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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7] 2020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 예산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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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7] 2020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 예산안 분석

admin | 월, 2019/11/04- 20:10

2020년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 분석

-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 -

 

김보영 영남대학교 교수

 

지난해에 이어서 이번 예산안 분석에서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를 별도로 분석해 보았다. 올해부터 복지부에서는 커뮤니티케어와 사회서비스원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이것이 이번 예산에 반영되어 있지만 정작 그 정책 내용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제시된 바가 별로 없어 예산을 통해서 실질적인 정책의 내용을 파악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산상 사회복지전달체계 항목에 포함되어 있는 공공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과 함께 사회복지사업지원으로 분류되어 있는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추진(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을 포함하여 분석해 보았다.

 

<표 7-1> 2020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예산안

<표 7-1> 2020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예산안https://lh6.googleusercontent.com/kVEljJ-H1gxxJoBeXwEXIoY1Ri8nd7n68YwP0G... />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추진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주거, 보건의료, 돌봄, 요양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여 서비스 수요자가 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려는 사회서비스 정책으로 올해부터 이른바 선도사업을 통해 대상별,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모형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이 논의는 2018년 1월 보건복지부 연두 업무보고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제기되어 거의 1년간의 논의 과정을 거쳐 올해 1월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추진계획이 발표되어 공모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에 특화된 선도사업 지역이 각각 5개, 2개, 1개 지역이 선정되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다양한 연계사업을 수행하면서 지역사회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노인형 선도사업 지역을 8개로 추가로 선정하여 9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 예산안은 이러한 시범사업 지역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계획하여 편성되었다. 총 노인 13개 지역, 장애인 2개 지역, 정신질환자 1개 지역으로 16개의 기초 지자체에서 사업을 12개월 동안 진행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 해 예산안 분석을 통해서 이러한 보건복지부의 선도사업이 얼마나 제한적인 지원 아래 추진되고 있는지를 지적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돌봄이 필요한 사람에게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돌봄 수요를 포괄하는 수준에서 사업이 추진되어야 하겠지만 이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노인의 경우 장기요양보험 신청자를 기준으로 하면 시군구 평균 4천여 명 규모이고, 장애인의 경우 중증장애인(기존 3급 이상)은 4천 4백여 명 규모이지만 선도사업 대상자의 규모는 고작 200명 규모의 내외를 기준으로 하고 있었다. 내년 선도사업에 있어서도 노인과 장애인 선도사업 지역에는 시군구별 서비스 예산으로는 월 123,8백만 원을 산정하고 있는데(지자체 보조율 50%) 이는 지난해 노인 선도사업 지역에서는 월 85.7백만 원을 책정한 것에 비하여는 증액이 되었으나 여전히 유의미한 규모를 포괄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체계 구축으로 예산을 5,156백만 원을 책정하고, 그 중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체계 구축운영으로는 시군구 당 월 9.6백만 원을 산정하고 있는데(지자체 보조율 50%) 이 예산은 전년도에에 전담인력 1명의 인건비와 지역케어회의 운영, 모니터링과 평가, 담당자 교육 등의 명목으로 월 8.6백 만원 책정이 되었던 예산으로 1백만 원 증액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기존 체계에 전담인력 1명 수준의 증원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았는데 이점에 있어서 역시 큰 변화는 없는 것이다. 단 변화가 있다면 모니터링 및 평가 예산을 지자체별로 월 3.7백만 원, 선도사업 담당인력 교육비로 355백만 원을 보조율 없이 전액 중앙정부 예산으로 책정하고 있어 지자체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체계 구축 운영비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에 있어서의 관건은 이러한 예산을 통해서 직접적인 서비스를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분절되어 있는 파편적 서비스가 당사자의 지역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얼마나 통합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는가에 있다. 다시 말해 노인 돌봄의 경우 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보험과 지자체의 노인대상 서비스, 장애인 지원의 경우 국민연금공단이 인정조사를 하는 장애인활동지원 등과 장애인복지관에서 시행하는 각종 장애인 서비스 등이 새로운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안에서 제공기관 별이 아니라 당사자의 욕구 중심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하고 선도사업의 사업예산으로는 이러한 기존 서비스의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새로운 유연한 형태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쓰인다면 통합돌봄의 모델을 개발한다는 선도사업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도사업 지역에서의 노인 돌봄이나 장애인 지원의 욕구 규모에 대한 근거 없이 1~200명 수준의 극히 일부 대상규모를 포괄하고, 1~2명 정도의 추가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예산만 지원된다면 극히 일부 지역에서 시행중인 선도사업의 대상 역시 지역에서 극히 일부의 대상에게만 실험적으로 시행해볼 수 있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2022년까지 선도사업을 통해 모델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 그 제공기반을 구축하여 2026년부터는 커뮤니티 케어를 보편화시키겠다는 것이 정부가 밝힌 ‘로드맵’인데 이렇게 소규모 실험적 시도만 반복한다면 과연 보편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소한 시범사업 지역 내에서라도 일부 대상이 아니라 커뮤니티 케어가 일반적인 돌봄과 지원이 원칙으로 적용될 수 있는 규모의 실험이 시도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일괄적인 예산 배정이 아니라 지역의 욕구 규모를 추정하고, 이에 근거한 실질적인 예산 책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란 복지부가 얘기하는 사회서비스 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아니라 그저 또 다른 형태의 분절적이고 파편적인 서비스들을 구분하는 명칭에 불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사회서비스원은 기존의 사회서비스가 과도하게 민간에 의존하고, 경쟁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공공성이 약화되고, 서비스 질이 열악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공공의 책임성 있는 사회서비스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수단이다. 현재 서울, 경기, 대구, 경남 등 4개 시도에서 시범적으로 설립한대 이어서 추가적으로 7개소를 설립하기 위한 예산과 중앙지원단의 설립과 운영, 사회서비스원 업무지원 시스템 구축 예산 등을 책정하고 있다. 중앙지원단과 업무지원시스템, 그리고 신규 설립 지역의 시설비는 100% 중앙정부 지출예산이고 사회서비스원 인건비와 사업 및 운영비는 50%의 보조율로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올해 시범사업 지역에서는 지역당 인건비를 12명 기준으로 했다면 내년 예산에서는 20명 기준으로 늘렸으나 사업·운영비는 지난 예산에서 개소당 1,400백만 원이었는데 이번 예산에서는 1,080백만 원으로 삭감되었다.

