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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비범죄화, 더블린에세 서울까지: 여성의 투쟁으로 인정된 기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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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비범죄화, 더블린에세 서울까지: 여성의 투쟁으로 인정된 기본권

익명 (미확인) | 화, 2019/03/12- 02:43

지난해 아일랜드에서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수정 헌법이 폐지되는 기념비적인 승리를 올렸다. 국제앰네스티 아일랜드지부를 비롯한 아일랜드 여성 인권옹호자들의 분연한 투쟁의 결과다.

3.8 세계 여성의 날과 헌법재판소 낙태죄 위헌 여부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그레이스 월렌츠Grace Wilentz 국제앰네스티 아일랜드지부 캠페인·조사 담당관이 아일랜드에서 거둔 성과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단 이틀. 그 숨가쁜 일정

그레이스 담당관의 방한 활동기간은 2월 21일과 22일, 단 이틀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국의 시민사회 포럼 참석 및 여성인권 활동가들과의 만남을  비롯해, 수차례의 미디어 인터뷰, 3곳의 정부기관과의 면담을 모두 양일간 소화했다. 많은 미디어의 관심도 이어졌다. 가톨릭 국가에서 낙태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아일랜드 사회에 대한 궁금증이 그만큼 컸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인권옹호 정책가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인 그레이스는 유럽 및 국제 사회에서 성 · 재생산의 권리 향상을 위해 10년 이상  활동해온 경험과, 국제앰네스티 아일랜드 지부에서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안전한 낙태 서비스 보장을 위한 <It’sTime>  캠페인을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에 유의마한 메시지를 전했다.

 

아일랜드의 승리, 사실과 증언의 힘이 이룬 성과

그레이스 조사관은 지난 21일(목)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시민사회, 낙태죄 위헌을 논하다> 포럼에서 ‘낙태죄 폐지를 향한 국제적 운동의 흐름’ 을 주제로 발제에 나셨다. 가톨릭 국가에서 만들어낸 놀라운 성과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아일랜드에서 이 캠페인의 중심은 여성과 소녀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이겨내고, 자신의 낙태 사례를 앞장서 공유했습니다. 아일랜드에서 낙태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의 지형을 변화시킨 것은 바로 그들의 용기 있는 태도였습니다.

아일랜드 공영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투표자의 43%는 아는사람들의 경험이나 미디어에서 언급된 개인의 스토리에 마음이 흔들렸다고 밝혔다. 낙태를 터부시하고, 낙인찍던 사회는 용기있는 개인의 이야기가 쌓이고 커짐에 따라 낙태 논의의 핵심을 여성의 건강과 권리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고, 실제 투표자들이 찬성표를 던진 가장 큰 이유로 “여성의 선택권”을 꼽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레이스는 2월 21일 혼잡한 변호사회관에서 진행하는 낙태에 대한 시민사회 포럼에서 아일랜드의 낙태죄 폐지 운동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같은 날 저녁, 그레이스는 아일랜드에서의 낙태 비범죄화를 위해 아일랜드 여성 운동이 채택한 캠페인 활동에 대해 한국의 여성 활동가들과 집중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레이스 담당관은 낙태 범죄화와 의료 서비스 이용 거부로 인해 치명적인 영향을 받은 아일랜드 여성들의 실제 이야기를 공유하며, 수정 헌법 제8조의 폐지 이전 아일랜드 상황을 담은 <그녀는 범죄자가 아니다 (She is not a criminal)> 보고서와  캠페인 과정을 설명했다.  지금은 성과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민투표 전까지 아일랜드 여성운동 안에서 수없이 많은 좌절과 후퇴가 반복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낙태 비범죄화 운동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캠페인이 시작되었던 몇년 전만 해도 낙태 비범죄화에 뜻을 같이하고, 국제앰네스티에 현실을 증언해주는 의료전문인은 단 1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수년에 걸쳐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현재는 3,000여 병원에서 지지를 받았습니다. 수없이 많은 후퇴와 좌절이 있었지만 변화는 가능합니다.

