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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경실련 30주년에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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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경실련 30주년에 부처

admin | 수, 2019/11/20- 20:04

[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경실련 30주년에 부처

조연성 경실련 재벌개혁위원/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경실련 소개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부동산 투기에 따른 불로소득이 다수의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을 박탈감과 생계 위협 속에 몰아넣었던 198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경제정의의 기치를 내걸고 시민운동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처럼 경실련은 불로소득과 경제정의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시민단체로서 정체성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30세면 이립(而立)이라는 너무나 잘 알려진 표현처럼 경실련은 지난 세월의 경험과 축적된 시민운동 역량에 기반해 뜻을 세울 때이다. 학문의 뜻을 세우라는 공자(孔子)의 말을 산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뜻’이라는 의미를 생각할 때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는 있다. ‘뜻’은 여러 층위에서 적용이 가능한 말이다. 개인도 뜻을 세울 수 있으며, 사회 안의 여러 공동체 역시 모두 뜻을 세울 수 있다. 뜻이라 함은 건강한 시대정신과 더불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모습들이 역사에서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돌아볼 때, 지금 현실에 적합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1989년 이후로 한국사회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지식할 수 있고, 이에 맞는 ‘뜻’을 세우는데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1987년 항쟁 이후 한국사회는 짐짓 민주화 열풍에 힘입어 상당한 수준의 진보를 전개한듯하였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사회는 변화했으며, 크고 작은 역동이 우리 안에 발생했다. 이후 이명박, 박근혜 시절을 지내면서도 변화는 유효했다. 최소한 어느 정권이던 사회정의와 평등을 전면에 내걸고 시작한 점에서는 그러하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 이후 한국 사회는 퇴화한 시대상과 너무 오랫동안 직면하며 살아왔다. 10년에 치지 못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지만 경제정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는 거듭된 실정 속에서 우리사회가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경실련은 항상 경제정의의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대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데 게으름이 없었다. 일관성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경실련의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고민할 때도 ‘일관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시간은 흘러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한 거대한 저항 물결이 촛불을 불러왔고 많은 시민단체가 광화문에 모였다. 경실련도 시대의 흐름에 부응해 적극적 자세로 적폐세력의 폐단에 맞서 싸웠다. 그렇게 새로운 물결이 한국사회에 들어왔고 우리 모두의 기대가 컸음을 숨길 수 없다. 과정과 결과가 정의로운 시대가 오기를 기대하며, 시민들은 새롭게 창출된 정권에 많은 응원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오늘에 오기까지 건강한 시민정신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지난 정권의 잔재로 남아 있던 재벌과 권력의 유착에 대한 판단은 아직도 흐지부지하며, 어느덧 흘러간 이야기처럼 공허한 기억만이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경제를 필두로 정치, 사업, 사회정의, 노동, 교육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의 변화란 요원한 현실이다. 경실련이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은 새로움과 낡은 것이 공존하는 기묘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많은 숙고가 필요하다.

미래비전은 시대정신과의 대화를 전제로 한다.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수많은 이념, 종교, 사회체제 중에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모두 어려운 시절을 겪었다. 어려운 시절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동인은 모두 당시의 건강한 시대정신과 대화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의 어느 시점에라도 항상 있었던 건강한 시대정신은 결국 세상을 바꾸는 방향으로 진화했으며, 이에 부응하는 것들만 사회 안에 남을 수 있었다. 결국 경실련 30주년에 생각해야 할 미래비전은 지금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이 무엇인가를 돌아보는 일에서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적폐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오늘날, 우리시대 다수가 원하며, 억눌리고 힘없는 이들, 노동하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내용이 시대정신의 요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오늘날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표현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바로 경실련 이름 안에 있기 때문이다. ‘정의(正義)’, 이것이 한국사회에 필요한 시대정신의 핵심이다. 새삼스럽다고 말할 사람도 있다. 어느 시대에는 ‘정의’가 시대정신이 아닌 적이 있었냐는 질문도 나올법하다. 그렇다, 늘 어려운 질문은 당연한 형태를 띠고 있다. 당연한 것이 그런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일수록 근원으로 돌아가서 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경실련은 늘 그러한 태도를 견지해왔다고 평가한다. 이 점에서 오늘 한국사회에 만연한 정의롭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면 자연스럽게 경실련이 나아갈 바를 생각할 수 있다.

우선, 한국사회는 경제 불평등에 따른 부의 대물림과 구조적 계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사회면에 나오는 여러 지표는 부모의 부와 학벌이 자식 세대로 이어지는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 이야기와 더불어 ‘헬조선’이라는 청년들의 아우성은 불평등의 세습구조에 대한 항변이다. 경제 불평등의 출발은 불공정한 경제 관행과 대기업, 특히 재벌 중심의 개발주의가 아직 득세하고 있는 사회현실과 맞물려 있다. 과거 정부에서 추진했던 신자유주의 정책은 결과적으로 가난의 원인을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려는 잠재의식을 한국사회에 가득 심어 주었다. ‘스펙’이라는 낯익은 표현은 가난을 물려받아야할 청년을 공격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데 쓰인 전가의 보도(傳家의 寶刀)였다.