 

이미 지난번 예산분석에서 사회서비스원이 공공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기본 목적과 달리 사회서비스원의 설립과 운영을 위한 예산만 반영이 되어 있을 뿐 공공인프라 확대에 대한 예산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는 이번 예산에서도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중앙정부에서 광역지자체에 사회서비스원의 설립과 운영을 지원해주면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가 인프라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모르겠지만 서울과 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그러한 움직임 역시 아직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사회서비스원에서 권역별 종합재가센터를 설립하면서 요양보호사를 시간제로 고용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원래 사회서비스원은 경쟁중심의 민간공급으로 종사자의 근로조건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서비스 질이 떨어지므로 공공공급을 통해서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여 질 높은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였는데 민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종사자 고용으로 사회서비스원 설립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복지부가 애초부터 사회서비스원 추진계획에서부터 사회서비스원 운영기관에 대한 독립채산제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민간 제공기관과 다를 수 있는 조건을 없애버린 것이다. 종사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의 문제는 단지 영세한 민간기관 간의 경쟁의 문제뿐만 아니라 장기요양보험이나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서의 지나치게 낮은 단가의 문제도 있었는데 이를 사회서비스원이 운영하다고 한들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추가적인 지원 없이 기관을 독립채산제로 운영한다고 하면 사회서비스원 운영 기관의 종사자라고 크게 근로조건이 달라질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민간기관의 반발로 인해 수가로만 운영하는 민간기관과의 형평성을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뒤집어 이야기하면 사회서비스원 역시 민간기관과 똑같이 ‘경쟁’하는 또 하나의 기관임을 인정하는 꼴이다. 지역의 민간병원과 다른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공공의료원과 같이 사회서비스원이 사회서비스에서 기존 민간기관과 차별화된 어떤 공적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재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사회서비스원은 사회서비스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을 뒤집어씌우면서 정작 공공성의 뚜렷한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워 설립 취지부터 무색해질 가능성이 크다.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와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이전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주민생활지원서비스 개편, 희망복지지원단 출범, 동복지허브화로 이어지던 전달체계 개편 작업이 이번 정부에서는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약칭 주인공)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도하에 추진이 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산 분석을 위해서 행안부 예산의 해당 항목까지 분석에 포함시켰다. 읍면동이라는 소생활권을 중심으로 민과 관이 공동으로 공공서비스를 계획, 생산, 전달하겠다는 주인공 사업은 2018년 도입기와 2019년 확산기를 거쳐 2020년 정착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지만 내용을 보면 여전히 그 방향부터 혼란스러워 보인다. 가장 기본적으로 주인공 사업은 행정안전부가 주도하는 주민자치 분야와 복지부가 주도하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인데 사업 내용상에서는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서로 각자의 추진체계와 사업방식이 아예 분리되어 있어 전체 사업의 목적과 방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기가 어렵다.

 

예산상으로 보면 행정안전부의 주인공 사업 예산은 크게 공공서비스 연계강화 지원, 부처 지역사업 연계 지원, 맞춤형 컨설팅 지원 등 역량 강화, 민간합동협의회 및 추진단 운영 예산으로 구성되어있다.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예산은 복지부에서 공공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 사업으로 잡혀 있는데 960명 인력 증원에 대한 인건비 지원 예산과 읍·면·동 맞춤형 통합 서비스 지원 예산, 20개 시·군·구에 대한 복지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 그 외 사례관리 정책지원센터 운영, 사회복지인력 교육훈련, 전달체계 개편 홍보, 관련 연구용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행정안전부 예산에서 부처 지역사업 연계 지원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각 부처 공모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예산이고, 맞춤형 컨설팅 지원이나 민간합동협의회 및 추진단은 중앙차원의 지원체계를 위한 예산이라고 한다면 직접 읍·동을 지원하는 예산은 공공서비스 연계강화 지원으로 47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주민조직, 민간기관, 지역의 공공기관을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맞춤형 서비스나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해소, 주민참여 프로그램 등을 위해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100만 원씩 지원(보조율 50%)하기 위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예산에서는 중앙차원의 정책 지원, 홍보, 교육, 연구 예산을 제외하면 직접적으로 지역에 지원되는 예산은 증원 인력의 인건비 지원과 개소당 8.4백만 원(서울 50% 및 지방 70% 보조율)인 맞춤형 통합서비스 지원, 그리고 20개 시·군·구에 500만 원씩(50%, 시·도 매칭)에 지원되는 복지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 예산이다.

 

