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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시선] 미세먼지 문제해결, 또 다른 접근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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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시선] 미세먼지 문제해결, 또 다른 접근방법

익명 (미확인) | 월, 2019/02/25- 14:53
지난 칼럼에서 “미세먼지 문제해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라는 제하로 미세먼지 측정 등 과학기술적 접근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과학기술적 접근방법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접근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실상 과학기술은 문제해결의 기반이 될 뿐, 환경이 파괴되는 구조에 대한 고찰과 발견된 구조적 문제를 손봐야만 환경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 환경 파괴가 인위적 원인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경제 구조는 환경문제 자체 그리고 그 해결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 경제는 인간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물, 공기 등 환경을 공공재로써 접근하고 있다. 물론 식수는 정부에서도 유료로 제공하고 있으나 그 가치에 비해서는 무척이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깨끗한 공기에 대해 정부가 세금이나 요금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공공재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니 누구나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누군가가 오염을 시키는 경우 실효적 규제 또는 처벌이 있지 않은 이상 모든 공공의 피해가 된다. 이것이 소위 가레트 하딘(Garret Hardin)이 말한 공공의 비극(tragedy of commons)이다. 걱정하지 마시라! 공기세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니. 그럼 남은 것은 대기환경 오염행위에 대한 실효적인 규제가 될 것이다. 

과연, 실효적인 규제란 무엇일까? 우리 환경법제에서 규제의 기본 틀을 알아보자. 최상의 법인 헌법은 제35조에서 환경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1) 환경권의 내용인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의 수준은 환경정책기본법에서 환경기준이라는 것으로 구체화되고, 2)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소음진동규제법 등 오염매체 별 개별법에서 환경기준의 달성을 위해 각종 오염원에서의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정하며, 3) 오염배출시설 등이 배출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 각종 행정조치, 과태료, 벌금 및 배출부과금 등을 부과하여 준수를 강제하는 것이다. 

오염배출시설에서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할 때 부과하는 과태료와 벌금은 법 위반행위를 자제 또는 억제시킬 만큼의 수준일까? 우리나라 법정에서 부과된 환경사범에 대한 벌금은 그 경중을 떠나 대부분 2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재판 자체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식재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운영자는 200만원의 벌금을 일종의 기업 운영 비용으로 생각하고 환경법 준수는 도외시한다. 환경파괴를 경제발전의 부수물로 생각하는 법원과 검찰의 환경수준도 문제이지만 행정부 역시 배출부과금을 정하는 과정을 보면 우리나라 정부의 환경수준을 알 수 있다. 배출부과금은 생산과정에서 소요되는 원료비, 인건비, 기자재 등 생산비용(개인적 비용)에 포함되지 않은 또 다른 비용, 즉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환경오염 정화비용(사회적 비용)을 반영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이다. 그러나 행정 일선에서는 환경정화비용의 계산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공과금과 같이 일정한 산정방식에 따라 일률적으로 배출부과금을 정한다. 그리고 그 액수는 실재 환경오염정화비용에 그치지 못함은 당연하다. 

