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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1] ‘현대판 고려장’ 장애인활동지원 만 65세 연령제한 문제와 노인장기요양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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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1] ‘현대판 고려장’ 장애인활동지원 만 65세 연령제한 문제와 노인장기요양서비스

admin | 화, 2019/10/15- 01:45

‘현대판 고려장’ 장애인활동지원 만 65세 연령제한 문제와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조현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

 

2019년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예산 중 예산규모가 가장 크고, 장애인과 가족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제도가 바로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이다. 이 제도는「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 제1조(목적)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여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사회서비스이지만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만 65세 연령제한에 따른 대상제한’ 문제다. 활동지원서비스를 수급 받던 장애인이 만 65세가 되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수급심사를 받아야 하고, 요양등급을 판정받게 되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강제 전환되는 것이다.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불리는 이 문제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문제는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 및 변화 과정(’07~’11: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 / ’11~현재: 장애인활동지원제도)과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2007년 4월 국회를 통과했는데, 이때 국회 상임위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부대 의견으로 아래의 내용을 결의하였다.


이 법은 국민의 보험료부담 증가,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 제공 시설 부족 등과 아울러 서비스 본질이 노인은 일상생활 보조 위주의 서비스인데 비하여 장애인은 사회참여․재활치료를 통한 자립지원에 중점을 둔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하여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당시에는 부득이 65세 미만의 비 노인성질환을 가진 장애인은 장기요양보험급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중증장애인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현실적 여건과 각종 장애인 시책이 장애인의 요구수준에 미흡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장기요양보험급여에 상응하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음.



 

부대 의견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장애인과 노인은 서비스의 목적과 내용이 다르지만, 장애인도 ‘장기요양(Long-term Care)’적 특성에 해당되는 서비스 필요도가 있을 수 있고, 전반적인 장애인복지서비스가 부족한 가운데 ‘장기요양보험급여’에 상응하는 복지서비스가 추가로 제공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대의견에 따라 당시 정부는 공청회와 시범사업 등을 통해 국회에서 제시한 일정에 따라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현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준비하였다.

 

활동보조서비스 제도의 첫 시작인 2007년 4월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은 지침을 통해 신청자격상 만 6세에서 만 65세까지 ‘연령제한’을 두었으며, 기존 수급자가 만 65세가 되는 경우에는 해당 연말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연령제한’ 조치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된 피해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9년 3월 에이블뉴스에 보도1)된 지체장애인 김광성 씨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부족하나마 월 23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었지만, 같은 해 5월 15일 만 65세 생일이 다가와 활동보조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당시 보건복지부 담당 과장은 언론을 통해 “노인요양시설을 이용하는 37% 정도가 장애를 가진 노인”이라며, “노인장기요양제도에 비해 활동보조서비스가 비용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활동보조서비스와 노인장기요양 중 선택권을 준다면 현재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는 현재 보건복지부가 반대하는 이유와 유사하다.

 

2011년 11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로 변경되면서 발표된 ‘2011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지침’에서는 “활동지원 수급자가 만 65세가 도래하였으나, 장애 특성상 활동지원급여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활동지원급여를 계속 희망하는 경우”로 신청자격이 바뀌었다. 변경된 지침은 2012년까지 적용이 되었는데, 2013년 지침에는 다시 2011년 10월 이전처럼 ‘장기요양 등급 외 판정을 받은 경우’로 제한되었다. 2011년에는 ‘장애인활동지원’과 ‘노인장기요양’ 중 ‘선택권’을 인정하였다가 다시 1여년 만에 철회한 셈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법령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았던 내용을 지침에는 담았다가 다시 철회한 촌극은 왜 일어난 것일까? 이에 대해 정부는 특별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장애인활동지원과 노인장기요양 제도 간의 차이를 정부도 알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첫 지침에 이런 중대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노인장기요양법」제정 당시 부대 의견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기도 하다.

 

장애인에게도 ‘장기요양’이 필요할 수 있으니, 보다 더 사회적 활동(자립생활)을 지원하는 ‘활동보조’는 그대로 둔 채 ‘방문요양’과 ‘방문목욕’이라는 ‘장기요양’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 지금의 ‘장애인활동지원제도’다. 이 제도의 목적에 부합되려면 65세 이후에는 ‘장애인+노인’으로서 기존 활동지원급여에서 ‘장기요양’을 더 이용할 수 있도록 급여를 추가해주거나 최소한 유지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현재는 ‘장애인+노인’은커녕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서의 필요는 하루아침에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비장애)노인’으로서의 필요만 인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장애인과 노인의 형평성?

이 문제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가장 주요하게 제기하는 것은 노인장기요양 수급자와의 형평성 문제다. 노인도 장애인만큼이나 힘들고 어려운데 만 65세 이후에도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제도보다 더 많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애인활동지원을 유지한다면 노인들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렇게 되면 기존 수급자를 포함하여 노인들이 ‘장애인 등록’을 하려고 할 것이고 모두 장애인활동지원으로 넘어올 것이며, 결국 ‘보험’이 아니라 ‘조세’로 운영되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예산이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라는 이유이다.

 

‘형평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거꾸로 생각해보면 ‘불균형’하고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불공평’한 쪽을 공평하게 맞추는 것이 우선이지, 반대로 ‘모두 공평하게’ 라는 말로 포장시켜 하향시키는 것이 맞는 것인가? 결국 핵심은 ‘예산’이다. 돈 많이 들어가니 못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만 65세 이하인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 등급을 신청하여 등급이 결정된 사람은 수급권을 포기하더라도 ‘장애인활동지원’을 신청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6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지침’에는 제외 대상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노인장기요양 급여를 받는 자 또는 수급자격이 있는 자

  • 만 65세 미만인 장애인이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신청 전 노인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여 노인장기요양등급이 결정된 사람은 

  • 노인장기요양수급권을 포기하더라도 활동지원급여를 받을 수 없음을 상세히 안내할 것

 

만 65세 이하인 장애인이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몰라서(!)’ 노인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면, 노인장기요양 수급권을 포기하고 싶어도 다시는 물릴 수 없다는 것이다. 어째서 수급권을 가졌다고 해서 절대로 되돌릴 수 없다고 지침에 명시해둔 걸까? 만 65세 이하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 수급을 신청할 경우, ‘장기요양’ 서비스도 포함하고 있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신청을 돕는 것이 오히려 맞는 것 아닌가? 2017년 지침부터 ‘안내 규정’은 사라졌지만 이 문제는 아직도 진행중인 사안이며, 2017년에는 이와 관련된 행정심판이 청구되기도 했다.

 

만 65세 연령제한에 따른 피해 실태

2018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서 질의하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피해실태는 다음과 같다. 연평균 약 250명 정도가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노인장기요양제도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최근 6년간 서비스 수급자 증가 인원인 1만 9천명의 8.31% 수준에 이른다.

 

노인장기요양 등급이 인정되어 강제로 전환된 802명의 장애인이 ‘활동보조’와 가장 유사한 ‘방문요양’을 이용한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2017년 수가 기준으로 서비스 시간이 감소한 인원과 평균 감소시간은 다음 표와 같다.

 

<표 1-1> 노인장기요양 전환에 따른 급여시간 비교(’15년~’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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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이용 시간을 기준으로 한 경우 최소한 약 63% 이상이 서비스 시간 감소로 이어졌으며, 월 평균 감소시간은 약 56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종전 활동지원 1등급의 장애인(최중증장애인) 344명만으로 한정해서 보면 피해실태는 다음과 같다.