그런데 두 개 부처의 사업의 내용으로 들어가면 공통되게 언급되는 것은 2022년까지 모든 읍·동을 행정팀에 자치담당 인력 1명과 찾아가는 복지행정팀에 복지직 3명, 간호직 1명을 배치하는 기본형에서 공공찾아가는 보건복지팀에 복지직을 7명까지 확대하는 서비스 연계형에서는 개편하겠다는 계획 정도이다. 행정안전부는 자치담당 인력이 주민 대표기구인 주민자치회를 전환하거나 신설하여 주인공 사업의 핵심 주체로 두어 주민총회, 자치계획 수립, 각종 교육활동 및 행사 등 주민자치 업무 등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반면 복지부에서는 시·군·구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시군구 복지총괄부서를 중심으로 통합사회보장회의를 운영하고 찬다가는 보건복지서비스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중심으로 읍면동별로는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을 중심으로 마을복지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주민자치회의 자치계획과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마을복지계획으로 읍면동이라는 소생활권 단위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추진체계를 상정하고 있으면서 마을계획에서 다루고 있는 의제에는 문화예술, 경제, 교육안전뿐만 아니라 동네복지와 주거환경을 포괄하고 있어 내용상으로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마을복지계획과 구분되지도 않는다. 또한 행정안전부에서 추진하는 47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서비스 연계강화 사업과 복지부에서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기본계획을 중심으로 2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읍면동 중심 복지전달체계 구축 사업은 무엇이 다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행정안전부의 공공서비스 연계강화 사업도 사각지대 발굴·해소 등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의 영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사한 사업에 대해서 두 부처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모양새를 띄고 있지만 실상 서로 다른 추진체계를 가지고 유사한 내용의 사업을 중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받아든 현장에서는 주민자치회와 읍면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뭐가 다른 것인지, 자치계획과 마을복지계획은 뭐가 다른 것이며 왜 비슷한 내용을 서로 다른 양식으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혼동스러울 것은 뻔한 일이다. 이를 지원하는 체계역시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가 따로 꾸려서 따로 예산을 편성하여 추진하고 있으니 이러한 지원은 혼란을 해소하기보다는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 사업은 지난번 예산과 마찬가지로 통합사례관리사 지원, 자활사례관리, 취약계층 아동통합서비스(드림스타트), 의료급여관리사, 방문건강관리, 중독관리통합지원 등 각종 사례관리 사업을 모두 묶은 항목이다. 변화가 있다면 노인돌봄기본서비스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로 이관되면서 이 항목에서는 삭제되어 예산 삭감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예산 항목을 묶어놓은 것 이외에 이들 사례관리 사업을 상호 연계하거나 통합적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2019년에 연계·협력 업무안내 개발 및 보급을 하고 사례관리 시스템 연계를 추진하였다고 하지만 지자체, 지역자활센터, 보건소,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 다른 기관에서 각각의 사업 인력으로 배치된 인력이 어떻게 통합적인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나 방향, 구체적 사업은 없는 상태이고 여전히 수행체계는 제각기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나 사회서비스원,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등 이번 정부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정책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얼마나 그 정책 취지에 맞게 사업이 계획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의 생활이 이루어지게 하겠다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은 아무리 모델 개발을 위한 실험적인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선도사업 지역이라도 유의미하게 돌봄이나 지원체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규모의 지원과는 거리가 멀다. 기존의 분절적이고 파편적인 서비스 체계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파편적인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운 모습이다. 사회서비스원 역시 사회서비스원이라는 새로운 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 이상으로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를 대폭 확대시키기 위한 정책이 예산이나 사업내용에 반영되어 있지 못하다.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는 겉모양만 행정안전부와 복지부가 같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을 뿐 실제 추진체계는 각자 중복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앙지원 체계도 각자 따로 예산을 투입하여 꾸리고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제도화되고 발전하면서 전달체계 개혁은 지속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사회서비스의 속성상 현금급여보다 효과적 정책을 위해서는 전달체계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체계적인 계획 없이 필요에 따라 각자 서비스들이 자꾸 생기다 보니까 그 어느 나라보다도 분절적이고 파편적이 되어서 기본적인 대상자의 포괄성이나 정책 효과성조차 따지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사회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해소되기보다는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이번 예산안에서 드러난 것만 보아도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나 사회서비스원 등 어느 하나도 기존 체제의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기보다는 또 다른 서비스를 추가하고 또 다른 기관을 설립하는데 그친다면 결국 더욱 전달체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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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9/04/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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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dir="ltr">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부터 시급히 추진해야<sup>1)</sup></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h3> <p> </p> <p dir="ltr">최근 보편적 복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가구의 소득하락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난 것을 두고 소위 보편적 복지 무용론을 거론하며 빈곤층에 대한 선별적 공공부조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가 보편적 복지로 추진한 정책은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뿐인데, 고작 그 정책 하나 때문에 공공부조가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p> <p> </p> <p dir="ltr">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해 한국 사회의 공공부조 정책을 다루는 학계, 시민사회계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고, 또 현 시점에서 정부가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꼽는 것이 부양의무자기준의 폐지이다. 그런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야말로, 소득이 낮은 가구의 수급권을 침해하는 요소를 제거하여 공공부조 정책을 보편적 복지의 원칙에 부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한겨레 인터뷰<sup>2)</sup>에 따르면 정부는 4월 중 소득보장 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반드시 비수급 빈곤층의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2019년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개선안을 발표해야 한다.</p> <p> </p> <h2 dir="ltr">OECD 최고수준의 빈곤율과 불평등</h2> <p dir="ltr">OECD 국가의 상대적 빈곤율 평균은 11.8%인데 반해,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17.4%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다.<sup>3)</sup> 특히 은퇴연령층(만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3.8%로 나타나, OECD 국가의 은퇴연령층 상대적 빈곤율 평균인 13.5%의 3배에 달한다. OECD 국가에 비해 심각한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불평등의 심화가 주요 원인이다.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등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구축한 WID(World Inequality Database)에 등재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불평등은 지난 30년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소득 상위 10%의 소득집중도를 앞서 살펴본 OECD 국가와 비교할 경우, 상위 10%의 소득집중도는 한국이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그림 1-1> OECD 국가의 상대적 빈곤율 비교(2016년 기준)"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p_aU7p9K4FQ1EhTXnZpDsiUuk2j4aejuFYRja…;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1> 기초생활보장 자격별 수급자 수" src="https://lh6.googleusercontent.com/HyNWnvll_8YfvDYHt1QfcE080VI-mZVWwBj2T…; /></p> <p> </p> <p dir="ltr">그러나 한국 사회는 그 심각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소득재분배 정책이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기존의 통합급여에서 개별급여로 개편한 가장 큰 목적은 급여를 단 하나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을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맞춤형 급여로의 개편 이후, 생계급여 기준선인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에 해당하는 수급자 수는 2015년 1,259,407명에서 2018년 1,229,067명으로 오히려 30,340명이 줄어들었다.</p> <p> </p> <h2 dir="ltr">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h2> <p dir="ltr">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에 따르면 본인의 소득인정액은 수급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의 규모가 가구 기준으로는 63만 명, 개인 기준으로는 9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가 큰 이유로는 ▲부양의무자의 소득 및 재산이 제도가 요구하는 기준보다 높은 문제 ▲주거용 재산, 자동차, 그 외의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높게 계산되는 문제를 꼽을 수 있다.