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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적인 인권 활동 억제하는 신규 법, NGO에 대한 세계적 공격 위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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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적인 인권 활동 억제하는 신규 법, NGO에 대한 세계적 공격 위험 수준

익명 (미확인) | 목, 2019/03/07- 12:34

베를린에서 시민들이 이집트 표현의 자유 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가 NGO (비정부단체) 및 관련자들을 감시하고, 끔찍한 관료제적 장애물에 노출시키며, 끊임없이 구금 위협에 시달리게 만드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등 NGO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보고서 <침묵을 위한 법: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세계적 탄압>은 NGO가 필수적인 인권 활동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이들을 위협하고 억압적인 규제를 도입한 국가의 숫자가 충격적인 수준임을 폭로한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50개국이 반 NGO법을 시행하고 있거나 이를 도입하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갈수록 많은 국가들이 NGO에 부당한 규제와 장벽을 도입해, 이들이 중요한 활동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실태를 기록했다

쿠미 나이두(Kumi Naidoo)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쿠미 나이두(Kumi Naidoo)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갈수록 많은 국가들이 NGO에 부당한 규제와 장벽을 도입해, 이들이 중요한 활동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실태를 기록했다”며 “수많은 국가에서 용기 있게 인권을 지지하고 나선 단체들은 침묵을 강요당하며 괴롭힘을 받고 있다. 인권을 옹호하고 요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활동하지 못하도록 막는 장벽은 나날이 높아져만 가고 있다. 이들을 침묵시키고 이들의 활동을 가로막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 사이에,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가로막기 위한 법안 40여개가 전 세계에서 시행되거나 준비 과정을 거쳤다. 대체적으로 단체에 터무니없는 규제 절차를 적용하고, 이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자원 공급원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또한 NGO가 부당한 요구조건에 따르지 않으면 해당 단체를 폐쇄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세계적인 문제

2018년 10월, 파키스탄 내무부는 국제 NGO 18개곳의 등록 신청을 모두 거부했으며, 이후 이들이 항소를 제기해도 아무런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기각했다.

벨라루스에서 NGO는 국가의 엄격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 등록 신청이 (보통 임의로) 거부된 NGO에서 근무하는 것은 범죄에 해당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정부가 신규 단체의 허가를 거부할 수도 있고, 이들이 “국가 통일성을 해치는” 것으로 여겨질 경우 단체를 해산시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여성단체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이 새로 등록하거나 국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해외에서 자금 지원을 받은 단체는 엄격하고 임의적인 규제에 따라야 한다. 이 때문에 다수의 인권 옹호자들은 여행이 금지되고, 자산이 동결되거나 기소를 당했다. 해외 자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선고될 경우 최대 징역 25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전 세계의 국제앰네스티 사무소 역시 공격 대상이 되었다. 인도에서 헝가리에 이르기까지 각국 정부는 국내 인권단체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앰네스티 직원을 괴롭히고, 사무실을 습격하고, 자산을 동결했다”고 말했다.

 

규제에 따르지 않으면 구금

아제르바이잔, 중국, 러시아 등 다수의 국가에서는 NGO에 대한 등록 절차 및 보고 요구사항을 추가로 도입했다. 이에 따르지 않는 것은 곧 구금되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인터뷰가 수록된 아제르바이잔의 인권옹호가 라술 자파로프(Rasul Jafarov)는 그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저는 제가 소속된 휴먼라이츠클럽(Human Rights Club)에서 활동과 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된 혐의로 체포되었어요.” 라술은 1년 넘게 교도소에 구금되어 있던 끝에 지난 2016년 석방되었다. “이 때문에 흉흉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요. 체포되거나 수사를 받지 않더라도 단체를 해산하거나,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했죠. 많은 활동가들이 아제르바이잔을 떠나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이러한 규제로 인해 NGO는 정부에 끊임없이 감시를 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NGO의 등록 및 은행 업무, 고용 요건 및 기금 모금 등의 활동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새로운 법이 제정됐다.

러시아에서는 해외에서 재정 지원을 받는 NGO를 “스파이”, “반역자”, “국가의 적”과 동의어인 “외국 기관”으로 분류한다. 이 법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심지어는 비만인들을 지원하는 단체조차 거액의 벌금을 지불하고 “외국 기관”으로 등록되어 2018년 10월 결국 폐쇄되어야 했다. 의료 단체, 환경단체, 여성단체 등도 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받았다.

 

파급 효과

러시아 정부의 억압적인 정책은 다른 많은 국가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헝가리에서는 정부가 NGO 활동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게 하려 시도하면서 다수의 NGO가 스스로를 “해외 자금 조달 단체”라고 자진해서 등록해야 했다. 이러한 규칙에 따르지 않은 단체는 고액의 벌금을 내야 하고, 결국 활동을 중단하는 상황에 처한다. 난민 및 이주민 지지 활동을 하는 단체들은 의도적인 표적이 되었고, 2018년 6월 새로운 법이 통과되면서 해당 단체의 직원들도 괴롭힘을 당했다.

국제앰네스티 헝가리지부의 아론 데메테르(Aron Demeter)는 “앞으로 앰네스티와 다른 단체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리고 다음은 어떤 법이 제정될지 전혀 모르겠다”며 “다수의 앰네스티 직원들이 온라인상에서 욕설과 폭행 위협을 포함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보복이 두려워 앰네스티 행사 대관을 거부하는 곳도 있고, 인권교육 활동 진행을 거부하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소외 집단의 인권을 옹호하는 단체만을 특별히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성 및 재생산건강권을 비롯한 여성인권단체, LGBTI 인권단체, 난민 및 이주민 인권단체, 환경단체 등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누구도 인권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세계 지도자들은 평등을 보장하고 자국 국민들이 더 좋은 업무 환경에서 일하고,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고, 교육을 받고, 적절한 주거지에서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러한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인권옹호자들은 모든 사람이 더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는 날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다. 이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의 지도자들은 지난 2018년 12월 유엔 본부에서 세계인권선언 20주년을 맞은 자리에서 인권옹호자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재차 약속한 바 있다. 이제는 그 약속이 실현되도록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억압적인 법은 시민사회에 개방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영국, 아일랜드, 호주, 미국 등 다수의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들의 세계적인 연합인 세계시민단체연합(CIVICUS)은 이번 국제앰네스티의 보고서가 아주 중요한 시기에 맞춰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CIVICUS의 맨딥 티와나(Mandeep Tiwana)는 “이번 보고서는 시민사회단체의 정당한 활동을 제한하는 추세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적절하게 발표된 것”이라며 “문제점들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시민사회와 인권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이러한 추세에 함께 대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 <침묵을 위한 법: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세계적 탄압>은 인권옹호자에 대한 세계적인 탄압을 기록하는 국제앰네스티의 BRAVE 캠페인 시리즈의 세 번째 보고서다. 국제앰네스티의 BRAVE 캠페인은 전 세계 인권옹호자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보호를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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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이른 시각부터 지중해 중부에서 대규모 수색구조 작전이 진행 중인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이 유럽연합(EU)에 들어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바다를 건너지 않도록 안전하고 합법적인 경로 마련에 더욱 나서야 할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600명을 태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낚싯배가 리비아의 주라와 항에서 전복되면서 수백 명이 숨졌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까지 400명 이상이 구조되었고 시신 25구가 수습됐다. 비정부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 해상난민구조센터(MOAS)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가 참여한 구조작전이 현재 진행 중으로, 밤새 계속될 예정이다.