 

<표 1-2> 장애인활동지원 1등급 장애인의 노인장기요양 전환에 따른 급여시간 비교(’15년~’17년)

<표 1-2> 장애인활동지원 1등급 장애인의 노인장기요양 전환에 따른 급여시간 비교(’15년~’17년)https://lh6.googleusercontent.com/OKcbiUPluhj9bJB3P__vBaJaGNAN4AAsaJXfXN... />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장애인활동지원 1등급의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제도로 전환된 경우 서비스 시간이 100%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균 감소시간도 월 77시간에 이르고, 이를 하루 평균으로 계산해보면 2시간 이상이 줄어드는 것이다.

 

제도의 피해자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자체 추가지원까지 더해 하루 24시간 지원을 받고 있던 송용헌 씨의 사례가 알려졌다. 송용헌 씨는 경추손상으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활동지원사의 적절한 지원이 없을 경우 욕창 등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최중증장애인이다. 만일 9월말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루 24시간 지원에서 방문요양 하루 4시간으로 서비스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난 8월 14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충정로 사회보장위원회 점거 및 릴레이 단식 농성의 첫 주자로 송용헌 씨가 나선 것은 말 그대로 ‘고려장’ 당하지 않으려는 절박한 투쟁이다.

 

<그림 1-1> 농성 첫 날 단식 중인 송용헌 씨

<그림 1-1> 농성 첫 날 단식 중인 송용헌 씨https://lh6.googleusercontent.com/bydAikUJ87mDXOOXhUm0qx2MM9fSH6AkBwCNfZ... />

사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재인 정부와 20대 국회는 법 개정과 예산을 마련해야

현재 국회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정안들이 발의되어 있지만 상임위에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입장이다.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16년 11월 제도 개선 권고를 하였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얼마 전 국회의장에게 관련 법 개정을 권고하기도 하였다. 문재인 정부도, 20대 국회도 이 문제의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정책의 방향은 ‘지역사회 중심’이며, ‘공적 지원’속에 ‘통합’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활동지원도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제도 간 형평성’ 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핑계로 장애인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제도가 변화하고 맞춰가야 한다는 것을 ‘만 65세 연령제한’ 문제 개선으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1) “요양이 아니라 자립생활 하고 싶어요”. 에이블뉴스. 2009년3월10일. (출처: http://www.ablenews.co.kr/News/NewsContent.aspx?CategoryCode=0028&NewsCo...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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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 긴축과 민영화로 공공의료를 공격하는 철저한 신자유주의 의료정책을 폈다. 대통령 자신이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 관련 사회 서비스 산업부로 봐야”한다고 했고, “복지는 돈 쓰는 문제가 아니고 민간과 기업을 참여시켜 준시장화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팬데믹이 한창인 5월에 집권했다. 한국 당시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2~4월 초과사망자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직후였다1)긴축과 맞물린 방역 완화 때문이었지만 열악한 공공의료가 낳은 재앙이기도 했다. 향후 심각한 팬데믹이 더 빈번하게 닥쳐올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새 정부는 의료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가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반대였다. 인수위 국정과제에서부터 공공병원 설립이나 인력확충이 아니라 ‘민간병원 육성’을, 국민건강보험은 보장성 강화가 아닌 ‘지출효율화’와 ‘재정관리 강화’를 내세웠다. 반면에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개인의료정보 상업화, 의약품·의료기기 규제완화, 원격의료 등 의료민영화 정책들을 제시했다.2) 이런 기조가 지난 1년 서민들의 삶을 더 팍팍하게 했고 생태와 경제 등 다중위기에 시민들의 생명을 근본에서 위협했다.

코로나19, 각자도생 강요하며 국가책임 방기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윤석열 정부는 혹독한 각자도생 정책을 추구했다. 집권하자마자 ‘긴축재정’을 표방하더니3)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지원범위를 축소하고 재택치료비 지원을 중단했다. 돈을 아껴 감염병 고통을 서민에게 전가한 것이었다. 이는 ‘숨은 감염자’를 더 많이 늘렸다. 격리의무는 유지하면서 생계지원이 줄어 진단검사를 회피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컨대 공식 확인된 확진자는 크게 늘지 않는데도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어 응급실이 코로나19 의심환자들로 적체되는 등 의료가 마비되었다.

정부는 의료대응역량도 축소했다. 6월부터 전국의 모든 생활치료센터 문을 닫아 고시원이나 장애인시설에서 거주하는 확진자는 격리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들은 보건소에 연락해도 “알아서 민간 숙소를 찾으라”는 답을 듣게 되었다. 또 정부는 ‘자율입원’을 확대했다. 국가의 병상배정 책임을 스스로 면제했다. 이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이 알아서 병상을 찾아야 했고 민간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 입원거부를 해도 막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정부는 그간 전담병원에 보상했던 지원을 아꼈다. 행정과 재정을 축소한 긴축대응이었다.

윤석열 정부하에서 7월부터 6차 유행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백경란 질병청장은 “국가 주도 방역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책임있는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유행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고 개인의 자발적 방역 참여만을 강조했다. 시민들은 ‘질병구경청’, ‘국가 도주 방역’이라는 조롱을 퍼부었다. 그 결과 8월에는 하루 사망자가 83명으로 급증해 100여 일 만에 최대를 기록했는데, 정부는 “독감처럼 받아들이라”면서 “입원해도 할 게 없다”는 식의 대응을 했다. 코로나19를 독감과 비교하는 것도, 입원치료가 의미 없다는 주장도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정부는 국민과 제대로 위험소통을 하지 않으며 방역을 포기했다. 사망자 증가에도 “일희일비 않겠다”고 하는 등 국민들의 삶과 죽음에 무감각했다.

공공의료 공격하며 민간병원 배불리기

후보시절부터였다. 2021년 1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자 윤석열 선대위는 “국립중앙의료원의 모든 병상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언론과 함께 “정부가 민간병원만 쥐어짜고 공공병원은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마타도어에 나선 것이다. 실상은 10%의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의 70∼80%를 치료하고 있었다. 국립중앙의료원도 취약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진료를 제외하면 모든 병상이 코로나19 치료에 전념하고 있었다. 반면 민간병원들은 돈벌이 진료를 멈추지 않으려고 고작 1.5~ 3% 정도의 병상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보수언론과 윤석열 후보는 이런 민간병원 돈벌이를 비호하면서, 공공병원에 입원해 있는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 마지막 한 사람까지 내쫓으라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이 주장이 관철돼 이듬해 1월 초까지 80여 명의 저소득층, 행려·노숙인, 이주노동자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전부 쫓겨나게 되었다.

