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13대책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고 일부 랜드마크 단지 위주로 가격도 급락했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올 여름 완연히 기운을 차린 듯한 모양새를 보이자 향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거의 모든 미디어들과 자칭 타칭의 부동산 전문가, 대부분의 부동산 유튜버들은 지금이 바닥이라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먼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가격은 인구총량 및 생산가능인구의 변화, 도시화 정도, 산업구조의 변화 등의 요소, 각종 거시경제(금리, 환율, 경제성장률, 1인당 실질구매력, 실업률 등)지표, 수급 등의 요소에 의해 중장기적으로 규정된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 공급(공급량-공급유형과 로케이션 등, 분양방식-원가공개, 후분양제, 청약제도, 실질주택보급율 등)정책, 수요(세제-취득세, 보유세 및 양도세 등)정책, 금융(주택담보대출-LTV 및 DTI- 관리)정책,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 주거복지 정책, 개발이익환수장치(개발부담금, 재건축 규제 등)정책 등-도 부동산 가격에 중단기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즉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장,중,단기적으로 허다하며, 경중과 선후가 있지만 지극히 복잡하다.
위에서 열거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 호재는 찾기 어렵다. 인구 등의 장기요인, 성장률 등 거시 지표 등은 향후 서울 아파트 가격을 암울하게 만드는 요소이고, 서울에 신규로 공급되는 아파트 총량도 2024년까지는 충분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서울 아파트 가격의 하락을 강하게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가격 상승에 친화적인 정책도 아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의 유일한 호재는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인데, 이마저도 대출 관리가 엄격하게 되고 있는 점, 기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다는 건 경제주체들의 체력이 그만큼 약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호재라고만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영원히 상승하는 시장은 없다
사정이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올 4월 이후 8월까지 거래량 상승을 동반한 전고점 회복을 보인 끼닭은 무엇일까? 부동산가격 상승을 주구장창 주장하는 미디어, 자칭, 타칭의 부동산 전문가들, 대부분의 부동산 유튜버들의 여론조작과 그에 현혹된 시장참여자들의 가격상승기대감이 주범이 아닐까 싶다. 거의 모든 미디어, 자칭,타칭의 부동산 전문가, 대부분의 부동산 유튜버들은 서울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다주택자들이 투기목적으로 서울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는 한 서울 아파트 수급이 문제 될리 없다)부족하니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화폐개혁을 하면 서울 아파트 가치가 더 올라갈거라고 주장하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하면 신규 아파트 가격이 더 올라갈 거라고 주장하고, 기준금리 인하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3기 신도시 토지보상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마디로 기승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론인 셈이다. 견강부회와 곡학아세의 전형이다.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이미 서울 아파트 시장은 대세하락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장,중, 단기 요인들이 거의 모두 가격하락을 지시하고 있다는 점, 2014년 가을부터 시작된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세로 말미암아 강남과 마용성은 고사하고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의 신규 아파트 가격조차 평당 3천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 피로도가 극심하다는 점, 가격에 선행하는 지표인 거래량이 작년 8월을 정점으로 확연히 꺾였다는 점(올 8월 이후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장세인데, 이는 대세하락의 초입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 반대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바닥이었던 2013년 같은 경우는 거래량이 상승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장이었는데, 이는 대세상승의 초입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등이 그 근거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영원히 상승하는 시장은 없다는 사실, 서울 아파트도 대한민국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지금은 인내심을 갖고 시장을 지켜볼 때지 시장에 뛰어들 때가 아니다.
본 칼럼을 쓰는 과정에서 영화에 대한 중요한 아이디어와 논의를 해주신 인제대학교 통일학부의 안지영 박사님에게 감사드린다. 이 글은 북한영화전공자인 안지영 박사님과 농민의 직업세습과 영화를 주제로 한 공동논문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영화관련 글에 안지영 박사님의 커멘트를 가져온 부분이 있음을 밝힌다.
벼꽃(2015)의 주제의식: 형식주의에 빠진 간부층을 비판하고 열성당원이 해야 할 일을 제시
작업반장으로 대표되는 낡은 농촌관료층의 농장관리행태를 비판하고, 선동원의 벼꽃 리더십을 중심으로 새로이 농장원들이 식량증산을 위해 하나로 뭉쳐가는 과정을 제시
2012년에 6.28 조치로 농업개혁의 모양을 구체화하기 시작였지만 개혁의 진전은 더뎠다. 2013년에는 외부관측자들에게는 거의 농업개혁이 중단되는게 아닌가 할 정도인 상황이었으나, 2021년 현재 안에서 흘러 나오는 이야기로는 관료들과의 타협 속에서 기득권은 인정되면서 농장은 계속 포전담당책임제가 형태를 달리하면서 실시되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영상 2> 벼꽃의 타이틀 롤. <출처: 유튜브 영상>
북한에서 개혁은 2012~2015년에 추진되었는데, 2015년에 제작된 유일한 예술영화이다.【8】 당연히 이 시나리오는 많은 영화 시나리오 중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에 대해 당의 수많은 검토를 거쳐 선정되었을 것이다. 농장에는 청년 동팔, 미경이, 비료를 연구하여 인정받고자 하는 광민이, 시장적인 마인드를 지닌 선화 등 각자의 욕망을 지닌 다양한 인물들이 농장공동체를 구성한다. 선동원 정임은 농사에 의욕을 잃은 농장원들과 신세대들의 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모아 쌀로 사회주의를 지키자는 당의 목표로 이끌어가는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벼꽃(2015)의 인물과 줄거리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선동원 정임이다. 마치 붉은 선동원 리신자를 모델로 삼은 듯한 정임은 전국분조평가에서 제 1작업반을 우수분조로 이끈 열성적인 선동원이다. 그러나, 명예를 버리고 제일 뒤떨어지는 제3작업반의 선동원으로 스스로 배치를 원한다. 제3작업반에는 농장일보다 개인의 실리를 앞세워 과수생산에만 열을 올리는 비사회주의적인 선화, 장기간의 식물성 농약개발연구에도 별 성과가 없어 엉터리박사라 무시당하는 광민, 축구에 푹 빠져 작업반 꼴찌를 하는 청년 동팔이가 속해 있다. 정임은 이들의 애환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집단노동에 충성을 다하고 쌀로 사회주의를 지키고 분조장과 분조원의 임무를 다하자고 선동하는 정임과 대립되는 인물은 기존 농업운영체계의 간부들과 선화와 같은 부정인물들이다. 특히 작업반장은 분조의 집단노동을 빠지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일을 하는 선화의 뒷배를 봐주는 역할을 하는 부정적 인물이다. 둘 사이에는 모종의 돈거래가 존재한다. 분조장은 이도 저도 아닌 무력한 존재이다. 당비서는 농사짓는 아바이로 이 모든 것을 알지만 묵묵히 지켜보는 인물로 그려진다.
선동원 정임은 혼자 동분서주하면서 농장원들의 생산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는 헌신을 통해 농장원들의 마음을 사게 된다. 정임은 선화의 다친 아들에게 급히 수혈을 해주고 동팔에게는 축구와 관련한 책을 구해주고 그의 뛰어난 축구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마련하여 미경과의 연인관계를 인정받도록 미경의 아버지 작업반장을 설득한다. 비료를 연구하느라 가짜 박사라는 비웃음을 사는 광민에게도 연구에 적합한 실험환경을 마련해주어 비료발명을 성공시킨다. 정임은 그 소식을 별거 중이던 광민의 아내에게 전해 아내는 딸과 함께 집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해체위기에 내몰렸던 광민의 가정도 다시 회복된다. 농장은 이같은 농장원 한명 한명에 대한 돌봄과 노력을 다하는 정임의 헌신을 밑걸음으로 해서 분조원들은 다시 하나가 되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을 통해 변화해간다. 마침내 영화는 제 3작업반은 우수분조로 표창장을 받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기존 농장운영 방식과 기득권을 상징하던 작업반장조차 이제는 정임이 벼꽃과 같은 사람이라며 칭찬한다. 모든 사람들의 축복과 함께 동팔과 미경이 결혼하며 이를 통해 젊은 처녀 총각이 농사에 마음을 정착한다.
벼꽃 리더십: 천리마 시대 ‘붉은 선동원’【9】의 후신
일견 벼꽃의 선동원 정임은 천리마 시대에 리현리의 천리마영웅인 리신자의 분신이 소환한 것으로 보인다. 천리마시대에 리현리에서 활동했던 리신자는 붉은 선동원이라는 영화와 연극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뛰어난 업적으로 갓 22살의 나이에 관리위원장으로까지 고속승진했고, 평양 농업국 경영위원장까지 올라갔다. 2021년 현재 북한 당국은 그를 살아있는 신화로 소환하고 있다. 반면 2021년에 새로 소환되는 선동원은 모든 농장원들을 섬기고 그들을 알아주되 자신은 죽이는 벼꽃같은 존재로 형상화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천리마정신은 집단주의를 향한 인간개조운동이자 생산량 증대운동이었다. 전체를 위한 하나가 어떻게 하나의 씨앗으로 자신을 희생함으로서 전체를 위할 수 있고 그러한 노력이 전체 인민들의 정신을 각성시키고 당시 대중을 격동시켜 생산의 열기에 나서게 한 대중운동이었다.
그러나, 1960~70년대의 천리마운동시기가 당시 감동적이었다고 할지라도 50년 전의 영광을 다시 불러낸다고 해서 과연 대중들의 심장을 뜨겁게 뛰게 할 수 있을까? 주인공 정임은 천리마 시대의 붉은 선동원을 소환한 캐릭터로 유명한 공훈 배우 윤수경이 주역인 선동원을 연기하였다. 북한당국의 속내는 두 가지로 추정된다. 먼저, 농업개혁이 농촌관료와 농장원, 그 외 관련자들에 의해 가능한 부드러운 방식으로 원만하게 진행되길 바랐을 것이다. 이를 위해 영화는 벼꽃 이미지를 농촌사회의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완화하는 온건하고 통합적인 리더십으로 내세운 것이다.
<영상 3> <분조장의 임무>카드를 분조장에게 전하는 선동원 정임. <출처: 유튜브 영상 “벼꽃”>
그러나, 2015년 당시 격동기 농업개혁기 농장사회에서 들끓는 농촌공동체를 구심이 되어 끌어가는 리더십으로는 무기력해 보였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인물은 자신의 이익을 창출해가고 작업반장과 모종의 거래를 통해 다른 농장원들의 질시와 선망을 받는 선화라는 인물이다.
<영상 4> 붉은 선동원 리신자를 형상화한 예술영화. <출처: 조선중앙TV 특집 천리마시대의 녀성영웅들- 붉은 선동원 리신자 유튜브 영상>【10】 <영상 5> 영화 벼꽃: 비닐하우스 딸기소출을 계산하는데 골몰한 농장원 선화. <출처: 영화 ‘벼꽃’의 선화, 유튜브>
“뭐니뭐니 해도 지금 계절엔 딸기가 확실히 나아!” 주택의 온실에서 수확한 딸기가 얼마나 소득이 될지를 소형계산기를 두드리면서 계산에 골몰한 모습을 담았다. 김소영(2019)에 의하면 농장원들의 개인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비닐하우스 딸기를 도시의 상층들에게 공급 된다.【11】
농장원 선화는 집단농사에는 슬슬 빠지면서 자신의 텃밭에서 재배하는 딸기에 더 열을 올힌다. 작업반장은 이같은 선화의 뒤를 봐주고 교류하는 관계이다. 선화는 농장원이지만 자신의 주택 텃밭에 온실을 설치하여 딸기와 수박을 재배해 소득을 올리는 일을 한다. 선화가 재배하는 딸기는 그림과 같은 경로를 거쳐 도시 상층에게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화에서 선화는 시장화와 개인주의에 물든 농촌의 새로운 계층을 대변하며, 작업반장이 선화가 집단노력 동원에 빠지는 것을 노골적으로 봐주는 장면은 농촌관료와 농촌 시장행위자들의 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음을 암시한다. 북한영화의 체제선전 속성상 이런 비사회주의 행위장면을 담아냈다는 점, 영화에서 집단에서 벗어난 개인주의 행위에 대해 어떤 인과응보 처리없이 지나친다는 점도 의외의 지점으로 관전 포인트이다. 동팔 등의 다른 농장원들은 선화를 뒤에서 비난하면서도 마치 그녀를 선망하는 것처럼 보이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처럼 영화는 선화라는 농촌 시장화를 대변하는 인물에 대해 시종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연애와 축구에만 열을 올리고 농사일은 슬슬 빠지는 신세대 전형적 인물인 동팔은 연모하던 처녀 미경과 결혼에 성공하면서 농사일에 마음을 주는 결말로 끝난다.
