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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민간의료보험 실태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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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민간의료보험 실태와 문제점

익명 (미확인) | 월, 2019/02/04- 11:40
<div class="xe_content"><h1 dir="ltr">민간의료보험 실태와 문제점</h1> <p dir="ltr">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h3> <p dir="ltr"> </p> <h2 dir="ltr">한국 민간의료보험의 성격</h2> <p dir="ltr">한국에서 보험산업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재해 및 각종 손해, 그리고 자본 손실을 최소화하는 금융상품에서 최근에는 연금, 투자 등 이름만 보험일 뿐, 한국에서는 금융서비스 전반을 통괄하는 산업이다. 이는 금산분리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정 기업이 시기별 핵심사업을 문어발식으로 늘리는데 자본조달 수단으로 보험사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의료보험산업은 병원자본의 파트너로써 병원의 성장과 더불어 자신의 시장을 계속 늘려왔으며, 1989년 삼성생명이 재단을 만들어 삼성서울병원을 만들면서 재벌이 보유한 핵심 보험자본이 병원까지 운영하게 되었다.</p> <p dir="ltr" style="line-height:1.7999999999999998;margin-top:0pt;margin-bottom:0pt;"> </p> <p dir="ltr" style="line-height:1.8;margin-top:0pt;margin-bottom:0pt;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11pt;font-family:Arial;color:#000000;background-color:transparent;font-weight:400;font-style:normal;font-variant:normal;text-decoration:none;vertical-align:baseline;"><img alt="<표 1-1> 시기별 민간의료보험 규제완화 및 출시상품"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7EbdmOZlWqVGAZ6WYDSJbsw_q-IUNijEIOO0…; /></span></p> <p dir="ltr">1977년 직장건강보험 도입을 기점으로 병원 설립이 확대된 이후에 상품의 다각화가 시작되었고, 1988년 전국민건강보험 도입에도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고, 필수의료서비스의 상당수가 비급여로 남아있어 이들 부분의 정액보장상품이 출시되었으며, IMF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서 공적보험과 경쟁하는 민간의료보험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띄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p> <p dir="ltr"> </p> <p dir="ltr">우리가 흔히 말하는 ‘의료서비스산업’은 병원자본이 중심이지만, 이를 금융자본 측면에서 지탱하는 것이 보험이다. 물론 보험은 공적보험(국민건강보험)과 민간보험으로 구분해 생각할 수 있는데, 한국은 공적보험의 낮은 보장성, 병원 통제기전의 약화, 의료공급의 민간 의존성 등 민간보험이 성장 가능한 큰 고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병원자본에 기반을 두는 산업자본으로써 의료기기 및 제약사 등의 성장 욕구가 팽창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하다.</p> <p dir="ltr"> </p> <p dir="ltr">그러나 역사적으로 한국의 병원자본은 자신의 성장 기반으로 주되게는 공적보험을 선택했다. 이는 병원의 성장 시기와 공적보험의 성장 시기가 일치하는 역사에서 입증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민간의료보험은 늦게 발달했다. 보험자본은 최초에는 공적보험의 취약지점인 낮은 보장성을 보완하는 잔여적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p> <p dir="ltr"> </p> <p dir="ltr">민간의료보험은 초기에는 정액형 보험으로 불리는 현금급여<sup>1)</sup> 대체형 보험에서 출발했지만, 2000년대 들어 병원자본의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암보험, 실손보험으로 대표되는 상병보험형태로 전환되었고, 급기야 2003년경부터는 국민건강보험을 대체하거나 경쟁할 수 있는 보험으로 전망을 세운 바 있다<sup>2)</sup>. 그러나 보험의 팽창 시도는 궁극적으로 공적보험체계를 통해 성장한 한국 병원에게도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었다. 보험자본과 병원자본은 서로를 강화하는 관계이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경쟁하는 관계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문제가 되는 실손형 민간보험시장의 팽창은 비급여 행위를 계속 증가시켜왔고, 이는 다시 실손형 민간보험 존치의 근거가 된 것은 물론이고, 보험시장을 팽창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p> <p dir="ltr"> </p> <p dir="ltr">그러나 비급여 행위(병원 공급의 시장 의존 부분)가 보험자본의 예측치보다 높게 늘어날 경우, 보험자본의 수익성에는 타격이 될 수도 있다. 즉 병원자본의 몫이 늘어날수록 보험자본의 몫은 줄어드는 경쟁적 구조가 내재되어 있다. 공적보험은 운영비를 제외하고 재정 효율이 고정되어 있는 반면, 민간보험은 자신의 이윤을 올리려는 동학이 철저하게 작동한다. 대표적으로 2007년 이후 도입된 보충형 보험인 실손보험은 2013년 손실에 단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갱신 기간을 1년까지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보험 청구에 심사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보충형의 도입 취지를 뒤엎는 시도를 서슴지 않는다. 이는 기존 보충형 보험에서 대체형 보험으로의 진화를 추구하는 행보다. 한발 더 나아가 2013년 말부터는 대담하게도 공적보험의 심사평가를 관할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실손보험 대상이 되는 비급여까지 심사평가하자는 내용까지 제시한 상태이다. 