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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납세정보를 누구나 알 수 있다고? - 핀란드의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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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납세정보를 누구나 알 수 있다고? - 핀란드의 11월 1일

admin | 토, 2019/11/02- 02:32



매년 11월 1일은 핀란드의 'National Jealousy Day'입니다. '질투의 날'이라니, 도대체 무슨 날이지? 하는 생각이 들죠? 이 날은 바로 핀란드 정부가 시민 개개인의 과세 데이터를 공개하는 날입니다. 다른 사람이 얼마나 세금을 내는지, 얼마나 소득이 많은지 확인하면서 시민들이 '질투심'을 가지게 된다고 해서 '질투의 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11월 1일 아침이 되면, 핀란드의 세무서 건물 앞에 언론인들이 기다랗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기삿거리를 찾기 위해 일찍부터 기자들이 몰려드는 것인데요, 핀란드 국세청은 이 날 전국 28곳 지방 세무서의 전용 PC를 통해 전국민의 과세 데이터를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아침부터 줄을 서는 것은 '올 해의 부자'는 누구인지, 새롭게 인기를 얻은 연예인들은 세금을 얼마나 냈는지, 정치인들은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누구보다 빠르게 기사를 내보내기 위한 것이죠.

핀란드 헬싱키 세무서 앞에서 줄 서고 있는 기자들. (출처 - 뉴욕타임즈)

최근에는 '브롤 스타즈', '클래시 오브 클랜'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모바일게임 회사 '슈퍼셀'의 창업자들이 과세 랭킹 1위를 차지했는데, 한 해에 300억이 넘는 세금을 냈다고 해서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내가 낸 세금을 공개한다니, 세금을 내면 당연히 소득도 공개되는 셈이니 이건 너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과세 정보를 개인정보로 보아 세기본법 제81조의 13에서 납세자의 과세정보에 대한 엄격한 비밀 유지 의무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핀란드를 비롯한 여러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이미 19세기부터 시민의 과세 정보에 대해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과세정보 공개는 조세 행정의 신뢰를 높여 '높은 세금으로 이룬' 복지 국가를 유지 가능하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s://ourworldindata.org 에서 만든 유럽 각 국의 사회적 신뢰도 지도.

북유럽 국가들의 높은 사회적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뉴욕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핀란드에 살면서 탈세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원칙에 따라 행동하며,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하네요.  그뿐 아니라 과세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임금 격차가 완화되는 효과도 있다고 하구요.

많은 장점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개인의 과세정보 공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실시하여 36.7%로 OECD 최고 수준인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성별 임금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셩별 임금공시제도'를 도입하는 나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들은 경영공시 항목에 '임직원의 성별 임금 현황'을 포함해야하는 법 개정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서울시는 올 해부터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실시한다고 하는데요, 조만간 발표될 공시 내용이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과세정보 공개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LAB2050의 글, [북유럽 복지국가의 진짜 비결은 ‘소득공개’]를 참고하세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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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해주신 소중한 기부금은 아래 두 가지 방법으로 국세청 연말정산을 통해 공제받으실 수 있습니다. 

1.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정보공개센터에 주민번호를 등록해주신 회원 및 후원 여러분의 경우,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고 있습니다.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영수증을 발급한 경우 2021년 1월 중순부터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공개센터 기부금영수증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2020년 기부금 내역이 있는 회원 및 일시후원자 여러분 중 주민번호 미등록으로 간소화 서비스가 불가능한 경우, 개인 번호를 통해 간소화 서비스 신청을 안내드릴 예정입니다. 간소화 등록을 원하지 않으시는 경우, 2번의 개별발급을 신청해주세요.

>> 홈택스 홈페이지 바로가기

2. 개별발급

국세청에 주민등록번호 등록을 원하지 않는 회원 및 후원자 여러분들께는 이메일이나 팩스, 우편 등을 통해 개별발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별 발급이 필요하실 경우 <2020년 귀속 정보공개센터 기부금영수증 개별발급 신청서>를 통해 본인 확인 및 수령방법을 지정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2020년 귀속 정보공개센터 기부금영수증 개별발급 신청서

※ 기부금과 관련한 문의사항이 있으실 경우 아래 연락처를 통해 언제든 문의주세요.

전화) 02-2039-8361 

이메일) [email protected]

금, 2020/12/0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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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 2019년 11월의 살림살이를 공개합니다 '-'

정부지원 0%원칙을 지키는 정보공개센터는 이번달에도 에너지여러분이 보내 주신 후원금으로 큰 염려없이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보공개센터의 수입지출에 대해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수입

계정

지출

10,585,000

회비

cms출금

10,465,000

자동이체

120,000

1,484,000

후원금

2,890,000

*잡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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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비

10,616,230

10,816,230

사업지원

200,000

4대보험

국민건강

716,460

1,642,620

국민연금

702,720

고용보험

121,780

산재보험

101,660

퇴직금적립

400,000

내부사업비

166,250

지원사업비(청소년알권리학교_인권재단 사람)

