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초대] 퇴근하고 영화: 벌새

지역

[초대] 퇴근하고 영화: 벌새

admin | 화, 2019/10/08- 21:36


오시는 길
신청하기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수송동에서 평창동으로, 평창동에서 성산동으로. 희망제작소는 지금까지 총 두 번의 이사를 했습니다.

평창동 사무실을 떠날 당시, 특히 아쉬웠던 공간이 있는데요. 연구원들이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일상을 공유했던 부엌입니다. 지칠 때 동료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손님이 오시면 기념사진 촬영 장소 1순위로 꼽혔던 곳이기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평창동 시절 최재정 후원회원이 재능기부한 희망제작소 부엌 모습

부엌이 특별했던 이유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한 후원회원의 재능기부로 탄생한 공간이기 때문인데요. 바로 최재정 후원회원입니다.

사상가가 어때서

“고등학생 때 선생님이 꿈을 물으시길래 ‘사상가’라고 답했어요. 이유도 안 묻고 다짜고짜 혼부터 내시더라고요. 군사독재 시절인 1970년대에 학교를 다니다 보니 억압되고 억눌린 분위기에서 탈피하고 싶었어요. 세상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에 답한 건데 선생님은 제 대답이 맘에 안 드셨나봐요. (웃음)”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최재정 후원회원의 꿈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됐습니다. 20대 때 한국 최초로 축제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문화운동을 하고, 10여 년의 시민운동과 환경운동의 경험을 살려 ‘JSB도시환경’(현 이퓨앤파트너스)을 설립했습니다. JSB라는 이름은 ‘지구에서 살아남는 법’의 이니셜을 딴 것이라네요.

“도시재생이라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쉽지가 않더라고요. 다시 시민운동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정크아트(재활용 소재를 활용하여 만든 미술작품)를 알게 됐어요. 버려진 폐기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게 의미있더라고요.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죠.”

시민운동적 관점으로 도시재생 바라봐야

최 후원회원은 정크아트에서 점점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특히 환경을 테마로 한 주거공간과 공공도시공간을 디자인하는 환경특화디자인에 주력했는데요.

“도시재생 역시 시민운동적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경, 시설 등 외적인 것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것도 고려해야 하죠. 저희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주민과 지역의 특성, 주위 생태환경 등을 모조리 분석했어요. 이를 통해 주민 삶의 질을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했습니다.”

아파트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려고도 애썼습니다.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의미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아파트가 삭막하다는 의견이 많잖아요. 이 문화와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저희가 컨설팅했던 아파트 중에 단지의 전체 둘레가 15km 정도 되는 곳이 있었어요. 이 특성을 살려 마라톤대회를 제안했습니다. 서로 모여 함께 운동하고 어울리다 보면 새로운 주민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최 후원회원은 도시재생과 지역 변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의 참여’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주민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민운동가들이 ‘티칭’(teaching)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역 변화의 핵심 주체는 주민입니다. 이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해요. 저희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티칭(teaching)이 아니라 코칭(coaching)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를 통해 도시재생에 주민의 참여도를 높이려고 해요.”

영리와 비영리가 만나면

2008년 최 후원회원은 돌연 비영리단체인 (사)미래도시환경연구원을 설립합니다. 그리고 도시재생과 관련한 포럼, 박람회, 컨퍼런스, 세미나 등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영리기업은 속도가 빨라요. 혁신도 끊임없죠. 하지만 가끔 방향을 놓치거나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생겨요. 미래도시환경연구원을 만든 것은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예요. 영리의 혁신과 비영리의 가치가 만나면 도시재생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제작소와의 인연 역시 도시재생, 환경, 리사이클 문제에 관한 관심 덕이었습니다. 이후 앞서 언급했던 부엌 인테리어 재능기부, 정기기부, 아내 한은영 님의 전시회 모금 기부 등으로 희망제작소 활동에 아낌없는 응원과 후원을 보내주셨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정책을 바꿀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의 역량이 있다고 믿거든요. 좀 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해서 행정의 방향과 정책을 바꾸는 데에 더 큰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최 후원회원은 삶의 가치로 ‘지속가능’과 ‘박애’를 꼽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어느 곳에 있어도, 어떤 일을 해도 이 두 가지만큼은 잊지 않으려 노력하겠다는 이야기에 따뜻함이 가득했던 평창동 시절의 부엌이 그리워졌습니다.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인터뷰 진행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email protected]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email protected]

월, 2020/04/27- 23:50
4
0

본 칼럼을 쓰는 과정에서 영화에 대한 중요한 아이디어와 논의를 해주신 인제대학교 통일학부의 안지영 박사님에게 감사드린다. 이 글은 북한영화전공자인 안지영 박사님과 농민의 직업세습과 영화를 주제로 한 공동논문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영화관련 글에 안지영 박사님의 커멘트를 가져온 부분이 있음을 밝힌다.

