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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교류와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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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교류와 융합

익명 (미확인) | 수, 2019/04/03- 10:14

인류문명은 크게 아리안족 문명과 셈족 문명 그리고 한족 문명으로 니누어 볼 수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원적 2천년전 코카써스 산맥 북쪽에서 농경생활을 하던 아리안족Arya이 이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인류문명은 대융합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당시 서쪽으로 이주한 아리안족은 에게해의 크레타 문명을 몰락시킨 후 그리스와 터키로 연결된 지중해 연안의 도시에서 해상국가로 거듭납니다. 한편 남하한 아리안족은 이란을 거쳐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에 이르러 기존의 드라비다족을 내쫓은 후 인더스문명의 뿌리를 내리게됩니다. 이후 이란을 거쳐 아라비아 반도로 내려온 아리안족은 수메르와 아카드문명에 뒤이은 셈족의 바빌로니아 문명을 패퇴시킨 후 독자적인 페르샤문명을 구축하게 됩니다. 결국 아리안족은 인류문명, 특히 서구문명의 주축을 이루는 그리스로마 문명과 페르샤문명 그리고 인더스 문명을 구축한 주인공으로 거듭나게됩니다.

사진: 서울신문

따라서 아리안 문명의 특징을 알아봅시다. 무엇보다 여러 측면에서 발현되는 다양성을 들수 있습니다. 이는 신관에서도 나타나는데 최고신을 Deva, Jeus, Deus, Dei라고 부르는 다신론으로 표현되었으며 또한 다양한 삶을 살 수있다는 믿을을 전제로한 윤회사상을 믿어 왔습니다. 또 다른 특징을 살펴보면 특히 그리스로 이주한 아리안들은 주로 지중해 해안가 도시들에 살면서 바다를 상대로 교역을 해왔기때문에 항해시에 반드시 필요한 시각중심의 문명으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이에따라 그들은 눈에 보여진 것(파도, 현상)과 보여지게 만드는 것(바다, 본체)의 차이를 인식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본체를 인식하는 능력인 이성을 중시하게 되는 로고스logos형이상학을 발달시키게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뒤에서 보듯이 본체 중심의 사고는 파르메니데스를 거쳐 플라톤에 이르러 절대적 실체론으로 전개하게 됩니다.

한편 아라비아 반도에서 미리 정착했던 셈족 문명의 특징을 알아봅시다. 무엇보다 사막이라는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야했던 그들은 원초적으로 초능력자와 초월자를 요청하지 않을 수 밖에 없었기에 초월성과 유일성 및 절대성을 문명의 본질로 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여 그들이 믿는 신은 아리안문명의 다양한 인격신을 배격하고 오로지 최고의 단일신, 예를들어 수메르의 엘, 바빌론의 마르두크, 가나안의 바알, 유대교의 야훼나 이슬람의 알라를 숭배하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거의 유사하다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브라함이 실았던 바빌론의 우르지역에서 믿었던 최고의 신은 마르두크였기 때문에 우르에서 가나안으로 이주하면서 시작된 유대인의 유대교 야훼는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한 내용의 유일신이라할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사막에서 살았기때문에 모래바람들이 내는 소리를 중시하는 청각중심의 문명입니다. 하여 야훼의 말씀이 창조를 이루고 율법(십계명)이 된 유일한 소리의 문명으로 남게된 것입니다. 따라서 시각을 배격하고 청각,즉 소리만을 유일신의 증거로 보았기에 신을 시공간속에 형상화하는 것을 거부하였습니다.

한편, 중국을 살펴봅시다. 중국인들은 인격신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독특하게 하늘을 신으로 상정하여 왔습니다. 즉 신에대한 설문해자를 보면 신은 하늘의 번개 모습을 띄는데 이는 하늘이 위력과 영묘함 그리고 길흉화복의 예측능력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신은 인간의 삶의 주재자가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즉 신은 창조자나 구원자가 아니라 인간사를 좌지우지하는 주재자이기에 그의 명령을 잘 따르는 자가 인간사회의 주재자, 즉 (황)제가 된다고 보는 천명론으로 확장되어 갑니다. 즉 하늘의 천명을 받는 자는 덕을 갖춘 자이어야하기 때문에 천명론은 인성의 수양론으로 연결되어 집니다. 따라서 중국사상은 심(인간 마음)과 성(우주의 본성, 즉 하늘, 천명)은 출발부터 일치를 지향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심즉성 사상은 이후 인도로부터 들어온 불성사상(불성은 가능태로서 보통 실체인 여래장과 혼동되고 있습니다)을 심즉시불(마음이 곧 부처! 즉 불성은 현실태로서 본래성을 의미한다할 것입니다)의 사상으로 격의하여 점수가 아닌 돈오 중심의 6조 혜능의 돈오돈수 사상이 선불교의 정통으로 자리잡게 되어 오늘날 한국의 선불교의 모태가 됩니다.

그리면 이제부터 아리안문명이 서쪽과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기존에 터잡은 셈족 문명과 한족 문명에 끼친 영향을 알아봅시다. 먼저 아리안족이 남쪽으로 이동하여 만나게된 셈족 문명,특히 기독교와의 만남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이 만남에서 촉매역할을 한 사람이 로마 시민권자이자 유대인인 사도 바울이라할 것입니다. 그는 아리안 문명에 속한 로마시민임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말씀을 진리로 믿고 회심한 후에 셈족의 유대교를 벗어나서 예수의 가르침을 기독교로 보편 종교화하였습니다. 여기서 그는 신의 말씀인 율법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유대인만의 종교틀을 벗어나 오직 믿음만으로 구원을 얻을 수있기에 믿는 자마다 구원을 얻을 수있다는 보편종교로서 기독교 사상을 구축하였는데 이를 이신득의,이신칭의라고 부릅니다. 이신칭의는 그 자신이 디아스포라였기 때문에 기독교를 본토 유대인만의 민족종교가 아니라 그 밖의 유대인 나아가 인종을 초월한 보편종교를 만들기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이를 뒷받침한 사상이 로마의 만민법사상과 스토아의 사해동포주의라할 것입니다. 하여 바울이 기독교 구축에 기여한 공로는 지대하다할 것이나 근원적으로 당대의 그리스,로마의 존재론은 파르메니데스와 플라톤의 실체론이었기 때문에 결국 기독교는 바울을 만나 철학적 토대를 구축하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이데아와 현상으로 세계를 이분법적이고 수직적인 질서로 보는 실체론의 한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즉 실체론은 실체를 독립적이고 고정불변한 존재로 보기에 단일하고 동일한 본질을 가지고있으므로 후행존재의 원인이 되는 선행존재는 존재근거인 실체가 되어 상대방의 본질을 파악하여 그를 도구로 지배하고 이용하게됩니다.

(그러나 실체는 인간이 대상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설명하기위한 언어적 허구개념이라는 점은 수차례 지적하였습니다만 이런 실체 개념으로 2천년동안 지구를 지배해왔으나 이런 허구적 개념으로는 현대의 문제를 절대로 해결할 수없기에 새로운 존재론, 즉 생성론을 구축하여야할 것입니다)

따라서 신을 제1원인의 실체, 즉 플라톤의 이데아로 간주하는 기독교는 피조물인 인간에 대해 초월적인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지배할 권한을 갖게되어 인간과 자연에 대한 수직적 계서질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질서는 근대에 이르러 인간이 인간과 자연을 무자비하게 지배하게되는 제국주의 또는 인간중심주의의 근거를 제공합니다. 또한 선과 악 또한 실체로 간주하기때문에, 즉 악은 박멸해야할 실체이기때문에 중세의 대표적인 악인 마녀를 불에 태워죽이는 끔찍한 행위를 도리어 정의로 간주하는 비정상의 행태를 보입니다. 따라서 만일 바울이 그리스,로마가 아니라 인도의 불교문화를 찾아 동쪽으로 나아갔다면 상호의존의 연기법과 얽힘의세계로 이루어졌다는 화엄사상, 즉 상입상즉의 사상을 예수의 해방과 구원의 사상에 결합시켰더라면 오늘날 예수의 가르침은 어떻게 구체화되었을까요?

