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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과학수준과 미-중 기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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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과학수준과 미-중 기술 전쟁

admin | 금, 2019/10/18- 22:17

편집자 주:

미중 간에 진행되는 패권주도 전쟁은 무역통상과 군사적 영역뿐만 아니라, 과학과 산업기술 분야에서 더욱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빅데이타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는 견해가 나오는 가운데 사회주의의 경직성이 혁신적 창조 역량을 제약할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향후 미국과 중국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ICT 중심으로 국제적 기술의 기준이 양분화될 것이 이라는 우려도 나오기 시작한다.

이는 중국에 국한되는 이야기 일뿐만 아니라 핵력강국에 이어 과학기술강국을 지향하는 독자적인 노선의 성공여부에 따라 북한의 향방과 한반도의 미래지형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중국의 과학발전에 대한 도전이라는 과제가 제기됐다. 중국의 기술진보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수출 통제 및 외국인 투자 규제 강화, 중국 과학자 및 기술자에 대한 비자규제 강화, 그리고 미국의 대학 및 기업에 종사하는 중국인 과학자들의 행동에 대한 적극적 조사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 산업, 및 정부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때 번성했던 양국 관계는 국가 안보 및 지적 재산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현재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단기적으로 미국의 압력으로 중국과학의 발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지만, 중국은 1960년대 초 소련의 지원 철회를 떠올리게 하는 기술 민족주의적 노력을 통해 연구와 혁신을 위한 중국의 독자적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과학발전의 네 가지 특징은 진행중인 기술 전쟁에 대한 대응 방식을 좌우할 것이다.

첫째, 국제 과학 및 기술에 대한 중국의 수용 및 토착 개발 경험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정책 과제뿐만 아니라 문화적 갈등도 제기한다. 국제환경, 특히 미국과의 상호작용은 중국 과학기술의 속도 및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국제 환경 자원을 이용하면서 일련의 국내 연구, 교육 및 산업 정책을 마련하여 자체 역량을 향상시키고 해외지식의 소화를 가능하게 했다. 이 같은 이중노선 정책은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해외’와 ‘국내’ 사이의 근본적 긴장상태가 지속되며 과학, 기술 및 혁신에 대한 정치 문화적 방향성을 형성한다.

둘째, 중국 산업체와 대학 및 중국과학원을 중심으로 한 연구시스템이 오랫동안 통합되지 못하고있다. 최근까지도 기업 부문에서는 강력한 연구 방향성의 부재로 국내 연구시스템을 통한 장기 개발 협력 대신 외국의 검증된 기술들을 추구해왔다.

‘국가적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자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연구 기관들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출판물 및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는 국제 공동체로 발전했지만,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부족한 상태다. 미중 간 기술 전쟁으로 보다 효과적인 ‘생산과 연구’ 관계와 1960대와 같이 기술 공동체와 국가전략 목표의 통합을 향한 최근 추세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셋째, 중국 정치 시스템의 특징들은 중국 과학기술의 본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 공산당은 국가-사회간 관계의 조건을 내세우고 국가 의제를 지지하기 위한 정책 선호의 사용을 오랫동안 촉구해왔다. 과학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전문 커뮤니티 활동이나 민간 경제의 성장을 지원하는 자주적인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Xi Jinping) 국가주석의 통치 아래 연구, 교육 및 산업조직에서 중국공산당의 역할 강화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대규모 자금 투입, 제도적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 개혁 및 국제 동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 등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중국이 현재 육성하고자 하는 진정한 창조성에 반대되는 요소인 정치적 경직성도 더불어 보여주고 있다.

넷째, 중국은 세계 수준의 인재자원을 육성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고등 교육시스템의 개선으로 중국은 이공계 졸업생들을 대거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유망한 인재들은 해외 대학원에서 교육 받고, 그 후에 중국 밖에서 뛰어난 경력을 쌓는 경우가 많다. 이 인재들, 특히 국가 연구 정책에 중요한 분야를 전공하는 인력들을 중국으로 돌아오도록 유인하기 위해 중국은 현재 기술전쟁에서 미국의 표적이 된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상기 프로그램은 엇갈린 성공을 가져왔는데, 중국의 많은 주요 연구자들이 그들에게 남아있는 애국심과 세계주의적 욕구 사이의 균형을 이루면서 미국에서의 경력 기반을 유지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책이 유능한 인재들을 중국으로 되돌려 보낼지 여부는 환태평양 지역의 광범위한 ‘인재 순환’의 미래에 대한 더욱 심화된 질문과 마찬가지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중국의 정책결정은 이러한 국가 발전의 특징들로 인한 문제 및 과학기술에 대한 명성에 있어서 ‘후발주자’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중국은 산업 및 기술 분야에서 성공적인 ‘빠른 추종자’가 됐지만, 이후 정책적 목표의 전환을 통하여 중국이 주도적 지위를 점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의 기반이 되는 신기술에 대한 ‘뛰어넘기(leapfrogging)’ 전략이 제시 되어야 한다.

중국은 미국과 같은 국가에 의존하는 첨단기술 산업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연구 및 기술의 한계를 고부가가치 생산이 가능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양자통신 및 인공지능과 같은 분야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국가 이익에 봉사하고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이러한 정책들은 연구 및 혁신이라는 ‘중국 모델’의 개발에 대한 추세를 통합할 것이다.