최근 수년간 조선영화 제작은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유튜브에 올리는 조선영화들은 전례없이 많다. 빈곤 속의 풍요다. 김정일시대와 달리 김정은 시대에는 영화의 제작편수가 대폭 줄어들어 한 편 한 편이 더없이 귀한 상황에서, 유튜브에만 조선영화 풍년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제작되는 영화는 한 해에 한편이나 예술영화를 만들까말까 한다. 영화제작 편수가 대폭 줄었으니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인민에게 꼭 전달해야 할 메시지만 영화에 담을 것이다. 이 척박한 문화현실에서 당첨된 그야말로 ‘올해의 영화’다. 여러분도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접근 가능하다. 최근 10년간 북한 김정은시대 포전담당제를 중심으로 한 농업개혁의 흐름을 배경으로 한 두 편의 농민영화를 소개한다. ‘분조의 주인’과 ‘벼꽃’이다. 김정은식 개혁국면이 막 시작하던 2012년도에 “분조의 주인(2012)”이 제작되었고, 개혁이 곤경에 부딪혀 개혁이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한 게 대략 2016년이후이니 2015년에 제작한 벼꽃(2015)은 개혁의 끝자락 쯤에 있다.

이 영화에서 농장을 이끌어가는 간부인 작업반장이나 분조장과 같은 말단 농촌관료들의 일태도는 외부자가 보기에도 상당한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농촌관료를 대신할 누가 있을까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 것인가? 조선의 존망을 지고 가는 식량생산문제를 걸머질 주체가 없다면 개혁은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농민들이나 선동원이 책임을 지고 솔선수범으로 나서 당과 수령이 원하는 과학영농을 이루고 식량증산의 주체로 그려진다. 이게 북한당국의 꿈이자 속마음일 거다. 수많은 간부들보다 한 사람의 농꾼이 귀할 게다. 우리 조선영화 속 세상으로 한 번 들어가 보자.


사회주의를 향해 달리는 제 2 고난의 행군

김정은이 집권이래 처음으로 행한 대중연설은 2012년 4.15일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탄생 100주년 기념 열병식이었다. 그는 이 연설에서 인민들에게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겠다고 선포했다.【1】 이러한 결심은 2012년 6.28 조치와 2014년 5.30 담화를 통해 농업분야에서는 <포전담당책임제>, 공업분야에서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로 경제개혁의 두 축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17년 대북제제강화를 필두로 9년이 지난 지금, 북미회담 결렬에 이어, 핵문제, 코로나, 북한관련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그간 분분하게 논의되었던 우리식경제관리방식이나 포전담당책임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등 북한경제개혁에 대한 논의와 기대, 희망섞인 관측과 평론은 사라졌고 지난 4월에는 세포비서 대회에서 제 2의 고난의 행군이 선언되었다. 8월 현재 2000년대 시장화 이후 가장 강력한 봉쇄와 고립의 사회주의 국면이 전개되는 중이다.

현재는 수령과 당, 인민들이 하나로 뭉쳐 다시 천리마 시대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구호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사회주의건설에 총력을 다하자는 식의 전쟁터로 휘몰아쳐가는 새로운 코로나/제재의 봉쇄국면이다. 김정은이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했던 시기는 불과 5년전으로 2012년~ 2015년도에 짧은 개혁기를 경과하였으며, 2017~ 2019년까지는 관리와 시장통제의 국면에 들어선데 이어 2020년부터 엄혹한 코로나 봉쇄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왜 이렇게 개혁은 사라졌을까?

 

포전담당책임제 개혁은 실종되었나?