제도 목적인 환경오염의 내부경제화라는 취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벌금이나 과태료 또는 배출부과금을 상향조정하면 환경법 준수가 이루어져 환경보호가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입법론적 관점에서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벌금, 과태료, 부과금 등은 행위자를 강제하는 수단으로 수동적 행태를 양산하고 결국 행위자는 법의 약한 어딘가를 찾기 마련이다. 입법론적 관점에서 보다 바람직한 방법은 수범자들이 수동적인 아닌 능동적인 행태를 통해 입법취지가 달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가 쓴 넛지(Nudge)라는 책이 있다. 넛지란 누군가를 팔꿈치로 슬쩍 쿡 찔러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 것으로 강제 없이 스스로의 결정을 통해 특정한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다. 리처드 탈러는 어떤 행동을 편견 때문에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들을 부드럽게 ‘넛지’함으로써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책에서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공중화장실 소변기 중심에 작은 파리 하나를 그려 놓음으로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화장실을 유지하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행태 또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라고 한다. 넛지가 경제학 관련 서적이기는 하지만 공동 저자인 캐스 로버트 선스타인(Cass Robert Sunstein)은 법학자이다.(저서 출간 당시 시카고 대학 로스쿨 교수였으나 같은 해 가을 하버드대로 이직하였다). 선스타인 교수는 환경법을 강의하였는데 그래서인지 같은 책에서 환경보호 목적 달성을 위해 규제를 대신할 수 있는 넛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방법으로 사용되는 배출권거래제도이다. 실은 미국에서는 온실가스 이전에 산성비 등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황 등 일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권거래제도를 1990년대부터 도입하였다. 기업의 산업 활동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대기환경은 보전해야 하니 배출오염시설 별, 오염물질 별 배출할 수 있는 한도를 정해 놓고 그 이상을 배출하면 벌금이나 과태료 대신 타기업의 여분의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낡은 배출저감장치를 고성능 장치로 교체하여 배출량을 줄인다면 추가 생산도 가능하지만 잉여분을 시장에서 팔수도 있는 것이다. 만일 시장에서의 배출권 거래가격이 충분히 투자를 유도할 수준의 가격으로 형성된다면 합리적인 경영자라면 환경투자를 경영에 고려할 것이다. 경제활동도 그리고 환경보호도 이룰 수 있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성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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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이미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온실가스배출권은 도입 초기 보다 2배 이상 오른 톤당 2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미세먼지나 미세먼지 생성물질 배출 오염시설에도 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도 오염물질 총량관리제와 거래를 가능케하는 배출총량이전이라는 제도의 틀은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총량관리만 되고 있을 뿐 아직 거래제는 도입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미세먼지는 아직 총량관리의 대상도 아니다. 미세먼지 총량관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배출의 정확한 측정 등이 전제되어야 하는 등 운영상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규제보다는 시설 운영자로 하여금 스스로 미세먼지 배출을 감축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감축시설 투자에 세제를 감면하거나 적극적으로 감축시설도입을 지원하는 등의 인센티브 제도를 제도 운영 초기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세먼지 주 배출원인 경유차의 문제도 어떨까? 정부는 한때 경유차를 크린차로 소개하기도 했다. 정부의 홍보와 휘발유보다 싼 가격 등의 매력으로 소비자들은 경유차를 선택하였다. 그러나 이제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민망한 비난을 받는다.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생업으로 경유화물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만일 대기오염저감장치를 지원하지 않는 자치단체에 거주한다면 조만간 수도권으로는 진입도 못 할 상황이다. 적절한 지원없이 규제를 하는 것은 환경에 대한 반감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여기에는 미세먼지 배출자와 수혜자 그리고 피해자간의 불형평 소위 환경정의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만일 대기환경오염행위에 대한 실효적인 규제나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현재 미세먼지 문제는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억지로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럼 스스로 할 수 있게 여러 장치를 강구하여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 미세먼지 해결의 또 다른 접근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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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소병천(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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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꽃사슴

만화 그리는 디자이너 겸 카페주인 

아직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무턱대고 그냥 살아가는 강화도에 있는 버드카페 주인

화, 2020/06/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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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7~8월을 새 보기 안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 일단 사람이 덥고, 갯벌을 뒤덮는 도요물떼새들도 본격적으로 남하하기 직전인데다, 녹음의 절정에 오른 숲에서는 번식을 마쳤거나 번식 중인 새들의 기막힌 은폐술 때문에 새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새도 없고, 보기도 쉽지 않은, 하필 이 시기에 탐조대회를 했다. 꽃 피고 새 우는 5월에 진행하려던 강화비비알이 코로나에 밀려 표류하다가, 이대로 넘어가기에 아쉬워 ‘비비알 외전(外典)’ 형식으로 치른 것이다. 이름하여 ‘2020코로나19비비알’. 

코로나 때문에 한자리에 모여서 하는 대회가 불가능하다면, 모이지 말고 자기 동네에서 탐조하자는 것이었다. 비비알 때문에 만난 인연으로 SNS를 이용한 소통공간이 있는 데다, 탐조 기록은 ‘갯벌키퍼스’라는 모니터링 플랫폼을 활용해 왔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었다. 

물론 문제 제기도 있었다. 한두 달만 지나면 더 많은 새들을 볼 수 있는데 왜 좋은 시기 다 놔두고 하필 이 시기냐는 것이다. 그런데 버드워처(Bird Watcher)들에게 ‘새 보는 때’와 ‘장소’가 따로 있지 않다. 수시로 보고, 수시로 찾아 나선다. 많이 볼 수 있으면 많이 보는 대로,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 대로 탐조를 즐긴다. 저어새는 저어새대로, 참새는 참새대로, 귀한 새, 흔한 새가 따로 없다. 우리는 새를 통해 미적 쾌감을 얻고, 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명에 대한 존중을 배운다. 탐조대회의 목적이 반드시 ‘많은 새를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시기, 어떤 종류이든 새들을 찾아나서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고 자연과 동화되는 희열을 준다. 함께 새를 관찰하고, 그 경이로운 기억을 함께 즐기고 공유하는 것, 그것이 우리 탐조대회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누구는 대회 이름에 굳이 코로나를 붙여야 하느냐고 했다. 많은 사람을 공포에 빠뜨린 부정적인 이름을 좋은 대회 이름에 붙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모두가 움츠리고 갇혀 지내는 시기에, 그럼에도 우린 새로운 방식으로 함께 즐기며 나눌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더불어 코로나는 ‘악’의 대명사가 아니라 ‘성찰’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그간의 생활방식을 돌아봐야 했고, 적지 않은 부분을 버리거나 바꾸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했고 이번 코로나비비알도 그 하나였다고 본다.

