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스하고, 공원에 가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오늘의 이곳만은 지키자를 진행할 장소는 성북구와 강북구에 걸쳐 위치한 오동근린공원! 6개 동에 걸쳐 있는 대단위 공원으로 수림이 잘 형성되어 있고, 쉼터와 구민체육관, 인조잔디구장, 테니스장 등 다양한 기반 시설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대표적인 쉼터로 자리 잡은 곳입니다. 오른편 위로는 구민체육관이 보이고, 낙엽이 물들어 바닥에 수북이 깔려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공원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가 산지형 공원이기 때문일 텐데요. 평지형 공원은 굉장히 희귀하고, 접근성이 쉽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반면, 한국의 지대를 생각했을 때 평지형 공원이 흔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전국토의 76%가량이 산지인 국가이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도시지역에서도 공원을 찾으면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산지형 공원은 말 그대로 숲으로 이루어진 곳이니 말이죠!
오동공원에 입구에 도착해보니, 자가용도 조금씩 세워져 있고.. 아무래도 산지형 공원이라 접근성이 그리 좋지는 않다 보니 자가용을 이용해 일부러 오는 분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또 오동공원 정상부에서는 서울의 다른 여러 명산들을 관조할 수 있기도 하고, 전망 좋은 길로도 선정이 되어 있네요!
어느 정도 길을 오르고, 공원의 모습을 살피다 보니, 여러 방면으로 갈림길이 나있고, 다양한 곳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간 어마어마한 양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고 알려진, 오패산의 북서울 꿈의 숲 쪽으로 방문할지를 고민하다가 정상부를 찾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상강이 한참 지나서야 상강 다운 풍경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24절기 같은 선조들의 지혜가 통용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기후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올해 여름에는 작년만큼 폭염이 계속되지 않아 올겨울 농작물 시세가 안정적일 것이라 생각했건만.. 가을에 수차례 맞이한 태풍 피해로 전년과 그리 다를 게 없는 상황이네요.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의 모습도 보이고, 우수한 조망명소로 선정될 만큼, 멋진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정상부에 돌출된 암반에서 많은 어르신들이 산책을 하고, 경관을 감상하고, 돗자리를 깔고 낮잠을 자는 등, 주민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공원이라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만은 지키자 캠페인을 진행하며 그간 14여 개의 도시공원들을 방문하고 시민들과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해 나누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해 접하는 순간 놀람을 금치 못하였고, 이는 오동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이런 도시공원들이 계속 사랑받을 수 있도록, 도시공원들이 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 길이 보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만, 오늘 오후 비가 잠잠해진 틈을 타 인왕산로에 다녀왔습니다. ‘차 없는 인왕산로’로 제안한 구간을 활동가들과 둘러보고, 갑작스러운 비로 일정이 미뤄진 백사실계곡 모니터링을 위해서 말이죠. 인왕산 호랑이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인왕산이 멋스러웠습니다.
여차여차 인왕산로 약 2.4km 구간을 살펴보고 북악스카이웨이를 통해 백사실계곡에 가기 위해 차도로 내려갑니다. 북악스카이웨이는 자하문 – 북악산 – 정릉 – 신흥사북측 – 아리랑고개 – 미아리고개를 연결하는 총 길이 약 8km의 왕복 2차선 도로입니다. 1968년 9월 28일 개통된 이 도로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는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사건이 있는데요. 이 사건 이후 수도권과 청와대 경비 강화 등을 위해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된 도로입니다.
현재 서울환경연합이 ‘차 없는 도로’를 제안한 인왕산로는 이 북악스카이웨이의 연장 도로와 같은 개념으로 개통된 것입니다.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된 1968년 9월로부터 약 5개월 뒤인 1969년 2월에 착공하여 10월에 준공되었죠. 그렇기에 지금까지 시민들이 인왕산로를 이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왔는데요. 2018년 ‘열린 청와대’ 방침에 따라 인왕산 전 구간이 완전히 개방되며 많은 제약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차량 위주로 운영되는 불편 외에는요.
백사실계곡의 상류입니다. 인근에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구역이 있다 보니 사방공사가 되어있습니다. 백사실계곡에는 핵심 보호구역과 준 보호구역으로 구역이 나눠져있는데요. 최상류와 이곳, 그리고 현통사 자락은 준 보호구역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농경활동이 벌어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고, 생태경관보전지역 답지 않은 상황이 종종 목격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백사실계곡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인간 위주의 생태계보호지역 운영이 지역 생태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숲의 구성원들이 죽어서도 숲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도심 부나 공원보다는 생태계를 조금은 배려해 주는 듯한 지점인데요. 물가에 이상할 정도로 가지가 많이 떨어져 있어 위를 보니 나무에 버섯이 듬성듬성 피어있었습니다.
