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없데이 #GoNaked2019 캠페인

#쓰레기없데이 #GoNaked2019

#쓰레기없데이 #GoNaked2019






<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강화로 흘러들어와서 어쩌다 새를 보기 시작, 덕분에 심심치 않게 시간 보내며 남은 여생을 준비하고 있는...





<필자 소개>
유스토리(Youth Story)는 기후위기의 끝에서 청년이 당신에게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습니다.
1부 필자: 남준식
25살 대학생.
한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강화로 흘러들어와서 어쩌다 새를 보기 시작, 덕분에 심심치 않게 시간 보내며 남은 여생을 준비하고 있는...


<필자 소개>
유스토리(Youth Story)는 기후위기의 끝에서 청년이 당신에게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습니다.
3부 필자: 김단아
문예창작과 대학원생.
곳곳에서 뛰쳐나오는 환경문제 때문에 양심통을 앓으며 살아가고 있다.











2021년 신축년,
몸은 멀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가까운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생태지평의 모든 연구원은 생태사회를 향해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현장과 이론이 만나는 연구소 생태지평 드림 -
‘지구가열(glob al heating)’로 기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중위도 이상 지역의 겨울은 여전히 춥다. 모든 것을 얼려 버리고 눈으로 덮어 버리는 혹독한 겨울 추위는 새들도 피해갈 수 없다. 계절이야 모든 생명들이 헤쳐 나가야 할 삶의 조건 중 하나지만, 어쨌건 겨울은 가혹하다. 특히 마트에서 먹이를 구하거나 울에 갇혀서 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사는 특별한 종이 아닌 다음에야 야생의 겨울을 혹독하기 그지없다.
두루미의 힘겨운 겨울나기
우린 매년 겨울, 두루미와 독수리들에게 먹이를 준다. 강화도 두루미의 식탁은 갯벌에 차려진다. 두루미는 칠게며 갯지렁이 구멍을 콕콕 쑤셔서 겨울잠을 자고 있는 놈들을 끄집어내서 먹는다. 드넓은 갯벌에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총총 박혀있는 갯벌생물들은 두루미들에게 더할 나위없는 겨울 양식이 된다. 그런데 이처럼 훌륭한 곳간 문이 닫혀 버리는 때가 있다. 짠물마저도 얼려버리는 강화의 혹독한 추위가 이어지거나 큰 눈이라도 내리면 갯벌생물들의 서식굴 입구가 보이지 않거나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가 뿌려주는 옥수수는 변변찮기는 해도 요긴한 비상식량이 된다.
독수리는 육식성이지만, 사람들의 오해와 달리 사냥을 하지는 못한다. 자칼이나 하이에나처럼 죽은 고기를 찾아서 먹는 ‘스캐빈저(scavenger, 청소부동물)’다. 거의 3미터에 이르는 날개를 가진 독수리의 위용은 멋지게 사냥감을 덮치는 장면을 떠오르게 하지만, 날래게 사냥감을 추적하고 덮치는 데 있어서 큰 날개와 덩치는 오히려 걸림돌이다. 참매나 황조롱이처럼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사냥을 잘 하는 새들은 날개폭이 좁고 끝이 뾰족한 데 비해 독수리의 날개는 폭이 넓고 끝은 넓적한 게 꼭 방패연 같다. 독수리는 밤새 차가워진 공기가 해가 뜨면서 따뜻하게 데워질 때 발생하는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 먹이를 찾는다. 넓고 넓적한 날개는 하늘로 치솟는 따뜻한 공기의 흐름을 타는데 적격이다.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들은 대부분 몽골 태생이다. 드넓은 초원에서 먹이를 찾는 독수리를 떠올리면 절로 가슴이 뛰지만, 영하 수십 도를 오르내리는 몽골의 겨울은 가혹하기만 하다.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지니 자연스레 영역이 넓어지는데, 대부분 성조들의 차지다. 영역 다툼에 밀린 일부 성조와 어린 새들은 10월이면 우리나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의 90%가량이 유조인 이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월동 환경도 녹록치 않다.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공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인공구조물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동물들이 로드-킬로 죽기도 하지만, 로드-킬 당한 사체는 대부분 도로변에 있어 독수리가 내려앉을 수 없다. 가급적 로드-킬이 없어야 하겠지만, 이왕이면 로드-킬로 죽은 사체를 수거해 독수리들이 내려앉을 수 있는 들판으로 옮겨주는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겨울을 더 서럽게 하는…