분배순위에서 밀린 농민들의 절박한 식량사정은 배제
영화 벼꽃(2015)은 개인 농사를 지어 시장에 파는 선화나 나 자유주의 분자 동팔과 같은 현실적인 인물을 담아내는 등 현실에 근접하려는 여러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영화가 과거에 인민대중들에게 가졌던 호소력을 잃어버렸다. 이는 시장화 현실은 물론 김정은 정권에서 시도한 개혁이나 농장의 현실을 영화가 전혀 담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에서 시도한 개혁의 속내나 군량미로 대부분의 식량을 빼앗기고 굶주리는 농민들의 절박한 현실은 철저히 배제된다. 과거 구시대 천리마 노력영웅들은 언제나 앞장서 놀라운 생산능력은 물론, 분조원 개개인의 욕구나 형편을 마치 형제처럼 돌보는 따스한 폭넓은 인품의 소유자들이었다. 정임의 벼꽃 리더십은 형태 면에서는 이런 천리마노력영웅들의 행태와 유사하다. 그러나 왜 오늘날은 호소력을 얻지 못하는가?
이는 시대적 배경 변화가 영화에서 도려내고 천리마정신만 강조되는데 그 이유가 있다. 2010년 이후 시장화와 계층의 분화가 진행되면서 시장화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행위자들이 등장하고 농촌관료층들이 기득권층으로 고착화되었다. 무엇보다 고난의 행군 이래 농촌의 농민들은 군대나 특수기관 등의 군량미 우선원칙에 밀려 농민들은 분배순위에서 ‘군-> 기업소-> 농민’의 순위를 차지하게 되었고(그림 2 참조), 농민의 희생에 기초한 분배구조의 문제로 생산의욕을 상실하였다.
<그림 1> 농산물 수확후 농산물 처리흐름도
이같이 북한 농민들의 억울한 현실이나 농가 가계는 외면한 채 수령님의 뜻만 주장하는한, 영화 속 선동원 정임이 농장원에게 보여주는 헌신과 보살핌, 진정성의 리더십은 무기력하지 않을 수 없다. 생산능력과 인품으로 대중을 감화하고자 하는 희생적 벼꽃 리더십만으로는 농촌사회나 농민들의 근본적인 생존문제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국가의 일방적 메시지 전달과 길잃은 조선영화의 향방
과거에는 영화에 대해 안목이 높고 열정적이었던 김정일에 힘입어 북한사회가 직면한 현실의 문제를 영화에서 일부나마 드러내기도 하였다. “줄기는 뿌리에서 자란다”. “한 여학생의 일기” 등에서는 인민대중들의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 그러나, 최고권력자의 비호가 사라진 현재, 영화는 좀더 조심스러워졌다. 분조의 주인이나 벼꽃에서 몇몇 농장간부들, 즉 분조장이나 작업반장 등과 같은 말단간부의 무기력한 태도를 온건하게 비판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모든 일을 수령님 뜻에 따라 하는 영화의 문법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필자가 면담한 결과에 의하면 포전담당책임제이후 농민의 식량문제는 오히려 절실해졌다.【12】 분배의 순위에서 농민에게 정권기관이나 군량미 등이 분배순위에서 우선되고 농민 자신의 분배는 하위로 밀리기 때문인데 그 문제는 다음에 다루고자 한다.
농민 자신의 절실한 고민 예를 들어 ‘농민들이 어떻게 먹고 사느냐?’의 질문은 여전히 영화에서 철저하게 배제됨은 물론, 개혁시기 포전담당제를 둘러싼 갈등이나 현실의 구조적 문제는 은폐된다.
기층 노동자인 농장원의 식량문제는 해결의 전망이 보이지 않으며, 분배의 정의는 세워지지 않는다. 농촌사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는 여전히 막막하다. 지역별 포전담당책임제의 적용이라는 미명 하에 농촌관료들의 힘은 여전히 견고하며 이들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된다. 포전담당책임제 하에서 이제 비료와 영농자금, 노력을 댈 수 있는 부유한 가구는 더 많은 토지를 받아 더 많은 수확을 얻게 된 반면에, 가난한 이들은 먹을 식량도 없는 현실에서 절망한다. 이러한 와중에서 수확물 분배의 권한을 대행하는 작업반장 등의 농촌관료들과 이들과 유착된 농장원들의 권력은 더 커진다. 포전담당책임제가 농촌 양극화의 문을 연 것이다.
한 평양의 명문대학 출신 청년은 과거 대중들의 마음을 샀고 감동을 주었던 북한영화가 이제는 길을 잃었다고 말한다.【13】 조선영화와 현실간의 간극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그러기에 기층대중들은 영화에 갈수록 무관심해지고 있다. 농민이 ‘식량의 주인’으로 인정받을 때 비로소 진정한 ‘분조의 주인’ 이 될 것이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본령은 체제 선전이 아니라 현실에 토대를 둘 때 살아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해주고 있다.
【8】 이영애. “김정은 집권이후 예술영화에 나타난 갈등에 관한 연구: 2015년 발표된 벼꽃의 내용분석을 중심으로”. 한국동북아논총 23(4). 2018.12.
【9】 붉은 선동원, 북한에서 ‘천리마 시기’를 배경으로 협동농장을 둘러싼 갈등을 보여주는 영화이다.962년 조백령의 영화문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민청원 선동원 선자를 주인공으로 천리마 작업반과 농업혁명화를 이야기한다. 민청원 선동원인 선자는 남강을 사이에 둔 이웃 청룡리는 매년 풍년을 맞는데 비해 자기 마을은 사람들이 땅만 탓하면서 패배감에 젖어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6.25전쟁 당시 가족을 모두 잃고 장사를 해 생계를 유지하던 복선은 농사에 취미를 붙이지 못하여 자기 포전을 돌보지 않고, 영애와의 결혼 문제로 선자를 오해한 관필 역시 평양에 가 공장에 취직할 궁리만 한다. 관필의 아버지 진오는 원래 농사꾼이지만 새로운 방식의 협동 농사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공명심 때문에 나선다는 사람들의 오해를 받으면서도 선자는 복선, 관필, 진오를 작업반의 일원으로 만들어 결국 청룡리 만큼 잘 사는 농촌마을로 만든다. ‘천리마 시기’ 농촌에서 협동농장을 만들며 사람들 사이에 생긴 갈등을 보여주며 청산리 농법을 보여준 영화로 평가받는다. 동명의 연극으로도 제작되었다. 1961년 국립연극단이 제작한 연극은 인민상계관작품상을 받았다. 2006년에 영화배우 김윤홍이 각색하여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10】 지난 2018년 11월에는 조선중앙tv에서는 그 손녀가 농촌에 선동원으로 들어가 리신자의 뒤를 계승하여 활동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하였다.
【12】 “김일성 때 같으면 그래도 암행어사 식으로 현실적으로 농장에 내려와서 37제로 70%는 농민이 먹고 30%는 국가에 바쳐라. 지금은 아예 반대로 된 거잖아요. 말이 37제지 어떤 사람들은 100% 다 바쳐도 수매곡이 안 돼요. 이런 식으로 갔다가는… 제가 살고 있는 그 농장 사람들은 몇 년도 못 버틸 것 같아요, 진짜. 획기적인 게 없이 그런 상태로 그냥 유지가 된다면 진짜 막 몇 년을 못 넘길 것 같아요.” 2021.4.25.일 필자면담, 2017년 탈북 농장원.
한국 사회의 개혁을 방해하는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민중이므로 개혁을 지체시키고 있는 기본 원인은 외적인 객관적 조건보다는 민중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개혁을 성과적으로 추진하려면 그 무엇보다 민중이 어떤 이유 때문에 개혁에 소극적인가 혹은 개혁에 반대하는가를 알아야 하고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민중이 개혁의 주체가 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밝히고 기본소득이 그것을 없애는데 기여함으로써 개혁을 뒷받침한다는 점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정치적 무관심과 기본소득
민중을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고통이다. <풍요중독사회>를 비롯한 저서들을 통해서 줄기차게 강조해왔듯이 한국인들은 심각한 수준의 생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쉽게 말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생존 불안은 돈과 관련된 근심걱정을 끊임없이 유발하고 그 결과 돈에 대한 병적인 욕망을 강제한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삶을 위협하는 생존 불안은 그 자체로서 끔찍한 고통이다. 고통스러운 사람은 자신의 고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보여주듯이 배고픔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아름다운 풍경에 눈길을 주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생존 불안이라는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사회개혁, 더 나은 미래 등에 관심을 갖기 힘들다.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의 한국 젊은이들은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고 절규하며 취직준비에만 골몰하고 자그마한 돈이라도 손에 쥐게 되면 소위 영끌투자를 하는 반면 정치에는 무관심하다. 이들에게 ‘사회 개혁’이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심각한 생존 불안은 한국인들에게 정치적 무관심을 강요한다. 생존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 고통스러운 사람은 정치가 어찌 되든, 나라가 어찌 되든, 지구촌이 어찌 되든 간에 일단은 자기부터 살려고 발버둥치기 마련이다. 생존 불안과 민중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비례관계에 있다. 민중은 기본소득 – 최소한 최저생계비를 상회하는 수준의 기본소득 – 을 통해 심각한 생존 불안에서 해방되면 자연히 사회개혁, 더 나은 미래에 대해 눈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즉 생존 불안을 크게 줄여주는 기본소득은 민중이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정치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고립과 무저항
“억압과 착취가 있는 곳에는 저항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은 이 명제를 의심하게 만든다. 1대 99의 사회라는 말이 웅변하듯, 오늘날의 한국인들은 심각한 불평등 사회 속에서 여전히 억압과 착취를 당하고 있지만 민중의 저항은 과거에 비해 약화되었다. 왜 민중은 저항하지 않는 것일까? 오늘날의 한국인들이 거의 개인 단위로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어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는 학교 공동체, 직장 공동체, 마을 공동체 등 각종 공동체가 존재했다.
민중이 공동체, 집단으로 묶여서 살아가는 경우에는 억압과 착취를 받으면 반드시 저항을 한다 –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 고 말할 수 있다. 어떤 농촌마을 사람들이 공동체로 묶여서 살아간다고 가정해보자. 만일 지주가 마을 사람들 중에서 일부를 폭행하거나 가혹하게 착취한다면 모든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여 분노할 것이다. 그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마을 사람들은 농민봉기에 떨쳐나설 것이다. 그런데 만일 그 마을 사람들이 개인 단위로 고립되어 살아가고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면 어떨까? 지주가 마을 사람들 중에서 일부를 폭행하거나 가혹하게 착취하더라도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그 장면을 보면서 더 겁을 먹고 더 무력해질 수도 있다. 물론 폭행과 착취를 당한 당사자들은 분노할 것이다. 그러나 그 분노는 개인적 분노에 그칠 뿐 마을 사람들 모두의 분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분노감정이 건강하게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노감정이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되면 마을 사람들은 우울증을 앓게 될 것이고 그것이 외부로 향하게 되면 타인을 학대하거나 범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억압과 착취가 있는 곳에는 저항이 있다’는 명제에는 전제조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전제조건은 민중이 흩어져서가 아니라 공동체로 묶여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인들이 온갖 학대, 갑질, 성희롱 등에 시달리는 데도 저항을 잘 하지 못하고 개혁에 미온적인 것은 한국 사회에서 공동체가 전멸했다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인 단위로 고립되어 살아가는 민중은 억압과 착취를 당하면 정신병에 걸리거나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게 될 뿐 저항을 하지 못하며 개혁의 주체가 될 수도 없다. 이것은 한국 사회의 개혁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민중이 하나로 단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동체와 기본소득
기본소득은 뿔뿔이 흩어져 있는 한국인들을 단합시키고 공동체를 복원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기본소득은 한국인들을 공동의 이해관계로 묶음으로써 민중적 단결과 공동체 복원을 촉진할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고 단결하려면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인들은 공동의 이해관계를 발견하기가 어렵고 많은 경우에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민주노총이 개혁적인 부동산정책을 주장하기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중에 주택보유자도 있고 무주택자도 있어서다.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는 주택보유자와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무주택자를 하나로 묶기는 힘들다. 물론 한국인들은 근본적인 사회대개혁이라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인들의 의식 수준은 그것을 당면한 자기 문제로 받아들일 정도가 아니므로 근본적인 사회대개혁은 현실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역할을 하기 힘들다. 반면에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제공할 수 있는 기본소득은 절대다수의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내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기본소득은 이웃과 사회 나아가 기본소득을 추진하거나 실시하는 정부에 대한 한국인들의 우호적 태도와 친사회적 심리를 강화할 것이다. 상당수의 한국인들은 이웃과 사회가 자기한테 피해를 주면 주지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웃을 경쟁대상으로 간주하여 경계하고 적대적으로 대하며 사회에 등을 돌린 채 살아간다. 한국인들은 정부에게 뜯기기만 할뿐 받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금저항 심리가 강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의심부터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차 어떤 정부가 집권하더라도 한국은 미래로 나아가기 힘들다. 지금까지 이웃, 사회, 국가는 생존 불안으로 신음하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을 외면해왔다. 즉 한국인들은 이웃, 사회, 국가가 자신을 사랑해주고 보호해주는 경험, 위기에 빠진 자신을 도와주는 경험을 거의 해보지 못했다. 이런 조건에서 기본소득은 이웃, 사회, 국가가 자신을 위해 존재하며 활동한다는 믿음을 갖게 해줌으로써 이웃, 사회, 국가에 대한 신뢰를 가능하게 해주고 친사회적인 심리를 강화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민중적 단결과 공동체 복원으로 이어질 것이다.