경실련은 이런 점에서 청년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책과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미래란 결국 오늘의 청년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억눌리고 구조적 장벽에 가로막혀 답답한 일상을 반복해야 하는 청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들이 한국사회 경제 불평등을 해소할 실질적 동력이기에 그렇다. 부의 대물림에 따른 상대적 빈곤과 더불어 실질적 빈곤 속에 처한 이들의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 보기에 이미 너무 많은 기성세대가 신적폐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기득권은 늘 지키려는 자와 부수려는 자의 갈등이 불러온 기재였다. 그렇다면 누구 편에서 기득권을 조정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정의에 중립이란 없다. 경실련의 미래는 억압받고 눌린 처지에 있으며, 가난의 대물림에 처한 청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함께 하려는 자세를 갖추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도덕이 만든 것 중 괴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 법(法)의 정의를 세우는 일 역시 오늘날 시대정신의 요체 중 하나다. 오늘날 ‘만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말을 신뢰하는 한국인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자조 섞인 질문을 해보아야 하는 현실이 곧 우리사회의 비극을 상징한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고 넘치는 정보의 풍요 속에 더 이상 감출 것도 감추기도 어려운 이 시대에, 여전히 법의 정의란 요원한 일이다. 이런 비극은 말하고 있다. ‘나를 바로잡지 못하면 결국 제도가 만든 구속 안에서 우리 모두가 살아야 함을, 불평등을 인정하는 비루한 삶을 살아야 함을’ 말이다. 사법정의와 검찰개혁이 화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은 이제 어느 개인의 문제에도 법의 정의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민사회가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의 정의를 세우는 일이란 결국 사회전반의 약자들과 대화하려는 태도를 유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법의 공평성이 기계적 접근에 있다고 보기 어렵기에 그러하다. 이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면 나아간다는 의미를 지닌 진보(進步) 세력이 그들만의 과거에 천착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약자가 보기에 사법부의 정의란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수단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실련이 이번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이런 점에서 시대정신과 대화하려는 태도를 잘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정의란 진보와 보수의 가치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 이분법적 접근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을 살고 있는 약자가 누구인지, 억눌린 자가 누구인지, 차별받는 자가 누구인지를 묻고 답할 때 정의를 직시할 수 있다. 경실련의 미래도 이러한 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

경제와 법의 정의를 세우는 일이 아직도 우리사회의 숙제로 남아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지만 이를 피할 수는 없다. 정의를 세우는 일에는 우회로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30년 경실련이 걸어온 길에 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실련이 30년간 말해왔던 정의에 중립이란 없었다. 정의 앞에 중립은 비겁한 수식어이며, 부당한 행위에 면죄부를 줄 때 사용하는 관용어에 불과하다. 경실련에는 이런 관용어에 사로잡혀 사회적 책무를 등한시 한 역사가 없다. 이 점에서 경실련의 미래는 과거에 보여준 전통을 계승하고 오늘날의 시대정신과 대화하려는 태도를 유지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더불어 오늘날 시대정신은 결국 경제와 법의 정의에 있음 또한 기억해야 한다.

결국 경실련의 미래란 거창한 청사진에 있지 않다. 하루를 살아가는 시민의 삶처럼 너무나 당연한 우리의 일상에 응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불합리성에 익숙해진 사회를 바꾸는 초석으로 경실련의 역할이 필요하다. 30년간 그렇게 걸어온 바처럼 미래에도 당연한 가치를 외면하고 억누르려는 세력과 싸워야 하며, 이겨야 한다. 청년과 사회적 약자, 이 둘이 하나일수도 있고 때로는 다른 계층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가려는 자세는 잊지 말아야 한다. 정의란 이들처럼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기에 그렇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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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시사포커스(1)]

대통령님, 지금 K-반도체 투자가 그렇게 시급합니까?

– 코로나19 이후 주목해야 할 디지털 경제 전환과 독점의 함정
: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 예산, 통계로 보는 디지털 전환 –

정호철 재벌개혁운동본부 간사

들어가며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GDP를 기록하며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비록 역성장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대응 등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 정부의 지원 대책이 빛을 발했다. 그러나 임기 동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민생경제 침체를 막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박정희식 국가자본주의(경제계획, 관치금융, 보호무역)’ 아래 줄곧 성장해왔던 한국경제는 국내 수요를 독점해왔던 재벌 기업들에게 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마스크 대란”의 해결사가 됐을까?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이재용을 “백신 특사”로 보내야 한다, 또 자동차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재용을 “특별 사면”해야 한다는 등 보수여론의 호도가 계속됐다. 자동차, 반도체 등 ICT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던 재벌 중심의 우리 경제체제는 ‘블록화’, 즉 정경유착의 수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등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최근 ‘K-반도체 전략’에 이어 ‘K-배터리 발전 전략‘을 내놓았다. 그런데, 지금같이 이 어려운 시기에 정말 필요한 대책일까? 이번 시사포커스는 7월 1일에 있었던 ‘제4회 온라인 열린SDGs포럼’에서 평가했던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 성과와 과오를 예산과 통계 분석을 바탕으로 문제제기하고, 코로나19 이후 문제시될 정책현안과 경제전망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문 대통령은 임기 초반(2017-2018)에 “사람 중심 경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약속하면서 (1)소득주도성장, (2)혁신성장, (3)공정경제를 내세웠다. 출범 당시 우리 경제는 성장이 빠르게 둔화되면서 소득 분배까지 악화되고 있던 가운데, 포용적 성장이 그 대안으로 부상했다. 약속대로 임금 수준을 높이면서 가계소득이 증대됐고, 물가가 차츰 안정되면서 생계비가 경감됐다. 한편으로는 복지예산을 파격적으로 늘려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포용적 성장의 기반도 다져나갔다.

임기 중반(2019)부터는, (4)성장과 분배가 선순환을 이루는 혁신적 포용국가(즉, 임금 상승→가계소득 증가→소비 촉진→기업 생산 증가→투자 확대→경제 성장→임금 상승의 선순환 체계) 구현을 위해 ‘8대 신산업(스마트공장, 바이오헬스, 핀테크, 미래차,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에너지신산업, 드론)’ 분야에 R&D(기술개발) 등 혁신 벤처투자뿐만 아니라, 창업기업의 안정적인 생산 노동과 고용을 위해 취업활동 지원에도 예산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 생각처럼, 내수경제는 돌아가지 않았다. 정부로서는 서비스업 일자리와 제조업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혁신성장에 기대를 걸었지만, 생산성(2017-2019, 제조업: .7%→3.3%→1.3%; 서비스업: 2.6%→3.8%→2.9%)이 점점 떨어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혁신 기업과 제조업 일자리(▼1.8만 명→▼5.6만 명→▼8.1만 명)가 30·40대를 중심으로 대폭 줄어들었고, 서비스 일자리(▲20.8만 명→▲5.2만 명→▲34.8만 명)의 경우 대다수 노인·공공 중심으로 증가했을 뿐, 청년실업률은 여전히 9% 수준을 맴돌았다. 대학 졸업예정자 대부분은 새로운 창업에 도전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기를 선호했고, 기존의 임금근로자들 역시 새로운 혁신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 연봉 인상,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기를 희망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들도 대기업과의 상생협력, 기술탈취·가격후려치기 방지 등의 혁신 보호와 동반성장을 기대했건만, 정부여당의 소극적인 공정경제 정책은 어느 한쪽의 이렇다 할 기대조차 만족시키지 못했다. 재벌들은 “강력 규제”라며 반발했고, 노동자와 시민들은 “실효성 없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진퇴양난 속에서, 문 대통령은 귀를 닫아버렸고, 중소기업들의 신음만 더욱 깊어졌다.

