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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SNI 필드 차단 기술 도입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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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SNI 필드 차단 기술 도입을 우려한다.

익명 (미확인) | 목, 2019/02/14- 11:22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SNI 필드 차단 기술을 도입하여 https 보안 프로토콜을 이용하는 불법사이트로의 접속을 차단했다.   

망사업자를 통한 접속차단 시스템이 이용자들의 통신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기존의 URL 차단, IP 차단, DNS 차단 기술을 이용한 접속차단 역시 이용자들의 통신 패킷을 읽고 워닝 페이지로 접속되도록 변조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기술의 도입으로 국가기관의 요청에 따라 망사업자가 관리, 통제하여야 하는 이용자들의 통신 패킷 영역이 SNI 필드까지 확장되었다. SNI 필드는 암호화되진 않지만 본래 보안 접속을 위해 존재하는 영역이다. 이러한 보안 목적의 영역마저 규제에 이용하고자 관리, 통제 권한 아래에 두는 것은 부적절하며, 이번 차단 방식이 특히 우려스러운 이유다. 이렇듯 규제를 이유로 이용자의 보안접속을 무력화하는 시도를 지속하면 국가기관 스스로 국민의 인터넷 보안을 취약하게 만드는 결과만 낳게 될 것이다.

물론 접속차단이 곧바로 개별 이용자들의 패킷이나 접속기록 내용을 직접 들여다보는 감청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용자의 패킷을 읽고 ‘송·수신을 방해’하는 형식의 감청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다. 또한 불법감청은 아니라고 하여도, 이러한 접속차단 제도로 인해 이용자들의 통신 정보에 대한 국가기관과 망사업자의 통제권이 보다 강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신의 통신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쉽게 통제되거나 노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인터넷 이용자의 자유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현재 대부분의 차단 대상 사이트가 성인사이트라는 점 때문에 음란물 규제 찬반 양상으로 논의가 흘러가는 듯이 보이나, 접속차단 대상은 비단 음란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방통심의위는 모든 불법정보 및 불법에 이르지 않는 유해 정보에 대해서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저작권 침해 정보가 일부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로 ‘포쉐어드’와 같은 파일 공유 사이트를 차단하거나, 외국인 기자가 운영하며 북한의 정보통신기술 현황을 전달하는 ‘노스코리아테크’를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로 차단했다가 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2mb18noma라는 트위터 계정명은 ‘과도한 욕설’ 사용을 이유로 접속차단 결정을 받았었다.

불법정보가 일부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로 사이트 전체를 함부로 차단하는 경우도 많다. 사이트 차단은 그 안의 합법적인 정보까지 모두 차단되는 과검열, 과차단으로 이어지고 이는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 알 권리를 침해한다. 레진코믹스를 음란 사이트로 보고 차단했다가 이용자들의 항의로 하루만에 번복한 해프닝도 있었다.

방통심의위의 접속차단 결정은 한해 평균 15만 건이 이루어지고 있다(출처: 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서). 세계에서 유례없는 인터넷 심의 제도로 인해 프리덤 하우스 보고서에서 한국은 인터넷 부분적 자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접속차단 기술의 강화가 달갑지 않은 것은 이렇듯 과도한 심의 제도와 맞물려 인터넷 이용자의 정보 접근권을 침해할 위험도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인터넷 이용자의 보안과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접속차단 시스템을 재고하고 광범위한 인터넷 심의 제도를 효율적으로 개선해나가길 바란다.

2019년 2월 14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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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숙 의원은 2020년 12월 ‘정보통신망 이용 또는 제공 계약 시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안번호: 2106370)을 발의하였다. 조문 자체는 ‘불합리’, ‘차별’을 금지한다는 미사여구로 이루어져 있으나 결국 입법취지와 조문구조를 살펴볼 때 ‘망이용료’를 법제화하는 세계유일의 법이 될 우려가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입법시도는 망사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약속한 인터넷속도를 보장할 의무에 대해 잘못된 정책적 시그널을 보내 최근 불거진 인터넷속도 과대광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속되는 망이용료 법제화 시도에 반대하며 이와 관련된 웨비나를 5월 18일 오후1시 30분에 개최할 예정이다. (웨비나 참가신청)

한국에서 쓰는 ‘망이용료’라는 개념 즉 망사업자가 콘텐츠제공자의 데이터를 망사업자의 고객들에게 전달한 대가를 콘텐츠제공자로부터 받는 ‘데이터전송료’로서의 개념은 전 세계 어디에도 실행된 바가 없다. 2012년에 유럽망사업자연합회가 데이터발신자가 데이터를 받아주는 망사업자에게 전송료를 내야 한다는 발신자종량제(Sending Party Network Pays)규칙의 입법을 국제통신기구(ITU)에 제안했다가 유럽통신규제기구(BEREC)에 의해 신랄하게 비판을 받고 포기한 바 있다(아래 발췌문).

