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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부터 시급히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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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부터 시급히 추진해야

익명 (미확인) | 금, 2019/04/05- 11:04
<div class="xe_content"><h1 dir="ltr">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부터 시급히 추진해야<sup>1)</sup></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h3> <p> </p> <p dir="ltr">최근 보편적 복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가구의 소득하락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난 것을 두고 소위 보편적 복지 무용론을 거론하며 빈곤층에 대한 선별적 공공부조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가 보편적 복지로 추진한 정책은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뿐인데, 고작 그 정책 하나 때문에 공공부조가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p> <p> </p> <p dir="ltr">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해 한국 사회의 공공부조 정책을 다루는 학계, 시민사회계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고, 또 현 시점에서 정부가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꼽는 것이 부양의무자기준의 폐지이다. 그런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야말로, 소득이 낮은 가구의 수급권을 침해하는 요소를 제거하여 공공부조 정책을 보편적 복지의 원칙에 부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한겨레 인터뷰<sup>2)</sup>에 따르면 정부는 4월 중 소득보장 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반드시 비수급 빈곤층의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2019년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개선안을 발표해야 한다.</p> <p> </p> <h2 dir="ltr">OECD 최고수준의 빈곤율과 불평등</h2> <p dir="ltr">OECD 국가의 상대적 빈곤율 평균은 11.8%인데 반해,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17.4%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다.<sup>3)</sup> 특히 은퇴연령층(만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3.8%로 나타나, OECD 국가의 은퇴연령층 상대적 빈곤율 평균인 13.5%의 3배에 달한다. OECD 국가에 비해 심각한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불평등의 심화가 주요 원인이다.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등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구축한 WID(World Inequality Database)에 등재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불평등은 지난 30년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소득 상위 10%의 소득집중도를 앞서 살펴본 OECD 국가와 비교할 경우, 상위 10%의 소득집중도는 한국이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그림 1-1> OECD 국가의 상대적 빈곤율 비교(2016년 기준)"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p_aU7p9K4FQ1EhTXnZpDsiUuk2j4aejuFYRja…;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1> 기초생활보장 자격별 수급자 수" src="https://lh6.googleusercontent.com/HyNWnvll_8YfvDYHt1QfcE080VI-mZVWwBj2T…; /></p> <p> </p> <p dir="ltr">그러나 한국 사회는 그 심각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소득재분배 정책이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기존의 통합급여에서 개별급여로 개편한 가장 큰 목적은 급여를 단 하나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을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맞춤형 급여로의 개편 이후, 생계급여 기준선인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에 해당하는 수급자 수는 2015년 1,259,407명에서 2018년 1,229,067명으로 오히려 30,340명이 줄어들었다.</p> <p> </p> <h2 dir="ltr">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h2> <p dir="ltr">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에 따르면 본인의 소득인정액은 수급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의 규모가 가구 기준으로는 63만 명, 개인 기준으로는 9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가 큰 이유로는 ▲부양의무자의 소득 및 재산이 제도가 요구하는 기준보다 높은 문제 ▲주거용 재산, 자동차, 그 외의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높게 계산되는 문제를 꼽을 수 있다.</p> <p> </p> <p dir="ltr">정부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수급권을 침해하는 가장 큰 요소인 것을 이미 알고 있다. 2015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로 개편될 당시에는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고, 2018년 10월부터는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그 계획은 인구학적 기준을 적용하여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여겨지는 경우에만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에 그친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2> 문재인 정부의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계획" src="https://lh4.googleusercontent.com/vEnKrxSeHs9X2zwK_BqqZ9V0del2KewUW-lYs…; /></p> <p> </p> <p dir="ltr">문재인 정부의 생계급여ㆍ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계획은 그 대상을 교육급여ㆍ주거급여에 비해 제한적으로 두기 때문에, 생계급여ㆍ의료급여 대상이 될 수 있는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킬만한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해인 2015년 말 기준, 교육급여의 증가된 수급자 수는 18.9만 명으로 목표치인 50만 명의 37.8%에 불과했다.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해인 2018년 말 기준, 주거급여의 증가된 수급가구 수는 12.1만 가구로 목표치인 53.8만 가구의 22.5%에 불과했다. 두 급여 모두 정부가 목표한 증가분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생계급여ㆍ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 이상으로 기초생활급여의 기준선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조치도 병행되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p> <p> </p> <h2 dir="ltr">주거용 재산마저 소득으로 환산하는 제도, 비수급 빈곤층 발생의 또 다른 원인</h2> <p dir="ltr">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탈락하게 된 이유에서 부양의무자 기준과 함께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주거용 재산, 자동차 등 생계에 필수적인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문제 역시 비수급 빈곤층이 제도에 진입하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매년 기준 중위소득을 산정할 때에는 통계와 행정자료 등에서 파악할 수 있는 소득만을 반영하지만, 급여를 신청한 사람의 자격을 심사하기 위해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에는 주거용 재산, 자동차 등의 재산까지 산입한다.</p> <p> </p> <p dir="ltr">주거용 재산이라는 개념도 보건복지부가 2013년에 들어서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재산의 소득환산율 고시>를 개정하여 도입한 것인데, 그 이후 2019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기준이 상향된 적이 없다. 2013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난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시가격 현실화 등의 여파를 고려하면,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을 대도시의 경우마저 1억 원으로 책정한 것은 현실과 엄청나게 큰 괴리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마찬가지로 수급권자의 기본재산액 공제금액이 2009년 이후로 상향되지 않은 것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비수급 빈곤층이 제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심각한 원인이다.