비도 왔겠다. 밖에서 계곡을 유심히 관찰하며 이동했습니다. 상류에서 뭔가를 발견하지는 못했는데요. 백사실계곡에서는 산개구리나 계곡산개구리, 도롱뇽, 무당개구리 같은 양서류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 알려드리자면 계곡가에서 살아가는 양서류들은 흐르는 물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폐가 작거나 없습니다. 폐에 공기가 차면 부력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죠.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니 종로구가 지난해 심은 조경수들이 눈에 띕니다. 단풍나무, 조팝나무 등등입니다. 봄에는 조팝나무 꽃이 예쁘게 피고, 가을에는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겠죠. 무슨 노림수인지 눈에 아주 잘 보입니다. 백사실계곡의 생태계에 이들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르겠는 조합이지만, 생태계보호지역을 바라보는 행정의 눈높이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주 잘 알 수 있습니다.
현통사 자락까지 내려오고 나니 위와 같은 안내가 붙어있는 걸 봤습니다. 종종 경작하는 모습이 보이더니 사유지였군요. 생태계보호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도시의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너무도 중요한 일입니다만, 무지막지하게 비싼 서울의 땅값과, 사유지 보상 문제 등이 맞물려서 몇 가지 어려움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서울의 특성에 알맞은 생태계보호지역 제도를 만들어 가거나, 자연 생태계를 위한 비용 투자에 아끼지 말거나, 어느 쪽이든 시급합니다.
그렇게 현통사를 뒤로 모니터링을 마쳤습니다. 양서류의 집중 산란철도 어느 정도 지났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기에 연못에 물도 없는 상황이긴 했습니다만, 갈수록 백사실계곡에서 양서류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보기 힘든 양서류의 자연서식지 백사실계곡을 보호하기 위해, 생태계보호지역에 걸맞은 관리가 무엇인지 이제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계단을 다 올라오고 나니, 지난번과 달라진 점이 눈에 띕니다. 진입로에 매트가 깔려있네요. 우리나라의 도시공원이나 하천 변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 매트는 야자 매트라고 불리는 녀석입니다. 쿠션감도 있고 비가 오거나 했을 때에도 길을 걷는데 문제가 덜해진다는 장점 등이 있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은 물건이지요. 최근 비가 많이 오기도 했고 흙길을 덮은 것은 아니니 주민분들이 그간 위험을 감수하며 걸어 다녔을 것을 생각하면 이런 매트 설치가 마냥 이해가 안 되지는 않네요.
이런 매트를 까는 이유야 뭐 접근성과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함이 대부분입니다. 백사실계곡의 경우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서 보전이 우선되어야 할 보호 지역이지만 종로구청에서 가볼 만한 명소로서 홍보를 해대고 있기도 하고.. 상류부 능금마을 주민분들의 일상생활 편의 증진 정도가 이유였겠지요.
본격적으로 계곡에 입성하니 여전히 물이 꽤나 많고, 사람들이 계곡가에 사람이 앉아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 만큼 인근의 자연환경을 통해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은 기분이야 이해하지만 계곡 하부도 보전 지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지역이란 걸 알아주셨으면..