중국 모델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질문은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일부 정책결정자들이 추진하고자 하는 대로 국제 시스템으로부터의 ‘분리(decoupling)’가 야기될 것인가의 문제까지 이어진다.

분리라는 충격을 통해 중국에서 현재 고심하고 있는 것처럼 오른쪽에서 운전하고 동시에 왼쪽에서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21세기에 과학이 행해지는 방식의 유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격리는 과학의 보편주의적 규범에 반하며, 과학 진실성 및 새로운 기술에 대한 윤리적 반응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격리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위에 예측한 시나리오를 벗어나 미래는 연구 및 혁신의 세계화가 관철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여전히 서구 기술 및 연구 환경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주도권의 분리가 이미 국제 협력의 신뢰할 수 있는 규범, 즉 재확립이 쉽지 않은 규범을 파괴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또는 왼쪽에서 운전하는 비유적 표현과 함께 발전하는 ‘중국 모델’의 현실은 창조적 역동성과 내부 모순을 공히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19.09.18 동아시아포럼에서 발췌함

 

Richard P Suttmeier (리차드 슈트마이어)

오리건대학교 명예교수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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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마카오는 1997년, 1999년에 각각 중국에 반환된 이후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로 정의되는 방침에 따라 통치되었다. 홍콩과 마카오 모두 중국과의 재통합 이후 특별행정구역(SARs)으로서 50년간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았다.

두 도시는 중국령이 되었지만 중국 본토로부터 독립된 행정, 입법, 사법 자치권을 통해 독자적인 국정을 관할한다. 홍콩 기본법에는 중국 정부가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는다고 규정되어 있다. 자치권 보장이 끝나는 2047년에 과도 시한이 끝나고 나면 홍콩 도시의 미래는 중국에 귀속된다.

선거가 치루어진 이후, 중국 인민일보의 1면 논평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실렸다.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고 홍콩 사무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 홍콩 문제에 외부 세력의 간섭을 불허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브라질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밝힌 바와 같이 중국 정부는 변함없이 홍콩 문제에 대한 외부 세력의 어떠한 개입도 반대할 결의를 지녔다고 전했다”는 내용도 이어졌다.

지난 11월, 홍콩에서 구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중국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범민주당이 “전체 452의석 중 347석을 차지하면서 압승을 거뒀다”고 보도하며 18개 구 중 17곳을 장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콩 구의회(DC)는 홍콩 입법회와는 다르다. 홍콩 구의회는 “지역 사회를 위해 존재하며,교통, 환경, 거주 환경과 같이 생계와 관련하여 대중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수개월 간의 ‘반체제 반향’으로 인해 2015년 선거때 47% 투표율과 비교했을 때 71%의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고, 투표 결과 또한 상당히 상이하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범민주당이 선거에 압승하여 득의만만하자 유권자들 전반에 걸쳐 명백하게 불만스러운 모습이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이번 선거전까지는 건제파가 지방의회를 차지하고 있었다.” 최대 친중 정당인 민주건항 협진연맹(민건령, DAB)은 기존 119석에서 줄어든 21석을 얻는데 그쳤다.

 

홍콩의 시민 불복종 운동 또는 미국의 색깔 혁명 시도?

이제 민주파는 홍콩행정장관을 선출을 담당하는 선거위원회에서 중요한 대표성을 띄게 된다.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식 폭력, 공공 기물 파손(반달리즘)과 혼돈 대신에 비교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중국을 와해하려는 워싱턴의 양당 강경파들의 분노를 감안했는지 여부는 향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도시 거주민 대부분은 과거에 벌어졌던 폭력적인 상황에 명백하게 반대했다. 그들은 평온하고 정상적인 상황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홍콩을 와해 및 약화시키려는 (내부의 또는 외부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면서 홍콩 도시는 중국의 특별 행정 구역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에 미국을 “세계 불안정의 가장 큰 근원”이라 일컬으며 “미국 정치인들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세계적으로 중국을 모함하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대대적으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관여하면서 다자주의와 다자 무역 체계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제로섬 게임을 이어간다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중국과 미국 간의 협력과 공영만이 올바른 길입니다”이라고 덧붙였다.

패권주의적 목적을 위해 다른 국가에 대한 우세를 추구하고 상호 협력을 거부하는 것은 확실히 미국의 운영 방식이 아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지방 선거 결과를 보도하면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이번 구의원 선거는 현재는 철회되었으나 도시의 불안을 촉발시켰던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이후로 홍콩특별행정자치구에서 처음 시행된 여론의 결과입니다.”

“지난 5개월 이상 동안 폭도들은 외부(미국)세력과 협력하여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강화하여 사회 및 정치적 대립, 사회적 정서 내 균열을 일으키고 경제와 민생에 지장을 초래했습니다.”

“수개월간 이어진 사회적인 동요는 선거 과정에 심각한 지장을 주고 있다. 일부 폭도는 선거 당일에도 애국적인 후보를 교란했습니다.”

“오늘날 홍콩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여전히 폭력 및 혼란의 종식과 질서의 회복입니다.”.