물론 이를 바라보는 병원자본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sup>3)</sup>.</p> <p dir="ltr"> </p> <p dir="ltr">특히 2008년 이후 경제성장의 둔화, 가계소득의 감소는 보험시장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자본은 공적보험을 활용해 이윤율을 유지하려고 시도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선택진료비 및 차등 병실료 등을 개선하면서 공적보험에서 보상을 더 받는 방향성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위밴드수술 및 로봇수술 같이 효용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못한 시술의 건강보험 급여화까지 논의하는 단계<sup>4)</sup>에 도달하였다.</p> <p dir="ltr"> </p> <h2 dir="ltr">민간의료보험의 규모와 상황</h2> <p dir="ltr">2007년도까지 한국의 민간의료보험은 대부분 생명보험이었다. 당시 가입 구성을 보면 생명보험 90.9%, 장기손해보험 8.1%, 상해보험 1.0% 순이다. 즉 사망시 보상과 장해 발생시 정액보상이 주된 시장이었다. 이는 상병수당, 장애연금, 공적 연금체계 등 사회복지서비스의 부재로부터 야기된 시장이었던 셈이다. 여기에 비해서 의료서비스와 관련된 것은 간병비, 입원료 정액보장 등에 국한되었으며 시장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의료비의 높은 본인부담은 민간보험으로 하여금 이 시장에 진출하도록 유혹하였다. 2003년 발표된 삼성생명 보고서를 보면 당시 민영의료보험의 도입 배경으로 첫째 높은 본인부담, 둘째 양질의 의료서비스 욕구, 셋째 의료시장 해외개방 대비였다. 여기서 높은 본인부담금(즉,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가장 큰 시장화의 기반이었다.</p> <p dir="ltr">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그림 1-1> 민영건강보험의 현황과 발전방향 2003" src="https://lh5.googleusercontent.com/m-9hvX91IbfLChwNR4lI8BQwKr4B0WCzqB0hU…; /></p> <p dir="ltr"> </p> <p dir="ltr">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2>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률 및 가입개수" src="https://lh5.googleusercontent.com/1BSmVnGlluQrvGxocosk0bZitTJZ2sVJ0hCaa…; style="vertical-align:middle;" /></p> <p dir="ltr">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3>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률 및 가입 개수(종신보험, 연금보험 제외)"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le0iieqEFMyTiQWZqizqLFLfpaC5QDYt2Qs7f…; /></p> <p dir="ltr">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4> 가구소득수준별 가입가구대비 민간의료보험 가입개수(종신,연금보험 제외)" src="https://lh6.googleusercontent.com/rZBZwk4jUHxW34cF3uswfX706fZt9nrkUC4uj…; /></p> <p dir="ltr"> </p> <p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0pt;margin-bottom:0pt;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11pt;font-family:Arial;color:#000000;background-color:transparent;font-weight:400;font-style:normal;font-variant:normal;text-decoration:none;vertical-align:baseline;"><img alt="<그림 1-2> 민간보험의 영역과 민간의료보험 가입 이유"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Hf0hMaBXcARFD89mvWxRSLyS0oglWpYmtq5_e…; /></span></p> <p dir="ltr"> </p> <p dir="ltr"><그림 1-1>에서 나타나듯 현재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손의료보험 도입 이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단계이다. 여기서 핵심 고리가 앞서 말한 심사평가 기능 확보 및 병원과의 직불계약 건이다. 이는 지난 5년간 국회 및 보건복지부, 금융감독원 등에서 심심치 않게 계속 주장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그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아직까지는 추진 계획은 명확하지 않다. <표 1-2>에서 보듯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민간보험의 가입 개수는 연평균 1.53% 증가하였고, 가구의 민간보험 가입률은 79.9%이다. 그런데 <표 1-3>에서 나타나듯 종신보험, 연금보험 제외하더라도 월평균 납입금은 2016년 기준 20만 원에 다다른다. 이는 연간 240만 원 정도에 해당되며, 전체 가구 수로 환산하면 대략 40조 원가량의 규모다.</p> <p dir="ltr"> </p> <p dir="ltr">또 다른 문제는 민간보험의 소득역진 현상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가구의 소득이 높을수록 가입 가구 대비 민간의료보험 가입 개수가 많게 나타나며, 1분위는 2011년에서 2016년 연평균 0.63% 증가한 반면, 가구소득 5분위는 2011년 4.98개에서 2016년 5.41개로 연평균 1.67% 증가하였다. 즉 부유할수록 민간보험 가입률이 높고, 이런 현상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이는 가입자의 선택적 가입으로 인한 소득, 연령 불균형이 가속화되면서 철저한 수익자부담 원칙이 강화되는 측면을 반영한다.</p> <p dir="ltr"> </p> <p dir="ltr">한국 민간의료보험은 해외와 같은 단체가입이 아닌 개인가입이 주되어 갱신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낸다. 단체가입은 지역, 조합 등에서 갱신시 협상을 통해 최소한의 제한장치들이 작동할 여지가 있는 반면, 개인가입은 보험회사의 기업 정보를 제대로 해석해 낼 수도 없어 속수무책으로 높은 보험료를 계속 내게 된다. 이 때문에 2010년 금융감독원조차 보험회사가 이런 식으로 보험료를 올리면 처음 5만 원으로 가입한 사람이 20년쯤 지나면 80만 원을 내야 한다고 밝힌 바도 있다. 