또 어떤 이는 공정한 대회와 심사가 가능하겠냐고 물었다. 나쁜 맘을 먹고 대회 기간 외에 촬영했던 사진을 업-로드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였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의 메타데이터나 EXIF 정보마저 쉽게 수정할 수 있는 마당에, 탐조대회의 공정성은 데이터의 진실성보다 참가자들의 진실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들은 기록을 가지고 평가하는 외국의 탐조대회에 비춰볼 때, 새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대회에서 경쟁과 공정은 상호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을 맡고 있기에 심사의 공정성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상 유래가 없이 길고 난폭한 장마가 이어졌고, 한 차례 연기한 끝에 지난 8월1일~2일 이틀간 탐조대회가 열렸다. 강화를 비롯해 서울, 경기, 경북, 전북 등 각지에서 16개 팀 80여 명(폭우로 포기한 7개 팀 40여 명 제외)이 참가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탐조를 이어가는 ‘투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날씨를 검색해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탐조를 이어간 팀도 있었다. 오히려 ‘우중탐조’가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소감도 이어졌다.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봤던 대회였다. 밴드의 라이브방송을 이용해 심사위원장의 인사말과 함께 개막식을 진행했고, 참가팀들의 짬짬이 라이브방송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이 자기 지역을 소개하고 인사를 나누는 라이브방송은 참신하고 재미있는 시도였다는 평가다. 물론 기술적으로 제한적이어서 보강해야 할 점도 많지만, 이후 공식 비비알을 진행하더라도 참가자들이 서로 교류하고 탐조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응용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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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 물이 불어나자 새벽에 텐트를 철거, 비가 오지 않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던 ‘강화도로가오리(경북)’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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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 열심히 새를 찾고 있는 참가자.

모니터링 플랫폼인 갯벌키퍼스도 진가를 발휘했다. 갯벌키퍼스는 생태지평이 ‘2016년 구글임팩트챌린지코리아(Google Impact Challenge Korea)’에서 우승해 제작한 시민모니터링 플랫폼이다. PC는 물론 스마트폰을 이용해 현장에서 직접 기록할 수 있도록 만든 갯벌키퍼스는, 표준화된 모니터링 항목들이 탑재되어 있어 관찰자들은 잘 찾고, 찾은 내용을 제대로 기록하기만 하면 된다. GPS수신기가 있는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찍은 경우에는 자동으로 관찰 장소의 좌표와 날짜가 기록되니 데이터의 기록, 관리도 무척 쉽다. 물론 멀리 있는 새를 관찰한 경우에는 새의 위치와 촬영자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다시 세부적인 위치 정보를 조정해야 한다. 갯벌키퍼스의 가장 탁월한 점은 자유로운 개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유의미한 과학적 데이터로 집적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소수 전문가들에게 독점되어 온 과학적 모니터링의 지평을 일반 시민들에게 확장시켜 준 것이 갯벌키퍼스다. 그런 점에서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개념인 ‘시민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일상적, 기술적 토대를 제공한 좋은 프로그램이다.


우여곡절 끝에 코로나비비알은 잘 끝났다. 계절도 계절인데다 폭우라는 악재까지 더해져 한 50여 종 보면 많이 보겠거니 했는데, 결과는 의외였다. 무려 103종. 2019년 5월에 열렸던 2019’강화비비알의 전체 기록 종수가 116종인 것에 비춰볼 때 놀라운 기록이다. 계절이나 상황과 무관하게 우리 주변에는 항상 많은 새가 존재한다는 것과 함께 4년째 접어들면서 비비알 참가자들의 스킬이 늘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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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키퍼스로 기록한 코로나비비알의 탐조 기록. 충청, 전남, 경남권이 빠져 있는 것이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다.

주춤하던 코로나가 다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일부 집단의 광기 때문이든, 오랜 스트레스로 인한 방심 때문이든,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지는 코로나 소식은  사람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페스트는 얼핏 보면 시민들에게 연대의식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동시에 전통적 군집 관계를 파괴하고 사람들을 저마다 고독에 잠기게 했다. 이로 인해 혼란이 초래되었다.(페스트, 알베르 까뮈)”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던 페스트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자 사람들은 환호했지만, 까뮈는 그것이 착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팬데믹이 만들어낸 혼란의 원인이 질병 자체라기보다는 공동체와 연대의식의 파괴에 있다고 보았다. 지금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까뮈의 진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공동체의 개념이 인간 사이를 넘어, 인간과 비인간, 인간사회와 자연계 사이의 개념으로 진화할 때, 연대의 개념 역시 그러한 개념으로 확장될 때, 팬데믹의 혼란과 공포는 근본적으로 사라지지 않을까. 강화비비알이 그 작은 발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너무 거창한 망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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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강화로 흘러들어와서 어쩌다 새를 보기 시작, 덕분에 심심치 않게 시간 보내며 남은 여생을 준비하고 있는...

화, 2020/08/2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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