겨울이 서럽기는 다른 새들도 마찬가지다. 꽁꽁 얼어버린 하천이나 호수는 오리류를 힘들게 하고, 한 톨의 낙곡까지 둘둘 말아버린 마시멜로는 들판에서 먹이를 구하는 기러기류를 배곯게 한다.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눈은 멋진 설경을 선물할지는 몰라도 새들은 먹이를 구하는데 애를 먹는다. 우리가 새를 위해 할 일이 많지 않지만 이 시기에 먹이를 공급하는 작은 도움도 새들에게는 위안이 된다. 이처럼 아주 작은 도움마저도 쉽지는 않다. 그놈의 조류독감 때문이다.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면(사실 언젠가부터 조류독감이 유행하지 않는 겨울이 없을 정도다) 거의 모든 들판과 습지는 출입이 제한되고, 먹이를 주는 것도 막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그렇지만, 조류독감 바이러스 역시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놈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어왔던 존재다. 야생조류의 몸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바이러스 중 하나인 조류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의 경우에는 뚜렷한 증상 없이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 혹독한 환경에서 살면서 강인한 면역력을 가진 탓이다. 반면 A4 용지 한 장만큼도 허락되지 않는, 감옥과도 같은 케이지 안에서 수천, 수만 마리가 밀식되어 항생제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가금들의 허약한 체력은 조류인플루엔자를 감당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닭과 오리를 감옥에서 석방하고 자연과 접하도록 하여 튼튼한 체력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몸에 들어오더라도 끄떡없는 강인한 면역력을 길러 주는 것이다.
치킨 값이 오를 것이라고? 그럼 비싸게 사서 먹자. 수천 년 후의 고고학자들이 이 시대를 상징하는 유적으로 ‘패총’ 대신 ‘계총(鷄塚)’을 찾아야 할 정도로, 너무 많은 치킨을 먹는 게 문제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때까지 인간종이 존재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방법이 아닌 ‘땜질처방’도 있다. 야생조류와 가금의 접촉을 막는 것이다. 야생조류가 사람이 만든 인공축사에 접근하는 이유는 먹이부족 때문이다. 축사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나 분뇨가 이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야생조류에게 먹이 공급하는 것을 막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도 없고, 자신들의 서식지에서 가까운 곳에 먹이가 있는데 굳이 위험한 닭장까지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봉쇄와 살처분 중심의 현재 조류독감 방역정책은 손 쉬우면서도 생색내기 쉬운 탁상머리 행정의 전형처럼 보인다.
집 앞 먹이대를 달아보자
관료들의 방해에도 야생동물에게 먹이 주는 것을 멈추지 않는 용감한 사람도 많지만, 나처럼 소심한 사람은 행정명령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방법은 있다. 내 집에서 주면 된다. 집 처마에 작은 먹이대(bird feeder)와 급수대(water feeder)를 설치해 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새들을 도울 수 있고, 덤으로 새들의 귀여운 자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지방이 많이 필요한 겨울철에는 땅콩이나 해바라기 씨, 들깨 같은 씨앗들이 좋다.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박새, 곤줄박이 같은 새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 익숙해지면 조심성 많은 딱새나 딱다구리들도 찾아온다. 땅콩은 잘게 부순 분태가 좋다. 덩어리째 놓아주면, 특히 욕심 많은 곤줄박이 같은 놈들이 계속 물어다 여기저기 감춰두기 때문에 감당할 수가 없다. 특히 새끼를 기르는 시기에는 땅콩이나 아몬드처럼 큰 열매들이 새끼들의 기도를 막아 죽게 할 수도 있어 외국에서는 번식기에 내놓지 말아야 할 먹잇감으로 가르치고 있다(외국에는 버드피딩을 위한 재료, 제작방법 등을 알려주는 단체나 싸이트가 아주 많다).
구할 수 있다면 쇠기름도 좋다. 씨앗과 쇠기름을 같이 놓아두면 대체로 쇠기름을 더 찾는 것 같다. 마음과 정성을 조금 더 담고 싶다면 버드케잌(suet)을 만들어 주거나 밀웜 같은 식충을 배양해서 공급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새 모이대는 창문에서 충분히 떨어진 곳에 설치하여 유리창에 충돌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고양이 같은 포식자가 습격하지 못할 위치에 두거나 방어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빵은 새들에게 특별한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하고 신선하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 우유나 초콜릿은 새들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주어서는 안 될 음식이다. 대체로 사람을 위해 가공된 음식은 가급적 새들에게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먹이를 주고 나서도 잘 관리하고, 오래된 먹이는 신선한 것으로 교체해 주어야 한다. 새들을 먹이겠다는 좋은 의도가 게으름 때문에 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집 주변의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아온 전통이다. 먹이를 주는 방식에 있어 우리나라가 다소 직관적이라면, 외국 특히 유럽 사람들은 보다 과학적이고 생태적이다. 새 종류별로 선호하는 먹이의 종류, 먹이를 공급해야 할 시기와 관리법, 주지 말아야 할 먹이, 버드피더의 종류와 제작 및 설치법 등 오랜 경험과 분석에 따른 노하우들을 정리하여 함께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대체로 겨울철에만 먹이를 공급하지만, 이들은 일 년 내내 종류별로, 시기별로 다양한 먹이로 새들을 먹이고 있다. 참 부럽다.

