 정치개혁이 23.2%로 1순위로 꼽혔습니다. 이어서 부동산/주거안정(19.7%), 재벌개혁(19%)이 2, 3순위로 꼽혔으며,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경실련이 정치개혁에 관심을 가지고 운동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 여전히 크지만 이전보다 줄어

현재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음에 회원들은 ‘매우 크다’(19%)·‘크다’(35.9%)의 긍정적 답변이 54.9%로 ‘적다’(12%)·‘매우 적다’(3.5%) 15.5%의 비율보다 3배 이상 많았습니다. 그러나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물음에는 ‘줄었다’(53.5%)는 응답이 ‘비슷하다’(31.7%), ‘커졌다’(12%)는 응답에 비해 많았습니다.

회원님들의 설문 결과는 경실련의 지난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함께 검토하고 적극 반영할 예정입니다. 경실련은 앞으로도 회원님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면서 경제정의·사회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행동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 2019/11/2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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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활동가들이 바라본 경실련의 현재와 미래

경실련 활동가 인터뷰

글 장영주 시민편집위원

회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경실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활동가분들과 대화를 나누어보았습니다. 기획연대국 최윤석 간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장성현 간사, 재벌개혁본부 김건희 간사, 정책실 서휘원 간사가 참여했습니다.

 

Q. 경실련에서 활동을 시작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최윤석 ● 저는 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사기업보다는 사회적인 일,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민단체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전통이 있고 이름이 알려진 경실련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장성현 ● 저는 예전에 사기업에 다녔었는데 소위 말하는 ‘꼰대’가 싫어서 시민단체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시민단체에도 ‘꼰대’들이 많더군요(웃음).

김건희 ● 저도 기업을 다녔었는데 사장에게 돈 벌어다 주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시민단체로 오게 되었습니다.

서휘원 ● 저는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정치나 사회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Q. 설문조사에 응해주신 회원들의 평균 연령대가 40~60대입니다(실제 회원 분포도 설문 응답 비율과 비슷합니다). 앞으로 경실련이 2, 30대 청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이 필요할까요?

김건희 ● 예전에는 경실련 회원 모임이나 소모임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사람도 줄고, 다들 바쁘기 때문에 아무래도 횟수가 줄어든 것 같아요. 저희가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청년들이 저희를 알고 직접 찾아온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관심을 두고 오시는 분들께도 경실련은 진입장벽이 높아 보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작은 모임(예를 들어 독서 모임과 같은)을 진행하면 젊은 친구들이 부담 갖지 않고 저희에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요.

최윤석 ● 알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려진 이후에 사람들이 진입하는지도 중요해요. 제가 봤을 때 청년들에게 경실련은 진입하기 어려운 곳이에요. 만약 제가 경실련이 아닌 다른 곳에 있고, 친구가 경실련 행사에 같이 참여하자고 하면 ‘가기 싫어’보다 ‘그런 데 가도 돼?’라는 생각이 먼저 들 것 같아요. 학구적이고 정책적인 경실련의 모습이 이런 진입장벽을 만드는데 한몫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영화나 동영상, 메이킹필름을 만드는 등 재미있고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기자회견, 서명운동도 중요하지만 그런 부류의 운동에 참여하기 어렵거나 틀에 박힌 운동이라고 재미없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요.

서휘원 ● 경실련 창립 초기에는 시민들이 개혁 정책에 관심이 높아서 참여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기반 자체가 약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초창기에는 금융실명제같이 시민들에게 와닿는 이슈를 잘 부각했는데, 현재 경실련은 신규 회원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어요. 개혁 정책에 대한 관심이라는 기반도 약해지고, 새로운 회원을 데려올 수 있는 이슈도 갱신하지 못하고 있죠.