즉 민간의료보험은 영리적 성격이 매우 강하여 가계소득에 민간보험료가 미치는 영향도 날로 커지고 있다.</p> <p dir="ltr"> </p> <p dir="ltr"><그림 1-2>에서 나타나듯 민간의료보험을 가입하는 이유는 공적보험의 허술함이다. 질병, 사고시 부담 경감이 첫 번째 이유인데, 이는 소득 보전이 전혀 안 되는 한국의 현물중심급여(상병수당 없음)의 반영이다. 여기다 산재보상이 어렵고, 장애연금 등이 취약해서 사실 개인이 모두 책임져야 하는 구조를 반영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이 들어간다. 민간의료보험시장의 확대는 복지제도 전반의 취약함, 건강보험의 허약함이 원인이다. 이는 여타 민간보험의 막대한 팽창을 볼 때 한국 복지제도의 엉망인 상태가 민간보험시장 팽창의 주된 원인임을 반증한다.</p> <p dir="ltr" style="line-height:1.38;margin-top:0pt;margin-bottom:0pt;">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5> 연도별·세목별 국세징수실적 및 생명보험 보험료수입 (단위: 억 원)" src="https://lh5.googleusercontent.com/oHDWEdaooc9w4oMyX1ZhZ9ejURFXSaSzQkK3M…; /></p> <p dir="ltr">이는 <표 1-5>를 보면 실손 민간의료보험이 도입되기 전인 2006년에 이미 생명보험사의 수입이 국세 총수입의 반을 차지할 만큼, 낮은 사회복지로 인해 민간보험을 통한 안전망이 구축된 경로에도 기반을 둔다. 즉 전반적인 복지 후진국의 모습과 공적보험의 낮은 보장성, 인구노령화로 인한 의료수요의 급증, 양극화 심화 등이 민간의료보험의 계속된 팽창을 해석할 수 있는 근거다.</p> <p dir="ltr"> </p> <p dir="ltr">마지막으로 최근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손해율을 낮춰 반사이익을 거두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들<sup>5)</sup>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실손보험과 비급여는 상호 강화 효과가 있으며, 실손보험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와 실손보험 가입자에 대한 공급자의 도덕적 해이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도 실손보험 가입자의 비급여 진료비 비중은 60.3%로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이용을 합쳐 40% 선인 평균보다 매우 높았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 2014년 1월에서 10월까지 청구된 비급여 진료비 비중은 70.4%로, 급여 진료비(29.6%)의 두 배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는 몇 가지 상황을 시사한다.</p> <p dir="ltr"> </p> <p dir="ltr">실손보험의 존재 자체가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요소다. 여기에 한국의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의 본인부담금(건강보험의 도덕적 해이 방지 장치)까지 보장함으로써 건강보험의 적정진료 기능을 더욱 위협하고 있고, 건강보험의 불필요한 지출까지 강제하는 요소로도 기능한다.</p> <p dir="ltr"> </p> <h2 dir="ltr">민간의료보험문제와 대안 논의</h2> <p dir="ltr">민간의료보험 납부 금액을 국민건강보험으로 전환하면 된다는 주장이 2010년 나왔는데<sup>6)</sup>, 이는 많은 부분 공감은 가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정액형 보험은 질병이 걸렸을 때 일정 금액을 받는 보험으로 사실 화재보험이나 생명보험 같은 재난보험의 성격이 크다. 또한 상병수당이 없는 한국에서는 아플 때 소득을 대체할 안전장치로 인식된다. 여기다 종신형 생명보험 등에 연계되어 있고, 높은 자영업 비중도 고려 대상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노후소득 보장뿐 아니라 아플 때 소득이 모두 소실되기 때문에 민간의료보험에 더 크게 의존한다. 즉 정액형 상품 등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올린다고 해도 딱히 사라질 보험상품이 아니다.</p> <p dir="ltr"> </p> <p dir="ltr">실손 민간의료보험의 경우 2011년 4.5조 원에서 2016년 7.5조 원가량으로 약 80% 성장하였으나, 정액보험 총액의 반에도 도달하지 못하였다. 현재의 건강보험 보장성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확대도 쉽지 않다. 문제는 이들 민간의료보험이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보험료 인상 전략을 추구할 공산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민간보험의 높은 보험료 인상률은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2015년 갱신되는 실손보험 보험료를 전년 대비 최고 19.9%, 현대해상은 최대 18.6%를 인상키로 결정한 바 있다.</p> <p dir="ltr"> </p> <p dir="ltr">물론 상병수당이 전면 시행되고,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상승한다면 정액보험 시장도 없어질 수 있다. 또한 건강보험 보장성이 획기적으로 올라간다면 실손보험은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이다. 따라서 민간의료보험에 투입되는 막대한 재원을 국민건강보험으로 끌어오는 과정은 선차적 과정이 아니라 공적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상병수당 도입의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p> <p dir="ltr"> </p> <p dir="ltr">국민들에게 실손보험의 문제점을 알리겠다는 운동의 취지도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상병수당을 도입해 공적 현금급여를 도입할 단초를 만드는 것이며, 이야말로 민간의료보험의 문제를 해결할 핵심 키워드이다. 사실 비급여 항목의 상당수가 효과성이나, 대체성, 비용 대비 효율이 입증되지 않고 의료현장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시술이나 약제를 민간보험을 가입해서 이용하겠다는 욕구가 부추겨지는 공급구조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서구 선진국들은 입원 진료시 한국과 달리 총액예산제라는 지불제도를 통해서 환자들의 부담을 경감하고 의료공급자들 스스로 적정하게 진료하도록 강제해왔다. 