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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칼럼] 시대의 과제, 재벌과 고장낸 투기근절제도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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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칼럼] 시대의 과제, 재벌과 고장낸 투기근절제도 개혁

익명 (미확인) | 월, 2019/01/28- 14:48

[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시대의 과제, 재벌과 고장낸 투기근절제도 개혁

윤순철 사무총장

 

‘경제정의실천 시민운동으로 민주복지사회’ ‘부동산 투기 뿌리 뽑아 주거안정’

1989년 11월 4일 정동문화체육관에 내걸린 <경실련 창립총회 및 제2차 토지공개념 강화입법과 주택문제 해결 촉구 시민대회>에 내걸린 구호입니다. ‘경실련’의 원래 이름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데 이 긴 이름은 경실련 준비모임에서 오랜 논쟁 끝에 채택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동산 투기와 싸우는 시민의 모임’의 제안이 있었으나 부동산 투기는 해결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일 뿐이지 근본적인 목표로서는 너무 협소하여 ‘경제정의’가 운동의 목표로 채택되었고 이를 이름으로 걸었습니다. 경제정의는 당시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가장 심각한 문제의 원인이 경제 불의였고, 경제분야를 포함하여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들을 포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로 정치적 문제를 다루던 사회단체와는 다른 영역에서 운동의 확장성을 가질 수 있었고, 실사구시 원칙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논의하여 대안을 만들고 제시한다는 새로운 사회운동 방식의 적용, 그리고 민주적 절차와 질서를 지켜가면서 불평등구조의 개혁을 추진하는 데 부합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경실련은 경제 불의 중 시급한 해결과제로 땅과 집의 정의로움 실현에 큰 비중을 뒀습니다. 1989년 7월 8일 서울YWCA 강당에서 열린 발기인대회 선언문에서 “인위적으로 생산될 수 없는 국토는 모든 국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생산과 생활에만 사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재산증식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토지소유의 극심한 편중과 투기화, 그로 인한 지가의 폭등은 국민생활의 근거인 주택의 원활한 공급을 극도로 곤란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가폭등 및 노사분규의 격화, 거대한 투기소득의 발생 등을 초래함으로써 현재 이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대부분의 경제적 사회적 불안과 부정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리사회의 문제를 진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천과제로 “1) 모든 국민은 빈곤에서 탈피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2) 비생산적인 불로소득은 소멸되어야 한다. 3) 자기 인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경제적 기회균등이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4) 정부는 시장경제의 결함을 시정할 의무가 있다. 5) 진정한 민주주의를 왜곡시키는 금권정치와 정경유착은 철저히 척결되어야 한다. 6) 토지는 생산과 생활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하며 재산증식 수단으로 보유되어서는 안 된다.”를 제시하였습니다. 초대 공동대표를 맡으신 변형윤, 황인철, 이효재, 송월주님의 지휘로 재벌 개혁, 재벌과 정권의 유착 근절, 토지공개념 조기 입법화, 부동산 과세표준 현실화, 국공유지 확대, 영구임대주택 확대, 임대료 인상 규제, 한국은행 독립, 금융실명제 실시를 정책 대안으로 내놓으며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정책 개혁운동은 시민들과 현장에서 이뤄졌는데, 서초동 검찰청사 앞 꽃마을에서 철거민들과 성탄절 촛불예배를, 재벌과 자산가 5%의 로비에 맞서 95% 시민의 역로비를 선언하고 의정감시단을 국회에 보내 지연되는 토지공개념과 금융실명제 도입을 촉구하고, 폭등하는 전․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두 달에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17명의 세입자를 위해 합동추모제 열고 위패를 들고 가두행진을 하며, 재벌의 비업무용 토지 실태 공개와 재벌에 대한 감사 중단 압력을 폭로한 시대의 양심 이문옥 감사원 감사관의 석방 운동 등 다양한 현장이 개혁의 공간이었습니다.