 

시민사회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의 여성인권 활동가들과 함께.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낙태 비범죄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메시지 전달

촉박한 일정 가운데에서도 그레이스 담당관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낙태에 대한 전면적 비범죄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관련된 부처 정부 관계자들 찾았다. 법무부 인권국,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마지막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나온 공통 질문은 가톨릭 국가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헌법 폐지에 찬성했는지였다. 그레이스 담당관의 답변은 명확했다.

아일랜드 사람들 대부분이 가톨릭을 믿지만, 이번 국민투표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할수 없고, 법으로 처벌하는것도 옳지 않다는 생각이 주류였습니다. 가톨릭 신념에 근거해서 반대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사람들이 낙태는 범죄가 아니라 법과 규정을 통해 규제 받는 의료서비스의 하나로 인식하면서 찬성표를 던질 수 있었습니다.

 

그레이스는 아일랜드에서 성공된 낙태 비범죄화 캠페인에 대해서 금태섭 의원에게 설명허고 있다.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최영애와 함께 낙태 비범죄화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그레이스.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낙태죄로 처벌한다고 낙태를 막을수 없다

짧은 일정속에 그레이스 담당관이 수없이 반복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낙태를 범죄화하고 금지하는 것이 더 큰 트라우마를 남기고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은밀한 낙태로 이어집니다. 안전하지 못한 낙태 후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여성의 건강과 삶을 위협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많습니다. 이제 사실과 증거,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여성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 이외에 국가가 여성과 소녀 그리고 태아의 안녕을 보장하기 위해 할수 있는 일을 찾는것!  많은 미디어에서 “낙태는 범죄가 아닌 보건서비스”라는 메시지에 주목한 것도 결국 인권을 보장해야 할 정부의 관점 변화를, 그리고 낙태를 바라보는 경직된 사회의 시선에 대한 전환을 촉구 한 것일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는 낙태죄의 위헌 여부가 논의중이다. 한국은 아일랜드처럼 여성에 대한 범죄화를 넘어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을 보장을 실현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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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만 아리아니(좌)와 아잠 장그라비(우)

 

이란의 히잡 강제 착용법을 거역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활동가 야사만 아리아니에게, 이란 활동가 아잠 장그라비가 편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야사만.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신에게 몇 줄이라도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저는 최근에야 당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당신의 세계관에도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압니다. 당신도 이 부당한 현실에 지쳤다는 것을.

야사만, 지금은 감옥에 갇혀 계시죠. 적절한 환경에서 생활하지도 못하고 고통받고 계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며칠 전, 캐나다의 한 여성이 이란 여성들의 상황에 대해 제게 물었습니다. 저는 당신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신이 24세의 나이에 히잡 강제 착용법에 용감하게 맞섰으며, 그 때문에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혁명 거리의 여성들(Girls of Revolution Street)” 운동에 대해서도 전했습니다. 나스린 소토데, 비다 모바헤드, 나르제스 호세이니, 모지간 케샤바르즈, 사바 코르다프샤리의 이야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여성에게 무거운 형을 선고하고, 여성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억압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 여성은 제 말을 쉽게 믿지 못하겠죠. 그에게는 그런 대우를 받지 않을 모든 권리가 있으니까요. 그 말처럼 우리의 이야기, 당신이 고통받은 이야기와 당신의 용기에 대한 이야기는 믿기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기억할 것입니다.

야사만, 세계가 다시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잠 장그라비

야사만, 저는 ‘블루 걸’ 사하르 코다야리의 불탄 시신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도 공유했습니다. 여성은 축구 경기장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고 하자, 캐나다 여성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라고 하더군요. 사하르는 경기장에 갔지만 체포되어 “범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을 나서는 길, 그녀는 항의의 의미로 분신했으며 결국 숨졌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언제나 고통과 눈물, 불신과 침묵이 돌아왔습니다.