한국은 행위별수가제를 입원 진료시에도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비급여 진료와 급여 진료를 뒤섞어 공급할 수도 있다. 즉 실손 민간의료보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비급여를 없애겠다는 신호를 우선 보내는 것이 시발점이며, 이는 지불제도 개편, 혼합진료 금지 같은 공급구조 개편의 과제와 일맥상통한다.</p> <p dir="ltr"> </p> <p dir="ltr">하지만 원칙적인 공적보험의 강화 문제 외의 점진적 개혁과제들도 추진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건강보험에 미치는 민간의료보험의 해악을 해결하고, 불필요한 가계의 보험료 지출을 막기 위해서도 시급한 여러 방안이 있다. 우선 실손보험이 건강보험의 본인부담금 영역을 일부라도 보장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그래야 실손보험 가입자의 무분별한 건강보험 이용이 자제되고,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의 역할이 정상적으로 작동된다.</p> <p dir="ltr"> </p> <p dir="ltr">또한 민간의료보험의 관리감독 권한을 현재 금융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해 건강보험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검토한 후 출시·교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보건복지부에서 상품 표준화, 보험료율, 적정 손해율 산정, 조세 혜택 금지 등의 규제를 도입해 엄밀한 의미에서 공적보험을 보완하는 수준으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사망, 연금, 적립형, 만기환급형 등 여타 보험상품에 민간의료보험상품을 끼어 통합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금지할 필요가 있다. 통합판매는 상품 해약을 어렵게 만들고 만기환급형 상품은 불필요한 가입 기간의 연장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실손보험도 건강보험 수준의 자체 본인부담금을 부여하여 최소한의 금전적인 도덕적 해이 방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물론 이런 과정은 실손의료보험의 해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와 함께 도입될 필요가 있다.</p> <p dir="ltr"> </p> <h2 dir="ltr">소결</h2> <p dir="ltr">민간보험 자본은 보건의료 부분에서 민간병원의 파트너로 기능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강화하고 있다. 일부 견제하는 부분이 있지만 여전히 문제의 해결은 의료공급 개편에 놓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병원과 의료공급에 대한 대안 마련이 있어야 보험자본 규제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지불제도 개편(총액예산제등으로 변화), 공공의료공급 확대 등이 있다.</p> <p dir="ltr"> </p> <p dir="ltr">민간의료보험 문제만 떼어놓고 봐도, 아플 때 소득을 보장해줄 수 있는 장치인 상병수당의 도입 없이는 현실적으로 해결이 쉽지 않다. 때문에 상병수당 도입은 단순히 산업재해 대응이나 국제기준의 문제가 아니라 막대한 민간의료보험으로 인한 가계부담을 경감시킬 수단이다.</p> <p dir="ltr"> </p> <p dir="ltr">민간병원이 대부분인 한국에서 보험자본이 병원을 통제하는 미국식 의료구조까지 망가질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 보험자본에 대한 개별적 규제도 필요하다. 우선 민간의료보험의 관리감독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문제, 보험상품의 규격화, 통합판매 금지, 개별판매 및 해약을 쉽게 하는 등의 개혁 조치들이 요구된다. 이는 민간보험에 대한 강력한 규제인 동시에 의료영리화를 막는 수단이기도 하다.</p> <p dir="ltr"> </p> <p dir="ltr">민간의료보험과 민간병원의 극단적 팽창 과정이 현재 경총(경제인총연합회)의 ‘영리병원’ 도입 주장으로 나간 배경이기도 하다. 민간의료보험이 필요없는 의료복지체계를 갖추도록 하는 데 있어 의료기기, 제약산업 등의 산업화도 제한 장치인 만큼, 의료는 공공재라는 인식 속에서 공적의료제도를 확립할 제반조건을 만들고, 무엇보다 의료민영화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 기본적인 대안이다.</p> <hr /><p dir="ltr"><sup>1) 한국에는 상병수당이 없다. 급여는 의료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현물급여로 대부분 운영된다.</sup></p> <p dir="ltr"><sup>2) 민영건강보험의 현황과 발전방향, 삼성생명 2003년</sup></p> <p dir="ltr"><sup>3)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2015.12.5. “실손의료보험 의료기관 청구대행에 대한 입장”,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와 대한병원협회(회장 박상근)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 의료기관 청구대행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sup></p> <p dir="ltr"><sup>4) 2015년 11월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하 대강당에서 ‘로봇수술 급여화 방향 설정을 위한 공개토론회‘가 개최된 바 있다.</sup></p> <p dir="ltr"><sup>5)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손해율)에 미치는 영향, KDI 2018.9월</sup></p> <p> </p> <p dir="ltr"><sup>6) ‘만천원의 기적’,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2010년</sup></p></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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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7/09/0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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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방통위 비전 및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시민단체 종합 평가 의견서