이에대해 BuddistChristian이 하나의 해답을 제시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아리안족이 동진하여 인더스강에 독자적인 인더스문명을 개척하여 다신교인 힌두교를 낳았으며 이후 부처라는 걸출한 각자를 만나 힌두교의 존재론과는 전혀 다른 종교인 불교를 성립하게 됩니다. 힌두교와 불교의 큰 차이는 힌두교는 실체론에 근거한 사상이고 불교는 비실체론,즉 생성론,사건론,과정론 에 근거한 자연철학이라할 것입니다. 하여 힌두교는 범(Brahman)아(Atman)일여에서 보듯이 불교와 유사하게 보입니다만 힌두교는 브라흐만과 아트만을 고정불변의 실체로 보고 불교는 존재를 실체가 아니라 사건들의 연기적 과정이라고 보고 있으므로 모든 존재는 연기법에의해 내재적으로 서로 생성과정에 참여하기에 우주의 뭇 존재는 연기로 촘촘히 얽혀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존재는 상호 내재하므로,즉 상입하기에 서로 남남이 아닙니다(즉 자기언급self reference). 또한 같이 참여하기에 서로 등가적 존재로서 평등하므로, 즉 상즉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세계관에서는 지배복종의 계서적 구조는 사라지고 오직 수평적 상호관계만 존재하므로 강자에 의한 약자를 배제하는 변증법이 아닌 강자와 약자가 중첩하여 제3의 대안을 제시하는 창발적 중도법을 따르게 됩니다. 하여 비록 아리안문명이 인도에 다신론과 실체론에 기반한 힌두교를 낳았으나 그럼에도 석가모니라는 위대한 각자를 만나 불교라는 비실체적 존재론을 통해 아리안의 실체는 허상에 불과하고 연기론이 실상의 법칙임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이제 인도불교가 중국에 미친 영향을 알아 보도록하겠습니다. 인도의 대승불교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연기사상외에 유가행 중관학의 공사상과 세친의 유식사상 그리고 화엄사상이 만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인도 고승인 달마대사가 중국 남부 양나라에 들어갔을 당시 중국불교는 호국불교 또는 기복불교로 전락되어 부처 본연의 가르침이 쇠락되어 버렸으며 이를 알고난 달마태사는 부처 가르침을 신도들이 직접 깨닫게 하기위해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수행을 하게됩니다. 하여 달마의 가르침을 받아들인 중국은 자신의 고유사상과 융합 convergence 또는 자신의 고유사상으로 격의 transformation한 중국만의 독자적인 선불교를 만들게 됩니다. 다시말하면 중국의 고대 유교의 심성론은 심과 성 (본성,자성)은 일치한다고 (심즉성) 보았으며 또한 본성은 하늘로 부터 부여받았기때문에 부지런히 수행을 하여 마음의 덕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한편 인도에서는 불성은 부처가 될 가능성을 의미하기에 자신이 불성의 가능성이 있음을 깨닫고 이후 수행을 통해 불성을 깨우쳐 우주의 실상을 깨닫는다는 것을 골격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여 중국의 심즉성 사상과 인도의 심즉시불 사상(이는 이(불)사(심)무애사상에도 나타납니다)은 서로 유사성을 띄기에 인도의 점수돈오 사상이 중국에서 선불교로 정착하게되는 계기가 됩니다. 결국 인도의 점수돈오 사상이 중국의 심즉성 사상에 힘입어 선불교로 격의하게되었다할 것입니다. 다만 차이점은 인도 불교는 불성을 여래장처럼 ‘가능태’로 보았기에 요가처럼 점수의 수행이 필요하였다고 본 반면 중국은 본성,즉 자성을 ‘현실태’로 보았기 때문에 찰나심에의해 돈오할 수있다고 보았습니다. 즉 중국인들은 불성이 현실태이기에 즉시 알아차리기만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중국 선불교는 남종선과 북종선으로 나뉘게 되는데 남종선의 좌장인 신수대사는 인도불교처럼 수행을 통해 본성을 깨달아야한다고 본 반면 6조 혜능은 본성 또한 본래무일물이므로 수행한다고 반드시 알아차릴 수있는 것만은 아니기에 수행이 의미없고 오직 찰라의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보았으며 이는 위에서 본 중국 전통의 심즉성 관점을 온전히 따르고 있는 입장이라할 것입니다. 즉 신수는 점수돈오이고 혜능은 돈수돈오라할 것인바, 이런 관점은 기존의 돈오점수와 돈오돈수 논쟁과는 내용이 다른 문제이니 오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한편 달마의 영향으로 중국인은 종래의 심성론을 불교적인 심즉시불 사상으로 다시 격의하게 되었는데 이를 달리 말하면 심즉성과 심즉시불은 같은 의미라고 보았으며 결국 마음과 우주 본성은 일치한다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금나라로부터 송나라가 남송으로 쫒겨나가게 되자 주희는 중화의 부흥과 사회기강의 확립을 부르짖게 되는데 이의 근본원인을 불교의 반사회성에 있다고 보았기에 불교를 척결하고 새로운 유교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았는데 이 것이 신유학, 즉 주자학, 성리학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도는 불성을, 중국은 자성을 본성으로 보고 주객미분 이전의 본래면목이라하여 심즉성과 심즉시불 사상에 의해 본성과 마음을 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희는 우주의 본래면목(본성)을 주객을 번별하는 인간의 도덕성으로 격하시킨 후 성과 심은 일치하지가 않다며 이를 이원적으로 분리시킨후 성이 심을 수양하는 존재, 즉 (도덕)성 의 함양을 위해 성이 심을 양성해야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는 성이 아닌 심의 덕을 쌓기위해,즉 천명을 받기위해 심을 수양해야한다는 유학의 정신과도 배치된다할 것으로 주희의 신유학은 마음과 분리된 성중심의 실체론적 계몽주의라할 것으로 뒤에서 보듯이 실체론이 갖는 문제점을 모두 노정하고 있다할 것입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그는 성을 도덕성으로 축소시킨 다음 이를 ‘성’이 아닌 ‘리’라고 칭하였으며 성으로부터 분리된 ‘심’, 즉 마음을 지닌 존재를 ‘기’라고 격하시켰습니다. 이는 불교의 ‘이’와 ‘사’의 사상의 본 뜻(자연과 인간의 일치!)을 완전히 배격해버리고 단지 형식적 이원적 구조만을 흉내낸 것에 불과합니다. 즉 그는 불교의 우주 원리를 인간의 윤리로 도용한 것이라할 것입니다. 하여 그가 불교의 우주원리인 이사무애를 형식상 차용하였지만 실상은 이를 이용하여 인간사회의 윤리기강을 잡으려하였기에 실제로는 그는 이사무애,즉 이기무애가 아닌 이선기후를 추구한 것이라할 것입니다. 즉 중화를 중심으로 그틀의 가치나 제도를 보존하기위해 타 민족을 도덕적으로 계몽하고 훈육하고자한 것에 불과하다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불교의 존재원리를 인간의 규범(도덕)원리로 격하시킨 후 선험적인 ‘리’에 경험적인 존재인 ‘기’가 복종해야 사회질서가 살아난다는 지극히 인간중심주의, 중화중심주의의 폐쇄적인 사상으로 유교를 전락시켰는데 이는 서구의 실체론 못지않게 리를 실체화시켜 못 존재를 그에 복종시키는 계서적 구조(3강5륜), 경직성(예론), 폐쇄성(중화사상), 인종차별(호론과 낙론) 등을 벗어나지 못하였기에 중국은 근대의 과학화, 민주화, 산업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퇴행하게 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세계 문명은 항상 상호 작용에의해 생성된다는 것을 알 수있으며 나아가 실체론적 존재론(유일신사상과 신유학등)으로 무장한 문명은 개방성, 역동성, 창발성이 부족하기에 새로운 문명의 대안을 찾는 중도적 자세가 결여되어 반자연, 반인간, 반문명으로 흐른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있다할 것입니다.

ㅡ하여 바울이 서쪽으로 가지않고 동쪽으로 갔거나, 달마가 동쪽으로 가지않고 서쪽으로 갔으면 인류문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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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공기와 더불어 생명체 유지에 필수물질이다. 만일 물과 공기가 없다면 사람과 같은 동물뿐만 아니라 꽃피고 열매를 맺어주는 식물조차 살아남지 못한다. 특히 물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광합성을 일으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종종 바닷물과 민물의 풍부함에 눈이 팔려 그 소중한 가치를 지나치기 쉽다. 물은 지구 표면의 71%를 덮고 있다. 이 가운데 사람들과 생물들이 이용 가능한 지하수는 0.61%, 호수와 강물은 0.01%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물은 빙하 형태로 2.04%를 차지하고, 바닷물은 나머지 97.3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지구상 물의 분포는 인간들이 음용가능한 물이 매우 귀하다는 걸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처럼 귀하고 중요한 물이 요즘에 들어 간헐적으로 특정지역에 국소적으로 쏟아지는 폭우로 변하면 걷잡을 수 없는 재난을 낳아왔다. 그래서 대륙을 지배하던 중국의 왕조가운데 치산치수를 잘하면 좋은 군주 소리를 들었지만 홍수 예방과 치산치수를 잘하지 못하면 권좌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말하자면 ‘물의 정치’야말로 민심 지지와 이반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투영하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 토목국가에서 건설재벌과 토목학계, 토호 중심의 지역정치는 이익담합공동체로써 공동체이익 또는 일반 이익이라는 이름아래 사익 추구와 특수이익의 관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올해 한국에서는 6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8월초가 되어서야 50일이 넘는 긴긴 장마가 끝났다.【1】 “이번 장마는 기후위기이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곳곳에 쏟아진 폭우로 논밭은 물론이고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물난리를 겪었다. 특히 그동안 토목건설주의자들이 주장했던 대로 “대하천(대강, 大江)에 큰 댐이 있어야 홍수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모두 거짓과 기만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4대강 16개 보 건설이후 큰 비가 오지 않은 탓에 그런 검증기회가 없었다.

이번 8월 장마의 폭우로 인해 6일 한탄강댐 상류의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8일 섬진강댐 하류의 구례와 하동, 용담댐 유역 남원, 임실, 순창, 무주, 진약 지역 마을과 저지대 농지가 물에 잠겼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4대강 사업을 통해 댐을 짓지 않아서 홍수피해를 입었다고 설쳐댔다.

 

4대강 사업성과에 대한 전면 재평가 기회

이명박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과 환경단체가 필사적으로 반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큰 댐 건설을 강행한 끝에 16개보(洑)를 설치했다. 이 막대한 토목사업은 한국형 녹색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즉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아래 2008년 12월 29일 낙동강지구 착공부터 시작하여 2012년 4월 22일까지 무려 2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대하천 정비 사업이었다. 즉 홍수조절과 수량 확보를 위해 4대강 본류를 준설하고, 16개의 보를 설치하고 수변 지역을 정비하였다. 그러나 2013년 박근혜 정부시절 감사원 감사를 해 보니 이 4대강사업은 한 마디로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게 밝혀졌다. 그래서 강바닥까지 파낸 지역이 생겨났으나 도로 메워지는 곳이 확인되었다. 어찌되었든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경남 창녕군의 낙동강 제방 일부도 8월 9일 붕괴되었다.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에 대해 효과가 있다는 쪽은 이번 섬진강 유역 제방 붕괴는 4대강 사업에서 빠졌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류와 지천까지 4대강 사업을 확대했다면 홍수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낙동강 제방 붕괴는 약한 제방 탓이지 낙동강 보 설치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은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는 쪽 주장은 섬진강 유역 제방 붕괴는 갑작스러운 댐 방류 때문에 일어났다면서 섬진강이 4대강 사업 제외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홍수피해가 적은 4대강 본류는 이런 사업 이전에도 홍수 피해가 적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낙동강 보 설치로 인해 수위와 수압이 높아져 낙동강 제방이 붕괴되었다고 설명했다. 4대강 반대 의견을 돌이켜보면 4대강 본류에 수많은 보 설치할 게 아니라 지류와 지천 정비부터 해야 하고, 하천 바닥까지 긁어대는 준설을 하지 말며, 한반도 대운하는 전혀 경제적이지 않다는 반론을 폈었다. 건설재벌과 토목학회, 강남부동산지옥 향유 세력이 이익담합공동체를 형성, 강행했다.

환경부는 “이렇게 큰비가 온 적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4대강 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과연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 효과가 있는지 오히려 홍수 유발 가능성이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미 4대강 사업은 감사원 감사를 받았고, 대법원에서 법적 판단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2월 국무조정실 산하 ‘4대강 사업조사평가위원회’의 분석대상이 되어왔다. 큰 비가 내리지 않았던 때였는지 이 ‘4대강조사평가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4대강 사업 후 대부분의 구간에서 홍수 저감 효과가 확인되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보의 역할에 대해 “댐처럼 홍수 조절 용량을 가지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22조 원이라는 막대한 국민혈세를 투입하였지만 애초부터 경제성이 없는 사업이었음을 확인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이처럼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업들이 비경제적 평가에도 강행됨으로써 터무니없이 많은 국민세금이 낭비된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대통령후보 선거 공약대로 2018년 8월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이 구성되어 4대강 보를 개방하고, 그 영향을 모니터링해 처리방안을 제시하도록 했다. 2019년 2월 조사평가단은 생태 모니터링과 보 유지 시 경제적 편익을 평가했다. 그래서 우선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 중 세종보와 공주보, 죽산보의 해체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웬일인지 보 해체나 4대강 재자연화 추진은 답보·지체·유야무야되고 있다. 그래서 ’문재인의 4대강사업‘이라는 독립언론 기획취재물이 방영되었다.【2】

 

섬진강 유역 둑 붕괴는 인재가 맞나?