의식개혁과 기본소득
반복적으로 강조하건대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개혁의 성패는 민중적 단결과 공동체의 복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립된 개인의 처지에서 벗어나 공동체로 묶여야만 개인들은 비로소 개인중심적 사고가 아닌 집단중심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고, ‘우리는 모두가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인들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면 나의 고통이 곧 이웃의 고통이자 세상의 고통임을 깨닫게 되고 나의 행복만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을 바라게 될 것이다.
기본소득이 촉진하는 민중적 공동체의 복원은 우선 의식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절대다수의 한국인들은 개인으로 고립되어 살아왔기에 생존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도생의 생존전략에 기초해 각개약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각자도생이 아닌 다른 방법, 집단적 힘으로 사회를 개혁함으로써 생존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즉 기본소득은 한국인들에게 ‘이웃과 미친 듯이 경쟁하고 싸워야만 이 끔찍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서로 단결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도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겠구나’라는 통찰과 자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각개약진이 아닌 모두가 힘을 합쳐 세상을 바꾸는 방식이 있으며 그것만이 살길임을 깨닫게 해주는 의식혁명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기본소득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 기본소득의 실시는 한국인들의 의식개혁을 촉진함으로써 개혁의 분위기를 크게 강화할 것이다.
기본소득이 촉진하는 민중적 공동체의 복원은 또한 개혁에 대한 민중의 자신감을 강화할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 사회가 부정의하고 불평등한 사회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려고 하기보다는 각자도생에 매몰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믿어서다. 단결된 집단의 힘은 무한대이지만 고립된 개인은 무력하다. 개인의 힘이 제아무리 크다 한들 개인의 힘만으로는 사회를 개혁할 수 없다. 개인이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경쟁에서 승리해 떼돈을 벌거나 출세하는 것뿐이다. 고립되어 살아가는 개인은 무력감으로 인해 사회 개혁에 대해서는 꿈조차 꾸기 힘들다. 따라서 고립된 개인은 개혁의 청사진이 아무리 멋져도 그것을 냉소적으로 대한다. 이런 조건에서 기본소득은 개개인의 생존 불안을 없애고 공동체 복원을 촉진하여 한국인들을 무력감의 깊은 늪에서 구출해냄으로써 개혁을 힘차게 떠밀어나갈 수 있다. 고립된 개인들이 공동체로 묶이면 묶일수록 민중의 자신감은 백배해질 것이고 개혁에는 가속도가 붙기 마련이다.
국민통합과 기본소득
오늘날 한국인들 사이의 관계는 유사 이래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악화되어 있다. 이것은 사회적 관계 영역에서 한국이 OECD 회원국 중에서 꼴찌를 차지한 사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최악이라는 것은 특정한 사회집단에게 이익이 되는 개혁과제에 나머지 사회집단이 박수를 쳐주기보다는 배 아파하거나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타깝지만 한국인들은 서로에게 그다지 너그럽지 않다. 상당수의 한국인들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시기와 질투가 심하다. 이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는 특정한 집단에게만 이익이 되는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찬성률이 낮은 편이다. 예를 들면 노동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은 사실 자영업자들에게도 이익 – 노동자들의 수입이 올라가면 소비를 많이 할 테니까 – 임에도 그들은 그 제도를 반대한다. 청년들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은 사실 그들의 아버지뻘인 중장년층에게도 이익임에도 그들은 그 제도를 반대한다. 이런 식으로 악화된 인간관계는 택시 기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개혁과제를 버스 기사들은 싫어하고 노인세대에게 도움이 되는 개혁과제를 청년세대는 반대하게 만들 수 있다.
민중이 다종다양한 집단으로 분열되어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갈등하는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개혁의 추진은 불가능하다. 사회가 분열되면 국가적 개혁과제를 제기하기도 힘들고 추진하기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특히 어떤 개혁과제가 특정한 사회집단의 생존 불안을 자극할 경우 그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게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그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과감한 부동산 개혁, 토지개혁이 일부 집단의 생존 불안을 건드린다면 그들은 결사반대할 것이다. 최소한 생존 불안에서는 해방되어야 사람들은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고 설사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보더라도 그것이 전체 사회에 이익이 된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본소득은 고질적인 사회 분열과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하며 개혁 추진에 유리한 사회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사회 개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기본소득은 개혁의 마중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생존 불안을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평등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평등 수준이 높아져야 ‘너와 나는 다르다’가 아니라 ‘우리는 하나’라는 동질감이나 일체감이 형성될 수 있다. 또한 위계 간 학대 현상이 근절됨으로써 연대의식이나 공동체 의식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개혁을 위해서도, 즉 격차를 줄이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도 기본소득부터 실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앞에서 계속 강조했듯이 기본소득으로 생존 불안이 약화되어야 민중의 의식이 깨어나고 정치참여가 가속화되며 민중적 단합이 실현됨으로써 한국 사회가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거대한 방향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기본소득과 인권>이라는 글에서 강조했듯이, 기본소득은 민중의 저항 의지와 권리를 든든히 뒷받침해주고 강화할 것이다. 위계 관계나 조직 내에서 사람들이 저항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해고나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즉 생존 불안이다. 직장상사가 갑질을 하거나 성희롱을 해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참는 것은 해고를 당해 생존이 위태로워질 것을 두려워해서다. 기본소득은 사람들을 생존 불안에서 해방시킴으로써 불의에 저항할 용기를 내도록 고무하고 격려해줄 것이다. 생존 불안에서 해방된 민중이 조직이나 직장에서 불의에 저항하기 시작하면 한국의 조직 문화, 직장 문화, 사회 문화는 민주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즉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문화가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에서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로 바뀌어나가고 각종 조직이나 직장은 조직 구성원들을 더 우대하고 존중해주는 쪽으로 변화해나갈 것이고 그 결과 민주화, 개혁이 촉진될 것이다.
기본소득이 개혁의 마중물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최소한 최저생계비 이상의 기본소득이 지급되어야 한다. 현재 여당의 대권 주자인 이재명 도지사는 기본소득의 최종목표를 1인당 월 50만 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한 정도로 개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본소득이 되기 위해서는 또 기본소득의 거대한 의의가 충분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월 지급액의 목표치를 더 높이 잡아야 할 것이다. 만일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민중은 그의 기본소득 정책을 지지하면서 그것의 목표치를 더 상향조정하도록 요구해야 할 것이다.
– 상한제 폐지 이후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아파트도 적정분양가보다 2배나 비싸져
– 찔끔 적용, 시늉만 내지 말고 전국 확대하고 원가공개도 62개로 확대해야
– 눈치보며 후퇴발언하는 정부 고위관료, 업계대변하는 야당대표 집값상승 조장
경실련이 2014년 12월말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수도권 및 지방대도시의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모든 지역에서 분양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한제 폐지 이후 서울, 대구 분양가는 2억 올랐고, 광주·경기·부산·대전도 1억 이상 상승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개한 지역별 분양가현황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서울 분양가는 평균 평당 2,662만원이다. 상한제가 폐지된 2014년 말 평당 2,027만원보다 635만원이 상승, 상한제 폐지이후 5년만에 30평 기준 1억9천만원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구도 1억8천만원, 광주도 1억4천만원이 상승하는 등 상한제 폐지 이후 전국적으로 분양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한제 폐지이후 연평균 상승률은 전국은 8%이고, 대구, 광주는 각각 16%, 13%이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연평균 1.3%이고 가구당 소득도 연평균 2%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분양가 상승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알 수 있다.
지방대도시 분양가는 평균 평당 1,590만원, 상한제 했다면 반값인 780만원에 가능했을 것
경실련은 지난 7월에 상한제 폐지이후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상한제를 적용했을 경우의 적정분양가를 추정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분석 결과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상한제 적용시 분양가는 입주자모집 때 분양가의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대도시도 다르지 않다. 경실련이 부산, 대구, 광주, 대구 등 지방대도시의 고분양 아파트 분양가를 조사하여 상한제를 적용했을 때와 비교한 결과 2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분양가격은 택지비+기본형건축비+가산비용의 합이다. 가산비용은 암반공사, 인텔리전트설비공사 등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형건축비가 평당 644만원(2019년 3월 기준)으로 실제 준공원가(2015년 공개된 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의 준공원가는 평당 420만원)보다 비싼 만큼 가산비용은 기본형건축비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별도 고려하지 않는다. 택지비는 감정평가금액이며, 정부는 매년 모든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금액인 공시지가를 발표하고 있다. 이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분양가는 공시지가와 기본형건축비를 기준으로 책정해야 마땅하다.
경실련은 해당 아파트 부지의 공시지가에 이자 및 필요경비 등으로 10%를 더한 후 용적률을 고려하여 아파트 평당 토지비를 산출하고, 기본형건축비(분양년도 기준)를 더해서 상한제 기준 적정분양가를 추정,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승인한 입주자모집 때 분양가와 비교했다.
분석결과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적정분양가는 전체 평균 평당 781원이며, 지방대도시별로는 평당 748만원~858만원으로 지역별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실제 입주자모집 때 공개된 분양가는 평균 평당 1,592만원으로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적정분양가의 2배나 되며, 30평 기준 2억4천만원이 비싸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2.3배, 대구 2.2배로 가장 비싸다.
대구의 경우 상한제 기준 분양가는 평균 평당 858만원이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승인한 분양가는 평당 1,884만원으로 3억1천만원(30평 기준)이 더 비싸다.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그만큼의 부담이 소비자에게 돌아간 꼴이다.
분양가상한제, 시늉만 내려는 관료에게 맡기지 말고 국회가 법개정하여 전면시행하라
분양가상한제는 선분양제에서 1977년 도입 이후 1999년까지 군사정부에서도 유지되어 왔지만 외환위기 이후 폐지됐다. 집값폭등한 참여정부에서 2007년 도입됐지만 박근혜 정부인 2014년 12월에 또 폐지됐다. 상한제가 시행 여부에 따른 집값변화를 살펴보면 상한제가 집값안정 효과를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별첨 아파트값 변화 참조).
박근혜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한 이후 2015년부터 집값이 크게 상승하며 전국적으로 투기몸살을 앓았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당연히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켰어야 했다. 하지만 집권 이후 도시재생 뉴딜, 다주택자 세제완화 및 대출확대 등 투기조장책을 발표하며 부동산가격만 더욱 폭등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시 6억원(2017.3)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2년 반만에 8억3천만원(2019.8)으로 한 채당 평균 2.3억원이 폭등했다.
분양가상한제만 바로 부활시켰어도 강남권의 무분별한 고분양이 사라지면서 신규분양과 기존 집값이 서로를 견인하는 악순환에 의한 집값폭등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도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고 서울 중심의 31개 투기과열지구 중 일부에 적용하겠다며 시늉만 내고 있다. 여기에 이낙연 총리, 홍남기 부총리는 주택건설업계 눈치를 보며 찔끔 분양가상한제조차 언제 시행할지 알 수 없다는 후퇴성 발언으로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 때문에 집값이 또 상승하고 있다.
집값불안에 고통받는 국민들은 뒷전인 채 건설업계를 대변하며 주택정책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과거의 토건정부와 다를 게 없다. 따라서 개발관료에 휘둘리는 시행령개정이 아니라 국회가 분양가상한제의 전면확대를 위한 법개정에 나서야 한다. 지난 10년간 490만호 주택이 공급됐지만 이중 42%는 상위10%가 사재기했다. 부동산 소유 편중이 매우 심화된 상황에서 집값상승은 투기세력에게 불로소득만 안겨주고 불평등만 키울 뿐이다. 국회와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전면확대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20년간 서울 집값 강남 7.7배, 비강남권 4.5배 상승, 노동자임금은 2.4배 상승에 그쳐
– 1999년 이후 20년간 노동자 가구소득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서울 집 한 채 마련
– 정부와 정치권은 불평등의 주범인 땅과집 투기 근절하고 자산격차 해소에 나서야
우리사회 불평등의 주범은 ‘땅과 집’ 등 부동산 투기로 밝혀졌다
경실련과 민주평화당은 불평등의 주범인 투기와 전쟁을 선포한다. 우리사회 불평등과 격차의 근원인 “땅과 집” 등 부동산 불로소득의 원인을 밝히고 구체적 정책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돈을 빌려 집을 사라는 정책’을 사용했던 박근혜정부의 주택정책을 비판하고, 촛불정부로 출발한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다주택자(투기세력)를 향해 ‘돈을 대줄테니 집을 사재기 하라는 정책’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2.5억 강남은 5억 이상 폭등했다. 서울 아파트값만 500조 단독 다가구 상가와 빌딩 등 서울 부동산값은 1,000조 규모 폭등했다.