</p> <p> </p> <p dir="ltr">정부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수급권을 침해하는 가장 큰 요소인 것을 이미 알고 있다. 2015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로 개편될 당시에는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고, 2018년 10월부터는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그 계획은 인구학적 기준을 적용하여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여겨지는 경우에만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에 그친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2> 문재인 정부의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계획" src="https://lh4.googleusercontent.com/vEnKrxSeHs9X2zwK_BqqZ9V0del2KewUW-lYs…; /></p> <p> </p> <p dir="ltr">문재인 정부의 생계급여ㆍ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계획은 그 대상을 교육급여ㆍ주거급여에 비해 제한적으로 두기 때문에, 생계급여ㆍ의료급여 대상이 될 수 있는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킬만한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해인 2015년 말 기준, 교육급여의 증가된 수급자 수는 18.9만 명으로 목표치인 50만 명의 37.8%에 불과했다.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해인 2018년 말 기준, 주거급여의 증가된 수급가구 수는 12.1만 가구로 목표치인 53.8만 가구의 22.5%에 불과했다. 두 급여 모두 정부가 목표한 증가분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생계급여ㆍ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 이상으로 기초생활급여의 기준선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조치도 병행되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p> <p> </p> <h2 dir="ltr">주거용 재산마저 소득으로 환산하는 제도, 비수급 빈곤층 발생의 또 다른 원인</h2> <p dir="ltr">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탈락하게 된 이유에서 부양의무자 기준과 함께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주거용 재산, 자동차 등 생계에 필수적인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문제 역시 비수급 빈곤층이 제도에 진입하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매년 기준 중위소득을 산정할 때에는 통계와 행정자료 등에서 파악할 수 있는 소득만을 반영하지만, 급여를 신청한 사람의 자격을 심사하기 위해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에는 주거용 재산, 자동차 등의 재산까지 산입한다.</p> <p> </p> <p dir="ltr">주거용 재산이라는 개념도 보건복지부가 2013년에 들어서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재산의 소득환산율 고시>를 개정하여 도입한 것인데, 그 이후 2019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기준이 상향된 적이 없다. 2013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난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시가격 현실화 등의 여파를 고려하면,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을 대도시의 경우마저 1억 원으로 책정한 것은 현실과 엄청나게 큰 괴리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마찬가지로 수급권자의 기본재산액 공제금액이 2009년 이후로 상향되지 않은 것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비수급 빈곤층이 제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심각한 원인이다.</p> <p> </p> <p dir="ltr">기초생활보장제도상 재산의 소득환산에 적용하는 기본재산액,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은 참여연대가 국토교통부(2018)의 주택 공시가격 및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금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여연대가 평균 공시가격과 평균 전세 실거래가를 산정한 대상 주택의 면적은 2인 가구 최저 주거기준(26㎡) 이상 3인 가구 최저주거기준(36㎡) 이하로 한정했다. 국토교통부의 <2017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1인당 주거면적이 31.2㎡로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비교 범주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3> 기초생활보장제도상 재산의 소득환산에 적용하는 기본재산액,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 src="https://lh5.googleusercontent.com/xQPjIX62Ufouys-T0PbCbtW2KBNsKCtdSsl_N…; /></p> <p dir="ltr">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4> 2~3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면적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 및 평균 전세 실거래가"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bwOysmvzL6PZFCdKA-Ar0vV17DJ5KOtzOIPh…; /></p> <p> </p> <p dir="ltr">주택의 평균 전세금액의 경우 대도시는 1억 2,684만 원, 특히 서울은 1억 5,220만 원으로 나타나 정부가 고시한 공제금액과 큰 차이가 있다.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의 경우 평균 전세금액이 주거용재산의 공제금액보다 비슷한 수준이나, 낮은 기본재산액 공제금액으로 인해 주거용 재산이 소득으로 환산되는 문제가 있다.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은 대체로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으나,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경우 기본재산 공제액이 워낙 낮기 때문에 주거용 재산이 소득으로 환산되는 문제가 남는다.</p> <p> </p> <p dir="ltr">이처럼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이 충분히 높지 않을뿐더러 기본재산 공제금액이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은 문제로 인해, 주거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주거용 재산을 보유한 빈곤층은 실제소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산정되어 수급권을 주장하지 못하거나 급여를 삭감당한다. 특히 주거용 재산이 현실과 맞지 않는 과도한 수준으로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어, 서울에 거주하는 빈곤층은 사실상 수급권을 박탈당한다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다른 소득과 재산이 전혀 없으며, 2~3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면적 주택에 거주하는 A, B, C, D 가구를 예시로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서울에서 평균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주택을 소유한 A가구는 월 157만 원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며,<sup>4)</sup>  대도시에서 평균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주택을 소유한 B가구는 월 34만 원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된다. 서울에서 평균 전세금액으로 계약을 맺고 거주하는 C가구는 월 266만 원의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며, 중소도시에서 평균 전세금액으로 계약을 맺고 거주하는 D가구는 월 22만 원의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된다. 결국 주거용재산이 있는 가구는 소득인정액이 과도하게 산정되어 수급권을 침해당하는 동시에, 주거안정에 필수적인 주거용 재산을 처분할 수도 없고, 처분해봤자 더 높은 소득환산율을 적용받아 소득인정액이 더 높아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5>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재산의 소득환산율 및 A-B-C-D가구의 소득인정액 산출방식"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6C-9DUj4UpCVWuRi81A7fdNUic4YCiWFHxt9V…; /></p> <p> </p> <p dir="ltr">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때 1세대 1주택자의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무려 3억 원을 추가로 감면할 뿐만 아니라 연령,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70%에 이르는 공제율을 추가로 적용하고 있다. 이는 소득이 없거나 적다고 판단되는 1주택자의 세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장치인 것이다. 반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에 비해 훨씬 가난한 사람의 경우, 주거용 재산까지 소득으로 환산하여 기초생활급여를 삭감하거나 수급권 자체를 박탈시키는 현행 기초생활보장 제도는 형평성의 측면에서 크게 어긋나있다.</p> <p> </p> <h2 dir="ltr">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비수급 빈곤층 감소를 위한 가장 시급한 대책</h2> <p dir="ltr">정부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따라 부양의무자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계획을 통해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의 비수급 빈곤층을 2022년까지 47만 명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급여,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 결과로 인한 비수급 빈곤층 감소 효과가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정부의 계획은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p> <p> </p> <p dir="ltr">따라서 광범위한 비수급 빈곤층을 사회안전망을 통해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이 절실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게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부터 시급히 폐지하여 그에 따른 비수급 빈곤층 감소 효과와 실태를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통해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소요되는 예산을 계측하여 모든 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p> <p> </p> <p dir="ltr">수급권자의 주거용 재산의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과다하게 환산되는 문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빈곤층은 주거용 재산이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현행 제도는 <주거기본법> 및 <주거급여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따라서 수급권자의 주거용 재산을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수급권자의 이동권을 위해 필수적인 자동차의 경우도 일반재산으로 취급하여 100%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현행 제도를 대폭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p> <hr /><p dir="ltr"><sup>1) 본 글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2019)의 <생계급여 부양의무자기준 조속히 폐지해야> 이슈리포트를 재구성한 글임.</sup></p> <p dir="ltr"><sup>2) 한겨레신문, 2019.03.13, 김연명 “내달까지 분배악화 개선 위한 ‘소득보장 개편’ 방안 마련”</sup></p> <p dir="ltr"><sup>3) 통계청, 2018.12, 2018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 결과.</sup></p> <p dir="ltr"><sup>4) 대도시 주거용 재산 한도액 1억을 초과하는 2,684천만 원은 일반재산 소득환산율 월 4.17% 적용 → 대도시 주거용 재산 한도액 1억 원에서 대도시 기본재산액 5,400만 원을 공제한 차액 4,600만 원은 주거용재산 소득환산율 월 1.04% 적용</sup></p></div>
금, 2019/04/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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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의 진단과 개선과제