</p> <p> </p> <p dir="ltr">기초생활보장제도상 재산의 소득환산에 적용하는 기본재산액,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은 참여연대가 국토교통부(2018)의 주택 공시가격 및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금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여연대가 평균 공시가격과 평균 전세 실거래가를 산정한 대상 주택의 면적은 2인 가구 최저 주거기준(26㎡) 이상 3인 가구 최저주거기준(36㎡) 이하로 한정했다. 국토교통부의 <2017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1인당 주거면적이 31.2㎡로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비교 범주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3> 기초생활보장제도상 재산의 소득환산에 적용하는 기본재산액,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 src="https://lh5.googleusercontent.com/xQPjIX62Ufouys-T0PbCbtW2KBNsKCtdSsl_N…; /></p> <p dir="ltr">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4> 2~3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면적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 및 평균 전세 실거래가"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bwOysmvzL6PZFCdKA-Ar0vV17DJ5KOtzOIPh…; /></p> <p> </p> <p dir="ltr">주택의 평균 전세금액의 경우 대도시는 1억 2,684만 원, 특히 서울은 1억 5,220만 원으로 나타나 정부가 고시한 공제금액과 큰 차이가 있다.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의 경우 평균 전세금액이 주거용재산의 공제금액보다 비슷한 수준이나, 낮은 기본재산액 공제금액으로 인해 주거용 재산이 소득으로 환산되는 문제가 있다.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은 대체로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으나,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경우 기본재산 공제액이 워낙 낮기 때문에 주거용 재산이 소득으로 환산되는 문제가 남는다.</p> <p> </p> <p dir="ltr">이처럼 주거용 재산 공제금액이 충분히 높지 않을뿐더러 기본재산 공제금액이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은 문제로 인해, 주거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주거용 재산을 보유한 빈곤층은 실제소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산정되어 수급권을 주장하지 못하거나 급여를 삭감당한다. 특히 주거용 재산이 현실과 맞지 않는 과도한 수준으로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어, 서울에 거주하는 빈곤층은 사실상 수급권을 박탈당한다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다른 소득과 재산이 전혀 없으며, 2~3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면적 주택에 거주하는 A, B, C, D 가구를 예시로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서울에서 평균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주택을 소유한 A가구는 월 157만 원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며,<sup>4)</sup>  대도시에서 평균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주택을 소유한 B가구는 월 34만 원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된다. 서울에서 평균 전세금액으로 계약을 맺고 거주하는 C가구는 월 266만 원의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며, 중소도시에서 평균 전세금액으로 계약을 맺고 거주하는 D가구는 월 22만 원의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된다. 결국 주거용재산이 있는 가구는 소득인정액이 과도하게 산정되어 수급권을 침해당하는 동시에, 주거안정에 필수적인 주거용 재산을 처분할 수도 없고, 처분해봤자 더 높은 소득환산율을 적용받아 소득인정액이 더 높아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5>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재산의 소득환산율 및 A-B-C-D가구의 소득인정액 산출방식"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6C-9DUj4UpCVWuRi81A7fdNUic4YCiWFHxt9V…; /></p> <p> </p> <p dir="ltr">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때 1세대 1주택자의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무려 3억 원을 추가로 감면할 뿐만 아니라 연령,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70%에 이르는 공제율을 추가로 적용하고 있다. 이는 소득이 없거나 적다고 판단되는 1주택자의 세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장치인 것이다. 반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에 비해 훨씬 가난한 사람의 경우, 주거용 재산까지 소득으로 환산하여 기초생활급여를 삭감하거나 수급권 자체를 박탈시키는 현행 기초생활보장 제도는 형평성의 측면에서 크게 어긋나있다.</p> <p> </p> <h2 dir="ltr">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비수급 빈곤층 감소를 위한 가장 시급한 대책</h2> <p dir="ltr">정부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따라 부양의무자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계획을 통해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의 비수급 빈곤층을 2022년까지 47만 명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급여,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 결과로 인한 비수급 빈곤층 감소 효과가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정부의 계획은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p> <p> </p> <p dir="ltr">따라서 광범위한 비수급 빈곤층을 사회안전망을 통해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이 절실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게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부터 시급히 폐지하여 그에 따른 비수급 빈곤층 감소 효과와 실태를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통해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소요되는 예산을 계측하여 모든 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p> <p> </p> <p dir="ltr">수급권자의 주거용 재산의 금액이 소득인정액으로 과다하게 환산되는 문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빈곤층은 주거용 재산이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현행 제도는 <주거기본법> 및 <주거급여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따라서 수급권자의 주거용 재산을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수급권자의 이동권을 위해 필수적인 자동차의 경우도 일반재산으로 취급하여 100%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하는 현행 제도를 대폭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p> <hr /><p dir="ltr"><sup>1) 본 글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2019)의 <생계급여 부양의무자기준 조속히 폐지해야> 이슈리포트를 재구성한 글임.</sup></p> <p dir="ltr"><sup>2) 한겨레신문, 2019.03.13, 김연명 “내달까지 분배악화 개선 위한 ‘소득보장 개편’ 방안 마련”</sup></p> <p dir="ltr"><sup>3) 통계청, 2018.12, 2018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 결과.</sup></p> <p dir="ltr"><sup>4) 대도시 주거용 재산 한도액 1억을 초과하는 2,684천만 원은 일반재산 소득환산율 월 4.17% 적용 → 대도시 주거용 재산 한도액 1억 원에서 대도시 기본재산액 5,400만 원을 공제한 차액 4,600만 원은 주거용재산 소득환산율 월 1.04% 적용</sup></p></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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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엄중히 경고한다! </h1> <h1>고용노동부장관은 즉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심의를 요청하라!</h1> <p> </p> <p>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장관은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2020년 적용 최저임금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올해는 3월 31일이 일요일 임으로 실질적으로 29일까지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심의요청을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악법률안을 통과시킨 이후”에나 하겠다고 한다. 