지난 8월 7일과 8일 하루 밤 사이에 489 mm의 폭우가 구례에 내렸다. 갑자기 늘어난 엄청난 수량의 물은 저지대로 흘러갔다. 섬진강변에 설치되었던 낡은 다리로 넘어 물은 흘러 넘쳤고, 불어난 물은 강변 쪽이 아니라 강변 밖 쪽의 둑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는 탓에 이 수압을 견디다 못한 둑이 허물어지며 구례읍내 주택가는 한 순간에 물에 잠겼다. 얼핏 보면 자연재해의 모습이다. 비가 한순간에 많이 쏟아졌으니 어찌할 도리가 있었느냐는 게 수량을 관리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입장이었다.

물을 모아두었다가 물을 대 주고 물세를 받아 운영한다는 게 한국 용수(K-Water)라는 구호로 널리 알려진 한국수자원공사이다. 이번 폭우피해를 낳게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문제의 섬진강댐 관리주체의 하나도 수자원공사이다. 지난 8월 8일 섬진감댐은 평소처럼 강우예보에도 불구하고 장마가 거이 끝나간다고 판단하였는지 물을 가두어두기 위해 방류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폭우가 쏟아지면서 만수위에 가까이 댐 그득히 집수하였다. 그러다가 위험하다고 판단이 되자 방류를 시작했다. 약 40분간 방류한 수량은 최대 초당 8.52t에 달했다.

계곡에서 큰물을 만나 곤욕을 치른 사람들은 그 공포의 순간을 이렇게 표현한다. 물이 뛰어들 듯이 물기둥이 이룬 채 갑자기 쳐내려온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며칠에 걸쳐 내리는 이슬비나 가랑비는 내리는 족족 지면을 적시며 땅 속으로 땅속으로 스며들고 가라앉는다. 이에 비해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로 강수량이 한꺼번에 많아지게 되면 그처럼 지면을 적시며 지하로 스며들 시간도 없이 엄청난 물이 그대로 아래로 치고 내려가게 된다. 그래서 깊은 산속 계곡에 모아진 많은 빗물은 작은 연못이나 소(沼)를 거친 뒤 커다란 물기둥처럼 되어 흘러내리는 것이다. 이처럼 빗물이 갑자기 쏟아져 일어나는 특수상황이야말로 한 두 사람으로써는 당장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난이요 천재지변을 당한 것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누구나 기상예보에 주목해야 하고, 그런 호우를 회피하기 위한 사전예방조치를 해야만 한다.

상류의 댐에서 갑자기 방류를 하게 되었을 때 그 물은 하류로 흐를수록 유속은 느려지지만 유량은 더욱 많아지면서 하류 지역의 제방에 직접 압력을 가하면서 붕괴 원인으로 돌변한다. 제방(堤坊)이 붕괴되었다라고 표현할 때 사람들은 종종 ‘둑이 터졌다’고 말한다. 이처럼 둑은 엄청난 수량과 높아진 물의 압력에 의해 물러진 흙이 견디지 못하고 터지게 되는 것이다.

<그림 1> 댐에 물을 집수, 방류하기 위한 여러 가지 수위들

1990년대 이후 한국의 댐은 200년 발생빈도의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건설되고 있다.【3】 그 이전시기의 건설된 댐은 100년 빈도의 홍수 대비용이었다. <그림 1> 참조.

섬진강댐은 다목적댐이다. 이번 방류사고는 어떻게 일어났을까? 첫째, 폭우가 퍼붓기 이전에 댐 수위조절 위한 예비방류를 부실하게 했다. 댐을 비워두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7일 오후 집중호우가 내릴 때 이미 수위는 둘째, 섬진강 하류지역 물난리가 일어난 8일, 섬진강댐관리소는 최대 허용치를 초과해 대규모 방류를 해버렸다. 셋째, 주민들에 제때 알려주지도 않았다. 처음엔 방류량을 “초과 안했다”고 말했다. 그 다음날 방류량을 “넘겼다”고 말을 바꿨다. 섬진강댐 하류 수해는 7개 지역에 달했다[<그림 2>와 <표 1> 참조].

“동아일보 취재 결과 수자원공사는 8일 오후 3시 30분에서 4시 10분까지 40분간 섬진강 댐의 계획방류량인 초당 1,868t보다 평균 4.65t(누적 1만1160t) 많은 초당 1,872.65t을 방 류했다. 최대 초당 8.52t까지 초과한 때도 있었다.【4】

<그림 2> 섬진강댐 하류 7개 지역 수해 현황

출처 : 지명훈·강은지. “수위조절 때 놓친 수공, 방류시간 통보도 늦어 주민 대응 못해” 동아일보 2020. 8. 13.

<표 1> 섬진강댐 하류 7개 지역 수해현황(2020. 8. 12. 오후 현재)

국회 안호영 의원실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제출한「용담댐, 합천댐, 섬진강댐 운영현황 (2020. 6. 21. ~ 8. 11)」<표 2> 자료를 분석,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8월 7일 ~ 8일 집중호우가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예년수위(용담: 246.73m, 합천: 149.95m, 섬진강: 178.38m)에 비해 많은 물을 저장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림 2>에서 빨간 점선은 예년 수위].

<표 2> 장마기간 집중호우시 3개 댐 운영 현황 (단위: m)

예를 들면 용담댐은 예년보다 높은 수위에서도 예비방류를 하지 않았고, 홍수기 계획홍수위도 준수하지 않았으며 초당 2,500톤을 방류하면서도 30분 전에야 주민에게 고지했다는 게 밝혀진 것이다. 안호영 의원은 “이번 용담댐 주변지역의 홍수 피해는 집중호우만의 문제가 아닌 홍수관리 매뉴얼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특히 용담댐의 경우 집중호우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용담댐 저수율은 이미 홍수기 제한수위인 85.3%에 도달했고, 다음 날에는 90% 가까이 다다랐다. 이런 상황에서 수자원공사는 「댐관리규정」에 따라 댐의 안전과 상·하류의 홍수 상황 등을 고려하여 당시 방류량을 늘려야 했지만, 오히려 초당 300톤가량 흘려 내보내던 방류량을 45톤으로 줄인 것이다. 또한 섬진강댐의 경우 8월 7∼8일 집중호우 전부터 홍수기 제한수위보다 3m 낮게 댐 수위를 유지해 사전에 1억1600만 톤의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했으나, 8일 오후 2시 30분 홍수기 제한수위(196.5m)를 넘긴 197.89m를 기록하고 있었다. 안의원은 “홍수 관리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환경부가 홍수 피해 난지 열흘이 넘도록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모든 것을 <댐관리 조사위원회>로 넘기는 것은 지나치게 안이한 대응”임을 단언하며 피해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 조속한 결론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그림 2> 섬진강댐 운영현황(2020. 6. 21 ~ 8. 11.)

수자원공사 사장은 8월 13일 섬진강댐 하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찾아가 “제 때 물을 내보내지 않고 뒤늦게 대규모 방류를 하는 바람에 수해 피해를 입었다”고 항의방문을 하자 “3개 기관이 섬진강댐을 공동 관리를 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담당하는 역할이 있어서 그걸 넘어서 움직일 수 없다”고 변명했다. 섬진강댐은 수자원공사와 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3개 기관이 공동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이런 물관리 체계를 책임지게 될 환경부는 어떠한가 들여다보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8월 16일 아침 10시 수해 현장인 구례5일장에서 상인들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그 다음 서시1교를 들른 후 구례상하수도사업소, 전북도청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이날 방문일정에는 송상락 전남도행정부지사, 송하진 전북도지사, 김순호 구례군수,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영산강홍수통제소장, 수자원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사고를 일으킨 쪽과 피해주민을 대신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동행한 셈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의원은 지난 8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환경부 조 장관에게 “이번 폭우 피해는 수자원공사가 홍수 대비 메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인재적 요소가 있었다” 고 인정했다.

야 이 도둑놈들아

시도 때도 없이 국회 앞 노상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이들이 많다. 국회 정론관조차 이용할 수 없는 다급한 사정의 민원인들이 기자들 앞에서 자신들의 입장이나 의견을 발표하고 일장 연설을 하는 게 다반사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필자는 참으로 기가 막힌 장면을 보고 너무나 놀란 적이 있다.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단결 투쟁 이라는 구호가 새겨진 머리띠를 두르고 국회의사당을 향해 한 입으로 이렇게 외쳐대는 것이었다. 현장을 지나던 행인의 하나였던 필자에게는 바로 누구를 규탄하거나 사퇴하라는 말보다도 더 큰 충격으로 들려왔다.

야 이 도둑놈들아 아 아 !!!

원래 ‘월급도둑’이란 말은 군대사회에서 널리 회자되어왔다. 군인이란 국가 안전보장을 위해 전시나 평화 시기에 모두 필요한 존재이다. 그렇지만 종종 군대의 존재가 평화 시기에 너무나 많은 군사비 지출 부담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런 저런 군소리를 듣게 되는 게 보통이다. 특히 중요하지 않은 보직을 차지하고서 특별한 일도 없이 월급을 축내는 부류야말로 ‘월급도둑’이라고 부를 만하다. 이 말은 제 밥값도 제대로 못하는 공직자를 지칭할 때 빛을 발한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면 공직자 가운데 월급도둑을 몰아내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러니 이를 보다 못한 노조집회에서 장관과 정부출연기관장들 가운데 몇 몇은 국민세금을 축내는 ‘월급도둑’이라고 단정할 만한 무책임과 무능력, 무성의를 질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제 이번 장마피해에 대해 과연 누가 ‘월급도둑’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한 짓 했을까?