윤 대통령이 당선 후 국립중앙의료원을 공격한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사업비를 삭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요구한 1,050병상을 760병상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서민들의 생명과 건강의 보루이자 공공의료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 의료급여 환자 비율은 2019년 25.9%에 달하고 응급, 중증외상, 감염병, 심뇌혈관 등 필수 중증 의료 중앙센터 역할도 한다. 이런 병원이 제 기능을 하려면 적어도 1,000병상은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묵살되었다. 기재부는 615억 원을 더 쓰지 않아 상징적 국가 병원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데, 부자와 기업들에게는 향후 5년 간 수십~수백조 원을 감세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은 지방의료원 민간위탁 민영화도 추진했다. 공공병원이 민간에 위탁되면 수익성 중심 의료행위를 강요받을 것이라는 점은 역사적 경험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사항이었고 국민의힘 지자체장들이 앞장섰다. 경북 포항·김천·안동의료원, 대구의료원, 서산의료원 등이 그 대상으로 언급되었고, 가장 우선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성남시의료원이었다. 경영이 어렵고 시 재정이 많이 든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성남시의료원 경영 문제는 지난 3년 코로나19 치료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기 때문이었다. 성남시의료원 뿐 아니다. 많은 공공병원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의사 인력, 진료건수, 수술건수, 필수진료과 개설률, 의료수익 등이 크게 감소했다.4) 윤석열 정부는 공익을 위해 나섰다가 위기에 처한 공공병원 재정을 책임지고 지원하기는커녕 이를 핑계로 민간위탁하려 한다. 성남시의료원은 그나마 노동조합들과 시민운동의 만만치 않은 저항 때문에 민간위탁이 잠시 멈춰지게 되었지만 불씨가 여전하다.

새로 설립하기로 약속되거나 예정되었던 공공병원들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되었다. 제2대구의료원은 코로나19 첫 유행지인 대구에 짓기로 전 시장이 약속도 했지만, 윤석열 정권 등장과 홍준표 새 시장 당선 직후 무산되었다. 광주와 울산에 지어질 지방의료원도 기재부가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갔는데 ‘경제성’ 평가에 발목을 잡힐 것이 우려되고 있다. 지방의료원이 하나도 없는 몇 안 되는 대도시들에도 이토록 공공병원 설립이 불투명한 것은 경제논리에 생명과 건강을 종속시키는 정부 기조 때문이다. 

한편 정부가 내놓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내용은 공공기관 예산절감, 인력감축, 민간과 경합하는 기능축소, 자산매각을 포함하는 민영화 종합세트였다.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는 국립대병원 정원을 감축하려 했다. 공공병원 간호사를 비롯한 인력은 평소에도 늘 부족해 허덕이고 과로하다 사직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많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그런 부족한 인력으로 감당하며 피눈물을 쏟았는데도, 정부는 인력을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냉혹하게 줄이려 했다. 이에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은 공동파업으로 맞섰다. 투쟁의 성과로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들 중 정원 감축 대상에서 예외가 된 두 기관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 1년 윤석열 정부의 시장주의 공격을 대중운동으로 막아낸 사실상 유일한 사례였다.

오랜 시장주의 의료정책이 누적된 결과, 한국의 필수의료는 지난 한 해 심각한 붕괴를 보였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가 뇌출혈이 발생했는데도 긴급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없어서 사망했다. 2023년도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은 10%대였다. 길병원은 전공의가 없다며 소아청소년과 병동을 폐쇄해 충격을 줬는데, 연달아 여러 병원들에서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대로 정부는 수가 인상책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는 환자 의료비와 건강보험료를 올려 95%가 민간인 병원수익만 올려줄 정책이다. 병원이 돈을 더 번다고 전문의 고용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은 지난 십수 년간의 경험이 증명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공공의료의 강화이지만, 정부는 불평등과 시장주의를 강화할 오답만 내놓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축소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대책을 내놓는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과잉진료를 유발하여 재정 건전성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재정 건전화를 위해 기존 보장 항목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MRI와 초음파를 재검토 사항의 예로 들었고, 본인부담 상한제 기준을 상향하겠다고 했으며, 산정특례제도 혜택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5)

그러나 정부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치에 맞지 않다. 우선 한국의 건강보험 지출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매우 적어 보장성이 낮은 것이 문제이지 ‘재정 건전성’을 운운하며 긴축할 상황이 아니다. 한국은 국가가 지출하거나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의료비의 GDP 대비 비율이 OECD 평균의 약 1.5배 적고,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거나 본인부담 의료비로 지출하는 의료비의 GDP 대비 비율은 거꾸로 약 1.5배 많은 나라다. 공적 지출이 적어 개인 부담이 높은 것이다. 입원비 건강보험 보장성이 67%로 OECD 평균 87%보다 매우 부족한 것으로도 나타난다. 또 과잉진료의 원인은 정부가 주장하듯 ‘환자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 아니라 민간 의료공급자들의 과잉진료 때문이다. 한국은 일인당 의사 진찰 건수가 OECD 국가들 중 압도적 1위인데 이는 OECD가 행위별수가제 때문이라고 해설한 바 있다. 높은 보장성이 과잉진료를 낳는다면 무상의료를 실시하는 유럽 국가들은 그 문제가 심각해야 할테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한국은 민간병원들이 무분별하게 병상을 늘리고 CT, MRI도 OECD 평균의 1.7배를 보유하면서 갑상선, 무릎, 척추 수술을 외국의 몇 배나 하기 때문에 과잉진료가 많은 것이다.6) 또 실손보험이 비급여 확대와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정부가 민간병원과 보험을 통제하지 않고 불필요한 의약품·의료기기를 규제완화로 무분별하게 시장진입시켜 비급여를 양산하면서 과잉진료 책임을 환자들에게 돌리는 것은 적반하장의 태도이다. 이는 철저히 기업주들의 주문에 따른 정책으로, 건강보험을 약화시켜 공공부문의 기업 지출을 줄이고 민간의료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7)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개인의료정보 상품화

이렇게 건강보험 보장성을 축소하면서 정부가 애쓰는 것은 민간의료보험 시장을 넓혀주고 나아가 직접 치료까지 허용하는 것이다.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라는 이름의 정책은 영리회사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한국 의료체계의 공적 안전망을 허물고 보험사에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것이다. 민간보험사가 건강관리로부터 시작해 의료서비스 자체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식 의료민영화(HMO)로 나아가는 정책이다. 윤석열 정부는 12개 업체에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시범 인증을 부여했다. 여기에는 삼성생명 가입자 대상 서비스, KB손해보험 자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비의료’라는 건 말 뿐이고 사실상 민간보험을 중심으로 영리기업의 의료행위를 허용한다. 건강증진, 예방, 재활은 WHO가 규정한 일차보건의료의 일부이며 만성질환은 관리가 다름 아닌 치료다. 정부는 아예 노골적으로 민영보험사에게 만성질환은 ‘직접치료’ 목적으로도 허용하겠다고 했고, 사업범위는 ‘포괄적’으로 확대해주었다. 그리고 민간의료보험사가 만성질환 관리와 치료를 담당하면서 병원을 알선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8)