신화통신은 선거 결과를 보도하지 않았다. 인민일보 역시 투표율이 높았고, 개표 작업을 완료했으며, 의원 사무실 100곳이 파손되었다는 사실을 약간 더 언급했을 뿐 선거 결과를 보도하지 않았다.

중국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야당이 승리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동시에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뻔뻔스럽게 무법적 행동을 취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도시 주민들은 몇 달 동안 CIA에 의한 폭력, 공공 기물 파손, 혼돈 속에서 인질로 잡혀 있었다.

현재의 상대적 평온함이 회복되고 지속된다면 미국이 새로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기 이전의 휴지기일 뿐일지도 모른다.

홍콩에서 보여준 무법천지의 배경은 바로 미국 제국주의의 사회악이다. 그들의 어두운 세력은 자만심, 오만함, 그리고 변화를 꺼리는 마음에 의해 홍콩 시민들이 스스로 파멸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Stephen Lendman(스티븐 렌드먼)

시카고에 거주하는 자유 연구자로서 글로벌리서치의 정기기고자이다.

월, 2019/12/3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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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제40조는 국회의원의 상임위원 임기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당초 제헌의회 때 상임위원 임기는 의원의 임기와 같이 4년이었다. 그랬던 것이 1953년 1월 22일 국회법 개정에 의한 이승만 정권의 국회 무력화 과정에서 1년으로 단축되었다가 다시 1963년 11월 26일 박정희의 제3공화국에서 2년으로 연장되었다. 그러나 제3공화국 당시 본회의 중심 체제를 상임위 중심 체제로 전환한 것은 의회기능 강화의 목적이 아니라 독회제도 폐지 등 행정부 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를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특히 이 상임위 중심 체제는 말이 상임위 중심이었지 의원의 정책전문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상임위 중심체제에서는 극히 기형적인 “임기 중 상임위원 개선(改選) 제도”였을 뿐이다. 이 점에서 “임기 중 상임위원 개선제도”는 권위주의 정권에 의한 의회 무력화의 도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재 국회의장 임기도 2년이다. 국회의장 임기도 제헌의회 때는 4년이었다. 그러나 1951년 3월 15일 당초 임기 4년이던 국회의장 임기를 “국회 운영의 원활을 기하기 위해” 1년 임기제로 개정하고자 했다. 이 개정안은 심지어 “토의시간만 허비하는 전원위원회 제도 폐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결국 반발에 부딪혀 의장 임기는 2년 임기로 수정되었다.

 

국회의원의 업무 전문성은 어떻게 높아질 수 있는가?

우리 국회에서 의원들의 업무 전문성에 있어서의 취약성은 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그 취약성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제도적으로 관행적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원의 업무 전문성이란 임기 동안 혹은 선수(選數)를 쌓으면서 “동일한 상임위원회를 유지”함으로써 업무 전문성을 축적하는 것이다. 미국 의회의 경우 의원의 업무 전문성은 상임위를 중심으로 업무 전문성이 축적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집권당 내 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문성이 축적된다. 미 의회에서 상임위원회는 의회와 행정부 간의 정책결정의 중심무대로서 따라서 자연스럽게 상임위를 중심으로 한 정책형성은 의회 활동의 중심으로 되었다. “한 상임위 내에서의 선임 순위가 위원장이나 간사로 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미 의회의 불문율, 즉 ‘선임우선제’는 위원회 내의 승진에 대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자동적이고 공평한 원칙이었다.

한편 일본은 자민당 일당독재가 고착화되는 과정에서 법안과 예산 심의가 의회 위원회가 아니라 자민당 내 정책결정기구인 정무조사회로 되었고, 이 정무조사회의 각 부회(部會)가 의회 위원회 역할을 대신하였다. 그리하여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동일 위원회와 부회를 유지하면서 관청과의 인적 네트워크 및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이른바 ‘족(族)의원’의 위치를 확보하게 됨으로써 관련분야의 정책전문가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우리 국회는 의원들이 2년마다 상임위를 변동할 뿐 아니라 상임위 배정 뒤 임기 2년 중에도 수시로 상임위를 변동하고 있다. 실제 역대 국회의원 임기 중 상임위 변동률은 50%를 상회한다. 심지어 최근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상임위원장을 1년씩 ‘쪼개기’로 맡는 것이 관행화되고 있다. 또한 현역의원이 재선될 경우 전임기의 상임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비율도 40%를 넘지 못한다. 미국 재선의원의 90%가 전임기의 상임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과 전혀 딴판이다. 더구나 우리 국회는 1963년에 김종필에 의해 도입된 당정협의체제는 행정부 주도 하의 정부여당 협의기구로 오늘날까지 존속하면서 의회와 상임위 위상을 크게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동되어왔다.

임기 중 상임위의 빈번한 변동과 재선 시 상임위 변동은 의원의 업무 전문성 축적에 결정적 저해 요인이다. 상임위 변동으로 소관 업무 및 관련 행정부처 역시 변경되고, 의원은 물론 보좌진도 새로 업무를 파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원과의 통로를 어렵사리 뚫어 놓아봤자 그 다음 만나면 이미 소속 상임위가 바뀌는 바람에 다시 다른 의원을 알아봐야 하는 고충을 겪어야 한다.