야사만, 당신은 법과 관행이 여성에게 가하는 부당함에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었습니다. 당신이 즉시 석방되기를 기원합니다. 세계가 다시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용기 있는 항의의 목소리가 이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역사는 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할 것이고, 이처럼 노골적인 불의는 사라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당신의 석방을 기원하며, 자유롭고 번영하는 이란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잠 드림

 

수, 2019/12/1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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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는 현 시대 속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 놓았다. 이번 사태로 인한 고통은 바이러스가 사라진 이후에도 오래도록 계속될 것이다. 당장의 위기를 넘긴다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상실을 겪을 것이다.

 


서로 손을 맞잡고 있는 코로나19 대응 의료진

 

데이빗 그리피스David Griffiths 국제앰네스티 사무국장 

코로나19COVID-19는 현 시대 속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 놓았다. 이번 사태로 인한 고통은 바이러스가 사라진 이후에도 오래도록 계속될 것이다. 당장의 위기를 넘긴다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상실을 겪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일자리, 보금자리를 잃게 될 것이며, 수백만 명이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불안과 고독에 빠질 것이다.

그러나 잃는 만큼 우리에게 남은 것도 있다. 앞으로의 삶에 대한 선택의 기회다.

집단 트라우마를 벗어난 뒤, 우리는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선택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이번에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말처럼 “우리는 인류를 위협하는 공동의 적에 맞서, 하나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이번 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취약한 상황에 눈을 뜰 수 있었다.

 

이번 사태로 추악한 외국인 혐오가 일부 드러나기도 했지만 수백만 명이 보여준 작은 친절 가운데 지역사회의 결속이 더욱 돈독해지기도 했다. 우리가 인종차별, 혐오를 거부하기로 선택한다면 최근 몇 주간 나타났던 따뜻한 연대가 더욱 큰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노숙인이나 난민의 안전을 위한 공동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번 위기 속에서, 우리는 쉼터와 의료 지원이 긴급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그대로 방치되는 불평등을 확인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취약한 상황에 놓인 타인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바이러스가 종식된 이후에도 우리는 이러한 사람들을 계속해서 보호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이 사태가 끝나고 다시 태연하게
시동을 걸고 지구를 파괴할 것인가?

 

우리는 앞으로의 기후 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로 선택할 수 있다. 항공편이 취소되고, 거리에 자동차들이 사라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배기가스 배출량이 극적으로 감소했다. 기후 문제로 그 동안 엄청난 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해 왔다. 그런데 이 사태가 끝났다고 태연하게 다시 시동을 걸 것인가? 아니면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실현 가능한, 더욱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싸울 것인가? 정부는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위협 앞에 생명과 건강, 경제를 보호하고자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고, 막대한 규모로 재정에 개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앞에 놓여있는, 기후 위기라는 더 거대한 존재론적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충분한 자원을 기반으로 의료제도를 강화하고, 모든 사람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 곳곳의 보건 제도가 얼마나 취약한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어떤 제도는 개인의 치료 접근성과 비용 지불 역량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사태는 모든 사람이 보호받을 때에만 개인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

 

사회적 안전망 없이 일하는 근로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회 보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기로 선택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경제적으로 가장 불안정한 집단에 제일 큰 피해를 입혔다. 이는 불평등이 낳은 가장 가혹한 결과였다. 비공식적 경제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은 사회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안전망으로 보호 받지 못한다. 아무런 보수 없이 대부분의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전 세계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임시” 근로자들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여유가 없다. 그러나 배달 기사와 같은 사람들은 사람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모든 형태의 노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새롭게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사태가 더욱 포괄적인 보호를 위한 자극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감시, 사회적 통제용 기술 사용에 명확한 기준을 수립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중국은 코로나19를 추적하고 확산을 억제하고자 감시 기술을 널리 사용해왔다. 이 모델은 최근 여러 국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기술은, 한 번 도입되면 쉽게 철회할 수 없다. 우리의 건강을 위해 고도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달콤한 악마의 거래에 우리는 저항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시 신뢰를 쌓기로 선택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정치인들은 기술적 전문성을 공격하고 증거와 과학을 무시하며 큰 이득을 얻었다. 이들은 “가짜 뉴스”를 부르짖으며 진실을 가로막으려 했고 끊임없이 기자들을 공격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과학,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에 우리의 생명이 달려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거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다시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그러니 올바른 선택을 하자. 그것이 이번 위기로 고통받은 사람들을 기리는 최선의 방법이다.