[번역: <유럽통신규제기구의 2012년 유럽 망사업자의 발신자종량제 제안에 대한 답변> 인터넷 상호접속계약은 접속용량의 제공에 대한 것이지 여러 독립된 망사업자들을 횡단하는 데이터 흐름의 단대단 전송에 대한 것이 아니다. 과거 전화망의 음성 트래픽과 달리 데이터는 독점적으로 점유된 네트워크 연결을 통하지 않으며,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의 특정 데이터 흐름의 성격이나 통행량을 특정하기도 불가능하다(그래서 그런 식으로 과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상호접속에 대한 과금은 상호접속지점에서 제공되는 용량에 비례해야 한다. 유럽망사업자연합회의 발신자종량제 제안은 인터넷의 분산화된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방식에 완전히 반한다. . . 개별 트래픽의 가치나 통행량에 비례한 과금은 현재 인터넷의 과금체계에 대한 과격한 일탈이다.]

2015년 미국 오바마 정부 연방통신위원회의 망중립성 명령(Open Internet Order)에서는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아래 발췌문). 

[번역: 미국연방통신위원회 2015년 망중립성 명령, <113문단> 마지막으로, 차단금지규칙은 브로드밴드 사업자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부가통신사업자의 콘텐츠, 서비스 또는 앱이 브로드밴드 고객들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대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 망중립성 명령은 트럼프 정부의 연방통신위원회에 의해 취소되었지만 망중립성을 수호하려는 주정부들에 의해 2018년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에 계승되었고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 금지 조항은 3101(a)(3)(A)에 계승되었다(아래 발췌문). 참고로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은 트럼프 정부 때 법무부의  소송합의에 의해 효력정지가 되었다가 바이든 정부 법무부가 소송을 취하함으로써 현재 유효한 법이다.

[번역: 캘리포니아 2018년 망중립성법 – 캘리포니아 민법 3101조(a)항: 인터넷서비스제공자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인터넷서비스제공자의 이용자들에게 인터넷트래픽을 전달하는 금전적 또는 어떠한 대가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어느 법조문에도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개념은 없었다. 단,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를 통해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접속료를 발신자종량제의 형태로 받도록 하였다. 그리고 2020년에는 서비스안정화의무법을 통해 콘텐츠제공자에게 데이터전송서비스를 안정화할 의무를 지움으로써 2016년 시행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을 콘텐츠제공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게 하였다. 이 경우에도 입법취지에서 ‘망이용료’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21년에는 전혜숙 의원 법안에서 입법취지에서 ‘통신망 이용료’를 명시하면서 ‘통신망 이용 및 제공에 대한 계약’의 변경권한을 규정하였다.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처음 인정하려는 것은 물론 정부가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 징수를 직접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가지도록 하였다. 

물론 모든 사인간의 계약은 정부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개입할 수 있으며 그런 권한의 화신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규제, 담합 예방, 소비자보호 등의 목적으로 계약관계에 대한 시정명령을 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혜숙 의원 법안은 정부가 나서서 망사업자가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우리는 이와 같은 입법흐름과 전혜숙 의원 법안에 반대한다. 첫째,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재정적으로 감당해왔던 망중립성에 정면으로 반한다. 인터넷은 전 세계의 컴퓨터들의 자발적인 연결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지 누군가 소유하면서 타인에게 이용권을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는 통신시스템이 아니다. 단지 모든 망사업자들이 서로 접속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이웃으로부터 전달받은 데이터를 도착지에 가깝게 옆으로 한 칸 전달한다는 약속으로 뭉쳐져 있고 그 약속을 뒷배삼아 고객들에게도 접속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그래서 망사업자가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도 데이터사용량이 아니라 접속속도(용량)이고 망사업자가 해외의 상위망사업자로부터 구매해오는 것도 접속속도(용량)이다. 망사업자들이 전송료를 받게 되면 콘텐츠를 올린 사람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열람하는 것을 항상 두려워해야 할 것이며 인터넷이 열어젖힌 표현의 자유의 세계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사람이 엄청난 전화비와 우표값을 걱정해야 했던 과거로 퇴보할 것이다. 