장성현 ● 친구들에게 경실련 회원가입을 요청하면 대부분 관심이 없어요. 시민사회단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청년들이 대다수인 게 현 상황이에요. 경실련의 사업이나 운동의 맥락에서 생각해봤는데요, 저희가 주로 무거운 정치·경제정책을 다루기 때문에 청년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 같아요. 저희 팀 주제만 봐도 부동산 시장이라는 복잡한 이슈를 다루죠. 청년 주거 문제를 다룰 수는 있겠지만 청년 무주택자 관련 활동을 하는 단체가 따로 있어요. 저희가 그런 주제를 다루면 조그만 단체의 밥그릇을 뺏는 게 되겠죠. 그리고 건설 산업과 노동자 처우 개선 문제로 청년층을 유입하려고 해도 본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아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데 여러 한계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설문을 보면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이 여전히 크지만, 이전보다는 줄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활동가의 입장에서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성현 ● 영향력이 없는 거 맞습니다(웃음). 정부나 국회, 기업은 경실련을 신경 쓰지 않아요. 저희가 제안한 정책이 반영되기는커녕 비판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저 시민사회의 의견수렴 차원에서 듣는 시늉만 할 뿐이에요. 하지만 저는 지금 시대에 영향력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는 권력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영향력에 연연할 필요 없이 시민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다만 실력이 중요하겠죠. 사회를 향한 예리한 비판을 계속 제공한다면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겁니다.

김건희 ● 경실련이 출범했던 시절에는 시민단체가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독보적인 영향력을 지녔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구체적인 주제를 하나 정해서 깊게 파고드는 시민단체들이 엄청 많아졌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실련의 입지가 줄어드는 건 당연해요. 경실련은 역사 속에 남아있는 느낌이 있어요. 윗세대는 경실련을 과거의 위상으로 바라보는데 아래 세대는 저희를 대부분 모릅니다.

서휘원 ● 실제로 중앙일보랑 동아시아연구원에서 실시하는 ‘파워조직 신뢰영향력 조사’를 보면 경실련의 점수가 계속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런데 급격하게 감소한 시기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더라고요. 우리가 잘하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정세 변화나 김건희 간사가 말한 것처럼 시민단체의 증가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사회적 영향력도 중요하지만, 시민 신뢰도도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해요.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중립을 지키며 신뢰받는 시민단체가 되는 게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는 것보다 중요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최윤석 ● 경실련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사회적 영향력이 떨어진다면 상근 활동가도, 인적 자원과 지원들도 줄어들겠죠. 그러면 운동량뿐만 아니라 회원들도 감소하면서 결국에는 소멸로 가는 단계에 봉착해요. 이는 시민사회를 지켜보는 눈이 하나 사라진다는 뜻인데,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죠.

서휘원 ● 사회적 영향력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어요. 특히, 경실련은 소규모 시민단체와 지향하는 바가 아주 다르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작은 이슈가 아닌 큰 주제를 다루고, 정치·경제 권력을 감시하며 체제를 개혁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사회적 영향력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요.

 

Q. 설문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경실련이 집중해야 하는 운동에 재벌개혁, 정치개혁, 부동산/주거 안정, 소비자/시민권익이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활동가분들은 어떤 운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와 관련하여 계획이 있다면 같이 말해주세요.

김건희 ● 저는 어느 하나에 집중할 필요 없이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필요할 때 연대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정책 분야 자체가 한 정부에서 집행되기 때문에 유기적인 면이 있어요. 그리고 우리 중에 한 팀이 이슈화되면 다른 운동들이 묻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관심을 받는 등 지원이 늘어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부동산 팀이 잘 돼서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오면 그만큼 경실련 자체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거죠.