정부가 불법을 자행하겠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불법을 하면서까지 심의요청을 늦추려는 명분은 “현재 국회에 최저임금법 개정법률안 처리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과 공익위원이 사퇴해서 최저임금위원회가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p> <p> </p> <p>어불성설이다. 국가 기관이 불확실한 미래의 결과를 추정하여 현행법을 위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기 때문이다. 이런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는 정부의 오만은 국민을 국가의 주인이 아닌 통치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봉건시대에도 상상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또한 ‘공익위원사퇴’를 명분으로 했는데 공익위원분들이 왜 사퇴했는지 고용노동부의 반성이 우선 되어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요청해서 어렵게 공익위원을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강제로 늦추기 위해 공익위원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p> <p> </p> <p>정부는 1월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강제로 늦추기 위해 “노·사 당사자의 직접참여를 간접 참여로 제한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악 및 최저임금 결정에 사업주지불능력을 포함 시키는 결정기준 개악” 등을 포함한 최저임금법 개악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노·사 당사자는커녕 공익위원들과도 전혀 협의하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정부가 개정법률을 생산할 때 필요한 입법절차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국회의원을 동원한 청부입법으로 국회에 개악 법률안을 상정했다. </p> <p> </p> <p>이제라도 정부는 폭력적인 입법추진절차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공익위원분들에게 사과하고 즉시 최저임금위원회에 2020년 적용 최저임금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만약, 심의를 요청하지 않는다면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천명한다.</p> <p> </p> <h3 style="text-align:center;">2019년 3월 28일</h3> <h3 style="text-align:center;">최저임금연대</h3></div>
목, 2019/03/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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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독일 통일의 혼란을 줄인 비결, '이것' 덕분이었다</h1> <h2>[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대북제재 연속기고 ②] 대북 보건의료 지원 적극적으로 나서야</h2> <p style="text-align:right;"> </p> <p style="text-align:right;">신영전 한양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p> <p> </p> <p><span style="color:#95a5a6;">지난 2월, 제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되었습니다. 정부는 4월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동력을 되살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에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동하기 위해 대북 제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뤄야 할지에 대해 다양한 필자의 칼럼을 연속 기고합니다. - 기자말</span></p> <p> </p> <p><img alt=""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9/0108/IE002442681_STD.jpg&…; style="width:800px;height:553px;" /></p> <p><span style="color:#e74c3c;"><span style="font-size:12px;">▲ 타미플루 정부는 북측에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20만명 분을 지원하려고 했다. ⓒ 한국로슈</span></span></p> <p> </p> <p> </p> <p>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선언과 9월 19일 평양선언이 이루어지자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던 많은 보건의료인들 역시 큰 기대를 가졌다. 평양선언 중에 보건의료 부문 내용은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다"는 것이었다. 이어 이 선언에 기반을 둔 남북 보건의료 협력 분과회담(11.7)과 실무회의(12.12)가 개성에서 열렸다. </p> <p> </p> <p>실무 회의에서는 남북 인플루엔자 정보를 상호교환하고 이후 인플루엔자 약인 타미플루 20만 명분을 북으로 보내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보건의료 교류와 협력의 내용이 감염병, 그것도 인플루엔자에 국한되는 것이 다소 실망스러웠으나, 이것이 첫걸음이고 차차 교류의 폭과 깊이가 넓어지겠거니 했다.</p> <p> </p> <p>그러나 신규 구매가 아니라 유효기간이 남은 비축분을 보내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쪽의 일부 사람들은 왜 국산을 안 보내고 스위스제 '타미플루'를 보내냐고 딴지를 걸었다. 또 '유엔사가 약을 실어 나를 트럭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아 전달이 늦어지고 있다'는 후속 기사가 나오더니, 결국 북쪽의 답변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이 중단 됐다.</p> <p> </p> <p>판문점선언 이후 최초 보건의료 부문 교류 협력이 이렇게 어이없이 멈춘 것이다. 항간에서는 약을 실은 트럭 이동을 문제 삼은 유엔사가 하노이 북미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기 위한 미국의 입장에 부응한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p> <p> </p> <h3>장면 둘, 대북 결핵·말라리아약 지원 사업의 갑작스런 중단  </h3> <p>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국제단체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펀드'(The Global Fund to Fight AIDS, Tuberculosis and Malaria, 아래 글로벌펀드)는 2018년 2월 갑자기 지난 7년간 1억300만달러(약 1500억 원)를 들여 북쪽 결핵과 말라리아 사업을 지원하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중단 이유로 사업의 투명성을 들었지만, 그간 글로벌펀드는 자체적으로 높은 평가인 H1(말라리아 사업), H2(결핵 사업)를 받았다고 자랑해 오던 터였다. </p> <p> </p> <p>갑작스러운 결핵약 중단 결정은 결핵 환자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뿐만 아니라 결핵 치료의 중단은 결핵약의 내성 문제까지도 야기한다는 점에서 실로 심각한 일이다. 북한 보건성 부상 김형훈은 즉각 이러한 조치에 대해 항의했다. 국제사회에서는 갑작스러운 글로벌펀드의 사업 중단 결정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의 입김 때문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후 글로벌펀드는 6개월씩 두 차례나 중단 결정 시한을 연장하고 있으나, 언제 중단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p> <p> </p> <h3>대북 경제제재와 보건의료 부문 인도적 지원</h3> <p>대북 경제제재로 인한 보건의료 부문 인도적 지원의 어려움은 인플루엔자 약, 결핵 약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제재는 인도적 지원을 금지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심각한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p> <p> </p> <p>실례로 대북제재 결의 2375호 내용을 보면, 북한 사람들에 대한 복지와 존엄을 강조하고 있으며, 북한 주민의 반 이상이 식량과 의료 지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 조사 결과를 재차 언급하고 있다. 이 결의안에서도 북한 주민들을 위한 식량 원조, 인도적 지원, 경제적 활동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됨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p> <p> </p> <p>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많은 이들이 인도적 사업에 대한 기금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 북한으로 물건을 실어 나를 배를 구하지 못해 예전엔 며칠이면 운반하던 것이 6개월이나 걸리기도 한다. 은행 거래가 금지되어 인도주의 단체 활동가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현금 주머니를 몸에 차고 제3국을 경유해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1만 달러 이상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는 중국의 외환법 위반으로 구금되어 고초를 당하기도 한다.