14개 미디어, 시민, 정보인권, 소비자단체들은 오늘(25일) <4기 방통위 비전 및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종합 평가 의견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하였습니다.

 

단체들은 앞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여 4기 방통위의 운영과 정책에 실망을 표하고, 시민참여의 거버넌스 수립과 정책 방향의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우리 단체들은 이후 한 달간 후속 논의를 진행하여 4기 방통위의 주요 정책을 검토하였습니다. 그중 50여개 세부항목을 선정, 관련 분야의 단체들이 과제별 평가 의견을 작성하고, 이를 종합하였습니다.

 

* 실망스러운 4기 방통위 정책과제, 방통위는 시청자와 이용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17년 12월 28일 

 

우리 단체들은 방통위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를 바라며 향후 정책과정에 시청자와 이용자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민관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나갈 예정입니다. 자세한 평가내용은 <첨부>한 의견서 전문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2018. 1. 2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매체비평우리스스로, 문화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서울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인권센터,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보도자료 [전문보기/다운로드]

정책의견서 [전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1/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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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영상 미리보기 이미지, 삼성의 불편법적인 승계 언제까지 계속될까?

2017년 2월 16일, 참여연대는 금융감독원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특별감리요청을 했습니다.

2018년 5월 1일, 금융감독원은 1년 간의 특별감리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 판정을 내렸고, 

오늘 6월 20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는 2차 정례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삼성의 불편법적인 승계 관련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는지, 삼성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합법적으로 이뤄지는지 계속해서 지켜보겠습니다.

 

1편 보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QnA. 이재용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삼바가 왜 나와?

➜➜ https://youtu.be/2sLFX6AQ71k

 

♥︎ 유튜브에서 영상보기 : https://youtu.be/KDx2dScU_ug

♥︎ 참여연대 유튜브 채널 : https://goo.gl/L52MGb

 

수, 2018/06/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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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8_참여사회포럼

<사진=참여연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선제적 평화공세가 필요하다

참여사회포럼 '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요약 

 

지난 9월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참여사회연구소 주최 ‘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토론회가 열렸다. 

 

“2015년과 2017년 두 번의 8월 전쟁 위기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며 첫 번째 발표를 시작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015년 8월 군사충돌이 극적인 합의로 귀결된 것과 비교할 때 이번 전쟁 위기가 어떻게 국면전환이 될지 주목해야 한다며 운을 뗐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북한의 국가전략과 전망 : 핵협상의 새로운 조건과 국면전환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향후 북한과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를 살펴보며 대화국면이 열릴 가능성을 검토했다.

