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희룡지사의 제2공항 담화문에 대한 지역주민 ․ 시민사회 공동 기자 회견문
귀 막은 도지사, 누구를 위한 담화문인가?
국토부의 대변인으로 전락한 원희룡 도지사를 규탄한다
원희룡 도지사에게 단독직입적으로 묻는다. 당신은 국토부의 대변인인가? 아니면 토건자본의 하수인인가? 아니면 눈치보기와 줄타기의 귀재인가? 어제 당신이 내놓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에 즈음하여 제주도민들에게 드리는 말씀’은 제주도와 도민을 위한 간절함으로 잘 포장되어 있었다. 그러나 정치적 미사여구를 걷어내고 보면, 국토부가 일방통행으로 강행하는 기본계획에 빨리 따라가야 떡고물이라도 챙길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을 내세운 도민 겁박이다.
제2공항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국토부에 의해 파행 종결된 지 벌써 두 달이 넘었다. 당신은 그 두 달 동안 무엇을 보고 들었단 말인가? 최소한의 절차적 투명성마저 걷어찬 국토부에 대한 검토위원들을 비롯하여 주민대책위, 시민단체, 지역언론, 도의회 등 도민사회의 비판의 목소리가 당신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는가? 한겨울 차디찬 거리바닥에서 호소하고 절규하는 농성자들의 모습이 당신에게는 귀찮은 방해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인가? 당신은 제주섬의 수용력을 넘는 과잉관광으로 제주의 환경적, 사회경제적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생기는 현실에서 과연 공항 확충이 얼마나 필요한지 재검토해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도민들의 문제제기도, 제2공항 입지 선정 평가의 타당성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민들의 정당한 항의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 당신 스스로 아니라고 말했지만, 이건 명백한 선전포고다.
당신은 “입지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의견을 존중해 국책사업 사상 유례없는 재조사까지 했다”며 국토부에 면죄부를 넘어 표창장을 수여했다. 재조사의 절차적 투명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던 검토위원회가 국토부와 대책위 사이에 합의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국토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종결되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조차 없었다. “공항추진의 내용, 보상과 지원, 지역발전방안 등 치밀하게 계획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는 핑계로 그 모든 것의 전제가 되는 ‘타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렁이 담 넘듯 회피했다. 무책임하고 비겁하다.
당신의 담화는 도민들을 겁박하고 기만하는 거짓과 환상의 이중주였다. 당신은 제주공항 활주로에 2분에 한 대, 추석이나 설 연휴에는 1분 40초에 한 대 꼴로 항공기가 뜨고 내려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도민을 겁박했다. 단일 활주로만 운영하는 영국의 개트윅 공항은 시간당 50회 이상, 거의 1분에 한 대 가까이 뜨고 내린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알고도 기만하는 것인가? 제주공항도 시설과 운영 개선으로 조만간 시간당 40회로 늘어나서 1분 30초에 한 대 꼴로 뜨고 내리게 되는데, 당신 말 대로라면 큰일 날 일 아닌가?
제주공항이 위험한 이유는 지난 10여 년 비행기 운항은 급증했는데 관제 시설과 장비가 낙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제주공항 관제탑 신축과 관제장비 교체, 관측 장비 구입을 위해 올해 예산에 잡혀 있던 580억원이 기재부에서 전액 삭감되고 말았다. 안전을 강조하는 당신은 안전을 위해 긴급한 예산이 잘려나가는 동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당신은 교통시설과 폐기물 및 하수 처리시설 한계와 도민들의 심리적 수용력까지 감안한 적정 관광객 수가 2천만명이고, 여기에 도민왕래를 포함하면 사타의 예측대로 4,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천5백만 관광객으로도 이미 오폐수와 쓰레기도 처리하지 못하고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관광객 2천만명이 적정하다는 근거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설사 2천만 관광객을 상정하더라도 당신의 계산은 틀렸다. 선박 이용객을 쏙 빼버린 속임수다. 당신의 계산법에 따르면 관광객이 1,585만 명이던 2016년에 제주공항 이용객은 3,500만명을 넘겼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공항 이용객은 2,970만명이었다. 크루즈를 포함한 선박 이용객 280만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박 이용객을 포함하면 2천만 관광객을 수용하더라도 3,5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 인프라로 충분하다는 얘기다. 제주공항 보조활주로를 연장하거나 근접 활주로를 건설하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숫자다. 이미 있는 정석비행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둘 다 새로 제2공항을 짓는 것보다 환경피해도 적고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주민들이 대대로 살던 마을을 잃고 쫓겨나지 않아도 된다. 눈속임 숫자 놀이로 도민을 기만하지 말라.