경실련 분석결과 지난 10년간 공급된 주택 490만호 중 250만호 절반이 넘는 숫자를 다주택자(투기세력)이 사재기를 했다. 상위 10% 다주택 보유자가 사들인 주택만 208만채에 이른다. 임대사업 등록하면 세금을 낮추고 없애는 특혜, 대출은 2배 늘려주는 특혜, 투기를 조장하는 특혜정책 때문이다.
지난 20년간의 아파트값 조사결과 1999년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2014년말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할 때마다 집값이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집권이후 반복해서 분양가상한제를 도입 할 것처럼 공포탄만 쏘고 있지만 지금까지 상한제는 단 한 곳도 지정되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변화에서도 상한제 효과는 나타난다. 상한제 폐지 직후인 1999년 1.3억원에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19년 8월 현재 8.6억원으로 6.6배로 상승했다. 자율화였던 참여정부에서는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상한제가 적용되던 2008년 말에는 4.8억원에서 4.6억원(2013년1월)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상한제가 폐지된 2015년 1월 4.8억원에서 현재 8.6억원으로 1.8배 상승했다. 2018년 1월 7억원을 돌파하며 불과 8개전보다 1억원이 상승했고, 8개월 후인 2018년 8월 8억원으로 다시 1억원이 올랐다. 강남 11개구 중위가격은 지난 해 9월 10억원을 넘어섰다.
지방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2019년 8월 현재 6대 광역시 중위가격은 평균 2.4억원, 기타 지방 중위가격은 1.6억 원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방 광역시의 약 3.5배, 기타지방의 5.3배 수준으로, 지방 아파트 5채 팔아야 서울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을 정도이다.
이번에 서울내 위치한 34개 단지의 아파트값 20년치를 분석한 결과 강남3구의 아파트값 상승은 더욱 심각했다. 시세조사는 부동산뱅크와 국민은행 부동산시세자료를 활용했다.
가. 아파트값이 단기간 가장 많이 상승한 정권은 문재인 정권이고, 다음은 노무현 정권이다
문재인 정권 2.4년 동안 강남은 2,304만(5.1억)원, 강북도 928만(2.3억)원 상승했다. 99년 강남아파트 시세가 2.2억에서 16.2억으로 7.4배가 폭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노동자 평균임금은 2.4배 상승에 그쳤다.
정권별로는 노무현 정권에서 강남 평당 2,257만(5.6억) 상승했고, 문재인 2.4년 2.034만(5.1억)원 상승했다. 연간 상승액으로는 노무현정부에서 강남은 451만(1.1억)원, 문재인정부는 814만(2.0억)원으로 2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초기부터 계속 서울 전역에서 폭등현상이 연속 나타나고 있다. 아직 임기가 절반이 남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주택과 부동산 정책 기조가 계속될 경우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
나. 강남은 99년 2.2억에서 현재 16.2억으로 7.4배 상승, 가구당 14억 올랐다
2019년 8월 기준 강남권 아파트값은 평당 6,511만(16.2억)원으로 1999년 876만(2.2억)원의 7.4배로 상승했다. 강남에 25평 한 채만 보유를 해도 20년 전보다 14억원 자산이 증가했다. 2003년도 강남시세는 평당 1,950만(4.8억)원으로 4년전 99년 대비 2배 상승했고, 2007년에는 4,300만(10.8억)원, 8년 전 대비 5배로 폭등했다.
외환위기 조기해소를 이유로 99년 1월부터 분양가자율화 정책이 도입되었다. 당시 99년 3월 강남도곡동 타워팰리스 평당 900만원에도 미분양 되는 등 집값은 하락세였다. 하지만 상한제 폐지효과가 나타나면서 2002년 이후 분양가 폭등현상이 시작됐다. 경실련 등 시민들은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상한제 등 집값안정책을 요구했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반대와 약속불이행 등으로 집값상승을 조장했다.
2007년 국민의 요구로 법을 개정, 상한제 폐지이후 9년이 지난 2008년 분양가상한제가 다시 시행되었고, 주변시세의 반값수준의 새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집값이 안정되고 거품도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야가 밀실에서 야합, 2014년 12월 분양가상한제를 폐지시켰다. 무능한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투기를 조장하여 거품을 키운다. 국민들은 촛불을 들었고 대통령을 파면 시켰다.
문재인 정부 역시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망설여 왔다. 대신 집권 2년 반 동안 매년 10조 50조 도시재생뉴딜정책(투기세력인 다주택자 소유주택을 국가에서 집을 다시 짓거나 고쳐주는 정책)과 임대사업등록자 세제와 대출 특혜 등 ’투기세력에 꽃길‘을 열었다. 다주택(투기세력)자가 사재기를 할 수 있도록 3기 신도시 30만호 추가건설 등의 투기조장정책을 추진해 왔다. 때문에 집권 2년 반 동안 강남권 집값은 평당 2,000만원, 25평 기준 한 채에 5억 폭등했다.
다. 청년과 무주택자와 자산격차, 강남권은 17억, 비강남권도 8억 격차 발생
아파트 보유자와 무주택자간 자산의 격차도 벌어졌다. 강남아파트 보유자는 20년만에 자산이 14억원 증가했다. 비강남권 보유자도 6억원이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무주택자의 자산 가치 상승은 ‘0’원이다. 오히려 지난 20년간 임대료를 지불하며 살아왔다. 전세의 경우 이자 등 금융비용, 월세를 고려할 경우 자산의 격차는 더 커진다.
1999년부터 연도별 평균 전세시세와 월세시세를 기준으로 지난 20년간 무주택세입자가 부담한 금액은 전세 2.4억원, 월세 3.6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전세는 이자 등 금융비용을, 월세는 매달 임대인에게 납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결과적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강남권에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과 무주택자로 거주하는 경우 자산격차가 전세의 경우 16.5억원 발생했다. 비강남권도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에는 7.7억원 자산격차가 생겼다.
라. 서울 집 한 채 마련하려면 노동자 가구 소득 한푼도 안쓰고 20년간 모아야 가능
노동부 임금실태조사에 따르면 1999년 노동자 평균임금은 121만원이다. 같은 조사의 지난해 평균임금은 270만원이며, 올해는 지난해 상승률을 적용할 경우 292만원으로 예상된다. 20년간 월 170만원, 노동자 임금은 2.4배가 상승했다.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은 2000년 월 239만원에서 2019년 476만원으로 2배조차 증가하지 못했다. 20년간 한푼도 안쓰고 소득을 모으면 8.4억원으로, 아파트 중위가격 기준 1채를 겨우 마련할 수 있다.
마. 불평등의 주범인 땅과집 투기근절하고 자산격차 해소위한 근본대책 제시하라
20년 전 선분양제 아파트 분양시스템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했던 2000년에서 2007년, 2015년 이후 집값은 급등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이후 2년이 넘도록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 최근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망설이는 등 정부의 애매한 입장으로 집값이 또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부추겨온 언론과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엄청난 이득을 챙겨 온 업계는 상한제의 부작용만 쏟아내고 있지만 과거 자료는 그 반대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정한 검증된 건축비와 정부가 감정해서 정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할 경우 강남 아파트들의 분양가는 현재 분양가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경실련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서울에서 분양한 16개 민간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했다면 강남권은 4,700만원에서 2,160만원으로, 비강남권 2,250만원에서 1,130만원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현 정부처럼 집값이 하락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선별적인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해서는 결코 그 효과를 볼 수 없다. 정부의 소극적인 상한제 시행과 부처간 이견으로 인해 실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 될 것인지 조차 상당부분 미정이면서 집값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시민들의 염원으로 탄생했고, 적폐를 청산해야 할 문재인 정부는 유독 부동산 문제 , 집값 문제만큼은 과거 정부들보다 더욱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으로 일관하며 집값을 폭등시키고 있다. 전면적인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 등 공급정책과 보유세 강화 등 주택정책 전반에 대한 대책 도입을 통해 불로소득을 소멸시키고 불평등한 자산격차를 완화 시켜 청년과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라는 소박하고 당연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 다주택자 규제완화로 ‘투기세력 꽃길’ 열더니, 온 국민을 투기장으로 유인
– 군사정부에서도 20여년 이상 유지되며 집값안정시켰던 상한제, 즉각 시행해야
문재인 정부가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포기하고 온 국민을 투기장으로 유인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어제(10월 1일) 재건축·재개발 단지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하고, 정부 입맛에 맞는 지역만 선정해 분양가상한제를 핀셋적용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8월 국토부가 내놓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후퇴한,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아파트값은 서울 한 채당 2억, 강남은 5억이나 상승, 역대 정부 최고가를 기록했고 자산불평등과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2년 전 김현미 장관이 밝혔던 ‘민간 분양가상한제’만 제대로 시행했어도 지금 같은 급등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늉만 낼 뿐 2년간 상한제 지정은 한 곳도 없었다. 지금에서야 찔끔 상한제 적용을 발표한 것도 모자라 그마저도 재개발, 재건축 등 6개월 유예하고 행정동별로 지정하겠다는 것은 온 국민에게 앞으로도 맘놓고 투기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과 다름없다.
또한 시행령 개정 이전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거나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는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에서 추진 중인 135개 재건축·재개발 단지, 13.1만여 가구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게 된다. 경실련 조사결과 재건축 단지 중 대다수가 상한제 적용가의 2배 가격으로 고분양, 막대한 불로소득을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2019.7.19 발표). 상황이 이러한데도 이들 지역을 제외하겠다는 것은 정권이 끝날 때까지 땅값, 집값 폭등을 수수방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실제 적용 시기 및 지역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시행령 개정 완료 이후 시장 상황을 감안하여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검토할 계획이라는 애매모호한 말만 반복했을 뿐이다. 국토부의 8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이낙연 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잇따라 분양가상한제 후퇴 발언을 내놨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올 1월 17억원에서 최근 20억원까지 1년도 안 돼 3억원이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는 무주택자 월급은 제 자리인데 불로소득만 상승하는 투기공화국을 방관한 채 눈치만 보고 있다. 이 문제를 개혁할 의지도 노력도 없다.
분양가 상한제는 이미 실효성이 입증된 제도이다. 과거 군사정부에서도 20년 넘게 유지되어왔다. 정부 또한 효과를 인정했다. 경실련 조사결과, 국민은행 발표 서울아파트 중위가격 변화 등에서도 상한제가 시행됐을 때 집값이 안정됐음을 알 수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집값상승은 역대 정부 중 최고이다. 정부가 투기세력에게 꽃길을 열어주는 종합부동산세 감면, 대출규제 완화 등의 막대한 특혜 등 투기조장책을 추진한 결과이다.
하지만 집값불안에 고통받는 국민들은 뒷전인 채 건설업계와 투기세력 등을 대변하며 주택정책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과거 토건정부와 다를 게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분양가상한제 전면확대, 즉각시행을 선언해야 한다. 국회도 개발관료에 휘둘리는 시행령개정을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분양가상한제의 전면확대를 위한 법개정에 나서야 한다. 지난 10년간 490만호 주택이 공급됐지만 이중 42%는 상위10%가 사재기했다. 부동산 소유 편중이 매우 심화된 상황에서 집값상승은 투기세력에게 불로소득만 안겨주고 불평등만 키울 뿐이다. 집값안정에 실패한 무능한 정부와 정치권에게 국민들은 다음의 기회를 주지 않고 항상 심판해왔음을 유념해야 한다.
국정감사 기간인 오늘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인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원가 관련 정보공개 소송 5건에서 모두 패소했음을 밝히고, 아파트 분양원가 정보공개 확대를 촉구하였습니다.