화, 2020/04/07-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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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청소년, ‘불법이기 쉬운 삶’을 거부하다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정지원 활동가 인터뷰

 

여성 청소년들은 성적 권리 Sexual Rights의 ‘주체’로 인식되기 보다는 ‘무성적 존재’ 혹은 ‘피해자’로만 인식됩니다. 우리는 여성 청소년의 성性이 금기가 되는 세상을 거부합니다. 모든 여성 청소년들은 어떠한 공포나 강압, 차별 혹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의 성적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의 활동가를 만나 여성 청소년의 목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2기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정지원입니다. 활동명은 오리입니다. 여성 청소년이 안전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한 고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정지원 활동가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정지원 활동가

‘위티’는 스쿨미투를 계기로 만들어진 청소년 페미니즘 네트워크예요. 여성 청소년에 대한 보호주의나 미성숙 담론에 대해 반대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여성 청소년의 섹슈얼리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페미니즘 단체나 청소년 단체와는 다른 ‘청소년 페미니스트’ 단체이기 때문에 페미니즘 이슈를 청소년 시각으로 해석하려 하고, 청소년 이슈에서도 페미니즘 시각을 잃지 않으려는 등 꾸준히 위티의 관점을 갈고 닦는 중에 있습니다.

우선, 여성 청소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한국 사회에서 여성청소년으로 살아가는 삶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불법이기 쉬운 삶’인 것 같아요. 친권자의 동의 없이 숙박, 경제활동, 피해 사실 신고도 불가하고, 상담을 받는 것도, 약을 처방받는 것도, 선거운동이나 정당활동을 하는 것도 불법이 되는 삶.

지원 님은 청소년 페미니스트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페미니즘 활동으로 사회를 변혁시키겠다는 목적보다는 스스로의 변화를 위해 시작했어요.

예전의 저는 ‘왜 내가 이런 환경에 있기까지 어른들은 도와주지 않는가?’ 생각하면서 어른들이 청소년을 보호해주기 원하는 피해자 정체성을 띤 사람이었어요. 그러던 중 ‘위티’에서 진행하는 콘돔전시회 포스터를 보았고, 제가 이전에 접했던 페미니즘과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여성 청소년은 약자로만 여겨지기 쉬운 계층인데, 스스로를 피해자로만 정체화 하지 않는 부분에서 저 개인의 경험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시각을 발견해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고, 그 계기로 청소년 페미니스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 서는 주체로서 존재하기 위해 페미니스트 활동을 시작하셨다고 했는데요, 청소년 ‘보호주의’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청소년의 보호자는 친구일 수도, 애인일 수도, 먼 친척일 수도 있는데 꼭 ‘친권자’인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상담이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위험하게 느껴져요. 성폭력을 당해서 상담기관에 가면 부모에게 먼저 알리라고 하는데 그러면 많은 청소년들은 상담 받기를 포기하고, 사후피임약도 처방받지 못해서 더욱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부모에게 자신의 성에 대해 말하기 쉬운 청소년이 있을까요? N번방 사건에서 피해자를 향한 주된 협박 내용이 부모에게 알리겠다는 사실이었다는 것만 봐도 많은 청소년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 가운데, 가정 내에서도 여러 위계와 권력들이 작용되어 청소년이 오히려 보호받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폭력 상황이 부모로부터 오는 상황도 많고, 또 성폭력 상황을 부모에게 알렸을 때 또 다른 폭력이 발생할 수도 있죠. 보호자가 부모여야 한다, 청소년은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의 전제는 청소년의 안전을 가정에 맡겨버린다는 의미인데, 청소년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부모가 아닐 수 있고, 부모가 오히려 위험한 존재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친권자, 부모의 동의를 전제로 하는 여러 법제도가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맥락을 조금 더 세심하게 고려한 법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 모습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 모습