데니스 크리보셰프(Denis Krivosheev) 국제앰네스티 유럽-중앙아시아 국장은 “여전히 매주 수천 명이 유럽에서의 안전하고 나아진 삶을 꿈꾸며 지중해를 건너고 있어, 해상 조난 사건은 앞으로도 비극적인 현실로 남을 것”이라며 “이번 조난 사건으로 위험천만한 뱃길을 나서는 사람이 줄어들도록,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합법적이고 안전한 경로를 즉시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 정도 규모의 조난 사건이 벌어진 것은 2015년 상반기 전례없이 증가한 해상 난민 사망자를 줄이고자 유럽 국가들이 지난 4월 말 수색구조 작전을 더욱 확대하기로 결정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난민 재정착 기회 증가, 인도적 비자 발급과 가족 재통합을 통한 유럽 진입 기회 확충, 난민 지위가 인정된 사람들의 이동 제한 완화 등을 약속할 것을 촉구한다.

데니스 크리보셰프 국장은 “난민과 이주민들이 계속해서 위험한 뱃길을 통해 유럽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는 가운데, 해상 구명 노력이 무엇보다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지난 4월 연이은 조난 사고로 1,20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된 이후 유럽 국가들이 함께 마련한 인도적 작전은 계속해서 적절한 지원을 받고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며칠 전, 국제난민기구는 2015년 들어 이미 난민과 이주민 2,000명이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98,000명의 난민과 이주민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영어전문 보기

Latest Mediterranean shipwreck underscores urgent need for safe, legal routes to Europe

European governments must do more to provide safe and legal ways for people in need of protection to enter the European Union (EU), rather than risking their lives at sea in their thousands, Amnesty International said as a massive search-and-rescue operation got under way in the central Mediterranean earlier today.

Media reports say hundreds of people are feared lost at sea after a fishing boat, which carried an estimated 600 people, capsized off the Libyan port of Zuwara. More than 400 people have been rescued and 25 bodies were retrieved so far. Rescue operations, carried out with the participation of vessels from various countries as well as NGOs Médecins Sans Frontières (MSF) and Migrant Offshore Aid Station (MOAS), are ongoing and will continue overnight.

“People are still crossing the central Mediterranean in their thousands almost every week to seek safety and better lives in Europe, so fatal incidents at sea are going to remain a tragic reality,” said Denis Krivosheev, Deputy Europe and Central Asia Director at Amnesty International.

“Today’s fatal incident emphasizes how European governments must immediately put in place safe and legal routes for those in need of protection to reduce the numbers of people embarking on perilous sea journeys.”

It is the first incident of this scale since EU governments agreed to scale up search-and-rescue operations in late April, which curtailed an unprecedented surge in deaths at sea in the early months of 2015.

Amnesty International is calling for increased pledges to resettle refugees, expanded access to Europe through humanitarian visas and family reunification, and an easing of restrictions on freedom of movement of successful asylum seekers.

“While refugees and migrants are continuing to access to Europe through dangerous journeys, it is imperative that efforts to save lives at sea are given top priority. Humanitarian operations launched by European governments in the aftermath of the April shipwrecks, when more than 1,200 people died or disappeared at sea, must continue to be properly resourced and implemented,” said Denis Krivosheev.

Today’s incident comes a day after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announced that 2,000 migrants and asylum-seekers had already perished in the Mediterranean this year. Around 98,000 refugees and migrants crossed the central Mediterranean and arrived to Italy so far this year.


금, 2015/08/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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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납득하기에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었다. 올해 4월, 파라과이의 만 10세 소녀 ‘마이눔비’(가명)가 수차례 강간을 당하고 임신한 상태로, 가해자는 양아버지로 추정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녀는 4개월 동안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지만 임신 사실은 그 후에야 밝혀졌다.

이처럼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된 마이눔비의 어머니는 가해자에게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되었고, 딸이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신 마이눔비를 미혼모 보호소로 보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와 마찬가지로 파라과이의 낙태금지법 역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으로,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정부는 마이눔비가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임신으로 인해 이처럼 어린 소녀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국내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결국 13일 저녁, 이제 11살이 된 마이눔비가 제왕절개로 출산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다행히도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눔비의 슬픈 사연이 이와 같은 결말로 이어지면서 파라과이의 낙태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예상대로 승리의 환호를 외치며, 이처럼 어린 소녀도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눔비의 경우가 자신들이 맞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착각이 있을 수 없다.

마이눔비가 목숨을 건졌다고 하더라도, 파라과이 정부가 그녀의 건강과 생명을 그저 운에 맡기기로 결정하며 아무런 배려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마이눔비의 임신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한 병원의 병원장과, 이후 마이눔비 사례를 분석했던 의사위원회, 유엔 관련기구, 미주인권위원회 등 수많은 전문가집단이 임신과 출산으로 그녀의 건강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지적해 왔다.

국제보건기구(WHO)는 16세 이하 청소년 산모의 사망 위험이 20대 산모보다 4배 높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은 소녀들에게 훨씬 높게 나타났다.

파라과이 정부는 수개월 동안 계속해서 이 모든 사실과 세계적인 지탄을 무시하고 마이눔비에게 임신을 유지할 것을 강요했다. 낙태에 대한 자신들만의 신념과,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때만 낙태를 허용한다고 명시한 파라과이 헌법을 좁은 의미로 해석한 것에 기반한 것이다. 생명이라는 것이 단순히 “심장이 뛴다”는 의미 이상이라는 점과, 이렇게 어린 소녀가 출산 때까지 임신을 유지하는 신체적 및 정신적 상태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한 것이다.