오늘날 봉쇄와 사회주의 회귀의 국면에 당시 4년간(2012~2015년)의 개혁국면을 다시 한번 복기해보자. 김정은이 내세운 ‘우리식 경제관리의 핵심은 한마디로 하면 현장에 경영권한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박형중, 2013: 2)’【2】 김정은 시기에 가장 큰 갈등 중의 하나가 농업개혁, 즉 분조관리제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둘러싼 기득권세력과의 투쟁이었다. 식량배정에서 우선순위를 가진 정권 특권기관 그리고 농촌관료들의 저항에 부딪히면서 농민들에게 생산의욕을 북돋우고자 한 개혁시도는 주춤해졌다. 2012년도에 시작하여 2013년도 약 1년간 엄청난 저항에 직면하면서 가족단위의 분조관리제(포전책임담당제)의 도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으며, 농민:국가의 3:7제나 분조의 규모를 줄여 가족영농책임제 도입 등 당초 계획했던 원안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결국 농촌관료들의 기득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형되어갔다. 심지어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높이고자 했던 포전책임담당제가 오히려 부자농민을 위한 제도로 변질되었다는 평들이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자유아시아방송, 2020, 3월 4일 보도). 【3】 “돈 있고 뒷배 있는 농민들에게 농경지가 집중 분여되면서 대부분의 가난한 농민들은 더 가난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필자 역시 직접 농장간부 출신 탈북민과의 면담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포전담당제 실시를 했다고 하면 뭐 더 잘 살 수 있지 않느냐? 하는데 (농장원은)오히려 더 힘든 거죠. 국가에서 하라는 건 해마다 더 많아지고 그렇다고 해서 비료나 씨앗이나 뭐 살초제를 더 충분히 주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그럼 기일 안에…농장에서 비료를 주는데 씨앗도 주는데 다 빠듯하게 줘요. 그러면 잘 사는 집은 또 추가를 해서 넣을 거란 말이죠. 비료랑 또 이만큼 넣을 걸 이 사람들이 이만큼씩 넣으면 당연히 이 사람들(잘사는 집)이 더 크죠. 그런데 못 사는 집들은 주면 준대로만큼 넣어요. 그러면 이삭이 이만해요. 그러면 땅이 4 정보면 예를 들어서 수확물을 석톤 200kg을 바쳐야 된다면 이 집은 그게 안 돼요. 다 까보고 해도 안 돼요. 그러면 사는 집은 그나마 사는데, 못 사는 사람들은 더 못살게 되는 거죠. ” (농장원, 2017년 탈북, 2021년 4월 25일 필자면접)

한 여성 농장원이 전하는 포전담당책임제 이후의 농장의 현실은 한마디로 농촌에서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들간의 격차가 더 커졌으며 간부들의 힘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포전담당책임제 이후 잘사는 집(가구)들은 비료를 농장에서 제공하는 량에 추가로 더 사서 수확고를 올리지만, 못 사는 집(가구)들은 농장에서 주는 것만 넣는 바람에 수확량이 종전보다 줄어들었다. 돈이 많은 가구에 더 많은 땅을 분배하는 지역도 생겨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었다.

 

식량 분배투쟁의 격화

물론 북한당국이 개혁을 통해 양극화라는 결과를 내고자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박형중에 의하면, 북한 당국이 애초에 실시하고자 했던 분조관리제【4】의 개념은 두 가지 극단의 어느 한 지점에 있었다(박형중, 2013: 25). 한 극단은 가족단위 분조를 도입하여 수확물을 국가와 농민이 7: 3으로 나누는 약정하에서 농사의 자율을 분조에게 맡기는 것이다. 이는 협동농장의 해체에 준한다. 다른 한 극단은 기존에 존재하는 협동농장 관료체계 간부의 기득권을 최대한 존중하고 농민통제를 손상시키지 않는 차원에서 분조규모만 축소하여 국가 대 농민의 분할비율을 7대 3으로 나눌 것을 약속한다. 두 개의 청사진 사이에서 분조관리제는 지역에 따라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편차를 가지고 시행되었다. 대체로 첫 번째 방향, 즉 협동농장의 해체 형태로 가기보다는 두 번째 방향, 즉 분조규모만 축소하는 형태로 점차 진행되어갔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김정은시대에 농업개혁은 분조규모만 축소하는데 그쳤고 그 이상의 개혁으로 나아가지 못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결국 기존질서에서 상대적으로 이득을 얻어왔던 중간간부층이 자신들의 특권적 지위와 분배권 등을 없애는 분조관리제로의 개혁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간부들의 반대를 넘어서는 일이야말로 포전담당제로의 농업개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고비였으나 김정은정권은 이를 넘어서지 못했던게【5】 아닌가 생각된다. 원래 공장이고 농장이고 할 것없이 간부들은 노동자나 농장원 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농장의 경우, 농장원 수가 200명이라면 초급당 비서를 비롯한 정치일꾼과 행정간부, 분조장 등만 40~50명에 달할 정도로 간부들의 비중이 컸다(박형중, 2013). 농업개혁을 완수하고 알곡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간부 중 상당수를 줄이고 일하는 노동자의 수를 늘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으나 농촌관료들은 순순히 이를 수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 조직체계에서 권리를 행사해온 농장관리위원회나 농촌경영위원회 간부들 모두 분조관리제 도입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했고, 애초 농민의 생산의욕을 자극하여 수확량을 증가시키려는 농업개혁의 방향은 시작부터 관료집단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6】