민간보험사에 환자 의료정보를 전자전송하는 정책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보험사들이 환자 보험금 지급을 편하게 해 더 많이 지급하려고 이 정책에 혈안일 리 없다. 실제로는 실손보험에 가입한 국민 80%의 모든 진료자료를 실시간으로 보유하기 위한 것이다. 소액진료 뿐 아니라 공보험 진료를 포함한 모든 의료정보를 전산화·표준화된 형태로 축적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법이 통과되면 환자들은 보험금 지급을 더 많이 받는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더 적게 받게 될 것이다. 보험사들은 지금도 어떻게든 환자 개인 건강정보, 의료정보를 수집해서 환자를 선별하고 등급을 매겨서 보험료에 차등을 두거나 보장범위를 줄이려 한다. 정부가 정말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금 지급을 늘리고 싶다면 보건당국이 나서서 보험사들의 최저 지급률을 법제화하면 된다. 카지노와 로또에도 최저 지급기준이 있는데 민간보험은 그런 하한도 없이 완전히 무규제 시장에서 돈벌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적으로는 비급여를 양산하고 그 비용을 천정부지로 올리며, 과잉진료를 일으키는 실손보험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충분히 올리면 애초 국민들이 실손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개인의 건강정보·의료정보를 민간보험사 등 영리기업에 제공하려는 규제완화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심평원의 가명정보가 민간 보험사들에게 팔려나간 일도 폭로된 바 있다. 가명정보는 다른 정보와 결합되면 개인 식별이 충분히 가능한 정보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 가명정보의 기업활용을 더 용이하게 하도록 법도 만들려 하고 있다. 소위 ‘디지털헬스케어법’을 통해서다. 이 법에는 개인의 실명 의료정보를 기업에게 넘기는 ‘고속도로’를 뚫겠다는 내용도 있다. 각자에게 자신의 정보 통제력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클릭 한 번에 민감한 의료·건강정보를 기업에 통째로 넘길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의료 마이데이터’라고도 부른다. 온갖 군데 흩어진 정보를 한 번에 기업에 넘길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 질병청,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의료기관, 웨어러블기기 등에 있는 정보를 한데 모으는 작업도 이미 해두었다. 현행 의료법은 아무리 개인이 동의하더라도 제3자에게 함부로 전자정보를 전송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기업과 개인 간 권력격차가 있는 사회에서 민감한 의료정보를 보호하려는 취지일 것이다. 정부는 개인 정보인권에 대한 이런 안전장치를 허물어 기업 돈벌이를 장려하려 한다.

플랫폼 민영화 원격의료 추진, ‘혁신’이라는 신기루로 규제 완화

올해 상반기 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의료민영화 하나를 꼽자면 원격의료일 것이다. 원격의료는 단순히 의료를 대면으로 하는지 비대면으로 하는지에 관련한 사안이 아니다. 비대면 의료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다는 명목으로 영리기업에 의료시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영리기업에 원격의료 시장을 열어주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며, 나오미 클라인이 말한 ‘재난자본주의’의 보편적 재현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 정부는 팬데믹을 맞아 영리기업에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그 결과 캐나다는 원래 의료를 공공에서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원칙의 붕괴를 경험했다. 의료서비스가 유료화되어 환자 부담이 늘었고 민간의료보험 적용대상이 되었다. 또 원격의료 제도는 공공 보건의료자금이 영리기업으로 흐르는 통로가 되었다. 과다청구도 늘었다. 공공적 무상의료하에서는 불필요했던 돈벌이 과다청구가 자행되었다. 기업이 민감한 개인의료정보를 다루니 유출 사건도 더 쉽게 발생했다.9)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이와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 반복될 것이다. 지난 3년 동안에도 이미 ‘닥터나우’같은 플랫폼 업체들은 의약품 오남용과 과잉처방을 부추겼다. 전문의약품이 버젓이 광고되었고, 의약품 선택서비스가 제공됐으며, 탈모약·여드름약 ‘성지’ 병원들이 생겨났다. 95%가 민간의료기관이라 안 그래도 과잉진료와 과잉처방은 더 늘어날 것이다. 또 복지부 2차관은 플랫폼 돈벌이는 수가 인상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환자 부담과 건강보험료가 인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에는 의료로 돈벌이를 할 수 없었던 자본들은 ‘배달의 민족’이나 ‘카카오 택시’와 마찬가지로 의료로 영리를 추구할 것이고 그러면서 의료 생태계 자체를 상업적으로 왜곡시킬 것이다.

새로운 기술 도입을 명목으로 규제를 우회하는 다른 예는 의료기기·의약품 규제완화다. 정부는 새로운 의료기술에는 기존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 제대로 된 안전·효과 평가를 생략하거나 유예하는 방식을 채택하려 한다. 이런 디지털 예외주의(digital exceptionalism)는 세계적 추세이나, 한국은 결코 다른 나라들에 못지않다. 윤석열 정부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기술 같은 ‘혁신 의료기술’은 기존에 잠재성 같은 별도 기준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선진입-후평가를 하겠다고 발표했다.10) ‘혁신’이란 안전과 효과가 명확히 입증돼 시민들과 환자들에게 분명한 효용을 제공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정부는 단지 ‘새로운 것’이면 다 ‘혁신’이라는 엉터리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최근 과방위를 통과한 ‘인공지능산업육성법안’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의료기술에 대해 선진입-후평가를 허용했고,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 논의될 ‘규제과학혁신법’은 식품·의료기기·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을 총망라해 ‘예외주의’를 실현하려는 내용이다. 이런 규제완화는 공통적으로 기업 돈벌이를 위해 환자를 마루타 삼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치며

윤석열 정부는 겨우 집권한 지 만 1년이 됐을 뿐인데도 이처럼 공공의료를 공격하고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데 전방위적이었다. 긴축과 민영화가 고통과 죽음을 낳는다는 연구와 저서들은 이미 차고 넘치지만, 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들이야말로 그 구체적인 현실의 표본들이라 할 만하다. 문제는 강력한 사회운동의 부재다. 이 정부 4년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반복될 팬데믹·기후 재난과 경제위기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겪을 재앙과 죽음을 방치하는 것이다. 연대와 저항이 실로 절실한 이유다. 


1) Our World in Data – Statistics and Research. Coronavirus(COVID-19)

2)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2022.5

3) 기획재정부, 2022년 국가재정전략회의, 2022.7

4) 이흥훈, 감염병 전담 공공병원의 현황과 회복을 위한 과제, 공공보건의료 회복과 필수의료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토론회, 2022.9.26

5)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 2022.12.8

6) OECD health at a Glance 2019

7)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보험 국민부담 현황과 새정부 정책 혁신과제, 2022.4

8) 보건복지부,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 2차, 2022.9

9) Canadian Health Coalition, NUPGE report warns against privatization through virtual health care, 2022.1.26

10) 관계부처 합동, 바이오헬스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 20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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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3/04/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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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모든 어린이들은 행복하게 삶을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는 이를 생존,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로 구체화하고 있다. 이 중 발달의 권리는 어린이들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필요한 권리로서, 교육, 여가, 문화, 정보를 얻을 권리, 생각과 양심과 종교의 자유라는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가진 권리도 크게 벌어져 있다. 일부의 아이들은 이미 많은 특권을 누리면서 자신들의 굳건한 성채 안에서 권력을 행사한다. 이를 위협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손상시키는 순간에는 아이들조차 가차 없이 갑의 지위를 이용한다. TV조선 대표이사의 초등학생 자녀가 50대 운전기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행사한 사건은 로열패밀리 아동의 왜곡된 특권의식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반면 대다수의 아동들은 교육의 권리만 강요받고 있다. 현재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2.5%이나 된다. 영어와 수학, 또는 태권도나 피아노 학원에 맡겨지는 아이들은 스스로의 선택보다는 부모에 이끌려 지위경쟁 시장에 일찌감치 편입된 아이들이다. 아동의 권리라기보다는 부모의 요구이고,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보다는 어떻게든 부모의 맞벌이로 인한 돌봄의 공백을 메워주는 동시에 적절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우리 주위에는 기본적 권리도 갖지 못한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눈치를 보면서 자라나고 있다. 어차피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고, 주어질 기회도 없고, 주어질 꿈도 꾸지 못하는 아이들은 건강한 발달은커녕 보호조차 무색하다. 이 아이들은 좋은 삶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냥 일상적으로 자신에게 행사되는 사회적 폭력이 무섭고 또한 어서 빨리 빠져나가 성인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우리 사회는 아동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문재인 정부는 초등돌봄에 주목하고 있다. 보편적 보육이 정착되었으니, 초등학생까지도 사회가 돌봐야 한다는 접근은 어쩌면 당연하다. 부모가 장시간 노동하는 사회에서 일·가정 양립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아동을 단지 돌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아동을 어떻게 발달의 주체로서 바라볼 것인가? 맞벌이 가정의 부모 입장에서 안전한 돌봄을 제공하는 공공인프라에만 초점을 두는 돌봄의 공공성은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에 매우 빈약하다. 아동의 건강한 성장에 필요한 사회적 투자는 논의되지 않고, 돌봄시설에 가두어두려는 어른의 시각, 아직 우리 사회는 아동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형편없다.