N번방 사건 이후 청소년 보호주의가 더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해 청소년 페미니스트 단체로서 내고 싶은 목소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페미니즘 안에서도, 여러 의제나 미디어에서도 여성 청소년의 언어는 찾기 어려운 것 같아요. 미디어가 묘사하는 N번방 피해자들의 모습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반드시 돈이 없어서 성을 팔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비행청소년도 아니었습니다. ‘왜 일탈계에서 성적인 걸 표현하냐, 친구들끼리 하면 안되냐, 합법적인 공간에서 그런 이야기 하면 되지 않냐’ 등 피해자들을 향한 여러 반응이 있는데, 사실 그런 공간은 여성 청소년에게 없어요. 어디에서도 여성 청소년의 성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보통 여성 청소년의 성은 대상화가 되거나, 범주 밖의 금기시되는 성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탈계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도 이들의 성은 안전하지 못합니다. 다시 보호주의로 돌아가는 걸 경계하는 이유도 이 맥락 안에서 생각해볼 수 있어요.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여성 청소년의 성을 억압하려 하지만 사실 그런 방법으로는 여성 청소년은 절대 안전할 수 없어요. 생리대도 감추라고 하는 보수적인 사회에서 어떻게 여성 청소년이 성에 대해 말하고, 성폭력 피해를 바로 말할 수 있을까요? 성폭력 피해 자체도 성경험으로 보고, 강간과 성관계 자체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회 혹은 구분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회에서요.

가끔은 왜 어른들이 청소년을 보호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보호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보호되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대부분이 보호가 아닌 통제가 되고, 여성 청소년의 선택권을 좁히고 위험하게 하는 일이 된다는 사실 또한 고려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여성 청소년의 성적 권리가 안전하게 발현될 수 있는 공간에 대해 상상하게 됩니다. 관련하여 위티에서 ‘콘돔전시회’를 진행하셨다고 들었는데 소개해주시겠어요?

저는 ‘콘돔전시회’ 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과 성과 관련된 고민이나 생각을 나누면서 ‘위티’가 안전한 공간임을 느꼈어요. 당시에 저희가 새로운 윤리적 지대라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정말 새로운 윤리적 지대를 가지게 된 느낌이었어요. 각자가 경험한 감각을 공유하고, 긴 글을 나누면서 서로에 대한 합의점, 공통감각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언어를 찾게 된 것도 큰 경험이었습니다. 그 때까지 저에게 성과 관련된 언어는 이성애자 남성, 그 중에서 비청소년 남성이 사용하는 언어가 전부였어요.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지우거나 둘 중 하나인 그런 언어들이요. 그런데 콘돔전시회를 계기로 남성 중심의 언어에서 벗어나 이전에는 한 번도 질문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질문하며 저만의 고유 언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성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는 몸을 긍정하고 있는가? 나의 섹슈얼리티는? 나의 이러한 감각은 섹슈얼리티인가? 나는 이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등 사회 혹은 학교에서 만들어진 통념을 벗어나 스스로가 느끼는 감각을 나의 언어로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요즘도 활동가들과 함께 ‘콘돔전시회’ 도록을 보곤 해요. 섹슈얼리티에 대한 보호주의 신화가 깨지고, 주체적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계기였고, 그 때 느낀 공통 감각이 이후 N번방 논평, 낙태죄 관련 릴레이 에세이 등의 프로젝트까지 이어졌습니다.