요약하자면, 포전책임담당제가 당초 국가가 목표한 개혁을 달성하지 못한 이유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농이나 가족농 중심으로 농업개혁이 이루어질 때 자신들의 직위가 없어질 것을 우려한 농촌관료층의 반대. 둘째, 농민 통제의 어려움이다. 농작물에 대해 개인의 처분권이 늘게 되면 간부들의 권한은 축소된다. 따라서 간부들이 농민들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중앙의 지시나 방침들이 더 이상 농민들에게 먹혀들지 않는 사태를 예상할 수 있다. 셋째, 생산물 통제 문제. 농민들이 생산량을 속이고 빼돌리는 현상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 등. 이같은 세가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농업개혁은 2013년 말부터 제동에 걸렸고(박형중, 2013). 그 결과, 식량증산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전국적으로 힘차게 추진해야 할 포전담당책임제는 2014년에 이르면, 현장에 맞추어 진행되는식으로 축소되었다. 2021년 현재 포전담당책임제가 어떤 상황까지 왔는지 그 정확한 실상을 아는 사람은 없다. 지역에 따라 포전담당책임제 추진의 편차가 워낙 크고 실태도 다르기 때문이다.【7】

 

올해의 영화?

위에서 서술한 북한 김정은시대 포전담당제를 중심으로 한 농업개혁의 흐름을 배경지식으로 깔고 김정은시대에 제작된 두 개의 농민영화를 감상해보자. 개혁국면이 막 시작하던 2012년도에 제작한 분조의 주인(2012)과 개혁이 어려움에 부딪혀 개혁이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한 2015년에 제작한 벼꽃(2015)의 작업반장이나 분조장과 같은 말단 농촌관료들의 일태도가 안일하기 그지 없다. 과학영농을 기피하고, 기존의 하던 방식으로만 한다는 등의 비판이 영화에 나온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하겠다. 문제는 대안인데, 기존의 농촌관료를 대체하여 누구를 호명했는지가 관전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하겠다. 김정일시대와 달리 김정은 시대에는 영화의 제작편수가 대폭 줄어들어 한 편 한 편이 더없이 귀한 상황에서 당국에서는 인민을 대상으로 꼭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담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 해에 한편이나 영화를 만들까말까한 척박한 문화현실에서 당첨된 그야말로 ‘올해의 영화’인 셈이다. 여러분도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접근 가능하니 한 번쯤 감상해보자. 우선 2012년에 제작한 ‘분조의 주인’을 살펴보자.

충수염으로 쓰러진 분조장은 자신을 대리할 농장원을 주위를 둘러싼 농장원 중 찾다가 그만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된다.

영상 1. ‘분조의 주인’ 중 충수염으로 쓰러진 분조장과 이를 바라보는 소영. <출처: [조선영화] 분조의 주인, 유튜브 영상>
2012년에 제작한 <분조의 주인>의 제작은 분조장이 과거의 관행에만 매여 형식주의, 허풍주의로 일관하다가, 도시에서 시집온 신참농삿꾼 소영이와 갈등을 빚는 단순한 프레임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평농장원인 소영이 쌀로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서 분조의 주체로 나서서 무력하고 관행에만 젖었던 분조의 분위기를 혁신하는 이야기가 중심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분조의 주인(2012)’의 줄거리