의원들의 업무 전문성은 의회 발전의 중요한 토대이다. 우리 국회의 정상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한 의원이 동일 위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함으로써 업무 전문성을 축적해야 한다. 상임위원 임기는 의원 임기와 일치되어야 하며, 또한 재선 시에 전임기와 동일한 상임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국회는 너무 오래 이승만-박정희 체제의 관행에 머물러 있다. 이제 권위주의 정권이 국회 무력화를 위해 만들어놓은 국회 상임위 2년 체제를 벗어나야 한다.

 

적대적 공존’, 그 나눠먹기의 시작

본래 우리 국회도 상임위원장은 다수당이 독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국가 의회든 의회의 일반적 형태이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탄생된 이른바 ‘87 체제’의 여소야대 4당 체제 정국에서 상임위원장을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하게 되었다. 긍정적 측면에서 평가하자면, 이는 의회 상임위 활동에서 독점을 해소하고 공존과 균형 그리고 타협의 공간을 제공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에서 평가한다면, 여야 나눠먹기의 전형적 형태라 할 수 있다.

당시 여소야대 4당 체제에서는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조항도 신설되어 각 당이 정책연구위원을 ‘나눠 갖게’ 되었다. 그리고 줄곧 여당의 몫이었던 국회도서관장 자리도 제1야당의 몫으로 가져가기로 되었고, 이 관행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 과정은 당시 제1야당으로 올라선 평민당의 의도가 관철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다. 물론 이는 DJ의 구상과 ‘철학’이 반영된 셈이었다. 이러한 DJ식 정치는 “상인적 현실감각”에 대한 강조에서 드러나듯, 독점된 권력을 분배하고 균점하는 계기로 작동되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나눠먹기’, ‘기득권의 공존’ 혹은 개량주의라는 단점 역시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우리 국회의 고질적 폐단이기도 한 여야 간 ‘적대적 공존’의 토대로 기능해온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결국 장기적으로 살펴본다면,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은 우리 국회의 중요한 폐단인 “나눠먹기” 혹은 “적대적 공존”이 관행적으로 구축되는 중요한 계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수, 2020/07/0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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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유엔은 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직후인 1945년 10월 24일 미국의 적극적인 제안과 후원으로 설립되었다. 유엔총회, 안전보장 이사회, 유엔사무국, 경제사회 이사회 등 4개의 공식기구와 국제 원자력 기구, 식량농업기구, 유네스코, 세계은행, 세계보건기구 등 산하의 여러 전문기구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2019년 현재 193개 회원국과 37,000 여명의 직원을 두고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주요 공여국인 미국의 상습적인 분담금 납입지연과 불이행 등으로 2019년 현재 수억 불이상의 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래의 글은 유엔에 가하는 미국의 횡포와 압력의 실상을 소상히 밝혀주고 있다.”

유엔은 자금조달에 있어서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마치 변덕스러운 회원들로 채워진 클럽처럼 유엔은 모든 회비가 제 때 들어올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처지에 빠졌다. 일부 회원국들은 회비 지급을 미루고 있고 결제는 종종 실종된다. 미국의 경우, 현재 유엔 운영 예산의 약 22%를 담당하는데, 회계연도에 따라 10월 이후에야 회비지급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러나 이것은 실상 더 큰 문제의 일면에 불과하다. 회비지급 보류는 유엔헌장 17조를 위반하는 사항으로 예산상 행위만큼이나 정치적이기도 하다. 이 조항의 중요성은 유엔의 운영비용을 “총회가 배정한대로 회원국이 부담한다”고 규정하는 데 있다.

역사적으로 UN 외교정책과 조직의 개혁 문제는 부과된 회비를 줄이거나 보류하는 주요 사안들로 언급되어 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렇게 “부과된 회비”가 행정 비용, 평화유지 활동 및 다양한 프로그램에 쓰이는 비용을 부담하는 공식 정규 예산으로 편성되기 때문이다 .”

미국의 경우, 종전에는 기구 운영 비용의 약 40%를 부담해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따라서 UN 조직에 어떤 압력이 가해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중반, 이스라엘이 “불법적으로 추방, 유보, 자격 부인 또는 어떤 식으로든 참여할 권리를 침해” 당하는 경우 “미국이 연간 분담금의 지급을 유보하면서 매달 8.34%” 축소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었다.

재정 지원 문제는 돈주머니를 걱정하는 미 의회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중요한 쟁점이었다. 수년간 위원회의 붙박이 역할을 한 제시 헬름스(Jesse Helms)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 미국이 유엔 회비를 전액 지불할지, 정시에 지불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불렸다. 그와 함께 조 바이든(Joe Biden) 상원의원은 UN에 전액을 지불 하기 위한 전제로 다양한 “기준들”을 준수하도록 압박하는 협상을 1997년 타결했다. 여기에는 불가피한 UN 직원의 감축, 감찰관과 사무총장 간의 적절한 보고 절차, 타 기관에 대한 자금지원 금지 항목이 포함됐다. 2000년 1월, 헬름스 의원은 수 십 년간 의심해왔던 조직인 이른바 그림자 정부에 대해 충고하고, 참견하며, 잘난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히 UN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연설에서 독특한 인상을 준 한 미국 의원을 경험하는데, 그는 당시 UN 주재 미국대사였던 리처드 홀브룩(Richard Holbrooke)이었다. 유엔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내비치면서, 그의 목적은 이 기구에 대한 미국의 기여를 “빚쟁이”가 한 것으로 간주하는 비평가들을 비난하는 것이었다. 그는 “유엔의 최대 공여자인 미국 국민의 대표로서, 우리는 투자에 대한 대가로 구체적 개혁을 요구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라고 공언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등장으로 미국의 자금과 유엔 운영비 사이의 훈훈한 협상의 새 장이 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9월,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미국의 인도주의적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사회복지 사업, 의료 및 교육 부문을 위태롭게 하는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는 이 조치의 타당성을 확신했다.