위티 ‘콘돔전시회’ 활동 모습

위티 ‘콘돔전시회’ 활동 모습

얼마 전 스쿨미투 가해교사가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위티와 같이 꾸준히 목소리를 낸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스쿨미투 운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간혹 스쿨미투가 지난 의제처럼 들려질 때가 있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쿨미투 재판에 방청객으로 참석하는 것, 관련 청원이 올라왔을 때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참여하는 것 등 우리가 지속적으로 연대할 부분이 많이 있어요. 기숙학교의 경우 기숙사 침입 등의 이슈가 꾸준히 발생하는데, 학생들은 대학진학이 중요하기 때문에 큰 처벌을 내리지 않는 등 사건이 대충 덮이고는 해요. 이 부분은 단체 내 기숙학교 출신 활동가들과 함께 연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위티에서 다같이 스쿨미투 재판을 간 적이 있었어요. 보는 눈이 많은 공적인 상황이었음에도 교사와 학생 사이에 권력이 작용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교사가 참관한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쳐다보거나, 피해자들이 얼굴을 가리고 들어오는 등 폭력성이 드러나는 지점들이 있었어요.

스쿨미투는 주로 사건의 피해자가 참다가 익명으로 터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러한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건뿐 아니라 사소한 일상 속 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안전하게 문제 제기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학교 내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폭력과 교육이 구분되어 있지 않은 학교에서 피해자들이 무력감을 학습하고, 언어 폭력을 당하고, 고립되는 등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스쿨미투 이야기에 이어 학교라는 공간에 대해 더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학교 안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다’ 라고 이야기하면 보통 분위기가 어떤가요?

예전에 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하자센터가 함께한 10대연구소에서 ‘학교 내 페미니즘 혐오’에 대한 연구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학교에서는 전반적으로 사회 이슈에 대해 토론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특히 젠더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기는 정말 어렵죠. 또래 친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 모습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 모습

어떻게 하면 학교라는 공간에서 더 자유롭게 성적권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일단 학교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가장 큰 걸림돌이에요. 학교는 청소년이 정치적으로 순수하길 요구하고 청소년의 정당활동뿐 아니라 정치활동도 금지하는데, 여기서 정치활동이라고 함은 선동의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이라는 의미로 쓰여요. 그 안에 페미니즘도 포함시켜서 금지하는 거죠. 학교 자체가 논쟁을 꺼리는 공간이고, 학생들이 논쟁할 수 없게 만드는 공간이다 보니, 교내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도 당사자들조차 충분히 정보를 전달받지 못하거나 쉬쉬하며 진행되는 등 민감한 문제, 예민한 문제라며 피하곤 해요.

또한 학생들 인터뷰를 하다 보면 페미니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입장이 많아요. 학생들, 특히 고등학생들은 입시로 인해 매우 바쁘고 꽉 찬 삶을 살고 있어서 뭔가를 알고 싶어도 알 수 있는 권리, 시간을 쓸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없는 듯 해요. 이러한 부분에서 청소년의 인권이 보장되어야 성적 권리에 대해서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 모습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 모습

청소년들이 직접 페미니즘 교육을 기획하고 교육활동을 하는 프로젝트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청소년 페미니스트 교육활동가 양성 프로젝트 는 청소년이 교육받는 존재에서 나아가 직접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페미니즘 교육입니다. n번방, 학내 성폭력, 구시대적인 성교육 표준안을 넘어선 새로운 페미니즘 교육을 고민하며 기획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교육자의 전문성이라는 것은 학력이나 나이, 경력 등으로 담보되었는데, 저희는 전문성에 대해서 조금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당사자성이 전문성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저희가 닦아온 청소년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와 감각이 새로운 전문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관련하여 여러 기초교육을 받으며 교육자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안을 완성한 상황이고, 3월부터 ‘위티’ 내부강의, 학교 강의, 열린 강연 등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네 팀으로 나눠서 청소년 페미니즘, 학내 페미니스트, 정치 사회참여 청소년, 가정 내 청소년 등 다양한 주제에 맞추어 강의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다들 안전하셨으면 좋겠어요. 몸도 마음도 무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성 청소년이 안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알기에, 다들 안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동료가 있으셨으면 좋겠다는 말도 전하고 싶어요. 주변에 동료 한 명이 있는지 없는지 그 차이가 삶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의 성을 긍정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쉽게 피해자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데, 청소년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언어를 발견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위티는 어떤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가요?