도시에서 자란 제대군인 출신의 소영(여주인공)은 농촌 작업반 기술원과 결혼을 하여 농장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사실 도시 처녀가 농촌에 시집간다는 이런 설정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고 볼 수 있겠으나, 연애결혼 끝에 도시 처녀가 농촌으로 결혼하러 간 사례를 필자도 2021년 올해 면접했으니 전혀 없는 일은 아니다. 기술원인 남편은 아리따운 아내가 농사짓기가 어려우리라 생각하여 분조장에게 부인을 특별히 배려해줄 것을 부탁(?)하고 이에 분조장은 호응하여 퇴비 만들기 목표에서 미달한 소영을 2톤의 목표를 완료한 것으로 배려한다. 소영은 사업총화에서 거짓을 했다는 죄책감에 밤늦게까지 일을 한다. 나아가 니탄을 퇴비로 사용하여 후민산 액체비료 원액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등 당과 수령의 뜻을 받들어 식량증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러나, 남편과 분조장은 이런 소영의 행동을 모르는 것도 아는 척 하는 사람,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 앉을 자리 설 자리 못 가리는 사람으로 비난하며 소영과 분조장은 갈수록 사사건건 어긋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분조장은 아침 회의 중 갑자기 급성중수염(복막염)을 일으켜 구급차에 실려 가게 된다. 그 와중에서도 분조장은 분조의 일을 걱정하여 대리 분조장 직책을 뜻밖에도 소영에게 맡긴다.분조장이 병원에 있는 동안 소영은 군농기계사업소의 도움으로 무동력삭도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후민산 액체 비료원액을 만드는데 쓸 수 있는 니탄을 쉽게 옮겨온다. 이것을 본 분조장은 새로운 기술개발에 게을렀던 자신을 반성하며 소영과 손잡고 일하게 된다.

 

분조의 주인(2012)’의 주제의식

낡은 방식을 고수하는 구세대 농촌관료(분조장)을 비판하고 신세대 청년 농장원이 과학영농으로 식량증산의 주체이자 분조의 주인이 될 것을 촉구하는 세대교체 요구가 담겨 있다.

북한당국이 2012년에 ‘분조의 주인’을 제작했던 의도는 무엇일까? 부정인물과 긍정인물을 통해 의도의 일단을 추적해볼 수 있다. 농장에 소영이라는 제대군인 출신의 도시 처녀로 기술원과 결혼하여 농장에 들어오게 된다. 그녀는 농사는 처음이지만, 그녀는 열정적으로 식량증산을 위해 후미산 비료를 만들고자 하며, 이것은 수령과 당의 숙원인 과학영농사업의 실현이다. 소영은 긍정인물인 반면에,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농장을 이끌어온 강 삼 분조장은 부정인물로서 대립각에 서 있다. 강삼 분조장은 나름대로 성실한 인물이지만 기존의 방식만을 고집하다 시대와 당의 요구를 외면하는 부정적 인물이다. 반면에, 도시 처녀로 갓 농삿꾼이 된 청년 소영은 대극점에 선 긍정인물로 과학영농을 통해 당과 수령의 명령을 실현하고자 한다. 긍정인물인 소영은 부정인물인 분조장과 대립하다가 결국 분조장의 반대를 물리치고 비료의 원료인 니탄을 기계적인 방식으로 나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함으로서 즉 과학영농을 통해 비료증산을 성공시키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강 삼은 분조의 주인이란 농사경험이 아니라 당과 수령의 명령을 받드는데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현실세계인 농업개혁의 현장에서 기득권을 가진 농촌관료들과 평농장원 간의 갈등은 대단히 컸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영화에서는 이러한 갈등은 당과 수령의 명령에 따른다는 사상기조하에 쉽게 봉합된다. 두 사람의 갈등과 대립은 분조장의 반성과 분조장 충수염으로 쓰러진 상태에서 주위 농장원들을 둘러보던 중 분조장은 이제까지 나서기 좋아한다고 못마땅하게 여겼던 소영을 자신을 대리하는 분조장으로 세우는 사건을 통해 극적 계기를 맞이한다. 하필 왜 분조장이 병원에 실려가면서 하필이면 소영을 선택했을까? 그 이유는 소영이 당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나선다는 것을 강삼 분조장 자신이 알고 인정했기 때문이고, 영화 마무리에서 강삼 분조장의 입을 빌어 “농사경험이 많다고 해서 주인이 아니라 당정책을 심장으로 받아들여 관철하는 사람이야말로 분조의 주인”이라고 선언을 통해 분조의 주인을 정의한다.