정동영 의원실이 공개한 한국토지주택공사 분양원가 정보공개 소송 현황. [출처 - 뉴시스]
올 해 초 공공택지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62개로 확대되었지만, 여전히 분양원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개된 정보만으로 부족하다는 비판인데요, 특히 오늘 발표된 내용은 법리적으로 공개해야 할 정보들임에도 불구하고, 입주민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로 일관하여 '시간 끌기'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행태를 비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원가와 관련하여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온 경실련은 특히 분양원가 공개제도의 미비함을 비판해왔는데요, 지난 5월에는 기존에 공개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원가 분석을 했더니 '간접공사비'를 부풀리는 방향으로 엉터리 분양원가 공개가 이루어졌음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송파구청과 송파구 분양가심사위원회가 부풀린 원가 내역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구요. (경실련의 분석은 여기를 클릭!)
지난 5월, 분양원가 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 정동영 의원과 경실련.
현재 주택법 제59조에서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제57조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분양가심사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자체에서 운영되는 여러 위원회들의 정보가 제대로 사전공개 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있습니다.
경실련이 문제 제기한 송파구 분양가심사위원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송파구청 홈페이지의 '정보공개' 메뉴에는 회의록 공개 게시판이 있지만, 분양가심사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한 내용은 2014년 이후 갱신되지 않고 있습니다.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언제 회의를 열었고, 누가 회의에 참석했고, 회의 결과는 무엇이며 논의 내용은 무엇인지 회의록도 공개하는 것이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들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해당 게시판 자체가 2017년 7월 이후 전혀 새 글이 올라오고 있지 않은 문제도 있습니다. 송파구청은 2년 째 회의록 공개를 안하고 있다는 점!)
심지어 2014년에 마지막으로 공개했던 2013년 제4차 분양가심사위원회 회의 결과 문서를 보더라도, 간단하게 회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긴 하지만 분양가 심의 결과가 어떤 이유로 나오게 되었는지, 심사에 참여한 위원들은 어떤 전문성을 가진 위원들인지 살펴보기 어렵습니다.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지적 사항이 향후 실제로 반영되었는지 확인하기도 어려웠구요. 지금은 그나마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송파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2013년 제4차 분양가심사위원회 회의 결과
엉터리 분양가 산정이 부동산 거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분양원가 공개제도를 개선하고, 시민들의 정보공개 청구 이전에 선제적으로 관련한 제도 운영 상황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엉터리 분양원가 산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부동산 분양원가 산정에 대한 투명하고 적극적인 정보공개야말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간단한 대책 중 하나 아닐까요?
– 입주 10년 후분양 주택가격 3배로 부풀려 2조4천억원 규모 부당이득 챙기려 해
– 국토부가 승인한 LH공사 등 공공이익은 1천억, 10년 후 공공이익은 8.7조원 예상
– LH공사는 입주서민을 상대로 바가지 씌우지 말고 법대로 분양전환해야
경실련 분석결과 LH공사가 10년 전 공급한 판교 10년 주택을 시세기준 분양 전환할 경우 추정이익이 2조 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미 택지를 팔거나 아파트 분양을 통해서 가져간 이익까지 고려하면 총 8조7천억원의 이익 발생이 예상된다. 이는 국토부가 승인한 법정이익 1천억의 87배에 해당한다.
10년 주택(10년후 분양전환)은 참여정부가 당장에 돈이 부족해서 분양주택을 마련하기 힘든 빈곤층 등 특수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으로 2006년 3월 판교에 최초로 6,041세대가 공급되었다. 당시 판교신도시부터 공영개발 방식을 도입한다는 정책에 따라 LH공사가 이중 3,952세대를 공급했다. 당시 LH공사가 공개한 중소형 분양가격은 평당 710만원으로 25평 기준 1억8천만원이다. 그리고 관련법에 따라 10년 후 분양전환가격은 최초주택가격 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 전환해야 마땅하다. 더군다나 임대주택용지는 강제수용한 땅을 무주택서민 위해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조성원가의 60~85%로 건설사와 LH공사 등에게 넘겼다.
그러나 국토부, LH공사 모두 10년 주택의 분양전환가격을 최초 주택가격이 아닌 시세기준 감정가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LH공사 뿐 아니라 부영 등 민간건설사(2,089세대 공급)들도 시세기준 감정가로 막대한 폭리를 취할 상황이다.
최근 LH공사는 산운마을 10년 주택의 분양전환을 위해 감정평가를 의뢰하였다. 경실련 조사결과 10년 주택이 위치하고 있는 산운마을, 봇들마을, 원마을, 백현마을 등의 2019년 9월 기준 시세는 평당 2,700만원 ~ 4,000만원 정도이며, 평균 3,300만원(중소형 3,000만원, 중대형 3,500만원)이다.
따라서 시세의 80%로 분양 전환할 경우 LH공사에게 돌아갈 이익은 평당 1,790만원, 3,952세대 전체로는 2조4천억원의 이익발생이 예상된다. 호당 평균 6억1천만원이나 된다.
2005년 정부는 판교신도시건설 이익은 1천억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 경실련이 판교 택지판매현황 및 아파트 분양현황을 분석한 결과 LH공사, 경기도, 성남시 등 공공사업자의 개발이익은 6조3천억으로 추정된다(2019.5.14 발표). 10년 주택 분양전환 수익까지 고려하면 LH공사 등 공공의 이익은 8조7천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0년전 국토부가 발표한 판교개발이익 1천억원의 87배에 해당한다. 이는 국가가 승인한 이익금액을 초과한 금액으로 국가를 속여 추가로 발생한 이익은 전액 국가가 환수를 해야 마땅하다. 또 특정 민간 기업에 엄청난 수익을 안기기 위해 이런 부당이익을 챙기는 것이라면 검찰은 즉각 수사를 해야 마땅하다.
10년 주택 입주자들은 10년 전 입주자모집 당시 공개된 당초주택가격에 따라 분양 전환된다는 기대를 갖고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분양 아파트를 사기 어렵고 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을 상대로 정책을 도입했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에서도 분양전환가격과 관련해서는 ‘감정평가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라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 분양전환가격에 대한 기준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당연히 모법인 주택법에 따라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아 분양전환가격이 산정되어야 한다. 10년 주택은 분양전환시기만 10년 뒤로 미뤘을 뿐 엄연히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분양주택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이후 도시재생뉴딜, 다주택자 세금특혜 등의 투기조장정책으로 강남집값만 한 채당 5억원이 올랐으며, 판교도 평균 2억원 이상 상승했다. 정부의 실책으로 집값을 잔뜩 올린 것도 모자라 10년전 분양전환가격을 약속받은 무주택 서민들인 입주민들에게 공공이 관련법에 어긋나는 엉뚱한 기준을 적용, 바가지를 씌워 부당한 이득을 가져가겠다면 공기업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LH공사는 관련법에 따라 당초주택가격 기준으로 분양전환가격을 책정하고 무주택서민을 위한 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나라 임대사업자 상위 30명이 보유한 임대주택은 총 1만1029채로 1인당 평균 367채라 한다. 또한 임대주택사업자 상위 30명 중 7명은 75억 원이 넘는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규모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사고 중복임대인 현황 자료에 근거한 것이니,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세입자까지 포함하면 피해는 더 클 것이며, 도미노처럼 피해 규모는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 사람이 수백채의 주택을 보유하는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전세제도를 이용한 갭투자(갭투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갭투자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 격차가 작을 때 그 차이(갭)만큼의 투자금액으로 주택을 매수하고, 시세차익을 누리는 방식의 부동산 투자 방법을 말한다. 그간 정부가 민간임대주택사업자 양성화를 위하여 취득세 감면 등의 각종 세제 혜택을 주다보니 투자자의 갭투자용 임대주택 취득·보유 부담이 작아졌다. 서민주거안정 목적으로 저금리의 전세자금대출이 공급되면서 임차인 입장에서도 쉽게 전세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자금이 결국 전세 가격을 떠받치는 버팀목이 되었고, 갭투기라는 다리를 건너서 투기꾼들에게 흘러들어간 결과가 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갭투기는 ‘투자’의 관점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방법이다. 갭투기라는 투자기법은 순식간에 진화를 거듭하여 지난 수년간 소규모 임대사업자, 주택건설업자 등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을 것이다.
갭투기가 지탄받아 마땅한 이유는 그 구조상 임대인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본 이득을 모두 누리면서도 부동산 가격 하락이나 전세가 하락으로 인한 위험은 모두 임차인에게 전가한다는데 있다. 실제로 최근 강서구 등 일대에서 빌라 수백 채를 가진 임대사업자 일부가 파산하거나 잠적해 세입자 모두 거의 전 재산에 가까운 전세보증금을 날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PD수첩, 대한민국 갭투기 대해부).
감정평가를 위해 단독주택 지역 현장을 살피다 보면, 실거주 목적의 매입보다는 기존의 단독주택을 철거하고 다세대주택을 신축한 경우가 매우 많다. 최근 수년간 아파트가격 상승과 더불어 단독주택 거래량과 매매가격도 동반하여 상승하는 이유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단독주택 자체의 주거나 투자목적 거래보다 빌라업자가 기존 주택 철거 후 다세대주택을 신축해 이를 갭투기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단독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신축하면 세대수가 증가해 개발이익이 발생한다.
강남구 주택지대에 소재하는 도시형생활주택을 감정평가하면서 개발로 인한 부동산 가치 변동분을 추정해본 적이 있다. 대상자는 구축 단독주택을 30억 원에 구입해 30개호의 구분소유주택으로 쪼개기를 했다. 건축비는 대략 15억 원 정도로 추정됐다. 1개호를 2억 원~2.5억 원가량으로 분양이 가능하니, 개발후의 전체 금액은 60~70억 원 정도로 추정되었다. 20억 원가량의 차익이 발생했다. 한 채의 단독주택을 30개로 쪼개기하니 순식간에 시세가 2배로 증가한 것이다.
강남구는 부자들이 사는 곳이지만, 일부 지역은 도심의 미숙련,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하는 젊은이들이 주거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주거 환경이 열악한 작은 원룸에서 고가 아파트보다 더 큰 단위면적당 주거비용을 지불하며 살아간다. 이런 부동산은 부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 이들이 받는 노동력 대가의 상당부분은 임대료로 다시 부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그 돈은 갭투자 대상 빌라 건축으로 이어진다.
목돈이 없는 서민은 전세자금대출을 통하여 월세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신축 빌라에 거주할 수 있기에, 서민 입장에서는 월세보다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한 전세를 선호한다. 서울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8억 원 언저리에서 형성되는 것에 비추어보면, 2~3억 원 수준에서 형성되는 다세대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게 느껴진다.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자신들만의 힘으로 2-3억 원의 전세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나, 전세자금대출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8억 원 언저리의 아파트 못지않은 최신 시설을 갖춘 신축 주택에 거주하는 편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즉 갭투자 주택 수요는 많다.
따라서 갭투자를 상정한 개발방식의 위험은 거의 없다. 전세자금대출제도가 전세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해, 전세자금만으로도 건축비가 모두 충당되고도 남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전세가 나가지 않더라도 집을 지어놓으면 LH공사나 SH공사가 감정평가를 통하여 시세에 따라 매입해주기까지 한다. 매입가격은 원가가 아니라 시가다. 시가는 최소한 전세금보다는 높다. LH공사는 올해 3분기 말까지 매입임대주택 1만3000호를 매입해 총 10만호 매입을 달성했다고 한다. 매입임대주택이란 도심 내 다가구, 다세대 주택을 LH가 매입해서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을 말한다. LH공사의 매입가격은 다세대주택의 시가가 더는 하락하지 않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LH매입용 빌라 전문 건축업자까지 있는 실정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매입자금이 다세대건축업자에게 흘러가고, 단독주택가격과 거래량도 상승하는 것이다.
여기서 표준지공시업무를 하는 감정평가사도 고민에 빠진다. 다세대주택 신축을 위하여 단독주택을 매수한 실거래가격은 공시가격에 반영해야 할 시세인가, 아닌가? 반영한다면 얼마나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필자는 불로소득의 환수와 조세형평을 위하여 공시지가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다세대주택 신축에 따른 개발이익이 일부 반영된 시세인 노후 단독주택 지역의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공시지가를 산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는 늘 의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거래사례가 다세대 신축을 위해 업자가 매입한 사례들이다.
대형 건설사, LH공사 등 공공기관 등이 대규모 공공사업, 택지조성사업, 신도시 건설사업, 재건축, 재개발사업으로 막대한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누리는 사이, 유사한 구조의 소규모 사업을 통하여 민간 개발업자들이 이익을 누리고, 그에 따른 위험과 부담은 여러 형태로 모두 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임대사업자 중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서울 강서구의 48세 진모 씨로, 그가 가진 집은 594채에 달했다고 한다. 진 씨는 과연 대한민국의 로망 ‘조물주 위의 건물주’, 진짜 부자일까? ‘대한민국 갭투기 대해부’ 편에 따르면, 이들은 전세금으로 전액 매매대금을 충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빌라업자로부터 ‘R’이라 불리는 리베이트를 받아가며 주택을 소유했다고 한다. 사실상 임차인 전세보증금으로 토지매입비와 건축비를 충당하고 남는 개발이익을 개발업자와 임대사업자가 나눠먹기하는 사업 구조로 갭투기 방법이 진화해온 것이다. 594채의 주택 소유자 진 씨는 사실상 주택 보유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는 바지사장에 불과했다고 보인다.