</p> <p> </p> <p>신용카드 사용이나 은행을 통한 대금결제도 하지 못해 시급히 필요한 물건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국경 검색 강화로 인도적 물자 반입도 차단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또한 오랫동안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해오던 한 미국인은 사실상 방북이 금지되어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약품 등이 끊길 위기에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p> <p> </p> <p><img alt=""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9/0411/IE002482309_STD.jpg&…; style="width:800px;height:545px;" /></p> <p><span style="color:#e74c3c;"><span style="font-size:12px;">▲ 김정은, 노동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 주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span></span></p> <p> </p> <h3>경제제재와 '괜찮아 담합'을 넘어서</h3> <p>경제제재는 인도적 지원의 어려움을 야기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도 발생하게 만든다. 이른바 '괜찮아 담합'이다. 미국으로 대변되는 경제제재 주체들은 경제제재로 인한 인도적 지원의 어려움이나 북한 내 식량부족, 연료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부각되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적극적으로 보도하려고 하지 않는다.</p> <p> </p> <p>이는 북한 역시 마찬가지다.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끄떡없다"는 모습을 보이려 애쓴다. 이른바 '괜찮아 담합'이다. 문제는 이러한 '담합'은 진실을 왜곡하여 실제 현실, 특히 북한 주민의 긴박한 인도주의적 문제들을 은폐하고 적절한 판단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p> <p> </p> <p>실제로 지난 4월 6일 유엔은 북한 내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렵다면서 주민 380만 명에 대한 긴급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억2000만 달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도 영국 <가디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 10명 중 4명이 영양 결핍 상태에 있다며 미국 등 서방국들에 식량 지원을 호소했다.</p> <p> </p> <h3>보건의료 부문 인도적 지원이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어야</h3> <p>한반도와 세계의 평화, 그리고 각 나라의 평화는 중요하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로도 어린이와 노약자를 굶주리게 하고 아픈 환자를 치료받지 못하게 하는 상황을 정당화해선 안 된다. 더욱이 인도적 지원의 제공 여부가 자국의 이해를 위한 정치적 무기로 활용돼선 안 된다. </p> <p> </p> <p>작금의 위기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인도주의'와 '실용적 접근'이다. 다시 말해, 비핵화와 체제 위협 등의 정치 문제로 인해 경제제재가 이루어지더라도 인도주의적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정치적 문제 역시 상호 이해에 기반한 '실용적 접근'을 통해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p> <p> </p> <p>이러한 인도주의적, 실용적 교류의 핵심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보건의료 분야이다. 독일 통일 과정만 보더라도 동서독 간 제일 먼저 이루어진 것이 보건의료협정이었고, 통일 과정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도 보건복지 분야의 선제적 조치들 덕분이었다. </p> <p> </p> <p>평화로운 한반도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평화국면이 실질적인 남북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것은 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깨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남북한 평화와 번영 선언은 구체적인 실천 속에서만 힘을 발휘할 수 있다. </p> <p> </p> <p>이 과정에서 보건의료 부문은 (1) 가장 안정적인 통로, (2)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만 하는 영역, (3) 먼저 길을 내는 역할, (4) 번영으로 가는 두 가지 철로, 즉 '경제'와 '사회안전망'의 한 축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p> <p> </p> <p>특별히,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건 남북관계에 경제적 이윤만이 앞서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경제교류가 야기할 문제들을 사전, 사후에 막을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함께 가야 한다. 또한 뜨거운 열정도 중요하지만, 그 열정이 차가운 이성과 '함께' 달리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경제와 사회정책', '열정과 이성'이 함께 달리는 '두 개의 레일 전략'(two rail strategy)이 필요하다. </p> <p> </p> <p>과도한 경제제재 하에서 보건의료 분야가 해야 할 일은 첫째, 인도주의적 원칙에 어긋나는 경제제재 조치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전 세계 인권 옹호 집단들과 함께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둘째, 남북 정부 간, 전문가 간 긴밀한 협조 관계를 지금보다 훨씬 정교하고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는 북한 당국의 책임도 중요하다. </p> <p> </p> <p>현재 남북한 보건 협력이 필요한 인도주의적 보건사업인 (1) 어린이 영양식, (2) 예방접종, (3) 결핵, 말라리아 등 중요 감염병에 약제와 검사장비,  (4) 산모와 영유아를 위한 분만시설, 장비, (5) 혈액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장비 등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추진 의지와 구체적 활동이 필요하다.</p> <p> </p> <p>특히 현재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지속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결핵 등 감염병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개성지역에 감염병원과 검역 시설들을 설치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상과정에서 보건복지부와 인도주의적 민간단체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락사무소에 전문 인력들을 상호 배치하는 등, 새로운 교류협력의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p> <p> </p> <p> </p> <p>이번 한반도 평화 국면은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의 시기이다. 또한 정치적 '경제제재'로 인해 인도주의가 힘을 잃는 위기의 시기이기도 하다. 보건의료 부문을 비롯한 남북한 모든 부문에서 지혜와 열정을 모아 기회를 활용하고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작게는 한반도, 넓게는 인류의 평화와 건강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p> <p> </p> <p><a href="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27611&quot; rel="nofollow">*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a></p> <p> </p> <blockquote> <p>[연재 기사 보기] </p> <p><a href="http://bit.ly/2Dny047&quot; rel="nofollow">①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실상은 이렇다</a></p> <p><strong>② 독일 통일의 혼란을 줄인 비결, '이것' 덕분이었다</strong></p> <p><a href="http://bit.ly/2Z4XFrr&quot; rel="nofollow">③ 북한이 양보할 거라고? '제재만능론'은 틀렸다</a></p> </blockquote></div>
금, 2019/04/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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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시기,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바라는 요구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이하, 코로나)’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멀게만 느껴지던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이 실감된다. 이전과는 다른 앞으로의 사회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코로나는 불평등 바이러스라고도 불린다. 코로나가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었다면, 그로 인한 경제위기는 예측 가능한 위험이었다. 지난 1년 반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실직이 집중되고 자영업자들은 줄폐업했다. 계속 감소하던 서울시 홈리스 수가 지난 2020년에만 520여 명 증가했다. 포스트 코로나는 앞으로 마주할지 모를 또 다른 감염병 등의 재난을 대비해야 함과 동시에, 재난상황이 빈곤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현재 사회구조의 완전한 변화를 꾀하는 것이어야 한다. 재난, 실직, 폐업, 질병 등의 사회적 위험이 있을 때 적절하게 작동하여 사람의 삶과 사회의 안정과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기준 중위소득 현실화하라.