이처럼, 지난 2017-2019년 사이에 SOC(사회간접자본)을 줄여 정규직 전환, 고용, 사회복지 등 정부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기대만큼 노동생산성과 일자리는 효과적으로 늘지 못했던 가운데, 수출(▲15.8%→▲5.4%→▼10.4%)이 대폭 줄고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16.5%→▼2.3%→▼7.5%)와 소비(▲3.1%→▲3.7%→▼2.9%)마저 점점 줄어들면서 내수경제에 차츰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정규직 전환, 임금협상, 세 부담이 컸던 기업들은 지역경제를 먹여 살렸던 생산 공장을 노동력이 저렴한 해외 개발도상국으로 하나둘씩 이전시켰고 최저임금이 매번 오를 때마다 서비스업·건설업 부문에서 일용직 일자리마저 더 이상 유지하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민간소비와 자영업이 점점 위축되면서 지역 내 각종 소상공인 지원정책도 큰 힘이 되지 못했다. 더군다나 그간 예산과 세수는 꾸준히 늘었지만, 2019-2020년 들어 근로소득세(89.1조 원→98.2조 원, ▲10.2%)만 늘고 부가가치세(72.2조 원→64.9조 원, ▼10.1%) 법인세(70.8조 원→55.5조 원, ▼21.6%)가 대폭 줄어들면서 전체 세수는 -0.5% 줄고 예산만 9.1% 늘어 급기야 재정적자(-12조 원→-71.2조 원)로 돌아섰고, 취임 후 공기업 부채(2017년 495.2조 원→2019년 525.1조 원)가 사상 최대치, OECD 1위를 기록하면서, 2018년부터 연기금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기금 관리재정수지(-18.5조 원→-10.5조 원→-54.4조 원→-112조 원)도 급격히 악화됐다. 수출주도 성장 이래, 수입국 4위인 일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CT 정밀 소재·부품·장비 수출규제 조치 덕분에 오히려 대일무역 적자가 71%(2019년 –6,697억 원→2020– -1,929억 원)로 대폭 감소하면서 2015년부터 5개년 연속 하락했던 경상수지도 오랜만에 소폭 반등하기도 했지만, 독도 문제와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반한 감정과 한중일 외교관계가 악화돼 수출입 길이 모두 막히면서 가까운 아시아 지역 내 GVC(글로벌 상품생산·서비스무역 공급망)에만 의존하던 재벌 기업들은 임갈굴정(臨渴掘井) 마냥 정부 지원을 촉구했고, 지남지북(之南之北)하던 문 정권도 우후송산(雨後送傘) 마냥 친재벌 6대 업종(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에 정부 지원, 수출투자, 세제 혜택을 집중시키며 친재벌 정책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임기 말(2020-현재)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마저 터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남아있던 수출입 길마저 모두 끊겨버렸다. 뱃길을 물론, 하늘길도 막히면서 여행업과 무역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조치가 시행됐고 확진자에 대한 격리와 더불어 길거리에서는 영업시간을 단축시키거나 임시 휴업령을 내려졌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나 식당, 술집, 노래방, 여관 등 숙박업, 유흥업, 요식업에 봉쇄조치가 강화됐다. 모든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등하교하거나 출퇴근하면서, 외출을 자제했다. 카페에서는 찻잔과 테이블이 치워졌고, 가판대에서는 그 흔한 떡볶이조차 먹을 수 없게 됐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민생경제는 정지됐고, 저잣거리에선 이제 모든 불이 꺼졌다. 소비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이미 놓쳐버리고 빚더미에 앉은 문재인 정부. 이를 과연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