다양한 버드피더(bird feeder)

굳이 비싼 돈 들여서 기성제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간단하게 집에서 만들 수도 있다.
|
STOP! 먹방 사회
나는 사회적 행위를 해야 하거나 술 마실 때 빼고는 뭘 먹는 걸 그리 즐겨 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뭔가를 해 먹이고 싶을 때나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 때, 또는 누군가와 무슨 거래(?)를 해야 할 때처럼 애정을 표현하거나 사회적 격식을 차려야 할 때를 제외하곤 내가 자발적으로 또는 그나마 즐겁게 무언가를 먹을 때는 술 마실 때다. 나머지 먹는 시간은 그저 생존을 위한 먹이활동일 뿐이다. 사실 모든 동물이 그렇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오로지 쾌락을 위해 먹는 행위를 하는 동물은 인간뿐이다. 인간종의 특성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건 정상이 아닌 듯 보인다. ‘먹방이 대세’라는 말은 먹는 것에 대한 왜곡되고 비틀린 탐욕을 대변하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먹기 위해 기르고 있는 가축의 총 몸무게가 지구상 척추동물 전체의 몸무게 중 67%라고 한다(그런 점에서 울에 갇혀 먹이를 받아먹고 사는 종이 특별하다는 앞선 이야기는 잘못된 것인지 모른다). 인간이 차지하는 비중 30%를 합한다면 지구의 97%가 오로지 한 종을 위해 복무하고 있는 셈이다.
상상해보자. 지구의 30%쯤 되는 덩치를 가진 거대하고 탐욕스런 거인이 지구를 뜯어먹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이게 우리의 현재 모습이다. 좀 덜 먹자.

---
<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강화로 흘러들어와서 어쩌다 새를 보기 시작, 덕분에 심심치 않게 시간 보내며 남은 여생을 준비하고 있는...