1차적으로는 동료가 없는 분들, 고립되었다고 생각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대단한 활동을 하기 위함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스스로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동료를 찾으러 오시는 분들도 언제나 환영합니다. 페미니즘이 어렵게 느껴지는데 과연 내가 페미니스트라 해도 될까? 고민하는 분들도 오시면 좋겠어요!

위티의 2021년 계획은 무엇인가요? ?

위티는 함께 페미니즘 영화를 보거나 작은 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페미니즘 동료를 만나고 활동을 시작하는 집행위원회 ‘별별 기획단’과 단체의 운영을 고민하고 회원조직, 전국의 청소년 페미니즘 단체들과 네트워킹하는 운영위원회 ‘도란도란’을 모집하고 있어요.

2021년 위티의 말하기를 함께하고 싶은 모두를 환영합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성과 재생산 권리’를 알고, 이를 옹호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습니다.

‘성과 재생산 권리’ 라는 이름 자체는 생소하지만, 그것의 속성은 전혀 생소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내 몸과 관계에 대하여 자유롭게 표현하고,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 성과 재생산 권리(Sexual and Reproductive Rights)

  • 자신의 몸, 건강, 성생활, 성 정체성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
  •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정보와 교육, 서비스를 요청하고 받을 권리
  • 피임을 포함한 임신의 여부와 시기를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
  • 원하는 가족의 형태를 선택하고 구성할 권리
  • 강간과 그 외 성폭력 등의 차별과 강요,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전 세계 많은 곳에서는 가족, 공동체, 종교기관, 국가 등이 개인의 ‘성과 재생산 권리’를 통제하고 억압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혹은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성과 재생산 권리는 침해되기 쉬운 영역이 되곤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나’의 몸과 삶에 대한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는 권리, 즉 성과 재생산 권리가 있습니다.

관련하여 국제앰네스티는 청소년(만 16세~19세)이 성과 재생산 권리를 알고 옹호할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아래 설문조사 링크를 클릭하여,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D
 

설문조사 링크 바로가기 >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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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배우와 함께한 BRAVE 촬영 현장

김선영 배우와 함께한 BRAVE 촬영 현장

두근두근, 촬영의 시작

2021년 5월 26일 강남의 한 스튜디오가 조명과 카메라 세팅으로 분주합니다.

바로 오늘이, 국제앰네스티의 새로운 후원 캠페인 BRAVE를 촬영하는 날이기 때문이죠. BRAVE 캠페인은 #우린더이상두렵지않아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최근 심각해지는 디지털 성착취를 많은 대중들에게 알리고 참여와 연대를 독려하기 위한 후원 캠페인입니다. 곧 TV와 SNS를 통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김선영 배우입니다. 응답하라 1988, 사랑의 불시착, 허스토리 등에서 친근한 연기로 많은 분께 사랑받는 김선영 배우는 국제앰네스티를 10년 넘게 후원하고 있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지지자입니다.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이번 캠페인에 흔쾌히 참여해 주었어요.

김선영 배우와 함께한 BRAVE 촬영 현장

“오늘은 배우 김선영으로 온 게 아니라 앰네스티 지지자로 온 거니까
연기하지 않고, 인간 김선영으로, 마음으로 해볼게요.”

“액션!”

슬라이트가 쳐지고 큐 사인이 떨어지자 모두 숨을 죽이며 김선영 배우를 바라보았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두려워할 차례입니다.” 어둠 속에서 조명이 켜지고, 비장하고 절실하게 한 마디 한 마디 대사를 소화하는 김선영 배우를 보면서 현장 모든 사람이 그 아우라에 압도되었습니다.