 

박경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센터장

 

2021년도에 노인 일자리 규모는 80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 제 1∼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에 설정된 사업 목표량은 1∼2차 계획 사이에 51%, 2∼3차 계획에서 142% 증가율을 보였다(박경하 외, 2020). 기본계획에 제시된 노인 일자리의 기본 정책방향도 변화하였다. 1∼2차 계획기간 동안에 ‘노후준비 기반조성 및 노후생활보장’에 초점을 두었는데, 제 3차 계획에서는 ‘고령자의 다양한 사회참여 기회 확대’로 정책목표를 전환하였다. 이러한 양적 성장과 정책방향 전환은 노인 일자리의 큰 진전을 이룬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형식적 변화를 두고 노인 일자리의 질적 변화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노인 일자리는 가난한 노인들의 빈곤문제를 관여하며, 사회보장제도의 보충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제도적 경로로 진화하지 못하고 기존의 경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하지 않는 노인은 가난에 빠지기 쉽다

일하는 노인은 우리사회에서 일상적 풍경에 가깝다. 2019년도 65세 이상 노인의 고용률은 32.9%로 OECD 평균에 비해 2배가 넘고, 2012년도 이후 3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이처럼 제도적인 퇴직연령이 지나서도 생산적 노동을 그치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은 이유는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노후 소득보장제도에서 가장 큰 기둥인 국민연금은 40년 가입에, 소득대체율 40%로 설계되었음에도 실질 소득대체율은 2020년 기준으로 불과 22.8%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노년의 노후생활비는 충분치 않다(경기연합뉴스, 2020). 그래서 일하는 노인의 근로동기는 결코 막연하지 않으며,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 얼마 전에 발표된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서 일하는 노인의 73.9%는 생계비 마련, 7.9%는 용돈마련, 건강유지 8.3%로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노년기의 경제활동 현실은 노후 소득보장제도가 취약한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노인은 늦은 연령에 이르기까지 일자리를 희망하고 있어 노동생애는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연령별 일자리 희망 비율을 나타낸 그림에서 관찰되듯이, 70대에 접어든 노인들도 일하고자 하는 의지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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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인이 일하는 삶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노동생애는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설계된 사회보장제도의 기능은 한계가 있다. 2010년에서 2020년 사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평균 근속기간은 19년에서 15년으로 단축되고,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연령은 평균 53세에서 평균 49세로 크게 줄어들었다(통계청, 2010; 통계청, 2020). 노동생애를 불안정하게 보낼 경우 50대 이후 근로소득이 감소함으로써 노년기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빈곤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승호·이원진·김수용, 2020). 일하는 노인이 일하지 않는 노인보다 빈곤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노인가구에서 사적이전 소득이 기여하는 몫이 줄어들면서 근로소득은 노인가구의 필수적 수입원이 되고 있다(유진성, 2019).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과 노인 일자리 현황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이하 노인 일자리 사업)은 “어르신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사회활동을 지원하여 노인복지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가진 직접 일자리이다. 노동시장에 참여기회를 얻지 못한 퇴직 노인들은 정부가 ‘공공부문 또는 민간기업에 미취업자를 취업시킬 목적으로 임금의 대부분을 직접 지원’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여 일정한 소득을 보전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직접 일자리는 한시적·경과적·일 경험 일자리를 통해 장기실직자 등 취업취약계층을 민간일자리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운영되지만 예외적으로 노인 일자리 참여자와 같은 은퇴인력이 수행하는 자원봉사형 일자리를 포함하고 있다(고용노동부, 2021). 노인 일자리 사업의 대부분 프로그램은 민간일자리 취업 목적보다 기본적 소득보조를 위한 일자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직접 일자리사업 유형 구분에서 사회봉사·복지형으로 분류되는 재능나눔형과 정부재정지원일자리에서 고용서비스로 분류되는(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취업형 사업들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직접 일자리의 소득보조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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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보조형 직접 일자리는 특정 취약계층의 생계유지에 필요한 소득을 제공하는 일자리 유형이다. 2020년 기준으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참여자는 재능나눔형을 제외하고 77만 명을 넘겼고 규모면에서 전체 직접 일자리사업에서 80%를, 전체 소득보조형에서 89%에 이를 정도로 영향력이 막대하다. 직접 일자리 참여자의 79.8%는 65세 이상 노인인데, 이들 중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95%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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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노인일자리사업 운영 지침에 의하면, 현재 노인 일자리 사업의 유형은 공공형, 사회서비스형, 민간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유형을 사회활동 영역과 일자리 영역으로 재분류하면 사회활동 영역에는 공익활동형, 재능나눔형이, 일자리 영역에는 사회서비형, 시장형 사업단, 취업알선형, 시니어인턴십, 고령친화기업이 있다. 여기서 공익활동 유형은 전체 사업에서 74%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 지원방식을 기준으로 급여와 사업비를 지원하는 사업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 참여자에게 직접 급여를 지원하는 사업은 공익활동(월 27만 원), 재능나눔형(월 10만 원), 사회서비스형(월 59만 원)이며, 나머지 사업 유형은 모두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시장형은 연 267만 원, 취업알선형은 연 15만 원, 시니어인턴십은 월 37만 원, 고령친화형기업은 개소당 최대 3억 원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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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는 가치있는 노동인가? 

가치 있는 노동이란 무엇인지 한 마디로 단정할 수 없다. 우선 개인이 만족할 수 노동은 가치롭다. 그런데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은 개인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노인 일자리의 가치를 규정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노인 일자리 참여자는 소득보장, 건강, 여가시간 등 다양한 욕구를 해결할 수단으로 사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행하는 일이 생계수단으로서 의미나 노동에 대한 대가 등의 근로조건 측면에서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노인일자리에서 수행하는 일은 사회적 평판의 대상이 된다. 즉 노인 일자리는 개인적 차원의 가치 추구를 넘어 사회적 기여가 인정되는 공익활동으로서 가치를 매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2020년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노인의 77.3%는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응답하였다. 조사결과로 보면 노인들은 일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자의 근로조건을 보면 사업 유형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단기 일자리 특성을 띠고 있다. 타 부처에서 시행하고 있는 직접 일자리보다 반복 참여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익년도에도 참여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연속참여를 하지 못할 경우 빈곤을 경험하는 노인가구일수록 경제적 불안정 상태가 심화될 수 있다. 또한 노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떠한가? 사업비중이 가장 큰 공익활동은 노인 일자리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잘 드러나는 그야말로 쟁점 한가운데 있는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에 대한 언론의 태도는 긍정적 관점과 부정적인 관점이 상반되지만 비판적인 시각에서 공익활동형은 보수가 27만 원에 불과하고, 쓰레기 줍기와 같은 단순업무를 수행하는 ‘질 낮은 일자리’로 평가된다(한국경제, 2020). 이와 같이 노인 일자리는 어떤 가치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평가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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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방향의 혼선

이러한 혼재된 평가는 정책방향을 가늠하는 데 많은 혼선을 초래한다. 이 사업이 사회활동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지, 일자리로서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확장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노선이 구획되어야 한다. 현재 노인 일자리 사업은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공익활동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참여자들이 저소득 노인들로 구성되어 경제적 욕구를 해결하는 소득보장 기능에 대한 제도역할을 내려놓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활동을 지향하는 정책목표 설정이 오히려 사업의 형식적 목적과 사업의 내용 간에 제도적 정합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사회활동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선발기준에서 소득기준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조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대상자를 교육, 직업경험, 활동역량 등의 기준을 우선 적용하여 인적 자본이 취약한 저소득 노인을 제도 밖으로 밀어내면 노인빈곤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형식적 목적뿐만 아니라 실질적 목적을 모두 포괄하여 사회활동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 구조적으로 어렵다. 2015년도부터 사업유형을 사회활동과 일자리로 분류하여 성격 구분을 하였지만 사회활동 유형의 노인 일자리는 여전히 일자리로서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일자리의 사회적 기여도 

노인 일자리 사업이 ‘괜찮은 일자리’(decent work)로서 노동조건이 불충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노인에게서 일을 통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사업에 참여한 노인을 중심으로 빈곤감소 효과, 건강증진, 심리사회적 효과, 사회적 관계 만족도 등 여러 측면에서 노인 일자리의 정책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강은나 외, 2017; 손병돈 외, 2019; 김기태 외, 2021). 이와 같은 정책효과는 근로활동과 차별화 된 목표설정으로도 가능하다. 즉 노인 일자리 활동을 통해 자존감 고취, 자기개발 및 기술습득 등 다양한 개인적 차원의 만족감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인 일자리는 정부가 재정투입을 통해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는 미충족된 사회적 욕구(unmet social needs)를 충족하는 역할에 적절할수록 사회적 문제해결력(social impact)이 강화될 수 있다(박경하 외, 2021). 이러한 접근은 노인 일자리를 통한 전체의 공공성 증진과 사회적 생산력을 고양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경우 중요한 건 사회 구성원들이 인정하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 범위를 정의하고 사업화 하는 것이다. 노인 일자리의 사회적 영향력을 제고하려는 시도는 공익활동뿐만 아니라 사회서비스형까지 광범위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사회적 기여도 개선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매우 적절하다. 