망사업자들의 광고비의 혜택을 받는 국내의 다수언론은 외국에서는 망사업자들이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내고 있다는 망사업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고 있지만 과거에 극소수에 있었다가 그마저도 거의 없어진 사례들로서 일반화할 수 없다. 특히 어떤 사례들은 전송료가 아닌 접속료를 내고 있는 것(paid peering 사례)으로서 망사업자와 실제 접속을 하는 콘텐츠제공자에게만 적용되고 종량제가 아닌 접속용량에 비례하여 부가되었기 때문에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라고 보기 어려웠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안정화의무법 및 전혜숙 의원 법안은 조문상 망사업자와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는 콘텐츠제공자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물론 망사업자간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이 콘텐츠제공자에게 전송료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어서 인터넷이 열어젖힌 전송료 무료의 표현의 자유세상에 재를 뿌리는 것이다. 

둘째, 망사업자들은 이용자들과 계약한 인터넷속도를 보장할 책임을 이용자들에게 지고 있고 이를 위해 망설비를 증축할 책임이 있다. 망사업자들은 자신의 데이터센터에서 이용자들 단말까지의 인터넷속도를 보장할 의무도 있고 해외단말과의 접속에 대해서도 상위망사업자들과의 접속속도(용량)을 어느 정도 확보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정부는 발신자종량제-서비스안정화의무법-전혜숙의원법으로 이어지는 규제를 통해 마치 망사업자들이 망증축 재원을 외부에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해외에서는 매우 엄격한 조건으로만 허용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제로레이팅이 폭넓게 허용될 것처럼 홍보하여 망사업자들이 본연의 업무인 인터넷속도보장에 소홀히 하게 만들었다. 

전혜숙 의원 법안은 전 세계 어디에도 법제화하지 않은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더욱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결국 망사업자들은 국내지역 망설비를 확충하여 광고속도를 보장할 의무에도, 상위 망사업자의 접속속도를 확보할 의무에도 소홀히 하게 될 것이며 국내 소비자들은 자신의 메시지가 월드와이드웹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뿌려질 때마다 전송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2021년 5월 1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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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1/05/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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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아티클19 및 SAFENET 포함 24개 국제 인권단체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정부가 공포한 정보통신부령 “MR5”에 대한 반대 서한을 전달했다. MR5는 전자프런티어재단(EFF)에 따르면 지금까지 나온 인터넷규제법 중에서 최악이라고 한다. (위 서한전달을 위한 교섭을 하는 도중 인도네시아 정부는 시행일자를 5월 24일에서 6개월 연기하였다.)

MR5는 첫째, 인도네시아 내에서 접근 가능한 모든 국내외 플랫폼에 ‘금지 콘텐츠’가 유통되지 않도록 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플랫폼이 차단되도록 하였다. 플랫폼 운영자에게 불법정보를 미리 차단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플랫폼 운영자가 사전검열(prior censorship)이나 상시감시(general monitoring)를 하도록 강요하여 국제인권원칙의 하나인 정보매개자책임제한 원리에 반한다.

둘째, 위 ‘금지 콘텐츠’는 “공공의 동요와 무질서(public unrest or public disorder)를 촉발하는(causing) 모든 콘텐츠”로 정의되어 매우 광범위하게 설정되어 있다. ‘금지 콘텐츠’의 정의는 우리나라 기준에서 과잉금지의 원칙과 명확성의 원칙에 모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합법적인 정보까지 차단한다.

셋째, 특히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가 특정 콘텐츠에 대해 “긴급”차단을 요청할 경우 24시간 내에 차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플랫폼 자체가 차단된다. 이 역시 짧은 시간 안에 판단을 내릴 수 없는 플랫폼 운영자가 콘텐츠의 합법성에 무관하게 과잉차단을 하도록 한다.

넷째, 위 플랫폼들이 모두 사전등록을 하지 않으면 역시 플랫폼이 차단되도록 하였다. 전 세계에서 콘텐츠 제공자 등록제를 운영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사전등록제는 플랫폼들의 운영권한을 정부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통제수단이 된다.