재빠른 방역 대응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로 코로나19 1차 충격이 잠잠해질 무렵,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비상경제계획’에 따라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발표했다. 출범 당시와 동일했던 기준금리 1.25%pt를 0.5%pt까지 단계적으로 낮춰 돈을 풀고, 신용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조절해 정부예산 약 96조 원을 추가 편성하여 2020년 한 해 동안 총 581조 원(30.2%/GDP)을 (5)코로나19 위기극복 등을 위해 투입했다. 비록, 적자 상황 속에서 한국은행으로부터 나라 빚을 내긴 했지만, 경제 회생에 필요한 “백신”과도 같은 돈이었다. 그중 절반 이상의 예산(17.3%/GDP)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신용대출·보증에 지원됐고 어려운 서민경제에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경제회복을 위해 기간산업 안정화 펀드(2.08%/GDP)가 조성됐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어려운 수출입기업들에게 외환대출(1.15%/GDP)과 더불어 미국과의 60억 달러 스왑을 통해 중개대출(0.81%/GDP)을 지원토록 하여 무역거래를 안정화시켰다. 무엇보다도, 경실련 박상인 재벌개혁운동본부장의 제언에 따라,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에 대출금(0.43%/GDP)을 지원하여 재무 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의 회사채를 매입토록 하는 등 채권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고용유지가 어려운 자영업과 중소기업에 일자리 지원금(1.95%/GDP)이 제공돼 더 이상 실업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당포 마냥 나라 빚을 지면서 관치금융과 포퓰리즘에 낭비한 예산도 적지 않았다. 4•15총선 무렵 지급된 전 국민 재난지원금(0.74%/GDP)은 “스타벅스” 선불충전금 마냥 포퓰리즘에 의해 소진됐다. 물론 재난지원금 대부분은 지역 내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가 더 이상 내수경기 침체로 빠져드는 것을 막을 수 있었지만, 한 해 동안 물가가 평균 0.5%(농식품 ▲6.78%, 상품·서비스 ▲2.0%, 가계류 ▲1.2%)수준으로 오르면서, 최종소비는 지난해 –2.3%(민간 ▼4.9%, 정부 ▲4.9%)로 급격히 감소해, 소비증진에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한편으로는 가계비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만큼, 부동산 시장과 코인, 그리고 주식투자에 밀물처럼 돈이 몰리면서 금융시장에선 거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0여 년간 코스피 2000선 아래 MCSI 신흥국 수준에 머물던 주가지수는 코로나19 사태와 1400선 붕괴에 따른 공매도 거래가 부분적으로 금지된 이후 공매도를 독점하던 외국인의 헤지펀드가 빠져나간 상황에서도 개인 등의 주식투자(거래대금) 덕분에 28.4% 늘어 올해 3000선을 단번에 돌파하며 단군 이래 유래 없는 매수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주가 거품 제거와 시장 안정화라는 명분하에 예외적으로 공매도와 파생상품(옵션·선물) 차액거래를 위해 국내 기관(자산운용사, 증권사)의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5.38%/GDP)과 더불어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제공비율 50% 인하를 통해 주식시장 조성과 유동성 공급(0.71%/GDP)에도 적지 않게 이용됐다. 물론 그 이전에 무역펀드와 DLF(파생결합펀드)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부실화되면서 사모펀드 사태가 터졌던 측면도 있었지만, 그 이후에 “금융소비자 보호와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명분으로 정부여당의 도덕적 해이와 정책적 실패는 감춘 채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수탁사)들의 손실을 보존하는 데 관치금융과 구제금융 수단으로 남용됐다. 이처럼, 정부로 하여금 공매도뿐만 아니라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개미들의 피”를 빨면서,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국 아파트값을 최소 17.5%(서울 ▲21.5%, 지방 ▲14.2%, 세종시 ▲53.0%) 이상 자산가치를 폭등시키며 지난 한 해 동안 부동산업은 1.6% 성장했고, 금융업은 8.2%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반면, 민생경제와 내수경기를 뒷받침하는 제조업 성장률이 지난해 –0.9% 감소, 서비스업은 –1.1%(소도매·숙박·식당업 ▼5.7%, 운수업 ▼15.7%, 문화·기타서비스업 ▼16.6%)로 부진했고, 전체 고용도 –21.8만 명(제조업 ▼5.3만 명, 서비스업→▼21.6만 명)로 감소하여, 1분기 처분가능소득보다 가계부채가 +11.4%pt(160.1%→171.5%)로 더욱 늘면서 양극화가 심화됐다.

하물며 나라 빚으로 관제펀드 마냥 친재벌 정책에 허투루 쓴 예산도 없진 않았다. 문 대통령은 (6)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이란 명제하에 ‘한국판 뉴딜(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사회안전망 확충)’ 정책을 발표하면서 미래 경제 성장을 위해 나라 빚으로 “뉴딜펀드 (1.25%/GDP)”를 조성하여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등을 위해 전기차·자율차 개발, SOC 디지털화, 데이터 댐을 구축하려는 재벌 ICT 대기업들에게 이 어려운 시기에도 투자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19 2차 충격 이후 가정에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전자상거래와 전자금융거래가 소비양식으로 일반화되고 직장과 학교 등 사회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되면서, 컴퓨터와 반도체 등 ICT산업은 4.2%로 성장, ICT 설비투자도 6.8%(가전 ▲58.64%, 컴퓨터 ▲48.11%, 반도체 ▲9.55%)로 증가, 그리고 IT제품·서비스 수출 역시 3.8%로 증가했다. 핀테크(금융+기술) 융합 등 ICT 혁신성장이 미래 경제 성장의 마중물로 부상한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미래성장을 위한 ICT 혁신투자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민생경제가 어려운 지금 같은 시기에 정부가 나라 빚까지 내면서 구태여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과 같은 특정 재벌기업들만을 위해 각종 투자지원뿐만 아니라 세제혜택까지 주려는 것은 명백한 관치금융이자 예산 낭비에 불과하다. 나라 빚을 내면서 코로나19 통신복지를 명분으로 이동통신 3사(SKT, KT, LGU+) 등에게 전 국민(35세~64세 제외) 이동통신 요금 4천억 원을 지원하는 것 또한 포퓰리즘이자 국민의 혈세를 재벌들에게 갖다 바치는 꼴이다. 이처럼, 실제 문재인 정부가 당장 할 수 있는 한국판 뉴딜 사업은 사회안전망 확충을 핑계로 특정 재벌들의 호주머니에 예산을 확충하거나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등을 핑계로 “관제펀드” 조성에나 필요한 금융투자사업(2025년까지 관제펀드 114조+공모펀드 46조=총 160조 원 민관합작투자사업) 계획이 전부였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와 재벌들은 ‘K-반도체 전략’에 이어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를 열고 이차전지에 40조 원, 반도체에 510조 원을 설비투자 하겠다는 계획을 또 발표했다. 그리고 현재, 핀테크 “혁신”과 소비자 편익을 핑계로 플랫폼 산업을 독점하는 비금융기업들(네이버, 카카오, 토스)나 빅테크기업들(구글, 애플, 아마존 등)에게 금융업을 몰아주기 위해 금산분리 완화, 금융규제 회피, 신용·개인정보 판매를 미끼로 전자금융거래법 개악이 진행 중이다. 반면, 경기회복에 필요한 기간산업 등 비ICT 기술산업의 성장률은 지난해 –1.6%(1차금속 ▼4.2%, 금속제품 ▼7.3%, 선박·자동차·항공기 ▼9.6%) 하락해 관련 제품 수출도 –10%로 감소하면서 현재까지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회복에 긴요한 설비투자를 다 합쳐도(전체 산업의 32.4%) 여전히 반도체 한 종목 설비투자(45.29% 차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경기회복을 위해 우리 정부는 무엇부터 해야 하나?