아마 현실에서는 알곡 수확물의 분배와 경작권을 중심으로 날카롭게 대립되었던 간부와 농민간의 갈등은 이 영화에서처럼 아름답고 단순하게 봉합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포전책임담당제를 계기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평농장원들에 대처하여 간부그룹의 기득권이 개혁의 파고를 이기고 이들을 압도하고 제압했을 것이라고 상상해볼 수 있다. 갓 들어온 새댁 농꾼에게 밀려 분조장의 위신은 추락하고 반성하는 장면을 통해, 분조장으로 대표되는 농촌관료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준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농업개혁을 추진해왔던 당국의 의지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농장운영의 기존 질서를 비판하되, 수령과 당의 명령을 받들어 식량증산의 지상과제를 농민에게 주고 쌀로 사회주의를 지킬 것을 강하게 요구하며, 농민들을 사상을 통해 통제하고자 하는 당국의 의지는 영화를 통해 전달된다.

<계속>

 

【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행한 대중 연설이다. 이 대목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 만난 시련을 이겨내며 당을 충직하게 받들어온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입니다.”에서 가져온 것이다.

【2】 박형중, 2013. <6.28 방침> 1년의 내용과 경과. 통일연구원 온라인 시리즈. 2p.

【3】 rfa, 2020, 3,4, 북 포전담당제, 부자 농민들을 위한 제도로 변질, “당에서는 분조관리제를 융통성 있게 실시해 알곡수확량을 늘이도록 농장간부들이 자율적으로 포전담당책임제를 실행토록 허용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돈 있고 뒷배 있는 농민들에게 농경지가 집중 분여되면서 대부분의 가난한 농민들은 더 가난에 빠지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https://www.rfa.org/korean/in_focus/food_international_org/agriculturenk-03042020085343.html

【4】 분조관리제, 협동농장의 기층조직인 분조 단위에 기초한 협동농장의 내부관리 운영형태.분조관리제는 김일성(金日成)이 1965년 5월 강원도 회양군 포천협동농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처음으로 제시하였으며, 1966년부터 북한의 각 협동농장에서 실시되고 있다.북한은 분조관리제가 “농민들을 집단경리의 관리운영에 적극 참여시키는 훌륭한 생산조직 형태”라고 설명하면서 분조관리제를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농업생산의 특성을 감안해 농민들의 자각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농업에 대한 국가의 기업적 지도를 철저히 하며, 사회주의 분배원칙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분조란 일정한 조직체에서 기층조직이나 기본조직의 아래에 조직하는 작은 단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통상 협동농장에서 작업반 밑에 조직되어 있는 하부조직을 말한다.분조관리제는 협동농장의 각 분조(10∼25명)들에게 일정한 면적의 부침땅과 농기구, 부림소, 생산도구 등을 할당하고 이들에게 국가 생산계획에 준하여 수확고 계획과 노력일 투하계획을 설정해 준 다음 계획 수행 정도에 따라 노력일수를 평가해 주고, 이에 근거하여 분배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5】 정정현(2018). 북한의 협동농장 생산체제에 있어 분조관리제의 변화와 농업협력방안에 관한 연구. 협동조합경영연구 48: 130

【6】 한 중국 대북전문가는 김정은정권이 실시하는 분조관리제를 통한 농업개혁에 대해 협동농장 경영위원회와 관리위원회 전임간부들은 개혁을 방해할 것이라고 내다 보았다. 자리의 축소를 우려하는 반면, 농장원들은 전임간부들이 줄지 않으면 자신들의 실제 분배 몫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였다.

【7】 일부 농장들의 소식이 내부 소식통을 통해 흘러나오거나 농장에서 일하던 탈북민들을 통해 짐작해보는 수준으로, 아직 김정은시대의 농업개혁의 실태와 수준을 전국규모에서 명확하게 규명한 연구논문은 부재한 실정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본 글 역시 마찬가지이다.

 

김화순

화, 2021/09/14- 01:32
4
0

춘천 시내를 10분 정도 벗어나 칠전로의 조용한 마을에 들어서면 카페 <나비>가 보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공간에는 책들이 가득 차있습니다. 정돈된 서가 옆에는 장난감들이 줄 지어 서있는 놀이공간이 눈길을 끄는데요.