첫째, 폭우가 쏟아져도 너무나 많이 한꺼번에 쏟아진 이번 2020 장마 피해는 어떤 기준에서 본다면 얼마든지 예상된 것이었다. 6월초부터 중국 안후이, 장시, 후배이 등 27개 성(省)과 시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7월 초순에 이미 이재민이 4000만 명에 육박했다, 최대 담수호 장시성 포양호는 1998년 대홍수 당시의 수위를 넘어서면서 범람 위기를 맞았다. 일본은 7월초부터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7월 4일부터 내린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여 마을이 침수된 일본 구마모토현 구마촌에서 고립된 주민들은 땅 바닥에 밥(식), 쌀(미), 물, SOS라는 글씨를 적어놓고 구조를 기다리는 사진이 이미 국내에 보도되고 있었다(한겨레 2020. 7. 6.).

한국에서도 이미 6월 29일, 강릉에 206밀리미터의 비가 쏟아져 6월 중 강수량 기록을 109년 만에 갱신했고, 속초시 설악동에 281.5 밀리미터의 비가 내려 전국에서 가장 많은 1일 강수량을 기록했다. 그리고 기상청은 7월 14일까지 강한 바람과 함께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300 밀리미터 이상의 폭우가 예상된다고 12일 예보했다. 따라서 중국과 일본을 거쳐 한반도에 상륙하여 이번 장마철에만 16차례나 비구름이 덮쳐왔다. 따라서 수해대책당국은 이처럼 퍼부을 장마비에 대한 수방대책을 수립, 시행되었어야만 했다.

둘째,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이상기후에 따른 국지성 폭우는 자연재난을 낳는 것이기도 했지만 이미 지적되었듯이 이번 몇 가지 폭우피해는 천재지변(天災地變)이 아니라 인재지변(人災地變)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무용지물이 되고 만 한탄강댐의 문제과 그 상류지역의 상습침수문제에 대해 다음 기회에 살펴보도록 해야 하겠다.

셋째, 치산치수의 올바른 정치는 “정책 따로 집행 따로”가 아니라 공약이나 정책의 이행, 신뢰의 회복, 협치의 실천에서 그 성패를 좌우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많은 환경단체와 시민사회의 줄기찬 활동과 요구에 부응하여 물관리를 일원화하자는 합의가 있어왔다. 즉 수질과 수량 재해예방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건설부(수량)와 환경부(수질)가 나누어 맡고 있던 물관리행정을 환경부로 일원화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필자가 지난 5월 12일 대한민국 제20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회의장에 목격했던 사실은 건설교통부 국장이 출석하여 미래통합당 간사의 질문에 답하면서 아직 부처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 한마디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자동 폐지되었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이 물관리 일원화 문제를 담당한다고 말해왔던 대통령 직속 물관리위원회는 4대강 대형보(洑) 상시 개발 후 재평가 실시에 따라 보 해체, 재자연화 여부 등을 아직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 첫째 이유는 지역 농민들이 보 해체를 반대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이 반대와 주저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전임 대통령 정책실장 등이 4대강 보 해체와 재자연화에 대해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들춰지고 있다.【5】 밥값을 제대로 하지 않는 공직자들이 남아 있는 한 녹색국가로의 전환은 매우 더디거나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걸 해결하는 것은 아무래도 시민사회의 감시와 함께 정치권, 특히 집권여당의 책임과 역할 제고가 너무나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선거공약을 통해 헌법이 보장한 규정을 성실히 수행하여 국민의 안전과 생명 보호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더불어민주당 2017. 4. 나라를 나라답게. 제19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정책 공약집 247쪽). 즉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대한민국 헌법 제 10호 제34조 제6호). 슈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으로써 이런 헌법 규정의 준수와 이행에 필요한 모든 입법 노력을 다해야 하며, 정부의 관련법과 예산 집행에 대해 엄격한 잣대로 감시하고, 촉구하며 선도해야 할 것이다. 그 길만이 녹색국가로 전환하는 지름길이요 올바른 길이라는 점을 재삼재사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정권시기 4대강 준설과 보건설이라는 토목사업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으로 구성된 경부운하 컨소시엄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 여기에 국내 토목건설관련 학회와 협회가 이익공동체를 구성했고, 강남부동산지옥에서 기득권을 누리는 자본친화 시장 세력들이 가세하여 졸속 강행되어 만들어졌었다. 이들 토목건설이익공동체는 이제 16개의 보가 완성되자마자 이제는 지역 토호정치세력과 유착하여 과거의 과실이나 중대 수환경 문제를 은폐·호도·분식하면서 자연 상태로 되돌아가야 할 강과 하천의 생명과 환경을 여전히 쥐락펴락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 기회에 새롭고 신선한 ‘물의 정치’, 올바른 치산치수정책이 확실하게 수립되어 이런 구시대의 비경제적이고 비효율적인 이익담합공동체와 충분한 거리를 두고 단호히 그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새로운 녹색생명 개혁공동체를 구성, 운영하는데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진보개혁세력과 함께 시민들이 참여하는 녹색국가로의 전환을 앞당기는데 앞장설 수 있을 것이다.

 

【1】 한국방송을 이번 장마기간을 각각 54일과 58일이라고 보도했다. 한국방송 창 296회: 54일 장마의 경고. 2020. 8.22. https://www.youtube.com/watch?v=96qc_kOhp7Q ; 한국방송 시사직격 41회. 슈퍼 장마가 남긴 경고. 2020. 8. 21. https://www.youtube.com/watch?v=n2D9hxfwvM4

【2】 뉴스타파 2020. 7. 21. 문재인의 4대강 https://www.youtube.com/watch?v=5iMl0teBBWs&t=1638s

【3】 https://ko.wikipedia.org/wiki/%EB%8C%90

【4】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00813/102427206/1

【5】 문화방송 2020. 7. 21. 4대강에는 ‘꼼수’가 산다 – 후반부 – PD수첩. https://www.youtube.com/watch?v=UDT9_bZ9ZQI

 

허상수

현재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장 / 전 성공회대학교 교수·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 고려대학교 사회학 박사, 전공영역: 인권 및 과학기술사회학, 연구주제: 지속가능한 사회, 이행기 정의, 정보사회

금, 2020/09/04-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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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즉 세계적 유행병인 코로나19는 의심의 여지 없이 의학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대처에 있어서 ‘이동량’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사적 모임 제한’ 등의 표현이 등장하는 것을 볼 때, 그것이 또한 사회학적 문제임을 알게 된다. ‘사회학적’이라 함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작용하는 어떤 무엇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발병 및 확산 초기에 그 ‘어떤 무엇’은 사회적 심성 또는 지배적 규범의 문제로 해석되었다. 그리하여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유교 문화권 국가의 ‘순종적’ 국민 덕에 방역이 잘 된다고 해석되었다. 물론 신천지 등 일부 개신교 집단에서 전체 사회보다 자기 집단에 ‘순종적’인 문화가 방역에 가장 큰 장애가 됨이 곧 밝혀졌지만 말이다. 이처럼 사회적 관계의 질서에서 ‘집단도덕’이 핵심이라고 보는 견해는 근현대 주류 사회학의 고전적인 주장이다.

다음으로, 그 사회적인 ‘어떤 무엇’은 공공의료제도라는 ‘제도’의 문제로 이해되었다. 특히 한 국제기관에서 독일의 공공의료제도를 높이 평가하여 한국보다 방역에 앞서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내 공공의료제도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그와 같은 의견이 대두했다. 그러나 스페인 등 여타 유럽 국가의 환자까지 실어와 병상을 제공했던 독일에서 코로나19 방역이 실패하여 사회폐쇄가 연장되면서, 이런 관점은 설득력을 잃었다. 또 공공제도가 잘 갖춰진 대표적 북유럽 복지국가인 스웨덴에서 난데없는 ‘집단면역 실험’을 했다가 실패하면서, 단순히 ‘제도’만의 문제가 아님이 명백해졌다. 이렇게 의료제도를 문제의 핵심으로 보는 경우는 의료사회학적인 입장이다.

최근 들어 코로나19의 감염 동선을 추적하기 어려운 경우가 잦아지면서, 사회적인 ‘어떤 무엇’의 핵심은 역학조사 및 그와 관련된 개인정보 수집의 문제로부터 점점 멀어져서 유럽과 마찬가지로 사회폐쇄 여부, 즉 개인들의 이동량 통제 문제로 넘어갔다. 결국 3차 유행에 와서는, 역학조사 중심의 초기 감염병 대응에서 실패하여 익명적, 집단적 자유제한 정책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던 유럽과 유사한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서구와의 차이가 나타났다. 서구에서는 사회폐쇄에도 불구하고 이동량이 크게 줄지 않아서, 젊은이들의 파티와 사적 모임에서의 감염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그리하여 학교나 직장과 관련된 이동량까지 줄여야 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이동량 감소로 상당히 잘 연결되는 결과를 보여왔다.

지금까지 경과를 보면, 결국 사회적인 ‘어떤 무엇’에서의 핵심은 ‘사회적 거리’와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을 단순히 정부 방침에 잘 따라주는 ‘순종적’ 심성의 문제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다른 차원의 문제로 볼 것인지가 핵심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코로나19를 통해 드러난 또 다른 ‘사회적 거리’의 표현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택배 노동자의 과로, 아파트 경비원 폭행 주민, 정인이 사건 등의 아동학대 부모에 대한 분노를 통해 나타났다. 택배 노동자의 과로에 대한 공감은 인간적 공감의 형태로만 표출될 뿐, 과로를 강요하는 산업의 이익분배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독일에서 간호 및 돌봄 노동자의 처우개선에 대한 문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집단적 목소리로 표현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아파트 경비원 폭행에 대한 분노 역시 노동권의 문제보다는 개인 인권의 측면에서 공감대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살인과 구별되기 힘든 양상의 아동학대에 대한 분노는 단순히 인격적 분노가 아니라 제도의 작동불능에 대한 분노이기도 했다. 아동학대 신고 절차를 제대로 따른 행위자가 시민들 개인에 한정되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경찰이나 입양기관과 같은 조직적 행위자는 모두 책임회피와 무시로 일관했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가 학대 부모에 대한 인간적 분노 못지않게 컸다. 그러나 정인이에 대한 젊은 부모들의 진정성 있는 추모의 물결은, 그 이전의 세대들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전경이기도 하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정인이에 대한 추모가 ‘남에 대한 추모’라는 거리감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거리감의 변화

택배 노동자, 아파트 경비원, 학대 피해자에 대한 공감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2차 집단’ 관계 속에서 개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거리감’이 매우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과거의 ‘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개인들은 ‘남’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다. 과거 ‘정’은 인연 맺기와 유관한 친밀감이다. 일회적이거나 익명적인 성격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공감이 아니라, 인연 지속의 기대감 속에서 호혜적인 감정을 교류하는 것을 말한다. 즉 사회학에서 말하는 ‘1차 집단’적인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택배 노동자, 아파트 경비원, 아동학대 피해자에 대한 공감은 ‘연고가 배제된’ 공감으로서, 사회학에서 말하는 ‘2차 집단’적인 관계에 가깝다. 주류 사회학에서는 ‘2차 집단’ 관계의 핵심은 이익이라고 보았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결합한 ‘차갑고’ ‘계산적인’ 관계라고 규정했다. 물론 거기에도 호혜성이 성립하나, 그것은 ‘인격적 친밀감’이 아니라 ‘공적 의무’에 기초한다. 즉 만일 공감이라는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은 한층 추상적인 시민적 공감이다.