 

한국은행(2017)은 2020년부터 노년기에 접어든 신노년 세대(베이비붐 세대)는 약 727만 명이며, 2024년도에 이르면 전체 노인인구의 35.8%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모든 신노년 세대가 노인 일자리 참여 욕구가 있다고 전제하고, 소득이나 건강, 학력이 높은 단일한 정책대상으로 판단해 정책을 기획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도 신노년 세대는 노인 일자리 수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린 외(2019)에 따르면 신노년층을 직접수요 대상으로 삼았을 때 2020년 기준으로 노인 일자리 정책수요는 124만 명으로 나타나 현재의 일자리 공급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다. 사회서비스형은 신노년 세대를 겨냥한 특화된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의 사회서비스형을 신노년 세대를 위한 특성화된 일자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력의 역량을 고려해 차별화된 사업개발이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사회서비스형은 시작된 역사가 짧아 발아기라고 볼 수 있으며, 아직 노인 일자리 사업 체계 내에 있는 다른 사업들과 비교해 내용적으로 변별력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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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일자리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노인 일자리는 재정지원에 의존한 일자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출구로서 민간 일자리 활성화 정책이 강화되어 왔다. 민간 일자리 유형에서 창업형은 초기 시장형 사업단 모델에서 벗어나 고령친화형기업과 같은 기업형 모델이 창안되었고, 취업형 역시 인력파견형보다 발전한 기업연계형, 시니어인턴십 사업이 시작되었다. 민간 일자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수행기관이나 기업에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수단이 만들어졌다. 인턴지원금, 채용지원금, 장기 취업유지금, 위탁운영비, 채용성공보수, 기업설립 지원 등 기업의 고용비용을 경감하거나 장기고용을 유인하는 지원책이 정책성과를 낳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하였지만 아직은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민간형 일자리는 한시적 일자리로 근로 지속성과 낮은 급여수준이 조건화된 공공형 일자리의 대안으로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기대하는 조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민간형 일자리는 연중 12개월 내내 사업을 운영할 수 있고 참여자들은 소득단절 없이 근로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사업유형이지만, 실제 활동기간은 오히려 공익활동(평균 11개월)보다 짧다. 또한 일자리 참여를 통해 획득한 소득을 보더라도 민간 일자리가 공익활동의 대안으로서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 민간일자리의 연간소득을 대략 추정하면(사업참여개월수× 급여수준), 시장형 사업단은 약 평균 260만 원이며, 취업알선형과 시니어인턴십은 각각 평균 753만 원, 평균 1,602만 원, 고령친화기업은 평균 507만 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와 같이 민간형 노인 일자리는 형식적 조건과 실질적 제도내용 간에 간극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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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식 인프라 구축의 한계

노인 일자리는 중앙정부에서 주도해 수행기관에서 운영하는 사업단을 중심으로 하향식으로 추진된다. 사업 목표량이 2011년 20만 개, 2015년 37만 개, 2019년도 64만 개로 급격히 증가하면서 노인 일자리 사업단 역시 동일 시점에서 5,014개, 7,091개, 9,449개로 늘어났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 2020). 하지만 사업 목표량이 3.2배, 사업단이 1.8배나 증가할 동안 최일선에서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수행기관은 2011년 1,214개, 2,019년 1,291개로 겨우 77개 기관이 확대되었을 뿐이다. 인프라는 확충되지 않고 사업은 대폭 증가하는 구조에서 전담인력 인원이 2011~2019년 사이에 2.2배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수행기관의 부담이 쉽게 해소되지 못하였다. 그런데 수행기관의 과부하 상태는 균등하게 분산되지 않는다. 수행기관 중에서 시니어클럽 소속 사업단이 전체의 33.0%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관리하는 인원도 평균 누적 참여자수가 1,163명으로 가장 많다. 또한 관리하는 평균 사업단수는 시니어클럽이 평균 19.1개로 가장 많고, 노인복지관은 평균 7.9개, 대한노인회는 평균 6.0개 순서이다. 노인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영세한 규모의 시니어클럽이 책임부담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향식 인프라를 확대하는 방식의 관리체계를 발전시키면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인 일자리의 수행체계에 혁신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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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갈 길 

노인 일자리의 정책 방향을 당장 사회활동으로 경로를 전환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노인 일자리의 급여를 필수적인 생계수단으로 삼고 있는 저소득 노인의 복지가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참여노인은 기초연금을 수급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이유, 즉 생계비 확보를 위해 노 인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비붐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대응이 적절하지 못하면 정책수요와 사업내용 간의 불일치가 확대되어 노인 일자리의 질적 저하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노인 일자리 활동을 통해 노인 개인의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도록 근로활동과 차별화된 목표설정을 하고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는 미충족 된 사회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공익활동과 사회서비스형의 문제해결력, 즉 사회적 기여도를 강화해야 한다. 한편 민간형 노인일자리가 공공형 일자리의 대안으로 자리매김 하려면 안정적인 소득보장과 일자리의 지속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일자리의 근로조건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공공형 일자리보다 근로시간, 급여수준, 근속기간 등 일자리 조건이 개선된 다양한 취업형, 창업형 일자리 모델을 활성화하고 노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일자리 수행기관의 경쟁력 제고, 담당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노인 일자리 인프라는 기존의 전형적 유형이 아닌 혁신적 방향모색을 통해 전달체계의 다변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경제조직을 연계한 일자리 창출방식이나 참여자 중심의 사업단 운영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로 주어져 있다. 



 

참고문헌

강은나·백혜연·김영선·오인금·배혜원 (2017). 노인일자리 정책효과 분석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용노동부. 2021년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성과평가 계획. 

고용노동부. 2021년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성과평가 보고

김기태․정은희·류진아·이소정·박경하·염태산·김보미(2021). 노인 일자리 사업의 효과 분석.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수린·남기철·최혜지·정세미·이하진 (2019). 노인일자리 정책 환경변화에 따른 수행기관 확충방안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박경하․남기철․강은나․김수린․배재윤․김성용․이창숙․박준혁(2020). 복지와 노동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한 노인일자리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손병돈·이원진·한경훈 (2019). 노인일자리가 노인빈곤 완화에 미치는 영향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평택대학교산학협력단.

유진성 (2019). 고령화시대 가구특성 분석과 노인빈곤율 완화를 위한 시사점. 한국경제연구원.

이승호․이원진․김수용(2020). 고령 노동과 빈곤. 한국노동연구원. 

통계청(2010). 경제활동인구조사 : 고령층 부가조사. 

통계청(2020). 경제활동인구조 :-고령층 부가조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2020. 2019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통계동향.  

한국은행 (2017). 인구구조 고령화의 영향과 정책과제.

<뉴스기사> 

경기연합뉴스. “국민연금 실질소득대체율 20년 22.4%, 60년 22.8%”. 2020.10.14.

한국경제. “급증한 노인일자리, 질은 더 나빠졌다”.2020.2.20.