기준 중위소득은 한국 사회 마지막 안전망이라고도 불리는 기초 생활 보장 제도를 포함한 70여 개 복지제도의 선정기준에 활용되며,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의 보장 수준과도 연결되어 있다. 기준 중위소득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아는 중위소득과는 다르다. 중위소득은 전 국민을 줄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이다. 기준 중위소득은 중위소득에 통계청에서 공시하는 통계지표를 반영해 산출하며, ‘중앙생활보장위원회’라는 기구에서 매년 8월 1일까지 차년도 인상률을 결정하게 되어있다. 구체적인 산식은 매우 복잡한데,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은 통계청에서 공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지난 3년 평균 인상률을 적용하여 결정한다. 3개년도 통계자료에서 어떤 수치를 사용하였는지, 1인 가구나 농어촌을 포함하는지 제외하는지 등에 따라서 인상률이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기준 중위소득에는 사회 전체의 소득증가와 관련 있어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관련이 없는 착시가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14%였던데 반해, 기준 중위소득의 평균 인상률은 2%에 불과했다.

 

실제 사회 전체의 소득이 증가했음에도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이 그에 못 미치는 모순에는 통계 장난에 더해 여러 문제가 복합되어 있다. 작년에 있었던 올해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 논의 당시의 참담함을 떠올려본다. 2017년 발표된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18~20)>에 따라서 2021년 기준 중위소득을 산정하는 데 반영하는 통계자료가 ‘가계동향조사’에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변경되었다. 통계자료가 변경됨에 따라서 산출된 필요인상률은 12.2%, 여기에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자료의 지난 3년 평균 인상률인 4.21%를 더하면, 16% 이상의 인상률 결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2021년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은 2.94%에 그쳤다. 통계자료 변경에 따른 필요인상률을 1/6 반영한 것에 3년 평균 인상률을 1/4 수준인 1%로 결정해 더한 결과였다. 법에서 정하고 있는 산출방식조차 무시하며 필요인상률의 1/7 수준으로 결정한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였다. 정해진 기준조차 지키지 않고 ‘가난한 이들의 최저생활보장’이라는 기준 중위소득 취지에 반하며,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로 인해 사회안전망 강화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대에 역행하는 폭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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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1,827천 원으로 법정 소정근로시간에 의한 최저임금 1,822천 원보다 아주 약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기초 생활 보장 제도 선정기준은 기준 중위소득 대비 생계급여 30%, 의료급여 40%, 주거급여 45%, 교육급여 50% 이하이다. 1인 가구가 생계급여 수급자가 되기 위해서는 소득이 54만 원 이하여야 하고, 생계급여 수급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급여액은 선정기준인 54만 원과 같다. 의복비와 생필품비, 식비에 더해 수도·전기·가스·통신·관리비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정부는 이 금액을 적정급여라고 말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법 바로세우기 공동행동이 2017년에 실시한 수급자 가계부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하루 평균 식대는 6,650원에 불과하며, 조사대상 가구 중 상당수가 하루 세 끼를 챙겨 먹거나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 생활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끼니 횟수를 줄이기도 하고, 라면, 편의점 도시락, 무료급식 등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는 정부의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행한 <2017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및 평가연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평균 박탈점수는 2.1인데 반해 수급가구의 평균 박탈점수는 6.6에 달한다. 생활용품과 식생활, 주거 등 절대적 영역의 박탈수준 역시 전체 가구는 7.1인데 반해 수급가구는 34.5에 이른다.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 이제는 법에만 남아있는 최저 생계비의 의미다. 최저 보장 수준, 최저 생계비 개념에 대한 이해나 논의를 떠나서, 수급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가난한 이들은 문화적인 생활은 고사하고 건강한 식생활의 권리마저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올해 초와 같이 대파, 계란값이 오르는 때, 수급자들은 값이 오른 식료품을 포기해야 한다. 더불어 복지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선정기준은 너무 낮으니, 차상위나 한부모 수급자격이라도 획득할 수 없겠냐”는 질문을 마주할 때가 있다. 차상위는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법정 한부모는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라는 낮은 수준으로 정해져 있다. 해당 금액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때면 자괴감이 든다. 턱없이 그리고 말도 안 되게 낮다.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 문제 해결이 이에 대한 답이 될 수는 없다. 현재 낮게 설정되어 있는 기준선들을 상향해야 한다. 하지만 통계지표상에 나타난 필요 인상분조차 전체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 논의가 시작되었다.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에는 작년 반영하지 못한 필요인상분 전부가 반영되어야 한다. 이는 보수적인 요구다. 경제위기의 여파가 얼마나 더 넓고 깊게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는 현재에 필요한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다.