 

본 호 기획글은 초등돌봄을 중심으로 여러 쟁점을 소개하고 있다. 최영 중앙대 교수는 초등돌봄 인프라의 부족을 저출생 현상의 원인이자 가정 내 아동양육 부담 증가와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온종일 돌봄’과 서울시 ‘온마을 돌봄’ 정책을 통해 2022년까지 총 20만 명의 초등돌봄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를 설명하고 있다. 정영모 교수도 현재 초등돌봄의 문제가 공적돌봄 비율이 13.3% 정도에 불과하여 공공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 오후 5시까지만 운영되는 초등돌봄 운영시간을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 7시까지 점차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점, 초등돌봄의 서비스 질을 높아야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송이은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지역아동센터 운영의 공공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돌봄시설에 비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 주체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아동 당사자 관점에서 아동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민간의 신고제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 강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명승 센터장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 초등돌봄 체계가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설계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단순 돌봄 위주의 초등돌봄 수요는 높지 않고, 특히 고학년들의 발달 특성을 감안했을 때 돌봄시설 이용 아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한 아동은 친구들과 놀고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 이에 돌봄을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 기본법을 적용하여 유연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야 할 뿐 아니라 기존 돌봄 시설에 대한 운영 내실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서울 도봉구 사례를 통해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돌봄,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독서 돌봄, 아동자치회 및 동아리 활동 중심의 돌봄, 교육 및 체험 중심의 돌봄 등 아동의 특성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돌봄 서비스를 소개하였다.

 

초등돌봄은 모든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사회가 지원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돌봄의 공공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놀 권리, 쉴 권리, 그리고 아동기의 다양한 경험이 꿈과 기회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 보편적 초등돌봄의 첫발을 떼었으니, 그 내용을 채울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화, 2019/10/15-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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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방과후 돌봄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하여

 

이명승 도봉구청 마을방과후활동운영센터장

 

도봉구의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운영사례는 전국적으로 일반화될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 지역별로 특성과 조건이 매우 다르고, 오히려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한 지자체 중심의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정책의 방향성에 비춰보더라도 그렇다. 단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초등돌봄사업을 어떤 입장과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해 참고와 고민을 함께 나누는 정도로 이해했으면 한다.

 

도봉구는 이번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사업을 복지 및 여성 관련 부서가 아닌 교육지원과가 총괄부서가 되어 ‘마을방과후활동 운영센터(2017년2월 개소)’가 전담팀이 되어 추진 중에 있다. 그래서 복지 차원의 접근이 아닌 교육적 접근을 통한 아동돌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 중심의 초등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사업

2017년 문재인 정부는 보육·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초등돌봄 공공인프라 확대 및 지자체 중심의 컨트롤타워 운영을 통한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2017년 기준 33만의 초등 공적돌봄서비스를 2022년까지 53만 명으로 돌봄 공급을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초등돌봄교실(24만 명 → 34만 명), 마을돌봄(9만 명 → 19만 명)을 통해 20만 명을 확대해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영·유아 대비 초등학생 공적 돌봄 이용률을 비교해 보니 현저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표 4-1> 0~12세 공적돌봄체계

<표 4-1> 0~12세 공적돌봄체계https://lh3.googleusercontent.com/HAAn-AysLYMtele5bVxyv3AOYcLH7PCIUBbd1t... />

 

문재인 정부의 이번 정책의 추진배경을 살펴보면, 첫째 온종일돌봄체계 마련은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한 정부 핵심 국정과제임에도 국민들의 돌봄서비스 체감률은 여전히 미흡 한 점, 둘째 초등학생 돌봄공백은 여성에게는 출산 이후 소득활동을 포기하는 2번째 위기로 이어져 여성의 경력단절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지자체 및 돌봄 현장에서 교육부, 복지부, 여가부 등 부처별 다양한 초등돌봄정책의 개별적 추진으로 인해 집행의 어려운 점을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앙정부가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에 지자체와 지역사회에 주문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초등돌봄시설을 확충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과거 지원청, 학교 중심의 초등돌봄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총괄·운영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따른 전담부서 구성과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범정부 공동추진협의회가 구성되어 이 사업을 챙기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는 전담부서 구성과, 마을돌봄시설 조성을 위해 유휴공간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는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초기 단계에서 어느 부서에서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지역아동센터를 담당하는 부서나 아동청소년과가 맡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 4-1> 도봉구 별별키움센터에서 진행된 온종일돌봄 범정부 공동추진협의회

<사진 4-1> 도봉구 별별키움센터에서 진행된 온종일돌봄 범정부 공동추진협의회https://lh5.googleusercontent.com/iRRCqvvfwdHuddYzsr_QiOuxWFrpfHPAhOz8N4... />

 

이런 정책 배경으로 추진하게 된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과 소득구분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학부모들에게 높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나타나고 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에 나서는 몇 가지 문제

정부는 지난 5월 23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안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심의하고 발표하였다. 이번 정책은 아동이 양육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행복을 누려야 할 권리의 주체라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아동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동을 보호와 선도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내용을 담은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사업은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설계되었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애당초 학부모 입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양육부담 경감을 목표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아동의 입장에서 설계되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온종일돌봄”이라는 정책명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온종일직장’은 없지만 ‘온종일돌봄’은 있는 것이다. ‘돌봄’이라는 표현은 아동을 일방적으로 보살피는 대상으로 여겨지게 한다. 개인적으로 돌봄이라는 표현보다는 방과후 여가활동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것으로 보이나, 우리 사회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부 정책 방향에서도 돌봄으로 정하고 있어 여기서도 통상 돌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자 한다.

 

○ 초등돌봄시설이 정말로 부족한 상황인가?