개구리 알이 종종 목격되던 곳의 물이 아주 맑아 보입니다. 북악산에서부터 내려온 계곡물은 이곳을 지나 홍제천에 유입되고, 홍제천에서 한강으로 한강에서 서해로 흘러갈 것입니다. 그리고 어딘가의 해류를 타고 먼 길을 이동하여 언젠가 비가 되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겠죠. 조금 답답하고 막막할지라도 보다 큰 흐름 속에서 이렇게 연결되고 순환하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지금 이곳에서부터 행동하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계곡의 초입부터 들어서는 것은 약 두 달여만 이었습니다. 올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백사실계곡은 보전 지역 치고는 시멘트 등에 노출된 구역이 참 많은데요. 서울의 대표적인 양서류 서식지이지만 도롱뇽과 무당개구리 등 대표적인 서식 양서류들이 멸종위기종이 아닌 서울시 보호종에서 머무르고 있는 종들이기 때문이기에 상대적으로 행정 측의 생물 보호에 대한 관점이 빈약한 것이거나, 야생생물 보호구역이 아닌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거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무리 멸종위기종은 아니라고 해도 서울에서는 보기 어려운 종인 것도 사실이고, 지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양서류라는 생물강 자체가 위기인데.. 양서류라는 종에 대한 보전 의식이 전체적으로 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2달 전 경 개구리의 늦은 산란을 확인했었던 곳을 보니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두 차례의 태풍과 역대급 장맛비(기후위기..)로 다 쓸려 내려갔거나 무사히 어딘가에 터전을 잡았거나.. 어떻게 됐을지 알 수 없지만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것이 양서류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될 위기에 처한 이유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몸으로 계절을 감지하고 계절에 맞는 행동(?), 생활양식(?)을 실천하는 양서류들은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민감한데다 기후로 인한 재난으로 서식지의 환경에 영향이 있을 경우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과 푸념을 머릿속으로 늘어놓으며 계곡을 훑으며 올라갔습니다. 여름부터 계곡 하부에 가시가 달린 식물들이 너무 많아져서 다니기가 엄청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조심조심 꿋꿋이 올라갑니다. 가다 보니 저런 바위들이 참 많은데, 시기상으로는 개구리들이 아직 저런 바위 밑에 숨어있을 시기인 것 같은데, 제가 눈치를 못 채는 건지, 아님 이 녀석들이 진작부터 눈치채고 도망가는 건지.. 흔하게 보이던 무당개구리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더군요.
올라가다 보니 자갈과 돌, 모래가 곳곳에 솟아 있고 물이 확 주는 구간이 나왔습니다. 자갈과 모래톱(?/너무 작지만)을 지나며 물도 정화되고 저런 퇴적물들은 점점 쌓이며 높아지고,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는 구간일 테죠. 저 모래와 자갈들 사이에서 양서류와 작은 물고기들, 곤충들 같은 소생물들이 살아갈 터전을 이루고 있을 겁니다. 산에서 유입되는 물이니 자연스럽게 모래는 쌓일 수밖에 없고, 그렇게 쌓인 모래를 통해 또 다른 생태계가 구성되는 것이죠. 이는 물 흐름으로부터 비롯되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모습일 테지만 서울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얼마 많지 않습니다. 바닥을 다 시멘트로 덮어버리니까요.
별서터의 연못엔 아직도 물이 가득합니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왔었던 기억은 없는데 워낙 많이 와서 아직까지도 이렇게 물이 남아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계곡을 올라오면서는 볼 수 없던 무당개구리들이 전부 여기에 모여있더군요. 가까이 가자 다 멀리 도망가 버렸지만.. 키가 8cm는 돼 보이는 무당개구리 5마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까 모래톱(?)에 대해 말씀드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썩은 나뭇가지와 나뭇잎 사이에서 많은 생명들이 꿈틀대고 있을 겁니다. 서울에서는 저런 썩은 나뭇잎과 나뭇가지, 모래톱(?)과 같은 요소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계곡의 생태계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일 테지만, 늘어가는 방문객 수와는 달리 양서류의 개체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보전 지역이라고 하는 제도의 취지와 역할, 효능과 나아가야 할 점에 대한 고민은 계속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여러 고민과 함께 계곡을 훑으며 올라오다 보니 어느새 반환점에 도착했습니다. 오랜만에 가을을 마주한(혹은 맞이할 준비를 한) 백사실계곡을 만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보전 지역에 대해 가지게 되는 고민들과 의문들을 활동을 통해 녹여내고 백사실계곡을 더 낫게 만들 수 있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공부할 필요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양서류 서식지이자 도심 속 쉼터이기도 한 백사실계곡을 오래도록 보전하기 위해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민을 녹여내려 합니다. 서울환경연합의 가는 길에 응원을 보태주실 수 있다면 저로서는 더할 나위가 없겠네요. 서울환경연합과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리며~ 이번 후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가 8.4수도권주택공급대책의 일환으로 태릉골프장 1만 호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한다”라고 한 대통령의 방침을 강조하면서도 “태릉골프장은 98% 훼손된 그린벨트기 때문에 환경적 보존가치가 낮다”라고 했습니다. 태릉골프장 일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태·강릉의 전방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태릉골프장 1만 호 건설은 문화재 보호 측면에서도 면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린벨트인데다가 국방부 영내라서 함부로 다가갈 수 없었기에 50년간 보존된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환경연합과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은 지난 6일, 태릉골프장 그린벨트, 과연 훼손지인가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처음으로 발표를 진행한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는 “그린벨트란 도시 연담화를 방지하고 도심의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도시성장관리수단이기에 단순히 일정 부분이 훼손되었다고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며 논과 밭, 대지까지도 공간적 개념인 벨트로서의 역할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훼손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그린벨트지만 훼손되었다거나, 본래 기능을 못하기에 개발해도 괜찮다는 것은 개발이익의 극대화 등을 이유로 그린벨트를 개발하기 위해 마련할 핑계일 뿐”이라 얘기하였습니다.