10세 강간 피해자 소녀에 대한 정부의 끔찍하리만치 잔인한 대우는 고문에 해당한다. 강간으로 인한 임신을 강제로 유지해야 함으로써 여성들이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피해는 유엔 고문반대위원회 등의 기관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로 간주, 상세히 기록되고 있다. 국제인권기준 역시 이러한 경우 정부는 낙태 시술을 허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파라과이의 엄격한 낙태금지법은 여성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에 기인한다. 파라과이의 법제도와 사회구조는 여성을 아이 낳는 역할 이외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낙태금지법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역시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이다. 마이눔비가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사설 병원이나 해외에서 조용히 낙태 시술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할 경우에 정부가 끼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안타깝게도 이는 파라과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역시 계속해서 여성들이 자신의 인권을 행사할 능력을 상당히 제한하고 있다.

8월 17일은 ‘에스페란시타’가 목숨을 잃은 지 3년째가 되는 날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이 16세 소녀는 백혈병 진단을 받았지만 임신부라는 이유만으로 응급치료를 받지 못했다. 2014년에는 칠레의 11세 소녀 ‘벨렌’이 양아버지의 반복된 강간으로 임신하게 되었지만 마찬가지로 낙태 시술을 받을 합법적인 방법이 전혀 허용되지 않았다.

칠레와 도미니카공화국은 낙태를 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세계의 수많은 국가에 비하면 매우 소수에 불과하다. 다행히도 도미니카공화국은 2014년 12월 낙태 전면 금지였던 국내법에 3개의 예외 항목을 두도록 개정했고, 올해 12월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칠레는 지난 수 주 동안, 산모의 생명이 위태롭거나 태아가 생존하지 못할 경우, 강간으로 인한 임신인 경우는 낙태 시술을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잠정적이지만 중요한 조치를 시행했다.

마이눔비가 목숨을 건진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슬픈 시련으로 인한 그녀의 정신적 충격이 실제 어느 정도인지는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서운 것은 파라과이가 낙태금지를 철폐하고, 현대식 피임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어린 소녀들이 성재생산권에 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 한 마이눔비의 사연은 너무나도 흔한 사례 중 하나로만 남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기본권 행사에 개인적인 신념을 적용한다면 더욱 많은 생명을 위험에 처하게 할 뿐이다.

글 _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Erika Guevara-Rosas) 국제앰네스티 미주 국장

영어전문 보기

Lucky to be alive after rape and childhood pregnancy

By Erika Guevara-Rosas, Americas Director at Amnesty International

It was a situation almost too heart-wrenching to comprehend. In April this year came the news from Paraguay that “Mainumby” (not her real name) then a 10-year-old girl, had become pregnant after she was repeatedly raped, allegedly by her stepfather. The girl had been taken to hospital several times in a four-month-period before the pregnancy was discovered.

After finding out the horrific news, Mainumby’s mother, whose legal complaint against her daughter’s abuser had fallen on deaf ears, made a request to the authorities to allow her daughter to have an abortion. But the government refused it, and instead moved the girl into a home for young mothers.

The reason? Paraguay, like many other countries in Latin America, has some of the world’s most restrictive abortion laws – where terminating a pregnancy is only allowed if the life of the pregnant woman is at risk. Authorities decided this case did not fall under the exception, despite the risk that a pregnancy poses to such a young girl’s physical and mental health.

Despite a global and national outcry, the authorities never budged – and last night the case came to its conclusion, as Mainumby – now 11 years old – gave birth via caesarean section. Thankfully, both the girl and the newborn appear to be in stable health condition.

The latest event in this tragic story prompted predictable triumphant cries from those who support Paraguay’s cruel stance on abortion and claim that girls this age can be mothers without risks. They say Mainumby’s case proves them right.

They could not be more mistaken.

The fact that Mainumby did not die does not excuse the absolute lack of care by the Paraguayan authorities, who simply decided to gamble with her health, life and integrity.

A long list of authoritative voices have pointed out the obvious, and possible long term, dangers to her health: the Director of the Hospital who first discovered the pregnancy; the Doctor’s Commission who subsequently assessed Mainumby’s case, relevant United Nations agencies, and the Inter-American Commission on Human Rights.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has said that the risk of maternal death is four times higher among adolescents younger than 16 years than among women in their twenties. Other physical and mental health problems are also significantly higher among young girls who became mothers.

For months on end, the Paraguayan authorities chose to ignore all these facts and all the international outcry and forced Mainumby to continue with the pregnancy. They did so based on their personal convictions about abortion and on their narrow interpretation of the country’s Penal Code — which allows a legal abortion only if the life of the women is at risk. This disregards the fact that life is much more than a mere “beating heart” and that the physical and psychological consequences of carrying a pregnancy to term for such a young girl can be life-threatening in the long term.

The authorities’ appallingly cruel treatment of this 10-year-old rape victim amounts to torture. The physical and mental harm that women and girls face by forcing them to continue with a pregnancy that is a result of rape is well documented and recognised as a serious human rights violation, including by the UN Committee against Torture. Human rights standards are clear that governments should ensure access to abortion in such cases.

Paraguay’s repressive abortion laws are rooted in ingrained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and girls. The country’s legal system – and sectors of society– appear to view women as little more than child bearers.

The anti-abortion laws are also hitting the poorest in society the hardest. If Mainumby had come from a wealthy family, she would have had the finances to quietly get an abortion from a private clinic, or to travel abroad for one – it is unlikely the authorities would have stepped in in either case.

Unfortunately, this issue is far from being isolated to Paraguay – across Latin America, many other countries continue to place far-reaching restrictions women and girls’ ability to exercise their human rights.

This 17 August will mark the third anniversary of the death of “Esperancita”, a 16-year-old girl who was diagnosed with leukemia in the Dominican Republic and was refused immediate treatment because she was pregnant. In 2014, “Belén”, an 11-year-old girl from Chile who had become pregnant after being repeatedly raped by her stepfather was also denied any legal option to terminate her pregnancy.

Chile and the Dominican Republic are two of just a handful of countries around the world where abortion is fully criminalized. Thankfully, the Dominican Republic changed its Penal Code in December 2014, to include three exceptions to the full ban on abortion. Such reform will entry into force in December this year. Meanwhile Chile has over the past weeks taken tentative, but important, steps towards decriminalizing abortion when the pregnancy has been the result of rape, when the life of the women is at risk or when the foetus is unviable.

Mainumby is lucky to be alive – although only time will tell the true extent of the psychological consequences of her tragic ordeal. But the terrifying fact is that her story will remain all too common unless Paraguay decides to decriminalize abortion and guarantee the availability of modern contraceptives and access to information about sexual and reproductive rights for young girls.