물 나라 강산이 왼통 쌈판 됐구나.씨알이 뭣으로 나무 베고 풀 베느냐.그대게 이르노니 제후 된단 말 마라.한 장수 공 이루려고 일만 뼈다귀 말랐단다(一將功成萬骨枯)
‘환경오염’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키워드 중 하나인 플라스틱, 이 친구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건 지난 2020년 5월이었다. 누구든 두 팔 벌려 환영하는 황금연휴 기간에 부모님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든든하게 챙겨먹은 탓이었는지 연휴가 끝날 때까지 소화불량 증상이 나를 괴롭혔다. 결국, 연차를 하루 더 써 찾아간 병원에서 ‘맹장염 소견이 보이니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라’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많은 검사들을 끝내고 나니 막상 내 손에 쥐어진 결과는 예상 밖의 병명이었다.
“여기 이 동그란 게 보이시죠? 이게 바로 난소에 생긴 7cm 혹입니다.”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난소낭종, 그것이 내 정확한 병명이었다. 상당히 큰 크기의 혹이 장기를 눌러 소화가 안됐을 것이고, 위치가 좋지 않아 복강 내 압력에 의해 터지게 되면 복막염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언제 혹이 터질지 모른다는 말에 큰 병원의 산부인과 예약을 잡고 빠르게 수술까지 진행했다. 내 인생 첫 수술이었다. 병실에서 만난 같은 질환을 가진 환우들과는 아침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충에 대해 토론하곤 했다.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에게 자주 발견되는 병이고 관리만 잘 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들의 소견이 있었지만, 자칫 생식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은 수시로 날 찾아오곤 했다. 퇴원 후에는 힘겨운 호르몬 치료를 하며 절대 재발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환우 카페에 가입해서 멀리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플라스틱이었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처리하기도 쉽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함 하나만으로 소비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재료다. 이런 플라스틱을 멀리해야한다니 가능하긴 한 일인 것일까? 하지만 플라스틱으로부터 용출되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에스트로겐’과 같은 기능을 하여 호르몬 교란을 일으킨다는 사실1) 은 그동안 사용해왔던 플라스틱이 내가 겪은 일을 불러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비스페놀A는 고강도 플라스틱, 영수증 감열지 등에 사용되며 우리의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물질은 지난 2018년 8월, 영유아 식품을 담는 용기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법적으로 규제하는 등 행간의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현재는 국내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해 식품 포장용기나 화장품 등에 해당 물질을 사용할 수 없도록 관리하고 있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플라스틱에서 나온 물질이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몸 안에 축적될 수 있다는 사실은 지금도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불안 속에 죄책감과 함께 쌓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경계하던 것도 잠시, 아침엔 생수병에 든 물을 마셨고, 저녁엔 배달용기에 담긴 마라탕을 먹었다. 일상 속에 익숙해져 버린 플라스틱 사용으로 어쩌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플라스틱 없이 단 하루를 사는 것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여나가야 하는 것을 잘 알지만 그만큼 쉽지 않다는 점도 느껴졌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 책상 위엔 두 개의 플라스틱 병이 놓여있다.
어쩌면 나는 ‘편리함’이라는 그늘 아래 내 몸과 환경에 책임지지 못할 일들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플라스틱과 함께 한 시간만큼 환경도, 나도 병들어가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개인위생에 대한 민감함이 증폭되며 플라스틱 사용이 더 익숙해지고 사용량도 늘게 되었다. 자연스레 내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이 드는 플라스틱, 이제 내게는 가볍지만 더 이상 가볍지만은 않은 존재가 되었다.

------
<필자 소개>
유스토리(Youth Story)는 기후위기의 끝에서 청년이 당신에게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습니다.
4부 필자 : 남채연
도시재생기업(CRC) 협동조합 상4랑 사무국의 막내.
사람이 남기는 다양한 흔적들로 이루어진 도시 내 모든 공간의 탐구를 좋아하는 지리학도.