이후 한봉호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가 태릉골프장 택지개발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이어나갔습니다. 한봉호 교수는 태릉 골프장을 조사한 결과 “전체면적의 25.5%가 비오톱 1등급 지역인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대경목 소나무림이 11만㎡, 원앙, 솔부엉이, 하늘다람쥐, 맹꽁이, 한국산개구리와 같은 보호종이 서식하는 아주 우수한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는 곳이며” 역사문화적인 가치는 물론 코로나 19 이후 점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공원녹지로서도 기능하고 있는 그린벨트기에 “태릉 골프장은 서울시의중요한 자연녹지 공간으로 보전해야 되는 것이 당연하다” 하였습니다.
주제 발표 이후로는 지정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첫번째로 토론에 나선 지현영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변호사는 “1971년 그린벨트가 처음으로 제도화되며 꽤나 많은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되었지만 이후 제도는 지속적으로 개발제한구역을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음”을 짚으며, “도시개발에 있어서 주거안정 만이 모든 것을 무력화 시키는 최우선 과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환경적인 부분을 비롯하여 주거와 노동 여가의 공간이 서로 섞일 수 있도록 하는 도시통합개발적인 부분이 많이 반영되기 시작해야 될 것”이라 발언하였습니다.
이후 태릉골프장 그린벨트를 지키기 위해 결성된 시민모임인 초록태릉을지키는시민들의 이정인 공동대표가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이정인 공동대표는 “‘태릉골프장 그린벨트, 과연 훼손지인가?’라는 질문에 단연코 아니라고 답하겠다”며 “환경생태조사 결과 보전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수의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는데도 태릉골프장이 훼손된 지역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발언하며 노원구청에서 대안으로 제시하였던 부분적 저밀도 개발에 대해 “생태계의 일부를 파괴하면서 나머지를 보전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질문하고 싶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서는 주희준 정의당 노원구 위원장이 “모든 종류의 주택공급 확대정책에 대해서 다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태릉골프장의 환경 생태적 측면과 태·강릉 문화재 보호 측면에서 봤을 때 태릉골프장은 개발되어서는 안 되며, 노원구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발표 및 추진되고 있는 정책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박영래 노원구청 기획재정국장은 정부가 구민들을 설득할 만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정부에게 여지를 줄 수 있는 주제의 토론이었지만 “원칙적으로 태릉골프장의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한다”며 “태릉골프장은 분명 보존 가치가 있는 땅이며 일산의 호수공원과 분당의 중앙공원과 같이 동북권을 대표할 수 있는 공원조성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마지막 지정토론자로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이 나섰습니다. 황평우 소장은 조선왕릉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할 때 가장 지적이 많았던 곳이 태·강릉이었다고 지적하며, “골프장 내부에 있는 연지 및 태·강릉의 권역 회복을 조건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임에도 태릉 골프장에 주택공급확대방안이 논의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꼬집으며, “태릉골프장은 능제로 복원되어야 하며, 이는 자연상태로 두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온라인 비디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ZOOM을 통해 진행되는 토론 실황을 서울환경연합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태릉골프장 그린벨트, 과연 훼손지인가 토론회가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통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요즘 서울시 동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태릉 골프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태릉 골프장에 1만 세대에 달하는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주택 공급정책 때문인데요.
지난 7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래세대를 위해 그린벨트는 보전하지만 군 소유의 태릉 골프장을 택지로 활용하는 방안은 관계 부서들과 계속 협의해 갈 것이라 발표하며 태릉 골프장에 대한 논란에 불이 붙었습니다.
노원구 화랑로 682에 위치한 태릉 골프장, 1966년 처음 개원한 이 군 소유의 골프장이 환경을 파괴한다고 알려진 골프장임과 동시에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지정된 그린벨트였기 때문입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그린벨트는 보전하지만 마찬가지로 그린벨트인 태릉 골프장은 개발하겠다는 모순적인 발표에 서울환경연합을 비롯한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정부 측 인사들은 태릉 골프장이 그린벨트 환경성 평가 결과 98%가 훼손지이며 그린벨트 지정 당시의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공적 개발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는데요.