다섯째, 위 플랫폼들이 사전등록과 동시에 사용자 정보에 “직접 접근(direct access)” 권한을 정보통신부에 부여해야 하며 이 권한을 부여하지 않으면 역시 플랫폼이 차단된다. 이와 같은 직접 접근은 아무런 근거 없이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허용하고 특히 영장과 같은 절차적 보호기제를 생략한다. 이는 오픈넷이 주도하여 500여 시민단체들이 연명한 통신감시에 대한 필수성 및 비례성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21/06/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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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폭스 브라우저 제공업체인 모질라재단은 10월 4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통해 CP서비스안정화법에 대해 반대의견을 밝혔다.  

모질라재단은 콘텐츠 제공업체에게 ‘망이용료’나 망안정화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한국 경제를 훼손하고 토착 콘텐츠제공사들에게 불이익을 주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증대시키며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고 해외 서비스들의 국내 제공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모질라재단은 이미 네이버, 카카오가 엄청난 인터넷접속료를 국내 망사업자에게 내고 있는 상황에서 ‘CP서비스안정화법’은 서비스안정화의무를 추가 부담시킴으로써 진입장벽을 더 높게 만들며, 특정 이용자 숫자나 트래픽량 이상의 사업자에게만 적용시킨다 하더라도 중소업체들이 대형업체와 경쟁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악영향은 변함이 없다고 하였다.  

또 해외 콘텐츠제공자들도 망사업자에게 ‘망이용료’를 내거나 서비스안정화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면 법을 따르기 보다 국내에서 서비스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술적으로도 인터넷에서 콘텐츠제공자에게 서비스의 안정화를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도 주장했다. 소위 ‘라스트마일’ 조건은 인터넷접속제공자 즉 망사업자들이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핵심상품인데 이에 대해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은 콘텐츠제공자들에게 서비스 안정화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망에 대한 투자를 저하시킨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제공자들은 이와 같은 부담 또는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킬 것이며 결국 소비자들은 더욱 저하된 서비스를 더욱 높은 가격에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해외 콘텐츠제공자들은 ‘망이용료’나 서비스안정화의무가 부과된다면 아예 캐시서버 설치를 고사할 것이며 국내 소비자들은 2017년에 그랬듯이 현저하게 느려진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17일, 오픈넷과 진보네트워크센터를 포함한 국내외 14개 단체 역시 서비스안정화법에 반대하는 서한을 최기영 과기부 장관에게 제출한 바 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보도자료] 해외시민사회단체들, 한국 정부에 CP서비스안정화법 및 발신자종량제 폐지 요구 서한 전달 (2020.09.17.)
목, 2020/10/0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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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 12. 2.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간행물 등의 형태를 포함시키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유정주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5530)에 대하여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국회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

  •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하 “아동성착취물”)의 범위에는 필름·비디오물·게임물이나 화상·영상 등의 형태 이외에 사진집·화보집이나 간행물 등의 형태로 된 것도 포함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정의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음. 이에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사진집·화보집이나 간행물 등의 형태를 포함함으로써,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보호를 강화하려는 것임(안 제2조 제5호)

2. 반대의견

가. 서론

  •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보호를 강화하고자 하는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아동성착취물에 “간행물” 등의 형태를 포함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어 반대함 

나. 간행물의 의의

  •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조 제3호에 의하면 “간행물”이란 종이나 전자적 매체에 실어 읽거나 보거나 들을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저자, 발행인, 발행일, 출판사, 국제표준자료번호 등을 표시한 것을 말하며, 이는 모든 소설, 만화, 사진집, 화보집 및 전자출판물, 외국간행물, 신문과 잡지 등 정기간행물을 포함함