교동도 대룡시장
강화도에는 크고 작은 유인도와 무인도가 부속도서로 딸려 있다. 그중 서북단에 있는 교동도라는 섬이 가장 큰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북한까지의 거리가 2.5km밖에 되지 않는데다, 간조 시에는 남과 북 사이에 엄청난 넓이의 풀등(대동여지도에 ‘정사초’라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이 길게 이어져 있어 ‘갈대 하나 물고 걸어서 귀순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해안선의 2/3가량이 철조망으로 막혀 있고, 해병대의 삼엄한 검문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기에 사람들이 쉽게 찾기 힘든 곳이었다. 물론 지금은 다리가 놓이고, 검문도 예전 같지 않아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이곳에 대룡시장이라는 오래된 시장이 하나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폭격을 피해 교동도로 피난 왔던 연백(연안군) 출신 실향민들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고향의 시장을 그대로 본떠 만들고 일군 시장이라 한다. 수십 년간 삼엄한 경계 속에 고립되어 왔던 곳이다 보니 6~70년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한마디로 실향의 아픔이 만들어낸 집단적, 정서적 공간이자 시간이 멈춘 공간이다.
이런 옛 모습 때문에 몇몇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특히 상가 처마 밑에 자리 잡은 수많은 제비 둥지들이 옛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가 되면서 많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제비는 대룡시장의 핵심 생태자원이 되었고, 대룡시장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다리가 개통된 이후 그동안 멈췄던 시간을 만회하기라도 하듯 빠른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낮은 처마들이 헐리고 상가 건물들이 새 단장을 시작했다. 과거를 떠올리게 하던 옛 모습은 사라졌고, 시장 담벼락에 억지스레 그려진 새마을 포스터 벽화만이 그 시간대를 증언하고 있을 뿐이다.
동시에 이곳 상인들과 함께 수십 년 세월을 엮어왔던 제비들의 수난도 시작됐다. 제비 사진을 찍겠다고 둥지 위로 스마트폰을 들이밀고, 아이를 목말 태워 둥지 안을 들여다보게 한다. 새끼들은 낮에는 거의 10분에 한 번꼴로 먹이를 받아먹어야 한다. 새끼가 다섯 마리라면 대략 2분마다 어미가 드나들면서 새끼를 먹여야 하는데, 사람들이 둥지 주변에서 떠나질 않으니 새끼를 제시간에 먹이질 못한다.
이런 상황이 몇 년째 지속되면서 제비들이 점차 떠나고 있다. 상인들 이야기로는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가 새끼를 둥지 아래로 떨어뜨려 죽이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몇 년 더 지속한다면 대룡시장에서 제비를 보기는 어렵게 될 것이다.