올해는 경실련 창립 30년입니다. 경실련은 경제정의와 사회정의가 실현될수록 역사에서 사라져야할 소명입니다. 어느 단체이든 20년, 30년을 기념하고 성과를 자축합니다. 그러나 경실련은 부끄럽습니다. 경실련의 회원, 전문가, 자원봉사자, 상근활동가들은 나름 헌신적으로 활동을 했습니다만 30년 전 목소리 높여 외쳤던 경제 불의 해소는 더 심화되었습니다. 경제력을 독점하고 있는 소수는 각계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들을 관철시키고 있고, 인간다운 삶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빈곤과 양극화는 더 커졌으며, 기업들의 창의력과 투자의욕을 소멸시킴은 물론 땀 흘려 일하는 근로소득자들을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만드는 투기와 불로소득의 비윤리적 자산 축적이 만연합니다. 2018년 기준, 0.3% 재벌대기업은 매출액의 48%, 영업이익의 61%를 차지하였습니다. 번창한 재벌대기업의 친족들은 막대한 자본력으로 골목 빵집과 커피집까지 장악하였습니다. 최근 10년, 재벌대기업들은 10억 평(8억 평→18억 평)의 토지 사재기를 통해 약 1500조원의 자산을 늘렸습니다. 다주택자 상위1%(14만 명)은 2배 이상(3.2채→6.7채)의 주택을 늘렸습니다. 젊은 청년들은 컵라면을 먹으면서 지옥같은 노동현장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현실이 엄중함에도 촛불정신을 실현한다는 정부는 재벌의 터럭 한끝조차 손대지 못하고, 고의로 고장 낸 부동산 투기근절제도의 정상화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경실련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초심을 돌아가,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해소와 혁신 기업들이 국가 경제의 중심이 되는 경제생태계를 구축하고, 부동산 투기와 불로소득의 탈세를 근절하는 문제에 전력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정부의 개혁 정책을 이끌며 시민들의 개혁 소리를 힘차게 밀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함께 해 주십시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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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1,2월호 시사포커스(1)]

기득권 정당에 놀아난 선거제도 개혁 운동

서휘원 정책실 간사

2019년 12월 27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둘러싼 지난했던 협상과정이 끝났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은 의석을 지역구 253석에 비례대표 47석으로 하고, 이 중 30석에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선거법 개정안은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총 의석수를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제의 원칙을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지만, 비례대표 의석을 단 한 석도 늘리지 않는 수준에서 그 수준을 50%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국한하고, 그 마저도 30석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이러한 점에서 경실련은 27일,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의미 있지만 아쉽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낸 바 있다.

그렇다면 왜 연동형 비례제의 원칙이 훼손된 것일까? 나는 그 원인이 선거법 협성과정에서 기득권 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셈법 굴리기에 급급한 것에 더해 경실련을 포함한 57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휘둘렸다는 데에 있다고 본다. 연동형 비례제 원칙의 도입을 위해 그간 엄청나게 많은 기자회견, 집회, 성명 발표 등을 했지만 결국 그 결과는 반쪽짜리에 불과했고, 더불어민주당에 좀 더 유리한 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와 훼손

경실련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운동에 뜻을 모았던 것은 비례성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선거제도는 지역구에서 최다득표자만을 당선시키는 단순다수대표제와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04년에 도입된 전국구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골간으로 하고 있었다. 이러한 선거제도 하에서는 정당지지율과 실제 의석 수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해 비례성이 매우 낮다는 문제가 지적되어져 왔다. 2016년 제20대 총선의 경우 새누리당이 33.5%, 더불어민주당이 25.5%, 국민의당이 26.7%, 정의당이 7.2%의 정당득표율을 받았지만 실제 의석 배분의 경우 새누리당 122석(40.7%), 더불어민주당 123석(41.0%), 국민의당 38석(12.7%), 정의당 6석(2%)으로 되어 정당지지율과 의석 점유율 사이에 많은 괴리가 있었다.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한 기득권 정당의 경우 정당지지율은 적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 대결 구도에 편승해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기본적으로 정당득표율과 의석수를 연동하여, 정당의 실력만큼, 정당이 지지받는 만큼 의석을 갖게 하자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총 의석수가 100석인 상황에서 A정당이 정당득표율로 30%를 얻었다면 A 정당의 지역구 당선자 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30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지역구 당선자가 10명이면 나머지 20명을 비례대표제로 채워주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동안 지역주의에 편승해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했던 기득권 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에서 손해를 감수하게 하고,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던 소수 정당들은 더 많은 비례대표 의석을 가지게 해 정당지지지율만큼 총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를 가진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현행 지역구의원 선출제도의 장점인 지역구 대표성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비례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현행 선거제도의 대안으로 주목 받았다.