당신은 또 제2공항 입지를 성산으로 결정한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국토부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그러나 신도 후보지 선정과 신도2 후보지 이동, 성산 후보지 군공역 중첩 평가 누락과 안개일수 조작 등 대책위와 시민사회, 언론에서 제기한 수많은 의혹에 대해 국토부든 재조사 용역팀이든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ADPI 용역 보고서 등 사전타당성 용역의 기초자료 공개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최근 방송사 여론조사에서 확인되듯이 60%가 넘는 절대 다수의 도민이 의혹이 해소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당신은 이런 의혹들에 대해 검증해 보려고 시도라도 해 봤는가? 도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고 국토부 얘기만 듣는 것이 도민을 대표하는 도정이 취할 태도인가?
마지막으로 당신은 제2공항 건설이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 고용 등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처럼 장미빛 환상으로 도민을 현혹하였다. 그러나 이는 바로 당신이 집권당 사무총장 시설 앞장서 옹호했던 4대강식 토건 논리의 재판일 뿐이다. 이미 제주는 과잉관광과 난개발로 중병을 앓고 있다. 전문가 조사에서도 이미 과잉관광의 중기를 넘어섰다는 대답이 68.6%, 심각하다는 대답이 56.2%에 이르렀다. 지난 20여년 걸어온 개발지상주의를 답습한다면 땅값 상승으로 인한 주거비와 물가 등 생활비 상승, 1차 산업 기반 붕괴, 난개발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관광의 기반인 제주의 매력마저 잃게 될 것이 자명하다. 제2공항 건설을 통한 경제 활성화는 잠시 단맛에 취해 제주의 미래를 앗아버리는 길이다. 당신은 정녕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려 하는가?
원희룡 도지사에게 경고한다. 거짓과 환상으로 도민을 현혹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다수의 도민들은 이미 더 많은 개발, 더 많은 관광객이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깨닫고 있으며, 제주섬의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당신이 내세운 청정과 공존이 구두선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면 도민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당신은 공론화 요구에 대해 중앙정부의 사업이라 할 수 없다고 한다. 도민의 삶과 제주도의 미래가 걸린 문제를 제주도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데, 무슨 헌법적 수준의 특별한 분권과 자치를 말하는가?
마지막으로 경고하고 촉구한다. 성산 제2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된 의혹들은 물론 제주의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공항 확충의 필요성과 규모, 대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도민들의 논의에 부치고 도민의 뜻에 따르라. 그것이 전제되지 않은 ‘무한소통’은 마이동풍일 뿐이다. 지금처럼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국토부와 토건자본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한다면 우리는 당신을 더이상 도민의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 당신이 기어이 도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겠다면, 우리는 민주주의와 진정한 자치, 제주다운 제주를 원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하여 끝까지, 결연히 싸워나갈 것이다.
2019년 2월 21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국토부가 제2공항 검토위원회를 강제 종료시키고 지역주민과 도민사회의 의사에 반하여 제2공항 계획을 강행 추진함에 따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이하 성산읍대책위)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이하 범도민행동)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해 왔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금까지 면담요청을 무시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이에 오늘 성산읍대책위와 범도민행동은 김현미 장관 면담요구를 위해 국회 김현미 의원실을 찾아 면담을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성산읍대책위가 추천한 검토위원들은 지난 12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검토위원회 활동기간 동안 사전타당성 용역의 조작·부실 문제가 사실로 확인되었으며 중대결함으로 인해 사전타당성 용역의 정당성이 상실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따라서 제2공항 계획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에 실패했다. 또한 제주도민 상당수가 제2공항 강행추진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으로 국토부의 기본계획 절차 강행은 도민사회의 민의를 묵살하고 짓밟는 것이다.
성산읍대책위와 범도민행동은 국토부가 즉각 기본계획 강행을 중단하고 일련의 파행과 갈등상황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하에서 결정된 졸속·조작용역에 기초해 진행되는 제주제2공항 계획은 사실상 청산해야할 전 정권의 관료적 적폐행위로 청와대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즉각적인 계획중단과 진상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현미 의원실 농성은 김현미 장관과의 면담이 성사될 때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끝.

지난해 11월 공사 재개를 밝히는 자리에서도 제주도는 그동안의 무분별한 도로 확장공사로 발생한 경관 훼손문제의 반성과 이에 따른 대안제시가 아니라 공사 강행을 발표하며 도민을 기만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에 대해 당시 우리단체는 다음의 사항을 지적한 바가 있다.