장성현 ● 저는 건설산업 개혁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정치, 재벌, 부동산은 저희 말고도 다루는 곳이 많아요. 그런데 건설 문제는 오직 경실련에서만 다루더라고요. 전체 예산의 10%인 43조가 건설 예산인 데다가, 1000대 기업에 건설 회사가 절반일 정도로 산업 규모가 거대해요. 그런데 이 주제를 다루는 언론이나 단체가 없어요. 운동 필요성이나 효과를 따져봤을 때, 건설 산업 개혁에 힘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서휘원 ● 저는 정치개혁에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거제도 개편이나 국회 개혁 등 제도적인 차원이 아니라 현재 이뤄지고 있는 국회 활동을 감시하자는 말이에요. 재벌개혁이든 부동산 문제든 해결하려면 입법화가 필수인데 지금 국회의원들이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정 활동을 감시하는 게 필수라고 생각해요.

최윤석 ● 전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저희가 전문적으로 내세웠던 게 부동산 개혁이었는데, 요즘에는 예산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놀랍게도 경실련이 최근에는 예산감시에 집중하지 않았어요. 저는 이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산감시는 전문가 풀도 좁고, 세세한 법률도 알아야 하고, 공무원 생활을 하지 않으면 아예 알 수 없는 정보들이 많아요. 때문에 그런 일은 경실련처럼 규모가 있는 단체에서 맡아야 하지 않을까요? 정치개혁과도 밀접하게 연관돼있죠. 정부나 지자체가 어떻게 돈을 사용했는지 감시하는 건 경제정의라는 이름에도 걸맞다고 생각해요.

 

Q. 경실련이 어느덧 30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활동가분들이 그리는 경실련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최윤석 ● 앞으로 경실련은 시민들 또는 외부 전문가들이 저희를 찾아와서 함께 운동하는 방식으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현재 시민들의 영향이나 의식이 크게 성장했고, 경실련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다양해졌거든요. 설령 시민단체로서의 역할이 좁아지게 돼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 전달, 만족시키는 플랫폼으로 여전히 남아있을 거예요.

장성현 ● 조직 운영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큰 인적 자원의 변화는 없을 거예요. 그래서 비슷한 의제를 비슷한 방식으로 가지고 가지 않을까 싶어요. 크게 나아지지도, 크게 나빠지지도 않을 거예요.

서휘원 ● 제가 바라는 경실련의 모습은 건강한 조직이에요. 저희 스스로 개혁적인 단체라고 하지만, 일부 임원들이 반개혁적이고 후퇴하고 있는 정치권에 진출했어요. 그러면서 경실련이 보수 단체로 낙인찍힌 경우가 빈번했죠. 저희는 정치적 중립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켜오고 있는데 일부 임원들이 그런 행보를 보여주면 모든 게 말짱 도루묵이 돼요. 그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되는 건강한 조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현재 저희가 하고 있는 의제는 대부분 불로소득 관련이에요. 하지만 현대사회에는 최저임금이나 비정규직 등 계급 문제가 다양해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로지 불로소득에만 집중하는 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온전히 대변할 수 있어야 해요. 사회를 진단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하고요.

최윤석 ● 설문조사 결과를 봤는데, 경실련 활동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견이 중장년층에 많더라고요. 저는 그분들이 연령이 높다고 해서 고루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봐요. 경실련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열과 성의를 다해 지원해주시는 분들이세요. 그렇기 때문에 중장년층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의제를 급격하게 바꿀 수는 없어요. 대신 경실련을 알리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쉬운 것에서부터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건희 ● 다들 우리 조직이 나이가 들었고, 회원들도 머물러 있고, 새로운 유입이 없다고 말해요. 그래서 청년들이 오면 모든 게 다 해결될 거라고 믿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의무적으로 아무나 데려오는 게 아니라 정말 관심이 있어서 찾아오는 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의제를 물어봐도 뜻있는 청년들에게 좋은 의견이 나오지, 아무나 데려오면 머리를 쥐어짜서 겨우겨우 대답할 거예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조그마한 모임이라도 만들어서 그런 청년들을 찾고 싶어요. 마음이 불타오르는 젊은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이 편하게 할 말, 못할 말 다 할 수 있는 경실련이 되길 바라요.