Placing personal convictions over basic human rights will only put more lives at risk.


월, 2015/08/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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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역NGO 현황과 유형분류

대전, 대구, 광주지역 NGO 등록현황을 상호 비교해 보고, 활동차이 역량을 비교분석해 보고자, 해당지역 자치단체 홈페이지에 공개되어있는 비영리민간단체 등록현황 자료를 참조하여 아래 <>와 같은 재구성하여 분류해 보았다. <-1>에서의 비영리민간단체의 분류는 지방정부에 등록되어있는 비영리민간단체에 대해 단체의 기능활동목적(활동방법, 조직의 형태, 주요사업 내용 등)’ 등을 감안하여 총 17개 분야로 분류해본 것으로, 이는 각 지역 NGO의 특성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준으로 대전, 대구, 광주시 등 세 곳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의 활동영역을 분류해보면 아래 <-1>의 오른쪽과 같이 나타난다.

 

<-1> 지역의 비영리민간단체 분류

구 분

대전(15.12 기준)

대구(14.12 기준)

광주(15.12 기준)

507

100.0%

378

100.0%

583

100.0%

기능별 분류

주창(대변)

21

4.1

16

4.2

21

3.6

민중

4

0.8

3

0.8

7

1.2

국민·생활

142

28.0

136

36.0

145

24.9

직능(이익)

3

0.6

4

1.1

6

1.0

친목·자원봉사

92

18.1

52

13.8

52

8.9

근린운동

12

2.4

4

1.1

8

1.4

활동분야별 분류

복지서비스

119

23.5

71

18.8

150

25.7

보건·의료

6

1.2

-

-

6

1.0

교육·평생교육

21

4.1

14

3.7

17

2.9

문화예술

24

4.7

24

6.3

103

17.7

종교

6

1.2

1

0.3

7

1.2

과학기술

4

0.8

-

-

2

0.3

도시(교통)

7

1.4

4

1.1

7

1.2

안보

25

4.9

38

10.1

12

2.1

지역경제지역발전

5

1.0

2

0.5

10

1.7

국제교류

11

2.2

4

1.1

12

2.1

지방자치지역정치

4

0.8

3

0.8

16

2.7

기타

1

0.2

2

0.5

2

0.3

2. 대전광역시 등록 비영리민간단체 현황

대전광역시에 등록된 507개 비영리민간단체의 활동영역을 분류해 보면 국민·생활(142, 28.0%)’, ‘복지서비스(119, 23.5%)’, ‘친목·자원봉사(92, 18.1%)’ 분야에 가장 많은 단체가 활동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안보(25, 4.9%)’, ‘문화·예술(24, 4.7%)’, ‘주창(21, 4.1%)’, ‘교육·평생교육(21, 4.1%)’ 분야 순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과학기술(4, 0.8%)’, ‘지방자치·정치(4, 0.8%)’, ‘지역경제·발전(5, 1.0%)’, ‘보건·의료(6, 1.2%)’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전지역 NGO 단체는 소수에 그쳤다. 특히 가장 많은 NGO 단체가 포함된 국민·생활’, ‘복지서비스’, ‘친목·자원봉사분야를 모두 합칠 경우 69.6%로 나타나, 대전지역 시민사회의 행위 주체인 지역NGO의 양적성장이 국민운동단체(관변 단체)나 소비자, 사회복지, 자원봉사 등의 몇몇 특정분야를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 단체 중에 정부 또는 지방정부의 재원지원에 의존하여 활동하고 있는 국민운동단체(관변 단체)나 소비자, 환경보전, 생활체육 등의 단체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비영리민간단체의 분야별 분포라고 볼 수 없다. 더욱이 지방자치와 시민의 삶의 질과 밀접히 관련을 맺고 활동을 해오고 있는 순수 시민단체 영역이나 과학도시에 부응하는 과학기술 관련 지역NGO단체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난 것 또한 과학도시 대전이라는 위상에 반하는 결과이며, 지방자치 발전과 건강한 시민사회 형성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육·평생교육분야의 지역NGO의 분포 비율이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적었지만, 대구·광주지역 보다 다소 높은 분포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그동안 대전광역시가 강조했던 평생학습도시사회적 자본의 결과로 이해된다. ‘근린운동분야 또한 지난 수년간 순수 민간단체의 주도로 추진되었던 작은도서관만들기 운동마을만들기 운동의 산물로 보여 진다. 이렇듯 지역정치의 특성이라는 보편적인 배경이 지역NGO의 형성과 발전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지역정치의 특정 변수에 의해서도 지역NGO의 형성 발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3. 대구광역시 등록 비영리민간단체 현황

조사대상 3곳 가운데 인구규모가 가장 큰 대구광역시는 본 조사대상 지역 세 곳 가운데 가장 적은 378개의 비영리민간단체만 등록되어 있었다. 이들 단체를 활동영역별로 분류해 보면 국민·생활(136, 36.0%)’ 분야에 가장 많은 NGO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복지서비스(71, 18.8%)’, ‘친목·자원봉사(52, 13.8%)’, ‘안보(38, 10.1%)’ 분야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대구지역 또한 지방자치, 지역경제, 교육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NGO 단체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과학기술보건·의료분야의 경우 단 한 개의 지역 NGO도 활동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대전지역의 비영리단체 분야별 분포도와 비교했을 때 복지·서비스분야와 친목·자원봉사분야는 대전보다 과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활동재원의 상당부분을 정부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국민·생활(36.0%)’분야와 안보(10.1%)’분야가 과대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대구지역의 비영리민간단체 분야별 분포의 특성을 확연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는 앞의 1절에서 살펴본 대구지역의 정치·사회적 맥락인 패권적지역주의 특성, 보수적인 지역정서, 폐쇄적인 지배구조 등의 대구지역 정치의 특성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곽현근(2010: 203)에 따르면 정부역할과 권한이 지나치게 확산 되었을 때 시민사회 영역이 축소된다는 주장을 상기해 볼 때 대구지역의 비영리민간단체의 총량이 대전이나 광주지역보다 작게 나타난 것은 대구 지역정치의 특성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 할 수 있다.