첫째, 제주도는 삼나무 수림의 벌채 면적이 4만여㎡에서 2만여㎡로 감소해 수목벌채가 줄어드는 것처럼 강조했지만 실제 벌채되는 수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제주도는 실제 훼손되는 수목량 기준이 아닌 면적을 기준으로 제시해 도민을 기만한 것이다. 또한 제주도는 기존에 ‘벌채가 이미 진행된 3구간은 벌채구간을 활용해 확장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수목이 밀집된 3구간의 경우 수목 벌채량이 절반이나 남아 있다.
둘째,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의 ‘도로업무편람’의 적정교통량 대비 서비스 수준을 근거로 도로확장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제주도가 주장하는 자료는 ‘자동차가 포화하는 정도의 개념이지 도로 확장의 근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로확장의 타당성을 보기 위해서는 교통량뿐만 아니라 사고 건수, 현재 도로상황 등 복합적 계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셋째, 주민 숙원사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설득력을 얻으려면 실제 주민들이 이용하는 도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주도는 추가 확장계획은 없다고 하고 있어 제주도 계획한 2.9km의 도로공사를 주민 숙원사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최근 우리단체는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제주도의 핵심정책을 크게 저해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바로 비자림로 확장공사의 핵심구간이 제주국립공원 예정지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제주국립공원 경계안을 보면 비자림로는 물론이고, 벌채 예정인 수림지대와 이미 벌채된 지역 모두 국립공원 예정지 안에 포함되어 있다. 이는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을 담당하는 제주도 담당부서에 재차 확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제주도는 제주환경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국가차원의 보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제주국립공원 확대를 도정의 주요 시책 중에 하나로 추진해 왔다. 이는 문제인 대통령의 제주공약이기도 하다. 현재 제주국립공원 경계설정이 마무리되었으며, 조만간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비자림로는 신규 국립공원에 포함되는 권역 중에 ‘안돌/민오름 권역’에 포함되어 있다. ‘안돌/민오름 권역’은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계획된 비자림로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체오름, 거친오름, 밧돌오름, 안돌오름, 거슨세미가 위치해 있고, 남쪽으로는 칡오름, 민오름, 족은돌이미, 큰돌이미, 비치미오름이 분포한다. 이 오름들이 모두 신규 국립공원에 포함되는데 이들 오름군락의 생태축을 연결하는 중앙에 비자림로와 삼나무 수림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제주국립공원 경계설정이 된 신규 국립공원 예정지에는 비자림로와 삼나무 수림이 포함되어 있다.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하자면 제주도가 공사 재개를 발표하면서 공사구간을 세구간으로 나누었는데 이중 3구간이 국립공원에 포함되는 것이다.
3구간은 현재 일부 벌목이 진행된 곳으로 전체 공사구간 중에 수림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비자림로의 수림이 훼손되고, 도로가 4차로로 확장될 경우 신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는 이 지역 오름군락의 생태축은 크게 단절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제주국립공원 경계 검토기준이 ‘한라산-중산간지역-해안 및 연안지역’의 생태적 연결성 확보’라는 점에서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의 취지가 퇴색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국립공원 예정지의 숲을 없애고 무리하게 도로를 확장하려는 제주도는 경관 및 생태계를 훼손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 지역 수림지대가 자연림이 아닌 식재림이고,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삼나무라면서 벌채의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는 생태계의 원리와 가치를 철저히 배제한 논리에서 나오는 얘기들이다. 식재림이라 하더라도 현재의 생태적·경관적 기능과 역할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백번 양보해 지극히 단편적 사고로서 삼나무의 가치를 부정한다 해도 이의 대안은 삼나무 대신 다른 수종으로 갱신할 수 있을지언정 삼나무 숲을 없애고 도로를 확장하자는 것은 논리 모순이고 억지일 뿐이다. 더군다나 국립공원 예정지를 이런 식의 논리로 재단하는 것은 제주도정에서 환경정책을 없애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제주도는 제주국립공원 예정지에 포함된 비자림로의 확장공사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비자림로 주변 수림지대는 이 지역 오름군락의 생태계를 연결하는 생태축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미 벌채된 구간의 생태복원을 진행하고, 국립공원 지역 내 생태도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환경보물섬의 체계적인 보전이라는 제주도정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

제주.