 

Q. 활동가분들이 생각하시는 경제정의란 무엇인가요? 우리 사회에서 경제정의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장성현 ● 경제적·사회적 계급이 사라지는 게 경제정의라고 생각해요. 저랑 이건희랑 똑같은 돈으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고, 가족 수에 따라서 넓고 좋은 집에 살 수 있고,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가 모두 일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 경제정의겠죠.

서휘원 ● 경실련은 분배의 공정성을 강조하지만, 그와 관련된 운동은 하지 못했어요. 불로소득도 문제지만 소득 격차도 지나치게 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또한 복지제도를 통해 시장에서 생긴 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어요. 경제정의에는 불로소득뿐만 아니라 소득 격차, 복지정책 등 모든 것이 고려되어야 해요.

김건희 ● 모두에게 기회가 똑같이 주어지는 것이 경제정의 아닐까요? 재벌체제를 포함해서 비정규직 차별, 교육 불평등 같은 문제들도 가장 먼저 개혁되어야 해요.

최윤석 ● 마주 보고 있는 사람과 공정한 거래를, 옆에서 같이 뛰는 사람과 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이 경제정의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현재 경실련에서 외부 단체와 연대하는 사업 중에 경제 교육, 민주시민 교육이 있어요. 저는 이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사회 전반의 경제 의식을 바꾸는 건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 요소에요.

 

Q. 마지막으로 회원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최윤석 ● 설문조사에서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이 떨어졌다고 응답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후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밥 굶지 않으면서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회원분들이 없으셨더라면 아르바이트를 뛰어가면서 운동을 했을 텐데, 비교적 수월하게 운동할 수 있게끔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성현 ● 같은 팀에 있던 부장님께서 술 한잔하시다가 “우리는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일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돈이 가는데 마음이 가지 않습니까(웃음). 정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서휘원 ● 공수처나 선거개혁 등 답이 있는 운동을 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답이 없거나 방향이 확실하지 않은 운동을 할 때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 주세요.

김건희 ● 설문조사에 그런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지금처럼만 해주세요’, ‘정치권에 휘둘리지 마십시오’ 등등. 주관식 칸에 성심성의로 답변해주신 걸 보고 회원분들의 평소 의견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상에서도 저희 조직 안에서 건강한 합의가 이루어져 모두가 상당 부분 만족하는 결론을 만들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목, 2019/11/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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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경실련 30년 다시 경제정의다 1권]

사진으로 보는 경실련 30년(1989~2019)

발간사

편찬사

일러두기

Ⅰ. 경실련의 창립과 활동

1. 창립 배경 및 초기 발전과정

2. 경실련의 과거와 현재
1) 발기선언문·발기취지문
2) 주요 연혁
3) 본부 및 기관
4) 홍보·출판

3. 창립과 회고

4. 경제정의를 향하여

Ⅱ. 경실련 30년 활동의 성과

1. 경실련 30년 활동의 의의

2. 경실련 30년 활동 100대 의제

3. 경실련 30년 성과 평가

Ⅲ. 지역경실련의 활동과 성과

1. 지역경실련의 역사와 현재

2. 지역경실련의 활동과 성과

3. 지역경실련의 미래와 과제

Ⅳ. 경실련과 시민사회의 미래
 
 

[경실련 30년 다시 경제정의다 2권]

발간사

편찬사

일러두기

Ⅰ. 경실련의 발자취

1. 연혁

2. 연대활동

Ⅱ. 경실련의 조직 및 운영

1. 규약 개정의 역사

2. 규약 및 규칙

3. 주요 회의

Ⅲ. 경실련의 활동

1. 헌법소원, 입법청원, 신고·청구, 소송, 고발 및 수사의뢰

2. 시상

Ⅳ. 경실련 사람들

1. 임원

2. 기구 및 기관 임원

3. 회원

4. 상근활동가

목, 2019/11/28-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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