지난해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1%/GDP를 기록하며 전 세계 주요 선진국들(미국 –3.5%/GDP, EU –6.8%/GDP, 세계평균 –3.5%/GDP) 중 가장 우수한 경기회복세를 보였지만,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됐다. 즉, 코로나19 이후 소재·부품·장비 수출 제한과 변화된 디지털 경제 전환에 대처해 반도체 등 적극적인 ICT 투자와 생산 덕분에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0.4%/GDP의 수출주도성장을 일궈내기도 했지만, ①정부 실패로 인한 ICT산업과 플랫폼산업의 수요독점, ②거듭되는 정책실패와 정부 부패로 인한 가계부채 폭증, 부동산 가격 폭등, 주식 빚투·영끌, 그리고 자산불평등, ③정경유착과 친재벌 투자지원으로 인한 경제력 집중만 야기시킴으로써, 그 결과 –1.4%/GDP의 내수경기 부진, 소비 위축, 민생경제 침체, 고용 감소 등의 여파로 현재 서민경제 회생은 더딘 상태다.

올해 한국은행 경제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4%/GDP 내외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면 서비스업 정상화, 기간산업 안정화 여부에 달렸다. 특히, 우리 민생경제는 부동산•금융시장 자산가격 안정화와 더불어 가계부채 감소, 지역경제 내 판매소비 증진 여부에 따라 양극화를 막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퇴임 전까지 정상화시켜야 할 일은 첫째, 미흡했던 코로나19 백신 확보 및 비과학적인 정치·윤리방역 중단, 둘째, 대면 서비스산업 등 자영업 손실지원금 소급적용 보상 및 소상공인·중소기업 신용안정화기금 조성, 셋째, 소득수준 1분위 서민계층에 대한 특별 재난지원금, 고용안정, 금융지원, 사회안전망 구축, 넷째, 디지털 뉴딜펀드나 K-반도체 등 ICT산업에 대한 투자지원과 세제 혜택이 아니라, 생산성이 낮은 산업부문에 대한 효과적인 설비투자, 다섯째, 중소 핀테크 산업에 대한 재벌 빅테크 금산분리, 동일기능·동일규제, 지역경제 재투자, 플랫폼 공정화 및 이용자 보호 확립, 여섯째,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하여 아파트값과 주가의 거품을 빼 자산가격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남은 임기 동안만이라도 문재인 정권은 민생부터 돌아보고 중소기업들의 목소리에 귀 좀 열고 재벌개혁을 실천함으로써, 다 이루지 못한 공정경제와 포용적 포용성장의 기반을 남겨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Gpt2u5L6CmA
인포그래픽: https://www.miricanvas.com/v/1h4znw

수, 2021/07/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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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1,2월호 – 특집. 코로나19와의 불편한 공존(2)]

코로나 위기 속 노동자

노상헌 경실련 노동개혁위원장(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겨울철 코로나 재확산으로 이동과 모임이 제한되고, 주요 국가들도 국경과 다중이용시설을 봉쇄하고 있다. 2020년 1년간의 코로나 불황이 올해도 계속되면서, 경제 및 노동시장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의 취약계층인 영세자영업자, 특수고용직노동자, 관광·여행 및 서비스업 종사자 등이 치명타를 받은 상황이다. 또 내수 및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의 경기침체가 예상되며, 이러한 상황은 가장 약한 고리에 있는 노동자의 무급휴직, 임금삭감을 넘어 정리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일을 그만둔 지 1년 미만인 비자발적 실직자는 전년(137만 5천 명)보다 48.9% 급증한 219만 6천 명이다. 이는 실업 통계 기준이 바뀐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비자발적 실직자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직장의 휴업·폐업’,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임시적·계절적 일의 완료’,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 등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을 말한다.

실직 당시 고용형태는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가 각각 40.3%(88만 5천 명), 23.2%(51만 명)로 60% 이상을 차지했고, 상용근로자는 18.2%(40만 명)였다. 성별로는 여자(55.2%, 121만 2천 명)가 남자(44.8%, 98만 4천 명)보다 많았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이 27만 4천 명(12.5%)으로 가장 많았고, 농업·임업·어업(11.7%, 25만 7천 명), 건설업(10.5%, 23만 명)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실직은 인별 속성상 여성, 청년에게 가혹하게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코로나로 경제 활동을 멈춘 대면 서비스업종(보건복지, 교육, 숙박, 음식점 등)에서 여성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가사와 돌봄 노동이 여성에게 전가된 점이다. 코로나로 인한 보육시설 및 학교 휴교는 가정책임을 전담하는 여성에게 경제 활동 포기를 강요한 것이다.

청년층(15~29세)은 취업활동 중이거나 근무 경력이 짧아 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취업문이 닫히거나 해고의 위험이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5.6%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 최고치다. 결국 자영업자, 일용직 노동자, 청년과 여성들은 실직으로 내몰리거나 소득이 급감하여 코로나의 피해를 오롯이 받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경제적 고통이 노동시장 취약계층에게 집중되어 나타나는 현실과 비대면 업무방식 및 서비스의 활성화는 코로나 위기 극복 이후 노동의 양극화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취약계층에 집중된 고용충격과 사회안전망 사각지대가 위기 속 노동자를 더욱 궁박하게 한다. 코로나 위기 속 노동자에게는 고용관계, 사회보장, 개인능력의 입체적 대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우선 고용안전망의 정비이다. 코로나 위기와 코로나 이후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5명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이 일부 적용되고 있다. 5명 미만 사업장의 임금근로자는 28.5%로 우리나라 전체 임금근로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나 법정근로시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 연차유급휴가, 휴업수당, 부당해고 제한 등 근로기준법상 주요조항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주휴수당 및 퇴직금 등 법이 적용되는 부분조차 실제로는 준수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5명 미만 사업장이 가장 취약한 일자리라는 것이 코로나 위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근로자를 1명 이상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여 노동법 준수를 통한 고용안전망 확보가 필요하다.