서구에서는 그런 시민적 공감이 공적 제도화를 낳았고, 그리하여 민주주의의 다양한 절차들이 확립되었다. 즉 서구에서 제도화는 곧 규범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실현 역시 의미한다. 그런데 택배 노동자나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를 통해 보이듯이, 한국에서 공적 공감은 제도화로 쉽게 연결되지 못한다. 공감되는 개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 자체가 기대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제도화가 어려운 이유는 규범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고용자의 산업 논리가 더 우선인지, 아니면 피고용자의 인권이 더 중요한지가 사회적으로 논의된 적조차 없어서 규범이 무엇인지를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야말로 무규범의 상태이다. 또는 정인이 사건에서처럼, 제도화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그 제도는 작동하지 않는다. ‘남’에게 공감하는 개인들은 제도를 따름으로써 그 규범에 동조하지만, 제도를 지켜야 할 권력기관은 제도를 무시할 만큼 규범에 무지한 것이다.

시민 개인의 시민적 공감과 제도 규범 간의 이러한 괴리는, 아마도 민주주의 절차를 권위적으로 제도화한 한국 정치사와 관련이 깊을 것이다. 즉 제도화를 위해서는 대표된 권력이 필요하고, 권력을 대표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대표자에게 이양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표현되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 정치사에서는 이런 중간 과정이 아예 생략되거나 아니면 단순 절차적으로만 적용되어왔다. 권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소유대상이 되어 그 자체가 이익으로서 분배된다. 권력을 대표자에게 이양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권력 대표자에게 전달이 되지 않으므로, 개인들은 추상적인 시민적 공감의 수준을 넘어 사무치게 인격적인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제도화가 개인들의 마음과 괴리되어 있는 만큼, 그리하여 제도화가 규범의 표현이 아니라 권력의 표현이 되고, 그리하여 사회적 규범이 무엇인지 확인이 안 되는데 개인들의 감정만 확인되는 상태에서, ‘남’에 대한 격한 인격적 공감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내 집단’과 ‘남의 집단’을 엄격하게 나누어 이질적으로 집단 관계를 규정하던 고전적인 사회적 관계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오히려 ‘나’, ‘공감되는 다른 개인’, ‘권력기관’으로 상호작용의 대상을 삼분하여 사회적 관계를 이해하고, ‘나’를 포함한 ‘개인’과 ‘권력기관’ 간의 권력 비대칭성을 뼈저리게 인식하는 마음의 상태가 표현된 것이 아닌가 한다. 말하자면 시민 개인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권력에서 소외된’ 남들에게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공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한국에서의 방역 성공은 권력기관에 대한 이러한 불신과 쌍을 이루는 듯이 보인다.

주권자로서 미약한 개인의 처지에서 신뢰할 수 없는 권력기관을 마주하여, 스스로 솔선수범해서 방역의 최전선에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한국에서 지금까지 방역이 성공했던 이유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이렇게 성공한 방역 역시 서구의 방역 못지않게 위태로울 수 있다. 서구의 경우 개인 주권자 의식이 강한 개인들이 정부의 방역 정책을 불신하여 방역이 어렵다면, 한국에서는 제도적 권리가 약한 개인들이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방역 정책을 따르기 때문이다. 시민 개인들의 이런 자발적 동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헌신적인 솔선수범이 코로나19 이후의 한국 사회에서 ‘제도화한 권리’의 형태로 보상받아야 한다. 현재의 방역 성공은 한국의 의료제도, 경제 제도, 이익분배 방식 덕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모든 것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스스로 솔선수범하고 타인에게 마음 깊이 공감하여 ‘시민적 동원’의 최고치를 만들어낸, ‘좋은 시민’들 덕이기 때문이다.

 

홍찬숙

화, 2021/02/0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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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에서 대충 파악이 되듯이 이번에는 우리나라 축산과 육식의 과다 섭취의 문제이다.

통계상 우리나라는 1인당 육식섭취량이 일본보다 2배 정도 많다고 한다. 1년에 먹어치우는 닭의 양이 2억 마리가 넘는다. 이것도 2019년 통계이니 코로나로 인해 집콕생활을 강요받았던 지난해에는 더 늘었을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양의 고기를 먹는 것이 가능할까?

그건 미국을 비롯해 외국에서 값싸게 들여오는 GMO(유전자조작농산물) 사료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사료용으로 천 만톤 정도의 GMO 사료를 수입한다. 우리나라 쌀 생산량(2020년도 약 350만톤)의 약 세배 가까이나 된다. 수입량에서 짐작되듯이 우리나라는 많은 식용 가축을 키우고 있다.

불과 20~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농가는 대부분 소 한 두 마리를 키웠고 그 소들은 일소로 쓰이기도 하고 농가소득에서 짭짤한 부수입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사료를 공급하는 곡물 수출국의 기상이 악화되어 사료값이 오르면 소를 한 두마리 키우는 농가는 버티기 힘들다. 또 부업으로 한 두 마리를 키우던 농가의 농민들이 나이가 들면서 사료 급여와 분뇨 처리가 힘들어지면서 사육을 포기하게 되었고 축산은 점점 규모화 되어갔다.

이제 시골 농가에서 부업으로 소 한 두마리를 키우는 농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축산은 농가에서 생산하는 여러 작물이나 품목 중 하나가 아니라 축산업이라는 영역으로 독립되었고 전문 경영자들에 의해 좁은 공간에서 대량으로 사육되고 있다.

조류독감(AI)이라든가 구제역,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같은 가축전염병에 감염되어 농장에 있는 가축을 전부 살처분했다는 얘기는 20~30년 전만 해도 들을 수 없었던 얘기이다.

좁은 땅에서 많은 가축을 키워야 하니 조밀하게 키우는 밀식 축산을 할 수 밖에 없다. 동물 학대니 동물 복지니 하는 얘기는 문제가 되는 그 때 뿐이고 축산 환경은 개선되지 않는다. 가축전염병은 한번 돌면 밀식, 밀접된 축산농장 안에 사육되는 동물에게 급속히 전염이 된다. 특히 요즘 지어지는 양계장은 냄새를 줄이고 외부의 전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창없이 밀폐된 축사를 짓는다. 무창계사라고 한다. 전염병이 침입하면 집단감염이 일어나기 딱 좋은 시설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조류독감이 이번 겨울에 다시 나타났다. 조류독감에 감염된 농장의 닭이나 오리들은 모두 살처분된다. 살처분이라는 말에는 섬찟, 끔찍, 폭력, 잔인이라는 느낌이 잘 안드러나지만 감염이 되면 이 농장의 닭들은 농장 주변에 땅을 파고 안락사 과정도 없이 생매장으로 살육된다. 조류독감이 발생한 농장의 닭이나 오리들은 물론 살처분되고 반경 3km 이내의 농장에 있는 닭이나 오리들도 모두 예방 행위로 똑 같이 살처분된다. 한 농장에서 키우는 닭이나 오리들은 수 십, 수 백 마리가 아니라 수 만, 수십 만 마리가 된다. 이 생명들이 영문도 모르고 한꺼번에 구덩이로 내몰려서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경기도 화성에 가면 ‘산안마을’이라는 농사공동체가 있다. 이 공동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체계적인 사육방식을 이용해서 유정란을 생산한 곳이며 친환경 축산과 동물복지농장을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농장 가까운 가금류 농장에서 조류 독감이 발생했다. 반경 3km 안에 포함된 산안마을 양계장의 닭들도 살처분의 대상이 되었다. 농장 앞에는 공무원들이 초소를 세워 달걀 반출과 사료반입을 막고 있다. 공동체 식구들은 살처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고 이 공동체 대표를 지낸 윤 모 대표는 가축들의 생명과 자신의 생명을 바꾸더라도 막겠다고 농성을 하고 있다.

산안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은 양계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하고, 공동체를 통해 개인과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성찰하는 삶을 택했고 강요나 유혹이 아닌 공명과 스스로의 결단으로 모인 사람들이다. 인간이 가져야 할 존엄을 지키는 만큼 자기들이 키우는 닭과 가축도 존중하고 건강과 행복권을 지켜주려고 노력했다.

정부는 동물학대와 가축전염병으로부터 동물들을 지키고 동물권, 행복권,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동물복지농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산안마을은 그 가장 앞자리에 있다.

산안마을 양계장은 2014년 조류독감 대유행 때도 매몰 명령이 떨어졌으나 끝까지 버텨내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은 곳이다.

전염병에 감염된 가축은 멀리 이동할 수 없다. 그래서 농장 가까운 곳에 커다란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 살아있는 가축을 집어넣고 묻는다. 지금은 살처분 광경이 끔찍하다고 TV에 잘 안나오지만 우리는 그 전에 얼마나 잔인하게 처리했는지 기억한다. 거대한 구덩이에 대형덤프트럭으로 가축들을 쏟아부으면 멀쩡한 소나 돼지가 살겠다고 가파른 구덩이를 기어오르고 굴삭기 대형 삽날로 밀어넣고 찍어누르던 장면을.

가축 살처분은 그 지역 주민과 공무원들에게 생명을 죽여서 받는 정신적 고통 – 트라우마를 남긴다. 가축 주인들에게는 경제적 타격과 실의를 남긴다. 지역은 토양과 지하수 오염의 위험에 빠진다.

대량 밀집 공장형 축산의 필연적 결과이다.

육식의 제한없는 섭취. 신 선진국 대한민국의 반성 지점이다.

지금과 같이 육식을 과잉섭취하면 동물복지농장을 확대하기 어렵다. 대량 밀식 축산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식량자급율을 올릴 수도 없다.