 

4. 광주광역시 등록 비영리민간단체 현황

광주광역시의 비영리단체민간단체 등록현황을 살펴보면, 583개로 세 지역 중에 가장 많은 NGO 단체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앞의 대구지역 비영리민간단체 등록현황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광주지역 NGO의 가장 큰 특징은 대전·대구지역에서는 국민·생활분야가 가장 많은 분포를 보였으나 광주지역의 경우, ‘복지서비스(25.7%)’ 분야에 가장 많은 NGO들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특히 대전·대구지역에서는 문화·예술분야가 각각 4.7%, 6.3%에 그칠 만큼 미미했으나, 광주지역에서는 17.7%로 대전, 대구지역보다 34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광주 지역만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으며 아시아의 문화중심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광주광역시의 특징이 비영리민간단체의 설립과 성장, 활동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안보(2.1%)’ 분야가 대전(4.9%), 대구(10.1%) 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분포하고 있다는 점과, 도표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5.18 단체 등 민주주의와 관련한 단체만도 30여개가 등록되어 있는 것도 광주지역만의 비영리민단체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광주지역이 대전이나 대구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자치·정치(2.7%)’, ‘민중(1.2%)’ 분야의 지역NGO 분포비중이 높은 것도 광주지역 비영리민간단체 활동영역 분류과정에서 확인된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5. 결론

본 조사는 인문·사회적으로 공간화 된 지역NGO의 성장과 활동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필자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이런 필자의 문제의식을 해소하는 것은 지역NGO만의 각종 변수들 간에 국한되는 문제만은 아니었다. 본 원고에는 기술하지 못했지만, 문헌연구를 통해 역사적 제도적 맥락에서 중앙정치의 특성이 한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NGO의 성장과 활동에도 적지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전, 대구, 광주지역 NGO의 성장과 활동에 적지 않은 차이도 발견했다.

이번 조사는 필자의 박사학위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지만, 이런 조사결과가 시사 하는바는 지역NGO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역사회 등의 외부에서 찾는 단견과 편협함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지역NGO 모두 동떨어진 별개의 영역이 아닌 상호 결합되어 있는 정치과정임을 명심하고, 지역NGO 스스로 끊임없이 자각하고 바람직한 역할 모색을 통해 성장·발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시민운동의 위기라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지역NGO 스스로 그동안의 적대적, 저항적인 운동 방식에서 탈피,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운동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 핵심 축에 지방자치를 토대로 하는 지역사회와 지역NGO의 새로운 관계와 역할을 모색하는데 있다는 것 또한 명심해야 한다. 또한 지역NGO 스스로 회원 및 재정 등의 자원의 안정적인 조달을 비롯하여, 전문성제고와 지역정책 결정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시민참여 활성화와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적극적인 구축 등의 노력과 더불어 조직민주주와 투명성, 도덕성 등의 확립을 통한 지역구성원들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NGO의 재구조화 노력 또한 부단히 경주해야 할 것이다.

 

금홍섭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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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9/2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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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8월 1일부터 4일 사이 라파에 가해진 이스라엘 공격을 재구성
  •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가능성에 대한 유력 증거 드러나… 긴급 조사 필요
  • 납치된 군인 1명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군이 살해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은 어린이 75명을 포함해 최소 135명 이상
  • 목격자 증언과 상호 참조해 전문가가 분석한 수백 건의 영상, 사진, 위성사진 자료 공개
  • 공격이 가해진 시간과 장소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개의 영상에 나타난 그림자와 연기의 형태를 연구하는 등 첨단 기술을 응용한 증거 자료 분석

이스라엘이 자국 병사 1명이 납치된 데 대한 보복으로 전쟁범죄를 자행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다고, 국제앰네스티와 포렌식 아키텍쳐(Forensic Architecture)가 29일 공개한 합동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증거 자료는 막대한 양의 멀티미디어 자료에 대한 상세 분석을 포함하고 있으며, 조직적이고 명백히 고의적이었던 라파 지역의 공습과 지상공격으로 최소 135명의 민간인이 숨졌던 것에 대해,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온라인상으로 공개된 보고서 <‘블랙 프라이데이’: 2014년 이스라엘-가자 분쟁 중 벌어진 라파 대학살>은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 연구팀 포렌식 아키텍쳐(Forensic Architecture)의 최첨단 조사 기술과 분석 연구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필립 루서(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이스라엘군이 자국군의 하다르 골딘 중위가 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라파의 민간인 주거지역에 무자비한 대규모 폭격을 가하는 등의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유력한 증거가 있으며, 이는 충격적인 수준의 민간인 경시를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나치게 과한 수준이거나 무차별적인 공격을 수 차례 감행했고, 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번 보고서는 정의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고 긴급히 촉구하고 있다. 수백 건의 사진과 영상, 위성사진, 목격자 증언에 대한 통합 분석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드러났으며, 이에 대해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집된 막대한 양의 증거 자료는 군사 및 관련 전문가들의 검수를 받은 후, 당시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알 수 있도록 8월 1일부터 시간 순서대로 정렬했다. 8월 1일은 이스라엘군이 하다르 골딘 중위의 납치에 대한 보복으로 비밀리에 문제의 ‘한니발’ 절차를 시행한 날이다.

‘한니발 명령’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자국군 병사가 포로로 잡힐 경우 당사자와 인근 지역 민간인들의 생사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집중 포격으로 대응할 수 있다. 보고서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이, 이 명령을 시행한다는 것은 민간인에 대한 불법 공격을 명령하는 것이 된다.

필립 루서 국장은 “하다르 골딘 중위가 포로로 잡히자, 이스라엘군은 사정없이 싸우겠다는 입장을 취해 엄청난 민간인 피해를 일으키면서 모든 원칙을 내던진 것처럼 보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골딘 중위의 억류를 막는다는 목표를 위해서였다.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사전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무는 완전히 저버린 것이다. 라파의 인구 밀집 주거지역을 포함한 모든 지역이 민간인과 군사적 표적간의 구별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8월 2일 골딘 중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뒤에도 계속된 공습의 잔혹성으로 볼 때, 골딘 중위의 납치에 대한 보복으로 라파 주민들을 처단하겠다는 의도 역시 일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중 포격

2014년 8월 1일 골딘 중위가 납치되기 직전 휴전이 선언되었고, 이제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 많은 수의 민간인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거리에 수많은 인파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경고 없이 대규모 폭격이 시작되었고, 특히 자동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폭격의 표적이 되었다. 이후 이 날은 라파 주민들에게 ‘검은 금요일’로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 목격자들은 F-16 제트기와 무인기, 헬리콥터로 인해 불타는 지옥과 다름없어진 혼란스럽고 충격적인 현장의 모습을 증언했다. 거리에 포탄이 쏟아지며 지나는 행인과 자동차는 물론, 부상자를 대피시키던 구급차 등의 차량에도 무차별 폭격이 가해졌다.

한 목격자는 그 날의 공습에 대해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하는 기계’로 비유하며, 라파 주민들을 완전히 말살시키려 했다고 증언했다.