773,500

임차및관리비=임대료+전기세

1,252,360

복리후생비

350,190

운영비

사무용품비

59,630

1,027,555

여비교통비

86,600

지급수수료

329,525

잡지출

-

회의비

92,000

*교육및워크샵

459,800

14,959,000

수입계

지출계

16,428,705

총계

-1,469,705

출처: https://www.opengirok.or.kr/4730?category=136273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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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및워크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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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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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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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opengirok.or.kr/4730?category=136273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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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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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및관리비=임대료+전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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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용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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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비교통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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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비

92,000

*교육및워크샵

45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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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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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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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opengirok.or.kr/4730?category=136273 [투명

수입

계정

지출

10,890,000

회비

cms출금

10,780,000

자동이체

90,000

 카드

 20,000

3,932,783

후원금


잡수입

급여

운영비

10,872,890

10,872,890

사업지원

4대보험

국민건강

672,940

1,624,920

국민연금

698,240

고용보험

152,080

산재보험

101,660

퇴직금적립

400,000

내부사업비

256,910

지원사업비(청소년알권리학교_인권재단 사람)

436,800

임차및관리비=임대료+전기세

1,214,650

복리후생비

206,500

운영비

*사무용품비

725,000

1,543,706

여비교통비

11,100

지급수수료

486,106

잡지출

200,000

회의비

21,500

교육및워크샵

100,000

14,822,783

수입계

지출계

16,556,376

총계

-1,733,593


*냉온풍기 수리로 사무용품비 약 71만원 지출

목, 2020/03/19-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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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 2019년 8월의 살림살이를 공개합니다 '-'

정부지원 0%원칙을 지키는 정보공개센터는 이번달에도 에너지여러분이 보내 주신 후원금으로 큰 염려없이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보공개센터의 수입지출에 대해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수입

계정

지출

10,585,000

회비

cms출금

10,465,000

자동이체

120,000

1,484,000

후원금

2,890,000

*잡수입

급여

운영비

10,616,230

10,816,230

사업지원

200,000

4대보험

국민건강

716,460

1,642,620

국민연금

702,720

고용보험

121,780

산재보험

101,660

퇴직금적립

400,000

내부사업비

166,250

지원사업비(청소년알권리학교_인권재단 사람)

773,500

임차및관리비=임대료+전기세

1,252,360

복리후생비

350,190

운영비

사무용품비

59,630

1,027,555

여비교통비

86,600

지급수수료

329,525

잡지출

-

회의비

92,000

*교육및워크샵

459,800

14,959,000

수입계

지출계

16,428,705

총계

-1,469,705


※  수입 특이사항

  • 공공운수노조 연구사업 착수금 입금으로 인한 잡수입 증가(250만원)


※  지출 특이사항


  • 운영위 워크샵 진행으로 인해 교육 및 워크샵 지출증가(359,800원)

월, 2019/10/1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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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 2019년 7월의 살림살이를 공개합니다 '-'

정부지원 0%원칙을 지키는 정보공개센터는 이번달에도 에너지여러분이 보내 주신 후원금으로 큰 염려없이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보공개센터의 수입지출에 대해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수입

계정

지출

11,205,000

회비

cms출금

10,885,000

자동이체

320,000

1,314,000

후원금

390,000

잡수입

급여

운영비

10,616,230

10,816,230

사업지원

200,000

4대보험

국민건강

716,460

1,622,900

국민연금

683,000

고용보험

121,780

산재보험

101,660

퇴직금적립

400,000

내부사업비

34,450

지원사업비(청소년알권리학교_인권재단 사람)

293,900

임차및관리비=임대료+전기세

1,218,970

*복리후생비

1,852,400

운영비

사무용품비

43,000

665,980

여비교통비

-

지급수수료

139,610

잡지출

333,980

회의비

49,000

교육및워크샵

110,000

12,909,000

수입계

지출계

16,904,830

총계

-3,995,830


※  지출 특이사항

  • 여름휴가 상여금 지출(150만원) / 활동가 경조사비 지출(20만원)

월, 2019/10/1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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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가 앞으로 [민중의 소리]에 한 달에 한 번씩 '공개사유'라는 이름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이화동 칼럼] 카테고리로 홈페이지에도 함께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김조은 활동가가 'n번방 가입자 신상공개'를 주제로 첫번째 칼럼을 썼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공유와 후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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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사유] N번방 가입자 신상공개, 왜 필요한가?