그렇지만 이번에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은 의원정수 확대 논의에 선을 그어 비례의석을 최저 수준에 머무르게 하고, 준(準) 연동형을 주장하며 연동률을 50% 줄이고, 여기에 연동형 방식으로 배분되는 의석에 상한선을 씌웠다. 사실상 비례성 확대라는 원칙이 대부분 소실된 것이다.

후퇴에, 후퇴를 거듭한 협상 과정

그렇다면 왜 연동형 비례제의 원칙이 훼손된 것일까? 첫 번째 이유는 기득권 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셈법 굴리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온전히 도입되기 위해서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과정에서 기득권 정당이 지역구에서 정당지지율보다 과대 대표되는 의석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에서 손해를 본다는 합의, 소수 정당이 과소 대표되는 의석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완해줘야 한다는 합의가 이뤄졌어야 한다. 하지만 현행 선거제도에서 수혜를 보고 있는 기득권 정당은 더욱 공정한 선거제도로의 합의를 포기하고,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했다.

자유한국당은 대안 제시 없이 선거제도 개혁 논의 일체에 반대하다가 국회의원 정수 축소 및 비례대표제 폐지라는 정치발전에 역행하는 안을 가지고 나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을 뺀 4개 정당을 위주로 선거법 협상이 본격화된 2019년 3월 10일에 와서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 정수를 270석으로 축소하고, 비례대표를 완전 폐지하는 방안을 협상안이라고 고려 중이라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후에는 ‘게임의 룰’인 선거법 개정안은 모든 정당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아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지연시켜왔다.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이후 갑자기 선거법 개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선거법 협상 과정에서는 선거제도 개혁법안을 후퇴시켜 나갔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된 것은 2018년 11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국회의장과 여야5당 대표회담에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을 고려할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더불어민주당에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부터였다. 2019년 1월 21일에는 정책의원 총회에서 선거제 개혁안으로 ‘한국형’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하나가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이는 정당지지율 전체가 아니라 정당지지율의 절반만을 의석수 배분에 적용하겠다는 것이었다. 2019년 3월 7일에는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정수 유지(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 ‘한국형’ 연동형 비레대표제, 석패율제 도입 등을 내놓았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온전히 비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비례대표 의석이 필요함에도, 의석정수 확대에 선을 긋고,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협상 과정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줄여가면서 부터였다.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지역구 225석 대 비례대표 75석’의 개혁안은 ‘240대 60’으로, ‘250대 50’으로, 결국 ‘253석 대 47석’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태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기 어려워지자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나아가 ‘최저이익’을 주장하며 ‘연동형 캡’ 30석을 씌우는 안을 제안했다. 이것은 기존의 병립형 비례대표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즉,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한국당과 같이 기존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연동형 비례제의 원칙을 점점 훼손시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개정안이 후퇴한 두 번째 이유는 정치개혁공동행동이 협상 과정에서 적절한 개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정치개혁공동행동은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정서를 고려해 비례대표 의석수 확대를 큰 소리로 주장하지 못했다. 이런 상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석수를 축소하고,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이 손해를 볼 수 없는 상태에 봉착해 연동형 비례제의 원칙을 훼손해 나갈 때에도 협상의 판이 깨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했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협상안으로 제시했을 때, 아무런 압박을 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는 소극적이었던 반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공수처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던 터라,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정안과 공수처법을 이해타산에 따라 묶어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패스트트랙안으로 지정되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의미가 있다는 워크숍을 개최해 운동을 이어나갔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시뮬레이션

이렇듯 선거법 개정안이 협상과정에서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음에도 그 운동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라는 믿음이랄까, 자기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본회의를 통과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20대 총선 결과에 도입해보면, 비례성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매우 역부족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라는 믿음이, ‘이러려고’라는 한숨을 동반하게 됐다.

정의당의 경우 정당득표율에 100% 비례했을 때 얻어야 하는 의석은 22석이다. 하지만 이번에 통과된 선거법에 따라 지역구 당선자 2석을 빼고 남은 수에 준연동형 비율인 50%를 적용하면 10석을 배당받게 된다. 하지만 연동형 캡을 적용하므로 다시 2석을 빼야 한다. 여기에 병립형 방식으로 1석을 추가하면, 최종적으로 얻게되는 의석은 총 11석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성과와 한계

따라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놓고 보았을 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안의 한계는 분명하다.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여전히 정당득표율과 개정안 적용 의석배분율 사이에는 괴리가 크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36.01%와 27.46%의 정당득표율을 가지고, 37.0%, 8.33%에 해당하는 의석을 가져가는 반면,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28.75%, 7.78%의 정당득표율을 가지고도, 17.33%, 3.66%의 의석밖에 차지할 수 없다.