최첨단 법의학적 분석

이를 조사하기 위해, 당시 라파 학살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은 여러 장소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 자료 수백여 개를 상호 참조했다. 다양한 출처로부터 입수한 이 자료들 중에는 국제앰네스티가 새롭게 입수한 고해상도 위성사진 역시 포함되어 있다.

포렌식 아키텍쳐 연구팀은 이러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했다. 자료 내에서 그림자의 각도나 연기 구름의 모양 및 크기 등 ‘물리적 시계’ 역할을 하는 요소를 분석해, 공격이 이루어진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알아냈는데, 이것이 지리적 동기화라고 알려진 절차다.

분석 결과 8월 1일, 이스라엘군은 위험에 처할 민간인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골딘 중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여러 곳을 공격했다. 오히려 골딘 중위를 살해하려는 의도로 이루어진 공격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이다.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공격의 경우, 연구팀은 군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스라엘 공군이 보유한 가장 큰 규격의 포탄인 1톤포(one-ton bomb) 2개가 라파 동부 알타누르 지역의 단층 주택에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인접 지역에는 민간인 수백 명이 있었던 터라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의 공격이었다.

필립 루서 국장은 “라파 공습에서 나타난 잔혹함을 통해 이스라엘군은 단 한 명의 병사가 포로로 잡히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극단적인 수단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목표 하나를 위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백 명의 목숨이 희생되어야 했다”고 말했다.

당시 목격자들이 제공한 사진과 영상, 그 외의 멀티미디어 자료를 분석하는 것은 이스라엘군의 국제인도법 위반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스라엘 정부는 2014년 가자지구 분쟁이 발발한 이후 국제앰네스티 관계자의 가자지구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얄 와이츠먼(Eyal Weizman) 포렌식아키텍처 대표는 “포렌식 아키텍처는 최신 건축학 기술과 미디어 기술을 결합해, 분쟁 중 건물에 남은 피해 흔적을 기반으로 복잡한 사건을 재구성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건축 모형을 이용해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사진, 동영상 등의 다양한 증거 자료와 증언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사건 전개 과정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병원과 의료 종사자에게도 가해진 공격

보고서의 위성사진과 사진자료에 나타난 구멍과 피해 정도를 보면 라파 공습 당시 병원과 구급차가 반복적으로 공격을 당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아부 유세프 알 나자르 병원에 있던 한 의사는 공격이 더욱 격화되면서 혼란에 빠진 환자들이 병원을 도망쳐 나가던 모습에 대해 증언했다. 침대에 누운 채로 빠져나가는 환자도 있었고, 링거를 꽂은 채 나온 사람도 많았다. 깁스를 한 어린 소년이 다리를 질질 끌며 도망치는 모습도 보았다.

노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 어린이 3명을 싣고 오던 구급차는 무인기의 미사일에 직격당해, 함께 타고 있던 의료인들까지 모두 불에 타 숨졌다. 당시 현장에 도착한 응급대원이었던 자베르 다라비는 “다리도, 손도 없이… 심하게 불에 탄” 시신의 새카만 잔해들뿐이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자베르는 의료 자원봉사자였던 자신의 아들 역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사망자 중 한 명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필립 루서 국장은 “구급차와 병원을 폭격함으로써 이스라엘군은 전쟁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의료시설과 의료 전문가들을 고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불처벌의 악순환 끝내야

라파 학살에 대한 이번 조사를 통해, 가자지구 분쟁 중 전쟁범죄를 포함해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사실이 있다는 매우 강력한 증거가 공개됐다.

이전에 발표했던 보고서를 통해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군의 민간 주택에 대한 조직적인 공격, 민간 고층 건물의 악의적인 파괴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직접 공격 등 분쟁 양측의 인권침해 및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의 즉결처형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러한 국제인도법 위반행위에 대해 신뢰성 있고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8월 1일 라파에서의 활동 일부에 대해 제한적인 군사 청문회를 열었지만 처벌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필립 루서 국장은 “지금까지 이스라엘 정부는 라파와 그 외 지역에서 자행한 국제법상 범죄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거나, 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가자지구 분쟁 중의 중대한 국제인도법 위반행위에 대해, 이미 신뢰성 있는 자료가 많은 가운데 유력한 증거가 더욱 추가되었다. 이에 대한 독립적이고 공정하고 실질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들과 그 가족은 정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전쟁범죄를 지시한 용의자는 반드시 기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전문 보기

Gaza: Cutting edge investigation points to Israeli war crimes in Rafah on ‘Black Friday’

  • Reconstruction of Israeli attacks in Rafah between 1 and 4 August 2014
  • Strong evidence of war crimes and possible crimes against humanity revealed requiring urgent investigation
  • Israeli forces killed at least 135 Palestinian civilians, including 75 children, following the capture of an Israeli soldier
  • Hundreds of videos, photos and satellite images analysed by experts, cross-referenced with eyewitness testimony
  • Advanced techniques used to analyse evidence, including studying shadows and smoke plumes in multiple videos to determine time and location of an attack

New evidence showing that Israeli forces carried out war crimes in retaliation for the capture of an Israeli soldier has been released today in a joint report by Amnesty International and Forensic Architecture. The evidence, which includes detailed analysis of vast quantities of multimedia materials, suggests that the systematic and apparently deliberate nature of the air and ground attack on Rafah which killed at least 135 civilians, may also amount to crimes against humanity.

The online report, ‘Black Friday’: Carnage in Rafah during 2014 Israel/Gaza conflict, features cutting edge investigative techniques and analysis pioneered by Forensic Architecture, a research team based at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There is strong evidence that Israeli forces committed war crimes in their relentless and massive bombardment of residential areas of Rafah in order to foil the capture of Lieutenant Hadar Goldin, displaying a shocking disregard for civilian lives. They carried out a series of disproportionate or otherwise indiscriminate attacks, which they have completely failed to investigate independently,” said Philip Luther, Director of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Programme at Amnesty International.

“This report presents an urgent call for justice that must not be ignored. The combined analysis of hundreds of photos and videos, as well as satellite imagery and testimony from eyewitnesses, provides compelling evidence of serious violations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by Israeli forces which must be investigated.”

The massive amount of evidence collected was presented to military and other experts, and then pieced together in chronological order to create a detailed account of events from 1 August, when the Israeli military implemented the controversial and secretive “Hannibal” procedure following the capture of Lieutenant Hadar Goldin.

Under the “Hannibal Directive”, Israeli forces can respond to the capture of a soldier with intense firepower despite the risks to his life or to civilians in the vicinity. As the report illustrates, the implementation of the directive led to the ordering of unlawful attacks on civilians.