 

선택지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북한 정권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보고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의 전략목표와 군사목표를 설명했다. 조 위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억제력 확보를 통해 내적으로는 체제의 권력기반을 안정하려는 한편 외교적으로는 각종 제재를 받지 않는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군사적으로는 유사시 미군 전시증원전력을 차단하기 위한 ‘반접근지역거부 전략’과 미국이 자국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에 확장억제력을 제공할 수 없도록 상황을 조성하는 ‘응징적 억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았다. 핵‧미사일을 고도화하는 군사전략에 대해서도 현재 북한 보유 핵탄두 추정치가 20기 정도인데 여기서 동결하지 않을 경우 50개, 100개로 늘어나게 되면 한국이나 일본, 미 본토까지 핵 선제사용 위협을 할 수도 있다며 핵동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위기가 군사충돌 아니면 국면전환으로 귀결될 것이냐 하는 갈림길에서 현재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 중 대북선제공격, 중국과의 빅딜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확전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 북핵 해결과 한미동맹의 등가교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꼽았다. 북미 간 대화라는 선택지 역시 미국 보다는 북한이 시도할 ‘수요’가 더 많다고 내다봤다. 특히 11월 초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중 간 북핵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북한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므로 북한이 먼저 전면적 대화 제의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내부 문제 때문에, 또 트럼프는 아직까지 미국의 동아태 외교안보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틈을 비집고 북한이 이른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쭉 끌어왔는데, 미국과 중국이 합의를 해버리면 북한으로서는 미중의 합의를 깨버릴지 따를지 선택해야 한다. 북한이 미‧중 합의를 깨면서 새로운 게임을 벌이기에는 이미 수단을 많이 소진했다고 본다.”

 

조성렬 책임연구위원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사진=참여연대)


물론 올해 핵 무력 완성을 끝내고 내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북한이 국면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고, 이 외에도 3월 말 또는 4월 초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평창 동계올림픽, 중국의 양회까지 마무리되는 시점에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즈음되면 미국이 북한의 대화제의를 거절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핵무력을 100% 완성하기 전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시기로서 10월 말 경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이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먼저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에 나온다고 해도 여전히 전망은 암울하다고 평가했다. “조건없이 대화에 나올 뿐이지 핵을 포기하는 협상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조 위원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한반도 평화체제나 북미수교를 교환’하는 연성균형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북한이 요구하는 낮은 수준의 ‘경성균형’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경성균형’이란 북한의 핵무력을 제한하려면 반대쪽도 실질적인 군사력을 제한하는 식의 교환을 의미한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이것이 ‘한미 군사연습은 합법, 북한 핵실험은 불법’이라고 하면서 합법, 불법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화국면으로 가게 되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타협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입구로서의 동결, 출구로서의 폐기’를 기본방향으로 협상을 진전시켜야 하며 그 과정에서 ‘동결’이란 단어의 의미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재정의 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보았다. 

 

궁극적으로 조 위원은 지금의 한반도 핵위기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백전백승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북한의 군사력 사용을 억제하는 동시에 협상으로 끌어내 핵‧미사일 동결하면서 궁극적으로 점진적 체제전환을 유도해 북한의 핵보유국 의도를 깨는 포괄적 접근법에 따른 비군사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톤을 이어받은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남한 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과연 한반도 핵위기를 돌파할 방안은 무엇인가 검토했다. “남한의 정권교체와 한반도 핵/미사일 갈등의 해결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시작한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구상’과 후속 제안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북한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외교안보 정책의 중대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방안이 북한의 입장과 접점이 없다며 “북한은 평화협정가 신뢰를 확인하는 조치일 뿐, 실질적이고 항구적인 적대해소조치가 아니므로 평화협정 체결과 별도로 혹은 그 후에 적대해소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그 간극을 설명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이번 한반도 위기에서 최대 압박과 최대의 관여를 통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최대한의 압박은 구체화되고 있는 것과 달리 최대한의 관여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며 관여를 위한 제대로 된 구상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요컨대, 문재인 정부는 임박한 핵 실전배치 상황에서 북한에게 최소한의 위협감소 조치를 제안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미관계 관리에 편중되어 사드를 도입하고 핵추진 잠수함을 추진하는 등 외교적 편중과 자의적 해석으로 한중관계는 어두운 상황이라고 보았다. 게다가 북한에 대해 공정하거나 객관적으로 보는 토론이 남한에서 벌어지기 힘든 구조가 악순환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호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사진=참여연대)

 

이러한 성찰을 바탕으로 이 위원장은 한반도 핵 위기가 가진 구조적이고 역사적인 배경과 원인을 해소할 기회를 놓친 결과 북한이 핵 보유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한이 북한의 전체 국민총생산을 상회하는 규모의 군사비를 지출하며 킬체인, 참수작전 등 공격적 군사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 이라크나 리비아가 망한 상황에서도 북한만은 살아남았다는 점,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에서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유엔 제재로부터 자유로운 핵보유국가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등은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는 구실이 되어 왔다는 점도 인정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평화체제’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전략을 대담하게 수정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고 보았다.