임차인들은 이렇게 큰 위험을 안고 있는 갭투자 주택을 왜 매수하지 않고, 전세로 들어오게 된 것일까? 다세대주택은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보편적 정서, 주택을 거주 수단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 기왕 내 집을 한 채 마련한다면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매수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들이 대책 없이 사라져버린 임대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계약 해지, 경매절차 등의 지난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며, 그마저도 전액을 돌려받기 어려울 것이다. 피해자 대부분이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서민일 텐데 이들에게 모든 부담이 전가되거나, 전세보증보험을 가입한 경우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재정부실로 이어질 테니, 결국 국민 세금 부담으로 이전되는 결과가 된다.
갭투자 피해자를 위한 대책으로 자신들이 지불한 임대보증금으로 주택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절차를 간소하게 해주거나, 법적 지원을 제공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장기적으로는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고,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철저히 환수하여 부동산 가격을 하향 안정시켜야 한다. 어쩌다보니 부동산 부자가 된 노년층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이용권을 공공 영역으로 이전하여 젊은 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부동산을 통한 모든 불로소득을 철저히 환수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있다.
대한민국은 부동산 공화국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전히 부동산은 국민의 고혈을 짜내서 투기꾼의 배를 채워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서 부동산을 통해서 불로소득을 누리는 것이 모든 국민의 인생의 목표가 되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
● 낮은 보유세, 법인세 특혜로 2018년 시세 기준 25.8조원 규모 불로소득 발생
● 자산재평가로 장부가액 2007년 5.3조원에서 2009년 14.4조원으로 2.7배 증가
● 비업무용 토지 및 보유 부동산 현황, 납세자료 등 재벌 부동산 공시제도 도입과 보유세율 인상 등의 불로소득의 환수장치 마련 시급
❍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등 관련 부동산 등을 매각한다고 하고 있음. 롯데는 지난 4월 경실련의 ‘5대 재벌 계열사 증가실태와 업종변화 기자회견’에서 드러났듯이 10년 간(2007년~2017년) 건설/부동산/임대업 관련 사업 계열사가 14개사(4.5배. 4개->18개)나 증가해 5대 재벌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음. 아울러 땅(토지) 자산 또한 2007년 6.2조원에서 2017년 18.1조원으로 11.9조원이 늘어나 현대차(19.4조원) 다음으로 두 번째 많이 증가하였음. 문제는 롯데그룹과 같은 땅 재벌이 부동산 투기 등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음에도 이를 막기 위한 환수 장치는 전무하고, 감시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는 것에 있음.
❍ 경실련은 재벌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를 알리기 위해 우선 롯데그룹이 보유한 주요 5개 지역 토지가격을 국토교통부 공시지가 정보와 취득 당시 언론기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장부가액 등을 토대로 분석하였음. 주로 롯데그룹이 보유한 토지 중 서울과 부산 등 중심상권에 자리한 곳을 대상으로 분석하였음. 이는 지난 2월과 4월 발표한 5대 재벌그룹의 10년간 토지자산 증가실태, 계열사 업종변화에 대한 후속 조사임. 롯데그룹의 주요 토지 실태를 사례로 하여, 재벌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를 공론화하여 제도개선을 가져오고자 함.
분석결과
❍ 분석결과를 종합해 볼 때 다음과 같은 문제가 드러남. ▲첫째, 특혜와 낮은 가격으로 취득한 토지에 대해 턱 없이 낮은 보유세율과 과표 조작, 법인세 이연, 토지 양도세 법인세 합산과세로 인한 불로소득 발생, ▲둘째, MB정부 시절 자산재평가를 활용한 기업가치 증대 및 재무구조개선으로 지배주주 사익편취와 대출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조성, ▲셋째, 재벌의 부동산 투기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함.
❍ 롯데소유 5개 토지를 보면, 취득가는 1,871억원, 공시지가는 2018년 기준 11조6,874억원으로 62배가 상승했음. 2018년 추정 시세는 27조4,491억원으로 취득가 대비 147배가 상승하였음.
❍ 롯데는 70년대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을 거치면서 서울의 요지를 헐값에 사들였고 노태우 정부에서 토지공개념을 도입 비업무용 토지 매각 압박에도 버티고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땅값이 급등했음. 특히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제2롯데월드를 123층 건축을 허가로 특혜를 받아 취득가 대비 엄청난 개발이익 발생함.
– 1988년 롯데는 부산롯데월드를 건립하기 위해 1만687평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55%인 5,878평을 외국 법인으로 분류돼있는 롯데호텔 명의로 사들였음. 하지만 땅과 관련된 세금은 1991년 종합토지세 2,900원, 재산세 80원이 전부였음. 당시 특례법에 따라 191억원(현재가치 1,000억)이 세금을 면제받은 것으로 언론 보도됨.
❍ 주목해야 할 점은 롯데그룹은 취득한 토지자산에 대해 2009년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며, 자산가치가 증가하여, 그룹 총자산 증가(27조원)의 효과가 나타남. 아울러 자산재평가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차액에 대해 법인세가 이연됨에 따라, 실제적으로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 이상, 세금을 내지 않는 결과가 발생했음.
❍ 불로소득의 규모는 2018년 시세 기준으로 25.8조원정도로 나타남. 결국, 재벌은 특혜로 챙긴 땅을 포함하여, 땅값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정책과 정책 특혜와 턱없이 낮은 토지 보유세, 과표 조작, 이연 법인세 등으로 엄청난 불로소득이 발생함.
❍ 재벌 대기업이 토지를 활용한 자산 가치 키우기는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 지대추구, 토지를 이용한 분양수익, 임대수익 등이 기업 본연의 생산 활동보다 더 큰 이익이 토지 등 부동산에서 발생한 것을 경험했기 때문으로 보임.
❍ 재벌과 대기업이 부동산투기에 몰두한 지난 20년 부동산 거품이 커지고 아파트값 거품과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중소상인까지 위협받고 있음. 이런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방치하고 있음. 우리 사회 불평등과 격차의 원인은‘땅과 집’등 공공재를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하므로 인해 발생함.
❍ 재벌의 부동산 투기를 규제해야 할 정부는 재벌이 맘 놓고 부동산투기로 불로소득을 노리고 업무용·사업용 토지가 아닌 비업무용 토지를 보유해도 눈을 감고 있음. 이런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공재인 토지를 이윤추구 수단으로 이용하는 반칙행위 등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불로소득 환수가 필요함. 이에 경실련은 우선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 함.
경실련 대안
❍ 조사 결과 경실련은 재벌들의 토지(땅)자산을 활용한 자산불리기와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음과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정부와 국회가 정기국회를 맞아 관련 법 개정은 물론, 발의된 법안에 대해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함. 아울러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재벌의 부동산투기와 불로소득을 조장하는 정부에 대해 문제에 대한 지적과 개선을 요구하고자 함.
1.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5조원)에 대해서는 보유 부동산(토지 및 건물)에 대한 목록 ▲건별 주소, ▲면적, ▲장부가액, ▲공시지가 등을 사업보고서 상에 의무적 공시
2. 재벌의 연도별 비업무용 토지 현황 및 세금납부 실적 현황 공시
3. 종합부동산세 별도합산토지 세율 0.7%를 최소 2% 이상으로 상향하고, 주력사업이 아닌 비업무 용도의 토지는 종합합산토지에 포함하여 보유세 강화
[경실련-시사저널 30주년 공동기획] 빅카인즈 분석으로 본 역대 정권의 부동산 정책
문재인 정부, 연간 상승액 평당 814만원으로 노무현 정부의 2배 가까이 상승
부동산 정책은 서민 경제와 직결된다. 역대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오명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989년 창립 때부터 토지공개념을 주장하며 투기 근절을 촉구해 왔다. 30주년을 맞은 시사저널과 경실련은 공동기획으로 1989~2019년까지 경실련이 발표한 논평, 보도자료 등에 대한 빅카인즈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역대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되짚어봤다.
노태우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은 토지공개념이다. 토지 사유재산권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개념에 기초해 토지초과이득세법, 택지소유상한법, 개발이익환수법 등 토지공개념 3법이 도입됐다. 이 외에도 임대차보호법을 시행하고 신도시를 건설해 집값을 안정시켰다. 1990년에는 5·8조치를 발표해 재벌의 비업무용 토지를 6개월 이내에 처분하도록 하고, 기업 및 금융기관의 부동산 신규취득을 제한했다. 이러한 정책으로 집권 초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도 안정세로 돌아섰다.
노태우-토지공개념, 김영삼-부동산 실명제
김영삼 정부 때는 부동산 실명제를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김영삼 정부는 노태우 정부의 부동산 투기 근절책의 영향으로 출범 때부터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된 시기였다. 정권 초기인 1993년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를 도입하면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막았다. 1995년에는 부동산 실명제를 도입하며 거래의 투명성도 제고했다. 1996년 30대 기업 및 임원의 토지소유 현황 실태조사를 추진하는 등 재벌의 부동산 투기 근절에도 힘썼다.
1997년 외환위기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전주곡이 됐다. 김대중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99년 분양가 자율화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및 금융 지원도 확대했다. 국민임대 100만 호 건설을 추진하면서 수도권의 그린벨트가 대거 풀리기도 했다.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아파트의 경우 1998년 평당 1000만원 하던 것이 정권 말인 2002년 1500만원까지 상승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노무현 정부에서 가속도가 붙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1999년 2억원에서 2002년 4억원, 2007년 14억원까지 상승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만 10억원의 불로소득이 발생했다. 강남과 비강남 할 것 없이 역대 정부 중 부동산 가격이 가장 크게 올랐고, 강남과 비강남 부동산 가격 차이도 가장 크게 벌어졌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권 내내 수많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이 중 후분양제 및 보유세 강화를 위한 로드맵 발표 등은 매우 중요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로드맵만 발표하고 유예시키면서 거의 이행되지 못했다”면서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 공개도 정권 말인 2007년에 법개정이 됐을 뿐 시행은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졌다. 원가 공개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 기각 후 복귀하자마자 ‘공기업도 장사다. 장사는 10배를 남길 수도 있다’고 발언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자발적으로 원가를 공개하면서 노무현 대통령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원가 공개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교발(發) 투기광풍으로 국민적 비난이 거세지자 2005년 분양 중단을 선언하고 공영개발을 선언했다”면서 “그러나 공영개발이 공공이 보유하고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LH 등이 분양하거나 10년 임대 후 분양하는 등 대부분이 판매용 중심 주택으로 이뤄졌다. 공기업이 집장사를 했다는 비난이 또다시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이명박-보금자리 주택, 박근혜-부동산 규제완화 3법
이명박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세계 금융위기를 맞았다. 리먼 사태로 부동산시장이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이로 인해 취등록세 완화, 재건축 후분양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 종부세 완화 등 규제완화책이 대거 추진됐다. 강남권 아파트 값은 1년 만에 반등하며 2011년에는 최고가를 회복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투기 과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며 강남에서 재건축 아파트의 고분양이 사라졌다”면서 “또한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정책 일환으로 강남 서초에 900만원대 분양주택 공급, 평당 500만원대 토지임대 건물분양 주택 공급, 사전예약제 도입 등 획기적인 주택정책을 추진하며 집값도 하락세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초이노믹스 정책을 추진했다. “빚 내서 집 사라”는 정책으로 비판을 받았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자 2014년 12월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조합원 3가구 허용 등 부동산 규제완화 3법을 추진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평당 4000만원대의 가락시영, 개포주공, 반포 등 강남 지역 아파트들이 등장해 주변 집값을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3법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부터 집값이 들썩였다. 경실련 관계자는 “50조원의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하며 강남발(發) 부동산 투기가 강북까지 확대됐다”면서 “2017년 12월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종부세 면제 등 세제를 지원하고, 주택 구입 시 담보대출을 80%까지 가능토록 한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다주택자들의 사재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아파트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2018년 9월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인상하는 9·13대책을 발표했다. 강남 등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을 40%까지 규제하는 대출 규제까지 함께 도입했다. 아파트 가격은 2018년 말부터 주춤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경실련 관계자는 “그러나 2019년 공시가격이 확정 결정된 이후 보유세 인상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며 다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연간 상승액으로 보면, 노무현 정부에서 강남은 평당 451만원(25평 1.1억원), 문재인 정부는 평당 814만원(25평 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시사저널 30주년 공동기획] 30년간 임금 5배 오를 때 강남 부동산 20배 상승
1989년 창간한 시사저널이 올해 30돌을 맞았다. 노태우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까지, 30년 현대 정치사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6공화국 신군부를 넘어 문민정부가 출범했고 평화적 정권교체도 이뤄졌다. ‘권위주의 타파’ ‘경제 살리기’를 내세운 정부도 있었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도 나왔다. 반면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이뤄졌고 영어(囹圄)의 몸이 된 대통령도 있다. 정치적 민주화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지금이 과거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경제는 어떤가. 시사저널은 수많은 경제지표 중 부동산에 주목했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부(富)’의 또 다른 이름이다. ‘부동산 공화국’은 우리 사회의 경제 불평등을 집약해 놓은 말이다. 올해 창립 30주년이 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우리 사회의 부동산 문제에 천착해 왔다. 시사저널과 경실련은 30주년 공동기획으로 1989~2019년의 부동산 실태를 조사했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땅을 밟으며, 누구의 집에서 살고 있는가.