여러 작품을 소화하느라 전 날에도 잠을 거의 자지 못했음에도 모든 컷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고 일일이 모니터를 확인하고 보이스를 직접 들으면서 본인이 더 좋은 컷이 나올 때까지 스스로 ‘다시 갈게요’를 외치며 카메라 앞에 서는 그를 보며 진정한 프로라는 느낌이 들었고, 이번 캠페인이 잘 될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김선영 배우와 함께한 BRAVE 촬영 현장

김선영 배우와 함께한 BRAVE 촬영 현장

#우린두렵지않아 – 디지털 성착취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마지막 컷이 끝나고, 후원회원으로서 김선영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전철역에서 우연히 앰네스티 모금가를 만나 후원을 하게 되었다는 김선영 배우는, 일이 바빠 아는 이슈가 없다고 하면서도 계속 관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앰네스티와 BRAVE 캠페인의 활동을 지지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의지, 그리고 인간에 대한 사랑이 디지털 성착취 뿐 아니라 모든 인권문제의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월, 2021/06/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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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클릭 한 번이면 모든 게 가능한 세상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편지’라는 전통 매체를 고집하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매년 이 시간을 잊지 않고 찾아와, 편지만 쓰고도 행복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나 혼자가 아니구나.” 예윤해 회원

“10년 전 대학을 다닐 때, 수업 중에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책에서 우연히 앰네스티를 발견했습니다. 앰네스티 활동이 인상적이어서 후원까지 하게 되었죠. 레터나잇은 네 번 정도 참여했는데, 평생 쓸 편지를 여기서 다 쓰는 것 같아요. (웃음)”

“저는 억울한 일이나 불의를 보면 잘 못 참아요. 그런데 레터나잇의 목적 자체가 인권을 위해 억울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지지해주고 도움을 주는 일이니까 편지를 쓰다 보면 “나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연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의미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편지를 쓴다는 점이 고무적이었어요. 인권이라는 건 경계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직접 볼 수 있는 현장 같았거든요. 작년에는 아내와 함께 참여했었는데, 행사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서 우리가 인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얘기 나눴던 것이 기억나요.”

“사실, 요즘 살기 너무 바쁘잖아요. 그런데도 시간을 내서 레터나잇을 가게 되는 건, 후원금만 내고 끝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간을 내서 매년 레터나잇을 가려고 노력하죠. 인권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레터나잇은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손 끝에서 시작되는 연대가 경이로워요.” 장채영-자원봉사자

“저는 아일랜드에서 1년간 생활하면서 처음 앰네스티를 만났어요. 행사 진행을 전문으로 하는 ‘소파 사운즈(sofarsounds)’의 포토그래퍼로 활동했었는데, 제가 처음으로 참여한 행사가 뮤지션 호지어와 앰네스티의 콜라보레이션 행사였죠.”

“작년에 레터나잇에서 주로 인물 중심의 사진을 찍었는데, 사실, 그날 너무 감동 받았어요. 여러 사람이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편지를 쓰는 그 모습이 멋지더라고요. 손 끝에서 모든 게 다 이루어지는 시대를 산다고 해도, 직접 손편지를 쓰는 건 멋진 일이니까요.

“행사를 마치고 세계인권선언 포스터를 여러 장 챙겨주셔서 집에도 붙이고 친구들에게도 나눠줬었어요. 제 친구들 중에도 소수자가 꽤 있는 편이라서 친구들과 관련 고민들을 이야기하곤 해요. 그때마다 사실 그렇게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오진 않아요. 워낙 우리 사회가 이 부분에 대해 닫혀있으니까요. 그런데 레터나잇을 통해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이런 움직임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거구나’를 실감하게 돼서 좀 더 희망을 가지게 되었어요.”

“저는 본업이 작가라, 글을 쓰면서 살고 있는데, 글을 쓰다 보면 읽는 대상이 누구건 간에 그 말이 사실은 저에게 필요한 경우도 많아요. 레터나잇도 그런 것 같아요. 인권옹호자들을 위해 편지를 쓰지만, 결국 그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는 우리에게도 하는 말인 거죠.”

 

2019 Write for Rights
2019년, 또 한번의 Write for Rights가 시작됩니다. 자신의 권리를 위해,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유스들과 함께합니다.
함께 놀라운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주저 말고 편지를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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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12/0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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