 

대화와 협상을 시작할 방안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통한 억지전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므로 “온갖 제재를 뚫고 핵·미사일 전력을 최종적으로 확보할 단계에 와 있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어떤 대가를 제공할 것인지, 어디서부터 출발해 포괄적인 해법으로 나아갈 것인지 보다 대담하고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돌파구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각한 군사적 불균형을 고려해 군사훈련 중단을 대화의 시작으로 삼는 좀 더 선제적인 평화공세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10월 한미안보연례협의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의 제전으로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 역시 “반전과 핵 없는 세계를 위한 보다 포괄적인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는 한반도 발 평화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제안하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조성렬 책임연구위원과 이태호 위원장의 발표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이희옥 교수는 “왜 이렇게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 어려울까” 질문을 던지며 발언을 시작했다. 우선 “북한의 행동이 국제사회를 고려하지 않고 본인들이 정해놓은 로드맵대로 차근차근 길을 밟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의 완결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정은 남아있다‘고 발표했던 것을 들어 새로운 형태의 추가도발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남북, 북중 등 양자 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한반도 문제가 동아시아, 미중관계와 같은 큰 틀의 문제로 재구조화되고 있어서 어느 한 측이 주도해 문제를 돌파하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교수 (사진=참여연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대화를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화는 조건이 없어야하고, 협상은 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대화부터 조건을 내걸고 있으나 돌파가 안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한국 정부가 압박을 통한 변화를 추구하며 압박의 한 요소로 ‘중국역할론’을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쓴 소리를 했다. “미국이 하는 대중 메시지에 우리가 올라타는 것”으로 비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고 한반도 핵위기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북한의 핵무장 의도와 동아시아 차원의 접근법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한 이 교수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다르게 중국이 북한, 북핵문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가 단순히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한미군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이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미국의 대북 적대신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는 한편 북한의 ‘선 평화협정’과 미국의 ‘선 비핵화’를 절충한 ‘쌍잠정’과 ‘쌍궤병행(雙軌竝行)’을 중국이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이 김정은 정권의 핵보유 의지를 꺾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면서 한반도 긴장상태를 낮추고자 하고 있으나, 대북 국제제재에 참여하는 것과 한·미의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별도의 사안으로 본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한중 간 인식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한반도 위기 해결과 관련해 숙고해야 할 점 여섯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로 “우리가 할 것보다, 하지 말아야할 것을 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컨더리 보이콧에 신중할 것을 꼽았다. 한국이 중국기업을 제재하는 외교적 의미로 읽히는 제3자 제재 등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한반도 비핵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너무 멀리 두지 말고 언제나 가까이 전략적 시야에 두어야 한다”고 전제하며 ‘핵동결 입구’와 ‘한반도 비핵화 출구’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셋째,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한다. 우리 정부가 미국이 하는 행동에 대해 굉장히 유연하고 나이브하다. 그러나 이를 규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근 트럼프의 유엔 연설과 거친 말폭탄에 대해 외교적 신중함과 절제(prudence)가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넷째, 6자회담의 중재자인 중국의 협상공간을 만들어 줄 것을 제안했다. “한국은 회담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다는 인상이 있는데, 6자회담을 우리의 시야에 둬야 한다”고 언급한 이 교수는 중국 외교부의 공식입장은 북한이 “반드시 6자회담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화 모드를 함께 만들어가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섯째, 2017년 하반기 북한이 대화공세로 나올 가능성을 협상의 모멘텀으로 삼을 것인지 전략적 고민을 미리 해 두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마지막으로 중국의 19차 당대회, 11월 초 미중정상회담, APEC, 아세안+3 등의 외교일정을 활용한 국제적 입장조율과 협상공간을 반드시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안에 한반도 핵위기 해결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면 위기가 굉장히 어렵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마지막 지정 토론자로 나선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푸들이 되지 말고 한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제목을 달았다며 “문재인, 푸들인가 한신인가 – 북핵 문제와 대안”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시작했다. 앞서 이뤄진 이태호 위원장의 발표에 대해 평화담론이 사라진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이야기라며 서두를 연 이 논설위원은 “문재인이 처한 위치가 안좋다”고 전제하며 말을 이어갔다. “한국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보면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해 볼 수 있다”며 ‘2020년 비핵화 합의 도출 목표’, ‘2017년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 마련’ 등 목표들이 현실과는 굉장히 동떨어져 있는데다가 구체적 내용도 만들지 못하며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대근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사진=참여연대)

 