차라리 이럴거였으면, 병립형 방식을 고수하더라도, 비례대표 의석수라도 확실히 증가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옳았다. 지난 2018년 2월 12일 경실련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와 면담을 가졌다. 이 날 김종민 의원은 우리에게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월 21일 제안한 선거제도 개혁안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그 내용은 국회의원 정수를 고정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는 것이었다. 이제와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자면, 당시 김종민 의원은 “이번에 선거법 개정 됩니다!”라고 확실하게 말했고, 가만히 들어보니 그 복안은 비례대표 정수를 찔끔 늘리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추측컨대 더불어민주당은 이때부터 캡 상한을 두어 조정의석을 통해 병립형 방식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받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럴 바에야 기존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도 방식을 고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좋겠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내가 운동했던 이슈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운동이 기득권 정당에 처음부터 끝까지 놀아났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과한 혹평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의 기득권 지키기에 아무런 압박을 하지 못했고, 결론적으로 그동안의 정치개혁공동행동의 운동 과정이 무색하게, 민주당의 정개특위 간사가 당당하게 밝힌 그 안이 통과된 것을 나는 목격했다.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다시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 운동이 전개된다면, 다시는 이러한 과오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득권 정당이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한 것은 예측가능한 당연한 시나리오이므로, 국민들을 설득해 비례대표 의석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를 보완한 이후에도 거대 정당들이 비례대표 의석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비례대표 의석 대폭 확대를 주장해야 한다. 또, 협상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타협이 생긴다면, ‘이것이라도’ 라는 자세가 아니라, ‘반드시 이것이어야만 한다’라는 자세로 협상안에 대해 가차없이 비판해야 한다.

참고자료
• 서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련 7가지 쟁점. 월간경실련, 2019. 01. 28.
• 서휘원,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퇴색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의미, 월간경실련, 2019. 03. 27.
• 서휘원, 패스트트랙 정국이 던진 화두, 월간경실련, 2019. 05. 24.
• 강지헌, 비례대표제 선거개혁, 이제 다시 시작이다. 프레시안 2019. 12. 31.
• 박효영 선거제도 개편 80 ‘헌신한 사람들’ 선거제도 개혁 관철되기까지, 중앙뉴스 2019. 12. 28.

화, 2020/02/0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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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3,4월호 – 시사포커스(1)]

LH 사태로 본 농지 문제

오세형 경제정책국 팀장

지난 3월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공개와 관련 언론보도가 있었다.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LH 임직원과 그 가족들이 사들인 토지는 총 10필지(2만 3,028㎡, 약 7,000평)로, 매입비용이 약 100억 원에 달했고 이 중 58억 원 넘게 지역 농협 등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토지의 98.6%가 농지였다고 한다. 이러한 투기는 정책 입안·실행 관련자의 내부정보 이용, 이해충돌 등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투기의 대상이 결국 ‘농지’였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는 작년부터 농지 정의 실현을 핵심과제로 삼아 행정부 고위공직자와 입법부 국회의원의 농지 소유 등을 조사하여 발표하고 농지법 개정 토론회 등을 개최하면서 꾸준히 농지 문제를 제기하여왔다. 그것은 농지에 관한 경자유전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음을 밝히고자 했던 것이고, 이번 LH 사태 역시 농업인이 아닌 자의 농지 소유가 매우 광범위하고 쉽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다.