강남 전셋값 17배 폭등…금융비용 최대 4.2억원
30살을 이립(而立)이라고 한다. 스스로 일어선다는 뜻이다. 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30살 즈음에 경제적 독립의 출발선에 선다는 것이다. 사회 초년병인 30살이 처한 현실은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시사저널은 1989년 당시 만 30세였던 아버지 김태윤씨(가명·1959년생)와 2019년 만 30세인 아들 김원성씨(가명·1989년생)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들여다봤다. 이들 부자의 삶은 지난 30년 동안의 서민 경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버지 김태윤씨: 1978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체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급을(乙, 현 9급) 공무원으로 입사했다. 1986년 서울 광진구 구의동 단칸방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전세 400만원에 입주해 살았다. 그동안 모은 월급으로 어떻게든 전셋값을 마련했다. 1년 뒤인 1987년에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있는 600만원짜리 반지하 전세에 들어갔다.
아들 김원성씨: 대학을 졸업하고 3년 전인 2016년 우체국 비정규직 공무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월급은 150만원 정도였다. 2년 뒤인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돼 우체국 9급 공무원이 됐다. 우체국이 경기도 하남시에 있어 처음에는 자취를 알아보려 했다. 최대한 싼 원룸을 구했는데 월세가 35만원 들어갔다. 결국 부모님과 함께 살 수밖에 없었다. 정규직 9급 공무원으로 전환되고 나서는 200만~220만원 정도로 월급이 늘었다. 한 달에 교통비와 적금, 통신요금, 용돈 등을 합쳐 80만~120만원 정도 쓴다. 적금통장과 월급통장은 아예 부모님께 맡겼다.
2019년 현재 30세 청년들은 스스로 일어서기는커녕 캥거루족(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89년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의 전세 평균 가격은 평(3.3㎡)당 131만원, 25평 아파트는 3200만원이었다. 2019년 8월 현재 평당으로는 2274만원, 25평 아파트는 5억6000만원으로 올랐다. 17배 이상 뛴 것이다. 비강남권(강남권 이외의 서울 자치구) 역시 9배 넘게 올랐다.
전세는 이자 등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전세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금융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30년간 전세로 계속 살았을 경우 강남은 2억8000만원, 비강남은 2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는 더욱 심하다. 강남은 4억2000만원, 비강남은 3억1000만원 손실로 집계됐다.
무주택자-유주택자 자산 격차 최대 19.8억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1989년 당시만 해도 강남과 비강남의 부동산 가격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비강남의 전월세 가격이 약간 높았다. 매매가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김태윤씨: 만 30살이 되던 1989년, 지금의 서울 노원구 상계동 뉴타운에 입주했다. 당시에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이나 일원동 뉴타운과 집값 차이가 없어 살기 편한 곳을 선택한 게 상계동이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아파트에 살던 할머니가 외손녀를 돌봐야 한다며 개나리아파트를 팔고 우리 동네로 넘어왔다.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상계동 아파트 가격으로도 역삼동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1989년 기준 강남 25평 아파트의 시세는 7900만원대였다. 비강남은 이보다 높은 8100만원 선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는 얼마 가지 못했다. 30년이 흐른 지금 아파트 가격은 말 그대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아들 김원성씨: 부모님 세대야 신혼생활을 반지하방에서 시작해도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 내 형편으로는 집 장만은 꿈도 꾸지 못한다. 결혼을 한다 해도 30대 후반에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나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부모님과 함께 사니까. 회사 근처에서 자취하는 동료들은 생활도 엉망이고, 저축도 못 한다. 마이너스가 되지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다.
지난 30년간 강남 아파트 가격은 평당 20배 폭등했다. 25평 아파트는 15억4000만원이나 올랐다. 비강남의 경우 평당 9.4배, 25평은 6억8000만원 상승했다. 서울 평균은 평당 13배 뛰었다. ‘부동산 불패’라는 말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파트를 구매할 수 없었던 ‘흙수저’와 유주택자 ‘금수저’의 자산 차이는 날이 갈수록 벌어졌다. 30년간 유주택자와 월세입자의 자산 격차는 강남의 경우 19.8억원, 비강남은 10억원까지 벌어졌다. 전세입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강남은 18.4억원, 비강남은 8.9억원의 격차가 생겼다.
아버지 김태윤씨: 1989년만 해도 1억원이면 평생 먹고살 수 있을 줄 알았다. 은행에 갔는데 어떤 노부부가 달마다 은행에서 100만원 이상 타 가더라. 은행원에게 “저 부부는 얼마나 예금했기에 저렇게 많은 돈을 타가냐”고 물었더니 “1억원 가진 부부”라고 했다. 은행 금리가 10~15% 하던 시절이었는데, 1억원을 모아서 은행에 넣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노후가 해결될 줄 알았다. 이때부터 월급의 70%를 저축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아버지 세대에는 근로소득으로 내 집 마련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아들 세대에서는 ‘절망’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이 널뛰기할 때 임금은 30년간 5.5배 오르는 데 그쳤다. 2019년 평균임금(292만원)으로 강남 25평 아파트(16억2000만원)를 사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46년을 모아야 한다. 20세 때 공무원으로 취직해 정년을 채우더라도 강남의 아파트는 살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나마 비강남은 21년이면 가능하다. 1989년의 경우 강남과 비강남 모두 12년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평당 2300만원 상승…가장 빠른 속도
아버지 김태윤씨: 1997년 IMF가 터지면서 은행 저축이 무의미한 때가 왔다.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대량으로 받으면서 퇴직금을 중간정산 해 줬다. 이 돈과 저축한 돈을 합쳐 서울 노원구 상계동 37평 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 가격은 2억원이 조금 못 됐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서민들의 삶은 초토화됐다. 그러나 오히려 이때부터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추진했다”면서 “이때부터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아파트 가격은 노무현 정부 때 정점을 찍었다. 2003~07년 강남 아파트 가격은 평당 2335만원, 25평 아파트는 5.8억원 이상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아버지 김태윤씨: 2억원에 산 집이 최근 8억원까지 올랐다. 집을 팔아서 지방에 있는 작은 집으로 옮기고 나머지는 자녀 결혼자금으로 사용할 생각이다. 전세자금이라도 있어야 결혼을 하지 않겠나. 우리 때는 차곡차곡 돈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는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 와서는 그때 왜 적극적으로 부동산에 돈을 넣어놓지 않았는지 후회가 될 뿐이다.
아들 김원성씨: 부모님이 결혼자금으로 3억원가량을 약속하셨다. 1억4000만~1억5000만원 정도를 대출받아 어떻게든 아파트를 살 생각이다. 집값이야 앞으로 더 오르지 않겠나.
‘기-승-전-부동산’의 시대다. 부동산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낮추면서 예금금리 0%대가 예고되고 있다. 시중에 풀린 돈은 부동산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 2년4개월 동안 강남은 평당 2304만원(25평 5.1억원), 비강남도 928만원(25평 2.3억원) 상승했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 중 가장 빠른 속도다. ‘빚 내서 집 사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그러나 개인 부채에는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200% 이상인 사람이 33.1%에 달했다. 처분가능소득이란 개인 소득에서 세금, 사회보장분담금, 이자 비용 등 비소비성 지출을 뺀 소득을 말한다. 즉, 대출을 받은 3명 중 1명은 2년 동안 한 푼도 소비하지 않고 소득을 모아도 빚을 전부 갚을 수 없다는 의미다.
사실 주택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다. 그러나 무주택자는 넘쳐난다. 이는 다주택자의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뜻이다. 2018년 기준 주택 수는 1999만 호인 데 반해 주택 소유자는 1299만 명에 그쳤다. 즉, 700만 호는 다주택자의 소유다. 그중에서도 상위 1%가 1인당 7채를 가지고 있다. 시가 464조원 상당으로 전체의 14%에 이른다. 한 사람당 부동산으로만 35억원이 넘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상위 10%로 확대할 경우, 시가 2156조원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한다.
개천이 아니라 비싼 집에서 용(龍) 나는 시대
토지 역시 다르지 않다. 2017년 기준 국민 3명 중 2명은 땅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대신 상위 1%가 민유지 53.9%, 상위 10%가 96.7%를 가지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재벌들도 땅 사재기에 나섰다. 현대차(24.7조원), 삼성(16.2조원), SK(10.22조원), 롯데(10.19조원), LG(6.3조원) 등 5대 재벌이 보유한 토지자산은 2017년 장부가액 기준으로 67.5조원에 이른다. 10년 사이 43.6조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부동산 불평등은 자산 불평등을 가져오고 이는 교육을 매개로 대물림되고 있다. 사교육비의 격차는 강남과 비강남의 부동산 가격만큼 벌어졌다. 입시컨설팅 시간당 비용은 서울 강남구-서초구가 15만6620원으로 성북구-강북구 9979원에 비해 15배나 많다. 명문대 진학률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의 ‘2019학년도 신입생 출신 고등학교 현황’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는 출신 학생 1000명당 28.3명, 서울 강남구는 27.1명으로 1~2위를 차지했다. 반면 서울 노원구 7.8명, 서울 종로구는 7.4명으로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개천이 아닌 비싼 집에서 용(龍) 나는 시대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김성달 국장은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문제, 집값 문제만큼은 과거 정부들보다 더욱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전면적인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보유세 강화,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 등 주택정책 전반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2019년 10월 31일, <턱없이 부족한 주거취약계층 공공임대주택 예산 과감하게 늘려야> 이슈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참여연대가 2020년 주택도시기금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임대주택지원 예산은 동결 수준이며 저소득층 대상 공공임대주택은 여전히 크게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기준 법적 정의에 따른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재고는 86.7만 호로, 총 주택 수 대비 4.3%에 불과합니다. 2013년 이후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는 0.4%p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시원, 쪽방 등 주택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의 규모가 37만 가구에 이릅니다. 하지만 2020년 공공주택 공급계획에 따르면 소득 4분위 이하가 우선지원 대상인 유형은 전체 공급량의 33.2%에 불과합니다.
2020년 주택도시기금의 주택계정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2조 140억 원 증가한 26조 437억 원이 편성됐습니다. 그런데 임대주택지원(융자ㆍ출자) 예산은 2019년 추경예산 대비 동결 수준인데 반해, 구입ㆍ전세자금 예산이 다시 전년 대비 22.9% 증가했습니다. 저소득계층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모두 합해도 전체 예산의 21.2%에 불과하며, 국민임대주택과 영구임대주택 예산은 공공임대주택으로 분류하기도 어려운 민간임대주택 예산보다도 낮습니다.
주택도시기금의 주요 재원은 주택청약종합저축, 국민주택채권, 구입ㆍ전세자금 대출의 이자 수입 등인데, 이에 비해 기금에 전입되는 일반회계의 규모는 부동산 시장을 통해 형성되는 기금의 주요 재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미합니다. 저소득계층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주로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편성되는데, 일반회계 전입금이 적기 때문에 저소득층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 부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다가구매입임대주택, 전세임대의 경우도 저소득계층이 입주하는 주택 유형은 청년ㆍ신혼부부 대상의 유형보다 지원단가부터 낮게 책정되어 있으며, 공급량과 전체 예산도 훨씬 낮습니다. 임대주택지원 예산의 중기재정계획(2021~2023년)에서도 건설유형 중 민간임대주택이 2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주택도시기금의 적립금 및 잉여금은 2020년 22조 6,451억 원 규모로 확대되었으나, 정부는 임대주택지원 예산을 전년 대비 동결 수준으로 편성해 소극적인 변화를 꾀하는데 그쳤습니다. 공적 규제가 도입되지 않은 민간임대시장에서 높은 주거비를 지불할 수 없는 저소득층은 적정한 생활수준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요소인 주거권을 침해당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집행하도록 주택도시기금법 개정 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2019년 10월 31일, <턱없이 부족한 주거취약계층 공공임대주택 예산 과감하게 늘려야> 이슈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참여연대가 2020년 주택도시기금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임대주택지원 예산은 동결 수준이며 저소득층 대상 공공임대주택은 여전히 크게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기준 법적 정의에 따른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재고는 86.7만 호로, 총 주택 수 대비 4.3%에 불과합니다. 2013년 이후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는 0.4%p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시원, 쪽방 등 주택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의 규모가 37만 가구에 이릅니다. 하지만 2020년 공공주택 공급계획에 따르면 소득 4분위 이하가 우선지원 대상인 유형은 전체 공급량의 33.2%에 불과합니다.