다음은 사회안전망의 보완이다. 실직자의 생계보장을 목적으로 고용보험제도, 생계유지 곤란자에게는 공공부조제도가 사회안전망으로 준비되어 있으나 임시방편적이다. 충분한 전직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실직자가 비정규직 또는 영세자영업자로 전락하는 경우 연금보험, 건강보험 등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하게 된다. 지역가입자는 사용자와 함께 사회보험료를 분담하는 사업장가입자와 달리 소득과 재산 정도에 따라 전액 부담하게 된다. 소득감소로 인한 사회보험료의 미납은 사회보험의 혜택으로부터 배제되는 2차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사회보험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비정규직, 소규모 영세사업장의 사회보험 가입 회피 등으로 사회안전망이 필요한 집단일수록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다. 코로나 위기에서 사회안전망의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드러났다. 고용보험의 전국민 확대적용과 실업부조 실시, 연금제도에서 최저연금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정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실직의 장기화를 막기 위한 고용가능성 제고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노동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고 디지털화 및 자동화 등 미래 직업 수요의 변화에 따른 재직자 및 구직자의 교육훈련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교육 플랫폼 등 원격훈련 플랫폼 운영을 통해 300여 개의 직업훈련과정을 제공 지원하고 있다. 이를 보다 수요자 니즈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인 직업교육훈련 시스템 유지와 지원을 위한 재정지원 및 교육·학습기간 연장조치, 수습임금 지원, 대체 훈련기회 제공 등을 마련하여 실질화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코로나로 인한 고용위기 극복 방안은 ① 기본적인 노동기준의 존중과 준수, ② 양질의 고용확보, ③ 사회안전망의 확충이다.

화, 2021/02/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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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0 대책 효과 못 볼 것…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 ‘조작’된다고 생각”
■ “부동산은 MB가 가장 잘해… 집값 급등 주범인 현 정부가 국민에 세금 전가”
■ “대통령이 임명한 1만여 고위공직자가 얼마나 부동산을 가졌는지 밝혀낼 것”
■ “시민운동가가 정치권에 기웃거리니 정치도 망하고 시민운동도 망해”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끝까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 위선을 파헤치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을 12%까지 떨어뜨린 사람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70%에서 40%대까지 내렸는데 더 떨어져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이 나올 것이다.”

김헌동(6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부동산 건설개혁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본부장은 집권층의 ‘급소’를 정밀하게 저격했다. 청와대 등 고위공직자와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민낯을 까발리자 시민들은 경악했다. ‘다주택자들이 정책을 짜는데 집값이 잡힐 턱이 있겠느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그 여파로 이들은 부랴부랴 ‘한 채만 남기고 집을 팔겠다’는 촌극을 빚었다. 그러나 강남 집만 남기고 매각하는 행태에 여론은 폭발 직전으로 치달았다.

‘일개’ 시민단체 경실련의 존재감은 103석 야당 미래통합당을 사실상 압도한다. 경실련이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52%(3억1400만원) 올랐다’고 터뜨리자 바로 다음 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14.2% 올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은 작동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변명은 4·15 총선 압승 이후 치솟던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트리거가 됐다. 민심이 흔들리자 정부는 6·17 대책, 7·10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7월 13일 경실련에서 만난 김 본부장은 여전히 정부 부동산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이 정부는 집값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어느덧 부동산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문재인 정부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靑 1급 이상 공직자 아파트 40%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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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다주택 공직자의 주택 처분을 촉구하는 경실련의 집회.

Q : 사실상의 증세 정책인 7·10 부동산 대책을 접한 시장은 벌써 냉소적이다.

“당장 내놓을 만한 게 없으니 세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집값 잡는 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가 가장 좋다는 건 이정우(노무현 정부 정책실장) 등 (토지공개념을 주장한) 헨리 조지파들이다. 이들이 종합토지세를 없애고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라고 이름을 바꿨는데 계속 ‘세금폭탄’ 논쟁 유발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Q :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어찌 된 일일까?

“노무현 정부도 정확히 임기 절반인 2005년, 8·31대책을 내놨다. ‘노 대통령 임기 30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값 7%, 전국적으로 3.5% 올랐다’는 말도 안 되는 보고서를 가지고 대책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내놓은 진단을 보면 ‘상승률이 높지 않다. 국지적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국토의 12%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오르면 전국적으로 70%가 오르는 것이다.”

Q : 어떻게 실상을 대통령에게 알리겠다고 판단했나?

“청와대 1급 이상 공직자들을 경실련이 분석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 아파트가 40% 올랐다. 한 사람당 평균 3억원이었다. 그중 10명은 평균 10억원, 57%가 올랐다. 다주택자는 37%였다. 이어 20대 국회 전국에 퍼져 있는 국회의원 아파트를 보니까 평균 42% 올랐다. 서울시의원 110명 중 102명이 여당이다. 5명이 81채 주택을 갖고 있었다. 혼자 31채, 20채를 보유한 이들도 있었다. 그런 발표를 경실련이 계속했다. 그 이유는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가 ‘조작’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Q : 김수현 정책실장만 청와대에 들어오면 부동산값이 폭등했다.

“(정책실장에서 물러난 뒤 2019년 12월) JTBC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미안하다’고 사과 한마디 할 줄 알았다. 뻔뻔하게 ‘OECD 평균에 비하면 안정적이고 오르지 않았다. 정책을 잘 관리했다’고 하더라. 이걸 보고 땅값 상승률을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30개월 동안 2054조가 올랐다. (‘1076조만 올랐다’는 국토부 반박에 대해) 관료들이 대통령과 국회를 속인 것이다. 이대로 놔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文 대통령, 부동산 정책 관련자들 다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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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017년 8월 임대사업자 제도를 장려했다. 이는 부동산 정책의 치명적 패착이 됐다.