육식의 대량 섭취는 건강에도 좋지 않지만 지구환경에도 악영향을 준다. 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 환경위기의 1/4이 축산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경기도 가축방역심의회에서 ‘산안마을’의 상황을 확인하고 조류독감에 감염되지 않고 앞으로도 안전이 유지된다고 파악하여 농식품부에 건의하면 살처분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다행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산안마을 상황을 보고받고 ‘예방적 살처분은 공장식 밀집사육을 전제로 만들어진 규정’이라며 친환경적으로 동물권을 존중해서 운영하는 동물복지농장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이점이 없으니 경기도 차원의 기준안을 마련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경기도가 산안마을의 닭들에게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적용한다면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일방적 처리 방식에서 농장의 유형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새로운 길이 열리더라도 과다한 육식의 섭취를 줄이지 않으면 전염병이 돌 때마다 예방적 살처분으로 수많은 가축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지구를 위해, 우리의 건강을 위해, 동물 복지를 위해, 식량자급을 위해, 축산농장의 이웃주민들을 위해 고기를 조금만 먹기, 일주일에 한번 이하로 줄이기를 함께하기를 간절히 요청드린다.

인간과 동물, 자연과의 관계를 착취와 수탈이 아닌 협력과 상생의 관계로 회복하지 않으면 가축들은 늘 살처분의 위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산안마을이, 산안마을 닭들이 살아남기를 기원한다.

간절히…

 

이재욱

화, 2021/02/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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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정부는 한국내 일부 보수층의 과도한 우려와 경박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핵심 동반자로 대우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오른팔이며 최측근으로써 그의 ‘다른 자아(Alter Ego)’라고 부르는 국무장관을 스스로 태평양시대의 주역이라고 자처하고 있는 일본에 이어 한국을 우선 방문하도록 조처했다. 그와 함께 미 국방부장관은 유사시 대통령이 동승하여 핵공격 사령부 기능을 하는 군용 정찰기에 탑승하여 군사적 시위를 병행했다.

남의 집을 방문하면서 총칼을 차고 들이닥친 셈이 아닌가 싶은 정도이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조선과 미국간 최초의 접촉은 미국 배가 고래를 잡으러 동래현 용당포 앞바다에 나타난 1852년 (철종 3년) 음력 12월이었다. 그로부터 14년 뒤 미 해군과 해병대와 조선 사이에 최초의 전쟁인 신미양요가 1866년에 일어났다. 미국은 일본의 조선 침략을 인정해 주는 대신 필리핀을 차지하기 위해 1905년 7월, 태프트-카츠라 밀약을 맺었다. 이처럼 미국과 우리는 원만한 외교관계를 수립해 오지 못해온 게 사실이다. 그 뒤 미군정과 한국에서의 전쟁을 거치면서 한국과 미국은 피를 나눈 혈맹의 관계를 맺어오게 되고 말았다. 그래서 70년 이상 된 이 한미관계의 본질은 다름이 아닌 반공 군사동맹이었다.

어쨌든 이번 서울에서 열린 2 + 2 한미 외교 및 국방장관 합동회동은 여러모로 주목할 점이 있다. 첫째, 한미동맹에 금이 갔다고 설레발치는 보수우익 반공 친미주의자들이나 일부 언론 논조의 지적이 완전히 틀렸다는 점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한미관계는 지난 5년 동안 2 + 2 회담을 열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번 회동을 통해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도 건재함을 확인했다는 게 2 + 2 공동성명이 잘 나타나 있다.

둘째, 이처럼 재확인된 한미동맹은 책임동맹, 전략동맹, 가치동맹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데 대하여 양국 장관들 사이에 폭넓은 공감대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우선 한미간 책임동맹은 한미동맹을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인 것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그동안 불건전하고 일방에 특혜적이며 편파적 동맹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이다. 나아가 전략동맹은 주요 동맹 현안들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하고 상호보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그동안 건성으로 협의하거나 상호 길항적이며 현상 고정적 동맹관계였다는 점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 나아가 가치동맹은 민주주의와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해 동맹관계를 심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미관계에서 민주주의는 76년 전 미군이 북위 38선 이남지역을 무혈점령할 때부터 강조해 온 핵심이념이나 실제 현실정치에서는 제 역할과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온 게 사실이다.

셋째 이번 2 + 2 한미 외교안보장관 공동회담은 국내용 보여주기 외교였다. 미국 두 장관은 이번 회담에 앞서 지난 3월 15일 워싱턴 포스트(WP)지 의견란에 공동 명의로 기고하였다. 그 첫 문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미국은 돌아왔다”고 선언한 그 내용을 반복했다. 즉 “미국은 세계정치에 재개입(reengagement)한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전임 대통령은 미국중심주의를 호소하며 지지세를 결집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것을 뒤집고 그 이전 시기의 미국 패권으로 복귀하겠다고 천명한 셈이다. 바이든 정부 내부 역시 대외 강경파와 온건파, 현상유지파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에서 이미 미국 패권주의가 먹혀 들 여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는 대세에서 밀려나 고 있는 게 다수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2 + 2 한미회담이 국내용 보여주기 외교를 보인 건 미국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였다. 한국 외무부장관과 국방부장관은 회담직후 동아일보에 공동명의의 기명 기고를 통해 회담의 의미와 성과를 요약해 주었다. 회담이 끝나는 날 저녁 공중파 텔레비전 뉴스프로그램 인터뷰에 응한 미국 외무장관 역시 한미동맹은 양국관계에 핵심축(linchpin)이라고 강조했다. 원래 이 말은 ‘바퀴의 비녀장’이나 한미군사동맹의 공고함을 의미하는 상징어가 되었다, 여기까지는 이미 드러난 양국관계의 현상으로써 ‘말의 잔치’였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외교는 수사(rhetoric)의 전쟁터이다. 그러나 이번 회동이 낳은 맹점 가운데 하나는 어마어마한 천문학적 규모의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부담하는 협상 결과에 가서명함으로써 한국측은 예전과 같이 미국 손님들을 만족시켜주어야 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다음날 미국 알라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벌어진 미중 외교장관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외교의 미래를 걱정했다. 즉 중국은 대미 외교사 100년 만에 미국과 대등한 외교전을 벌였다면서 한국이 이들 두 나라사이에 끼여 어느 한 나라만을 위한 선택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고 우려했다.

이번 2 + 2 회담을 통해 드러난 이견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 사용이라고도 볼 수 있다. 즉 미국측은 일관되게 ‘북한 비핵화’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비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하여 한국측은 ‘한반도 비핵화’라고 표현했다. 국내에서도 친미보수반공주의자들은 일관되게 ‘북한비핵화’라고 목청을 높인다. 따라서 누가 머리털은 검은데 ‘북한 비핵화’라고 들먹거리면 그런 자의 머릿속에 뭐가 들어가 있는지 잘 알 수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역사적으로 처음 가진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하고, 한반도에서의 지속적이고 강건한 평화체제 건설에 관한 의제에 대하여 포괄적이고 면밀하며 진실성 있는 의견교환을 했다. 그리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안전보장을 약속했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약속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툭하면 핵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 한미군사훈련을 멈추지 않았고, 북한 체제안전보장을 도모하지 않았고,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적대시정책을 유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긴장과 대립, 갈등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의 정책 대부분을 용도 폐기했다. 그러나 외교주의자·의회주의자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이루어진 양국간 회담을 선선히 인정한 바탕위에서 다음 정책을 입안, 추진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게 태평양시대에서 미국이 강자로써 생존할 수 있는 지혜이다.

2018년 6월 12일

미합중국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

발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에서의 지속적이고 강건한 평화체제 건설에 관한 의제에 대하여 포괄적이고 면밀하며 진실성 있는 의견교환을 이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안전보장을 약속하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단호하고 확고하게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였다.

이제 한국은 국익우선 외교정책을 과감하게 전개해야 한다. 한미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그래서 낡은 시대의 군사동맹을 과감히 넘어서서 21세기 COVID-19 이후에 걸 맞는 평화동맹을 구축할 수 있는 국익최우선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 이번 2 +2 회동에서도 미국측은 우리와 함께 조율된 대외정책 수립에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동아시아의 새 질서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외교활동이 필요하다. 한류, K-Pop, K-방역 등 세계 수준의 소프트 파워를 세계화함으로써 인간안보, 지속가능성, 이행기 정의, 지속가능한 발전 등 인류 보편의 의제를 선점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중견국가의 국력에 걸맞는 공공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신기욱이 제안하는 대로 중국과 미국이라는 거대한 고래싸움에 끼어서 시달리는 새우 신세가 아니라 열리한 돌고래처럼 운신해야 한다.

이제는 졸렬한 방식의 친미나 친중 외교정책을 넘어서야 한다. 완고한 반미나 반중정책은 구시대의 소모적 발상이다. 원교근공(遠交近攻)과 같은 춘추전국시대 범저(范雎)의 외교정책은 불필요하다. 지금은 그런 외교책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원교근린(遠交近隣), 멀건 가깝건 이웃나라들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한중관계뿐만 아니라 한일관계 개선과 정상화를 추구해야만 하는 사연이 바로 여기에 있다. 19세기 민족주의나 어설픈 민족감정만 내세울 때가 아니다.

문정인의 제안대로 한국의 미래를 위해 참으로 명민한 외교와 결기 있는 외교가 필요하다. 명민한 외교는 주어진 내외 정세와 국가 안보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인식부터 해야 한다. 올바르고 적정한 정보 획득이야말로 외교의 출발이다, 그 바탕위에서 현명한 정책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부정확한 정세판단은 정책실패를 자초한다. 결기 있는 외교는 담대한 외교, 어떤 경우에도 굴하지 않는 배짱이 두둑한 외교를 벌여야 한다. 따라서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기본 원칙을 분명히 하고 대담한 외교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과연 무엇이 국익 최우선정책일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이런 우리나라의 최우선 국가이익은 무엇인가? 전쟁이 없는 나라,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 지속가능한 국가, 공정한 책임국가일 것이다. 이런 국가이익들을 쟁취하려면 군비축소, 군비통제, 전쟁예방, 평화조성과 유지 등이야말로 최우선순위의 국익일 것이다.