“이 기구는 부패했고 비효율적이며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18년 예산안에는 유엔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미국 자금의 절반을 삭감하는 조치도 포함됐는데, 이는 특히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었다. (미국 연방의회는 유엔평화유지활동 기부금 상한제 시행 안건에 동의했다.) 이와 같이 자금지원을 중단하여 유엔 기관들을 위협하고 압박을 가하는 사례는 여전히 미국의 관행으로 남아있다.

현재 회원국들이 유엔에 지불해야 하는 13억 달러 상당 중 미국이 체납한 금액은 10억 달러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 불량한 수치의 누적은 미국이 다른 회원국들에 불만을 토로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니까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회원국들이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6월, 안토니오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사무총장은 5차 위원회의 예산 감독관들에게 급여와 물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명성과 운영 능력에 있어서 파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모든 회원국들이 분담비를 모두 제 때 지급하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금을 적소에 사용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유엔은 5월 말까지 4억9200만 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었다. 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파국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한계점에 다다랐으며, 우리가 이제 어떻게 하느냐가 앞으로 수 년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상황은 예상대로 악화됐다. 지난 10월 첫 주 월요일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0월말 현금 보유고가 고갈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엔 사무국 소속 37,000명의 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회원국들이 2019년 유엔 정기 예산 운영에 필요한 금액의 70%만 지불했다. 이는 9월말 2억3000만 달러의 현금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달 말까지 예비 유동자산 보유고가 고갈될 위험에 처했다.”

재정긴축 조치가 내려졌다. 컨퍼런스와 회의가 연기되고 있으며, 필수적이지 않다고 판단된 출장도 취소됐다. 유엔 대변인 스테판 두자릭(Stéphane Dujarric)은 회원국들에 압력을 가하며, 193개국 중 129개 회원국만이 “전 세계적으로 운영 중단을 초래할 수 있는 채무 불이행을 방지하기 위해 연간 분담금을 전액 지불했다”고 밝혔다. 유엔의 의미와 영향은 회원국들에 달려있으므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면 세계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확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 리서치, 2019.10.11.

비노이 캄프마크(Binoy Kampmark)

케임브리지 셀윈 대학의 영연방 학자. 현재 멜버른 RMIT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글로벌리서치 및 아시아-태평양 리서치의 기고자로 활동 중이다.

 

More info.

추가 정보

심 심 위스곳(Sim Sim Wissgott), UN 분석가.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10월 중 유엔의 재정이 고갈되고 있으며, 11월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려면 긴급조치가 필요하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고 개발을 돕기 위해 설립된 세계 최대의 국제기구가 어떻게 현금 부족에 시달리게 된 것일까? 유엔의 재정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그리고 왜 허리끈을 조이게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누가 유엔에 돈을 지불하는가? 193개 회원국은 모두 각 국가의 규모와 경제력에 따라 산출된 유엔의 전반적인 운용을 위한 연간 분담금을 지급하기로 되어 있다. 2019년 총 분담금은 28억5000만 달러로, 미국의 분담금(약 6억7420만 달러)이 가장 많이 책정됐으며 바누아투, 미크로네시아, 소말리아, 벨리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과 같이 국가의 규모가 작거나 빈곤한 경우 각각 최소 2만7883달러 만을 부담했다.

유엔의 재정 규칙 및 규정에 따르면, 이 자금은 해당 국가들이 그 해의 분담금을 통보 받은 후 “30일 이내 전액 지불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매해 지급 기한은 1월 31일이었다. 하지만 기한을 준수하는 회원국은 단 몇 십 개 국가들뿐이다. 2019년 10월 8일 현재, 유엔은 여전히 분담금의 약 30%에 해당하는 63개국의 기금 지급을 기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의 전년도 미지급 연회비마저도 연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이번 주,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급여를 충당할 현금이 부족한 채로 11월을 맞이할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하며 국가들에 회비 지급을 촉구했다. 유엔이 10년 만에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하며 “우리의 업무와 개혁이 위기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그 돈은 어디에 쓰이는가?

유엔의 정기 예산은 뉴욕의 유엔 본부뿐만 아니라 비엔나, 나이로비, 스위스 제네바 등지에서 통신과 정치, 인도주의 및 경제 업무 등을 운용하는 데 쓰인다. 르완다, 구 유고슬라비아와 같은 평화유지 활동 및 국제 재판소는 별도의 예산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현재의 적자 상황을 “유엔이 직면한 최악의 재정 위기”로 표현했으며, 이는 공석을 채우지 않고, 필수적인 출장인 경우만 허용하고, 회의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화유지 활동을 위해 따로 떼어 놓은 돈에서 자금을 빌려야 할 수도 있다. 유엔은 전 세계 4개 주요 센터와 아프가니스탄, 말리, 아이티의 현장 사무소에 3만7500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 유니세프, 유엔난민고등판무관과 같은 유엔 기관들은 자체 예산을 가지고 있다.