Q : 경실련의 고발 이후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은 이 정부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면 된다’고 사람들이 믿게 됐다.

“왜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재산을 조사했느냐,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돼 재산을 축소 신고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시세로 신고해서 재산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난 3년 서울 아파트값을 52% 오르게 한 건 정부~청와대~여당 세 축이다. 이 사람들 중에 다주택자가 많으니 이런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집을 팔라고 한 적 없다. 20번 넘게 화살을 쐈는데 과녁을 다 비켜갔다. 바꿔야 한다. 제대로 임명해야 한다.”

Q : 정부나 여당에서 경실련에 조언을 청하진 않나?

“만나자고 해도 안 만난다. 경실련이 주장하는 정책을 100% 받는다는 전제 없인 어렵다. 찔끔찔끔해서는 절대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 집값은 대통령과 정부가 ‘정말 잡을 거 같다’고 느낄 때 진정된다. 그런 믿음이 이 정부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니 사람들이 돈을 빌려서라도 집을 산다.”

Q : 시늉만 내는 정책만 남발하는 의도는 ‘처음부터 잡을 생각이 없었다’로 해석해야 그나마 납득이라도 간다. 정부가 집값 잡는 방법을 정말 몰라서 이러는 건 아닐 텐데.

“경기부양이다. 토건 사업, 부동산 투기로 경제를 띄우지 않으면 지탱할 길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미 (노동·산업 분야의) 모든 게 다 실패했다. 재벌들은 설비투자를 안 한다. 해외로 나가고 있다. 서울, 수도권 알짜 땅을 산업단지 등의 명목으로 재벌기업이 원가에 사들이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도 재벌의 먹잇감이다.”

Q : 무늬만 부동산 대책이고, 진짜 목적은 증세라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세금은 얼마 안 된다. 재산세 12조, 종부세 2~3조다. 거래가 되면 양도세가 나온다. 그 외에는 별로 없다. 그보다 대통령이 뉴딜정책 한다고 하지 않나? 전부 토건이다.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까지 무시해가면서. 이 정부는 성장률을 지탱하기 위해선 오로지 토건 사업, 부동산밖에 대안이 없는 것이다.”

Q : 집값을 안정화하는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사다리를 끊고 편을 가르는 부동산 정치가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이러는 건 아닌가?

“(여당이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야당이 무능해서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여당의 부동산 실패라는) 황금 같은 기회가 왔는데 자살골을 차고 있다. 토건 업자 출신 국토위 위원, 건설업자들이 만든 연구원 출신, 그런 사람들이 완전히 당을 망가뜨리고 있다. 지난 총선 때 오세훈 후보와 유튜브 토론도 했다. 황교안 대표 들으라고. 그런데 안 듣더라.”

Q :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호평했다.

“나는 잘한 건 잘했다고 한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때까지 분양가가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지시하자 관료들이 말을 안 들었다. 그러자 현대건설 직장 동료를 LH토지 사장으로 앉혔다. 해봤으니까 아는 거다. 그전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2006년 9월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공개, 후분양제를 선언하자 노무현 대통령도 2007년 4월 주택법을 개정했다. 집값이 안 올랐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법을 만들어서 10년 분납 분양 등 서민을 위한 다양한 주택정책을 내놨다. 2010년 강남 서초구 평당 970만원, 경기도는 평당 700만원으로 분양했다. 전 정부 때 5억5000만원에 분양했던 용인 아파트가 3년 만에 2억으로 떨어졌다. 왕십리 뉴타운 아파트는 평당 1800만원에 분양하려 했는데 900세대 중 2세대만 신청했다.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를 반으로 줄였다. 종부세로 아파트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재건축, 재개발 조합들이 해산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최경환 부총리가 ‘빚내서 집 사라’고 할 정도였다. 집을 사기만 하면 손해 보고, 분양받기만 하면 집값이 내려가는데 누가 사겠나. 혹자는 (MB 정부 집값 안정을) 2008년 금융위기 탓이라 하는데 잘못된 진단이다.”

“이 정부는 부동산 정책 MB한테 배워야”

Q : 분양가상한제가 집값 안정에 특효약이라고 믿는 듯하다.

“분양가상한제를 안 한 기간에 집값이 올랐다. 노무현 5년, 박근혜 1년, 문재인 3년 총 9년 동안 집값이 올랐다. ‘이낙연 아파트(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를 보면 된다. 1999년 2월 이낙연 의원이 2억대에 산 아파트는 2007년 14억이 됐다가 2006년 12억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019년 20억이 됐다. 이낙연이 19억원대에 팔았으니 국회의원 하는 동안 아파트에서만 17억원을 번 것이다. 국회의장 박병석이 40년 살았다는 반포주공 1단지는 지금 57억원(호가)이다. 더 중요한 건 노무현 때 17억,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23억이 올랐다. 여당 의원일 때, 자기 집값만 오른 셈이다.”

Q : 현 정부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를 배워야겠다.

“절대 배우지 않는다. MB의 22조원 들인 4대강 사업을 그렇게 비판했던 사람들이 자기들은 50조원짜리 도시재생 뉴딜을 예타도 하지 않고 추진한다. 보수 언론도, 야당도 제대로 비판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두 달 동안 경실련이 대통령 지지율 20%, 민주당 지지율 10%를 뺐다.”