앞으로 복지국가를 바로 일으켜 세우려면 무조건 군사비를 축소, 재조정해야 한다. 군사비를 많이 줄이면 줄일수록 국가의 미래를 밝아질 것이다. 일부 인사들이 한반도 중립화론을 본격적으로 제안, 추진한다는 일은 대단히 의미심장하고 반가운 일이나 국방비부터 증액하여 강병책을 쓴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평화외교 중재역량을 최대한 끌어 모아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를 재개, 발전하기 위한 특사외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리하여 남북관계가 전면적으로 과감하게 개선될 수 있다면 이를 지렛대로 해서 한국은 한중관계와 한미관계를 동시에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이때 한국은 동아시아지역안정의 중심축이며 통과지대를 자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미중간 조성된 신냉전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그 선택의 위험성과 딜레마를 기회요인으로 전환시키면서 양대 강국을 이웃나라로써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허상수

금, 2021/03/2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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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주:

중앙1호 문건은 중국공산당 중앙이 매년 연초에 발행하는 주요 국가 정책 방침이다. 2004년부터 중앙1호 문건의 주제는 변함없이 삼농이었다. 2018년부터는 향촌진흥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빈곤구제정책의 성공을 선언하고, 중앙정부의 ‘국무원부빈개발영도소조사무소國務院扶貧開發領導小組辦公室’를 향촌진흥국으로 개명하면서, 정책 추진을 보다 본격화하고 있다. 이 조직은 1986년에 설치됐기 때문에, 30여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중점업무를 전환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농촌의 절대빈곤문제가 이제 상대적 빈곤문제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농촌과 도시의 융합과 같이, 두 주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훨씬 더 난이도가 높은 일이 될 것임이 예견되고 있다. 향촌진흥의 세부 정책들은 이미 농촌 일부지역에서 실험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풍요롭기 때문에 농촌과 도시의 격차나 지역간 격차가 적은 져장성浙江과 광둥성廣東 등의 남방지역이 앞장서고 있다. 이는 지역 농촌의 상대적 인프라, 자연인문환경에 이점이 있어 도시민에 대한 소구력이 높고, 주변에 1,2선 도시가 많아서, 이와 같은 이점을 좇아 농촌으로 이주하려는 도시민들이 많으며, 도시와 농촌을 자매권역화하여 쌍방 인구 유동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상하이, 항저우 등의 1,2선 도시와 져장성浙江省의 모간산莫干山지역 등이다. 이곳은 자연경관이 수려하면서도 대도시에서 접근성이 좋아서, 아름다운 농촌美麗鄉村으로 불리며 향촌진흥 정책이 거론되기 이전부터 지방정부의 유인정책과 민간의 수요가 만나 모범적으로 개발이 진행된 곳이다.  

쌍순환전략중 내순환은 내수의 진작을 전제로 하는데, 중국정부는 내수가 원하는 수준으로 증가하지 않아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래서, 2008년 경제위기를 각종 소비우대정책에 의한 농촌 내수진작으로 돌파한 것을 거울삼아, 다시 5억 농민의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고민중이다. 하지만, 농촌 인구 감소와 노령화 등의 문제 때문에, 단기적 소비진작이 아닌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다. 이를테면, 대도시 혹은 중소도시로 집중되는 교육과 의료자원이 유발하는 소비를 어떻게 농촌에 배분할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문제가 있다. 청년 인구가 완전히 성이나 시정부 차원의 지역을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중소도시에 자원을 집중화하여 규모를 키우고, 품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지역적 차원의 자원집중이 불가피한 점도 있기 때문이다.

농촌토지의 시장진입 문제, 혹은 오랜기간 유지된 도농이원화 체제에서, 도시민과 농민의 호구제도나 이와 연결된 농촌과 도시의 자원이, 쌍방으로 유동하는 인구에 대해서 어떻게 합리적으로 재분배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들은 모두 모순적인 상황을 불러 일으킨다.   


원톄쥔: 베이징대학 시진핑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연구원 향촌진흥센터 주임

2월23일 충칭重慶일보가 기획한 ‘향촌진흥전략-강연’에서 삼농전문가 원톄쥔 교수가 2021년의 중앙1호문건에 대해서 해설했다.

1. 삼농을 국가 안보의 주요 기초로 삼는다

올해 1호문건은 첫마디부터 삼농의 국가 중대전략으로써의 의의를 강조한다. “농업농촌의 발전이 새로운 역사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는 향후 경제 및 사회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든든한 반석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삼농 사업이 글로벌라이제이션 시대의 도전을 헤쳐나가기 위한 내공쌓기이며 국가안보의 주요한 기초라는 것을 보여준다.

농업농촌부 부장 탕런졘唐仁建은 2월22일 기자회견장에서 2020년 팬데믹과 세계경제 침체국면에도 불구하고, 3천3백만 농민공들이 고향에 남거나 고향으로 돌아감으로써, 중국 사회가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농촌이 인력과 자원의 저수지로 기능함으로써, 사회적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 가져올 미래의 리스크와 불안정성을 생각할 때, 삼농이 사회와 국가의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국가의 종합적인 안보체제에서, 우선 식량안보를 생각해야 한다. 각급 지방정부는 책임지고 이를 지켜야 하고, 농민과 시민을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 성단위에서는 리더쉽이 양곡확보를 책임지고 “省長米袋子성장쌀가마“ 시단위 (역자주 – 중국의 시市급 행정구역은 한국의 도道규모에 해당한다)에서는 채소 등의 기타 식량을 책임진다는 “市長菜籃子시장채소바구니“ 정책을 관철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로컬푸드가 결합된 푸드플랜을 수립하여, 적절한 수준의 식량자급과 합리적 생산자 수입을 보장하고, 도농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 그 다음으로는 토종 종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종자의 상업화로 인해, 농민들이 종자를 남기고 키우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고 종자를 지키려는 의식도 사라졌다. 세번째는, 농지의 보호이다. 최근 도시가 팽창하면서 근교의 농지가 대단위 택지로 변경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본보호면적해당 농지를 임야지대로 옮기거나 (역자주 – 중국은 식량안보를 위해 정책적으로 국가가 지적한 일정 면적의 농지를 지켜야 한다. 기존의 농지나 농지에서 지역 향진기업 등의 부지로 사용하던 기본농지를 택지로 바꾸어 개발하고, 대신에 해당면적 만큼 임야 등을 농지로 개간하는 경우가 있다. 도시의 교외지역의 농지가 도시확장에 따라 이렇게 전용되는 경우가 많다), 농가거주지의 합병 (역자주 – 전통적으로 자신이 경작하는 농지 부근에 위치하던 농가주택을 농지로 전환하고, 분산되어 있던 농가를 한곳으로 모아서 아파트와 같은 집단주거형태로 이주시키거나, 주택을 밀집시키는 형태로 개발한다)으로 농민이 경작지에서 먼 곳으로 이주하는 등, 경작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임야지대에서의 농사는, 기계를 이용한 경작, 그리고 인력에 의한 경우 모두 난이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기본농지보호가 형식에 치우침으로써, 실제로는 경작되지 않는 황폐한 농지도 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농민들은 주거지 주변의 텃밭에서 자급할 수준의 농사만 짓고 있는데, 이는 농민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변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농촌거주민들의 생활방식도 갈수록 시장에 종속되고 있다. 농민도 식품을 구매하고 있고, 그래서 중국 전체의 농산물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2. 중국특색사회주의에 맞는 향촌진흥의 정확한 정치적 방향

지금은 빈곤구제정책을 향촌진흥정책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시점이다. 당중앙과 각급 당위원회가 책임감있게 실행한 덕택에 빈곤구제정책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향촌진흥정책의 실천은 훨씬 더 복잡하고, 오랜 기간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위아래가 통일된 사상을 바탕으로 과거의 도시화 중심 정책을 삼농중심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왜 중국특색사회주의가 지향하는 향촌진흥정책인가 ? 왜냐하면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자본은 고도의 표준화, 집중화, 규모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사회의 국가에 적합한 것이 아니었고,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크게 훼손시키면서, 기계화한 단작형 대량생산 산업방식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산업화는 유럽의 복지사회주의, 소련의 국가사회주의, 동아시아의 사회자본주의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은 모두 대량생산을 강조하는 자본주의, 산업화 단계의 이념이다.   。

비록 중국의 산업자본총량과 금융자본총량은 세계1위이지만, 그 발전방향은 향촌진흥정책 및 생태문명전략과 직접적으로 결합돼 있다. 그래서 국가가 금융자본을 규제하여, 금융을 위한 금융산업이 되는 것을 막고 있다. 2019년에 제시된 금융공급측개혁은 실물경제를 위해 운용되어야하는 금융의 본령과 목적을 명확하게 한다. 이와 함께 농업의 공급측 개혁을 행함으로써, 이 단계에서 생태문명전략과 향촌진흥정책이 만들어 나가는 생태경제를 지원할 수 있다. 이것은 단지 농업생산량 증가를 목표로 움직이는 경제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중국특색사회주의에 걸맞는 정확한 정치적 방향성을 가진 향촌진흥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국가의 농업농촌현대화 정책과는 차별화되며, 중국 사회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특히, 중국특색사회주의 향촌진흥정책 체계안에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량산兩山사상 (역자 주 –綠水青山金山銀山)에 기반하여 생태자원 가치를 입체적,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3. 중국특색사회주의 농업농촌현대화의 이해

우선 명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자본주의 선진국의 현대화 농업은 하나의 통일된 모델이 아니다. 농업은 자연의 변화, 경제의 변화가 고도로 결합된 결과이다. 현대농업발전 모델을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북미 오세아니아로 대표되는 앵글로아메리칸모델은 대농장을 운영한다. 식민화를 통해서, 광대한 자원을 이용하는 규모화와 자본화를 특징으로 한다. 그래서 기업과 산업화된 정책이 만들어졌다. 두번째는 EU가 대표하는 라인모델이다. 중소형농장이 중심이 되고, 인구증가에 따라 신대륙으로의 이주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여전히 인구 밀도가 높고, 자원에 제한이 있다. 현대농업자본화와 생태화가 결합되는 것으로만 유지가능하고, 60%의 농장은 중산층시민이 겸업형태로 운영한다. 이들은 환경운동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세번째 모델은 한중일이 대표하는 동아시아 모델이다. 인구밀집도가 높아서 자원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농협과 같은 전국조직을 만들어서, 사회자원의 자본화를 이루고, 삼농의 상대적인 안정을 달성했다.

중국특색사회주의의 농업농촌현대 모델로서 가장 참고할 가치가 높은 것은 중산층 시민들이 주체가 된 라인모델과 농협이 주체가 되는 동아시아 모델이다. 이번 1호문건은 도농융합을 추진하면서, 현급지역縣(역자주 – 한국의 군단위 규모의 지역)을 종합적으로 발전시킨다. 생산자협동조합의 종합적인 심화개혁을 통해, 생산, 소매, 신용의 삼위일체 종합협동조합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새로운 집체경제모델을 만들어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 조직화 수준을 높인 농민경제주체를 육성한다. 이렇게 과거 식민지 대농장 위주의 미국모델을 목표 삼아 만들어 놓은 구조를 서서히 탈피하도록 한다.