헌법 제121조 제1항은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농지법 제6조 제1항은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고 하고 규정하고 있다. 비농민의 농지 소유가 금지되어야 함에도 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많은 예외조항으로 농지 소유가 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농민에게 농업인에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지를 소유하기 위해선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하고 해당 증명을 발급 받기 위해서는 농업경영계획서 등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농민의 농지 소유가 가능했던 것은 그러한 최소한의 절차마저 제 기능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향후 영농계획서 등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계속적인 현장조사를 통해 비농민의 농지 소유와 이용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농업회사법인의 농지 매입과 매도로 얻는 시세차익 등의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허술한 법률과 제도를 악용하여 농업회사법인이 사실상 농지투기회사가 된 것이다. 정부는 목적 외 사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실제 운영이 거의 없는 농업법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기초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해산 등을 실시해야 한다. 국회는 완화되어 있는 농업회사법인 설립요건도 강화하여 본래 취지의 농업경영과 농산물의 출하·유통·가공·수출 및 농어촌 관광휴양사업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비농업인의 출자비율이나 조합원 요건에 비농업인을 최소화하여, 농업경영체 육성 취지에 맞게 법률과 제도를 고쳐야 한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이번 땅 투기 문제의 또 다른 핵심은 허술한 농지취득 및 농지관리이다. 정부는 LH 투기 사건 관련 합동조사를 하면서 다른 공공사업에서의 농지 관련 매매 부분도 조사하여 투기 의혹을 밝혀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하여, 상시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농지통합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농지관리기구’를 설치하여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직자 부동산투기 신고센터를 개소했다. 많은 제보로 투기 문제가 제대로 밝혀져 더 투명하고 깨끗한 공직사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더 늦기 전에 농업계의 해묵은 숙제인 농지 소유와 이용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찾도록 정부와 국회가 의지를 갖고 강력하게 해결해 나가길 바라본다. 끝으로 한 문장을 더한다면, “농지는 농민에게!”

금, 2021/04/0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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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5,6월호 – 시사포커스(2)]

위성정당이 한국 정치에 미친 악영향

 

서휘원 정책국 간사

 
1. 위성정당 논의의 시작

지난 연말 공직선거법개정에 따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이후, 미래한국당을 필두로 거대정당들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 위성정당 창당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2019년 12월 27일, 공직선거법 통과로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어려워지자,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선거법이 통과되면, 비례대표 전담 정당을 만들겠다”고 발언하면서부터 위성정당 논의가 본격화됐다. 미래통합당은 2020년 1월 20일 미래한국당을 창당하고, 2020년 2월 3일 황교안 대표가 한선교 대표를 당 대표로 수락했다. 또 정운천 등 5명이 꼼수 제적과 이적을 통해 국고보조금 5억 7천만 원의 국고보조금을 수령했다.

그전까지 미래한국당에 대한 비판과 고발까지 했었던 더불어민주당도 위성정당 창당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반칙에 반칙으로 맞서겠다는 것”이었다. 2020년 2월 6일, 당 지도부가 비례민주당 창당을 논의한 이후, 시민을 위하여를 창당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형식적 요건을 구비한 정당의 등록의 신청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명분으로 미래한국당 정당등록 승인(2/13)에 이어 시민을 위하여 정당등록 승인(3/16), 더불어시민당으로의 정당명칭 변경(3/25)을 승인했다.

2.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 훼손과 위성정당 창당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기본적으로 정당득표율과 의석수를 연동하여,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을 갖게 하자는 제도이다. 한국 사회에서 지역구에 편승해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했던 기득권 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던 소수 정당이 더 많은 비례대표 의석을 가지게 해 정당지지율만큼 총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협상 과정에서 이러한 취지는 훼손됐다. 지난 2019년 12월 27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은 의석을 지역구 253석에 비례대표 47석으로 하고, 이중 30석에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이 법안은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총의석수를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원칙을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례대표 의석을 단 한 석도 늘리지 않는 수준에서 그 수준을 50%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국한하고, 그마저도 30석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큰 법안이었다.