김조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최근 'N번방 사건'으로 대표되는 성 착취 동영상 제작 및 유포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주범들뿐만 아니라 혐오범죄가 자행될 수 있도록 돈을 지불하고 영상을 시청한 가입자 모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 신상공개는 사실 인권과 범죄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이 직결된 상당히 민감한 문제이며 많은 인권운동가들은 신상공개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최소한 유보적 태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 ‘N번방 사건’만큼은 지금까지의 신상공개 요구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흉악범의 신상공개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조치로서 어김없이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범죄자에게 낙인을 찍어 재사회화를 어렵게 한다는 측면에서 범죄예방의 효과도 크지 않으며 이미 법적 처벌을 받은 범죄자에 대한 이중처벌의 소지가 있다는 측면에서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 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03.25ⓒ민중의소리텔레그램에서 불법 성 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03.25ⓒ민중의소리





나는 그동안 정보공개 운동에 몸을 담아온 활동가로서, 시민의 알 권리가 흉악범의 신상공개 문제에서 유독 집중적으로 조명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이러한 경향은 종종 신상이 까발려지는 것 자체가 공익인 것처럼 호도함으로써 '알 권리'가 본디 사회적으로 생산되는 정보에 대한 접근과 정치적 의사형성을 다룬다는 데에서 담지하고 있는 공공성을 삭제시켜왔기 때문이다. 흉악범의 모습, 가정환경과 교우관계, 그동안의 언행 등 범죄자의 서사에 몰두한 수많은 보도들은 범죄가 드러내고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론장을 형성하기보다는 '특별한' 개인에게 모든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더욱이 신상정보의 공개가 '공익'의 종착지로서 제시되는 구도는 피해방지와 안전을 위한 해결책을 '알아서 피하라'는 식의 개인적 차원에서 머무르게 만들어 오히려 공권력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구실을 제공하기도 했다.




N번방과 성 착취 관행의 민낯,

어떤 사례를 남길 것인가


이와 같이 신상공개의 '부작용'에 대한 합리적인 우려에도 불구하고, N번방 가담자에 대한 신상정보공개 요구는 보다 전환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성 착취 동영상 구매자에 대한 신상공개 요구는 수많은 여성들의 구체적인 현실 진단과 정치적 결단 속에서 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요구는 성 착취라는 극도로 폭력적인 범죄를 '야동' 제작쯤으로 축소시키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의 인식과 '본 것만으로는 절대 처벌되지 않는다'는 남성들의 공공연한 공모, 그리고 성범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처벌의 역사 속에서 점점 더 크게 자라온 성 착취 관행과 범죄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또 이제는 '죽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이 사회와 인식구조를 바꿔내야만 하며, 그 선행 조치로서 처벌 형량 강화, 구매자를 포함한 철저한 처벌, 그리고 전례 없는 대규모 범죄집단에 대한 신상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N번방 신상공개 청원에서 청원자는 "가담자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을 거라면 신상이라도 알려 달라"고 말하며 신상공개 이전에 공식적인 처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까지 성범죄자가 실제로 받는 형량은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에도 2, 3년만 지나면 사회에 복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상공개는 최소한의 방어 및 응징 수단으로서 요구되는 측면이 있다. 지금까지의 구형과 판결에 비추어 보았을 때 현행 법제도는 전혀 신뢰할 수 없고, 이 때문에 여성들은 자구력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번 사건에서 '신상공개'는 익명성에 기대어 성범죄를 저지르고, 아마 걸리지 않을 것이며 걸리더라도 벌금이나 집행유예 정도로 마무리될 것이라 예상한 많은 가담자들에게 엄청난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신상공개가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는 매우 크고 중요하다.



3월 20일 시작된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0만명을 넘기며 역대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이 됐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3월 20일 시작된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0만명을 넘기며 역대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이 됐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범죄 가담자들의 사이에서는 신상공개가 인권침해라는 여론이 높다. 하지만 모든 범죄에는 어느 정도의 기본권 제한이 따라붙는다. 심지어 범죄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기본권들이 충돌할 때에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보장의 여부가 조정된다. 이를테면 신상공개에는 취업의 제한이 병행되는데, 성범죄자에 대해 교사, 청소년 관련 업종 등 특정 직업을 가질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아동청소년이 최대한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권 제한의 정도와 양상은 그것이 어떠한 종류의 범죄인지, 그 피해가 얼마나 큰지, 이와 같은 범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만약 그 범죄가 피해자의 인격을 파괴하는 성범죄,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향한 조직적인 혐오범죄라면 범죄자의 처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지금보다 단호하고 엄격한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사람들의 분노는 N번방 참가자들에 대한 무차별 신상털기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제도가 사회적인 공분을 적절하게 중화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더욱 공권력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N번방의 사건에서 가담자 개인은 단순히 특정 개인만을 지칭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공식적으로 파악된 수만 약 6만여 명, 아마 실제로는 이를 훨씬 넘어서는 수의 사람들이 성 착취에 가담해왔을 것이고, 이는 우리 사회의 상당수가 여성에 대한 혐오문화를 공유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때문에 이번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동일한 종류의 성범죄를 허용할 것인지, 허용하지 않을 것인지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과 일련의 처리 과정들은 주요한 경험으로서 사회구성원들에게 학습될 것이다. 그리고 N번방 사건이 사회구성원들에게 성 착취물을 구매하고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를 허용하는 메시지로 남게 된다면 이는 또다시 혐오문화의 자양분이 되어 더 충격적인 사건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신상공개가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지만, 지금은 성범죄 영상을 구매하는 것 자체, 보는 것 자체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비난이 필요하다. 적어도 가담자들이 그러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고 현실세계의 엄중함을 보여주는 것이 보다 중요한 때이다.

수, 2020/04/0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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