 

금, 2021/07/02-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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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장기요양기관의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

오제세 의원, 민간장기요양기관의 사적 이익을 우려하며 불법행위 기관 처벌 조항 반대 유감

부당청구 기관 강력한 처벌로 장기요양기관 투명성 강화해야

 

지난 12월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부정 수급 기관을 형사 처벌하는 조항이 삭제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 이 통과되었다. 이 과정에서 최초 법안 발의 시에 핵심적인 부분이었던 급여를 거짓ㆍ부당 청구한 비리기관 운영자에게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는 규정이 법안 논의 과정에서 일부 의원의 반대로 삭제된 것이 12월 4일 언론보도(관련 링크)를 통해 확인되었다. 현재 노인장기요양기관의 부정 수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관련해 서비스의 질 하락이 발생하고 있지만, 악의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관을 처벌하는 규정이 미약해 문제 해결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일부 국회의원은 운영자의 이익을 우려하며 처벌 조항 삭제를 강력히 요구했고, 결국 알맹이가 빠진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한 것이다. 대부분의 장기요양기관이 민간에 맡겨져 공공에 의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비리 운영의 피해가 수급자와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안위를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민간 기관의 사적 자치 운운하며 처벌 조항에 반대한 것에 대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민간 영리 중심의 노인장기요양기관이 지배적인 한국의 현실에서 부정 수급 기관에 대한 형사 처벌 조항은 수급자의 기본적인 인권과 공공성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조치이다. 따라서 국회는 장기요양기관의 불법 행위를 강력히 처벌하여 투명한 운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포함한 내용의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시, 선택과 경쟁에 의한 효율성을 강조하며 대부분 장기요양기관 운영을 민간에 맡겼다. 공공인프라의 구축없이 오롯이 민간에 의지해 운영되다보니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소규모 기관이 난립하고, 회계부정, 허위부당청구, 인력배치기준위반 등의 불법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매해 부당청구는 약 800건 정도 발생하고 있고, 2014년~2018년까지 부당 청구 금액은 약 94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기동민 의원실, bit.ly/2Rm4ovK) 관련 규정이 약하여 솜방망이 처벌만 있을 뿐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장기요양 서비스의 질 저하 문제, 수급자 인권문제, 요양보호사 처우문제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악의적으로 부당 청구를 일삼은 기관에 대한 처벌을 현재 수준보다 강화하여 장기요양기관의 투명한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 수급자와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부당 청구 기관에 대한 처벌 규정이 형평성에 어긋나고 민간 기관의 사적 이익을 제한한다며 개정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bit.ly/2rVdZ1J). 이로 인해 결국 알맹이가 빠진 개정안만 통과 된 것이다. 국민의 안위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돌봄의 사회적 책임을 내팽겨치고 민간장기요양기관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가 세계 유례없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노인돌봄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공공노인요양시설은 전체의 약 2%, 공공재가요양기관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공공인프라 확대를 위해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20년 공공인프라 예산은 예년 수준으로 편성되었다. 공공요양인프라의 열악한 현재의 상황을 고려했을때, 막대한 공공자원이 투여되고 있는 민간장기요양기관에 대해 최소한의 공공성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국민의 요구이다. 공공인프라의 확충 없이 노인장기요양제도를 시행하여 발생한 문제는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며, 이에 대한 문제 해결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장기요양기관의 부정적 행태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bit.ly/2Lp17bf) 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부당 행위를 한 기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마땅히 필요하다. 이번 오제세 의원의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악 시도와 이에 대한 여당의 묵인은 공공노인요양인프라 확충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해 온 정부와 여당이 이제는 민간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공공성 실현이라는 요구조차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표명에 해당한다. 이는 사회적 돌봄에 대한 공공의 책임성 강화라는 현 정부의 국정방향과도 역행하는 행위로 그 심각함이 중대하다. 따라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장기요양기관의 공공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불법 행위를 한 기관이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국회가 해당 법안을 재검토 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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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9/12/0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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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갑질?

고용보험 실업급여 수급은 사장님이 정하는 게 아니에요!

 

최혜인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

인터뷰 및 정리 김경희 사회복지위원회 활동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하면서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한국은 사회경제적으로 적절히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고강도의 방역에 따른 희생이 취약계층에게 집중되면서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의 보완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정부는 일자리 유지를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기준을 일부 완화하였고 특별공요지원업종에 한해 지원 기간을 확대하기도 하였으나 이미 최대 지원기간을 지원받은 사업장의 경우 고용조정이 불가피하여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거나 소득이 단절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같이 재난시기 고용보험의 실업급여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직장갑질119는 제보사례를 분석하여 실업급여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문제를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에 담아 2021년 8월 발표했다.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 집필진 중 최혜인 노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1> 최혜인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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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에서 과 비정부기구학을 공부했어요. 노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 실습을 하게 되었는데 재가복지팀에서 가구 방문을 하고 상담하는 것을 따라갔었어요. 그때 방문한 곳은 2인 가구였고 이미 일주일에 3회, 점심 도시락 반찬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하셔서 다른 서비스도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연계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서비스를 제공한 가구의 숫자로 실적을 평가받기 때문에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것을 봤어요. 사회복지사로서 자괴감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회복지사의 업무 일상을 들여다 봤을 때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 맺기도 어렵고 실질적이고 충분한 지원을 하기도 어려운, 사회복지관의 구조적 문제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결국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이 좋은 노동 환경과도 연관이 깊다고 느꼈고 사회복지사 개인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적 목소리가 있어야 겠다는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최혜인 노무사는 사회복지사에게 노동조합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주로 실태조사를 하거나 인터뷰 조사를 해서 보고서를 작성했고,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를 모니터링하는 등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활동도 했다고 한다. 현재 민주노총 법률원에 소속되어 있고 ‘직장갑질119’에서 법률스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직장갑질119에서는 사례가 많이 접수되는 직종들은 별도로 밴드를 운영하는데 사회복지사119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회복지사119 밴드에서는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했던 정보를 나눈다고 한다. 7월에 신간서적 <직장인 A씨>를 발행한 작가이기도 한 최혜인 노무사는 어떤 마음으로 책을 썼을지 궁금해졌다. 

 

“노무사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일을 시작한 곳이 직장갑질119였어요. 수많은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을 하게 됐는데 자꾸 보다보니 너무 지긋지긋해졌어요. 다 같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싸우고 미워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도 모호해지는 순간을 목격했어요. 직장 내 괴롭힘이 개인의 인격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구조적인 불평등이나 경쟁 사회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경쟁하지 않아도 괜찮게 살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갖춰진 사회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직장인 A씨>에서는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게 중요한 일이지 서로를 미워하거나,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가 자기가 못나서 이런 괴롭힘을 당했다라고 자기 자신을 탓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사진2> ‘직장인 A씨(저자 최혜인, 출판사 봄름)‘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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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은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중 하나이다. 2018년 12월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적 규율 기반인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졌다. 개정 내용은 직장 내 괴롭힘을 정의, 금지하고 있고 사용자의 조치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이 2년이 지난 지금 크게 달라진 점이 있을까? 