현재 공적 돌봄 이용률이 영유아 68%(215만 명/315만 명), 초등학생 12%(33만 명/267만 명)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부족한 초등학생 공적돌봄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학교 안팎에서 돌봄 시설을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는 것은 초등학생 고학년(4학년 이상)은 또래 집단 간의 놀이, 사교육, 집에서 휴식 등 스스로 정한 일정에 따라 방과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사업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체 초등학생 대비 돌봄시설 이용 학생을 대입하여 영유아 공적돌봄 이용률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것은 향후 학령기 학생 수 감축과 맞물려 돌봄시설 공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기존 1~2학년 중심의 돌봄에서 3학년까지 확대·운영 중에 있고. 또한 2020년부터 학교 여건 등을 고려하여 점차 전 학년으로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익숙함과 안전성 때문에 절대적으로 학교 안 초등돌봄교실을 선호한다. 대체로 초등 저학년은 학교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고학년들의 발달 특성을 감안했을 때 마을돌봄시설을 이용하는 학생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마을돌봄 이용률이 저조하다’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서울시는 우리동네키움센터)의 갈등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아동의 건전육성을 위하여 보호·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의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운영되어 온 대표적인 마을돌봄기관이다. 다함께돌봄센터는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가 지역 중심의 돌봄체계 구축 및 초등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마을돌봄기관으로 2019년도 150개소 설치 등 2022년까지 1,800개소를 신설할 예정이다. 학령기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돌봄시설들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다함께돌봄센터(서울시는 우리동네키움센터)를 개소하기 위해서는 인근 지역아동센터의 동의 여부가 설치의 주요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 안전하고 아동의 접근성이 높은 지역 내 공공시설 유휴공간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이런저런 사업으로 공공시설 내 다양한 공간이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공간이 마련되었다고 해도 인근 지역아동센터에서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설치할 수 없으니, 공간 확보에 고생한 담당 공무원과 운영을 위해 준비를 함께해온 주민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다함께돌봄센터를 준비해온 사람들은 지역아동센터의 이런 행동에 불만을 갖게 되고, 지역아동센터는 우선보호아동을 우선 받게 되어 있어, 지역아동센터가 저소득층 아이들만 이용하는 시설로 낙인 받는 문제를 제기하며, 지역아동센터가 없는 지역에 다함께돌봄센터 설치를 요구하고, 열악한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예산 지원은 줄이고, 다함께돌봄센터에만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추진이 새로운 갈등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초등 방과후 돌봄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초등 방과후 돌봄정책의 새로운 관점과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동이 단지 돌봄정책의 수혜 대상이 아니라 함께 정책을 만드는 독립된 주체라는 인식을 갖고 초등돌봄정책의 새로운 전환과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몇 가지 제안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보호 중심의 돌봄정책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방과후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중심을 둔 정책 추진

2018년 아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친구들과의 놀이 활동을 희망하지만 실제 활동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실제로 가장 높은 분야는 학원이나 과외로 조사되었다. 오히려 방과후 돌봄기관 이용을 희망하는 아동 수도 적었고, 실제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도 낮은 것으로 조사 되었다. 조사결과를 보면 단순한 보호 중심의 돌봄이 아닌 방과후 아동의 삶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아동 정책 속에서 방과후 돌봄정책이 마련되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4-1> 2018년 아동실태조사 결과

<그림 4-1> 2018년 아동실태조사 결과https://lh4.googleusercontent.com/KmF1_jCEp8-uNE2dLPRB1zO8qPz66ehUCFt54x... />

 

학부모 입장이 아닌 아동의 입장에서 바라본 돌봄정책으로 전환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사업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부모 입장에서 마련되고 추진되었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퇴근하고 오기 전까지 안전하게 아이들을 보살펴 주는 돌봄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동의 입장에서 보면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싶기도 하고,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돌봄 기관에서 짜인 일정표에 따라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면 또 하나의 학교 수업의 연장으로 느껴질 것이다. 최소한 돌봄센터 운영 과정에서라도 아동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 스스로가 우리들만의 소중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가질 때만이 아동이 즐겨 찾는 돌봄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연한 돌봄을 위해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적용 논의

현재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는 아동복지법에 근거하여 운영되고 있다. 돌봄정책이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에 따라 운영된다면 좀 더 유연한 돌봄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제4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가 활성화 관련 정책을 수립·시행함을 명시하고 있다. 쉼과 여가가 있는 아동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법 적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 단위 아동 성장 지원망 구축이 필요하다

아동의 일일생활권 단위인 동 단위로 아동의 성장을 지원하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별도의 구성이 어렵다고 하면 기존에 동 단위에서 운영되고 있는 협의체가 아동관련 의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 단위 아동성장 지원망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하면 위원으로는 동주민센터 동장, 학교장, 주민자치회장, 학부모회장, 상인회장, 돌봄기관장, 해당 동에 위치한 공공교육기관장 등으로 구성한다. 아동이 거주하는 동에 행정과 교육자원이 결합하여 운영된다면 촘촘하고 세밀한 돌봄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교육 및 돌봄을 통한 마을의 공동체성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돌봄시설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봐주는 주민들이 많아지는 것 이것이 궁극적으로 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 줄 것이다.

 

기존 돌봄기관 및 시설에 대한 지원 내실화

초등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방과후아카데미 등 기존의 돌봄기관 운영의 내실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책적 과제에 집중하다보면 예산이나 기타 지원에서 기존 기관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돌봄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차별없이 보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봉구 우리동네키움센터 운영사례

도봉구는 방과 후 아동의 삶을 도봉구와 지역사회가 맡아 운영하는 종합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자 2017년부터 ‘도봉형마을방과후활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사업도 마을방과후활동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렇게 추진하게 된 이유는 정규교육과정 이후 마을 속에서 아동의 삶을 공적으로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보자는데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방과후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고, 온전한 구조를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도봉구는 2018년 서울시 시범사업으로 방학2동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4개소가 추가로 운영될 예정이다. 도봉구는 아동자치회를 기본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3인 이상의 아동이 원하면 동아리 활동 지원, 특기적성 프로그램 운영, 부모상담 및 교육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별 특성과 자원의 연계·협력에 따라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돌봄,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독서 돌봄, 아동자치회 및 동아리 활동 중심의 돌봄, 교육 및 체험 중심의 돌봄 등 아동의 특성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화, 2019/10/1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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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한국 심의, 4년을 준비한 시민사회의 분투기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팀장

인터뷰 및 정리 김경희,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2019년 9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UN Committee on the Rights of the Child)는 한국 정부에 대한 제5·6차 심의를 진행했다. 정부가 올해 야심차게 발표한 정책 중 하나가 2019년 5월 공개된 ‘포용국가 아동정책’인데, 국제사회는 아동에 대한 체벌금지나, 보편적 출생등록제조차 보장하고 있지 않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했다. 올해 열리는 한국 정부에 대한 아동권리위원회의 심의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으고, 9월 제네바에도 직접 다녀온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팀장을 만났다.


 

- 국제아동인권센터의 활동을 소개해달라

“2014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을 때부터 일반 로펌에 들어가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좋은 기회가 생겨서 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 2015년 5월부터 일하기 시작했다. 국제아동인권센터의 비전은 ‘Building a Better World for Children, with Children(아동과 함께, 아동을 위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이다. 미주, 유럽, 아프리카 등에 활성화되어있는 지역별 인권기구처럼, 동아시아 지역에도 아동인권을 다루는 메커니즘을 만들어보자는 포부로 센터의 활동이 출발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에게도 인권이 있고, 권리의 주체라는 것을 밝히는 최초의 국제인권법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센터는 유엔 아동권리협약과 관련한 아동인권에 대한 인식을 아동 당사자는 물론이고, 성인들에게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를 위한 교육 사업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센터에서 가장 무게를 두는 가치는 아동의 참여다.”