“After Lieutenant Hadar Goldin was captured, Israeli forces appear to have thrown out the rule book, employing a ‘gloves off’ policy with devastating consequences for civilians. The goal was to foil his capture at any cost. The obligation to take precautions to avoid the loss of civilian lives was completely neglected. Entire districts of Rafah, including heavily populated residential areas, were bombarded without distinction between civilians and military targets,” said Philip Luther.

The ferocity of the attacks, which continued after Lieutenant Goldin was declared dead on 2 August, suggests they may in part have been motivated by a desire to punish the population of Rafah as revenge for his capture.

Intense bombardment

Shortly before Lieutenant Goldin’s capture on 1 August 2014, a ceasefire had been announced, and many civilians returned to their homes believing it was safe. Massive and prolonged bombardment began without warning while masses of people were on the streets, and many of them, especially those in vehicles, became targets. That day later became known in Rafah as “Black Friday”.

Eyewitness accounts described horrifying scenes of chaos and panic as an inferno of fire from F-16 jets, drones, helicopters and artillery rained down on the streets, striking civilians on foot or in cars, as well as ambulances and other vehicles evacuating the wounded.

One witness described the attacks that day as an attempt to pulverize Rafah’s civilians, likening the onslaught to “a machine making mincemeat out of people without mercy”.

Cutting edge forensic analysis

For this investigation, eyewitness accounts describing the carnage in Rafah were cross-referenced with hundreds of photos and videos taken from various sources and multiple locations, as well as new high resolution satellite imagery obtained by Amnesty International.

A team of researchers at Forensic Architecture used an array of sophisticated techniques to analyse this evidence. They examined time indicators within an image – such as the angle of shadows or shape and size plumes of smoke, which act as “physical clocks” – to pinpoint attacks in time and space (a process known as geo-synching).

The analysis reveals that on 1 August, Israeli attacks on Rafah targeted several locations where Lieutenant Goldin was believed to be located, regardless of the danger posed to civilians, suggesting that the attacks may even have been intended to kill him.

In one of the deadliest incidents researchers, with the help of military experts, were able to confirm that two one-ton bombs – the largest type of bomb in Israel’s air force arsenal –were dropped on a single-storey building in al-Tannur in eastern Rafah. Scores of civilians were in the immediate vicinity at the time making this a grossly disproportionate attack.

“The ferocity of the attack on Rafah shows the extreme measures Israeli forces were prepared to take to prevent the capture alive of one soldier – scores of Palestinian civilian lives were sacrificed for this single aim,” said Philip Luther.
The analysis of available photos, videos and other multimedia evidence from eyewitnesses was crucial for investigating possible violations since the Israeli authorities have denied Amnesty International staff access to the Gaza Strip since the 2014 conflict began.

“Forensic Architecture combines new architectural and media technologies to reconstruct complex incidents based on the traces that violence leaves on buildings during a conflict. Architectural models help us draw links between multiple bits of evidence such as images, videos uploaded on social media and testimonies to virtually reconstruct the unfolding of events,” said Eyal Weizman, the Director of Forensic Architecture.

Attacks on hospitals and medical workers

Satellite images and photographs analysed for the report show craters and damage indicating that hospitals and ambulances were attacked repeatedly during the assault on Rafah, in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A doctor described how frantic patients fled Abu Youssef al-Najjar hospital after attacks on the area intensified. Some were wheeled out on beds, many had intravenous drips still attached. A young boy in a plaster cast dragged himself along the ground to get away.

An ambulance carrying a wounded old man, woman and three children was struck by a drone-fired missile, setting it alight and burning everyone inside including medical workers to death. Jaber Darabih, a paramedic who arrived at the scene, described the charred remains of bodies with “no legs, no hands… severely burned”. Tragically, he later discovered that his own son, a volunteer paramedic was among those killed in the ambulance.

“By attacking ambulances and striking near hospitals, Israel’s army displayed a flagrant disregard for the laws of war. Deliberately attacking health facilities and medical professionals amounts to war crimes,” said Philip Luther.

Ending the cycle of impunity

This investigation into Rafah provides some of the most compelling evidence yet of serious violations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including war crimes, during the conflict.

In previous reports, Amnesty International has highlighted violations by both sides, including systematic attacks by Israel on inhabited civilian homes and its wanton destruction of multistorey civilian buildings; and Palestinian armed groups’ indiscriminate attacks and direct attacks on civilians in Israel, as well as summary killings of Palestinians in Gaza.

However, a year after the conflict, the Israeli authorities have failed to conduct credible, independent and impartial investigations into violations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Israel’s limited military inquiries into some of its forces’ actions in Rafah on 1 August have not held anyone accountable.

“Thus far, the Israeli authorities have proved at best incapable of carrying out independent investigations into crimes under international law in Rafah and elsewhere, and at worst unwilling to do so. This report’s findings add compelling evidence to an already large body of credible documentation of serious violations during the Gaza conflict, which demand independent, impartial and effective investigations,” said Philip Luther.

”Victims and their families have a right to justice and reparation. And those suspected of ordering or committing war crimes must be prosecuted.”


수, 2015/07/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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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초대 사무처장, 한국YMCA전국연맹 기획협력실장)

광식형, 명식형에게.
제가 결혼식 주례를 했던 염대형 군으로부터 원고부탁을 받고 지난 20년을 조용히 되돌아보며 이 기회에 두 형님께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정확히는 창립 이전 3년 동안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요. 대전 지역사회에 빛(光)과 밝음(明)을 심기(植) 위해 형들과 함께 뛰었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릅니다. 

한국사회에 ‘시민운동’의 논의가 무성하던 1992년 5월, 올바른지방자치실현을위한대전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 초대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되면서 저는 당시 정동에 있는 대전YMCA 사무실에 책상 하나를 놓고 일하게 되었지요. 김준식 집행위원(당시 대전YMCA 총무님)의 배려로 사무공간을 확보한 시민모임은 대전YMCA 박정현 간사(현 대전광역시 의원)가 자원 실무로 수고하던 네트워크 조직운영에서 상근 사무국장을 두며 발전하던 시기였습니다. 