그린벨트란?
먼저 그린벨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린벨트는 1950년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제도로 도심 주변의 녹지를 개발제한구역으로서 지정하여 도심 주위 녹지를 벨트 모양으로 보존하고 도심의 과도한 확장을 방지함과 동시에 환경을 보전하자는 명목 아래 만들어진 그린 인프라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발제한구역이란 이름으로 1971년부터 지정되기 시작했는데요.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부터 개발사업 추진의 편의성과 개발이익의 극대화 등을 이유로 점차 해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는 서울이라는 도심에서 부족한 그린 인프라를 개발하는 것 외에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린벨트 개발의 문제점
서울의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서울이라는 대도심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이어지게 되어 오늘날 도시환경문제의 대부분을 야기하는 수도권의 집중과 과밀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게 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린벨트란 도시환경을 보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방지하기 위한 도시 성장관리 수단입니다. 그렇기에 논이나 밭, 심지어는 골프장이더라도 그린벨트는 그 자체로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죠.
*도시 성장관리 수단 : 도시 성장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정책수단
또한 태릉 골프장은 군 소유의 골프장이지만, 서울환경연합과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생태연구실,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이 함께 조사를 진행한 결과 면적의 25.5%가 비오톱 1등급지에 해당하고 대경목소나무림이 11만㎡에 분포하며 한국산 개구리, 맹꽁이, 원앙과 같은 다양한 멸종 위기종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약 태릉 골프장을 개발한다고 해도 50%는 공적 개발과 상관없는 일반주택이 공급되며 실질적으로 주거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도 전체의 25% 수준으로 계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위기종의 서식지이자 보편성은 적더라도 도시공원처럼 역할하고 있는 태릉 골프장을 개발하여 주택을 건설한다고 정말 서울의 주거안정을 이룰 수 있을까요?
가로수는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숲들이 그러하듯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신선한 산소를 배출하기도 하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많은 도시공원이나 숲이 그렇듯, 도시가 뜨겁게 달궈지는 여름철에는 도시의 열섬을 완화하는데 일조하기도 합니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생활권’이라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가로수는 우리들이 생활권에서 가장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그린인프라입니다. 과거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도심 속 공공녹지의 필요성이 붉어지자 도심지 내 녹지를 중심으로 공원 지정이 확대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에는 정말 많은 가로수들이 심겨졌었(?)습니다.
거리를 지나다니다 가로수 전정(剪定) 현장, 그러니까 가지치기를 하는 모습을 보신 적이 한번 즘은 있으실 겁니다. 가로수의 가지를 자르는 데는 정말 다양한 이유가 붙습니다. 가지가 고압선에 닿지 못하도록 길이를 정리하여 정전을 예방하기 위함이라거나, 굵은 가지가 부러지는 등의 사고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또 상가의 간판을 가린다거나, 열매가 너무 많이 떨어지고 냄새난다는 민원 때문에 가지를 자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지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건 아닙니다. 정전이라던가, 안전 문제는 예방할 수 있다면 당연히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죠. 간판 가림이나 냄새 등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경우라 한들, 시민들의 일상적인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 행정에서 노력하겠다는데 그걸 가지고 마냥 나무랄 수도 없는 일일 테고요.
위 사진은 한겨레 신문의 김양진 기자가 작성한 “‘벌목 수준’ 가지 없는 가로수, 왜 이렇게 많나 했더니…” 기사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사진입니다. 경기도 평촌에 위치한 상점가의 가로수가 무참히 벗겨져 있는 모습인데요. 주변에 고압선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봐서는 정전을 예방하기 위해 자른 것도 아닌 것 같고, 안전 문제를 얘기해야 할 만큼 병들었거나 커다란 나무도 아닌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과한 전정(가지치기)을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나무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제가 보기에도 전정당한 저 나무가 그리 행복하진 않다는 게 느껴질 정도이니, 나무의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것만 짐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강전정, 그러니까 나무의 수형을 훼손할 정도로 강한 수준의 가지치기가 경기도 평촌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수준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가로수의 존엄과 개성을 훼손하고, 나무의 건강까지도 해치는 전정 사례는 생각보다도 많은 곳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한겨레 신문의 기사에서 나온 모 조경업체 대표의 인터뷰를 인용하자면 강전정과 약전정은 다음과 같이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발할 때 바리캉으로 모두 밀어버리는 게 강전정이라면, 약전정은 개개인에 맞는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란 겁니다. 당연하게도 스타일을 만드는 약전정이 깡그리 밀어버리는 강전정보다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가겠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작업의 표준 단가는 강전정이 더 높게 잡혀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조경업체에서 가지치기를 의뢰받았을 때 강전정을 하게 되는 데에는 비용 문제도 어느 정도 엮여있을 수 있다는 걸까요?