일부 주민들이 제비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관광객들이 많아 역부족이다.
사람의 공간에 들어온 제비
물 찬 제비 같다, 봄 제비 옛집으로 돌아온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 흥부집 제비 새끼만 못하다…. 제비와 관련된 속담은 참 많다. 그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하고 친밀하다는 뜻이다. 반려동물을 제외한다면 제비만큼 사람과 친숙한 동물도 드물다. 야생동물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두려워한다. 그런데도 서식공간을 사람의 영역 안으로 옮기는 종이 있다. 뱀이나 맹금류처럼 사람보다 더 직접적인 천적을 피하는 데 사람이 유용한 방패막이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물 바깥에 위치한 제비 둥지의 둥지 포식률은 25%에 이르지만, 건물 안쪽에 위치한 둥지는 1%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는 제비가 둥지를 틀지 않는다. 그럼,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라고 다 제비가 들까? 3년 전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면서 먼저 제비 둥지를 확인했다. 낡아 허물어진 귀제비 둥지 하나와 성한 제비 둥지가 하나 있었다. 최근까지 번식했던 똥 자국까지 확인하고 제비가 들기를 기다렸다. 5월이 지나고, 6월이 지나도 제비는 소식이 없었다. 다른 집에서는 벌써 새끼들이 이소하기 시작했고, 빠른 놈들은 2차 번식을 시작했다. 왜 우리 집에는 제비가 안 들까? 내가 미덥지 못했을까? 아니면 우리 집 주변을 기웃대는 길냥이들 때문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우리 집 역시 ‘빈집’이라는 사실이다. 제비들이 사람의 공간으로 들어오는 이유가 방패가 필요하기 때문인데, 아침 일찍 나갔다가 밤이 늦어서야 돌아오는 우리 집은 제비가 볼 때 빈집과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할매가 마당에 나와서 빨래도 널고, 볕 바라기도 하시고, 상추밭에 물도 주시고…, 수시로 드나드는 곳에만 제비가 든다. 할매가 노환으로 거동이 힘들어지고, 결국 요양원으로 떠나게 되면 제비도 떠난다. 시골에서도 제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비는 전 세계적으로 90여 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제비, 귀제비, 갈색제비, 바위산제비, 흰턱제비, 흰털발제비 등 6종이 관찰된다. 그중 제비, 귀제비 두 종류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고 나머지는 우리나라를 거쳐 가는 나그네새다. 제비는 멱이 적갈색이고 배가 하얀색인 데 비해, 귀제비는 멱을 포함해 배면이 하얀색이고 흑갈색 줄무늬가 있다. 제비는 사발 모양의 둥지를 만들고, 귀제비는 이글루를 거꾸로 붙여 놓은 것 같은 둥지를 만든다.
평균 시속 50km, 최대 시속 250km 정도로 무척 빠르게 나는 제비는 날벌레를 주로 잡아먹는다. 날렵한 몸매와 길고 뾰족한 날개를 가지고 있어 비행 능력과 사냥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 여름철 논 주변에서 날벌레를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면서 한 마리씩 잡아먹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연미복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비의 상징은 역시 두 갈래로 길게 갈라진 꼬리깃이다. 수컷이 암컷에 비해 꼬리깃이 길고, 수컷의 꼬리깃이 길면 길수록 암컷이 좋아한다. 테이프로 꼬리깃을 덧붙인 수컷은 하루 만에 짝을 찾았으나, 꼬리깃을 반쯤 자른 개체는 2주일이 걸려서야 짝을 찾았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또한, 꼬리깃이 긴 암컷일수록 자주 2차번식을 하고, 높은 번식 성공률을 보인다고 한다. 긴 꼬리깃을 가진 수컷 제비에게서 태어난 새끼들이 진드기에 대한 저항력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는 암컷이 긴 꼬리깃을 선호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수컷의 꼬리 길이는 기생충에 대한 저항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신호인 셈이다.