 

“사회 구성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발생시 피해 지원을 해야 할 사회문제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요. 체감되기도 하지만 통계로도 알 수 있어요. 노동부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된 건이 1만 9백여 건이나 됩니다. 이제 회사에서 이상한 일을 당했을 때 기분만 나빠하고 참는 것이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라고 명확하게 주장할 수 있는 언어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하는 데 적극적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은 충분하지 않지만 서로 조심하려는 직장문화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을 다루었어요.”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들어온 구직급여 상담 사례를 취합, 분석한 자료이다. 고용보험의 실업급여는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으로 구분되는데, 실업기간 중 생활안정을 위한 구직급여를 흔히 실업급여라고 칭한다. 구직급여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보고서에는 ‘이직확인서를 일방적으로 사업주가 작성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로 연락이 오는 것 중에는 실업급여 상담이 되게 많아요. 실업급여 상담 유형으로 보면 사업주가 실업급여를 못 받게 방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사용자가 작정하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할 경우 실제로 실업급여를 받기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할 경우 실업를 받을 수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고 그 절차도 너무 까다로운 문제가 있습니다. 노동부, 노동청, 고용센터가 서로 책임지지 않으려는 핑퐁게임 속에서 노동자가 고스란히 그 부담을 떠맡아 입증의 문턱에 걸려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실업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을 정리하고 사례들을 통해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보고서를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우선 이직확인서의 문제를 말씀드려볼게요. 노동자가 퇴사를 하면 사용자가 고용보험 상실 신고를 하고 퇴사한 시점, 퇴사한 이유 같은 것들을 적은 이직 확인서를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이직 확인서는 사용자가 작성해서 제출하게 돼 있는데요. 어떤 내용이 작성됐는지 노동자는 확인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곧바로 노동센터로 제출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노동자가 실업급여 신청하고 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답을 들을 때에서야 이직확인서의 내용이 잘못 기재돼 있는지 알 수가 있는 거예요. 이렇게 확인 절차 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이직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는 것에 반해서 이직확인서가 실업급여의 수급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사용자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일방적인 조작이 가능하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는 거예요. 

 

사용자가 거짓으로 기재했을 때 정정신고하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직확인서의 내용이 거짓이라는 것을 밝히기까지도 여러 절차를 거쳐야 됩니다. 고용센터 담당자에 따라서도 결과가 많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제 들은 척도 하지 않아요. 그리고 입증 책임이 있는 노동자는 자신이 진짜라는 걸 입증할 수 있는 방법도 많지 않아요. 운 좋게 사용자가 자신이 거짓말을 한 것이 맞다고 시인을 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될 수도 있지만 이미 작정하고 거짓말을 한 사용자가 잘못을 시인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적극적으로 중간에서 중재해 주지 않으면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심사 청구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만약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서도 정정하지 않으면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노동자는 이런 절차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생계가 불안해진 상황 자체를 해결하기 위해 취업을 준비해야 하니 사실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업급여 갑질> 보고서에서는 이직확인서 허위 작성으로 발생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을 노동자와 사용자 각각에게 부여할 것을 제시했다. 

 

”이직확인서 작성의 문제점을 막기 위해 저희가 도출한 개선 방안은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을 동등하게 부여하거나 확인을 거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노동자가 뒤늦게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두개의 서류 내용이 달랐을 때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부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바꿀 경우 이직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서 노동자를 괴롭히고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은 어떤 선후관계가 있고 상호영향을 끼치는지 다양한 사례를 이야기하며 설명했다. 

 

“실업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의 관계는 다양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퇴사 이후까지 괴롭히려는 의도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하는 사례들이 있고, 어떤 경우는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 사용자가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생각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어요. 그래서 실업급여를 받게 해줄 테니 퇴직금은 받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직장 내 괴롭힘을 계속 당하다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발적 퇴사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으니 사직서를 냈는데, 회사에서는 개인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는 것으로 사직서를 다시 쓰라고 종용하고 사직서를 수정할 때까지 반려한 사례도 있었어요. 사직서 자체가 어떤 법적인 효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실업급여를 신청할 때 당연히 도움이 되지 않겠죠. 어떤 경우는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를 어떻게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해요.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가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 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지점입니다.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여기 아니면 어디 가서 또 취업을 하나 생계 걱정에 버티기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괴롭힘을 당하면서 심리적 면역이 무너지고 더더욱 그 상황에 고립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런 지속적인 괴롭힘에 노출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피해 회복과 악질적인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서 실업급여 지급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부당함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노동자가 대응할 수 있게 하려면 실업급여를 보편화하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퇴사자에게만 수급자격을 인정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구직급여 제도는 실직 시 소득상실의 위험으로부터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이기 때문에 소득상실의 위험이 존재하는 비자발적 퇴사자를 구분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발적’ 퇴사라고 하더라도 비자발적 퇴사자와 마찬가지로 오롯이 자유로운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퇴사를 망설이거나 퇴사 이후 생계위협으로 질 낮은 환경의 일자리를 전전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지원금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회사에서 허리를 다친 노동자의 사례인데요. 허리를 다쳐서 일을 못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상급자가 불러서 퇴사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을 했대요. 그런데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어서 권고사직은 못 써주니 알아서 퇴사하라고 했다는 거예요. 사실은 권고사직이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되어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고 회사랑 갈등이 너무 깊어질까봐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노동자가 생계안정을 위해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인데도 이기적이라고 하는 회사들이 있어요. 근로소득이 없는 모두가 소득보장을 받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이 불안정한 노동시장과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상황에서 자발적 퇴사와 비자발적 퇴사를 기계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회사를 다니는데 그 회사가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근로조건이어서 퇴사를 한다거나 인간관계가 안 좋아서 저 사람이랑은 도저히 일을 못하겠다는 게 형식적으로 자발적 퇴사일 수 있지만 근로를 유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거거든요. 퇴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서 퇴사한 것 같은 경우에는 자발적인 측면도 있고 비자발적인 측면도 있는 건데 우리 고용보험법에서는 그런 것을 간과하고 있어요. 심지어 세금을 갉아 먹는 악마 취급을 하면서 형식적으로 구분하는 것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진3> 최혜인 노무사는 ‘직장갑질119’에서 법률스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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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로 바라 보려해도 여러 괴롭힘 피해 사례를 접하면 사람에 대한 실망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 때는 어떻게 이겨내는지, 어떤 희망을 품고 일을 하는지 물었다. 

 

“가끔씩 완전한 승리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퇴사하고 실업급여를 받아서 더 좋은 회사로 이직했다며 인사를 온다던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가해자를 신고했더니 가해자가 스스로 퇴사를 했어요라든가. 아주 작은 승리지만 큰 용기를 얻고 자존감이 회복되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스스로가 한마디라도 보탬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을 느껴요.”

 

직장갑질119는 다음 주제로 근로감독관의 신뢰도를 다룬다고 한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청에 신고해도 근로감독관이 사건 처리를 지연하거나 합의를 종용하는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직장갑질119의 직장 갑질 문제를 해결하고 피해 회복을 돕는 활동을 응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목, 2021/09/0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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