3. 위성정당이 한국 정치에 미친 영향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은 정당득표율과 의석수 간의 비례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제도적 결함을 비집고 들어가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거대정당들의 위성정당 창당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소수정당이 국회로 진출해 더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한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의 훼손과 위성정당 창당으로, 선거제도 개혁 이전보다 의석과 지지율 간의 불비례성은 더욱 커지고 말았다. 위성정당이 한국 정치에 미친 영향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헌법과 정당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들었다.
거대정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순전히 비례대표 의석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 정당인 위성정당은 우리 헌법 제8조 2항,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헌법 제24조의 선거권과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했다. 그런데도 헌법기구인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거대정당이 공공연하게 위성정당 창당을 표방하고, 공직선거에 나서 유권자에게 혼란을 주고,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둘째,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훼손시켰다.
거대정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빈틈을 파고 들어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지역구 163석, 비례대표 17석, 총합 180석(60%),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은 지역구 84석, 비례대표 19석, 총합 103석(34.3%), 정의당은 지역구 1석, 비례대표 5석, 총합 6석(2%), 국민의당은 비례 3석(1%), 열린민주당은 비례 3석(1%), 무소속이 지역구 5석(1.7%)을 얻었다. 한편 정당득표율은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33.35%,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33.84%, 정의당 9.67%, 국민의당 6.79%로 나왔다. 이에 따라 왼쪽 <표>와 같이 실제 비례대표 의석수와 정당득표율 사이에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의 전체의석수 비율은 180석(60%)이지만, 실제 정당득표율은 33.35%에 불과했다. 반면, 정의당의 전체의석수 비율은 6석(2%)에 불과했지만, 실제 정당득표율은 9.67%에 달했다.

셋째, 정당체계의 안정성과 통치력이 더욱 악화됐다.
정당체계론에서는 정당체계를 전환시키는 요인으로, 선거제도와 정당 효과를 꼽는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정당체계는 그동안 소선거구 단순다수대표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근거를 둔 선거제도의 효과로 양당체계와 온건한 다당체계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한국의 정당은 선거전문가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는데, 그 결과 선거결과 예측을 통해 이합집산함으로써 한국의 정당체계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 그밖에도 정당 내 파벌이 정당의 지속성을 어렵게 만들고, 정당의 분열을 초래하기도 했다. 즉, 한국의 정당체계는 이합집산에 의한 불안정성을 지니고 있었는데, 이것은 정책적인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닌 선거에서의 승리만을 위한 원심적인 경쟁의 양상을 보여준 것으로, 소모적이며, 정치체계 전반의 안전성과 통치력을 약화시킨 것이었다(곽진영, 2009).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러한 한국의 정당체계의 변화를 불러오고, 정당들 간의 정책선거를 도모할 것이라 기대됐다. 하지만 거대정당들의 위성정당 창당과 이합집산으로 인해 한국의 정당체계는 전환되지 못했고, 오히려 한국의 정당체계의 안정성과 통치력은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

4. 남겨진 과제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26일, 경실련이 제기한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에 대한 정당등록 위헌확인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지난 4월 7일,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 처리했다. 이에 경실련은 위성정당의 선관위의 정당등록 승인행위로 인해 국민들이 선거권 행사에 있어서 심각한 혼란을 겪었음에도 헌법재판소가 자기관련성 부족을 이유로 각하 판결했던 것에 대해 유감의 의사를 표했다. 이에 경실련은 4월 21일 다시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재청구했지만 또 다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제 시민사회단체에게는 선거법과 정당법 개정 운동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온전히 살아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하고, 정당의 편법과 불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도록 정당법을 개정하는 데 주력 할 것이다.


참고
•곽진영, 한국 정당의 이합집산과 정당체계의 불안정성, 한국정당학회보 제8권 제1호, 2009.02. 115-146.

금, 2020/06/0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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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1,2월호 – 특집. 코로나19와의 불편한 공존(2)]

코로나 위기 속 노동자

노상헌 경실련 노동개혁위원장(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겨울철 코로나 재확산으로 이동과 모임이 제한되고, 주요 국가들도 국경과 다중이용시설을 봉쇄하고 있다. 2020년 1년간의 코로나 불황이 올해도 계속되면서, 경제 및 노동시장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의 취약계층인 영세자영업자, 특수고용직노동자, 관광·여행 및 서비스업 종사자 등이 치명타를 받은 상황이다. 또 내수 및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의 경기침체가 예상되며, 이러한 상황은 가장 약한 고리에 있는 노동자의 무급휴직, 임금삭감을 넘어 정리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일을 그만둔 지 1년 미만인 비자발적 실직자는 전년(137만 5천 명)보다 48.9% 급증한 219만 6천 명이다. 이는 실업 통계 기준이 바뀐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비자발적 실직자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직장의 휴업·폐업’,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임시적·계절적 일의 완료’,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 등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을 말한다.