 

- 먼저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주로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나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한국 정부도 1991년 비준한 협약이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소위 냉전시대라 불리던 이전의 모든 사회권, 자유권으로 나뉘었던 모든 권리를 합친 최초의 포괄적인 협약이라는 특색이 있다. 협약이 채택되기까지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협약은 41개의 실질 조항을 두고 있고, 이 조항은 총 9개의 클러스터로 묶여 있다. 9개의 클러스터는 ▲일반 이행 조치 ▲아동에 대한 정의 ▲일반원칙 ▲시민적 권리와 자유 ▲아동에 대한 폭력 ▲가정환경 및 대안양육 ▲장애, 기초보건 및 복지 ▲교육, 여가 및 문화 ▲특별보호조치로 나뉜다. 또한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아동의 무력충돌 참여에 관한 선택의정서(OPAC) ▲아동매매, 아동 성매매 및 아동 음란물에 관한 선택의정서(OPSC) ▲아동의 개인청원에 관한 선택의정서(OPIC)를 두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아직 아동의 개인청원권에 관한 선택의정서는 비준하지 않았다.”

 

- 유엔 아동권리협약과 관련한 메커니즘을 간략히 설명한다면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이행보고 절차(reporting process)를 두고 있기에, 협약을 비준한 국가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정기적으로 국가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도 절차에 따라 국가보고서를 제출해왔는데 2011년 3·4차 심의가 있었고, 2019년 5차·6차 심의가 진행된 것이다. 또한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보다 객관적으로 국가 상황을 검토할 수 있도록 국가보고서가 제출된 후 일정한 때까지 NGO, 국가인권기구는 물론 아동 등에게 대안적(alternative) 성격의 민간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만나자 아동권리협약!’ 캠페인을 진행하는 정병수 국제아동인권센터 사무국장https://lh3.googleusercontent.com/9dXphW3m_wn-jGLeCDaMuDiNvDVevndXiCP78o... />

‘만나자 아동권리협약!’ 캠페인을 진행하는 정병수 국제아동인권센터 사무국장 <사진 = 국제아동인권센터>

 

- 다른 조약기구 메커니즘과 다른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가진 특징이 있을까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특이하게도 본심의가 열리기 이전에 민간보고서를 작성한 NGO, 국가인권기구, 아동 당사자 등을 만나는 사전심의 절차를 두고 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본심의 개최 전에 열리는 사전심의 절차를 통해 각 정부를 심의하기 위한 쟁점목록(list of issues)을 채택하기 때문에 NGO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채택된 쟁점목록에 대해서 정부는 추가적인 답변서를 제출하게 된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5월까지 추가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는데, 정부는 그 기한을 훨씬 넘겨 8월이 되어서야 제출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추가 답변서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부랴부랴 한국 정부의 보고서가 제출된 시점부터 3-4일간 한국 정부가 제출한 문서를 검토하고 추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사전심의 절차부터 참여했나

“그렇다. 2019년 2월에 먼저 제네바를 방문했는데, 당시에 흥미롭게도 아동들이 참여하는 아동회의(childrens’ meeting)가 오전에 먼저 열렸고, 그 이후에 2시간 30분 정도 아이들은 물론 NGO, 국가인권기구 등이 참여하는 사전심의가 열렸다. NGO들이 40여 분간 쟁점목록 채택이 필요한 이슈에 대해서 브리핑할 수 있었고, 그다음에 한국을 담당하는 4명의 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질문했다. 주어진 시간이 짧기 때문에 사전심의에 참여한 단체들 간에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고 협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출국하기 전부터 많은 논의를 거친 덕분인지 어려운 면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진행됐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지점은 아동의 안전 관련한 문제를 발표하면서 세월호 참사에 관한 진상조사를 언급했는데 위원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 사전심의 이후부터 본심의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어떤 과정이 있었나

“사전심의 이후에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있고,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몇 단체와 함께 매주 화요일 아동인권 이야기 모임을 갖는 주간 ‘화만나’ 행사를 준비했다. 이후부터는 일찌감치 9월 제네바에서 열릴 본심의에 참석하는 멤버들과 함께 이것저것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한국 정부 심사를 맡는 위원들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사무국에 전달하기 위해 17장이나 되는 한국 시민사회의 로비 문서를 먼저 준비했다. 현지에서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 ‘국회에 이미 정부 법안을 제출했다’ 정도로 뻔히 예상되는 한국 정부의 답변을 반박하기 위한 자료도 추가로 준비했다. 18일 오후 3시 본심의가 시작되기 전까지 관계자들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여러 간담회를 만들었다. 평생 이번처럼 정신없이 지냈던 경험이 없다.”

 

- 국내에서도 본심의를 준비하는 엄청난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국제아동인권센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함께 ‘아동권리 스스로 지킴이’라는 프로젝트를 해왔다. 2015년부터 3년간 각 지역의 아동들이 스스로 아동권리 옹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력했다. 지역 활동이 끝나고 전국에서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아동보고서 작성을 희망한 23명의 아동이 선정됐고, 1년은 보고서를 작성했으니, 프로젝트는 거의 4년간 진행된 셈이다. 아동 당사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문제는 성적으로 인한 차별, 학교에서의 차별이었다. 스쿨미투와 같은 의제도 그렇게 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은 당사자들도 차별 문제로 시작해서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까지 다루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성인들의 관점에서는 중요한 의제로 꼽히지 않았던 것들인데, 역시 당사자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 지난(2011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한국정부 심의에서 나온 주요 권고 내용과 그 권고가 어떻게 이행되어 왔는지를 먼저 평가해본다면

“위원회의 최종견해가 발표되면 각 부처마다 그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책임이 할당되어야 한다. 국제아동인권센터가 2014년에 제3.4차 심의결과에 대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해서 권고내용 별로 각 부처의 책임을 연결하는 작업까지는 진행해봤는데, 전반적으로 2011년 이후의 상황을 더 면밀히 추적(follow-up)하면 좋았을 것 같다. 이번 본심의를 준비하는 기회에 지난 논의를 살펴보고, 과거에 포함되지 않았던 의제를 발견하고 추가하는 작업을 했다. 지난 최종견해는 정부부처 간 아동 정책을 조정하는 문제, 아동에 대한 정보 수집이 일관되지 않은 문제,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 학생의 정치적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 아동의 시설 재배치 문제 등이 지적되었다. 기업이 국내외에서 아동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고, 소년 전문 법원을 설립하도록 권고한 내용도 있었다. 그 외에도 이주아동의 구금 문제, 장애아동의 통합 교육 문제, 체벌 문제도 있었다. 대부분 이번 심의의 쟁점목록에 다시 포함된 이슈라서 착잡한 면도 있었다.”

 

- 올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한국정부 심의 과정에서 나타났던 한국 정부의 답변은 어떠했나

“짜증도 나고, 화도 났다. ‘노력하겠다’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고, ‘공감하나, 그럴 수 없다’며 회피하는 답변도 적지 않아서 실망스러웠다. 이런 부분을 국제인권기구를 통해 보완하는 것이 NGO의 역할이라는 점을 다시 인지하게 됐다. 이번 심의에서도 시민사회 멤버들이 3시간 동안 정신없이 한국 정부의 답변을 기록하고, 통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역할을 나눠서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과 관련한 문제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한국 정부가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

 

- 그래도 2011년에 비해 달라진 내용은 있지 않았나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유보 조항이 있어서, 협약을 비준한 국가라 하더라도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정할 수 있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유보를 철회한 내용이 입양허가제다. 입양 관련 법이 개정돼서 이제는 법원이 입양을 허가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법원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허가 절차만 공적 영역이 담당하고 있지, 여전히 민간의 입양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양허가 과정의 전반을 공적 영역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볼 순 없다.”