스테판 두자릭(Stephane Dujarric) 대변인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올해 초 이미 상당한 수준의 비용절감 조치를 시작했으며, 그렇지 않았다면 유엔은 현재 약 6억 달러의 적자로 인해 전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주요 연례 행사인 지난 달 총회를 개최할 수 없었을 것이다. 9월 말, 유엔의 적자는 2억3000만 달러였다.

브라질, 한국,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들은 분담 지급을 미루고 있다. 특히 유엔 총 예산의 3분의 1을 지급하는 상위 6개 회원국 중에는 미국만이 2019년 분담금을 전액 지불하지 않았다. .

뿐만 아니라 각종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금년 분 4억 달러에 육박하는 체납금을 포함하여 지급해야 할 총 납입액은 1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유엔에 상당한 자금 지원을 해온 것에 오랫동안 불평해왔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주의에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자 하는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는 지난 해 유엔총회에서 “세계주의의 이념을 거부하고 애국주의 원칙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지난 달 그는 세계 정상들에 “모든 파트너들이 공정한 몫의 방위비 및 기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유네스코(UNESCO)의 반 이스라엘 성향 및 근본적 개혁의 필요성과 함께 “증가하는 체납금”을 언급하며, 유엔 산하 교육문화기구인 유네스코를 탈퇴했다.

미국은 자신들이 지원해야 했던 “과도한 분담”에 대해 불평하며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유엔 프로그램인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와 낙태 관련 유엔인구기금(UNFPA)에 대한 지원을 삭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첫 주 수요일 트위터에 “그러니까 미국만이 아니라 모든 회원국들이 지불하도록 하라!”는 글을 올렸다.

수, 2019/10/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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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진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살인’은 미국 사회에 만연한 흑인에 대한 차별과 뿌리 깊은 인종주의의 민낯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실 모든 인종 이슈가 그러하듯 이번 사건의 본질은 ‘순수한’ 인종차별에 기인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소수의 백인이 다수의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백인 우월주의의 핵심은 피부색이 아니라, 백인 중심의 계급사회가 만들어낸 차별이기 때문이다.

조지 플로이드는 대부분 흑인 계층이 미국 사회에서 점하는 하층계급이다. 그로 인한 사회적 편견과 경멸은 미국의 ‘선량한’ 시민을 위협하며, 그는 마침내 미국의 ‘흑인’이 된다. 모든 흑인이 조지 플로이드와 같은 ‘살인’ 위험에 놓이지는 않는다. 미국 흑인 농구 스타 마이크 조던이 미국 경찰 손에 어이없이 살해당할 일은 시카고 슬럼가의 청년이 월스트리트에 입성하는 것만큼이나 낮은 확률일 테니까. 플로이드 죽음을 미국 계급사회의 차별이 부른 살인으로 보는 이유다.

미국 건국이 소수의 앵글로 색슨계 백인들이 주축이 되어 북미 원주민들을 내쫓고, 이후에는 아프리카에서 ‘사냥’해온 흑인들을 노예제로 묶어 부국강병의 기반으로 삼았다는 흑역사 정도는 이미 세계 슈퍼파워로 등극한 이상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 하층계급의 상당수가 흑인과 같은 유색인종들로 이루어진 이상 계급문제가 가려진 ‘인종주의’ 논쟁은 무한 반복될 공산이 크다. 미국의 계급사회에서 유색인종의 처지는, 라틴아메리카 토착 원주민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사회가 흑인에 대한 차별과 사회적 편견이 만연한 곳이라면 원주민을 향한 라틴아메리카의 백인 지배계급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

지난 수 세기 동안 라틴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그들이 백인과는 다른 ‘인종’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다. 예를 들면, 마야 원주민이 국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미 과테말라 원주민들의 상황은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정복 이전 문명을 이루고 살았던 이들은 백인들에 의해 ‘미개한 인종’이 되었다. 유럽으로 이주한 소수 백인이 아메리카의 경제와 정치 권력을 독점할 수 있었던 이데올로기였으며, 그렇게 그들만의 리그를 안정적으로 라틴아메리카에 정착시켰다.