실직 당시 고용형태는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가 각각 40.3%(88만 5천 명), 23.2%(51만 명)로 60% 이상을 차지했고, 상용근로자는 18.2%(40만 명)였다. 성별로는 여자(55.2%, 121만 2천 명)가 남자(44.8%, 98만 4천 명)보다 많았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이 27만 4천 명(12.5%)으로 가장 많았고, 농업·임업·어업(11.7%, 25만 7천 명), 건설업(10.5%, 23만 명)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실직은 인별 속성상 여성, 청년에게 가혹하게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코로나로 경제 활동을 멈춘 대면 서비스업종(보건복지, 교육, 숙박, 음식점 등)에서 여성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가사와 돌봄 노동이 여성에게 전가된 점이다. 코로나로 인한 보육시설 및 학교 휴교는 가정책임을 전담하는 여성에게 경제 활동 포기를 강요한 것이다.

청년층(15~29세)은 취업활동 중이거나 근무 경력이 짧아 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취업문이 닫히거나 해고의 위험이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5.6%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 최고치다. 결국 자영업자, 일용직 노동자, 청년과 여성들은 실직으로 내몰리거나 소득이 급감하여 코로나의 피해를 오롯이 받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경제적 고통이 노동시장 취약계층에게 집중되어 나타나는 현실과 비대면 업무방식 및 서비스의 활성화는 코로나 위기 극복 이후 노동의 양극화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취약계층에 집중된 고용충격과 사회안전망 사각지대가 위기 속 노동자를 더욱 궁박하게 한다. 코로나 위기 속 노동자에게는 고용관계, 사회보장, 개인능력의 입체적 대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우선 고용안전망의 정비이다. 코로나 위기와 코로나 이후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5명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이 일부 적용되고 있다. 5명 미만 사업장의 임금근로자는 28.5%로 우리나라 전체 임금근로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나 법정근로시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 연차유급휴가, 휴업수당, 부당해고 제한 등 근로기준법상 주요조항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주휴수당 및 퇴직금 등 법이 적용되는 부분조차 실제로는 준수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5명 미만 사업장이 가장 취약한 일자리라는 것이 코로나 위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근로자를 1명 이상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여 노동법 준수를 통한 고용안전망 확보가 필요하다.

다음은 사회안전망의 보완이다. 실직자의 생계보장을 목적으로 고용보험제도, 생계유지 곤란자에게는 공공부조제도가 사회안전망으로 준비되어 있으나 임시방편적이다. 충분한 전직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실직자가 비정규직 또는 영세자영업자로 전락하는 경우 연금보험, 건강보험 등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하게 된다. 지역가입자는 사용자와 함께 사회보험료를 분담하는 사업장가입자와 달리 소득과 재산 정도에 따라 전액 부담하게 된다. 소득감소로 인한 사회보험료의 미납은 사회보험의 혜택으로부터 배제되는 2차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사회보험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비정규직, 소규모 영세사업장의 사회보험 가입 회피 등으로 사회안전망이 필요한 집단일수록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다. 코로나 위기에서 사회안전망의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드러났다. 고용보험의 전국민 확대적용과 실업부조 실시, 연금제도에서 최저연금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정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실직의 장기화를 막기 위한 고용가능성 제고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노동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고 디지털화 및 자동화 등 미래 직업 수요의 변화에 따른 재직자 및 구직자의 교육훈련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교육 플랫폼 등 원격훈련 플랫폼 운영을 통해 300여 개의 직업훈련과정을 제공 지원하고 있다. 이를 보다 수요자 니즈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인 직업교육훈련 시스템 유지와 지원을 위한 재정지원 및 교육·학습기간 연장조치, 수습임금 지원, 대체 훈련기회 제공 등을 마련하여 실질화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코로나로 인한 고용위기 극복 방안은 ① 기본적인 노동기준의 존중과 준수, ② 양질의 고용확보, ③ 사회안전망의 확충이다.

화, 2021/02/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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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9,10월호 – 시사포커스(4)]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반드시 제도 개선 이뤄야

 

권오인 재벌개혁본부 국장

금융위원회는 8월 27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주식시장 리스크가 증대하자 9월 15일자로 종료되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를 추가로 6개월 연장했다. 금지 기간 동안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와 개인 투자자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주식시장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발표한 제도 개선 방향을 봤을 때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감이 크다.