 

<사진 2-1> 2020년 8월,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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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기준 개선, 빈곤문제의 사회적 해결과 복지제도의 권리성 발현을 시작하자.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역할에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 결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밖에도 기초생활보장법 제20조의2제3항에 따라서 3년에 한 번 발표하게 되어있는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과 ‘소득인정액 산정방식’, ‘급여별 최저 보장 수준’ 등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기준과 보장수준 전반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데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기초생활보장 제도는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거나 배제된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급여를 제공하지만, 까다로운 선정기준으로 인한 사각지대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소득인정액”을 사용하고 있다. 수급자에게 인정하는 기본재산액을 초과하는 재산가액을 가짜 소득으로 환산하여 실제 소득에 합산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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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보증금을 포함한 기본재산액은 서울 기준 6,900만 원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이 6억, 전국으로 확대하면 3억에 달한다. 아파트만 포함된 가격이긴 하지만, 6,900만 원은 집다운 집에 세입자로 살고 있다면 초과할 확률이 매우 높은,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더불어 위 표를 보면 의료급여는 5,400만 원으로 더 낮게 설정되어 있다. 현재의 의료급여 기본재산액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10년 동안 유지되어 온 기본재산액이었다. 2020년 기본재산액을 11년 만에 6,900만 원으로 소폭 상향하는 과정에서 의료급여는 제외된 것이다. 여전히 낮음과 동시에 더 복잡해졌다. 제도를 신청하는 사람이 생계급여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의료급여까지 받을 수 있을지, 신청하는 이들을 한 번 더 주저하게 만들며, 제도 접근성마저 해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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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재산액을 넘어가는 재산가액에는 재산 항목에 따른 소득환산율이 적용된다. 기본재산액을 초과하는 자산가액 1,000만 원이 금융재산일 경우 626천 원이 일반재산일 경우 417천 원이 매월 소득으로 환산된다. 자동차의 경우 가액 100%가 월 소득으로 환산된다. 시중 은행 금리와 비교해보면 황당무계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재산의 소득환산율은 도입 당시 일반재산은 기본재산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2년 내 소진하는 것을 목표로 4.17%, 금융재산의 경우 유동성이 있으니 일반재산의 1.5배인 6.26%, 자동차는 국민정서를 이유로 100%로 결정됐다. 사실상 어떤 논리 없이 적용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기본재산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율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이자율, 물가상승률, 부동산 및 전세가격 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고시할 수 있게 되어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복지제도 선정기준이 당시 경제사회 수준과 부합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식이 현실에서 작동한 경험이 없다. 현실에서 우리는 정책결정자들의 비상식 아니 몰상식을 마주해 왔을 뿐이다.

 

작년 중앙생활보장위원회 논의 당시를 떠올려보면,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 결정만 분노스러운 게 아니다.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1,842일의 농성을 통해 만들어낸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광화문 농성장에 방문해 2020년 발표될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1~23)>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를 담겠다고 한 약속이 파기됐다. 지난 2020년 8월 10일 제61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된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는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 기준 완화 계획만 담겼다. 의료급여에서는 완화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았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남아있는 이상, 우리 사회는 빈곤문제의 사회적 해결에 매일 실패할 수밖에 없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21년 전 시행되며 선언한 복지제도의 권리성 역시 발현될 수 없을 것이다.

 

<사진 2-2> 2017년 7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최저생계비 인상,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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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라.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하여 관계부처 고위공무원과 전문가 등 16명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①사회복지와 관련된 교수 또는 연구원 중 5명 이내 ②공익을 대표하는 사람 5명 이내 ③관계 행정기관 소속 3급 이상 공무원 등 5명 이내의 조건에 맞는 위원을 위촉 및 지명하여 2년의 임기를 수행한다. 위원 중 관계부처 공무원과 국책연구기관 소속 연구원을 제외한 민간위원 비율은 절반도 안 된다. 더불어 당사자인 복지제도 수급권자를 대표하는 위원이 없어 최소한의 대표성을 갖추었다고 보기가 어렵다. 회의에 참석하는 위원들의 구성 비율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지만, 사용자와 노동자 위원이 같은 비율로 구성되는 최저임금위원회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독단적인지 알 수 있다. 최저임금이 노동자가 일했을 때 받아야 하는 임금의 최저선이라면, 기준 중위소득은 실직 등의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의해 가난한 상태에 처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복지제도의 기준선이다. 그 중요도가 다를지언정 틀리지 않다. 그러다 보니 기준 중위소득은 최저임금에 비해 사회적으로 논의되지도 않으며 폐쇄적으로 밀실에서 논의되어 결정된다. 심지어 위원과 회의 안건조차 공개되지 않는다. 때문에 정책의 목표와 효과가 아니라 재정당국이 정해놓은 상한선 내에서, 정해진 산출방식조차 무시하는 결정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참여하는 넓은 범위의 전문가들이 사람의 삶이 아닌 예산을 중심에 두고 사회안전망을 후퇴시키는 결정을 반복하는 동안,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기준 중위소득의 현실화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동의하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싸웠다. 기준 중위소득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를 알리는 자료와 영상을 제작해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면담을 요청했다. 백방으로 알아낸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회의 장소에 찾아가 기자회견을 통해 목소리를 전달했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진행되는 회의 장소조차 공개되지 않을 때도 거리에서 외쳤다. 그리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재판을 받았다.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과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기준 개선안, 사회안전망 강화를 논의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 논의가 시작되었다. 6월까지 소위원회, 6월 말 또는 7월 초 경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전 세계가 불평등과 환경문제 해결에 집중을 요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얼마나 더 확산될지 모를 빈곤과 불평등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안전망 강화가 시급하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바란다. 아니 요구한다. 수치가 아니라 문제를 직시하라. 예산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중심에 두고 논의를 진행하라. 통계자료를 통해 산출되는 필요 인상분 전부를 반영한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을 결정하라.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계획을 수립하라. 올해도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대응하는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사진 2-3> 2020년 8월, 광화문농성장에서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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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1/07/02-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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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은 사회복지사의 과제다