구체적으로 ‘남북대화 및 교류협력 등 남북관계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지렛대론이 실종되고 트럼프 추종 외교가 겹치면서 어느 새 전쟁이 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게 외교안보정책의 최고의 목표가 되는 상황으로 수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모험을 막는 것도 원산까지 전폭기가 비행하는 상황에서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하며 “한국의 주도적 역할, 운전석론도 폐기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의 대화 제의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식의 문재인 대통령의 무기력증 호소, 그리고 신속대응팀으로 전락한 국가안보실의 활동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에 더해 사드 실패가 반복되고, 말로는 대화를 강조하면서 제재만큼은 행동으로 확실히 보여주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대화와 제재가 하나의 정책으로 통합되지 못한채 정책적 신뢰감을 상실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연결시키지 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논설위원은 더 이상 “북한의 선비핵화 조치를 조건으로 한 평화체제 전환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며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조치를 포함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비핵화는 ‘완전한 해결책을 찾지마라’는 교훈을 준다”고 언급한 이 논설위원은 평화체제를 위한 조치가 비록 불완전한 것이라고 해도 완전한 것이라고 보고 한미가 먼저 타협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렇지 않으면 국면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고 결국 북핵을 인정하는 것밖에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 사드 철수, 한미동맹 성격변화, 유엔사 해체 등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한다”며 이러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비핵화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결렬과 대화의 반복으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올 10월 한중 정상회담, 평창 동계올림픽 등의 모멘텀을 잘 살리는 것 특히 선제적인 평화조치가 중요하며, 이러한 선제조치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많은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며 발표를 마쳤다. 

 

이어 토론을 지켜본 참석자들도 지금 한반도의 위기가 해결하기 무척 어려운 상황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이날 토론은 전쟁위기 해소와 북한의 핵무장 인정이라는 두 가지 문제 사이에서 한국이 어려운 상황에 쳐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대화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평화적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앞으로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지혜를 모으는 추가적인 토론의 자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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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9/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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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기능 정상화 위해 관(官)만큼 금(金)과 ‘거리두기’도 중요

‘관치 청산’만큼 ‘금융회사’로부터의 독립도 중요
관료 및 론스타 등 금융적폐 관련 인사의 인선 신중해야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정감사를 마친 이후 금융감독원과 금융공기업의 임원 인선이 곧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이할만한 점은 과거 하마평에서 단골로 등장했던 금융위 퇴직 관료가 상당 부분 사라지고 민간 인사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관치금융의 악습을 근절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라고 이해되며 긍정적이라 평할만하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관(官)’은 겉으로 약간 멀어졌으나, 그 영향력이 실제로 사라진 것은 아니고, ‘금(金)’은 우려스러울 정도로 가깝다는 점이다.

 

금융감독기구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거리, 소위 ‘관치’의 청산은 물론, 금융자본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 민간 금융회사로부터의 독립이 담보되어야 한다. 천문학적인 피해액과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금융권의 ‘적폐’는 금융정책·감독의 실패와 함께, 이를 야기하고 유인한 금융회사의 욕심과 횡포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사례를 보면, 금융정책 담당자, 금융감독기관, 금융회사 사이의 은밀한 금권 유착관계가 바로 금융권 적폐 그 자체이자 핵심이었다. 금융감독기관이 거대 금융회사와 금융자본의 이익대변자를 자처했던 대표적인 금융권 적폐인 론스타 사태의 경우 무대 위에 서서 금융감독체계를 왜곡한 주역은 기성의 관료였으나, 그 배후에서 실제로 금융산업을 농단한 주역은 부당한 방법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노린 민간 자본이었다. 비단, 론스타 사태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사태, 키코(KIKO) 사태, 동양증권 사태 등도 모두 마찬가지다. 최근에 문제가 된 케이뱅크 사태나 금융실명제 파동 등도 그 배후에는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법 탈법적 행위도 서슴치 않는 금융회사의 탐욕이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금융당국의 주요인선에서 비록 기성의 관료는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발생한 주요 금융농단사건에 연루된 자들이 계속해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현실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일차원적인 관치에서는 멀어졌을지 몰라도, 자칫 더 은밀한 관치나 노골적인 금치(金治)의 노예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물들로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금융시장의 공정성·투명성을 제고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과제들은 많은 경우 금융관료나 금융자본의 이익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까지 관변에 머물면서 관료의 이해관계에 봉사해 온 민간 인사나, 민간 금융자본의 탐욕으로 발생한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인사의 경우, 금융감독기구의 임원 인선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금융감독기구는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을 통해 건전한 금융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을 확립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금융시장의 파수꾼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관치와 금융회사 모두로부터 독립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철저한 검증과 진지한 고민이 없이 과거의 타성이나 섣부른 민간인사 구색 맞추기에 급급할 경우, 금융권 적폐청산이나 금융감독원의 환골탈태는 요원한 일이 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공기업의 인사에서 임명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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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10/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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