“영원한 봄이라고 불리는 과테말라의 화사한 날씨와 푸른 자연환경은 신의 선물이라 해도 가히 손색이 없다. 과테말라 시티의 부촌은 정갈하게 가꾸어진 나무들과 거리,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사람들로 가득 차는 쇼핑몰의 깔끔한 외벽과 실내의 화려함은 눈이 부시다. 반면, 뉴스와 일간지에서는 매일 극심한 영양실조로 인한 유아동의 사망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었으며, 부촌의 저택에서 정원사와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젊은 원주민들의 새벽 발 빠른 출퇴근 모습은 흔하다. 아침마다 ‘주인’집 애완견을 산책시켜야 하는 메이드 복장의 원주민 소녀들의 모습은 흡사 식민지 시대의 봉건 사회를 연상케한다…(중략)”【1】

물론 과테말라의 이 계급 질서를 바꾸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역사상 유일했던 개혁 정부가 백인 지배계급 엘리트와 우파 군부의 쿠데타로 1954년 실각하자, 이후 약 36년에 걸친 내전을 치러야 했다. 1944년부터 약 10여 년 동안 계속된 개혁 정치는 기존의 과두 엘리트 지배계급과 원주민을 비롯한 다수의 피지배 계층 간의 첨예한 갈등으로 이어지며 결국 전쟁을 불러왔다. 내전은 명백한 계급전쟁이었고, 이 과정에서 약 20만 명에 이르는 희생자의 대부분은 마야 원주민이었다.

군부에 의해 자행된 대대적인 ‘인종’ 학살은 궁극적으로는 당시 마야 원주민들의 정치 세력화를 두려워한 군부의 군사적 선택이었다. “마야 원주민을 섬멸한다”라는 이른바 초토화 작전이 인종 제노사이드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 이유다. 그러나 평화협상 과정에서 과테말라 내전의 원인이었던 계급 갈등은 ‘인종’ 갈등으로 치환되었고, 원주민들의 계급적 요구는 부정되었으며, 오롯이 ‘전통문화’ 회복 운동으로 축소되고 말았다. 수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던 내전의 결과는 참담했다. 마야인들의 삶은 여전히 힘들고 이대로라면 더 나아질 가능성도 없다.

그리고 남은 것이 있다면 1992년 마야 원주민 여성 리고베르타 멘츄가 ‘최초’ 원주민 출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뿐이다. 마야인에 대한 ‘제노사이드’를 고발하고 이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했다는 공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멘츄를 제외하고 내전으로 목숨을 잃은 20만 명에 이르는 마야인들은 멘츄의 ‘평화’상에 가려 더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요지부동한 과테말라 기득권 계층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며, 개혁을 요구하는 자들의 목소리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졌다. 이것이 20만 원주민의 희생 위로 멘츄가 수상한 노벨평화상의 민낯이며, 계급적 요구를 인종 문제로 가려버린 결과였다.

36년 내전 중에 진행되었던 소위 ‘인종청소’는 엄밀히 말하자면 마야인 제거가 아니라, 토지개혁을 요구하며 기득권에 저항한 농민에 대한 학살이었다. 내전의 수많은 희생자에 대한 진실규명은 고사하고 원주민들은 아직도 국가폭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기득권층으로부터 받는 배제와 차별, 그리고 이로 인해 확대 재생산되는 사회적 편견은 견고할 뿐이다. 게다가, ‘공생’이라는 이름으로 우파 정권과 연대하는 멘츄가 보여주는 정치권의 행보는 씁쓸할 뿐이다.

멘츄의 노벨평화상이 과테말라에 새로운 ‘평화’라도 가져올 것 같은 착시를 일으켰다면, 흑인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미국에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오바마의 등장, 그리고 연이은 수많은 기대와 희망들이 좌절된 경험과도 유사하다. 미국 전체 선거 흑인 유권자 중 95%가 오바마에게 표를 주었고, 저소득 계층의 약 73%, 그리고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66%의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선된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인 셈이다.

그러나 정작 흑인 대통령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혹독했다. “월 스트리트의 꼭두각시였을 뿐 정작 그는 흑인 대통령으로 흑인을 위해 아무것도 한 것 없다,” 는 그를 향한 미국 흑인 사회의 비판은 뼈아프다. 이에 대해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흑인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고 맞선다. 그 전체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의 이해관계도 포함되었으니, 개혁과 변화를 원했던 계층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이 되었으나 결과적으로 백인 자본가들의 이해를 더욱 보장해 주었다. 미국 시스템은 견고하게 유지되었고, 계급 차별은 더욱 공고해졌다. 결국, 지금의 극단적인 인종주의자인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반동적’ 동력이 아니었을까.

기득권 계급의 특혜와 질서의 해체 없는 ‘개혁’은 개혁하지 않음과 다르지 않았다. 오바마가 월스트리트의 이해를 더욱 보장하고, 멘츄가 자신이 대변하는 원주민을 학살한 주체인 현 기득권과의 연대를 개혁의 방향으로 설정한 이상, 이들이 누리는 ‘최초’라는 그럴듯한 수식어는 개인의 ‘영광’일 뿐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조지 플로이드와 같은 계급적 살인은 계속되고, 과테말라 원주민의 빈곤과 그들에 대한 사회의 구조적 차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인종 논쟁이 아니라 계급의 재소환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피부색 ‘논쟁’에 가려버린 미국 사회의 계급 질서는 아메리카 원주민을 여전히 ‘열등한’ 국민으로 규정하고 개도하려 드는 인종주의자들의 보편적 지배 담론을 구성하는 주요 축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종이 아니라 계급에 의해 차별받는다. 가난해서 차별받는 현실을 피부색 논쟁으로 가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1】 필자의 연구논문에서 일부 차용한 것임. 정이나(2015), 과테말라 마야 원주민 운동 정치: 계급과 문화사이에서. 중남미연구. Vol. 34. No. 2.