- 사회정의 실현을 약속한 사회복지사들께 드리는 요청의 글

 

김지혜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교수

 

청소년 성소수자에 관한 연구의 수상한 단절

2006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당시 한국청소년개발원)의 연구과제로 ‘청소년 성소수자 생활실태 조사’를 공동으로 수행한 적이 있다.1) 당시 135명(동성애자 126명, 양성애자 9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고 이 중 6명을 인터뷰했다. 연구결과, 당시 청소년 성소수자는 평균 13.8세에 성정체성을 인지하였고, 부모나 교사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알리는 일이 매우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괴롭힘 당한 경험이 많고 우울 수준이 높았으며 응답자 중 47.4%가 자살시도를 경험하는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움을 요청할 곳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서비스와 제도개선 등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하나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수행된 연구였던 만큼, 후속 연구가 나왔다면 본격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에 관한 서비스와 제도들이 발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후 더이상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정책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반복해서 한국사회의 청소년 성소수자가 겪는 차별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도록 권고했지만, 이 역시 정책연구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른 정부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2009년부터 매년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를 시행하는데, 여기에도 성소수자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연구용역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국책연구기관에서 정책의 대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를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 주제에 관심 있는 연구자가 없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이 있기도 하다. 2015년경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청소년 성소수자에 관한 국제적 연구 및 정책 동향’을 연구하고자 과제를 제안했다가 선정에서 탈락된 적이 있다. 물론 연구계획의 부족함도 있었겠지만 그 결정과정에서 나온 검토내용이 놀라웠다. 당시 관계 부처에서 이 제안에 대해 ‘무분별한 국제동향에 대한 도입’으로 ‘정책기조에 부정적인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책연구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보냈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국제동향’이라니, 국내외의 동향을 검토하는 것은 연구의 기본인데 제안을 거절하는 이유로 도저히 납득되지 않았다. 

 

마치 청소년 성소수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청소년 성소수자에 관한 이 이상한 연구의 단절은 2007년 차별금지법안 훼손사태와 상관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정부발의로 준비된 차별금지법안이 차별적으로 훼손되고 결국 폐기되는 과정에서 성소수자 이슈가 중심에 있었다. 보수기독교계가 성소수자 차별금지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자, 정부가 ‘성적지향’을 비롯해 학력, 병력,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언어, 출신국가, 범죄 및 보호처분의 전력 등의 차별금지사유를 삭제한 것이었다. ‘성소수자를 차별해야 하므로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법을 반대한다’는 주장을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차별금지법은 제정할 수 없는 법이 되었다. 

 

규범적으로 생각하면 차별을 옹호하는 주장이나 특정 종교의 교리를 국가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다원주의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채택한 헌법에 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성소수자를 차별하라’는 주장을 수용했다. 그 구체적인 실천은 성소수자에 관한 내용을 정책에서 삭제하는 것이었다. 교육부는 2015년 발표한 ‘국가 수준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서 ‘성적지향’이라는 용어와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도록 하였다. 성소수자에 관한 언급을 불온하거나 정치적인 것처럼 취급함으로써, 성소수자를 실존하는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정책의 대상에서 배제해 버리는 고의적인 차별을 행해왔다.  

 

당연히도, 국가가 청소년 성소수자를 외면한다고 이들이 현실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삶은 계속되고 있었고 또 죽음도 있었다. 2009년에는 한 동성애자 청소년이 집단괴롭힘으로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청소년은 또래로부터 ‘여성스럽다’며 놀림 받고, “걸레년” 등의 욕설과 “스치기만 해도 더듬더라”는 등 소문에 시달렸으며, 수업 도중 지우개 가루와 감기약 시럽을 뿌리는 일을 당하는 등 폭력을 당했다. 심리검사에서도 우울상태가 심각하고 자살충동을 보였지만 학교에서는 오히려 피해자인 청소년에게 전학을 권했던 상황이었다.2)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괴롭힘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용역으로 수행된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 성소수자 중 54.0%가 다른 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고, 20.0%가 교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차별과 괴롭힘을 경험한 응답자의 58.1%가 우울증을 호소하고 19.4%가 자살시도를 한 경험이 있었다. 혐오발언과 차별, 아웃팅의 두려움, 교사의 자퇴 종용, 트랜스젠더의 경우 성별이 드러나는 학교환경 때문에 학교생활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 둔 사례 등도 보고되었다.3)

 

청소년 복지체계에도 청소년 성소수자는 없다

청소년 성소수자가 가정, 학교, 사회에서 혐오, 차별, 괴롭힘 등으로 상당한 수준의 고통을 겪는 현실이 엄연히 드러났음에도, 공식적인 청소년 복지체계에서 청소년 성소수자는 고려되지 않았다. 청소년복지지원법은 가정이나 학교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위기청소년’을 위한 상담, 교육, 의료, 활동 등의 지원을 마련하고 청소년 쉼터와 같은 보호서비스를 두고 있다. 하지만 국가는 그러한 위기 상황이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과 폭력에 의해 초래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대신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민간이 감당해야 했다. 2013년 5월부터 인권활동가들이 국내외 모금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후원과 민간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4년 12월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을 개소했다.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해 위기상담, 심리상담, 생필품지원, 의료지원, 법률상담 등을 제공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으로서 쉼터를 제공하며, 다른 청소년 성소수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을 마련하였다. 청소년 성소수자 서비스를 위한 연구사업과 청소년 기관, 교사, 양육자를 위한 교육 및 캠페인 등의 활동도 전개한다. ‘띵동’의 설명대로,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위기에 침묵하는 사회”4)라는 산을 넘어가는 일을 해 온 것이다. 