불법이 허용되는 공매도 거래시스템
현행 공매도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진다는 점이다. 차입계좌에 실제 입고되지도 않은 무차입 상황에서 공매도를 한 후, 결제일 전에만 갚으면 매매시스템에서 적발되지 않는다. 불법 세력들이 실수로 결제일 전에 갚지 못할 경우 간혹 적발되곤 한다. 2018년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의 무차입 공매도 사건이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은 이틀 동안 156개 종목에 대해서 무차입 공매도를 쏟아 냈고, 거래량 중 합법보다 불법 수량이 많은 종목도 다수였다. 이러한 거래 환경을 봤을 때,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적발된 81건의 무차입 공매도 건수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공매도를 위한 차입시스템은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의 사례에서 나타나 있듯이 전화 또는 메신저로 협상이 완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차입결과 수동 입력 칸에 차입하지도 않은 주식을 수기로 입력할 수 있게 되어있다. 사실상 무차입 공매도를 허용해주는 거래시스템인 것이다.

도입 시부터 불공정
공매도를 위한 대차기간, 종목, 절차 등에 있어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거의 제한을 받지 않는 반면, 개인투자자는 자본력과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일부 종목만 허용되고 있어 형평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다. 특히 대차기간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경우 1년 정도인 반면, 개인 투자자는 60일로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공매도는 자본력과 정보력이 있는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의 전유물인 것이다. 때문에 공매도 거래의 1% 남짓 되는 개인투자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시장조성자(LP)에 대해서 직전 가격 이하로 공매도 호가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업틱룰을 예외로 허용해주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이를 악용할 경우 특정 종목을 공매도하여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김병욱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업틱룰 예외 거래대금이 2014년 2조 6,138억 원에서 2018년 19조 4,625억 원으로 약 17조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업틱룰 예외 거래대금이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4년 4.6%에서 2019년 8월 말 기준 20.3%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불법 등으로 번 돈 외국으로 유출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통해 수익이 창출되는 포지션인 만큼, 주체 세력들은 하락을 조장하기 위해 한국경제와 기업들에 대해 온갖 악성루머를 퍼뜨린다. 때문에 건전한 기업의 가치마저 하락한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거래의 70% 가까이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만큼, 공매도에 대한 방어가 쉽지가 않다. 2018년 8월 박용진 의원실 보도자료를 보면, 11개 외국계 증권사가 2017년까지 5년 동안 불법 공매도 등으로 번 1조 7,300억 원을 본사로 송금했고, 같은 기간 외국계 은행 40곳도 본사에 배당한 돈이 3조 4,500억 원에 달했다. 공매도 거래의 6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공매도에 취약한 한국 주식시장에서 번 돈을 외국으로 유출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 공매도 폐지하거나 금지 기간 연장해야
경실련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8월 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리얼미터)을 통해 실시한 공매도 관련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지난 8월 7~8일(2일)간 진행됐다.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이었다.

여론조사결과 첫째, 국민 10명 중 6명(63.6%)이 공매도를 폐지하거나 금지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둘째, 국민 10명 중 7명(71.5%)은 공매도 제도가 개인 투자자에 피해를 집중시킨다고 응답했다. 특히 우리 주식시장 전체 공매도 거래의 대부분을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차지하고 있어, 진입 형평성 논란과 피해 또한 개인 투자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공감한다’는 응답이 71.5%(매우 공감 43.1%, 다소 공감 28.4%)로 압도적이었다. 셋째, 국민 10명 중 7명(70.5%)은 공매도 제도가 미래 주력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9월 15일 만료되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를 6개월 연장한 기간 동안 개인 투자자와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 제도 개선을 제대로 이뤄내야만 한다.

공매도 폐지안도 반드시 검토해야
금융위원회, 증권업계, 외국인 투자자 등 공매도를 옹호하는 세력들은 유동성 공급과 가격발견이라는 순기능을 내세운다. 공정한 거래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순기능을 이야기한다면 모르지만, 불법이 가능한 거래시스템과 주가지수가 3000포인트도 되지 않는 우리 주식시장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다. 금지 기간 동안 해야 할 일은 우선 최근 5년간 공매도 거래에 대해 전수조사하여 불법이 있을 경우 엄벌부터 해야 한다. 다음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하고, 불법에 대한 형사처벌과 징벌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정보력과 자본력이 없는 개인에게 공매도를 확대한다는 계획은 철회해야 한다. 오히려 시장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이러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지 못할 경우, 공매도 폐지안도 검토해야 한다.

금, 2020/09/2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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