크고 작은 오름 368개
용암동굴 160여개
8개의 유인도, 71개의 무인도
유네스코 3관왕,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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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광 뒤에 남은 것은
섬의 훼손은
제주 100년의 미래비전, ‘청정’과 ‘공존’[/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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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계획은 결코 제주도의 미래가 될 수 없습니다.[/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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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미래가 과잉관광으로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지난 2002년 '천혜의 자연경관이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연합뉴스[/caption]
제주도는 최근, 동부지역의 교통량 해소를 목적으로 구좌읍 송당리 대천동사거리에서 송당리 방향 비자림로를 지나 금백조로 입구까지 약 2.9km 구간에 대해 지난 2일부터 도로확장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 2002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제1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바 있는 비자림로의 삼나무들을 하루에 100여 그루씩 베어내고 있는데 벌목작업만 6개월이 걸리고, 훼손되는 삼나무 수는 2,400여 그루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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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확장 공사로 아름드리 삼나무가 잘려나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공사 현장. ⓒ제주의소리[/caption]
이 때문에 제주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수많은 국민들이 제주의 자연을 갉아먹는 무모한 행위에 대해 성토를 하고 있다. 8일부터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며칠도 안 돼 10,000명을 넘는 기록적인 결과를 낳았고 중앙 지상파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직접 현장 취재를 오고 있다. 사실상, 제주도가 전국적인 조롱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당국은 이 무지하고 무모한 사업을 일시 중단이 아니라 전면 철회하여야 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번 비자림로 확장사업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비자림로 확장사업은 제주제2공항을 시작하기 위한 첫 단추이며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번 도로확포장 공사는 지난 4월 16일, 제주특별자치도가 1단계 구(舊)국도 도로건설 관리계획이 최종 확정됐다고 발표하면서 나온 5개 구간 중 제주시~제2공항 연계도로인 번영로~대천동사거리~비자림로~금백조로 14.7km 구간의 확장 사업 중 일부(2.9km)를 시작한 것일 뿐이다.
비자림로 확장이 끝나면 금백조로 확장 공사가 준비 중이다. 금백조로는 백가지의 약초가 있다는 백약이오름 부근에서부터 성산읍 수산리까지, 아름다운 오름 군락과 수산곶자왈 그리고 광활한 초원지대인 수산평(수산벵듸)을 관통하는 도로이다. 이곳을 4차선으로 확장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차량이 정체되는 곳이 아니지만 제2공항이 들어선다는 전제 아래 확장공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금백조로 구간 주변 일대는 제주도 중산간 지대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경치와 중요한 생태적 가치를 갖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역사적 가치가 담겨 있는 곳이다. 이 일대는 제주도에서 오름 군락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서 화산섬의 전형이라 할만하다. 각종 광고에도 곧잘 나오는 곳이 이 일대이다. 아직까지는 원형이 잘 보존돼 많은 관광객들이 트레킹이나 드라이브를 즐기며 제주의 풍광을 만끽하는 곳이기도 하다.
금백조로가 시작되는 지점에는 백약이오름의 용암이 만들어낸 수산곶자왈이 자리 잡고 있다. 공사가 시작되면 이 수산곶자왈도 일부 잠식이 불가피하다. 또한 이곳 일대는 수산평(수산벵듸)가 자리 잡고 있다. 벵듸는 오름과 곶자왈처럼 제주어로만 존재하는 제주의 고유 생태계로서 초지가 발달한 들판을 말한다. 제주도의 면적이 남한의 2%도 채 안되지만 초지 면적이 전국 초지 면적의 약 46%에 달하는 것은 제주도 중산간 곳곳에 흩어진 이러한 벵듸 지대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수산벵듸는 몽골(원나라)이 일본과 남송 정벌을 위해 1276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목마장인 탐라목장이 있는 곳이다. 원나라가 패망한 이후에도 이때의 목축 전통이 이어져, 조선시대에는 국영목장으로, 일제시대에는 마을공동목장이 세워지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 목축문화가 시작된 역사적인 벵듸이다.
이 금백조로 확장공사가 시작된다면 이곳의 일부를 잠식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 도로 개발이 결국, 이 지대를 난개발로 끌고 갈 첨병이며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더 큰 문제가 대두된다. 비자림로나 금백조로 확장공사는 제주제2공항 확정을 전제로 만들고 있는 도로이기 때문이다. 만약 제주제2공항이 확정된다면 이 지대는 온통 난개발로 파헤쳐진 평화로 중산간지대(샛별오름 일대)의 전철을 그대로 밝을 것이다.
제주제2공항은 확정된 계획이 아니다. 수많은 논란 끝에 사전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가 계획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사업이다. 원희룡지사도 사전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제주제2공항 계획의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이처럼 제주제2공항을 기정사실로 해놓고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며 도로확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공사뿐만이 아니라 금백조로 확장 등 제2공항 연계도로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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