월, 2020/08/17-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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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나는 미국의 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전세계에 보여 주었으면 한다” 미국 전 FBI 수장이었던 제임스 코미가 NYT에 보낸 칼럼의 구절이다. 그는 트럼프로부터 대통령직을 보호해 달라는 간접적이고 부당한 압력을 거부한 대가로 모욕적으로 트윗터로 해임당한 트럼프 정권내 첫 번째 최고위직 인사였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인 감정을 떠나, 트럼프의 자질에 대한 회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장래를 위하여 진실이 밝혀지고 법치가 투명하고 흔들림 없이 공정하게 작동하길 희망하면서 담담하고 적어 내려가고 있다. 조폭 수준의 수많은 사건과 소용돌이 속에서도 미국이 여전히 위대한 국가인 것은 바로 뮬러와 코미 같은 강직한 공직자들이 미국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코미의 3월 21일자 뉴욕타임즈 기고문 :

미국은 지금 로버트 뮬러 특검의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보고서에서 그들이 원하는 특정한 이야기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탄핵당해 마땅한 범죄자라는 결과 혹은 그에게 기본적으로 죄도 없다는 결과 둘 중 하나이다.

하지만 사람들 모두가 보고서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와야 “맞는지”는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나는 트럼프씨가 미국 대통령직을 맡기에 도덕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지만, 뮬러 특검이 트럼프를 범죄자라고 발표하는 것을 지지하진 않는다. 나는 또한 뮬러 특검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나는 두 가지 모두 지지하지 않지만, 특검이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 있게, 그리하여 기소할 일은 기소하고 그가 조사한 내용을 보고서에 그대로 적을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격을 가했고, 연방수사국과 법무부는 지난 2년간 대통령이 특검에 개입해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의 대통령이 사법부에 불을 지르는 식으로 스스로를 방어하는 이러한 행태는 심히 우려되는 일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수사를 막기 위해 그의 권력을 사용하진 않았다(만약 실제로 그랬다면 다른 차원의 비상사태였을 것이다. 수사의 신뢰도를 무시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수사자체를 막는 시도일 테니). 그러므로 우리는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궁금해하고 희망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특정한 답이 나오길 희망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법치주의는 편파적이지 않고 완전한 수사에 기반을 둔 공정한 법집행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수사가 관련된 모든 의혹을 제대로 밝히고 사건의 진상에 가장 근접하는 것만이 사법정의가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나는 트럼프씨가 러시아인들과 고의적으로 공모하여2016년 대선에 개입하였는지, 혹은 그가 충분히 부패한 의도를 가지고 재판을 방해하려 하였는지에 대해 특검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알지 못하며, 그러한 결과에 대한 관심 또한 없다. 나는 오직 수사가 제대로, 그리고 완전하게 이루어졌는지 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만약 그러하다면 이는 정리의 승리가 될 것이며, 국가의 지도부가 진실과 법치에 대한 책무를 저버린 이 시점에도 가장 중요한 미국적 가치들이 보호되었다는 뜻이 될 것이다.

나는 전세계에, 그리고 우리의 대통령과 의문고리의 권력들에게, 미국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사법체계가 있으며, 이는 사법체계를 믿고 개인적 당파적 이익 이상을 생각하는 사람들 덕에 그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우리의 체계가 도달하는 결론을 사람들이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정치와 무관한 법집행은 이 나라에 있어 맥동하는 심장과도 같은 것이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특검이 하는 수사에 대해 최대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정의로운 일이다. 나는 수사의 종결에 대해 정확히 무엇을 말하고 또 언제 이야기를 꺼낼 지에 대한 고려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법무부는 언제나 공익을 위해서만 행동해야 하며, 전통적으로 그래왔듯이, 종결된 수사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공공이 필요로 할 때 제공해야 한다.

나 스스로도 희망 하나를 품고 있었음을 고백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트럼프씨가 탄핵을 당해 임기전에 집무실에서 물러나야 하는 일이 없기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의회에서 보기에 입증가능한 사실들이 있다고 할 때 의회가 헌법에 명시된 탄핵절차를 진행해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그저 그럴만한 일이 없었으면 할 뿐이다. 만약 의회에 의해 트럼프씨가 집무실을 나가야 한다면, 트럼프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쿠데타로 볼 것이며, 이로 인해 그들은 미국적 삶의 보편적인 가치에서 멀어지고, 결국 국가를 분열시키고 말 것이다.

트럼프씨를 비판하는 이들은 왜곡하기 어려운 무언가, 혹은 불만을 해소할 무언가가 나오길 바랄 것이다, 적어도 탄핵보단 나은 결과여야 한다. 2020년 대선은 완전하게 치러져야 한다. 비록 주요한 정책문제 – 이민, 총기, 임신중절, 규제, 기후변화, 세금과 같은- 에서는 이견을 보일지라도, 국민들이 잠시 시간을 내 더 큰 무언가를 위한 통합을 이뤘음을 보여줘야 한다. 더 큰 무엇은 미국의 대통령이 거짓말을 일삼고 법치주의를 연신 공격하는 사람이어서는 안된다는 믿음이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 정책에 대한 시비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저 우리가 그러하기를 바랄 뿐이다.

 

James Comey

미국 전 FBI 국장

월, 2019/03/2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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