제비의 강남
흔한 속담 중에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라는 것이 있다. 제비가 겨울이면 돌아간다는 강남은 어디일까? 어릴 적엔 서울 강남이라고 생각했고, ‘강남 제비족’이란 말이 월동하는 리얼 제비 무리를 일컫는 것이라 생각했다. 강남이 중국 장강(양쯔강) 이남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황해 건너 나들이 갔다 오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8년 경남지역에서 초소형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한 제비를 통해 오키나와~필리핀~보르네오를 거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까지 가서 겨울을 나고 돌아온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양쯔강 이남보다 10배는 더 먼, 장장 7,000km의 거리를 날아가는 것이다. 인스턴트 맥심 커피(11.7g) 두 개 합친 것보다 가벼운 제비가 강한 바닷바람을 거스르며 그 먼 거리를 날아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다시 봄이 되면 우리나라로 돌아오는데 대략 3월 말이면 보이기 시작한다. 일부는 우리나라를 통과해 북상하고, 일부는 4월 초·중순쯤부터 번식을 시작한다. 10원짜리 동전보다 작은 알을 4~5개 낳아 평균 14일가량 전적으로 암컷이 품는다. 수컷은 암컷에게 먹이를 공급해 주거나, 주변에서 경계를 선다. 새끼들이 부화하면 20~23일가량 먹여 키워 내보내고, 6월쯤 2차번식을 해 두 번째 육아를 시작한다. 한해 자식농사(이모작)가 끝나면 대략 8월, 힘든 여름을 보내고 지쳤을 법도 하건만, 숨 돌릴 틈도 없이 어미들은 남하를 준비한다. 8월경 어미 무리들이 먼저 출발하고, 9~10월 사이에 그해 태어난 햇새끼들과 일부 어미 무리들이 함께 출발한다. 재미있는 것은 각지에 흩어져 있던 소집단들이 모여 중규모 집단을 형성하고, 다시 더 큰 집단으로 모이면서 점점 남하해 최종적으로 제주도에 최대 규모의 무리들이 모이면 함께 월동지로 출발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제주도 직전의 광역 집단은 목포, 남해 등지에 형성된다. 강화에서도 이동 시기가 되면 추수로 분주한 벌판 위로 수천 마리의 제비 떼들이 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강남 갔던 제비들이 돌아오고 있다. 장거리 여행에 피곤할 법도 한데, 지친 기색도 없이 날렵하게 봄 하늘을 누빈다. 머잖아 대룡시장 처마에도 여기저기 진흙들이 붙기 시작할 것이다.
작년에 교동중학교 친구들과 대룡시장 제비 모니터링을 했다. 번식 중이거나 번식을 했던 둥지가 30여 개 있었고, 파손된 둥지가 8개, 완전히 탈락한 둥지가 6개, 둥지를 짓다가 포기한 둥지가 7개였다. 귀제비 둥지는 14개가 관찰됐다. 번식을 포기한 둥지의 경우, 상인들에 의하면 두 군데 정도가 고양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어쨌건 여러 가지 이유로 파손, 탈락, 포기한 둥지가 20곳이 넘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추세라면 머잖아 대룡시장 제비들을 보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일부 호기심도 많고 몰지각한 관광객들이 스마트폰을 제비 둥지 위로 밀어넣어 제비를 위협하기도 한다.
인공 제비둥지를 달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유럽이나 일본 등지에서 우리나라 제비와 같은 종인 barn swallow 인공둥지를 달아준다는 글이 보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제비 인공둥지를 달아준 사례는 없었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꽤 많은 제비들이 인공둥지를 이용하고 있었다.
대룡시장 상인회를 만나 제안을 했고, 인공둥지를 달아주기로 했다. 함부로 둥지에 손댈 수 없도록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고, 개별 상가들이 리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처마가 사라진 곳에는 처마가 있는 둥지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걱정이 더 크다. 무엇보다 제비들이 인공둥지를 선택할지 미지수다. 다른 나라에서는 인공둥지를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지만, 종이 같다 하더라도 환경과 조건이 다른 상황에서 선택은 전적으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제비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람 역시 하나의 종이지만, 지역에 따라 주거를 포함해 사는 방식이 워낙 다양하지 않은가. 더 큰 고민은 안전의 문제다. 최선을 다해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둥지를 만들고자 노력했지만, 어미가 정성들여 하나하나 붙여나간 진흙 둥지만큼의 안전과 쾌적함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인공둥지 실험이 성공한다면, 대룡시장 제비와 사람의 공생 기간은 더욱 길어질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도심에도 제비를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지 모른다. 나름 의미가 있는 실험이지만, 제비가 이런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근본적인 환경은 제쳐두고 뒷북치듯 집짓기에 나서겠다는 것이 조금은 한가하고 민망하다. 요 며칠간 새끼 제비가 둥지에서 떨어지는 꿈을 계속 꾼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바라는 우리들의 소박한 바람이 마냥 끝없는 벼랑만은 아니길 바란다.
* 근 일 년간 이 코너에 글을 썼습니다. 관성이 생겼는지 글의 재미는 사라지고 의무감과 명분만 앞서는 것 같아 민망했습니다. 이런 지면을 허락해 주신 생태지평과 그동안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조금이나마 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기는 과정이었기를 바랍니다.
---
<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강화로 흘러들어와서 어쩌다 새를 보기 시작, 덕분에 심심치 않게 시간 보내며 남은 여생을 준비하고 있는...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