 

- 이번 심의에서 다뤄진 내용 중 가장 관심이 있었던 의제는 무엇이었나

“사전심의에서부터 시민사회 보고서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발제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꼽기 쉽지 않다. 특히 이번에는 학교와 교육제도를 다룬 아동보고서 외에는 소년사법제도, 아동 성착취, 이주아동, 성소수자 아동과 관련한 개별보고서가 있었고, 본심의 참여 단체 중에는 아동학대 및 체벌, 프라이버시나 표현의 자유, 아동보호체계에 관련한 단체들도 많았다. 특정 이슈에 주력하는 NGO가 많았기 때문에, 협약 전반이 고려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다보니 일반이행조치와 일반원칙 내용에 특히 신경을 썼다.”

 

- 보편적 출생등록제도와 포용국가 아동정책과 관한 평가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보편적 출생등록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법체계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주아동을 위한 별도의 체계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며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웠다. ‘출생신고 안 된 아동이 발견되면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즉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고도 대답했는데, 출생등록이란 태어난 즉시 모든 아동의 존재를 법적으로 인정할 국가의 책임이다. 발견되는 우연한 경우를 전제하지 않는다. 위원들이 베이비박스에 유기되는 아동을 질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용국가 아동정책은 대상을 요보호 아동이 아니라, 모든 아동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노력은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용에서 ‘다문화’라는 단어만 있을 뿐, ‘이주아동’에 대한 언급이 단 한차례도 없다.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심의에서도 교육, 여가 및 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이주아동, 장애아동, 여성아동, 성소수자아동과 관련한 질문도 있었는데 정부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한국정부 심의 과정에서 진행했던 시민참여 캠페인도 소개해달라

“국내에서 본심의 중계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목적은 제네바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보길 바라는 것이었다. 또 기왕이면 심의 절차를 즐겁게 봤으면, 특히 당사자인 아동들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본심의를 유튜브로 중계한 것은 실시간 댓글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마침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유엔 웹TV가 시작하기도 전인, 2011년도에 이미 한국 정부 심의과정을 생중계했던 경험도 있어서 시도할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 혼자서는 절대로 생각하지 못했을 기획인데,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의 기술과 능력으로 가능했다. 이런 활동도 아동의 참여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국제인권기구를 활용하는 활동의 중요성과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10/3~10/4 중 유엔 아동인권위원회의 최종견해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견해를 번역하고 분석한 이후에 최종견해와 관련한 책임을 각 부처별로 매칭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각 부처에게 그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계획을 묻기 위한 심포지엄이나 큰 행사도 기획할 예정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의식하는 한국이 추진하는 정책적 변화가 분명히 있다. 국제인권기구 메커니즘은 더디지만 조금씩 이 사회가 변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국제인권기구 심의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답한 국가의 답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특히 이번 심의는 시민사회 내에서 아동권리를 옹호하는 단체 외에도 환경, 여성, 장애 관련 의제를 다루는 단체들과 연대하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전의 유엔 아동권리협약 심의 절차에 참여했던 선배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아동인권이 사회적 의제가 되었다는 점을 실감했다. 더 다양한 연대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남은 숙제인 것 같다.”

화, 2019/10/15-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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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의회 및 14개 시군의회와 함께하는’

「지역복지 향상을 위한 전북네트워크」 출범을 알리며

 

양병준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지역복지향상을위한전북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https://lh5.googleusercontent.com/TxsXyXT4dvboXvbXOYwormGGIzmXblcVTUvi0V... />

전라북도의회 및 14개 시군의회와 함께하는 ‘지역복지향상을위한전북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에서, 네트워크 결성을 기획하고 제안한 단체인 전북희망나눔재단의 유창희 이사장이 창립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좌측의 윤찬영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가 이어서 기자회견 대표 인사말을 했다.

(19.08.26./ 전북희망나눔재단 제공)

 

전북희망나눔재단은 2019년 3월말 전라북도 및 14개 지자체의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개선을 위한 조례’에 명시되어 있는 자치단체장의 책무와 지원계획의 수립 시행, 실태조사, 협의회 및 위원회 설치 등의 이행 여부를 조사하여 ‘2019년 전라북도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 현황: 조례 주요내용 이행 여부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이후 이 재단은 복지정책 및 현안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관, 전문가,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등의 다양한 지역 주체들과 함께 연대해, 지역복지 향상을 위한 네트워크 등의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사회복지사 처우개선 조례 준수 촉구와 개정 문제는 의회의 역할이 요구되기에, 전라북도의회 및 14개 시군의회와 접촉하면서 간담회를 제안하였다. 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지난 5월 13일 전라북도의회 1층 회의실에서, ‘사회복지사 등의 지위 향상을 위한 14개 시군의회 의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6월 10일에는 ‘사회복지사 등의 지위 향상을 위한 전라북도의회 의원 간담회’를 전라북도의회 1층 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지난 두 차례의 간담회에서 전북지역 복지 정책 및 현안 해결을 위해 연대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 처우개선과 지위향상에 머물지 말고, 전북지역의 복지 향상을 위한 사안까지 확대하여 다루기로 하였다. 이는 지난 3월에 발표한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에 관한 후속 활동이다. 그래서 지난 8월 26일에 전라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전라북도의회 및 14개 시군의회와 함께하는 지역복지 향상을 위한 전북 네트워크’(이하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라 한다)를 출범시키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는 ‘복지의 분권과 자치! 지역공동체 회복! 전북형 지역통합돌봄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첫째, 지역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의지와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지역 실정에 맞는 공공복지 전달체계 개편이 필요하고, 세 번째로 전북형 지역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전북희망나눔재단 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하반기 활동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의 첫 번째 사업으로 ‘사회복지사 처우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전북지역 표준 조례안’을 만들어서 14개 시군의회가 올해 안으로 5분 발언 등 일부개정 작업을 전북지역 각 시군의회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또한 전북지역 상황에 맞는 ‘지역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토론회를 올 하반기에 진행하기로 하였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전라북도의 기초생활대상자는 9만 5,745명, 노인 34만 1,921명, 장애인 13만 1,746명, 한부모 가정 5,211명 등 62만 1,523명의 복지대상자와 아동, 청소년 등 해마다 복지서비스 대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전라북도의 14개 시·군 중에서 11개 시·군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를 초과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또한 공공서비스의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국공립시설 비율은 어린이집 4.7%, 장기요양시설 0.7%, 공공의료기관 5.4%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전라북도의 농촌지역은 복지인프라가 매우 취약한 반면 농촌노인의 고령화 비율은 도시보다 심각한 수준이어서 현재의 복지 인프라만으로는 농촌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도시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도시공동화와 ‘전주 여인숙 화재’ 사건과 같은 복지 사각지대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따라서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가 준비하고 있는 하반기 토론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도시지역 대상자와 농촌지역의 고령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위해서는 현재의 복지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북형 지역통합돌봄체계’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전북지역 15개 의회가 지역복지문제 해결을 위해서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전북지역의 복지 현안 및 주요 복지의제와 복지정책을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화, 2019/10/1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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