아이들의 심리발달을 돕는 놀이공간이자 상담실입니다. 그 옆에는 ‘리빙랩’이라는 팻말도 보입니다. 어떤 곳인지 절로 호기심이 생기는 이 곳, <나비>를 시작한 분은 바로 김윤정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나비 CSV(공유가치창출) 연구소 소장)입니다.

 

비영리와 영리를 어떻게 결합할까

김윤정 후원회원은 지역에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카페 <나비>를 운영하는 동시에 공유가치창출(CSV) 연구소에서는 지역과 연계해 프로젝트 기획 및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비영리 영역에서 활동했던 건 아닙니다. 오히려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대학에서 약 10년 가까이 경영 관련 과목을 가르친 지식과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주로 경영전략 분야의 과목을 강의했는데 어느 순간 불편한 감정이 들었어요.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한 기업을 성공사례로 들었는데 오너의 비리, 낙하산 인사 등이 벌어지고 있는데 과연 성공한 기업이라고 가르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윤정 후원회원은 고민한 끝에 학생에게 ‘성공’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토론하는 형태로 수업방식을 바꿨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행복’이었습니다. 돈, 명예 등의 내용도 있었지만, 이를 넘어서 성공과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중심을 뒀습니다. 그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기업은 어떤 기업인가’에 관해 사례 연구를 하면서 강의의 재미를 느꼈다고 합니다. 이 경험이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해도 될 정도입니다.

“왜 경영전략이 필요한지 얘기하는 만큼 ‘나는 현장에서 어떻게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사회적기업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자연스레 사회적경제를 보게 됐어요. ‘이걸 책이나 공부를 통해서 아는만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거쳤죠.”

 

‘커뮤니티’가 문제 해결의 키

김윤정 후원회원이 영리와 비영리 경계를 서성이며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간 모습은 카페 <나비>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나비>는 시민 누구나 실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딱 하나로 규정되지 않은 <나비>는 카페 이름처럼 자유롭습니다.

“사람마다 어떤 모습으로 저희를 보느냐에 따라 공간도 다르게 바라보세요. 이 곳을 ‘리빙랩’, ‘카페’, ‘상담센터’라고 부르는 분도 계시고, 또는 <나비>에서는 ‘컨설팅을 해’, ‘교율을 해’, ‘커뮤니티 행사를 해’ 등등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죠.”

<나비>에서는 ‘커뮤니티’ 중심으로 발달장애인의 자립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발달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서비스디자인은 최소 단위인 마을, 지역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며 이를 직접 지역에서 실행합니다. 오랜 기간 <나비>의 상담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았던 장애인들이 직무 경험을 거쳐 직원으로 일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가능한 일의 방식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해요. 서가를 만든 이유도 책을 관리하는 일이 북카페면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만약 꽃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플랜트 카페를 만들고,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음악 선곡하는 일을 만들고. 이런 방식으로 카페 규모를 키우면 열 개가 넘는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김윤정 후원회원은 장애인을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역할을 하는 시민’으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디자인은 전문가가 맡아야 하지만, 장애인이 지역 커뮤니티의 구성원으로서, 시민으로서 지역에 스며들 수 있게끔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문과 답을 통해 만드는 일상의 실험

김윤정 후원회원은 ‘기회가 되면 해야지’라고 마음 먹으면 외려 못하는 것 같다며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는 것을 습관화하며, 일상을 즐거운 실험의 연속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때’,  ‘이렇게 하면 안 되나’ 등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결국 해보는 방법 밖에 없어요. 전문가에게 묻는다해도 의견 수렴은 가능하지만 된다 안된다는 판단할 순 없어요.”

현실적으로 보면 <나비>의 매출 상황이 넉넉하지 않지만, 사업의 30%는 지역과 연계된 프로젝트를 한다고 합니다. 직원들 역시 리빙랩 프로젝트처럼 스스로 실험과 모험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윤정 후원회원은 ‘실험기업’인 지금의 형태가 돈을 떠나서 연구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공유가치창출’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고, 해결할 고민도 많이 남아있지만 분명한 것은 중요한 키가 될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사업도 지역에 필요한 걸 사업화하는거고, 사업화를 통해 지역 내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자리가 잘되면 잘될수록 지역의 문제해결에 가까워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게 연구소의 목표이고 역할이에요.”