 

4. ‘새로운 이념’으로 개혁을 심화하여 새로운 국면을 창조한다 

1호 문건은 농촌의 재산권제도와 생산요소 시장화 메커니즘을 개선할 것을 주문한다. 농촌발전의 내적 동력을 충분히 활성화시켜야 한다. 건전한 토지경영권장기임대(流轉) 서비스 체계를 포함하여, 적극적으로 농촌 집체가 경영에 사용할 수 있는 건설용지를 시장에 편입시킬 수 있는 제도 등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토지삼권분립 (역자 주 – 소유권, 수익권, 경영권) 등  정책의 실시에 따라, 농촌재산권 개혁이 계속 진전되고 있고, 적지 않은 농민들이 농지와 택지 등 경영권 장기임대로, 안정적인 자산성 수입을 얻고 있다. 하지만, 3,4선이하의 도시 및 현급지역은 토지와 주택 공급 과잉현상도 있어서, 심지어는 전체 현인구의 정상 수요의 2배가 넘는 건설면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은 당연히 현縣정부 재정내 부채율을 높이고, 현내 금융시장 리스크를 증가시킨다. 개혁도 점차 위험요소가 많고 난이도가 높은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그래서, 시급하게 당의 량산사상을 제대로 이해시켜야 한다. 과거 생태문명전략 이전의 농촌재산권개혁은 대개 산업자본이 성장하면서 농촌에서 평면화된 토지, 주택, 노동력 등의 각각의 자원요소들을 쪼개어 약탈해 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오늘날의 농촌재산권개혁은 생태문명안의 새로운 이념에 따라서, 새로운 국면의 제도 혁신에 적응하도록 변신해야 한다.

생태문명 전략하의 생태경제수요는 평면을 탈피한 입체적인 생태자원의 통합적인 개발방법을 요구한다. 그래서 이를 “공간의 정의 空間正義”라고 칭하되 이에 상응하는 개혁은 종합적일 수 밖에 없다. 생태문명의 기초위에서 재산권개혁중의 문제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올해 1호문건은 재차 녹색발전과 생태를 보호하고 키워나가는 것을 강조한다. 이것 자체가 생태화 요소시장의 공간을 개척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산수임전호초山水林田湖草와 같은 자연생태 요소를 하나로 묶어 ‘생명공동체‘라고 이름지었다. 이러한 공간생태자원은 량산이념하의 새로운 생산성 요소이다. 그리고 쪼갤 수 없는 입체성, 종합성을 가지고 있으며 표준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과거 수십년간 이어져온 양적성장에 맞는 시장개념을 적용해서는 안된다. 이미 여러 곳에서 새로운 개혁적 실천과 과거의 낡은 제도간에 복잡한 양상의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각지역 각부문마다 1호문건의 향촌건설행동을 관철하기 위해서, 과거의 기득권구조를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만 개혁을 심화할 수있다.

 

5. “원활한 도농경제순환”으로 내수를 진작하는 정책의 중점사항

문건과 시진핑 총서기가 강조하는 “새로운 단계, 새로운 이념, 새로운 방식”은 다음 문장과 관련이 있다 “발전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한다. 여기서 관건은 삼농이고, 농업농촌의 약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도농이 함께 발전하도록 추진해야 한다. 새로운 발전의 방식을 만들고, 삼농이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여, 농촌의 내수를 빠르게 확대시켜야 한다.  도농경제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현재 직면한 국내외의 각종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기초는 삼농의 지원이다. 시급히 농업의 기반을 안정화시켜 삼농의 기초를 수호해야 한다. “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도농의 협력을 활성화시키고, 원활한 도농경제순환을 통해 농촌 내수가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도농융합전략이 향촌진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1호 문건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새로운 발전 방식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잠재력은 삼농에 숨어 있다. 농촌의 수요를 시급히 확대할 필요가 있고, 도농경제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야 한다”. 마치 소의 코뚜레를 잡아 끄는 것과 같다. 농민 소비가 최근 계속 하락하고 있다. 어림잡아 농촌인구 40%의 소비 금액이 도시지역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5억이 넘는 농촌 거주자의 노령화와 이에 따른 수입의 하락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생산에 종사하는 노동력 대부분이 노년이고, 인력시장에서는 노동생산력으로 간주되지도 않는다. 당연히 노동생산성을 제고할 수 없다. 도농융합을 통해 도농경제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만, 농촌의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그래서, 농민은 그냥 농민이 아니고, 농촌은 그냥 농촌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1호 문건 전반부에서 다루는 통합적인 체제개혁이 필요하다. 두가지 상반되는 양쪽 방향으로의 종합적 시책이 필요하다.

첫째는 도농의 두 요소 시장을 융합하기 위해 필요한 ‘삼변三變개혁 (자원은 자산으로, 자금은 자본으로, 농민은 주주로 세가지 변화를 추구한다)’을 추진해야 한다. 123차산업을 융합하고, 농민이 신형집체경제의 자산변화속에서 장기적인 자산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서 농민이 시민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역량과 연대하여 창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입을 늘리게 한다.

둘째, 관련부서의 전략적 사고방식을 강화해야 한다. 현급이하의  소도시지역에 발생하는 과잉 부동산 부채를 막아야 한다. 의료, 교육자원이 도시로 집중됨에 따라서, 수입이 적은 농민도 도시에 집을 사고, 농민들의 소비가 다시 도시로 이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농민의 수입이 적어서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현금을 사용하는 농민의 고정소비조차 도시의 통계로 잡히게 된다. 가장 좋은 예가 교육부문이다. 농촌학교를 병합하고, 교육자원을 비농업지역의 소도시로 집중시키면서, 농촌학생들도 도시에서 학교에 다니게 된다. 관련된 소비가 결코 적지 않다. 이런 소비가 모두 도시의 소비 통계에 포함된다. 의료도 마찬가지이다. 농민이 도시의 병원을 찾는데 의료서비스가 시장화되면서 비용도 증가하고, 도시 소비 통계의 일부가 된다.

이러한 소도시의 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농촌의 소비가 이전한 것과 연관이 깊다. 이번 1호문건은 ‘향촌건설행동’을 강조하고있는데, 이 안에는 현급지역경제의 종합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도농융합 발전의 조율과 같은 정책적 요구가 미래수요를 고려하는 개혁의 내용이다. 생태문명과 향촌진흥전략의 종합적인 관철만이 자원이 지나치게 도시로 집중되는 폐단을 개선할 수 있다.

5억이 넘는 방대한 인구의 시장을 어떻게 해야 되살릴 수 있을까? 중앙1호문건이 여러방면에서 연관된 상층부의 설계를 제시하고 있다. 도농융합을 강조하고, 구빈지역의 5년 과도기도 설정하여, 기존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도록 한다. 그리고 실제 상황에 맞게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다. 이것은 구빈정책이 시작한, 빈곤농촌지역 소득증대의 지속가능한 메커니즘의 구현과 향촌진흥을 결합하는 것이고, 저수입군이 안정된 수입원을 얻도록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건속에서 특별히 두가지 요소시장의 유동을 언급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농촌에 남은 농민의 현재 지출수입구조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소비를 촉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도농융합 정책을 관철하여, 원하는 농민은 도시에 갈수 있도록 지원하고, 반대로 시민이 농촌으로 가서 농민과 함께 창업하는 것을 돕는다. 동시에 농촌에서, 다양한 주체가 자주적으로 금융, 물류, 그리고 부동산을 개발하게 하고, 문화교육 등의 업태가 혁신을 통해서 발전한다. 이렇게 농촌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강삼각지대는 져장浙江성과 상하이가 하나의 권역이 되어, 상하이 시민들이 져장성 농촌으로 들어가 종합적인 개혁적 발전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과거 빈곤한 산간지역의 주민들의 수입이 늘고, 도시로 이주한 경우도 많다.  동시에, 상하이 시민들을 중심으로 외지인들이 대규모로 농촌으로 내려가 도시의 소비여력을 농촌으로 이전했다. 그래서, 도농간의 자원요소가 쌍방향으로 유동함으로써, 농촌소비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오늘날, 농업에만 의존하는 1차산업은 실질적으로 농민의 수입을 늘릴 수 없다. 비록 많은 곳에서 많은 이들이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지만, 효율이 상당히 낮다. 이에 대해 중앙1호문건은 현급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경제의 가치 증대분이 농민에게 더 많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생산자들이 123차산업융합을 통해서 수익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반드시 123456차산업과 같이 다양한 업태의 융합을 추구해야 한다. 농민이 주체가 되는 종합협동조합이 이러한 산업에 진출해야 한다. 마을집체법인화제도개혁을 지속하여, 자원성 자산을 지분화하고 현단위縣 플랫폼 회사가 이를 인수하여, 현급에서 다양한 업태를 발전시킬 때만이 유효하게 농민의 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다.

향촌산업은 어떻게 더 많은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있을까. 과거에 향촌산업은 관련기관에 의해, 투자자가 자원점유를 확대하는 것을 지원하고, 농업외부의 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런 방식은 물량이 증대하는 초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농업의 산업 가치사슬이 길어지면서, 결국 생산자의 수입은 감소하게 된다. 혹은 구조적 과잉 때문에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고 도주하여 부채만이 지역에 부담으로 남는 결과를 가져오곤 했다. 식민지의 대농장 경영방식을 제외하고, 중소규모 농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다. 서구 선진국의 모델은 대기업이 농업의 산업화를 진행하여, 수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환원하고, 생산자에게는 10%만 남기는 불공평한 구조이다.

그래서 농민이 향촌진흥정책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되도록, 중앙1호문건은 현급경제의 구조를 통합적으로 설계할 것을 주문한다. 생산, 유통, 신용의 삼위일체 종합협동조합을 통해서 123차산업을 융합시키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듯이, 다양한 우대 정책을 통해서 농민의 조직화 수준을 높이고, 모든 산업 수익이 현과 마을에 남도록 한다. 이를 통해, 농민이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산업을 현지역 내에 남게 해야 한다. 과거 현지역 개혁의 함정은 가치사슬내에서 ‘외부자본이익’을 낳는 금융, 보험, 물류 등 제3산업의 증가분이 모두 현의 바깥에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외부의 자본이익에 대한 종합적 개혁이 필요하다. 즉 자원요소 및 수익 유실의 원인을 파악하고 현향촌縣鄉村의 삼급 기층 지역을 묶어서 향촌건설행동을 실행해야 한다. 현이 한 단위가 되는 전역적인 공간생태자원의 개발이 이러한 생태경제체계에서 로컬라이제이션의 주요한 내용이 된다. 이것은 농업농촌이 과거의 양적 발전에서 질적 발전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농융합의 거대한 흐름속에, 사회의 인력과 자원이 농촌으로 내려와 발전을 촉진하게 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듯이 123차산업이 융합함으로써 농민의 수입이 올라가고, 농촌의 소비도 늘게 된다.

 

김유익

목, 2021/04/0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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