다. 명확성의 원칙 위반

  •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라는 말로 표현되는 죄형법정주의는 이미 제정된 정의로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되지 아니한다는 원칙으로서 이는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가능한 형식으로 정해야 한다는 법치국가 형법의 기본원칙임. 특히 헌법재판소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서 죄형법정주의에 의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의 이념은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1996. 12. 26. 93헌바65)라고 하여, 형벌조항에 대해서 더욱 강화된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음
    • 아동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고 구입․소지ㆍ시청은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등 아동성착취물 관련 범죄는 일반적인 성범죄에 비해 가중처벌되고 있음. 따라서 이러한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아동성착취물의 정의에는 더욱 강화된 명확성이 요구된다고 할 것임 
  • 또한 헌법재판소는 “법률은 되도록 명확한 용어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은 민주주의ㆍ법치주의 원리의 표현으로서 모든 기본권제한입법에 요구되는 것이나,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를 수반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의견, 견해, 사상의 표출을 가능케 하여 이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 즉,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주체는 대체로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해서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된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판례집 10-1, 327, 342 참조),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망라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게 되므로 …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경우에 일반적으로 명확성의 요구가 보다 강화된다”(헌재 2002.06.27 결정, 99헌마480)고 판시하여 표현의 자유 제한입법에 대하여 보다 엄격한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음
    • “간행물”이란 종이나 전자적 매체에 실어 읽거나 보거나 들을 수 있게 만든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는 표현물이므로, 이에 대한 제한은 보다 엄격한 명확성이 요구된다 할 것임
  • 본 개정안은 아동성착취물의 범위에 “사진첩, 화보집이나 간행물 등의 형태”를 포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문언상 화상․영상․사진이 아닌 문자로 된 소설․신문․잡지와 같은 간행물이나 실제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그림으로 된 간행물도 아동성착취물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음. 19세 미만의 인물이 등장한다면 그것이 허구든 실제든, 문자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영상이든 똑같이 처벌한다는 점에서 예컨대 미성년자의 성관계를 묘사한 춘향전과 같은 표현물도 해당될 가능성이 있는 것임. 이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함
금, 2020/12/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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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9.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하는 일명 ‘5·18 왜곡 처벌법’(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국가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이에 반하는 표현을 형사처벌하는 방식의 규율은 장기적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할 위험이 높음을 이유로 5·18 왜곡 처벌법의 제정을 반대해왔으며, 같은 취지에서 본 법의 시행을 우려한다.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의의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사회가 일정한 대응을 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그 방식이 국가가 역사나 사상에 대한 ‘진실’을 결정하고 이와 반대되는 표현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형식의 규제는 국가와 정치권력이 반대자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위험이 높기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금기시되는 것이다. 5·18 민주화운동 역시 이러한 독재 권력의 지배 방식에 항거한 민주화운동이었고, 그 뒤로도 장기간 지속된 국가 탄압에도 불구하고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끝없는 시민의 투쟁과 토론을 통해 진실이 자리잡은 역사라는 점에서, 이 법은 더욱 모순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본 법의 제안이유에서 설시되어 있는 ‘잘못된 역사인식 전파와 국론 분열의 방지’라는 명목은 북한과 관련한 사실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표현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면 처벌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의 그것과 유사하다. 국론 분열 방지를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표현행위를 처벌하는 법이 만들어진 이상, 앞으로 천안함 사건이나 6.25 전쟁 왜곡에 대한 처벌법안이 제안되어도 반대할 논거는 더욱 찾기 어려워질 것이다.

본래 5·18 왜곡에 대한 규제 논의가 대두된 이유는 ‘국론 분열’이 아니라, 5·18 왜곡 표현이 역사 왜곡을 넘어 일종의 혐오표현이 가지는 해악, 즉, 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차별, 배제를 선동하거나, 국가폭력, 집단적 폭력을 정당화하여 유사 사건을 재발시킬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였다. 따라서 본 법 역시 이러한 위험을 가진 수준의 표현에 한정하여 적용되어야 그나마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법조문은 그렇지 않은 표현들마저 폭넓게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어 문제다. 

‘5.18 민주화운동’을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항하여 시민들이 전개한 민주화운동’이라고 정의하며 이에 대한 허위사실을 처벌한다고 하여 ‘시민운동’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정하고 이를 성역화하고 있다. 이번 개정법이 비교법적인 모델로 삼은 독일의 유태인학살부인죄가 ‘학살’이라는 반인륜적 범죄의 발생사실 및 부당성을 부인하는 표현을 처벌하는 것에 한정되어 있는 반면, 본 법은 이러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런 식으로라면 예를 들어 도청앞 광장에 몇 명의 시민이 모여 있는지에 대해 부정확한 수치를 제시하는 것처럼 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차별, 배제를 선동하거나 학살을 정당화하지 않는 표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본 법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는 적어도 독일법과 같이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벌어진 반인도적 범죄의 발생사실을 부인하거나 정당화하는 표현을 규제하는 형태로 재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국회는 역사 왜곡 또는 국론과 반대되는 허위사실 유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표현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근거를 마련하여 5·18 정신이 이룩하고자 한 민주주의의 의미와 표현의 자유를 퇴보시키는 본 법을 재고하길 바란다. 

2020년 12월 3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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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0/12/3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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