2020년 주택도시기금의 주택계정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2조 140억 원 증가한 26조 437억 원이 편성됐습니다. 그런데 임대주택지원(융자ㆍ출자) 예산은 2019년 추경예산 대비 동결 수준인데 반해, 구입ㆍ전세자금 예산이 다시 전년 대비 22.9% 증가했습니다. 저소득계층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모두 합해도 전체 예산의 21.2%에 불과하며, 국민임대주택과 영구임대주택 예산은 공공임대주택으로 분류하기도 어려운 민간임대주택 예산보다도 낮습니다.
주택도시기금의 주요 재원은 주택청약종합저축, 국민주택채권, 구입ㆍ전세자금 대출의 이자 수입 등인데, 이에 비해 기금에 전입되는 일반회계의 규모는 부동산 시장을 통해 형성되는 기금의 주요 재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미합니다. 저소득계층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주로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편성되는데, 일반회계 전입금이 적기 때문에 저소득층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 부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다가구매입임대주택, 전세임대의 경우도 저소득계층이 입주하는 주택 유형은 청년ㆍ신혼부부 대상의 유형보다 지원단가부터 낮게 책정되어 있으며, 공급량과 전체 예산도 훨씬 낮습니다. 임대주택지원 예산의 중기재정계획(2021~2023년)에서도 건설유형 중 민간임대주택이 2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주택도시기금의 적립금 및 잉여금은 2020년 22조 6,451억 원 규모로 확대되었으나, 정부는 임대주택지원 예산을 전년 대비 동결 수준으로 편성해 소극적인 변화를 꾀하는데 그쳤습니다. 공적 규제가 도입되지 않은 민간임대시장에서 높은 주거비를 지불할 수 없는 저소득층은 적정한 생활수준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요소인 주거권을 침해당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집행하도록 주택도시기금법 개정 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집값 상승 원인이 투기세력 때문이라던 장관, 2년 반 투기세력과 동거
문재인 2년 반 서울아파트 3억원, 강남은 6억 폭등 역대 정권 중 최악
경실련, 집값 폭등 해결 근본대책 위해 대통령 공개면담 요청
어제 정부가 27개 행정동(강남4구 22개동, 비강남권 5개동)에 한정하여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전국 행정동의 1%, 서울은 5%에 불과한 상한제 핀셋 지정으로는 집값 안정은커녕 부작용만 더 발생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핀셋’이 아니라 ‘망치’다. 이 정부는 집값 거품을 떠받치고 집값 안정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게다가 강남권에 재건축 중인 아파트에 대해서는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되어 상당수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도록 미리 출구를 마련해 주었다.
이미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반 만에 서울 아파트값은 한 채당 3억원, 강남권은 6억원씩 폭등했다. 역대 정부 중 집값을 최대로 끌어올린 정부가 되었다. 그럼에도 6일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해서 홍남기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불안을 예방하기 위한 측면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발언했다. 주택정책을 집값안정, 주거안정이 아닌 경기부양 측면에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시키고 있다. 겉으로는 ‘소득주도 성장’을 강조하면서 정작 정책은 ‘불로소득 주도 성장’을 조장하는 꼴이다.
분양가상한제는 짓지도 않은 아파트를 분양하는 공급방식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분양가상한제는 과거 군사정부, 김영삼, 이명박 정부 때도 서민들의 내 집 마련과 집값을 안정을 위해 도입했던 정책이다. 경실련 분석결과 문재인 정부 이후 서울 강남에서 상한제가 적용됐다면 실제 분양가(평당 4,700만원)의 절반 이하 평당 2,160만원에 공급 가능했다. 강북권도 평당 1,130만원(실제 분양가는 평당 2,250만원)에 가능했다. 지방도 다르지 않다. 2014년 말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지방의 분양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대구의 경우 연평균 16%, 광주도 연평균 13%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1.3%, 가구소득은 2% 상승한 것에 비하면 얼마나 비정상인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이미 가격이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적정원가와의 차액이 아닌 단순히 전년 대비 상승률에 따라 상한제 적용 여부를 판단한다면 구멍 뚫린 상한제가 될 수밖에 없고, 고분양‧바가지 분양에 따른 집값 상승도 불가피하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이후 지속해서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확대 시행, 후분양제 전면도입 등 주택 공급방식의 개선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부터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겠다는 말만 꺼내놓고 폭등을 방치했다. 겨우 2년 반만에 전국의 1% 지역, 서울의 5% 지역만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 폭등을 방치하겠다’라고 선언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김현미 장관은 2017년 5월 취임 당시 “아파트는 ‘돈’이 아니라 ‘집’이다. 지난 1년 아파트값 폭등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다주택 보유자와 미성년자 등 투기세력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년 반만에 서울 아파트는 한 채당 평균 3억원씩, 총 550조원이 폭등했고, 강남은 6억원씩, 200조원이 폭등했다. 왜 무능한 국토부 장관에게 정책을 맡기는지 대통령의 답을 듣고 싶다. 청와대의 참모들도 문제다. 장하성과 김수현 그리고 김상조로 이어지는 정책실장의 무능은 특히 문제다. 그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촛불로 탄생한 대통령에게 집값안정, 투기근절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집값 폭등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해법을 묻기 위해 공개면담을 요청한다.
– 로비와 부패 유발하는 평가방식, 밀실 심사로 소수 재벌건설사 75% 독식
– 평당 214만원 건축비 거품으로 1조 5천억 특혜 제공
최근 과천지식정보타운 택지개발사업의 공동 시행자인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 금호산업, 태영건설)은 S6블록에 대해 과천시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책정한 평당 2,205만원 분양가 재심의를 요청했다. 분양가가 턱없이 낮아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LH공사가 단독 추진했던 과천지식정보타운택지개발에 2016년 공동시행자 자격으로 참여했고, 1,400세대 임대주택을 지어 정부에 매각하는 대신 S4·5·6블록을 우선 공급받았다.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책정한 2,205만원 중 토지비를 제외한 공사비는 약 1,0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과천지식정보타운 S8블록에서 다른 건설사들이 LH공사와 계약한 공사비는 평당 508만원으로 대우건설컨소시엄 건축비의 절반에 불과하다. 건설사는 공동시행자로 선정되어 노른자 위 땅 3개 블록을 우선공급 받는 엄청난 특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손실 운운하며 시민에게 바가지 분양가를 씌우려 하는 것이다. 경실련은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사업현황을 토대로 대형 건설사가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사업에서 얼마나 막대한 이윤을 챙기는지 분석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의원이 LH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분양을 완료한 민간참여형 공동주택은 총 27개 단지다. 이중 15개 단지는 시공능력평가 5위권의 대형업체가 독점 수주했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사가 단독 혹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15건, 총 사업비(6조 2,600억원)의 75%(4조 6,600억원)를 가져갔다.
상위 5위 재벌건설사, 27개 사업 중 15건(56%) 수주…금액 기준 6조2,600억 중 4조 6,600억(75.0%) 차지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은 민자사업과 유사한 방식이다. LH공사 등 공공기관이 공공택지를 제공해 민간업자(건설사)와 공동분양하고, 건설업자가 아파트 건설공사를 맡아 분양 이득을 챙기는 특이한 방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부채 과다 및 부동산경기 침체 등을 고려하여 민간참여 확대를 통해 공공주택사업의 사업시행자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이 정부의 정책 시행 이유다. 2014년 10월 박기춘 전의원(전 국토교통위원장)이 대표발의한 후 2015년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민간참여형 방식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과거 택지조성공사는 LH 단독으로 시행했다. LH 주도로 민간 택지를 수용한 뒤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된 민간업체가 택지조성 공사를 도급받는 형태였다. 과거와 같다면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경우도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조성공사를 낙찰받아 공사 이윤만 가져갔다. 하지만 민간참여형 공동주택 방식으로 시행됨에 따라, 건설사는 LH와 공동시행자가 되어 택지개발에 따른 이윤 뿐 아니라 공동주택 시공 및 분양 권리까지 가져가게 됐다.
로비와 부패 유발하는 사업평가 방식…4대강 턴키입찰 재탕
이 사업방식의 문제는 사업자 선정 때부터 부패와 가격담합이 심각했던 4대강 건설업자 선정방식인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방식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LH공사 평가기준을 보면 가격경쟁보다는 밀실에 숨어 얼마든 로비가 가능한 평가방식이다. 사업자선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격비중은 20%에 불과하다. 4대강 사례에서 보듯 건설사는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해 가격을 담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머지는 사회적 가치, 디자인혁신, 기본성능강화 등 계량과 확인이 불가능한 분야가 65%를 차지한다. 건설사마다 경험과 수준이 비슷한 상황에서 사실상 평가위원들에 대한 로비가 사업자 선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다.
사업 현황을 보면, 재벌건설사 혹은 대형·중견 건설사가 서로 짝을 바꿔가며 대다수의 사업을 가져갔다. 대우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은 인천서창2 5블록, 평택소사벌 B1블록, 세종 2-1 M5블록 등을 수주했고,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논산내동2 C1블록, 김해율하2 B1블록을 수주했다. 공사규모가 가장 큰 수원고등 A1블록은 대우건설·GS건설·금호산업·태영건설 등 재벌 4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짰다. 이밖에도 한신공영·금성백조주택, 금호산업·신동아건설, 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 등 중견업체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종시 민감참여형 공동주택 사업을 싹쓸이했다. 4대강사업의 턴키입찰에 나타났던 방식과 유사하다.
재벌건설사가 수주한 사업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전체 27건 사업의 총사업비는 6조 2,580억원 규모다. 이중 시공능력 5위 이내 업체들이 4조 6,600억원 (75%)을 수주했다. LH공사가 제공한 사업비용(토지비용+기타비용)은 1조 9,000억원이며, 대형 건설사가 투자한 금액은 2조 7,600억원 규모이다. 그러나 건설사가 투자비용은 선분양제 소비자들이 조달하는 돈으로 충당할 수 있다. 계약금 10%, 중도금 60% 등 소비자가 공사 중에 토지비용(LH공사가 투자하여 조성이 완료)이 포함된 분양가격의 70%를 납부하기 때문에 실제 건설사는 자신의 돈 한 푼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민간 건설사, 민간 참여 특혜 허용으로 건축비에서만 1조 5천억 수익
건설사가 LH에 제출한 건축비를 100% 인정한다 하더라도, 실제 분양가와는 20% 가까이 차이난다. 건설사가 LH에 제출한 평당 건축비는 27개 단지 평균 538만원이다. 하지만 입주자모집공고에 기재한 평당 건축비는 664만원이다. 평당 126만원 차이가 나고, 24평 기준으로 건축비만 3,000만원 부풀려져 있다. 27개 단지의 총 공사비는 3조 8,000억원이지만, 건설사가 입주자모집공고에 공개한 건축비는 총 4조 6,800억원이다. 총 8,700억원 차이로 1개 단지 평균으로 따지면 320억원 가량이다.
그간 경실련이 확보한 LH공사와 SH공사의 공사비내역서를 토대로한 적정 건축비는 평당 450만원으로 , 이를 민간참여형 공동주택 분양 건축비 664만원과 비교하면 건축비 거품은 평당 214만원이다. 27개 사업의 총 건축비 차액은 1조 5,620억원으로 추정된다. 1개 단지 평균으로 578억원이다. 분양 건축비가 가장 높은 사업지는 세종행정중심복합도시4-2 L3블록에 지어진 하늘채센트레빌이다. 분양 건축비가 평당 81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건축비 차액만 688억원에 이른다.
LH공사는 지난 50년간 공영개발방식으로 공공사업을 진행해 왔다. 공영개발사업의 가장 많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공기업이 민간 건설사와의 공동시행으로 질 좋고 싼 주택을 시민에게 제공하지 않는 이상, 공영개발에 민간 업자를 끌어들일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이러한 사업 방식은 재벌 대기업에 막대한 이윤을 안겨주고, 시민에게는 분양가 거품만 안길 뿐이다. LH공사의 민간참여형 공동주택사업 중단을 촉구한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