 

마을 거점마다 위치한 소셜 프랜차이즈

김윤정 후원회원은 <나비>를 ‘퍼즐’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살 지에 관한 큰 그림은 하나이지만, 퍼즐 조각은 각기 다를 수 밖에 없죠. 지금은 퍼즐 조각조각을 만드는 과정이지만, 큰 그림은 명확하다고 합니다.

“지역마다 곳곳에 (<나비>와 같은) 마을 거점의 소통공간이 있고, 배움이 생기고, 마을에 필요한 사업이 주민들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정년과 상관이 없는 지역에 필요한 사회적 일자리가 생겨나고, 마을주민이 항상 어우러지는 것을 꿈꿔요.”

그가 말하는 마을을 거점으로 한 심리발달센터와 커뮤니티센터가 있는 구조는 흔치 않습니다. 상담과 치료가 사실 가장 가까운 단위에서 이뤄져야 하는 만큼 그런 의미에서 공동체 전체의 나은 삶을 위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중심의 생활양식인 로하스(LOHAS) 카페 방식으로 상담의 문턱을 낮추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상담센터라고 하면 섣불리 가기 어렵지만 카페라면 가능해요. 우울함은 심각한 사회문제거든요. 심리상담사와 주치의가 항상 자주 만날 수 있는 사람이면 좋죠. 단순히 고용을 위한 카페가 아니라 로하스 카페 컨셉으로 앞으로 어떤 생활방식으로 살아야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실험을 하고 참여할 수 있는 허브가 되는 거죠.”

‘시민 기업’을 향한 꿈…춘천의 랜드마크가 되겠습니다

<나비>의 장기 목표는 ‘시민 기업’입니다. 기업이 누군가의 소유가 아니라 시민이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여기에 춘천의 시민의식까지 큰 그림에 들어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복합 커뮤니티를 춘천의 랜드마크처럼 만들면, 발달장애인들이 일하는게 자연스럽겠죠. 커뮤니티 곳곳에서 장애인을 만나는 것이 낯설지 않으면, 지역에서도 낯설지 않을 거에요. 그러면 춘천의 시민들에게 더이상 장애의 유무는 의미가 없어요. 춘천 시민은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어우러져 산다고 자랑할 수 있겠죠.”

김윤정 후원회원은 <나비>의 실험을 떠올리며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리면서도 이내 다른 대답을 덧붙였습니다. “되게 해야죠!” 김윤정 후원회원을 통해 변화하는 춘천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글: 유다인 이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이음센터

목, 2019/12/12- 00:55
3
0

 

<추천 영화> 핵폐기물 옆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 영화 ’월성’ 

 

영화 '월성' 포스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쓰레기
핵폐기물 옆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는
월성 주민들의 이야기를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월성> 예고편 및 상영극장 보기

* 영화 ‘월성’의 극장 개봉을 맞아, 국내외 핵발전의 역사와 ‘월성’의 주인공 황분희씨의 삶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타임라인을 제작했습니다. 국내외의 거시적 역사와 황분희 씨의 미시적 연대기를 교차해보며 핵발전의 역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씨줄과 날줄, 핵발전의 거시사와 월성 주민의 미시적 삶이 만날 때…

 

 

목, 2019/12/19- 08:26
3
0

 

[상영회 신청하기]

① 6,735 / 1,528 / 894.
② 355 / 20 / 800,000,000,000

이 숫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독성화학물질사고와 관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첫번째 숫자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표현하는 숫자들입니다.
지금까지 피해지원 신청자는 6,735명. 1,528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 중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피해자는 894명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듯 다른, 화학기업 듀폰사의 독성폐기물(PFOA) 유출사건이 영화로 찾아왔습니다.
피해자 3,535명, 20년에 걸친 추적과 싸움, 그리고 배상금 8,000억.

이 특별한 영화의 상영회에 환경운동연합 회원/시민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다크워터스 Dark Waters
개봉예정: 2020.03
시간: 127분,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토드 헤인즈
주연: 마크 러팔로, 앤 해서웨이

<환경운동연합 x 다크 워터스> 상영회
- 일시 : 2020. 02. 24(월) 오후 8시
- 장소 : CGV용산아이파크몰
- 참가비 : 무료
- 초대인원 : 20명 (1인 2매 가능)
- 문의 : 생활환경국 02-735-7000 (내선 316)

수, 2020/02/19- 01:29
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