故 전철환 교수님과 김인중 변호사님을 공동의장으로, 정지강 목사님을 집행위원장으로 모시고 일했습니다. 조연상, 박 경, 안정선 교수님의 왕성한 정책의지, YMCA김준식 총무님의 부지런한 조직력과 YWCA 김공자 총무님의 부드러운 리더십, 임상순, 한원규, 김형태, 김태범, 김용효 변호사님의 전문적 식견, 성실한 참여와 후원, 교차로 故 박권현 대표님의 후원이 거름이 되었습니다. 의료인들의 대거 참여도 눈부신 일이었지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의 윤종삼, 신명식, 김형돈, 이우현 선생,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삼용 회장님과 이문희 선생,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의 한일수, 김순신 선생의 조용한 참여는 대전지역 시민운동 형성의 든든한 밑거름이었습니다. 참 소중했던 30여 명 가까운 집행위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면서 지방자치시대의 도래를 차근차근 준비했는데, 당시 사무실에서 만난 대전YMCA의 변강훈, 김종남 간사, 자원봉사활동가 이정님, 김진화 님과의 만남도 생생합니다. 

시민모임은 주부아카데미 12기 출신의 정희자, 최연옥, 이인우, 곽경희, 김용분 주부들과 함께 세미나,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대전시의회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의정지기단’을 만들어 활동했지요. 조연상 교수님이 주축이 된 대전시 예산분석은 알찬 내용은 물론 통찰력 있는 운동의제로 평가받았으며 오늘날 주민참여예산제의 기초를 놓은 일이었습니다. 또한 대전지역 현안토론회를 대전광역시의 후원으로 2개월에 한 번씩 진행했지요. 당시 염홍철 시장님의 시민모임에 대한 강한 신뢰와 지원, 부드럽고 자상했던 노병찬 기획관, 김영진 기획계장과의 만남도 잊을 수 없습니다. 

광식형, 1993년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창립되었을 때 시민모임과 사무실을 함께 쓰기로 결정하시곤 형은 너무 좋아하셨지요. 사무국장직을 요청받았을 때 정지강 목사님에게 마중물이 되실 분들 10명만 소개해 달라하셨죠? 우리 지역사회의 큰 어른이셨던 故민명수 선생님을 만나게 되셨고 저는 광식형에게 당시 시민모임 집행위원이셨던 김형태, 김태범 두 분 변호사님과 학원을 운영하던 한기온 형을 소개해 드린 게 큰 보람이었답니다. 그리고 당시 대전 YMCA를 사직한 김종남 간사를 실무자로 영입하자고 강력한 주문(?)을 하셨지요. 기독교연합봉사회관의 5층 사무실은 저희들에겐 과분한 공간이었지만 환경운동연합의 김광식 사무국장, 김종남 간사, 금홍섭 신입간사와 함께 시민모임의 이충재 사무국장, 이순숙 간사의 알콩달콩한 새 살림살이가 시작되었지요. 때마침 같은 회관으로 이사 온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헌신적인 활동가들, 김제선, 윤종세, 심규상, 최연순, 통일맞이대전충남겨레모임의  정현태, 이상재를 더 가까이 만나고 느끼던 시기였습니다. 

1995년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모임은 다양한 토론을 거쳐 ‘정책기능’과 ‘적극적 선거참여 기능’으로 분화했습니다. 시민모임의 정책기능을 유지한 채 정지강 목사님과 뜻을 같이 한 집행위원들은 ‘대전참여자치시민회의’라는 이름의 조직을 출범시켰는데 이는 주민의 대의기구인 지방의원과 자치단체장을 잘 선출하는 것이 지방자치시민운동의 핵심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입니다. 

故 민명수, 김선건, 황정기 세 분의 의장과 정지강 집행위원장께서 조직을 이끌어 주셨고 대전NCC 사무국장이었던 제가 초대 사무처장을 겸하게 되었어요. 부지런한 금홍섭 간사와 형님, 아우가 되었던 이 시기에 우리는 학교급식조례, 심야영업 규제 등의 이슈 등을 다루며 본격적인 사무국 구성을 꿈꾸는 카이로스를 맞이한 것이지요. 

명식 형은 처음 2년 동안 좋은 일꾼들을 꾸리고 싶은 저의 목표를 확실하게 지지해 주셨지요. 낮밤 없이 만났던 그 시절, 형은 특히 실무자들을 배려해 주셨고, 토론시간에는 빠른 분석을 통해 직언을 가장 많이 하셨고 특히 저녁식사, 뒤풀이 비용 등을 해결해 주셨어요. 창립과 동시에 1995년 지방선거에 시민후보를 낸 일도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광역의회에 김필중, 정기현 후보가, 기초의회에 김경애, 김용분, 이상재 후보가 시민환경후보로서 출마하여 서구의 김용분 의원, 유성구의 이상재 의원이 당선되었죠. 특히 故 윤중호 형이 만들어 주셨던 후보자들의 아름다운 홍보기획물을 잊을 수 없습니다. 형수이신 김경애 후보를 위해 병원까지 다른 분에게 부탁하고 열심히 뛰셨지만 3표차로 낙선해 아쉬움이 컸던 그 선거, 배움이 컸습니다. 

우리는 자원봉사 기획자인 조병열의 도움으로 후원행사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후원행사를 ‘아름다운 만남’으로 이름 지어 가수 이선희 씨를 초대했었고 대전시장후보자 초청토론회, 만찬행사를 가수 신효범 씨와 함께 진행했지요. 제가 본의 아니게 사회자로 데뷔한 계기입니다. 형과 저는 모종의 목표를 세웠었죠? 탐났던 사람, 김제선을 사무처장으로 영입하려던 그 목표 말입니다. 정지강 목사님, 최교진 의장님과 의논하고 형과 저는 서슴없이 협동사무처장을 자원하며 김제선 사무처장을 영입했지요. 창립선언에서 밝혔듯이 지역운동, 주민운동, 클린선거 등 실천적 주민참여운동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던 셈입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났습니다. 이 모든 도전과 실험들은 지역운동, 주민운동의 시대가 다가온다는 우리들의 창조적 ‘감’이 있었고 서로를 신뢰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제게 있어 창립 이전 3년의 역사는 날줄과 씨줄로 엮인 귀한 분들과의 만남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두 형님께 편지를 올리며 60명에 달하는 분들의 이름을 낱낱이 적어 본 것은 그분들에게 이렇게라도 감사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제 삶속에 계셔 주시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광식형, 명식형,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1,300여 명의 든든한 회원들이 계시 다네요. 20여 년 전 시민운동을 함께 궁리하고 노력했던 일들이 이렇듯 든든한 조직의 성과로 남았으니 저희들 생에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어요. 시민운동가에서 공직생활까지 마치고 돌아오신 광식형의 「내 사랑 내 곁에」를 들으며 명식형과 「향수」를 맞춰볼 날을 기다리며 웃음 짓습니다. 

형님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본 글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www.cham.or.kr)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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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5/04/25-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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