기사원문 :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020219?lfrom=kakao

금, 2020/07/2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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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5,6월호 – 시사포커스(2)]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단상

 

오세형 경제정책국 팀장

 
“저는 오늘 삼성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안고 가겠습니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제기한 삼성그룹의 비자금 관련 의혹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삼성그룹의 지배권 승계와 관련된 수사 및 재판 과정에 있어서 각종 불법행위, 불법로비를 위한 불법비자금 조성, 그리고 일명 ‘떡검’을 탄생시킨 검사들에 대한 뇌물 제공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목적으로 한 특검법이 통과되었던 것이다.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여론이 매우 악화되자, 2008년 4월 당시 삼성 이건희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며 한 말이다. 그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한 대법원까지의 재판을 거쳐 결국 집행유예 3년을 만들어내어 제대로 된 법의 심판을 비껴가게 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건희)의 범죄행위가 크긴 하나,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점, 한국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점, 그리고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고령인 점을 감안’하여 판결한다고 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표현되는 사법현실은 또 한 번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보여주기식 대국민 사과는 십여 년이 흐른 뒤, 아들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된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범죄행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또 다시 반복된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월 6일, 본인의 최종적인 판결을 앞두고 형량 감량을 위해 재판부의 주문으로 급조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대단한 결심과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본인의 형량 감경을 위한 고도의 기획에 다름없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사과처럼 보여주기식 사과로 보인다. 자녀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고, 무노조 경영을 탈피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밝혔지만 이러한 언급은 언제든지 손바닥 뒤집듯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를 위한 집요한 욕망은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을 낳았고, 당연히 법적 책임을 져야함에도 그는 또 한 번 ‘재벌총수 봐주기’로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건을 조금 더 복기하자면, 대법원이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해당 사건에 대해 파기환송하면서, 항소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승마지원 관련 말의 비용이나 영재스포츠센터 지원 금액 역시 유죄로 보았다. 이는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뇌물과 부정한 청탁이라는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항소심에서 인정되지 못한 것을 다시 정의롭게 판정하도록 하는 취지의 파기환송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재용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형량 감량을 위해서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라는 주문을 하더니, ‘준법감시위원회의 설치가 재판의 진행이나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하였음에도 ‘이 제도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용된다면 양형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입장을 번복하였다. 재판부의 제안에 호응하여 급조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그룹의 내부조직에 불과함에도 이재용 변호인단은 ‘준법감시위원회의 설치를 근거로 이 부회장의 형량을 깎는 데 반영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급기야 준법감사위원회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주문한 사과를 진행한 것이다. 준범감시위원회 설치를 두고 진행된 재판부의 제안과 이 부회장 변호인단의 호응은 이 부회장이 형량을 축소하려는 ‘짜고 치는’ 법경유착임이 명확해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진정한 반성을 하겠다면 재판에 공정하게 임하여 본인의 범죄행위에 대한 정당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순서다. 그리고 나서 본인의 말처럼 소유 및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순리에 맞고 진정성 있게 느껴질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내외 경제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더 이상 경제를 살리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엄벌에 처해져야 할 재벌의 범죄행위에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져서는 안 된다. 재판부는 지금이라도 대법원의 취지에 맞게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운영을 통해 중대 범죄에 맞는 판결을 하여야 한다. 재벌체제의 혁신과 정경유착의 근절을 이끌어 낼 판결로 사법 정의를 세워야 하는 것이다. 정경유착을 용인하는 ‘재벌총수 봐주기’ 재판결과를 또 다시 국민들이 보게 된다면 이는 해당 재판부를 넘어 사법부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문재인 정부 역시 엄중한 경제위기를 핑계로 재벌과의 또 다른 정경유착을 기도한다면, 이 또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재벌개혁을 통해서 공정경제의 기반을 다지고 혁신성장의 유인을 마련해야 경제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정경유착을 근절하고 중단없는 재벌개혁에 나서야 한다.

‘저는 삼성그룹 승계를 위한 불법행위들을 반성하며…’라고 20년 후에 이재용 부회장의 자녀가 기자회견에 나서서 발언하게 되지 않기를 정말 바란다. 이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에 맡길 것이 아니라, 관련 제도를 정비하여 재벌개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가능할 것이다.

금, 2020/06/05-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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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내년 총선 정치개혁, 부동산 주거안정, 재벌개혁에 힘써야

경실련 창립 30주년 회원 설문조사 결과 분석

글 이서인 시민편집위원

2019년 경실련 창립 30주년을 맞아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이번 조사는 경실련의 30년간 활동 평가와 더불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의제에 대한 의견 등을 듣기 위해 진행하였습니다.

설문 개요
조사 시기: 2019.10.8. ~ 2019.10.15
조사 방법: 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한 온라인 조사
설문 응답: 경실련 회원 142명

금융실명제 도입 운동, 부동산 개혁 운동이 가장 큰 성과!

경실련 창립(1989)이래 현재까지 경실련이 가장 잘한 활동(복수응답 3개)을 묻는 질문에, ‘금융실명제’가 17.5%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부동산 실명제’(11.8%)와 ‘아파트값 거품 빼기’(10.8%)가 꼽혔고, ‘주택전세임대차보호법’(8.2%)과 ‘부패방지’(7.2%)이 뒤를 이었습니다.

경제·소비자·부동산 분야에서 잘하고 있지만, 정치/사법, 사회복지 관련해서는 분발해야

경실련이 제일 잘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질문에서는 경제가 33.8%로 제일 높게 나타났고, 소비자(28.2%), 부동산(21.1%)가 2, 3순위로 조사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정치·사법(9.9%), 사회복지(4.9%) 분야에서 적게 활동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앞으로 정치개혁, 부동산, 재벌개혁에 집중해야

경실련이 앞으로 집중해야 할 운동에 대한 질문에 정치개혁이 23.2%로 1순위로 꼽혔습니다. 이어서 부동산/주거안정(19.7%), 재벌개혁(19%)이 2, 3순위로 꼽혔으며,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경실련이 정치개혁에 관심을 가지고 운동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 여전히 크지만 이전보다 줄어

현재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음에 회원들은 ‘매우 크다’(19%)·‘크다’(35.9%)의 긍정적 답변이 54.9%로 ‘적다’(12%)·‘매우 적다’(3.5%) 15.5%의 비율보다 3배 이상 많았습니다. 그러나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물음에는 ‘줄었다’(53.5%)는 응답이 ‘비슷하다’(31.7%), ‘커졌다’(12%)는 응답에 비해 많았습니다.

회원님들의 설문 결과는 경실련의 지난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함께 검토하고 적극 반영할 예정입니다. 경실련은 앞으로도 회원님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면서 경제정의·사회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행동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 2019/11/2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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