과연 적정한 가지치기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미국국가 표준협회의 수목관리 표준에서는 가지치기 시 나뭇잎을 25% 이상 제거하지 말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수목관리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어린 나무의 경우 수관(몸통에서 나온 줄기)의 25%까지로, 성목은 수관의 25% 이하로 가지치기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기준을 명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마포구의 녹지 보전 및 녹화 지원에 관한 조례는 수관의 3분의 1 이상 가지치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안전 등 불가피하게 가지치기가 필요할 경우에는 구청장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가로수는 도시에 문화경관을 제공하기도 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를 배출하기도 합니다. 시민들에게 그늘과 같은 휴식처를 제공하고 여름철 뜨거워진 도시를 식히기도 하지요. 이런 가로수는 대기오염물질의 비산을 방지하는데 기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강전정을 통해 가로수의 수관(몸통에서 자라 나온 줄기)을 자르고 수형을 훼손하면 가로수의 기능적인 축소는 물론이거니와 생명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노출된 절단면을 통해 세균이 침투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2일(화), 서울환경운동연합은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관광 명소(?)인 가로수길에 다녀왔습니다. 신사동 가로수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모두 조금씩 다르겠지만, 2차선 도로를 중심으로 16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줄지어 자리한 것이야말로 가로수길의 대표적인 상이 아닐까 싶은데요.
앞전 사진에서 보였다시피, 8번 출구에서 진입한 것을 기준으로 도로 오른 편에는 전깃줄이나 전봇대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그럼에도 강전정 돼있었지만). 반면 도로 왼편으로는 이런저런 전깃줄들, 그러니까 고압선이나 통신선 같은 것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는데요. 정전 예방이 목적이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은 것이, 고압선과 나무의 거리가 한전의 안전기준인 1m보다 한참이나 차이 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설령 정전의 위험을 미리 예방하고자 했던 것이라 한들 강전정은 적절한 가지치기 방식이 아닙니다. 강전정을 하게 되면 얇은 가지들이 다시 자라나게 되는데, 이 얇은 가지들은 기존의 가지들보다 자라나는 속도가 빠릅니다. 즉 결과적으로 더 자주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 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로수별로 번호표가 달려있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무 둘레를 표시해놓은 것일까?”싶었지만, 이내 그냥 인식표 같은 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나무마다 번호표가 하나씩은 달려있었는데, 갈수록 번호가 하나씩 커지고 있었거든요. 번호를 붙여서 관리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나무 하나하나 모두 상황에 맞는 케어를 해주기 위함인 것인지, 그저 행정적 편의를 위해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걸어가다 보니 가로수가 잘려있는 곳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초록색의 무언가로 덮여진 채 있었는데요. 대체 무슨 이유로 잘려 나간 것일까요? 상처 입은 나무가 썩어들어갔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횡단보도 보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였을까요? 어쩌면 지나가는 차량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가을철 냄새나는 은행을 너무 많이 떨어트렸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베어진 이유 같은 건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해관계에 알맞지 않으면 가차 없이 베어버리는 것, 그것이 지금 서울이라는 도시의 모습인 것일 테니까요.
가로수길이 끝나갈 무렵, 희망이라 쓰인 옷을 입은 가로수를 만났습니다. 누가 달아논 것일지, 누가 입혀놓은 것일지 알 수 없지만 괜스레 짠하더군요. 가로수를 단순히 길에 심어진 나무라고만 인식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이제는 졸업할 때가 됐습니다. 서울 어디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생활권 그린인프라이자 도시 숲의 미니어처라고도 할 수 있는 가로수는 우리와 도시공간을 공유하는 생명입니다. 작은 생명 하나 소중히 하지 못하는 도시에서 우리는 과연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 도시의 가로수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새롭게 펼쳐나가고자 합니다. 다양한 활동을 구상하고 있지만 처음으로 해야 할 일은 역시나 가로수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일 거라 생각합니다. 신사동 가로수길과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가로수 강전정 사례를 목격하신다면 페이스북 그룹 ‘가로수 가지치기 시민제보’에 제보해 주세요. 서울환경연합에게 직접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가로수들의 권리와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해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약속드립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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