 

아직까지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공식적인 지원기관은 전국에서 ‘띵동’ 하나다. ‘띵동’을 이용할 수 없는 전국의 더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혀도 되는 안전한 공간을 찾지 못한 채 일상적인 혐오와 차별에 노출되어 생활하고 있다. 수많은 청소년 기관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명시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를 환대하고 포용하는 안전한 공간임을 표방하며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찾기는 쉽지 않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정부가 귀 기울인 지난 14년은, 사회가 청소년 성소수자의 어려움을 빤히 보면서 차별을 방치하고 묵인한 아주 긴 시간이었다. 

 

사회복지사는 사회정의 실현의 의무를 다 하였을까

청소년 성소수자를 비롯해 성소수자에게 가해진 차별에 대해 사회복지사는 책임이 없을까? 모든 사회복지사가 준수할 의무가 있는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에는 차별금지조항이 있다.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의 종교, 인종, 성, 연령, 국적, 결혼상태, 성 취향, 경제적 지위, 정치적 신념, 정신·신체적 장애, 기타 개인적 선호·특징·조건·지위를 이유로 차별 대우를 하지 않는다.”(강조는 필자)고 명시한다. 여기서 ‘성 취향’은 성적지향(sexual orientation)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추측건대 외국의 사례를 참조해 번역하면서 용어가 잘못 사용된 것으로 보이므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사로서 차별과 폭력을 당하고 있는 성소수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으로 만연한 편견을 제거하고 평등을 실현하도록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분명 사회복지사윤리강령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저들과 함께 일하며 사회제도 개선과 관련된 제반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고 선언하고, “사회정의 실현과 클라이언트의 복지 증진에 헌신하며, 이를 위한 환경 조성을 국가와 사회에 요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미국의 경우, 성소수자 차별에 대항하는 일에 사회복지사들이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해왔다. 전국사회복지사협회(NASW)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기반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지역·주·연방·국제적 정책과 법의 채택을 지지한다.”는 공식입장을 채택했다.5) 또 “사회복지사라고 밝히는 사람이나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히는 기관에 의한 성적지향 변화시도 또는 이른바 전환 치료의 사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6) 2013년 연방대법원의 동성혼 사건 판결에 관해서도 전국사회복지사협회는 “모든 성소수자와 그 가족의 지위와 복지를 향상시키는 정책과 실천의 발전에 헌신한다.”고 공식적으로 옹호했다.7)

 

지난 15년 동안 ‘차별금지법 반대’의 구호는 어떤 의미에서 ‘성소수자 차별’의 구호이기도 했다. 정부와 국회가 ‘사회적 합의’를 말하며 차별을 묵인하고 동조하는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노골적이고 광범위하게 성소수자 차별이 이루어졌다. 한국의 사회복지사협회는 그동안 성소수자 차별에 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해 왔는가? “사회복지사는 … 특히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사회정의와 평등·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선다.”8)는 원대한 선언 뒤에서 과연 어떻게 행동해왔는지 진지하게 물어야 할 때다. 

 

사회복지사협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를

차별금지법은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사람들이 비로소 평등하게 대우받을 권리를 보장받게 만드는 기초가 되는 법률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클라이언트가 맞닥뜨린 높은 사회적 벽을 한 번이라도 실감한 적이 있다면, 그 벽을 부수는 법이 될 것이다. 더이상 그 벽 앞에서 클라이언트에게 체념하라며 토닥이는 대신, 불합리하게 낙인찍고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를 함께 바꾸자고 말하는 법이다. 사회복지사로서 진정으로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편”에 서는 일이며, “사회정의와 평등·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다. 

 

지난 6월 14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민동의청원이 1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시민의 힘으로 차별금지법을 국회의 테이블로 끌어 올렸다. 이어 16일에 이상민 의원 등 24명이 ‘평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표했다. 작년 6월 장혜영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에 이어, 여당이 주도가 되어 발의한 법안이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논의될 것을 기대한다. 이번에는 누구를 차별하라는 주장보다 어떻게 모든 사람의 권리인 평등을 실현할 것인가에 국회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일 것을 바래본다. 

 

이 역사적인 시점에, 나는 사회복지사의 한명으로서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전국의 사회복지사와 사회복지분야에서 활동하는 모든 분들께 정중히 요청하고자 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비롯해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발표하기를 바란다. 사회복지 관련 학회와 각종 모임에서도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법, 정책, 서비스를 채택하도록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 좋겠다. 이미 곁에서 만나고 있는 사회복지사와 클라이언트 중에 성소수자가 있음을 기억하고, 그 존재를 외면하고 차별을 묵인해 온 이 잔혹한 정치를 멈추도록 사회복지사들이 앞장서기를 희망한다. 

 


  1. 강병철·김지혜 (2006). 청소년 성소수자 생활실태 조사. 한국청소년개발원. 




  2. 한가람 (2014).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학생 자살의 학교 측 책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론 제104호 하반기. 




  3. 장서연 외 (2014).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4.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활동연혁, https://www.ddingdong.kr (2021. 6. 16. 방문).




  5. National Association of Social Workers. (2008). Transgender and Gender Identity Issues. In Social work speaks (9th ed., pp. 337-345). Washington, DC: NASW Press (National Association of Social Worker (2015). National Committee on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Issues Position Statement: Sexual Orientation Change Efforts (SOCE) and Conversion Therapy with Lesbians, Gay Men, Bisexuals, and Transgender Persons 에서 재인용) 




  6. National Association of Social Workers. (2014). Lesbian, Gay, and Bisexual Issues. In Social work speaks (10th ed.). Washington, DC: NASW Press (National Association of Social Worker (2015). National Committee on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Issues Position Statement: Sexual Orientation Change Efforts (SOCE) and Conversion Therapy with Lesbians, Gay Men, Bisexuals, and Transgender Persons 에서 재인용)




  7. NASW statement on Supreme Court’s same-sex marriage rulings, Jun 26, 2013, https://www.socialworkers.org/News/News-Releases/ID/268/NASW-statement-o... (2021. 6. 18. 방문).




  8. 사회복지사 윤리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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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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